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 175

from 소설 2020. 9. 30.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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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중 알고봤더니 정력낭비 시간낭비 돈낭비에 후회 막심이더라! ~라는 미련 안고서 도전할 꿈이 어딨나. 우리에게 남는 건.. 넘어가고. 아 글쎄 이런 어리광이 더 문제. 공연히 헛소리만 지껄이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닌데. 이 양반이 진짜... 정말 들린다. 안 들릴 수가 없지. 천리안인데? 놀고 있네. 무슨 만화영화 주인공도 아니고 눈에서 레이저가 왜 나가. 열락의 개뼉따귀를 꿈꾸는 상상. 징글징글허단 말이다. 아니 말이야 바른 말이지, 어? 아무나 보면 홀딱 반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겁나 많음. 아마... 쉿! 어찌 됐든 고귀한 환상이란 어쩌면 새로운 인생. 그러니까 뭐 나는야 거동이 수상한 허당, 허당에게도 사정이 있다? 허풍꾼 입장 들어서 뭐 하게. 형편이 뭐 그렇긴 해도 그게 말이다 그 뭐냐. 품위 유지비 가뭄에 허덕여도 풍악은 갖춘다. 남자는 폼! 사랑은 없어? 시방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과녁 없이 쏘는 활처럼 오늘만 살아서야 쓰나. 오늘을 즐겨라? ~도 좋지만. 그래도 낫긴 나은 게, 오늘을 살자. 아니면 말고? 떡밥 뿌리기부터 시작해도 좌우명 잔소리는 길어지니까 넘어가고. 내일은 없다, 말만 그런 것. 그래서 내가 지금 정작 만지작만지작거려야 할 비장의 카드라는 게 무엇인고 하니. 그게 든든했으면 이처럼 현란한지 하찮은지 입담 털고 있겠나. 한심하기는! 비리비리 인생 허접하니까 이러지. 그렇긴 하나 우리가 뭐 일하는 기곈가 돈 버는 터미네이터인가. 우리는 우머나이저가 아니다. 일만 하고 쉬며 놀지 않으면 바보가 된다. 과로 끝에 잔병 얻을지도 모름. 자, 그럼 어떻게 놀아야 재밌게 놀았다고 소문이 날까? 허나 아직 탐스런 먹잇감이 포착되지 않았다. 레이더는 신호를 감지하지 않고 있다. 말하자면 공작은 깃을 아끼고 범은 발톱을 아낀다. 샘물론이냐 곶감론이냐에 근거하든 단순히 배 부르기 때문이든, 지나치게 자중해보시라. 지 몸 아낄라고 금욕한다는 둥 하늘을 봐야 별을 딴다는 둥. 뭐 또 언년을 꼬실려고 패션에 관심갖냐고? 저런 저런. 어설픈 런닝머신 같은 신비주의 아이디어를 떠올려놓고서 환희라 지레짐작하며 들뜨지 말자. 그러든가 말든가 넘어올 듯 말 듯, 뭘 해도 재미없는데. 이러다 정말 미쳐버리면 어쩌지? 그땐 정말 어떡하지? 아니면 이미 벌써 상태가 안 좋은 건가? 꽤나? 많이? 심하도록? 귀여워하던 애마가 알고 봤더니 광마? 광마 중의 광마? 
    따라서 그는 로버트의 소개로 어느 별장으로 떠났다. (중간 건너뛰고 결과만 말하자면) 별장엔 이미 손님이 있었다. 언제부터 언제까지 살기로 했다나 뭐래나. NB는 자기도 그렇다 누구 소개로 오셨냐 별장 주인을 내가 키웠다 당신은 어떻게 성장했냐, 라면서 대화를 나눴다. 그렇게 말을 나눠본 결과 양측 모두 이상한 건 없었다. 다만 NB가 늦게 왔다는 것뿐. 그래서 끝인사를 나누고 NB는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돌아가는 길에 기차에서 창밖을 보며 앉아있는데 누가 말을 걸어왔다. 거기가 제 자리 같은데... 혹시 잘못 앉으신 거 아니냐면서. 그렇지만 표를 보니 그는 자기 자리가 맞았다. 그렇냐 그럼 표를 비교해보자, 그렇게 틀린그림찾기처럼 표를 대조해보니 둘 다 자리는 맞았다. 단지 NB가 소지한 기차표의 시간이 한참 지났다는 것뿐. 집으로 돌아와서 극장에서도 한번 그랬다. "어, 거기 제 자리인데요..." 역시나 어제 날짜 영화표였다. 매번 그렇지는 않았다. 모든 게 그런 식도 아니었다. 허나 뭔가 이상한 건 왜일까? 그걸 동네 똥개한테 물어볼 수는 없으니, 고로 그는 스티브와 세바스찬을 불러모았다.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장면 전환. 장면 전환. 장면 전환. 
    필름 빨리 돌리기. 필름 빨리 돌리기. 
    음소거. 음소거. 음소거. 
    NB는 모스맨 연구소 얘기를 꺼냈다가 엄청 얻어들었다. 헛소리 그만 좀 지어내라면서 면박당했던 것이다. 그래서 내가 증거도 없이 이럴 줄 아냐, 너넨 그런 일 없었냐 라면서 따졌는데. 스티브가 그랬다. 모스맨 연구소 이사갔댄다. 그러자 세바스찬은 반박했다. 자기가 알기로 모스맨 연구소는 폐업했다나 뭐래나. 그러자 NB는 핸드폰 없던 어린시절 동심처럼 당장 거기로 가보자, 라고 했다. 그러자 그럴 필요 뭐 있냐, 가장 최근 자료를 인터넷에서 찾으면 되지 않냐. 실시간 광경이든 뭐든 말만 해라. 그래서 결과는 모스맨 연구소는 없어졌고 지금 한창 터닦기 공사중이었다. 그래서 남자들끼리 뭐 이런 시덥잖은 주제로 얘기 길게 할 거 있냐 좋게 본 게임을 위해서 힘을 아끼자. 라면서 녀석들은 먼저 갔다. NB만 허탈한 마음 달랠 길 없으니까 다시 사무실로 돌아갔다. 
    그럼 여기서 그 주제는 끝난 걸까? 영영 폐막? 그걸 왜 듣는 사람도 없는데 필자는 맥빠지게 물어보는 건가. 근데 이미 물어봤는데 어쩌라고. 아니~ 어? 어쩌라는 말이 아니라 그냥 그럴 수 있다 그거지. 아니면 말고? 뻔트대서 팔짜 고칠 일 있나. 다음 기회에. 그럼 이제 정말 진짜로 재미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볼까? 그럴까 말까? 허나 제17회 허풍대회는 주최측의 농간 때문에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 한때 꽤나 잘나갔던 수다대회는 또 뭔 공금횡령으로 검찰 조사 중이래나 뭐래나. 세계상남자 협회 역시나 새가슴들만 모인다고 소문 쫙 퍼졌다. 꽤 괜찮은 나이트클럽, NC에 요즘 누가 가나. 웬만한 허영심대회 누가 말 꺼낼 기미만 보여도 죄다 짜증낸다. 아직도 능청 뽐내기 대회를 기억하는 한량이 있나? 추억은 유치하다. 화려한 시절 애초에 있지도 않았다. 사랑은 없다. 환상은 끝났다. 미소는 진즉 썩었다. 구단도 팔렸다. 등번호 좋아도 관중이 안 모인다. 전성기 구경도 못했다. 슬럼프만 늘상. 남자는 집에 있으면 안된다 무조건 밖을 나가야 한다? 구식탱탱묵은 격언 곧이곧대로 따라했다가 실패한 얘기 때문에 귀에서 피나기 싫으면, 어? 좋게 어설픈 얘기 꺼내지 않는 게 좋다. 우리는 오빠라는 말만 들으면 미쳐버린다? 이 양반이 시방...! 쓰잘데기 없는 발단 아마도 기발한 전개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감. 제발 틀렸으면! 허나 기대는 곧 실망. 하여 일단 떡밥뿌리자며 가짜 미끼 툭 던지는 심보는 아닌데. 공짜 좋아하는 게 죄는 아니거든. 그럼 뭐 사랑은 벌인가? 상사병 아무나 걸리나, 첫눈에 반하는 건 누구나 한다. 개침이 뭔 독보적인 재주라고. 군침이야 평범. 눈독은 취미. 드라마 거 다 과장. 영화도 태반은 뻥. 개 뻥. 재미 하나도 없다. 연재소설이 이러니 월간지 미스테리아가 이 모냥이지. 것도 한물갔어, ~가 아니라. 옛날부터 사주가 심심해서 꾸역꾸역 재미삼아 운영 중일 것이다. 보나마나 뻔해. 왜 아니겠어. 
