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옛날에 산타 할아버지의 존재를 믿었다. 만화영화도 좋아했고, 유행가도 많이 외웠다. 그런데! 그런데 왜 나는 지금 속 좁고, 속상하며, 철없는 어른인 걸까. 아닌가? 잘 모르겠다. 분명한 것도 있다. 나는 미치지 않았다. 아마도 약간 행복한 것 같다. 언제 아는 척하고, 어떻게 잘난 척해야 하는지도 대충 알고 있다. 끔찍이 사랑하는 하트 뿅뿅에 대한 비밀도 있다. 기본적으로 심심하지만 결정적으로 나름 재미있는 삶이다.
너무 주관적인가? 하긴 객관성을 심하게 부여하자면 모두 뻥이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뭘 해도 재미없다. 더럽게 재미없다. 실은 내가 '뭘 해도 재미없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빵끗, 완전 환하게 웃는 그 모습에 난 아마 평생을 중독돼 살아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뭘 해도 재미없어'라고 하면 반응이 영 이상한 친구도 있었다. 순진하고 소심하고 맹하며 띨한, 즉 뭘 모르는 상남자들. 즉 그 얘기에 화를 내면 착하지만 촌닭 중의 상촌닭이고, 시큰둥하면 중간은 가는데 뱁새의 대명사였다. 이제보니 활짝 웃었던 사람들은 뭘 좀 아는 사람들이었다.
좌우지간 지금 이건 내가 살고 싶었던 인생일까? 이 질문에 내가 예-아니오로 확답을 할 수 있는 위인이었다면 내가 지금 여기서 이러고 있겠나. 진작 그 어디서 2가지를 모두 성취해도 벌써 했겠지. 그 2가지는 무엇이냐고요?
첫째, 플레이보이의 4대 요소.
둘째, 어설픈 3대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