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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허세란 그런 것. 남자 말을 믿느니 옆집 똥개 말을 믿는다나 뭐라나? 오빠가 처음이야! 오빠가 처음? 믿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자긴 우리 남편이 처음이라는 아줌마들 수다 3시간. 아무도 못 믿는 게 세상사. 곧 어쩌다 보면 먼저 말 꺼낸 게 손해요 이쁘면 죄인. 결혼생활 겪어보니 (절반쯤) 행복해도 밖에서는 죽는소리하는 유부남 허세처럼. 자기는 기본 30분이라길래 옆에서 나는 1시간, 넌 그것밖에 안 되냐 난 초반엔 거의 날마다 하루에 2번인 날도 상당히 많았다 지금도 1시간 30분은 기본이라는 둥. 여성잡지 2란 그런 것일까?
그놈이 그놈이다 = 그년이 그년이다!
꼭 그렇진 않겠지만. 칭찬 칭찬 칭찬 겸손 겸손 겸손. 상남자야 겸손이 어렵다지만 그녀들은 여러 명이 모이면 전부 다 각자 신부이기 때문에 도대체 어떻게 맞춰줘야 하는 것일까? 그럼 도대체 신부들러리는 누가 하냐고! 어? 병풍도 없고 백댄서도 연락 두절. 원맨쇼야 뭐야. 따라서 동네 아줌마들 친교에서 농밀한 주제는 베팅 안 하는 게 이득. 완전 개 이득. 화끈하게 뭔가를 털어놓더라도 다 상황 봐 가면서. 은근슬쩍 받다가 뒷패 공개를 요구당하면 살며시 꼬리 내리기. 거기서 내숭까다 설득되고 속아서 넘어가면? 어쩌다 돌려까이는 수가 있음. 나중 감당 안 되는 꼴 없진 않음. 여중 여고 여대 앞 문구점 주인과 분식점 사장님들께서, 여자들이 모이면 뭔 얘기를 하는지, 제일 공통점으로 꼽는 게 뭐다? 대충 우아하고, 세련되며, 고상하고, 근사한 숙녀들이 80퍼센트라고 가정하고. 나머지 20퍼센트에 대해서만 말하자면 이런 식. (뭐, 8 대 2가 바꼈다고? 빙고. 아니 잘못 말했다. 통과)
첫째, 시작도 뒷담화 + 중간도 뒷담화 + 끝도 뒷담화 = 전부 다 뒷담화.
둘째, 시작도 남자 얘기 + 중간도 남자 얘기 + 끝도 남자 얘기 = 몽땅 다 남자 얘기.
셋째, 첫째와 둘째를 적당히 절충하던가 아니면 남자 대신 화장발, 변장술, 자아, 취미, 자녀 가족 친지, 건강, 돈, 도구랄지 기타 등등.
(터놓고 말해서 내 얘기 뭐 하나 보잘것없다면. 그만그만한 오합지졸끼리 모였을 때 남 얘기 빼면 멀뚱멀뚱 서로 얼굴 쳐다보며 뭐하라고? 그래? 그럼 험담 옹호론으로 살짝 기우는 건데. 달리 생각해보면 뭐 우리 보고 오합지졸? 너 말 다 했어? 뭐가 어쩌고 어째? 농담이고. 이치가 그렇단 거고. 넘어가고)
누가 집을 샀다더라? 누가 빌딩 샀대 얘~! 애연가 생활 딱 1주일 해 봤다? 갈 데까지 가고 볼장 다 본 순 날라리였대 쟤~, 쟤 왕년에 발랑 까졌데~! 물론 다 그렇단 게 아니라, 마음 맞고 절친한 아줌마들끼리 진솔한 얘기는 사실도 많음. 진실 100퍼센트도 많고 의리 있고. 그런데 다 그렇진 않다는 거. 일단 분위기 타서 내 비밀을 나도 모르게 먼저 털어놓고 나면, 그건 카드 게임에서 액면만 노출해야 하는데 패 다 까고 게임 시작하는 꼴. 꼭 그렇진 않겠지만, 뭘 모르는 여자도 아닌데 일부러 그 정도 담력이다? 딴 수다 3시간에서 신나게 내 과거가 까발려지고 털리며 까여도, 난 일단 모를 테고, 이미 내가 미래의 뒷담화에 절반쯤 동의한 것. 그러므로 나는 공이 되고, 주사위가 되며, 도마 위의 생선이 되는 식. 꼭 그렇진 않지만 이 세상에 비밀이 어딨나. 만인이 알아도 좋다면 공개하는 거고. 떳떳하지 못하면 비공개로 남기는 게 낫고. 안 그런가? 숙덕숙덕 이러쿵저러쿵 쑥덕쑥덕 어쩌고저쩌고! 그러니까, 그 아줌마는 남편이 첫 남자일까 아닐까. 그러거나 말거나. 뭐니 뭐니 해도 진리는 그것.
