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 155

from 소설 2019. 8. 31. 20:11

    1

    미친 사랑이 선사하는 신비한 희망. 그게 뭔지 생각도 안 난다. 심오한 지성, 졸립다. 아찔한 미모? 그림의 떡. 첫눈에 반하기 하나만큼은 자신 있는데 그마저도 귀찮고. 사귀는 숙녀에게 매몰차게 차이는 게 고귀한 인생 최고의 행운일지도 모르지만. 허나 일단 차일 일이 없어. 그러던 어느 날 더더욱 심심해지기나 하지. 멧돼지 같은 본인, 이제는 완전한 동네 아저씨. 여자들의 이상형에 근접해본 일 자체가 없고. 춤도 못 추고. 최신 유행가 자체도 모르고. 듣는 거라고는 또 얀 디스마스 젤렌카 / 미사 Vottiva in e minor ZWV18. 그래도, 동네 똥개들한테 업신여김 당하는 신세를 비관하지 않으려던 찰나. 사무실로 에밀리가 제 발로 찾아왔다. 
   「에밀리. 늬가 여기 웬일이니? 연락도 없이!」
   「왜, 나는 여기 오면 안 돼?」
   「안되긴. 어설픈 허당계에서 잔뼈가 굵은 백전노장을 친애하는 에밀리께서 알현하시겠다면야, 나야 고맙지. 허허허허허.」
    그렇게 에밀리와 나는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게 됐다.
   「오빠 본론부터 말할게.」
   「서론은 없어?」
   「오빠. 뜸들이는 거 지겹지도 않니?」
   「그건... 아마도 본 게임이 뭐냐에 따라 다르겠지? 호호호.」
   「이 오빠 또 또. 무슨 떡두꺼비 풀 뜯어먹는 소리나 하고 자빠졌어 그냥.」
   「그럼 내가 너에게, 신기한 행복감을 예고하는 청순한 희망에 대해 능변을 늘어놔야겠니? 그러다 수다 3시간 얻어들으라고? 난 못해. 너가 말리고 싶다 그래도 싫어.」
   「하여튼 이 오빠 무진장 싱겁다니까. 도대체 속으로 뭔 생각을 하는지 알 듯 말 듯. 해석 불가.」
   「그러지 말고. 본론이 뭔지나 말하시지?」
   「오빠. 나 10만원만 빌려줘.」
   「뭐? 뭐라고? 내가? 너한테? 아니 왜? 여기까지 늬가 타고온 차가 얼마짜린데. 너 나 놀리니? 너 입은 거 위는 샤넬, 아래는 에르메스? 귀걸이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견적은 몰라도. 딱 봐도 그거네. 너 또 뭐 어디서 인문교양서 주서 읽고서 그거 따라하는 거지? 그렇지? 내가 널 모를 줄 아니, 어? 밥은 절대로 혼자 먹지 마라는 둥, 속옷은 좋은 걸 입으라는 둥. 다 그저 그런 시시콜콜한 잔소리들. 다 그거 책 팔아먹을라고 만들어낸 쓰잘데기 없는 얘기들일 뿐이야. 그래서 믿음직한 오빠로 고른 게 하필 나다?」
   「오빠. 그거 어떻게 알았어?」
   「어떻게 알긴 뭘 어떻게 알아? 늬 이마에 그렇다고 딱 써 있는데 어떻게 모를 수 있겠니.」
   「그럼 오빠 이마엔 뭐가 씌여 있는데?」
   「내 이마? 허걱! 눈치챘니?」
   「귀걸이가 샘나는 코끼리 팔랑귀랑 똑같구만 그래. 허허.」
   「뭐? 그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말을 알아듣게 해. 그게 무슨 거 뭐야. 오리 + 너구리 = 오리너구리. 어? 무슨 세르비아 속담 같은 얘기? 말하자면 세르비아 속담에 이런 말이 있지. 독일인의 펜에 끌려가기보다 터키인의 칼에 끌려가는 편이 낫다. 어? 그런데 사람 사는 데 다 똑같듯 모두 좋지만 일부, 웃자는 의미로다 현실을 판타지처럼 상상하자면. 즉 터키계 독일인 악당의 펜과 칼에 사기당하면! 그런데 내가 사기를 왜 당해.」
   「또 시작했다. 또 또. 나 갈래. 나 그냥 지나가다 잠깐 들린 거니까. 그러니까 오빠는 별 의미 부여하지 말고. 알았지?」
   「뭐 그냥 간다고? 그럼 차라리 오지를 말지, 뭐야? 어? 그게 뭐냐고! 빌린 돼지가 일 년 내내 꿀꿀거린다더니, 어디서 또 인문교양서에서 본 거 그대로 따라 하기나 하고. 쟤도 영심이야 영심이.」
    그렇게 에밀리는 갔다. 가버렸다. 매정한 년. 아니, 응큼한 년? 그러든가 말든가. 지금 얌전하니 정숙하니 그게 문제야? 그럼 뭐가 문젠데. 지금 그걸 몰라서 물어? 말을 해 줘야 알 거 아니야. 우리가 무슨 독심술사야 뭐야. 에잇 3번마가 치고 나오다 퍼진 다음 4번마가 뒷심을 발휘하는 경마 중계도 재미없다. 거 참 더럽게 재미없구만 그래. 에잇. 그만둬. 관두면 될 거 아니야. 어?





    2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시거든 떫지나 말고, 얽었거든 검지나 말지. 사람이 좋지 못하거든 오히려 믿음직스럽기나 하고, 재주가 없거든 착하기나 하였으면 좋을 텐데. 말과 행동이 믿음성 없고 건방지거나, 여자말 번역기의 끝판왕이거나. 추남인데 바람피우기 선수인 사례처럼, 선녀인데 앙칼지고 성격까지 더러우면. 속좁기는 개미 똥구멍. 이타성과는 일절 담쌓은 이기주의. 걔가 걔? (절레절레)! 뭐 찝쩍녀와 껄떡남의 만남? 또 상상병. 나는 이처럼 자꾸만 쓸데없는 공상을 부채질하는 지루한 일상을 탈출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됐다. 허언증에 안절부절못하느니. 조증녀에게 기 빨리다 정신을 잃느니. 더 이상 권태에 주늑들어 정신연령이 낮아지는 꼴, 꼴 보기도 싫었다. 말이 좀 심했다만 그게 또 그다지 틀만 말도 아니니까. 
    그래서 나는 뭔가를 하려고 했는지, 그런데 뭘 하려 했는가 그걸 까먹었다. 하여간에 못 말린다니까. 그렇지만 절망은 금물. 왜냐하면 바로 엘리자베스가 날 찾아왔으니까. 이거 무슨 내 사무실이 꽁트 무대야 뭐야. 응? 
   「오 레이디 엘리자베스. 설마 너도 지나가는 길에 들린 거니? 그러니?」
   「어머. 어머머머머머. 어떻게 알았어? 오빠 그거 어떻게 알았는데?」
   「아휴 내가 그냥 동네 북도 아니고. 뭐냐고.」
   「동네 북? 동네 북이 뭐 어째서?」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 나 너 없을 때 내 흉보지 않았지?」
   「뭐야. 도둑이 제 발 저리는 행동?」
    어쩌고저쩌고 소파에 앉고. 
    탁자에는 오렌지 주스와 우유.
   「오빠. 내가 오빠한테 홀딱 빠져 있다는 거. 알아 몰라?」
   「헉. 진짜로?」
   「뻥이야.」
   「」
   「솔직히 말해줘?」
   「솔직히 말하긴 뭘 솔직히 말해. 하지 마. 듣기 싫어.」
   「오빠 삐졌어? 오빠 삐졌구나.」
   「내가 삐지긴 언제 삐졌다고 그래? 나 안 삐졌어.」
   「삐졌네 삐졌어.」
   「아니라니까! 얘가 자꾸 말 두 번 하게 만드네. 나 안 삐졌어.」
   「(말 따라하기) 나 안 삐졌어.」
   「」
   「오빠. 무슨 바람이 불어서 날 찾아온 거야?」
   「내 사무실에 찾아온 게 너지, 나냐?」
   「앗 착각했어. 뭐 그럴 수 있어. 그래도 그게 집착보다 낫잖아. 안 그래? 그건 그렇고. 오빠. 나 뭐 하나 물어봐도 돼?」
   「뭔데?」
   「아니다. 됐다. 생각 없다.」
   「너 왜 자꾸 사람을 들었다 놓니, 응? 얘가 날 자꾸 쥐락펴락하네, 어?」
   「오빠 눈치챘어?」
   「그럼 내가 바보니?」
   「오빠 바보잖아. 사랑의 바보. 푸하하하하하하. 크하하하하하하.」
   「하여간에 못 말린다니까. 어떻게 안 돼.」
    곧바로 엘리자베스는 음악 CD를 내게 건넨다. 