    그럼 NB는 이제 어떡하지? 현실에서는 엑스트라병 허구에서는 주인공병. 가상의 환상머신 이대로 없던 일로 할까? 근데 걔 걱정을 왜 우리가 대신 해주나. (절레절레)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그 뭐랄까. 아름다운 연정을 흠모할 것인가 아니면 무턱대고 더티러브만 추종할 것인가. 둘 다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추접스러운 사랑 애호하지 않으니까. 그렇다면 과연 인생의 비밀은 무엇일까? 있든 없든 그걸 왜 알아야 하나. 몰라도 돼.  왜냐하면 단언컨대 간명히 확답해도 걸핏하면 바뀌기 마련이니까. 뭔 말만 하면 몽땅 다 믿는 아가씨 마음 흔드는 게 뭐 어렵다고. 그녀들은 우리한테 넘어오게 되어 있음. 뭐? 그게 아니라. 요망한 얘기 정말 짜증난다 짜증나. 어? 뭔 맥락도 없이 진한사랑 타령, 밑도 끝도 없이 잔소리. 증말 짜증난다 짜증나. 이러니 사석에서 친구들끼리 아 빡쳐 뚜껑열려 막 그러지. 밑도 끝도 없이 말 같지도 않은 얘기만 계속 나불나불. 뭔가 있어 뭔가 있어, 뜸들이다가 그냥 끝남. 그게 뭐야? 어? 뭐 말하자면 그런 거? 보아하니, 도련님은 당나귀가 제격이다. 그럼 허당에게는 라 페라리가 안성맞춤? 시끄럽고. 이 정도 했으면 뭐 일단 몸풀기는 된 거 같으니. 따라서 허접한 발단은 이쯤에서 끝내자. 좋게 그러자. 제발 좀 그러자고. 





    2

    헛된 몽상 같은 인생, 더 헛된 망상 같은 인생으로 결판날지 모르니 좋게 공상은 때려치우자. 정신차려 이 친구야. 응? 뭐 저런 게 다 있어, 라는 허언증으로 빠지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넌 또 뭐야! 어? 뭐냔 말이야. 응? 정신 없지? 그치? 그러게 몽정기에 엄마말 들었으면 지금 공상을 왜 해? 벨트 차고서 세러모니하는 챔피언. 걔네 의무방어전 걱정을 늬가 왜 해? 늬 앞가림이나 잘해라. 너나 잘해 제발. 뭐야 이거, 또 누가 NB 정신을 빼앗는 거지? 그러게 말이야. 공상 끊을 꺼야 말 꺼야 그것만 말해. 시간 없어. 뭐? 아 쫌! 그럼 뭐야 이거. 정말로, 응? 진짜로, 어? 완전히 미쳤나? 말도 안돼. 그럴 리가 없어. 아니 어떻게?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억측을. 아니. 아닌 게 아닌가? 그만 좀 하자. 거 참 피곤한 스타일일세 그려. 누가 허당 아니랄까 봐! 아무튼 말이야 뭘 해도 재미없단 얘기 할 거면 입도 뻥끗하지 마. 왜, 많이 심심해? 상상을 해 그러면 돼. 가까이 온다 가까이 온다 만진다 만진다... 더 짜증나는군. 그러니까 녀석은 무슨 문학적인 상사병도 아니고, 밑도 끝도 없는 상상병 뿌리치지 못하니까 인생이 그렇지. 뭔 환상머신을 뉘 집 똥개 부르듯. 떡주무르듯 신나게 쥐락펴락 당했던 허당 인생 생각도 안 하나. (속설에 의하면) 남의 말 다 들어주다가는 갈보 된다. 봉이자 호구가 딴 게 아니니까. 말이 심했다만 그게 다 NB 인생 생각해줘서 스스로 칼럼니스트와 미스테리아 작가로 양분하여 탄생한 새로운 정체성이 충고해주는 것. 아니 정말로 옛말에도 있지 않나. 남의 사정 다 봐주다가는 집안에 시아버지가 열 둘이 모인다나 뭐래나. 어쨌든. Donizetti / 오페라 <사랑의 묘약> - 네모리노와 둘카마라의 이중창 “말하자면, 사랑을 깨워주는 묘약 말이에요” 이런 고리타분한 음악 웬만치 좀 듣자. 라고 NB는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식상한 전개로 만족할 수 없었기 때문에, 따라서 본격적인 전개를 쓰려고 했는데. 그게 말처럼 쉽냔 말이지. 하여 NB는 딱 뭔가를 하려고 하던 찰나. 막 뭔가 딱 뭐든지 하려고 했는데. 딩동~! 하면서 핸드폰 알림음이 울렸다. 퐁~ 하면서 심상 속 효과음은 발생하지 않았으나 살짝 들뜰 듯 말뜻 하다 말았다. 일단 확인 먼저 해야 했으니까. 딱 그렇게 핸드폰 메시지를 읽었는데. 그건 무엇일까? 
    핸드폰 어플리케이션에서 알리기로, 선물이 도착했어요. 사무실 문을 열어보니 정말로 선물상자가 떡하니 있음. 리본도 달려있고 구색 대충 갖춰졌네? 일단 갖고 들어와서 그는 딱 열어봤다. 왜냐하면 그건 뜸들이기나 말꼬리잡고 늘어질 사안이 아니니까. 그래서 결과물은 무엇인고 하니, 그건 바로 티셔츠였다. 느와르. 스릴러. 액션. 지하조직 세계의 상징이 뜻하는 뭐 그런거? 누가 못 입고 다닐 줄 알어! 라면서 그는 딱 입었다. 때 마침 옆사무실 숙녀가 찾아옴. 남의 선물을 왜 맘대로 뜯어보냐면서. 
   「사랑합니다. 내가 오빠를? 꿈도 야무져. 냉수 마시고 속 차려. 왜 남의 선물을 먼저 열어보고 난리긴 난리야 글쎄. 어? 현장을 딱 걸렸는데 뭐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 한번으로 대충 때우게? 그러니까 오빠가 여태 혼자지. 그래서 오빤 여자가 없는 거야. 응? 그래서 안된다고. 알아? 그러니까 여자 마음을 알 턱이 있나. 혼자서 여심을 쥐락펴락 상상면 하면 다냐고. 응? 오빤 그런 말도 안 들어봤수?
    동서 모임은 독사 모임이다.
