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 183

from 소설 2021. 1. 31. 18:10

    1

    상업적인 쾌감과 최종적 행복감. 우리가 그녀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묵비권을 행사할 만한 질문이기 때문에, 고로 nb의 할 일은 이렇게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조잡한 뻔트 대신에, 완전히 새로운 환상을 위한 회심의 열정. 허나 그는 지쳤다. 하긴 걔가 무슨 마술사도 아니고. 황홀감이 뭐 뉘집 개 이름이냔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조숙한 호기심이 어딘가로 향했냐, 하면 그럴 리는 없었다. 난 또 뭐라고. 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됐어, 뜬소문을 꼬치꼬치 캐물을 의욕은 커녕 다변가든 허당이든 다 떠나고 남은 건 외로움뿐. 도시의 고독한 사냥꾼 누가 아니랄까 봐! 그래서 하는 수 없이 SF 작품 속으로 들어갈까 하는데. 그분들이라고 아무나 환영할 수 있나. 환대받지 못할 잔치마저 이젠 열리지 않음. 그러므로 이제 깨달았다고나 할까, 짝사랑 받던 시절이 좋긴 좋았다고. 그걸 이제야 알았나? 사랑에 있어서는 미련한 바보요 재물복에 대해서는 말해 뭐 하나. 하다 하다 이젠 꼬맹이 고추 환각 증상까지. 허언증 치유된지 얼마나 됐다고 잘한다 잘해. 기대없는 인생에 대한 의구심을 대체 무엇이 불식시켜줄까는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까먹을 테니까. 그런데 nb는 글쓰기를 냉큼 그만뒀는데 왜 아직도 기발한 착상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거야. 이제 보니 여자에게만 약한 게 아니라 변덕에 관대했구만. 요즘도 그러고 있으면 어쩌자는 거야? 제발 정신 좀 차려 이 친구야! 어? 귓구멍에 이어폰도 안 꼈는데 또 뭔 응큼한 상상을 하시는지. 답답한 인간 같으니라고. 한심한 늑대란 말이다. 물론 스스로 잘 알 것이다. 때문에 더 행운에 대한 마지막 열망을 지체하다가는 죽도 밥도 안될 것이라고 판단했는데. 
    그래서 이번에도 역시나 그는 무작정 바깥으로 나갔다. 근데 하필 가는 날이 장날... 비가 내리는 중. 예전에 비 맞고 걷는 걸 이따금 좋아하기도 했는데. 부쩍 호르몬 불균형이 초래한 우울감일까? 왠지 모르게 축축한 분위기가 내키지 않았다. 물론 그래도 누군가 반가운 지인을 만난다면 180도 바껴서 즉각 대타 등장하여 완전 딴사람 될 텐데. 그러지 않는 이상 어딘가 모르게 마음까지 축 쳐지는 거 같다고나 할까? 멋스러운 낭만 대신에 순식간에 늙어버린 것만 같았다. 하긴 뭐 나가봐야 산책 밖에 더 하나. 어디 갈 데도 없고 오라는 데는 더 없고. 그렇다고 누가 뭐 외롭데? 혼자가 좋다. 여편네 잔소리 부럽지 않다. 그렇다고 또 여자 얘기로 빠질 수 있나. 하여 그는 좋게 일이나 하려고 했는데... 자기가 올리비아라고 소개하는 어떤 숙녀가 nb를 찾아온 것이다. 
   「혹시 저 말고 올리비아라는 여자 누구 아는 사람 있어요? 없겠죠. 그럼 전 여자친구 이름은 기억나요? 사겨봤어야 잊지 않겠죠. 허허허. 근데 제가 어떻게 선생님을 그렇게 잘 알까요.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제가 형씨를 찾아왔다는 사실이 더 의미있다는 점. 모른 체하지 마세요. 아시겠어요? 그러니까 왜냐! 그 의문점 합당하고. 그 얼빵한 표정은 더더욱 타당하다는 점. 저도 인정해요. 그렇다고 제가 뭐 그대의 불행을 불인정한다 뭐 그런 말은 아니니 괘념치 마세요. 아시겠어요? 근데 언제 봤다고 자꾸 아냐 모르냐고요? 웃지 않으시는 거 보니, 따라서 그렇게 비꼬아서 속으로 생각하시지는 않았군요. 다행이에요. 그럼 다행 중 불행은 뭘까요? 다행 중 불행이 뭔지도 모르는데 그걸 왜 나한테 물어보냐? 안 물어봤어요. 왜, 여쭤봐드려요? 그럼 말을 하시든가. 어찌 됐든 지금 정신 하나도 없죠? 그럼 이제부터 기를 받게 해드릴까요? 아직 준비가 안 되신 거 같으니까, 그러므로 더 기를 빨려봐야 정신을 차리시겠네요. 허허허허허. 그러니까 주변에서 형씨한테 가짜웃음 연기력 좀 늘리라고 했어요, 안 했어요? 그러게 왜 말을 듣지 않고. 네? 오빠 그처럼 맹탕으로 살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되요. 알아요? 이게 다 형씨 생각해줘서 드리는 말씀이에요. 
    아, 내 정신 좀 봐. 제 소개가 늦었군요. 전 올리비아에요. 아, 아까 얘기 했죠? 그럼 미리 말을 하든가. 어? 근데 왜 오빠는 말이 없어요? 왜겠어요 제가 말할 기회를 용납하지 않으니까 그렇겠죠. 그러니까 치고 들어와요. 네? 왜 말을 못 뺐어요? 그럼 여자를 뺐기기는 잘할 자신 있어요? 아, 할 말이 없으시구나. 솔직히 말해서 할 일도 없죠? 착상이 엉켰죠? 내 그럴 줄 알았어. 바로, 그래서 제가 온 거라구요. 아시겠어요? 저는 오빠가 발표할 다음 작품 주인공이거든요. 그걸 어떻게 믿냐구요? 지금 믿고 안 믿고 그래서 어쩌자구요, 네? 그러니까 왜 제가 오빠를 찾아왔을까요? 왜냐하면 소시오패스들이 오빠한테 따지러 오기로 했다는 첩보를 입수했기 때문이에요. 왜 찔려요? 그러게 평소에 착하게 사셨어야죠. 이보다 어떻게 더 맹물로 살 수 있느냐, 질문 할까 말까 망설이시는데 일단 의뭉스러움을 부자연스럽게 생각하는 그 자세. 저평가하진 않겠어요. 그럼 뭘 높이 사줄 수 있냐? 얼굴 팔리기 싫어하시는데 뭘 더 바래요? 네? 아직도 정신 못 차렸어요? 지금 뭔 생각해요? 네? 그러니까 그 모냥... 됐네요. 재미없다구요. 어거 완전 바보 아니야? 어? 왜 기분 나빠 오빠? 그럼 나랑 이참에... 어딜 넘봐요? 우리 초면이라는 거 잊었어요? 그러게 숙녀를 보자마자 반하면 어떡하냐구요. 설마, 오빠도 첫눈에 반하기가 뭐 본인만의 특기이자 타고난 능력인 줄 착각하는 거에요? 에잇 아닐 거야. 뭐 일단 저한테 첫눈에 홀딱 반했다니 뭐 귀여워해는 드릴께요. 그럼 된 거죠? 그게 뭐가 된 거냐구요? 그럼 뭘 원하는데요? 것 봐요,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잖아요. 이런 푼수를 다 봤나. 허허허허허. 그러지 말고 절 따라와요. 아, 뭐해요? 사이코패스들한테 신나게 뚜들어맞어야 정신을 차리겠어요? 지금 거의 다 왔어요!」
    nb는 단 한마디도 못한 체 그녀를 따라가게 되었다. 
    물론 이동하는 중간 중간 nb는 뭔가 운을 띄워서 힌트를 얻어내려고 시도해보지 않은 건 아니다. 
   「그게 그러니까 말입니다,」
   「뭐요? 크게 말해요? 아저씨 그러다 자기가 뭔 얘기를 하려는지 까먹는 수가 있어요. 아시겠어요?」
   「네?」
   「크게 말해요. 아까 뭐랬어요? 것 봐요. 또 까먹었네. 내 그럴 줄 알았어. 그래서 어떻게 여자를 꼬신다고. 절 만난 걸 다행인 줄이나 아세요.」
   「네? 네. 네? 네.」
    올리비아와 nb는 어떤 영화촬영 세트장에 도착했다. 
    장면 전환.
    장면 전환.
    장면 전환.
   「여긴 어디죠?」
   「선생님 다음 작품을 찍는 드라마촬영소죠.」
   「네?」
   「형씨 시간은 도둑맞았어요. 때문에 오빠는 모를 수 있지만 이미 다음의 다음 작품은 이처럼 미리 찍고 있는 거라구요. 보이시죠?」
   「뭐가 보인다는 거죠? 전경을 보아하니 세트장인 건 알겠는데...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요?」
   「내가 언제 사람들이 있댔어요? 다들 휴식시간이라거나, 식사하러 갔거나, 딴 장면 먼저 찍으려고 다들 이동했을 거 아녜요? 안 그래요?」
   「네? 네. 네? 네.」
   「근데 아까 우리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 기억나요?」
   「그게 그러니까...」
   「그게 그러니까...! 제 벤을 타고 왔잖아요. 최고급 특수제작. 네? 이래가지고 저랑 같이 일할 수 있겠어요?」
   「무슨 일을...」
   「또 마음의 준비라는 둥 뭔가 기분이 찌푸둥하다는 둥 핑계 대기만 해봐요. 내 그럴 줄 알고 제 다음 타자를 준비했죠. 왜냐, 전 다음 장면 찍으러 가야 하거든요. 그럼 우리 작별의 석정을 어떻게... 꿈도 꾸지 마세요. 뭐 기회 되면 만나겠죠. 아니면 각자 풍선처럼 헛바람 잔뜩 든 개꿈을 쫓든 어쩌든 자기 인생 살겠죠. 안녕! 뭐해요 인사도 안하고.」
    그러면서 올리비아는 어딘가로 급히 가버렸다. 
    그런데 여긴 영화촬영 세트장인 거도 같고 무슨 박람회장인 거도 같았는데... 난 이제 뭘 해야 할까!
    ~라고 nb는 생각했다. 





