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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소설 2018. 9. 1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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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깡마른 품위 유지비를 위해서 환상문학 잡지를 비롯해 몇 곳에 칼럼을 기고했다. 딱히 할 얘기가 없을 줄 알았는데, 뭐 어떻게 주제가 수다의 태산을 만들어낸 셈이 됐다. 결국 지옥 같은 스케쥴과 세계적인 러브콜이 한쌍인가는 몰라도 확실한 건 그거였다. 둘 다 남의 얘기라는 것. 그래서 일이나 하는 수 밖에. 세상 물정에는 통달했는데 숙녀는 어떻게 다루는지 죽어도 모르겠다는 남자를 흉보기. 행복을 위한 심란한 알리바이. 그게 무엇인가 전문을 옮기자면 이와 같다.



    2

    주제: 유행을 선도하는 법
    내용: 거리에서 보는 사람들의 표정은 마치 그렇게 보인다. 나도 고전미를 좋아하고, 나도 유행과 교양미 정도는 구분할 줄 안다고 자부한다는 듯이. 그런데 결과를 놓고 보자면 전혀 그렇지 않다. 현실과 상상은 다른 거니까. 사람들이 우르르 몰리니까 어떤 옷차림이 인기고, 사람들이 우르르 몰리니까 괜한 허영심에 익지 않은 생두로 뽑은 커피가 최고인 줄 안다. 코메디언이 아나운서의 일거리마저 독점하고, 인생의 시작부터 끝까지 뮤지컬이었던 전문 뮤지컬 가수들도 뜨끔한다. 이미 그곳의 텃새 역시 연예인들께 잠식 당했으니까. 그래서 성우들이 날리는 파리나 잡는다고? 누가 아니래! (정직한 벌꿀은 바라지도 않고, 그 날-파리들이 희희덕거리며 흥분하는 군무라도 구경해봤으면! 우리는 그녀의 마음을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한다) 다만 정치인의 면면을 살펴보지는 말자. 잘 사시며 큰 소란 없이 잔잔하게 행복하신, 바로 우리의 정치학과 교수님에게 괜한 헛바람을 주입시키지 맙시다. 수학이든 과학이든 그렇게 한번 어디에 갔다 오신 권위자는 참으로 많은 걸 깨달았을 테니까요. 그렇게 보자면 돌아온 싱글, 일명 돌싱도 참 할 말 많으실 것이다. 입담이 아무리 좋아도, 어? 그러니까 부인 말씀도 반드시 경청해봐야 하지 않냐 이 말입니다요! 안 그렇습니까, 여러분? 특히, 숙녀여! 그대 아름다운 여자의 마음! 이거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네? 이게 뭡니까? ...... 그만 그만 그만. 워─워─워! 그런데 대체 뭔 얘기를 하던 중이었지? 아하 헛선심처럼 물거품 같은 인기, 맥주 거품 같은 유행, 콩까지 씌인 사랑, 친구의 허세 나의 허영심. 그리고 만담가의 무슨 말 같지도 않은 허풍까지.
    아하~! 이제야 뭔 주제인지 알겠네. 주제는 그것. 들쑥날쑥한 미술 사조와 고전음악의 제1전성기, 문학 운동이 아니라 바로, 패션의 유행. 유희의 변화. 단란한 오락에 대한 시장의 요구와 수요 또 충족까지. 뭐 행복의 파탄? 됐고. 주제는 한마디로 시간 지나면 이해 못할 순위다. 촌스러운 유행이다. 다른 말로 시절에 대한 회상. 뭐, 존은 끝에 가서 어쩐다? 지금 생각 좀 해 보시오. 대체 그게 어떻게 반올림 1억부가 팔렸는지. 그거 참으로 불가해한 현상 아니냔 말이오.
    이어가자면 이렇다. 선망이 가고, 선심이 오며, 여심은 몇 시 방향, 흑심은 아침부터? 농담이고. 익지 않은 생두로 뽑은 커피가 최고인 줄 알지는 않겠지만, 뭐 어쩌다 그게 유행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는 것. 진짜로, 아니 글쎄 진짜로 (많이) 덜 익힌 생두로 뽑은 커피를 아주 그냥 적극적으로 다 함께 선호한다고? 그걸 대관절... 믿어야 돼 말아야 돼! 아 맞다. 녹차도 생생하면 녹차, 반틈 숙성하면 뭐, 많이 숙성하면 아하 그게 바로 홍차로구나. 하긴, 물고기든 육고기든 날것으로 먹는 문화도 있으니. 명태라는 물고기의 변형된 구분이 몇 개인지, (절레절레)! 반대쪽에서는 그것도 괜찮다 말은 하지만 절대적으로 익은 고기를 선호하는 문화권에서 뭐랄까! 뭐랄까, 거기서 뭔가 날것에 대한 제맛을 알게 된 건가?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는 게 아니라, 늦바람이 무섭다고 설마 그래서? 전문가 세계야 나는 모르겠고. 그처럼 음식과 비음식의 경계도 옅어진다. 그런 줄도 모른 체 그럴 수도 있음. 왜냐하면 일단 가격과 품질은 대체로 비례하니까. 선형은 아닐지언정 비선형은 장담하니까. 그처럼 관습 차이도 있는데, 개인차도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무화과는 생으로 못 먹는데, 무화과가 첨가되어 요리된 빵은 완전 좋아한다. 그런 내가 설마 변태는 아니겠지, 아니기를, 그랬으면! 날것의 싱싱함으로 또 다른 예는 시끄럽고, 이만하면 서술자도 살만 하단 말인데...! 그러면 찬 밥 더운 밥 가릴 처지라, 뭐 그 말인가? 그러면 너는 그렇고 나는 뭐 물 들어올 때 노를 져어라, 에 해당하지도 못헌단 말이냐? 나는 뭐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라? 어? 못 오를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 어? 아 그말이냐고! 라는 딴지는 은근슬쩍 모른 체. 그야 어쨌든, 유럽식이라고 무조건 다 좋은 것도 아니고, 비유럽에 한번 어떤 허영심 돌풍이 불면 겉잡을 수 없을 수도 있다. 다만 그건 있다. 리조또 : 죽─바이러스 : 균─수프 : 누룽지─올리브 : 고추. 당근이 들어간 야채-빵에 고추는... 글쎄요.
    참고로 후발주자의 차근차근에 대해 한말씀. 비슷한 예로 구분이 나뉨. 가령 직수입, 도입해 개량, 상표 계약&현지 생산, 고-진입 장벽 시장에 2인자 전략으로 안착─1인자의 캐쉬카우 관련 문제 때문에 어부지리로 1위 등극. 물론 수입 금지, 국가대표 패전 뉴스 축소도 있음. 그 중에 제일 민감한 주제는 2개. 첫째 정치, 둘째 돌연변이. 첫째는 정치인 수입불가능에 여타 문제가 있음. 뭐, 쾌감도 대체 불가? 아휴...! 둘째는 제도를 수입했는데 실패, 기술을 들여왔는데 부작용, 파란색 사과 품종을 가져와 퍼트렸는데 세계 최초로 선악과라는 돌연변이 발생. 대표적인 예시 가운데 하나로 터키를 들 수 있음. 특이점은 터키 현지인이 잘 알고, 외부인도 아하 하며 느낌. 와, 왠지 모르게 나 어릴 적 그 당시 기분이다 라며. 도시와 정치-경제-사회등 모두가 타임머신이라는 점. A부터 Z까지 현대식, 00년식, 99년식, 88년식, 77년식, 시간과 무관한 고유의 특징도 함께. 그러면 시행착오이자 세계사라는 크나큰 대가를 치른 선험자보다 후발주자가 유리한 것 아니냐, 또는 무조건 선험자가 낫네 라는 이의 제기? 합리적 의심! 그러나 제논의 역설처럼 단순한 경쟁도, 전성기에 따른 순위 변화처럼 규모에만 국한된 문제도 아님. 따라서 결론은 2개. 첫째 모르긴 몰라도 미래는 더 나을 거라는 점. 꼭 그래야 한다는 것. 둘째, 미지의 내일은 행복할지 불길할지 예측은 가능하나 지금은 아마도 알 수 없다는 점. 사랑은 모르는 것처럼! 참고로 한말씀, 끝.
