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뱁새와 촌닭

from 칼럼 2020. 3. 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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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가 만약 뱁새라면 나는 이렇게 생각할 것 같다. 아마 그럴 것이다. 어쩌면 약한 것일 수도 있고. 아니 어쩌면 난 정말 뱁새 중의 뱁새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자, 보자. 
    난 예술가이자 구단주이고 싶지만 세상이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 쉽게 말해 연봉 1억. 굴리는 애마는 P사 1대, 국내차 1대. 요컨대 어디 가서 꿇리지는 않는데, 연봉 꼬박꼬박 받아봐야 세금 떼고 뭐 떼고 남는 거 얼마 없음. 그래서 형편 뻔하고 팍팍한 월급쟁이라서 짜증난다며 친구와 농담 반 진담 반 수다나누는 건 좋은데. 그걸 인터넷에 글로 쓰면 그거 듣고 그분들이 뚜껑 열리는 모습 보는 거, 어딘가 모르게 짜릿 찌릿 쩌릿! 기분 째진다. 솔직히 말해서 그거만큼 재미난 거? 결코 많지 않다. 아니 진짜로! 연봉 1억도 옛날 말이었고, 지금은 훨씬 올랐는데. 아니 정말로, 어? 머 떼고 머 떼고 머 떼면 남는 품위유지비? 달랑 얼마 안된다니까 그러시네. 진짜. 오직 사실. 100% 사실. 그런데 그 진솔함을 여과 없이 그대로 들쑥날쑥, 평균값과 달리 편차가 심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직설적으로 넉살 좋게 올리면?  
   「개새끼.」
   「이런 젠장~!」
    막 그러면서 어떤 분들 짜증내는 모습. 그거 보면 기분 째진다. 완전 신난다. 마음이 흥겹다. 즐겁다. 기쁨. 행복. 전전전 여자친구한테 당한 염장질, 말끔히 치유되는 느낌. 전전애인한테 뽐뿌질 당한 거 싹 다 흔적도 없이 잊혀짐. 전여자친구한테 저울질당한 울분 깨끗이 없어짐. 다몽증 허언증 허영심... 불만족스러운 거 다 깔끔하게 만족됨. 
    그와 똑같이 사람이 할 말 참고 모른 척 넘어가야 할 때도 있는데. 못 볼 걸 보고 못 들을 걸 듣고 그게 뭐겠나. 참지 못하고서 아는 척! 세계 대도시에서 최고로 잘나가는 클럽. 10명 찾아가면 2~3명만 들여보내주고 나머지는 말하자면, 꼬마야 집에 가라~! 그와 달리 좀 기준선 낮은 술집, 일명 헌팅포차! 귀스타브 플로베르와 동시대를 산 문인이 누구였더라? 그렇지 톨스토이. 나보코프가 말하기를 "사실 톨스토이도 빅토리아시대 사람이라서 그리 대담한 편은 못 되지만". 그와 정반대로. 통속적으로. 터놓고 말해서. 속된 표현으로 까놓고, 어? 고전미술 그 시대에 흔히 볼 수 있는 포장마차. 쌍두마 4마리 6마리가 끄는 마차. 그 마차를 포장한 포장마차. 무슨 말을 하려고 그리 뜸을 들이는지 참 나 어쨌든. 일명 헌팅포차. 청춘남녀 이따금 통성명 나누고 친해지고 그러라는 술집. 평균 연령 8 대 2로 20대와 30대. 그런데 우리는 40대인데 왜 우리를 주인장이 여기에 초대는 아니고 입장을 허락했을까? 어째서 우릴 제지하지 않았지? 쟤네들 전부 소 닭 보듯 닭 소 보듯, 우린 인기도 없고 또 막 껄떡거리기도 미안한데? 확연한 차이가 보이는 게 어떻게 뻔뻔하게 찝쩍거리냐고. 대체 왜?