    것 봐 아직도 여자를 모른다니까 정말. 그러지 말고 오빠 지갑 줘 봐. 지갑 없지? 아님 돈까지 없나. 뭐 가난? 소파에 자빠져 TV나 봐. 내 마음 꿈쩍도 않을 테니까. 딴 남자는 이처럼 나한테 선물을 보내는데. 그보다 더 한 노력을 해도 될까 말까인데. 뭐 중간에 그 선물을 몰래 열어봐? 지금 뭘 잘했다고 똥글똥글 눈동자를 굴려? 눈 깔어. 어? 뭐야, 내 말 안 들어? 눈 들어. 어딜 쳐다 봐? 날 봐. 어? 날 보라고. 왜, 듣기 싫어? 그러면 선물을 몰래 엿보질 말던가. 아니면 뭐 어디서 내 험담하고 다녔어? 그랬네. 그랬어. 허허. 딱 걸렸어. 누굴 속여! 예상은 했어. 틀림없이 오빠일 거라고. 오빠는 그냥 은근 허당의 땜빵일 뿐이야. 그러다 주역이 등장하면 오빠는 쓱 병풍으로 밀려나는 거고. 많이 해 봤자나? 그마저 못해봤다고? 힘내. 포기하지 말자. 왜, 내 친구들 소개시켜줄까? 오빠 옷 잘 입어? 소개팅 시켜주면 또 그 츄리닝에 쓰레빠 신고 나가게? 동생이 형보다 낫다면 싫어해도 아들이 아비보다 낫다면 좋아한다. ~라는 말도 몰라? 오빤 그냥 바텐더한테나 잘 보여. 우리 중에 돈 제일 많을 거 같은 사람이 누구로 보여요? 꿈 깨지 마 그냥. 어? 안 그래도 식상한 말발, 여자들이 외면하기 딱 좋음. 또 자기한테 투자를 안 해. 뭐 우리는 여자한테 돈 못 쓰게 한다고? 여자한테 돈 못 쓰게 하면 뭘 해, 자긴 더 안 쓰는데. 어? 그게 말이야 양파야? 어? 왜, 이쯤 되면 어렸을 때 못해본 뭔가가 떠오를 테지. 왜냐하면 슬슬 정신이 나갈려고 할 테니까. 붙잡아. (딱) 정신차리는 시늉이라도 하라고. 어? 오빠 앞에 여자 1명이 아니라 오빤 지금 대극장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라고 생각하란 말이야. 그래도 여자가 붙을까 말까인데, 어? 정신없지? 그럴 줄 알았어. 그래가지고 뭔놈의 아무말 대잔치에 기웃거릴려고. 뭐 내 첫키스가 궁금해? 오빠 첫경험이나 떠올려. 응? 이 양반이 시방 낼모레 환갑잔치를 앞두고서 말이야. 아직 아닌가? 어차피 기다리면 다 오게 되어 있어. 어? 뭐 최후의 만찬이 까마득해? 숙녀와 멜로드라마를 목전에 두고서 그게 어디 할 생각이야? 어? 그러게, 어? 왜 내 말을 안 들어. 어? 오빤 그냥 아쉬운 남자야. 뭐 몰래한 사랑? 얄미운 애정이 아니라 추접스러운 사랑. 진한 사랑? 연한 연정도 아까움. 오빠 지금 그 생각했지? 쟤가, 언제부터 저렇게 말발이 좋았지? 근데 찬찬히 듣고 보니 성격까지 더럽네? 허허. 허허허허허. 뭐 웃어? 진짜로 그처럼 생각했단 말이잖아? 어? 딱 걸렸어. 응? 누굴 속이려고. 오빠 여자한테 귀빵맹이 맞어봤어? 오빠 진짜로 나한테 따귀를 얻어맞고 싶은 거야? 말해. 말만 하라고. 어? 그러게 왜 남의 선물을 열어보냐고 증말! 어? 그건 그렇고. 우리 사교계 3대 허당이 누군지 알아? 모르지? 안 갈켜줄 거야. 오빠가 그거 알아서 뭐 하게. 오빠만 아니란 거 알아둬. 어? 누가 누구한테 지적질이냐고? 정말 이 오빠 어떡하지?」
    라고 말하면서 그녀는 자기 선물을 빼앗어 가버렸다. 
    뭐야 이거! 





    3

    다음 날이 됐다. 옆사무실 그녀가 찾아왔다. 
   「오빠. 나야. 아, 나라고. 왜 반가운 척 안 해? 그게 더 서운해. 오빠랑 나랑 그럴 사이야? 정말 그렇게 나오기야? 그럼 나 온 동네방네 다 소문내버린다. 그래도 돼? 어? 그래도 좋냐고. 우리가 어떤 사이라는 거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알아도 상관없어? 그러니까 오빠가 그 모양이지. 왜, 이게 뭐 어때서! ~라고 하려고 할까 말까 망설였지? 내가 오빠를 모르니, 내 친구들이 오빠를 모르니. 오빤 다 얼굴에 드러난다니까. 지금 얼굴에 뭐라고 씌여있는 줄 알기는 알아? 보아하니, 귀신도 모를 일이다 쟨 왜 또 나타나서 날 정신사납게 만드는 거야. 허허허. 오빠 그 츄리닝 산 거 후회하지? 최저가에 혹해서 샀는데 마음에 드는 거 제값으로 사서 것만 입을 걸 그랬지? 그렇다니까 글쎄. 허지만, 어? 달팽이 뿔도 뿔은 뿔이야. 그래 봤자 그 마음 얼마나 갈 거 같아, 응? 뭐 나대지 말라고? 내가 안 나대게 생겼어? 자꾸 내가 이처럼 들쑤셔줘야 그래야 혹시 오빠한테 아찔한 착상이 떠오를지도 모른다는 점. 그거 부인할 거야? 짐작해 봐, 왜 가늠 못 해? 제목은 뭐랄까 그래, NB 뜻밖의 횡재를 만났다. 왜, 유치해? 사랑이 원래 그래. 뭐 여잔 다 그래? 나 그런 여자 아니야. 이거 왜 이래? 어? 사람을 뭘로 보고. 나 꽃이야. 그럼 뭐 오빤 난봉꾼? 오빠. 휴~ 응? 오빠.
    때리는 척하거든 우는 척도 해야 한다. 몰라? 이거 봐. 이거 보라고. 뭘 좀 모르시네. 뭘 모르니까 여자들이 안 좋아하지. 안 그래? 오빠가 여자면 오빠 같은 남자를 좋아하겠어? 어? 그러고 싶겠냐고. 하여튼 말이야, 아니 됐다. 기회만 엿보다 적기와 호박 그 모두를 놓쳐버린 연애운. 그걸 누굴 탓하겠어. 또 누가 늑대 아니랄까 봐 무슨 또 속으로 생각하는 거라고는 글쎄 뭐? 무명 허당으로써 언제나 탐나는 미결산 이익 그건 대체 무엇일까? 웃기고 자빠졌어. 따분하고 말고 할 게 뭐 있나 잔머리 굴리면 뭐 해. 할 말 떨어졌어. 엉덩이 근질근질하다 만사가 귀찬해졌어. 돈 떨어졌어. 일도 끊겼어. 사랑은 없어. 근데 공상을 끊어? 뭘 끊어. 참긴 뭘 참어. 정말로? 정말로? 말하자면 관상을 보니 딱 그거네. 딱따구리를 그린다는 것이 오리를 그린 인생. 아 글쎄 새하얀 도화지 같은 숙녀와 연애하는 공상 때려치우지 못하니 그렇지. 허세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입장, 허영심에 기대지 않을 수 없는 숙명. 그게 대체 뭔지는 모르겠고.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근데 내가 어디까지 얘기하다 말았지? 아니 근데 저 오빤 왜 내 잔소리를 얻어듣고 난리야 난리긴. 오빠. 오빠 정말로 여자한테 다변 얻어듣는 거 좋아해? 진짜야? 그럼 더 닥달해줘? 그만해? 왜 말을 안 해. 이 오빠 이상해. 정말로 이상하단 말이야. 오빠 바보야? 생각 없어? 이거 뭐 들들 볶으란 말이야 말고 감고 당겨서 쥐락펴락 해주란 말이야. 도통 속을 알 수가 있어야지. 근데 또 군침은 입에 가득. 영혼은 온통 흑심. 속이 없네. 낭패뿐인 연애사. 뭐든 초라한 전적 이전에 출전 경험 자체가 없음. 퇴짜맞을 게 뻔한데 개꿈을 뭐 하러 꾸나. 잔뻔치 맞느라 정신 없으면 아픈 시늉이라도 좀 하라니까 글쎄. 아무튼 인사말은 1절로 줄이고. 