첫째, 남자는 부풀리고 과장하며 뻥 튀기고, 여자는 감추고 줄이며 0 하나 빼는 게 미덕.
둘째, 진짜로 (비속어로 비유하자면) 천연기념물은 떳떳하게 밝힘. 까고 털어도 나올 게 없음.
막말로 여자가 남자 30명과 성관계하고, 그 30명에서 15명은 2달씩 만났고, 그 교집합 말고도 선을 넘는 찐한 연애는 50명과 해봤다면! 그럼 여자 세계에서 자신 있게 그걸 말할 수 있는 여자? 있을까 없을까. 그대 같으면 그걸 자기 입으로 말씀하고 싶으실까. 이 세상에 돈 싫어하는 사람은 없는 것처럼 그게 그거다. 똑같이 연애 경험 풍부하고 속된 말로 까졌고 많이 놀았어도. 남자는 플레이보이 여자는 헤픈 년이자 전문용어는 많고도 많고. 그래서 조사하고 수집하며 집단지성이든 뭐든 총동원해서 부끄러울 게 없으면 내 과거를 자발적으로 까는 거고. 어? 안 그래도 일반인은 여자 나이 50 넘으면 어쩌고저쩌고 그러는데, 누가 연예인처럼 뒷조사하고 과거에 관심 가져주겠나. 다 숫자 낮추고 빼고 뻥치고 내 남편과 첫키스였다고 소문내고 다니는 거지. 다 그렇단 말이 아니라. 그게 뭐다? 한마디로 내숭! 뿐만 아니라 여자가 남자 만나서 연애하는 게 무슨 대천지 흉이라도 된단 말인가. 다만 조신하지 못하고, 환승이별에다, 헤픈 여자가 되면 그건 다른 얘기고. 남자들끼리도 말 못 할 조심스러운 주제가 적지 않은데, 여자 세계는 대화 주제뿐만 불문율이 뭐 그렇게나 많을까. 그래서 어느 여자는 다시 태어나면 절대 여자로 태어나기 싫다고 하는 것일까? 아마도!
여기서 중요한 것. 남자들 우정만 각자 마이크 켜서 따따부따 떠드는 식이 아니라 여자도 똑같다는 것.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사람은 남 일에 지대한 관심을 가짐과 동시에, 남 얘기 별로 알고 싶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 여자들이 쉬지 않고 남 얘기 뒷담화만 하는 듯 하지만. 알고 보면 험담은 (절반쯤) 그냥 친교 때문에 떠드는 식이고. 남 얘기 별로 알고 싶지도 않고 관심도 없고. 이기주의자는 내 일이 중요하지, 이타적으로 남 일만 거들고 받들며 비위 맞추는 게 어디 좋겠나. 그래서 대충 맞장구쳐주고 어쩌고 그렇지, 여자는 뭐다? 일생 신부 나만 신부, 나 빼고 이 세상 전부 싹 다 신부들러리! 응? 아니라면 거짓말. 그래서 아줌마들 친목 대화에서 보면 누구는 남편이 첫사랑이라 억울하다, 누구는 남자 많이 만나본 게 부럽다, 누구는 또 그런다.
