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 151

from 소설 2019. 7. 1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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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팔 속담이던가, 선금을 받는 것은 목에 올가미를 쓰는 것이라는. 또 있다. 컴퓨터 판매점 사장님들 업계에서 통용되는 상도덕, 하나 주고 하나 받기. 괜히 그러는 게 아니겠지. 하나를 주거나 받았으면 무조건 하나를 받거나 줘야 하는 불문율. 왜냐, 공짜가 이 세상에서 제일 비싸다는 걸 모르시지 않으니까. 응? 그분들께서는 빚지고는 못 사시거든.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뭐든지 최선을 다하며 살자, 그 말이 아니라. 사람 구실이자 어른으로서 중간은 가는 사회 구성원이니까. 부분적으로 특별한 걸 좋아할 수 있다지만, 개인적 관심사 말고 보통은 한마디로 지극히 상식적인 인간. 다른 말로 교양. 그래서 백전노장 수컷들과 남자들 허풍 저리 가라는 허세 아줌마들 뿐만 아니라 사람은 누구나 끼리끼리, 주거니 받거니 법칙을 모를 수 없다.
    사랑도 마찬가지라고 의전녀에게 누가 공짜로 의전하나? 최고로 영접하는 거야 다 부담값 팍팍 느끼라고 환대하는 것. 그런데 기분 좋고 마음은 몸에서 외출해버리시지 애들 마냥 정신을 못 차리시지. 동화 속의 여우마저도 왕관의 무게를 견디는 게 세상사 이치. 이 세상에 공짜가 어딨냔 말이야. 어딜 놀러갔더니 와 무릎 꿇고 환대를 하네? 광고 문안가가 뭐라고 이마를 바닥에 닫도록 절하시네? 것도 기다리다 기다리다 지치도록 길게. 딸랑딸랑 뿌잉뿌잉 반짝반짝~! 애도 아니고 어깨 뽕 튀어나올 일 있나. 아무리 술 취해서 비틀비틀할지라도, 여흥 때문에 마음은 차마 지면에 발을 못 디딜지언정. 아무리 그렇더라도 똑같이 물팍 꿇어야지. 마빡에 반반남이라고 써 있든 말든, 똑같이 따라하고 흉내내야 내 마음이 편한 것. 바늘방석에 앉아 봐 봐 그게 어디 방석인가. 응? 그래야 옳지. 안 그런가?
    (슬라브니 뭐니 따지고 보면 누구나 원주민 부족. 문화적 차이를 존중함과 더불어 세계관이 제일 위인 걸 알면 되고. 시대에 따라 풍습도 바뀌고. 어떤 여인이 때로는 친구의 단점을 칭찬해서 자길 상대적으로 높이듯이, 누가 흑인 어쩌고저쩌고 손가락질 하고 싶겠나. 단지 자기 잘난 건 자기 잘난 거고, 자랑도 좋고. 친한 사이끼리 늬가 잘났냐 내가 잘났냐, 나쁘지 않고. 곧 미세한 틀림이 아니라 섬세한 다름의 결을 알면 그뿐. 져주는 거, 착한 척, 선심, 양보해서는 안되는 것, 말만 자존심이 아니라 진짜 자존심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 도덕적 이론, 정치적 노선, 제 밥그릇 챙기기, 촌스러운 취향, 저렴한 안목, 고결하게 숨어서 살기. 그렇다고 숨어서 살지 않는다고 불결하단 말도 아니고. 원리와 이치를 알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끄덕. '여성적인 문화권에 사는 남성'과 '남성적인 문화권에 사는 여성'의 어울림은, 글쎄요 글쎄요. 물론 일반론이 그렇다는 거고 예외도 있고. 또 프렌치 키스가 일상인 사람들처럼 누구나 사는 데 정 붙이며 태생적으로 익숙한 대로 사는 거고. 단지 뭔 키스? 나도 나도 나도!).
    비록 비리비리 천하디 천한 칼럼니스트도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딴 사람은 몰라도 암컷 싸움닭들은 정반대. 180도 정반대. 아무나 다 만나기만 하면 싸워. 겉으로는 다정해도 속으로는 말도 못해. 도무지 싸울 이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트집 잡고 적당한 명분을 억지로 만들어서 싸워. 여자들이여 잘 아시지 않나요. 그래서 어디 엄마 스타일로써 부끄럽지 않을 자신 있을런지. 애 몰래 내 남편 몰래, 누구도 몰래 나가서, 몰래한 사랑이나 하지 않을런지. 왜 제일 친한 친구한테 말 못한 뭔가가 있을 수 있냐고. 여자 세계만의 그 뭔가 불문율들, (절레절레). 웬만한 사랑 이야기를 듣다보면 걱정이 이만저만하지 않는다는 것. 그게 바로 여성잡지 2.
    보아하니 문제는 무경험자. 연애로 치면 아마추어이자 소녀감성이요 처녀. 더불어 간접경험과 잔지식과, 큰 기술에다, 천부적인 재능 더하기 사랑의 힘으로 뭔가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착함. 애절함. 애틋함. 또 순진함. 올바름. 순정. 믿음. 아니면 일방적인 상향 지원. 맹목적인 애정. 인간적인 따듯함까지. 또 있다.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수박 겉핥기 안다 박사 바람둥이는 어쩌면 가난한 연애가 소원일 수도 있고. 그거도 해 본 사람은 다 부질없다는 거 잘 알고. 연애 길게 해 봐야 좋을 거 하나 없다는 거, 선수와 어른들이 어찌 모르시겠나. 20살 여대생이 30살 오빠를 만나면서 하는 말, 와~ 오빠 능력 있다! (사석에서 여자들끼리 그거 좋게 볼지 어떨지 당사자들께서 아주아주 잘 아실 테고. 여기서 모순. 딱 여기서 여심은 모순! 결혼 비용 비율 협의. 결혼 준비 부동산 명의 타협. 여자의 판타지는 꿈도 꾸지 않지만. 그러나 현실에서 과연 이상형이 날 스토킹해 줄까? 아니 이상형들이? 20대 초반 여자가 20대 후반 남자한테, 와 오빠 능력 있다. 연애야 뭐 좋다 쳐도, 결혼 얘기 나오면 시끌시끌. 비슷한 나이대와 연애 길게 해도 좋을 거 하나 없고. 나이 드는 거 누가 쫓아오는 거 같아서 초조하기는 하지. 주변에 꼴배기 싫은 뭔가는 많지. 여자 나이 30 넘어도 나이 후려친다며 속상하지, 나이 어린 여자와 결혼 비용 논의해도 또 후려친다고 막말하지. 사랑의 시소야 난 모르겠고. 내 일도 아니고 남 일일 뿐이고. 주어진 정보도 별로 없고. 에라 모르겠다~ 라는 훈수가 태반). 
    다시 돌아와서. 남녀 당사자들끼리 만나서 연애만 할 수도 있는데. 천생연분을 주변에서 짝지어 줄 수도 있는 것. 예를 들면 ). 노총각과 딱 맞는 색시를 소개시켜 주면서, 뭘로 봐도 천생연분이다 주변 어른들 인생을 걸고서 하는 얘기다, 그러니 합방해라! ~라면서 방에 낯선 남녀랄까 최소한의 탐색전만 마친 남녀를 합방하면, 허세와 달리 그게 인연이라면 남자는 '내가 못할 줄 아냐'와 달리 저 하늘의 별을 따야 하는 것. 
    그야 어쨌든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면 별 말 없겠지만 아니라면 직접경험자들이 따끔하게 충고해도 무리는 아니다. 더군다나 주제넘게 훈수 두는 게 아니라 경험담을 형님께 먼저 요청한다면야 슬기로운 상담은 상례일 뿐. 말 한마디로 열을 알고. 행동과 태도와 자세로 백을 아는 것. 그 때문에 어른들이 청춘을 보고서 응애응애 삐악삐악 애라고 보는 것이지, 그냥 무턱대고 우리 아재들도 클럽 가서 젊음의 분위기에 묻어가자 어쩌고저쩌고. 꼰대 지수로 억압하며 누르고 가르치고. 그러는 게 아니다. 물론 롱테일이 뜨면 간파해서 피하거나 대처하면 그만이고. 
    웃긴 엄마 스타일은 말한다. 내가 만약에 남자로 태어났으면 이 여자 저 여자 다 따먹고 다녔을 거라고. 엄마 스타일과 이모 스타일에 양다리 걸친 숙녀는 행동한다. 어떻게? 어떻게긴 뭐가 어떻게인가 심신분리녀가 되는 거지. 하다 하다 특별한 별칭 잊을 만하면 생기고 생기고 들리고 보이고. 그게 그거다. 그럼 이모 스타일은? 물론 이모 스타일도 다 청순한 숙녀요 조신한 아가씨이자 아름다운 여자인데, 멋 모르는 순진무구한 숙녀로 여자 인생을 시작했는데 뭐 어쩌다 변한 거지 뭐. 다 그렇다는 말이 아니라, 그 가운데 일부 아주 일부 이모 스타일은 진짜로 이 남자 저 남자 다 따먹고 다니는 여자가, 있나? 없나? 소문나나? 몰래몰래 끼리끼리 만나나 아니나. 남자 세계에서 이미 유명해졌던가 데뷔를 앞두고 있던가.
    아무튼, 족제비는 병든 오리만 골라 문다. 누구나, 우리가 잘 아는 내 친구들 바람둥이. 이모 스타일이랄지 쉬운 여자요 '어떻게 붙어도 붙어도'만 딱 골라서 만난다. 물론 정실감은 가뭄에 콩 나듯 섞이고.  (1) 여자는 그래요  (2) 저 그런 여자 아니에요  (3) 나도 여자야, 엄마도 여자다, 할머니도 여자다. ~라는 말이 괜히 각기 상충되는 게 아니다. 괜스레 그분들께서 명화와 액자요, 꽃과 화병이자, 귀와 귀걸이에다, 배와 항구를 들먹이는 게 아니라고. 청춘 남녀들은 뭐 사람 아닌가? 나이가 많든 적든 부자든 아니든. 인간의 본성은 뭐니 뭐니 해도 그것. 내가 하면 사랑 남이 하면 불륜. 그래서 나는 남녀의 우정이 가능하고, 타인이야 그러든가 말든가 관심 없고. 나는, 여자의 판타지처럼 날 흠모하는 성우와 날 좋아하는 미남은 물론 팬클럽 2 범주 3 범주가 있다면! 그렇다면 솔직히 그거 싫어할 여자가 어디 있겠나. 그거 마다할 여자라면 완전히 여자 1퍼센트의 1퍼센트라고 공인할 수 있는 맹녀라거나, 천생연분과 완전 꿀 떨어지는 사랑에 빠졌다거나, 아니면 덜렁덜렁 고추 달렸겠지 뭐. 벗겨 봐? 넘어가고. 농담이 지나쳤고. 재미 하나도 없고! 그런데 문제는 꽃이 피었는데 날파리조차 꼬이지 않는 분도 있다는 거. 그런데 뭔 말을 하려다가 이 얘기가 또 나왔지? 그걸 필자가 알겠나 앞집 똥개가 알겠나. 일단 서문 격으로 잡담으로 몸이나 푼 셈 치고 본론은 다음 문단에서. 





    2

    NB가 무슨 약속이 있겠나. 딱히 뾰족한 수 없이 일이나 하는 수 밖에. 그래서 그는 사무실에서 몇몇 줄거리를 생각해봤다. 
    Riccardo Broschi / Son qual nave agitata(나는 파도를 가르는 배), from 'Artaserse'. 그윽한 음악과 함께 즐거운 일하기. 
    아찔한 착상과 놀라운 영감이라기보다 웬 뚱딴지 같은 공상에 가까울지라도. 비록 어설픈 아이디어에 불과해도 또 모르니까.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 말이다. 
    우선 전제를 정하고. 즉 전제가 되는 

    <기본 줄거리 1부>
    서로 사랑했던 남녀. 그러나 탐색전만 징그럽게 줄다리기하던 그들. 돌아보면 징글징글 새록새록 심쿵심쿵. 그래서 단 1번도 데이트는 커녕 이름도 제대로 불러보지 못한 연인. 둘 다 서로 첫눈에 홀딱 반했으면 뭐하냐고. 서로 죽고 못살듯 사랑하면 뭐하냐고. (음력으로) 남자는 32살 여자는 30살. 전 당신이 좋아서 미칠 것만 같아요, 라는 신호만 보내고 또 보내고. 그렇다고 직접화법 남자들이 좋아하는 정공법으로 무식하게 들이대지도 않고. 정정당당하게 정면돌파도 아니고. 은근하게. 아아 이건 사랑이구나 라고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은밀한 힌트만 딱 골라서 그렇게. 그렇지만 자주 만나지는 않고. 1 대 1이라는 기회도 일절 주지 않고. 전화번호만 가르쳐 줬지 딱 3번 걸었는데 받기는 0번. 만나기는 1달에 오직 2~4번만. 한 달 평균 딱 3번만 얼굴 보여주기. 딱 거기까지 애태우기. 얼굴 1번 보여주고 2주일 그리워하게 만들고. 얼굴 또 1번 비추어 사랑의 눈빛으로 떨리도록 만든 다음, 17일 동안 애틋하게 상상만 하도록 밀었다 당겼다 밀었다 당겼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애만 태울 수야 있나, 딴년이 냅다 채가면 어떡하라고. 죽 쑤어 개 줄 일 있냐 그거지. 그래서 친구들 여럿 모아서 함께 스키장 가고 어쩌고. 2 대 2로 또 스키장 가고. 그러다 몇몇 사연으로 꼬이고. 1박 2일은 1번으로 쳤을 때 총 합하면 4개월 동안 딱 12번 봤나? 그랬다. 딱 12번 봤다. 그게 다다. 암컷 싸움닭 결혼식 때야 옷깃이 스치지도 않았고, 눈빛이 마주치지도 않았고. 먼발치서 지긋이 어설픈 각도로, 부케 받은 여자는 빵끗 웃고 남자는 무표정. 그래서 만남들 횟수는 총합 12와 반. 그다음에 언젠가 시내 삼거리에서 90도 각도로 사진 찍고. 드라마는 끝이 없고. 그래 봐야 다 다른 사람들과 엮여서. (당일치기로 남자들끼리 놀러간 스키장에서 뇌진탕으로 헷까닥하던 날. 그 부딪힘도 90도. 한편 당일 도시로 돌아와 술자리. 그녀는 재빨리 등장해서 즉각 옆자리를 꿰차고. 그런데 아~ 아직 뇌진탕 여파가... 그래서 먼저 컴백홈. 그날 꺼는 포함됐나 안됐나 긴가민가. 그럼 12가 아니라 13이 되는 건가. 아 몰라 몰라. 조사하면 다 나오지만 귀찮고. 만사가 귀찮고) 
    그런데 어떻게 12월 5일 금요일에 처음 만나 4개월 동안 딱 12번 만난 걸 다 기억하냐고? 기록했으니까. 사실만 기록한 게 아니라 부르고 싶은 애칭과 색다른 별명은 물론이요, 함께 하고 싶은 일들까지. 부끄럽고 오글거려서 차마 생각도 못할 일인데, 또 어떻게 그땐 그게 가능했던 거고. 그래서 수첩과 엑셀 파일에 꼼꼼히 하나하나 모두 다 기록했던 거고. 언제까지 추접스러운 우정으로 만족해야 하겠나, 신기한 인생을 유치한 사랑과 달콤한 쾌락으로 채워가야 하지 않냐 그 말이지. 그래서 평생 못 해 본 거, 만나면 뭘 하고 어디로 놀러갈 것인가, 근처에 놀러갈 만한 곳들 알아두고 기록하고. 서투르지만. 그래도 그렇게. 그런데 느닷없이 그러다 끝. 안녕. 이별. 절망. 파국. 지옥. 여기까지가 1부. 

    <기본 줄거리 2부>
    그럼 2부는? 만나기 전부터 소셜 네트워크로 남자 마음 들쑤셔놓고, 먹잇감을 애간장 녹게 만들었고. 4개월간 공 들였고. 이제 사랑의 포로가 됐다는 안심 때문에 흐뭇하고. 들었다 놨다 쥐락펴락 충분히 했으니까 이제 만찬을 기대하며 축배를 들며 괜찮은 건배사를 궁리할 시간. 그처럼 뜸들이는 시간이 진짜 짜릿한 법이니까. 여자들 각본대로라면 자기들이 총공격하여 4개월 공들였으니까, 완전 몰빵했으니까. 그럼 남자가 발바닥에 땀나도록 으쌰으쌰 준비해서 후끈 달아오르고, 함께 후다닥 2달 동안 결혼 준비 뚝딱 해서, 데이트 하는 둥 마는 둥 즉각 결혼행진곡에 골인하는 게 정해진 수순. 그 다음이야 뭐 아아 좋아라~ 워매 좋은그~ 쪽쪽 빨고 핥고 어쩌고 벌렁벌렁 질질 사랑의 쾌감만 남은 거고. 물론 그쪽 편은 재밌는 천국, 남자 혼자만 정반대로 미친 지옥.
    어머머머머, 그런데 웬걸? 이 남자가 꿈쩍도 않네? 드라마 재밌게 돌아가는데? 어라? 얘 봐라. 어쭈 늬가 안 따라온다 그거지? 그래? 그렇다고? 여자들이 이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일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그것. 사랑의 줄다리기가 이상하게 꼬여버려서 나중 장르야 어떻게 되든, 사랑의 긴장감은 여전하고 아니 더 극적으로 발전하는 가운데, 애정의 신경전은 마침내 장기전에 돌입하는 거. 
    그래서 절대로 주인공들끼리 직접 연락은 금물이고 윗선을 공략. 위를 조지면 아래야 뭐 어떻게든 되는 거고. 집안과 직장과 기타 등등. 요점은 여자 쪽에서 90퍼센트든 100퍼센트든 전부 준비할 테니까, 이미 완벽히 준비 끝났으니까, 그러니 남자는 몸만 와라 그거. 그렇게 얘네들 결혼시키자 그럽시다. 그렇다고 윗선에서 아 그러세요 일단 그렇게라도 합시다, 그게 되겠나. 어떻게든지 성의껏 그래도 남자 쪽인데 뭔가 노력을 하겠지. 사람 염치라는 게 딴 게 아니거든. 똥파리처럼 몰염치할 수야 있나. 그래도 명색이 인간인데. 어른이 괜히 어른인가, 패륜아처럼 파렴치해서는 안되니까. 그렇게 좋게 좋게 합궁시킵시다 라는 제의는? ───────> 그래서 노! 딱 노. 그럼 뭘 해 흔한 말로 콩가루 집안이 아닌가 싶도록 부채가 부채가 말도 아닌데. 한 남자의 알량한 자존심 하나가, 이 세상에 지옥을 가져다 주기도 하니까. 그래서 한 방에 해결하려고 하는데 그게 또 잘 안되네? 될 리가 있나.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당사자는 쏙 빼놓은 체 지들끼리 뭔 놈의 꿍꿍이속 야단법석. 그렇다고 남자 쪽 형편이 풀리기를 어떻게 기다리나. 여심을 녹여주었으면 뭘해, 남자는 뚜껑이 열리고 닫히기를 반복하다 녹아버렸는데. 루비콘 강을 건너도 수없이 건넜는데? 확 그냥 딴년과 작정하고 동거든 결혼이든 막장 드라마를 추진하면 어떡하냐고. ───────> 그 흥미진진한 진짜 드라마를 지켜보는 작전 세력은 비상 상황이 장난 아니게 되어버린 거지. 속된 말로 질질 싸도록 여자들이 제일 재밌어하는 사랑싸움 신경전. 장기전에 돌입했는데 탐색전만 끝이 없어. 수다 3시간의 화제로 최적. 다변가들의 먹거리로 끝판왕. 그렇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 지조 없고 헤프고 정숙하지 못한 문어발녀와 뭘 믿고 결혼을 하라고. 어? 지들 방식대로 사귀어봐서 좋으면 희망찬 미래를 논하는 거지. 아는 거 아무것도 없는데? 사랑을 돈거래하자는 거잖아. 거 무슨 오리발 내밀기 딱 좋게 쑥덕쑥덕. 그동안 당하고 당한 주인공이야 썩어빠져 문들어지든가 말든가. 그 무책임한 으쌰으쌰가 가져올 후폭풍은 미처 상상도 못한 체 말이지. 어? 나만 좋으면 그만이라고. 남 생각은 요만큼도 안 해. 나중 그 어떤 피바다를 지들이 상상이나 했겠어. 지들밖에 모른다고, 입이 귀에 걸려서 자기들밖에 몰라. 당시 각오 단단히 한 여자들 과연 몇 명이나 됐겠냐고. 그러니까 뭐 또 아니면 말고 정신? 바람피워도 안 걸리면 그만 아니냔 거랑 똑같잖아? 불륜을 꿈꾸며 막장을 상상하는 걸레들 같으니라고. 그러면서 무엄하다느니 주제를 알라느니 이러쿵저러쿵 좋다고 신나서 으쌰으쌰 미쳐버린 거지, 미쳐버린 거라고. 누가 미친년 아니랄까 봐. 짜여진 각본대로 누가 성의 표시로 이거라도 어떻게 안되겠습니까 마님~, 하면서 찾아가서 넙죽 엎드리며 사랑을 구걸할 줄 알았나 보네. 지근지근 밟아도 한도 끝도 없길래 내내 받아줬더니 끝까지 그럴 줄 알았던 거라고. 한심한 양반들 같으니라고. 

