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 182

from 소설 2021. 1. 15. 17:54

    1

    탕건 쓰자 파장이라고 포도 따기는 끝나버린 걸까? 어리석은 물음 대꾸도 말자. 인생은 모르는 것이니까. 그런데 최근 이상한 일이 발생했다. 그건 다름 아니라 누군가 날 미행한다는 것이다. 어느 날 출근길에 누군가 내 뒤에서 걷는 낌새가 보이길래 뒤를 돌아봤다. 물론 아무도 없었다. 그게 몇 번 이어지더니 이제 그 누군가는 내 뒤 그리고 길 건너편, 즉 비스듬한 사선으로 출근길에 날 따라붙었다. 그게 몇 번 반복되었다. 그리고 그동안 그 사선의 각도도 줄어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퇴근길에 그는 내 곁으로 다가왔다. 단순히 다가온 것만이 아니라 날 어깨동무하다니! 이 사람 뭐지? ~라면서 찬찬히 고개를 돌릴 겨를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는 친근한 어깨동무가 아니라 불친절한 헤드락을 걸었기 때문이다. 물론 보통 사람들 같으면 풀어주라는 시늉으로 탁탁 터치다운을 하거나 어떻게든 괴로움을 몇몇 방법으로 표출할 텐데. 내가 웬만한 격투기 애들 업어키웠는데 이 정도쯤이야.
   「선생. 내가 누군지 궁금하지 않소?」
   「」
   「왜 묻는 말에 대답을 하지 않소? 일부러 날 달아오르게 하도록 만들기 위해서요? 그런 목적이라면 실패할 거요. 언젠가 내가 그대를 애간장타게 만들거거든. 허허허. 그래도 우리 갑작스레 친해진 듯 하지 않소? 굳이 답변하기 싫으시다면 침묵하셔도 좋소. 근데 꾀죄죄하게 차림새가 그게 뭐요? 그래가지고 새로운 발상 쉽게 떠올리실 수 있겠소? (그러면서 그는 자기 양복 안쪽을 보여주었다) 지방시요. 물론 이름값 예전만 못할 테나 애호가들 사이에서 높이사는 몇 년 식이라오. 딱 봐도 이 몸에 걸친 사치품, 당신과 너무 비교되지 않소?」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요?」
   「아아, 용건만 간단히 하자? 나도 좋소. 난들 왜 마다하겠소. 하여 내 그대의 시간을 아껴드리겠소. 안 그러면 울지도 모르니까. 물론 내가 선생한테 싸움으로 질 거요. 왕년에 운동 좀 하셨겠구만. 진정하시오. 나라고 뭐 긴말 한도 끝도 없이 계속 이어가고 싶겠소? 알아요 알아요. 밑도 끝도 없이 웬 작자가 뜬금없이 나타나 수작은 수작이냐. 이 인간을... 워 워 워. 자, 받으시오.」
    그러면서 그는 명함을 내밀었다. 명함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www.populast.com 나머지 깨알 같은 글씨는 뭔지 잘 알아볼 수 없었다.
