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교양철학 강의

from 칼럼 2021. 1. 2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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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장 강의 시작했음. 아니, 한참됐음.
   「아, 잠깐! 내 깜빡했네만 그게 그러니까 말이지 끝내기 너무 섭섭해서 하는 얘긴 아니네만. 그 뭐랄까 솔직히 우리끼리니까 이런 얘기 안 하는 것도 썩 어색하지 않나. 그래서 차마 끝마칠 수 없는 수업, 마저 마침표를 찍자는 의미에서 첨언하자면 이렇다네. 아 근데 뭔 얘길 하려고 했더라? 무언가 하고자 할 얘기가 꼭 계몽적이지도 교훈조를 띄지 않는다 퍽 부정할 수는 없네만. 그에 앞서 내가 뭘 잊었는지 이제 깨달았네. 아까부터 자네는 왜 알면서 윙크랄지 그 무언가로 날 제지하지 않았나. 응? 내가 그렇게 꽉 막힌 사람처럼 보이나? 이거 왜 이러나 이 사람아, 나 그렇게 꽉 막힌 사람 아닐세. 어? 이거 사람을 뭘로 보고 말이야! 근데 왜 본론을 꺼낼려고 하면 누군가 자꾸 날 막 계속 뜸만 들이도록 조종하는 거 같지? 왜인지는 모르겠다만 차마 끝나지 않는 1절을 부르다보니 바로 이제야 알겠네. 이게 교수님 수업이 아니라 양자간 대화였다는 걸 말일세. 우리는 사교적으로 대화를 하고자 했는데, 왜 난 지금 자네를 벌세워놓고 설교를 하고 있는 거지? 그걸 나한테 물어보시면 어떡합니까, ~라는 바로 그 표정! 허허허, 예술일세. 내가 그래서 자네를 좋아하네. 내가 괜히 자네를 아끼겠나? 허허허허허. 근데 거 사람이 아무리 좋아도 그렇지 처음부터 끝까지 병풍만 좋아하는 사람이 어딨다고 그러나. 이 세상에 돈 싫어하는 사람도 있나? 그런데 그처럼 절묘하도록 예스맨을 자처하는 자네 연기력. 대체 내게 뭘 바라며 할리우드 배우 뺨을 칠 정도로 진짜처럼 굴고 있나. 응? 원래 사육하던 짐승에게 만찬을 대접하면... 설마 자네 그래서 내게 잘해주나? 허허허. 농담일세. 안 웃긴가? 그럼 내 나중 농담을 업그레이드하겠네. 그러든 어쩌든 그런 거 알고자 하지 말고 어서 못 다한 말이 뭔지 그 끝이나 보자! ~라고 속으로 생각하시는군. 누가 모를 줄 알았나? 허허허허허. 
    아무튼 이와 같이 테니스처럼 핑퐁~ 공이 왔다 갔다 그래야 그걸 대화라 부를 수 있는데. 이건 뭐 그냥 세월아네월아 부어라마셔라, 것도 아니고. 경직된 인상 즉 썩은 미소를 내 논설에 감화된 줄 내가 착각하고 있다니. 아아 나 망한 거 같아. 응?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난 이미 꼰대가 되어버린 거구만. 허허허. 알겠네 알겠어. 어쨌든 나도 모르지 않아 이 친구야. 내가 왜 몰라? 내가 뭐 바보야? 나 바보 아니야. 누가 나보고 바보래, 그 사람 누구야. 날 바보라고 놀리는 사람 있으면, 귀여워해 주진 않겠으나 뭐 그분들 각개격파로 다 상대해주려다간 시간이 아마 100억의 100억의 100만억승년도 모자를 걸! 고로 그냥 존중해드려야지 어쩔 수 있나. 그분들 그렇게 살다 천국 가시고 싶어하시다가 패자부활전이나 어떻게 턱걸이 하실 수 있을려나 몰라도. 그야 그분들 사정이지 난 몰라. 지금 내 주머니 사정도 안 좋은 판에 주제 넘게 내가 그분들 걱정까지 해드려야 하다니. 나도 사정 뻔해. 그렇다고 내 변변찮은 품위 허덕이는 형편을 자네보고 어떻게 해달라는 말이 아닐세. 자네와 나 즉 우리는 이처럼 대화를 나누는 친교 관계이니 말일세. 허허허허. 그렇다고 뭐 내가 어디 딴 데가서 추파를 던지고, 엄한 데 가서 누굴 자빠트릴려고 하는 줄 아시나? 아니야. 나 그런 사람 아니란 말이야. 사람 잘못 봤어! 또 또 자네 표정 어두워지는데 나 혼자만 입 털고 있구만 그래. 울기 직전이 그 곤혹스러움을 즐기는 거 절대 아닐세. 절대 아니란 말이야. 왜 못 믿겠어? 정말이야. 거짓말 아니라니까 글쎄. 좌우지간, 
    아아~ 이래서 젊은이들이 날 자꾸 피하는구나. 우리 연배에서 내 인기, 그거 거품이란 거 내 모르는 바는 아닌데. 누가 딸랑딸랑 아부꾼 많은 거 좋아하는 줄 오해하겠네. 하여튼 자네와 난 나이와 계층과 취향과 덕망을 모두 가뿐히 뛰어넘어 정말 막역한 사이처럼 대화를 나눌 줄 알았는데. 난 어쩌다 자넬 벌세워놓고 나 혼자 떠드는 걸 즐기고 있는 거지? 왜긴 왜겠나, 그래서 말로 벌어먹고 사는 직업을 택한 거겠지. 물론 아닐 수도 있어. 아무리 그래도 한 60%는 맞지 않을까? 나도 알아. 내 문제를 말이야. 근데 그게 어디 나뿐만의 문제일까? 격변하는 세상에서, 급변하는 사회에 속하며, 자네와 내가 세대 차이를 모르진 않는데. 그래도 나 그리 꽉 막힌 사람 아니라니까 글쎄. 거 왜들 그러나, 응? 내게 입금된 특급 수당이 있으니 나도 꼰대지수 내려놓고 뭔가 도움되는 얘기를 하긴 해야 하는 거 아니겠나. 그래도 고풍스러운 오디오 이퀄라이저 퍽 마음에 들지 않겠지, 내 절대 모르는 바는 아니네. 자네도 내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잘 모를 거야. 그럼 뭐 나라고 내가 어떤 인간인지 알겠나? 근데 나 옛날엔 이처럼 말 많은 사람이 절대 아니었는데...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자넨 아나? 어떻게 알겠나. 나도 모르는데. 
