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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남자는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고'를 선호한다. 왜냐, 왜냐하면 우리는 확실하고 쿨한 게 좋으니까. 우리는 으쌰으쌰거든. 남자는 폼이지.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고. 물론 다 그렇다는 게 아니고 항상 그렇다는 게 아니라. 남성적인 측면이 그렇다는 것. 남자, 어? 남자! 딱 보면, 남자네. 그 남자. 여자 여자 소녀감성 소녀감성이 아닌, 남자. 그처럼 호불호 확실함이 80퍼센트라면 나머지 20퍼센트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다. 그건 왜 그러냐, 여러 이유가 있다. 전망이 불확실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썩 베팅할 시점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거나, 아님 판돈이 없거나. 아님 승산이 없거나 마음이 없거나 등등. 판돈 들지 않는다? 체면이니 예의니 불문율이니 내동댕이치고 '밑져야 본전'... (절레절레). 손해 볼 거 없다, 는 사안에 따라 각자 알아서.
그런데 여자는 그런 성향이 남자와 정반대다. 남자가 목적에 따라 움직이듯 여자는 친목과 더불어 불문율이 불문율이 말도 못하거든. 남자는 0이던가 1인데. 그런데 여자는 0.9999....무한대는 있어도 확실한 1은 없다는 거. 뿐만 아니라 시시때때로 그게 또 바껴. 말이 엄청 많거나, 아님 수시로 마음이 바뀌거나. 그마저 아니라면 싫증과 친하거나. 겉으로는 아니라고 하나 속에서는 별의별 생각을 다 한다. 잠잘 때 꾸는 꿈마저도 남자는 여자한테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실정. 남자들끼리 수십 명 모여서 항문섹스하는 꿈을 꿨다느니, 눈에서 레이저가 나가고 입에서는 화염방사기가 나가고. SF영화와 애니메이션은 그냥 약과. 남자가 여자라는 괴물에게, 뻔데기 앞에서 주름잡지 못하는 일들. 찾아보면 쑤두룩하다. 뭐 좋다. 괜찮다. 레이디 퍼스트, 뭐가 나쁜가.
그렇지만 처음에 달콤했던 남녀는, 이제 슬슬 살살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른다. 뚜껑이 열린다. 커피포트 바빠진다. 헤어드라이어기 쉴 새 없이 달려야 한다. 끊임없이 뒷목을 잡아야 하니까 끝내 포기한다. 달관하지 않을 수 없다. 의전식으로 그녀보다 앞서 가는 데도 불구하고, 숙녀는 '잔말말고 따라와'로 받아들인다. 정말 오랜만에 조수석 차 문을 열어줬더니, 그녀왈 평소대로 하라 그런다. 뭐 찔리는 거 있냐면서! 허나, 그렇게 중반전까지 가지 않는 이상 우리는 그녀를 아낄 줄 안다. 그녀의 마음을 띄우는 건 일도 아니다. '직접화법 VS 간접화법'이 말을 섞으면 섞을수록 탈날 때 탈 나더라도. 작전 상 져 주고 맞춰 주고, 양의 탈을 쓴 늑대가 양을 잡아먹기 위해서는 뭐든지 다 맞춰 줄 수 있다. 그렇듯 황금비율 맞춤복 재단사 같던 그이가 어느 날 보니 기성복 판매 1팀 영업사원처럼 변해 있는 일. 다름 아니라 사랑이다. 잡은 물고기한테는 밥을 주는 게 아니거든.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뭐 이미 딴 별 뭐하러 또 따?) 샤워 마치고 오면 그 인간은 코 골면서 자고 있는데? 아니 자는 척 연기하는데 거기다 대고 뭐라 하겠냐고. 새벽에 부인 뜨거워지면 코 고는 소리, 푸~ 푸~...! 남녀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 그야 어떻든. 변덕쟁이야 귀여우니까 넓은 아량으로 포용한다지만. 그녀의 변심을 미리미리 눈치채지 못했을 때가 문제. 사랑은 모르는 건데 안심한다랄지 그녀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종잡을 수 없는 경우도 드물지 않고. 하여 남녀의 교제 중, 여자가 그 교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경우의 수를 대충만 나눠보자면 이와 같다.
- 후보군에 (약간? 턱없이?) 미치지 못하지만 만나면서 그 남자를 알아간다. 등 떠밀려서 일단 한번 만나 본다.