    <기본 줄거리 3부>
    그러던 찰나 입소문은 퍼지고 퍼지고. 남자보다 여자가 월등한 게 바로 그거. 합심하고 전파하고. 쿵짝쿵짝 꿍꿍이속으로 뭔가를 치밀하게 계획하고 실행하여 어쩌고저쩌고. 그렇게 쉼 없이 사연은 퍼지고 퍼지고. 그 가운데 닥터라고 왜 없겠나. 이건 남자가 그렇게 끝까지 버틸 수 없는 건데. 이상한데? 많이 이상한데? 최소한 기다려달라, 적어도 얼굴을 보려고 해야 하는 건데. 안 그래도 여자가 전 그대가 좋아서 죽겠어요 전 너무너무 당신을 사랑해요! 전 날마다 그댈 생각하며 질질 벌렁벌렁 질질 애탄답니다. 오빠 나 맛있을 꺼 같지. 오빠 그러니까 정식으로 제발 나 좀 따먹어줘. 날 먹어달라고. 나 오빠한테 따먹히고 싶어. 나 맛있을 거라니까, 응? 라는 신호를 끊임없이 보냈기 때문에 거기 응해서 최저점의 노력은 해야 당연한 건데. 왜 아무런 반응이 없지? 왜 사랑을 하다 마냐고! 깍쟁이도 그런 깍쟁이가 없네? 그래서 뒷조사. 그렇게 머리카락이든 뭐든 입수. 그래서 DNA 조사. 
    그런데 결과가...... 뭐야 이거! 혈청을 분석해보니 피는 초록색이요 염색체는 외계인이네? 뭐야 이거! 이때부터 얘기 복잡해지게 됨. 후 폭풍 어마어마할 거라는 가정 하에 상황 장난 아니게 됨. 뭐랄까 마치 연역적으로? 간접적으로 흡사 사후세계의 존재가 증명되기라도 한 것 마냥 상황이 상황이 장난 아니게 되어버린 것이다. 진짜로 사후세계가 있다고? 그럼 사후세계가 없다는 가정 하에 살면 뭐되는 거잖아? 그렇잖아? 다시 말해 내일은 없다 식으로 막살면 나중 어쩌면 늦는 거 아니냐고. 도대체 패자부활전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긴 하지만. 어차피 나중 알게 될 거 이승에나 전념하자, 오늘을 살자 라는 뜻 아닐는지. 참 알쏭달쏭 하구만 그래. 
    </기본 줄거리 종료>

    여기까지 기본 줄거리 1부 2부 3부가 불과 채 1년도 안되고. (잘은 모르겠는데 대충 1년 이짝 저짝)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에서 걸리버는 항해 도중 선박이 난파된 후 해변으로 표류하고, 릴리퍼트 섬에 살고 있는 15cm 미만의 소인국으로 포로가 된다. 또 외계인이 출몰했다는 51 구역 외에 숫자 15에 대한 여러 가지 상징들 하며. 그랬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렇게 기본 줄거리 <첫 만남부터 4개월 + (대충) 몇 개월 = 1년>. 그다음으로 15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느냐. 그에 대해 만화영화도 아니고. 전설도 아니고. 입이 떡 벌어지는 신화 같은 이야기들은 빼고. 그 눈물겹고 어쩐 사연들은 따로 논하고. 기본 줄거리 1년은 저렇고. 그 다음 15년이 지나고. 다시 그 다음에 이어질 이야기의 몇 가지 후보군은 다음과 같다.





    3

    <Ⅰ>
    일단 왜 사연이 장난 아니게 꼬여버렸냐. 하면 남자 때문에. 남자가 뭐 어때서? 그 너구리 똘똘이 만도 못한 녀석을 알고 보니 그렇다는 거. 기본적인 인격은 완벽하게 남자 + 여자. 다시 말해서 정상적인 여자 DNA + 남자 DNA = 남자 1명. 클라인펠터 증후군이니 XYY 증후군, XXYY 증후군, 터너 증후군 기타 등등. 그런 사례야 1000명 가운데 1명이든 100만 명 가운데 1명이든. 다 명확한 사례가 있는데. 그런데 이런 건 보도 듣도 못했네? 그럼 거기서 끝이냐, 아니지 아니지. 다중 인격자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인격이 태어나고 자라며 수명을 다하면 소멸되고. 다양한 사람들이 남자 1명이라는 숙주 안에 존재. 기본적으로 시작은 남자 1명 여자 1명, 그래서 합은 영혼 2에 육신 1개. 영화 미드소마처럼 다중인격체가 탄생하고 성장하고 소멸하고. 웬만한 드라마의 남녀 주인공처럼 1개 숙주 안에서 남녀가 티격태격 사랑싸움은 일상이요 일평생 지속. 대체 몇 명이 멀쩡한 숙주 딱 하나에 기거하냐고. 시시각각 전면에 꼬마가 나설지도 모르고, 웬 할망구랄지 노신사가 등장할지도 모르는 거고. 
    예를 들면 이런 식. 쟤가 좋아 내가 좋아, 쟤야 나야. 당장 말해 당장. 뭐해 대답 안 하고! 어? 그래서 토의 결과 실행은 어떤 어떤 순서로. 바람잡이는 누구, 행동대장은 누구, 중간보스는 또 누구. 그렇게 여성잡지 2가 춤곡과 분위기와 상대 숙녀의 견적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산출하고. 반응을 즉각 보아하니 딱 답 나오네? 대번에 3박자 춤을 2번 타자 숙녀가 리드, 길게 갈 필요 뭐 있나? 진도 빼고 어쩌고 풋사랑각이네. 그럼 뭐 오늘 바로 저 하늘의 별을 따는 거지. 어지간 하면 땅 짚고 헤엄치기란 말씀. 그처럼 매가리없이 좀 생기다 만 허당한테, 그렇게 다 차려진 잔칫상을 차려주면, 어리숙한 허당 숙주는 그저 숟가락만 올리는 일. 일명 노마크 골찬스! 바보도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멍충이도 대충 스쳐도 득점을 얻을 수 있을 만큼. 배구에서 토스하고, 축구처럼 센터링하고. 개 발이 아닌 이상 어? 그게 그러니까 과연 도대체 몇 번이었지? 그런데 무슨 웬만한 남자라면 정신 못차릴 만한, 늑대라면 홀딱 반하지 않고 못 배길 만한 촌년이 놓은 덫에 사뿐히 걸려들었다고? 저런 썅년이 뭐가 좋다고! 가령 「언년이야? (잠시 후). 이런 이런 도화살 좀 봐 봐. 내 이럴 줄 알았다니까. 우리가 뭐랬어. 남자 등골 빼먹을 년 조심하라 그랬지 않냐고. 사주팔자부터 복상사가 얽혔잖아 이 바보야. 우리 몰래 그랬단 말이지? 내 이것들을 가만 두나 봐라. 얘들아! 모여. 사이렌 울리라고. 이 바보야. 골든벨이 아니라 사이렌을 울리라고. 귓등으로 듣지 말고. 장난 아니라니까 지금. 질 나쁜 년. 발랑 까져가지고 말이야. 하여간에 남자 더럽게 밝히게 생겼네 그년!」 그분들께서 그 꼴 그냥 보게 생겼나. 응? 배신도 그런 배신이 없는 거지. 죽 쑤어 개 줄 일 있나 그거라고. 그럼 그 다음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볼 일만 남은 거지. 푸하하하하하하. 으하하하하하하. 곧 개탄스러운 노릇. 비상도 그런 비상이 없는 거라고. 가혹한 운명의 장난. 그래서~ 마녀부터 요정과 마술사까지 총출동. 주전 싹 다 빼고, 잽싸게 특급 벤치멤버로 모두 물갈이. 툭하면 뻥에 걸핏하면 뻔트였지만. 이젠 뭐 스쳐도 홈런? 그야 두고 보면 아는 거고. 그게 그러니까 신부들러리들의 과잉 충성이야 뭐야. 아무튼 말하자면 1개 숙주 안에서 발생하는 현상들이란 게 다 이처럼 등에 식은땀 쭉 나도록 드라마틱했다는 거. 
    그런데 그걸 모르고서 거기다 대고, 처음에 멋 모른 채, 당당한 기세로, 치졸한 사랑싸움을 걸었던 그분들은 15년 동안 절실히 깨닫게 되고. 아아~ 우리가 도대체 무슨 짓을 했던 거지? 라면서. 때문에 처음에 사랑싸움을 걸었던 여자들. 그리고 사연이 퍼지고 퍼지고, 뒷조사가 대연구로 이어지고. 
    그래서 토의 결과 방법은 딱 하나. 왜? 왜냐하면 온갖 지저분하고 더럽고 치졸한 반칙을 총동원했기 때문에 이제는 여자가 거뜬히 남자에게 장르든 뭐든 다 맞춰줘야 하기 때문. 사귀게 되면 어련히 알아서 의전이든 뭐든, 여자 마음에 쏙~ 들도록, 여자 직감보다 뭐든지 한발 앞서서 다 맞춰줄 텐데. 그런데 또 그놈의 의전녀, 타고난 의전녀, 징글징글 이 세상에서 우리가 제일 싫어하는 그놈의 의전녀 공주병녀 거울녀. 뿐인가? 헤프고 어쩌고 막장 드라마 연출했던 거. 그거 다 갚아줘야 하니까. 그러지 않으면 안 되니까. 처음 만난 4개월 동안 남자 대 여자. 남자는 모태솔로요 여자는 전남자친구부터 문어발식 어장관리를 총동원. 그거 갚아주겠다 라는 논리. 
    그러니까 어떻게? 첫눈에 반했던 숙녀는 15년 동안 사랑하는 오빠를 단 1번도 만나지 않은 채 2명의 아이를 출산. 마치 성모 마리아처럼! 당연히 여자는 15년이 지나 40대 중후반이 될 때까지 애는 2명 낳았을지라도, 첫키스도 0 첫경험도 0! 물론 어떻게 어떻게 정자를 채취하고 어쩌고 다 가능. 영화와 드라마와 소설에 나오든 아니든 상상 가능하다는 건 대부분 현실도 가능하단 얘기. 그렇게 15년 동안 2명의 아이가 성장. 첫째는 딸 둘째는 아들. 그 남자를 사랑했던 숙녀는 남자가 꿈꾸었던 시시한 연애, USB에 기록된 일들과 블로그에 나온 내용을 모두 만족시켜주기로 한다. 단, 자신이 아니라 첫째 딸을 통해서. 남자는 당연히 모를 테고. 알 듯 모를 듯 척하면 척이더라도 한 편의 드라마이자 꿈일 뿐이고. 물론 엄마를 엄마라 부르지 않고. 아빠는 아빠가 아니고. 남남이자 타인이 처음 만나 첫눈에 홀딱 반해서, 따라서 곧장 남자친구 여자친구.
    그렇게 15년 후 남자는 무려 34살 연하의 새로운 여자와 데이트. 물론 화장발이면 화장발 잔기술이면 잔기술. 첩보 영화에 나오듯 신분이며 서류며 뭐든 캐도 캐도 계속 나옴. 심지어 사극에 등장하는 방중술이 빠질 수야 있나. 당연히 겉으로 24살처럼 보이고 여권도 영화고. 뭐든지 놀라움과 신기함. 한 사람의 전 인생을 알아가는 재미는 그렇게 더블. 사랑도 더블. 그러다 여자는 차마 거절하기 힘든 그런 은밀한 제안을 한다. <일부일처제, 일부다처제, 일처다부제, 난혼제>가 아닌 사랑의 삼각형을 이루자고. 해를 품은 달이야 뭐야. 이론적으로 뿐만 아니라 실 사례를 찾으면 있긴 있다. 1 대 2로 뭐 어쩌는 예. 동성애자와 이성애자와 양성애자를 조합하면 경우의 수도 여럿 생기고. 그런데 그와 달리. 법적으로 결혼을 4촌 금지냐 8촌 금지냐, 어디서나 오이디푸스 같은 근친상간은 금지인데. 그건 인간계 얘기고. 이건 다른 거고. 그래서 암것도 모른 채 이상한 사랑싸움을 걸었던 우리가 그 사랑 갚아주겠다 라는 사연. 이론상 엄마와 (아빠를 모른 채 낳고 자란) 딸이 동성애 사이라면 가능하긴 하겠지만 그건 수다 3시간 공상일 뿐이고. 기본적으로 엄마는 이성애자. 남자보다 여자들이 일반적으로 동성 간 스킨쉽에 남자보다 훨씬 어쩌지만 엄연히 이성애와 동성애는 다른 것. 그럼 뭐야, 문명화된 현대에 무슨 사랑의 전설이라니! 아니 진짜로? 

    <쉬는 시간>
    참고로 별 중요한 얘기는 아니지만, 그는 그런 사실이 있었다. 지난 기억을 찾아보니 정말로 비슷한 사연이 있네? 때는 바야흐로 월드컵 시즌의 소란스러움이 식을 둥 말 둥 하던 시기를 지나서. 가을. 사무실에서 실장님, NB, NB의 단짝. 그렇게 셋이서 동업이자 프리랜서로 일하던 시절. 걔네가 아마 26살이던가 그랬고. 그런데 단짝 친구가 중학생과 어떡하다 사귀게 됨. 그 여중생이 하필 마음이 뜨겁네? 그래서 단짝한테 막 결혼하자 그랬고, 집에도 말했고. 그러다 여중생 엄마가 사무실에 찾아왔던가? 그러다 흐지부지 끝난 일이 있었음. 

    <Ⅱ>
    'Ⅱ'는 'Ⅰ'와 달리 여자가 첫째 딸을 낳은 다음, 딸을 지구본 저 멀리로 보냄. 영화 엑스맨 같은 막 그런 영재학교 같은 곳으로. (또는 가장 가까운 곳 곧 바로 코앞). 첫째 딸은 그렇게 성장한 다음 15년 후 귀국. 편의상 부르기를 첫째 딸은 아르테미스의 딸, 일명 AD? 어찌어찌 AD는 남자를 만나서 함께 풋풋한 로맨스를 실현. 아르테미스는 이제야 15년이 지나서야, 이름을 부르지도 못하고 만날 수도 없는 애인에게, 겨우겨우 일찍도 사랑싸움의 공평함을 맞춰주었으니. 하여 선수 교체 즉 남자와 AD의 이별. 그럼 원래 처음에 만났던 남자와 여자가 뒤늦게 재회한 다음 어쩌고저쩌고? 와 도대체 몇 번을 꼬아버린 건가. 춤추는 구두 때문에 대체 몇 바퀴 돌아버린 거냐고.

    <Ⅲ>
    편의상 부르기를 첫째 딸은 비너스의 딸, 일명 VG? 아니 헷갈리니까 계속 AD라 통칭하고. 
    남자와 AD가 사귀어 연애를 시작. 서로 남자친구 여자친구 알콩달콩 꿀 떨어지는 연애질. 
    그러다 AD가 자기 엄마 이쁘다면서 엄마를 만나보자고 함. (남자가 이 정도로 빈틈을 주는데 왜 도대체 왜 날 품지 않는 거지? ~라면서 너무도 의아해했던, 첫사랑과 발음이 비슷하고 이니셜이 같았던 여자. 그녀도 그랬다. 자기 엄마 이쁘다고 같이 만나보자고. 그러다 어느 날 술 취해서, 나 오빠랑 결혼 못하겠다~! 그 뒤로도 기회를 주고 주고 주고. 어? 그런데 안 먹어. 일절 안 먹는다고. 결국 오빠 나한테 전화하지 마!) 그래서 만남. 그런데 AD의 엄마를 만나보니 엄마가 걔?

    <Ⅳ>
    그러다 AD가 자기 언니 이쁘다면서 언니를 만나보자고 함. 그래서 만남. 그런데 AD의 언니를 만나보니 언니는 걔?

    <Ⅴ>
    그러다 AD가 자기 이모 이쁘다면서 이모를 만나보자고 함. 그래서 만남. 그런데 AD의 이모를 만나보니 이모는 걔?

    <Ⅵ>
    남자와 AD는 사귐. 그런데 AD에게 연적이 생김. 그 연적은 다름 아닌 걔? 즉 AD와 연적인 아르테미스는 모르는 척하는 건지 아니면 정말로 모르는 건지 알쏭달쏭. 

    <Ⅶ>
    ......(예전 기억) 예전 런닝머신 파는 아르바이트할 때처럼. 옆 가게에서 일하는 친했던 언니가 놀러와서 키스. 뭉클 짜릿 새콤달콤했던 느낌 잠시. 수줍어 도망가던 그녀. 그녀가 옆 옆 가게에서 일하는 젊은 숙녀를 소개해줌. 키스 그 얘기 다 공유함. 어떻게 그랬냐 어쨌냐 재밌다 그랬냐, 자긴 입 한 번 트이면 수다대회 1인자감이다 뭐라는 둥. 그래서 딱 1번만 1 대 1로 데이트하고 말았는데. 
    (가정) 옛사랑 아르테미스를 먼저 만남. 아들 1명의 손을 꼬옥 쥐고서 나타난 그녀. 그녀의 (연출된) 행복한 모습에 감회가 이상야릇. 그러다 웬 AD를 소개시켜 줌? 아님 얼렁뚱땅 소개 비슷하게 됨. AD와 길게 안 만날 수 없는 상황. 차마 거부할 수 없는 유혹.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 명분. 그 다음 어쩌고저쩌고. 

    <Ⅷ>
    ......

     몽상이야 계속 이어졌지만 쓸데없이 머리만 아플 뿐이고. 그래서 그는 이런 플롯 어디다 팔아먹을 수도 없고. 극본 작가처럼 사실적으로 구체화시키지도 못하고. 그러니 그냥 그렇게 성과도 없이 허구는 탄생할 뻔하다 말았던 것이다. 