<남편이 첫키스이자, 첫 남자요, 첫경험인 게 억울한 게 아니라. 그게 아니라
남편이 첫사랑 떠올릴 때 난 추억할 첫사랑이 없다는 게 억울하다고! 어?>
뭐라고? 바로 이게 천동설의 심보! 내 사랑 낭군님을 사랑하면 그 님이 소중하고, 내 인생이 행복하고, 우리 사랑이 아름다우면 그뿐이지. 또 질투의 여신? 바로 이게 문제다. 물론 그러지 말란 말이 아니고, 그분들의 자유. 다만 부드러운 포도주가 가장 쓴 식초를 만든다고, 인생을 아시는 분께서 그런 말씀을? 아아 고상하여라. 나무들이 숲을 못 보게 한다. 이러니까 넌 너 밖에 몰라 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리지. 안 그럴 수가 없거든. 양이 화가 나면 늑대보다 더 무섭다지만, 이기적인 양의 심보를 딴 양이 그냥 보고만 넘길 리는 없다. 필자는 비록 살면서 단 1번이라도 쌍욕을 해 본 적이 없지만. 있나? 없지만. 흐흠. 허허. 그거 하나는 알자. 바로 알자. 무엇을? 당신을 무는 자는 당신이 이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는 것. 여자 여자 여자. 천동설? 나 빼고 세상 만물은 몽땅 신부들러리이자 병풍이요 백댄서라는 것. 일반인의 불치병인 연예인병. 그거 웬만해선 치료 안 됨. 내가 만년 신부인데 난 뭐 그럭저럭 동네 아줌마, 그러니 광대들 가운데 일부는 꼴 보기 싫고 밉고. 신랑은,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아줌마들 허세는 말도 못 하지. 에라~ 모르겠다~ 심정! 내 첫사랑과 백년해로 하는 멋진 인생인데, 남편의 과거를 질투. 프리미어 세리아 프리메가 리그 1부에서 우승했는데, 그놈의 1패가 걸리는 심정이라고나 할까. 이게 바로 사랑의 아픔을 모르는 여자의 마음. 사랑의 기쁨만 아니까, 사랑의 아픔을 겪은 내 님의 사연을 어? 알면 알아서 짜증나고 모르면 몰라서 기분 나쁘고. 안 그래도 결혼 전에 속 썩이고 남자 접대부 나온 술집에 친구랑 들렸고, 내 남자가 물 먹고 포기하고 속 뒤집어지도록 새 남자들 100명 만나고. 어? 전남자친구랑도 계속 만나고. 어? 애인의 친구랑도 CS 하고. 간보고 저울질에 의전에다 튕기고 재산 목록 뽑아오라 그러고 뒷조사하고. 그러고서 나는 사랑을 몰라요? 반복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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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왈, 남편이 첫사랑 떠올릴 때 난 추억할 첫사랑이 없다는 게 억울하다!
캬~ 어? 크아아~! 여자의 판타지에 대해서 뻔트도 못 대봤기 때문에 분하고 눈물겹도록 원통하단 뜻이군 그래. 아름다운 꽃이 피었는데 청초하며 탐스럽고 부드러운데. 꿀벌은 바쁘지 파리도 날리지 않지. 똥파리마저 전부 어디로 몰빵. 그분들 심정 오죽하겠나. 안 그래도 여자의 전성기는 확실. 안 그래도 그 전성기 시절 반짝반짝 조명발 수혜도 못 입었고, 화장발도 안 먹히며, 사진발 역시나 별 볼일 없었던 그분들. 우리는, 그분들을, 이해해야 한다 이해해야 한다.
(뭐? 늬가 더 나빠! 그게 더 밉단 말이야. 어? 알아? 그게 더 꼴 보기 싫어 이것아. 캬, 할 말 하니까 속 시원하다~!)