- 좋아하지 않는데 만나 주던가
- 사귀는 도중 속으로 이별을 작정해도 헤어지지 않음 (이유가 다 있음. 단순히 보디가드나 심부름꾼이나... 쉿)
- 사귀는 도중 남자의 비전이 밝아지기를 기다려줌
- 사귀는 도중 남자의 비전이 밝아지지 않으면 떠남
- 사귀는 도중 남자가 잘못하면 떠남. (1번이면 끝)
- 사귀는 도중 내가 완전 진짜 미칠 듯이 좋아한다? 인생을 건다. 풀베팅. 올인!
- 사귀는 도중 하이에나의 구애에 넘어가면 즉각 떠남
- 사귀는 도중 전남자친구랄지, 딴 남자의 연락을 받아줌. 빈틈을 보임. 꼬리침. 허점을 흘림. 남자 바람기처럼.
- 사귀는 도중 점점 싫어짐. 정 떨어짐. 사겨 보니 쩝쩝이요 뚜벅이에 허세꾼에 촌닭에다 단타요 낭만도 없어. 내일 헤어지냐 모레 헤어지냔 차이밖에 없음. (이게 문제. 당장 오늘 헤어져야 하는데 새 환상머신은 언제 도착할지 모르기 때문에, 무슨 짐짝처럼 가지고 있다가 어장관리선 레이더에 괜찮은 신호가 뜨고, 실한 오징어와 느낌이 통하면, 바로 그때 이별을 통고. 이제 와서 넌 필요 없다 꺼져? 곧 이미 진작부터 헌신짝 취급, 겉으로만 평온. 이게 문제)
예시 하나.
남녀 AB는 연애중. 남자 A와 여자 B 사귀는 상태. 정작 제 3자인 남자 C가 여자 B를 뺐는 식의 연애사도 있긴 있다. 골키퍼 있다고 골 들어가는 예. 즉 여자가 하이에나의 구애에 넘어가 떠남. 그런데 그게 또 곱게 끝나지 못하기도 한다. 불미스럽게 꼬였으니까 더러운 사랑은 존재할 수밖에 없고, 심지어 유명해진다. 수치심, 부끄러움, 챙피함, 모멸감, 배신감, 죄악에 대한 각자의 기준선부터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 무엇보다 사랑이라는 고귀한 감정을 훼손시키는 연애사.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는 소녀 감성은 또 뭔 죈가. 보고 알고 듣고 나니, 못 볼 걸 보고 못 들을 걸 알게 된다니. 그래프의 롱테일 비율은 정말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사는지를 새삼 깨닫게 되는 일이지 않을 수 없다. 그게 어떻게 된 일이냐, 간략히 요약하자면 이렇다.
- 전남친이 현남친에게 핸드폰 메시지 보냄.
"XXX 남자친구분이시죠? 깨끗하게 잘 썼습니다~^^" - 여자가 먼저 뚜껑 열림. 그래서 인터넷 어느 게시판에 올림.
"제 전남친이 현 남친한테 보낸 건데 이거 법적으로 조질 방법 없나요? - 부글부글 부글부글 입소문 와글와글
- 전남친이 사정을 설명함.
"저는 전남친인데요. 저랑 사귈 때 저 남자가 작업 걸어서, 환승 이별당해서 보낸 겁니다. 저 남자분은 제가 전여친이랑 사귀는 거 알고 있었고, 저가 군인이라 자주 못 만나 주는 거 알고 작업 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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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처럼 사랑이 심하게 더러워지는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가지가 있다. 일단 저런 사례가 옛날에는 비교적 지금보다 별로 없었다. 아마도 그랬을 것이다. 즉 멀게는 오페라요 가깝게는 WBA, WBC 컬러 TV의 급속한 보편화, (음악이 중간에 멈추거나 댄스와 블루스로 나뉘는) 나이트클럽 등 야생마 같은 사랑이 선망을 주도하던 시절. 그땐 저런 예가 아니라, '너'가 '그대'에 가까웁던 시절. 그러나 UFC, 핸드폰, 인터넷, (음악이 멈추지 않는) 클럽 같은 유복한(?) 문화에 익숙한 세대는 알게 모르게 그런 일들을 알 것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다 뿐이지 결코 딴 나라 얘기이자 4차원 소식이 아닐 거라고. 그게 왜 그러냐.