    2

   「형씨, 이쪽이오. 이쪽으로 오시오. 어서 오지 않고 뭐 하시오?」
    그와 동시에 저쪽에서 유튜브 동영상으로만 봤던 아프리카 들개떼가 nb를 쫓아왔다. 
    당연히 걔네들한테 쫓겨 그는 웬 낯선 사내가 인도하는 귀빈실로 들어가지 않을 수 없었는데. 
   「당신은... 일단 내 소개부터 하겠소. 당신 소개는 듣고 싶지 않아. 그러게 날 주연으로 발탁해야지 뭔 허접한 삥바리를 주연으로 깜짝 간택하면 어떡하잔 말이오, 네?」
   「그럼 당신도 내 작품에 나올 사람이오?」
   「이제야 말이 좀 통하는구만. 시간 없소. 바쁘니까요. 일단 이 비밀촬영소의 내부구조에 대해 모두 설명드릴 순 없소. 다만 지금 계신 귀빈실은 일종의 기차요. 그래서 우리는 모노레일을 따라 위아래를 오르락내르락하거나, 수평으로 때로는 롤러코스터를 타게 될 거요. 당연히 바깥은 보이지 않소. 여기는 놀리공원이 아니기 때문이라오. 물론 중력도 관성도 장력도 속도감도 그 무엇도 느껴지지 않을 거요. 그 정도 기술도 없이 이걸 구현할 리는 없지 않소. 아니 그렇소? 그처럼 떨떠름한 표정으로 미리부터 힘빼진 마시오. 나중 언젠가 흥분해야 할 적기에 쓸 힘은 남겨둬야 하는 거 아니겠소. 허허허. 아니 그렇소? 그런데 보아하니 이런 박진감 넘치는 모험보다 즐겁게 회전목마를 타고 싶으신 모양인데. 지금 당신 사정이 그렇게 생겼소? 이건 선택이 아니라오. 난 뭐 당신이 하라면 하라는대로 활약할 역할이 뭐 마음에 얼마나 드는 줄 아오? 천만의 말씀. 나도 죽을 맛이오. 형씨도 나름 사연이 있을 텐데. 공동묘지에 가서 물어보시오. 핑계 없는 무덤이 어딨겠소. 그렇다고 지레 겁먹을 것까지 없다오. 왜냐하면 이 드라마는 당신이 곧 줄거리이기 때문이오. 어이 서술자 양반. 그럼 이제 다음 장면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소? 그러게, 어? 마감일에 쫓긴다고 글을 막쓰면 어떡하오! 그럼 설마... 형씨도 인생을 막살았소? 놀라는 저 표정 좀 봐. 막살지 않았다? 그냥 살았다? 그럼 뭐 내가 막살았겠소? 난 아니오. 난 아니라고요. 그나저나 여자말 번역기는 완성했소? 못했겠지. 보나마나 뻔해. 궁금하지도 않았거든. 그럼 환상머신은 포기했소? 좋든 싫든 그럴 수 밖에. 자, 다음으로 웜홀머신은? 그게 완성됐으면 지금 이렇게 내게 정신산만한 잡담을 얻어듣지도 않았으리라는 점. 왜 모르겠소? 다 아오. 모두 안단 말이오. 근데 제가 왜 이처럼 말이 차마 끊기지 않는 줄 아시오? 왜냐하면 우리가 탄 귀빈실이 물리적으로 어딘가로 이동할지, 아니면 신비스롭게 공간이동하여 우리를 그 어떤 놀라운 장소로 순간이동시켜줄지. 그건 아직 모르기 때문이라오. 그렇다고 나중 그렇게 도착한 어딘가가 휴양지든 황무지든지. 전망이 퍽 내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하여, 난 동의한 적 없다? 아마도 발뺌하긴 힘들 거요. 왜냐하면 돌아가기 힘들거니까. 그래도 보내는 드릴께. 네? 그럼 또 묻고 싶겠죠. 사람 똥개 훈련시켜 지금? ~라고 말이오. 우리는 사람 똥개 훈련시키지 않는다오. 개라면 모를까! 그렇다고 당신이 개란 말은 아니오. 어디 짓어보시겠소? 워워 멍멍멍 멍멍멍멍멍~! 지금 무슨 개뼉따귀 같은 궤변으로 사람 정신을 쏙 빼놓냐며 못 따지시겠죠? 그러니까 당하고만 살았지. 허허허허허. 그래도 재미난 기억도 잘 찾으면 있긴 있었겠죠. 그런 의미에서 한말씀 드리자면, 음. 네? 음... 허허허. 선생. 형씨. 우리 남자끼리니까 솔직해집시다. 여기 우리 밖에 없어요. 그러면 남자 대 남자 라는 설정 불가능하겠소? 그러니까 육체미요 허당미요? 백치미요 지금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오? 허허허허허. 답하지 않아도 괜찮소. 왜냐하면 지금 제가 낭송한대로 형씨는 돌아가서 작품을 써야 하기 때문일 거요. 내가 아까 말했소, 안 했소? 내가 알기로는 아마 나 뿐만이 아닌 걸로 아는데. 그럼 다음 후속타는... 그걸 당신이 알겠지. 왜 모르겠소? 모를 수 밖에. 아직 닥치지 않은 미래일 테니까. 그러니까 일단 그거부터 정하시오. 내일로 가는 마차가 바보들의 행진일지 허당들의 난동일지를. 물론 난 진상은 아니니 안심하셔도 좋소. 근데 혹시 당신은 화상이오? 넘어갑시다. 어찌 됐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철없던 시절처럼 그냥 친구들이랑 깽판까진 가지 않고 노래부르고 춤추고 술마시고 막 적당히 떠들면서 놀고 싶소? 오래됐겠지 못 논지 말이오. 허허허허허. 그런데 형씨 인생 좌우명은 뭐요? 아, 한두 개가 아니다? 나도 그렇소. 아무튼 우리는 음... 거의 다 온 거 같소. 지금까지 나는 콘스탄틴이었소. 다음 번에 꼭 날 비중 있는 역할로 낙점하기 바라오. 이만 난 먼저 실례하겠소. 나중 기회되면 우리 내기 한번 합시다. 자세한 얘기는 그때 하는 걸로 하고. 안녕!」
    그렇게 귀빈실은 뭔가 미묘한 진동을 멈췄다. 다음에 콘스탄틴은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저 자식이...! 
    nb도 문을 열고 나가봤다. 아니 여기는......?
    거긴 아프리카였다. 다시 말하자면 nb는 거기가 정말로 아프리카인 줄 알았다. 
    좀 전에 봤던 아프리카 들개떼는 물론 하이에나 떼거지들과 기타 등등을 모두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거긴 공원이었다. 그런데 여기로 대체 어떻게 온 거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풍경을 둘러보고 있는데 웬 카프리올레 차량이 nb 앞으로 오더니 멈췄다. 
   「타세요. 타시는 게 좋을 거요. 만약 당신이 제 간청을 거절한다면 난, 꼭 설명을 해야 하겟소? 일단 타시오. 이와 관련된 줄거리는 내 곧 설명드리리다. 내가 무엇을 얘기할지 혹시 궁금하지 않소? 그걸로만 따져도 선생한테 썩 손해보는 선택은 아닐 거요. 부정할 수 있으면 승낙하지 마시든가. 것 보시오. 내가 뭐랬소. 나는 형씨가 내 차에 타실 줄 알았소. 허허허허허. 그럼 운전도 당신이 하시겠소? 귀찮구만. 대체 최근 누구한테 쫓기길래 그렇게 얼굴이... 그렇소? 설마 원래 그렇소? 날 부러워하지 마시오. 허허허허허. 농담이오. 근데 왜 안 웃소? 아무튼 내 소개를 주저리주저리 읊을 수 없다는 점. 형씨가 이해하시길 바라오. 왜냐하면 사정이 그렇게 됐어. 응? 지금 장난이 아니란 말이오. 형씨가 아실랑가 모르겠는데 그게 그러니까 말이오, 나도 다 지령을 받았다 그 말이란 말이오. 누가 내 핸드폰을 도청하고 내 위치추적을 하진 않겠지만. 우리네 삶이 뭐 영화도 아니고 그게 가당키나 하오. 근데 내가 받은 특명은 알고 보니 그렇더라오. 그게 뭔지 아시겠소? 요컨대 당신에게 한가함을 허락하지 말라 그럽디다. 그럼 누가 그랬냐? 난들 알겠소.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까... 왜 그랬을까! 왠지, 왜인지가 궁금하지 않소? 허나 너무 많이 알려고 하진 마시오. 호기심이 고양이를 골탕먹일 수도 있거든요. 허허허허허. 그렇다고 당신이 살쾡이란 말은 아니니 신경쓰지 마시오. 또 내게 너무 경계심 느낄 필요는 없다오. 왜냐면 난 이 작품에서 썩 비중이 많은 역할이 아니기 때문이라오. 그럼 당신은 끝에 가서 죽냐, 사냐? 그걸 내가 알면 내가 지금 카브리올레 타며 폼잡고 있겠소. 거 아실 만한 분께서...! 근데 어찌 됐든 당신 알고 봤더니 능력자던만. 응? 그럼 내게 돈벼락을 부여하는 행운의 인도자가 되어보는 건 어떻소? 농담이오. 사람 거 정색하기는. 그런데 거 뭐라고나 할까 돈이 좋기는 좋다고나 할까. 난 원래 남자랑 말 많이 섞는 부류는 아니오만. 내가 어느새 브로맨스를 찍고 있다니. 것도 첨보는 남자와. 허허허. 안 웃기오? 나도 그렇소. 그럼 뭐 내가 우습소? 난 당신 내 아래로 보지 않소. 허허허. 그럼 당신이 날 만만히 보는 거요? 나도 한때는 웃기기로 1인자였는데 내가 어쩌다 이처럼 재미없는 남자가 되어버렸는지 통 그 이유를 모르겠소. 그런데 형씨는 원래 그처럼 성격이 내성적이오? 왜 말이 없소! 할 말 없어도 몇 마디 해줄 수 있는 거 아니오? 그래도 뭐 내가 말하면 되지. 시끄러우면 말하시오. 오디오 끌 테니까. 아니면 주문을 하세요. 버튼 누르는 대로 난 다 가능하다오. 허허허. 장르만 선택해 이 양반아! 아니 근데 이걸 어쩌나, 우리는 벌써 작별해야 할 시간이라오. 다 왔소. 내리시오. 인사는 피차 생략합시다. 행운을 비오 젊은이 (윙크)!」
    그렇게 nb는 카브리올레에서 내렸다. 마침 앞에 햄버거집이 있네? 최근 햄버거가 유독 당겼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뭔들 안 먹고 싶었겠나. 그래서 일단 그는 햄버거 가게에 들어갔다. 햄버거를 먹었다. 1개도 아니고 2개 먹었다. 
    남은 포장지와 휴지를 버리려고 하는데, 복권이 있네? 베스킨라벤스 이벤트 어쩌고저쩌고. 레고, 머 머 머...그처럼 당첨되면 이러쿵저러쿵. 그래서 긁어봤다. 근데 곧장 당첨이라니. 물론 아차상. 그래도 괜찮았다. 초정밀 척키 인형이래나 뭐래나. 상품은 도보 5분 거리 장난감가게. 나중 다시 오면... 시간도 아낄겸 할 일도 없고 nb는 장난감 가게로 갔다. 