    얘기가 길어지니까 저번 칼럼들에 미처 다루지 못했던 얘기만 간략히 하겠네. 내가 저번에 뭐랬더라? 까먹었어. 그럴 수 있어. 자네도 내 나이쯤 되면, 그러지 말란 얘기야. 허허허허허. 왜 재미없어? 나라고 어떻게 항상 재밌는 얘기만 할 수 있겠나. 내가 그처럼 타율 괜찮았으면 여기서 지금 이러고 있겠냔 말일세. 허허허허허. 그래도 나 아직 살아있어. 내 입담 녹슬지 않았단 말이세, 응? 이러다 또 얘기가 삼천포로 빠질 수 있으니, 아아 그래서 수업시간은 딱 정해져있는 것이구나. 근데 왜 난 수업시간을 헛소리로 다 까먹고 있는 거지? 하물며 내 인생에 대해 난 정말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 걸까? 만약 그렇다면 난 적어도 가난에 허덕이진 않았을 텐데. 그래도 평균적으로든 극적으로든 전체적으로 살펴봐도 막살지 않은 게 어딘데. 중간은 갔으면 됐어. 단지 인기와 친하지 않을 뿐. 인기? 내 친구 중에 '인기'라는 이름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얘기까진 하지는 말세. 그래도 몰라 나중 기분 좋으면 얘기해줄지 말이야. 허허허허허. 사람 일은 모르는 거거든. 그렇게 안색 어두워지지 않아도 나도 다 안다네. 여기 드넓은 강의실에 학생이... (손차양) 뭐야 달랑 3명? 꼴랑 3명. 아니? 아까 분명 3명이었는데... 언제 쥐도 새도 모르게 1명이 도망갔지? 아니면 처음에 내가 2명을 3명으로 착각한 건가? 나도 나네. 하긴 그게 뭐가 중요해. 다들 뭐 사정이 있겠지. 어쩌면 정말 우연의 일치로 사랑 때문에 동시다발적으로 걔네들끼리 짠 게 아닐 수도 있어. 그럼. 어쨌든 연애 때문에 고민하는 친구들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날 방문하시게. 내 정신이 번쩍들도록 정신개조를 해드리겠네. 거기 체크무늬 원피스 입은 숙녀, 당신만을 영원히 사랑하도록 일평생 충성하도록 내 기가 막힌 설교로 사람을 확 바꿔주겠단 말일세. 그렇다고 내가 뭐 딴 걸 바라느냐, 아니 공짜로! 왜냐면 공짜가 이 세상에서 최고로 비싼거거든. 허허허허허.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수업을 시작해볼까? 오늘 주제가 뭐였드라... 잠깐. 누가 그랬어, 놀고 있네 라고! 자네야? 자네야? 내가 잘못 들은 걸로 치겠어. 뭐 웃기지 마? 난 웃긴 적 없는데. 아니, 응? 웃길 줄 알아야 웃기든가 울리든가 할 텐데. 나 같은 호구 동네북이 뭐 잘났다고 사람들을 웃기긴 웃겨? 이거 왜 이래? 어? 하여튼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더니 걔가 걔를 짜빠트릴 줄이야, 누가 알았겠어. 아, 지금 그 얘기가 아니라. 정말로, 진짜로 수업을 시작하자고. 자, 오늘 분량은 스피노자의 철학이었나 아니면 키에르케고르의 방법론이었나. 그게 아니라 집에 가서 쇼펜하우어나 더 공부하고 오라고? 뭐 가서 엄마 젓이나 더.... 아니, 그렇게 심한 말을! 아, 내가 잘못 들었나 보군. 요즘 과로 때문에 정신이 산만해서, 미안하네. 사과하겠네. 원하시지 않더래도 내 태도를 더 정중히 갖추든, 도의적으로 낮은 자세를 유지하든. 어떻게든 자네들 마음을 언젠가 빼았아버리겠네. 그러므로 일단 말이야 나는 멜로드라마에 나오듯 통나무처럼 거부들을 상대로 쩔쩔매며 땀 뻘뻘 흘리듯 보고서 도표로 설명드릴 테고. 자네들은 모두 이 세상에서 최고로 거만한 폼으로 날 깔봐주면 된다네. 그래, 누워. 양말이라도 벗든가. 뭐 전자담배? 그건... 전자기타까지 나오면 안되니까 그 대신 내게 그냥 삿대질을 하시게. 왜, 부족하나? 그럼 내 멱살이라도 잡든가. 뭐 그냥 날 가지겠다고? 이보게 낭자,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남들 다 보는 데서 사랑 고백을 선수치면 어떡하나. 뭔가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주고 단수를 쳐야지, 난 뭐 밑도 끝도 없이 아다리 풍년에 만년 샌드백만 하라고? 거 너무하지 않나. 아니 근데 아직도 수업은 정식으로 시작하지 않았나? 뭐 언젠가 시작을 하겠지. 설마 이대로 끝낼려고? 이보게 친구들 내 밥줄이 걸린 문제라네, 난 뭐 고고하게 이슬만 먹고 사는 줄 아나? 사람 잘못 봤어 이 양반들아. 어? 정말 지금 나랑 해보자는 건가? 어? 진짜야?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어? 아닐 텐데. 아니 근데 아까부터 궁금했던 건데 말이야, 자네들은 왜 말이 없어? 우리는 지금 계급장 떼고 권위 내려놓고 흑심마저 벗어버리고, 이처럼 허심탄회하게 다정한 대화를 나누고 있지 않나. 그럼 심도 깊게 인간적인 얘기를 시작해도 벌써 시작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왜 지금 나만 수다머신처럼 입을 털고 있냔 말일세. 아 힘빠져! 지친다 지쳐. 어? 대체 어떻게 해야 자네들 입이 트일 수 있지? 최소한 내가 알기로는 자네들 그리 말수 적은 양반들이 아닌데. 절대 아닌데. 언제 어디를 가든 말발로 절대로 빠질 양반들이 아닌데. 누굴 만나든 대충 몇 마디만 털면 아가씨 금방 꼬신다고 들었는데. 왜 이처럼 조용하지? 아하 이제 알았어. 좋은 말로 할 때 수업이나 시작하라 그 말이구만. 알아들었어. 그대들 의중을 읽었단 말일세. 허허허. 그런 거 좋아하시는구나, 말을 하지 그랬나. 허허허허허. 