    그건 바로, 빈첸초 벨리니 / 오페라 <노르마> 1막 2장 - 3 중창 “오! 너는 얼마나 비참한 제물이 되었는가“ 
   「오빠가 저번에 부탁한 거.」
   「내가? 난 그런 기억이 없는데?」
   「그래? 어머 착각했다. 오빠가 아니구나. 다른 오빠네. 다시 줘. 그거 이리 줘.」
   「뭐야? 줬다 뺐어? 줬다 도로 뺐니? 줄까 말까 줄 듯 말 듯도 아니고. 뭐, 줬다 뺐어? 가져가. 가져가. 나 그런 거 필요 없어. 이런 이런...!」
   「쯧쯧쯧. 오빠 삐졌어?」
   「삐지긴 누가 삐져? 나 안 삐졌어. 나는 태어나서 단 1번도 삐져본 적이 없는 남자야. 알아?」
   「어머 그러세요? 그럼 잘됐네. 나 갈게.」
    그렇게 그녀는 갔다. 뭐야 이거! 오지 않으니만 못하게 이게 뭐냐고. (절레절레)





    3

    여자의 우정이란 <시어미──올케──시누이>라는 전설적인 트로이카의 친목과 닮았을까 다를까. 그야 그분들 사정이고. 사랑이 아름답든 추접스럽든. 우리는 여자라면 사족을 못 쓰는 그런 늑대가 아니다. 우리는 여자 보기를 돌 보듯 하니까. 뻔질나게 숙녀만 쳐다보며 인생을 낭비하는 뺀질이? 우리는 시간이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 세상사가 어디 그처럼 녹록하더냔 말이다. 기를 쓰고 덤벼도 로또 복권 꽝인데 말이다. 옛말에 남의 촛불 심지를 줄이려다 네 손가락을 데이지 말라고 했다. 여자는 불여우다. 숙녀는 살쾡이다. 고로 우리는 살짝 탐나긴 한다만 차마 짝사랑을 사양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그래도 우리는 그분들을 이해해야 한다 이해해야 한다. 그런데 이해하는 건 좋다만 다 좋다만. 뭔 만나던가 말던가 해야 이해를 하고 자시고 할 거 아니냐고. 안 그래? 이해고 나발이고 뭔 약속이 있어야 이해심을 발휘하지, 어?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 미사 C 장조  K.337. 언제까지 이런 고리타분한 음악이나 들으면서 방구석에서 시상 떠올리고 착상에 고심하고 그러냔 말이지. 그놈의 공상 때문에 아련한 잔광은 잊혀지지가 않고. 짜릿한 잔상은 언제 어디서나 상상병 환자에게 싸구려 본드처럼 들러붙어서 뚝 떨어지지를 않고. 그러니 더 이상 이러쿵저러쿵하지 말자 라고 했다가, 더더욱 심하게 어쩌고저쩌고. 그러다 귀에서 피가 나! (몸짓)
    그래서 나는 뚜껑 없는 차가 지겨워졌기 때문에, 따라서 포트토피노 몽키스패너와 차를 다시 교환하기 위해서 그곳으로 갈려고 했다. 
    그런데 또 누가 사무실로 찾아오네? 하루 걸러서 날 맥이는 거야 뭐야. 지들끼리 짰어 어쨌어?
    울지 않는 아이 젖 주랴? 우는 아이 젖 준다지만 나는 울지 않았는데? 나 여자 싫다니까?
    그렇게 비비안이 딱 내 사무실로 들어서자마자 나는 말했다. 
   「비비안. 너 지나가다 들린 거 다 알아. 너 할 말 많겠지만 참어. 하지 마. 들어. 딱 들어. 닥치고 들어. 늬가 뭔 말 할지 다 아니까 듣기나 해. 좋은 말로 할 때 들어. 조용히 해. 시끄러우니까. 너네들끼리 나 좋아하는 거 다 안다고. 어? 아 글쎄 그놈의 짝사랑 아주 그냥 징글징글하다, 어? 그놈의 짝사랑복 왜 이제사 막판 스파트냐고. 어? 여복이 터질 꺼면 초반 초중반에 터졌어야지. 어? 이게 뭐야 대체! 도대체가 말이야, 어? 장가가는 놈이 불알 떼어놓고 가니? 바늘 가면 실도 가야지. 그런데 실은 너네들 바늘은 나 하나. 너희들이 무슨 후궁이니 사랑의 차트 애첩이니. 어? 늬들이 뭔 생각을 하고 뭔 말을 할지 이미 다 안다니까? 어? 내가 무슨 도토리인 줄 아니? 왜 그처럼 나를 갉아먹어? 그만 좀 쪼아 그만 좀 쪼라고. 어? 늬들이 무슨 딱따구리니 다람쥐니? 내가 뭐 삥발이 초식동물인 줄 아니? 늬들은 하이힐 스킬레토힐 신으니까 니들이 초식동물이야. 어? 나는 펜을 쥔 사자라고. 알아? 내 호피무늬 팬티 보여줘? 그런데 나 그런 거 없어. 뻥이야. 코끼리 팬티도 여태 살면서 단 1번도 못 입어 봤다. 됐냐? 늬들이 기린이면 난 공룡이야. 어? 늬들은 얼룩말 나는 펜더곰. 뭐 펜더곰? 그런데 펜더곰이 우리 대화에 왜 끼어들고 난리야 난리긴? 어? 이거 왜 이래? 
    그저께 에밀리, 어제 엘리자베스, 오늘은 우리의 비비안. 어? 늬들 짰니? 그랬니? 나 골탕 먹이는 게 그렇게 재밌니? 행보가 너무 뻔하다곤 생각치 않니? 난 파멸 너넨 승리, 난 불행 너넨 행복의 정복? 재미없어. 재미 하나도 없다고. 그럴 꺼면 번호표 뽑는 기계를 미리 사도록 시간을 주던가. 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뭐 나랑 현찰박치기라도 하자는 거니? 그러니? 어영부영 나랑 퉁칠려고 드네 얘들이. 응? 나 괄시하지 마 얘. 나 하마야. 나 두더지라고. 너네들 약점 하나하나 다 쥐고 있어. 누가? 내가! 푸하하하하하하. 너네 별명들? 별명들 뿐이네 너네 과거는 바로 이 손 안에 있다고. 어? 어렴풋이 기억나는 그 오빠? 그 오빠가 내 친구야. 크크크크크크크. 누가 누가 헤프고 누가 누가 이모 스타일인지, 우리가 모를 줄 아니? 푸하하하하하하. 그래도 있잖니, 기분 나쁘게 듣지 마 얘. 다 인생에 대한 준엄한 질책이라고 생각하렴. 그래. 그러면 돼. 안 될 게 뭐니? 이게 다 너 생각해줘서 하는 얘기야 얘. 있지, 너 나 알지? 나도 너 알아. 그런 의미에서 우리 뽀뽀나 할까? 뭐 뽀뽀? 꿈도 꾸지 마 얘. 너 쉬운 여자 되지 말라는 뜻에서 내가 다 농담도 해 주고, 어? 능글능글한 덕담 일부러 밑밥을 까는 거라고. 알아? 다 큰 그림을 그리자는 의미에서 하는 일이라니까 그러시네. 응? 너 정신 바짝 차려 얘~! 아빠가 괜히 그러시겠니. 딸아 아빠만 빼고 이 세상 남자는 죄다 늑대이니라~! 몰라? 그놈의 흑심이라면 부모 팔고, 나라 팔고, SC 이름도 팔아서 지 탐욕을 채우는 게 인간. 어? 뭐 CS니 뭐니 뭐니 이름 팔고 썰 풀어서 CS를 즐기는 놈? 복마전도 복마전도 그런 복마전이라니, 복상사 당할 팔자겠구만 그래. 천벌 받을 놈. 좌우지간, 나도 내가 지금 뭔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다만. 응? 그런데 왜 갑자기 그게 궁금해지지? 그게 뭐냐고? 너가 에밀리 끄나풀인지, 아니면 엘리자베스가 네 꼬봉인지. 즉 너네들 서열이 별안간 궁금해졌다 이 말씀. 뭐 장군멍군 누가 위고 아래고 그런 거 알고 싶지도 않고. 
    너 왜 왔니? 서론만 이따만하게 늘어놓고 또 나 약 올리려고 온 거니? 본론은 아무것도 없고. 어? 계속 듣고 듣고 동조하고 동조하고 편들고 편들고. 그러니까 내가 우스워? 그래? 내가 저자세 취하고 굽히고 꼬리 흔드니까, 날 지근지근 밟는 게 재밌니? 그러니? 어? 조심해. 어? 말조심하라고 얘. 너 그러다 순식간에 당해. 아 입 아퍼. 일단 소파에 우리 앉어서 얘기하자꾸나.」
    그렇게 우리는 소파에 함께 앉았다. 
    소파 승진이란 낱말이 갑자기 떠오른다만 넘어가고. 
    음료수는 콜라와 마티니. 
   「용건이 뭐니? 만에 하나라도 너 나한테 고백하지 마라. 오빠가 좋다느니 어쩐다느니. 어? 여자는 먼저 고백하면, 그럼 너랑 나랑... 크크크. 흐흠. 흐흠. 그런데 설마 설마 했는데. 혹시 혹시 걱정하던 의심이. 결과는 역시나? 설마 설마 했는데, 너 나 진짜로 좋아하니? 그러니? 어머 얘 이걸 어쩌니 난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됐는데. 뭐 그렇다고는 하나 남녀 인연이야 모르는 거니까 차차 생각해보는 걸로 하고. 어? 내가 이래 봬도 말이야 연애운 애정복 사랑론 재물복 말년운, 이런 거 하나는 기가 막히게 본다니까. 응? 특히, 속궁합! 뭐? 농담이고. 아 진짜. 진짜 진짜 장난. 거 참 분위기가 급 경색되므로, 고로 일단 분위기를 바꾸자. 어떻게? 다 방법이 있어. 허허허허허.」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 오페라 <코지 판 투테> 중 2막 데스피나의 아리아 “여자 나이 열다섯 살쯤 되면”
   「오빠 혹시 프리메이슨 멤버야? 아니다. 프리메이슨이고 뭐고 알 게 뭐야! 안 그래?」
   「그게 무슨 백곰 설사하는 소리니? 무슨 그런 앵무새 발정난 소리를 하고 그래? 재미없게 말이야. 우리가 펭귄한테 지사제 먹일 일 있니? 무슨 캥거루 낮잠 자는 얘기는 식상하고. 그런데 내가 어디까지 얘기했지? 」
   「오빠 요즘 상태가 몹시 안 좋구나. 많이 나빠. 응? 오빠 기억 안 나? 내가 오빠 뒤를 봐줬어. 오빠 품위 유지비 떨어졌다길래, 어? 오빠 칼럼 내가 여기저기 꼽아준 거. 알아 몰라, 응?」
   「내가 무슨 콘센트니 꼽아주게? 뭐 뒤를 봐줘? 늬가 내 뒤태를 왜 봐? 내가 네 뒷모습을 본다면 또 모를까. 키스는 꿈도 꾸지 마. ~라고 말하려고 했지? 다 알아. 다 안다고. 」
   「」
   「그런데 너. 허풍꾼들 말이라면 해가 동쪽에서 뜬다 해도 안 믿을 거니? 어? 오빠 그런 사람 아니다 너. 응? 오빠는 달라. 난 다르다고. 어? 내가 어딜 봐서 허당이야? 나 허당 아니야. 아니라고. 어? 이거 왜 이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여자들도 참 보는 눈 없다. 어? 안 본 눈 산다고. 응? 그러니까 말이지, 말하자면. 내 서글픈 처지를 말하자면, 보아하니 나는 왜 이 모양이라서 웬만한 숙녀를 다 못 꼬시는 걸까, 설마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그렇지? 그러기를 바래.」
   「오빠가 대체 뭘 안다고 그래? 내가 여기 온 이유는, 어? 오빠가 만나자고 해서 온 거거든. (핸드폰 화면을 보여주며) 자, 구글 캘린더. 봤지? 소셜 네트워크 메시지. 봤지? 음성통화 기록. 봤지? 이래도 오리발 내밀 꺼야? 이 인간이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 자, 여기 그림. 내가 갖다 버리려다가 오빠가 주라고 해서 가져온 거야. 버릴 꺼면 나 주라고 그랬잖아? 광대가 등장하는 베르나르 뷔페 그림. 거 참 남자가 더럽게 말 많네. 하다 하다 남자한테 잔소리 듣고 귀에서 피가 다 날 지경. 어? 이 오빠를 미워할 수도 없고. 꼴 보기는 싫고. 얄밉기는 그지없고. 넌 말이야, 어? 넌 그 그 그...... 됐다. 오빠는, 어? 잘해줄래야 잘해줄 수가 없어. 알아? 나 간다. 오빠는 무슨 지가 무슨 낭만파에 기분파야. 순 허풍꾼 난봉꾼 뻥쟁이 오바쟁이 주제에!」
   「」
   「아 참! 오빠.」
   「어? 어!」
   「도넛 가게 아르바이트생이 제일 많이 듣는 말이 뭔 줄 알아?」
   「도넛 가게 아르바이트생이 제일 많이 듣는 말?」
   「어.」
   「그게 뭔데?」
   「달지 않은 도너츠 없어요?」
   「뭐?」
    안 단 도넛이 있나 없나는 몰라도. 