왜냐하면 이성교제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고. 가볍고 흔하고. 때로는 절실하지 않거나. 원론적으로 남녀란, 친구가 될 수 없는 법. 남녀의 우정을 뭘로 볼 것인가에 따라 나뉘겠지만. 그러나 남녀의 우정은 어디까지나 불가능하거든요. 네? 불가능하다고! 그처럼 이성애자끼리 동성의 우정은 생활일 테지만, 이성애자 남자와 이성애자 여자의 우정? 말이 안된다. 말도 안 된다고. 적어도 플레이보이가 봤을 땐 말 같지도 않은 소리다. 친한 선후배랄지 일 때문에 알고 지내는 사이, 안심할 수 없다. 방심해서는 안 된단 말이다. 통계든 확률이든 터놓고 말하며, 조사하고 어쩌고 그러면 100퍼센트 맞는 말. 일단 남녀의 우정은 그렇다 치고. (반대론자의 청명한 이상향을 더럽히고자 하는 의도가 아니고. 어디까지나 그래프 비율이 그렇다는 것). 그렇지만 반대로, 실상 남녀의 우정을 좋게 보는 선량한 사람들이야 본인들 바램이 맞긴 맞다. 단! 사실과 결과와 비밀을 따지자면 반대론자의 의견이 더 옳을 뿐. 즉 남자와 여자가 친구일 때. 평소에는 우정. 얼마든지 우정. 다만 사랑의 묘약에 취하고 분위기에 더 취하고 흑심이 밀어주고 욕망이 이끌어 합궁하는 시점만, 딱 그 시점만 실수로 보든 예외로 보든. 딱 그때만 빼고 다시 남녀의 우정은 가능하다에 편승하기. 왜? 그래야 양의 탈을 쓴 늑대가 양을 잡아먹을 수 있으니까. TV 연애 뉴스만 봐도 대충 보인다. 대체 무엇을 사귀는 걸로 볼 것인가, 사귄 지 1일이 무엇인가를 잘 모르겠다는 여배우. 첫사랑이 뭔지 그 기준 자체를 모르겠다는 소녀 감성이랑 똑같다. 딱 보면 남자를 만나보기는 만나 봤겠지만, 남자랑 별로 안 사귀어봤구먼. 딱 보인다. 남자 영화배우가 그 여배우 따 먹고 버린 거라는 점. 보자마자, 대번에, 즉각 보인다.
그렇듯 남녀는 우정이 불가능한데 젊은이 세대는 어떨까. 일단 동네 불알 친구는 어떨랑가 몰라도. 유치원 때부터 사귀고, 헤어지고, 사귀고, 헤어지고 그런다. 초등학생들도 2주 만나고 헤어지고. 중학생도 4주 사귀었다가 여자가 남자를 차고. 한 달 만났다가 오늘 헤어지고, 내일 새로운 남자친구 만들고. 가만 보면 연애가 무슨 장난처럼 쉽다. 물론 <연애 = 사랑>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너무 쉽다고. 쉬워도 너무 쉽다고. 그런 인습을 평생 지켜보고, 나도 그저 소극적으로 가담만 하거나, 아니면 내가 적극적으로 주동하거나. 그렇게 평생을 살다가─평생이라니까 좀 그렇지만 당사자 입장은 평생이 옳은 표현이니까─20대에 연애를 한다. 그럼 저런 예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드물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일 수밖에 없다는 거다. (그와 비슷한 예, 필자는 친구와 연적을 만나러 갔던 일. 내가 거길 왜 갔냔 말이지, 암말도 못할 거면서)
물론 젊은 세대가 다 그런 건 아니다. 만났다 헤어졌다 만났다 헤어졌다? 그거 피곤하다는 부류도 있다. 아예 성욕에 충실하던가, 아니면 결혼해서 끝까지 의리를 지키는 유일한 사랑이던가. 어설프게 만났다 헤어졌다 어디 갈까 고민하고, 만나면 차 마시고 밥 먹고 영화 보고 드라이브 하고, 다 비슷비슷한 만남. 식상한 대화. 시들어지는 연애 싫증 나는 남자 여자. 그러느니. 적당한 상대와 연애하느니, 육체적 사랑 같은 동물의 세계를 이따금 기웃거리다가, 진짜로 내 마음에 완전 흡족한 여자를 골라서 결혼에 골인하고자 하는 유형도 왜 없겠나. 시시한 연애보다 진짜 사랑만. 무엇보다 연애니 뭐니 다 배 부른 소리고. 대체로 최소 50퍼센트는 돈 없어서 연애다운 연애 못하고. 아예 시도할 생각 자체를 못하거나. 아니면 연애를 해도 사귄 지 1일, 그런 거 없이 그저 대충 만났다 헤어지거나. 그게 태반이다. 그렇든 젊은이와 늙은이의 사랑관부터 달라도 너무 다른 식이다.