    자, 몇몇 칼럼에서 누누이 강조했든 이번엔 천성에 대해 얘기해볼까? 친구를 만났다고 가정해보세. 근데 a와 b가 만났는데 느닷없이 c가 나타나서, 걔네들한테 제의하는 둥 마는 둥. 카리스마로 밀어붙여 자기집으로 데려갔지. 친구집 놀러가면 재밌잖아. 그래서 딱 갔는데. 어머나, c는 자기 엄마랑 완전 친하네. b야 뭐 평범하다쳐도 근데 a는 막사는 인생. 내일은 없다? 정말로 오늘만 사는 친구인지 아닌지 모르겠네만 아예 아니라고 그 누가 부정하겠나. 일단 그래. 그래서 a가 말하겠지.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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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야! 나도 엄마랑 친하고 싶어.」
    나도 (내) 엄마랑 (너처럼) 친하게 지내고 싶어? 그럼 그러면 되잖아. 왜 안 그러는데? 뭐 사연 듣고보면 딴 거 다 놔두더라고 이거 하나만은 분명하겠지. 그건 뭘까? 응? 그건 대체 뭘까? 뭐긴 뭐겠나. 말이 길어! 응? 일단 말이 길어져. 그게 뭔가, 핑계없는 무덤 없다는 얘기지. 논리적으로 자긴 어떻고 어째서 무엇이 문제고 사정은 어떠하니까 따라서 우리 가정은 화목하지 않다, 끝. 듣고 보면 일리 있지. 왜냐, 걔 인생이니까. 걔 인생 내가 대신 살아주는 거 아니거든. 그래서 틀린 말은 아니야. 그럼 뭘 해, 결과적으로 걘 엄마랑 불친한데. 때문에 '엄마한테 말하지 마' 같은 나이트클럽 간판만 봐도 짜증나. 뭔가 비슷한 애창곡 들으면 딴 데 쳐다보겠지. 응? 안 그래도 날 보시게. 내가 지금 자꾸자꾸 아까부터 우리 속터놓고 대화를 하자, 정말 속시원히 얘기보따리를 풀어놔봅시다, 못 할 건 또 뭡니까! ~라고 하면서도 지금 내가 뭐 하고 있나, 나 혼자 독점한 마이크 당최 놓지를 않고 있잖나. 응? 바로 이래서 젊은이들이 날 보면 슬슬 피하는구만. 난 그래도 어르신들 가운데서도 나만큼 소통 잘되고, 말길 잘 알아듣고, 눈치 빠르며, 어쩌다 약삭빠르기도 하다가, 놀랍도록 착한 일은 남모르게요, 숨겨진 미담 밝혀지면 얼굴 붉힐 줄도 알고. 여자들한텐 뭘 좀 아는 남자요, 남자들한테 남자 대 남자로 말 통하는 남자의 대표주자. 바로 그 격인 줄 알았는데... 근데 내가 언제부터 이처럼 꽉 막힌 꼰대가 된 거지? 알고보니 난 뭐 통 듣지를 않잖아. 난 내 잘못 인정을 안 해. 그래서 나는 살면서 미안하다는 말을, 의례적이든 형식적이든 사소하든 그런 거 빼고, 진짜로 필요하고 절실한 사안에 대해서. 살면서 미안하다는 말을 단 1번도 해본 역사가 없어.  허니 미안하단 빈말은 잘해도 미안하다며 여자를 웃기기는 싫어하지. 물론 죽으면 죽었지 죽어도 못하지. 왜? 나란 놈은 그렇거든. 물론 내 원래 모습은 이렇지 않은데... 지금 대체 누가 리모콘 누구고 있는 거지? 마리오네트가 따로 없구만 그래. 그러니까 자꾸 대화를 하자는데 뭐 혼자 원맨쇼처럼 혼자 떠들고, 혼자 웃고 박수치고, 혼자 감동해. 응? 나처럼 자존심 세고, 자의식 더 세고, 고집은 말할 것도 없고, 무조건 내 말만 옳다주의, 병풍 아니면 상대를 하기 싫어하는 사람은. 내가 다가가면 난 뭐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일까? 아마도 요컨대 피곤한 스타일이겠지. 그래서 구단주 입장에서는 흥행주 선수들이 필요하기도 하다만, 감독은 또 달리 들쑥날쑥하지 않은 A급을 훨씬 선호할 수 밖에. 나처럼 기분에 따라 때로는 말 잘 통하는 호인으로, 기분 나쁘면 주변에서 싹 다 날 싫어하는 악덕맨으로. 그러니까 2000년대 초반쯤이던가 데포르티보 대 발렌시아. 거기 아닌가? 언제적 레코바처럼 기복이 심한 선수. 나구만. 그러니까 여자들이 나만 보면 뭔 말도 안 꺼냈는데 핑계 대기 바뻐. 서로 짐짝 넘기든 튕기든 떠넘기기 급급! 응? 맞지? 그럴 거야. 내가 왜 모르겠어. 알아. 안다고. 나라고 뭐 팔색조들 부럽지 않은 줄 알아? 그럼 뭘 해, 부러우면 지는 건데. 물론 난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고, 실제 그렇게 느끼지도 않는다만. 선망을 부풀리기 좋아하는 친구들 중에 그런 허당들이 많거든. 허허허. 그러든가 말든가. 짜증나. 그래도 집에가서 TV 채널돌리면서 짜증을 풀어야겠지. 안 그랬다간 진짜로 망하거든. 허허허허허. 아나, 어? 
    근데 자네들 진짜 한마디도 안 할 작정인가? 응? 거 사람이 너무한 거 아니야. 뭐 내가 너무하다고? 내가 너무하긴 뭘 너무해. 어? 이 사람들이 증말 보자 보자 하니까 누굴 로지텍 마우스로 아나, 긁어서 꽝으로 판명된 복권으로 아나. 응? 나도 다 꿈이 있어 이 사람아! 어디서 누굴 바보로 알고. 그런데 애초에 의도는 진지한 수업 진도 8에 농담 2였는데. 아니 정말로 이처럼 몸만 풀다가는 그냥 수업시간 종칠 거 같은데. 그럼 어쩌지? 그럼 나 짤리는데. 어이 자네 내일부터 나오지 마. 뭐 누가 나오지 말라면 못 나올 줄 알아? 나오라 해도 안 나올 거야. 나도 바뻐. 아 증말 바쁘다 바뻐. 정신이 하나도 없어. 돌아버리겠다고. 뭐 이어가서 인간의 성격에 대해 앞에서 잠깐 언급했는데. 친구끼리 하는 말마따나 또 이런 예를 들 수도 있겠지. 가령, 
   「나는 착하게 살고 싶은데 세상이 나를 도와 주지 않아.」
    그래? 나는 착하게 살고 싶은데, 이 세상이 나를 착하게 살도록 도와주지 않는다? 여러분, 이거 좀 이상하지 않나요? 자, 봅시다. 
