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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세상 모든 남자들에게 오빠라는 칭호에 더없이 너그로운 반칙왕(반칙여왕인가) 얘기를 잠깐 다룬 적이 있다. 보기 드문 그분들 본심은 뭘까? 뭐긴 뭐겠나. 어장 관리지. 기본적으로 제1범주와 제2범주, 많아도 1.5범주 정도가 예의. 그런데 오빠라는 말만 들으면 미쳐버리는 남자와 완벽하게 상응하는 여자라니... 오오 세상에나! 대번에 어느 칼럼니스트의 눈에 띌 수 밖에 없다. 안 그럴 수가 없거든요. 강아지의 어디를 긁어주면 엉덩이가 근질근질하는가는 몰라도, 한때 유명했던 꺼벙한 GIF 파일식 유머가 실제로? 뭔가 이건 정말 아니다 싶은 주제가 들리네? 그러네? 할 말이 생기고 할 일은 바빠지기 마련. 즉 남자의 시선이 2시 방향과 10시 방향 뿐만 아니라 레이더는 상시 풀가동하듯, 딱 보니 불여우과라... OK~! 혹시라도 아니겠지만 노파심 그거 나도 한번 흉내내보자면 이렇다. 공주병 + 연예인병 + 촌년 참새 + 그 다음! 여기서 '그 다음'에 비정상적 허세나 허영 지수가 유독 돋보이는 사례. 우리 주위에 드물게 있다는 거. 부인하지도 모른 체하시지도 않을 일. 여자 세계에 대해 각자 하실 말씀이 많으시다는 심정, 충분히 남녀 공히 인정하는 바. 곧 여자의 우정에서 친구1의 단점만 칭찬하는 친구2. ~가 만약 있다면 참지 말고 적정선에서 꼬집어줘야 함. 만인이 자기 신부들러리나 되는 줄 아니까. 자, 그렇다면 그분들이 도대체 왜 그러시는지를 알아보자.
왜 그럴까? 왜냐하면 모든 남자는 다 날 바라보며 사랑해야 하니까. 악녀 스타일에 대해서는 여자분들께서 훨씬 더 잘 아실 테니까 그건 논외로 치고. 난 널 사랑하지 않아도 넌 내 곁에 오래오래, 두고두고, 적어도 마음만은 길이길이 머물러 있어야 하느니라~! 그거라고. 그거라니까. 네? 그거예요. 플레이보이는 순애보를 좋아하고 지고지순한 숙녀와 5월의 결혼에 골인할지도 모를지언정 그쪽 분과라면 발단부터 고개를 돌린다. 에잉~ (절레절레). 모처럼 아니 아마도 거의 처음으로 1.5 남자와 소개팅으로 만나 신나고 떨리고 설레는데, 그런데 푼수과라니. 일찌감치 안녕 하며 각자 인생을 사는 게 속편허다. 물론 그렇게 영원한 사랑으로 행복한 가정을 이룬 경우는 그것대로 가치 높고. 어쨌든 이어가자면, 그분 입장에서야 파랑새를 만나기엔 어쩌고, 꾀꼬리는 주변에 여자 경쟁자들이 많은 데다, 제비를 넘보긴 어렵다라. 그럼 남은 건 뭐냐, (딱) 착한 남자. 착한 남자가 남는다. 다른 말로 뭐냐, 돌쇠! 유난히 이방이랄지 간신의 느낌이 설핏 묻어나는 분위기의 남자에게 약한 여자가 있긴 있듯이. 오라며 들어오라며 갖은 아양에다 다정하게 손짓하고, 윙크하며, 하트에 노크까지 했는데. 오빠부터 팔짱까지 기본적인 신호는 물론이요 애교의 고급 기술까지 총동원했거늘. 그랬거늘 정작 남자가 대쉬하니 그녀는 차갑게 마음을 닫네, 부드럽게 거절하네? 그 남자가 어디다 떠들썩하니 소문낸 거도 아니고 파티를 연 거도 아니고. 신사답게 정면승부로 그 남자왈, 우리 사귀자! 그랬는데 답변은 오리발!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응? 물에 술 탄 듯 술에 물 탄 듯, 응? 그러다 혹시 풋사랑부터 하룻밤 찐한 사랑까지. 사랑이란 원래 오빠가 자기 되고 아빠 되는 거니까. 그러나 일단 그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썸만 타겠다 무책임하겠다, 남자의 사랑을 많이 많이 받아야 직성이 풀리겠다? 그러지 말고 우리 정식으로 만나 추억을 만들자, 우리 공식적인 연애를 하자. 응?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중간하게 오리발 빼지 않겠다 떳떳하니 만인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숨어서 만나지 않겠다, 어정쩡함은 불편하다 불쾌한 애매함 말고 아름다운 깔끔함을 지향하자! ~라고 선언하는 뜻에서 진짜로 사귀자고 했는데. 그랬는데. 그런데 결과는 글쎄나, <우리는 친구야!> 답변은 노! 연인 생각 없음. 일절 없음. 만약 오해했으면 미안하다느니 우정이 변치 말자느니. 연애 싫음. 딱 싫음. 지금 이대로가 좋음. 어장 관리나 계속. 추종세력 늘리기는 더더욱. 응? 우리 계속 썸이나 타자, 그거라고. 질척거리지 말자. 멋진 남자가 그 얼마나 많은데, 다 죄다 포기하고 1명에게 집중? 공개적으로? 세상에 자랑하듯이? 난 못해. 난 못한다고. 그런 사랑 너나 많이 하셔! 속마음은 딱 그거다. 그 어떤 사연은 바로 그렇게 된 거다. 차인 거네 차였어. 사귀자 그랬는데 노노노노노노노! 