   물론 난 그걸 정중히 받지 않았다. 그러니까 그는 내게 그걸 보여준 다음 대충 읽었겠다 싶어서 내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곧 있으면 언제인지 몰라도 못 이긴 척 찾아오시게 될 거요. 그때 다시 만날까요? 나도 바뻐 이 사람아. 어쨌든 할 말 떨어지면 찾아오시오. 그러게 될 거요. 아, 내 말이 너무 저렴했소? 괘념치 마시오. 거 아실 만한 분께서. 형씨 우리 좀 솔직해집시다. 내가 당신을 모를 것 같소? 몰라요. 어떻게 그 음흉한 속내를 빠삭히 분석할 수 있겠소. 통 속이 보이질 않아. 검정색? 내가 뭐 투시력이 있나 선생 속옷 색상을 어떻게 점찍겠소. 난 마술사가 아니라오. 그건 그런데. 하나 물읍시다. 형씨, 자유를 되찾고 싶지 않소? 새로운 인생이 뭔가 그립지 않냔 말이오. 물론 순수예술에 대한 창작열이든 밤의 황제든. 그 뭐든지 당신 소원을 들어드릴 수 있으니 하는 말입니다. 우리는 알라딘의 램프 거기 나오는 그 뭐냐 아무튼 그와 격이 다르거든요. 또 뭐 3가지? 제한없음. 즉 무제한. 아, 그럼 선생은 우리한테 뭘 내놓아야 할지 궁금하겠죠. 그렇다고 우리가 뭐 큰 걸 바라겠소? 더불어 이 세상에서 최고로 비싼 게 바로 공짜인데. 이 신성한 거래가 단순한 물물교환일 리 있겠소. 그래서 하는 말인데 귀 좀 빌릴까요?」
    그는 내 귀에 이름을 빌려달라고 했다.
   「뭐요? 생각이 있소 없소? 당신도 내가 호구로 보이요? 나 그렇게 만만한 사람 아니올씨다.」
   「내가 언제 당신을 물로 봤다 그래? 이거 이거 생사람 잡는 거 좀 보소.」
   「뭐 이름을 빌려달라? 내가 뭐 피에르 가르뎅이요?!」
   「이 양반 웃길 줄 아시네. 말도 잘하고. 난 당신 말 못하는 사람인 줄 알았다오. 허허허허허.」
   「뭐요?」
   「벙어리가 남편을 빼앗기더니 입이 트였나, 아직 아닌데. 너무 앞서나가는 거 아니야?」
   「아니, 그렇게 심한 말을! 당신 말 다 했소? 네? 이 사람이 아까부터 보자 보자 하니까...」
   「(톡톡) 다시 말하지만 아찔한 발상이 바닥나면 찾아오시오. 당분간 골똘히 생각 좀 해 보시고. 그럼 우린 다음에 다시 만날 때까지 보고 싶어서 어떡하지?」
    그러면서 그는 헤드락을 풀자마자 도망가버렸다.
    저 자식 뭐 하는 놈이야? 나는 봐주지 말 걸 그랬나 라고 생각했다.
    그 일 때문일까? Weber / 오페라 <마탄의 사수> 중에서 2막 아가테의 아리아 “그대를 보기 전에는 바로 잠이 왔건만”
    나는 사무실에서 음악을 들어도 음악이 내 마음을 감동시킬지 못하는 걸 깨달았다. 통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안다 알아. 물론 언젠 안 그랬나? 근데 기분이 그게 아니었다. 누가 디올 옴므랑 몽블랑 만년필 살 줄 몰라서 안 사는 줄 알아? 뭔 허접한 녀석 때문에 괜히 잡념만 늘어나잖아. 젠장. 사자가 진 곳에서 여우는 이길 수 있다. 자나깨나 불여우 조심 어쩌고저쩌고. 걔 때문에 이젠 푸념도 통 이어지지가 않아. 대체 뭐 하는 놈이길래 내 마음을 흔들어놓는 거지? 걔 분명 남자였는데. 그런 푼수한테 내가 뭐 마음이라도 뺐겼을 줄 알아? 천만의 말씀. 그럴 리는 없어. 근데 왜 이리 허전할 걸까. 몰라. 알아서 뭐 하게. 신경쓸 필요 없어. 다 소용없으니까. 이렇듯 행복한 일하기에 퍽 차도가 없었기 때문일까? 나는 출근길에 만난 그 얼굴 없는 사나이가 가르쳐준 장소로 한번 가봐도 왠지 괜찮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어딘가 혹시 모르니까 가본다고 큰 손해는 없지 않겠냐, 어쩌면 기발한 착상이 얻어걸릴지도 모른다는 느낌. 무시하기 힘들었다. 그렇다고 들뜬 마음을 어디에 소문내지 않고. 소심한 예감이 앞장서서 나를 그곳으로 끌고갔던 것이다.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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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 없는 사나이가 알려준 장소에 도착. 거긴 인적 드문 놀이터 같았다. 어쩌면 수풀을 치우고 청소 좀 하면 퇴락한 놀이공원이 드러날 듯 했다. 그 가운데 아니 이럴 수가.... 저번에 내가 작성했던 허구, 그 연재편에 나왔던 대형 MRI 장비. 그와 꽤나 흡사한 기구가 있었다. 단지 허접한 상상력으로 대충 생각해낸 것에 불과했는데 이 우연의 일치라니. 그래도 일단 한번 들어가서 뭐가 있는지 구경이나 해볼까? ~라는 마음으로 딱 들어갔다. 그랬더니!