    3

    그는 장난감 가게에 도착했다. 가게에 들어갔다. 
   「장난감 가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네? 미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구요?」
   「아니 어떻게...! 지금까지 그런 암구호를 대신 고객은 단 한 분도 없었는데... 당신 어디서 왔소?」
   「네? 아니 전 그게... 요 앞 햄버거 가게에서 추첨권이 당첨되어서...」
   「솔직히 말하시오. 그러는 게 좋을 거요. 누가 보냈소?」
   「날 누가 보냈지?」
   「다시 묻겠소. 누가 보냈소?」
   「근데 자꾸 아까부터... 누가 당신한테 나같은 사람을 조심하라고 시켰소?」
   「네?」
   「어서 말해. 말 안 해?」
   「나를 추궁하면 어떡합니까, 난 당신이 구상하는 다음 작품에서 비중 상당한 역할을 맡을 텐데. 그럼 곤란합니다.」
   「뭐라구요? 그건 또 무슨 소립니까?」
   「몰라도 알게 될 겁니다. 그러니까 모른 체하지 마세요. 아는 척하기가 그렇게 부끄럽습니까?」
   「근데 여기 장난감 가게 맞습니까?」
   「그럼 여기가 레스토랑이겠습니까?」
   「아니 근데 당신은 예 아니오로 답을 하는 법이 일절 없군요.」
   「글쎄요. 펀드매니저나 할 걸 괜히 장난감 가게에 취직했을까요? 이래 뵈도 제가 사장입니다. 근데 당신은 여기 뭐 하러 오셨죠? 아하, 올 게 왔군요. 이런 날이 올 줄 예상은 했었는데. 예정된 그날이 너무 일찍 온 감이 없잖아 있어 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혹시 그런 말 들어보셨어요?」
   「어떤 말을...」
   「닭은 보리가 다이아몬드보다 고맙다.」
   「아니요. 아니. 제가 뭐 닭이다 그 말입니까?」
   「아니죠. 관상을 보아하니 개상인데. 속으로 생각하시겠죠. 이 무슨 개뼉따귀 같은 잔소리를 왜 여기까지 와서 나는 얻어듣고 있지! 라고 말이죠.」
   「」
   「아무래도 바쁘실 테니. 줄 거 주고 받을 거 받는 게 피차 좋겠네요. 자, 먼저 당첨권을 받겠습니다.」
    nb는 당첨권을 건넸다.
   「진품이군요. 틀림없습니다. 저는 그럼 별채에 가서 교환품을 가져오겠습니다. 잠시 소파에 앉으셔서 기다려주시겠습니까? 켜져있는 tv의 채널을 돌리시는 건 자유랍니다.」
    그러면서 종업원인지 사장인지 그분은 바깥으로 나갔다. 
    그땐 왜 몰랐을까? 그분이 도망갔다는 것을 말이다. 
    즉 한참을 기다려도 그 누구도 그곳으로 오지 않았다. 
    nb는 집으로 돌아가면서 생각했다. 
    올리비아라는 숙녀를 만났고 → 무슨 박람회장으로 이동하여 → 혼자 남았는데 콘스탄틴이란 작자가 나타났지 → 어쩌고저쩌고해서 공원으로 공간이동했단 말이야 → 그 다음에 웬 카프리올레에 타라며 중간책이 유인하더니 → 햄버거 가게에 도착 → 장난감 가게에 도착
    그러니까 이건 뭐지? 후출연진이 뜬금없이 나타나더니 날 골탕먹였다. 아니, 얼굴만 비췄다. 그럼 이제 전출연진을 만날 차례일까? 만약 전출연진을 만나지 않는다면 계속 후출연진, 즉 잠재적 배역들을 계속 만나게 되는 것일까? 그는 생각이 많아졌다. 그래도 혹시 모른단 말이야. 설마... 아니야. 아닐 거야. 아닌 게 아닌가? 그래도 모르니까 딱 1번 확인하는 게 뭐 어때서. 그래서 nb는 집으로 가다가 발길을 돌렸다. 다시 장난감 가게에 가서 좀 더 기다려보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장난감 가게에 도착. 
    여전히 아까 그분은 소식이 없었다. 즉 내부에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때마침 친구들이 그곳으로 방문하다니...!
    척. 딕. 톰. 
    깜짝 놀람.
    깜짝 놀람.
    깜짝 놀람.
   「너네들이 여기 웬일이니?」
   「아니 이게 누구야! 우리는 너가 성공해서 우릴 버린 줄 알았어.」
   「그게 무슨 소리야?」
   「그나저나 넌 여기 웬일인데?」
   「나? 나... 난 그냥 지나가다... 오다가다... 들어갈까 말까... 살까 말까...」
   「뭔 얘기야? 그러든 어쩌든. 우리들 여기서 물건 산 다음에 소개팅하러 갈 건데. 너도 갈래?」
   「갈 거지? 싫다 못 하겠지. 허허허. 마침 잘됐네. 원래 4 대 4로 만날 계획이었는데 버나드가 빵구냈어.」
   「그래서 우리가 걔네들한테 미리 연락했는데 3 대 4도 괜찮데.」
   「근데 왜 사람이 아무도 없지?」
   「그냥 다음에 살까?」
   「하긴 당장 없어도 돼.」
   「그러자.」
   「뭐 해 안 따라오고.」
    그렇게 친구들을 따라 nb는 소개팅을 하러 갔다.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장면 전환.
    장면 전환.
    장면 전환.
    레스토랑에 도착. 
   「어떤 애들일까. 이뻐?」
   「사진 봤잖아. 동영상도 보지 않았나?」
   「우리는 딕의 안목을 믿지. 저번에 척한테 당한 후로 딕을 신뢰하기로 했거든.」
   「애들아 어떡하니, 회사에서 연락왔는데... 뜻밖의 손실이 발생했다네. 우리 큰손이거든. 추세가 소폭 반등할 줄 알았는데 왜 하필...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할께. 오늘 실례한 거 내가 크게 만회할 기회가 있을 거야. 너네들 나 알지? 그럼 나 먼저 간다.」
    곧이어
   「애들아, 집 보러 왔다는데. 나 집 내놨거든. 내가 말 안 했나, 나 이사간다고. 하긴 관심없겠지. 그래도 괜찮은 값 받으면 너네들한테도 좋을 텐데. 어쨌든 오늘 같은 기회는 틈틈히 있을 거야. 줄어들면 내가 만들께. 말만 해. 알았지?」
   「척도 가고 딕도 가고. 너도 갈래? 내가 먼저 선수치고 싶어 하는 말이 아니라. 나 왠지 모르게 기분이 이상하다. 아니 진짜 약속 있는 거 깜박했단 말이야. 이거 미안해서 어쩌지? 어쩌긴. 내가 다음에 다 갚을께. 알았지? 너 혼자서 다 상대할 수 있어. 잘할 거야. 또 아니? 걔네들 가운데... 너 지금 왕가슴 떠올렸냐? 또 모르는 거야. 이런 기회가 흔한 줄 알어? 예감을 일단 믿어 봐. 한껏 상상하라고. 그럼 나 먼저 갈께. 건투를 빈다. 안녕.」
    톰까지 가버렸다. nb 혼자 남았다. 
    옛날 같으면 순진하게 남아서 다 상대했을 수도 있는데. 
    일찍 뜨나 늦게 뜨나 뜨는 건 마찬가지. 하여 그도 아무렇지 않게 집으로 가버렸다. 