오리발이니 썸타느니 멀티태스킹에 어장 관리까지. 그게 싫어서 용기 내서 제의했는데. 그랬는데. 호쾌하게 우리 사귀자! 그랬는데 글쎄 답변은 오리발! 이상한 연정이 물이 올라도 아주 제대로 올랐구만. 그렇다면 조심스런 거절이고 나발이고 존중하면 그뿐. 돌쇠 스타일이야 꽃 들고서 쫓아다니며 집에서 어디서 내내 기다릴 테지만. 사랑하는 스타일과 뒷모습이랄지 인생의 좌우명은 일부분 비례할 테니, 따라서 거절하는 의사를 존중함이 최선. 만약 그게 양방향 사랑이라면 오래 갈 지고의 사랑이라면 그걸 너끈히 만회할 응분의 극적 기승전결이 있을 테지만, 대체로 그럴 확률은 희박함. 만인의 관심을 기막히도록 불러모으는 듯한 <밀고 당기기>는 진짜로 흔치 않음. 좋아서 밀었는데 영영 남남 영원한 타인이 될 수도 있을 테니 그거 절대 쉽지 않음. 드라마 몇 편 보고, 만나면 수다 3시간에, 어설프게 초딩들 책 몇 권 읽었다는 식의 코치. 참고만 하시길. 팔랑귀 코끼리 10분이 만나면 배가 산으로 갈 수도 있고, 상남자들 으쌰으쌰도 어쩌다 왜 달리는지도 모를 때가 있음.
말하자면 <어딜 넘봐!>로 돌변한 셈. 반칙도 그런 반칙씩이나. 가련하고 멋지고 대단하다. 엄지 척! 뭐야 이거? 반칙왕한테 눈탱이 제대로 맞은 친구. 아아 그러게 미리미리 임자를 잘 찾았어야지. 주변에 그리도 인물이 없었나. 대체 번짓수를 누가 갈켜줬냐고. 응? 호인에 멋쟁이인 그 남자, 순해 빠져가지고 착해 빠져가지고 말이야. 남자가 아깝네 남자가 아까워. 늦었지만 잘 찾아왔어~ 잘 찾아왔어~! 응? 딱 맞게 찾아왔다고. 복채는 받지 않겠어. 복채는 원치 않아. 갸륵하니 사 들고온 케익은 사양하지 않겠고. 다만, 어? 다만~! 편의점에 가면 보이는 <원 플러스 원 상품>. 알지? 알 꺼야. 알지 왜 몰라? 오늘도 샀을지도 모르는데?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다음 소개팅에 날 데려가시오. 이름하여 <원 플러스 원 소개팅>. 딱 보아하니 병풍이 필요하구만 그래. 어? 절대 혼자 나대는 스타일도 아니고 혼자 뭘 풀어갈려고 하면 잘 안되는 부류야. 거짓으로 나불대는 부류도 아니야. 남자네. 응? 남자! 아시겠나? 그거여. 그거라고. 많이 차이나는 신부들러리를 옆에 딱 끼면 그때부턴 그냥 당나귀가 페가수스 되는 식이라고. 응? 그건 흡사······ 상상에 맡기겠어 상상에. (딱)! OK~! 다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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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어딜 넘봐!>라는 분홍색 팀에 착, 쩍~하니 달라붙어서 편들자면 그것도 할 말은 있다. 그쪽 입장을 합리화하자면 일단 사랑에 대해서 조금만 더 간략히 설명하는 첨언이 조금 필요하다. 즉 사랑이 인생의 전부냐 아니냐, 그건 문학적인 낭만성이고. 달콤한 사탕 1개와 구름 같은 솜사탕 2개, 영화에서 봤던 달팽이와 캐비어 요리, 딱 1번 먹어본 푸아그라. 그처럼 실상은 인생 안에 사랑의 횟수를 따지는 건 너무 순진해보이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사랑과 인생의 교집합이니 뭐니 그보다 인생이란, 그냥 사랑이라는 큰 주제 안에서 허우적대는 애들 장난 같은 것일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우리는 플라토닉 3번에 육체적 사랑이 어떻고 그런 얘기를 친구들끼리 일절 입에 담지를 않는다. 단, 여성잡지2식 사랑이라면 몰라도. 그걸로 보자면 여자들끼리 사적으로 뭔 얘기까지 하는지, 남자들은 애시당초 모르는 게 속 편하다. 여성잡지1식 사랑이 아니라 여성잡지2식 사랑만 사랑이라면 그거 너무 동물적인 거 아니냔 말이다. 인간의 사랑이 무슨 침팬치와 불여우의 교미인가? 종족번식이 사랑의 전부는 아닐 테고, 애를 낳은 것도 다가 아닐 테니까. 그래서 우리들은 웬만하면 소설과 드라마는 잘 보지 않고, 인문교양서와 잔지식만 추구하는 것일까? 아무튼 최소한 사랑을 논할려면 여성잡지1식으로 여자를 업어보고 또 여성잡지1식으로 숙녀에게 업혀본 다음에 의견을 꺼내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꼭 그래야 한다, 까지는 아니지만 그게 더더욱 좋다고 생각한다. 여성잡지1과 여성잡지2는 한마디로 완벽하게 딴 사람이다. 근복적으로 그건 같은 사람일 수 없다. 절대 없다. 만약 그렇다면 그건 괴물이다. 이론상 그렇다. 그런데 어떻게 한 사람이 A에서 B로? 그건 뭐랄까 그냥 알을 낳는 게 아니라 황금알을 낳는 일과 같이 놀라운 기적에 가까운 일, 아닐까?
