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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는 물이 바위를 뚫는다는 말이 있다. 필자는 형편없는 칼럼 '인생 좌우명'에서 몇 구절을 살짝 바꾸면서 그 말을 떠올렸다. 그야 당연히 조지 벤다의 비올라 협주곡 F 장조를 들으면서 일 좀 하려다가 딴청을 피우는 듯이 말이다.
그렇게 컴퓨터에 저장된 엑셀 파일을 열어봤다. 내용은 약 15년 전에 기록했던 주식 분석표. 장기투자주니 고배당주니 돈이 생기면 희망의 미래에 나는 어떻게 재산 증식을 해야겠다 라는 목표까진 아니고, 그냥 재미삼아 기록했던 파일. 당시 돈을 못 버느라 소일거리 삼아 증권사 분석가처럼 꼼꼼히 파일을 채워가며 대리만족 느꼈던 일. 투자 방법은 가령 다우의 개(Dongs of the Dow: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중 전년도 배당수익률 상위 10 종목에 1년간 투자, 1년 지나면 전부 매도해서 다시 반복). 뿐만 아니라 역발상 투자니 시장을 이기는 것은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라는 누군가의 말을 기록해놓고. PER, ROE, ROA, EPS, EV/EBITDA, 시장점유율..... 그런 건 기본. 당시 혼자서 펀드매니저나 된다는 듯이 알짜 주식들 향후 10년 20년 주가 예측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분할 매수한다는 식으로 기록했었는데. 그럼 15년이 지난 지금 그때 괜찮았던 주식의 성적은 어떠냐, 찾아보기 귀찮으니까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그거다. 만약에 그대로 샀다면 금리와 물가 등을 다 감안해도 손해는 안 봤겠다는 점. 단, 평균을 따졌을 때!
한편 당시 작성한 파일을 멍청하게 쳐다보면서 드는 생각, 다만 하나 놓친 게 있다면 그거다. 바로, 한 분야에 집중하는가! 약 14-15년 전에 작성한 엑셀파일을 보니, 기업이 탈집중화라는 전형적 패착의 길로 빠져들지 않는가 라는 점은 주의깊게 보지 않았던 것이다. 학계의 박사, 업계의 노장, 그 중간의 명인까지. 경영자 정신의 논리가 아니라 여자의 직감, 일반인의 육감, 어른의 직관에 근거하여 생각해보면 걸러야 할 종목이 무엇인지 모를 수 없을 텐데. 이론에만 따르니까 그걸 놓쳤다는 점. (그렇지만 이론만 철저히 따라도 대충 10퍼센트 가산에 가깝다면 이론을 전혀 안 따르면... 통과). A~Z까지 거의 모든 판단 조건을 충족시킬지언정, 이론상 강력 매수 신호일지라도 이 종목이 과연 30년 후에 건재할 수 있을까? 내 어렵게 벌고 모은 목돈을 투자하긴 쉽지 않거든. 분산투자 어쩌고 해도, 그 바닥 어떤 증권을 매도하라는 보고서는 쓰면 안되는 게 업계 불문율. 딱 봐도 고전을 면치 못할 분야가 뭔지 어른들이 모를 수 없으니까. 책상 위에 있는 생수병 상표가 뭐네? 저 물병이 미래 30년 후에도 팔릴까를 생각하면 내 귀중한 현금으로 저 주식을 현재 어떻게 사나. 동네 식료품점에서 음료수를 사는데, 평판에 따르든 어쩌든 음료수 이름이 뭐다? 이 음료수가 과연 50년 100년 후에 생산 중단될지 어떻게 알고 그 종목에 재산을 투자하나. 못 하지. 어렵다고. 때문에 1년 가겠다 저 상표 3년 안에 없어진다에 얼마 걸겠다는 아저씨들 허세는 물론 아줌마들 허영심까지 가담하여 돌아가는 세상을 보기에 적지 않은 시장 자금은 부동산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것.
