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 172

from 소설 2020. 8. 15. 20:57

    1

    쇠는 달구어졌을 때 두드려야 한다. 근데 시도 때도 없이 애무? 배 들어왔을 때 노 젖자. 아무거나 아무데나 숟가락 먼저 올리지 말고. 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잘 쉬어야 한다. 최적기를 위해 사자는 힘을 비축해야 하는 것. 느그적느그적 매가리없이 낮잠자기. 그래 봤자 아무리 기다려도 먹잇감이 나타나질 않음? 원래는 '가는 여자 잡지 않고 오는 여자 막지 않는다'에 충실한 마초가 어째서 언젠가부터 나쁜 남자로 변해가는 것일까? 날 때부터 악녀일 수도 있고 세상이 그분을 그렇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고. 그래서 장미는 가시가 있는 것! 사람 가려서 사귀지 않으면 안됨. 오는 놈 아무나 받아주라고? 그거... 그거... 그게 뭔지 누가 모르나. 그러니까 앓는 시늉, 불쌍한 척, 친한 척... 그러다 전세 바뀌면 수평에서 느닷없이 수직으로. 권력간격지수 높으신 분들 말 안 통하는 이유. 사회생활이야 뭐 그렇다 쳐도 여자까지, 나한테 뭐 할 말 없어? 뭐? 할 말 있으면 먼저 하면 될 것을 또 천동설식으로 억지 입질 만들어서 낚싯줄 감기. 난 아마 그처럼 여성환상 1.5와 격월간지 미스테리아에 착착 감겨버린 것만 같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돌려까기, 말꼬리잡고 늘어지기, 뻠프질... 그녀들한테 제대로 전수받은 셈이지. 그럼 대체 그분들과의 협업 그 졸업일은 언제일까? 그걸 동네 똥개가 알겠나 제비가 궁금해하겠나. 목 마른 놈이 우물 판다고, 나도 잔머리 굴리며 요령껏 일해야지 곧이곧대로 걔네 형편 봐주면서 마감일에 쫓기다간 승질 더러워질 것만 같다. 추접스러운 사랑은 꿈도 못 꾼 체 안 그래도 재미없는 인생 불행해질 것만 같았단 말이다. 핵펀치 챔피언한테 사각링이든 지옥의 옥타곤이든 구석에 몰려서 험하도록 얻어터지는 일. 모든 개에게 쫓기는 심정. 악몽은 깨어나기라도 하지. 
    자, 그렇게 난 그녀들은 물론 아는 여동생들 커피 사주다가 재산 탕진할 것만 같아 낯선 여행지로 피신해왔는데. 휴양지가 뭐 이래? 빨주노초파남보 뿐만 아니라 디자인 다양한 비키니야 우리는 관심 없다만 무슨 동네에 개뼉따귀도 없냐고. 카페에 들어가면 파리도 안 날려. 편의점에 가 봐도 똥파리도 없어. 무슨 사람 구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그럼 대체 숙녀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여자를 썩 좋아하지 않는 우리가 그걸 왜 알아야 하는데. 무관심. 걔네가 오빠 제발 한번만 만나주세요 매달려도 우리는 무반응. 플레이보이는 냉정할 때 냉정한 것. 아닌 건 아닌 거니까. 그럼 뭘 해? 뭘 해도 재미가 없는데. 그래서 나는 일광욕이나 하러 바닷가로 떠나 혼자 놀았다. 바캉스 즐긴다면서 도시를 떠나 여기까지 왔는데 호캉스만 만끽한다고 만족할 우리가 아니지. 그럼. 그렇게 나는 해수욕장에 내가 힘들게 텐트를 친 게 아니라, 누가 버리고 간 텐트에 자리를 잡았다. 그런다고 무슨 뜬금없는 발단이 날 초대할까? 그럴 리는 없다. 아니면 천재적인 발상, 악흥의 기쁨, 기발한 영감 때문에 겁나게 바빠질까? 그럴 일은 만무하다고 봐도 된다. 그렇다고 여자를 꼬셔? 새로운 아가씨 꼬시는 건 식은 죽 먹기다만, 땅 집고 헤엄치기 우리는 흥미 없음. 아는 남동생들이나 있으면 또 모르지 걔네들 한명씩 전부 다 꼬셔준다면 또 모를까. 따라서 지금 제발로 타석에 들어선 대타는? 타율이든 뭐든 비리비리한 공상이지 왜 아니겠나. 그처럼 난 궁상맞게 여기서까지 몽상가이지 않을 수 없었다. 드라마 슬로우 모션과 썩 어울리진 않으나 선곡은 이랬음. Beethoven / 소프라노를 위한 아리아 “아니요, 걱정하지 마세요”. 공상은 예를 들면 이런 식.  





    2

    <낮잠 자다 꾼 개꿈은 포메라니안이 '덤벼볼테면 덤벼 봐 쬐그만 친구' 막 그러면서 얼쩡얼쩡거리고. 밤잠 자다 꾼 악몽에선 웰시코기가 사람 말을 하면서 '이런 고추 짝은 새끼 나한테 혼나볼래? 매운 맛을 못 보셨군. 내 이번에 본떼를 보여드릴께. 딱 기다려!'  딱 험하게 대드니 NB는 심하게 겁먹다가 오줌을 싸는데. 깨어나보니 정말로 팬티에... 몽정기 졸업한지가 언젠데. 여심을 슬쩍해도 모자를 판에 뭐, 뭐가 어쩌고 어째? 걘 그처럼 말 같지도 않은 공상에 이젠 정말 넌더리가 났다. 지겹겠지. 징글징글 안할 수 없을 테니까. 지쳤을 거라고. 퍼졌네 퍼졌어. 실망스러운 인기 없음. 따분한 일하기. 심심한 놀기. 뭘 해도 재미없는 중년이거든. 그러니까 맹목적으로 젊은 친구들 입는 중저가 패션 브랜드에 집착하면 뭘 하냐고. (그마저 용돈 궁한 젊음 가난한 가정에서야 중고가이긴 하다만). 그럼 누가 알아줘? 차라리 특정 이니셜 티셔츠가 어울리긴 어울리겠네. 누굴 속이려고. 이렇듯 초저타율 뻔트 전문 만년 벤치멤버는 슬슬 NB의 잠재의식에서 깨어나 그의 조정석까지 기어오르고야 마는데. 마침내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걸 대체 누가 알고 싶어하냔 말이지. 그게 문제로군. 여자 꼬시기엔 애송이, 여자 꼬시는 거 빼곤 싹 다 허당. 몽땅 찌질. 허접한 인생이네. 추접스러운 사심. 쯧쯧쯧.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니 지가 한 게 뭐라고? 이제 딱 궁지에 몰렸어. 쨉쨉 쨉쨉쨉 잔재주 못살렸던 연애사, 이제 기어코 세상사로부터 잔뻔치를 몰강스럽게 얻어맞고 있는 거네. 탄력 받았어. 제대로 받았어. 맺집도 좋아 그 친구. 허허허. 그러게 진작 돈 벌라는 숙녀들의 부탁 듣지 않더니 이게 뭐냐고. 공부하라는 잔소리 잘 실천했으면 품위 유지비가 부족할 일이 없었을 거란 말이야. 그러니까 NB 그 인간 속을 떠보고자시고 할 필요도 없어. 환상머신이고 나발이고 아찔한 착상이니 뭐니 그건 그냥 망상. 걸핏하면 공상. 지금도 몽상. 그래서 입에는 개침. 눈은 눈독. 몇 시 방향? 이런 젠장. 어딜 넘 봐? 그렇다고 닦달한다고 알아 들어? 것 봐 또 그 생각! 이건 그냥 관대히 보아 넘길 일이 아니구만 그래. 어딘가 힘 쓸 데가 없는 늑대들 심정이 웬만하면 그래. 굶주릴 대로 굶주린 하이에나들 다 똑같지 뭐. 어디 남자만? 여자도 다 그래! ~라면서 NB는 잔머리 굴리다가 끝끝내 캠핑 여행을 떠났을까?
    그래서 그는 캠핑 그림이 새겨진 싸구려 티셔츠를 샀다. 꿩 대신 닦인 거니까. (1) 아빠 나 저 아저씨 웃는 거 한 번도 못 봤어  (2) 친구 타도타기로 알게 된 친구 왈, 얜 웃상이니까 (내) 기분 좋다니까. 1보다 2여야 하니까. 그렇다고 1이 나쁘단 말이 아니라 시트콤 소재처럼 여자말 번역기 공부하고, 간접화법 대처법 더 열심히 공부하고, 인문교양서 보면서 '잘 웃어라'를 실천하니까. "너 지금 나 비웃냐?" 농담이고. 그게 우습단 말이 아니라. 남자 A와 B, 옷 똑같이 입는데 왜 A만 옷 잘 입는다는 건지. 하여간에 여자들 마음이란! 아, 지금 그 얘기가 아니라. 아무튼 챔피언스 리그 직접관람을 뭐 하러 해? 세계마초협회에서 알아주는 마초들한테 쥐어터지고 개고생하면 손해가 막심. 때문에 좋게 최고급 가죽이 아니라 허접한 비닐 소파에 자빠져 TV 채널이나 돌리는 게 신간 편하다. 실상 그게 투자 대비 효과가 최고거든. 집 떠나면 고생. 우리가 최고급 호텔 스위트룸 못 가서 안 가는 게 아님. 우리도 다 숙녀들 들었다 놨다 할 수 있음. 절대로 못하는 게 아님. 그런가 안 그런가? 물론 고기도 먹는 놈이 잘 먹는다고 채식만 했더니 비길비길 비리비리, 그래서 떠난 여행 종종 흥미롭고 왕왕 신날 때도 있는데, 놀러가서 놀고 있으면서 그런 혼잣말 하는 사람들. 있을까 없을까? 
   「아아, 집에 가서 TV 보고 싶다.」
    (물론 집에 가서 소파에 자빠져 TV 보더라도 할 말은 거 참 더럽게 재미없네) 근데 집에서 TV로 드라마 보고 있는데, 날 닮은 웬 놈팽이도 극중에서 나랑 똑같이 소파에 자빠져 TV를 보네? 왠지 모르게 처량해짐. 어딘가 모르게 빡침. 갑자기 울적해짐. 이유없이 뚜껑 열림. 내가 이럴려고 발버둥치며 빠른 생애사 전략에서 느린 생애사 전략으로 넘어왔을까? 라는 인생사 논평이 아니라, 내가 이럴려고 오빠 만나? ~라는 전전전 여자친구도 보내고. 넌 너 밖에 몰라, 라는 말 들어도 퍽 나쁘지 않을 전전여자친구도 고이 보내드리고. 이젠 정말 얜 유행가 가사 같은 운명일 줄 알았는데 전여자친구한테도 차이고. 가는 여자 잡지 않고 오는 여자 막지 않는데, 그럼 뭘 해, 근데 숙녀가 통 나한테 오지를 않네? (절레절레) 괜히 기분 나빠짐. 하다 하다 집에서 혼자 TV 보면서 과자를 과자를 엄청 퍼먹었기 때문에, 그러므로 입천장 까임. 값싼 인스턴트 식품으로 배 왕창 채워서 정찬도 생각없음. 팬티 달랑 3개로 돌리다 빨래 밀려서 결국 노팬티. 아예 기저귀를 차라 기저귀를 차. (절레절레) 아니 근데 진짜로 영양제 대신에 갓난아기 분유를 먹네? 공갈젖꼬지야 백날 빨아봐야... 그게 아니라 축구 동호회 나가도 개발이니까 스트라이커 시켜주지도 않음. 그러니까 공갈젖꼬지 꼴 세러모니 할 기회가 있나. 근데 정말 언제까지 혼자 떠들고 혼자 박수쳐야 하지? 내 말이 그 말이라니까 글쎄> 