「나 저 오빠 업어보고 싶어!」
~라는 말도 못들어봤으면서 사랑은 어떻고 인생은 무엇이라니. 그런데 그때 그녀는 왜 나 들으라고 그런 말을 했지? 남자가 여자를 업는 건··· 뭐 그냥 그런대로 납득할 수 있다만, 그게 아니라 여자가 남자를······ 허걱! 그림이 꽤나 이상하군 그래. 척~하니 업혔을 때 아아 기분도 그렇고 자세도 그렇고. 사진까지 찍혔으니 말 다 했지 뭐. 어찌 됐든 그렇다고 말 잘하는 변호사가 법정에서 할 말을 못하겠나, 우리들에게 핑계가 없겠나. 시간이 지나면서 기준선은 위아래로 변할 수도 있다. 이상형이라고 까다로워지지 말라는 법도도 없다.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님은 또 어떻고. 게다가 알면서 속아주는 것도 있을 테고. 심지어 임자 있는 유부남 즉 이미 딴 숙녀가 여자들 기호에 딱 맞도록 적절히 튜닝해놓은 남자를 사랑? 미련? 두고 두고 잊지 못하는 아가씨는 또 뭐냐고요. 나 갖기는 애매하고 남 주기는 아깝고. 우리가 그녀들 마음을 어찌 모를까. 그 우리의 명단이 누구 누구인지는 정녕코 말 말자.
「오빠 미안한데, 오빤 내 마음에 쏙 들지는 않아. 좋긴 좋은데 흡족하진 않다고. 우린 친구니까. 난 사랑이라면 뭐니 뭐니 해도 홀딱 반할 수 있는 1.0 미만이 아니면 안된다고 생각하거든. 그래서 하는 말인데 오빠 그 있잖아, 오빠 친구 중에 누구 있지? 그 오빠 나 좀 소개시켜주면 안돼? 응? 그러자. 우리 그렇게 하자. 응? 오빠!」
~라고 직설법을 구사하지는 않으시겠지만 속마음이 그렇지 않다면 거짓말. 그런데 변론한다면서 그 어떤 말괄량이의 체면만 더 구겨버렸잖아? 평판마저 꽝된 복권 마냥 망가져 버렸다고. 어떡하지? 이런 몹쓸 일을 봤나. 말하자면 우리가 얼마나 집중력이 약하냔 말이다. 공부하다 습관적으로 딴짓, 툭하면 변심, 사랑 하면 첫눈에 반하기로 어디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우리들. 대관절 어디서 그 짝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싫증내기의 화신인 우리들 천성은 또 어떻고. 고로 그와 같은 늑대를 상대로 여우가 사랑을? 입장은 신중해질 수 밖에 없다. 가령, 어설픈 연애라면 나는 어중간하게 50점짜리와 사겨보면서 그 남자를 찬찬히 알아가지 않겠다. 가령, A~Z가 모두 마음에 든 남자를 찾는 건 꿈 깨야 온당하니 <이거 이거 이거> 딱 셋만 충족된다면 나는 사랑을 받아내고 결혼할 생각이다. 가령, 우리 엄마 아빠 싸우는 걸 크면서 그 얼마나 많이 봐왔는데, 연예계니 뭐니 염문과 이혼 소식이 얼마나 흔한데, 나는 100퍼센트가 아니라 1000% 확신이 들지 않으면 절대로 사랑을 시작하지 않겠다(결혼에 골인하지 않겠다). ~라는 입장 차이가 각자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거 깨닫는 데만 해도 너끈히 20년 걸릴 수도 있다. 20년이 다 뭐야 통상 반 세기를 살아도 또 처음으로 리셋되는데? 그러든 어쩌든 반칙왕은 반칙왕. 그건 맞다. 제 1.5범주 안쪽이다 싶으면 그 1.5가 나랑 친하거나 약간의 친교만 있으면 그건 보아하니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고? 그 가운데 1.0미만을 고르겠다? 줄자로 어떤 풍요로운 화사함을 재고, 뭘 좀 아냐 라는 다정함을 측량하며, 변치 않을 사랑의 맹세를 추리하다가 그러다가? 전성기를 지날 수도 있다는 것. 그러다 꽃 들고 쫓아다니던 야수도, 근처에서 맴돌던 벌꿀과 파랑새도, 해바라기처럼 응원하며 사랑스럽게 기다렸던 공작새와 딱따구리마저 다 모조리 날 떠날 수도 있다는 것. 그렇다면 남은 건 뭘까? 그녀에게는 물이 한창 올랐던 전성기까지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아직 뭐 어쩐 우아함이 있을 테고. 남자 후보군이라면 자, 보아하니 갔다 돌아온 돌씽도 있고 또 또 음 음... 그러니까 에잇~ (절레절레)! 바로 이와 같은 원리를 알고서 꼬리 흔들기를 하던가 말던가 해야지 말이야, 어? 막무가내로 그냥 2.0 미만이다 싶으면 아무 남자한테나 여우짓? 남자들이야 오빠라는 말만 들으면 미쳐버릴랑가 몰라도, 여자들 세계에서는 그런 애가 대체 누구 누구인지는 결코 모를 수가 없다. 그냥 여시도 아니고 백여시에 불여우이자, 겉만 처녀지 완전 마귀할멈이 따로 없겠지. 아니 그렇소, 낭자? 우리들처럼 남자라면 혹시 환장... 그만 그만. (그걸로 보자면 여자는 남자랑 똑같다 완전 똑같다) 여성잡지도 그렇고 연애소설과 드라마도 그렇다. 미남들 짝사랑하는 게 주특기면서, 어? 자긴 팔색조도 아니면서, 어? 파랑새들의 짝사랑을 받아보지도 못했으면서, 응? 꽃 들고 쫓아다니거나 열정적으로 구애했던 남자라고 해 봐야─만약에 있다면!─전부 다 촌닭 아니면 뱁새였으면서, 응? 