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즉답성의 시대에서 살고 있다. 옛날에는 그러지 않았다. 유선전화로 통화하여 만나기로 약속하고. 찻집에서 기다리고. 언제 올지 애타며 어떤 차림새일까 상상하고. 늦으면 혹시 무슨 일 있는 건 아닐까, 아니면 나 바람맞았을까. 설마 나 또 차였어? 공중전화로 그녀 집에 내가 전화하면 안되니까, 지나가는 낯선 숙녀에게 정중히 부탁을 했다. 제 여자친구네 집에 친구인 것처럼 대신 전화만 걸어주시는 거 부탁해도 될런지요 처럼. 아는 사이에도 고백해도 될지 말지 망설이는 야생마 같은 사랑이 기본 예절이던 시절. 내 생각도 좋지만 상대방 입장 먼저 생각해서 서서히 다가가는 애정. 그렇게 꽃피는 사랑. 그처럼 싹트는 행복. 아담이 육체적 사랑에 어떻게 눈 떴나는 모르지만 일단 지금에 비하자면 불과 몇십 년 전에는 그렇게 사랑했다. 그렇게 살았단 말이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사람 따라 다르겠지만 오락산업은 우릴 성급해지지 않을 수 없도록 재촉하는 듯하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가만 보면 통화음이 울려서 상대방이 전활 받지 않으면, 전화를 받을 때까지 한다. 싫다는 유니폼녀한테 직업적 권력을 앞세워 받아줄 때까지 구애하는 스토커도 있다. 핸드폰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에서도 초조하고 눈치 보며 잔머리를 굴린다. 옛날에도 마찬가지였지만 될수록 사람과 사람의 신뢰는 두터웠다. 그걸 이용해 먹는 사기꾼과 뜬구름 잡는 약장수요 봉창 뜯는 허풍꾼도 물론 있었겠지만. 기술적으로 애인을 믿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누가 누굴 어찌 믿나. 아무도 못 믿지. 때문에 남녀의 만남도 과거에 비하자면 더 가벼워진 형세가 짙다. 고로 남녀의 사랑에 대해서 불미스러운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일단 사랑에 대한 기준에 대해 너와 내가 기준 자체가 다르다. 어제와 오늘도 다르다. 나도 나를 모른다. 변심은 기본이다. 서론이 좀 길었는데 본론으로 넘어가자면 이렇다. 일단 농담 반 진담 반 격언 몇 가지.
- 여자는 남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화장을 한다.
- 잘생기면 얼굴값 못생기면 꼴값
- 여자의 적은 여자다.
1과 3은 많이 다룬 주제니 넘어가고. 여기서는 2번. 인간이 아무리 이성적일지언정 절반은 동물인 것. 짐승처럼 욕망이 불타지 않았다면 인간이라는 종족은 훨씬 이전에 멸종했을 것. 그걸 이성으로 제어를 해야 하는데, 그래야 하는데. 그게 어디 맘처럼 쉽겠나. 그래서 저 1-2-3이 농담 반 진담 반에 턱없이 못 미치는 낭설이랄지, 전체적인 그림과 원리를 이해하자는 취지인지를 알긴 아는데. 그런데 감정이 쓱 고개를 내미는 일. 그냥 무턱대고 녀석을 꾹꾹 눌러서 개구멍으로 다시 들어가도록 하기도 힘들다는 것. 누가 모를까. 때문에 아무리 이성적일지라도 할지라도 저 1-2-3에 멈칫 하는 사람, 반올림하면 모든 사람에서 예외는 0이다. 그런데 뭐한다고 뭐가 그렇게 잘났길래 웬 신통한 요술을 부린다고 칼럼니스트가 제 무덤을 파겠나.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러는 것일 뿐. 어쨌든,
결론은 이거다. 문제는 잘생겼냐 못생겼냐가 아니라는 점. 곧 착하냐 나쁘냐가 문제. 그런데 따지고 보면 것도 경우에 따라 그때 그때 다르다. 원래 타고난 악녀도 있겠지만. 그러나, 날라리였던 나쁜 남자가 정실감 만나서 사교계 은퇴하여 행복한 결혼에 안착하면 그땐 좋은 아빠가 될 가능성이 큼. 여자도 똑같음. 그래서 인터넷에 잘생긴 남자한테 따먹혔거나 마음은 받지 않고 몸만 받더라 라면서, 억울해서 쓰는 글들. 100퍼센트 얼굴값 하네 10000% 얼굴값 하네 어쩌네. 다 투정. 어리광. 성상납. 응석도 재미없음. 여자가 남자 따먹은 짓인데, 그런데 나 차였어? 지가 벌거벗고 달려든 거나 마찬가진데, 이거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즉 미남이 자기 눈높이를 보는 건 지극히 정상. 미녀가 얼굴 좀 덜 보고 성실함과 기타 등등을 보는 건 눈 낮음.