    4

    옛말에 선한 일은 3년 해도 아는 사람 적으나, 나쁜 짓은 한 번 해도 천하가 안다고. 그렇듯 유명해지고 싶다면 일단 노이즈 마케팅으로 반짝 뜰 수도 있는 게 세상사. 더불어 돈과 악마는 휴식을 모르니, 그러므로 오락산업 때문에 세상은 언제나 떠들썩. 그렇지만 유행 따라가기도 벅차고. 사랑도 일이고. 우선 호박은 다 날 피해 가던가 건수도 없고. 모두 그림의 떡일 뿐이고. 만사가 귀찮고. 무엇보다 인기 없고. 노잼이냐 개 꿀잼일 것이냐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 먼저 뭘 해도 재미없고. 더더군다나 품위 유지비는 간당간당. 심지어 정력도 비리비리한 판국에 TV 채널 돌리다 그분들께 기 빨려. 패배주의에 지는 비교에 짜증에 권태에 또 뭐, 뭐? 한심한 놀기. 허접한 일하기. 하찮은 재산. 저조한 재능. 무기력한 의욕. 보이지 않는 개구멍. 그러니까 쥐구멍에 도대체 언제 볕이 뜨냐고. 응? 뜨긴 드냔 말이지. 날씨도 찌푸둥하고 퍽이나 공상하기 좋은 날일까? 그럼 어떻게 가까이하기엔 너무 부담스러운 쾌락마를 오래간만에 기용해야 하는 거냐고. 뭐 끝짱을 보라고? 끝장을 보긴 뭘 끝장을 봐. 누가? 쟤가? 얘가? 그럼 또 승부사부터 도박꾼까지 찾아오면 어떡하냐고. 늬가 그 말로만 듣던 끝판왕이냐, 야 기왕 이렇게 된 거 어쩌고저쩌고. 보아하니 NB의 최근 인생 행보는 개 대가리에 뿔난 격일까. 뿔은 무슨. 됐고. 애들처럼 징징거리는 어리광은 더럽게 재미없고. 안 볼 걸 괜히 봤네, 못 들을 걸 들었네, 에잇시 눈 배렸어 라는 가상의 투덜거림은 왜 생각 안 하냐고. 무슨 인생이 개뼉따귀도 아니고 말이야. 개 풀 뜯어먹는 잔소리는 그쯤 하고. 
    그래서 그는 하긴 뭘 했겠나. 일이나 해야지. 그렇게 그는 사무실에서 일하는 중.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 아리아 “아니요, 당신은 아무 것도 몰라요” KV.419 
    정신 사나워서 딴 걸 들을 수도 없고. 
    그런데 일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딴짓하고 싶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NB는 아는 동생 가운데 누구한테 연락을 할까 골똘히 고민 중이었다. 
    그 순간 갑자기 쿵쿵쿵. 아니 초인종 놔두고 노크를 뭐 그리도 크게? 여자가 그처럼 살며시 노크할 리는 없고. 
    예상과 달리 문을 열어보니 방문자는 다름 아닌 레이첼이었다. 
   「레이첼. 웬일이야?」
   「웬일은 무슨. 내가 왜 못 올 데 왔나?」
   「아니 그건 아닌데. 뜬금없으니 하는 말이지.」
   「뜬금없긴. 뭐하다 켕긴 당황스러움이야? 불어. 실토해. 어? 안 해? 컴퓨터 어딨어? 노트북 어딨는데? 화장지 왜 없어? 두루마리도 없고 갑 티슈도 없고. 어? 아니면 번호표 뽑는 기계라도 있어야 할 거 아니야? 그런다고 돈 세는  기계를 들여놓겠어 어쩌겠어. 안 그래? 이거 봐 이거 봐. 사라가 이 썩은 미소를 봤어야 하는데. 맹세컨대 그랬으면 걔 웃다가 배꼽 빠졌을 걸.」
   「그나저나 용건이 뭐야? 뭐 내가 무슨 부탁 들어줘야 하나? 아님 내가 뭐 잘못했던가.」
   「오빠 전에 안 그랬는데. 이 오빠가 뭔가 의뭉스럽네. 그러네. 왜, 여자한테 심하게 당했니? 왜 갑자기 상남자 흉내? 안 어울려. 오빠랑 안 어울린다고. 돌아와. 냉큼. 오빠 그거랑 하나도 안 어울린다고. 알어? 그러니까 오빠가 뭘 해도 안되는 거야. 어?」
   「그러지 말고 소파에 자빠져서 잡지나 뚜적거리며 쉬었다 가든가. 그러든가 말든가.」
   「오빠도 요즘 재미없구나. 하긴 우리야 항상 심심하지. 안 그래?」
   「안 그러긴 누가 안 그래? 난 뭘 해도 재미있어. 항상. 매번 즐겁고 뭘 해도 기쁘고. 보람 있고. 어? 항상 진지하고. 낭만적인 로맨스에 대한 사모하는 마음 가득하고, 어? 아는 동생들 가운데 레이첼이 친근감으로 독보적인 1등을 달리고 있어서 뭐랄까, 다른 동생들한테 조금 미안한 감이 없잖아 있지. 그렇다고 내가 네 어장에서 천년만년 살아야 하는 건 아니지 않니?」 
   「어장은 무슨. 뭔 뚱딴지 같은 공상을 하다가 말이야, 은연중 켕기니까 아무 말이나 막 하시는 거 좀 봐. 허허. 생각 좀 하고 막 던져. 어? 그러니까, 날 좀 그냥 내버려두라? 이 오빠 중2병이네. 그러네.」
   「어! 왜, 그럼 안돼? 그런데 뭐야. 너 헤어스타일도 미세하게 바뀌고, 못 보던 반지까지 끼었네? 너 남자친구 생겼니?」
   「왜 나는 남자친구 생기면 안 돼?」
   「안 돼긴. 남자친구 생겼으면 이처럼 날 단독으로 만나는 건 자제했으면 해서 하는 소리지.」
   「어떻게 척하면 척이냐. 그런 오빠는 반지 안 껴봤어?」
   「반지? 어. 한 번도.」
   「뭐? 한 번도? 여태 한 번도 반지를 안 껴 봤다고?」
   「내내 걸어만 다니는 영화 거 뭐지, 제목이 뭐더라. 아! 반지의 제왕은 봤어. 그러나 반지는 못 껴봤지.」
   「정말이야? 오빠 낼모레...」
   「낼모레 뭐?」
   「아니 그게 아니라. 뭐 그럴 수도 있단 말이지. 살면서 바쁘고 어쩌고 살다 보면 그럴 수 있어. 그럼. 그게 무슨 큰 흉인가?」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인터넷 메신저, 소셜 네트워크에서도 태어나서 지금까지 여자친구 0. 일절 0.」
   「그게 뭐 자랑이니? 설마 오빠 나 여자로 보는 거 아니지? 그렇지? 에이~ 설마!」
    레이첼에게 반론하는 그 인간. 대체 대사 1번으로 얼마나 긴 대사를 뽑으려고 또 한숨을 쉬는 걸까? 아무래도 칸을 떼서 가는 게 좋겠다. 





    5

   「넌 남자야. 알아? 그야 어쨌든 넌 좋아하는 남자도 많고, 껄떡대는 추종 세력도 많아서 좋겠다. 부럽다. 잘났네. 대단하다고. 난 정반댄데. 난 내 가족, 지인, 선배, 친구들이 내 여자친구를 봤던 적 단 한 번도 없어. 전성기는 있지도 않았고. 순 병풍만 서다가 벌써 아재 된 거지. 시간 참 빠르네. 살면서 단 1번도 여자친구를 사귀어보지도 못했는데. 공원에서 다정하게 의자에 함께 앉아 얘기하고 어쩌고 그런 걸 어떻게 해 봐. 여자친구 집에 데려다주고 그런 건 신간 편한 늑대들이나 하는 거고. 우리는 그냥 평생 이 모냥 이 꼴로 늙어죽는 거고. 모태솔론데 여자친구랑 통화를 어떻게 해 봤겠니. 이름을 어떻게 불러봤겠냐고. 극장 데이트가 다 뭐야. 여자를 사겨야 집에 데려다 주든가 말든가 하지. 아무도 만나 주지를 않는데? 우리 같은 쪼다들이 나 싫다는 그분들 귀찮게 하면 되나. 그럼 쓰나. 평생 존댓말이든 반말이든 이름을 단 한 번도 못 불러보다 이러다 그냥 가는 거지 뭐. 용기 있는 똥파리와 저돌적인 하이에나들한테는 일찍부터 번호 따이고. 쉽게 쉽게 마음 주고. 거뜬하게 몸 바치고. 술술 따먹히고. 커플링 하고. 고추 빨아주는 건 일도 아니고. 커닐링구스니 뭐니 쾌락의 금자탑을 쌓고. 지갑 속에 사진 간직해주고. 커플링하고. 그런데 우리는? 
    그 어떤 흉악한 강간범이랄지 끈덕진 스토커일지라도 그녀는 사겨 주는데? 우리는 1 대 1로 안 만나줘도, 걔들은 1 대 1로 만나 주는데? 지갑 속에 사진을 간직해 주는데? 2달만 쫓아다니면 최소 3번 따먹혀주는데? 적어도 1년은 사귀어주는데? 세상에 소문 쫙 퍼지게 더티러브하는 연인이라고 사방팔방 자랑하는데? 파랑새가 똥파리 자지를 정성스럽게 빨아주고, 똥파리는 파랑새의 향긋한 보지를 미친 듯이 빠는 일, 어차피 시간문제일 뿐인데? 
    그런데 우리는? 어? 그런데 우리는! 아아 사랑이 바로 이런 거구나 라고 깨달으면 뭐하냐고. 음주 운전하는 남자 차에 보지 벌리고 막 타고. 하이에나가 운전하는 승용차 조수석에 좋다면서 또 타고. 그러면서 내 남자가 자기 차 조수석에 다른 여자를 허락하지 않기를 바라고. 안 그래도 아무 남자나 막 만나고. 문어발식 어장관리 계속하고. 그런 뭣 같은 년을 뭘 믿고 사랑을 하냐고. 다른 웬만한 늑대들은 그런 사랑 못해서 난리지만, 우리는 뭐라고? 그래~ 너 가라~ 안녕~ 잘 가라~ 꺼져라~ 제발 꺼져주라! 좋아하는 오빠가 따로 있으면 뭐하냐고. 아무 때고 네게 전활 해 나야 하며 속삭이고 어쩌고, 노래 가사 있잖아. 1년 동안 애틋하도록 알콩달콩 추억을 쌓았다는 흑역사 자랑을 모태솔로 오빠한테 하는 걸로도 모자라, 너 죽어봐라? 너 디져봐라? 
    아버지 할아버지 말씀 듣기로 그 자리에 기차역이 있었다는 번화가에서, 이모가 어떤 말을 해 주더라 라는 얘기를 나중 해 주는 여자를 만나서, 그날 1차 커피집 2차 술집에서 키스하고 그다음 모텔비 부족해서 아는 동생이랑 동거한다는 걔네 집에 가서 그날 저 하늘의 별을 따고. 동거하는 동생이 아침에 퇴근해서 온다길래 시간 촉박. 모텔비 부족하다고 그냥 대놓고 말했으면, 그날 적어도 한 3번은 하는 건데. 그럼 걔 더 오래 만날 수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많이 아쉽네? 걔 대음순 엄청 튀어나왔던데. 그래 봐야 걔도 G 스폿 이미 느끼더라고. 일단 상체를 뒤로 제끼더란 말씀. 살다 살다 정상 체위에서 엉덩이 드는 년은 처음 봤던 적도 있는데. 아아 (절레절레). 한편 기차길 옆에 살았던 많이 어린 여자애가 처녀였는데 걔도 만난 당일. 딱 당일. 나중 임신테스터기도 사다 주고. 한동안 연락 없다가 나중 다시 만나서 자동차에서 키스하고. 오늘 영화 보자고 하길래 자긴 설렜다고 하고. 기찻길 옆에 살았던 딴 처녀도 만난 당일 차에서. 우린 뭐든지 만난 당일. 우리는 웬만하면 주문 즉시 테이크아웃. 아니면 배달. 즉 호박이 제 발로 굴러오는 우리는 플레이보이, 언젠가는 펜트하우스! 아니면 허풍.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견적이 좀 그렇다 해 봤자, 어? 그래 봐야 처음 만나 손 잡고, 둘째 날 뽀뽀하고, 셋째 날 밀월여행 (딱)! 어? 남자들이 왜 못생긴 여자를 좋아하는데. 못생긴 여자가 다 그렇단 말이 아니라. 미녀도 다 그렇진 않은데, 그저 따라다니고 쫓아다니며 꽃 들고 기다려 주기만 하면 걔 자지 빨아주는 건 시간 문제. 정숙하면 뭘 하냐고. 차라리 헤픈 게 낫지. 그러니까 우리가 못생긴 여자를 만나는 거 아니야. 어? 그래서 존미녀와 존미남 커플은 이론과 달리 정량이 턱없이 모자른 거고. 여자는 한쪽 눈 감고서 결혼하고, 남자는 두 눈 부릎 뜨고서 정실감 딱 찾아서 결혼한 다음에 나중 잡은 물고기한테는 밥을 주지 않고. 어? 진도 빼기 어려운 숙녀라면 사귈 때 일찍 바람피던가. 아니면 3년 4년 사겨도 대놓고 바람 피던가. 왜? 안 주니까! 4년 사귄 남자친구가 바에 여자친구랑 같이 가서 하는 말, 쟤가 너보다 더 이뻐. 나중 여자친구는 딴 남자한테, 나도 풀메이크업하고 그 조명 아래 서면 이쁘겠다 어쩐다 다 얘기해주고. 밤을 꼬빡 새워서 아침 해가 밝을 때까지 통화하고. 2번째로 사랑했던 꼬마, 전화 통화 하느라 통 잠을 못 자. 가짜가 아니라 진짜로 전화통화만 기본 4시간 6시간 하느라 잠을 못 자. 새벽에 통화하다가 보면 아침 해가 벌써 떠있네? 어쩌다도 아니고 자주 자주. 진짜로 사랑이 인생의 전부라는 걸 절실히 깨닫지 않을 수 없다는 거. (절레절레). 통화하고 통화하고, 인터넷 메신저로 대화하고, 그래서 일도 못해. 말이 말이 완전 많은 수다녀, 어디서 말 많기로 일절 져 본 적이 없는 여자. 했던 얘기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귀에서 피가 나는 여자. 남자 귀에 고름이 나오게 만드는 아가씨. 남들 귀가 타버리도록 말이 많은 숙녀. 아아 (절레절레). 그래서 웬만한 남자 뿐만 아니라, 어지간히 버티고 견디며 언젠가는 따먹겠지 라면서 4년을 기다려도 단 1번도 안 주는데. 참 그분도 그분이다 어떻게 그렇게 오래 버티냐. 그냥 보통도 아니고 그 다변을 어찌 버티냐고. 좌우지간, 어차피 결혼해도 아름다운 사랑을 빼놓고서는 무엇이라고? 어떻게 붙어도 붙어도! 그럼 뭘해, 스토커가 쫓아다니면 그저 좋다면서, 어떻게 만나도 만나도! 그러니까 강간범이랑 행복한 가정을 꾸리지. 여자 세계 불문율 말도 못하는데, 그 모순 다 빼놓고 그 뭐든지 자기한테 다 맞춰주라 그러고. 
    (사귀지도 않았건만 꼭 사랑이라 부르건 단지 썸만 탔건 어쨌건. 그래도 걔 아빠가 막내딸한테 사준 새 승용차, 부들부들한 실버 아반떼, 그녀가 운전하는 자동차 조수석에 딱 탔지. 결혼할 꺼면 집에서 얼마까지 해 줄 수 있다면서 다 공개하고. 먼저 전화하고 전화하고 메신저로 꼬시고 꼬시고. 그래서 결국 만나서 고기 사주고. 그 고기집에 손님 많았는데 전부 여자. 와, 전부 다 여자다~! 그러니까, 왜 좋아? 좋아? 막 좋아? 집에 데려다 준다길래. 누구처럼 아무 똥파리나 아무 하이에나 차에 보지 벌리며 막 타지 않지 우리는. 어? 우리는 좋아하니까 여자가 운전하는 자동차 조수석에 딱 탔던 거라고. 당시 걔. 좋아만 하다 남자도 마음이 있는 거 같은데 안 넘어와서 상심했는데. 다시 넘어온 것만 같아서 집 앞에 다 와서 그 얼마나 좋아했는데. 황홀감에 그토록 신나는 모습, 아아! 애들보다 훨신 빵끗 웃으면서, 오오 내가 애쓴 보람이 다 있구나 그랬구나 막 그러면서. 생각난다. 기억난다. 떠오른다. 그때로 돌아갈 수 없을까? 조수석에 타 있던 좋아하는 남자의 왼팔을 막 그냥 심하게 때리는 바로 그 애교. 아흐흑. 우리는 그처럼 좋아하니까 이성이 운전하는 차에 타고. 좋아하니까 사귀고 싶어하는 거라고. 응? 뭔 미친년들처럼 얼굴 팔리는 거 좋아라하고 그러지 않지. 스토커든 강간범이든 뭐든 가리지 않고 의전만 받으면 그저 다 좋다는 사랑? 그게 뭐가 사랑이냐고. 그러면서 그게 무슨 자랑인 줄 알어. 내 전남자친구가 오늘도 집 앞에서 기다리더라? 걔네들 미친 거 아니야?)