물 반 고기 반도 아니고 거의 다 말이야, 찝쩍거리고 추근댔던 남자들이라고 해 봐야 무슨, 어? 그녀를 어떻게 쫌 어떻게 한 번 해 볼까 그 궁리하며 껄떡... 구애하던 남자들이 태반이였으면서, 어? 그러면서 애정론은 이렇고 연애운은 어때야 하며 짝사랑이란 무엇일 것이다? 웃기고 자빠졌네. 초딩이 참 잘했어요 도장을 받든 말든 그분들이 우등상을 받건 말건. 누군 뭐 품위 찾기 싫냔 말이지. 딸랑딸랑~ 반짝반짝~ 누군 뭐 물개박수나 치고 아부하고 대충 적당히 살고 싶은데. 그런데 대충 살면 대충 산다고 뭐라 그러고, 최선을 다하면 너무 빡빡하게 굴지 말고 거 좀 적당히 대충 갑시다 또 그러고. 그러니까 할 말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요. 네? A급은 그래도 된다만, 엄한 데서 자기가 최고라는데? 괜한 사람이 겸손해하며, 그런 인문교양서 제목 이미 나온지 오래다. 보아하니 뭐라고? 세계가 원숭이-된다! 우리들이 뭐 바텐더 구워삶는 법을 몰라서, 현재의 사랑에 전념하시는 줄 아시냐구요! 여자들끼리 있을 때 불여우짓 하는 여자, 보기 좋으신가요 아니면 꼴보기 싫으신가요? 남자들 세상에서 뜬금없이 사랑이 어떻고 시를 읊고, 그거 아무렇지 않단 말인가? 개인적으로 그런 사례를 겪어보지 못해서 통 상상이 되지 않음. 오락산업이 이 세상을 좌지우지하시는데, 그럼 난장판에 요지경에 백댄서가 주인공인 줄 알며 무대 위 상황이 뭐 어떻게 되어버려도 진작 그랬는데? 솔직하지 않을 수 없다 그거다. 그거라고. 응? 그거라니까요! 다시 이어가서. 한 여인 애정사의 그래프와 통계에서, 그 가운데 그댈 진정 사랑했던 남자를 따져보면 도대체 몇 명이냐고? 어? 뭐, 10명이라고? 그건, 그분, 생각이고! <남자는 부풀리고 여자는 줄이고>가 그 어떤 진리인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고. 사실만 따져봐도 날 진짜로 좋아했던 남자는, 원하는 건 하나같이 공통됐으니 말할 필요도 없고. 만일에 그걸 사랑이라고 한다면 이 세상에 사랑 아닌 게 없고, 만약 그걸 사랑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녀는 평생 사랑을 도대체 몇 번 받아봤다는 것일까? 그럼 능동적으로 사랑을 해 본 경험괴 횟수는 또 어떻고! 그리고, 그대가 스스로 부던히도 바쁘게도 자발적으로 굴러다녔던 마음의 행선지, 어? 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이 분리됐던 횟수는 또 어떻고? 사랑하는 낭군님과 팔짱을 끼고 있는데, 내 마음이 춤을 추었던 적은? 타석을 따져보니, 뭐야? 타율 완전 꽝이잖아? 그냥 꽝도 아니고 완전~ 완전 꽝. 말이 통하는 남자니 뭐니. 응? 이건 완전 엉망진창 자기 자랑이 다잖아? 또는 아는 척 아니면 잔소리. 모르는 게 하나도 없는 똑똑하신 양반들 앉혀놓고 그분들 귀중한 시간 빼았아서 수박 겉 핥기? 단, 사랑한다면야 뭐 얼마든지. 좌우지간 예를 들면 오늘 오빠가 나보고 뭐라고 그랬다, 내 주위 사람들이 나보고 사람들 기 받게 만든다고 하더라, 오빠가 나한테 전에 표정이 많다고 했어요, 나는 뭐가 좋다 그냥 좋다 아무 이유 없다, 난 솔직히 뭐뭐하는 걸 좋아한다 남들도 다 그렇지 않나 등등. 우웩~ 언제 세대 촌년풍 소녀 감성이야 뭐야? 그러니까 그걸 보고 들으면 시간 낭비던가 기 빨리던가, 둘 중 하나다. 물론 다 그렇다는 게 아니고, 진짜 그렇다는 게 아니고, 말이 그렇다는 거고. 그런데 중학교 때 한참 신나게 담임 선생 험담하느라 침을 튀기며 정신없이 나불대던 친구 뒤에, 선생님께서 딱 서 있다가. 그 다음에 뭐라 뭐라 한말씀하시던 때처럼. 그때처럼 그분들 기분 나쁘시면 어떡하지? 어떡하긴 뭘 어떡하나. 하나같이 사실일 뿐인데. 진정코 사랑했던 남자라고 해 봐야, 자세히 알면... 그러니까... 이런 젠장! 에잇 제기랄! 짠하고 슬퍼지게 너무 많은 걸 알면 안되는데 말이야. 응?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과부 사정 홀아비가 아는 게 인지상정인데, 내가 받은 사랑만 이따~만하게? 그게 무슨 연애 칼럼이야! 내 타율 다 빼먹고 내가 스스로 무단히 굴러다녔던 거 가운데 꽝은 다 빼놓고. 응? 무던히 바빴던 짝사랑하기가 아닌, 날 사랑했던 구애에 대해서만 논하는 아름다운 사랑론? 그거 한마디로 가짜다. (기부천사? 쟤 쓰레기야~ 어? 쟤 완전 쓰레기라고~!) 뭘 좀 몰라도 한참 모른 거지. 그러면서 뭘 좀 아는 남자가 나타났다 싶으면······ 워──워──워! 허세꾼들 허풍대회야 뭐 자기들 잔치라고 해도, 무슨 허영심 대회도 아닌데 어떻게 그 기준으로 경쟁을? 오 저런 세상에나! 뭐 이론적으로 그렇긴 하나 그분들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그냥 뭐 그런 걸로.