부동산? 그래 부동산. 말 잘 나왔다. 필자가 부동산에 대해 아는 잔지식은 평범한 어른들 이상이지 못하다. 현저히 이하다. 그렇다고 할 말이 없는 건 아니니. 따라서 개인의 재산 증식에 근거하여 아는 척 잔소리 좀 하자면 이렇다. 한마디로 말해서 부동산이 우량주식, 유가증권, 현물, 현금, 금, 큰 재주, 잔재주와 다른 점이 무엇일까? 많고도 적겠으나 딱 하나만 꼽자면 부동산은 바로 장기투자에 최적화된 투자 방법이라는 점이다. 투자의 정석은 요컨대 장기투자다. 단기투자도 붓과 볼펜을 쥔 사람 마음이기 때문에 엄연히 투자이긴 하나. 그러나 단기투자의 절반은 일부분 성격 상 투기에 가깝다. 거기서 더 가면 행복업, 복권, 경륜장, 도박, 라스베가스, 게임, 오락 기타 등등. 그런데 왜 장기투자의 대명사인 부동산이 오히려 투기성 눈초리라는 꼬리표를 떼어버리기 힘든 것일까? 왜냐하면 관계자들께서 더 잘 아시겠지만 '투자 대상' 가운데 내 돈을 안전함과 동시에 꽤 괜찮은 수익률로 키워줄 보기로 부동산 만한 게 거의 없기 때문. 아니 그렇소? 다른 보기들이 쟁쟁하며 만만치 않다면 경제 뉴스들이 수시로 들썩거릴 하등 이유가 없다. 다른 건 다 빼고 여기서는 증권과 부동산만 비교하기로 하고. 그럼 증권은 왜 단기투자가 많고 부동산은 장기투자가 많냐, 한마디로 간편성 때문. 핸드폰으로 터치 몇 번이면 거액 주식 팔고 사고 뚝딱 매우 간편하다. 집에서 컴퓨터로 이랬다 저랬다 일도 아니다. 그럼 부동산은? 부동산의 '부'자도 모르지만 생각만 해도 머리 아플 정도로 간단치 않다. 일단 복잡하니까 모르면 사기당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많나? 그렇다면
(1) 증권 거래를 200년 300년 전처럼 손글씨로 쓰고 어쩌고 어렵게 되돌리면? 거래활성화 막히니까 단점만 왕창.
(2) 부동산 거래를 증권 거래처럼 말도 안되는 범죄가 차단되도록 간편하고 투명하게 만들면? 온-오프라인, 서류, 공증... 등이 모두 동기화되어 애초에 거짓이 안 통하게 시스템을 구축하면? 말이야 이상적인데 그게 쉽다면 왜 안 했겠나. 더구나 이론과 달리 실질적으로 개인 정보 통제니 뭐니 오해의 소지가 크다.
그래서 부동산값을 잡니 마니 그런 머릿글을 보면 뭔가 속으로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내가 사는 단위에서는 최상층과 최하층의 차이가 가령 10이라면. 그런 단계를 이미 100년 200년 일찍 경험한 단위들은 벌써 최상층과 최하층의 격차가 100, 1000, 10000이다. 멀리 보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저 매번 코앞만 보고서 이러쿵저러쿵 하는 모양새.
(A) 세금 많이 걷고 복지도 많이
(B) 세금 적게 걷고 복지는 기본에 나머지 오디오 이퀄라이저.