    그 안에는 별 거 없었다. 그 대신 얼굴 없는 사나이의 음성이 녹음되어 틀어져 계속 되풀이 재생되고 있었다.
   "이곳 도면이 거기 보면 있을 거요. 혹시 모르니까 면밀히 살펴보고 잘 기억해두시오. 나중 도움될지 누가 알겠소. 또 그 다음에 거기 보면 명함이 하나 있을 거요. 이제 그곳으로 찾아오면 된다오. 거긴 엑스맨 잔치 일색이진 않을 테나 그동안 상상도 못한 가면무도회를 구경할 수 있을 거요. 아니 그 주인공이 되어보시는 호사, 그 풍요를 누려야 할 귀인은 바로 당신이라오. 그러니 만사를 제쳐놓고 당장 그곳으로 와주면 고맙겠소."
    정말 옆을 보니 약도, 도면, 명함이 있었다. 뭐야! 저번에는 이쪽으로 오라더니 또 딴 데로 오라고? 이거 사람을 뭘로 보고...! 똥개 훈련시켜? 안 가. 기분나빠. 빈정상했어. 이게 뭐냔 말이야. 그래서 나는 다시 사무실로 돌아갔다.





    2

    나는 사무실에 도착했다. 그런데 그 얼굴 없는 사나이가 사무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닌가! 물론 뻔한 드라마 전개처럼 그가 날 졸졸 따라다닐 리는 없으니, 그러므로 저번에 어깨동무하며 명함을 찔러주었던 그 얼굴 없는 사나이와. 지금 잠시 마주친 얼굴 없는 사나이가 동일인물일 리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그 둘이 같은 사람이면 어떡하지? 그게 나랑 뭔 상관인가. 그래서 일단 당장 앞에 있는 저분이 누구인가를 밝혀내고자 했는데 그는 은근 의뭉스러운 분위기를 뒤로 한 채 그냥 가버렸다. 저 자식 뭐지? 쟤 대체 뭐 하는 놈이야! 그건 아마 넌지시 저번 그 장소로 가보라는 일종의 지령일까 아닐까. 그러든 어쩌든 나랑 오래갈 인연이 아닌 것만은 분명했다. 따라서 난 그냥 내 생활에 전념하면 그만. 그렇게 사무실에서 마저 남은 일을 한 다음 퇴근했다.