    3

    해수욕장 인근 특급호텔 생활 3일째. 와, 근데 여기까지 와서 한 게 아무것도 없네. 내가 뭔 돼지도 아니고 똥개도 아니고. 먹고 자고 먹고 자고. 쾌락마만 원없이 상상하고. 어? (절레절레) 이건 아니다. 이건 정말 아니라고. 그렇다고 특단의 대책? 있을 턱이 있나. 그랬으면 진작에 돈 많이 벌고 호사를 누리며 행복한 가정에서 마누라 궁둥이나 신나게 두드리고 있겠지. 그게 뭔 아기들 장난감 북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말이 그렇단 거고. 하긴 내가 봐도 그렇다. 생긴 건 매가리없고 속은 매정하고. 이따금 멍청. 아니 평소에 꺼벙. 뭘 해도 허접. 아니면 어설픈 공상. 잔재주도 엉망진창. 잔근육도 볼품없음. 무엇보다 재산이 형편없음. 정력은 쓸 일도 없음. 근데 껀수가 어딨어? 있을 턱이 없음. 이런 바보퉁이를 다 봤나! 근데 이런 재미없는 소설 뭐 한다고 미스테리아에서는 계약을 끊지 않지? 안 팔리는 걔네들은 또 뭘 먹고 살아? 
    Handel / 오라토리오 벨사살 HWV61
    음악을 듣고 쇼핑을 하고 빵을 씹어먹고 우유를 퍼마셔도 분위기 전환은 비리비리.
    그러다 또 무슨 인터넷에서 쓸데없는 잡담을 읽음. 거 뭐냐 국내 인터넷회사 별볼일 없다면서 사내 직원들은 전부 아마존, 구글... 그런 것만 쓴다고? 그건 성장지속력 어쩌고저쩌고 마감일에 쫓겨 글 억지로 쓰는 증권리포트랑 비슷한 얘기. 통찰력과 별 관계없는 잡담. 왜냐? 야후 직원들도 지메일 쓰고, 구글 직원들도 상당수 애플만 애용하며, 페이스북 직원이라고 뭐 페이스북에서 내내 살겠나. 마이크로소프트 직원의 애사심에 한발 건친 자사품 애호? 더 말해 뭐 하나. 그 업계 업무자들이 약아빠지고 예언력 신통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바닥이 원래 타성이 일찍 옮. (잔꾀바른 친구들 일 열심히 시켜서 개미들한테 돈 뜯는 이치라고 내 입으로 어떻게 말하나? 순진한 감성 고결한 심성 평범한 벌꿀 보편적인 꽃들이 그 말 들으면 퍽이나 좋아하실까. 합당한 상업이자 살발한 다큐멘터리 생존시장, 누군 뭐 남들 안 벗겨먹으려고 하나? 화술과 어법에 따라 아 다르고 어 다를 뿐인 원리. 내가 하면 합리적인 도전 남이 하면... 됐고) 권태기 먼저 겪고 장외홈런치는 사랑도 있듯. 능력 출중해서 러브콜 얻어걸러서 어쩌다 마지못해 철새되는 축구계 거성들. 특별히 유벤투스 평생팬인 선수랄지 리버풀 FC에 뼈를 묻겠다는 선수, 그리 많지 않은 이치와 똑같음. 무슨 에르메스 본사 직원들이 전부 에르메스만 이용할까? 페라리 디자인팀에서 최신 페라리 타는 사람이 과연 많은 줄 아시나? 링크드인 조사하니까 테슬라 핵심멤바들이 유독 1줄을 추가했더라, 따라서 전망이 밝지 않다? 더 잘 나간다.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들 찬찬히 살펴보니 맥북만 쓰며 헛바람들어서 구글만 편애하더라? 마이크로소프트 끄떡없다. 2인자, 3류, 7부 리그와 업계 지존을 비교해보면 다 비교가 된다. 괜히 남자들이 여편네 지는 비교 잔소리에 잘 참다가 자기들끼리 구석지에서 찌그러져 울분을 터놓고 얘기할까. 프로듀서 감 떨어지면 그때까지 어떻게 기다려주나. 기미 보이자마자 교체. 그래서 또 인스타그램, 플리커... 한물갔으나 저력 괜찮은 플랫폼들 직원들이 애용하는 진짜를 만들자면서 으쌰으쌰? 딱 만들자마자 펀딩액 날림. 투자액 회수 못함. 수익분기점 넘기가 어디 쉽나? 이유는 많음. 인터넷 메이저 회사직원들 마음에 쏙 들도록 새로운 웹사이트를 만드는 것도 어렵고, 경쟁 심하고, 만들었다 쳐도 완성 후 처음의 타겟층은 벌써 늙어버림. 유행은 날마다 바뀜. 변심은 기본. 아마존 직원은 아마존 안 쓴다고요? 젊은이들이 봤을 때 아마존 직원쯤 되면 그건 이미 꼰대! (진짜 꽉 막힌 꼰대란 말이 아니라) 벌써 청춘에 비해 뭐 어떻다는 뜻. 중년 입장에서도 당연히 윗 세대... 이치는 똑같음. 70살 드시고 어디 가서 굽실굽실, 80살 자시고 윗분들 수발든다? 밑도 끝도 없이 전 치실을 애용합니다 어쩌고저쩌고... 어려서 이수시게 사용하시는 거 떠올리면서 그거 보는 젊은이 속으로 뭔 생각을 하실까! 5살 땐 20살 삼촌이 완전 어른. 새파란 20살 때야 5기수나 10년 선배는 일부분 과대평가됨. 근데 그분들께서 중년이 되면? 지금 생각해보면 애기! 이치 알고 원리 듣고보면 뭔가 짠해짐. 슬퍼짐. 돌아가서. 뭐 어렵싸리 그분들 만족시켜드리도록 뭔가를 완성했다고 가정해도 애초에 타켓층부터 곧 있으면 흰머리 희끗희끗. 낼모레 환갑잔치 예정. 괜히 광고위원회 관련 법률에서 0~10세와 사춘기 발정기 변성기 소년소녀들에게 먹히는 반칙을 제재하는 게 아니다. 한번 생각을 해보시라. 한철 장사가 나을까 아니면 인구구성이든 뭐든 꽃놀이패로 놀고먹을 정도로 노른자감이라는 버크셔 헤어웨이류 주식이 장기적으로 이득일까? 허먼 밀러 의자에 앉으신 프로그래머, 꽉 막힌 상남자는 아닐지언정 젊은피들이 보기에 (악의와 더러운 뜻이 아닌) 완벽한 꼰대일뿐. 젊은 친구들 노는 데 막 기웃거리면서 왜 난 클럽에 입장할 수 없냐 면서 따지면 안됨. 
    뭐야 이거? 근데 또 인터넷 놀이터 따분한 농담에 낚여버렸잖아? 숲의 나무 구성 분포와 과학적 분석 그런 거 모르겠고, 나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듣기 싫은 말 거르고. 왜 그걸 대충 보고 못 넘어가냐고 참 나. 나만 아는 척했냐? 어? 쟤만 이쁜 척했냐? 나만 잘난 척했냐...라는 미끼에 또 걸려버린 거네. 바보처럼. 줄거리 구상에 기획의도 고민에다 기승전결은 다 어디 가고. (절레절레)
    그래서 나는 해수욕장 근처를 빨빨거리며 나돌아댕겼다. 겁나 싸돌아다녔단 말이다. 카페. 빵집. 옷집. 음식점. 그러다 딱 저녁에 레스토랑에서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여인들을 마주쳤다. 
   「어머. 어머머머머머. 이게 웬일이야?」
   「젠장 여기서 또 보네. 이게 웬떡이야?」
   「웬 머?」
   「아 미안 말이 잘못 나왔어.」
    그 명콤비 둘은 장안의 화제까지는 아니고 최근 붙어다니는 단짝 샐리와 이브였다.
   「아니 너네는...」
   「왜 벌써 우릴 잊은 거야?」
   「에잇 설마. 아니겠지. 혹시 그새 딴년이? 언년이야! 내 이년을 콱 그냥...」
   「야 참어. 늬가 참어. 아님 내가 나서? 내가 총대 메고 나선 그 사이에 너가 저 개뼉따귀 들고 튀면 난 뭐 되는데?」
   「뭐긴. 새 되는 거지. 어머 얘, 우리 오빠 앞에 모셔놓고 못하는 얘기가 없네. 조심하자. 응?」
   「오빠. 나 샐리 얘 이브. 이름 좀 불러주라. 오빠가 그래서 여자가 없는 거야. 알긴 알어? 아님 우리한테 딱 벽 세우고 선 긋는 건가?」
   「넌 몰라도 난 아니다.」
   「나 쉽게 안 떨어져. 얘 봐라. 맞받아치는 말에 뼈가 있네. 어영부영 날 경계하기? 안되겠다. 내가 먼저 치고나가야지. 오빠~ 응? 오빠~ 나랑 데이트하자. 저번에 오빠가 사준 커피 너무너무 고마웠어. 내가 살면서 마셔본 커피 중에 최고. 오빠. 제발 나랑 한번만 놀아주라. 응? 그럼 안될까? 안 될 거 뭐 있수, 말 나온 김에 나랑 단둘이 그거하자. 나 잡아봐라~ 저기 저 해변이 우릴 부르네 오라버니.」
   「오빠. 얘 말 믿지 마. 엇그제 소개팅했어. 넌 딴 데서 저울질하고 엄한 데서 우리 오빠 펌프질하냐?」
   「너 정말...」
   「너네 왜 그래?」
   「왜 겁나? 우리가 오빠 잡아먹을까 봐? 내 이럴 줄 알고 미리미리 새빨간 립스틱을 준비했지. 살쾡이가 생닭 잡아먹은 것 마냥 새빨간 립스틱 보고 오빠가 쪼니까 귀여운데? 그치, 그치? 아아~ 도발적인 색깔로. 탐스러운 섹시미? 앙큼한 불여우한테 딱이지 뭐. 뭐랄까 키스받을 수 밖에 없는 마성?」
   「너네 누가 보냈어?」
   「이 오빠 눈치 한번 빠르네.」
   「그러게. 백여시가 따로 없다니까 글쎄. 에잇 이왕 탄로난 거 우리 오빠한테 거짓말 못하겠다.」
   「뻥치지 마. 뻥쳐도 내가 안 속으니까 작전 바꾼 거잖아. 아니면 다 계획된 거? 난 너네 여자로 안 봐~!」
   「헷. (하이파이브) (얼떨결에 난 둘 중 하나와 벌써 하이파이브를 해버림) 사랑은 없어.」
   「난 있어. 넌 애증 때문에 겁나나 본대 난 아니다 너. 응? 우린 뭐 오빠를 남자로 보는 줄 아우? ~라고 말할 줄 알았지 오빠. 응? 아니야. 얜 몰라도 난 아니라네.」
   「늬가 더 무서워.」
   「물건.」
   「잡것.」
   「나 돈 없어.」
    난 얘네 둘만 상대해도 벅차기 그지없는데, 또 딴년 아니 고상한 숙녀의 잔소리를 내면에서 상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말이다.