빈자 입장에서는 (A)가 좋고, 부자 입장에서는 (B)가 더 유리하고. (A)와 (B)는 공존 불가. 안 그래도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은 천지 차이. 가난할 때 어땠으면 좋겠다 라는 꿈이 있었는데, 부자가 되고 보니 욕심이 생기네? 졸부라는 단어가 괜히 있는 게 아니고, 저 그렇게 꽉 막힌 사람 아닙니다 라는 대사가 무작정 웃긴 게 아니다. 단기보다 비교적 장기투자가 안정적인 행복에 가까우니만큼, 부동산 관련 정책 역시나 멀리 보지 않으면 안 된다. 최상층과 최하층의 점수 차이가 현재 10이요 1000년 안에 만점에 도달할 텐데. 향후 언젠가 그렇게 될 텐데. 그런데 언제까지 뻔한 헤드라인만 보고 또 보고, 듣고 또 들어야 하나. 차라리 벌 사람 적게든 많게든 원하는 대로 왕창 벌고. 뽑기든 몰아주기든 누가 크게 따고 나머지는 조금씩 떼든 어쩌든. 번 만큼 세금도 투명하고, 배포 있게 세금도 적당히. 벌 수 있는 만큼 어이없이 푼돈 잃는 가망성을 적도록. 그게 더 좋지 않나? 어차피 '(A) 세금 많이 걷고 복지도 많이'라는 제도권이 아닌 이상 (B)에서 (A)만 추구하면 죽도 밥도 안된다. (B)에서 (B)의 단점을 최소화하고, (A)의 우리와 썩 이질적이지 않은 장점을 떼올 수 있는 만큼만 떼오는 것. 오히려 그게 낫다. 무조건, 가난하면 선인이요 부자면 악인도 아니다.
어쨌든 (1)과 (2)야 재미를 보거나 능력이 되는 사람들 얘기고. 그와 동떨어진 서민 입장은 또 다르다. 가령 부동산세를 얼마 내는 건물주, 즉 어렸을 때 꿈꾸기로 1층 맥주집 2층 오락실 2층 만화방 3층 당구장... 그거야 개꿈이니 어렵고. 달리 돈을 모으거나 몇몇 주식에 뻔트만 대는 아저씨 처지는 장기투자라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안 그래도 (비우량주식 찾기는 어렵지 않으니까) 가격 하락 옵션에 얼마 걸고 분산투자 하면 좋은데 일단 종잣돈이 부족하고. 예상 못한 집안 대소사도 있고. 우량 종목에 분산투자를 잘해놨어도, 뜬금없이 중간에 목돈 필요해서 팔고 어쩌고. 누가 장기투자 하기 싫어서 안 하나? 일단 말이 그렇다는 거고. 생각이 거기서부터는 마권이나 복권이나 비슷해지고. 승부사의 수읽기와 노름꾼의 촉도 종이 한 장 차이니까. 물론 진짜 재산이 투입되지 않았으니까 천만다행. 애초에 품위 유지비조차 허덕였으니 그건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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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개인의 장기투자가 아니라 기업의 장기투자.
주식처럼 이론의 대가가 아니라 실전의 대가 말만 듣으면 그만이냐, 하면 또 썩 그렇지 않다는 것. 왜 거대 기업들이 CEO, CMO, CFO...에 쟁쟁한 인사들을 앉히는 데도 불구하고 반올림하면 성적이 대체로 고개를 돌리게 만드느냐. 논리적인 말이든 철저히 서류에 기초하든, 피도 눈물도 안 나도록 싸움닭의 열과 맹금류의 혜안과 맹수의 판단력까지 고루 갖춘 그분들께서 왜 헛똑똑이냐. 한마디로 여러 마리 토끼를 쫓기 때문이라는 것. 이사회든 경영 회의든 웬만하면 사소한 말싸움부터 합리적인 토론까지, 거의 100퍼센트 논리적으로 옳은 MBA 출신 경영자들이 압승한다. 심지어 화술의 기교든, 서류의 논리든, 다수결이든 뭘로도 그쪽이 응당 옳다. 