    4

    다음 날이 되었다. 오늘 그는 생각했다. 조바심을 내려놓자고. 그렇다고 전에 딱 글을 막 쓰진 않았는데. 막살자, 에 관한 칼럼을 쓰긴 했다만. 막살진 않았다. 근데 왜... 설마 앞으로 막살게 될까?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다. 그러든 어쩌든 도대체 누가 쫓아오는지 모르겠다만. 오빠 달려 라고 보채는 인공지능까지 통 말을 듣지 않았다. 뭘 달려. 오빠 좀 걷자니까. 그러면 듣기나 하래. 언제부터 따박따박...! 쟨 또 그런 대사는 어디서 주서들었지? 그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밑도 끝도 없는 인공지능의 잔소리 들어주고 놀아주다 보면 아마 바보가 되어버릴걸. 원래... 안돼. 따라서 nb는 곧장 출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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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른한 오후. 일도 조금 하고 음악도 들었다. Mozart / Church Sonata No. 15 KV. 336
    인터넷도 뒤졌다. 그렇다고 사랑이 지겹다는 투정을 남발하진 않았다. 그럼 이젠 일하기에 싫증날 차례일까? 똥개 트름하는 소리는 자중하자. 너만 잘하면 돼? 이 사람이... 통과. 바로 그때 사무실로 누군가 찾아왔다. 알고 보니 어제 장난감 가게에서 만난 아저씨였다. 그 양반이 여길 어떻게...! 
   「저 아시죠?」
   「네. 그런데 여긴 어떻게...」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럼 뭐가 중요할까요? 달콤한 행복감도 좋긴 하나. 지금 어디 진한사랑을 논할 때냐 그 말이죠. 안 그렇습니까? 저로 말할 것 같으면, 아니죠 아니죠. 저를 형씨한테 소개해서 뭐 하게요. 우리가 뭐 연애할 사이인가요? 딱 봐도 여자 환장하게 생겼네. 욕 아닙니다. 남자가 여자 좋아하는 게 죄입니까? 선생은 더더군다나 탐욕을 잘 참을 줄 아시네. 그나저나 어제 왜 절 기다린다고 하시면서 중간에 그냥 가버리셨나요? 저도 제 삶이 있으니까 여기까지 오진 않으려고 했어요. 제가 뭐 선생님 뒤만 졸졸 따라다닐 만큼 한가한 사람이겠냐 그 말입니다. 형씨는 혹시 여자 꽁무늬 쫓아다니시는 게 취미일랑가 몰라도 전 아닙니다. 전 아니라구요. 이거 사람을 뭘로 보고...! 저 그렇게 아무나 보고 군침 흘리는 사람 아닙니다. 잘못 짚었어요. 아무튼 제가 여길 찾은 사연은 차차 알게 되실 테고. 또 몰라도 괜찮아요. 근데 혹시 제가 뭘 돌려드릴지 알고 계셨나요? 모르셨을 텐데... 만약에 어제 절 만나셨다면 기막힌 프로그램에 참가하셨을 텐데. 귀뜸하자면 남녀가 알몸으로 생존체험하는 프로그램이었답니다. 허나 기회는 지나갔죠. 그래도 오늘은 오늘의 태양이 뜨던 걸요. 물론 그 해가 북쪽에서 뜨진 않았죠. 근데 왜 형씨는 말이 없으시죠? 아, 원래 조용하신 양반이구나. 그럼 그러시든가. 근데 손님을 마냥 이처럼 벌세워놓으실 겁니까. 소파 좋네. 이거 어디 겁니까? 저도 하나 사게요. 파는 게 아니라 한정판인가요? 그러니까 상용이 아니다! 설마 소파 속에다 뭘 꼼춰놓으셨나. 표정도 의뭉스러워. 근데 다짜고짜 쳐들어와서 왜 아직도 용건을 꺼내놓지 않느냐 라고 생각하실 텐데. 이제 몸도 풀었겠다 저도 할 일을 해야죠. 형씨께서 할 일 게을리 하시나 몰라도 전 아니랍니다. 저 아직 할 말 떨어지지 않았어요. 이거 왜 이래요, 네? 
    자, 봐 봐요. 똑똑히 보시라구요. 
   (그러면서 그는 들고 있던 007 가방을 열었다)
   (거기에는 꽤나 값나가는 손목시계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이건 롤렉스. 이건 바쉐론 콘스탄틴. 이건 오리스. 필립스탁은 저랑 함께 가셔야 하는 거 아시죠? 그래서 iwc도 준비했죠. 어때요, 번쩍이죠? 눈부셔하는 거 좀 봐 봐. 허허허허허. (그와 동시에 그는 자기 손목에 차여진 리처드밀을 좀 봐주라, 알아봐주라 라는 듯 몸짓을 취하고 있었다) 아니면 피아제를 좋아하실려나. 뭐 일단 좀 더 두드려봐야지. 자, 이렇게 멋진 순정품이 있는데. 게임 그런 거 하지 마세요. 설마 아직도 판타지에서 헤어나오지 못 한 건 아니시겠죠? 근데 혹시 그 판타지란 여자에 대한 환상? 꿈 깨세요 선생. 형씨! 그러지 말고 이참에 나랑 일 하나 할까요? 최근 의뢰들어온 꽤 괜찮은 일거리가 있는데. 하여 내 극적인 인물을 섭외중이었는데. 뭐 그 얘긴 나중에 하죠. 그래도 궁금해요? 그럼 이걸 받으시오. 아니 왜, 도무지 어째서 내가 이걸 받아야 하나! 라고 생각하시겠죠. 그래도 일단 받어요. 아 주겠다는데 못 받을 건 또 뭡니까? 질문 잘하셨소. 아, 내가 미리 읽었군요. 우리는 독심술에 일가견이 있거든요. 아하, 공짜라서 싫다? 이 양반 독종이네. 그럼 뭐 난 독사인 줄 아쇼? 아니야 나 남자야. 물론 형씨도 보아하니 남자군요. 완전 상남자구만, 어? 이거 이거 이거 또 딴생각하고 있어. 그래요, 안 그래요? 말해 뭐 해! 아, 우리가 지금 잡답할 때가 아니죠. 형씨와 제가 뭐 할 일 없이 노닥거려서야 쓰겠냐구요. 자, 시계 얘기로 돌아가죠. 근데 혹시 블랑팡이랑 브레게 쪽 취향이신가요? 그럼... 관상은 영 아닌데. 마크피노나... 포투피노 라인은 선생한테 안 어울려요. 허영심 산업한테 그만 좀 휘둘리세요. 거 꼭 보면, 됐습니다. 뭐가 됐냐구요? 그러니까 허당들한테 휘둘리시지. 쯧쯧쯧! 그래도 금융권 업종은 아니시니까 아직 이 세계를 잘 모르실 수 있는데.」
   「나 시계 안 차는 사람이오.」
   「누가 시계 차는 사람으로 바뀌랬습니까? 처음부터 시계 차는 사람이 어딨소! 태어날 때 다 알몸으로 태어나죠. 뭐 슈퍼맨 유니폼 입고서 태어난 애도 있답니까? 그런 사람은 없습니다. 만약 있다면 그건 TV나 만화책에 나오겠죠. 허허허. 안 그렇습니까? 그러니까 수지 맞는 장사라는 거죠. 인간의 삶이 말이죠. 그렇죠? 인정할 건 인정합시다.」
   「근데 당신 뭐 하는 사람이오?」
   「어제 말씀 안 들으셨나요? 저는 형씨 다음 작품에 나오는 조연이라구요. 기왕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내가 왜 조연입니까? 네? 당신도 내가 우습게 보이오? 그래요? 뭐 그건 그렇다쳐도. 형씨 이제 그만 본색을 드러내시오. 그렇게 숨기고 사는 거 힘들지 않소? 대체 언제까지 금욕주의자로 살 겁니까, 당신이 뭔 신비주의의 끝판왕이라도 되는 줄 아십니까? 어디서 인생을 잘못 배우셨구만. 세상은 그렇게 쉬운 게 아니야 이 사람아. 응?」
   「당신 정체가 뭐요?」
   「내 정체를 뭐 하러 아실려고요. 묻지 마세요. 못 들은 걸로 하죠. 아니, 못 볼 걸 보고 싶어요?」
   「지금 나 협박하는 거요?」
   「그게 아니라 폭로전 관람권이라도 드려야 하냐 그 말입니다.」
   「대체 뭔 얘기를 하는 거요? 정말 여기에 왜 왔냐구요.」
   「형씨가 절 불렀으니까요.」
   「제가 언제 당신을 불렀어요?」
   「제가 거짓말을 할 사람으로 보이십니까? 저는 태어나서 지금껏 거짓말을 단 1번도 해본적이 없답니다.」
   「아니~ 그러거나 말거나 정말 저한테 왜 이래요?」
   「드디어 인상적인 대사가 나왔네. 마침내 가면을 벗었어.」
   「그건 또 뭔 얘기오?」
   「그런 게 있어요.」
   「있긴 뭐가 있어요?」
   「내숭은!」
   「뭐요? 당신 지금 뭐라 그랬소? 당신 지금 말 다 했어?」
   「진정하세요. 참으세요. 그래야 합니다.」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 어?」
   「형씨, 지금 흥분해서야 쓰나요. 안 그렇습니까? 야망에 털나는 소리 전 뭐 하고 싶어서 하는 줄 아십니까? 저는 개뼉다귀가 아니랍니다.」
   「거 참 말 많네.」
   「그래도 제가 더럽게 말 많은 데 대해여, 형씨가 뭐 보태준 사실도 없죠. 비꼬아 듣지 마세요. 다 형씨 좋으시라고 제가 찾아온 거 아닙니까. 아하~! 남자가 와서 기분 나쁘다. 벌써 빈정상하셨네. 난 것도 모르고. 그러니까 저랑 같이 갑시다. 네?」
   「안 가요. 나 아니야. 나 아니라고!」
   「그렇죠. 말씀 잘하셨습니다. 저도 알아요. 왜 모르겠어요. 뭐 오늘만 날인가요? 내일도 해가 뜨겠죠. 그래서 오늘은 이만 후퇴합니다만, 언젠가 수긍하시게 될 거라는 것만 알아두세요. 그럼 안녕히!」
    쟨 또 뭐야?