   「늬가, 아니 오빠가 뭘 좀 모르나 본대 그게 그러니까 말이지, 에잇 말 말자. 말해 뭐 해. 말해봤자 화자 입 아프고 듣는 청자 귀 따갑고. 안 그래? 그렇다고 뜸들이고 기다린 만큼 본론은 실하냐, 장담하는데 판돈 걸긴 곤혹스럽지. 아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훑어보다 시선은 어딘가에 멈춤. 딱 멈춤) 호호호. 허허허. 아마 부실하진 않겠지? 문제 없을 거야. 아님 힘 뺄 데가 없나? 말이 너무 심했나? 심하면 어때. 여기 오빠랑 나 밖에 누구 더 있어? 오빠랑 나랑 어떤 사이인데! 응? 호호호. 뭐 1절만 하라고? 어딜 찾나 몰라도 번짓수 잘못 찾아오셨군. 허세대회 갈려다 다변가 예선전에 오셨으니까.」 
    딱. 딱. 샐리와 이브는 손으로 딱 소리를 냈다. 골 세러모니도 했다.
   「오빠 뭔 생각해?」
   「이 오빠 상태가 안 좋네.」
   「혹시 이 오빠 허언증 도진 거 아니야?」
   「오빠 허언증도 허언증이지만 네 과대망상, 특히 남자 탐하는 욕망. 좀 줄이면 안되겠니?」
   「내가 언제? 얘 괜한 사람 잡네? 너 나 알지? 나 네 비밀 폭로할 거 많아. 이거 남들이 알면... 너 나한테 잘해야 돼. 모르지 않지?」
   「야. 그러지 말고. 남자 만나러 가자. 내가 남자 소개시켜줄께.」
   「여기 남자가 어딨어?」
   「새로운 남자 내가 꼬셔줄께.」
   「정말이야? 믿어도 돼?」
   「난 남자 아니니? 거 듣던 중 심하게 서운한 소린데. 응?」
   「오빠랑 우리랑 뭐 법적으로 맺어질 인연도 아니고. 오빠 여자는 오빠가 찾든가 말든가. 우리 젊음의 애정은 우리가 알아서 하겠소. 아시겠소? 내 말 알아듣겠수? 그리고. 넌 왜 그래? 친구에 대한 애증이 확 끌어오르니?」
   「근데 너네 여기 놀러온 거니?」
   「우리가 우연히 만났을까? (몸짓)」
   「그럼 혹시...」
   「다음 마감일 일찍도 독촉하는 거니까 그리 아슈.」
   「거 참...」
   「왜 섭섭하쇼? 그러요? 진정 그렇소? 정녕 그렇단 말이오? 그럼 우리 둘이 밤새 놀아드려? 오빠도 썩 반가운 계획은 아닐 텐데... 안 그렇수?」
   「아 나 이거 증말 얘네 사람 들었다 놨다. 내가 너네랑 연애할 사이니? 웬만히 밀고 당겨, 어? 쥐락펴락할 남자가 그렇게 없니? 너네가 그래서 안되는 거야. 너넨 그러니까 남자가 없는 거라고. 알아?」
   「알긴 누가 알아, 어? 지금 오빠 말 다 했어? 어?」
   「야, 참어. 그러지 말고. 가자. 즐겨도 시간이 아까운 청춘이잖니. 저 오빠가 YB인 우리랑 같니? 저 봐. 저 보라니까 글쎄. 옷도 OB네. (절레절레) NB는 개뿔!」
   「그래. 가자. 오빠 우리 간다. 또 그런다고 삐지지 말고. 남자가 쪼잔하게 말이야, 어?」
    저것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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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B 그인간이 허구헌 날 하는 일이라고는 개연성 무시한 문학, 작위적인 공상, 신빙성과 안 친한 허풍. 왕년에 여자깨나 울리긴 뭘 울려. 패션이고 나발이고 트레이닝복셋 3개로 돌리는 게 문제가 아니라 2벌도 간당간당. 우기기는 YB 실제로는 OB. 단골 술집 마담들 뿐만 아니라 뭇숙녀들마저 썩 달갑지 않은 고인물 신세. 기다려지는 소풍도 없고 반겨주는 동네 똥개도 멀리 살고. "너 돼지냐? 그럼 제가 하마겠소." 라면서 아는 여동생들이랑 농담따먹기하기도 지겨움. 아예 걔네들끼리 녀석을 따돌림. 그러니까 말이지 그게 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정신산만함 때문일까? 아니면 말 많기로 어디서 둘째가랄 수 없는 다변가들 비위 맞춰주기가 어설퍼서? 신부들러리 하다 하다 지친 거네. 아님 허접한 허당은 새로운 인생에 대한 몽상만 물고늘어지다가 정신 못 차리는 거든가. 그러던 어느 날 사무엘이 "너 나하고 일 하나 같이 하자!" 라면서 솔깃한 제의를 건네서 듣고 보니 별 거 없어. 한편 제라드가 자기 여동생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은 체 뜬금없이 소개시켜준다면서 뜸만 들이다 끝나던가. 그도 아니면 에드워드가 근사한 걸 사준다는 둥 어디 파티에 초대한다는 둥 알고 보면 다 뻥. 개 뻥. 몽땅 뻥. 재미 하나도 없어. 우정은 말도 안된다. 사랑은 없어. 허세대회는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잔치 같으니라고. 그 뿐만이 아니라 아는 동생들 커피 사준 게 얼만데, 그거 모았으면 카페 몇 채 차리고도 남았음. 물론 누가 걔네들 커피 사주느라 재산 거덜나라고 등떠밀진 않았다만 말이다. NB에 대해 너무 쓸 데 없는 말을 지껄이는 것 같지만 걔는 좀 얻어들어도 된다. 누가 지 뒤에서 신나게 험담하는 거 혹시 돌려까기로 들어도 맹숭맹숭하거든. 딱~ 봉! 어? 전설적인 호구! (킁 킁) 늬 사촌동생 멍청하더라 라는 말, (킁 킁) 늬 사촌동생 여자친구 없어보이더라 라는 말을 전하는 것도 상당히 문제가 있다만 걔도 똑같아. 물에 술 탄 듯 술에 물 탄 듯, 이래도 흥 저래도 흥. 성격 좋긴 누가 성격이 좋아. 그냥 남자들 놀림감이자 밥에다 호구였어. 그렇게 어른이 되어 NB는 어떻게 인공지능을 입양했는데, 와~ 이거 정말 장난이 아니구나 임자 제대로 만났군 그래. ~라면서 신기해하면 뭘 해, 그래 봤자 인공지능 고장남. 그래? 그럼 어쩔 건데 자신이 걸어다니는 환상머신이라면서 뻥칠 수도 없는데. 시시한 얘기 집어치워. 미친놈. 그래서 그는 드디여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다. 꼭 뭐 볼장 다 본 건 아니겠으나, 산전 수전 다 겪으며 파란만장한 인생 자랑할 만담가도 못 되니. 뭐 때가 때인 만큼 엉덩이가 근질근질거렸던 것이다. 
    따라서 그는 할 말 떨어진 김에 당장 떠나기로 했다. 이번엔 어딜까? 
    아, 이미 떠나왔지. 여기가 사무실인지 피서지인지 구분도 안되네. 
    말하는 와중에도 이게 정말 1인칭인지 3인칭인지도 분간 못한다고. (절레절레)
    13가지 손재주, 14명의 거지. YB면 몰라도 물 오른 미모를 뽐낼 OB가 뭐 하러 똑같이... 잔재주 늘리기는 공상으로만. 떡밥뿌리기 재미없다. 여자? 관심없음. 뭐야! 난 차 욕심 없어 라는 말처럼 들리네. 그래서 우리는 닥치고 실전. 근데 오라는 데가 없는 걸로도 모자라 갈 데도 없는데. 만날 친구가 어딨나. 아는 동생들 다 떨어져나간 얘기하기 좋아하니까 바텐더 질려서 일 때려쳤다질 않나. 허당한테 질려서 도망간 거지. 웬만해야 말을 안 하는데 딱 1번 돈 제일 많을 거 같은 남자로 첫손 꼽아줬다고 그 얘기만 몇 십년째 우려먹어? (절레절레)! 그 인간 대체 뭐 하는 작자야, 어? 단골술집 바텐더 그만 둔 걸로도 모자라, 아는 술집 마담조차 장사 접었다지 아마? 뭐 툭하면 폼잡고 한다는 얘기가 글쎄 뭐래더라? 악마는 이미 젖은 곳에 물을 붓기 좋아한다? 더럽히고 싶은 새하얀 도화지 같은 남자도 있다. 꼬리치지 못해 안달난 여심이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남자. 그래 봤자 '그때가 좋았지' 영웅담. 근데 그 얘기가 지금 왜 나왔지? 내 말이 그 말이라니까. 공상이라는 쓰잘데기 없는 취미에 지치면 또 인터넷 쇼핑. 옷구경하다 보니 브랜드 "르 꼬끄 스포르티브". 약간 시트로앵 느낌. 이거 정말 귀신에 홀렸나 머리가 돌았나. 드디여 정말 미쳤나? 너무 이상해. 왠지 모르게 느낌 세하단 말이지. 그래서 난 곧장 잡생각을 없애기 위해... 고전음악을 틀었다.
    Donizetti / <Lucia di Lammermoor> 이제 곧 버려진 무덤이 나의 안식처가 되리
    아니 정말로 특급호텔 4일째도 이렇게 지나가는 건가? 이럴 거면 뭐 하러 돈 쓰고 시간낭비하고...! 
    특훈을 할 수도 특종을 캐내기는 커녕 뻥칠 수도 없었기 때문에, 고로 난 결심했다. 작정 하자마자 곧바로 실행했다. 근데 과연 무엇을 실천했을까? 뜸들이지 말고 즉답하자면 이렇다. 바로, 머리를 빡빡 밀었던 것이다. 머리카락을 빡빡 밀고나니 어쩐지 괜찮은 선택인 것만 같았다. 머리카락 길다고 여자를 꼬시기를 하나, 아니면 숙녀가 제 발로 굴러온 호박처럼 내게 유혹하고 꼬리치고 엄청 공격적으로 날 꼬드기기를 하나. 이 정도 일탈 못 할 이유가 없었다. 하고 보니 진작 할 걸 그랬다. 거울을 보면서 나름 자존감 1 상승, 자신감 0.5 자존심 하락? 뭐 나쁘지 않았던 것이다. 