그에 대비해서 못생긴 여자가 미남을 잡으려다 실패하는 거, 못생긴 남자가 미녀한테 환장하는 거. 그게 진짜 진짜 눈 높은 것임. 끼리끼리 급에 맞춰 떳떳하게 연애하고, 당당하게 교제하며, 아름답게 사랑하면 그건 그런 말 자체가 나오지 않거나. 나중 마음 아파도 불미스러울지라도 덜 어쩐 뒷모습으로 남음. 몸은 받지 않고 마음만 받았을 때, 나중 달콤한 추억을 회상할 수 있음. 그런데 몸 먼저 무턱대고 성상납한 주제에, 나중 왜 내 몸만 받았냐, 잘생기면 얼굴값 1000퍼센트 한다? 말이 안 된다. 말이 안 된다고. 눈높이와 비슷하면 끼리끼리고, 못생겼는데 초절정 미녀를 탐하는 건 동물적 본능이고. 전자와 후자에서 누가 과연 눈이 높은 건가.
여기서 한 발 나아가 참새의 악순환과 촌년의 오판이, 왜 문제되는가, 그 이유를 알아보자. 즉 순수한 사랑이냐 단순한 흑심이었냐, 그 역시 인성이 한몫하겠지만. 그러나 오히려 끼리끼리가 그 역시 좌지우지한다는 것. 인성이 괜찮고, 뭘 좀 알고, 말이 통하는 남자. 여자가 봤을 때 그닥 흠잡을 데 없는 남자. 그런 훈남이자 호인일지라도 인성보다 사랑은 오히려 끼리끼리가 좌지우지함. 왜? 어째서? 아니 뭐 때문에? 왜냐하면 그런 남자일지라도 순수한 사랑이냐 단순한 흑심이냐, 그 판단은 애초에 체급이 정해서 시작되고, 사랑의 끝마저 체급이 정해주는 것이기 때문.
따라서 정답은 뭐니 뭐니 해도 끼리끼리.
- A : 돈 빼면 시체인 남자
- B :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어린 숙녀.
A + B = 사랑. 그 둘이 만나 아름다운 사랑에 뻑 가서 알콩달콩 단란한 가정을 이루는 일. 대부분 잘 살지만, 정녕 그러기를 바라지만, 남자가 무식하고 말이 안 통하고 뭘 좀 모르면 여자는 나중 깨닫게 된다. 자기 발등을 찍고 싶은 심정을. 역으로!
- A : 재력과 학력과 실력과 행운등 모든 것을 갖췄지만. 그런데 못생긴 데다 키 많이 작은 남자. 외모와 잔재주 없는 걸로만 보면 볼품없음. 그런데 나머지로 커버가 됨.
- B : 적당한 미녀.
A + B = 사랑. 그 둘이 만나도 행복한 가정. 대부분 잘 살지만, 부디 그러기를 바라지만. 그런데 남자가 뱁새다? 나중 밖에서 마누라 험담하고 다닌다, 마누라 더럽게 멍청하기 때문에 자기 자식도 엄마 닮아서 멍청하다고. 틈만 나면 노래를 부르고 다닌단 말이다.