    5

    다음 날이 되었다. 동쪽에서 떴는지 확인하지 못했던 해는 어느새 서쪽으로 다다르고 있는데... 아무래도 이상하다 그거지. 그래서 그는 곧장 장난감 가게로 달려갔다. 
    장면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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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면 전환.
    nb는 장난감 가게에 도착했다. 그런데 왜 이제야 깨달았을까? 옛날 택시운전수 직업에 종사할 때, 짝궁과 교대시 날마다 짝궁을 데려다주던 곳이 바로 장난감 백화점이었는데...! 그와 판박이인 장난감 가게. 뭔가 느낌 세했다. 그러든 어쩌든 일단 들어갔다. 
    올리비아, 콘스탄틴, 카브리올레 차주, 장난감 가게 아저씨. 그렇게 4명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들어가자마자 일동 기립, 동시에 꾸뻑~!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실 줄 알고 있었거든요. 짧게는 분당 1에서 2페이지. 많게는 분당 5페이지. 그 밀도로 기본 3시간. 그걸로 혼을 쏙 빼드릴까요 아니면 우리랑 함께 가시겠습니까?」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그들은 모두 같이 내실로 간 다음, 다시 안쪽 방으로 들어갔는데. 
    그렇게 복도를 지나 내실에 도착해서, 또 다시 안쪽 방으로 들어갔는데. 
    전면 거울에 도착. 그래서 하나둘셋 하고서 모두 뛰어듬.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넷 가운데 한둘은 중간에 멈쳤고, 한둘은 거울에 부딪힌 다음 튕겨져 나왔다. 
    그럼 nb는 어떻게 됐을까? 어딘가로 이동했는데... 도대체 이게 어떻게 가능한 거지? 
    도무지 이해될 수 없는 공간이동. 본인은 아직 현실감 느낄 수 없었는데. 
    그래도 조그만 공간에 계속 머무를 수는 없으니 그는 우선 바깥으로 나갔다. 
    그곳이 모스맨 연구소인지도 모른 체 말이다. 
    장면 전환.
    장면 전환.
    장면 전환.
   「늬가 왜 거기서 나와?!」
   「내가 나오고 싶어서 나온 게 아니라...」
   「이런 쥐새끼 같은 놈!」
   「뭐? 친구, 말이 너무 심하잖아. 뭐 돼지새끼?」
   「내가 언제 돼지새끼라 그랬어?」
   「멍멍멍 멍멍멍멍멍멍멍멍멍 멍멍멍멍멍」
   「근데 너 왜 개처럼 짓고 그러니?」
   「그러게 말이야. 나도 모르겠어. 그러나 저러나 난 개새끼가 아니야.」
   「누가 너보고 늑대라고 한 적 없어.」
   「나도 알아.」
   「아는 놈이! 아는 놈이 거기서 왜 나오냐고. 뭣 때문에, 어? 너 나한테 왜 그러냐? 정신 언제 차릴래? 응?」
   「난 원래부터 얼빵허니 괴짜인 척한 적 없어. 난 일찍 철들었거든.」
   「그런 분께서 여기엔 웬 일로!」
   「저거 웜홀머신이잖아? 내가 데뷔를 잘못 했나... 아닌데. 옳게 왔는데. 혹시, 여기가 아닌가?」
   「저거 코드 안 꼽혔어.」
   「무선 충전 됐겠지.」
   「배터리도 없어. 완성은 커녕 초반에 포기했거든.」
   「장난치지 마.」
   「진짜야.」
   「내가 고쳐줄께.」
   「늬가 무슨 수로? 저게 뭐, 내가 다 꼬셔줄께~, 형이 쟤네들 꼬셔줄께, 그거랑 같은 줄 아냐? 그러니까 형이 (여자한테) 말 건다면서요 라면서 구박당하지. 너 아직도 정신 못차렸냐? 어? 너 요즘도 이러고 다니냐? 그래서 늬가 여자가 없는 거야. 알아? 그러니까 늬가 안되는 거라고.」
   「이 자식이...!」
   「그러니까 늬가 저기서 왜 나오냐고 임마, 어?」
   「내가 그런 거 아니라니까 증말. 어? 나 아니야. 나 아니라고. 아 진짜 나 아니란 말이야. 응?」
   「뭐가 아니야? 얘 또 헛소리하는 거보니 상태가 많이 안 좋네. (절레절레)」
   「야, 세바스찬. 근데 여기... 너 말고는 전부 모르는 사람들 뿐인데!」
   「그러니까 관심 좀 가져라. 모스맨 연구소가 이렇게 발전했는데 이사회에 코빼기를 비추기를 하나, 정신을 차리기를 하나. 못 말려 참말로.」