    그 때문에 생각나는 일화 하나. 그래서 '어디로 튈 줄 모르는 개구리─할 말이 많은 닭' 하면 떠오르는 예술의 나라에 초대 받았고, 현지에 도착해 누가 공연을 하는데~! 왜 일이 그렇게 꼬였는지 살짝쿵, 슬며시 알아나 볼까? 남몰래 내 마음대로 하루에 열두 번도 더 첫눈에 홀딱 반하여 수많은 숙녀들과 사랑에 빠질 수는 없는 일이니! 일은 그랬다. 사정이 그렇게 됐다. 즉 가수는 아무리 기다려도 박수를 안 치네, 아직 박수의 단계로는 부족하다 그 말인가? 역으로, 관중은 아무리 기다려도 기다려도 피날레가 없네! 둘 다 상대방 생각 먼저 하느라 공연은 끝없이 길어짐. 원론적으로 한쪽은 협주곡이 끝나야 긴 박수를 치고, 앞서 공연한 가수는 5분이 됐든 5시간이 됐든 처음부터 끝까지가 1곡이라서 (오페라처럼 아리아만 떼서 부를 수도 있겠지만) 중간에 틈틈이 자주 박수를 받아야 함. 둘 다 서로 그걸 몰랐으니까, 바로 그 차이! 서양고전음악 같은 정악이 아니라 민속음악에서 점잖은 정악이 아닌 하필 민속악. 하여 적당히 1~2시간이면 될 걸 가지고 기어코 논스탑 5~6시간 완창을! 가수는 오랫만에 힘겹게 몸을 풀었다 쳐도, 아무것도 몰랐던 청자는 그야말로 완전 미쳐버리는 거지. 흔한 말로 (개)고생! 없던 일로 돌릴 수는 없고, 예의와 결별할 수도 없고 참 나! 결국 해피엔딩이지만, 아아, 돌아가는 사람들 표정이 정말로 어땠을까를 생각하면 (설레설레) 아찔! 솔직히 아는 사람은 덜 애호한다지만, 아는 사람이 보기에 그분들 불쌍해야 정상 아닐까? 불쌍해도 정도가 있지 완전 겁나게 불쌍한 게 딱 옳음. 약간 다른 얘기지만, 정치인이 대체 어떤 마술을 부렸는지 몰라도 우리들 좀비도 똑같음. 일단 인지도만 있으면 누구든 오즈의 마법사란 말이군. 뭐 그건 그렇고, 다른 게 아니라 으쌰으쌰가 그렇게 길어지면 영화 행오버 1-2-3이 됨. 옆길로 빠진 일화 얘기 끝. 다시 돌아가서,
    언제 어디서나 그렇다. 전문가 세계. 그분들 솜씨가 또 좀 좋나. 그래서 또 말이 만들어진다. 일단 한번 듣고나 볼까?
    마블은 전설이다, 뭐가 뭐를 만났다, 어디에 기적이 일어남. 프로이트 + 라울 뒤피 + 비틀즈 = 작가 누구 라는 괴물이 탄생했다! 누구 신드롬, 머머주의, 머머앓이, 머는 하나의 현상이다. 해리포터처럼 거대 박물관이 지어진 적이 과거에 있었던가. 있으면 내게 알려주는 자상함을 베풀어주시지 않겠소? 그처럼!
    누가 신었으니까, 누가 들으니까, 누가 읽으니까. 유럽에서 난리니까. 그게 뭐냐, 오락산업이 대중을 길들이기-다. 또는 얼렁뚱땅 우연히 발생한 시장에서의 흐름과 운동이다. 또 어른이 아이를 훈육하기. 전문가가 비전문가에게 친절하기. 저쪽으로 가자 우르르르르! 다시, 이쪽으로 가자 우르르르르! 어제는 으쌰으쌰 오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차분하게 모딜리아니의 어느 그림처럼! 3분의 마법을 들어봐도 후크송, 곧 잠깐 달콤하면 그만이다. 소비재, 쓰다 버리면 끝이다. 그럼 사랑은? 이거다. 변심은 기본이고 절망은 순서다. 이거다. 조급한 거다. 세상도 바쁘다. 나는 벅차다. 친구는 잘나간다. 으쌰으쌰, 약속 장소에 나갔는데 나 혼자뿐이다. 뭐야 이거! 사랑과 우정 사이, 그게 뭐 나쁘다고. 통통배의 이름으로 멋진 거도 많다. 낭만, 모히또, 마티니, 행복, 금요일, 숙녀의 이름들. 그런데 그게 아니라 통통배의 진짜 이름이 뭐 어장 관리선? 허허, 사업자등록증에 등재된 정식 카페명이 글쎄, 카페 피카소라니! 좌우지간, 나랑 말이 통하는 남자는 일생을 통 틀어 1명도 없었는데, 타인은 날 그렇게 볼지도 모른다는 점. 찬 밥 더운 밥 가릴 처지가 아니신 거 같은데! 내 추억의 사진은 추하고, 우정은 추접스럽고, 사랑도 순위권 빼고는 모두 허접하다는 것. 즉 내가 나를 모르는 일. 아무리 속아도 오락산업을 바쁘게 가동시키고 살살 뻔트만 대게 만드는 무슨 그런 위원회라도 있단 말인가! 그러니까 어른으로써 나는 계속 나를 모르고, 아이들은 아직 어리니까 자길 모르고. 뭐가 정상이고 뭐가 비정상인지. 나는 과연 무엇을 좋아하는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어떻게 살고 싶고 뭐가 되고 싶냐고.
    드라마처럼 필름을 빨리 돌려서 딱 성공했다고 치자. 자, 황금이 있다. 황금바 007 가방은 내 꺼다. 그런데 그 황금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이미 많은 걸 해 봤다. 더 이상 할 게 없다. 할 거 안 할 거 다 했는데, 더 할 게 없다. 자, 유명해졌다. 그런데 유명해지기만 하면 좋을 줄 알았는데 뭔가 허전하네. 이 공허감은 대체 뭐지? 계약서에 이미 사인했기 때문에 한동안 목표를 수정할 수도 없다. 조명이 비추니까 자연스럽게 폼을 잡는데 웃음은 직업적이고, 언동은 꾸며진 거다. 신비주의, 그거 다 가짜 컨셉이다. 즐겁고 기쁘고 좋은데, 그 다음이 없다. 재밌긴 재밌는데 재밌기만 하다. 그래도 그러면 중간이다. 그러다 까딱 잘못하면 반-재산 탕진하기 일쑤다. 과장하자면 가짜 내가 진짜 나를 잠식한 거다.