    5

    본 문단은 립서비스 생략. 헛소리 금지. 개소리 엄금. 뜸들이기 그만. 특히! 말꼬리잡고 늘어지기, 취미 없음. 생트집을 뭐 하러 잡나, 재미 하나도 없는데. 여자? 무관심. 껀수? 불필요. 무작정 떠나기? 이미 떠나왔음. 세상 모든 여자를 전부 다 말 몇마디면 꼬신다는 허풍 그거 다 뻥. 무반응녀 걸르고, 도도한 숙녀 미루며, 돈 쓰고 공들이며 여자들 꽁무늬 쫓는 정력을 뭐 하러 낭비하나. 다 유인책 있고 진공청소기처럼 여심을 빨아들이면 그만. 오빠 제발 한번만 만나주세요~ 거 봐 봐 또 전화온다. 미치네 미쳐! 우리는 늑대가 나타났다 라면서 소란 피울 필요가 없다. 그분들께서 자기들 사랑의 차트, 그 혼돈의 어장관리에 우릴 초대못해 안달이신데? 그 뿐만이 아니라 열려라 참깨~ 라는 주문을 외워 호박이 제 발로 굴러오게 만들면 그만. 그게 해도 해도 안되는 분들이 마지막에 하는 게 뭐냐? 오픈카 타기. 실력으로 안되니까 물량 공세하는 거지. 찬밥 더운밥 가릴... 쉿. 여심 들었다 놓는 거 일도 아니다만 우리는 사랑하지 않을 거면서 여인의 인생을 책임진다는 말 함부러 할 수 없음. 좋아하지도 않을 거면서 아쉬운 소리 해서는 안됨. 그래서 지금껏 여태 사랑해 라는 말 단 1번도 못해봤을까? 그러니까 여자를 못 사겨봤지. 그래서 지금... 뭐 사랑은 그렇고. 
    다음으로 꿈과 성공. 떡밥뿌리기 아니면 최적의 먹잇감이 나타날 때까지 끝끝내 기다림. 최후에 남는 1인이지 않으면 안될 게 있고, 선착순이 좋을 때도 있고. 젊은이여 야망을 가져라? 산을 칭찬하고 평지에 머물러라. 계산기 두드릴 필요도 없이 암산으로 비전 괜찮네, 전망 밝아, 희망이 뒤에서 밀어준다 싶으면? 못 이긴 듯 꿩 먹고 알 먹기. 말수 들쑥날쑥 말하기와 듣기, 놀기와 일하기의 황금비를 최적화할 줄 아는 우리. 나설 때 나서고 참을 때 참고.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고.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적임자로 나 아니면 안되니까 다 우리가 남동생들한테, 저년들 몽땅 이 형이 전부 꼬셔줄께. ~라면서 지키지도 못할 약속 남발하는 것임. 그렇듯 남자야 뻥 남용에 종종 뻔트 대고 왕왕 상대의 실수를 틈타 단타에 성공하다가, 인생이라는 영화는 가족 장르로 치우친다지만. 남자처럼 빠른 생애사 전략에서 느린 생애사 전략으로 갈 수 없는 여자의 마음. 타율과 소문과 과거와 미련과 평판과 애정관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그분들. 여기 우리 여성분들에게 딱 적합한 속담이 있다. 그건 뭐냐 바로, 양을 염소에게서 떼어놓고, 밀에서 쭉정이를 가려내기. 즉 옥석을 가려라. 뭐? 뭐가 어쩌고 어째? 이 사람이... 아니 근데 이번 문단에서는 잔말 말고 줄거리만 요약하기로 해놓고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내가 뭐 한다고 진한 사랑 공상하기나 실행할 궁리만 해도 힘 빠지는데... 내가 뭐 미쳤다고 쉿! 아 쫌. 곧장 줄거리 중심으로 간략히 얘기하자면 이렇다. 
    09:00 미용실 : 친구 DELL은 환상문학잡지&여성환상 1.5로부터 의뢰받은 작업을 진행... 착수금:성공보수 = 5:5 ...... 플러스 알파 → 
    12:00 호텔앞 : 나는 호텔로 놀러오기로 했던 친구 델을 만남 → 
    13:00 카페    : 우리는 해 진 다음에 함께 놀기로 하고 에스프레소 함께 마신 후 헤어짐 → 
    15:00 미용실 : 난 미용실에서 머리를 빡빡밀어달라 주문 (이걸 인스타그램에 예고한 게 화근) → 
    15:30 미용실 : 나는 최면에 걸려 잠듬. 그 사이에 아줌마 파마 완료 후 특수분장으로 빡빡인공피부 입힘 → 
    17:00 미용실 : 오빠~ 포근한 속삭임에 잠에서 깨어난 나는 빡빡머리에 만족함. 요금 지불 후 숙소 복귀 → 
    17:30 숙소   : 샤워 후 때늦은 낮잠으로 꿈나라에서 개꿈 꾸는 중 → 
    17:45 숙소   : 요원이 몰래 숙소에 잠입. 빡빡 분장을 벗겨 파마 머리를 노출시킴 → 
    18:30 숙소   : 대충 옷 걸쳐입고 친구 델을 만나러 나감. 
    19:00 카페   : 델에게 전화옴. 여자와 선약 있다는 걸 까먹었다고 함. 너 아직도 여자한테 잡혀 사냐? 라고 따지니까 사실은 8촌인지 10촌인지 친척이 돌아가셨다고 함. 그래도 너 봐서 얼굴 보고 얘기해야겠다면서 통화 중에 카페로 난입. 또 어디서 본 건 있어가지고, 어디서 연애학습서 웬만히 주서읽고 어설픈 허풍 어지간히 얻어들어야지 말이야. 행복론이라면 바로 이 몸에게 귀동냥을 얻을 것이지... 통과. 
   「너 머리 파마했니?」
   「아니. 빡빡 밀었는데.」 
   「뭔 소리야?」
    그러면서 핸드폰 카메라ON 화면을 비춰줌.
    난 거울을 보고서 깜짝 놀랐다. 아니 이게 뭐야! 불과 얼마 전까지 스킨헤드였는데... 갑자기 빠마머리가 자랐다고? 단 30분 사이에? 대체 뭔 발모제길래... 그 속도면...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떡실신 할 뻔하다 겨우겨우 정신차림. 전머리 굴림.
   「친구. 그럴 수 있어. 너가 아까 동네아줌마 파마 했다가 마음에 안 들어서 착각했을 수도 있고. 원래 상태가 안 좋기 때문일지도 모르고. 아니면, 너 또 그 생각했니?」
   「뭔 생각?」
   「지금 그 생각.」
   「지금... 이 자식이... 그럼 너도?」
   「난 아니다. 난 아니야. 그게 뭔지는 몰라도.」
    그러면서 델은 냉정히 가버렸다. 난 새된 거지 뭐.