    6

    오늘 nb는 늦잠을 잤다. 꿈이 하도 아리송했으니까. 무슨 말 못 할 내용 때문이었을까? 누구도 알고자 하지 않으니 넘어가고. 그 외 집에서 뒹굴뒹굴 어영부영 하다가 오후 3시가 되었다. 좀 늦었지만 이제라도 출근길에 올랐다. 그렇게 사무실로 가면서 그는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할 일 없는 놈일까? 그런 말 들어도 꿈쩍 않을 허당일 테지. 뭔 칭찬이든 비난이든 한 귀로 들어가면 다른 쪽 귀로 나가. (절레절레)! 어찌 됐든 나는 무력감에 정복당했다. 가난함에 무릎꿇었지. 여자도 못 꼬신다. 안 그래도 다 마스크 쓰고 다녀서.. 통과. 그럼 맨얼굴 투시경이라도 발명할까? 엉뚱한 공상이 여전한 걸 보니 정신 못 차렸네. 고로 현재의 절망감은 진작 예고된 셈. 곧 즐거운 인생은 뭐랄까 다채로움이 요구된다고나 할까. 그런데 흑백tv 칼럼에서 벗어나기 힘든 실정. 그래도 만조가 있으면 간조도 있다. 뭐 쥐구멍에 볕들 날 있겠지>
    별 내용 없었는데. 또 사무실에 도착해서 일하면서도 구상도 안 풀렸는데. 일하기도 싫어지던 그 순간. 
    갑자기 사무실로 누군가 찾아왔다. 
   「안녕하시오. 나는 듀크라고 하오. 그대는, 이미 알고 있으니 말하지 않아도 좋소. 초면에 실례인 걸 알지만 이처럼 당신의 시간을 뺐을 수 밖에 없는 사정이란 게 있다오. 알고 나면 이해하실 테니 일단 제 사연을 들어보시는 게 어떻겠소. 싫지 않은 눈치니 그럼 시작하겠소. 그런데 여기 이처럼 벌서듯 서서 얘기하기엔 너무 중요한 얘기인 듯 하오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직도 앉으란 말을 안 하시다니. 설마, 제가 마음에 안 드시오? 뻣뻣한 남자들끼리 뭔 말을 길게 할 필요 있냐, 까지는 아닐지언정. 이래뵈도 제가 저속한 말로 날라리는 아니오나. 저같은 인기쟁이 하나 사겨두면 결코 후회할 일 없을 것이라 내 장담하겠소. 아시겠소? 그런데 아직도 소파에 앉으란 말 안 허시네. 아하, 사람 만난지 오래되셨으니 아마도 입담이 많이 줄었을 걸로 예상하니 뭐 그럴 수 있소. 알다마다요. 아니 그렇소? 그럼 제가 소파에 앉는 동안 시간은 슬로우모션으로 흐를 테니 거 괜찮은 음악 하나 틀어주시는 아량을 베풀어주시는 건 어떻겠소. 음, 무엇이 좋을까요. 그렇지. Rossini / Aragonese
    자, 일단 그렇게 멀뚱멀뚱 허공을 쳐다보지 마시고 이쪽으로 오시지 않겠소? 노트북을 들고 말이오. 제가 들고 있는 USB로 말할 것 같으면 이건 정말 황당하다고 해야 할까요? 당신께서 보시면 아마 깜짝 놀랄 만한 파일이 들어있다오. 혹시 딴 걸 짐작하시지는 않으셨겠으나 그래도 미리 말해두자면 이건 엑셀파일이라오. 슈퍼컴퓨터로 분석한 자료. 당신의 작품에 나오는 인물, 줄거리, 인물분석...세계관이니 사랑론이니 그 모든 걸 분석한 엑셀파일이랍니다. 배경과 우연도 그 모두가 기록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인물! 가상인물도 있을 테고 실존인물도 있겠죠. 가상이라면 당연히 최고로 흡사한 모델들로 분류할 수도 있고 가지각색 기능이 다 있다오. 그 가운데 주지할 사항 하나. 지나간 작품 말고 앞으로 탄생할 작품. 오늘 제가 선생을 찾아온 건 바로 그 허접한 판타지에서 절 빼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라오. 아시겠소? 근데 왜 말이 없소, 사람 힘빠지게 말이오. 지금이라도 선생께서 원하신다면, 네? 정 원한다면 제가 당장 이 사무실로 여자 100명을 부를 수 있다오. 최하 A, 평균 A+로 말이오. 그러니까 그렇게 되면 사무실이 복잡해질 테고, 사무실이 복잡해지면 또 향수는 향수대로 향수내음 진동할 테고, 향수내음 진동하면... 네? 심도 깊은 면담이 잘 이루어질 것 같소? 아무래도 어렵겠죠. 그러니 지금 제 시선을 피하지 말아주셨으면 고맙겠쇼. 근데 가만보니 저를 영 신뢰하지 못하시는 것 같은데... 그대의 믿음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면 식은땀 빠짝 흘리실 텐데. 그래도 좋소? 말만 하시오. 아시겠소? 그야 어떻든 왜 하필 당신은 저를 차기의 차기의 차기의...그때 절 특급배역으로 등장시킬 작정이오? 허나, 왜 그 역할에 꼭 저가 아니면 안되는지를 물어보진 않겠소. 왜냐하면 아직 당신은 저를, 그러니까 저 같은 배역을 절실히 원하지 않으실 테고, 무엇보다 당신께서 저에 관한 얘기를 쓸지 말지조차 모르실 것이기 때문이라오. 동의하오, 안 하오?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오. 우리는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오. 그런 의미에서 일단 저와 함께 가볼 곳이 있다오. 그곳에 가면 제 말이 거짓이 아니란 걸 온 몸과 마음과 영혼과 무의식과 육감으로 깨달으실 수 있을 것이라오. 안 그래도 오늘 뭐 특별히 약속 없지 않소. 그렇다고 내가 알기로 형씨한테서 아는 여자든 아는 동생이든 싹 다 도망간 걸로 아는데. 물론 변명은 반갑소. 그래 봐야 핑계 구닥다리인데 굳이 했던 얘기 또 할 필요 있소? 자, 선택하시오. 
    첫째, 여기서 일단 USB에 담긴 엑셀파일을 확인한다.
    둘째, 그건 생략한 체 당장 나와 가면무도회장으로 이동한다.
    첫째는 이미 제가 테블릿으로 화면을 띄웠소. 자, 보시오. 왜 볼 용기가 없소? 아니면 뭐랄까 어떤 겁이 나는 것이오! 그러지 말고 USB는 놓고 갈테니 일단 저랑 그곳으로 갑시다. 그게 좋겠소.」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장면 전환.
    장면 전환.
    장면 전환.
    가면무도회장 도착. 
   「여기 입장하는 과정은 영화와 드라마로 꽤 보셨을 텐데. 어떻게, 오늘 체험은 실망스럽지 않으셨소? 적잖이 흡족해하시는 표정을 보니 저도 기분이 좋아지는군요. 뭐니 뭐니 해도 형씨가 저를 미래의 출연진에서 배제해 주리라는 기대, 품어도 괜찮을 듯 안심이 된단 말이오. 아시겠소, 모르시겠소? 뭐 그건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데. 아마도 영화에서 볼 땐 여자들이 가면 빼고 나머지는 모두 나체였는데. 그런데 왜 여긴 아니냐? 충분히 궁금하실 만하죠. 그럼요. 그런데 그건 아직 모르시죠? 여기 계신 분들은 투시력으로 굳이 영화처럼 의상비를 아끼지 않아도 된다 그 말입니다. 물론 형씨 같은 초임자를 위해서 밀실은 물론 제2의 접객실과 제3의 무도장이 모두 준비되어 있다오. 뭘 예측하셔도 아마 상상 이상일 것이오. 허허허. 그렇다고 가면을 갑자기 벗기시면 곤란하다는 점 정도는 아실 테니. 그에 관한 설명은 생략하겠소. 그렇다고 너무 들뜨시지 않도록 조심하시오. 뭔가 지나친 흥분이 감지된다 싶으면 선생께 꽤 곤혹스러운 벌점이 부여될 수도 있기 때문이오. 허허허. 설마 그걸 제가 시켰다고 그 어떤 상황에서 따지시는 않으시겠죠? 그렇게 알겠소. 허허허허허. 
    일단 실크와 자주색과 레이스와 흰색 장갑은 형씨가 직접 설명했든 간접적으로 은유했든. 그와 관계된 인물들이라오. 그래서 저분들께서 당신을 먼저 아는 체할 수도 있소. 허나 가면도 쓰셨고 미리미리 다 손을 써놨으니 크게 걱정하실 건 없답니다. 그리고 나일론과 면 옷감류, 디자인은 프레타포르테, 헤어스타일이 파격적인 분들은 바로 다음 작품들에 등장하실 분들이라오. 요컨대 전출연진 대 후출연진이죠. 물론 일부만 참석했겠죠. 그리고 그분들 상당수는 본인들을 형씨가 나중 창착해낼지 아직 모르고 있다오. 허허허허허. 그 외 또 궁금하신 사항 있소? 그에 앞서 저의 권한으로 형씨를 VIP룸으로 안내하겠소. 결코 형씨를 실망시켜드리지 않을 것이오.」
    바로 그 순간! 음악은 정격 왈츠에서 경음악으로 바뀌었다. 
    뭔가 느낌이 탱고와 브라질풍의 바흐 같은 연주도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데...
   「아니 이럴 수가! 맙소사, 말도 안돼!」
   「무슨 일이오?」
   「오늘 특별회의가 소집된다는 신호랍니다. 원래 이런 적이 없었는데... 오늘 제 계획은 선생을 오늘의 손님으로 추대하는 것이었죠. 그렇게만 되었다면... 깜짝 놀라실 만한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었을 텐데. 어디서 보도 듣도 못한! 이거 아쉽군요.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일단 오늘은 먼저 철수하시는 게 좋겠군요. 사무실에 놓고 온 USB에 제 연락처가 있으니 우리 아지트에 한번 방문해주시는 영광을 베풀어주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작별의 인사로, (딱)」
    듀크의 (딱)소리에 가면을 쓴 숙녀 4인방이 nb에게 다가왔다. 그러면서 볼키스와 기타 등등을 선보였고. 2명은 양쪽에서 팔짱을 꼈으며. 어느새 듀크는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져버렸다. 그렇게 어딘가로 이동하는 줄로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녀들은 그를 거의 끌고 가는 수준이었다. 그렇게 그는 정중히 쫓겨난 건지 차분히 출구로 안내받은 건지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오늘 있었던 일은 절대로 함구해야 한다는 점. 아까 듀크가 3번 반복했고, 방금 전 아가씨들도 몸짓으로 수차례 반복했다. 바깥에 혼자 남아 롤스로이스 리무진 기사가 뒷문을 열고서 대기중인 순간, nb는 긴장이 풀려버렸다. 
   「뭐야 이거, 좋다 말았잖아! 젠장.」