    그렇게 딱 퇴근하여 사무실을 나섰는데... 거 어째 자꾸 신경 쓰이네! 걔가 어디 소속인가는 몰라도 왜 하필 날 귀찮게 하는 거지? 알 게 뭐야. 손해보는 거 없으니 그래도 일단 한 번 가볼까? 아니 가지 말까? 어차피 운동삼아 산책하는 거나 다름없으니 무익한 시간낭비는 아닐 것이다. 안 그래도 속으로 정말 눈꼽 만큼은 속는 셈치고 한번 들려볼까 라는 생각 없지도 않았으니까. 그래서 난 곧장 그곳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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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번에 내가 작성했던 연재편에 등장했던 대형 MRI 장비. 의학장비보다 대략 10배 크기. 그런데 난 여기가 저번 작품에 나왔던 장소와 흡사하다는 걸 왜 이제야 알았을까? 그걸 몰랐으니까 여자가 없지. 그걸 대번에 알아챘다면 난 이미 집에서 뭐 소파에 자빠져 TV 채널 돌리기 귀찮으니까 여편에 궁둥이나 쓰... 시끄럽다.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근데 아까부터 디미늬엔도인가 뭔가 점점 크게 라는 음악용어. 이 노래가 아마 그건가? Niccolo Jommelli / Requiem in Eb major 누군지 몰라도 또 슬슬 발동을 걸려는 걸까? 그래 봤자 별거 없다는 거 모르는 나도 아니다만. 이처럼 슬슬 들뜨는 난 또 뭐냔 말이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저 안에 들어가서 작동 버튼을 눌러볼까? 누가 그러지 말라고 말리는 애인 없으니 그래 보지 뭘. 이런 날 감시하면서 누군가는 햄버거랑 콜라 먹으면서 CCTV를 볼까, 하면 아니겠지. 이런 장면이 뭐 영화관에서 것도 IMAX보다 훨씬 발달한 대형스크린으로, 막 팝콘 먹으면서 극장 좌석에서 관람할 리는 없단 말이야. 그래. 밑져야 본전. 안 그래도 난 판돈도 없어. 그렇다고 가면무도회에 초대받기 바쁘냐, 하면 기다리는 잔치에 대해 기대 버린지 오래. 그렇게 나는 일단 착석해서 노란색 버튼을 눌러 시동을 켜고, 선홍색 기어를 올린 다음, 푸른색 손잡이를 당겼다. 그랬더니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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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긴 엇그제 롭이 알려준 별장 안에 있는 음악실로 추정되었다. 내 이럴 줄 알았다. 또 뭔 수작인가 했는데 놀랍도록 정교하긴 하나. 내가 뭐 속을 줄 아나? 흡사 드라마에서나 볼 듯한 공간이동 기술이긴 하다만. 이건 과학적으로 말이 안되거든. 때문에 "말도 안 돼!"라는 말조차 아깝다. 그래서 나는 절대로 놀라지 않았다. 물론 겉으로만 봐선 그렇다. 음악실에서 나오는 음악 Beethoven / String Quartet no.4 in c minor op.18 no.4 누가 모를 줄 알아? 다 알아. 아는 척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딱 봤을 때 모스맨 연구소 환상머신에서 내가 딱 걸어나오면 그럴려고 했을 거야. 이를 테면,
   「늬가 거기서 왜 나와?!」
   「누가 나오고 싶어서 나왔냐?」
   「근데 늬 그 사자머리는 뭐냐? 폭탄 맞었냐?」
   「내가 계란을 왜 삶아? 안 그래도 저번에 3 대 3 소개팅 나갔다가 내가 애들 위해준답시고 넘버 3 전담했는데. 너 왜 하필 그 기억 떠올리게 만드냐? 어?」
    어쨌든 저속한 표현으로 난 정신줄 놓지 않았다. 원래 난 제정신이다. 난 말짱하다. 미치지 않았단 말이다. 그러니까 쟤네들이 누군지는 모르겠다만 이런 식이겠지.
    A) 내 관점: 아마도 잠깐 딴생각하는 틈
    B) 매커니즘: 그 짧은 찰나를 백배 천배 확장시키는데, 동시에 대상자는 그걸 인지하지 못하도록 유도. 그 방법은 최면과 의학과 세뇌와 기타 과학적 방법들.