    A. (뭔지는 몰라도) 세상이 나를 도와준다.
    B. (착하게 살도록) 세상이 나를 도와준다. 
    C. (막살도록 부추기며) 세상이 나를 도와준다.
    그럼 뭐 그러든 어쩌든 세상이 나를 도와주면 착하게 살고, 도와주지 않으면 막살겠다? 그게 뭡니까? 네? 그래서야 되겠습니까? 그래가지고 어떻게 이 험한 세상을 살겠다고. 네? 이거 진짜 너무한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말이 통하는 사람이 썩 많지 않다고 사람들이 얘기하지. 그래서 뭘 좀 아는 남자가 드물다고 여자들이 한목소리로 말하는 것. 그래? 정말 그래요? 아니죠 아니죠. 아니란 말입니다. 뭘 좀 아는 남자? 뭘 좀 아는 남자인데 못생기면, 뭘 좀 알더래도 여자들이 그 얼마나 호들갑 떠시며 반기겠습니까. 애교와 깨방정과 얼쩡얼쩡은 보고 싶어도 못 보겠죠. 옷을 잘 입는다, 옷도 잘 입는다. 전자와 후자가 같지 않듯. 여자는 남자한테 잘보이기 위해서(만) 화장을 한다. ~라는 미끼에 뚜껑열리기 바빠지시겠죠. 그렇죠? 허허허. 그래서 오락산업은 대중을 웃겨드리는 가운데 정신없도록 돌아가는 거죠. 또 그래서 사람들은 헷갈려한다구요. 어떻게요? 착하게 산다, 착한 척. 전자와 후자를 이따금 분간 못하거든요. 실제 착하게 사는 게 어려운 걸까요? 뭐가 선량한 거냐 그 기준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지만. 일단 이거 하나는 분명하겠죠. 착하게 사는 것이 쉽지 않은 분들이 적지 않고, 심지어 막살도록 들볶고 닦달하는 세상사 원리가 심심치 않다는 것.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빽넘버도 끼어들고. 그거 받고 '중간은 간다' 세력까지 어쩌면 일부분 그렇게 변하는 거죠. 착하게 산다 → 착한 척 → 막살자! 따라서 '중간은 간다'가 어느새 어딘가에 희석되어버리겠죠. 다 그렇다는 게 아니라 상업논리 뿐만 아니라 몇몇 예시 모르는 사람 하나 없도록요. 말하자면 일부분 그렇거나 일시적으로 그럴 수도 있는데, 사람들은 변하는 것. 때문에 어떤 친구 매형처럼 30년 전에 다단계 빚쟁이 산업을 육성하는 가운데, 오늘은 아내에게 돈 빌리라고 날마다 갈구고, 내일은 그동안 돈 안 모으로 뭐했냐고 더 갈구고, 그런 소시오패스한테 물드니 아내까지 남동생을 앉혀놓고 한다는 소리가 글쎄...! 부부가 닮아가는 거죠. 안 그래도 다단계 빚더미 산업은 일방적 방향으로만 더러워지는데, 3장 모은 적금 통장을 보여줄 땐 언제고. 아버지 앞에서든 전가족 즉 애들 보고 너네들은 무조건 배워라 대체 뭘 배울 거니? 절대로 들어라 꼭 기억하라 유념하라 잊지 마라 라는 의미로. 전가족 모여서 아버지 어머니 볼 면목은 있는 걸까요? 없겠죠. 있었으면... 소시오패스 마음처럼 그래서 어쩌라고, 지금와서 그게 뭐가 중요하냐 어쩌고저쩌고. 안 들어도 마음 훤히 들여다보이는 것. 그래서 거의 30년 전 3장, 당시 물가 감안했을 때 시간이 흘러 그 3000에서 100분의 1을 아버지가 짱돈으로 모으고 있으니 늬들 알아서 하라, 그래서는 안되니까 고정급만 내려보내겠다 옛일은 20년 전에 깔끔하게 털었으니까 꺼낼생각도 말라, 아니 지나간 사연 껄끄로우니 계속 도와주긴하겠다...까지는 아니겠으나 사실만 놓고보자면 그렇듯 그분들 녹을 먹고 사는 인생. 거의 30년 전에 3장 든 통장을 보여주고, 26년쯤 전에... 25년 전에... 다 기억하는데 거기다 대고... 20년 전에  화목하지 않은 가정이 다 나 때문이냐? 그게 과연 인간의 말일까 의구심 생김. 그런 내막 다 큰 애들한테 싹 다 숨겼을 거 아냐, 누군가 지 남자친구한테 먼저 무릎꿇고 헌신적으로 달라붙은 건 쏙 빼고 지 남자친구가 자기 앞에서 무릎꿇었다고 자랑한 애증처럼. 이래서 돈에 관한 속담은 평생 배워도 모자르지. 허나 당시엔 그 사정을 밑에서는 몰랐고 위에서는 달랐고. 그걸 중간자는 대강은 알았으니까, 고로 관찰자로써 보고 들은 걸 모두 소상히 아래에 알려줘도 계속 속고, 당하고, 또 속고. 반대로 지금은 하늘에서 다 보이느니라, 목돈 모으고 있으니 아빠가 다 처리해줄 것이니라. 그게 뭐냐고. 그때 27년 전엔가 심부름꾼이 사다준 니트로글리세린, 비상용으로만 놔뒀든 살짝 맛반 봤든. 아하, 가만 봐니 바로, 그래서 막장드라마 대사가 나오는구만. 니 남편 먹다버린(먹다남긴?) 걸 뭐 하러 20년 전에 하사해주냐 그게 정녕 아빠 생각하는 길이냐는 둥, 남이 씹다버린 거 주워서 갖고 싶은 사랑이니까 라는 둥. 31년 전에 사준 오디오, 나중 애기 보모 역할해주라는 뇌물이었음. 사촌동생과 비교해서 보모 급이 다르더라, 자식들 우애를 확인하는 거는 좋은데. 부모 대 자식 촌수가 형제지간끼리 촌수와 같나. 그러니 부모 돌아가시면 남남 되는 형제지간도 많겠지. 아비나 막내나 그 집안 남자들은 다 호구니까, 그렇게 말할 줄 알아서 빚더니 피라미드가 더럽게 꼬인 게 설마 누가 다 조종하는 데로 흘러가는 건가? 그런 게 어디 한둘이어야 말이지.
    그래도 뭐라고나 할까 했던 얘기 마저 깔끔허니 정리하는 의미에서 덧붙이자면. 그게 그러니까 멜로드라마만 봐도, 주변에서 사연을 들어도 당장은 고개 끄덕끄덕! 근데 돌아서서 내 인생으로 돌아와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봐도 됨. 괜히 유부남을 유들유들하다고 할까? 아무 이유없이 어른들 보고 능글능글하다고 하냔 말이다. 십년 과부에 독사 안되는 년 없단 말도 있다. 자, 어른들 가운데 형제사이 돈문제 때문에 부인이 말리다가 부부싸움 하고 어쩌고 사이 나빠져 롤러코스터 타는 사연, 듣고 보고 겪고 아시는 분 거수해보시겠습니까? 왜인지는 모르겠다만 거의 1명도 손들지 않을 따름. 자, 다시 이로써 그냥 라디오 사연처럼 듣고 지나가버리면 말짱황. 그래서 끝맺음이 중요한 것. 그래서 마음이라는 그릇을 따지지 않알 수 없는데. 구분해서 말하자면 이럴 것. 