열등감이 주제니까 못생긴 데 더해서 키 작은 뱁새까지 등장해버렸다. 피하면 평생 피해야 한다. 그럴 거 없이 확실하게 따질 거 따지면 일평생 편할 수 있다. 아마도 훨씬 유익할 것이다. 모른 사람만 바보 되고 속기 딱 좋기 마련. 1번만 속으면 다행이게? 두고 두고 악순환이 반복되거나, 하이에나 소굴에 끌려갔다가 발목잡혀 못 빠져나오면? 인생 끝이다. 딴 거 없다. 따먹히고 버림 받고, 이상한 남자 만났다 상처 받고, 또 따먹히고 버림 받고. 태반은 그 정형의 반복 아닌가? 그렇지 않나. 뻔할 뻔자, 사랑은 무슨. 아무튼, 키 작은 거도 그렇다. 못생긴 게 문제가 아니듯 키작은 것도 괜찮음. 물론 여자의 미모처럼 남자의 키는 매력 만점 요인 중 하나. 단 그게 다가 아님. 키 작은 남잘 좋아하는 여자도 많음. 즉 그게 문제가 아니고. 여자 뿐만 아니라 만인이 싫어하는 몇 가지 요소가 복합됐을 때가 문제. 직관력 좋은 사람은 뱁새랑 말 몇 마디만 섞어봐도 안다. 직감 둔하고 눈치 없는 사람도 뱁새 친구를 오래 사겨보면 모를 수가 없다. 딱 대화의 범주라는 게 좁혀질 수 밖에 없다는 걸. 뱁새에서도 뱁새 중의 뱁새. 자기 말이 다 맞거든. 죄다 우기거든. 말이 안 통한다. 툭하면 비꼰다. 여잔 그걸 잘 모를 수도 있지만, 마담은 대번에 알아차릴 테고. 그래도 뱁새는 중간은 간다. 너는 너 나는 나. 그런데 하이에나부터. 그 분과도 말을 나눠보면 대화가 안된다. 몽땅 맞춰주면 얼마든지 가능하긴 한데, 여자들이 다 싫어한다. 그래도 하이에나도 중간은 가니까 그건 괜찮다만 기어코 똥파리로, 기필코 스토커로 변신할 때가 문제. 얘기가 길어졌다만 이 분과 주변엔 촌닭이 최상이요 보통은 늑대와 뱁새와 하이에나들. 권력 관계랄지 일로 엮이면 파랑새, 앵무새, 딱새, 벌새도 친분은 나누겠지만. 그건 말 그대로 비즈니스. 뱁새에겐 촌닭이 최상. 일 때문에 아부한다면 모를까 귀중한 인생을 뱁새 비우맞추는 데 허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잠깐 뱁새 주제가 나와서 뱁새는 그렇고. 다시 부적절한 연애 상대가 싫고, 자기가 남자들로부터 점수가 후하지 못한 여자의 불평에 대해서. 남자 여자 똑같고 다시 얼굴값에 대해서. 이러니까 몇몇 옷걸이들은 얼굴 팔리니까 설혹 만나더라도 몰래 만날 수 밖에 없지.
남자의 괴상한 판타지가 뭔가, 이상한 동영상에 나오는 하드코어 아닌가. 그거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는 걸 여자들 잘 아시지 않나. 그와 똑같이! 자기만 일평생 사랑해주고, 딴 여자에겐 눈길조차 안 주고, 자기 애인 말고는 여자 보기를 돌 같이 하는 남자. 멜로드라마와 여성잡지와 문학과 영화와 TV에서 멋진 남자의 장점만 총합한 남자. 그런 슈퍼맨 같은 남자. 그와 같은 여자의 판타지도 말 그대로 뚱딴지 같은 판타지일 뿐. 소녀감성은 나중 자신이 어떻게 변할지, 인생이 어떤 롤러코스터를 타게 될지 상상도 못한다. 남자의 판타지든 여자의 환상이든 일찍 깨면 일찍 깰수록 좋다는 것. 사랑? 사랑은 없어~! 연정? 식욕이 성욕이다! 얼굴값이라는 둥 회피형이라는 둥 응석받이니까 엄마가 될 각오로 만나라는 둥. 말도 안 되는 시소 게임 평생 할 자신 있으면 자신 있게 평생 마마보이를 애인이자 기둥서방으로 앉히는 거고. 그러다 뒤통수 맞으면 본인이 책임져야지 누굴 탓해? 십중팔구는 멋진 연애를 하지만, 그러기를 바라지만. 간혹 나오는 말 <잘생기면 얼굴값 못생기면 꼴값>! 만족스러운 어복이 아니라 넉넉한 재물운과 비유해보면 이해가 쉽다.
- 유복한 부자
- 불행한 거지.