    아무튼, 그녀는, 갔다. 
    맞다! 
    내가 불렀어. 그랬단 말이야. 것도 까먹고서 난 왜 그랬지? 그걸 내가 알아 누가 알아.
    나름 짱구 굴려서 선빵 날렸는데 제 꾀에 제가 당한 꼴. (수증기) (뒷목) (절레절레)
    그렇게 비비안은 떠났고 그림은 남았다. 뭐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야 뭐야! (절레절레)
    그래도 붸페인가 붸파인가 하나 남긴 남았네. 건졌긴 건졌다고. 직접 물건을 물어올 필요 없이 리모컨 누르기도 귀찮은데, 알아서 호박이 뭐 제 발로 넙쭉 걸어온다면야. 그런데 그게 대체 뭔 소리야? 모르겠고. 
    그래서 나는 당분간 사무실 문을 잠가 놓기로 했다. 한동안 혼자 있고 싶어졌으니까. 





    4
 
    자랑할 뭐라곤 쥐뿔도 없는 형편. 코끼리 팬티 입고서 팔랑귀 왕성하고 뭐 걸리기만 해 봐라, 라면서 레이더를 가동시켜도 할 일 없음. 치타처럼 빠른 페라리 FF가 있기를 하나 꾀꼬리처럼 청량한 숙녀의 속삭임을 듣기를 하나. 허구헌 날 떠올리는 거 하고는, 간교한 술책에 능숙한 꾀돌이의 봉건적인 소망? 하여튼 누가 상남자 아니라고 할까 봐. 잠깐만 통속적으로 따져봤을 때,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많이 저급하게 표현하자면 주둥이 닥치고 일이나 할까. 무슨 너구리 급똥 마려운 표정 같은 소리나 하고 자빠졌어. 웃기지도 않다. 하나도 안 웃겨. 뭐 표범 무늬 치마를 입은 처녀? 저리 가! 오빠 이번에 마지막이야 딱 1번만 만나줘, 라는 순한 양? 순진한 여자라면 신물이 난다. 진짜 진짜 마지막이라면서 번호표 뽑고 기다리는 숙녀들이 (손차양)? 내가 이래서 여자 보기를 돌맹이 보듯 하는 것. 청순한 숙녀들 섹시한 아가씨든, 우리는 발에 채이는 게 여자였다. 아주 그냥 징글징글하다. 지긋지긋 찌긋찌긋. 어? 그런데 뻥 다 뻥. 몽땅 전부 뻥. 순 거짓말. 순전히 헛소리. (절레절레)
    하오나. 사랑, 그래도 한다. 왜냐, 해야 하니까. 하지 않으면 안되니까. 멍청한 애정이든 더러운 사랑이든. 행운아와 해결사, 낭만주의자와 신비주의자. 그분들 입에서 욕 나오게 만드느니 차라리 내가 사랑을 하고 말지. 안 그런가? 그런데 그게 뭔 사자 방귀 뀌는 무논리야? 말도 안 되는 궤변에 말 같지도 않은 억지. 재미 하나도 없어. 빽빽거리는 수다 3시간 떽떽거리는 사랑의 훈수. 이런 젠장! 젠장 젠장 젠장 젠젠젠젠젠젠젠~장! 에잇 재미 더럽게 없네. 그년 누군가 몰라도 말 더럽게 많다고. 내 참 더러워서 다음 생엔 수다쟁이로 태어나던가 해야지 이거 원. 다음 생? 다음 생의 다음 생의 다음 생까지 사랑의 노예로 끌려다닐지도 모르는데? 가족끼리 이러는 거 아니다. 오빠 자? 자긴 누가 자 안 자. 안 잔다고. 됐냐? 아빠 안 잔다, 거실에 TV가 하나뿐이라 리모컨 권력이 민감한 콩트. 젊은이들은 뭔지 모를 거야. 아시나? 아시든가 말든가. 그게 뭐가 재밌다고. 아직도 주말 연속극 챙겨보는 순진한 소녀감성이 흔하다고? 아무도 믿지 마! 이런 밑도 끝도 없는 잔머리 굴리기도 싫고. 잔꾀도 바닥났고. 잔소리 읊어줄 인기는 애초에 없었고. 거 참 인생 서글퍼지는구만 그래. 누가 아니래. 내 말이. 심심하든 재미없든 어쩌든. 도대체 내가 왜 이처럼 신기할 정도로 멍청해져야 하는데, 어? 그렇지만 하등의 이유가 없어도 사실은 사실. 어째서? 왜! 왜냐, 왜냐하면 다 그년 때문. 그게 다 그 미친년 때문. 그 꿀꿀꿀 돼지 같은 년 때문. 그놈의 더러운 사랑 때문.
    그 돼지새끼 같은 년의 친구가 더 가관이었어. 꼴에 지가 무슨 큐피트나 되는 줄 알고. 지 남자친구가 통제 안되니까 그거 상담한다고 불러내고 불러내고. 나랑 연락 비율 0 vs 100! 지가 다 데이트했어. 1 대 1로 단둘이 술 마시고, 것도 1번도 아니었고. 1 대 1로 만나 커피 마시고 기차 타고 어디까지 갔다오고, 단둘이 데이트만 100번. 자기 친구 소개시켜주고 빠져야 하는데 끝까지 지가 다 즐겨. 최악의 소개팅 주선자! 남녀를 중간에서 소개시켜주는 것도 아니고 지가 다 즐겨. 소개팅 주선해준답시고 자기가 단물 다 빨아먹고 기 빨아먹고 추접스러운 기억을 선물하고. 3년 사귄 현남자친구 놔둔 채 정서적 불륜. 자기 친구 도대체 언제 소개시켜주냐고. 현남자친구도 3년 만난 동안 성관계 딱 1번. 현남자친구가 성욕이 안 생기니까 것도 억지로. 현남자친구는 걜 매정히 내차지는 않고 짐짝처럼 붙여놓고. 여자는 비굴하도록 들러붙고, 따라다니고, 연락하고, 빌고, 울고, 툭하면 무릎꿇고서 애원하고. 여자는 그 남자의 모든 인맥을 파고들고 가족에게 잘하고. 완전히 아름다운 사랑에 대해서 최악의 <암컷 싸움닭 & 돼지하이에나>커플. 그 촌년의 친구마저 완전히 미녀였기 때문에 돼지하이에나는 더 돌아버렸고. 속 뒤집어져버렸고. 그래서 여자는 더더욱 울고, 빌고, 무릎꿇고서 애원하고. 그렇게 자기 친구를 소개시켜주고 빠져야 하는데. 현남자친구 놔두고 지가 1 대 1로 데이트 100번. 1 대 1로 술 마신 거도 몇 번인데. 마음 먹고 쥐락펴락, 밀고 당겼으면 흔들리겠던데? 물론 현남자친구도 성욕을 못 느끼는데 그럴 마음이 있었겠나. 언제 지 친구를 소개시켜주나 기다렸는데 보자 보자 하니까 끝까지 지가 다 즐겨. 살다 살다 그런 소개팅 주선자를 다 보다니. 하다 하다 지가 무슨 큐피트라도 되는 줄 알어. 지가 다 1 대 1로 데이트를 즐겨. 더러운 막장 드라마를 대표하는 희대의 <암컷 싸움닭 & 돼지하이에나>커플. 