    왜냐, 왜냐하면 다 병풍과 비교되야 장미가 이쁜 줄 아니까. 그게 다 대비 효과로 잡초와 들꽃 끼워준 거란 말씀. 비리비리 꾀죄죄 얼빵한 고인물 있어야 다 팬지, 튤립, 데이지가 돋보이지 않겠나. 원리가 그렇게 됨. 물 좋은 클럽이야 자본력 어마어마한 거니까 그런 거고. 여긴 또 다른 맛 색다른 기분. 그럼 결국 짠한 조연, 찡한 들러리, 허접한 병풍들 살짝씩만 섞어서 그림 맞추면 주연들 화사하도록 튀기 마련. 한번 생각을 해 보시라고, 생각을~! 드라마든 뭐든 연예계 봐 봐. 특 A급들끼리 겹치기가 쉽나? 어림 없음. 사랑에 취하고 행복감에 도취했다가, 이게 정말 달콤한 젊음의 축제임을 깜빡 잊어먹을 수 있다고. 어? 그래서 다 폭망 한두 군데 깔고, 머저리 간혹 섞고, 바보 깔아줘야 함. 비교되니까. 라벤더, 들국화, 들장미, 물망초, 붓꽃, 제비꽃, 프리지아, 안개꽃 캬 그 화려한 꽃밭에 둘러쌓여 안주하다 보면 그게 당연하게 여겨지기 마련. 그러니까 잡은 물고기한테 밥을 주지 않게 되고. 어? 복에 겨워 짝사랑복에 익숙하다 보면 방심할 수 있거든. 그러므로 꽝을 듬성듬성 포진시켜야 한단 말씀. 애정이라는 복에 겨워 분위기 좋은 거 익숙해지면 질리니까. 어? 따라서 곰탱이 돌팔이 늙다리 군데군데 배치하는 전략이라고나 할까? 나름 머리쓴 거지. 잔머리. 응? 잔꾀. 너무 물이 좋다 보면, 너무 물이 깨끗하면 뭐 어쩐다고. 다 그게 다 배부른 늑대에게 힘내라 방심하지 마라 좋은 낙원임을 잊지 말라는 전술이 아니고 뭐겠냐고. 허허. 안 그렇소? 절망감 vs 베고니아. 딱 붙여놓으니 나 지금 축복이구나 깨닫겠지. 나팔꽃 옆에 실망감. 과꽃 옆에 상심. 어? 그게 그거. 술 취하면 그렇잖나. 자긴 아무리 마셔도 안 취한데. 꼭 보면 술을 잘못 배운 애들이 했던 말 또 하고 또 하고. 우리는 안 그래! 농담이고. 다 액면으로 꽝을 깔아주고 대비효과로 코스모스 떡상하는 이치. 배부르면 사자도 전투력 쭉 떨어지는 법. 바로, 그 때문에 아저씨 아줌마들 들여보내준 것임. 
    ~라고 설명했을 때. 누가 그걸 몰라서 말하지 않았겠냐마는, 꼭 그걸 못 참고 아는 척하는 일. 고로 답이 멋짐.