    7

    nb는 어느 날 카페에서 일하고 있었다. 몇 번을 말했는지 모르겠다만 어떤 일을 하고 있었을까? 쉽게 말해 작품 구상. 포장하여 아찔한 착상 떠올리기. 많이 걸핏하면 남발하듯 천재적인 영감 어쩌고저쩌고. 이를 테면 이런 식이었다. 
   <유행 지난 좌우명, 하면 된다! 야생마 같은 유행가 가사가 촌스러워진 시대이기 때문일까? 노래가 세련되면 뭘 하나. 요즘은 옛날처럼 선율 위주가 아니니 최신곡 외워서 부르는 사람 별로 없을 것이다. 별로? 그러든 어쩌든. 그래서 흔하도록 뭇남성들은 여편네 잔소리에 오늘도 귀에서 피가 난다. 웃자고 하는 말에... 그럴 것이다. 그러니까 인생은 마음대로 풀리지 않지 여자 마음도 모르겠지. 그렇다고 어렵게 장만한 여자말 번역기는 뭐 싸구려? 그래서 옛날옛적 좌우명은 바뀌기 마련. 어떻게? 아니면 말고! 뭐라고? 하여튼 말이다 꽃 들고 쫓아다니고 기다리고 비위맞추고 허영심 부추기고. 그러다 왜 하필 잊고 싶은 패배주의를 들쑤시는지. 대체 무엇 때문에 그분들은 여자들한테 질질 끌려다니기만 하는 걸까? 그분들이 정말 누구인지는 모르겠다만 숙녀들은 차마 우리를 미워할 수가 없단 말이다. 근데 여기서 '우리는' 그 우리는 또 누굴일가? 세상에는 알 수 없는 신비감이 많다는 것까지만 알자. 아무튼 나는 그분들 생각하면 찡하다. 가슴 한구석이 아린다. 도무지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닌데... 뭐랄까 참으로 안타깝다고나 할까? 아니, 어? 사랑의 차트를 쥐라펴락 하면 되지 않나. 뭐가 문젠가? 허세도 들었다 놨다, 낭만은 밀었다 당겼다, 행복마저 쥐었다 폈다 그러면 되질 않냐고. 허허허. 그런데 아니면 말고? 뭐 못 먹는 감 그냥 찔러나 보는 건가! 애절하시가 않아요. 아니면 말고? 뻔트 아니면 떡밥뿌리기구만. 것도 좋은데 툭툭 건드려보다 이거다 싶으면 절반을 걸 줄도 알아야 한다. 그래서, 하면 된다! 그런데 정말로 하면 다 될까? 그러면, 얼마나, 좋겠습니다. 또 일단 말은 쉽다...>
    그때 전화가 걸려왔다. 알프레드이었다. 아니... 이 녀석이 왜 갑자기...! 그는 전화를 받았다. 
   「형. 지금 어디야?」
   「나? 카페.」
   「형, 집에 들어가면 안될 거 같은데... 당분간 사무실도 못 가게 생겼어.」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너한테 여자 소개시켜주지 않았다고 지금 형한테 고급스럽게 짜증내는 거니? 너 원래 그런 애였어? 어? 형이 널 그렇게 가르쳤냐고! 불가사의한 독심술과 이 세상 모든 여자를 꼬실 수 있는 마법. 형이 다 때 되면 가르쳐준다고 했니, 안 했니? 좀 보채지 좀 마. 아직 넌 더 만들어져야 해. 알아? 애처럼 징징거리기는. 그러고서도 늬가 내 제자니? 난 너 같은 애제자 둔 적 없어 임마. 그리고 형 애마가 낡아빠진 걸 알긴 아니? 응? 아무튼 넌 더 만들어져야 하니까 고로 난 널 더 다듬을 거야. 것만 알아두자.」
   「뭘 만들어져! 내가 뭐 조각상이야? 내가 뭐 만들다 만 인형이냐고.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야. 아 나 거 참 이 양반 말길 징그럽게 못 알아듣네. 형이 그러니까 안되는 거야. 알아? 그런데 허영심은 또 겁나게 이상해요. 허허. 형 그거 알아?」
   「뭘 알아? 너 자꾸 형 말 따라할래? 어? 너 정말 형이 마법사로 변신하는 거 보고 싶어? 말만 해 임마!」
   「형. 두 번 말 안 할께. 긴급상황이니까. 이건 문서로 만들어져선 안될 특급비밀이거든.」
   「그럼 말로도 발설하면 안돼. 몰라? 이거 도청되고 있어 임마. 알아?」
   「그럼 만나자. 거기 알지?」
   「어디? 어딜 알아? 몰라. 아, 거기? 아니면 어떡하지!」
   「형, 나 지금 농담할 기분 아니야. 내 심정은 뭐 그렇다 쳐도 난 괜찮아. 근데 형도? 알고 나면 까무러칠 걸.」
   「그곳으로 와.」
   「알았어. 이따 봐.」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장면 전환.
    장면 전환.
    장면 전환.
    비밀 접선 장소. 그곳은 한동안 운영되지 않던 예전 아지트였다. 
   「자, 캔커피. 마셔.」
   「이거 먹고 떨어져라? 이 정보가 이 만한 가치 밖에 없을 줄 알아?」
   「허허. 너 형이 다 생각하고 있다니까 글쎄.」
   「됐고. 형 내 말 똑똑히 들어. 인상쓰지 않고 뭐 해? 긴장 풀래?」
   「대체 뭔데 그래?」
   「누가 날 찾아왔어.」
   「누군데 그래?」
   「거 참...! 지금 내가 긴대사 읊을려는데 자꾸 그렇게 흐름 끊을래? 그래서 형이, 넘어가고.」
   「」
   「누군가 날 찾아왔는데. 아무래도 느낌이 이상하단 말이지. 왜 당사자들끼리 직접 만나지 않고 날 중간책으로 끌어들이려 하는 걸까? 의구심은 쉽게 해소될 수 없었어. 그렇다고 예전의 탐구력이 되살아났냐? 걔가 또 말을 잘 듣지 않더라고. 하여 믿을 만한 소식통들을 죄다 닦달했지. 닦달? 이게 다 형 때문이야. 내 화술은 고급스럽기로 어디서 그 짝을 찾을 수 없었는데 어쩌다가... 어? 그러게 형은 어쩌자고 일을 이렇게 벌여놨어? 아니 어떻게 일을 이처럼 키워버렸냐고. 뒷감당 되겠어? 자신있어? 감당할 규모가 어디까지인지를 알고는 있냐고. 아무튼! 주변에 레이다 가동하고 어쩌고 알아보니. 아 글쎄 알고 봤더니 내가 상대할 세력이 아닌 거 있지! 내가 맞대응을 피해야 할 정도라면 뭔가 짐작이 되요, 안되요? 아니 어떻게... 어쩌자고 형은 블로그에 글을 막 쓴 거야. 형 돈 없어? 내가 좀 줘? 말을 하든가 은근히 어려운 사정을 전하든가.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말을 해야 알 거 아냐. 은밀히 몰래 만나고 간접화법 애용하고. 그건 연애하는 남녀고. 지금 형이 그럴 형편이야? 이거 이거 이거 이거 아직도 정신 못 차렸네. 응?」
   「본론은 언제 나오니? 1절만 하자.」
   「형 최근에 누가 찾아온 적 있어?」
   「최근에... 있어.」
   「있다?」
   「많아.」
   「단지 최근에?」
   「꽤 됐어.」
   「그런데 나한테 아무런 얘기도 안 했어?」
   「난 그걸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거든.」
   「그게 변명이야 자랑이야, 어?」
   「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
   「그걸 알면 속이라도 편하겠다.」
   「그걸 내가 모르니까 난 불쾌한 걸까? 너 자꾸 나 불편하게 만들래?」
   「그러게 형 왜 그랬냐고.」
   「내가 뭘?」
   「정말 몰라서 그래?」
   「모르긴 뭘 몰라서 그래?」
   「형이 그랬다며?」
   「」
   「아니라고. 극구 부정했다며?」
   「아 그거야 아니니까 아니라고 한 것일 뿐. 그럼 아닌 걸 예라고 해? 그럴 순 없지. 아니니까 아니다. 그게 뭐 어때서? 어?」
   「뭐가 아닌데?」
   「몰라. 모른다구.」
   「그게 전부야?」
   「나도 몰라.」
   「내가 듣기로는 형 엇그제 가면무도회 갔다 왔다며?」
   「그걸 늬가 어떻게 알아?」
   「형, 나 알프야. 형 일거수일투족 다 나 나한테 포착돼. 당시 형 좋을 뻔하다 말았다며?」
   「그 얘기까지 하든? 대체 그 냥반이 누구야? 어?」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왜 그러시나 이 양반아, 응? 아직도 모르시겠나?」
   「뭘 몰라? 어? 모르긴 뭘 모르냐고. 이거 정말 사람 헷갈리게 할래? 너 정말 왜 그래? 어?」
   「내가 왜 이럴까! 누가 날 찾아왔어. 내가 알기로는 형 작품 속 전출연진과 후출연진을 형이 만난 걸로 아는데. 듣자하니 전출연진과 후출연진이 다투고, 사랑하고, 놀고. 어디까지 진행되고 무엇까지 변화될지 아직 감이 안 오는 상황인데.」
   「그런데?」
   「마침내 때가 왔어. 우리는 갈 데까지 간 거라고.」
   「뭐 볼장 다 봤다고?」
   「어허, 거 참! 그게 아니라 누가 날 찾아왔어.」
   「대체, 누가 날 찾아왔어 라는 말을 지금 몇 번을 하는 거니? 어? 대체 난 몇 번을 물어보냐고.」
   「이제 그만 물어봐. 곧장 말할 테니까.」
   「」
   「형 블로그 주인이 날 찾아왔다고.」
   「뭐? 그건 주인장은 난데!」
   「아닌가 보지.」
   「아니긴 뭐가 아니야?」
   「그래서 장난 아니라는 점. 이제 알겠어? 내가 아까 뭐랬어. 당분간 집도 사무실도 가지 말라 그랬다, 응? 형 나 알지? 내가 허튼소리 잘 안하는 거. 형도 아시잖나, 응?」
   「정말이야?」
   「(끄덕끄덕)」
   「어떻게 생겼든?」
   「얼굴이 없었어. 자세한 설명은 생략할께. 나 바지에 오줌 쌀 뻔하다 말았어. 솔직히 말해서, 지렸어.」
   「」
   「다른 이상한 점은.」
   「뭐랄까 초능력을 일부러 잠그고 있는 느낌이랄까. 난 뭔가 어떤 초자연적인 현상을 그러니까 말이지 태풍의 눈처럼, 일부러 내 주변만 정상인 듯한 기분 때문에 난 몇 마디 하지도 못하고 꼼짝도 못했어. 심지어, 걔 그림자도 없었다니까.」
   「걔 어디 소속인데?」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그러는 형은 어디 소속이야?」
   「나? 무소속.」
   「지금 나랑 농담따먹기 하자는 거야? 지금 장난 아니라니까.」
   「」
   「안 나오면 쳐들어간다 쿵짜라짝짝, 애들 노래도 몰라? 형 대체 나한테 뭘 숨기고 있어?」
   「내가 숨기긴 뭘 숨겨. 너 내 통장잔고 모르니? 내가 할 소리를 왜 늬가 해? 너야말로 내게 뭘 감추는 건데, 어?」
    바로, 이때부터 그의 당분간 차박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언제가 끝일지 아직은 종잡을 수 없었다는 점. 불쌍한 녀석이 그걸 신비의 근거이자 줄거리의 전제를 어디 짐작이라도 할 수 있었을까? 두고 보면 알겠지 뭐.