    암컷 싸움닭도 사람 좋은 여자도 많고, 못생긴 게 나쁜 거도 아님. 웃고 인상 편하고 잘 꾸미고 그러면 됨. 사람이 중간은 가고 교양 알고 상식 지키면 그만. 뚱뚱한 게 뭐가 나빠? 뚱뚱한 촌년이랑 밀애 한 번 떠나봤으면 소원이 없겠네. 더 뚱뚱한 선녀랑 찐한 사랑 한 번 해 보는 게 소원이라고. 단, 냉동참치 말고. 뭐 반 냉장참치? (절레절레) 하여튼~ 완전 못생긴 여자인데 몸매가 기가 막혀? 아찔하지 우리는! 어? 우리는~ 그분들 예쁘고 아름다운 숙녀로 만들어드릴 자신 있음. 어? 그분들은 우리를 만나면 팔짜가 바뀐다니까 그러시네, 어? 오빠 한 번 믿어봐~! 농담이고. 하이에나도 의리 있고 호인에다 남자다운 사람들 겁나게 많음. 그런데 문제는 심보! 관건은 성격. 그런데 걔네들은 둘 다 기고만장 성격 변태. 성격만 변태인 게 아니라, 툭하면 짜증 심심하면 광분. 그거 받아주고 받아주고 들어주고 들어주고. 에라~ 못해먹겠다 야 너 가라! 당시 결과는 그렇게 됨. 걔 둘의 인간관계는 주변 사람들 취재하면 죄다 그런 식. 옆에서 못 버팀. 옆에서 못 견딤. 고로 정답은 겪어보면 피하게 됨. 그러면서 암컷 싸움닭은 지 애인한테 사랑받지 못하지, 통제는 안되지, 놓치고 싶지는 않지. 그래서 암컷 싸움닭 왈, 
   「(지 남자친구가) 집에서 오냐 오냐 하면 컸다고 어쩌고저쩌고. 그래서 자동차도 비싼 걸로 바꾸자니 어쩌냐니.」
    아무나 만나면 다 싸우려드는 게 누구신데 그런 섭섭한 말씀을? 걔 거울 안 보나? 왜 여자 세계에서 걔를 그렇게 치를 떨었는데. 여자들이 어디 여자 세계 불문율 모르시냐고. 여자인데 여자말 번역기를 모르면 그게 어디 여잔가? 어? 그런 미련곰탱이는 여자 자격도 없는 것. 그런 여자는 덜렁덜렁 고추달렸다고 봐도 무방. 남자는 뱃심 좋은 말썽쟁이조차 못 되고 염치 없기 일쑤고. 여자는 지 미니홈피(소셜 네트워크)에 전에 자기가 짝사랑하던 남자인가 사귀던 남자인가 사진 간직한 거 있는데, 현 애인이 그 비공개를 궁금해한다면서 자기 친구를 소개시켜줄까 말까 농락하는 딴 남자한테 귀뜸하고. 현 애인한테 노예 취급 받으니까, 때문에 현 애인한테 듬뿍듬뿍 충분히는 커녕 사랑을 거의 받지를 못하니까, 따라서 결국 친구 소개하는 명분을 핑계로 정서적 불륜을 실현. 거기서 소개시켜주고 빠졌으면 천만다행이게? (미화해서 재수없다만 이치 따져야 하니까 어쩔 수 없다 치고) 끝끝내 <파랑새 & 팔색조>의 사랑을 남녀 역할 바꿔서 <암컷 싸움닭 & 돼지하이에나>커플과 똑같이 치정극으로 완성시켜. 지가 못 받은 사랑을 간접적으로 즐긴 다음에 단물 빨아먹고 빠져. 버려. 그걸 알면서도 좋다고 오합지졸 데리고 다니면서 히히덕거리고. 집 앞에 찾아와서 쿵짜쿵 웃고 어쩌고. 소문나고. 뒷조사하고. 캐내고. 자기들 과거는 하나도 공개하지도 못하면서. 자기들 프라이버시는 존중이자 보호받고 싶으면서. 남의 치부는 까발리고. 모든 걸 까고. 못된 호기심 충족. 야비한 수다 3시간.
    그런 일도 있었네. 그렇게 술취한 다음, 지 남자친구 만난다고 택시 타고 가던 때. 취해서 못 가겠다 나 먼저 내리겠다, 그래서 얼렁뚱땅 손도 스치듯 마주잡고 어쩌고 남자 손이 엄청 부드럽네 어쩌네. 다음에 또 걔가 먼저 전화해서 이번엔~ 지 친구 소개시켜주나 했는데. 그런데 하는 말이라고는, 어? 
   「오빠 손 엄청 부드러워요. 남자 손이 그 정도면 완전 완전 부드러운 거예요.」
    반면, 걔 남친은 갸 놔두고도 전여자친구 만나고, 알던 여자 알던 동생 만나고, 아는 동생들 만나고. 남자들끼리 성매매 가능한 으쌰으쌰도 물론. 걔는 그냥 일상적으로 울고 빌고 무릎 꿇고, 울고 빌고 무릎 꿇고! 찐따처럼 들러붙어서 억지로 결혼한 예시. 힙합 가수 죽인 찐따 암컷 싸움닭이랑 완벽한 판박이. 예쁜 암컷 싸움닭은 새로운 여자랑 얽히면 깔끔하게 남자를 포기하는데. 깨끗이 딱 돌아서는데. 못생긴 암컷 싸움닭은 아무나 싸워. 싸워야 사는 년. 걔 남친인 못된 하이에나도 마찬가지. 딱 둘이 잘 만났지. 여자들 집단지성 모아 보면 그런 예시 딱 나와. 남자도 마찬가지고. 사람 인성이야 뭐 괜찮은 하이에나면 모르는데 완전히 못된 하이에나. 쉬었다 가자고. 중요한 얘기니까 문단 떼서 가잔 말일세.





    5

    원래 주축은 걔네들도 아니었고. 당시 다른 <촌놈&촌년> 커플 친구 파도타기로 걔네들 시트콤 멤버들이 원래 주축. 걔네가 원조 중의 원조. 그렇게 4 대 4. 결과적으로 그 남녀 8명 가운데 2짝이 결혼하고, 1짝은 사귀다 헤어지고, 1짝은 썸만 타다 말고. 그렇게 남녀 8명이 원래 주축. 그런데 청춘남녀 아는 오빠 아는 동생으로 소셜 네트워크 친구도 하고, 함께 만나고 따로 만나고 친했는데. 그 <암컷 싸움닭&하이에나>의 하이에나 무리가 또 그 남녀 8명과 얼렁뚱땅 얽혀. 파도타기로 깍뚜기 단순무식 상남자들이 또 껄떡 찝쩍 군침. 걔네들 유입된 다음 진흙탕 개싸움 된 거나 마찬가지고. 그 파도 타서 또 친구의 친구. 여자들 무리. 걔네 여자 동생들이랑 친하게 지내니까 암컷 싸움닭은 나서지도 못하고. 울고 빌고 무릎 꿇고 따라다니는 게 일상인데 전면에 어떻게 나서. 질투 밖에 더 해? 통제도 안 돼. 나이, 미모, 여자들 우정, 남녀들끼리 얽히고설킨 미묘한 친교, 어정쩡한 사랑과 우정의 감정까지. 지가 어떻게 나서냐고! 나서기도 싫고~ 나설 수도 없고~. 그런데 지 남자는 좋다고 걔네 남녀 8명 모임에 쓱 걸쳐서 으쌰으쌰 시트콤 찍고. 그 시트콤에서 들쑥날쑥 간보는 식으로 시트콤에 잠깐 출연했다가, 탐색전도 했다가, 사랑의 작전이 그야말로 다큐멘터리 동물의 세계였는데. 지 남자가 그 시트콤에 빠져 즐거워하는 모습 모고 걘 아주 그냥 미쳐버리는 거지. 안 그래도 싹싹 빌고 울고 꿇고 사랑받지도 못하는데 돌아버린다고. 그런데 지 속 뒤집어버린다고 남까지 지들이랑 똑같은 불행이 복제되도록 만들고. 
    대놓고 이간질하는 여자 철면피가 얼마나 많겠냐마는. 여자들이 최고로 싫어하는 시누이, 시어미 스타일. 사람 자체 인격이자 품성은 문제없다고 하나. 일생이 공주병──주인공병──연예인병. 지가 병풍도 감지덕지 받아줄까 말까도 아니고 알아서 찌그러져야 하는데. 그런데 나는야 5월의 신부~ 세상이 아름다워~ 반갑다 친구들아~ 너네는 모두 신부들러리구나~ 라고 설치니까. 그래서 왕따 당하고. 정신연령이 유치원에서 딱 멈췄으니까 여자들이 극도로 혐오하지 왜 아니겠어. 그런 몇몇 경우의 수 때문에 바로 여자의 적은 여자니 보적보니 그런 말들을 모른 사람이 없다고. 안 그런가? 어차피 인간관계는 남자 성그래프와 여자 성그래프의 중간과 절충되듯. 30살을 기점으로 대인관계의 양과 질은 급속도로 가족중심으로 내려감. 안 그래도 삭막한 세계니 뭐니 헤드라인 뻔하고. 친구 없는 사람들 부지기수. 있어도 나이 들수록 만나기 귀찮아지기도 하고. 가족만 남는 게 이치고. 나이들수록 자주 만나기도 힘들고. 그런데 한창 때 옆에서, 여자들이 친한 척하는 걸 제일로 싫어해. 뭐래? 그래서 스스로 인정하기 싫어도 인정할 수 밖에 없으니까 동생들 데리고 골목대장 놀이하는 여자. 그런데 하필 웬만한 친구들은 자길 가까이 하기 싫어하고, 제일 친한 친구는 이뻐도 완전 이쁘네? 기준선에 턱없이 모자르도록 아낌없이 사랑해주지 않는, 자기 애인만 속 뒤집어져버리고. 전국구 하이에나들 어디로 결집하고. 그렇게 막장 드라마는 완성되고. 툭하면 울고 빌고 무릎 꿇고. 찐따. 사람 자체가 나쁘진 않은데 만나면 다 싸우려고 하는 암컷 싸움닭. 싸워야 사는 년. 져주면 좋다는 여자. 물개박수에 기뻐하는 년. 그러니까 여자 세계에서 왕따요 찐따에 친구가 없어. 딴 하이에나한테 뽐뿌질할 때 똥 씹은 표정으로,
   「걔네들 만나지 마.」
    자존심도 없는 년! 그런다고 안 만날 하이에나가 아니지. 그런데 결국 <파랑새&팔색조>를 더러운 시궁창 막장 드라마로 만들고. 지가 무슨 감독인 줄 알고. 그 파랑새를 지 남친 하이에나랑 똑같은 역할로 만들고. 팔색조는 팔색조대로 자기랑 (심심하면 하이에나한테 찐따처럼 달라붙어서 울고 빌고 무릎 꿇는 암컷 싸움닭이랑) 도플갱어로 만드는 작전을 실행시키고. 그런다고 지가 짠 각본대로 돌아갈 리가 있나. 그럴 리는 만무. 천부당만부당. 찐따 중의 찐따인데? 천하의 못된 년. 초심이라는 의도가 좋으면 뭘 해. 내가 제일 처음에 지 친구랑 2 대 2로 소개팅했는데. 전화번호 안 물어봤다고, 지 친구한테 무릎 꿇라는 식으로 도전장 내밀고. 너 두고 보자 그러고! 두고 보긴 뭘 두고 봐. 독한 년. 못된 년. 지독한 년. 아주 그냥 독종 중의 독종이야. 찐따. 돼지새끼. 암퇘지. 못생긴 암컷 싸움닭. 왕따. 못돼쳐먹은 시누이 같은 년. 못되먹기로 어디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시어미 같은 년. 직장에서도 왕따. 그래서 순진한 후배 소심한 동생들 거느리며 골목대장 놀이하는 년. 오합지졸. 
