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젊을 때보다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비교적 더 잘 알게 된다. 아닐 수도 있지만 자아에 대한 데이터가 훨씬 많아지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실수를 하고 죽을 때까지 자기 자신을 다 알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고보니 이 주제를 자주 말하는 것 보니 정신연령이 정말 낮은 부류인가보다) 완벽한 외계 고등 생명체가 아닌 지구인 사람이니까 당연한 얘기다. 두 말하면 잔소리다. 최근에 학계와 대중의 평판이 괜찮은 책들을 읽으면서 약간의 긴장감과 감흥 그리고 재미를 얻을 수 없었다. 여행이나 기타 여러 다양한 부분에서 삶을 즐겨야 하는데 너무 일반 독서 생활에서 많은걸 바래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자기 자신에게 최적화된 컨텐츠를 고르는 실력이 얼추 중년에 근접한 나이가 되었는데도 소설 분야에서는 영 형편없다는 뜻일 수도 있다. 그 개인화된 뻔한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거창한 상을 많이 받고 언론의 관심과 찬사를 듬뿍 받는 가운데 다수의 평론가와 독자들이 대단하고 재미나다는 일관된 의사를 보여주는데 도대체 왜 특정인만 유독 그와 같은 감동과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지 그것이 의아했다. 뭔가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 고민하게 되었다. 아주 심각한 문제같은! 알고나면 식상할테지만 왜그런지 그 원인을 곰곰히 생각해봤다. 소설 분야에 대한 개인 최적화 선별감을 높이고 누군가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그 원인을 찾아 보려고 시름하다가 서쪽 사람들의 의견을 알아보는게 좋을 것 같다는 쪽으로 생각이 옮겨갔다. 문학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은 제임스 조이스를 탐구할 필요까지는 없고 최근 읽었던 책들이 모두 외국소설이기 때문에 또 독서 휘향이 저급하다보니까 다음과 같은 훌륭한 작품들에 대해서 흥미도가 떨어지는 불편함을 느끼는가 의문이 들어서 남의 생각이 궁금해져서 Goodreads와 Amazon을 뒤져봤다. 그냥 굿리즈와 아마존 검색해봤드니 어떻드라 하면 되는데 서두에 뭔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가 길어졌다. 원래 세상일은 실마리가 작으면 부풀려지기 마련이다.
* Amazon.co.UK rating count ■ Goodreads rating count | reviews countAmazon.com rating count | Editorial Long Reviews count | Editorial Short Reviews count ■ 제목 by 작가 2013.09.18 :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ccc?key=0AndRV0WLX80VdGFPQU1RMUhkQThaRTdhX2QyQXB6Vmc&usp=sharing

BLUE (좀 덜 재미난 작품들)

  • 283 ■ 29,898 | 3,818  ■  331 | 4 | 20 이상 ■ 체실 비치에서 by 이언 매큐언
  • 110 ■   9,924 | 1,188  ■ 183 | 5 | 4          ■ 신들은 바다로 떠났다 by 존 반빌
  • 63  ■   8,438 |    497  ■  91 | 2 | 0          ■ 돈... by 마틴 에이미스
  • 63  ■   1,487 |    259  ■  44 | 2 | 5          ■ 리빙 더 월드 by 더글라스 케네디
  • 35  ■  20,993 | 1,059  ■ 176 | 0 | 3         ■ 여자들 by 찰스 부코스키
  • 26  ■   1,803 |    186  ■  41 | 3 | 20        ■ 호텔 월드 by 알리 스미스
  • 4    ■   1,191 |    194  ■  25 | 3 | 0         ■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 by 테드 창

Scarlet

  • 113 ■ 20,356 | 992 ■ 91 | 1 | 10  ■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 by 지넷 윈터슨
  • 45  ■   1,289 | 125 ■ 118 | 4 | 1  ■ 빅 픽처 by 더글라스 케네디
  • 5   ■   1,654 | 263  ■ 85 | 0 | 2   ■ 머쉰맨 BY 맥스 베리