그런데 옳고 맞으면 뭐한가, 우리들(소비자) 마음에는 썩 와닫지 않는 걸. 플레이보이의 떡밥 뿌리기는 매번 단기전이듯, 경영 역시나 합리적이요 이성적이며 타당하니까 강력히 주장을 관철시키나 결과는 매번 단기전. 그러다 이상한 브랜드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모르도록 사라진다. TV 방송 프로그램도 똑같다. 처음에 으쌰으쌰 쾌조의 합심으로 출발했는데, 시청률 흐리멍텅하면 언제 사라진지도 모르게 폐막. 그러니 난 잘못한 거 없다 식으로 책임 회피하느라 방어적으로 일을 하던가, 윗선 마음에 들도록만 열정을 기울이던가, 광고제에서 상 받고 재밌고 쌈박하게 창의적으로 상품 주문자와 소비자를 일시적으로 만족시킨 채 발 빼고. 짧은 사랑처럼 경영도 여러 마리 토끼를 쫓다 보면 한정된 에너지가 분산된다. 저글링 하나에만 일생을 바친 사람이 저글링을 잘하겠나, 서커스의 전종목을 못 하는 거 없이 모두 다 잘하는 팔방미인이 잘하겠나. 만 명 가운데 단 1명 있을까 말까 하는 천재 빼고는 한 마리 토끼만 쫓는 쪽이 월등히 낫다. 멀티태스킹 하다 보면 대충 하긴 하는데, 설렁설렁 전화 통화하면서 이 일 저 일 하는지 애인이 어떻게 모르겠나. 나에게 최선을 다하고 관심을 온전히 집중하지 않는구나 대번에 깨닫지. 소비자는 그보다 더 빠를 테고.
그 원인은 단언컨대 과욕.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맹렬히 한 마리 토끼만 쫓다가 에너지가 차곡차곡 쌓이니까 뭔가를 하지 않을 수 없거든.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장기 투자, 딱 유명세라는 클라우드 나인을 타고 대성공한 다음부턴 여기저기 손 대느라 정신 산만해지는 거다. CEO 책상에 진득이 붙어서 일 좀 하려면 엉덩이 붙이기도 전에 발표회다 뭐다에 불려나가기 일쑤. 언더그라운드에서야 1인자가 확실하니까 한 우물만 판다지만, 덩치가 커지면. 큰 물고기는 큰물에서 놀아야 하는 만큼, 요리사가 많으면 요리를 망치는 지름길.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법. 이사회니 주주니 뭐니 이래라저래라 단기 실적이 이게 뭐냐. 그래서 라인 확장, 대세력 확장, 다각화, 탈집중화... 등등등. 마치 배부르니까 한눈팔다 바람피우는 난봉꾼의 심정과 흡사하지는 않겠으나 이치는 비슷. 떡밥 뿌리기가 통할 수 있는 아마추어 취미 시장이 아니니 그럴 수밖에.
Bean Counters(숫자만 따지는 경영자 타입)들의 맹점이 그거다. 그렇지만 이력 경력 쟁쟁하신 그분들이 뭐 바본가, 숲을 보고 장거리를 뛸려고 해도 옆에서 도통 기다려주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경쟁은 심화되고, 미래는 다변하며, 내부에서도 이래저래 허덕이고. 쪼고 재촉하며 들들 볶고 닦달하기. 그러니 기업의 높은 자리는 카페처럼 회전율만 높아지는 수밖에. 단기 성과만 중요하거든. 그럼 털리는 건 결국 개미 단타자. 결과적으로 승자는 잔지식왕(Generalist)도 아니고, 전문가(Specialist)도 아닌 시장. 좀처럼 만족하는 이 많지 않은 성적표는 사실일 뿐. 만물박사와 교양학자 빰 치는 어른들은 들러리. 오락산업이 흥미진진하게 굴러가는 원리와 비슷하다. 예를 들어 광고업자 입장도 나 먹고살아야 하는데, 브랜드의 장기적인 성장까지 어떻게 섬세하도록 죄다 신경 쓰나. 