    지만 자존심 없으면 그나마 낫지. 놈의 자존심을 신나게 짓밟는 여자. 타인의 사랑을 더럽도록 훼손시키면서, 자기만 즐거우면 끝. 나만 좋으면 그만. 그때 당시 좋다고 노래부르고, 춤추고, 속된 표현으로 지랄염병 끝장날 만큼 재밌다는 오합지졸 골목대장 말괄량이 못생긴 암컷 싸움닭 그녀. 그녀들은 대장님 기분 맞춰주는 병풍이었을 뿐이고. 다들 똑같이 정신나가서 미친년 된 거고. 지가 더럽게 빌붙어서 싹싹 빌고, 남자친구 모든 인맥을 파고들며, 가족에게 잘하고 잘하고. 빌고 애원하며 무릎 꿇고 울고불고. 그거는 쏙~ 빼놓은 체, 어? 딱 그거는 쏙~ 빼놓은 체 자기 남자친구가 저번에 자기한테 잘못했다면서 무릎 꿇고 빌었다고 뻐겼던 여자. 자랑할 게 그렇게 없었나? 암컷 싸움닭이 자기 주변에 잘하고, 그러다 무릎 꿇고 싹싹 빌던 거 하이에나가 다 공개방송하는 거도 모른 체. "친구야, 나 누구 따먹었어~!" 남자는 정실감이랄지 어떤 경우 빼놓고는 마초들 우정은 그래야 정상. 아니면 비정상. 또는 철들었거나. 이거든 저거든 죄다 공개. 숨길 거 없음. 직접화법. 그런데 여자는? 말도 마시라 그거지. 뿐만 아니라 저번에 소개팅할 때 어디 대학교 남자한테 따박따박 따져서 잘난 체하는 놈 코를 눌러줬다던 그녀. 다 그 남자가 걜 마음에 안 들어서 퉁명스러웠을 텐데. 자길 좋아하지 않아도. 져주지 않아도. 물개박수치지 않아도. 병풍되지 않아도. 아무나 다 싸우는 여자. 싸워야 사는 년. 그래서 여자 세계에서 왕따인 여자. 여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이간질, 염장질, 뽐뿌질, 고자질... 친구 위해주는 척 하면서 자기 이권 자기 개이득 챙길 때. 친구의 단점을 칭찬하고 자기 장점을 비하할 때. 그에 대한 기준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고로 웬만한 여자들이 극렬히 피하는 여자. 여자 평균이 절대로 좋아할 수 없는 여자. 만약 그런 여자가 돈이라도 많거나, 뭐 하나는 끝내주는 능력자거나, 유명하거나. 오락산업이 다 이용해먹고 팔아주고 어쩌고도 모른 체 그냥 무조건 내가 최고다-주의. 저질. 싸구려. 여자들이 지를 먼저 왕따시킨 게 아님. 다 지가 먼저 설치고 나대고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면서 걔네 머리 꼭대기까지 올라갈려고 하니까, 그래서 여자들이 걜 왕따시켰다는 거. 여자 평균들이 떽떽거리며 꽥꽥 헛소리하고 분위기 못 잃고 눈치 없는, 그 꼴 보고서 가만 있겠나. 어? 여자 평균이 어디 그렇게 호락호락하냔 말이지. 여자 세계 불문율을 전설적으로 집약시킨 비유가 무엇인데, 어? <시어머니──시누이──며느리>! 오줌 마려워도 나 욕얻어먹을까 봐 화장실 어떻게 맘 편히 가나. 말이 그렇다는 것. 그래도 말이야 바른 말이지, 어? 화장실 안에서. 화장실에 앉아있으면서 거울 보며 화장 고치면서 지들끼리 날 험담하는 수다를 듣는 기분은 어떨까? 어? 어떠겠냐고! 여자는~ 등 돌리면 늬 편 내 편 후딱 바뀐다. 즉각이라고. 여자들이 뭐라 그러나, 어? 남자들 무리에서 리더가 선정될 때 여자들 무리에서는 왕따가 생긴다나 뭐래나? 혹시 은근히 나만 외로운 게 그럼 내가 뽑힌 건가? 에이~ 설마! 농담이고. 뭐 어쨌든 그렇게 왕따 당해서 집에 쳐박혀 외톨이로 있을 때 와준 친구는 바로 파랑새. 파랑새 때문에 자기 남자친구 속 뒤집어지는 거 보면서 또 좋다고 즐겼던 그녀. 파랑새 이용해서 지 남친의 남자친구들, 바로 그 하이에나 무리들 난리치는 거 보며 대리만족 느낀 그녀. 이치 따지고 원리 살피니 얼굴 두껍기로 어디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그녀구만 그래. 어? (절레절레)! 그러니까 친구는 없고. 그러나 골목대장으로 암컷 싸움닭 견장은 달고 싶고. 그래서 말 잘 듣고, 외롭고, 착하고, 순진하고, 소심하며, 딱히 이쁘지 않은 동생들 모아서 잘해주고 먼저 연락 먼저 연락. 연락 비율을 엑셀 파일로 기록하면...... 뭐든 엑셀 파일로 따지면 한숨만 나오네 그래. 차라리 남 생각 안 하고 지만 잘난 척하는 영심이면 또 몰라. 오히려 걔네들은 밀고 당기고, 쥐락 펴락하면 흔들리기라도 하지. 우리가 여자 다루는 기술이 괜히 발달하겠나. 재수없긴 하다만 숙녀를 예우하는 수작. 일명 수작 중의 개수작. 그거 아무것도 아니거든. 어? 그런데 남 생각 어정쩡하게 해준 체 자기만 공주. 놈은 모두 병풍. 나만 공주. 남은 전부 신부들러리. 나만 공주. 타인은 모두 내 앞에 와서 무릎 꿇어라! 소개팅이든 뭐든 인연으로 만나서 전화번호 물어보면 웬 찐따 같은 못생긴 놈이 전화번호 물어본다고 짜증내. 껄떡거린다며 속으로는 좋아하고, 찝쩍거리는 놈들이 죄다 별로라서 기분 나쁘고. 남자들이 내 엉덩이 쳐다보면 속으로 기분 좋고, 비교적 시선 집중 못 받고 관심도 가난하면 시선강간 어쩌고저쩌고. 전화번호 안 물어보면 또 안 물어봤다고 소개팅 당사자도 삐져, 소개팅 주선자는 자기 친구한테 무릎 꿇으라고 도전장 내밀어. 그래서 소개팅 주선자는 결국 2번째 소개팅을 마련해주는 척 하다가~ 지가 데이트해서 정서적 불륜을 실현. 막장 드라마는 그렇게 완성. 와우, 이게 뭐야 이게 뭐냐고. 그렇다고 반성? 반성을 왜 해. 알려진 게 챙피할 뿐. 알려지지 않으면 그대로. 다시 재현해도 똑같이. 사람은, 천성을, 바꿀 수 없음. 표출되는 양식을 순화하고 표현되는 방법을 다듬을 수는 있어도, 어? 그 성격 가긴 어딜 가겠나.
    여자 & 남자 = <암컷싸움닭 & 돼지하이에나>. 그랬는데. 그 커플에서 암컷 싸움닭은 지가 당한 걸 똑같이 <파랑새 & 팔색조>에게 복습하게 시켜. 것도 남녀 역할을 바꿔서. 최악. 지옥. 지가 당하면서 얼마나 굴욕적인 줄 잘 알면서. 못생긴 암컷 싸움닭이나 되니까 자존심이고 뭐고 없이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달라붙지. 걔나 되니까 찐따 중의 찐따처럼 들러붙지. 자고로, 사람이, 자존심이라는 게 있으면 그래서는 안 되는 것. 인간이 네 발 달린 짐승이 아닌 이상 그래서는 안되는 것. 그래서 결국 의도는 아닐지언정 결과적으로 지 결혼식 모양새 갖추는 데 이용해먹은 꼴. 그렇게 그 이후로 십여 년 남남인 상태. 앞으로도 꼴도 보기 싫고. 욕심꾸러기 암퇘지. 꿀꿀꿀 멍청돼지. 심술쟁이 똥돼지. 돼지 돼지 왕돼지. 번따녀 번주년 돼가는데 좋다면서 히히덕거리기나 하고. 똥파리 전마누라라는 낙인은 무덤까지 짊어지는 줄도 모른 체. 바보들. 걔네들 때문에 결국 파랑새는, 어? 천사인데 타락했어. 요정이면 뭐해 방탕하거든. 아름다운 사랑은 추접한 치정으로 몰락. 미녀인데 백치 중의 백치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게 다정한 밀애. 한마디로 더티러브. 아이 좋아라~ 워매 좋은그~? 됐고. 어? 뭐꼬! 뭡니까! 점마 저 저 저 에잇 (절레절레). 아따~ 징그럽게 산만하구먼 그래. 거 참 더럽게 지루해. 