    6

    만성적 건수 없음에 대한 노골적인 상심, 표출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그런 게 있을 리가 없다. 유지해야만 할 체면, 말하자면 플레이보이계에서 소문난 행운아의 숙명이 무엇인지 NB는 알고 싶어하지 않는단 말이다. 어디 가서 추근대고 누구한테 껄떡거리며 안 가리고 찝적. 거리가 먼 인생. 여자한테 나대지 말란 말 못하니 그러니까 들이대지도 못하겠지. 하여 못 말린단 말 들을 수가 없어. 그와 같은 근거에 기인하여, 고로 걘 여복 관심없다. 드센 여자한테 부담이 되기도 싫겠지. 당찬 숙녀한테 꽉 잡혀사느라 피골이 상접한 체 기 쪽쪽 빨려 사는 남자 심정, 그러니 알 턱이 있나. 모를 수 밖에! 안 겪어봤거든. 아님 상상 속에서만? 통과. 그렇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말이야 소년의 모험심 정말 되찾긴 힘든 건가? 진짜로 정력가의 탐구심은 다 어디로 가버렸을까. 그녀들 가방엔 대체 뭐가 들어있을까 라는 추측은 사라지고 나이는 많아지고? 타인을 관찰하기 좋아하나 뭇여성들로부터 주시받지 못하는 삶. 그 흔한 동네 아저씨 아줌마처럼 패션에도 흥미 잃음. 커피 사주기로 유명해지느라 재산 거덜라서 이젠 아는 여동생들도 걜 더 이상 주시하지 않음. 쪽쪽 빨렸던 단물 더 이상 빨리지 않기 때문인가? 비전 없으니까. 허나 마른 오징어도 쥐어짜면 바닷물 펑펑 나온다. 이럴 땐 답은 그거다. 인형극에 나오는 눈물 분출 기계, 모터 달린듯 꼬리치는 여심, 눈에선 레이져가 입에서는 화염방사기가. 누군 뭐 진공청소리를 열망했으나 결론적으로 커피포트 아니면 헤어드라이어기 같은 인생일 줄 미처 알았나? 예상도 못했겠지. 사전에 그와 같은 절망을 미리미리 전망을? 어림도 없지. 그러게 용한 점쟁이한테 속는 셈치고 중년운이라도 진단 받아볼 걸 그랬을까? 불세출의 예언가가 알고봤더니 덕망 두터운 사기꾼일지도 모르니 그건 아닌 걸로. 심중을 털어놓아도 뻔할 뻔자니 입이 근질근질거리지도 않고. 흉금을 터놓고 사심과 야욕과 욕망을 넌지시 비추어도 웃기다고 누가 반기기를 하나. 어? 자, 그럼 새로운 인생을 철저히 준비할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다만. 일단 품위 유지비부터 태부족. 잡지사의 그녀들도 NB를 더 이상 꾸짖기를 포기했으니 이젠 정말 외톨이란 말이군 그래. 열띤 기색 가라앉히시지, 그 인간 대변인처럼 굴어서 좋을 게 뭔데. 녀석이 뭐 뭐든 일단 입에 넣고 보는 펠리컨도 아니고, 뭐 아무거나 막 쪼아대는 딱따구리도 아니고. 난 대체 뭐지? 아니 걘 도대체가 말이야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어. 여자도 못 꼬셔 일도 못해 무엇보다 돈이 없어. 무능력하진 않으나 잔재주 어디다 써먹을 데가 없거든. 어? 꼴에 고전음악광이라면서 Mozart / Piano Concerto No.26 K.537 / Gelber Orchestre de Paris, Bruno Leonardo Gelber [pf]. 그런 거 찾아들으면 뭐 황금이 나오나 여자들 마음을 빨아들일 수 있나. 바라는 건 오직 허세대회 그랑프리가 아니라 허풍이 진짜가 되는 거? 웃기고 있어. 아니 웃기지도 않다고. 말도 안되는 공상 집어치우라고 증말.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취미도 취미라고. 밑도 끝도 없이 또 그 생각? 저런 개뼉따귀 같은 놈을 봤나. 무슨 개 풀 뜯어먹는 소리도 한두 번이지, 어?
    ~라는 그의 마음 모르는 바는 아니다만. 구태의연한 표현으로 문학적으로 말해 의식의 흐름이 그쯤 되고 보니 또 어디로 도망갈 궁리를 한다는 추산은 여지없이 들어맞을 것이다. 그럴 수 밖에 없으니까. 가만 있질 못하거든. 허허허. 
    그래서 NB는, 아니 나는 허영심을 달래서 다시 도시로 돌아가기로 했다.





    7

    나는 돌아가는 자동차에서, 어딘가 모르게 촐싹맞게 퇴장하면 궁상맞을 거 같아 고전음악을 들을 수 밖에 없었다. 
    Donizetti / <Lucia di Lammermoor> 날개를 펴고 하늘로 올라간 그대여
    그런데 집으로 돌아가던 중간에 칼럼쓰기 대회장을 보게 됐다. 그래서 그래서, 아 글쎄 그래서 어떻게 됐냐구요? 독자가 아예 없진 않은 것 같긴 한데... 왜 내 지갑엔 아니 난 지갑조차 없냐고. 이런~ 젠장! 어쨌든 난 생각했다. 참가해볼까? 아니다. 하지 말자. 그렇지만 구경은 괜찮겠지? OK!
    그렇게 구경하자마자 웬 청초한 숙녀가 날 부추기더니 자리에 앉게 만들었고 어영부영 난 어느새 칼럼을 쓰고 있었다. 주제는 없었다. 일단 쓰랬다. 늘 그런 식이지. 익숙해. 낯설지 않음. 뭔가 부담감 때문에 글이 잘 써지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면 그렇게 생각을 해보라고 했다. 이거 마무리하면 자기랑 신나는 데이트 1차, 달콤한 데이트 2차, 짜릿한 데이트 3차까지 다 할 수 있다나 뭐래나. 물론 그 빈말 난 곧이듣지 않았다. 무슨 그런 개뼉따귀...! 허나 듣기 싫진 않았을 것이다. 안 그래도 이미 끝난 일. 난 뚝딱 칼럼을 작성했다. 흡사 낙서와도 비슷하게 말이다.
    <NB는 뭇여성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줄, 여심에 대해 정통한 권위자나 된다는 듯 단단히 착각한 삶을 살고 있었다. 때문에 그가 늘상 친구들로부터 들을 말은 뭐다? 넌 그래서 여자가 없는 거야, 늬가 그러니까 안되는 거라고! 증말 들었던 얘기 아무리 들어도 모자를 판이네.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근데 흔히들 그러지 않나? 꼭 그런 건 아니겠으나, 일부분 안 그러면 안 친한 반증일 테니까. 물론 식상한 농담 몇 개 던져 고급스러운 유머 한두 개 건지는 타율이란 게 있으니까 말이 그렇단 거고. 설마 그러다 어떤 숙녀의 마음이 어쩌다 떡밥뿌리기에 얻어걸렸다? 그건 여잘 잘 꼬시는 게 아니라 이미 애초에 여자가 걜 찍은 것일뿐. 넘어가고. 아무튼 또 일하기 싫어졌구만. 벌써 사랑에 싫증난 것 마냥. 그러니 여자들이 남자 말을 믿느니 옆집 똥개 말을 믿고만다 그러지. 안 그럴 수가 없거든. 근데 여자말 번역기랑 NB의 인생이 대체 뭔 관계인데? 그러건 어쩌건 NB한테 웃기지 말라 그래. 머저리 같은 놈. 허접한 사랑론은 개뿔. 옷에 가려 안 보이는 거 같지만 똥배 뽈록 튀어나와가지고 말이야 벗겨 놓으면 누가 봐도 돼지. 일부러 배에다 힘 살짝 주고 있어 배 안 튀어나오게 하려고. 돼지 같은 놈. 물론 딴 분들이야 나이살에다 애교살이요 섹시배라지만 걔만 똥배. 허허. 한편 딱 1번 들어봤을까? 누구 같은 애가 살 찌면 잘생긴 얼굴이야 라는 말 실천하지도 못 할 놈. 왜?
    첫째, 소심하니까
    둘째, 순진하니까
    셋째, 뭐니 뭐니 해도 마른 장작이 잘 탈 테니까.
    그럼 뭘 해? 그래 봤자 껀수 없음에 허덕인지가 언제부턴데. 최후의 만찬이 언제라더라...! 답 없음. 비전도 없음. 통장잔고도 바닥. 하긴 이젠 마침내 현실 부정, 자기 합리화, 정신 승리, 공상도 재미없을 거야. 형 철들지 마 라면서 따르는 남동생들이 있나 아니면 오빠 제발 한번만 만나주세요 오빠 커피 한잔 사주세요 오빠 우리랑 같이 놀아요 라며 졸졸 쫓아다니는 여동생들이 있나. 딱 외톨이. 친구 없어! 하긴 걔 정도 되면 입에 풀칠하기 허덕이는데 친구가 뭐가 중요해? 우리 나이 정도 되면~ 라면서 하다 하다 "중년"이란 제목의 칼럼까지 언제 잡지사에 보내느냐는 통첩 카드만 만지작만지작 그럼 뭘 하냐고. (절레절레) 따라서 쏠쏠한 과소비, 짭잘한 쾌락마, 달콤한 과즙, 새침한 군침 밖에 모르는 NB는 열심히 일이나 하는 수밖에. 근데 이게 웬일이야? 이게 왠 떡이야 라는 대사를 드디여 읊을 기회가 내게도? 거 어째 시시한 기대를 예감케 하는, 허접한 칼럼과 환상문학 구상을 하던 중 친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던 것이다. (딱) 그렇지~ 하면서 전화를 받았는데>
    이처럼 완성한 칼럼을 심사부에 제출했다. 
   「와, 오빠! 오빠가 NB야? 오빠 재밌다.」
   「네? 어. 나 능력없어. 재능 그만그만. 잔재주는 돈이 안돼. 다만 잔소리는 들어줄 수 있지. 잔뻔치? 말해 뭐 하겠니. 맷집 바닥난 김에 얻어맞다 얻어맞다 독이 올랐을까? 잠만 늘었어. 그래. 무기력증. 근데 그대와 난 어떤 사이지? 하긴 우리가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관계를 정의하긴 좀 이르지. 근데 일단 뭐 마실 거 없을까? 목이 마른데.」
    그녀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에스프레소 1 + 저지방 우유 1"를 내 앞에 놓아주었다. 
    뭐 마셔라 마셔라 마셔라 마셔라~ 술이 들어간다 쭉쭉......? 
    설마 날 보고서 환상머신이 되어주란 얘긴 아니겠지? 하긴 휴양지로 떠나나 집과 사무실만 오가나 재미도 없는데. 여기서 이름 모르는 아가씨한테 나이를 묻지 않고 노는데 얼마나 좋아. 내가 뭐 어디 적을 뒀나 얽매인 장르가 있나. 바가지 긁는 수다머신도 없어 얼마나 좋은 날인가. 근데 실상은 품위유지비 없음에 적지 않게 놀라고, 아는 여자애들 몽땅 떨어져나간 데 더 깜짝 놀람. 이게 뭐냔 말이다. ~라는 찰나 우연치고는 너무 아름다운 아가씨가 대체 왜 내게 호의를 보이지? 난 궁금했다. 그럴 이유가 없었으니까. 그러다가 그녀는 잠시 저쪽에 볼일을 처리하고 다시 온다고 했다. 물론 지금이나 되니까 하는 말이지만 당시 그녀는 그렇게 떠나서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그럼 그때 난 뭘 했을까? 한참 빠져있던 취미 바로 공상 말고 뭐 있겠나. 바로 이처럼 말이다. 
    말하자면 톰과 제리인지 뭔지는 또 말다툼 시작했다. 왜 사랑싸움 안 하나 했다 글쎄. 보아하니 이젠 하다 하다 공상도 진화를 거듭한 끝에 대화형! 