    8

    더 이상 공상에 빠져 허우적대지 않겠다 라고 다짐해도 소용없다. 황홀한 승리감은 모르고 패배감만 익숙하니까. 그러니까 쉐도우복싱을 어떻게 하나. 샌드백이나 달래야지. 하긴 남자가 살면서 자유를 생각할 때 여자도 여간해선 사랑에 만족할 수 없긴 마찬가지. 그렇지만 허영과 질투와 불평과 짜증과 체념으로부터 쫓기는 인생이므로 소소한 행복이 뭔지 모르진 않은데. 그마저 도저히 잡히지 않기 때문일까? nb는 결국 허언증에 대한 독이 잔뜩 올랐다. 농담이다. 개구리도 발정기도 아니고 그게 뭔 말인가. 하여간에 돼먹지 못한 침체기가 뭐라고 왜 필자는 그 인간을 대변해주고 있는지. 머저리 같은 녀석! 줏대 없음으로 말미암아 성과없음과 친하게 됐지. 수줍게 유혹하는 애정, 곧잘 뭇남성들을 후끈 달아오르도록 만드는 짝사랑복. 필요없다. 어떤 밀회를 알긴 아는데 입만 근질근질할 뿐. 어쨌든 그는 주인공치곤 너무 막연하다. 허접해도 정도가 있는데... 너무한 거 아냐? 새콤달콤 쓴맛 단맛...에서 남은 건 오직 썩은 미소! 뭣이 어째? 당근과 채찍에서 채찍만 있단 말 아닌가. 그래서 어디 숙녀를 예찬할 기분 들겠어? 취미 바꿀 맛 나겠냐고. 하여 그는 단호해졌다. 그럼 뭘 하나, 오래가지 못하는데. 또 숙취 때문에 불쾌한 반나절은 물론 울적한 일정 텅빔. 적어도 그에게 세상은 아름답지 않았다. 누가 첫키스를 사과니 딸기니 과일에다 비유하는가. 다 뻥이다. 그게 다 탐스러운 먹잇감이 포착되지 않기 때문일까? 사냥꾼 기질 어떻게 속이나. 허나 그마저 식상해지겠지. 그 때문에 새로운 도전이 끌리긴 하는데. 러브콜 꿈도 못 꾼다. 스카우터랑 가수를 어떻게 구분하나. 평소에 구경도 못하는데. 안 그런가? 욕망이라는 그릇을 키워봤자 연못은 그대로. 야심차게 탐욕을 업그레이드하면 뭘 하나, (사과)파이는 쫄아들고 식은 걸로도 모자라... 말 말자. 더더군다나 최신 유행가를 들어보시라. 시대적으로 너무 세련되었기 때문일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해 친절히 알려주지 않는다.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고. 여자들처럼 3분의 마법도 오리발이 유행인가 보지 뭘.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고! 남자들 우정도 으쌰으쌰 한물 가버렸으면 어떡하지? '예 아니오' 흑백논리 같은 언제적 사극이 사회를 혼돈에 빠트리진 않았을지언정. 3D 4D 다채롭게 살필 사안 따로, 예 아니오 수학적으로 근접한 사안 따로인데. 그걸 반대로? 그러니까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고'에 여자들이 잘 속는 거 아닌가. 아닌가? 최소한 순진한 생애사 전략일 땐 그럴 가능성이 어떻다는 것. 그러니까 어른들은 능글능글해진다. 과부살이 십년에 독사 안되는 년 없단 말이 괜히 전해진 게 아니다. 근데 우리의 맹탕인지 동네북인지 그 녀석은 독종과 정반대인데 이걸 어쩌나. 어쩌긴 뭘 어째. 지 알아서 하겠지. 너나 잘해란 말 듣기도 전부터 가택감금. 그러므로 아지트에 발길도 뜸해졌고. 사교로부터 멀어지니까 사람들 말길도 잘 못 알아듣고. 더불어 상궤를 벗어나 새로운 목표 있나? 없어. 있을 턱이 없지. 그러니까 대망 충족에 대한 힌트를 윗선에서 NB에게 허락할 일 있나. 팔짱껴줄 아는 동생도 없으니까 혼자서 (양손 동시에 그네처럼) 왔다 갔다. 그거 꼬맹이들도 안하는 건데. 그러던 어느 날 웬 미인이 그에게 상큼한 윙크를 보내왔다. 정말로? 뻥이다. 눈물이 핑 돌 일이구만. 하긴 이젠 가슴 찡한 사랑 하고 싶지도 않을 거야. 요즘도 노골적으로 진한사랑을 갈구하는 늑대가 있을 줄이야. 애원할 게 그렇게 없을까? 물론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여자들이 은근함을 선호하는데 무턱대고 남성미를 내세워선 꽝이라는 얘기. 그래도 누가 숙녀의 선망을 충족시켜줄 줄 몰라서 그러겠나. 도저히 잡히지 않는 사랑이라는 주제는 나비가 아니라 나방과 비슷한지 꽤나 의심시러우니까 그러겠지. 그래. 그렇다니까 글쎄. 실정이 그런데 근사한 품위, 넉넉한 재력, 고상한 사랑의 차트, 자꾸자꾸 따라다니고 귀찮게 하며 보채는 누군가가 어딨어. 다 부질없다. 어차피 처음에만 혹한다. 아마 금새 싫증날 걸. 왜 아니겠어. 뭘 해도 재미없어. 솔직하고 자시고 기쁨은 포장을 뜯을 때가 최고. 물론 말이 그렇단 거고. 그렇다고 끝없이 한탄만 할 수야 있나. 따라서 그는 마침내 신비로운 마술을 독학하기 시작했다. 여자말 번역기 아카데미에 출근할 수도 없지 않나. 과연 그래서 공중부양과 순간이동을 선보일 수 있을까? 쉽게 긍정하긴 어렵다만 아마도 부정에 판돈을 거는 게 유리할 거라는 점.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다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으면 좋은 거고. 앗 깜짝이야! 그럴 테니까. 그런데 어쩌면 그래서일까? 눈에서 레이저가 나가야 하는데 드물게(?) 여자들이 입에서 화염방사기를 뿜지 않나. 내가 하면 우아한 화장발, 삼류인지 사류인지 그와 똑같은 말 뭔지 모르지 않을 테고. 중고 신인 같은 얘기도 반복하니 힘 빠진다. 발랄한 청춘이자 행복한 젊음이라고 아득바득 우길 장본인은 아니다만. 그래도 nb가 자기 블로그에서는 주인공이니만큼. 고로 주연 대접해드려야지. 어떻게? 그래서 그는 즐거운 일하기에 몰입하러 사무실로 갔다고. 놀러 어딘가 이상한 데로 보낼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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