    그나저나 뭐 재미난 일 없을까? 뭘 해도 재미가 없어. 뭐 언젠 안 그랬나. 우리는 남자에 환장하는 그런 발정난 암코양이와는 다르다. 그저 남자라면 침 질질 흘리는 그런, 에잇. 내가 왜 이런 쓰잘데기 없는 다변을 늘어놓는지 모르겠구만 그래. 어? 뭐야? 뭐냐고. 넌 뭐야? 아무도 없잖아. 있긴 누가 있다고. 꺼져, 썩 꺼져! ~라고 할려고 해도 아무도 없어. 닥쳐 라고 혼구녕을 내고 싶어도 일절 약속 없음. 인공지능 지니한테 혼쭐이나 안 나면 다행. 아무 짝에도 소용없는 환상머신인가 뭔가를 만들겠다고, 또 그놈의 스윙글 싱어즈가 부르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깐소네타나 듣고 일하고 고심하고 일하고. 뭘 해도 안돼. 없어. 꽝이야. 바닥. 지갑도 없어. 지갑 속에 사진 간직해주는 사랑, 꺼지라고 해. 우리는 물개박수를 바라는 관심종자가 아니고. 황금이면 만족하는 도박사도 아니야. 숙녀와의 사랑에 애절하도록 꺼뻑 넘어가는 로맨티스트 역시나 아니지. 그런데 왜! 왜 이처럼 허무하냐 그 말이지. 어? 무슨 그런 개똥 같은 헛소리를 누가 듣고 싶어 한다고. 그런 말도 안 되는 신비로 포장된 가짜 사랑론을 어느 누가 알고 싶어 한다고. 어? 





    6

    다음 날.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 애들 장난 K.598
    사무실에서 나는 음악에 취해 이렇게 글을 썼다. 
    왜냐하면 아는 동생들이 찾아오지 않아도 걔네들이 뭔 말을 할지 이미 다 알고 있으니까.
    그 때문일까? 나는 환청과 함께 살지 않을 수 없었다. 
   「오빠는 안 변해?」
   「너가 별소릴 다 하는구나.」
   「오빠 고정비용과 매몰비용의 오용이 무엇인 줄 알아?」
    다음은 환시 차례일까? 그건 뭐 환상머신이 완성되면 가능할지도 모르고. 
    딴 건 몰라도 인공지능 지니가 신비머신풍 사랑 만큼은 미완성되도록 날 방해할 테고. 
   「지갑 속에 사진 간직해주고 시험 합격하면 자줄께, 그랬더니 몰래 딴 여자 만났던 전남자친구. 오빠도 그래요? 오빠도 내 첫사랑이랑 똑같은 늑대인가요? 오빠는 드라마 주인공 아니야. 내가 주인공이지. 나 빼고는 싹 다 신부들러리야. 그런데 오빠도 그래요? 아니기를 바라지만 혹시 모르니까. 그러므로 일단 오빠 1년 연봉에 준하는 자동차랑 집이랑 모두 준비해와요. 중고는 안되고 새 걸로! 집은 몇 평 이상에 자가 아니면 어림도 없고. 결혼해서 혼인신고 한 다음에 빨아드릴께요. 알았지? 혹시 노포...면 까고. 이미 깟으면 또 까고. 어? 안 그래도, 어? 내 전남자친구랑 어제도 만났는데 내가 전남자친구랑 성관계 몇 번 했더라? 콘돔 총 몇 박스 썼는지 기억도 안 나네. 일주일 전에 내가 걔 고추 빨아줬게 안 빨아줬게? 그러지 말고 우리 좀 터놓고 말하자 오빠. 응? 통속적으로. 그러니까 말이지, 내가 그동안 살면서 몇 명의 남자랑 떡쳤게? 나 오빠 친구랑도 떡쳤어. 알아? 오빠도 알잖아. 여자가 남자 많이 못 기다린다는 거. 나 그래서 지금 신나게 남자 100명 만나고 있는 거야. 알아? 꼴리면 고백하든가 아님 페라리 FF 가져오든가. 어? 그거 싫으면 내가 시키는 대로 해. 알았어 몰랐어? 나한테 오란 말이야, 어? 내가 잘해 드릴께. 어? 와. 들어와. 들어오라고. 덤벼. 어? 덤비란 말이야 이 비겁한 늑대 자식아. 어? 언제까지 먼발치서 좋아만 할 건데? 다 늙어빠져서 숟가락 들 힘도 없을 때 나한테 들이댈려고? 간당간당 조마조마 기운 다 빠져서 나랑 떡칠 생각이니? 왜, 그때까지는 하기 싫니? 너 나랑 떡치기 싫어? 어? 내가 맛없어 보여? 그래? 나 매력 없니? 아님 늬가 성욕이 없는 거니! 싫으면 싫다고 말이라도 하던가. 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뭐니 그게 남자가? 어? 너 고추 안 달렸니? 그러니? 어? 아니면 고추가 애기 고추니? 강직도 떨어져? 어? 안 서? 그래? 자신 없어? 난 지금 오빠를 대놓고 먹이는 거야. 대놓고 물 먹이는 거라고. 엿 먹어보라 그거지. 어차피 나중 나한테 복수하든 어중간하게 사겼다가 뒤통수 칠 거면, 어? 지금 덤비란 말이야 이 쪼다 등신 쫌팽이 찐따 머저리 미련곰탱이 얼간이야. 어? 사랑은 어차피 식어. 그럼 지금 즐겨야지. 응? 나중 길이길이 아름다운 사랑을 하든 어쩌든. 나중 뒤통수 치지 말고 지금 덤비라고. 응? 내가 저번에 뭐라 그랬어. 어? 아무튼 내가 전남자친구 고추 빨아줬게 안 빨아줬게? 나 CS 해 봤게 안 해 봤게? 내가 오빠 친구랑 떡쳤게 떡치지 않았게? 맞춰 봐. 맞춰보란 말이야. 재밌겠다. 그치? 완전 재밌겠어. 우린 완전 신났어. 다들 미치기 일보 직전이란 말이야. 응? 뭐 아무튼 그건 몰라도, 어? 딴 건 몰라도, 저번에 봤지? 내가 오빠한테 그랬자나!
   "오빠 지금 느껴!"
    응? 스키장에 2 대 2로 놀러가서, 양념된 생육 돼지고기를 오빠가 주물럭주물럭~ 조물딱조물딱~ 질질~ 벌렁벌렁~ 주무르고 있을 때 내가 그랬자나. 옆에 딱 달라붙어서 오빠 지금 느끼냐고. 응? 기억나지? 그렇지?
    내 친구랑 같은 자리에서 다 들었잖아. 내 연봉이랑 나랑 CS 했던 오빠 친구 연봉이랑 비교하던 거. 다 들었지? 그때 오빠 얼굴 표정 꽤나 봐 줄만 했다며? 기억나지? 꽤나 감상적이었다 그런던데, 풋. 어? 아주 그냥 심하게 낭만적이었다며? 이거 이거 이 오빠 썩은 미소에 상당히 일가견이 있던데? 내 연봉보다 오빠 친구 연봉이 더 많다며? 거의 사귀는 사이라서 결혼 준비 한다는 거 설마 못 들은 건 아니지? 그치? 내가 괜히 스키장 놀러갔을 때 그 오빠 옆에 딱 붙어 앉았게? 우리 단둘이 함께 데이트하고 시험도 보러다니고, 그거 딱 감췄는데. 그런데 설마 나한테 정떨어진 건 아니지? 그치? 일단 단둘이 드라이브 데이트랑 더블 데이트한 거는 말 안 했으니까 모를 테고. 딴 남자들 쑤두룩 만난 건 딱 잡아떼지 않았고. 
    대충 봐도 모르겠니. 내가 오빠 좋아하는 동안, 내가 만난 외갓 남자만 100명이야. 알아? 뻥이 아니라 다 사실! 그날 밤도 딱 키스타임에 섹스각이었는데. 안 그래도 회사에서 짝사랑 하고 받고는 일도 아니고. 난 달라. 난 어제도 전남자친구 만났어. 난 다르다니까. 오늘도 소개팅해. 여자는 그래. 나 지금도 썸타는 남자 있어. 나 그런 여자야. 아니 아니, 나 그런 여자 아니야. 내가 오빠랑 지금 썸타고 있어도, 들어오는 소개팅 들어오는 족족 전부 다 받어. 왜? 왜냐하면 정말 좋은 남자 있으면 내가 덥썩 물어야 하니까. 일단 주고 시작하는 거지. 호호호. 안 그래도, 오빠 친구들 중에 만약 오빠보다 더 괜찮은 남자 있으면 내가 가만 둘 꺼 같니? 왜 내가 정서적 사랑만 하고 육체적 사랑은 미루겠니? 미련하기는. 갈아타야 할 거 아니니. 안 그러니? 환승이별이 당연하지 않으면 그건 여자 아니라니까요, 네? 
    뭐, 환승이별? 물론 것도 능력이 일단 돼야 가능한 것. 기질적으로 싫거나, 하고 싶어도 여자의 판타지를 충족시킬 능력이 없거나, 현남자친구를 많이 좋아하거나. 아니면 치가 떨릴 정도로 싫어졌거나. 그 이유들이 아니라 마음이 뜨면 여자는 환승이별하지 않는 게 이상한 것. 내게 유리하면 소녀감성 내게 불리하면 여성잡지 2. 나 아쉬우면 쾌락 나 짜증나면 더러운 사랑. 아니라면 거짓말. 환승이별도 다 능력이 돼야 가능한 것. 바로 그래서 여자의 적은 여자. 어? 아니 모르니? 내가 여자에 대해서 너무 많은 걸 가르쳐주는 거니? 그러니? 이제 알았니 아니면 알긴 아는데 믿기 싫은 거니? 응? 우리는 맺고 끓는 거 그거 일관성 없어. 아니? 내가 좋아하는 먹기, 마시기, 놀기는 맺고 끊기 확실하게! 어? 내가 싫어하는 병풍, 백댄서, 신부들러리는 물에 술 탄 듯 술에 물 탄 듯. 하기 싫어도 억지로 해야 하니까 그냥 뭐 그냥. 그렇지만 약간이라도 마음이 남은 전남자친구한테 연락 오면 받아주고, 만나주고, 다시 말만 섞는 거도 아니고. 어? 현남자친구가 그걸 알았는데도 불구하고 글쎄 한다는 말이, 
   "전화 오는데 어떻게 안 받아."