    내가 여기 온 용건을 말할께. 뭐 일찍도 말한다? 이 사람이...! 오빠 나 만만하게 보는 거니? 그런 거니? 응? 그건 그렇고. 이제 본격적으로 내가 재미난 얘기를 해줄까? 하오나, 어? 뭔가 있는 듯한 재미난 얘기, 들으나마나다. 정말 뭔가 있을 것만 같은 발단, 들어봤자 공연히 헛수고. 그래도 모르니까 혹시나 해서 귀기울려봐야 시간낭비. 아니 근데.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오빠는 날 무슨 얄미운 시누이 같은 존재로 보는 건 아니지? 그러니까 좋게 고백해. 내가 그렇게 좋아? 왜 좋은데? 변심 안 할 자신은 있고? 어허. 그렇다고 내가 사랑을 모를까. 옛말에 그랬어. 둘째 며느리를 얻어보아야 맏며느리 착한 줄 안다고. 어딘가에 헐값에 넘겨버린 환상머신 이제 와서 아쉬운 건가? 쪼잔하긴. 아니면 뭐 새로운 여자를 원해? 이거 봐. 이거 보라고. 누가 남자 아니랄까 봐. 캬, 남자네. 어? 멋져. 끝장. 환장? 개뿔. 밑도 끝도 없이 무슨 개뼉따귀 같은 소리. 동네 똥개들 죄다 깨우는 소리 그만 좀 하자. 응? 좀 그러면 안되겠니? 아, 오빤 청자고 난 진행자구나. 그래 봐야 오빠나 나나 동반자야. 응? 내 티셔츠에 뭐라고 씌여 있어? 그렇지~ (딱) RUNNING MATE. 오빠와 나는 그런 사이야. 알아? 아무튼 말이야
    동서 시집살이가 시어머니 시집살이보다도 더 맵다고, 어? 오빠 나 허트루 알지 마. 누굴 띄엄띄엄 아시나...! 나 이대로 안 물러나. 또 언년이 오빠를 껄떡거리는지 아직 간파하진 못했으나. 어차피 걔네 나한테 걸리는 거 시간문제. 그런다고 뭐 내가 오빠한테 막 달라붙어서 막 딱 초밀접 대인방어해서 막 그럴 줄 알아? 오빠 한번만 만나주세요 제발 한번만 만나주세요. 꿈 깨 이 양반아. 어? 
    좌우지간 내가 여기 온 용건을 말할께. 진짜. 근데 내가 여길 왜 왔지? 아, 내 손에 들고 있는 거. 어제 내가 뺏어간 선물. 그거 오빠 거네. 내가 착각했어. 그럴 수 있어. 응? 왜, 기분 상했어? 난 오빠보다 더 빈정상했어. 이거 왜 이래? 어? 뭐 오빠만 내 맘 들여다볼 줄 아니? 난 오빠 속 뻔히 파악하고 있단 말이야. 왜 그럴 수밖에 없냐, 오빤 내 손바닥에서 노니까. 어쨌든 돌려줄께. 그리고. 얼마 필요해? 용돈 떨어졌으면 말하라니까 왜 표정이 그 모양이야? 얼굴 좀 펴? 왜, 속옷 없어? 가서 사. 최고급 실크 팬티, 그걸 내가 사줄 수는 없는 거잖아. 우리 좀 어른스럽게 살자. 응? 그러면 안되겠니? 답답하다 증말. 언제 철들래? 오빠도 이제 연식도 됐고. 정말 뭘 좀 알만해질 때도 됐지 않나? 안 그래? 요즘도 그래? 일기장에 막 난 영화를 너무 많이 봤다, 그런 낙서나 아직도 끄적거려? 정말 그래? 그래 안 그래? 어? 왜 말이 없어? 그러니까 뭐 이 선물의 의미? 보낸 사람 누군지는 안 봐도 비디오고. 쌍팔년도 영화에 나오듯 뭐 상징적인 의미고 뭐고. 잘 생각해 봐. 왜겠어, 왜겠냐고. 오빠 보고 뭘 하라는 게 아니라, (검지로 이리 와 이리 와 손짓). CALL! 아직도 몰라? 오빠 패 돌아간다 정신 차려. 어? 난 이만 빠질께. 여기 있어 봤자 비전 없어. 아무튼 다음에 보자고. 그땐 그처럼 꾀죄죄하게 입고 있으면 정말 혼난다. 알았지? 나 갈께. 보고 싶으면 전화하고. 아 내 전화번호 모르지? 잘 수소문해 봐. 그럼 나 정말 간다. 안 잡어? 저놈이...」
    긴 명대사, 아니 그냥 긴 대사만 남기고 옆사무실 그녀는 가버렸다. 
   「쟤 뭐야? 지가 뭔데......!」
   「지가 뭘 안다고...」
   「왜 지가 큰소리야..」
   「근데 왜 내가 뭘 잘못한 거 같지?」





    4

    사석에서들 말한다. 허영심 대단한 숙녀치고 내숭 없는 년 못 봤다 라고. 여자들끼리야 불문율 지엄하다지만 남자야 불여우 꼬리에 반색하든 환장하든 뭐 그러려니. 그럼 허풍 센 늑대치고 정력은 더 센 촌닭은 얼마든지? 그게 대체 뭔 말이야! 에잇 그런 사람이 어딨어, 그처럼 굶주린 촌놈들 나와보라고 해 봐 봐. (손차양)......! 차마 셀 수가 없군 그래. 근데 거 기왕 말 나온 김에 옛말 하나만 더 가져다 쓰자면 이렇다. 푼수 야망은 설교로 고치고, 곰탱이 허풍은 몽둥이로 고친다. 아니 그게 아니라. 굳이 곰탱이 미련한데 개꿈에서 깨어나면 재미없지 않을까? 소원 들어드리지 뭐. 근데 거 어째 자꾸자꾸 옛말 들먹이고 속담 갖다붙이고. 나 때는 말이야~, 꼰대지수 부쩍 급상승하는 것만 같다. 그러니 그 얘기는 그만. 딴 얘기 하자. 자,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할 얘기가 없는데. 할 말 떨어지기도 전에 애초에 말수 없는 그놈. 그러니까 여자가 없지. 그럼 결국 남 얘기? 험담 재미없다. 뒷담화야 시시콜콜하든 솔깃하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기. 근데 거 그게 그 들어왔다가 안 빠져나간 얘기. 그게 뭐냐고. 몰라. 어떻게 알아. 타인의 속마음 훤히 들여다보이는 거도 아닌데. 하긴. 남들 마음을 다 알아도 것도 장난 아니도록 피곤할 테고. 이처럼 NB는 정체된 중년운을 타박하던 끝에 결국 새로운 인생을 갈망하게 됐을까? 하면 그래 봤자 푸념뿐. 아는 여동생들의 열렬한 환호, 미칠 듯한 러브콜, 부동의 인기. 다 뻥. 걔네들 때문에 괜히 그 인간 버릇만 잘못 들여놨어 그냥. 저조한 성적표를 내밀면서 넉살을 애초에 차단하면 녀석이 좋아하겠냐고. 말씀 너무 심하시네, 라는 말조차 쏙 들어갈 게 뻔함. 