그러니까 왜! 대체 왜 그러느냐? 왜냐하면 그게 다 사랑 때문이다. 내 사랑과 그대 사랑이 같지는 않거든요. 그건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진실. 다 사랑 때문. 아무리 성격 좋고 뭘 좀 아는 그냥 대충 1.5군이라 할지라도 반칙왕 스타일 아가씨? 연애 국가대표 상비군도 맞춰주기 쉽지 않다. 절대 쉽지 않다. 차라리, 응? 오히려 피한다. 딱 보면 보이니까. 야수든 괴물이든 가리지 않고 공주 대접에 의전이면 무조건 넘어갈 여자니까. 물론 나중 정신을 차릴 수도 있는데, 사람은 여간해선 바뀌지 않는다는 게 과학적 실태. 그건 절대 낭설이 아님. 타고난 건 못 바꿔도 그걸 표출하는 방식은 D--에서 A++로 바꾸는 건 가능하다, 어렵겠지만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의 고견. 일단 서론은 이렇다 치고. 본론으로 넘어가서 호박이 대체 어찌 자동으로 굴러갈 수 있는지를 알아보자. 호박마차가 대체 어떻게 스스로 움직이는지 그 마법 같은 원리를 알아보잔 말이다. 자초지종 따지고 파헤쳐보면 알게 될 테니까요.
3
(───잠깐만 주제를 벗어나서───)
교양은 곧 편견이듯 원숭이란 표현도 그렇다. 일반적으로 원숭이 흉내가 황인종 인종비하 표현으로 알려졌는데, 그
편견을 깨는 용기는 왜 없나. 시도는 하나? 가치가 있나 없나도 생각해 보지 않았나? 도전자는 왜 없냐고. 그러면서 손만 까딱해도
입만 뻥긋해도 인종차별이래. 이 세상에는 차별 아닌 게 없고, 사랑은 응당 외모차별이거늘. 왜 진짜를 거론하기 꺼려하냐고. 왜
속빈 강정처럼 위선만 대충 얘기하냐고. 야구경기 벤치클리어링처럼 이 정도면 됐으니까 적당히 하고 들어가자느니, 서열 낮은
벤치멤버들이 바빠야 하는 건 그렇다 쳐도. 가짜가 아닌 진짜를 얘기하자는데, 왜 남의 다리만 긁고 있냐고. 뭘 잘 알지도
못하면서. 정녕코 동물농장으로 비유해서 선발&중견주자는 독수리, 사자, 재규어, 개구리, 촌닭으로 가정해 볼 수 있다.
실제로 현지에서 코끼리-개구리-촌닭-독수리를 상징적 의미로 사용하고 인식하는 게 매우 자연스럽다. 실상 인종학적으로 원숭이가 적절한 비유.