그런 최신식 연애와 대비되는 (속되거나 친숙한 표현으로) 노땅, 늙다리, 아제, 삼촌, 당숙 중에서. 남자 좀 만나봤거나, 여자 깨나 울렸거나. 호박에 대해서 나름 배경 지식부터 남다른 견해로 튀지 않을 수 없는 분들의 연애관을 살펴보자면 이렇다.
- 플레이보이 : 내 마음에 쏙~ 들지 않는 여자가 아니면 사귀지 않음. 그래서 평생 연애 경험 0. (노파심이야 감수성이야 아님 뻥이야? 그 허풍 누가 믿는다고)
- 바람둥이 : 정실감만 사랑이고 나머지 99퍼센트는 장난.
- 제비 : 홀딱 반할 만한 여자라면 법적 부부가 될 용의가 있지만(많지만), 그게 아니다? 사귀지 않는다. 썸은 탈 수 있으나, 그 이상은 아닌데, 뭐하러 숙이고 들어가겠나. 그 외에는 모두 다 몽땅 몰래한 사랑. 풋사랑. 더티러브.
- 파랑새 : 일단 남자를 사귀지 않고. 내 마음에 쏙 드는 남자가 아니면 몸도 마음도 절대로 주지 않음. (당사자 입장에서야 보통에 불과한데, 늑대가 보면 완전 눈 높음)
- 벌새 : 미남, 성우, 잔재주남, 성실남, 웃긴 남자 등. 호감 가는 남자야 셀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나보다 월등한 남자한테 몸을 바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고, 그러기도 싫고. 그래서 웬만한 여자들의 이상형은 그거다. 딱히 이상형은 말 그대로 이상형이고. 현실적으로 선호하는 남자 스타일은 그런 타입이다. 대충 옷 깔끔하게 입고. 외모는 상상부터 하하까지 9단계에서 3만 되면 대만족이요 대충 4만 돼도 그럭저럭. 남자가 너무 말을 잘하지도, 너무 잘생겨도 부담스럽고, 나보다 뭔가 월등한 게 많으면 긴장되고 심하면 꺽~ 꺽~ 트림 나올 수도 있고. (그럴 일은 거의 없을 테지만 짝사랑도 있긴 하니까 넘어가고). 그래서 그녀들은 매가리 없이 잘생긴, 손톱 떼만큼만 잘생긴 미남을 선호한다. 알고 보면 양날의 검처럼 그런 남자가 희대의 바람둥이인 법. 악녀처럼 원래 나쁜 남자가 있긴 있겠지만 사람은 그때그때 다른 것. 저 정도면 다 맞춰주겠다, 가 남자의 본심인 것. 어쨌든 원그래프에서 선순위권 여자들이 선호하는 남자는 그런 타입이다. 약간 어리숙해서 내가 잘 조율하면 꽤 괜찮을 거 같은 남자. 첫인상부터 딱 보니 착하게 생겼거나, 깔끔하게 수트랄지 뽀얀 와이셔츠 입은 모습을 봤거나. 내가 봤을 때 별다른 손색없는 남자. 솔직히 말해서 첫눈에 홀딱 반한 남자. 보아하니 왕년에 좀 놀았든 아니든. 이를 테면 여자 말 잘 들을 것 같고, 자상하며, 뭘 좀 알기를. 말하자면 말수 많지 않고, 잘생기고, 말 느리고! 그럼 딱인 거지 완전 딱이라고.
이를 테면 여자 말 잘 들을 것 같고, 자상하며, 뭘 좀 알기를.