    6

    그의 내면에서는 어느새 선수교체가 뚝딱 이루어졌다. 웬 말괄량이인지 새침한 숙녀인지는 몰라도. 
   「그래서 그랬을까? 사귀지도 않은 상태에서 나는 문어발식으로 세상 모든 남자를 다 상대해주겠다, 이제 G 스팟 열리는 건 시간문제다, 여차하면 이모 스타일로 확 그냥 삐툴어지겠다, 그러나 너는 똥파리랑 똑같이 나한테 껄떡거려야 하느니라 하느니라. 뿐만 아니라 최신식 페라리 FF 당장 대절하지 않으면 넌 곧장 버림받느니라. 알겠느냐? 어디서 감히 늬까짓게 나한테! 우리는 여신 너는 벌레 만도 못한 돌쇠. 나는 1년 동안 우리 똥파리 전남자친구와 사귀면서 아름다운 사랑을 했느니라. 심지어 지금도 만나느니라. 
    그때 당시 난 회사에서 소문 쫙 퍼졌어. 똥파리 중의 똥파리랑 사귄다고. 똥파리한테 따먹혔다고. 똥파리 사랑한다고. 야구선수랑 아나운서랑 사귀다가 아나운서가 자살했던 일. 그녀는 챙피했나 몰라도 어쩜 좋지, 난 부끄러운 거 모르네? 수치심도 없네? 그런 게 어딨어. 왜? 내가 걜 사랑하니까. 내가 걜 정말 좋아하는데? 그럼 말 다 한 거 아니니? 지갑 속에 남자친구 사진 1년 동안 간직해 주면 말 다 한 거 아니냐고! 어? 넌 그런 거 못 해 봤지? 그치? 그렇지? 찌그러져 이런 모태솔로 머절아. 날마다 꼬박꼬박 퇴근하면 회사 앞에서 기다리고. 집에 데려다 주고. 사람들 많은 번화가에서 다정하게 손 잡고 걸어다니고. 만인이 보란듯이, 특히 백화점 화장품 코너에서 남자친구랑 손잡고 거닐면서 여점원들 눈빛 구경하는 거 얼마나 재밌었는 줄 늬가 알겠니. 어떻게 알겠니. 하나도 모르지. 게다가 회사에만 소문났게? 하이에나의 친구들은 뭐다? 그렇지 똥파리 친구도 똥파리지. 걔네들 세계에도 소문 쫙 퍼졌어. 대어 중의 대어를 물었다더라. 곧 있으면 따먹을 일만 남았다더라 막 그러면서. 난 천상천한유아독존이야. 남잔 그냥 쓰레기든 뭐든 옆에 붙여놓기만 하면 되는 거고. 우린 아마존이거든. 나만 이쁘면 그만이라고.
    그런데 있잖니, 오늘 퇴근해서 집에 가는데 어머머머머! 집 앞에서 전남자친구가 또 기다리네? 내 사랑 전남자친구가, 못 본지 꽤 됐는데, 그 아득한 옛날처럼 또? 자기 시험에 합격했다고 말이야. 오랫만에 누구야~ 다정한 그 음조. 또 들으니까 흔들리더라. 꺼뻑 떨리더라. 그래서 한번 다시 생각해보자 그랬지. 당연히 예상도 못한 우리 오빠의 출연에, 생각도 못한 전남자친구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들으니까, 아 글쎄 내 보지가 벌렁벌렁하네? 난 또 애액 질질 흘렸어. 얘 말도 마 말도 말라고, 그 날 입은 펜티 다음 날도 입을라 그랬는데, 하는 수 없이 그날 펜티 그냥 빨았잖니 얘. 응? 속뒤집어지지? 그치? 다 너 좋으라고 하는 거야, 너가 속 뒤집어져야 우리가 기쁘거든. 응? 이야~ 그 얼굴 또 보니까 나 속으로 얼마나 떨렸는 줄 아니? 그리고 너 한번 생각을 해 봐 얘. 걔랑 나랑 자그마치 1년을 만났는데. 그런데 우리가 손만 잡았겠니? 달콤한 첫키스 그 얼마나 떨렸는 줄 늬가 알겠니, 늬 같은 모태솔로가 그걸 어찌 알겠냐고. 안 그래? 이런 쪼다 머저리 등신 병신새끼야, 늬까짓 거렁뱅이가 그 애틋함을 어찌 알겠냐고. 어? 아울러 우리는 피임도 잘 했어. 어? 하도 껄떡거리길래 난 아직 성 그래프가 늦으니까 그저 포옹이 더 좋지만, 내가 좋아하니까 내가 사랑하니까, 난 줬다고. 성심성의껏 빨아줬어. 어디를? 똥파리 거기를! 걔 그러니까 완전 좋아하더라. 응? 막 미치던데? 뿐이니? 고추 막 빨아주니까 내 입에다 쌌어 얘. 걔도 조루거든. 그래도 내가 다 토닥거려줬지. 찬찬히 발전하면 되니까 얘. 나중 시험 합격하면 애널리즘도 시도해 보자고 기분 북돋아주는 건 일도 아니었어 얘. 얘~ 너 같은 모태솔로가 그런 걸 해 봤겠니, 여자를 알겠니. 어? 아아 그때가 생각난다. 그이와 쌓은 추억이 너무도 소중하다고. 막 그냥 뽀뽀하고 빨고 핥고 지지고 볶고. 떨고. 분수에. 떨림에. 근데 있잖니, 걔 엄청 실하더라. 삽입만 1시간이야? 응? 컨디션 좋으면 1시간 반. 2시간도 문제 없는데 그래도 걔 공부도 해야 하고, 너무 중독되면 안되고 그래서 참았던 거고. 응? 그 정도면 그래도 꽤 괜찮은 거 아니니? 게다가 후희가 또 얼마나 기가 막힌데? 말로만 듣던 바로 그 멀티 오르가즘을 선물하더란 말씀. 그래서 걔 아직 시험 합격은 안 했지만 우린 딱 상견례하기로 했지. 그런데 얼렁뚱땅 걔 바람핀 거 딱 걸린 거고. 그래서 이별했고. 
    그렇다고 여자들이 남자들처럼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오가 되니? 그러니? 여자들 말이 좀 많니 얘. 그래서 내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어쩜 그럴 수 있냐 어쩌고저쩌고. 오늘도 친구랑 그 얘기했어 얘. 넌 그렇지 않지 얘? 들었니? 어? 들었어? 모태솔로 주제에 알긴 뭘 알겠니. 너, 들었니? 오빠, 들었어요? 우리가 이미 작전 다 짠 거니까 들었겠네? 들었지? 그치? 지갑 속에 사진 간직해 주고, 회사에 더티러브 소문나고. 그런데 아직까지 걔는 다시 만나자고 또 껄떡거리고. 응? 나 지금 완전 남자복 터진 거지. 안 그러니? 그러니 지금 말이야 그냥 걸어만 다녀도 보지 애액 질질 싸게 생겼다고. 어? 여자는 있잖아, 얘. 얘. 응? 얘. 여자는 그래. 여자는 말이야, 이별해도 우리 오빠 우리 오빠, 그놈의 <우리 오빠>! 입에 붙은 습관 <우리 오빠>를 떼는 데만 적어도 한 세월이 걸려. 알아? 너 같은 모태솔로가 그걸 어찌 알겠니. 아무리 더럽게 헤어졌어도 여자는 <우리 오빠> 쉽게 못 떼. 아니 모르니? 헤어진 거뿐만 아니라 내 돈과 친구 돈과 친구의 친구 돈까지 뜯겼어도, 어? 받을 길 희박하단 걸 이미 잘 알아도, 여자는! 어? 여자는~ <우리 오빠>란 말 즉각 못 떼. 아니 모르니? 검소하게 아끼고 아껴서 모은 숙녀의 목돈, 친구의 목돈, 친구의 친구의 목돈까지 싹 다 꼴아박아도. 응? 그녀는 <우리 오빠>라는 입버릇 쉽게 못 고친단 말이야. 뭘 알고나 사랑을 논해. 그러니까 왜 못 떼냐? 몸을 꼬박꼬박 섞었으니까. 어? 최소 한 달에 한 번! 응? 냉 나오고 어쩌고 남자에게 횟수와 냄새와 못 느끼는 절반 참치 등 뭔가가 턱없이 불만족스러울지라도. 혼자 사는 숙녀 집에 자율 출입권을 부여했으면 까딱 잘못하다 시소에서 앉아있음과 동시에 유체이탈해서 분신은 양다리로 떠날 준비를 할 수도 있는 것. 상대 부모님 인사드리고 봤으면 뭘 해! 숫자만 1달에 1번이었지 문턱이 닳토록 혼자 사는 숙녀 집에 늑대는 불쑥불쑥, 기회를 엿보고 엿보고, 침대에 올라가면 내려가라 내려가라. 연애도사 숙녀가 4년 사겨도 성관계 0번을 괜히 고수하는 게 아니다 얘?! 모르면 알아 둬. 알아서 손해볼 건 없으니까 얘. 더티러브 없으면 일찍 바람나든 늦게 시도하든 확률은 99.9퍼센트. 결혼 전에도 그런데 결혼한 다음은? 잘 아시다시피! 연애도사 존미녀가 괜히 하이에나의 끈질긴 구애에 철벽을 치는 게 아니라고. 사랑은 뭐라고? (딱) 그렇지~ 사랑은 모르는 것! 면사포 쓰고서 사랑의 예식장에서 결혼 행진곡에 아찔하며 행진하기 전까지는 모르는 것. 안 그런가? 길고 짧은 건 대 봐야 알고, 판도라의 상자는 열어봐야 아는 것. 사람은 겪어봐야 안다는 것도 다 아마추어 얘기. 왜? 왜냐하면 사랑 역시 상대적이기 때문. 그렇다고 결혼이 끝도 아니고. 어? 그야 당연히 육체적 사랑은 아직일지라도, 마음으로만 사랑한지 좀 됐어도 결과는 마찬가지. 응? 남자는 '친구야 나 누구 따먹었어'부터 이처럼 재산 벗겨먹은 전여자친구와의 성관계 횟수까지 친구랑 공유해. 알어? 몸 바치고 돈 말아먹고 밥 먹이고 수발들고. 응? 성상납 돈상납 상납 안 한 게 뭐냐고. 그렇게 빚쟁이 여자 3명과 정보원 1명. 건너 건너 딱해서 어렵싸리 모은 목돈 빌려줬다 깡그리 날리게 생겼는데, 바로 옆에 있는 빚쟁이들 입장 생각 못하고. 거기서 입버릇처럼 우리 오빠 우리 오빠. 틈틈히 우리 오빠. 어? 이미 딴년이랑 바람난지 좀 됐고, 재미도 좋고 미래까지 생각하는 데도 우리 오빠. 아끼고 아껴서 모은 목돈 받은 길 막막한데도 우리 오빠. 여자는 말이야, 마음이 약하기 때문에, 사랑에서 정 떼는 게 이 세상에서 제일 힘든 존재야. 왜? 사랑이 인생의 전부거든. 그게 바로 우리라고. 알겠니? 넌 어떻게 된 게 여자에 대해 암것도 모를 수 있니? 여자는 정 주면 웬만하면 바람 못 피워! 그게 여자야. 그래서 여자는 그래요 라고 하는 거라고. 다 사랑이 식어서 여자가 심신분리되고 어쩌고, 이상한 년들이 막사니까 말들이 많은 거고. 아니 모르니?
    그렇지만 우리가 누구니, 응? 골빈년에 걸레에 영심이이자 의전녀 아니니! 응? 알고 보면 여왕벌 중의 여왕벌! 여자말 번역기는 뭐다? 그거라니까. 모든 여자는 살쾡이요 여왕벌이라고. 어? 그 가운데 착한년 맹녀 집순이 선녀 암캐 수캐 암탉 기타 등등 천성이 천차만별일 뿐이고. 어? 강간범을 사랑하고 스토커를 더 사랑하는 우리. 사랑싸움이야 서로 좋아하고 평소에 다정한 연인들끼리나 해당하는 거고. 객관화, 해, 봐, 얘. 응? 여자는 딱 괴물이라니까. 어? 살쾡이~! 보이지 않는 꼬리만 최소 9개. 미친년도 그런 미친년들이 없지. 미친년도 그런 상미친년이 없다고. 어? 너 여자말 번역기 몰라? 그래? 여자의 허영심에 그 끝이 어딨니. 응? 은근한 허영심, 그리고 흡족하리 만치 쾌적한 만족감. 전자와 후자가 한치의 빈틈없이 일치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됨. 그게 어떻게 가능하나. 응? 악마는 새로움을 사랑하는데, 어머머 여자는 한정판을 더 좋아하네? 허허. (몸짓) 우리가 악마 머리 꼭대기 위에 올라선 존재다 그 말씀. 응? 무엇보다, 여자는 솔직해선 안되는 것. 그래서 모순. 지조란 게 딴 게 아님. 여자가 '아니오'라고 말할 때는 '가능성이 조금은 있다'는 말이고, 여자가 '가능성이 조금 있다'고 말할 때는 '예'라는 말이며, 여자가 '예'라고 말할 때는 숙녀이기를 포기한 셈. 그러므로 모순! 딱 모순. 시시때때로 모순. 쉬지 않고 변심. 그러니 마초들 아주 그냥 돌아버리는 거지. 바로, 그래서~ 여자의 <애매한 NO>와 <치를 떠는 NO>는 남자에게 맞추어서 0이냐 1이냐 딱 그래야 하는 것. 그러지 않으면 절대로 안 되는 것. 아니면 개판 5분전이든 남자가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 돌변해 여자를 강간 및 성폭행해도 그 화근은 시발점이 뭐 어떻다는 것.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만나고 소름 돋도록 싫으면서 만나고 사겨 주고, 그럼 생태계 섭리를 더럽히는 일. 
    괜히 사람 구실하고, 늑대로서 중간은 가며, 교양과 상식에서 벗어나지 않게 살았거늘. 뭐 천사처럼 보였는데, 속으로 요정과의 달콤한 섹스를 그 얼마나 꿈꿨는데. 그런데 개나 소나 다 따먹을 수 있는 걸레라고? 왜 나는 이 모양 이 꼴로 살아야 하느냐, 를 친구에게조차 발설할 뻔 하다 뚝 멈춰야 하는 게 퍽이나 인간적인데. 그런데 그런 꼴을 봤다? 별꼴 다 보겠네 얼굴값 못하신다? 따라서 꼴값은 그래서 흔해지는 것. 아시겠나? 어? 아시겠냐고! 애들 어리광도 내 꺼요, 응석으로 어디서 썩 안 빠지고, 징징대며 투정에 짜증에 신경질에. 일관성도 없고 변심은 말도 못하고. 툭하면 싫증, 어? 여자 인생 조지는 거, 누가 됐든 여자 1명 인생 조지는 거. 애석하고 슬프지만 여자 1명만 그러면 다행이게? 생태계 개판 되는 거, 수컷들 광분하는 거, 주변 사람들은 물론이요 길이길이 미래의 애인이든 누구든 뭐든. 말도 못하는 진흙탕 개싸움 벌어지는 거. 다 여자의 마음 때문. 인생 혼자라지만 이 세상 나 혼자 사는 게 아닌 법. 사랑이 더러워지는 거, 여자 1명 인생 조지는 거. 그럼 그냥 불행 중 다행이게? 그러게? G 스팟이 열리건 숙녀 보지에 불이 나건, 여자 1명 인생 조지는 거 그럼 다행이게? 나만 이쁘면 그만, 나만 좋으면 그만이다? <아니면 말고>는 <바람펴도 안 걸리면 말고>와도 부합하기도 하는 것. 어? 지 사랑 조지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니까 하는 얘기. 그처럼 추접스러운 염문이 있으니까 별로인 남자들만 꼬이게 되는 여자도 발생하는 것. 파리는 신의 성배든 사극에 나오는 왕의 독배든, 내 거든 남의 거든 막 그냥 가리지 않고 다 덤비는 거. 다 여자들이 판을 뭘로 만들기 때문에, 절반은 그녀들 책임이란 거지. 뷸륜을 뭐 남자 혼자 완성하나? 사랑법도 모르고. 이기적으로 나는 예외고. 연애론도 변칙이라서 싫고. 허나 나는 예외고. 애정관 역시나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라서 평생 쌓인 게 많은 숙녀. 촌닭의 천생 배필은 바로 촌년인데, 그분들은 파랑새를 한 번 보더니 혼을 빼았겨버리고. 어? 그래서 이모 스타일로 몸 막 굴리고. 절반은 마음이 매춘부고. 어차피 속고 당하고 억울하게 귀가 한번 뚤리고 나니, 헤프게 막살고. 귀걸이가 뭐든지 쫌만 내 맘에 들었다 싶으면 그땐 그냥...! 어차피 참새들이야 그냥 뭐 그렇다 치더라도. 거위와 백조와 존미녀인데 생태계 개판으로 만드신다? 수탉이 울지 않고 암캐가 짓지 않아도, 그래도 아침은 온다네. 늑대가 양의 탈을 벗는다고 아침이 안 오랴. 언젠가 땅을 치며 후회할 날 온다 그거지. 늑대가 흑심을 품건 고양이가 유혹을 하건 해는 뜨지 왜 안 떠. 그러니까 잡은 물고기한테는 밥을 주면 안된다니까. 어? 웬만치들 설치고 다녀야 말을 안 허지. 어? 나대기는 지들이 뭔데 나대고 난리야? 거울도 안 봐? 두뇌 없어? 생각하기 싫어? 어? 
    그런데! 그런데 여자를 사랑하겠다고? 각오 단단히 하시라 그 말씀. 어? 적당히 갖고 놀다 버릴 꺼면 몰라도, 어? 장기전으로 갈 꺼라면 절대로 쉽게 생각하지 마시라는 얘기. 아무리 쉽게 사랑하고 쉽게 헤어지는 세태라지만, 사랑 그거 너무 쉽게 생각하지 마시라고요. 네? 괜히 여자가 사랑이 인생의 전부라고 하나? 다음 생의 다음 생의 다음 생의 그 언제까지라도, 너는 내 꺼야! 그게 바로 여자인데? 책임 못 질 꺼면 그러니까 마음만 받으라고. 어? 얘기가 샛길로 좀 샜는데 다시 돌아가자고. 그럼 돼. 넘어지면 일어나면 되고. 어? 남자가 거 쪼잔하게 그게 뭐니? 어? 나무가 커야 그늘도 크지. 그런데 알고 봤더니 그이는 글쎄 밴댕이 소갈딱지? 그야 여자 입장이고 남자는 오늘도 수증기 푸쉭푸쉭. 뚜껑 열리고. 뒷목 잡고. 하여간에 남녀는... (절레절레). 
    좌우지간, 나뭇꾼과 양몰이꾼은 가는 길이 다르다네. 어? 이 양반아 귓구멍 막지 말고 똑똑히 들어. 어디 가서 이런 설교 쉽게 듣는 줄 알어? 가슴에 마음에 영혼에 새기지 않으면 나중 큰코 다칠 줄도 모른단 말일세. 어? 나뭇꾼 다음에 아까 뭐라 그랬지? 내가 어디까지 말했더라. 아하. 그럼 도박꾼과 난봉꾼은 우정일까? 그러든가 말든가. 알고 싶지도 않고. 아무튼 여자 여자. 아아 (절레절레). 다시 한번 말하지만 여자를, 쉽게, 사랑하지 마시게나. 그렇다고 또 거꾸로맨처럼 그럼 여자를, 어렵게, 사랑하란 말입니까 뭡니까? ~라고 허를 찌르지도 마시고. 어? 그러니까 괜히 그 냥반들이 뭔가를 늦출 수 있는 대로 늦추라, 그 말을 괜히 하는 게 아니라네. 물론 농담 반 진담 반 허세겠지만 말일세. 여자는, 여자가 봐도 미스테리야. 여자를 잘 모르는, 뭘 좀 모르고, 말이 잘 안 섞이는 상남자에게만 여자가 미스테리가 아니라고. 어? 여자의 허영심은 답이 없단 말이야 답이. 어?
    (뭔 게임 캐릭터처럼 즉각 할아버지는 숙녀로 선수교체)
    여자는 남자한테 잘 보일려고 화장을 하는 존재인데? 모든 남자들이 다 날 바라보고 사랑해주고 집 앞에서 죽치고 대기하고, 스토커처럼 회사에 쫓아오고. 그거 얼마나 좋아하는데. 단, 내 맘에 쏙 드는 남자만. 내가 첫눈에 홀딱 반할 만한 남자만! 응? 왜 여자의 노는 그 해석만 최소 100가지겠니. 남자는 동물 유형으로 따지면 단 몇 가지로 딱 가닥 나와. 어? 말하자면 남자는 단적으로 따져서 그냥 단순해. 어? 수컷! 그렇지만 여자? 가짓수만 해도 장난 아니고, 문제는 그때그때 변하는 거. 어? 변덕이 변덕이 말도 못하고. 천동설이고. 친구들끼리든 친한 지인들끼리든. 앞에선 별 말 없어도 뒤에서 그 얼마나 놀랍도록 까는 줄 알기는 아니? 어? 뒤끝없는 여자? 그런 여자는 없어. 딱 0이라고. 여자가 남자의 과거를 얼마나 질투하는지, 그 얼마나 시기하는지 알기는 아니? 남자는 우리한테 비교도 안돼. 새발의 피란 말씀. 마치 성적 절정감처럼 말이지. 애인의 연애사 과거에 속뒤집어지는 거. 남자는 우리한테 명함도 못 내민단 말씀. 뻔데기 앞에서 주름 잡을 일 있니? 여자는 남자의 과거사와 얽인 개년들을 싹 다 죽여버리고 싶어야 그래야 진짜야. 어? 아니면 다 가짜. 뻥. 몽땅 뻥. 전부 가식. 죄다 위선. 어? 다 몽땅 뻥이라고. 순 내숭이지 그게 진짠 줄 알어? 여자가 속 뒤집혀 봐. 할 말 못 할 말 가릴 게 뭐야. 지랄 대회 여는 거 문제도 아니라니까 그러시네. 또 그러다 한순간 천사로 바껴. 어? 적응 안되게. 그러다 다시 돌직구로 사람 놀래게 하고. 뒷담화 안하고 남 욕 안하는 여자? 친구 없어! 험담 싫어하는 여자? 외톨이! 여자는 시작부터 끝까지 남 얘기. 어? 그거 좋아하지 않으면 왕따라니까요. 심지어 언제 뒤통수 맞을지도 모르고. 어? 남 돌려까는 게 이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일인데, 우리들 사이에 늬 편 내 편이 어딨니. 다 순진한 얘기일 뿐이지. 그냥 너 혼자 살어. 성격 변태 같은 여자 데리고 살다가는 아아 말도 마라 말도 마! 뭘 좀 알고, 말이 통하고, 여심을 뭐든지 한 발 앞서가는 걸로도 모자라 외모까지 잘생겼어. 그런 남자가 어디 흔할까? 드물겠지. 그처럼 성격 좋은 여자? 통과! 오빠 천사표죠 라면서 처음 본 남자한테 홀딱 반한 여자가 천사표일 확률? 말 말자. 말을 말자고. 어? 그런데 뭐 여자? 어? 여자? 여자? 
    남자의 판타지야 남자들만 좋아하듯. 여자의 판타지 역시나 여자들만의 판타지일뿐. 최고의 이상형이, 아니 이상형들이 죄다 날 좋다며 따라다니고. 회사에 찾아오고. 꽃 들고 기다리고. 언제나 집 앞에서 죽치고 대기하고. 전화 불나고. 매번 새로운 남자 + 끈질긴 녀석들로. 여자의 꿈이 그거야, 이상형한테 스토킹 받는 거. 그러다 해피엔딩 아닐 수도 있는 거고. 그러다 몇 십 번 따먹히고 버림 받은 예, 부지기수야 부지기수. 그런데 여자, 어? 여자! 여자는 참다 참다 참다 끝까지 참고 끝까지 버티다가, 끝끝내 싫다고 하다가 마지막에 모든 걸 놔버리는 여자. 그래서 싫어도 싫어도 싫어도 그래도 스토킹. 체면과 염치와 상식과 도덕이자 윤리 때문에 똥파리짓 하지 않는 것이지. 나처럼 파리 끈끈이녀로 똥파리한테 쉽게 넘어갈 꺼라면, 그분들께서 괜히 참았게? 그렇게 쉽게 만나주고, 사겨주고, 데이트해주고, 지갑 속에 사진 간직해 주고. 어? 이상형은 사겨주지도 않은 채 발로 뻥 차고. 내 그럴 줄 알았으면 모든 주위 남자들이 속으로 죄다 그랬을 거 아니냐고. 
    <아아 저런 저런.... 그럼 내가 미리 선수칠 걸! 저 싸구려 허영덩어리 좀 보소. 개나 소나 쫌만 노력하면 다 따먹을 수 있잖아? 몰염치 때문에. 파렴치가 뭔 줄 아니까. 교양 있고 상식 모르지 않거든. 그래서 안 껄떡거린 거 뿐이라고. 그런데 저 저 저 찝쩍남한테 홀딱 넘어가? 주변에서 손가락질 하는 거 생각도 안 해? 이미 따먹혀도 더럽게 따먹혔겠구만. 꼭 보면 저런 애들이 놀이공원 대관람차 안에서 하이에나 고추 빨아준다니까. 쯧쯧쯧 천받하디 천박한 매춘녀구만 그래. 저런 창녀가 뭐가 좋다고 (절레절레)>
    사귀기 전에, 주변 사람들 죄다 속 뒤집어져버렸는데. 싫으면 끝까지 싫던가. 결국 넘어가네? 그러네? 쟤도 어쩔 수 없네! 그럼 커닐링구스와 펠라치오는 이제 시간 문제네? 똥파리한테 넘어가기 전과 후. 넘어가기 전에도 주로 여자들 위주로 속 뒤집어졌고. 넘어간 후에는 남자들 위주로 속 뒤집어졌고. 회사든 어디든 소문 쫙 퍼졌고. 사회 통념도 짜증나고. 질서도 뭔판이고. 인습이 뭔 소용이야. 그 때문에 막산 사람이라고 왜 없겠냐고. 그런데 중요한 건 여잔 도무지 챙피한 걸 모른다는 거고. 깨도 깨도 정도가 있지. 남 생각은 요만큼도 안 하고. 그 가운데 최고의 수혜자는 누구다? 똥파리야 나중 해피엔딩 아닐 테니까 그건 넘어가고. 어차피 수락한 사람 책임이 절반이고. 그래서 주인공들 빼면? OK~ 딱 1명. 오직 1명. 뻠쁘질에 직장 동료 집 앞에 찾아가고, 불러내고, 나이트클럽 가자고 꼬시고. 그랬던 직장 단짝 언니. 걔? 암컷 싸움닭! 딱 그 1명만 기분 쨰져 미쳐버릴 듯이 기뻤단 뜻이지. 환상, 어? 걔 때문에 자긴 찬밥 중의 찬밥 됐기 때문에, 기를 쓰고서 동료를 쓰레기로 만드는 여자. 기막힌 환상. 짜릿한 쾌감. 미칠듯 끝장을 본 거지. 그녀 딱 1명만 빼놓은 채 남들은 죄다 속 뒤집어져버린거고. 뿐더러 그때 뿐만이 아니고. 그런 년은 머리에 똥만 가득 들어찼다니까. 남들은 몰라도 얘는 둘 중 하나. 딱 둘 중 하나. 
    첫째, 성모 마리아처럼 일평생 처녀로 살던가. 아니면,
    둘째, 그야 뭐 나중 하는 거 봐서 한번 다시 생각해 보는 거고.
    똥파리의 여자라는 꼬리표는 영원하고. 하이에나 1의 전마누라요. 하이에나 2의 짝사랑이자. 나머지 하이에나들의 희망이라는 상징은 끝이 없고. 응? 지울 수 없고! 꼬였다 하면 전부 다 별로인 남자, 그런데 정작 좋아하는 자기만의 애인은 지근지근 밟아서 묵사발 만들었던 그녀. 그런 숙녀로 기억되는 거지.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그래야지. 지가 인간이면 응당 그러지 않으면 안된다고. 어? 남들이 뭐라고 수군거리는 줄도 모른 채, 뭐 들었어요? 장래 뭔 비판을 받을 줄 꿈에도 상상하지 못한 채, 뭐 들었어요? 무덤을 파라 무덤을 파. 무덤파기 골 세러모니인 줄도 모르고 말이야. 미련해도 분수가 있지 (절레절레). 들었어요? 킁킁킁 쩝쩝쩝 그 소리에 1, 2년도 아니고 성장기를 다 바쳐 완전히 미쳐버렸는데, 또? 와~ 자기들이 빡빡 주장하는 행복한 사랑이라면서 천국의 부케를 안겨주네? 그런데 알고 봤더니 썩었어. 완전 골았어. 많이 상했다고. 어디까지 하나 보자 지켜봤더니, 끝도 없어. 애비도 애미도 몰라 봐. 멍청해도 멍청해도 예술적으로 멍청한 줄은 모르고, 좋아하는 남자한테 것도 자랑이라고. 아이고야 쯧쯧쯧! 허허. 다는 아니겠지만. 순진한 우리 착한 여자들이 바로 이처럼 멍청하시다네. 응? 이 정도로 (몸짓) 생각이 없다고. 여기서 하나 더. 그런데 더 웃긴 거? 걔는 객관적으로 보자면 스토커 똥파리가 첫사랑인데, 그런데 또 자기는 나중 완전 좋아했던 어떤 오빠가 첫사랑이라고 빡빡 우기는 거. 어? (절레절레). 그러게 뭐하러 연애사를 더럽히냐고.
    뭐 그건 그렇고. 안 그래도 지금, 2년 3년 소개팅 스케줄 꽉 차 있느니라. 어제도 만났다 오늘도 만난다 이번 주말도 마저 3번 꼬빡 채워서 만나기로 했다. 남자들 만나보니까 만날 만 하던만 뭘 그래. 좋지 왜 안 좋아. 매춘부와 플레이보이. 여성잡지 2는 아실 거야. 막 만나면 얼마나 좋은지를. 괴로운 사례만 딱 뺀다면 좋지 왜 안 좋아? 그렇게 막 헤프게 얼굴 팔리는 걸 좋아라 하고. 우리는 몰라도, 바람둥이들이 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얼굴 팔리는 일. 어? 쪽팔리는 거랑 지조 있는 거도 구분 못하고. 누가? 넘어가고. 좌우지간 너 모태솔로지? 딱 봐도 뻔해. 왜 꼽냐? 꼴리냐? 속 뒤집어지냐? 디져 봐라 디져 봐. 그럼 페라리 FF 갖고 오든가. 어? 난 손도 잡고~, 만인에게 남자친구 여자친구 사이라고 자랑하고 지금도 자랑하고, 설레지도 좋아하지도 떨리지도 않으면서 만나 주는 게 무슨 벼슬이고. 어? 왜? 어차피 갈아탈 거거든. 아니면 남자친구 형편 풀리면 결혼해서 자지 빨고 보지 핥고 미치고 환장한 사랑의 쾌락을 매일매일 맞 볼 거거든. 너 내 미니홈피 봤지? 그럼 내가 걔 얼마나 사랑했는지 잘 알겠네. 거기 공개로 올려놓은 게시물 봤지? 내가 걔 얼마나 사랑했는지 잘 알겠든 모르겠든. 어? 여자는 남자한테 쉽게 정 못 떼 얘. 너도 잘 알면서! 응? 넌 지금 멀티태스킹으로 나한테 딱 걸린 거야. 그런데 꽤나 비리비리하네? 그치만 괜찮긴 괜찮고. 나 갖기는 부족하고 남 주기는 싫고. 나 맛있을 거 같지? 그렇지? 나 먹고 싶지? 그렇지? 그럼 페라라 FF 갖고 와. 그럼 한번 생각해 볼게. 응? 