내부 법무팀이 일을 도맡는다면 몰라도, 외부 업체와 단기 계약인데? 단기적으로 광고가 예술적으로 튀면 그만이고. 세계적인 광고제에서 그랑프리 받는 것, 브랜드의 성장에 기여. 전자는 일시적인 사업 파트너의 입장이요 후자는 혼자서 단꿈 꾸듯 뭐든지 내게 유리하도록 돌아갈 것이라는 로맨스식 몽상. 필자든 누구든 다 물어보시라, 자존심 꿇릴 일 전혀 없으니까 솔직해지자. 클라이언트들과 쌍방 불만족스럽지 않은 성과로 피차 대만족이든 반틈 만족이든 어쩌든, 외부 조명발 물개박수 병풍 러브콜이 최고의 기쁨. 계약 끝나면 도의적으로야 먼 인연이지만 어차피 남남. 사랑은 안 그런가? 나 행복하기도 바쁜데 남 걱정해주다 내 앞가림도 못하는 걸로도 모자라 너나 잘해라는 핀잔까지 들을지도 모르는 게 세상사. 한 마리 토끼를 쫓던 헝그리 파이터도 아닌데, 공룡 인파이터가 능글맞은 아웃복서의 충고가 달갑게 들릴 리는 없다. 축구 감독은 팀 성적과 내 경력이 일부분 일치하는 반면 연봉 사장은 명장부터 얼굴 마담까지 참으로 다양하니까 발생하는 일들. 연봉 사장인 CEO들에게 중요한 게 뭐겠나. 내 경력 > 브랜드 단기 실적 > 브랜드 장기 실적? 떡밥 뿌리며 단기 성과를 쥐어짜면 잠깐은 반짝하는 원리, 사랑과 더없이 똑같은 모습이다. 약간 다른 얘기지만 어차피 비슷한 이치로. 그래서 흥한 친구한텐 딸랑딸랑 으쌰으쌰 말 막 해도 되지만, 망한 친구한텐 귀를 열고 말을 팍 줄여서 그냥 다독여주며 옆에 있어주는 게 최선인 경우가 적지 않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비교되는 형편도 있을 테니 아예 걸리적거리지 않는 게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고. 그 이상으로 막역한 친분은 흔치 않다기보다는 내 생활이 먼저인 거고. 뭐 그건 그렇고.
그러므로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고, 오히려 재산이 없어서 다행이네? 아주 틀린 말은 아니구만. 그래서 옛날 언젠가 친구가 증권 초단타로 얼마 벌었다면서 사준 공짜술이 그렇게나 맛있었을까? 보아하니 이거 이거 봄에 깐 병아리를 가을에 세지 말라고 또 공상. 누가 뻔트 애호가 아니랄까 봐. 거 참 어제나 오늘이나 재미없기는 마찬가지. 말하자면 장기투자 제대로 해본 적 단 1번도 없는 주제야 말이야, 어? 부동산의 '부'자도 제대로 모르면서 또 아는 척? 하여간 말을 말아야지. 말릴 수가 있나 철들기를 하나. 아니면 소 뒷걸음질 치다 쥐를 잡기를 하나. 애독자까지는 아니겠으나 오다가다 괜히 시간 투자한 청자, 임자 만난 거지. 그분 입장에서야 어떤가 몰라도.
아무튼 잔소리만 실컷 떠들었으니 짧게 결론을 내자면 이렇다. 지푸라기가 많으면 코끼리도 묶을 수 있다란 말이 있다. 매번 뻔한 뉴스. 억지로 잡는다고 붙잡혀주는 척 시늉이야 할 수 있고, 가는 사람 잡지 않고 오는 사람 막지 않기 라는 철칙도 있다. 가는 세월 누가 잡어! 제가? 아님 귀신이? 이 몸이? 그대가? 못 잡는다. 무슨 수로? 할 수 없는 건 할 수 없는 것. 기왕 빈부격차가 지금과 비교도 할 수 없도록 커질 미래. 이왕 계획을 세운다면 미리미리 꼼꼼히. 어차피 판 짤려면 크고 신비하게 짜는 게 낫지 않을까? 진짜배기 발바닥 간지럽히다 돌아설 일 있나. 안 한다면 몰라도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하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