일단 그처럼 경주마 YB와 야생마 OB는 연애관부터 180도 정반대다. 가벼운 연애말고 영원한 사랑. ~까지는 아닐지라도 플라토닉이 전제된 사랑. 그런 사랑이라면 유행가 가사 가운데서도 너무 세련된 노랫말이 아니라 맹목적이고 애절하며 가슴 절절한 고전적 유행가 가사와 비슷할 것이다. 마음이 그럴 것이다. 그런 마음인데 어떻게 연애에 대해서 A를 만났다 걔를 발로 뻥 까고, 쉬지도 않고 즉각 B로 갈아타겠나. 사귀어보니 B도 허당에다 싫증 나고 별로 실하지도 않고 또 차 툭 차버린다고. 그러다 C를 만나서 단물 쪽쪽 빨아먹고 단물 빠지면 버리고. (물론 심하게 과장한 건 말이 그렇다는 거고). 이제야 D를 만나서 아름다운 사랑을? 그럼 얼마나 좋겠나. 그런 과정에서 적당히 알파펫 대문자 초반에 결혼으로 골인하는 젊은이도 있고. 아니면 그런 과정에서 끈질기게 알파벳 소문자 z까지 죄다 만나본 다음에야 결정하는 부류도 있다. A~Z 그렇게 100명을 만나보니 DD가 제일 낫긴 제일 낫네, 그래서 딱 진지하게 만나볼려는데 뭐야 뭔 소 도둑놈 같은 녀석이 떡하니 버티고 있네? 농담이고. 그처럼 평생 경주마처럼 적당히 맞춰서 <사랑과 우정 사이>같은 교제가 남녀의 연애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따라서 좀 심하게 꼬이고 몇몇 정황이 딱 들어맞는다면 저런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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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A. 전남친은 심하게 억울하겠지만 플레이보이의 사랑 명언을 다시 한번 읊조리기를. 가는 여자 잡지 않고 오는 여자 막지 않기.
B. 현남친은 애초에 하이에나&똥파리 유형. 하이에나는 나중 업보를 돌려받을 일만 남음. 또는 여자 쪽에서 빈틈을 보였거나 흔들렸거나 아님 유혹했거나.
C. 셋 다 똑같은 치정. 어차피 일찍 겪어서 잘된 거라고 봐야 함. 저 같은 미니 치정극을 일찍 겪으면 해프닝이요, 가정을 꾸려 10살 20살 애가 있을 때 겪으면 혹시라도 흉흉한 뉴스일지도 모를 테니. 하오나 말이야 잘된 거라지만, 당사자로서 직접 겪으면 꼭지 돌아버릴 일. 저 정도면 많이 참는 거다, 아주아주 자제한 거다, 대단한 거다 라고 경험자들이 얘기하기도 한다. 하다 하다 이런 의견도 있다. "나 같으면 너무 많이 먹어서 질렸습니다~ 꺼억~! 하고 보냄". 잘못의 정도야 나뉘긴 나뉜다. 현남자친구 > 여자 > 전남자친구. 그래도 그런 여자를 쓰레기로 보는 남자들 적지 않고. 그런 여자만큼은 안 만나기를 많이들 바랄 거라는 점, 숨길 수 없다.
D. 인터넷으로는 죄다 성인군자요 빌 게이츠라고는 하나. 당사자는 심각. 심지어 각자들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름. 그게 왜 그러냐? 왜 상식이 안 통하고, 교양으로 말이 안 되냐? 왜냐하면 초등학생식 연애로 초등학생 때부터, 더 빨리는 유치원 때부터 사귀고 헤어지고 사귀고 헤어지고, 평생 그 패턴만 반복했기 때문. 이성과 대화하고 만나고 친하고 교제하는 게 익숙하면 즐겁고 재밌고 기쁘다는 장점도 있지만. 역으로 연애를 쉽게 알거나 몰상식&몰염치&파렴치한 일을 저지르고도. 결국 정작 내가 뭘 잘못했는지부터 모른 어른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는 것. 하나 좋고 하나 나쁘고.
E. 여자가 제일 문제. 뭐니 뭐니 해도 여자가 제일 문제.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를 몰라. 나중 어린애 손 잡고 외갓남자를 만날 아줌마가 아니라, 100퍼센트 몰래 바람피울 여자. 사랑가를 애호한다고 자부하는 숙녀로서 대관절 그게 말이 되나 말이. 남자가 무슨 런닝머신도 아니고, 핸드폰 배터리도 아니고. 무슨 생필품 물건 바꾸듯이 뚝딱 바꾸는 게 그게 사랑에 대한 예의냐고. 연애를 쾌감만 단물 뽈아먹듯이 쟁취하려고 하는 거냐고. 하이에나가 껄떡거린 거부터 잘못이지만, 여자가 넘어가지 않으면 그만. 결과적으로 여자가 양다리 걸친 거랑 마찬가지 결과.