    특히! 말수 적고 말하기 좋아하지 않고, 나서기 싫어하며, 툭하면 심심하다 걸핏하면 뭘 해도 재미없다고 하는 친구들. 곧 유명인이 아니라 일반인. 내 전-여자친구는 발레리나가 아니며, 날 짝사랑하는 카페 웨이트레스는 프리마돈나와는 전혀 거리가 멀고, 내가 (속된 말로 껄떡?) 눈독 들이는 여-바텐더가 메조소프라노일 리는 없거든. 그럴 수는 없는 법. (야 한 번 주라? 주긴 뭘 줘!) 한마디로 꿈이 없는 친구들. 그분들 주위에 누가 있나. 내 친구를 둘러보자면 둘 중 하나다.
    첫째, (명망과 재산은 몰라도 언더그라운드에서 특징으로 일가를 이룬) 거물들
    둘째, 은근이란 수식어는 차마 붙일 수 없는 허당들.
    내 친구들은 정확히 그렇게 둘로 나뉘었다. 물론 성실한 1.5군들은 빼고. 물론 나는 셋째일 테고. 하여간, 첫재는 그렇다. 얼굴은 영화배우급, 말발은 연설가급, 진짜로 현직 사기꾼, 정말로 전직 도박사, 어설픈 스포츠맨, 전직 마피아 출신, 허세왕, 허풍꾼등등. 그러다 그 친구들과 멀어지고, 시골 출신으로 도시의 고독한 사냥꾼과 친하게 지냄. 그런데 호랑이 없는 굴에 토끼가 왕 노릇 한다고 완벽한 허당에 완전한 촌닭이네? 그러니까 늬가 여자가 없는 거야, 라는 말도 할 수 없음. 토라짐을 넘어서서 우정이 깨질지도 모르니까. 아무튼 일상이 권태롭고 사는 낙이 거기서 거기인 우리들을 보아하니 이렇다. 그분들이 보고, 듣고, 읽고,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오락산업과 시간 소비의 대상은 무엇인가. 둘 중 하나다.
    첫째. 날 따라하지 마시오!
    둘째. 절 따라하세요, 어서요!
    (부연 설명)
    첫째. 캐머론 전-총리는 말했다, 우릴 부러워하지 마시오. 영화 대사는 이렇다, 쟤 나 따라하는 거야? 비전문가 친구 왈, 날 부러워하지 말던가!
    둘째. 전문가의 전문가들이 연구하여 출시한 안무, 허구, 유행가, 상품들. 말하자면 죄다 그런 식이지. 날 따라해봐요 이렇게!
    첫째와 둘째만 왔다 갔다, 내 꿈은 있거나 말거나 아니면 수시로 바뀌고? 한마디로 정신없음. 그 세월이 얼마 만큼 양적 팽창을 거듭하다보면, 그 관성이 거듭되며 질적 팽창까지 더해져서 어른이 되면! 어린이의 상상력은 헌납하고 어른의 냉철한 이성은 챙겼는데,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길래 밟지 않았는데 관례도 바뀌고 세상도 바꼈다? 나는 최말단 쫄병일 때 지역 경찰서장의 출퇴근길을 국빈처럼 무신호로 매일 통과시켜줬는데, 그 고생한 다음 내가 그 자리에 갔는데 당시 권위와 지위와 혜택은 다 어디로 갔냐고! (그럼 현재의 국빈급 대우가 옛날에는... 사회지도층의 평균이었다고? 아이고야! 진짜로? 세상에나! 관행도 결국 차근차근을 요구하시는군) 더군다나 어느 날 문득 나는 꼰대. 젊은이와 대화를 해 보니 진짜 그렇다? 대화가 정답게 오고 가며 오손도손 의견 차이를 발전시키는 게 아니라, 알고 보니 나는 로보트처럼 내가 아는 지식만 읊고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주장만 로보트처럼 반복한다니! 그러니까 생각이 말랑말랑하며, 사고의 틀을 넓히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님. 뿐만 아니라 약간이라도 의식적으로 그렇게 할려고 하면 심에 붙힘. 벅참. 힘듬. 퍼짐. 지침. 따라서 부작용은 그것. 임팔라처럼 귀가 팔랑거리고, 토끼처럼 딴 생각만 하며, 고양이처럼 이기적으로 살기 쉽상. 그렇기 때문에 살던대로 살면 이렇다. 어느 날 내가 플레이보이의 4대 요소 잔지에 슥 숟가락을 올려도 그런 식이다. 뭔지 알 수 없는 이 허전함은 대체 뭐지? 왜 예술은 불만족스러워야 하느냐,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없는 거다. 내가 최고인데? 이미 환상을 알아버렸거든. 진작 벌거벗은 임금님이란 동화 속 주인공을 꿰차버렸거든. 메피스토펠레스한테 영혼을 맡겨버렸으니까. 나는 이미 프랑켄슈타인이 되어버렸는데? 그래서 졸부는 하수에게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부자 되도 별거 없다고! 나도 그런 말 하고 싶으니까 일단, 부자나 되고 보자? 개인의 문제는 개인의 인생이고, 지금은 삶의 원리 얘기를 이어가자면 이렇다. 뿐만 아니라 평범한 나를 봐도 똑같다. 유명해지지 않아도 괜찮고, 한마디로 자족. 삶에 대해 대충 큰 불만족 없음. 자존심 때문에 '나는 아무도 부럽지 않다'가 아니라 그런대로 큰 불평 없는 생애. 뭐 일단 뭐든지 나쁘지 않음. 나는 매사 긍정적이고, 조롱꾼 친구와도 친하며, 낙관적인 바텐더를 선호함. 말발이든 깐족이든 잔지식, 잔재주, 잔머머, 여러 종목으로 붙어봤더니 적어도 내가 친구들한테 밀리는 건 많지 않음. 사실은 사실. 그런데, 그럴까? 정말 그럴까? 자, 옷장을 열어보자. 내 마음에 쏙~ 드는 옷이... 음 그러네. 그러면 서재를 봐볼까? 보지 말자. 신발장은? 봤다 치자. 그렇긴 하나 내 카드 명세서를 보아하니 살 건 다 사고, 할 건 다 한다. 모르는 사람이 없는 세계적인 화가의 진품도 비록 손바닥만 하지만 집에 몇 점 걸려있다. 내 연봉 뻔하지만 로이 리히텐슈타인과 드 쿠닝의 진품, 마크 로스코 초정밀 위작. 그리고 버크셔 헤더위이 종목 소유. 연봉 뻔하지만, 가질 만큼 가졌다. 절대 막살지 않았음. 성실했고 평판도 괜찮았음. 현재 적당히 행복함. 단지 여자들한테 인기가 없다 뿐이지 '반올림' 마크를 붙이면 내 인생도 꽤 괜찮아보임. (모르는 사람이 없는 화가의 작품일지라도 귀여운 싸구려 중고차값 한 대도 안되는 사례가 꽤 많다는 점, 아는 사람은 안다) 그렇게 나는 잔머머로 어디서 썩 빠지지 않는다. 이제는 말할 수 있음. 무엇을? 옛날에는 그런 줄 알았음. 피라미드식 논리를 선호했고, 기승전결이라는 형식미, 뭔지 모를 수 밖에 없는 파격적인 추상화, 수박 겉 핥기라는 픽션의 관능미, 남의 다리 긁기라는 (개?)수작. 그것을 비전문가가 애정하면 습작, 전문가가 손 보면 걸작. 바로 그렇게. 그러나 지금은 깨달았음. 알게 됨. 무엇을? 바로 전문가니 뭐니 해도 꽤 괜찮은 영화 같은 범작과 고전을 빼 놓고는 전부 그거라는 점. 바로, 역피라미드식 전개! 곧 요만~한 걸 이따만~하게 부풀리는 기술. 알고 보면 그거거든. 알고 보면 그거 아무 것도 아니거든. 그거야. 그러라고. 바로~ 그거라고! 줄거리와 요점만 잡으면 나머지는 전문가들이 요술로 다 만들어냄. 컴퓨터 그래픽 같은 거. 생선 같은 놈 하나 나와서 여자랑 연애한다는 줄거리, 거기다 살 붙이면 꽤 괜찮은 판타지 영화가 되는 것이다. 내 직관력 자랑 그만하고, 처한 실정 초라한 형편으로 돌아와서, 
    그럼 내 사랑은, 전적을 돌이켜보니... 말 말자. 그럼 내가 출입하는 사교계는 어떤고 하니, 음... 그만그만하다. 간혹 들르는 무도회는 썩 자랑스러울 정도의 분위기까지는 아니다. 그렇다면 내 교우 관계는? 그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라는 세간의 속설로 따지자면, 뭐라고? 이런 젠장! 출신을 따지면, 따지지 맙시다. 호구조사는, 여기서 멈추자. 나의 친교가 난교는 아니지만, 공상은 이미 사극인 것. 역대 왕들이 적지 않게 단명한 이유를 모르진 않소만, 한 친구는 3000명을 1명씩 개별 면담할 생각에 빠져 입이 귀에 걸림. 그런 반면 또 다른 친구는 응큼함의 격이 다름. 곧 한 친구는 1000 대 1의 경쟁률로 뽑힌 3명의 애첩을 총애할 궁리를 사실적으로 도모한다. 그야 어쨌든, 난 어쩔 수 없는 속물이라는 둥 세상은 요지경이라는 둥 실망은 금물.