    그래서 NB는 시동을 걸기로 했다. 언제까지 발동이 걸리기를 기다릴 수는 없으니까. 근데 그건 과연 무잇인가 라는 주제를 정하지 못했을뿐. 그러다 그는 깜빡 잊었던 선물을 떠올렸다. 이미 옆사무실 그녀가 썼다 벗었다 썼다 벗었다 간봐버렸지만. 그래도 선물은 선물. 그래도 옷이기 망정이지 뭐 딸기잼이랄지 그랬으면... 맛 봐버렸다? 진짜로 집도 절도 없는 똥개가 젯밥 맛 봐버렸다고? 무슨 그런 개뼉따귀 같은 공상을. 그만. 아무튼 그래서 NB는 결정했다. 브랜드 NERDY 제품 매장에 방문하기로. 
    재차 강조하지만 누가 보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왜냐고 묻지 마! ~라고 말하기에 앞서 누가 알고 싶어하는 사람 하나 없다. 하나도 읎다고 글쎄. 그런 시시콜콜한 잡담 궁금할 만큼 인생이 어디 한가한가. 아무튼 다시 한번 말하는데 내내 지루한 발단, 마침내 덜 지루한 전개로 이어지게 됐단 말이다. 더럽게 재미없는 절정에 이어 (조용조용 우리끼리만 사석에서 친한 친구들끼리 어쩌다 드물게 애용하는 표현으로 말하자면) 상욕 나오는 결말로 마무리될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브랜드 NERDY 제품 매장 방문.
    브랜드 NERDY 제품 매장 방문.
    브랜드 NERDY 제품 매장 방문.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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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물론 그는 브랜드 NERDY 제품 매장에 곧장 쳐들어가지는 않았다. 한번 보고 두번 생각하고 세번 재고하다가 마침내 살까 말까 망설였는데. 간당간당하던 통장잔고에서 자동이체 때문에 남은 푼돈마저 빠져나가버려, 쇼핑리스트는 물 건너갔더라? 그게 아니라. 딱 3일 고민하다 충분하다 싶어서 무거운 엉덩이를 털고 일어서단 말이다. 
    장면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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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드 NERDY 제품 매장 앞.
    브랜드 NERDY 제품 매장 앞.
    매장에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을 줄이야. 당연히 NB는 미처 몰랐겠지. 예상을 어떻게 해. 자기가 여기 왜 온 건지조차 긴가민가하는데? TV 광고만 봐도 현대인은 스스로 최면에 빠져들기 일쑤이니 그라고 뭐 빠지겠나. 어쨌든 매장에 들어가려는 사람들 줄이 길게 서 있는데. 매장 관계자인지 누군지가 느긋한 걸음걸이로 왔다 갔다 왔다 갔다. 그러다 딱 NB 앞에 섰다. 그러면서 손가락으로 요렇게 요렇게. 그러자 줄서있는 사람들은 뭐 약속이나 한 듯이 환호성 일색. 분위기라는 게 뭔가. 저요? 저요? 왜 나만? 진짜 저요? 나 말이오? ~라는 듯이 의아한 표정과 황당한 느낌을 안고서 그는 관계자를 따라 매장으로 들어갔다. 그와 동시에 줄서있던 사람들은 매장 입장을 포기한 채 모두 뿔뿔이 흩어졌고. 
   매장에 들어서자 보이는 사람은 로버트. 
   「야, 너 로버트 아니야?」
   「어, 형. 여기 웬일이야?」
   「나? 내가 여기 웬일이나면... 내가 여기 왜 왔지?」
   「그걸 왜 나한테 물어?」
   「근데 너 하다 하다 의류업까지 진출했냐?」
   「왜 난 패션과 거리가 멀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럼 너 패션쇼 가봤어?」
   「형은 안 가봤어? 안 가도 돼. 나 봐. 옷걸이 좋잖아. 형은 맞춤복 같은 남자, 난 옷걸이. 허허. 우리가 아직도 넌 우머나이저 난 터미네이터 그렇게 놀아야 하나? 여태 눈치 못 챘어? 이게 의류매장 같아?」
   「그럼... 설마... 혹시...」
   「그래. 웜홀머신 업그레이드 버전. 웜홀공장이란 말이지.」
   「그 미완성 환상머신을 뚝딱 웜홀머신으로 개조한 건 알겠는데. 너 나랑 장난하니? 그게 말이 되냐. 지금 영화찍냐? 어?」
   「안 믿기면 밖으로 나가 봐.」
   「그래. 그러자. 그럼 알게 될 테니까.」
    그렇게 NB는 브랜드 NERDY 제품 매장 밖으로 나갔다. 아니나 다를까 거긴 놀이공원이었다. 성황 중이 아니라 휴업중인 놀이공원. 뒤 따라 나온 로버트가 손을 들어 NB 어깨를 툭 짚었다. 
   「이제 현실감과 환상감 구분 하겠어?」
   「이거... 이게... 꿈이냐 생시냐? 대체 뭔 속임수야?」
   「이게 어떻게 속임수야? 단지 놀이공원이 운영하지 않는다 뿐 다 진짜잖아? 왜, 안 믿겨?」
   「신뢰할 수 없어. 말도 안 돼!」
   「그래, 개뼉따귀 같은 일이지. 정말 그래. 근데 사실인데? 허지만 이게 세상에 알려지면 어떻게 될까?」
   「뭘 어떻게 돼. 어떻게 되긴 누가 알아. 대체 이게 뭔 수작이야. 그리고 왜 나한테!」
   「그렇다고 우리가 심신분리 놀이를 할 수는 없잖아. 안 그래?」
    그 순간 NB는 놀이공원에 기념탑처럼 솟은 시계를 보았다. 
    상징 조형물탑은 세모요
    동그라미는 시계였고 
    그 아래 네모에 씌여진 날짜는... 미래였다. 먼 미래! 
    그 순간 갑자기 로버트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응, 마라.. 나야.. 나랑 같이 있어.. 고분고분하지.. 지가 어쩔 건데.. 꼼짝없이 잡혔어.. 꿩 잡는 건 매라지만 칠면조든 딱새든 다 우리 판 안에 있어..」
    그러다 로버트는 뭔가 더 중요한 얘기가 있는지 저쪽으로 가서 심각한 통화를 계속했다. 
    통화를 마친 로버트는 돌아와서 뭔가를 말할 듯 말 듯 하는데. 
   「형, 그거 알아?」
   「」
   「마이크로소프트. 그 회사가 미스테리아를 샀어.」
   「뭐 하러?」
   「근데 사자마자 다시 팔았어. 어디다 판 줄 알아?」
   「어디다 팔았는데?」
   「어디겠어 구글이지.」
   「진짜야?」
   「지금이야 아니 형이 살던 세상에서야 헛소리겠으나. 현재와 미래의 중간 그 완충지대. 웜홀머신이 우릴 지금 그곳으로 데려왔자나. 여기선 다 알 수 있어.」
   「」
   「근데 형 TESLA 주식 사놨어?」
   「아니.」
   「잘했어.」
   「왜?」
   「나중 두고 보면 알게 될 거야.」
   「언제 사야 할지를 알려주겠다는 거야?」
   「감 녹슬지 않았군.」
   「공짜로?」
    그때 다시 로버트한테 전화가 걸려왔다.