F. 연애를 뭘로 볼 것인가도 문제. 첫사랑처럼 사랑의 정의를 무엇으로 규정할 것인가와 비슷. 사귀는 상대와 그냥 단순히 차 마시고 영화 몇 번 보고, 그게 연애인가. 아니면 공식적으로 만방에 알리고 만인에게 자랑스럽게 떳떳한 연애를 공개해야 사랑인가. 아니면 남들하는 거 그저 따라하기 급급해야 연애인가. 그도 아니면 그냥 무턱대고 찐한 사랑이자 더티러브가 최고인가. 그건 각자 다름이 자연스럽다고는 하나. 제일 불합리한 것 가운데 하나는 남녀의 개념이 다르기 때문. 사귀면 남자는 여자가 내 꺼라고 생각했고, 여자는 사귀어도 그건 그냥 만나 주는 것 정도에 지나지 않았고. 그래서 언제 차도 찰 테니까, 이별 다음에 사랑의 예의라는 금어기간을 지키지 않았고, 따라서 향수 바꾸듯 남자를 갈아치우기식 사랑. 무슨 사랑을 운동화 바꾸듯, 장비발 새우느라 취미에 쓸 장비 바꾸듯 하나. 야생마 같은 사랑이 아니고, 경주마 같은 세련된 연애도 아닐 것이며, 로보트처럼 피도 눈물도 없는 연애네. 동물의 세계에 나오는 교미와 사냥처럼 금수들이 하는 연애라고. 여자가 먼저 몸을 베팅해도 남자는 몸만 받고 마음은 받지 않는 연애, 남몰래 만나는 몰래한 사랑. 그런 연애와 헤어질 때 연락 두절의 방법으로 헤어지는 걸 여자가 제일 싫어하듯. 여자도 남자를 사귈 때 (일부는) 사랑이란 감정에 무책임하고 가볍다는 게 문제. 핸드백과 남자를 혼동한다는 게 문제. 그러니까 쓰레기를 쓰레기인 줄 인식 자체를 못하지. 내 마음에 쏘~옥 들어야 사귀는가. 아니면 첫눈에 홀딱 반했고 나도 반했고 상대도 내게 반했고, 그래서 연애하는가. 그럼 좋은데 그게 아닐 때. 세상은 신기할 정도로 재밌는데 남녀는 왜 이렇게 다를까. 이기주의자들마다 각자 다 다르고, 시시각각 다르고, 시도 때도 없이 변하니까 문제. 그래서 틈틈이 계약 연애니 뭐니 라는 드라마 소제도 옛날에 유행처럼 등장했었고, 현실적으로 대충 조건 맞춰서 결혼하는 형편이 결코 드물지 않은 것이다. 아무튼 결혼은 그렇고. 연애는, 연애는 여자가 남자의 기준에 일부분 맞춰주는 게 좋다. 여자가 남자에게 맞추라는 뜻이 아니라, 여자 세계 불문율은 남자에겐 복마전일 수 있듯이. 그렇듯 내일을 예견하면서 미리미리 똑순이처럼 남녀의 차이점을 바로 알라는 얘기다. 여자 많이 만나 본 남자는 1퍼센트를 정하고 시작하거나, 남자는 보통 좋거나 싫거나 둘 중 하난데. 그런데 여자는 가벼운 연애인지 진지한 사랑인가를, 마치 애들 장난처럼 경우의 수가 많다니. 그래서 애초에 알면서도 몸 먼저 베팅하거나, 저 그런 여자 아니라는 뉘앙스를 전달하거나. 사랑의 신호등은 마냥 신비롭고 신기하기만 하다. 즉 싫으면 떠나는 게 상책. 사랑에서 악역이 되지 않으려고 인터넷에 '내가 먼저 차이는 법'같은 거 검색하지 말고. 또는 차일까 봐 두려워서 헌신적으로 여자 자존심 내팽게친 채 코알라처럼 매달려 있는 거도 세상 볼품없고. 어차피 남남될 건 기정사실이라면, 그렇다면 남자 기 빨리도록 희망의 여지를 주지 말란 말이다. 아름다운 뒷모습 다음에 각자 인생을 살아야 하지 않나. 더러운 추억만 남아서야 쓰겠나. 부부 사이에서 남편 귀가 타도록 진짜 진짜 말 많은 여자, 웬만하면 남편이 참는데 짜증 그래프를 보지도 않고 잔소리 잔소리 잔소리. 남자 도망가라고 고사 지내는 격. 여자도 데이트 비용 80퍼센트 써 가면서, 여자가 손 놓으면 끝날 연애, 몸만 원 없이 상납하는 연애를 좋아하지 않듯이. 방법만 다르지 않나. 남녀는 똑같지 않나. 그냥 장난처럼 만나 주면 안 된단 말이다. 사귀어가면서 알아본다는 둥 4번 타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만 옆에 데리고 있겠다는 둥. 그럼 안 된단 말이다.