말하자면 사랑을 하면 사랑의 기쁨만 있으면 다행이게? 사랑의 아픔을 모르는 자의 자만이야 뭐야. 유행가를 제대로 모르는 거지. 일평생 사랑의 아픔을 몰랐는데 3분의 마법에 대한 가사가 잘 써질 리가 없다. 능력 있고 재주 좋으면 잘 써지긴 하겠지만, 전적 자체가 장조뿐이 없는데. 그런데 어찌 애절한 가사와 새콤달콤한 멜로디가 떠오르겠나. 천편일률적으로 희망찬 '머머해야 한다' 풍 곡밖에 더 나오겠냐고. 드라마를 보고 수다 3시간을 들어도 다 남 얘기. 전부 간접 경험. 나는 행복하고 기쁘고 먹고살 만한데. 사랑의 쾌락과 행복한 호사를 누리는데. 그런데 뭔가 그 뭔가가 부족하다? 패전이라는 전적이 없으니 사랑의 아픔도 몰라, 공감도 못해. 어? 공감만 못하면 다행이게? 나만 많은 남자 못 만났고 연애사 전적이 불만족이라면서 남편의 과거를 질투하는 식. 안 그런가? 그분들께서 말이야, 어? 고타율이 얼마나 복 받은 인생인지 뭘 좀 모르시네. 어? 많이 모르시구만 많이. 어쩌다 행운에 힘입어 유복한 가정에서 사랑받고 자랐고, 어떻게 지금의 남편을 만나 오직 뻔트 1번밖에 안 댔는데 사랑이라는 장외 홈런을 때린 게 얼마나 좋은 일인지 뭘 좀 모르시구만. 평생 개 발 때문에 짝사랑만 원 없이 어디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하다가, 딱 1번 연애하다가 끝내기 결승골을 넣은 걸 복에 겨워 투정. 아마도 잡은 물고기한테 밥을 잘 주지 않기 때문 아닐까? 그러니까 왜!
다 속사정 알고 보면 뭔가 있을 테지. 속궁합이랄지 어쩌고저쩌고. 아무튼 그거 표면적으로만 봐서는 어리광이네. 또 애들 투정을 어른이 빼앗는 일. 안 그런가? 도대체 언제쯤 우리는 응석을 뿌리칠 수 있을까. 어쩌면 영영 힘들듯. 여자들 솔직히 톡 까놓고 말씀해보시라. 친구들끼리, 사석에서, 여자들끼리 뭔 얘기를 하시는지. 그 가운데 하나. 어? 남편이 첫 남자인 친구들, 이 주제가 나오면 (다들) 엄청~ 억울해한다는 거. 안 그런 숙녀도 있겠지만 적지 않을 테지. 100퍼센트 사실이지 않나. 틀렸나? 옳소? 딴청은 무슨! 이 세상에서 최고로 어려운 일은, 두 여자를 화해시키는 것. 그런데 그보다 더 어려운 일? 한 여자를 만족시키는 것! 웃으시기는. 좌우지간 잔소리의 요점은 그거다.
- A. 속내는 상대 봐가며 털어놓기. 아줌마 허세 지수 장난 아니실 텐데, 그녀들 친목에서 내 패 까기 그 결론은? 요컨대 상대 봐가며! 입 싸기로 소문난 험담머신에게 털어놓으면 어떻게 될지 에잇~ 잘 아시면서.
- B. 세상에 비밀은 없다. 물론 있을 수는 있다. 다만 없다는 전제 하에 결혼을 하든 사랑을 하든 인생을 살아야 더 상쾌하다는 것. 유명인들 가운데 최고로 잘나가는 특 A급이 아닌 이상. 내 일거수일투족이 만년 기록되며 공개되고 방송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사랑 멋진 인생을 싫어하지 않는다면. 그러면 비밀이란 없다는 듯이 사는 게, 미담을 부풀리고 흉을 감추느라 급급하도록 악덕 역시나 계속 만들어내는 삶보다야 나음. 상대적으로 나 털면 불미스러움도 많지만 패전보다 무승부가 더 많다 라는 듯이 사는 게 어쩜 좋지 않을까 라는 뜻. 그렇다고 색다른 긴장감을 선호하시는 분들께 주제넘게 껴드는 말은 아니고. 깔끔하게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 어중간하게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비율을 어떻게 설정할 것이냐. 비율이고 나발이고 0도 1도 없는 그녀의 마음이 까칠해지지 않도록 살얼음 위를 걷지나 않으면 다행 아닐까?