   「아이고 이게 누구신가. 여성환상 1대주주 사라가 아니신가... 허허허허허... 다 잘 되어가고 있어... 걱정 붙들어 매. 숙녀여...」
    로버트는 NB에게 귓속말로 뭐라고 했다. 
   「저기 보이는 저 유령의 집에 가서 지금 당장 일하라고? 아니면 난 돌아가지 못하는 거야?」
   「아니면 전성기인지 방랑기일지 모를 젊은 시절을 생략한 채 미래로 곧바로 건너뛰고 싶어? 그게 희망찬 내일일지 불운의 암흑기일지 어찌 알고.」
    돌아가는 분위기로 봐서 그는 유령의 집에 들어가 잔꾀를 굴리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무슨 중간지대인지 뭔지에까지 와서 잔머리를? 응큼한 잔상만 해도 얼만데...! 이거 딱 봐도 NB는 정체 모를 모스맨 일당의 잡부로 전락한 거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6

    그가 유령의 집에서 번개처럼 작성한 낙서는 이랬다.
   <애들은 사진도 잘 안 찍는다. 60대는 편의점 갈 일 좀처럼 없다. 중년은 뭘 해도 재미없기 일쑤. 중년만? 젊음의 행진을 왜 하나. 줄 달린 치즈를 적당한 자리에 툭 던져놓으면 그만. 반응이 별로면 막강한 미끼도 많음. 청춘은 바로 지금이라며 빨빨거리며 돌아당겨 봐야 금방 지침. 발품 팔며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둥 뭐라는 둥 반대말도 흔하다. 한우물 못 팠던 사람들이 보면 산전수전 다 겪었다나 뭐래나 입담 세지 않나. 떡밥 막 뿌려봐야 잔챙이 밖에 안 걸리는 게 세상사. 대어 구경하는 게 어디 쉽나. 달 밝은 밤이 흐린 낮만 못한다. 뭐? 그 얘기가 아닌데. 아니면 뭐, 달콤한 사탕이 우선 먹기는 좋다. 급히 먹다 채한다. 아니다라고? 더러운 물로 급한 불 먼저 끈다고? 썩은 사과 타령 그만 좀 하자. 거 더럽게 벌레 먹은 과실 얘기... (절레절레). 뭐 낙과? 추접스럽게 진한사랑 공상 짜증난다고. 아니 근데 이런 개뼉따귀 같은 허구를 연재해도 건재한 여성잡지. 걔넨 대체 뭐지? 뭐야 걔네, 어? 참으로 정체가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어 그냥. 응? 그 의뭉스러운 여성환상 1.5를 이끄는 맹장이 누구야? 알고 봤더니 꽤죄죄한 졸병이 대주주? 누구라고 말은 안 하겠는데 칼럼니스트 그 인간, 빈둥빈둥 놈팽이 생활 대체 언제 끝나나. 필자가 걔 마음 대신하는, 녀석 변호인은 아니다만, 걔 대필해주느라 이 고생 하는데. NB로 말할 것 같으면, 드디여 걔가 미쳤구나. 마침내 미쳤군 그래. 많이 버텼어. 오래 참았지. 갈 데까지 간 거야. 볼짱 다 봤나? 몰라. 몰라 몰라. 근데 이게 다 뭔 얘기야? 모른다고 글쎄. 됐고>
    일단 이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이게 정녕 생시인지 꿈인지 확인코차 그는 다시 바깥으로 나오려고 했다. 
    허나 무섭게 생긴 보디가드들이 그를 가로막았다. 그는 다시 들어가서 몇 글짜 더 끄적거릴 수밖에. 
   <허영심의 열띤 공감에 기반을 둔 고혹적 선망, 반길 생각 없음. 키우다 보면 과소비요 허락하다 보면 정신산만. 허나 재미없음에 반기를 들래야 활력은 이미 하락세. 지적인 열망마저 시름시름. 자타공인 갈채받아 마땅한 목표가 뚜렷한 인생이야 드라마 속 얘기고. 틈만나면 쓸데없는 공상, 더 쓰잘데기 없는 개침. 날씨는 쾌적한데 유쾌한 친교는 다 옛날 얘기. 솔직히 말하자면 이해 불가능한 신비, 비밀스러운 행복감. 전자와 후자에 대한 숨길 수 없는 열정을 마다하지 않을 텐데. 근데 성과는? 못 말리는 환상은 허황된 욕망으로 판명남. (절레절레) 그거야 바로 그거야? 노잼. 꽝. 긍정적인 낭만과 헤어나올 수 없는 포만감. 바램은 건배사 같은 인생, 현실은 안주 이름이 아무거나. 뭣이 어째? 흥분하지 말자. 남 얘기가 아니니까. 말하자면 재미없다 했을 때 F1 대회 우승자처럼 집에서 혼자 샴페인이나 터트려볼까? 소파에 자빠져 TV만 보기엔 뭔가 짠하다. 이대로 권태에 굴복할 수는 없다. 심심함에 순응하기에는 명검이 너무 짧다. 자, 그래서 NB는 행복한 인생을 위해서 진한 사랑이라는 목적을 생각하는데. 그래 봐야 허탕. 뭘 해도 안됨. 뭘 해도 재미없음. 항상 노잼. 언제나 꽝. 늘상 곯음. 팍상 상함. 하여 썩은 미소 고정. 웬만하면 다 뻥. 개 뻥. 몽땅 뻥. 그렇다고 재물복을 탓하며 애정운을 새롭게 점쳐보긴 너무 궁상맞지 않나. 그래도 Bellini / 오페라 <몽유병 여인(La Sonnambula)> 1막, 이 얼마나 화창한 날인가" 이런 고상한 음악에 마음이 흔들리면 안된다. 팔랑귀에 쥐락펴락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테니까. 대문은 넓어야 하고 귓문은 좁아야 한다. 귓구멍이라고 했나? 귀 간지러운 얘기는 자제하자. 그러는 게 좋겠다. 뭐 귀걸이? 됐다니까 글쎄. 거 참...! 그래서 적극적으로 뭔가 시동을 걸려하나 여의치 않고. 능동적으로 자발을 앞세우기도 그렇고. 피동적으로 탄력을 어떻게 받나. 행운의 여신은 올 뻔 말 뻔 하시다 딴 데로 행차하셨겠지 뭐. 그러던 어느 날 전화가 걸려왔다. 어라! 대문 턱 높은 집에 정강이 높은 며느리 들어온다. 일이 우연히 잘 들어맞네...싶은 껀수일까 아닐까. 일단 들어나 봐야지. 그래서 딱 전화를 받았는데 장난전화. 뭐야 이거. 이런 젠장! 그래서 그는 일단 밖으로 나갔다. 어딘지는 다음 편에 귀뜸할 수도 있고 비밀로 남겨놓던가 하기로!>
    다시 바깥 형편을 정탐하고자 그는 관찰자로써 바깥으로 나왔다. 
    근데 햇볕에 머리가 핑 돌았다. 때마침 퐁 하는 효과음마저 들렸다. 
    귀울림이랄지 가녀린 뇌전증과 다시 한번 퐝~하면서 얍~ 얍~! 막 그런 기합인지 환청이 들렸다. 그렇게 그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7

    NB는 브랜드 NERDY 제품 매장에서 깨어났다. 눈을 떠보니 아무도 없었다. 귀신에 홀린 느낌? 기분이 이상했다. Johann Georg Pisendel / Violin Sonata in a minor 대체 방금 그 줄거리는 뭐지? 뭔지 모르겠으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소용없기 때문에 그는 일단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문 밖에서 옆사무실녀가 기다리고 있었다. 