   「구체적으로 나쁜 새끼.」
    그럼 어떤 칼럼니스트는 지능적으로 더 나쁜 새끼인가? 잡것! 그게 더 미워? 늬가 더 나뻐. 그게 더 싫다고. 다 알아. 다 안다고. 말하지 않아도. 허허. 얄미운 시누이든 허당 싸움닭이든 우리는 걸어다니는 여자말 번역기거든. 살아있는 환상머신. 허세가 지나친 점 서둘러 사과드리고. 넘어가고. 말하고 싶어도 참아야 할 말이란 게 그런 건데. 드라마에서 보면 꼭 허영심이 이끌고 욕망이 미는 그런 막 꼴 보기 싫은 배역이 그렇게 말하지 않나. 여러명 마음의 상처에 소금 팍팍 치면서 말이다. 아니 진짜, 어? 하지 않으면 어여쁠 텐데, 교양머리없이 하고픈 말 참지 못하고서
   「왜 내가 틀린 말 했어? 없는 말 지어서 한 것도 아닌데 왜 그래!」





    2

    이런 젠장~! 아무튼 돌아와서. 직장에서 후임들 모아놓고 따따부따 따따부따. 들어줄 동생들 없으니까, 이런 생각을 유뷰브로 어쩌고저쩌고 어쩌고저쩌고. 어쩌다 재화가치로든 뭐로든 그래프 바닥인 사람들, 그런 거 보면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도 일부 위로받는 사람들 적지 않고. 전문직 분야도 많겠으나, 타성에 젖어 변화를 싫어하는 몇몇 분야. 의학에서도 분과별로 성격과 업계 생리가 판이하게 나뉘듯. 직무 능력이 초반 5년 10년에 고점을 찍는 분야도 있고, 3년을 매너리즘 한계로 봐서 옮겨다니는 업종도 있고 1년씩 자리 옮기기도 흔하고. 그건 그렇다만 돈? 어디서 품위로 지지 않을 만큼 벌만큼 벌고. 중년 이후 다져진 인생 구색, 보다시피 썩 빠지지 않을 정도. 그런데 내 업계가 구시대적이라면서 뭘 바꾸고, 변하고, 자꾸 귀찮게 하고, 청탁도 여전하고 어쩌고. 진짜 그렇다고? 짜증나지. 신경질난다고. 여기서 촌닭과 뱁새. 촌닭이면 동네 바에서 술 한잔 하면서 풀고 마는데. 휴일에 땀 흘리면서 기분 전환하며 짜증 지수 압력 낮추는데. 뱁새 가운데 등 돌리면 어쩌는 뱁새. 캬~ 좋은 건 내가 잘해서, 나쁜 건 남 탓 환경 탓. 
    업계 영향도 한몫하는데, 그에 앞서 타고난 사람 성향이 더 큰 것만 같다. 사람 좋은 촌닭이었데 나중 보니 관상 변하고, 기질도 이상해지고, 그런 예 없지 않듯 말이다. 성격 좋다는 말 못 들어봤거나. 꽉 막혔다고 앞에서 말해줄 수 없거나. 재산 어느 정도, 직종에서 위치 어디 만큼. 거기서 업계 영향도 있겠으나 타고난 천성 때문에 정치관 사회론 역시나 일찍 정해지는 모습. 예를 들어 이런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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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사람들이 나이 먹는 걸 싫어한다고 하는 건, 신체능력 저하 등의 이유가 아니라, 그 나이에 어울리는(다른 말로 "떳떳한")사회적 지위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20~30대 니들이 그런 말 하는 건 노오오력을 안했기 때문이다. 어? 노력~ 자체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난 20대 후반까지만 해도 친구들보다 돈도 없었고, 하루벌어 하루 먹고 살아서 그때 나이먹는 게 싫었는데 노력해서 지금 외제차도 탄다. 지금 내 나이 33살인데, 난 나이를 먹는 게 기대된다.

    ───────뱁새 마인드 번역기 돌리면───────
    a. 꼬우면 성공해라. 꼴리면 너도 돈 벌어. 나? 난 성공했다. 난 늙지 않았다. 나는 지금도 젊고 나이듬이 기대된다. 청춘? 나는 부럽지 않다. 물론 다 뻥이다. 난 나보다 잘난 것들 졸라 부럽다. 그렇지만 남자는 폼. 허세 어떻게 포기하나. 질 수 없지. 꿇리는 거 싫거든. 나 성격 나뻐. 나? 착하지 않아. 나? 악동이라고. 어? 속으로 부러운데 내 자존심에 부럽단 말 어떻게 하나. 못해. 안해. 왜 해? 대신 속으로 열불나지. 성격 나쁜 뱁새 마음 오죽하겠냐 말이다. 질러. 그럴 수밖에. 어? 우리는 가난해도 만족스러운 촌닭과 종이 1장 차이로 갈리는 분파거든. 왜 그렇게 꼬였냐고? 왜냐하면 무조건 오직 돈만이 인생 행복의 기준이기 때문. 착한 사람 덜 착한 사람들 대부분 선량해. 알아. 부정하지 않아. 좋든 싫든 우리도 알 거 알고 배경지식 부정하지 않는다고. 잔지식 우리도 어디서 썩 빠지지 않으니까. 사정 듣고 변명 다독이며 사람 얘기나눠보면 이 세상에 어디 착하지 않은 사람도 있나? 허나 성격 좋으면 호구. 세상이 그렇게 녹록치 않음. 결코 만만히 볼 게 아니라고. 어? 자칫 잘못하다가 고급스럽게 뒤통수당한다니까 그러시네. 그래서 우리같이 까질한 Black&White 유형을 보면 사람들은 그러지. 