동물 중에서 손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유일한 동물, 그러한 고유의 차이점도 있고. 원숭이가 멀쩡한가 닭이 사람 같나? 원숭이와 닭 중에서 누가 크냐고. 개구리는 또 어떻고. 토끼도 있고. 실상 원숭이 하면 놀리는 의미가 일부분 있다는 건 그냥 상식. 무조건 놀리는 거도 아니고 놀림 받고 같이 응수하면 그뿐이고. 인접국 비하 용어가 없는 곳은 지구상에 0곳. 남자의 우정은 놀리고 비웃고 잘난 척하며 생색내고 그래야 정상. 정말로 놀렸으면 같이 반격해야 재밌는데, 그냥 받아들이고 호응하지 않으면 재미없다는 걸 누가 모르랴. 여우─비버─키위새─황소─늑대─꿩─돌고래─다람쥐등등. 성격별 동물 유형에 따라 파랑새와 팔색조보다 유난히 촌닭&뱁새 스타일이 이런 주제에 더 민감할 것이라는 점. 그거만 알면 된다. 게다가 요즘 세상 상호 존중이 교양이거늘 누가 날이면 날마다 구식탱탱묵은 흉내나 내고 있겠나. 아 나 즐겁고 행복한 게 제일 덕목인데, 뭐 좋다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동물을 따라하냐고. 동양권은 무조건 원숭이요 흑인은 무조건 흑형? 다른 게 차별이 아니라 바로 그런 게 인종차별임을 잘 아는 우리. 끼리끼리 어울리고 끼리끼리 범위를 넓히면 같이 웃을려고 하고 싶은 것. 호전적인 습성이야 동물적 본능이 남았다고는 하나 인간에겐 이성이란 게 있으니까. 그러니까 동물학자도 아니고 매번 소란스러운 말썽쟁이를 자처하고 싶지는 않단 말이다. 이어가서,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로마제국에서 북유럽 민족을 완전한
야만족으로 봤고, 역사적으로 유럽의 지배-피지배 관계는 말도 못함. 일단 캐나다 원주민이라고 하면 객관적으로 봤을 때 썩 기분 나쁘지
않다. 당사자든 아니든. 바이킹, 요즘 말로 해적 아닌가. 또 핀란드 원주민이라고 칭했을 때 퍽 이상하지도 않다. 핀란드인이든
아니든. 그런데 왜 후발주자권은 원주민이란 표현에 기분이 나쁠까? 만약 기분이 나쁘지 않다면 원숭이란 비유에 무감각해야 하고,
건조하게 원리를 이해하도록 노력하는 게 좋다. 만약 기분이 나쁘다면 그건 세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열등감. (상남자가 지는 비교를 극혐하면서 비교 자체를 싫다고 하는 것처럼. 허나 이기는 비교엔 춤춰! A.우월감에 겸손하고 열등감을 인정하던가. B.우월감에 기뻐하고 열등감에 슬퍼하던가. A 또는 B 둘 중에 하나는 되어야 하는데, 또 모순이라고. 일관성이 없어. 또 내가 하면 로맨스 늬가 하면 불륜. 아예 A던가 차라리 B던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딸랑딸랑 응애응애 삐악삐악! 내 친구처럼 우월감은 기쁘고 열등감은 짜증나고. 뭐지 그게? 그건 정말 뭘까? )
둘째, 현대 문명을 늦게 받아들였으니까. 유럽에서 2000년 20000년 걸린 문명의 유구한 과정을 단 100년 200년에만
흡수했으니까. 분명코 사실이 그렇다. 세계2차대전도 일부 그래서 일이 커진거다. 프랑스는 안에서 왕을 처단했고, 지구 반대편은
옆나라에서 그 참사를 대신 해 줬고. 늦었으니까 원주민식이니까 그럴 수 밖에.
셋째, 무의식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면 인종차별주의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 즉, 겉과 속이 다르기 때문.
겉으로는 에스키모와 인디언 원주민을 존중하고 좋아한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입바른 얘기. 자긴 원주민으로 호칭되기도 싫고 원숭이로
비유되기도 짜증나는 게 진실인데? 말이야 바른 말이지. 캐나다 원주민? 부자연스럽지 않다. 덴마크 원주민? 단지 우스울 뿐
이상하지도 않다. 그런데 왜 그네들은! 이거다. 이거라고. 바로 이거라니까. 딱 이거라고! 향후 칼럼을 따로 써서 인간이 무의식적으로 얼마나
모순 가득찬 존재인지 무주알고주알 다루겠음. 아주 그냥 꼼꼼히 또 소상히 아뢰올 예정. 하나도 빠짐없이 화끈하고 속 시원하게
밝혀버린 생각임. 왜냐하면 허영덩어리든 누구든 반드시 그 일을 해야만 하니까. 왜냐하면 그건 그만한 의미가 분명 있을 테니까.
응애응애 삐악삐악, 부커상과 노벨상과 콩쿠르상의 차이가 뭔지를 우리 어른들이 모를 수는 없는 일. 르몽드 선정 무슨 선정에 나도 끼워주라고 미쳐버리지는 않겠지만! 일부 예술가는 자존심도 없는데? 왜 뭐가 어떻고 원리는 무엇 때문인지도 모르면서. 그러면서 요즘 세상 입만 뻥끗 손만 까딱해도 인종차별이라는 것처럼, 동물 소리만 나불나불거리는 것 아닌가 몰라. 진심은 통할까? 양심은 또 어떻고! 완곡어법에 대한 신임이 두텁긴
하다만, 이 세상이 직설법을 구사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못 배기게 만들지 않냔 말이다. 사석에서 화자의 말을 경청하며 그분 기분 맞춰주고
편들어주면 그분께서는 즉각 아기가 되어버리는데?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 좋은 줄 누가 모르겠나. 믿으면 속고, 소망은 대망에게 안되며, 사랑은 변하니까 문제지. 아니 그렇소?
(───잔소리 끝───)
4
왈가닥 말괄량이와 반칙왕은 흔하진 않다는 게 그 업계의 정설이다. 그 업계가 화류계인지 사교계인자 그도 아니면 허당계인지 몰라도 일단은 그렇다. 여자는 천상 여자니까요. <호감 = 사랑>이 맞냐 틀리냐, 그 방정식이 성립해도 되냐 안되냐. 그건 각자 알아서 하는 거고. 그런데 우리들끼리만 아는 그 뭔가가 있다. 낭자, 아니 그렇소? 숙녀가 원래 그러지는 않는데 첫눈에 보자마자 오빠라고 나도 모르게 부르고 싶은, 아니 벌써 이미 상냥하게 불러버린 남자라는 게 있다고요. 마치 우리가 그녀들에게 첫눈에 반하듯이. 오빠 오빠 오빠, 결코 그런 아가씨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르게 오빠라고 부르고 싶은 남자. 있다 없다? 빙고! 드라마 대사처럼 「나 원래 그런 여자 아니에요.」 이때 그런 여자가 어떤 여자인가는 몰라도 일단 그렇다. 그럼 사랑은 있다 없다? 통과! 여자는 처음에 웃으면 끝이라니까 그러네.