- C. 사랑이란 너와 내가 만난 시점부터 끝날 때까지. 그 드라마 시작부터 끝까지가 좋으면 그뿐. 그런데 이론과 실제는 다름. 이상과 현실이 어찌 같나. 그렇듯 연애 전적 3전 3패인 사람끼리 만나면 공평하긴 한데. 누군 뭐 패전 전담 투수처럼 살았고, 한쪽은 첫사랑이고. 거기까지는 괜찮은데 여자가 사리분별 못하고 난 꽃이야 난 여신이야, 정신연령이 정신박약 수준으로 하락하면 그땐 뒷감당 안됨. 그러니 훈수는 듣고 판단은 내가. 물론 말은 그렇다만 사랑이란 아무리 심도 깊게 연구해도 답이 없는 듯. 아줌마 입장은 난 남편이 첫사랑인데 남편은 사랑의 아픔을 안다면서 억울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남편처럼 이 여자 저 여자 막 만나고 다니란 말이 아니라. 여기 저기 씨 막 뿌리고 안 가리고 다 뿌리고 다니란 말이 아니라. 단순히 숫자로만 생각할 문제도 아니고. 동전처럼 사랑의 기쁨이 있으면 사랑의 슬픔도 있다는 것. 예스맨. 어쨌든 여자의 말이 옳음. 져주면 왜 재미없게 져주냐고 뭐라 하고. 앞서가며 의전을 행하면 잔말말고 따라오라는 거냐 하고. 목에 핏대 세우시며 여자 이겨서 뭐하게! 결국 그녀 말이 진리. 따지고 보면 그게 다 여자의 판타지에 대한 아쉬움 반 연예인병 반. 조명발 소망 본능의 불만족. 자긴 그렇고 그런 처지인데 딴년들은 꼴배기 싫고. 아니 정말로. 발라드는 달콤한 노래가 대부분인가? 프리츠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기쁨은 아는데 사랑의 슬픔은 몰라. 굶주린 하이에나, 구간 댕기기해서, 낮잠 자는 늑대로 바뀜. 잡은 물고기한테 밥을 주지 않기 때문인지, 여전히 사랑에 목마른 건지. 정말로 여자는 사랑이 인생의 전부인 걸까? 겉으로는 그렇고. 그분들도 마라톤이자 철인 3종 경기를 100미터 200미터 종목처럼 뛰지 못함. 다만 여자인 나는 공주이자 여신이며 천동설이기 때문에 사랑 받는 게 당연하다는 논리. 받아주다 받아주다 못 버티거나. 남녀 공히 0.5끼리 만족스럽게 만난 게 아니거나. 연애 초반처럼이든 또는 중간에 바람나서든, 아니면 수다머신급이든. 둘 중 하나는 중간에 기필코 나가떨어지는 건 시간 문제. 대체로 통계적으로 이별은 반드시 예견된 것. 자기 밖에 모르고 남 생각 요만큼도 안 하고. 여자가 원래 그런 게 아니라 다정하고 부드럽고 고운 마음인 여자들. 그렇지만 사고체계가 3인칭 게임 같은 1인칭 시점. 하루 종일 거울만 들고 사는 거울병녀, 어장관리 연예인병녀, 뭘 모르는 의전녀까지. 안 그래도 일평생 화장하고 지우고 화장하고 지우고. 속고 당하고 나 뿐만이 아니라 딴년들도 죄다 신부라는 걸 받아들일 즈음에는 이미 여성잡지 2 애독자. 그때가 되어 그분께서 하시는 말은 그래서, 누가 여자 나이 50 넘으면......! 아니면 아줌마들끼리 또는 친구 만나서 속마음 털어놓을 때. 남편은 연애 전적이 유럽 명문 구단 수준인데 난 뭐냐 그거. 안 그런가? 진짜 진짜 배가 부른 위인은 남편인지 아니면 부인인지. 내 한 번 물어보고 싶다. 굶주릴 대로 굶주린 우리 하이에나, 모태솔로 젊은 청춘, 사랑의 슬픔을 아시는 그대께서는. 도대체 누가 배 부른 것인지를. 물론 배 부른 투정도 농담이자 말장난이라지만. 이성적 사고가 50년 굳어져서 나와 생각이 다르면 고집 불통. 만년 자동적 사고. 아는 게 너무 많아서 비판적 사고도 힘들고. 겉으로는 진보요 내 뒷모습이 아빠 닮았다 그러면, 뭐 인마! 수컷들 허세와 서열이 어디 암컷 기싸움에 명함이나 내밀겠나. 여자 세계 불문율은 말도 못하는데. 3인칭 게임 같은 1인칭 시점인 여신들 살쾡이 고양이들만 모여 있는 여자 공동체. 남자를 알고 인생을 알고 무엇보다 여자를 아는 것. 거기서 미움 받지 않으려면 딴 사람은 몰라도 필자 같으면 미치고 돌아버릴지도 모를 일. 그래서 아무도 나를 모르고 돈만 원없이 많았으면, 어설픈 명성보다 그게 훨씬 나을 수도 있음. 그래서 싱거운 낙천주의를 등용하기에 앞서 정답은 그것. 우리 남자가 어찌 여자말 번역기를 매번 풀가동시키나. 정답은 예스맨 뿐이지. 엄마말이든 여자친구말이든 다 그래 당신 말이 옳다. 그러나 여자의 마음은 갈대. 팔랑귀. 코끼리. 입에 모터가 달렸어. 정신이 산만한데, 맥락없이 여과없이 아무말 대잔치. 언제 그랬냐는 듯 심심하면 바껴. 답이 없어. 그렇다고 또 예스만 해 봐. 진짜 그래 보라고. 그럼 또... 쉿! 그만.