    그렇다고 세상이 진짜로 재미없고 인생 뭐 별거없다며 푸념할 수야 있나. 허세는 새롭게, 허영심은 변화를 맞이하고, 허풍은 이제야 고급스러움을 아는 일. 물 반 컵 담긴 잔을 봐도 그렇다. 좋게 보면, 남은 날 가운데 오늘이 제일 젊은 날. 비관적으로 보자면,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이미 글러먹은 때. 늦었을 때가 제일 빠를 수도 있지만 말이다. 그처럼 껄끄러운 방법으로는 바람 펴서 활기와 스릴감을 맛볼 수도 있고, 건전한 시도도 있다. 가령 취미 바꾸기. 어른이 일기 쓰기. 소셜 네트워크를 공개와 비공개로 나눌까? 여행도 있고 새로운 만남도 있다. 바로 그것. 그래서 내가 만난 색다른 환상이자 신비한 새로움은 무엇이냐! 무엇인고 하니 살짝 힌트만 하나 흘리자면 그건 절대 추리소설 읽기는 아니다. 세계 제패 시도 역량이 돼도 옛날에 됐던 단위와 겨울잠에서 깨어난 곰에게 구식탱탱묵은 방법처럼 도청을? 글쎄요! 안 봐도 안다는 것, 그건 곧 천리안이요 신화로써 수없이 반복됐다는 점. 구식탱탱? 숙녀에게 그 말을 속삭이면 참으로 좋아하겠다. 어디 여자가 말이야... 여자 목소리가 담장 밖을 넘어가, 어? 암닭이 울면 어쩐다고! 살살 간질간질 살살 깐족깐족, 뭔가 중요한 일이라도 있다는 듯이 귀에다 소곤소곤! 그녀가 웃지 않고 배길 수 있을까? 언제까지 그 남자를 사랑하지 않고 버틸 수 있을지! 포근히 안겨버리지 않고는 도저히 헤어나올 방법이 없는 사랑이라니. 뭐 또 사랑? 또? 넘어가고. 아무튼 그 비밀 수법은 판타지-스릴러-공포 영화를 보면서 추측하기도 아니다. 직접 개구쟁이 탐험대가 될 수도 없다. 왕성한 식탐은 다이어트로 절제 중. 여심에 대한 열망 또한 옛날 얘기. 야심의 정량적 실측은? 품위 유지비만 벌면 일 더 할 생각 없고, 뻔트면 대-만족! 아니 도대체 그 얼마나 대단한 환상적인 꿈꾸기길래 이 난리야? 뭐 그렇게나 말이 많냐고! 그 하고 싶은 할 말, 지금까지 못헌 채 다 어떻게 참았냐고 글쎄! 아니 정말 어떻게 감동시킬 작정인지 몰라도, 그게 진짜 사람 뒷목 잡을 뻔한 반전이 기다리는 막 말이 필요 없는 역작이라도 되냐고! 어? 그래서, 어? 그래서? 아, 그래서! 나도 말 좀 하자, 라는 말 듣기 전에 변죽은 여기서 그만. 뜸 들이는 일도 재미없으니, 서막을 마치고 본론을 공개하자면 이렇다. 그것은 바로 '블로그'란 제목의 허접한 책을 타인에게 쓱 선물하기!
    뭐, 뭐가 어쩌고 어째? 이런 젠장! 사람 약 올려도 분수가 있지, 이 양반이 이거 보자 보자 하니까...! 이거 순 약장수도 뭣도 아니면서, 뭐! 뭐?



    3

    주제: 정치
    내용: 여자의 우정. 결혼한 친구1은 남편 흉을 본다. 친구1의 험담을 8할은 코메디로, 2할은 자랑으로 듣던 친구2. 그녀는 먼발치서 보니 표정이 꽤나 이상하다. 그 오묘한 신비함을 어찌 숨기겠나. 그런데, 혹시 친구2는 노처녀 콤플렉스일까! 혹은 가난이랄지 외모 같은 열등감일까?
    그와 같이 격의 없는 친구 사이라면 몰라도, 아마도 외교는 앞서 말한 그런 것 아닐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러든 어쩌든 외교는 동성이 아니다. 국가는 이성애자고 외교로 결혼은 불가능하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사극에서야 국가간 왕족끼리 친척이 된다만 현재는 종교와 법이 분리됐듯 국왕도 정치인의 밑이다. 신분만 왕이지 직업은 백수다. 정치도 무엇도 체면 깎이는 일은 그 무엇도 해서는 안된다. 그러다 아마추어처럼 뭘 좀 하면 사진에 조명에, 그래 봐야 저 구석지 토막 기사다. 나 행복하며 나 잘난 척 하기도 바쁜 세상, 나 잘난 맛으로 사는 인생, 대하드라마 그거 언제 다 챙겨보나. 관심도 없다.
    그처럼 외교는 불편한 우정이면 몰라도 애증의 사랑은 아니다. 그럴 수 없다. 그래서는 안된다. 독립과 분리에 대해 일단은 로미오와 줄리엣은 학습한 다음이라고 가정하면 이런 억측이 가능하다. 곧 사랑과 우정이 제일 비슷하듯, 우정과 외교도 그렇다. 그러면 우정과 외교는 뭐 얼마나 다를까? 불합리하지 않은 논리 전개다. 단, 잔지식이 애매하고 학교에서 배운 과목마저 자신에게 애매하다 했을 때만.