    이처럼 영화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놀라면 안된다. 안 그래도 작품구상차 한번 들릴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내 마음을 어떻게 알았지? 마침 잘된 거네. 수캐에게 물리건 암캐에게 물리건 물리긴 마찬가지. 내 발로 발품 팔아서 또 돈쓰고 어떻게 어떻게 당도하든. 아니면 호박이 제 발로 굴러오길 기다리다가는 날 새겠다 따라서 일단 뭔가 변화를 주자 하여 어디까지 행진하든. 결과는 똑같다고 치고. 그래. 놀자! 놀다 금방 지겨워지기 마련일 테니까. 그러니까 사람은 적당히, 딱 적당히 바빠야 좋다. 너무 할 일 없어도 심심하다. 개들 풀어줘 보시라, 겁나 바쁘게 막 빨빨거리고 돌아댕길 텐데 초반 정력은 길게 못간다. 뭐 휴가왔다고 생각하지. 근데 그 장시간 공간이동을 대체 어떤 기술로 짧게 줄인 거지? 신기하긴 했다. 뭐 다 방법이 있겠지. 좌우지간 모처럼 해방된 기분. 얼마 만인가! 정말 그렇다. 고삐 풀린 소가 잘 핥는다. 자유만큼 좋은 건 결코 흔치 않은 걸까? 그렇지만 그 대신 여자는 없어. 그게 뭐 어때서. 그리고 전형적인 시골이지만 있을 건 다 있었다. 한적해도 오히려 뭔지 모를... 더 말하면 안된다. 쉿! 어쟀든 그렇게 새로운 장소에 대해 정탐하면서 뭔 뜬소문이 들리나 안 들리나 두 귀를 쫑끗 세우면서 그곳에 적응하게 되었다.





    3

    그렇게 별장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어제 마신 포도주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왜냐하면 간밤에 꾼 개꿈이 정말 기막히도록... 허당의 희망을 충족시켜줬기 때문이라고나 할까? 농담이고. 별장에는 없는 게 없었다. 게다가 어떤 웹서비스를 이용해서, 또 아는 동생한테 전화로 부탁해서 내 노트북과 자동차를 이곳으로 보내달라고 어제 다 조치를 취했는데. 마침 오늘 도착했다. 그 다음으로 자, 이제 무엇을 할까? 진정하자. 누가 쫓아오지 않는단 말이다. 그렇다고 막 공포영화처럼 동네 아저씨가 내게 이곳을 당장 떠나지 않으면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할까? 정반대였다. 웬 아리따운 숙녀가 방문해서 얼마 동안 머물지는 몰라도 친하게 지내자는 의미로 케익을 선물하고 갔다. 물론 이름은 물어보지 않았다. 그렇다고 숙녀가 먼저 내게 전화번호를 알려줄 수야 있나. 그건 그렇다만 딴 건 다 좋은데 인생이 어째 조연들 없는 단막극, 즉 모노드라마 주인공 같지? 어차피 나이 들면 누구나 원맨쇼 하든 말든 누가 관심 갖지 않는다. 사교와 처세술은 빈말과 가식과 그럴 듯한 아부를 바닥에 깔고 가는 거다. 말이 그렇단 거고 그건 안다박사님들께 여쭙는 걸로. 그러면서 나는 못 다 구경한 별장을 둘러봤다.
    결론만 말하자면 다락방 삼촌의 취향을 만족시켜주는 괴상한 장식품은 없었다. 투명 드럼통에 특수 화학약물을 채워 대형 하이에나를 절반으로... 뭐 그런 건 없었다. 곰 박제품도 없었다. 다만 그건 있었다. 초대형 도끼! 언제적이던가 삼류대학교 1학년 때 친하게 지내던 형. 그 시절을 지나 나중 사회에서 만났을 때 당시 형도 돌아보니, 너랑 쟤 딱 2명 말고는 기억나는 우정도, 각별한 친분도 없었다 그랬는데. 그 형이 언젠가 하급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면서 만날 때 어떤 비장한 각오의 의미로 자동차 트렁크에 넣고 다니던 도끼. 그걸 보여준 기억이 났는데 그와 매우 흡사한 도끼가 있었다. 그런데 도끼의 날이 뭐랄까... 뭐라 말로 형언하기 어렵도록 신비하다고나 할까? 어떤 마성이 끼어들어... 빠져들면 안된다. 그러지 말자. 그건 그렇고. 완전히 놀러 온 거도 아니고. 완벽히 자의로 부여받은 휴가도 아니다만. 그래도 뭐랄까 일 반 놀기 반이라는 성과는 만족시켜야 하므로. 난 먼저 일을 끝낸 다음 놀자, 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대충 자세를 잡고 일을 시작했다.