    가시내처럼 저런 사연 왈가왈부하지 않음: 그래서 행복하면 좋은데... 평생을 속고만 사시는 게 누군데! 
    우리는 대범하게 불미스러운 사연은 넘어간다: 속좁지 않다는 평판 얻는 대신에, 일생 내내 절망을 맛봄
    처음부터 작정하고 들어오는 사기꾼이랄지 소시오패스를 상대로 인정, 상도덕, 인척의 의를 믿는다? 그래서 고수는 패배를 인정하는 반면, 허당은 지는 것도 싫고 패배와 과오를 인정하기는 더 싫어한다. 그래서 고수는 내 잘못을 인정이요 고개숙이는 반면, 허당을 넘어 악인은 어떻겠나. 보시는 바와 같이 인정 못하니까 말이 길어진다. 더더군다나 화술 즉 말이 좋으니까 남들은 몰라도, 나는 예술적인 핑계요 드라마 사연이 된다. 자기가 피해자라며 피라미드만 바뀜. 뭔 맵지도 짜지도 시지도 아무 맛도 없는 물. 그냥 맹물! 그 집안 남자들 맹탕도 그런 맹탕이 없는데. 당해도 당해도 끝이 없는 건가? 웬만하면 친교에 대해 남편 의중을 따를 일이 있고, 그런 반면 속좁은 여편네 소관을 절대로 무시하지 않으면 안될 사안도 있는 것. 혹시 젊은이께서 이 얘기 듣고 계신다면, 이거 모르는 어른들 주변에 있나 없나 물어보시라. 이런 배경지식에 관해 무식자는 전혀 없는 반면 실천은 또 다른 것. 아니 그렇소? 젊어서 푼돈 뒤통수 맞으신 거 나중 보면 오히려 감사해해야 할 일일 수도 있다는 점. 구태여 어마어마한 수업료를 것도 일평생 치르고서도 늪에 빠져 사는 삶 되지 말고 말이다. 그 다단계 피라미드 같은 더러운 사연이 곧 비즈니스 수업료였는데. 뭔 어느 날 갑자기 스티브 잡스 패션 따라하는 게 나 혼자 잘나서 그리된 것처럼. 까지는 아닐지언정. 20년 전에 부부 쌍방 모두 어떻게 말했는데 나중 아버지 돌아가시면, 제1채무관계자가 이 세상에서 사라졌을 때. 과연 말이 얼마나 더 좋아질까! 굳이 말 길어질 필요 있나? 아니 얼굴 볼 일은 있을까! 잘 아시질 않나. 그러니까 똑같은 사람 얼굴을 놓고 용안과 낯짝으로 나뉜단 말이다. 쪼잔하게 어쩐다는 둥 속좁다는 둥 그런 말 안 듣고 살려다가 이 지경된 게 아니라, 원래 물러터졌으니까 그렇지. 그래서 착해빠지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말. 세상물정도 모른 체 그냥 순진하면 다가 아닌 세상. 근데 이러다 언제 끝나지? 





    3

   「그런데 여러분 앉혀놓고 제가 지금 뭔 하소연을 하는지 저도 참 속이 없습니다. 여러분께서 이해하시란 말 못하겠네요. 미안한데 어느 안전이라고 제가 상스런 말을 입에 담겠습니까. 저까지 더러워지라고요? 하긴 뻥축구 누가 몰라서 안 한답니까. 일단 저를 학계에서 업계로 꺼내줘야 맹활약하든 말든 할 거 아닙니까, 네? 안 그렇습니까? 네? 
    여러분~ 이게 뭡니까~? 네?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워───워───워! 흥분하지 맙시다. 안 그래도 히치콕 영화... 그 얘기도 그만합시다. 정말 짜증나니까요. 물론 말이 그렇단 얘깁니다. 어쨌든 그래서 제가 집에서 아빠랑 대화를 나눴는데. 우리 아빠도 참 일평생을 당하고만 사셨거든요. 제가 괜히 별명이 물이겠습니까? 콜라도 아니고 우유도 아니고! 짜릿하지도 않아 그렇다고 상쾌하기를 하나 영양가가 있나. 네? 옛날 단짝이랑 놀 땐 넌 머쉰 늬가 말, 넌 터미네이터...그랬다만. 그건 그냥 바보들끼리만 놀았던 거고. 부르면 가야 하는, 늬가 거길 왜 가냐, 병풍맨계의 예스맨. 아무튼 저도 아빠 성격 판박이로 맹탕입니다. 그래서 아빠 뒷모습을 일평생 지켜보고 찬찬히 관찰하니... 말 말죠. 누나네가 우릴 호구 중의 호구로 여길 만했을 수도 있어요. 사실만 따졌을 땐 그렇죠. 물론 덕을 값을려고 노력을 했는데. 중요한 건 결과죠. 그에 앞서 남편이 부인 따라갈 수도 있는데, 반대로 부인이 남편을 (일부분) 닮아갈 수도 있어요. 소시오패스 남편의 카리스마에 여편네가 끌려가면 어쩔 수 없거든요. 그래서 두분 다 녹을 내려주는 걸 고마워 알라, 라는 정도는 아닌데. 사실 오직 사실만 놓고 봤을 때 그와 대체 뭐가 다릅니까? 다단계 빚더미의 빚더미의 빚더미로 만인이 고생할 때 자기들은 (일부분) 나 몰라라, 그래서 따로 뒷주머니 챙겼다가 이민도 알아봤다가, 또 사정 어려워지니까 부부애에서 약자가 괴롭힘 당하겠죠. 자기 애들은 귀한 줄 아는데 지 애들 똥귀저귀 빨아준 남의 자식 앉혀놓고 절을 받고, 갈구고, 월급 밀리고. 그래서 지금 와서 어쩔 건데? 왜 그 집안이랑 얽혔는지 참. 그 때문에 액자 주고 시계 주고 용돈 주고, 몇몇 화목한 기억마저 퇴색되어버려요. 워낙 치명적인 장면, 워낙 더러운 대사가 기억을 잠식하므로 머리가 돌죠. 못 들을 말 듣기 이전으로 복구가 안되요. 뻔뻔대회 영구보존감한테 당한 사람만 일평생 그 짐 안고 살아야 한다니까요. 그러니까 여러분들께서는 남한테 마음의 상처 주는 말 될 수 있으면 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피곤한 스타일이 괜히 피곤한 스타일인가요? 일시적으로 파충류로 돌변하냐, 원래 소시오패스 기질을 기본으로 깔고 가냐, 옆에서 물드니까 부인이 남편 따라가냐. 남자 여자 잘 만나야 하고 여자도 마찬가지랍니다. 그럼요. 