    그럼 대체 처음에, 어? 초장에 속 시원하게 등장하지 못한 결론은 뭘까! 뭐지? 뭐냐고! 뭐냐하면 결론은 간단하다. 정치인은 국민을 대표한다, 그것은 형식. 그러나 포장을 벗긴 진실은, 국민은 정치인의 노예일 수도 있다는 것. 때문에 젊은 층은 정치에 고개를 돌리는 게 당연하고, 중년을 넘어서면서부터는 독해져서 정치를 외면하지 않는 게 당연하다는 것. 늙은이의 말은 그거다, 한두 번 속나! 그러나 젊은이는 실제 한두 번 속아도 속은 건지도 모른다. 관심도 없다. 오히려 그 무언가가 도덕이자, 윤리며, 정의인 줄 알 수도 있다. 정치인을 끌어내려 좀비로 만들든, 괴물과 싸우다가 똑같이 괴물이 되던 무관심은 곧 퇴보의 지름길이니까, 그래서 어른은 정치-경제-사회 뉴스에 대해 마냥 팔짱만 끼며 방관하지 않는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 젊을수록 정치를 모르고 늙을수록 세상사에 통달하는 건 그렇다 쳐도, 빈부는 어떨까. 내게 유리한 정세가 무엇인지 파악하며 잠룡을 점찍는 수읽기. 가난이라고 무작정 모르지도 외면하지도 않겠지만, 적어도 부자가 냉철한 이성으로 이기주의적인 정치관을 유지할 거라는 점. 누가 모를까. 부러움의 방향은 '빈자에서 부자로'인 것. 위에서 밑으로는 추정과 배려요, 밑에서 위로는 이해 8에 질투 2. 먹고 살만 해야 멀리 보며 두뇌 회전이 잘될 거라는 점, 사실이다. 피자배달원은 소설가가 아니다. 남녀는 또 어떻고.
    남녀? 잠깐만 남녀 얘기. 잠시만 삼천포로. 예로부터 여자는 그랬다. 전시에는 전리품이요 평시에는 그랬다.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 그러다 좋은 세상이 됐다. 그래서 평등, 좋다. 나쁠 게 뭔가. 단지 여자도 관심의 균형을 심하게 잃지 않아야 한다는 거다. 논리보다 직감. 이유보다 감각. 증거보다 육감. 왜보다 그냥. 지각보다 청각. 합리보다 허영. 다큐멘터리보다 로맨스. 뉴스보다 드라마. 선택보다 변심. 기술보다 요술. 성과보다 거울. 아니시면 아니라고 반박을! 틀리지 않으면 틀리지 않다고 제~발 동조를! 신부들러리 < 신부. 병풍 < 주인공. 당근 < 신데렐라. 목적 < 친목. 타율 < 타석. 화술 < 수다. 안목 < 취향. 공정 < 선심. 합리화 < 동경심. 만족 < 선망. 그런데 바둑 두는 사람 어디 갔나? 언제부터 그렇게 조용하셨다고! 곧 처녀 때 요리하기는 싫고 꽃다발을 선호, 그러나 나중 여성잡지2는 앙칼진 음조로 말씀하신다. 생선이나 사오지 대체 뭔 꿍꿍이로, 어? 이 인간이 뭐 캥기는 게 있길래~ 우리 형편에 꽃다발은 무슨... 쩜쩜쩜. 물론 다음 타자는 뭐니 뭐니 해도, (딱) 지는 비교! 전 세계의 유부남들이여~ 어? 이게 뭐요?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요? 어? 이 세상의 남녀 평등은 뭐 동네 개도 쳐다보지 않는 땅바닥에 떨어진 피자요 뭐요. 어? 아 우리가 동네 북이요 뭐요? 시도 때도 없이 듣는 잔소리. 8할은 그렇다 쳐도, 2는 뭐요? 그건 뭐 말이요 껌이요? 참말로 개 팔자가 상 팔자라더니, 살다 살다 내 개 팔짜가 다 부럽다니. 허허. 그 무슨 개 풀 뜯어먹는 소리를 끙끙 앓으면서 묵묵히 듣고만 있어야 하다니. 어?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요? 안 그렇소? 왜 맨날 우리는 힘들게 가정을 위해서 땀 뻘뻘 흘리면서 돈을 버는데, 이게 대체 뭐냔 말이오. 안 그렇소? 특히나,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다>라는 인생 포지셔닝이 일관되신 분들. 남자 대 남자로 후련하고 통쾌하게 응어리를 풀어나 봅시다. 네? 알죠, 네. 왜 몰라요? 어떻게 그럴 수 있겠습니까. 물론 그 중에는 말로 벌어먹고 사시는 분들도 있고, 가뭄에 콩 나듯 10년에 딱 1번 말발 좋다는 얘기를 들을까 말까 하신 분들. 잡은 물고기한테는 먹이를 주지 않는 분들. 생쥐를 잡을 때만 최선을 다하시는 분들. 내 배 부르면 잠이나 쿨쿨 자고 핑핑 놀며 노닥거리시는 분들. 그대 전설적인 플레이보이는 이성친구가 0명이라는 사실. 우리는 사랑이 인생의 전부라고 살짝 거짓말도 하긴 하지만, 최소한 이 사랑에 전념한다는 점. 이게 어디 보통 일입니까? 우리가 전에 어땠는데요? 네? 조르쥬 심농이 우리들 꼬봉 아니었냐 이 말입니다. 네?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우리가 언제까지 기 죽어 살아야 합니까? 참는 데도 한도가 있습니다. 안 그렇소? 우리가 무슨 돈 버는 기계요 뭐요? 어? 그럼 여자들은 환상머신? 이게 뭡니까,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이러니 이 장본인이 선동하며 주동자가 되지 않을 수 있냐구요. 안 되겠소...... 으쌰으쌰...... 워──워──워! 분위기가 슥 바뀌니 내시인지 뭔지 이방께서 한말씀 하신다. (사이코패스왈, 거 참 빨리도 기어나온다?) 뭐 홈런보다 뻔트는 남녀 공히 좋아하지 않냐고? 이런 이런 이런! 그러니까 왜, 어째서 도대체 왜 심한 불균형은 지양해야 하냐고? 영화에 나오지 않나, 포로 중에 인간적으로 아이와 여자는 먼저 어쩝시다 라고! 권리만 남고 의무는 뒷전, 여자도 제외일 수 없음. 머머주의도 좋지만 그게 왜 그렇게 시끄러운고 하니 인종차별처럼 수직에서 수평으로 바뀐지 불과 얼마되지 않았으니까 그럼. 아 말이야 바른 말이지, 차근차근이 아니니까. 어? 옛날에 겉으로는 레이디 퍼스트! 왜? 사랑은 해야 하니까. 그러나 실제로는 골프장 입장 금지요, 첫 손님으로 여자라면 재수가 없어 소금을 뿌리며, 배에 여자가 타면 재수없어서 어쨌다나 뭐라나. 남자는 애를 낳을 수 없고, 여자는 사랑과 존중을 대체로 받는 입장. 그렇기는 하나, 고로 우리는 숙녀를 이해해야 하지만, 화장발과 조명발도 다 좋다만, 우리 여성분들 앞서 말한 개념도 함께 챙기자는 거다. 논리, 까닭, 근거, 왜, 사실, 진짜, 원리, 뉴스, 정치, 사회, 성과, 목적, 그리고 인문교양서를 말이다. 남녀 논쟁 끝.
    인문교양서와 뉴스, 정치, 젊은이가 누릴 기쁨이자 뽐낼 인생이며 희망찬 세상인데, 그런데! 젊은이는 딴청이고 오히려 늙은이가 정치사에 밝다? 이게 모순이 아니면 뭐가 모순일까. 앞길이 창창한 청춘은 방관인데, 살날이 구만리 같지 않은 노년은 인상 쓰며 사설과 토론을 비판적으로 읽고 보며 논한다니. 이게 대체 뭐지, 뭘까, 뭐냐고! 인형 안에 인형이 계속 들어있는 러시아 인형. 그분들 뿔랄 만 한 일이다. 다만 쇼팽 콩쿨을 구경 가는 범생이 제외. 말하기 좋아하고 나서기는 더 좋아하는 상류층도 통과. 빙고? (있지도 않은 수염 쓰다듬는 거드름)! 그러니까 보드카를 사랑하는 상남자들이 그러는 거 아닐까? 이건 아니다 이건 아니라고! 곧 닥치거든. 먼 미래가 아니라 가까운 내일이니까. 그분들 으쌰으쌰 안 할 수가 없는 거다. 곧 나이, 성별, 빈부등 어떤 기준으로 봐도 정치는, 정치란! 대중에게 밑지는 장사요, 처음부터 손해 보는 게임이며, 하면 할수록 지기만 하는 내기라니. 백번 양보해도 썩 틀린 말은 아니라니. 새파란 젊음은 한 번쯤 생각 좀 해보시길!