   <블로그니까 털어놓는다만, 달콤한 행운은 코앞까지 다가오지 않았다. 단지 쥐꼬리 만한 품위유지비에 허덕일 뿐. 삶이란 정녕 뭘 해도 재미없는 거란 말인가! 아니다. 그럴 리 없다. 인생이 어떻게 개뼉따귀에 지나지 않는단 말인가. 허나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게 다 이유가 있다. 그건 뭘까? 뭐겠나. 옛말마따나, 응? 좋은 개에게 꼭 좋은 뼈다귀가 돌아가는 것은 아니니까. 그게 대체 뭔 소리야? 겨울이 가면 봄이 온다. 틈새시장이 별볼일 없으면 관망하기를. 그러다 좋은 날 있겠지. 잔치 뒤에 머리 긁는다고 너무 일찍 부뚜막에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 근데 그러다 영영 영원한 병풍은 커녕 허접한 허당 취급도 못 받으면 어떡하지? 뭘 어떡해. 운명이란 모르는 것. 그땐 UFO라도 나타날 것이다. 아니면 예언가로 데뷔하지 뭐가 고민인가. 관상 한두 번 보나. 작명가 기질 어떻게 속이나. 안 그래도 누구누구 외계인설 그거 다 뻥이다. 그나저나 인생사 전략따라 내가 먼저 A급 탤런트와 깜짝 결혼이나 발표할까? 멜로드라마가 대체 나랑 뭔 상관이란 말인가. 관심없다. 누가 끌린데? 됐다 그래. 시시콜콜한 수다라면 신물이 나니까 말이다. 안 그래도 노골적으로 황금만 쫓는 열정도 없고 여건도 안된다. 어쨌든 정신차리자. 근데 정신을 차리면?! 그럼 좋긴 하겠으나 별 차이 아마 없을 걸! 이런 시시한 중년운 옛날에 꿈에도 생각치 못했을 텐데. 블로그니까 솔직히 하는 말이지만, 누가 말했나 개 팔자가 상 팔자라고! 그게 아마 말이 전달되며 와전됐을 것이다. 아닐 수도 있고. 어쨌든 최소한 나는 그렇게 호언한 적 없다. 적어도 난 사랑이 아름답다고 노래하기를 좋아하진 않는다. 그럼 이 마당에 내 친구가 비황금주의를 선언할까? 그게 무슨 개소리인가. 이젠 어디서 개 짓는 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다. 개에게는 개뼈다귀를 허당에게는 진한 사랑을! 뭐? 놀고 있네. 사랑 좋아하시네. 아니 근데 혹시...! 혹시는 무슨 놈의 혹시. 아니야. 설마...! 밑도 끝도 없이 뭔 설마. 이거 정말 거북목 증후군이 치료되니 잠잠하던 허언증이 쓱 고개를 드는구나. 이거 정말 어쩌면 좋을까. 하긴 무슨 수로 갑자기 풍운아가 되겠나. 좋게 포기하고 2지망을 새롭게 점춰보는 게 나을 텐데. 2지망이 뭔지는 모르겠다만 걘 뭐 나 잡아봐라면서 호락호락할까? 말해 뭐 하나. 그럼 대체 제3의 판타지는 꿈도 꾸지 못한단 말 아닌가. 무도회 구경도 못하는데 춤을 어떻게 신청하나. 그러니까 말하자면 난 여전히 공상병의 노비로구만. 해가 바껴도 변한 게 없어. 걸핏하면 말꼬리 잡고 늘어지기. 