곧 사랑의 신호! 처음 만나서 그녀가 한 말. <전 달라요!>. 풀이하자면 이렇다. 넌 영원히 내 꺼라는 뜻이다. 다음 생의 다음 생의 다음 생까지도. 널 영원히 내 껄로 만들어버리겠다는 섬찟한 엄포. 당해보면 안다.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으면 '난 나중 커서 유명해지고 싶어'라는 대사는 영화로 봐야 하고. 아무리 기다려도 기다려도 나이가 들어 힘이 밑에서 위로 올라올 뻔 하다가~, 종적을 감출 수도 있고. 내 친구의 눌변을 일평생 감내하며 사랑해야 할 숙녀의 마음. 오오, 워워, 답이 없다 답이 없어. 그냥 표준어와 사투리 모두 구사 가능한 그런 정도가 아니라, 완전 변방 억양에다 살면서 그 정도를 만나보기는 손에 꼽을 정도. 친하니까 만나서 놀고 싶고 사느라 바쁘지만 가끔 만나면 좋겠지만, 어디까지나 사실은 사실. 그런데 중요한 게 뭐냐 하면 걔도 아침에 씻는 스타일. 뭐라고? 게다가 화장실에서 일본 후 손 씻는 거 싫어하고. 게임 좋아하고. 와 그러면, 내가 만약 그녀라면 아침에 눈을 떴더니 냄새에 얼굴에 눌변에... 저런 맙소사! 그 심정이란... 오죽하면...! 엄마는 자길 세상에서 제일 이쁘다며 입버릇처럼 사랑스럽게 속삭였는데. 그랬는데 이렇게나 멋진 사랑을 하게 될 줄이야, 어디 꿈에서라도 상상했을까? 아무것도 모르는 순박한 스무살일 때 꽃 들고 쫓아다니며 집 앞에서 기다린 야수에게 넘어간 여자들, 꽤 된다. 손 들어보세요 하면, 하나-둘-셋... 헉 허걱! 어젯밤 꿈에서 본 그... 그... 쉿! 팔짱을 확실히 끼는 건 내 남자라는 뜻이고, 첫인상이 기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숙녀는 마음에 들면 처음 만나도 가녀리게 그 남자 옆에서 팔짱 끼는 시늉을 한다. 어엿히 감행한다. 처음 만나서 어쩌긴 힘들다느니 어느 여성과 키스는 어쩐다느니, 그거 다 하수들 얘기. 처음 만났는데 그 남자 앞에서 손거울로 립스틱을 바른다? 호호호! 사귀는 애인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앞과 뒤를 요염하게 노출하며 유혹한다? 흐흐흐! 한두 번도 아니고 여자들이 스스로 양쪽에서 팔짱을 끼지 않는 남자는 진정한 로맨티스트가 아님. 조르쥬 심농은 나한테 상대도 안됨. 어디서! 여자의 화법이라는 게 있는데 '우리는' 화법은 원래 남자 껀데. 그런데 그녀가 말씀하시길, 우리? 그건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 자연스럽게 말 중간 중간 '우리'를 넣는다. 절대 자주는 아니고.
둘째, 직장 동료들 다 보는 데서 일어서서 버럭하며 큰소리로 외친다.
「머머씨, 우리가 아무리 여자로 안 보여도 그렇지......!」
첫째야 많이들 애용하는 기술이고 둘째는. 둘째는 흡사 사무실 직원들 전부 들으라는 듯이, 에고머니나! 이 남자 내가 찍었다 그거지. 특히 다른 여자들 넘보지 말라는 거라고. 드물게 여자도 들이댈 땐 들이댐. 곧바로 그 둘만 사무실 앞 30분 출장보내고─얼렁뚱땅 사랑의 데이트네─사무실 직원들은 진귀한 광경에 대해 떠들썩허니 웃음꽃이 피었다나 뭐라나. 마음을 빼았고 흔들며 수작이니 배짱이니. 그처럼 밀었다 당기고 들었다 놓고 쥐었다 폈다, 가 아니라! 그게 아니라, 아 글쎄 보자마자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데? 괜히 착한 여심을 어떻게 한번 해 보겠다는 게 아니라, 만나자마자 꼬리치는데 그거 모른 척하는 거도 흐흠. 쉽지 않아 쉽지 않다고. 절대 쉽지 않다고. 시작부터 정 주고 마음 주고 사랑 주고, 그 다음은? 뭐 돈 주고? 워──워──워! 오래 아는 사이라서 정들 수 밖에 없다거나, 마음이 약해지고, 어쩐지 마음이 쓸쓸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하트 뿅뿅. 네? 그거 대체 뭐냐구요. 네? 그러니까 TV 연예 프로그램에서 미남들 한쪽 어깨-팔을 그녀들이 그렇게나 때리고 또 때리고. 맞고 또 맞고 아조 그냥 남아나질 않는다. 