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열등감과 자존심
먼저 남자의 자존심에 대비되는 여자의 자존감을 알아보자. 그런데, 왜 남자 자존심 VS 여자 자존심이 아니냐고요? 남자와 여자는 화법이든 사랑의 이상이든 뭐가 달라도 다르니까. 남자가 때로는 허세가 심하듯, 숙녀도 허영심이니까. 여잔 뭐니 뭐니 해도 고상함이거든. 그게 단순한 선망 때문이든 아니면 방어기제쪽에 좀 더 가깝든. 그럼 여자의 자존감을 훼손하는 일 먼저 알아볼까? 그건 여자들 사이트에서 여자 얼굴에 먹칠하는 게시글을 생각해보면 된다. 앞서 칼럼에서 꽤나 우려먹었으니 봤다 치고. 그처럼 그녀들은 고귀한 사랑의 가치와 좋아함의 의미마저 훼손된 듯 해서 그거 가만 놓고 못 지나간다. 누가 질러도 지른다. 한두 명도 아니다. 누가 나서도 나선다. 사안을 놓고 보니 반칙도 그런 반칙이 없네? 남이 총대 매도록 뒷짐지지 않고, 그녀들은 대동단결하여 들고 일어서는 것이다. 나쁜 년은 나쁜 년이니까. 남녀 공히 죄악은 나쁜 년과 나쁜 남자의 악습과 뻔뻔함일 테니까 말이다. 동기 부여 강연회도 아니고 말이지. 뭘 좀 아는 남자를 분별하고, 말이 통하는 낭군님과의 사랑을 꿈꾸시는데. 상상력을 아끼고 선망을 귀여워하시는데. 그런데 내려다보는 태도로 말하는 건방진 오만함에 그녀들께서 물개박수를 퍼주겠나. 어림 없는 일이지. 대충 보면 사실과 99퍼센트 흡사하도록 연출된 설정임을 알고서도, 오히려 똑같이 메소드 열연을 펼치는 것. 그게 바로 여자니까.
- 수직 A. 주종관계. 착취 개념. 골목대장 놀이. 중간 보스와 똘만이. 노예.
- 수직 B. 신분 차이. 상호 존중. 말괄량이 패거리?
- 수직 C. 동물의 낙원. 다큐멘터리. 생존. 먹고 먹히고. 속고 속이고.
- 수평 1. 비즈니스. 협상. 겉은 윈윈을 추구. 속칭 벗겨먹기. 명목상 주주 이익 우선. 실질적은 강자 이권이 중요. 주주총회 같은 시스템이 불투명하면 견제 자체가 힘듬.
- 수평 2. 사랑과 우정.
- 수평 3. 불균형적 베팅. 몰빵. 모험. 사랑이든 뭐든. 남자 A와 여자 D? 일단 안 봐도 힘듬.
그 남자 내가 먹여 살려서라도 내 꺼 하고 싶은 사랑. 요즘 세상 그런 멜로드라마 같은 사랑이 어디 흔하겠냐마는. 그래도 여자는 사랑이 인생의 전부인 것. 때문에 여자들 사이트에서 웬 말발 약간에 말만 많은 다변가 암닭 싸움닭이, 사랑을 저 수직 A처럼 그린다면, 내분은 끓이질 않는 것이다. 아줌마들이 아는 최소한의 현실적 사랑은 적어도 저 <수평 1>이 그나마 근사값이라는 걸 잘 알기에. 멋모른 채 지 잘난 척, 혼자 아는 척, 재수없도록 멋진 척, 나대며 설치는 미친년은 못 봐 주는 식이다. 그거 꼴배기 싫어도 완전 꼴배기 싫어야 여자다. 아니면 남자고. 진짜로 아니면 100퍼센트 고추 달렸거나 뭘 모르는 곰탱이라고 봐도 된다. 물론 하드코어 영상물이랄지 마약 같은 종목은 저 수식 A를 추구하고. 오락산업은 대체로 수평 1을. 그렇지만 난 당신의 친구이자 영원히 같은 편이다 뭐라 뭐라, 말발에 속고 포장에 혹하며 딸랑딸랑. 아부와 정성과 노력에 이따금 멈칫하는 게 이 세상사 이치. 그야 어떻든. 상남자 입장은 이럴 수도 있다.