    그런데 제가 여러분 모셔놓고 교양철학이 아니라 뭐 자기비하에다 신세한탄하고 있으니 정말 면목없습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는데 또 이게 말로 벌어먹고 사는 직업인지라 말을 멈출 수는 없고. 근데 이거 참 전 뭐 질주 밖에 모르는 폭주기관차랍니까? 근데 그걸 왜 우리한테 물어보냐구요? 괜히 물어봤네요. 왜 하필 여쭤보면 안될... 그러게 말이죠. 아무튼 살다 보니 3가지. 즉 <최선을 다한다───중간은 간다───막살자>. 어떤 분들이 최선을 다해서 사니까 만인이 인생 불행해지더군요. 그분들은 불운 때문에 노력은 했으나 결과는 중간은 간다 꼴인데. 이 인생드라마가 대체 어떻게 정해져있던 것인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구요. 아무튼 뭔 대화를 하고자 했는데... 설교만 엄청나게 얻어듣던 일. 앨트웰이던가 어디던가 신용카드 영업하러 들어갔다가 된통 당하던 샐러리맨 시절이 떠오르는군요. 하여간에 (구시대적) 섬문화에서 외지인이 무언가를 절대로 아는 척해서는 안되는데. 아동계에서도 아는 척, 초딩계에서 잘난 척, 허세대회에서 있는 척. 그게 어떻게 명암이 갈리는데. 지금 난 이 텅빈 강의실에서 대체 뭐하는 걸까요? 이러니까 그나마 2명 남은 수강생마저... 1명 졸고 계시고... 1명은 중간에 튈려고 제 눈치를 살살 살피시는군요. 가세요. 자유를 찾아서. 저한테 뭐 배울 게 있습니까? 안 그렇습니까? 네? 저 같은 놈은, 네? 일단 넘어가죠.」





    4

    「허허. 마침내 하품하시던 우리 조교, 이제 대놓고 침흘리며 주무시는군요. 깨우지 마세요. 잠자는 개는 깨우는 거 아니랍니다. 그렇다고 저분게서 개라는 말이 아닙니다. 말이 그렇단 거죠. 그런데 기왕 말 나온 김에 우리 솔직해져볼까요? 그래요. 알아요. 지겹죠. 짜증나시죠? 그럴 거에요. 왜 아니겠어요. 그럼 제 입을 막으시면 됩니다. 그러면 저는 입마개를 찬 똥개가 되니까요. 귀찮게 누굴 강단에까지 오라 가라 마라냐? 제가 하죠. 전 여러분의 개니까요. (몸짓) (혓바닥 헤헤) 자, 이렇게 딱 팔꿈치에 있는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래서... 제가 입을 닥쳐야 하는데... 원래 그렇게 되어있는데... 왜 말을 안 듣지? 뭐 닥치고 일이나 하라는 건가? 거 참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닙니까? 아, 제가 말하고 있었군요. 최근 좀 깜박깜박합니다. 허허허. 뭐 아무튼 이런 말씀까진 꺼내고자 할 마음 없었는데, 아니, 응? 정말로, 네? 차마 이런 얘기까진 말씀드리지 않으려고 참아왔는데 말입니다. 그게 그러니까 그래요, 저도 사람입니다. 거 화장실은 가야 하는 거 아닙니까? 네? 기저귀를 찾으면 몰라도 바지에다 눌 수는 없는 거 아니냐고요. 네? 하여, 제가 잠시 자리를 비울 동안 우리의 친애하는 조교께서 자료를 나눠주실 거에요. 그동안 잠깐 살펴보시고 전 그럼.」 
   <바보와는 경쟁하지 말라 했던가? 그래서 져줄 줄도 알며 나이들 텐데. 굳이 총력전 펼칠 필요 없기에 앞서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을 수 없을 텐데.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세상은 바보가 흔하디흔함. 저기를 보니 아프리카 들개떼, 저쪽을 보니 하이에나 군침들, 고개를 돌려보니 양의 탈을 쓴 늑대무리들. 그럼 반칙왕은 드문가 하니 말해 뭐 하나. 세상살이 쉽지 않다. 하여 나까지 허상을 추종할 필요가 있나, 고로 거품 같은 사교계를 외면하는데. 그랬더니 너무 외롭단 말이지. 사석에서 친구끼리 하는 말마따나, 나이 50 넘은 게 여자다냐! 전성기이긴 전성기인데 즐겁지 않은 청춘. 이러다... 그렇다고 '나대지 마'부터 재수없다느니 유난떤다는 둥 잘난 척한다는 둥. 때문에 얼굴 팔리기 싫어하다가는 더 재미없어질 수도 있다는 것. 그래서 허당은 말한다. 우리는 가는 여자 잡지 않고 오는 여자 막지 않는다고. 그래? 그랬더니 촌닭은 개도 무시하고, 촌년은 꽃이 피었는데 글쎄... 그렇다는 점. 그래서일까? 야생마 같은 유행가 가사처럼 사람들은 애절함보다 고상함을 선호하는 세상. 시대적으로 스포츠사를 보더라도 동전 앞뒤면(화끈함 대 즐거움)은 일부분 메달 앞뒤(화려함 대 더러움)로 변할 수 밖에 없단 말인가 애석해질 텐데. 그 때문에 여자는 꼬리치고 유혹하고 넘어오면 좋고 아니면 말고, 남자는 일단 떡밥뿌리기. ~같은 좌우명을 듣고 냉소짓지 않을 수 없다. 헌데 우리까지? 꼴보고 이름 짓고, 측정한 다음 맞춤복 만든다. 일반적으론 그렇다만 허나 인생이란, 돛을 펴긴 폈는데 풍향이 바뀌기도 하는 것. 따라서 숙녀들은 맞춤복 같은 남자를 도저히 싫어할 수가 없다. 근데 성격 좋은 호구니 팔색조 같은 남자니 해도 가난하면 어떡하지? 그래도 중년운이 좋으면 된다.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고. 그런데 똑부러지게 즉답하기 어려운 게 어디 사랑 뿐이던가. 말하자면 그러므로 지금 세상은 세련미를 선호하는 듯 아닌 듯. 즉 짧게 요약했을 땐 절반만 건다는 것. 하긴 모든 걸 걸었다 패하면 낭패거든. 그래서 속으로 촌스럽고 겉으로 말쑥하고. 그나저나 누군가 그대에게 묻겠지. 그럴 수 있다. 첫째 더러운 사랑, 둘째 몰래한 사랑. 둘 중에 딱 하나만 고르라면 과연 뭘 선택하시겠냐고. 정말로, 응? 곧이곧대로 그 사이에서 고민하다가는 어쩌다가 죽도 밥도 안 될지 모른다는 것만 알면 된다. 농담에 말려들면 괜히, 여자들은 남자한테 잘 보이기 위해서 화장을 한다에 욱하기 밖에 더하겠나. 말이 너무 심했나? 