G. 사랑이란, "나 같으면 너무 많이 먹어서 질렸습니다~ 꺼억~!"일 수도 있다는 것. 여자의 과거란 "나 같으면 너무 많이 먹어서 질렸습니다~ 꺼억~!"일지도 모른다는 점. 때문에 좋아하면 만나고, 좋아하지 않으면 만나지 말고, 그래야 한다. 만나더라도, 만약 헤어질 때 좋게 해어질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왜냐하면 사랑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가'가 아니니까. 만나 준다? 간보는 거잖아! 중간에 요만한~ 꼬투리만 잡혀도 즉각 끝낸다거나, 중간에 더 나은 남자 괜찮은 남자 마음에 드는 남자 홀딱 반한 남자가 나타나면 즉시 끝내고. 여자가 남잘 가지고 논 거잖아? 그 남자는 사랑이 아니라 그냥 스페어타이어이자 보험이었잖아? 그런데 남자가 매달려서 시작된 연애가 아니라. 여자가 몸부터 베팅한 연애이자 남자에겐 몰래한 사랑. 왜? 챙피하니까. 얼굴 팔리는데 쪽팔리는데 부끄러운데 남 앞에 어떻게 서나 숨어서 만나야지! 그런 경우는 남자가 투우사 여자가 투우 소. 그런 남녀의 교제에서도 여자가 더 문제. 시작 단계에서 여자는 내가 좋아하기 때문에 내 몸이 사랑받으니까 사랑. 그러나 나중 차이면 베팅은 자기가 했으면서 다 남자 탓. 상향 지원했다가 낙방한 건 당연한 결과인데도 불구하고 남자만 탓해. 남자를 따먹고 버림받고, 남자를 따먹고 버림받고, 남자를 따먹고 버림받고. 그 악순환으로 유유상종이라는 안전 지원을 깨달은 다음에 여성잡지 2가 될 수도 있고. 말도 안 되는 상향 지원을 받아서 허락했다가, 나중 뒤통수맞을 수도 있고. 그리고 스토커처럼 매달려서 시작된 연애는 끝날 때도 더럽게 끝날 가능성이 큼. 그거 여자가 말도 안 되는 상향 지원을 받아줬기 때문에 본인 책임이 절반. 맵시 넘치는 경주마 전성 시대인 지금, 왜 야생마 적 유행가 가사 같은 사랑의 향수가 쉬운 사랑과 비견되겠나. 핸드폰으로 사귀는 지금은 깊은 심사숙고 없이, 내가 그대를 사랑해도 될까요 같은 조심스런 망설임도 없이, 그냥 무작정 대충대충 쉽게 사귀기 때문. 절 벌하소서 용서해주세요 허락해 주소서, 나 그대를 사랑해도 될까요, 그런 간절함과 정반대이지 않나. 똥파리와 경주마처럼 막 들이대지 않나, 그냥 막 덤벼, 무턱대고 들이대서 아니면 말고. 아무한테나 막 뎀빈다고! 너무 머뭇거리고 미적거려도 여잔 싫어하지만, 나중 여성잡지 2가 되어 보면 안다. 적지 않은 여자들은 사랑을 받지도 못했고, 아릅답지도 않았으며, 사랑이 인생의 전부도 아니란 것을. 투우사와 투우 소처럼 만나는데. 끝이 어찌 아름답겠나. 저주하며 추접스럽고 더럽게 끝나지. 밑도 끝도 없이 미녀만 보였다 싶으면 다 들이대 몽땅 들이대. 똥파리 천국 하이에나 낙원이야 뭐야. 알아주는 도박사가 있으면 영악한 노름꾼이 왜 없겠나. 승부사 해결사 로맨티스트 외에도 생활 연애도 있다. 그냥 밥 먹듯이 사랑하는 사랑꾼도 있단 말이다. 숙녀가 주의해야 할 연애 상대는 생활 연애자, 타석주의자, 바람둥이 늑대, 정실감 외엔 죄다 먹잇감으로 보는 플레이보이, 똥파리, 하이에나, 막캥이......! 여자는 이거 저거 따질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난한 촌닭이 얼마나 멋진 남자인지 아직은 알기 힘들 테고. 겉보기엔 대충 조건 괜찮아 보이면 자기 줏대 애매한 아가씨는 쉽게 엮인다. 괜찮은 집안 괜찮은 학벌 그럭저럭 외모든 직업이든 뭘로 봐도 중간은 가는 남자. 2년 사겼다 헤어지고 2일 지나서, 새로운 여자와 3년 연애, 1주일 지나서 또 새로운 여자와 3년 연애... 