    젊어서 불평불만  : 그러려니 
    어려운 시절        : 사람 보고 다독일지 거리둘지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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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뱁새 유형, 시트콤에서 감초 역할. 으쌰으쌰 놀면서 누구나 허세 들쑥날쑥 마초지수 오르락내르락. 그런데 뱁새가 늙어가는 모습이 짠한데, 뱁새과도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종류가 굉장히 많다. 말 많고 등돌리면 어떨지 기대되는 뱁새, 책임감 좋고 중간은 가는 뱁새. 후자면 보통 사람 좋다. 죽만 딱딱 맞으면 최고의 명콤비. 기막힌 단짝. 호시절 어디서 뭘하든 붙어다니며 날이면 날마다 드라마 찍고 영화 찍는 거지. 하지만 전자. 캬~ 어른들이 그런 유형 한두 명 보지 않으셨을 텐데. 성격은 좋지 않을지언정 완고한 고지식함, 내 정치관 세계관 가치관의 그릇이 작고 크냐는 중요치 않고. 딱딱한 내 사랑론에 맞추어 바깥을 내게 맞추는 부류. 정치 사회 경제 모두 마찬가지. 





    3

    물론 뱁새라는 말을 상남자로 완화해서 볼 수도 있다. 상남자? 필자도 상남자요 세상 남자들 태반은 상남자. 짧게 줄여서 그냥 남자. 어? 친해지면 얼마나 좋은데. 그런 뱁새는 괜찮단 말이다. 그런데 속좁은 뱁새. 집안에서 남자만 제왕인 뱁새. 치졸한 뱁새. 비열한 뱁새. 여자들이 썩 좋아하지 않는 뱁새. 기분 좋을 때 나쁠 때. 그 차이가 너무 현격하여 친해지기 싫은 유형. 한마디로 호불호 확실한데, 성격 나쁨. 다 받아줘야 함. 특히나 재산이 많으면 덜 까칠하겠으나, 재산이 바닥일 때. 집안 형편 알고 어쩌고. 기분 좋을 때는 좋게 좋게. 문제는 기분 나쁠 때! 나는 중간은 가고 열심히 살았는데 왜 이 모양 이꼴...라는 말이 목에 턱 막힘. 그게 친구 잘못은 아니니까. 관습적으로 구습에 얽매인 분야 & 나땐 어땠는데 지금은... 부정적 관례가 늦게 바뀌는 분야 & 양복만 입고 상하관계 뚜렷하고. 그런 후천적 영향과 환경 요인도 크나크지만, 대개 보면 선천적인 천성이 더 큰 몫을 하는 걸로 보인다. 여자도 비슷하다. 자의식 과잉인 영심이 분과. 자기 기분 좋으면 즐겁다 기쁘다 들뜬다, 남들도 다 그렇지 않나~?! 나만 좋으면 세상은 아름답고 사랑도 좋다 주의. 그러나 나 기분 나쁘면... 나쁘면... 야 야 떴어 떴어 피해 피해, 딴 데 봐 딴 데 봐!