PINK

  • 505 ■   58,368 | 8,113   ■ 782 | 0 | 20 이상    ■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by 줄리언 반즈
  • 500 ■ 161,523 | 12,907  ■ 870 | 4 | 1             ■ 나를 보내지마 by 가즈오 이시구로
  • 277 ■    6,969 | 1,458    ■ 186 | 2 | 40 이상    ■ 영국 남자의 문제 by 하워드 제이콥슨
  • 121 ■    9,862 | 1,951    ■ 205 | 3 | 20 이상    ■ 개더링 by 앤 엔라이트
  • 103 ■   19,680 | 1,535    ■ 356 | 5 | 40 이상    ■ 암스테르담 by 이언 매큐언
  • 35  ■   22,804 | 2,217     ■ 238 | 3 | 40 이상    ■ 레이시 이야기 by 스티브 마틴
  • 41  ■       666 |     86     ■ 23 | 0 | 5              ■ 템테이션 by 더글라스 케네디

  한 마디로 정상이다. 적절한 인포그래픽 표가 나올텐지만 이와 같은 식상한 결론은 모두에게 해당되지는 않을 것 같다. 비리비리한 학력에 시골거주자이고 낮은 소득수준과 입과 눈이 튀어나온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독서 취향 셈법이니 참고할 때는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러고 보니 눈 튀어나온걸 두고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결코 사소하지 않은 매우 심각한 외모 컴플렉스다. 눈이 움푹 들어간 사람은 눈 부시게 햇살 좋은 날 거리에 나가도 눈이 부시지 않는다. 하지만 눈이 튀어 나온 사람은 세기말 분위기로 바람이 몰아치는 음산하게 어둡고 흐린 날 낮에 바깥에 나가도 눈이 부신다. 즉 초고학력에 대도시 살고 돈에 대해서는 허무하리만치 자유로우며 빼어난 미모를 뽐내는 묘령의 젊은 여인일지라도 위에 열거된 조건 가운데 하나만 걸려도 결격 사유가 발생하여 본인의 읽을만한 책 고르기에 참고하기 어려우니 조심해야 할 것이다.
  이건 결코 권장할만한 방법은 아니지만 아이오와주 같은 곳에서는 이미 구닥다리 방법으로 알려져 있을 것이다. 뜬금없이 아이오와주가 튀어나온건 최근 영화 설국열차의 미국 오픈을 앞두고 덤다운 이슈("아이오와주와 오클라호마주의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를 놓고 곰의 숨겨진 꼬리를 잡고 늘어지는 예시를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무언가를 들었다 놨다 병주고 약주고 하는 이스트 스타워즈를 좀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아이오와와 오클라호마 주민을 옹호해주고 편들어주고 응원했을 때 (아이오와와 오클라호마가 어디있는지도 모르면서 막 던지는게 마음에 걸리지만) 아무 관심도 없었던 관중이 뜬금없는 협업전쟁을 보는 시각을 사회과학적으로 넓혀주기 때문이다. 사실 존재하지 않았던 눈덩이처럼 과장된 소문이라거나 또는 메시지를 압축해서 짧은 시간에 전달할려다보니 사적공간에서 발생한 매끄럽지 못한 표현일 것이다. 그래서 "이 사람들이 누구를 바보로 아나..." 같은 영화 대사와 똑같은 시선이 그 오해를 풀면 고품격 코메디가 되고 실은 눈이 움푹 들어간 타임지와 뉴스위크지 그리고 이코노미스트를 읽는 아이오와와 오클라호마 주민들은 별로 개의치 않을 것이다. 그 분들은 굳이 뉴욕에서 열리는 스튜디오 지브리 레이아웃 전시회를 보지 않아도 스튜디오 지브리 제작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흡족해한다. 또한 아이오와와 오클라호마 출신 지성인과 예술가, 과학자들은 그 수를 도저히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이런건 구글링 안해봐도 잘몰라도 오바해도 된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는데 다시 주제를 되집어보면 이런 관점은 세계 최고의 병원에서 특급 의료진에게 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슈퍼 메가톤급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아무런 이상 징후를 찾아내지 못한 기분과 아주 조금은 겹치는 부분이 있다. 뭐랄까 은근히 안심하고 살짝 기뻐하는게 맞지만 왠지 허탈한 감정이랄까. 그건 마치 어떤 소문난 애주가가 기쁘거나 슬플 때 이런 저런 이유로 술 마실 구실을 찾다가 평화로운 시기에도 아무런 사건이 없다고 투덜대면서 술마시는 경우와도 닮았다. 또 다른꽈 어른은 자기가 남과 비슷하면 본인이 특출나지 못하다고 징징대고 만일 자신이 타인과 판이하게 다르면 왜 도대체 평범하지 못한거냐고 띵깡을 피우는 모습을 보는 것과도 비슷하다. 하지만 어른들만 그런 행동 유형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초등교육기관) 학생들도 방학이 오래되면 학교에 가고 싶어 안달나고 수업이 따분해질 즈음 방학을 그리워하게 된다. 어른과 어린이의 삶의 유사점이 이렇듯 녹녹치 않기 때문에 그들은 강아지와 Leopard와의 교감과 애정이 필요한 것이다. 고단한 어른 삶의 예시를 하나 더 들자면 이런게 있다. (직업인은 예외지만) 일반인들 가운데 하루종일 수십년간 CBS(혹은 CNN) 또는 BBC 채널 방송 소리와 기타 여러 소음을 참고 견디는 어른들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CBS, CNN과 BBC도 좋지만 절대 의존도가 문제다.
  북컬럼니스트들이 가르쳐주지 않으니까 (있는데 못찾았거나) 또 스타벅스에서 누가 알려주는 것도 아니라서 고품격은 아니지만 나름 뭔가 비밀이 숨겨져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괜히 남들 모두 다 아는 사실을 또 뒷북 때린 셈이 되어 버렸다. 역시 고품격 코메디는 전문 방송업계에 몸담지 아니한 사람들이 시도하기에는 무척 곤란한 면이 있는 것 같다. 그처럼 John le Carre, Robert Harris 같은 작가의 경력을 보면 관련된 비화가 어마어마할 것 같은데 그에 대한 궁금함은 굳이 들추지 않은채로 그들의 작품에만 집중하는게 속편할 것 같다. 다만 작가들의 신변보다 작품이 중요시되는 그곳의 X, Y축의 여유로움에 대해서는 모른체 할 수는 있어도 태연스레 자유스러울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어른이 될려면 아직 갈길이 먼 어른들은 더미 시리즈를 더 열심히 봐야할 것 같다. 머머 하는 법, 머머 하는 법... 그런 책 제목의 노란색 더미 시리즈 말이다.