   「오빠, 나야.」
   「」
   「내가 넌 줄 모르니? 라고 말하려고 생각하진 않았지? 알고 있어. 근데 내가 어떻게 여기 왔냐고? 글쎄요. 누가 알려줬을까 아닐까. 한번 맞춰보시지?」
   「」
   「왜 말이 없어? 근데 난 왜 보고 싶었는데? 내가 언제 너 좋다고 한 적 있냐고? 또 오리발? 이런 촌닭을 다 봤나. 그나저나...」
   「한편...」
   「한편?」
   「아, 쓰고 읽기가 아니라 나 지금 사람과 대화중이구나. 너 혹시 웜홀머신에 대해 아는 거 있니?」
   「뭔 머신?」
   「아니 됐다. 내가 너랑 뭔 얘길 하겠니.」
   「오빠 왜 날 무시해? 날 뭐 멍청녀로 보는 거야? 이 아저씨가 진짜...! 아무튼 진짜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오빠가 대필한 중편. 지금 영화로 나왔대. 어서 보러 가자. 무대인사 준비되어 있어. 근데 오빤 유령작가야. 마라 언니 왈, 전면에 나서도록 놔두지 않겠다나 뭐래나.」
   「뻥치지 마.」
   「뻥 아니야.」
   「그리고 1년 후에나 탄생한 작품이고.」
   「그건 또 뭔 소리야? 너 날 물로 보니? 내가 뭐 봉인 줄 알아? 나 카리스마 끝장이야. 대체 몇 명의 여자들이 나한테 뻑간 줄 알기는 알어?」
   「뻑가는 소리 좋아하시네. 어? 놀고 있어 아주. 잔말 말고 따라오기나 하셔.」





    8

    그 이후 별다른 일은 없었다.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복귀. 성공적인 심심함이라고나 할까? 차라리 더럽게 말 많은 것보단 나을 수도 있다. 말이 그렇단 거다만. 
    미칠듯한 흥분. 끊임없는 몰입감. 기똥찬 감수성. 벌렁벌렁 황홀감. 벌컥벌컥 호기심. 세계 상남자 협회 지존 기록 갱신을 향한 질투심. 대천사와 사랑에 빠진 것만 같은 환희. 온갖 요정들의 달콤한 애원처럼 들끓는 쾌감. 도저히 지침을 모르는 정력? 불가사의하도록 마르지 않는 정욕? 천국을 만난 것만 같은 쾌락.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만인의 교성과 만방의 신음을 몽땅 혼합한 듯한 기쁨. 참을 수 없는 재미는 차마 멈출 줄 모르고. 결코 실망스럽지 않을 게 분명한 기대감 만빵. 예고했던 행복을 어김없이 만족시키는 정도를 무색케하는 게 그 뭐랄까... 장난 아님. 진심으로 비너스가 아닌가 의심스러운데 다가온다 다가온다...! 어쩌다 아르테미스가 내 엑스트라병을 말끔히 치유해주겠다는 건지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줄거리. 잔뜩 달아올라 흠뻑 젖어버릴 거라는 예감,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정말로?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달콤한 과즙 벌레가 먼저 시음해버림. 달지 않은 도넛을 왜 팔아! 소망은 헛된 몽상. 개꿈은 개꿈일뿐. 단지 그뿐. 마른 안주 같은 촌놈이 꿈꾸는 공상 하나도 앗 웃김.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아이디어 들으나 마나. 하다 하다 환청은, 오빠 혹시 그거 알아? 말도 말어. 귀찮게 하지 말라 그래. 조용히 해야지. 왜 저래 진짜! 
    이처럼 혼란한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무엇을 할까? 각자 나라면...의 후보군들이 화려하실 텐데. 그런 한편 NB가 택한 비장의 카드는 뭔고 하니, 뭐더라? 뭐지? 뭐야, 뭐냐고. 그야 뭐 특별히 두각을 나타내는 관심사의 부재쯤이야 익숙할 뿐. 뭐 재미난 일 없을까? 있을 턱이 있나. 무도회는 끝났다. 청춘은 퍼졌다. 사랑은 없다. 오락산업은 식상하다. 권태는 심각하다. 미소는 썩었다. 사교계는 망했다. 희망은 잊혀졌다. 상심은 단짝. 절망은 내 친구. 실망 떠나면 섭섭하고. 야망이야 불러도 대답이 없지. 소망마저 토라짐. 쾌락마야 딴청. 대타들은 모두 지각에다 경기감 바닥. 쓸 만한 인재는 경쟁팀에서 몰래 빼간지 오래. 스카우트 자금도 거덜남. 감독까지 러브콜받고 도망감. 그래도 쓴 맛 단 맛 산전 수전 겪은 인생, 방법이 왜 없겠나. 자, 거울을 한번 봐볼까? 슬럼프를 벗어날 조과운을 점쳐보게 말이야. 점쟁이도 심심하면 화장도 하고 동화 주인공처럼 수정구슬도 쓱싹쓱싹 만질 것이다. 아님 유달리... 망측하다.
    남의 남편을 탐하지 말라.
    남의 남자친구한테 껄떡거리지 말기.
    친구의 남자친구를 상상하며 흥분하지 말자.
    근데 오늘도 이미지 트레이닝? 심심하면 아무 남자한테나 꼬리치기? 그러니까 남자들이 쉐도우복싱 같은 허세로 인기없음을 달랠 수밖에. 좌우지간 우리도 관상 볼 줄 안다. 손금 딱 봐도 대번에 행운아인지 풍운아인지쯤은 구분한다 그 말씀. 자, 잔말 말고 거울을 들여다보자. 뭐야 저거! 다시 다시. 다방 출입 십 년에 남의 얼굴 볼 줄은 안단 말이다. 뭐야 저거! 닭 쫒던 개 지붕 쳐다보는 상이자나? 이런 젠장. 젠장 관상 아니 본만 못했네 그려. 허나 그런 말이 있다. 늙을수록 욕심은 젊어진다. 굳이 삐딱하게 해석할 일만도 아니다. 메달의 뒷면 먼저 보고자하는 심리, 역으로 봐도 뒤집어 봐도 욕심 너무 없어도 문제. 대체로 적당한 게 좋고, 리듬을 즐기며 행운의 구름을 탈 줄 알아야 한다 라는 말이다. 그런즉슨 아는 여동생들 다 떨어져나간 마당에 남자들 우정을 믿어보면 어떨까. 너 저 웨이트레스 좋아하니? 너 혹시 그 바텐더 마음에 드냐? 그럼 넌 치어리더 싫어하냐? 그럴 때도 지났다. 이러니까 마른 오징어 같은 남자가 특종을 쥐어짤 수가 있나. 
    따라서 NB는 무작정 일단 집을 나왔다. 아니. 사무실에서 일찍 퇴근했다. 그렇게 아지트로 향했다. 도착했다. 그는 막 아지트로 들어가려던 찰나. 
    으잉? 그 앞에 브랜드 NERDY 대리점이 생겼네!
    업종이 의류에서 장난감으로 바뀐 점 때문에 무언가 의아함 가득.
    그래서 그냥 한번 들어가 볼까? 라고 생각하자마자 방문. 
    브랜드 NERDY 대리점 내부. 
    친구이자 동생인 로버트와 꽤 닮은 젊은이가 보임. 
   「저기... 혹시 로버트 동생이세요?」
   「로버트를 아세요?」
   「알다마다요. 절친한 사이죠. 우리는 아주 특별한 관계라고 할 수 있다마다요.」
   「그래요? 연배를 보아하니... 우리 아버지랑 호형호제하시기엔... 우리 아버지의 삼춘의 당숙벌 아닌가요?」
   「당, 뭐요?」
   「저도 얘기를 듣을 것도 같고...」
   「그럼 제가 미래에서 왔을 리는 없으니까. 자, 거울을 한번 봐볼까요?」
   「여긴 거울 없어요. 핸드폰 카메라로 비춰보시죠.」
    NB는 본인 얼굴 모습을 확인하기 전에 자기 거동으로 판단하건대... 눈치깠다. 