    그렇게 일단 용건이 뭔지 듣고 보면 말에 넘어가고. 집 앞에서 전남자친구가 기다리고. 회사 앞에서 전전남자친구도 기다리고. 심지어 꽃다발까지 들고서. 처음 만날 때도 개나 소나 따라다니기만 하면 다 넘어가고. 복음이니 뭐니 말발이면 팔랑귀에 내 몸과 이름과 영혼까지 팔고. 어? 애인이 있는 데도 불구하고 스스럼없는 이성친구와 1 대 1로 만난다, 뭐 어쩌다가 실수로 뭐 그렇게. 엄마 스타일 빼고는 싹 다 몽땅 예비 맞바람녀. 우리는 그런 꼴 못 봐 줌. 이 세상을 다 준대도 싫음. 극혐. 좋아하는 애인 놔둔 채 딴놈과 시간을 즐긴다? 
    이를 테면 국민가요처럼 사랑받는 노래 <애인 있어요>! 정서적으로 여심을 사로잡는 멜로디와 가사는 물론, 야생마이자 경주마 같은 사랑 노래. (야생마와 경주마? 뭐야 이거 노래도 양다리라는 거야 뭐야!). 사랑이라는 요술을 3분의 마법으로. 그 근방에서 사랑에 빠진 젊은이치고 모르는 사람이 없는 노래. 그래서 꾸준히 사랑받는 유행가 제목이 애인 있어요. 짝사랑이자 지고지순한 애정과 순애보 그리고 순정까지 모두 함축적으로 껴안는 듯한 노래. 나도 애인 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있다 내 인생을 걸고 싶은 사랑이다 따라서 나는 언제까지라도 기다리겠다, 라는 뜻의 노래. 물론 여자는 사랑을 오래 기다리지 못하는 건 기정 사실. (그걸로 따지자면 최고로 오래 기다렸던 걸로 따지면 또 사랑의 차트는 뭐 그림 그려지고). 그런 의미에서 그녀가 했던 말. 사랑의 묘약에 취하지 않은 채, 우르르 단체로 놀러가서 거울 반사로 립스틱 칠하던 때가 아니구나. 기억도 안 난다. 징글징글하다. 징글징글.
   "오빠 혹시 <애인 있어요> 노래 있어요?"
    ~라고 물어봤는데. 꼬리흔들기만 몇 번인데, 그거 전부 몽땅 다 엑셀 파일에 기록했는데. 싹 다 기억나는데. 그런데 물어보면 뭐해? 응? 물어보면 뭘 하냐고! 매춘부처럼 딴놈들 100명을 만나는데.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 하면 뭐하냐고. 하필 많이 좋아하는 애인, 그 애인의 친한 친구랑 할 거 안 할 거 다 하는데. 단둘이 데이트도 하고~, 더블 데이트도 하고~, CS도 하고~, 시험도 같이 보러 다니고~, 통화도 많이 많이 하고~! 전화 받으면 어~ 오빠~! 그랬어 안 그랬어~! 아무나 다 오빠였냐고 아니냐고. 어~ 오빠~! 딴놈 100명 만나는 동안 회사까지 찾아온 남자는 몇 명? 말 안 하면 누가 모를 줄 아나! 애인 있는데도 불구하고 딴놈 100명 만나는 동안 집 앞에서 기다린 남자는 몇 명? 딱 잡아떼면 누가 모를 줄 아냐고. 어? 어디 그 불륜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순수하게 알게 되었으므로, 아아 사랑이 바로 이런 거구나 깨닫게 되어 미쳐버린 거지. 똥파리처럼 들러붙어서 넘어갔고, 사겨주고, 번따녀 번주년 됐던 건 그냥 나이에 쫓겨서 얼굴 팔렸던 거고. 그래 봤자 나중 내가 정말 내 남자친구 거기를 성심성의껏 빨아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은 없었어. 지갑 속에 사진 간직했기 때문에, 고로 성관계는 마음으로 했고 몸도 줬고. 어? 전 남자친구랑 현 애인이랑 둘 다 갖겠다는 심보. 아아 이게 진짜 사랑이구나~ 라면서 사랑에 포근히 폭~ 안기고 나니. 따라서 창녀처럼 이 남자 저 남자, 미친년처럼 남자 100명을 다 상대해주던 썩을년. 그래 나 트름녀야~ 그게 뭐가 나빠? 라는 투지에 눈에 뵈는 게 없던 그녀들. 너 빡돌지? 우리가 깝치는 거 못 봐주겠지? 라고 놀렸던 걔네들. 남녀의 합궁. 꺼억~! 왜, 이런 게 환상이지. ~라는 말을 뱉을 낙이 없니? 그래서 마지막 말은 결국, 어디서 감히! 어딜 넘보냐 그 말이지. 만나던 똥파리끕들 100명이나 계속 만나고 싶다 그 말이라고. 꺼억~! 하다 하다 자랑할 게 없어서 뭐, 실컷 먹다 질려서 버림받은 게 행복하더라? 아니 다시 만난다? 계속 떡친다? 심지어 새로운 남자들을 죄다 매춘부처럼 상대해준다? 자기는 G 스폿 열린 창녀다? 그게 바로 아름다운 사랑이라고? 전남자친구는 바닥에 깔고 현 애인과 사랑을 하자네! 미친 거 아니야? 전남자친구랑 1년 동안 사랑한 연애사를 현 애인과 심심하면 논하자고 하시네. 게다가 엇그제도 전남자친구 만나고. 심지어 어제도 전남자친구 만났다고 자랑하네? 그 와중에 딴놈이랑 데이트 즐긴 다음에 남자 혼자 사는 집에까지 들어가고. 툭하면 남자들 자동차 조수석에 덥썩 덥썩 타고. 아직도 지갑 속에 걔 사진 간직하고서 현 애인과 하긴 뭘 하나. 
    허허허. 우리는 그런 꼴 못 봐준다니까 그러시네. 
   정신연령 10살 미만 정신 박약녀. 내 남자가 딴년들 100명 거느리면 그거 기꺼이 즐겁게 봐 줄 수 있는 여자가 이 세상에 어딨겠나. 있긴 있나? 있으면 나와보시고. 숨지 마시고. 딱 나오시고. 져드릴 테니까 화끈하게 한 판 뜨자니까 그러시네들. 어? 재미가 없잖아 재미가. 어? 아 입 아프다. 내가 이런데 넌 얼마나 귀 아프겠니. 안 그러니? 그러니까 물 한 잔 마시고 계속하자고. 뭐 계속하긴 뭘 계속해! ~라고 생각했지? 웃네. 웃어. 그랬구만. 너 딱 기다려! 넌 내게 딱 걸렸으니까. 넌 딱이야~!」





    7

    「늬들이, 여자를, 알어? 어? 우리는, 어? 우리는 사고방식 자체가 천동설이야. 우리는 이기심의 끝이라고. 나 행복하고 나 만족하기도 바쁜데 남 생각을 왜 하니? 내게 이익이 안되면 우리는 움직이지를 않지. 간혹 팔랑귀 때문에 줏대 없고 주관 약하며 마음까지 더 약해서 움직이기는 하지만. 일단 내게 이득될 거 같지 않다, 하면 행동은 없어. 그래서 이따금 사랑도 없지. 안 그래? 내게 털끝 만큼도 개이득이 없다? 그럼 움직여서는 안되는 게 여자의 두뇌 구조. 왜? 왜냐, 왜냐하면 일생 400여개 밖에 생산할 수 없는 난자 때문. 사랑하고 애 배고 낳고 키우고. 우리는 연애사 전적으로 인생을 살 수 없어. 알어? 타율이 아니라 타석주의면 그건 여자이기를 포기한 거나 마찬가지란 말일세. 어? 그래서 환승이별을 싫어하는 여자도 거의 없다고 봐도 돼. 안 하는 거보다 못 하는 경우가 훨씬 많고. 정말 정말 좋아하면 애시당초 할 마음도 없고. 다 어중간하게 문어발식 연애사업하니까 환승이별하고 어쩌고 그러지. 안 그래? 사랑은 상대적이라니까. 진따 같은 1.5가 실수하면 콧물도 없고 2.0 이상부터는 국물도 없어. 반면 1.0이자 0.5한테도 그러겠니? 못 해! 절대로 못 해! 여자는 자기가 정말로 좋아하는 남자 1.0을 뭐라고 한다? 그렇지~ 바람피고 헤어지고 도망가도, 내 돈 뜯기고 친구의 친구의 친구의 돈까지 뜯겨도, 여전히 우리 오빠! 몸 바치고 마음 주고 돈 주고 안 바친 게 뭐냐 그거지. 여자가 남자를 그 정도로 좋아하면, 여자는 웬만해선 먼저 바람 못 피워. 다 중간에 사랑이 식고, 첫인상과 시작이 불미스러웠거나, (항상 그래야 한단 말이 아니라) 연애할 때 인상적인 낭만적 장면을 한두 번 연출하지 못했으니까 다 나중 흐지부지되는 것. 다 그래서 환승이별이 흔하단 말씀. 이모 스타일이 이 세상에서 최고로 좋아하는 게 뭐다? 그렇지~ 환승이별! 왜? 자긴 연예인이니까. 남자만 숫자인 줄 아니? 여자는, 누가 뭐래도, 여자의 판타지를 숭배한다네. 진정한 여자의 마음이 어떤지를 남자들이 알면, 안 돼 안 돼. 걔네들 감당 못해 얘~! 호호호호호호호. 우리는 여자의 판타지를 애절하도록 동경한다고. 여자의 판타지에 대한 선망을 실천하는 여자가 좀 많나? 어디 남자의 판타지만 판타지인 줄 아니?