    7

    휴~!
   「너 말 다 했어?」 
    ~라는 반문을 들을 새도 없이. 그는 마지막 할 말까지 마저 이어서 했다. 청자의 귀는 마비되고 화자의 입은 너덜너덜할 지경. 
    「그런데 거기다 대고 그래 놓고 전 1번이면 끝이에요? 문어발식으로 하이에나와 똥파리들 다 상대해 주면서? 천상천하 유아독존 좋아하시네. 우리는 꽃다발 주기는커녕 일생 여자를 사귀어보지 못한 모태솔로인데. 꽃다발 받아봤다 집 앞에서 기다리고 데려다주고 회사에 찾아오고. 못생긴 게 문제가 아님. 학교 다닐 때 공부 못한 것 역시 문제도 아님. 이모 스타일도 우리는 얼마든지 엄마 스타일로, 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여인으로 만들어드리고 떠받들어 드림. 그런데 머릿속에 똥만 가득 들어찬 그놈의 의전녀. 행동 하나하나 말투 하나하나. 의전 받을 자격이 있나 없나. 똥파리가 스토킹해주길 바라시네? 좋아해서 사귀고 사랑을 키워가면 어련히 알아서 뭐든지 잘해드릴까. 그런데 사람을 보는 것도 아니고, 조건을 따지는 것도 아니고. 오직 의전 그놈의 의전. 바람둥이 중에도 맘 먹고 그런 애들 있다. 겉으로는 의전 의전, 속으로는 잔말 말고 따라와, 그래서 따먹든 아니면 복수하고 버리는 짓. 어? (절레절레) 딱 보면 딱. 척하면 척. 뭐 저울질? 염장질? 그러니 사랑의 시소가 사기꾼의 저울이 되지. '못생긴 암컷 싸움닭&욕심쟁이 하이에나' 기고만장 커플한테 물들고, 지령 받고, 소개해주는 제 2 제 3의 하이에나들 줄줄이 다 독대하며 탐색전 펼치니까 사랑은 더러워지는 거라고. 무슨 상한 비엔나 소시지야 뭐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썩은 미소나 만들어내고. 무슨 전남자친구의 옅은 그림자 흔적도 아니고. 지갑 속에 사진 1년 동안 간직했던 우리 오빠와 경쟁하라고? 파리 끈끈이가 좋단 놈들이나 많이 하라들 그래. 우리는 아니니까. 얼마든지 실컷. 우리는 아니라고. 우리는 스토커 좋아한다 강간범 사랑한다? 
    그분들께서 우리는 일절 만나 주지를 않는다니까 그러시네. 왜? 지들은 공주거든. 자기들이 여신인데 뭐 미쳤다고 우리 같은 거지를 만나겠니. 언감생심 쌍욕 들을 일 있니? 감히 찝적거리는 시늉이라도 했다간 뭔 소리를 듣게. 생각도 말아야지. 아예 똥파리가 스토킹 하면 사랑해주던가, 아니면 하이에나한테 성폭행당하고 강간당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던가. 걔네들은 모 아니면 도야. 콧대가 좀 높아야지. 우리 같은 촌닭들은 쳐다보지도 않아 얘. 여자친구니 남자친구니 정식으로 사귀는 거까지 갈 필요도 없이, 어? 소개팅해서 늑대가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물어본다고 싫다고 하지. 전화번호를 안 물어보면 안 물어본다고 상처 받았다고 하지. 늬 까짓 촌닭이 뭔데 내 친구 마음 아프게 하냐고 암컷 싸움닭도 우리를 고맙게도 지근지근 밟아주시지. 그냥 밞아주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그냥 상처에 소금 뿌리면서 좋다고 꼬시다고 신난다고 비명을 지르셨지. 그녀들 완전 재밌어서 미쳐버렸다고. 어? 그러면서 지들이 무슨 아름다운 사랑 드라마라도 연출하는 줄 알어. 완전 재밌어하고 신나서 미치고. 내 님이 나타나면 뭘해, 지들 딴에는 최상의 환대라지만, 상대는 지옥을 선물받는 건데.
    누가 걔네 존미녀들 갖다 쓸 줄 몰라서 안 갖다 쓰는 줄 아시나? 우리가 걔네 구워삶기 싫어서 가만 놔두는 줄 아냐고. 웬만한 늑대들이 걔네 작업치기 어려워서 치근덕거리지 않는 줄 아시나 본대. 착각도 팔자다. 지들이 호감 갖는 남자도 다 보내고, 어? 지들이 좋아하는 남자한테 애정 표현도 못하고, 어? 지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보내며 조심스레 근처에서, 저 같은 허접한 촌닭이 감히 그댈 사랑해도 될까요? ~라면서 신호를 보내도 속으로 좋으면서도 고민하다 사랑의 적기를 놓치고. 보내고. 뺏기고. 남자가 포기하고. 철벽치고. 콧대 세우고. 속으로는 남자 얼굴 보면서 겉으로는 마음을 본다 그러고. 겉으로는 의전녀처럼 뭘 모르는 여자 아니라면서 실제로는 조건 좋고, 호인에 성격 좋고, 잘생기고, 목소리 매력적이고, 자상하고, 다정하고, 부드러운 남자들 싹 다 싫다 그래. 그럼 누가, 오직 어떤 남자가 좋냐? (딱) 옳거니~ 오로지 의전 딱 1개만 봐! 그래서 여자 인생 평생 눈 높기로 최고니까 웬만한 남자들 다 싫대. 그런데 일생을 통틀어 딱 1명의 남자를 사겼으니. 그냥 만나면서 썸탄 거도 아니고, 정식으로 남자친구 여자친구로 1년 동안 사겼지. 지갑 속에 사진 간직해주고, 소셜 네트워크로 만방에 자랑하고. 성적으로 얽히고 설키고. 회사에 소문 쫙퍼지고. 각자 집안 부모님과 친척들 다 알게 되고. 상견례 직전. 자기 친구들한테도 다 알리고. 말 그대로 사랑하는 사이. 그렇게 여자 인생 40년을 통틀어 딱 1명만 사귐. 오직 딱 1명. 그런데 그 딱 1명이 누구냐? 하면, 그대는 바로 똥파리 중의 똥파리, 즉 스토커 중의 스토커. 게다가 미혼녀로 어떻게 애 낳고 어쩌고 살면서. 폐경을 앞둔 채 여자 인생 46년 47년을 통틀어 남자친구라고 사겨본 거도 역시나 딱 1명. 사겼던 남자가 걔 사진을 지갑 속에 간직한 사례는 그처럼 하이에나 딱 1번. 그렇게 여자 전성기는 파리 끈끈이로 막을 내리는 거지. 응? 그 여자 인생 50년 동안 결국 남자랑 1 대 1로 데이트해본 추억이라고는 스토커 딱 1명 뿐인 여자 인생. 낭만적이지 않니? 멋지다. 아름답다. 대단하다고. 휼륭하시지 왜 아니겠어. 한번 생각해 봐. 그 스토커는 그 사실을 알면 얼마나 행복할까? 스토커만도 못한 취급에 네 발 짐승 만도 못한 대우 받은 짝사랑남은 또 어떻고. 그러니까 강자는 누가 뭐래도 똥파리와 하이에나. 맞자나? 그게 어디 틀린 말이야? 아니잖아?
    더군다나 그걸 자랑해. 심지어 후회하지도 않아. 후회되면 자랑을 하겠나. 자랑스러우니까 자랑하지. 지갑 속에 사진 간직하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누가 협박했나? 그런데 여자들은 그게 첫사랑이 아니래. 자기들은 최고의 대우를 받아야 하니까. 최고가 나타나면 지난 건 다 쓰레기거든. 안 그런가? 그 둘을 견주어서 말도 안되면 막 그냥 갖다 버린다고. 하여간에 여자들이란. 태어나서 난생 처음 남자를 사겨서, 50년 숙녀 인생에서 남자는 오직 딱 1명 뿐이었던 첫사랑, 전남자친구. 다른 말로 우리 오빠. 와우, 똥파리에 최적화된 여자. 똥파리를 위해서 태어난 아가씨. 축하해. 좋겠다. 부럽다. 질투나네. 얄밉다. 유난떤다고. 재수없기는. 와 존경스럽다. 참으로 본받아야겠구나. 만인의 귀감이잖아. 미덕이 악덕에게 한 수 가르쳐주는 위선 같은 거? 교양미가 좀 오져야 말이지. 사랑론 박사님들 납셨구만 그래. 응? 어쩜 좋니, 응? 아름답잖아. 그 얼마나 멋지냐고. 안 그래? 좌우지간, 때 늦은 뉘우침은 대개 본의가 아닌 것. 개구리가 모기에게 용서를 빌까. 잃은 뒤에야 그 물건 귀한 줄 안다고. 양가죽을 벗겨버리면 두 번 다시 털을 깎지 못하는 법. 짐승을 놓치고 나서야 방도를 알게 되면 뭘 해. 안 그런가? 뭐 의전녀? 허영심녀? 여왕벌? 그분들에 대해서 꼬치꼬치 캐내어 분석해 주지. 자, 물 한 잔 마신 다음에. 입이 바짝바짝 탄다 얘. 내가 그런데 넌 얼마나 귀가 타들어가겠니? 아아 (절레절레)」





    8

   「의전녀? 영심이? 맹녀? 여왕벌? 그건 곧 자기들 같은 의전녀는 딴 거 아무것도 안 본다는 걸 입증하는 일. 진짜로 딴 거 아무것도 안 봐. 걔네들 특징이 그래. 그럼 사랑은 스토킹일까? 그분들을 봐서는 그렇지. 왜냐하면 그 어떤 남자들도 다 싫다 다만 스토커라면 무조건 좋다, 강간범이라면 행복한 가정이라도 꾸리겠다 라는 걸 사실로 증명하니까. 그걸 의전녀께서,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남자를 가질려고 애를 쓰면서도, 자긴 그런 의전녀라고 당당히 밝혀. 또 협박해. 저울질해. 염장질하고. 챙피한 줄도 모르고. 자랑스러워한다고. 남들이 골빈년이라고 손가락질 하는 줄도 모르고. 주변에서 죄다 쓰레기한테 넘어간 거 반칙 중의 반칙이라면서 삿대질하는 줄도 모른 채. 또 착한 척. 미남 완전 좋아하면서 자긴 남자 얼굴 안 본다 그러고. 딴 여자랑 달랑 커피 1잔 마셨는데 내 남자친구를 뻥 차고. 딴 여자랑 달랑 커피 1잔 마셨을 뿐인데, 그런데 1년 동안 지갑 속에 사진을 간직해준 첫사랑을 뻥 차. 그러면서 자기가 차였데. 또 그게 자랑이데. 막 그래. 그러고도 목구멍으로 밥이 넘어가시나? 그러니까 환승이별이 유행이고 대세지. 그래서 사랑이 더러워지는 거라고. (절레절레) (절레절레) 
    그런 의전녀들이 소개팅 어떻게 하는 줄 아니? 참 나 처음 만나는데 집 앞에다 자동차 갖다 대기시키라고 한다네. 응? 그래서 처음 만나자마자 의전 받아서 데이트하면서, 탐색전 펼치고, 또 집까지 고이 모셔다 드려야 하지. 그러면서 뒷모습을 보이며 걸어갈 때 어쩐 줄 아니? 머리카락을 두 손으로 올리면서 목선을 또 보여줘. 여우짓 하면서 전 의전녀이자 골빈년이랍니다, 라고 광고한다고. 걔네 특징이 그래. 걔네들 아무것도 안 봐. 무조건 회사 앞에서 기다리고, 싫다고 뿌리쳐도 끈질기게 매달리고, 집 앞까지 따라오고. 거절해도 거절해도 끝까지 꽃 들고 쫓아다니고. 딴 거 아무것도 안 보고 오직 그거 딱 1개만 본다니까. 말도 말어 말도 마. 뭔 얼굴, 능력, 성격, 인성, 몸매, 집안, 배경, 잔재주, 나이 기타 등등. 그런 거 아무것도 안 봐요. 오직 딱 1개 의전만 본다고. 어? 지가 의전 받을 자격이나 된다고 생각하시나? 그러면서 겉으로는 자긴 남자 얼굴 안 본대. 연예인 누구 누구라면 환장을 하면서 말이야. 그저 하는 생각이라고는 남자 고추 빨 생각 밖에 안 하고. 의전녀 통계를 집단지성에 근거하여 내 보면, 집안 좋고 머리에 든 거 있고 괜찮은 여성도 분명 있겠지. 허나 대체로 보면 학교 다닐 때 공부 못하고, 명품 좋아하고, 허영심 쩔고. 응? 뭐 명품?
    명품 좋아하는 건 문제가 아님. 호사와 사치와 명작 등 얼마든지. 명품이니 뭐니 절대 나쁜 게 아님. 그런데 문제는 분수에 넘치고, 자긴 여왕벌에 남잔 벌레고. 머릿속에 똥만 찼고. 가정교육 배운 건 없고. 막내딸이 다 그런 거도 아닌데 버는 족족 다 써. 주제도 모른 채 명품 휘감고. 하루종일 거울을 손에서 놓치를 않고. 어? 한 시절 그럴 수도 있는데. 인생이 시시해보이는 딱 영심이? 절레절레. 원래 그런 여자거나 또는 남자한테 당하고 속아서 일시적으로 삐툴어지는 여자도 보면 보이고. 여자들 얼굴에 똥칠하는 바로 그런 여자. 유치원선생이네 간호조무사네. 평판 깎아먹고 숙녀 평균 먹칠하는 미꾸라지들. 딱 쉬운 여자. 유부남킬러들. 남자랑 사겨도 절대 먼저 연락 안 하고. 심지어 자기가 먼저 꼬리쳤고. 누구로 갈아탈까 자꾸 흘리고 유혹하고 다니고. 걔네들 특징이 자기만 이쁘면 그만 주의. 자기 남자는 못생겨도 얼마든지 좋고, 친구 남편 친구 남자친구들 속 뒤집어지는 거 보는 게 삶의 기쁨. 인생의 행복. 어? 그러니까 친구가 없지. 그러니까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 그러니 여자의 적은 여자가 아닐 수 있나. 여자가 봤을 때 딱 싫어하는 여자. 사랑을 하겠다는 거야, 아니면 의전을 받고 싶다는 거야. 그도 아니면 단순히 트로피를(여자들이 부러워하는 남자친구 남편감을) 갖고 싶다는 거냐고. 노선 확실히 타는 의전녀도 있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의전녀도 있고. 아무튼 그처럼 의전녀 특징이 몇 가지 있는데. 뭐 논문 쓸 거도 아니고 그냥 수다로 풀지 뭐.
    첫째, 환승이별.
    둘째, 남자친구한테 복수 당해.
    셋째, 남자한테 배신당해. (똥파리 스토커가 하도 귀찮게 쫓아다니길래 만나줬어. 지갑 속에 사진 간직해주고 만방에 우리 사귀는 사이라고 공식적으로 알려. 언제 따먹히느냐는 시간 문제. 그러다 1년 만에 남자가 딴년과 채팅으로 만나 커피 1잔 마셨다고 작별)
    넷째, 남자 마음 식어버리게 만듬. (사랑하는 오빠인데도 불구하고 일절 전화 0번에, 1 대 1 만남 0번에, 사겨 주지도 않고. 똥파리는 사귀지만 넌 아니다 그거라고. 다른 남자는 다 몰라도 넌 아니다 딱 그거. 리무진 대기시키라 딱 그말. 연예인병. 공주병. 의전병. 머릿속에 똥만 꽉 찬 멍청녀. 맹녀)
    첫째는 흔한 거고. 둘째는. 둘째는 남자가 쫓아다녀서 딱 사겼어. 그래 공식적인 남자친구 여자친구. 그런데 진도가 없다는 건 그렇다 쳐. 남자가 무슨 짐승도 아니고 풋풋하게 만나서 차근차근 서로를 알아가는 거, 좋지 왜 안 좋아. 그런데 여자가 먼저 연락은 0. 집 앞에서 기다려라, 회사 앞에서 대기해라, 꽃 들고 어째라. 응? 그러니까 남자가 사귀면서 시험 합격한 다음에 몰래 바람펴서 딴년과 결혼 날짜 잡은 다음에 딱 걜 차버리지. 머릿속에 똥만 찬 멍청녀거든. 그러면서 또 직장 동료 통해서 소개팅 받는데, 집 앞에서 승용차 대기시키라 그래. 물론 남잔 플레이보이니까 대번에 눈치 채고 뻥 차지. 그러다 웬 어리숙한 연하이자 가난한 하이에나 잡아서 결혼해. 그러다 남편 직장 잘리고 이사가고 어쩌고. 의전녀? (절레절레) 얼굴 반반한 거 빼고 아무런 매력 없는 여자. 만나면 만날수록 턱 튀어나오고 남자 유도선수 만큼 발이 크지... 성격도 마음도 별로요, 몸만 따먹기 딱 좋고. 그래 봤자 절반 참치, 차라리 육덕녀 아줌마가 나아도 훨씬 낫지. 그분들은 절정녀거든. 응? 그러니 아무런 잇점이 없어. 그런 여자를 만나려면 술집 마담이 훨씬 낫지. 나아도 100번 낫다고. 성격도 별로 멍청해 여자 세계에서도 왕따. 사람 딱 보면 대번에 아하 의전녀구나, 라고 감지해야 하는데. 거기다 또 훈수 두는 양반들도 뭔 뜬금없이 코끼리 뒷다리 잡고서 '스테어웨이 투 헤븐'의 계단이래. 스타인웨이 앤 선스가 무슨 주류 회사인주 알어. 어? (절레절레) 꼬리쳐서 어장에 집어넣는 데 유독 재능이 돋보이는 의전녀도 있고. 남자처럼 사냥감보다 사냥 하는 데서 쾌감을 느끼는 의전녀부터. 딴년의 남자 뺏는 의전녀. 내 남자 뺏기는 데서 변태적 감정 느끼는 의전녀까지. 의전녀나 여왕벌녀나. 그러니까 넌 너 밖에 모른다 그러고 차이지. 그래서 난 널 사랑하지 않았어 라면서 차인다고. 그러면서 또 말은 자기 또 차였다며 차인 게 자랑이래. 여자가 남자를 찼으면서도 자기가 차였데. 스토커든 강간범이든 뭐든지 꼬였다 싶으면 자랑. 
    그걸 보고 여자들이 가만 있나? 그러나? 어? 그래? 그거 보고 가만 있으면 여자가 아니지. 응당 못 참는다고. 어떻게든 끌어내려야 속이 시원하단 말씀. 어떻게든 바닥에 눞혀서 지근지근 밟아줘야 그분들 속이 시원하거든. 응? 그러니까 미녀 때문에 선녀가 광분하면, 걜 폐기물 중의 폐기물이랑 짝지어주지. 암컷 싸움닭이 또 한번 독한 맘 품으면 장난 아니거든. 직장 동료 언니일 뿐인데도 불구하고, 집 앞에 찾아가고 찾아가고. 전화해서 불러내고 불러내고. 술 먹자 술 먹자! 나이트클럽 가서 부킹하자 부킹하자. 어? 가만 놔두질 않지. 새하얀 도화지에 기어코 똥칠을 해 놔야 그제사 속이 시원하시다 그 말씀. 귀가 뚫린 이모 스타일이 문어발식으로 순위 변경 차트를 즐기면서 남자를 거느리거나. 귀가 안 뚫린 숙녀가 남자에 환장하는 마음을 주체 못해 남잘 먼저 꼬셔서 남자친구로 꿰찬 다음 먼저 연락 0에 애교도 0이거나. 노잼. 싫어도 만나고.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사귀고. 그냥 거느리는 여왕벌 마인드. 학교 다닐 때 공부 못한 게 문제가 아님. 멍청해도 괜찮음. 못생긴 게 문제가 아니라고. 응? 걔네들이 엄마 스타일에서 이모 스타일로 전환해보라고. 직업군에서 헤픈 여자 지조없는 여자 잘 주는 여자, 어? 걔네들이 이상적인 사랑에 대한 환상을 다 깨주시지. 멀쩡한 직업인들 평판을 훼손시킨다고. 의전녀가 딱 미꾸라지. 수컷들이 걔네들을 딱 환영한다고. 거기서 더 가면 남자 세계에서 성적으로 유명해지는 거고. 걔네들이 아줌마 돼서 남편이랑 이혼하던가 별거하던가, 그래서 밤의 세계에서 아르바이트하면 손님과 딱 2 대 2로 만나면 블루스 추다가 갑자기 수트 입은 남자 바지에 손 쓱~ 집어넣서 완전 좋아해. 미치는 거지. 그럼 거기 남자 2명 가운데서 그나마 미녀 미시는 친구한테 가서 거기 만지는데, 자긴 선녀 아줌마? 야~ 가자! 우리 부모는 괜히 (몸짓) 날 이렇게 낳아가지고 말이야. 지는 비교 또 짜증 확 나는 거지. 그놈의 의전녀라면 아주 그냥 신물이 다 날 지경. 여성잡지 2 애호가랄지 새끼 마담들. 남자들 이 고추 저 고추 웬만히 빨아봤으니까 잘 아실 꺼 아니야. 의전녀를 특히 좋아하는 남자들이 누군지. 응? 여자 좀 아는 플레이보이들이 괜히 의전녀라면 질색하는 게 아니라고. 그분들이 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부류가 바로 의전녀란 말이야. 어? 
    의전녀! 연쇄살인범이든 그 어떤 흉악범이든. 희대의 살인마조차도 스토킹만 하면 만사 OK. 스토킹만 하면 전부 다 사랑해 주고, 사겨 주고, 지갑 속에 사진 간직해 주고. 고추를 빨아주고 입으로 요구르트를 받든 어쩌든. 그것만 충족되면 다 좋대. 다 좋다고 한다고. 어? 그분들이 괜히 악착같이 끈덕지게 달라붙겠나. 집요하면 집요한대로 다 성과가 두둑하니까 그렇지. 아동강간범인지도 모르고 따라만 다니면, 집 앞에서 꽃 들고 기다리기만 하면, 회사에 출근하듯이 꼬박꼬박 찾아오면 그저 좋대. 어? 여자 인생에서 이제야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아 첫눈에 홀딱 반해버린 오빠한테 마음을 주면 뭐하냐고. 몸은 똥파리한테 주는데. 또 심신분리? 걔네들이 원래 변태네. 좋아하는 남자한테 마음을 줄까 말까. 싫어하는 늑대한테 몸 주고 마음 주고 정 주고 돈 주고 사랑 주고. 안 주는 게 뭐야. 안 주는 게 뭐냐고. 뭐가 잘못 돼도 크게 잘못된 거란 말이야. 그러다 또 남자친구 갈아치우고. 최고가 나타나면 나타날 때마다 그게 첫사랑이라 그러고. 남자보다 더 하구만. 어? 집안 어르신 소개로 천생연분일 거 같아 만나보라, 그래서 사귄 거도 아니고. 친한 친구 소개로 괜찮은 사람 있으니 한 번 만나서 사귄 거도 아니고. 그냥 쫓아만 다니면 개나 소나 아무나 안 가리고 다 좋다는 의전녀. 걔네 의전녀들이 딱 강간범과 흉악범들한테 딱 걸려야 하는데. 아니면 평소에 하던대로 똥파리와 하이에나가 싹 다 처리하던가. 안 그런가? 자상함, 섬세함, 유려한 용모, 훤칠한 기럭지, 시원한 능력, 지적인 취향, 단순히 얼굴 기타 등등. 그런거 다 필요없고 오직 스토킹만 하면 만사 OK래. 그게 뭐냔 말이지. 자랑할 게 그렇게 없나? 할 일이 그렇게 없냐고.
    누가 자기 여자 아끼기 싫데? 때 되면 좀 알아서 다 맞춰줄까. 자기 여자를 이 세상에서 최고의 숙녀로 어련히 알아서 잘 대우해 줄까. 어? 그런데 시작부터 (몸짓)! 응? 순서부터 (몸짓)! 응? 누가 여자친구 회사 앞에서 기다리기 싫냐고. 모태솔로 우리도 한번 탈출해 보자, 그게 꿈인데? 그런데 순서부터 틀려먹었잖아 순서부터. 사랑의 자세부터 썩어빠졌다고. 어? 머릿 속에 똥이 들어있는지 뭔지 몰라도 오직 그거 하나만 좋데. 멍청한 거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니까, 응? 못생긴 거가 문제가 아니라고. 우둔해도 내 주관이 뚜렷하면 돼. 그런데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뭘 잘 알지도 못하고. 자기가 멍청한 줄도 모르고. 전남자친구를 자랑하지를 않나 계속 만나지를 않나. 예전의 우리 오빠를 새로운 사랑과 교제 시작도 전에 깔고 시작하려고 하질 않나. 보험은 또 계속 들고. 쉬지 않고 새로운 남자들 만나고. 심지어 좋다고 보지 벌린 채 군침 흘리는 늑대들 자동차 조수석에 그냥 막 타. 남자가 음주운전을 하든 말든, 2 대 2로 공식 더블 데이트를 하든 말든. 그러면서 자기는 사랑이 인생의 전부다? 생각도 없이 사랑의 기본도 모르고. 사랑할 자세도 틀려 먹었고. 사랑의 태도마저 더러운데. 그런데 걔네 의전녀들이 나중 G 스팟 열려봐. 어? 그럼 눈에 뵈는 게 없겠지. 걔네들이라면 아주 그냥 신물이 난다 신물이 나. 뭔 규칙도 모르고, 사랑관에 대한 예절도 없지, 일관성도 고무줄이지. 그래 놓고 뭔 사랑을 하겠다고. (절레절레) (절레절레) (절레절레)! 걔네 정말 의전을 받고 싶은 거야, 아니면 사랑을 하고 싶은 거야? 속을 알 수가 있어야지 속을. 
    하기사 오합지졸 동심에다 꼬마들 모아놓고 연설은 뭔 연설. 누구 들으란 소리는 아닌데, 그런데 네가 들어도 그분들 참 행복할 거 같지 않니? 그치? 그럼 뭐 이러다 곧 있으면, 아 됐다. 됐어. 어차피 연애 포기한지 옛날이고. 인생 혼자 사는 거지 뭐.」