허나 틀린 말도 아니다. 그렇다고 옳은 말일까? 구체적으로 더 나쁜 놈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으로 대체하기로. 그런데 그 구체적으로 더 나쁜 놈이 대체 누구지? 설마 놈이 아니라... 쉿. 뭐 어찌 됐든 평소에 가식적일지언정 낭만적인 인상파와 고전적인 야수파의 멜로드라마 같은 인생에서. 사랑과 행복과 기쁨과 희망 같은 덕목에 대해서라면 적어도 피동과 능동은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한마디로 질질 끌려다니기만 하다가는 병풍 전담이 된단 말이다. 다른 말로 이렇게 간출일 수도 있다. 문은 열려 있든지 닫혀 있든지 해야 한다. 근데 둘 다 갖고 싶다? 설마...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그게 아니라 떡밥 막 뿌리기? (절레절레). 뭐야, 또 처음으로 돌아가버렸잖아? 젠장, 그만하자. 해도 해도 끝이 없을 테니까. 그러게 시작을 왜 했을까? 듣는 사람 아무도 없는데 어디다 물어보나. 하여튼 첵 첵 첵 첵... 받기만 하던가 승부를 접든가. 그러다 에이스하트포카가 들어오면 입에 귀에 걸려, 그래서 뭘 하겠다고. 부들부들 떨리는데 에이스하트포카가 뜬 의미가 없잖아! 신부들러리로도 불합격이요 조연으로도 부적격에 사랑의 포로로도 당연히 무혐의일 것만 같은 주인공에 대해 더 얘기해야 해? 정말로 더 해 말어? 뭔 포커페이스가 되야 뭘 해도 하든 말든 하는데. 푼수처럼 헛바람 들어올 땐 막 달렸다가 일찍 달아오른 열의 금새 식어버리니까 곧바로 딴생각. 아는 후배왈... 아니면 듣자하니 너도 1달짜리구나. 하긴 철없던 시절이 좋긴 좋다. 지금이 호시절이다. 젊음이란 뭐 딴 게 아닌데. 그런데 잔소리는 해도 해도 끝장이 없다니. 이게 말이 되나? 말도 안 돼. 그럼 뭐가 말이 될까? 말 같지도 않은 개뼉따귀 잡담 그만 좀 하자니까 증말. 미쳐버리겠네. 그래도 돌지 마! 말해도 안 들을 게 뻔하니 남자들은 '묻지 마'라는 술집으로 향하는 거냔 말이다. 귀에서 피나는 거 뻔히 보이는데 더 말해주란다고 정말로 더 말해주는 분들은 또 뭘까. 뭐긴 뭔가 탄력받았으니까 그렇겠지. 하여간 남녀는 말을 섞으면 섞을수록, 됐다. 그렇다고 다변가 대회가 아니꼽단 말은 아닌데. 절대로 아닌데. 결코 그렇지는 않은데. 거 참 더러워서 (조용조용히) 못해먹겠다는 말도 아니다만. 그처럼 뒤죽박죽 잡념은 끊이지 않았으므로 nb는 어딘가로 떠났다. 
    그래서 도착한 미지의 낙원이 어디인고 하니. 무지개를 따라갔더니 무슨 UFO를 발견했겠나 팬클럽을 만났겠나. 가 봐야 부처님 손바닥이겠지>





    5

    「야, 조교! 아니, 조교님. 여러분 우리 조교 잘생겼죠? 쟤 때문에 제 팬클럽 싹 다 뺐겼어요. 저속한 표현 못 참아 죄송스럽습니다만,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치고 말하자면. 쟤 때문에 저 개털됐단 말입니다. 아시겠습니까? 너 임마, 어? 이 자료가 아니잖아, 이건 영화학 수업용인데 지금은 교양철학시간이야, 알아? 뭐 지금 나보고 쇼하냐고? 너 말 다 했어? 뭐 그리로 오라고? 누굴 보고 오라 가라야? 안 가. 허허허. 여러분, 우리가 원래 이렇게 놉니다. 허허허. 한참 됐어요. 왜냐, 왜냐하면 우리끼리 명콤비 짜서 코메디 대회에 나가기로 했으니까요. 결과는 기대하지 마세요. 예감은 뭐 그랑프리가 보이기는 하는데. 꽃다발 준비하시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가뜩이나 농가 축가 어업이든 어디든 요즘 안 힘든 데 있습니까? 있긴 있는데 지금 다 말이 아니죠. 그러니까 코메디 대회 결과는 나중, 아! 그럼 또 나중 왜 그냥 넘어갔냐고 누가 따지면 어떡하죠? 늬들은 고상한 만찬을 즐기는 에티켓이고, 내 입은 뭐 새 주둥이냐! ~라고 따지면 어떡하죠? 그러게, 어? 여기 계신 분이 대체 몇이나 된다고, 어떻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겠습니까. 다 웃길 수 있었으면 전 진즉... 됐습니다. 이 직책 때려치면 될 거 아닙니까? 그거 바라신 겁니까? 네? 이게 뭡니까? 네?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네? 관둬. 어? 그만둬. 말리지 마. 저리 비켜. 너 말고 너. 쟨 또 뭔데 나서긴 나서? 야 너 나대지 마. 넌 조용히 해. 그리고 너 이리 와. ~라는 주제로 꽁트를 짰는데... 표정들이 모두 썩은 걸 보니 이건 절대 하면 안되겠군요. 허허허허허. 근데 혹시 강의실에 개를 데려오셨나요? 거 어째 자꾸 아까부터 개냄새가 나는 거지? 내 옷에서 나나? 뭐요? 정말 짜증나서 못들어주겠으니 개소리 하지 말라구요? 허허허허허. 거 농담을 정색하며 하시네. 네? 농담이 아니라구요? 이 사람이...! 아무튼 이처럼 구석에 몰린 적은 일찍이 없었습니다. 아닌가? 그렇겠죠. 많았죠. 아주. 완전. 하여간에 저도 직업을 바꾸든가 해야지 이거 증말 (몸짓) 뭔 "젊은이 대 노인"이 대화가 매끄럽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설명을 하면, 한다고 난리고. 또 "나는 되고 너는 안되고" 원리에 대해 논증하면 한다고 난리고. 어? 졸부심보 얘기하면 웬만치 우려먹으라고 원성이고. 저보고 어쩌라고요? 네? 전 뭔 말이든 뭐든 쥐어터지기 위해서 태어난 샌드백입니까 뭡니까? 네? 이게 뭡니까?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네? 증말 해도 해도 유분수지 한도 끝도 없이... 누굴 바보로 알고 말이지. 어? 내가, 어? 아, 빡쳐. 또 뚜껑 열렸어. 