    8

   「뭘 그렇게 꼬치꼬치 캐물어? 보고 싶어? 아니, 잘못 말했네. 듣고 싶어? 뭐, 하고 싶다고? 그니까 뭘? 그게 아니라 입도 뻥끗 안 했다는 거잖아? 손도 까딱 안한 게 죄야 넌. 욕심 내야지 왜 욕심 안 내? 허당의 허욕은 허탕으로 끝날까 봐 또 떡밥뿌리기라니 글쎄. 진공청소기 작전 때려치고 직접 나서라고, 어? 산이 마호메트 쪽으로 오지 않겠다면, 마호메트가 산으로 가야지. 왜 가려고 했는데 또 딴년이 눈에 들어오니? 또 첫눈에 반했어? 첫눈에 홀딱 반하기가 뭐 취미니? 잘났어 정말~! 거 참 취향 고급스럽군 그래. 그게 아니라 아무런 의욕이 없다고. 성욕마저? 까다롭게 굴기는. 남자가 그렇게 깐깐해서 큰일 어디 하겠나. 배짱없이 속좁은 남자 나중 여자가 퍽이나 이뻐하겠네. 그 허접함으로 허영심녀한테 귀염받으시게? 야망 한번 꼼꼼하시군. 누가 난잡한 촌닭 아니랄까 봐. 혹시, 그러다 더 허접한 촌놈한테 밀릴까 봐 겁나진 않수? 안 그래도 똥파리한테 까이고 하이에나한테 후순위로 밀렸다면서? 에잇 말 말자. 더 말해 뭐 해!」 
   「이거 왜 이래! 제발 소원이니 한번만 만나달래는 여동생들이 대체 몇 명인 줄이나 알아? 어? 걔네들 잔소리 옮기자면 이래. 오빠, 제발 한번만 만나줘요. 자주 귀찮게 하진 않을께요. 오빠가 하라는 대로 한다구요. 그 뭐든지요. 아님 그냥 제가 오빠 먹여살릴까요? 반말 좋아하면 반말, 존댓말 원하사면 존댓말. 아하, 밤과 낮 알아서 다르도록? 아하 오빠 그런 거 좋아하시는구나. 알았어. 좋았어. 딱 좋다고! 내가 오빠 마음을 녹여드릴께요. 네? 그러니 우리 부디 당장 데이트합시다. 네? (......휴......) 캬~ 어? 내가 이런 사람이야. 여자? 뭐 여자? 여자라면 신물이 난다고. 그래서 우리는 여자 보기를 돌 보듯 하는 것. 어른들 사심 뿐만 아니라 말발부터 건들기 얼쩡얼쩡 알짱알짱 간보기 뜸들이기 떠보기 말돌리기 표정과 몸짓이든 뭐든 능글능글하듯, 우리들 역시나 여자라면 징글징글. 우린 숙녀 관심 없음. 우리가 그분들 왜 챙겨드려야 하는데. 가라 그래. 됐다고 전해.」
   「너 같은 놈팽이한테 어울리는 격언이 있지. 그 신기한 속담이 뭔 줄 아슈? 바로, 현자는 긴 귀와 잛은 혀를 갖고 있다. 그래? 그래서 말수 없는 남자로 살았더니 여자가 얼씬도 안 해. 네가 그렇다니까 글쎄. 어?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 쾌락은 행복하고 진한사랑은 달콤하며, 노껀수는 재미없고 권태는 심심하다. 아주 그냥 더럽게! 어? 지금 놀지 그럼 언제 놀아?! 다 늙어서? 빨리 익으면 빨리 썩을 거 같지?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고, 일찍 성숙했던 그분들이 너무 조숙할 필욘 없다며 허세 허영 허풍을 쥐락펴락 말장난하시니까 뭐 진짜로 그런 거 같지? 여름해가 일찍 뜨면 여름해는 엄청~ 늦게 진다네. 허허허허허. 세월은 타락마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게 그러니까 막살자 그런 말이 아니라. 나이들수록 민무늬 면티만 입고 유행가 관심없다니까 일부러 젊은 척. 그럼 자네만 피곤할 걸세. 허허허. 허허허허허. 하나 더 듣고 싶나? 뭐 어려운 일 아니니 그럽시다. 공부만 하고 놀지 않으면 아이는 바보가 된다. 캬~ 어? 근다고 내가 어린애란 말이 아니라! 아니, 사람이 어떻게 일만해? 우리가 진짜로 런닝머신이야 아니면 ATM이야? 그도 아니면, 어? 난 우머나이저 넌 터미네이터? 놀고 있네 바보들! 그 대표주자는 뭐니 뭐니 해도 너! 바로, 너!」 
   「뭐? 뭐가 어쩌고 어째?」
   「어이 친구 거 소심하게 왜 그래! 약해? 약하면 미풍을 강풍으로 올려드리고. 말씀만 하시라니까요, 네?」
   「거 정말 보자 보자 하니까 누굴 맹물로 아나?! 어? 지금 말 다 했어? 어?」
   「부추김이 약했다면 용서해줘. 뽐뿌질 방법은 많고도 많으니까. 안 그래도 너가 조잡한 칼럼에 쓰는 글들 뻔해. 어? 사랑할 땐 화끈하고 놀 땐 소심하고. 그랬을지 아닌지 몰라도 인생을 신나게 바꿔볼까? 할 수 있어야 말이지. 그래서 당신이 여자가 없는 거야. 그러니까 늬가 여자가 없는 거라고. 알아? 알긴 개뿔! 그렇게 썩은 표정 짓지 마! 인생 한방이니까. 엉덩이 근질근질해도 잠자코 기다려보시라니까 글쎄. 안 그래도 입이 근질근질 막 그러진 않잖아? 말수 없으니까 여잘 못 꼬시지. 허허허. 호호호호호. 얼굴이 먹혀 목소리가 먹혀 아님 옷을 잘 입어 그도 아니면 돈이라도 많아? 아무것도 없잖아. 어째서 아무말도 없이 가만히 있어? 뭐 마땅히 받아칠 말이 떠오르질 않아? 것 봐, 그래서 늬가 안되는 거야. 어? 아시는지 모르겠는데, 아니다. 됐다. 뭐 알고 싶어? 근데 뭘! 아님 하자고? 그러니까 뭘! 어? 니, 내 누군지 아나? 뭐 또 아따 좋은그~ 워매 좋은그~? 것 봐유 거 보시라니께유~ 참말로 못 말린다니까 글씨. 넌 날 몰라도 난 널 알아. 정말로? 뻥이야. 허허허허허. 자, 몸 풀었으니까 본론을 말해볼까? 언젠가 네가 날 지니라고 불렀던 거 기억하지? 알라딘의 램프에서 오랫만에 나왔더니 입담이 통 멈추질 않네 그려. 좌우지간. 자, 말해 봐. 3가지 소원을. 재산목록 3개로 부족해? 그러니까 어서 무인도에 데려가고 싶은 3인방을 말해보라고. 대답 잘해. 끝났어. 시간 지났어. 그러게 말하라 그랬을 때 말 했어야지. 쯧쯧쯧. 쪼잔한 놈. 응큼한 녀석. 저질. 호색한. 색마. 변태. 밥통. 푼수. 곰탱이. 돼지새끼. 개. 똥개. 새. 참새. 벌새. 너구리. 두더쥐. 더러운 공상. 맞지? 아니 리가 있나. 왜, 눈에 뵈는 게 없냐? 아님 정곡이 찔리니까 할 말을 못하는 거니. 와.. 이게 대체 뭔 일이래? 근데 너 대체 얼마를 굶주린 거니, 응? 그 거 뭐야 말로만 듣던 굶주릴 대로 굶주린 늑대가 바로 너? 대단하다. 대단해. 짝짝짝. 이런 찌질이 하이에나 같은 놈. 왜 이리 조용하니? 늬가 졌지? 또 그놈의 패배주의 들먹거리시게? 넌 그래서 안되는 거야. 인정머리 없는 놈. 한심한 녀석. 불쌍한 촌닭. 아무튼 네 약점은 더티러브라는 거 역력히 드러났어. 네 욕망 여실히 노출됐다고. 알아? 아니 근데 너 거기서 뭐 하는 거야? 또 한눈 팔아? 저 봐 봐 저 보라고. (절레절레)」
    시간이 언제 지난지도 모르게 해가 저물고 있었다. 물론 주위에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난 뭔가 느낌 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건 아마 어떤 계략에 제대로 농락당한 듯한 기분이었다. 아닐 수 없으니까. 이런 쉬운 수작마저 직감 못 할 내가 아니다. 놀라운 추리력이 돋보여서도 아니고. 여자의 육감을 능가하며 제7의 신비를 촉지할 수 있는 무슨 신통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어린애라도 이처럼 의심쩍은 작전은 눈치채지 않을 래야 않을 수 없으니 말이다. 설마... 환상문학... 여성환상... 걔네들한테 작업당했을까? 아마도 그럴 가능성 농후. 걔네들이라면 예보 없이 날 가두고도 남으니까. 대충 알만 했다. 하긴 바쁜 일도 없고, 내부 시설도 괜찮은 데다, 뭐 하나 부족한 거 없지 나 혼자 여길 독차지하라고? 못할 거 없지. 말괄량이들한테 질 수야 없다. 버티면 된다. 언젠가 자기들 장난이 심했다면 굽히고 들어올 것이다. 끝까지 견디면 그 뭐야 교수들이 1년 2년 막 쉬는 것처럼 나도 걔네들과 업무 협상을 새로 맞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웬 낯선 숙소에서 내 감금생활은 시작됐던 것이다. 