    결국 사랑은 모르는 거고, 우정은 추접스럽지만, 외교 및 정치는 그래서는 안된다는 것. 콤플렉스니 부러워하지 마라느니, 너나 잘해 라느니! 적어도 옛날보다 지금은 그렇다. 열심히 하든 많이 부족하든 한마디로 기대감은 높다는 점. 최소한 불행을 고대하진 않을 테니까. 정치인은 잊어서는 안된다. 조명 받는 건 오락산업과 다 똑같지만 정치는 특별하니까. 그래서 그 분야는 아마도 칭찬에 인색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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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 남녀의 우정
    내용: 이성친구라...! 곧 남녀의 우정은 가능할까, 불가능할까? 답은 이렇다. 떳떳하면 가능하다. 그러나 가능한 것 빼고는 대체로 불가능하다에 어른들의 중론은 모인다. 그쪽으로 우세한 주관을 바깥에서는 코메디로 설을 풀겠지만, 집에서는 덜 웃길 수 밖에. 누가 모르겠나. 황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듯이 사과─바나나─망고─복숭아? 견물생심이다. 단, 이론과 실제는 다를 수 있다. (허나, 내 친구 척키가 어떤 활약을 펼쳤는지... 학과에서 여자애들이 키 작은 남자를 싫어하지 않고 어쩌고, 그래서 척키가? 절레절레! 그러면 키 빼고 다 가진 남자가 다름 아니라 바로 척키라고?) 곧 남녀의 우정이 입소문을 타게 되면 그게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 추문? 염문 먼저 경험해봐야 할까! 아니면 잠깐 시끄러웠다 잊혀질 스캔들? 새로운 사랑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일. 그게 어떻게 불가능하겠나. 싱글 대 싱글이면 몰라도, 그게 아니면 불행은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오기 마련. 가족1은 슬럼프, 가족2는 불화에 직면할 수 밖에. 엄마 아빠가 일상적으로 싸우는 걸 보고 자란 아이가 어른이 되면 다른 건 다 몰라도 사랑을 잘 할 수 있을까? 사춘기 때 다짐은 하겠지. 나는 나중 커서 절대로 아빠처럼 살지는 않을 꺼야 라고. 그런데 커 보니, 웬~걸! 번식기도 아니고 뭐, 발정기의 신기록을 세우다니! 세상에나! 나는 커서 엄마와 약간 다른 여자를 만날 꺼야. 그런데 나중 알고보니 여자는 다 그래? 맙소사! 늑대는 다 똑같다는 말이랑 일맥상통하잖아?
    인종차별이란 얘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듯이, 사람들은 매스컴을 통해서 짜증나도록 학습했다. 따따부따 따따부따, 찬반은 나뉘지만 사랑하는 연인끼리 얼마만큼 프라이버시를 인정할 것인지를. 각자 개인 사생활을 얼마만큼 존중할 것인지를. 서로 사랑하는 사이인데, 남자가 여자의 핸드폰을 보면 될까 안될까! 여자가 남자의 노트북과 아트박스를 검사해도 될까, 안될까! 정녕 사랑한다면 여자는 오히려 바래야 하지 않을까? 털어서 먼지 날 게 없다면 남자는 관대해야 하지 않을까! 그이가 날 감시하며 질투하기를, 사랑은 어쩌면 그거 아니냐고! 무엇보다 너무 풀어주면... 너무 끌어당기면... 밀고 당기기, 그게 다른 게 아니다. 사람 마음 쥐락펴락, 그걸 드디여, 어? 마침내 이제 겨우 알만 하니까...... (뒷목)...... (커피포트)...... 워─워─워! 남편이 설마 한눈팔지는 않는지 부인은 직감을 앞세우고, 남편도 부인이 제일 친한 친구한테마저 그 뭔가를 딱 잡아뗀다는 걸 아주아주 잘 알기에 여간해선 마음을 놓지 않는 게 정상이다. 단, 가족이라는 장르로 심하게 넘어가지 않았을 때. 곧 드문 사례로 일명 맞바람이 부는 일도 있을 테니까.
    여기서 주제를 심도 깊게 알아보기 위해 칼 구스타브 융을 비롯한 정신분석 학파의 총론을 극명히 요약해보자. 성격 파악에 대한 사람들의 인생론을 통합해보자. 그 결과 구분은 이렇다.
    1.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다.
    2.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다.
    1은 플레이보이일 수도 있고, 찬 밥 더운 밥 가릴 처지가 아니신 듯한 숙녀일 수도 있다. 2는 소녀, 평범한 청춘남녀, 원래 1이었다가 나이들면서 많이 둥글둥글해진 어른일 수도 있다. 인생 내내 하나만 하란 법도 없다. 모든 일에 대해 둘 다를 후보군에 놓아야 좋을지도 모른다. 요컨대 1번은 돈키호테고 2번은 햄릿이라고 일단 편의상 약칭해보자. 곧 1번 같은 돈키호테든 2번 같은 햄릿이든, 그 일관성을 어떻게 비판하고 누가 장담할 수 있단 말인가. 그 누구도 그건 보장할 수 없다. 장사 하루 이틀 하시나! 특히, 이럴 때 전적은 아주 그야말로 완전 기가 막히게 커다란 교훈을 떠안겨준다. 호탕하게도 간접 경험이 죽었다 깨어나도 성취 못할 값진 진리, 직접 경험은 인생의 의미를 우리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거져 준다에 해당할지도 모르고. 하여간, 우리는 모를 수가 없다. 플레이보이, 우리끼리는 눈빛만으로 미래의 줄거리를 읽는 신통력이란 게 있거든. 어? 우리는 말이야! 아닙니다 아닙니다, 절대로 아닙니다? 너네 플레이보이는 어떨지 몰라도, 우리들 사랑학 학자─사랑론 옹호자─사랑법 수호자이자 라디오 멜로드라마 애청자는 그렇지 않다? 영 아니다? 그래요. 그렇다구요~! 네, 알겠습니다. 네, 잘 알겠습니다. 허허허. 자, 그럼 또 예시를 들어보자. 아니 예시가 아니라 과학자처럼 가설을 설정해보자. 아, 가설이 아니라 가정, 여심을 추정하며 내 추억을 회상해보잔 말이다. 나는 나중 어쩌고 싶다는 사랑의 자세를 떠올려보자. 또는 여태 지금까지 어땠다는 사랑의 태도를 기억해보자. 그런즉슨 나는 이상적인 사랑 즉 괜찮은 애정이면 저 1과 2에 대해서 대충 2 대 8 이었다? 그렇지만 꽤 괜찮은 애정이 아닌 최고의 사랑이라면 말이 다르다? 그래서 그 정도로 아름다운 사랑이라면 8 대 2 였다? 그럼 그게 아니라 사랑의 불장난이랄지 그래, 풋사랑은! 그건, 누구도, 딱 부러지게 뭐라고 말할 수 없다. 말해서도 안된다. 왜냐하면 사랑은 모르는 거니까. 우리는 일단 첫인상부터 즉각 친해지거든. 처음 만나면 바로 호감인데? 무조건 일단 웃고 시작하는데? 여자는 웃으면 끝난다. 웃음 다음에 곧바로, 아니 동시에 사랑이다. 육체적 사랑이든 플라토닉이든 시작은 웃음이다. 시작은 눈빛이다. 오빠가 너무너무 좋아요 라는 애절한 눈빛도 있지만, 좋으면서 싫은 척 그처럼 피하는 눈빛도 있다. 우리에게, 숙녀는, 바로 사랑인 것이다. 아시겠소? 처음 만나자마자 사랑에 빠지는 거다. 사랑이 뭐 별건가! 어떤 여자든지, 어? 우리는, 숙녀라면 일단 무조건 사랑과 우정 사이로 시작한다. 세계 플레이보이 협회가 있나 없나는 모르겠다만 최소한 공식-비공식 마초 클럽에서 꽤나 자문을 구하거든. 아 글쎄 우리에게 말이다. 어? 말도 마시라.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일? 그거 일도 아니라니까 그러네.