    자기가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언제로 갈 수는 없기 때문에, 고로 밝은 미래가 당겨져온 것일까? 
    정답은 브랜드 NERDY 본사 또는 모스맨 연구소 뿐이라고 판단했다. 그거 말고 이런 개수작... 아니 그게 아니라. 
    아무튼 그는 아지트고 뭐고 당장 그곳으로 출동했다. 결과는 차차 알려드리든가... 
    열린 결말로 끝맺어 드라마로 확인하기로 하고. 





    9

    바보 투정은 고기로 달래고, 허당 응석은 껀수로 달랜다. 아 작업이 아니라 멜로드라마. 뭐 또 영화 찍게? 늘상 잔꾀. 언제나 잔머리. 그러니 잔소리 얻어듣는 복 한번 기가 막히다 그 말일세. (절레절레) 어? 누군지 몰라도... 통과. 근데 호박이 제 발로 굴러오기를 하나, 아니면 열망하는 꿈이 있나. 애원하는 내 님도 없어 아끼는 장비가 어디 있어. 딱 사교계 퇴물. 플레이보이계 퇴짜. 삼류 나이트클럽에서도 안 받아줌. 근데 누가? 몰라. 누가 알아. 왜 알아야 하냐고 우리가 푼수 인생을. 좌우지간 말이야, 어? 보아하니 NB 걔 아직도 그러고 다니나? 막 핸드폰 열어서 친구랑 남자 후배들한테 보여주면서, 아는 여동생들 누구 소개시켜줄까 말까 뜸들이기나 하고. 실속은 없고. "야, 너도 할 수 있어. 형이 여자 꼬셔주는 거도 한두 번이지.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 법. 응?" 어쩌고저쩌고. 다 뻥. 개 뻥. 몽땅 뻥. 죄다 개 풀 뜯어먹는 소리. 그래서일까? 그는 부쩍 작업량이 줄었다. 뭐든 허탈 결국 성과 없음. 설마 정력은 몰라도 성욕까지? 갑자기 말이 없으시네. 왜일까? 왜지? 아니 왜? 대체 왜냐고! 어? 왜겠어. 가만 있어 봐, 나 얘기 좀 하게. 말리지 마. 어? ~라는 인공지능 지니가 잠잠하니까 그렇지. 뚜껑 한두 번 열리나. 장사 하루이틀 해? 여러분~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선동가 역할 누가 단골이었냐고. 놀아주는 사람 없으니까 따분해질 수 밖에. 혼자 놀다 퍼졌어. 뻔해. 필경 어쩔 것이다 라는 예언 필요도 없어. 은근히 추측을 왜 해. 예사롭지 않은 추정이든 달콤한 예상이든. 추리와 추론이 은밀하든 말든. 떠보든 말든 추궁이고 자시고 답은 뻔하다니까 글쎄. 실상 성격 좋은 신부들러리들 알고 보면 인기 좋다. 다만 실속 못 차리면 NB처럼 되는 거고. 왕년에 잘나갔던 연예인이 현역 스타를 보면서 하는 말. 널 보면 마치 내 과거를 보는 것 같아! 딱 보니 이제 외로운 병풍. 각나라 1부리그를 전전하던 화려한 시절을 뒤로 한 채 자국 리그 복귀를 뿌리치며 허당계 복귀를 눈앞에 둘 처지냐고 지가. 응? 엑스트라만 맡다 보니 딴 걸 못해. 남 비위맞춰주는 일중독 같던 생애사 전략을 땔감으로 칼럼 써서 입에 풀칠하고 살다가. 할 말 떨어진 거지. 더군다나 툭하면 일하기 싫증나고. 더더군다나 뭘 해도 재미없기 일쑤. 그 뿐만이 아니라 통장잔고 바닥. 게다가 양대 잡지사로부터 오늘은 마감일 독촉, 내일은 이별 압박. 쥐었다 폈다 들었다 놨다. 줬다 뺐기? 당근과 채찍. 심지어 사람은 고기를 먹어줘야 한다면서 뭐 어떻게 고기를 먹었어. 막 먹었어. 계속. 여러번. 일단 먹었다고. 양질의 고기든 싸구려 햄버거든. 근데 힘이 불끈불끈? 사랑의 하트가 벌렁벌렁? 핑크빛 아기돼지 같은 청초한 단꿈과 달리 웬 불고기 요리 효능은 괜찮기 때문? 결과는 한마디로 식상한 말로 회춘 저급한 코메디로 따져 몽정기. 하여 잊었던 배경지식 세삼 느끼지 않을 수 없음. 아아 이래서 불교계 그분들께서 양파, 고기, 부추... 섭취를 금기시하지. 정작 알던 잔지식은 쓸모없고 남아도는 정력은 더더욱 쓸 데가 없고. 근다고 뭐 누가 오빠 제발 한번만 딱 1번만 만나주라며 쫓아다녀? 어림도 없음. 바랠 걸 바래야지. 어? 그러니까 말이지 여자들이 수다대회 열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다는 것. 보아하니 자기랑 놀아주면 좋아하는 중년. 여성잡지 2들께서 그분들 정신분석 만큼은 꾀차고 있단 말이다. 그러니까 배가 부르면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한눈파는 게 어쩌면 영원한 취미인데 잡은 물고기한테 밥을 왜 줘? 포획한 사냥감을 보며 흐뭇해하는 전문가들도 많다만 베일에 감춰진 게 진짜. 그분들이 누군가. 왜 얼굴 팔리기 싫다고 하시겠나. 어? 사냥하기 라는 짜릿한 몰입감을 외면할 수 없는 선수. 영원한 현역. 그래서 오늘도 방생? 말해 뭐 해. 근데 그거랑 사랑이랑 뭔 상관인데. 내 말이. 그리고, 어? 그 얘기 저번에 했잖아. 또? 툭하면 그 얘기? 어? 허나~ 사람이 어떻게 새로운 말만 하며 살 수 있나. 아무튼 그런 말이 있다. 농작물은 주인 발자국 소리에 큰다. 부지런한 농부 대체로 풍년과 친하기 마련. 말하자면 자연의 이치라는 게 봄바람이 불면 숙녀 마음 싱숭생숭하기 마련. 봄이 오면 씨앗을 뿌리고, 여름이면... 씨앗을 더 막 뿌려대다가... 뭐? 밭이 워낙 좋으니 어떤 씨앗을 뿌려도... 뭐 남자는 꽝이고 여자만 특A급이란 말이야 뭐야. 참 나 거 나 이거 증말 뭔 밑도 끝도 없이 (절레절레). 이러다간 두 마리 토끼 다 놓친다. 딴 인생 좌우명 다 놔둔 채 왜 하필 그 포지셔닝을... 넘어가고. 사실이 그렇다. 늘 그랬다. 누가 모르나. 잘 아시지 않나. 귀찮아서 타켓층을 딱 찍기도 벅차고. 힘 빠져서 떡밥뿌리기마저 여의치 않을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단 말이다. 고로 NB는 겁이 덜컥 났다. 공포심? 영화라도 보면서 무료함을 달래면 좋긴 하나. 인기는 원래 없었고 아는 여동생들 다 떠나갔는데? 따라서 그는 이건 아니다 정말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결심했다. 뭔가를 하기로. 근데 뭐를? 어? 뭘 말이야. 이만 줄이자. 그게 좋겠다.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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