    9

    레이첼은 거의 졸다가 이제 깨어났다. 
   「오빠 법사네.」
   「법사? 법사가 뭔데.」
   「마법사!」
   「」 뒷목. 몸짓. 표정. 뚜껑. 인상파. 울컥.
   「이 오빠 좀 봐 봐. 오빠 뭔가 상심이 컸구나. 뭔 사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빠 큰 상처받았구나. 많이 데였다고. 그래도 오빠 남자잖아. 응? 오빠가 참아야지. 성격 좋은 오빠가 뚱한 친구한테 당하고 마초들이 억지 부려도 오빠가 받아줘야지. 그게 우정이듯 오빠가 포근히 안아주는 게 사랑 아니야? 그러니까 오빠가 여자친구가 없지. 
    오빠 여자를 잘 모르네. 여자는 말이야 호응하고, 맞장구치고, 편들고, 공감하고, 동조하며, 얘기를 들어주고. 응? 과장하고 친할수록 흉보고 칭찬하고 들었다 놨다, 그래야 좋아해. 알아? 논리 그런 거 필요없어. 어? 비위 맞춰주고. 찬미하고. 아부하고. 어? 여자는 여자야. 남자가 남자듯이. 여자는 천생 <나 꽃이야!>라고. 여자한테는 져 주는 거 말고는 답 없어. 오빠도 잘 알잖아. 안 그래? 그래야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빤 허구헌 날 말꼬리나 잡고 늘어지고. 허허. 내 꺼랑 오빠 꺼랑 바꾸자, 뭘 좀 아는 오빠네,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오빠네, 성격 좋네, 아야 너 내 아들하자! 라는 말 들으면 뭐하냐고. 응? 그러니까 몇 년 내내 짝사랑 받았던 여자한테 그런 얘기나 듣지. 그녀가 빵끗 흥분하면서, 내가 딴 사람은 몰라도 오빠랑은 안 사겨 오빠는 아니야. 그런데 그걸 바로 앞에서 지켜봤던 하이에나는 또 1차 술집에서 나와 2차 술집으로 옮겨가는 자리에서, 그녀를 힘으로 어깨 동무하며 추행해, 그녀가 싫다는 데도. 그녀가 싫다면서 주먹으로 장난치지 말라면서 그 오빠를 가격하고. 그 마피아 늑대는 귀엽다며 재밌다 그러고. 하여간에~ 똥파리랑 하이에나랑 엮이는 거 뭐 있다니까 이 오빠는. 응? 여자는 간접 고백 받는 건 싫어하지만 하는 건 좋아하지. 그녀가 전방 몇 미터에서 걸어가며 뒷모습을 보이는 찰나 친구를 통해 대리고백. 딱 그 장면이 삼각형이었다면, 그땐 역삼각형. 걔가 괜히 그날 나와서 오빠 옆 자리 앉았게? 똥파리 하이에나는 참 어지간히도 껄떡거리고. 걔네들 아주 그냥 보이면 보이는 대로 아무한테나 다 찝쩍대고 들이대고. (절레절레). 그러니까 그 짝사랑녀는 웬 늑대한테 처녀성 헌납하고, 그깟 게 뭐냐 그러면서 억지로 좋지도 않으면서 처녀성 버리고, 웬 늑대는 상향지원 받아주면서 좋다고 따먹고. 맞잖아? 나 비뚤어질 꺼야! 응? 여자의 마음! 일명 여심. 그리고 여체. 어? 그러다 적당한 남자 골라서 시집가고. 여자가 이모 스타일로 전향할 뻔 하다가 다시 마음 다스리고서 엄마 스타일로 남는 예. 응? 
    여자는 남자 오래 못 기다려. 한 여자가 한 남자를 3년 5년 짝사랑한다는 거. 그거 절대 쉬운 일 아니다 오빠? 그거 결코 흔한 일 아니다고. 그거 진짜 진짜 아름다운 사랑이라고. 알어? 오빠의 5년 펜팔녀는 오빠 할머니 성씨고. 오빠 첫사랑 성씨는 K요 그녀 보낸 다음 맞이한 썸녀도 성씨가 K. 그거 다 나한테 말해줬던 건 기억나? 그래? 여자가 자존심 내팽개치며 구애하고. 오래 기다리고. 승부수를 던지고. 진심으로 마음을 주고. 어? 그거 마다하면 못써. 아님 일찍 떨치던가 해야지. 남자도 줄 듯 말 듯 애태우는 여자 싫어하잖아. 어장관리에 환승이별에 지잘난년 짜증나잖아. 걸리면 양다리요 안 걸리면 환승이별. 여자도 그래. 남자가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어? 그래야지. 웬만한 여자는 사귀든 안 사귀든 3년 넘게 미혼으로 한 남자를 사랑하기 힘들어. 정말 지고지순한 사랑을 빼놓고 여자는 남자를 오랫동안 못 기다린다고. 응? 아니면 양다리 세 다리 멀티태스킹이고. 그럼 정답은? 
    첫째, 초반 승부. 적극적으로 초장에 승부 보고 접든가, 즉 짝사랑만 하고 몸은 안 주고 끝내던가. 제일 깔끔!
    둘째, 초반 승부. 말하자면 초장에 몸부터 베팅하기. 그러다 남자는 몸만 받고 마음은 거르고. 때로는 여자의 덫에 제대로 걸리고. 꽃뱀! 
    셋째, 초반 승부 & 장기전. 초장에 승부 보고 어떻게든 그 남자 내 껄로 만들던가. 해도 해도 안 넘어오면, 못 도망가게 주변 잡초들 싹 뽑아버리고. 끈질기게 끝까지 남던가. 
    넷째, 장기전. 장기전에 내 모든 걸 거는 거고. 여자 인생 한 남자한테 올인이라고. OK?
    진한 사랑과 함께 여자가 마음 주고 돈 주고 몸 주고 순정 바치고, 그러면서 3년 기다려 주는 거? 그거 그냥 즐기는 이모 스타일도 있고, 많고, 그런데. 달리 보자면 그거도 절대 쉬운 거 아니다 오빠, 어? 여자는 남자랑 다르다고. 여자가 그렇게는 아니지만 짝사랑부터, 사랑과 우정 사이, 썸만 타거나, 아는 오빠 아는 동생으로 끈덕지게 그 주변에서 남자 근처에서 알짱알짱 얼쩡얼쩡 남아 있는 거. 일편단심인 걸 들키든 아니든. 그러다 차이면, 어? 그럼 다시 리셋하고 새 출발? 여자에게 제일 크나큰 관건이 뭔가, 나이야 나이! 외모도 외모지만, 나이에 따라 물건값이 그야말로 천차만별 좌지우지된다고. 응? 괜히 서른 넘으면 후려친다는 둥 뭐라는 둥 그러는 게 아니라고. 남잔 오히려 느긋하거나 범위가 넓어지겠지만. 여자는 오히려 더더욱 초조해진다고. 어? 안 그래도 한 달에 한 번씩 마법 걸리면 일주일 동안 생리하면서 우울감 오고. 어? 그럼 똥 쌀 때 화장지로 거기 닦으면 피랑 막 범벅되고 기분 뭐 같고. 응? 남자가 그걸 어찌 아나. 안 그래? 여자는 전성기 확실하고 폐경은 더 확실하고. 어? 여자는 남자랑 다르다니까요. 남자는 숟가락 들 힘만 있어도, 문지방을 넘을 수만 있어도 여자를 탐하는 것. 그런데 여자는? 남자의 구애와 여자의 베팅은 그 성격이 너무도 판이하다는 말씀. 그러니까 남자와 여자는, 타석 VS 타율! 액자와 그림이니 그런 얘긴 지겹고. 괜히 말이야, 괜히 <존미녀 & 존미남> 부부도 있긴 한데, 그게 좀처럼 드문 게 다 이유가 있다는 거라고. 응? 남자야 타석주의니까 최선을 지향하면 그뿐. 그런데 여자는? 여자는 타율왕을 바라는데 어찌 단 몇 번 만에 천생연분, 것도 특 A급 여자 외모에 딱 맞춘 맞춤복 남자 특 A급과 맺어지겠나. 뽑기로 봐도 여자에게 꽤나 불리한 게임. 안 그래? 
    이 오빠 알고 봤더니 이거 이거 순 허당이네, 어? 그걸 잘 알겠지만 오빠가 생각이 많으니까 지금 이 모양 이 꼴이지. 안 그래? 음악도 구식 탱탱 묵은 거나 듣고. 옷도 후줄근하고. 어이 말꼬리 잡고 늘어지기 오빠. 이제부터 오빤 말꼬리잡고 늘어지기 오빠야. 알어?」
   「너 오빠 약 올리려고 왔니? 그럼, 잘 왔어. 오빠 좀 얻어듣고 싶었는데 마침 잘 됐네.」
   「오빠, 장난이지? 오빠 변태 같아.」
   「뭐라고? 나 똘아이 아니야. 나 미치지 않았다고. 너가 미친년이라면 또 모를까.」
   「허허. 그러고 보니 오빠 욕구불만이구나. 그치? 그 가운데 뭐, 성욕? 또? 하여간에 남자들이란. 파리는 임금님 국사발도 모른다는데 별로인 남자들만 꼬이질 않나. 족제비는 닭이 많이 여위었다고 탓하지를 않나. 어? 모든 막대기를 모으는 자는 숲에서 나올 수 없다네요. 그러니까 이제 그만 적당한 언니를 만나서 그만 정착해 오빠도. 어? 그만 결혼해서 애 낳고 오손도손 행복하게 살란 말이야. 응, 오빠. 뭐 또 그 말 할라 그랬지? 누군 만나기 싫고 하고 싶지 않아서 그러는 줄 아니? ~라고 말이야. 얼굴에 다 써 있어. 얼굴이 빨개지면 이마에 나 늑대요, 표정이 새파랗게 질리면 마빡에 뭐라고 써지게? 맞춰 봐. 맞추긴 뭘 맞춰. 애무남이라고 당장 써지는 거지. 왜 찔리니? 하여튼 누가 촌닭 늑대 꿀벌 아니랄까 봐. 왜 사는 낙이 뭔지를 모르겠어? 몸정에 대해 논하는 에로 영화 본지 꽤 됐나? 아니면 극장에 가서 피맛에 빠질 뻔하다 간신히 모면하는 슬래셔 영화라도 좀 보던가. 아 맞다. 오빠 겁 많지? 그러면서 상남자 흉내는 무슨. 오빤 영락없이 쫄보 개상이라니까.」 
   「내가 무슨 개상이야? 그러는 넌 말상이니?」
   「어 나 말상이야. 어떻게, 잘, 아네?」
    재밌지도 않은 얘기를 지 혼자 웃기다고 정말 천연덕스럽게 떠벌리는 거 좀 봐. 와, 레이첼 말발 장난 아니네. 이분들의 대화를 모두 옮길 수는 없고. 그런다고 이 냥반들이 뭐, 괘씸한 환상의 내막을 파헤쳐 볼 뻔 말 뻔하다가 새로운 신비를 탐색했을까? 그런 일은 없었다. 있을 턱이 있나. 요컨대 적당히 수다를 나눈 다음 레이첼은 소개팅을 주선해준 다음 가버렸다.
    어라? 것도 퇴근 후 사무실 근처에서 만나라 그러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건수? 아니나 다를까 이제야 그는 흐뭇한 웃음을 숨길 수 없었다. 허허허. 그렇게 퇴근 시간이 임박해서 꽃단장까진 아니지만 나름 신경쓰고 어쩌고 그런 다음 약속 장소로 갔다. 