    아무튼 사랑에 대해서 1과 2 중 무엇을 선호한다, 그건 몰라도 무엇을 장담한다? 그건 아니다. 그건 아니라고. 그걸 어떻게 책임지겠나! 차라리 무책임하고 싶다. 드라마를 봐도 연애소설을 읽어도 사랑은,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우리에게 말해준다. 그걸 누가 장담하겠나, 어디서 보장 받겠나. 제우스? 안해! 포세이돈? 못해! 하데스? 내가 그걸 왜 해야 하는데! 라고 하실 거다. 잘은 몰라도. 그래서 그마저 날씨따라 바뀌고 바람따라 흔들린다는 거다.
    따라서 정답은 그거다. 이기주의! 나 좋을 때는 람보요 나 싫을 때는 랭보. 내 꺼는 내 꺼, 늬 꺼도 내 꺼. 나는 되고 너는 안 되고! 1이든 2든 기준은 이기주의고, 1이든 2든 발단도─절정도─엔딩도 이기주의다. 다른 말로 하면 그거. 내가 하면 사랑 늬가 하면 불륜. 나 좋을 때는 모 아니면 도, 나 싫을 때는 애매하게! 반대도 똑같다. 내게 유리하면 이성친구 10명을 사랑과 별개로 우정이란 명목하에 존속, 내게 불리하면 애인에게 이성친구를 허용하지 않는 것. 일 때문이라는 핑계로 어장 관리 차원으로 한 100명쯤 무엇을 거느릴 수도 있다. 가능하다. 불가능하지 않다. 사극에서 황제가 괜히 애첩을 총애했겠나! 일관성은 왔다 갔다 변할 수 밖에. 단호함이든 싱거움이든 사람은 누구나 동전의 양면성을 지닌다. 짙냐 옅냐 그 차이다. 사랑이 오래되어 의리랄지 가족애로 변모하는 듯한 과정. 그 가운데 위기도 있음. 사랑의 슬픔에는 심신분리가, 사랑의 기쁨일지라도 포도주가 있다! 남 부끄럽지 않게 떳떳한 이성친구 사이라고? 사랑의 묘약 앞에서 이성은 벤치로 끌려내려가는 일. 그게 어찌 불가능할까. 특히나 이걸 알아야 한다. 사랑은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는 점. 언제 바뀔지 모른다는 점. 짝사랑이라면 모르지만 사랑이 깊어지면 앞서 말했듯이 순진한 숙녀와 천진한 남아, 그 둘이 만나 애틋한 사랑을 꽃 피운다 할지라도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는 점. 참고로 말하자면 데이트 폭력 문제. 문제를 일으킨 말썽쟁이가 대체로 똑같은 패턴을 반복한다. 단골 손님은 정해져 있다. 그래서 무조건 그런 남자 만나지 말라고만 할 게 아니라, 정작 문제의 진원지인 문제아들이 왜 그런가 어떻게 하면 좋은가! 그렇게 문제에 접근하는 게 현명하다고 어른들이 말씀하신다. 의부증을 남자는 힘들지만 견디고, 의처증을 여자는 못 견딘다, 오델로 증후군까지는 논외로 치고. OK~! 자, 다음으로 이어가서~
    우리가 괜히 양의 탈을 쓰는 게 아니라니까 그러네. 어? 우리는 어떤 여자든 딱 세 마디면 충분하다. 그것도 많다. 표정으로도 충분하다. 그 누구도 우리는 꼬실 수 있다. 뭐 말이 안 통하는 외국인? 바디랭귀지 쓰고 어쩌고저쩌고, 오늘 당장 신혼여행 못 갈 줄 아시나? 우리가 누군가. 플레이보이계에서 알아주는 바로, 플레이보이 중의 플레이보이라니까 그러네. 물심양면으로 시간과 돈을 풍족하게 투입해서 대어를 잡을 뻔 말 뻔 하다 겨우 잡는 친구? 우리는 그거 하수로 본다. 에게~ 그게 뭐야? 그게 뭐냐고! 가만 있어도 호박이 제 발로 굴러오는 일, 우리는 그게 일상이요 인생이다. 우리는! 아니 정말 생각을 좀 해 보소. 뻔트만 대도 얼렁뚱땅 1루에 골인하고, 어영부영 실책을 틈타 2루를 훔치며, 운 좋게 3루도 밝고, 내친 김에 홈까지 들어오는데! 어? 뭐하러 초장부터 헛스윙으로 힘 빼나. 뭐 여자는 초장에 잡아야 한다? 어디서 구식탱탱 묵은 소리나 들어가지고 말이야. 농담이고. 게다가 원래 남녀는 시간을 함께 하면 친해질 수 밖에 없다. 처음부터 끌렸는데, 시간 지나면 정드는데? 쯧쯧쯧! 멋모르는 허당은 덜 친해질 수 있지만, 우리 같은 플레이보이도? 아니지 아니지! 정 드는 거 그거 금방이라니까요. 왜 추문의 단독 1등이 직장 동료인 줄 어른들이 어떻게 모를 수 있을까. 그렇지만 그분들은 함께 한 막대한 시간이 사랑의 요술을 부렸다 쳐도, 우리는, 우리도 그럴까? 아니다. 절대 아니다. 우리는 전형적인 플레이보이처럼 보이지 않는다니까 그러네. 딱 봐도 플레이보이? 그거 하수다. 고수 아니다. 우리끼리만 아는 진실이다. 처음 만나 손 잡고, 두 번째 만나 키스하고, 7일이 되면 권태기에 접어드는 일. 뭐야 그거, X세대야 뭐야? 우웩~! 그게 아니라, 일관된 패턴, 우리는 그거 없다. 그런 거 안 키운다. (사석이라면 그-따위... 노노노노노. 그건 너무 거만함) 곧 플레이보이의 하수가 기성복이라면, 우리는 맞춤옷이라니까요. 허허.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 변신의 귀재로 연극 무대에서 만년 러브콜을 받습니다요. 꼴불견 자랑이지만 사실인데 어쩌겠습니까. 허허허허허. 음하하하하하하. 푸하하하하하하하! 자로 잰 듯한 찬미가 아니라 진짜로 낭만감을 측정하고, 동경하는 행복감을 한 발 앞서서 리드한다니까요. 그런데 어떻게 여심을 저글링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연애의 기승전결을 드리블하는 것, 지긋지긋해서 신물이 날 정도다. 그게 뭐 어렵다고! 어? 플레이보이의 하수가 딱 보기에, 너무 도도하며 과도하게 정숙해 라면서 뭔가를 길게 예견하는 일. 말 그대로 하수. 허허. 사랑은 그녀의 마음을 녹여주는 것. 사랑은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한 것. 사랑은 콜라처럼 짜릿하고 우유처럼 순수한 것. 사랑은... 그만 그만. 세이렌의 속삭임에 과연 그녀가 사랑에 빠지지 않고 버틸 수 있을지 없을지, 우리 내기 한번 할까요? 그럴까요? 하지 맙시다. 하지 말자구요. 베팅도 재미없다구요. 허허.