비록 2일지라도 밝고 긍정적이며 주어진 여건에 썩 불평하지 않은 채 잘사는 사람들. 얼마나 많나. 십중팔구는 부유함에 대해서 너는 너 나는 나, 그 불문율 딱히 위배하지 않는다. 즉 대부분 2 미만이 전부다. 입만 열면 베베 꼬고 조롱하고 냉소 짓고 까고 험담하고. 그게 취미면 몰라도 대체로 심하게 그러지는 않는다고. 실상 그 정도로 꼬인 사람이라면 특급 복권에 당첨되어 2에서 1로 신분 상승하더라도, 그분 인생을 찬찬히 관찰해보면 삶의 자세와 사랑의 태도는 별 차이 없다. 원래 2였을 때나 1이었을 때나. 별 차이 없다고. 그걸 뱁새라고 부르는데 꼴등이 딱 1번 우연히 1등 찍고 내려가서 항상 1등 했다는 듯한 투정이 일시적이면 괜찮다. 그럴 수 있다. 사람 살다 보면 어깨뽕도 튀어나오고 자랑도 하고 그러는 거지. 넘어지면 일어나면 되고. 그런데 평소에 보면 여자 우정에서, 친구의 단점을 칭찬하고 자기 장점을 까는 여자. 그렇듯 <잘생기면 얼굴값 못생기면 꼴값>도 <부자는 합리적인 소비 검소한 생활 경제적인 씀씀이 VS 빈자의 울분 빈자의 과소비 빈자의 폭식 빈자의 풀베팅...>. 그와 똑같다. 십중팔구는 그 중간에서 리듬을 잘 탄다고. 세간의 명언은 또 있다. 거지가 부자 욕하는 건 괜찮아도 부자가 거지 욕하면 나쁘다는 거! 그러나 것도 정도가 있지. 자기는 막살면서 대충 사는 사람만 헐뜯기? 자기에 비하면 최선을 다하는 호인을 트집잡기? 그건 아니다. 그건 아니라고. 그게 바로, <잘생기면 얼굴값 못생기면 꼴값>에 해당하는 일. 그게 바로 여자 얼굴에 먹칠하고 남자 얼굴에 똥칠하는 일. 못생긴 참새면 못생겼지만 착하고, 여자를 아끼며, 여자를 위할 줄도 알고, 어떻게 보면 천사표고, 못생겨도 볼수록 매력이고 외양을 꾸미니까 멋져 보이는 촌닭을 만나야지. 또 얼굴값 또 또 얼굴값. 잘생기면 얼굴값 한다 10000%? 번역하면, 부자들은 10000% 돈지랄한다-다! 반드시 돈이 있어야만 가능한 착한 일들이 그 얼마나 많은가. 부자면 죄다 악마라니. 무슨 중2병도 아니고 허언증도 아니고 참 나.
- 잘생기면 얼굴값 = 부자면 전부 다 돈지랄!
그 둘이 뭐가 다른가? 아이고야~ 이거 이거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그분들 앞에서 뭔 말을 못하겠구만 그래. 이제부터 험담가 뜨면 전문가는 입 닥쳐야겠구먼. 이제부터 호사가가 납시면 그 용안을 어찌 미천한 권위자들이 뻔뻔히 쳐다보겠나 알아서 쥐구멍으로 숨어야지. 이제부터 조롱꾼들 아무 말 대잔치에는 학계의 거성과 논쟁의 달인과 훈수 두는 로맨티스트는 알아서 찌그러져야겠구만 그래. 허허. 그분들 아는 척 잘난 척 이쁜 척 착한 척에 물개 박수나 치던가 말던가. 답은 무관심이자 무시란 걸 알긴 아는데. 그런데 할 말은 해야 하지 않을까? 편 들어주는 거도 웬만해야 말을 안 하지. 웬만해야.
그럼 왜 그와 같은 소란스러움이 사그러들질 않느냐? 왜냐하면 그 때문.
첫째. 편들어주고 귀 기울여 주며 다독여줄 친구가 없거나, 멀리 있거나, 만나도 지 자랑만 하거나.
둘째. 옛날에는 만나서 말로 풀었다. 너 수다쟁이 나 다변가. 만나서 수다 3시간으로 때웠다고. 그런데 지금은? 인터넷이 있지 않나 인터넷이. 그분들 물 만난 물고기인 거지. 아울러 친구끼리도 대화의 소제로 삼아서는 안될 불문율, 나이 들면서 슬그머니 무뎌진다. 그래서 친하니까 부인들끼리 남편 험담하기로 했는데, 끝날 때 아줌마들 허세가 허세가~? 그래서 그분들 풀 덴 키보드 밖에 없다는 거.
셋째. 친구가 없거나 달리 속에 쌓인 짜증을 풀 뭔가가 없는 현대인의 특징. 물론 일부지만.
넷째. 정작 사그라들어야 할 건...! 수다 3시간은 다변가들끼리야 괜찮지만, 상황에 따라 핵심만. 이치가 그렇듯 정작 사그라들어야 하는 건 쓸데없는 잔소리와 말 같지도 않은 비꼬기인데. 정작 그건데. 그게 아니라 푸른 풍선이 사그라들거나 단거리이기 때문.
고로 진짜 결론은 첫째 그러려니, 둘째 나는 어떻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