    그러면 또 남자들은 이렇게 말하겠지. 지들이라고 할 말이 왜 없겠어? 말하자면 뭐랄까, 음, 그게 좋겠다. 자, 늑대의 썰을 풀어보자면 아마도 이런 식이겠지. 리더 대신 왕따를 선출하는 그분들 불문율을 모르는 거 아님. 알긴 앎. 알고 보면 늬 편 내 편 없다는 여자 세계의 수많은 모순들. 속 좁은 남자인 걸 자랑하고 싶지는 않음. 다 그러려니, 어? 제일 친한 친구가 내 뒷담화하고 다니더라면서 상처 받았다는 일화.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게 인간. 의리에 배신 당할 수도 있고. 뒤통수치는 게 뭐가 나쁜가 라는 밀림의 법칙 때문에 산업계가 맑기도 흐리기도 했다가. 오락산업이야 항상 그렇듯 바쁠 테고. 뭐 언젠 안 그랬겠어? 곧 이런 때도 있고 저런 때도 있고. 역사적으로 봐도 루이 12세는 누가 두 번이나 배신했다고 격분한 반면, 페르난도 왕은 그를 열 번이라도 속이고 싶다며 태연히 대답하던 예시. 찾으면 한도 끝도 없고. 사랑도 대체로 변하지 않나. 화장실 들어갈 때 나올 때 마음이 어찌 같냐고. 어제 오늘 날씨가 같기를 바라는 건 순진한 소녀감성. 쓰면 뱉고 달면 삼키지 않을 수 없는 세상. 그래서 이해는 가는데, 이해는 가는데. 때로는 정 뚝 떨어지기도 하고. 오만 정 다 떨어지는 불행, 뭘로 되갚아지려나. 응?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어? 멀어졌다고 해서 생지옥 같은 연애사 찬란한 인류애 거룩한 문명사가 없어지는 건 아님. 안 그런가? 하물며 여자 세계 불문율을 까고, 여자말 번역기도 해부하며, 속마음의 속마음까지 원리를 살피면. 직접화법 대 간접화법. 포도가 맛있고 콜라는 상쾌하며 우유는 담백하다, 그건 그거고 나는 지금 사랑을 하고 싶다. 왜 그렇게 못 하냐고. 뭐든 돌리고 돌리고 돌리고, 꼬고 꼬고 꼬고.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라는 말을, 어? 덥지 않냐 뭔가 약간 심심하지 않냐 너 얼굴 표정이 왜 그 모양이니......! 기어코 돌리고 돌리고 돌려서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라는 말을 상대방으로부터 받아내는 그분들. 왜? 지가 대놓고 고백 못 하니까!
    그게 우정이나 아이스크림이면 괜찮아. 그런데 그게 사랑이면! 사랑도 다 남녀가 알아서 서로 뭐 대충 어떻게 됨. 그런데 지저분하고 더럽고 추접스럽기로 끝판왕인 탐색전! 어? 그 무슨 회오리 바람 화법풍 작전이야 뭐야? 말꼬리 잡고 늘어지다가 상대방 입꼬리 올라간 거 보니 어이쿠~ 탄력 받네 탄력 받어. 눈꼬리 쳐지는 모습 얼굴 길어지고 입 튀어나오고, 어? 결국 멋진 우정이니 진지한 대화니 추접스러운 사랑이니, 그 모두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게 세상사 일리인데. 상대방이 원하는 말을 나는 하기 싫고.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어떻게 해서라도 결국 상대방이 토해내게끔 하다가 사태를 막장 드라마로 만들고. 어? 그야 당사자들 일이다지만 지들 사랑싸움에 웬 관중을 그리도 불러모으냐고. 아주 그냥 역대급 관심종사가 따로 없어. 어? 한 번은 내가 오빠 이럴려고 만나냐는 둥, 한 번은 우리 이럴 꺼면 헤어지자는 둥. 응? 아아~ (절레절레)! 
    ~라고 늑대님들 말씀하시겠지 왜 아니겠어. 어? 하오나, 여자도 여자 싫어. 못생긴 사람이 못생긴 사람을 좋아할 수는 있는데. 여자도 여자 싫다니까. 여자는, 자기 본인 마음도, 제대로 몰라. 어? 왜? 여자니까. 우리는 여자거든. 어? 여자에 대해 설명하자면 한도 끝도 없단 말일세. 응? 1주일밤을 꼬박 지새워 토론해도, 그럼 피곤하겠다 하지 말자 하지 마. 안 해. 안 해. 왜 해? 안 해. 내가 왜? 넘어가고. 무슨 여자의 NO는 최소 10단계요 대충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래. 그게 뭐야? 육체적 사랑만 해도 무슨 마빡에 애무남이라고 붙이고 다니라는 거냐고 뭐냐고. 어? 여자가 도넛에 뭘 넣어주라고 해도 절대 넣어주지 말래. 그 말은 맞긴 맞는데... 리듬 아는데 무슨 말이 필요 있나. 사랑할 때 말하는 걸 이 세상에서 최고로 싫어하긴 하는데. 대체적인 불문율이야 간접화법 직접화법처럼 8 대 2라는 게 있으니까 그야 당사자들 알아서 하면 그만이고. 그런데 진한 사랑이 지금 왜 나와. 지금 그걸 논하게 생겼어? 어? 이거 왜 이래? 지금 나랑, 워──워──워! 넘어가고. 아무튼. 말로 나 이길 수 있으면 번호표 뽑고. 어?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최선을 다해서 져드리는 걸로 세계 최고임을 자부하는 패배주의왕이라니까 그러시네. 어? 멋지게 극적으로 져 드린다니까요, 네? 들어와 들어오세요 컴옹 베이비 들어와, 어? 형씨, 아 내내 탐색전만 탐색전만, 그럼 재미가 없진 않나요. 이어가서. 
    성매매하는 남자가 싫다는 여자? 성매매를 직업으로 실천하는 게 남자니 여자니. 성매매가 천직이 되는 게 남자냐고 여자냐고. 일시적으로 성매매를 했다는 남자, 안 좋게 보이는 게 당연. 그럼 인생이 창녀이자 일평생 매춘을 일삼는 여자는? 그건 일시적이 아니잖아? 그런데 왜 일시적은 나쁘고 직업은 나 몰라라? 나 좋으면 주관성 나 불리하면 일관성도 싫고 객관성 포기? 남자한테 최대한 많이 받아내고, 환승이별하는 여자! 매춘부랑 뭐가 달라. 여자가 초반에 몸부터 베팅하고 데이트 비용 80퍼센트 부담하는 거, 그거 다 여자가 좋아서 하는 것. 그렇지만 미남이 뭐 미쳤다고 마음까지 주겠니. 여자는 이모 스타일에서 여성잡지 2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면 그때부터 이미 절반쯤 매춘부 마인드. 그런 여인이 만약에 이혼하면 캐셔와 밤의 세계 아르바이트에서 뭘 택한다? (딱) 두 말하면 잔소리! 이미 여성잡지 1 때부터 사귀는 남자친구한테 노트북, 귀걸이, 핸드폰, 핸드백... 최대한 많이 받아내는 여자. 그러다 환승이별. 선물 받은 거 돌려달래니까 버렸다는 여자. 왜 그처럼 엄마 스타일을 보기 드문 세상이 되었을까. 인터넷에서 남자 비하에 거품 무는 여자 VS 여자 비하에 거품 무는 남자. 여혐 대 남혐. 그거 외모 통계 낼 수 있니? 왜 못 내겠니. 조사하면 과학적으로 도표와 그래프 나오지 왜 안 나와. 전성기 기간부터 다른데. 여자는 초경부터 폐경에다 성 그래프는 중후반 스파트인데. 다를 수 밖에. 몇몇 주제를 툭툭 건드리면 남자 짜증나고 뚜껑 열리듯. 여자도, 남자가 어린 여자를 좋아할 수 밖에 없도록, 나이와 외모와 몇몇 주제만 톡 건드려서 꼭지 돌아버리지. 여자가 그런 동물인데. 남녀가 사귀다 헤어질 때 암컷이 괜히 수컷한테 그런 말을 듣겠니? 
   "넌 너 밖에 몰라!"
    물론 남녀 공히 현 애인 두고서, 전남자친구 전여자친구 전... 전... 전... 끌여들여서 잘된 꼴을 못 봤다 내가. 어?
    아무튼 나 멍청한 여자 아니야. 난 달라. 난 이미 전남자친구랑 잤으니까 지금도 여전히 만나는 거고, 응? 난 달라. 난 벌써 늬 친구랑 몰래 만나는 사이에다 일찍도 CS 했어. 난 다르다니까. 헤플지는 몰라도 멍청하지는 않다고. 모르면 알아두시고. 지금 내 지갑 속에 어떤 남자 사진이 있을지 궁금하지 않니? 내 전남자친구보다 오빠, 실해? 커? 단단해? 아님 물렁해? 많이 작아? 뭐 깡깡하긴 한데 단거리 스프린터라고? 어쨌든 내 현남편이 누군지 알면 아마 까무러칠 걸! 어쩌면 아닐 수도 있고. 
    좌우지간, 나 남자랑 해 볼 수 있는 건 다 해 봤다니까? 손 잡고 데이트하는 거. 회사 앞에서 기다리는 거. 데려다주고. 얼굴 팔리고. 전화하고 전화받고. 문자 주고 받고. 소셜 네트워크에서 공식 커플에. 드라이브. 커플티 입고 여행 가고. 삼각관계. 막장 드라마. 전여자친구 질투하고. 전남자친구랑 양다리 걸치고. 물고. 빨고. 핥고. 벌렁벌렁 질질. 어? 더 이상 해 볼 게 없단 말이지. 응? 그런데 오빠만 빼고. 딱 오빠만 빼고. 
    오빠도 그래요? 
    저는 달라요!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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