부부는 가족이네 뭐네, 얼굴은 호감인데 웃긴 남자의 어깨-팔은 남아나질 않는다. 완전 소녀 감성이구만 그래. 그녀들끼리 말할 땐 목소리 톤 자체가 낮지만 괜찮은 남자만 떴다 하면...! 사실이 아니라 소설 쓰는 건가? 어? 허허! 여자는, 여자는요 남자랑 똑같거든요. 네? 여자는 남자랑 완전 똑같걸랑요! 그럼...... 허걱! 아니 그럼...... 아뿔사. 그럼 그분들도 말이지, 보고 듣고 생각하고? 흐흑! 그러니까 뭘? 허걱! 남자 만큼은 아니겠지만 어차피 오십보백보요 도찐개찐인 것. 왜 여우의 꼬리가 아홉개인지 알 듯 모를 듯. 그래프랄지 동물 유형만 달랐다 뿐이지, 알고 보면 무섭고 독하고 괴상한 동물, 그녀의 이름은 여자이니라. ~까지는 몰라도 일단은 그렇다. 나 오늘 한가하다 지금 괜찮다 라는 신호를 보내도 모르거나 응애응애 갓난아기가 되는 촌닭, 호박은 다 날 피해가는 뱁새. 그 둘의 우정. 농담을 진담으로 받을 수 밖에 없는 인생. 알고 보면 이해가 됨. 사랑이라는 거도 그렇다. 바로 그런 거라고. 자기는 인터넷에서 촌년의 사랑학을 아무리 읽어도 읽어도 도무지 뭔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자기는 연애론이니 무슨 신드롬이니 다 그저 그런 잡담이라고 생각한다! ~라며 투덜대시는 그녀들을 위한 진심 어린 사랑의 충고는 이상, 이쯤에서. 군침을 질질. 개코처럼 사랑의 향기를 벌름벌름. 호박이 최선을 다해 날 항상 피해가니 술만 벌컥벌컥. 하트 뿅뿅 가슴이 벌렁벌렁 툭하면 찐한 사랑 타령이요 공상만 했다 하면 더티러브. 벌렁벌... 뭐? 드라마도 그렇고 여성잡지 1과 2는 정신 차리지 않으면 1.5군에게 팬이고 뭐고 다 뺐긴다. 그럴 것이다. 정신 바짝, 빠싹 차리지 않으면 그럴 수 밖에 없다에 고급 수제 햄버거 1개값 걸겠다. 쫄딱 망하고 나서 후회하기 전에 일찍 정신 차리시길. 제발!
5
뭐야. 그럼 결론은 뭐 호박은 원래 그렇다, 뭐 그건가? 결론부터 제시하는 역피라미드 구조형 글쓰기. 거기서 뼈대만 차용해서 논리적으로 호박 편들고, 자랑쟁이 편애하며, 뜸들이기식으로 허당들 놀린 거. 그거 말고 결론도 없고 내용도 없고? 이런 덴장~! 발음이 다 세네 그려. 이런 젠장~! 것 참 나, 무슨 뭐 이마에 <나 허당>이라 쓰고 다니던가 해야지 이거 원! 아휴~ 제기랄! 팔자에도 없는 세이렌이 어쩌고저쩌고. 순 엉터리 돌팔이 점쟁이 같으니라고. 수전증에 다한증에 허언증으로 개-고생하다 겨우겨우 늪을 탈출했는데 글쎄, 조증에 기 빨리다 간신히 극복하여 이제 좀 살랑살랑 걸을까 산책할까 하는데. 그런데 또 달려? 내가 무슨 런닝머신이야 뭐야? 느껴도 젖어도 마셔도 모자를 판에, 뭐 달려? 원초적 본능 과도증의 노예로 살고 있는데 또 달리라고? 또? 뭐 사랑이 어쩌고 어째? 누가 당신 애인이래? 내가 당신 애인이야? 누가 그래? 어디서 그냥 수작도 아니고 개-수작이야? 어? 뭐가 어쩌고 어째? 누가 그래, 한번 말이나 들어봅시다. 내가 당신 오빠라고? 잠깐만. 그런데, 오빠? 그건······ 따로 이따 저쪽에서 얘기하고. 아무튼 누가 당신 애인이야? 어? 무슨 시도 때도 없이 사랑이 뭐 어떻다고? 이거 정말 보자 보자 하니까 말이야, 듣자 듣자 하니 뭔 귀신 신나락 까먹는 헛소리만 지껄이고 난리야? 그게 대체 뭐냐고. 어? 것 참 나 해도 해도 너무하네? 어? 아 증말 가지 가지 한다 가지 가지 해. 이젠 하다 하다 원맨쇼냐? 어? 뭔 얘긴데 그렇게 할 말이 많나, 대체 저분은 왜 저러나, 공손히 귀 기울여 들어줬더니 뭐. 자랑대회~? 어떻게 매겨도 돌리고 비비고 꼬아서 매길 수 있지? 내 이 인간을 그냥 요절내던가 해야지, 원. 순 허풍꾼에 난봉꾼에 꺼벙하고 얼빵해도 분수가 있지 말이야. 어? 호색한에 색정꾼으로도 모자라 한량도 그런 허접 쓰레기 놈팽이가 없다고. 이런 날건달 같으니라고. 지가 무슨 박사님이나 되는 줄 알고 유세 떨어? 어? 그러니까 늬가 안되는 거야. 알어? 그러니까 늬가 안되는 거라고!
자, 자! 여기까지 했으니 다음은 뭘까. 뭐긴 뭔가. 검지 피고 귀 옆에 대고, 그 다음은 알아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