    9

    그렇게 다음 날이 됐다.
    남자 나이는 느끼기에 달렸고, 여자 나이는 얼굴을 보면 안다. 하오나 숙녀의 나이? 묻지 말기. 그래서 아줌마 본인께서 말씀하신다, 누가 50 넘은.. 쉿! 
    근데 그런 생각을 왜 하지? 주위에 아무도 없는데 말이다. 
    그러다 핸드폰으로 소셜 네트워크를 보니 메시지가 있었다. 
    내용을 옮기기엔 너무 유치하니까 생략하기로 하고. 
    자기들 판매 부수 급락에 정기구독 떡락 때문에 피치 못하게 날 조커로 활용할 수 밖에 없단 얘긴데...! 
    당분간 져주기로 했다. 기왕 칼럼쓰기 대회장인데 분위기에 힘입어 대충 하면 된다. 못할 거 읎으니까. 
    Johann Baptist Vanhal / Missa solemnis in Eb major
    <다짜고짜 피서지로 떠날까? 그처럼 놀아봤자 어차피 들뜬 기운 열띤 허영 가라앉으면 돌아오고 싶어짐. 때문에 조용히 일이나 하는 게 낫긴 나음. 바캉스고 뭐고 집에서 마음껏 TV 보고 인터넷 쇼핑하며 먹고 마시는 게 좋을 것이다. 그래 봤자 아무도 관심 안 가지겠지만 말이다. 그걸 누가 알고자 하겠냐고. 보고가 늦었기 때문에 인공지능 지니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면 또 모를까. 글쓴이가 누구라고 말은 안 하겠는데 NB 입장 대변해주는 거 증말 신물난다. 그놈의 능청 정말 징글징글허다. 혼자만 친하다고 일방적으로 생각한 끝에 바텐더한테 욕해주라질 않나 인생 잘 살고 있네. 하긴 와 정말 미치겠네 라는 엄살 누가 들어주냐고. 거 참 꾸준하다. 늘 한결같아. 또, 사람 마음 참 간사하다는 어른들 말씀에 쓱~ 묻어갈 궁리? 그렇다고 자기 연민 대회에서 끼워주기를 하나 허풍잔치에서 초대를 하나. 허세마저 웬만한 촌닭들한테 명함도 못 내밈. 그래서 축 처진 어깨 뿐만 아니라 어중간한 어좁은 동네 바에 들려 여심에게 노크하려 하는데. 여바텐더 없습니다 바텐더 남자입니다! 뭐? 이런 젠장. 그러니까 말이지 허당들의 낙원은 어디일까, 한량에게 천국이란 무엇일까. 그런 쓰잘데기 없는 생각을 뭐 하러 하냐고. 돌았나? 누가 돌아! 뭐 하러 도냐고. 얼마면 되겠냐, 어? 1장? 2장이면 돼? 뭔 소리야 쟤 뭐래! 걘 곧 엉터리 예언가이자 돌팔이 안다박사님. 무기력한 가택감금에 시달리는 심정 이해한다 이해해. 이처럼 녀석의 썩 유쾌하지 않은 심기와 필자의 마음이 동기화됐기 때문일까? 난 녀석의 환청을 이렇게 옮길 수 있게 되었다. 
    "이웃집 닭은 거위다. 원래 남의 떡이 커보이는 법. 그럼 그림의 떡은 얼만큼 탐스러울까? 말해 뭐 해! 그래서 못 먹는 감 찔러나 보는 것일까? 그러니까 미리미리 어딜 넘 봐 라는 듯 개침을 주의하는 것. 사랑이 뭐 딴 게 아님. 허나 사랑의 아리아라는 게 말이지 세레나데 부를 때야 꽃피는 춘삼월이다만, 잡은 물고기한테는 밥을 주지 않는 것.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물론 말이 그렇단 거고. 그렇긴 하다만 난 촌닭 그녀는 백조라... 이거 정말 세상 불공평하다. 모르는 바는 아니다만.... 고로, 고로는 뭔놈의 고로?"
    한편 NB는> 
    여기까지만 작성해서 메일로 보냈다.
    근데 설마 걔네들 이걸로 날 유령작가로 만들려는 거 아닐까? 
    과연 언제가 되어야 걔네들이 날 풀어주지? 
    일단 두고 보기로 했다. 





    10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1주일 경과되었다. 
    전화로 설득하고, 법정대리인을 보내서 회유하며, 물량공세도 마다하지 않았다. 
    자기들 장난이 심했으니까 그만 오빠 제발 그만 돌아와달라는 거였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 오빠 오빠 제발 한번만 만나주세요, 네? 
    ~라는 말 우리가 언제 들어봤기를 하겠나 기대를 하겠나. 
    형이 여자 꼬셔줄께 라면서 괜히 후배 예감을 들쑤셨다가 면박이나 안 당하면 다행이지. 
    당시 녀석은 새파란 놈이 형한테 인상 팍 쓰면서... 됐다. 걔가 나한테 날라차기를 안 맞아봐서 그랬겠지. 날 몰랐으니까. 
    한편, 여성환상 1.5 사라한테 전화가 걸려왔다.
   「오빠. 정말 안 돌아올 거야? 오빠 정말 그러면, 어? 오빠 진짜 그렇게 나오면 나 꼬부랑 할머니 될 때까지 수절하는 수가 있어.」
   「뻥치지 마. 안 속아.」
   「오빠. 내 친구 소개시켜줄께. 물론 오빠 마음에 쏙 드는 애들로 이미 7명 엄선해놨어. 내가 누구야, 어?」
   「너 저번에도 그랬다가 내 썩은 미소 보면서 완전 좋아했잖아. 또 골탕먹이게?」
   「안되겠다. 그럼 애들 보낸다. 그래도 되지?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어?」
   「뭔 애들! 웃기지 마. 하나도 안 웃기니까. 난 가기 싫어졌어. 내가 왜 돌아가야 하는데. 날 여기 눌어앉도록 만든 건 너네들이야. 벌서 잊었어?」
   「그러니까 이제 그만 우리가 선사하는 호사, 오빠의 마음보다 앞서가는 사치, 우리 함께 시트콤이든 멜로드라마든 뭐든 재밌게 지낼 수 있는 줄거리와 특급호텔 숙박권 기타 등등. 선물 무한 제공한다니까 그러네. 그러니까 그만 퉁치자고. 어?」
   「내가 싫다고 했어 안 했어?!」
   「이 오빠 이처럼 꽉 막혔으니까 아직도 혼자지. 그러니까 오빠가 여자가 없는 거야. 호기심은 발동하는데 말 몇마디 섞어보니까 말이 잘 안 섞여. 어? 그래서 오빠가 안되는 거야. 알아? 오지 마. 거기 살어. 눌러 앉어.」
    다음 날.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 
    오늘의 태양이 어제 희망했던 태양인가 몰라도 일단 날이 바꼈다. 
    음악이나 듣고 일이나 하자. Bach / <사냥 칸타타> BWV 208
    어차피 돌아가봐야 재미 하나도 없다. 누가 반기기를 하나 쾌활한 껀수가 있나. 아무것도 없다. 
    인생무상. 허송세월. 오늘 내일 하는 사랑 다 남 얘기.
    끝끝내 편집장 마라는 자기네 지사 전직원은 물론 타지사와 본사와 어디서 아르바이트생 겁나게 동원해서 대충 몇 백명 되는 숙녀들을 이끌고서 날 찾아왔다. 어디서 본 건 있어가지고 말이야... (절레절레)
   「야. NB. 이런 고인물 같으니라고. 늬가 뭐 영화 대부에 나오는 알파치노냐? 어? 늬 주제를 알아, 어? 우리가 그만큼 저자세 취했으면 너도 뭔가 성의를 보여야 하는 거 아니니?」
   「마음이 바꼈어. 움직이기 귀찮아. 날 그냥 내버려둬.」
   「뭘 내버려둬. 너 우리한테 손해배상청구 받아볼래? 어?」
   「할 테면 하라 그래. 겁나지 않아.」
   「아 나 이거 증말, 너 또 똥고집? 늬 마음대로 해.」
   「너네나 늬들 마음대로 해. 좋은 말로 할 때!」
   「얘 봐라.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응석. 응? 내가 늬 엄마니, 왜 나한테 어리광인데!」
   「내가 왜 늬 아들이어야 하는데. 난 너 같은 딸 둔 적 없다 너?! 나 너 아니어도 다정해야 할 추종세력 많아. 알아?」
   「뭘 알아. 어? 알긴 뭘 알아. 너 팬클럽 웹사이트 문 닫았어. 내가 걔 누구니 웹사이트 회장 롭 모를 줄 아니? 걔도 이미 내 똘만이야. 알아? 벌써, 옛날꼿날에 내 수하로 들어왔어. 굽히는데 안 받아줘? 허허허. 넌 놀아봐야 내 손 위야. 알아?」
   「몰라. 그러든가 말든가.」
   「그래. 뭐 우리 사이에 모른 체할 수야 없으니까. 원튼 아니든 필요한 거 꼭 긴요하진 않더라도 보내줄께. 옷. 만년필. 생필품. 피자. 포도주. 뭐 여자?」
   「내가 언제 여자래? 너 또 생사람 잡니? 어? 야, 어? 야, 가라. 그런 말 하려면 가. 어서 가. 너 때문에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그럼 내가 여기 살 줄 알았니?」
    그러면서 그 수백 명 되는 인원은 몽땅 가버렸다. 





    11

    욕구불만 탐욕불충족인 불여우는 마음이 벌렁벌렁한다. 오글오글 알콩달콩한 사랑? 그런 숙녀를 만족시켜드리지 못하는 늑대도 불안불안 조마조마 두근두근 심기가 불편하긴 여심과 마찬가지. 그래서 촌놈은 결국 시름시름. 알고 보면 아름다운 사랑에 대한 강경한 태도, 처음부터 있지도 않았음. 다채로운 과일들이 군침도는 먹잇감이란 말이 아니라. 그러니까 NB의 인생을 보아하니 마법의 주문에 무슨 문제라도 있나? 마술을 부릴 줄 알아야 말이지. 미완의 환상머신 왜 통 진전이 없냐며 길길이 날뛰지나 말기 전부터 능청꾸러기의 허세와 투정꾼의 허접한 응석을 어떻게 말리나. 못 말림. 안 말림. (이런 건 허당이 나서야 하는 거야, 알겠어 모르겠어? 어딜 쳐다 봐! 또 그놈의 흑심. 하여튼 남자들이란. 뭐 여자가 더 응큼하다고?) 그렇듯 노상 물고늘어지는 건 탐욕의 뒤꽁무늬 아니면 공상의 말꼬리. 미지의 희망은 사치스러운 습관이란 말이네. 정말로? 땡! 그래 봐야 거짓말. 다 뻥. 웬만하면 뻥. 안 그래도 변심. 흔한 게 변덕. 세계 허풍 대회 챔피언의 발랑까진 엉덩이에 키스라도 시도하는 게 차라리 낫겠네. 딩동댕~? 뭐! 김 빠진 맥주도 아니고 썩은 허영심. 더럽게 재미없기 밖에 더 해? 안되겠다. 이건 아니다. ~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래서 무엇을 작심했을까? 그건 모르겠고.
    따라서 나는... 뭔가 행동을 하려면... 그럴려면 도시든 휴양지든 둘 중 하나로 가야하는데. 이건 뭐 무인도나 다름 없잖아? (절레절레)! 난 괜히 오기가 발동했다. 하필 시동이 그렇게 걸리네. 걔네들이 다시 온다면 돌아갈 용의가 없는 건 아닌데... 정말 안 오려나? 매정한 년들. 그저 남자만 보면... 됐다 그래. 누가 아쉽데? 지들이 서운하지 난 결코 섭섭치 않음. 내가 그 얼마나 짠하지 않도록 내 전재산을 투자해가면서 커피를 사줬는데. 근데 뭐 걔네들 다 듣는 데서, 우리 직원들한테 웬만히 껄떡대? 뭐, 껄떡? 지금 말 다 했어? 아, 그때도 벌써 한참 됐다. 
    아무튼 최근 사연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A) 도시로 가던 중 칼럼쓰기 대회장을 보게 됨. 참가. 중간에 포기하고 가려는데 잡힘. 갇힘
    B) 의뢰인 또는 작업자의 설득을 계속 거절
    C) 녀석들의 설득작업은 계속 됨. 거절. 고립
    그럼 정말 여기서 연재 분량은 끝인 걸까? 그럼, 얼마나, 좋겠나! 아쉽게도 아직 방황은 끝나지 않은 것만 같았다. 그게 그러니까 자발적으로 돌아이 본색을 드러냈냐 하면 꼭 그렇게 볼 수도 없다. 왜냐하면 의도적으로 저쪽에서 리모콘을 누르고 흑마술 장면처럼 인형을 찌르고 맞추고 막 그랬으니까. 따라서 난 마침내 미쳐버렸냐 하면 그도 아니다. 좌우지간 여기서 끝내면 뭔가 볼품없다고나 할까? 그럼 또 사춘기 발정기 몽정기 응석 밖에 안되는데. 하긴 걔네나 나나 공범에 동업자요 조력자이자 순응자 동업자 뭐든지 아무거나 막 갖다붙일 사이이긴 하다. 왜 아니겠나.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꼬여도 이처럼 말도 안되도록 꽈배기가 되어버리다니. 어쩌다 사랑은 더러워졌을까? 그게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인생 살면 된다. 지금 절실한 다짐은 "할 수 있다 > 안되면 말고!"일 테니까. 근데 내가 지금 뭔 말을 하려던 거지? 거창한 무슨 광시곡을 쓰려는 거야 아님 또 공상? 그러게, 어? 하나만 해야지. 칼럼만 쓰던가 소설만 연재하던가. 두 마리 토끼 잡겠다더니 결국 고약한 심보라는 바늘을 적당히 솜사탕과 찜빵 같은 미끼로 포장해서, 막 그냥 떡밥만 막 뿌려대더니 심술만 늘었잖아?! 내 이럴 줄 알았다. 어쨌든 자기 밖에 모르는 숙녀한테 덴 게 얼만데. 타인의 바쁜 일정과 신나는 활약상과 기막힌 껀수를 배려하여 이제부터 줄거리만 간략히 옮기는 게 좋겠다. 그러자. 진작 그럴 것이지. 잔소리 그만하고. 