「그럼 하드코어도 안 좋다, 내 시간도 없다, 돈도 없다, 재미도 없다?」
그래서 인생은 결코 짧지도 보잘 것 없지도 않으니까. 따라서 총각 땐 장거리를 생각하고, 부부생활은 수평 1처럼 서로 맞춰가야 하는 것. 필자만 봐도 전 세계 성인 남성 평균 똘똘이 크기 순위로 따지자면 전체 10명에서 9등이다. 어? 진짜로 그렇다고. 조사하면 나오겠지만 부끄럽고 자랑도 아닌데 굳이 그러진 않겠지만. 잔지식으로 알기에 아마 대충 10명에서 8등 9등 그럴 거다. 그 정도 상식은 누구나 알 테고. 그럼. 정확히는 똘똘이의 크기도 9등이요 똘똘이의 길이도 9등. 아아 행복해라 오오 기뻐라! 어? 10명에서 겨우 9등. 뒤에서 세는 게 더 빠르겠네. 그처럼 꼴찌에서 2번째인데도 불구하고 당당히 밝힌다. 다른 남자는 좌변기에서 서서 일 보는 게 자존심이고, 노년에 이르러 소변기에서 서서 일을 보는 게 양보할 수 없는 허세일지 몰라도. 필자는 반대라고 생각한다. 난 떳떳이 내가 전 세계 성인 남성 10명 중 9등의 똘똘이 소유자라고 당당히 밝히는 바다. 숨길 게 뭐 있나. 사실일 뿐인데. 우리가 좋은 부모를 골라서 태어날 수 있는 거도 아니고. 주어진 여건에서 긍정과 희망으로 행복과 사랑을 지향하면 되지 않나. 생각하는 습관과 사고력을 기르고, 비판적인 시각을 합리적으로 시의적절하게 적용할 수 있으면 되지 않나. 비꼬고 조롱한다고 이 내 작은 고추가 커지나? 그러나? 정말 그러나? 고추 작아도 나 좋다는 여자와 사랑하면 그뿐. 인생 별거 있나. 자존심, 내려놓으면 편하다. 그게 뭐 어렵다고. 재산 목록만 따져도 우량 주식 소유는 0, 부동산도 0, 페라리는 커녕 써글써글한 중고차 역시 0. 하지만 부채 없는 게 어딘가, 몸만 썽해도 한 재산. 새파랗게는 아니지만 사지 멀쩡하니 한밑천. 행복이 뭐 별건가? 남자의 자존심이자 목숨 같은 똘똘이. 그게 그다지 크지도 길지도 굵지도 못한 서술자. 허접한 필자. 덜떨어진 글쓴이. 전 세계 성인 남자 전체에서 하위 15퍼센트인 걸 굳이 공개하는 게 얼마나 기쁘겠냐고. 그런데 이상한 게 뭐냐면 기분이 막 날아갈 듯 즐겁진 않지만, 또 썩 나쁘지도 않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후련하고 속 시원하며 차라리 은근히 재밌다. 은은하게 흥겹다고. 왜? 왜냐하면 외모와 외양의 차이처럼 생긴대로 살면 그만이니까. 다른 가치로 커버하면 그뿐이니까. 신체적인 조건은 조건이고. 더불어 내 단점을 까발려서 오히려 겸손과 교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듯 하여 뿌듯. 많이 뿌듯. 한데 하위 10퍼센트 그룹이 그거 잘난 척 아니냐고, 지금 염장질이냐 뭐냐, 도끼눈 뜨시며 기분 나빠하실지도 모른다는 점이 살짝 걸리긴 걸린다만. 두 마리 토끼를 쫓는 자는 둘 다 놓친다? 뭔가 약간 살짝 걸리긴 걸린다만. 그런데. 그러한데. 그건 뭐 넘어가고. 그 정도 똥바가지 정도야 뭐 얼마든지 뒤집어 써 주면 그만. 확실헌 내 편을 챙기자면 그쯤은 감수해야 하는 게 인간 세계의 인습인 것. 질서이자 불문율인 것. 어차피 시대가 바뀌면 풍습도 바뀌니,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보더라도 흠집을 최소화하면 그만. 논리적으로 트집 잡힐 수도 있으나, 뭘로 봐도 '착하게 살자'라는 천하무적 방패가 있는데 도대체 뭐가 걱정인가.