    10

    그런데 약속 장소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상대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당장 레이첼한테 전화를 걸었다. 
   「어떻게 된 거지? 아무도 안 오는데?」
   「안 그래도 내가 전화할라 그랬는데. 내가 딱 통화 버튼을 누를려 그러는데 마침 오빠한테 전화 오네? 오빠한테 전화받기 직전에 걔한테 전화 왔어. 자기 소개팅 하기 싫데. 미안 미안. 전남자친구랑 다시 만나보기로 했데. 오빠. 너무 신경쓰지 마. 내가 다음에 훨씬 나은 애로 소개시켜줄께. 알았지?」
    뚝. 뭐야 이거!
    거품은 맥주가 아니다. 행복은 다 남의 얘기일 뿐. 양이 있는 곳에는 늑대도 있다는데. 다시 말해 양의 탈을 쓴 늑대. 그런데 늑대만 있고 양은 없잖아? 이런 젠장! 
    그래서 그는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 카페에서 칼럼 초안을 작성했다. 내용은 이랬다. 
    <낚시꾼은 남자, 물고기는 여자. 남자가 여자를 뭘로 꼬시냐, 하면 미끼와 배짱. 즉 얼굴 능력 성격 몸매 배경 말발 노력. 곧 숙녀가 허당한테 넘어가는 건 다 미끼에 현혹되는 것. 그래서 나중 누군가는 반드시 후회하는 것. 이 세상에 남편 흉보기 만큼 재밌는 게 어디 흔한가? 다시 말해 남자와 미끼를 혼동할 수밖에 없는 게 여자. 왜일까, 왜? 왜냐하면 날마다 화장하고 항상 거울 보며 시선 끌고 관심받아 기분 좋기, 라는 그들만의 리그를 평생 지속하다 보면 그도 그럴 수 밖에 없기 때문. 왜 이모 스타일 촌년이 지 맘에 쏘옥~ 드는 남자한테 섣불리 몸부터 베팅하겠나. 다 미끼가 아닌 낚시꾼을 딱 봐도 상향 지원이거든. 완전 내 맘에 쏙 들거든. 첫눈에 홀딱 반했으니까. 저 하늘의 별을 딸지라도 절대로 싫지 않다고, 응? 촌닭에서 반대 방향이 아니라 (자기 연애사에 비추어서) 앵무새 쪽이니까. 한편 보아하니 왜 늑대와 하이에나는 촌년에게 몰리느냐, 하면 정답은 모른 사람은 없고. 그래서 다 비슷비슷 끼리끼리 맺어지게 되면, 그럼 남는 건 결국 남자 F와 여자 A. 벌레는 제일 좋은 사과를 좋아한다. 
    왜 남자를 보며 여자가 「아니 어떻게 붙어도 붙어도......」라는 것일까?
    왜 여자를 보며 남자가 「아니 어떻게 만나도 만나도......」라고 하냐고! 
    왜냐하면 벌레 먹은 사과가 더 맛있는 법이니까. 뭐라고? 아름다운 꽃과 탐스런 열매 얘기라면 지긋지긋 신물이 나고. 어쨌든 남녀 공히 첫사랑에 곧장 랑데부 홈런을 때리는 경우는 확률뿐만 아니라 실상 어렵고. 그럼 남자는 플레이보이계를 넘보며 타격을 거듭하면서 백전노장이 되어갈 때 여자는. 남자는 재산 모으며 느긋하게 선택의 폭이 넓어지듯 허세와 허풍으로 허영심을 어떻게 요리할까 궁리할 때 여자는. 여자는 전성기의 가산점이 너무도 월등하므로, 나이에 따라 연애 시장에서 흥정 자체부터 후려침을 당할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 초경─소녀감성─할리퀸 문고─멜로 영화─여성잡지 1─여자의 판타지를 대리만족 시켜주는 드라마─숙녀의 전성기─다음으로 성적 절정과 여성잡지 2와 폐경까지. 남자의 성 그래프와 흡사한 게 연애 전선에서 숙녀의 나이 가산점. 그 대신에 여자는 성적 그래프는 반대니까 다 나름 보상이 뚜렷하고. 그래도 조급성은 마귀의 장난. 그러게 서둘러도 천천히 서두르셔야지. 요리사가 많으면 주방의 수프는 짜디짜서 못 먹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영원한 플레이보이계의 현역인 것. 농담이고. 연애와 사랑에 대해서 왕도는 없다. 다 자기가 알아서 애정을 깨닫고, 자기 인생을 살면 그뿐. 남녀 각기 이성을 좋아하는 건 본능이겠지만 문제는 항상 속고 속이고 변하고 식는 게 문제. 뭐 사그라든다고? 넘어가고. 그래서 답은 없다. 단, 사랑은 없지 않기를. 단지 사자는 쥐를 물지 않고 독수리는 파리를 잡지 않는다고, 후회 없는 선택을 하기 위해 '만약'과 '100% 200% 확신'이라는 내 주관으로 사랑할 것. 내 인생 남한테 맡길 일 있나. 내 사랑관을 뭐한다고 타인에나 의탁하나. 이 남자가 혹시라도 딴년과 정서적 불륜의 기미를 보이면 나는 내 사랑을 지킬 자신이 있을까? 이 여인은 바람피우지 않을 엄마가 될 것인가. 혹시라도 나는 나보다 내 애인을 더 좋아하는 것일까? 하여 애 때문에 참고 살고 막장 드라마 연출할 거라면 애초에 시작을 말던가. 사랑이란 각자 스타일대로 만나는 것. 그게 자연스럽다. 
    첫째, 비교적 풋풋한 10대 20대처럼 연하고 순수하니까(?) 어장관리에 관대할(?) 것인가 아니면. 
    둘째, 대체로 엉큼한 30대 40대처럼 진하고 불순하니까(?) 다른 이성과의 멀티태스킹에 엄격할 것인가. 
    이모 스타일처럼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닐지라도 끝끝내 묵묵히 관찰하며 인내하며 기다릴 것인가, 아니면 엄마 스타일 같은 정실감을 고집할 것인가. 유별나기로 다변가들 못지않은 설레발과 참견은 참고로 알고, 행동은 내가 하고. 책임도 타인에게 미루지 말고. 저주도 재미없고. 복수할 만큼 인생이 한가하지도 않고. 날씨는 아침에 칭찬 말고, 잠자리는 초저녁에 큰 기대 말자. 사랑은 장기전. 뭐 쾌락은 장타? 장검을 피하자 단검에 부딪히지나 말기.>





    11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린 달콤한 추억, 무모한 모험심, 멍청한 청춘. 뭐랄까 가난한 과부가 된 것 같은 기분이라고나 할까. 그렇다고 쓸쓸한 아줌마가 나쁘다는 뜻이 아니고. 말이야 못생겼다 선녀다 라면서 칼럼을 남발했을지언정. 말과 달리 우리한테 걸려들기만 한다면야 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럽고 어여쁜 숙녀로 만들어드릴 수 있을 텐데. 한마디로, 자신있는데! 뭔 말인들 못하시냐고? 마이크 꺼 마이크 끄라고! 행복한 감수성을 밀고 당기고. 소망과 공상을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남몰래 짝사랑에 빠져버릴 것만 같은 소녀감성까지 쥐락펴락 쥐락펴락. 하루에 12번도 더 첫눈에 홀딱 반하게 만들어버릴 수 있는 호시절이 있었던가는 기억도 안 나고. 그래 봤자 다 쓰잘데기없는 얘기고. 흥미로운 건수가 어딨어. 기다리는 일정도 없으니 실망할 일도 없어서 좋기는 한데. 간지려 줄 고상한 취향도 보이지 않고. 한껏 들뜨도록 마음을 빼앗아 사랑의 포로로 만들어버릴 궁리도 다 귀찮고. 설레는 일이 어딨냐고. 코끝이 찡해 봐야 가슴이 떨리고 눈물이 핑 도는 사랑이라고 해 봐야, 그래 봐야 더티러브한테 안 되고. 다들 쾌락마한테는 도무지 상대가 안 되고. 어? (절레절레)! 희망의 미소 같은 얘기라면 짜증나고. 에잇시 우리가 바라는 부드러움이라는 건 식빵이랄지 참치 샐러드가 아닌데 아닌데. 공상도 재미없다 재미없어. 
    ~라고 그는 생각했다. 10년에 딱 1번 들을까 말까 하는 현란한 말발. 기회를 주지 않으니 7부 리그는커녕 패자부활전마저 무색하니 말도 어눌해지고 쓰는 어휘도 초라해지고. 
    그러던 찰나. 그는 할 일을 하나 생각해냈다. 할 말이 애초에 없든 떨어졌든 할 일이 생긴 게 어딘가. 
    그건 다름 아니라 중고차로 대충 탈만 한 애마를 입양하는 일이었다. 알아보는 거도 다 알아봤다. 
    가지러만 가면 된다. 상표니 뭐니 그런 거 이제 다 귀찮고. 그까이 꺼 그냥 굴러만 가면 되고. 
    어차피 지금 이 판국에 이동 수단이면 그뿐이고. 그래서 그는 친구 제라드 2를 만나러 갔다.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그는 제라드 2를 만났다. 
   「아무리 똥차라지만 너 후회 안 해? 공짜면 나도 왠지 모르게 미안하잖니. 안 그래?」
   「미안하긴. 이거 딴 데다 팔아서 쥐똥 만한 개이득 챙기느니, 뭐랄까, 친구한테 좋은 일하고 생색 같지도 않은 생색 한번 내보고 싶었네. 됐수?」
   「나야 고맙지. 그렇지만 다시 한번 말하는데. 뻥, 아니지?」
   「아니라니까 얘가.」
   「알겠네 알겠어. 그래도 나도 애마 받고 입 싹 딲으면 왠지 꺼림칙하고. 내가 뭘 해 주면 좋겠니. 말만 해.」
   「바보 같이 굴지 마. 그런 거 없어. 없다고.」
   「없긴 뭐가 없어? 여자지? 그렇지? 괜찮은 여자 소개해 주면 되는 거지?」
   「하여간에 눈치 하나는 끝내준다니까. 허지만서두 나도 눈치라면 어디서 썩 안 빠져. 너 이미 그 말 들었지?」
   「무슨 말?」
   「아는 동생한테 날 소개해줄라다가, 그 언니가 따끔하게 쐈을 거 아니야. 뭐라고? 이 오빠가 미쳤나?? 라고.」
   「늬가 그걸 어떻게 알아?」
   「뭐야, 정말이야?」
   「농담이야. 쫄기는. 아무튼 주접 그만 떨고. 이렇게 만났는데 할 일도 그저 그렇겠다. 바다 보러 가는 거 어때?」
   「지금?」
   「왜, 바빠? 너 기다리는 여자 없잖아? 안 그래?」
   「여자친구는 없어도. 그래도 우리가 또 아는 누군가는 있지 않을까?」
   「이거 봐 이거 봐. 그래 놓고 나한테 뭐 여자를 소개시켜달라고?」
   「뻥이야 이 친구야. 나 일해야 돼. 중요한 약속도 있고. 아무튼 담에 더 괜찮은 거 생길지도 모르니까 그때까지 그냥 대충 끌고 다녀. 알았어?」
   「말이라도 고맙네 친구.」
   「또 연락하자구. 안녕 보머나이저? 서머나이저!」
   「또 연락하자구. 안녕 제미네이터!」
    뭐, 뭐. 뭔네이터 무슨나이저? 지들끼리 아주 그냥 잘들 논다 잘들 놀아. 하여간에 순 화상에 허당이자 한량 아니랄까 봐. (절레절레)





    12

    어중간하게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아닌 것도 아니고냐, 사랑에 대해서라면 내 사전에 뻔트란 없다 주의냐. 짝사랑이냐 끝장을 보느냐. 
    자, 후자인 줄 알고 많이 좋아했는데 알고 봤더니 글쎄 양다리도 아니고 문어발식 어장 관리? (절레절레)! 그건 뭐 세태요 유행이자 애교일 뿐인 건가? 그러든가 말든가. 관심도 없고. 사랑이라면 신물이 날 지경이고. 유난떨기 좋아하는 성미를 숨길 수 없는 심술쟁이네 뭐네 여자들 찬미하는 거도 다 뻥이고. 다 따먹을라고 애쓰는 개수작이지 뭐 사랑이 별건가. 그러니까 그분들이 우리한테 일평생 속기만 하지. 일생 우리한테 당하며 길들여지기 밖에 더하냐고. 딸랑딸랑 응애응애 딸랑딸랑 뿌요뿌요! 뭔 말만 하면 다 믿어. 순진하고 착하고 소심하고 다정하고. 그리고 부드럽고. 많이 부드럽고! 여자들 속이는 거 일도 아니라고. 사랑이라는 게 본디 따지고 보면 별거 없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그런데 누구한테 사랑받기 위해? 날파리한테! 푸하하하하하하. 푸하하하하하하. 사랑이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풍선이 땅에 닫기 전에 톡톡 건드려서 틈틈이 띄워주기만 하면 그뿐. 잡은 물고기한테는 밥을 주지 않는다, 는 농담 반 진담 반이고. 다 그게 그냥 배 고프면 밥을 주고, 로맨스 분위기 이어가고. 양치기 견에게 사랑한다고 속삭여 주고, 목동은 사랑에 대한 당근과 채찍 작전에 지친 마음을 달래려 시선을......! 뭐? 여자의 판타지. 물욕. 군침. 흑심. 눈독. 개침. 낭만이고 자시고 다 뻥. 몽땅 뻥. 전부 개 뻥. 사랑은 더티러브. 아니면 사랑은 없어. 더러운 기억부터 하찮은 추억 하며 눈길에 오르내리고 입소문까지. 
    또 또 사랑. 사랑에 대한 공상은 지겹고. 애들 코 묻은 돈 합법적으로 빼앗고, 멍청하고, 외롭고. 따분한 양반들 관심에 목마른 듯 헛된 연애론이나 떠올리느니. 먹고살려면 그는 칼럼을 써야 했다. 그래. 품위유지비. 금은 말은 못 해도 수많은 일을 한다. 돈이 좋기는 좋다? 틀린 말은 아니지. 그럼. 가난한 게 뭐 자랑도 아니고 땅을 파도 돈은 안 나오고. 일을 해야지 일을. 
    자! 그런데 어떤 칼럼을 쓰지? 아니 저번에 광고 문구 짓는 걸로 업을 바꿨잖아? 그러든가 말든가. 꼭 공부 못하는 애들을 찬찬히 관찰해보면 매번 딴짓. 공부 잘하다가, 거울 보고, 핸드폰 보고, 기지개 펴고 어쩌고. 그러다 공상하고. 사랑의 쾌감을 상상하고. 언제 쾌락마를 탈지 궁리하고. 허구한 날 남자 꼬실 생각. 왠지 끌리는 남자를 유혹하고 싶은데 별로인 남자들만 찝적거린다며 투정할 입장이나 되면 오죽 좋냐고. 그러다 성적은 떨어지고. 공부를 잘하면 미래의 신부 얼굴이 바뀐다 그러고. 공부를 못해서 어떤 미녀는 나중 두고두고 똥파리와 하이에나의 구애에 지긋지긋 치를 떨고. ~라는 공상병. 에잇. 일은 하기 싫고. 그는 그처럼 항상 놀고 싶었다. 제 버릇 개 주랴. 너구리 같은 놈. 찐따. 아웃사이더 일명 아싸. 개 아저씨. 개저씨. 짧게 아재. 개의 마음은 언제나 뼈다귀에 쏠리는 것. 그 뼈다귀를 이르러 일명 개 뼈다구, 개 뼉따귀. 응? 그래~ 개 뼈다귀. 다시 그걸 일컬어, 무슨 개뼉따구 같은 소리나 하고 있냐, 말 같지도 않은 개소리는 그만 닥치시라. 말도 안 되는 소리는 그만 집어치우고. 어? 무슨 말도 안 돼 같은 일은 다 남의 일이고. 
    그래서 그는 일 때려치우고 놀러 가려고 했다. 어디로? 어디긴 어딘가 푸르른 해변에 가서 비키니를 구경하는 거지. 그녀들이 얼마나 애쓰고 노력하며 공들였는데. 관중이 다 필요하단 말씀. 물론 그녀들이 바라는 관심은 이 관심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NB는 당장 웨건에 짐을 챙겨 넣으면서 당장 출발하려고 했다. 그런데 오랜만에 미스테리아 편집장 마라로부터 전화가 오네? 아니 얘가 뭔 일로...! 한동안 뜸하다 싶더니 연애하다 차였나? 그야 들어보면 알겠지. 
   「자기야 잘 지내? 왜 안 와? 이러기야? 정말 이러기냐고.」
   「얘 마라. 누가 들으면 너가 내 마누라라도 되는 줄 알겠다. 아니면 본처가 아니라 애첩? 그도 아니면 새끼 마담?」
   「새끼 마담 같은 소리나 하고 자빠졌네. 하여간에 남자들이란, 어? 그저, 됐고. 딱 됐고. 우물쭈물 뜸들일 거 없이 용건만 간단히 말할께. 남자들 그거 좋아하잖아. 안 그래?」
   「꼭 그렇진 않아 얘. 먹잇감을 물색하고 잡을 때 최선을 다하는 건 여자도 마찬가지 아니니? 탐스러운 사냥감을 얌얌 냠냠 꿀꿀 우걱우걱 맛나게, 것도 좋지만. 먹잇감보다 사냥하기에 더 매료되는 거 아니니? 장사 한두 번 하는 거도 아니고. 솔직히 그찮아? 안 그런 척은 무슨.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봐 봐 얘. 그럼 퍽이나 기분 좋겠다. 안 그래? 너 미남 싫지 않지? 그치? 내가 널 모르니, 어? 고양이는 귀가 제일이고, 여우는 꼬리가 으뜸이야. 이제 슬슬 네 팔랑귀가 펄럭일 때가 됐는데. 네 엉치뼈가 슬슬 가려울 적기가 임박했는데.」
   「닥치고. 통화 길어지는 건 그건 전형적인 신부들러리들이나 하는 일. 주인공은 행동. 응? 우린 만나야 하는 것. 응? 남자는 집에 있으면 안 돼 이 녀석아. 남자는 무조건 밖으로 나가야 한단 말이야. 너 남자지? 그렇지? 그럼 넘어와. 당장. 잔말 말고. 알았니?」
    그래서 그는 환상문학 격월간 잡지 미스테리아 사무실로 찾아갔다. 





    13

    그렇게 이동해서 도착했다 치고. 
    편집장 마라의 사무실에 슬로모션으로 들어가서, 양쪽 소파에 앉아 서로 째려보는 중.
    음악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오페라 <양치기 임금님> KV.208 - “온화한 대기와 상쾌한 나날” 
    음악이 심하게 낯설다면야 DJ에게 바꿔달라 부탁하면 되고. 왠지 어색하면 뭐 속된 말로 졸라 분위기 있다면서 쓱 웃으면 그만이고. 그렇지만 지금 분위기는 어딘가 모르게 쎄하고! 
   「너 줄거리 썼다며?」
   「뭔거리?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너 내 뒷조사했니?」
   「어디 뒷조사만? 넌 뛰어봐야 내 손바닥 위야. 알겠니?」
   「그럼 나 지금 심문받는 거니?」
   「알면 됐고. 우리가 모르는 게 어딨니. 어찌 됐든 알기 전이라면 또 모를까, 그 뭔가를 우리가 벌써 알아버렸네? 그럼 할 수 없지. 어? 알기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법이거든. 안 그러니? 그 어떤 우수에 찬 예술가의 눈빛이라고나 할까. 아니면 사랑에 상심한 로맨티스트의 비애라고나 할까. 아 맞다. 그게 아니라 그럴 수도 있겠네. 이를 테면 사랑이 아니라 우정. 어차피 우정도 사랑과 거의 똑같은 거니까. 즉 우정으로 시작했다가 끝은 사랑인 거지. 아니면 사랑으로 시작했는데 결국 사랑 + 우정. 아니면 두 마리 토끼? 넘어가고. 의리가 뭐 별거니? 가족끼리 이미 별을 수 차례 땄는데 뭘 또 따? 라는 농담처럼. 친구끼리 왜 그런 거 있잖니. 허세 장난 아닌 친구랄지 승부욕으로 어디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친구. 어떻게 테니스 채 잡을 줄이나 알아? 어? 어떻게 골프채 쥘 줄이나 아냐고! 그렇게 시작됐다가 복수전 1번 20번 300번, 그러다 이길 때까지 할 생각인가 보네? 정말로? 진짜로? 그럼 일찍 져주는 게 장땡. 야 야 떴어 떴어, 피해 피해 딴 데 봐 딴 데 봐, 고개 숙여 고개 숙여. 뭔가 어떤 그런 기분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그게 뭐야?」
   「뭐긴 뭐야 줄거리가 뜨뜻미지근하다 그거지. 그래서 전문가의 손길을 타면 확 그냥 뒤바뀔 거라는 촉. 어? 우리가 그런 감도 없으면 어떻게 이 바닥에서 벌어먹고 사니? 안 그러니? 자칭 전문가요 타칭 권위자씩이나 되면서 세상없어도 감 떨어지면 알아서 내려가야 하거든. 제 발로 물러날 줄 알아야 한다고. 머리끄댕이 잡혀서 끌려내려가면 그나마 다행이게? 그야 콩트도 재미없고. 하여튼 이제나저네나 늬가 그 사연 왜 안 털어놓나 했다. 
    그거, 실화, 아니지? 그렇지? 
    그런데 어떻게 그처럼 사실적이니? 마치 진짜 있었던 일인 것처럼. 어? 믿을 수가 없는데 완전 진짜 같아. 놀랍다고. 응? 넌 그냥 눈치껏 이제부터 뭐든지 예스만 하면 돼. 어? 넌 이제 예스맨이라고. 알겠니? 너 영화에서만 봤잖아. 007 가방을 열었더니 글쎄 고액권 가득 든 거. 뿐이니. 골드바가 가득 든 007 가방은 또 따로 있고. 그런 거 진짜로 보고 싶지 않니? 깐깐하게 굴 거 없어. 넌 그냥 나만 믿고 따라와. 우리가 일 한두 번 하니? 이만하면, 아 넌 아직 아무것도 모르지? 정신없겠다. 뭐가 뭔지 정신 하나도 없겠다고. 알아 얘 다 안다고. 말 안 해도 다 늬 맘 안단 말일세. 허허. 아직은 뭔가 긴가민가 하겠지만 넌 그냥 개구리처럼, 너구리처럼, 개처럼 그냥 그대로 일하고. 놀고. 마시고. 그럼 돼. 어? 두더지를 색출하거나 감정선이 꼬이는 영화도 가끔 보고. 더 놀고 싶으면 또 놀고. 어? 그런데 이걸 어쩌니. 아 글쎄 노다지가 벌써 뚝 떨어졌네? 그러네?
    긴말 필요 없고. 일단 만나 봐. 너 지금 절호의 찬스야 인마. 어? 개 없이 사냥 떠난 자 토끼 없이 돌아온다고 했어. 알아? 뭐, 찐한 사랑을 암시하게 만드는 무언의 요구? 안 써지는 로맨스 웬만히 붙잡고 있고. 우리 그냥 쉽게 가자. 응? 내가 배부르다고 남도 배부르지는 않지. 아 네가 배고프다고 남도 다 배고프지는 않아 짜샤. 짜식. 세상일이란 게 말이지, 슬프면 손톱이 자라고 기쁘면 머리카락이 자라는 건데. 그런데 뭐든지 다 길어. 전설의 검이라는 휘황찬란한 검집에서 검을 딱 뺐더니, 짜리몽땅한 단검이 나왔다더라. 그게 아니고 말이지. 진짜로 다 길어. 심지어 꼬리까지, 어? 캐도 캐도 비밀이 끝없이 나와. 자초지종 알려고 하지 말고, 어? 너무 많이 알려고 하면 다쳐 얘. 그니까 넌 그냥 내가 하라는 대로만 하라고. 알겠니?」
   「시끄러워.」
   「뭐 재밌다고?」
   「도와줘.」
   「뭐 안아달라고? 키스는 나랑 말고 딴년이랑 해라. 나도 키스한지 퍽이나 오래됐다만, 우린 그런 사이 아니다. (절레절레)」
   「거짓말 마.」
   「설마... 내 마음 읽었니?」
   「응큼한 년. 더럽게 밝히는 년. 암캐. 암탉. 불여우.」
   「어머. 어머머. 어머머머머머. 나 얼굴 빨개졌어 얘. 나 색정증 환자 아니야 얘. 나 정상이라고.」
   「치사한 자식.」
   「뭐? 나 여자야 얘. 나 여자라고. 왜, 보여줘?」
   「보여주긴 뭘 보여줘! 
   「아 이제 알겠다. 너랑 나랑 친구라서 그렇구나. 왜 사랑과 우정 사이 싫다고? 아니면 뭐 내가 늙었니? 그러니? 너도 영계 좋아하니? 아니면 벌레 먹은 사과? 이 인간이...! 보자 보자 하니까 증말. 아휴 내가 말을 말어야지. 하여간에 누가 늑대 아니랄까 봐. 넌 늑대의 탈을 쓴 양이야. 알아? (삿대질). 그러니 내가 목에 핏대 안 세우게 생겼니? 아하~ (딱)! 호칭이 문제였구나 호칭이. 우리의, 양의 탈을 쓴 늑대님께서 꿀꿀꿀 슬퍼지셨어요, 우쭈쭈? 내가 그걸 여태 왜 몰랐을까. 나도 나다. 오빠~! 응? 오빠~! 됐지? 그러게 진작 말을 하지 그랬니. 원 맙소사! 너도 너다. 어? 너도 너다고. 왜 더는 못 봐주겠어, 오빠? 너무 볼썽사나워? 오빠. 눈꼴셔서 차마 눈길을 어디에 둬야 할지 난감해? 그래 오빠? 오빠. 그럼 그렇다고 말을 하던가. 응, 오빠.」