- D. 우리는 그냥 수컷일 뿐이고. 여자는 모두 다 여신. 동네에서 흔히 보는 동네 아줌마들. 청바지 입은 여자. 꽁지머리 여자. 단발머리 여자. 화장 안 한 여자. 운동화 신은 여자. 구두 신은 여자. 소녀감성. 원피스. 제복. 전부 싹 다 몽땅 여신. 바로, 그래서, 여자 세계 불문율은 말도 못 함. 여자의 적은 여자 줄여서 (쉬쉬 우리끼리 속닥속닥......)... 그 말이 괜스레 공공연히 모르는 사람이 없는 게 아님. 여신들이 우정으로 모이고, 여신들이 전부인 공동체, 여신들이 대부분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어? 말 쫌만 삐딱하고 빈틈 보이며 타 여신들 기분 나쁘게 말한다? 즉각 삽질 세러모니를 부르게 된다.
- E. 제2범주 친교에서 특히 주의할 것. 적당한 수위 조절 못하고, 들썩거리고 탄력 받아서 내 소싯적 이야기를 여과 없이 노출하는 것. 그것은 바로 중요한 서류에 이미 서명 먼저 하는 일. 딴 수다 3시간에서 신나게 내 과거가 까발려지고 털리며 까여도, 난 일단 모를 테고, 이미 내가 미래의 뒷담화에 절반쯤 동의한 것. 벌써 선불을 남발했으니 고로 그게 부풀려져 퍼져도 할 말 없음. 그와 딱 비슷한 사례가 뭐냐? 하면~ 그건 바로 여자가 남자에게 몸을 베팅하는 일. 낭만적인 연애이자 아름다운 애정이면 그렇진 않겠지만. 통계 내고 도표 작성하면 뻔할 '뻔'자. 그 다음날까지 갈 것도 없고, 등 돌리자마자 친구한테 전화해서 즉각 보고. "친구야, 나 누구 따먹었어~!". 바로 그 주인공으로 낙찰되어 남자들 사이에서 알게 모르게 유명해져도 떳떳할 자신 있으면 진한 사랑 하는 거고. 챙피하고 후회할 거 같으면 탐색전으로 만족하는 거고.
그런데 지금 그게 중요한가? 그럼 뭐가 중요하냐고? 순진하시긴. 뻥이 중요하단 말이 아니라. 나는 친구 알렉스를 만나기로 해서 공원에서 그를 기다리던 중. 지나가는 강아지와 견주를 보면서 어느 신혼부부처럼 보이는 짝이 얘기하던 걸 듣고야 말았다. 훔쳐들은 건 아니고 그냥 들렸을 뿐. 뭐라 그랬을까? 그대로 옮기자면 이와 같다. (알렉스는 바빠서 그날 못 만났고. 공원에서 들은 얘기는 뻥이고 그냥 인터넷에서 주서 읽은 썰)
여자: 여보. 저 강아지 봐봐. 우와~ 만져보고 싶다. 여보. 우리도 강아지 키우면 안 될까?
남자: (딱히 내키지 않아 망설이더니) 음... 저기... 내가 좀 더 개처럼 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