    어디 우리만 그럴까? 일례로 이혼을 심각하게 고민할 때 경우의 수를 따져볼까, 따져보지 말까. 내가 만약 이혼하면 그이는 나보다 더 이쁜, 더 착한, 더 부유한 여자와 사랑을 하게 될까? 그이가 나보다 훨씬 아름다운 불여우와 허니문을? 꼬리 9개 달린 그년과? 그녀는 말한다. 다른 건 다 봐도, 내 그 꼴 만큼은 못 보겠다 라고. 내가 그동안 여자들 입맛에 딱 알맞게 거의 완벽히 튜닝해놨는데? 노력의 결실이...? 아니야 아니야, 절대 아니야. 그런데 말입니다. 내가 만약 저 여편네와 이혼에 성공한다면, 나는 다음 사랑으로 월등히 높은 단계의 선녀를 꼬실 수 있을까? 그럼 이혼의 대가는! 사랑이 시작될 듯 하여 설렜고, 사랑이 전개되어 절정으로 치달아 들떴으며, 사랑의 진상을 알게 되어 떨린다? 경우의 수를 따지느라 골머리를 앓으니까 떨릴 수도 있는 것이다. 내가 만일 저 인간과 이혼한다면, 최소한 저 인간 이상의 남자는 충분히 만날 수 있다는 점. 그렇지만~! 나는, 아직도, 그이를 사랑하는 걸까? 그런 건가? 아니 진짜 정말로 나보다 더 재밌고 훨씬 어리며, 게다가 더 특별하고 덜 신경질적인 걸로도 모자라, 심지어 끝없이 매력적인 년을 만난다라...! 미쳤어? 안돼 절대 안돼! 유난 떠는 불여우에 재수 없는 여시 같은 그 썩을 년과 그이가? 내 이년을 그냥 콱......! 아무리 상황이 더럽게 꼬였다지만, 그건 아니야 그건 아니라고. 절대로, 안됨! 아 글쎄 그 인간이 누구냐고. 웬만하면 눈 돌아가는데? 어지간하면 홀딱 반하는데! 언제 어디서나 첫인상에 넘어갈 만반의 준비가 돼 있는데? 그이의 몸짓과 어조와 억양과 언변에 걸려들면... 안돼 안돼 안돼. 아무나 사랑에 빠지게 만들 순 없어. 첫눈에 반하는 게 취미인데 뭔 말이 더 필요하냐고. 만일 그렇게...... (상상함) (설레설레) (절레절레)! 참으세요? 참긴 뭘 참아요! 참지 마세요? 참지 말긴 어떻게 참나요. 근데 자꾸 아까부터 이랬다 저랬다야? 어? 어디서 이래라 저래라 명령이냐고! 어? 줏대도 없고 꺼벙한 걸로도 모자라 분위기 파악도 못하슈? 아 그러요? 그러니까, 진정하세요? 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냐고요. 댁 같으면 진정하겠소? 휴~ 푸~ (한숨으로 앞머리 휘날리기) 그런데, 이 상황에 하이파이브하는 놈들은 또 뭐야? 웃어? 웃겨? 우스워? 아 재밌냐고! 그렇게 대놓고 웃으면 어떡합니까? 생긴 건 꼭 무슨 참치 대가리 같이 생겨가지고 말이야. 어? 생선 대가리도 아까워. 알어? 어? 아냐고! 심지어 상했네 상했어. 꽝이야 완전 꽝이야. 답답허다 답답해. 아주 한심할 지경. 거 무슨 삐리하고 어리버리하다고 자랑하는 거요, 뭐요? 자랑할 게 그렇게 없나? 어?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어...... 그게...... 앗! 이런! 아니네! 진짜 아니네! 어머머머머머머! 어떡해 어떡해 미안해요 미안해요 몰랐어요 몰랐어요! 착각했네요 착각했어요. 잠깐 헛것이 보였나봐요. 그건 정말 환각이었어요. 나 진짜 어떡하니, 어? 허허. 허허허. 라~는 가상의 현실. 충분히 가능하다. 아는 사람은 잘 아니까. 그처럼 깊은 사정을 참작하며 감수해야 할 사랑의 아픔. 그것을 간과하지 말라고 변호사가 귀뜸해줄까, 아니면 선수쳐서 당사자가 먼저 고백할까? (딱) 여기까지.
    자, 긴 말 필요없고. (왜냐하면 변호사는 시간당 비용이듯, 우리는 기분따라 분위기니까) 결론을 간추려보자. 곧 관계 정의가 명확하면 도덕─부자유─심심함─명예에 가깝다. 반면에 관계 정의에 융통성이 발휘되면 부도덕─자유─흥미─불명예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진다. 하나는 필연이고 하나는 우연이다. 그게 운명이라고 핑계대는 일, 그걸 제일 잘하는 사람이라... 대표적으로 딱 둘만 예를 들어보자면 이렇다. 첫째 한량, 둘째 할리우드 배우! 농담이고. 하수는 몰라도 우리는 그래서 1과 2에 양다리를 걸치는 거다. 플레이보이 플레이보이, 알고 보면 그건 타고나야 하는 것이다. (거기 막살자씨, 아무 데서나 명함 내밀지 맙시다) 그러든 어쩌든 사람은 살면서 중간은 가야 한다, 를 잘 알지만 왜 그게 그리도 어려울까? 1과 2의 중간이 차라리 더 어렵기 때문이다. 이기주의 때문에 짱구를 굴리며 꿍꿍이를 만들고, 복안과 작전을 계획하다가는 제 꾀에 제가 당할지도 모른다. 부인의 직관에 딱 걸린다. 그렇다고 무조건 이타주의만 따르자니 삶은 재미없어지기 쉽상이다. 친구들한테 툭하면 놀림 받는다, 넌 신데렐라도 뭣도 아니라고. 그러므로 결론은 그거다. 우리는, 으쌰으쌰가, 필요하다는 것. 뛰어봐야 부처님 손바닥 위일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주제의 진짜 결론은 누누이 말했듯이 1은 1이고, 2는 나중 어쩌다 갸우뚱할 여지가 큼.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었지? 라며.
    여담으로 말하자면 이렇다. 하필 독심술사가 연애운을 보러 애인과 함께 점쟁이를 찾아갔다. 점쟁이가 뭐라 할까? 관상을 보아하니 개상과 말상의 만남이라, 천사가 나서서 축복하며 요정들이 춤을 추며 성대하게 기념을 하네? (딱) 천생연분일세! 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고 독심술사라고 가만 있을 리가 있나. 독심술, 그거 직업병인데? (딱) 점쟁이의 생각은 읽혀도 벌써 읽혔다. (소곤소곤) 뭐야 이거, 얘 나중에 또 오겠는데. 헤어지네 마네 아주 난리도 아닐 텐데.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을 텐데... 어떻게 어떻게 VIP 고객을 만들지 말지 고민 좀 해봐야겠는데! 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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