그렇다고 또 핸디캡 얘기 안하면 안 한다고 보채.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앞서 말했든 착하게 살고 싶은데... 그냥 착하게 살아라. 충고해주면 늬가 뭔데 충고를 하녜. 그처럼 <하면 된다>를 설파하면 구식탱탱묵은 교양철학.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좌우명의 끝을 보여줘도 하란다고 진짜 하녜. 네? 그렇다고 수단과 방법 얘기 꺼낼 수밖에 없는데 그럼 또 그 얘기. 아니 근데 밖에... 여러분. 제가 이런 사람입니다. 설마 내 추종세력이 아니라... 빚 받으러 왔나? 정말로 죄송스럽습니다만... 제가 이 결례 다 만회한다는 거 아시니까 제 강의 등록하셨겠지만 제가 다 값아드리겠습니다. 일단 저분 돌려보내고 다시 오겠습니다. 물론 못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설마 이런 날이 올 줄이야... 그래도 말길 알아듣게 생겼으니 잘 타일러서 돌려보낼께요. 걱정마세요. 자, 그럼 조수가 이번엔 정말로 재밌는 자료를 나눠드릴 테니 그동안 잠깐 참고하시고 계시면 금방 돌아오겠습니다.」 
   <얼토당토 않은 개꿈 운운하는 일은 이제 없을 것이다. 우리는 공상에게 약하지 않기 때문이다. 허나 재미없는 인생이 너무 야속한 것일까? 변심은 우리를 가만 놔두질 않는다. 그나저나 채워지지 않는 마음은 왜 이리 허전한 것일까? 그건 공허한 게 아니라 단지 심심하기 때문. nb가 그처럼 인기 없는 까닭은 필자마저 절로 힘빠지게 만드는데. 하여 분위기를 바꿔볼려다가 바나나껍질을 밝고 넘어지는 봉변을 당하면 어떡하나. 어설프게 기분전환 하려다가 새똥 안 맞은 걸 다행으로 알아야겠지. 그래서 그는 소파에 자빠져 TV 채널이나 돌렸다. 결혼식 피로연에서 처음 만난 숙녀 말마따나 집구석에서 빈둥빈둥거리다니. 도대체가 말이야 이게 젊음의 열망일까? 이게 정녕 (적어도 개인 생애에서) 주인공의 할 일이란 말인가! 그렇다고 어딜 출타해봤자 예스맨 주제에 또 누굴 보필할려고. 병풍도 아무나 못한다. 신부들러리 피곤하다는 거도 다 핑계다. 누가 잔치에 일절 불러주지를 않음. 그래도 즐거운 바쁨에 대가가 어떻게 없겠나. 따라서 볼살 떨릴 정도로 웃기는 싫기 때문에 nb는 얼굴 팔리기 싫다고 하겠지. 변명대회 예선탈락감으로도 모자를 테니까. 아니다. 이익이 있으면 부담도 있는 법. 공짜 좋아하면 어른들이 뭐라고 한다? 결국 그저 숨만 쉬고 사는군. 뻔트는 커녕 쥐 죽은 듯 눈치만 보는 삶. 그처럼 사교계에서 유배당한 줄 알았는데, 그래 봤자 허당계에서마저 소문 더러움. 아니 아예 뜬소문 후보군에서도 낙마. 그래서일까? 동네아저씨가 왜 그리 애들 브랜드에 집착하나. 남자가 조거가 뭐냐?! 그게 다 뭘 모르기 때문. 그런 정신상태로 말이야, 어? 뭘 좀 아는 남잘 좋아하는 숙녀들을 어떻게 구워삶겠다는 건지. 답답한 양반이요 한심한 작자가 바로 녀석. 설마, 찌질하게 방구석에서 또 이상한 거 보는 거 아냐? 숨어서 그게 뭐야. 그래가지고 인상파들과 여행하며, 야수파와 스포츠 관전에, 낭만파와 사랑을 할 수 있겠어? 솔직히 말하고 자시고 기분파들과 밤거리나 돌아댕기며 놀고 싶겠지. 누가 모르겠어. 소금도 맛보고 사랬다. 이런 남자를 만나면 여자들은 나중 후회할 게 뻔하다. 물론 아닐 수도 있다만. 멜로드라마란 말처럼 그리 쉽지 않은 것. 그럼 이참에 확 그냥 장르 변환을? 누가 싫어서 안 하나. 맘 같았으면 진작, 말 말자. 하여간에 그 자랑스러운 눌변으로 후배한테 여자를 꼬셔주겠다며 큰소리를 쳐? 그러니까 여자가 없지. 내 그럴 줄 알았어. 괜히 아는 동생들이 다 도망간 게 아님. 누군 뭐 사람 보는 눈 없나? 그렇다고 지금 와서 웅변 아카데미에 등록할 수야 있나. 성우와 배우와 능력자들을 부러워해도 소용없음. 여자들 선망을 부추기며 숙녀들 허영심에 헛바람 넣는 역할마저 벌써 순번 밀림. 사랑은 아무나 하나? 번호표 발부기 보고 멍청한 생각이나 하니까 그렇지. 여자말번역기 그거 써먹을 기회 자체가 없음. 그렇다고 쌩얼판독기를 어떻게 발명해, 못해. 오빠 우리가 아무리 여자로 안 보여도 그렇지...라고 누가 물어주지도 않음. 그래서 미련과 회상과 허세만 남지. 친한 우정이라고는 오직 품위유지비 꽝. 친교에서 부동의 1위는 뭐니 뭐니 해도 권태, 다 그럴 만하구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풍운아 인생이 뭐 이래, 이런 젠장! ~라면서 푸념하다니. 또 툴툴대? 그리고, 어? 어딜 봐서 풍운아야, 어? 걘 거울도 안 보나 봐. 재주꾼이 뭐 뉘집 똥개 이름인 줄 알어? 근데 눈부신 행운아와 유쾌한 정력가들 다 놔두고 왜 하필... 난 저런 덜떨어진 허당을 주연으로 상정한 거지? 그래도 개썰매인지 사륜마차인지 몰라도 멀찍이 뒤에서 휘두르는 재미가 있거든. 허허허. 필자 뿐만이 아니라 안 그래도 동네 똥개들이 최고로 만만하게 여기는 존재. 아니 잠깐만, 어디서 웬 개밥 쉰네가 나지? 설마 그걸 냄새 맞고 어디서 개짓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알 게 뭐야. 어차피 개뼉따귀 바닥났는지 풍성한지도 모름. 또 요즘 누가 스탕달 연애론으로 여자 꼬신다고 어딜 뚤레뚤레! 쇼펜하우어니 스피노자니 또 뭘 아는 척할라고. 그러니까 뭘 해도 재미없지. 제 코가 석자인 줄도 모르고 칼럼으로 또 누굴 가르칠려고, 어? 좋게 개 풀 뜯어먹는 취미 바꾸는 게 좋을 거야. 안 그랬다간 더 재미없어질 테니까. 당연히 그도 느꼈던 것일까? 이건 정말 아니라고 말이다. 
    그래서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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