그렇듯 자존심을 내려놓든 말든, 괜시리 자존심이 뿔나고 엄한 데다 자존심을 갖다붙이면. 그러면 정작 필요한 상황과 정작 절실한 최적의 여건에서 에너지가 딸리게 되는 것이다. 어쩌다 오판할 가능성이 증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교감신경을 필요 이상 불태워지게 만드는 그 어떤 가소성처럼 말이다. 대충만 시험해 봐도 진짜로, 정말로 조루에서 지루로 바뀌더란 말씀. (29단계에서 21단계만 맹렬히 추구하시는 그분들께서 뭔가를 알아도 곤란하고, 몰라도 부인들 괴롭고. 술 마시는 날은 지루, 다음 날은 조루. ~라면서 부인만 뒷목 잡으실 테니 말이다. 그건 그거고)
예를 들면 인성이 되먹지 못한 신출내기한테 뒤쳐져 2위로 골인할 시점. 시상식 선발대에서 그런 똥싸배기보다 낮은 2위에 서느니 안 서고 만다! ~라면서 결승점 직전에 급브레이크를 잡고서 사이클 경주 대회 골인을 포기하는 일. 꼴등으로 입상은 커녕 경기 자체를 기권하는 일. 바로 그런 거 말이다. 그게 진짜 자존심이지 이성적으로 합의점을 찾아보자, 행복한 윈윈을 위해서 우리 같이 합심해서 토의해 봅시다. ~라는 의미조차 그냥 무턱대고 버럭. 그건 알량한 자존심도 아니고 뭣도 아니라는 거다. 그건 그냥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개뿔이고, 호모 사피엔스의 껄떡이자 흑심이고 눈독에 군침에다 꿀꿀 이기주의도 뭣도 아닌 것이다.
그렇듯 자기 합리화도 다 이득이 된다. 자기위주편향, 그거라도 해야지 어쩌겠나. 그런데 그림의 떡을 보며 차라리 조롱하면 낫다. 차라리 낫다고. 여우와 기린 우화처럼 여우가 기린만 따먹는 과일을 자기도 따먹고 싶어서, 먹을려고 하는데 도무지 먹을 수가 없네. 기왕 안되는 거 어차피 과일을 따도 시디실 테니까 맛없을 꺼야 라면서 돌아서는 일. 어떻게 보면 간사하고 어찌 보면 틀린 말도 아니다. 나쁘지 않네.
그런데 하이에나와 똥파리와 미꾸라지와 암컷 싸움닭은 그냥 못 보고 지나간다는 거. 그게 뭐냐,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 라고 하는 것이다.
BUT! 하오나, 밑져야 본전이 있으면 잘해야 업보일 수도 있는 것. 혹시라도 현생은 전생의 결과일지도 모르고. 사랑은 무엇보다 다음 생에서도 함께하자며 기약하고, 맹세하며, 애원하고자 하는 마음이 서로 절실해야만 한다는 것. 아니면 인생 시시해지질지도 모르거나, 타인의 인생 꽝으로 만들기 쉽상이란 거만 기억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