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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an't stop thinking about our upcoming holidays? 2013.05.19

image: http://www.flickr.com/photos/52606832@N03/5347671458/

  도입부 나레이션 없이 막 들어가야겠다. 일단 어떤 대상을 보면 반드시 뭔가가 연상된다. 중요한 무언가 유별난 차이점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마도 별거 아니겠지만 이제는 정치인의 어떤 성스러운 의무와도 같은 에네르기가 느껴지기 때문에 일단 Pinterest처럼 막 던져봐야겠다. 다른 분들도 많이 그러시겠지만 스스로도 재수없지만 사소하지만 말이다. 왜냐하면 지금 당장 SF영화처럼 시간여행을 할 수는 없고 멋드러진 표절을 시도할 수도 없으며 (그래서도 안되고) 구글링을 7개국어로 완벽하게 완수해서 그야말로 역사상 완전 특출난 이론을 발표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동네 산책할 때 세퍼트의 코를 만지작거리면 어마어마한 콧바람에 놀라면서도 동시에 킹크림슨의 에피탑 LP 커버가 생각난다. 거리에서 사람들 의상을 보면 즉시 생각한다. 인터밀란, AS로마, SK, 슈퍼마리오, 얼굴은 성형학적으로 뭐, 향은 녹색 계열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단점을 반드시 찾아야만 한다.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을 비교하고 평가하고 견적내고 들었다 놨다 유니폼도 입혀보고 아이스께기도 해보는 것이다. 앞서 걷는 커플을 보면 당연히 2가지가 떠오른다. 첫째, 내 앞에서 자꾸 여자친구 팬티에 손을 집어 넣을려던 친구의 오른손과 그 뒷모습 둘째, 여자들이 남자 친구 뒷주머니에 왼손을 끼워 넣고 걷는 뒷모습. 노란색과 흰색 조합은 2000년 여름 군대 말년 휴가 나와서 천호동에서 소개팅할 때 입었던 본인 복장이 생각난다. 육교를 보면 (반포역이 생기기 전) 서울 반포역 육교에서 앞서 걷던 여고생의 치마 자락 안 하얀 팬티가 떠오른다. 옆 사람이 뭔 얘기를 하면 들리니까 꼭 들어야 하고 그 순간 차가 지나가면 모델, 컬러, 연식, 번호, 명도, 채도, 견적, 카피라이트, 광고에 나왔던 성우 목소리와 (브랜드) 단어 억양 그리고 운전자 표정과 커플 분위기를 파악함과 동시에 차와 연관된 과거 기억과 영화, 드라마를 떠올려야 한다. 또 동시에 앞서 걷는 사람이 여자일 때는 그 사람의 뒷태도 (이제는) 대놓고 스캔해야 한다. YouTube에서 글렌굴드 음악을 들으면 옛날 어느 겨울에 서울 경기고 근처 걸어가다가 KAWAI 매장 잠깐 구경하고 나갈려할 때 점원 아가씨 대사의 다정한 여운이 생각난다. 자전거를 보면 1991년 동부경찰서 담벼락 옆길에서 자전거 타는 이방인과 부딛힌 여대생의 막연한 낭만을 바라던 얼굴 표정과 목소리가 생각나고 1986년 서울에서 전학온 배우 이기우 닮은 친구도 떠오른다. 또 영화에서 주인공이 책상 밑에 앉아 있다가 일어서면서 책상에 머리를 부딧히면 음 20년 전에 그 비슷한 상황이 생각나고 서점에 가면 또 17년전 서점 그 장소, 매끈한 수트를 차려입은 느끼 유부남이 여대생에게 멘트 날리는데 딱 보니 둘이 같은 꽈였던게 생각난다. 축구장에 가면 홈팀과 상대팀 훌리건의 응원방식도 비교해 봐야하고 경기장 안의 모든 소리를 들어야 하고 선수들 가운데 발바닥 드리블을 누가 잘 하나도 눈여겨 봐야 한다. 하늘에 날아가는 비행기가 몇대인가 숫자도 세야하고 이동 궤적도 살피면서 속도와 고도도 파악해야 한다. 저번주 배드민턴 치고 나올 때 봤던 여객기 조종사와 실력을 견주어 보는 것도 빠트릴 수 없다. 미국드라마 V에서처럼 UFO가 실제 나타날 것을 예견했다면 이럴줄 알았으면 좀더 멋지게 살았을텐데 하는 생각도 안해볼 수 없다.
  이건 강아지 또는 일부 사람들과는 동일한 생활 속도와 만성피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왜냐하면 그네들 종족들과 축척된(과거와 현재진행) 데이터베이스가 같으면서도 다르기 때문이다. 쉽고 간단한 일도 잘 모르니까 생각을 해야 한다. 궁금해진다. 호기심이 생긴다. 이건 분명 나이에 걸맞지 않는 행동방식이다. 내용은 모르겠지만 노래 제목으로 치면 Hoobastank의 Out of Control이다. 예를 들면 감귤실업의 촌스러운 핸드폰인데 여러개 켜져있는 앱을 끌 수 있는 기능은 없다. 전원을 끄지 않는 이상 말이다. 재미로 얘기하자면 쓰리스타산업 남자 그리고 사과실업 여자와 그냥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른 모험과 허구의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차리리 그들과 비슷하면서 드라마 주인공이나 재외교포 1.5포인트처럼 비교적 뛰어났다면 좋았을텐데 말이다.