    12

    A) 마라와 사라 일당 예닐곱 명이 또 또 찾아옴. 접대. 대화. 줄다리기. 말다툼. 화해. 눈치작전. 회유? 떼쓰기. 독려...
    B) 난 심각한 말을 건네는 척 하다가 그녀들을 가둠. 중앙집중관리니 기타 등등 그 최첨단 제어시스템에 통달했으니 가능. 반나절 후 풀어줄 계획. 그렇게 나는 동네친구를 만나러 감. 이미 동네 남자들과 친분이 돈독. 동네 여자들이야 말할 것도 없음. 우리는 누구든 만나면 금방 친해짐. 그렇게 마을로 떠남.
    C) 동네친구들이 모인 아지트에 도착. 근데 다 어디 갔지? 알고 보니 꽃사슴이 탈출해서 그거 잡으러 갔다고 함.
    D) 동네친구들과 만남. 결국 동네친구들은 내게 따짐. 대체 왜 꽃사슴을 별장에 가뒀냐고. 뭐라고? 난 사라와 마라 등 내 여인들을 가뒀지 꽃사슴은 구경도 못했는데? 
    E) 내 별장에 도착. 정말로 사라와 마라 일당은 아무리 찾아봐도 없고, 달랑 꽃사슴들뿐!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난들 아나. 별들에게 물어보든 동네 똥개 탓을 하던가 해야겠지. 
    F) 다음 날. 나는 꽃사슴 목장으로 가서 내가 들어가고 꽃사슴들은 전부 내보냄. 왠지 그러면 마라와 사라 일당이 날 구하러 올 것만 같다는 긴박한 영감을 실행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 그런데 결과는? 동네친구들한테 험하게 꾸중듣고 혼쭐이 난 끝에 타협 없이 나만 망신당한 체 어정쩡한 시트콤은 끝남. 
    G) 난 고집도 아닌 고집은 없었던 걸로 하고 도시로 돌아갔다. 그 소식을 알고서 그녀들이 깐족을 참을 수 있었을까? 그럴 리가 있나. 인스타그램 댓글로 드러난, 대표적으로 그 깐족 가운데 딱 1개만 손꼽자면 이렇다. "오빠, 왜 벌써 와? 이럴 꺼면 뭐 하러 거칠게 반항한 거야? 또 앙탈? 아니면 뭐, 뭐 막, 뭐 딱 막, 뭐 사랑하자 사랑하자~ 또 뭐 가까이온다 가까이온다 눈부시다 눈부시다 뜨겁다 뜨겁다 옷을 벗는다 옷을 벗는다 키스한다 키스한다...... 이런 젠장! 또 그거? 가지 가지 한다. 정말 해도 해도 더럽게 재미없다고. 오빠가 그래서 안되는 거야. 어? 그러니까 오빠가 아직까지 혼자인 거란 말이야. 뭘 알아야 여자를 꼬시지. 여자 마음 뭣도 모르면서 대체 뭘 한다고.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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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도 핸드폰도 인터넷도 없던 시대에 당시 플로베르가 모파상에게던가 2시간 내내 정물화만 묘사할 줄 알아야... 어쩌고저쩌고 그랬다는 일화. 그야 고전음악 제1 전성기 얘기. 지금 세상에 드물게 고집스럽도록 수작업을 알아주는 분야도 있겠으나 아무거나 무엇에서나 그랬다가는... (절레절레). '잭 트라우트&알 리스'의 저작은 다 읽었는데 누군가 왜 피터 드러커의 작품은 시도는 하는데 띄엄띄엄 읽을까? 단언컨대 시대성 때문. 그 둘 뿐만 아니라 누구나 음악, 미술, 영화... 작품 정량과 반복이란 거의 정비례하는 것. 문학으로 넘어가도 화제성이 딴 게 아니니까. 그처럼 미술이라고 썩 다르지 않듯, 플로베르가 말한 대로 곧이곧대로 해 보시라. 미술대학교 위작 수업도 의미 없진 않다만 나중 과연 몇 명이나 전공으로 밥 벌어먹고 살아갈 것인지, 정말로 고전음악 전성기가 끝나버린 시대에 그분들은 미래 프랜시스 베이컨의 명성 반의 반의 반틈 만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까? 그 말은 뭐냐, 유명인들 말 걸러서 들으시란 말씀! 일단 무명에서 유명으로 바뀌면 무명이었던 나는 배후로 내려가게 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유명세 알게 되면 괜히 어쩌는 게 아니다. 부모님 말씀 대부분 옳고 좋고 현명하다만 어느 땐가 스스로 살지 않으면 안되듯 타석에 나 혼자 들어서는 게 인생. 마음 약한 여자는 남자 조심하고, 순진한 촌년 역시나 권위의 합리성과 무분별함에 대한 구분 꼭 필요하다는 뜻. 고리타분한 나보코프의 문학강의조차 기똥찬 분석 있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말 따로 있는데... 그런데... (절레절레)! 전문가에 대한 맹신과 권위자 말씀 참조, 와 별개로 결정도 나 책임도 나! 피터 드러커가 그 얼마나 똑같은 말을 차마 셀 수 없이 반복했는지 말도 못한다. 했던 얘기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좋은 얘기도 있다만 태반은 구식탱탱묵은 잔소리들. 간접화법 대 직접화법만 해도 그렇다. 베팅연습기 장난감이든 진짜 베팅볼이든, 공을 끝까지 봐! 그랬더니 글쎄 진짜로 공을 끝까지 봐. 그걸 보는 아빠는 고개 푹 숙이니까, 아빠 왜 그래? 근데 커서까지? 그러니까 여자가 없지. 그래서 그나마 남아있던 아는 여동생들도 몽땅 떠나. 안 그럴 수가 없거든. 단기전에 대한 선구안도 별볼일 없지, 장기전 가 봐야 의무방어전이라면 표정 바뀌지. 인생이란 원래 쉽지 않다는 건 애들도 다 안다. 그렇다고 뻔트를 애호하면 뭘 하나, 그래 봤자 껀수가 없는데. 딱 봐도 플레이보이계 퇴출감이 아니라 남은 건 허무맹랑한 공상 밖에. 근데 어쩌다 또 필자가 NB의 신세 한탄을 대신해주고 있지? 애들도 안 하는 자기 비하, 그렇다고 녀석이 자기 합리화를 잘 할줄 알기는 하나 그러니까 이렇지. 걸핏하면 뭘 감상할 궁리 아니면 공을 골대로 차고, 구멍에 넣고, 방망이로 때리며 안 넣어도 될 거까지 넣을려는 망상까지. 못 본 척할 수 없는 심심함, 본 체 만 체보다 아는 체할 수 밖에 없는 재미없음. 무엇보다 권태가 일하기와 놀기를 양쪽에 꿰찬 게 제일 큰 문제. 그럼 이제 NB에게 본격적으로 촌년의 조증과 도시녀의 허언증을 치유해 줄 적기가 임박한 것일까? 임박 좋아하시네. 그걸 누가 바란다고. 무슨 말 같지도 않은 편들기,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일이다. 그러게 엄살은 기가 막히고 과장 심하며 투정 끝장인데, 왜 하필 맷집이 좋아? 맷집 좋은 거도 간접화법처럼 좋을 때가 따로 있음. 직접화법처럼 잘못 걸리면 어라~ 맷집 좋네? 더 신나게 뚜드려맞음! 누굴 흠씬 쥐어팼다는 건 영화 찍거나 소설 속 얘기고 현실에서 맷집은 몽둥이질을 절로 부름. 말이 그렇다는 거다만 코메디언조차 누군 맞어야 제맛이라고 하질 않나. 깐족 당하고 놀림 더 당하고 계속 깐죽! 그러게, 어? 축구선수들만 할리우드 연기력 연습하겠나, 맷집 약한 척 왜 못해? 생생한 쾌감을 안겨주지 못하는 숙명에 대한 때 이른 미련이고 자시고. 생각 많아봐야 성과는 행동에 의한 것. 남자는 집에 있으면 안된다 또 그 말이구만 그래. 누가 모를까 봐서? 그래서 NB는, 그래서긴 뭐가 그래서야. 됐다 그래. 누구한테? 그걸 알면 지금... 됐다 그러라니까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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