계속 그 패턴만 반복. 대충 봐서 괜찮다 싶으면 아무 여자나 다 만나는 거네. 진한 사랑만 탐하는 바람둥이가 있으면, 아무 여자나 다 길게 만나는 바람둥이도 있다. 왜 여자들이 떠나가겠나. 내 마음에 쏘~옥 들고, 내가 첫눈에 반하고 상대도 나에게 첫눈에 반하고, 둘 다 황홀감에 치를 떨고. 그런 균등한 사랑은 일생에 (많아 봐야) 단 몇 번. 그런데 그런 사랑이 아니라 만나가면서 알아간다, 만나 준다? 결과는, 너무 많이 먹어서 질렸습니다~ 꺼억~! 그래서 (1) 쉽게 만나는 쉬운 사랑은 만약에 끝이 더러워도 응당 감수해야 함. (2) 사랑 다음에 다른 사랑, 정 떼는 건 애기 젖 떼는 거랑 또 다른 만큼, 생필품 갈아치우듯 갈아타면 비난 받아도 싸디 쌀 수도 있다는 것.
H. 신식으로 사귀고 헤어지고 사귀고 헤어지고 초딩 같은 연애. 단점도 있다. 그건 무엇이냐? 연애를 쉽게 생각하고, 사랑에 대한 기준선이 내려갈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 그렇다고 연애를 어렵게 생각하고 사랑의 기준선을 무턱대고 천장까지 높이란 말이 아니다. 눈 높아 봐야 눈썹 아래라는 농담도 아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여중 여고, 남중 남고를 졸업한 사람들은 지금 재미없고 나중 억울할지도 모르는데. 인생 길다니까요 멀리 보시라고요. 남녀공학이자 남녀 합반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졸업한 친구들은 저처럼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연애를 겪을 확률이 남중남고 여중여고를 나온 친구들보다 훨씬 높다. 그럴 가능성이 월등히 높단 말이다. 여중여고 남중남고 나온 친구들, 쭉지 펴도 된다. 옆에서 깔깔이들이 분위기 잡고 허당들이 폼 잡고 조롱꾼들이 놀리더라도, 흔들리지 마시라. 길게 보시라. 억울해하지 마시라. 인생을 돌아보니 그렇더라. 남자 중학교와 남자 고등학교를 다녔으면서, 이성을 만나려고 적극적으로 뿐만 아니라 아예 일절 시도 자체를 하지 않는 사춘기. 그건 거의 세계 3대 소년 합창단 출신이랄지 십 대와 이십 대 초반을 수도원에서 살았던 거나 다름없다는 점, 지금 생각해 보니 딱 그렇다. 여자 몇 명 사귀어봤네, 몇 명 따먹었네, 뭐 해 봤네 어쨌네 너 머머 해 봤어? 그런 말이 휘둘리지 않아도 괜찮단 말이다. 결국 나중 지고의 가치는 행복의 완주란 걸 알게 될 테니 말이다.
I. 연애론이자 사랑관부터 시대적으로, 사람에 따라 나뉠 수 밖에 없다. 지나간 사랑에 대한 예의 역시 더불어. <사랑과 우정 사이를 마다하진 않고. 나 좋다는 데 짝사랑 후보군이야 모른 척하고. 팬클럽? 싫진 않음>도 있을 테지만. 남녀 사이에 우정은 없다, 왜 불가능하냐. 전자와 후자와 비슷한 목록은 다음과 같다.
사랑은 사랑. 우정은 우정. 남녀의 우정은 없음 VS 추종세력 관리파. 나 좋다는데 싫은 사람이 어딨나. 어장관리녀
(속으로는 NO 결과는 OK) 아름다운 뒷모습 VS 더러운 뒤끝. 추접스러운 꼴불견. 치사한 추문. 부글부글.
사랑. 의리. 예스런 사랑법 VS 먼저 먹는 놈이 임자. 불륜이야 뭐 안 들키면 그만
못잊고 미련이 남고 VS 갈아치우고 갈아치우고 물색하고 갈아치우고
중간은 가기 VS 아니면 말고. 못 먹는 감 찔러나 보기
금어기간 VS 어장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