  사실 뒷태에 대해서는 옛날에 이미 기록했던 것 같지만 시초를 떠올려보면 초등학교 2학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빠가 군인이셨던 엄마가 옆반 담임이었던 1학기에 반장을 했던 약간 배우 박병은과 박정철을 닮았던 같은 반 친구가 있었다. 어느날 그 친구가 재미난 일이 있는데 알려주겠다고 급하게 제안을 해왔다. 복도로 따라가보니까 당시 외향적인 성향의 빨간색 바지를 입고 있던 같은 반 여자아이가 뒤돌아서서 친구와 얘기하고 있었다. 그러더니 그 친구가 여자아이의 빨간바지를 잡고 냅다 내렸드니 새하얀 엉덩이가 드러났다. 벨트라인이 고무줄로 된 어린이용 바지였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고보니 그 녀석은 이미 혼자서 여러번 테스트하면서 재미를 봤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여자아이는 울었고 나중 선생님께 적당히 꾸중받은 걸로 일단락됐다. 이건 어린이 나이치고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천하장사 강호동 전성기 시절에 필적할만한 악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정도 악력은 되어야만 내가 아닌 남이 그 권위를 인정해줄 수 있고 어디다 명함을 내밀 수 있겠지만 어린이들은 이런 행위예술을 따라하면 안될 것이다. 하지만 이건 앞으로 어른들의 고무줄 바지 선호도에 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 일반적인 아이스께끼와는 참 다른 뒷태에 대한 기억이다. 조금은 얼굴이 빨개져야 맞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어느 특작부대에서는 분명 주성치의 성을 주성으로 짱쯔이는 짱쯔로 아는 요원이 있을 것이란 사실 또는 짐작을 우리는 인정해야만 한다. 기억에 대한건 재미난걸 고르기 어렵지만 최근 살이 많이 쪄서 칼로리 소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때로는 변명이란 누군가를 유쾌하게 띄워주는 해리포터 파생작이 될 수도 있다. 
  최근 인상적인 개꿈은 이런게 있었다. 평상시 없는 능력이랄지 상황에 대한 것이 주를 이루고 있다. 과거의 기억만을 떠올려서 중편소설 하나를 뚝딱 써낸다거나 또 이런거도 있다. 화장실에서 욕조에 앉아서 마주보면서 친구와 얘기를 하고 있는데 (이 친구가 친구인지 적인지 나의 분신인지는 분명치 않다) 집이 애니메이션처럼 회전을 한다. 원심력 때문에 넘어지지 않으려고 그 친구를 잡아 당길려다 반대로 밀어냈는데 상대방은 이상하게 내게 계속 똥침을 가하고 있다. 그러다 깬다. 그래서 그 후로 한참동안 뒷태쪽 통증이 아련하게 이어진다. 저번에 과장 고양이에게 물린 발바닥 통증의 기억이 아직 채 가시지 않았는데 재빠르게 2탄이 이어진 것이다. 기억과 꿈에 대한 이야기는 아무래도 좀 모냥 빠진다. 그래서 취향과 안목으로 지면을 신출귀몰하게 넘겨야겠다.
  근래 부담감을 덜기 위해서 또는 뭔가 재미난 상상을 원해서 소설을 탐독하고 있다. 흥미도를 기준으로 놓는다면 남자작가보다는 여자작가가, 독불소설보다는 영미소설이 약간 더 재미있다. 그래도 독불소설에서도 괜찮은게 있긴하다.
그리고 퀄러티 요구도 단위로 보면 외국소설보다는 한국소설이, 여자작가 소설보다는 남자작가 소설이 훨씬 높은 수준이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취향이고 작가 나이는 젊은 작가의 신선함도 좋지만 조금은 덜 젊은 작가의 원숙미를 선호하는 것 같다. 시? 당연히 출판사와 책 디자인이 중요하고 드라마 기획의도와 같은 책 뒷표지에 씌여진 작가의 말을 무척 주의깊에 들여다 본다. 대가들이 모두 깍쟁이에다 철이 안들어 있지는 않지만 그 범주의 작품을 선호하는 어떤 사람은 그럴 수도 있다는 뜻이다. 작가와 작가의 소설 주인공이 다를 수는 있지만 Gender에 대해서라면 그걸 뛰어 넘는 작가는 누가 있을까? 이건 치마를 입는 아가씨들에게 선물하는 숙제다. 책을 빌려서 볼려고 도서관에 들르다보니까 도서관 자료실은 왜 출판사 단위로 책이 진열되면 안되는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봤더니 이거랑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다. 머리 아프니까 더는 생각하기 싫다. 이유는 잘 모르지만 왠지 그럴 것 같다.
"전시관들이 튼튼하고 계속 무료로 남길 바란다면 사탄의 돈이라도 받아야 한다"

  헌팅시도에 대한 기억은 하나가 생각난다. 2001년쯤일까.. 피부과 진료실에서 의사 선생님과 면담 후 진료비를 계산할려던 상황이었는데 간호사가 입술 화장을 하고 있었다. 막 엄청 이쁘고 매력적이라서 어설픈 멘트를 던진게 아니라 완전 정성스럽게 입술 라인을 세세히 그리는 장면에 뭔가 정신이 홀렸던거 같다. 입술 라인 그리는건 간단히 립글로즈 바르는게 아니라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잘 아는 그런 수준이었다.
  TV 얘기로 넘어간다. 이번주에 화신(http://hwasin.sbs.co.kr)을 재미있게 봤는데 중간 부분에 이런 대사를 집어 넣으면 공중파에 나오기 부담스러울지 모르겠다. 