    대표적으로 키 빼고 다 가진 금융업 출신 뱁새. 돈 많기로 재계의 숨겨진 절대 강자. 촌닭&뱁새를 기점으로 친구 파도타기를 잘못하면 하이에나 똥파리 쪽으로 나도 모르게 이동하게 되는데. 그분들이 만나면 쉬지 않고, 거침 없이, 밑도 끝도 없이 뱁새 재력자를 주제로 얘기꽃을 피움. 듣고 보면 그런 가관도 없음. 어른들이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유형을 심심치 않게 좀 많이 상대하나. 딱 들어보고 대체 그 유명한 뱁새가 누구시길래... 성격 분석 딱 완료됨. 
    내 말만 옳음. 나이들수록 착한 일 몰래몰래 하긴 하는데, 친구들, 술집 마담, 비서, 심복, 직원들 말 들어보면 그분 말만 옳음. 직원들에게, 너네는 까먹지만 말어라 돈은 내가 다 벌테니. 제발 사고 좀 치지 말거라. 시장은 건드리면 안된다, 정부는 몸집 줄여서 팔 수 있는 건 몽땅 다 팔아버려야 한다, 롱테일까지 전부 챙기려다가 집안 기운다, 내가 민물파 짠물파 학자들 다 말로 이겨버린다...! 실제로 MBA들 몇 명 데려다 썼는데, 내가 심심하면 윽박지르고, 걸핏하면 닦달해서 내가 걔네들 다 벌벌 떨게 만들었다. 걔네들 정말로 막 부들부들 떨었다니까 다 내 앞에서. 어? 캬~ 너가 그걸 봤어야 하는데. 그 바들바들 떠는 모습을. 괜찮아. 괜찮아. 괜찮다고. 까짓껏 또 언제든 새로 보여주지 뭐. 뭐 그게 일이라고. 안 그래? 찔끔찔끔 아주 그냥 고양이 앞에 쥐라니까 글쎄. 허허. 말도 마. (절레절레) 실상 나 돈 벌기 전에도, 업계에서 내가 걔네 유학파들 다 말로 이겨버렸다. 내 앞에서 바지에 오줌 싼 녀석도 있었어. 이론에서는 그렇고 업계? 각종 권위자와 각계 전문가분들 다 나한테 상대도 안됨. 20~30대 친구들이 투정하며 징징거리는 건 다 그들이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왈왈왈. (행운이 안 따라줘서 자기가 성공 못했으면 그분은 투덜이 스머프보다 최소 2배 더 강력한 조롱꾼됨. 실직적으로 비꼬기로 어디서든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장본인 유형). 
    결론. 젊음이 부럽지 않다? 다 뻥. 전부 뻥. 허세. 사회 지수가 어쩌고저쩌고. 물가-주가-금리-배당률-인식 모든 게 시간과 비례하는데. 시대적으로 가부장적. 성격도 좀 그렇고. 트집 아니면 생트집. 좀 늦은 건 어쩌면 좋겠다, 그게 아니라 뭐라고 뭐라고 따따부따. 좀 나은 건 통과. <문이 크면 손잡이도 커야 한다>. 투정을 말발로 포장해도 거기에 줄서는 박수부대와 조력자가 대체 얼마인데. 안 그래도 주관이 뚜렷치 않으면 흔들리고. 팔랑귀면 그 말도 맞는 거 같고. 심지 여리면 저 말이 이제는 옳다고 생각하고. 마음 약해서 미련도 오래가고. 뿐만 아니라 약역 중의 악역이 심심치 않게 하는 말이, 자기는 뒤끝 없데. 지 기분 나빠바 뒤끝 작렬일 테지. 하이에나, 송사리, 미꾸라지, 날파리, 똥파리, 친화력 높은 뱁새인데 말이 안 통하는 뱁새. 뭘 좀 모르는 상남자. 숙녀와 파랑새에게 맞춰주기 잘 하다가 한번씩 들어엎는 막캥이. 결국 애인 말 들어보면 다 자기한테 맞추라는 성격. 개인 성격은 그렇다만 경제 지표와 사회 체계, 정치관이라는 건 전혀 딴판의 문제이니 잔소리가 또 늘어나버렸다. 끝으로 속담 하나로 칼럼 마친다. 깔끔하게. 
    자가 휘였으면 직선을 못 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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