꽃의 고요
일고 지는 바람 따라 청매(靑梅) 꽃잎이
눈처럼 내리다 말다 했다.
바람이 바뀌면
돌들이 드러나 생각에 잠겨 있는
흙담으로 쏠리기도 했다.
'꽃 지는 소리가 왜 이리 고요하지?'
꽃잎을 어깨로 맞고 있던 불타의 말에 예수가 답했다.
'고요도 소리의 집합 가운데 하나가 아니겠는가?
꽃이 울며 지기를 바라시는가,
왁자지껄 웃으며 지길 바라시는가?'
'노래하며 질 수도....'
'그렇지 않아도 막 노래하고 있는 참인데.'
말없이 귀 기울이던 불타가 중얼거렸다.
'음, 후렴이 아닌데!'
그저 조용한 여름날이다..
아흐 두가지 상반되는 기분, 아프면서도 뭔가 핑계거리 같은..
통 낫질않아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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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의 고요 - 황동규, 어린이의 마음 2008.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