  • 광식이 동생 광태가 김구라에 대한 호의를 얘기할 때 이런 설명문을 먼저 얘기했다면.. "남들은 김구라를 솥뚜껑으로 때리고 싶을지 모르겠지만"
  • 김구라가 외국 모델을 이상형으로 얘기한건 이건 Pinterest다. 어차피 만날 수 없고 만나도 말도 안통하니까 여자들이 판타지 영화 좋아하는거랑 똑같다. 그럼 대화를 바로 패스하던가 그 분야로 더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세바퀴에서 보여준 이경실의 몸개그가 떠오른다.
  • 윤종신이 김구라보다 나이가 많으니까 또는 신동엽이 꽁트를 잘 하니까 김구라의 손가락 각도 변화를 꼬집어 주었어도 나쁘지 않았겠다. 예전 고품격 음악방송 라디오스타에서 김영호 대사 완전 빵터졌지. "어디서 삿대질..."

  영리한 어른들은 드라마 대사를 보면 금새 아 뭐뭐 생각나시겠지만 비교대상을 극보다 우리네 현실로 들여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
채정안: 내가 이런짓을 하는건 아직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는 뜻이야.
이창훈: 사랑하면서 왜 이래?
채정안: 망가뜨려서 가질려구. 남들이 버린걸.

  평생 한번 그런 대사를 읆을 기회가 오는지 또는 상대방이 그 대사를 구사하도록 시간과 여러 사람들의 노력이라는 유무형 자산을 이끌어내도록 만드는 것도 드라마 대사와 비슷한 성격일 것 같다. 어렸을 때 아빠가 사주신 항공모함을 조립해서 목욕탕 욕조에서 모터를 틀고 뺑뺑이 도는걸 너무 탐미적으로 신기하게 한참동안이나 바라본 기억을 지울 수가 없다.
  드러내놓고 베끼는 것이 오랫동안 쌓이면 갤러리아 또는 현대백화점 본점에서 살 수 있는 비싼 스폰지와 같이 재능만 흡수한다거나 또는 찬란한 무협 초식처럼 그 고유 대상의 능력과 똑같아지지는 않겠지만 닮아가는건 확실하다. 당연히 다 잘하면 좋겠지. 만약 당신이 소설은 은희경, 에세이는 박현주(어? 거기 Sister 혼잣말 딱걸렸어. 재산은 동명이인 박현주라고?), 시는 하재연.김소연, 외모는 뭐, 코딩은 주커벅, 그림은 Sophie Blackall(구은선님 일러스트도 좋지만...), 비즈니스는 뭐, 스포츠는 구영탄... 이런게 어딨어. 재수없는 판타지아냐. 하지만 척 하다보면 적어도 척키의 두뇌가 골고루 발달될거라는 진단은 절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니까 은근히 표절하지 말고 밝혀지면 아름답게 인정하고 열심히 흉내낼려고 닮을려고 따라할려고 베끼면서 좋을 기억을 전두엽이라는 신비의 보물상자에 담아가기를 또한 동시에 예쁜 추억을 남에게 선물하기를 권하고 싶다. 왜냐하면 포장에 대한 품위는 자유롭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산티아나 햄버거크라제버거는 명확히 비교되는 것이다. 이런 얘기들이 변칙성 뉴욕타임즈 법칙과 약간이라도 닮기를 바란다.

휴일의 평화/심보선

오늘은 휴일입니다
오전에는 평화로웠습니다
조카들은 '톰과 제리'를 보았습니다
남동생 내외는 조용히 웃었습니다
여동생은 연한 커피를 마셨습니다
어머니는 아주 조금만 늙으셨습니다

오늘은 휴일입니다
오후 또한 평화롭습니다
둘째 조카가 큰 아빠는 언제 결혼할거야
묻는 걸 보니 이제 이혼을 아나봅니다
첫째 조카가 아버지 영정 앞에
말없이 서 있는 걸 보니 이제 죽음을 아나봅니다

오늘은 휴일입니다
저녁 내내 평화롭기를 바랍니다
부재중 전화가 두 건입니다
아름다운 그대를 떠올려봅니다
사랑하는 그대를 떠올려봅니다
문득 창밖의 풍경이 궁금합니다
허공이라면 뛰어내리고 싶고
구름이라면 뛰어오르고 싶습니다

오늘은 휴일입니다
이토록 평화로운 날은
도무지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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