파는 것이 인간이다/다니엘 핑크
  연구결과에 따르면,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이 1대 1로 동등한 균형을 이루는 참가자들이 대체로 부정적인 감정을 가진 사람들보다 더 행복한 것은 아니란 사실이 드러났다. 더 놀랍게도 긍적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의 비율이 2대 1인 사람들 또한 부정적인 감정이 지배적인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긍정적 감정의 비율이 일정 수치에 이르면 상황은 달라졌다. 즉, 긍정적 비율이 2.9013을 초과하자 비로소 새로운 양상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소수점 이하 네 자리까지 정확히 알아야 할 필요가 없는 독자들을 위해 프레드릭슨 교수와 로사다 교수는 2.9013을 3으로 반올림했다.
  즉, 긍정적 감정 비율이 이보다 낮은 참가자들과는 달리 감사함, 흥미, 만족을 3번 느끼는 동안 분노, 죄책감, 당황을 한 번 느낀 참가자들은 대체로 행복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프레드릭슨 교수와 로사다 교수는 긍정성의 효과에 상한선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다시 말해 넘침은 모자람만큼 비생산적일 수 있다. 긍정적 감정 대 부정적 감정 비율이 11대 1을 넘어가면 긍정적 감정은 득보다 해가 되기 시작한다. 긍정적 감정이 이 비율을 넘기면, 자기기만에 빠져 자기계발을 등한시하는 대책 없이 낙천적이고 한심한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어느 정도의 부정적 감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프레드릭슨 교수와 로사다 교수는 이를 '적절한 비관성'이라고 일컫는다. 이 같은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면, "행동 패턴이 굳어져버린다." 부정적인 감정은 지난 행동을 뒤돌아보게 하고, 현재 상황을 점검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향후 개선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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