    14

    NB는 허구헌 날 몽상에 빠져 있었다. 딱히 끌리는 숙녀에게 막 이런 식으로, 그댄 풍만한 몸매 하며 물이 오를 대로 오른 미모를 보아하니 정말 믿을 수 없는 비너스로군요. 아아 사랑의 아르테미스여 ~라는 립서비스를 통 뻐꾸기 날릴 기회조차 없었으니 그도 그럴 수밖에. 허허. 책상 위의 화장지 같은 놈. 의뭉스러운 녀석. 뻔한 잔꾀야 한심할 뿐이고. 허당계에서 썩 빠지지 않는 여복이 다 뭐야. 풍년이야 잠깐 있을 뻔 말 뻔하다 언뜻 스쳐지나갔을 뿐이고. 재밌지도 않은 시간 낭비용 드라마일 뿐이고. 누구에게나 뒤지는 심심한 놀기와 재미없는 일하기 뿐인데. 숙녀들의 타고난 이상형감과 정반대. 병풍으로 끼워주기에도 한심한 작자. 고질적인 공상병은 또 어떻고. 불행한 인생에 낙심하여 절망하고, 막살자 주의에 군말 없이 동의하기를 바라는 건 아닌데. 이게 그러니까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린 거지? 라는 식이었다. 
    그런데 뭐랄까 눈은 자신을 믿고, 귀는 남을 믿는 것이라는데. 그런데 따져보면 전자는 진실이요 후자는 못미더운 것. 그래서 전자 + 후자. 그게 무엇이냐. 없었다. 있을 리가 없지. 어? 있을 턱이 있나. (절레절레). 
    말하자면 JS는 엄청 고민했다. 마라가 말한 정체불명의 구매자를 만날 것인가 말 것인가. 이건 기회일까 아닐까. 설마 속임수는 아닐까 라면서 골머리를 앓았다. 
    누가 나올까. 누구지? 누구냐고. 과연 그분은 누구! 혹시? 아니야 아니야. 아직이지. 아닌데? 그야 뻔하잖아. 뻔하긴 뭐가 뻔해. 헛소리 횡설수설 혼잣말 나불나불. 에잇 몰라. 에잇시 모른다고. 됐고. 집어치우고. 만나보자. 그는 결심했다. 
    그렇게 마라가 주선한 약속 장소로 갔다.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벨리니의 오페라 <몽유병 여인> 중 <오, 알 수 없는 인간의 생각이여>
    하여튼 웬만한 찻집에 가면 대부분 유행가다. 다른 장르야 단 몇 개 뻔하고. 대체로 유행가라고. 
    그런데 그가 가는 곳마다 무조건 고전음악만 튼다니. 뭐야 이거 자기들끼리 짠 거 아니야? 넌 일이나 해라, 우린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겠다? 그게 아니라 바로 그거지. 그게 어떤 이치냐고? 
    바로, <늑대 눈에는 하트만 보인다>. 뭐? 
    아닌 게 아니라. 여자들이 무슨 공상을 제일 많이 하시는 줄 아시나? 뭐긴 뭐겠나. 여자의 판타지가 무엇인가? 남자는 수량이라면 여자는 차트라니까 그러시네. 응? 이를 테면 <곰은 언제나 꿀에 마음이 가 있다>에서 그 곰이 암컷이네? 그러네? 어라? 여자가 남자 생각을 그 얼마나 많이 하는데. 여자들끼리 만나서 뒷담화 이만큼에 친구를 앞에서 까냐 뒤에서 까냐 단지 그 차이라면. 나머지는 그냥 싹 다 남자 얘기. 응? 여자가 남자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거리에서 여자들이 보는 거? ············뭘까············! 정말로? 그렇다니까 그러시네. 막말로. 이 글을 읽는 그대 진정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당신께서는 출근하면서 뭘 보시나? OK~ 들었다 치고. 
    당신께서는 여행지에서 눈길과 관심이 어디로 쏠리시나? 의지는 아니실지라도 어디로 마음이 끌리는 것일까? OK~ 들었다 치고. 
    당신께서는 친구와 오늘 무슨 얘기를 나눴나요? OK~ 공감하고 동조하며 편들었다 가정하자고요. 진심으로. 충성심으로. 이해심으로 말이다. 
    그 어디에 가건, 누굴 만나건, 뭔 일을 하건. 어? 뭐 사랑이란 미스터리라고 하면 그뿐이고. 환상과 쾌락과 행복감에 꺼뻑~ 흰자 뒤집히는 공상은 그만 때려치우고. 
    기다리다 기다리다 NB 앞에 착석한 그분은, 다름 아니라 여성환상 1.5 편집장 사라였다.





    15

   「사라. 네가 여기 웬일이니?」
   「오빠였구나. 난 또 누구라고. 그럼 그렇지.」
   「왜 실망이야? 벌써? 시작부터 김 빠지게 이러기야?」
   「이러기는 누가 이러기야. 내가 오빠랑 뭘 했는데? 우리는 아무 사이도 아니야. 착각하지 마. 또 뭘 상상하는데. 어?」
   「나 상상 안 했어. 얘가 얘가 생사람 잡네. 응? 넌 다 큰 처녀가 뭘 그렇게 밝히기는 밝히니? 어?」
   「내가 언제 밝혔다 그래? 오빠 나한테 멱살 한번 잡혀 볼래? 어?」
   「워───워───워! 진정하고. 오빠가 다 알아서 어련히 괜찮은 남자 나중에 소개해줄까. 어? 조증이 잠잠하면 조급증. 누가 말괄량이 아니랄까 봐 하여튼.」
   「긴말 필요 없고. 밝게 웃으며 즐거워해도 모자를, 흥미 만점을 만끽해야 할 분위기. ~는 아닌 거 같아. 지금 말이야. 나 오빠랑 찐한 사랑 못할 거 같아. 에잇 솔직하게 말하자.」
   「뭐? 내가 언제 너랑 그렇고 그런 장면을 꿈꿨다고 그래. 얘가 정말 보자 보자 하니까. 어? 안 되겠네. 너 나한테 혼 좀 날래? 그럴래? 오늘로 날을 잡어? 그래? 원해? 그걸 바라냐고.」
   「오빠. 재미없어. 재미없다고. 놀아주니까 좋다고 그냥. 이 오빠 꽁트 어지간히 좋아한다니까. 완전 촌스러워. 요즘 애들 그런 거 하나도 안 좋아하네요. 완전 구식 탱탱 묵은 농담이나 하고. 어휴 구닥다리. 그러니까 각본도 별로요 줄거리는 더 별로지. 안 그래? 별로인 남자들만 꼬인다는 여자들처럼, 오빠도 별로인 상상력만 출중하시다 그 얘기라고. 알겠어요? 뭘 해도, 따분하고 재미없기 일보 직전. 뭐 언젠 안 그랬나! 뭔 얘긴가 들어보면 다 그렇고 그런 군침. 개침이 딱 반이야. 아니지. 이건 뭐 그냥 물 반 고기 반이 아니라 다 그거야. 다 그거라고. 도대체 오빠 머릿속에 뭐가 들었을까? 응? 도무지 모르겠네. 통 그 속을 알 수가 없다고. 응?」
   「뭔 소리야? 난 늬가 더 의뭉스러워.」
   「그래요? 오빠 고마워. 호호. 오빠가 날 좋아한다는 간접적 표현이네? 뭐 벌써 고백하시게? 그럼 그다음은? 허허. 제가 누굽니까. 그러나, 딱 반전! 어? 나 오빠 줄거리 안 살래. 오늘 내가 들고 온 이 007 가방. 이 안에 뭐가 들어있는 줄 알기나 해?」
   「뭐가 들었는데?」
   「오빠 살면서 지금껏 007 가방 만져보지도 못했지? 어떻게 타인의 007 가방 근방 1.5미터에 접근해 봐야. 그래 봤자 전부 다 합리적인 상품이었지? 일명 싸구려. 어? 저렴한 거 말이야. 그래 안 그래? 사실만 따져서. 피고는, 예 아니오로만 대답하시오.」
   「예.」
   「아이구 귀여워. 저 꼬리 살랑살랑 흔들면서 침 흘리는 거 좀 보소. 호호. 어디서 눈독은!」
   「뭐?」
   「됐고. 일단 이거 열어나 봐.」
    와우~! 
    짧게 가자. 영상으로야 슬로모션 기법에 어쩌고저쩌고. 긴장감 절정이다 치면. 지금은 짧게 가자고. 간접화법 아주 그냥... 워 워 워! 
    그는 007 가방을 여느라 한참 동안 땀을 뻘뻘 흘렸다. 이렇다니까. 이래요 이래. 어? 막 이래. 주인공들은 처음 보는 가방도 척척 열고, 식은 죽 먹기로 뚝딱 뭔가를 운전하고 어쩌고. 
    그렇지만 이런 병풍은? 뭘 해도 어설프지. 뭘 해도 꺼벙하다고. 허접한 녀석 같으니라고. 비리비리 매가리 없이 멍청하기나 하고. 그렇게 어떻게 끌렀다 치고. 
    자, 그럼 그 안에 과연 무엇이 가득 들어있었을까? 
    고액권 돈다발?
    빛나는 황금바?
    가방은 텅텅 비어있었다. 
    그런데 왜 그렇게 가방이 무거웠는가? 
    007 가방이 정말 비싼 특수 주문품이라서 그랬지. 8 대 2 가르마. 9 대 1 가르마. 어? 올백! 그 떡대들은 이런 가방 딱 들어봐도 내용물이 0이란 걸 즉각 감지하는데. 그는 혼자서 뭔 별의별 망상을 다 한 거라고. 
   「왜 실망이야? 오빠. 여자 생각 그만 좀 해라. 응? 여자가 그렇게 좋니? 그래? 우리 좀 적당히 하자. 응? 그거 그만 좀 하면 안 되겠니? 남자의 판타지? 그거 제발 좀 자제하면 안 되겠니? 남자들 허세 배틀 붙으면 말도 아니지. 누가 뻠쁘질 살짝만 해 봐 그냥 말도 못 한다고. 사석에서 그러다 보면 또 애널리즘 얘기 나오고. 현미경으로 정자를 보면 그게 무슨 모양이냐, 그런데 너네 그런 경험 있어? 막 그러면서 바나나 끝에 왜 하필 콩나물이 붙어서 나오냐고! 그러면서 겁나게 웃고. 물론 허세 딸리는 친군 썩은 미소 짓고. 아아 (절레절레) (절레절레)」
   「넌 뭐 성녀니? 넌 남자 생각 안 해? 너 남자 싫어해? 너 남자 환장하잖아? 남자가 허벌라게 너한테 껄떡거려주는 게 소원이잖아? 그러잖아? 솔직히 그래 안 그래? 어? 사자의 힘 여우와 대비 안되고, 여우의 꾀 사자와 비교 안된다~ 너? 넌 그냥 벤치멤버일 뿐이야. 알아? 그러니까 잡은 물고기한테 밥을 주지 않는다 그러지. 두 자루의 날카로운 칼을 한 칼집 속에 집어넣을 수 없어. 그런데 뭐 또 환승이별? 또 어장관리? 또 문어발식 작전? 그놈의 거미줄 웬만치 좀 퍼트려라. 그래 가지고 무슨 사랑. 그래 봐야 가난이 문 열고 들어오면 행복은 창문 밖으로 나가고. 어? 금은보석은 사랑을 변호한단 말이야 이 친구야. 알어? 뭐 또 남이 피운 불에 제 몸 녹일 생각이니? 그러니? 아니면 뭐 언 발에 오줌누기? 또? 개에게 빵조각을 아끼는 자는 양을 통채로 늑대에게 바치는 법이야. 알어? 어? 하여튼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서 뭘 상상하셨을까. 저 화장하느라 1.5시간. 정성스럽게 화장했으니 집에 들어가기 당연히 싫으실 테고. 말만 시선강간 어쩌고저쩌고. 그러나 관심은 받고 싶고. 남자들로부터 인기 받는 건 애타게 그립고. 모든 남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싶으실 테니, 어딘가로 행차하실 테고. 집에 가셔서 그거 지우느라 또 정성스럽게. 긴 생머리 감고 말리는 데 또 몇 시간. 어? (절레절레) (절레절레)
   「오빠 말 되게 이쁘게 한다!? 에라~ 인간아. 그러니까 늬가 안 되는 거야. 그러니까 늬가 뭘 해도 안되는 거라고. 내가 여자라도 널 골탕 먹이고 싶어서 안절부절 애걸복걸하겠다고. 응? 오빤 놀리기 딱 좋은 늑대라니까. 가지고 놀기에 그야말로 딱 좋아. 어? 딱이야~ 딱! 골탕먹이고 놀리고 약 올리고. 그러다 또 살살 가려운데 긁어주고. 다독여주고. 달래며. 사랑해주고. 뜨겁게... (몸짓)! 쥐락펴락 쥐락펴락. 밀었다 당겼다 밀었다 당겼다.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칭칭 감고. 쩍쩍 달라붙고. 착착 엮어. 어? 살살 끌어당겨. 호호호. 꼬리에 꼬리를 물어 말리고 말리고 말리고. 말아? 내가 왜 말아! 두루마리 화장지야 뭐야! 됐고. 아 덥다. 어? 더워. 왜 이렇게 덥니? 아 미치겠네. 아무튼 오빠, 가라. 어? 가! 나 그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줄거리 안 살래. 어차피 애초에 살 마음 없었어. 그냥 오늘 오빠랑 데이트 기분 내고 싶었다고. 그런데 어떻게 무슨 말을 해도 해도... (절레절레) 오빠는 이래서 안된다고. 이래서 안된단 말이야. 그러니 뭘 해도 재미없지. (눈빛) (몸짓)」
    그녀는 떠났다. 
    내 주제에 판권은 무슨. 유령작가도 아니고. 
    좌우지간 이 인간은 정말로 판 깨는 덴 진짜 뭐 있다니까. 
    성과는 전무. 뚜껑만 열리고. 짜증은 도저히 식지를 않고. 결국 나가리. 좋을 뻔 하다가 어퍼진 거라고. 
    이럴 줄 알았으면 집에서 그냥 소파에 자빠져 TV 채널이나 돌리는 건데. (절레절레). 그건 지 맘대로 해도 되잖아. 그걸 누가 뭐라 하냐고 그 말이지. 
    그는 어차피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서 돌아갔다. 





    16

    표범은 (새로운) 사슴 싫증날 때 없다. 배가 불렀건 굶주렸건 뭐 사슴도? 여자는 뭐 사람 아닌가. 그러니 숙녀의 탐욕과 선망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우리는 분주해야 하는 것. 그녀가 황홀하도록 쥐락펴락. 숙녀가 행복한 비명을 지르며 그만 하랄 때까지 들었다 놨다. 그런데 그러다 퍼지기 일쑤. 어떻게 언제나 최선을 다하나. 최적의 베스트를 위해서는 평소 밀림의 사자처럼 게을러야 하는 것. 그렇다고 막살자는 식이 아니라. 그렇지만 대놓고 대충 살자도 아닌데 그마저 너와 나의 기준은 다르네? 어쩌라고요, 가 아니라 어른들도 때로는 투정도 하고 어딘가 어리광도 피우고 싶다는 그 말. 그야 어떻든 안간힘을 써 봐야 대망의 모험은 다 영화 속 주인공들 얘기. 그러니 우리네 인생은 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말 따로 행동 따로. 안 그런가? 정말 그렇다는 말이 아니라 얼핏 그럴 수도 있다는 얘기. 그렇고 보면 신부들러리만 해도 어디야. 웬만하면 병풍으로 불러주지도 않는 게 평범한 범타. 평타인 인생이 썩 그렇게 쉬운 게 아니지요. 뻔트라고 말처럼 그리 간단치 않단 말씀. 그렇게 따분하고 심심하던 NB의 인생에 어느 날 갑자기? 갑자기 분위기 싸해질 일은 전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사무실에 걸려있는 그림 '황금 마네킹 상점'의 액자를 뽀개기로 했다. 어? 
    또 혹시 모르니까! 
    그런데 결과는 어땠을까? 
    결과는 노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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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동이 우유를 못 먹는다. 피노키오는 포커페이스에 재능 없고. 그래서 치킨집 사장은 치킨을 잘 먹지 않는다. 그러니까 일 중독, 업자의 타성, 꾼의 권태. 하오나 어딘가에 아마추어로 데뷔해도 싫증은 정해진 수순. 또 뭐뭐 접습니다 장비 내놓습니다. 그럼 이제 그는 정말 떠날 때가 되었을까? 누군들 공부가 재밌고 일하고 싶어하겠나. 그냥 먹고살아야 하니까. 돈 많이 벌어야 하니까. 보람도 있고 잔재미도 좋다만 그는 거의 애나 다름없었다. 미친놈 소리 안 듣는 게 어디야, 라면서 투정할 몽정기도 아니고. 허세도 짜증나고. 넉살도 재미없고. 그렇다고 세상 사람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란다는 뻔한 얘기를 할 수도 없고. 누구나 진부하고 식상하며 고리타분한 말이라면야 듣기도 싫을 테고. 그럴지언정 괜한 유행가 가사를 트집 잡은 채 아름다운 사랑을 흠집낼 수야 있나. 예를 들면 싫증나지 않는 사랑의 참다운 아름다움을 유린하기. 쫀득쫀득? 주려거든 꾸짖지 말고, 꾸짖으려거든 주지 말라. 그런데 뭘? 내 말이. 말하자면 인생은 사랑이다. 보아하니 다 잡은 대어, 언제나 놓친 사냥감이 제일 큰 법. 삶은 닭이 도망치는 일도 가끔 있고. 삶은 닭인지 냉동 참치인지 관심 없고. TV를 틀어도 재미없고 NC도 예전 같지 않고. 때 빼고 광 내며 멋부린다고 누가 봐주기를 하나, 호박이 제 발로 굴러오기를 하나. 일이나 하자. 은퇴했던 사교계에서 러브콜을 보내나, 아님 숙녀들의 비밀 모임에 연고가 있기를 하나. 일이나 하자고. 기껏해야 컴퓨터 켜놓고 책 뚜적거리고. 공상 떠오르면 기록하고. 맨손체조 하고 라디오 듣고. 어렵지 않다. 장사 하루이틀 하나. 일이나 하잔 말이다. 그러면서 그는 그렇게 신나는 일하기에 열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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