좌 정신산만 우 소심증. 아니면 재미없음과 심심함이라는 양대산맥 사이에서 오락가락. 뭐지? 뭐긴 뭔가. 은근 늙은 거지. 뭣이 어째? 이거 아무래도 한동안 침묵하는 게 좋을 것만 같다. 무형의 마네킹을 여편네로 아는 건 아니다만. 잔소리에 사람 돌아버릴 지경이니까. 그럼 이쯤 됐으면 어디로 떠나도 되는 건가? 그럼 좋은데 시국은 물론 세계가 소란스럽지 않나. 더구나 늑대는 사냥을 어떻게 하는지도 다 까먹었다. 이거 영 말이 아니구만. 이래가지고 어디 사교계에 복귀할 수 있겠어? 하긴 멜로드라마조차 알고 보면 적응하기 쉽지 않은 장르다. 삶이 그렇다. 인생이 어디 내 맘대로 되야 말이지. 그래서 에잇 못 참겠다 라면서 경기장 난입! 근데 1부리그 구원투수가 아니라 하필 난동꾼. 하다 하다 조롱꾼들한테도 말발로 딸려. 이거 뭐 되는 일이 없어. 그렇다고 투덜거린다고 넉살이 느나? 통상 늘지도 않고 또 늘면 뭐 하나. 신분상승은 영화 주인공들 얘기인데. 허나 절망쯤이야 얼마든지. 우리는 실망 두렵지 않다. 체념 어디 한두번 겪나. 얄미운 가난 하나도 유감스럽지 않다. 처음부터 유복하면 재미없다. 더군다나 에스프레소 1잔이면 젊음은 즉각 회복된다. 근데 콜라를 마셔도 영 상쾌하지가 않다. 결국 사는 게 이처럼 권태로운 건 속된 말로 동기부여라는 약발이 떨어졌기 때문일까? 질문 그만 좀 하자. 뭔 말 같지도 않은 시적인 추측. 지겹다. 짜증난다. 징글징글하단 말이다. 어차피 근근히 먹고 살며 뺑뺑이 도는 다람취 챗바퀴 같은 삶, 예정된 것이므로. 따라서 나만 가진 게 없다면서 징징거리며 떼쓰지 않아도 된다. 보아하니 어릴 때 꿈꾸던 난 어른이 되면 머머할 거야 뭐가 되고 싶어 어떻게 살겠어, 그거 다 소용없단 게 여실히 증명된 거다. 그걸 이제 깨달았나? 일찍도 철든다. 형 철들지 마세요─형이 다 꼬셔준다면서요─형 저도 날라차기 맞고 싶어요, 라는 남동생들은 물론 아는 여동생들 그러니까 다 떠났지.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 ~라면서 애원하는 숙녀. TV 채널 돌리기도 지친다. 말하자면 난 결말이 기억나지 않는 영화 같은 남자다. 이런 젠장! 이런 한 능청 하는 푼수를 다 봤나. 난 또 뭐라고, 같은 촌놈이 바로 나라니. 근데 그게 뭐 어째서, 남들도 다 그래. 근데 이러다간 정말 낙서왕으로 등극하는 건가? 허접한 결말이든 괜찮은 반전이든 좋게 줄거리 구상하기 위해 일이나 하러 가야겠다>





    4

    나는 그곳에서 세 부류 남자들과 친해졌다. 낚시, 운동, 주색. 마지막 부류는 말만 그렇다는 거고 그냥 한량 무리긴하다만 모두 착했다. 그래서 우리는 바에서 새로온 바텐더와 내기도 하고, 당구도 치고, 어깨동무하며 으쌰으샤 노래도 불렀다. 그 시시콜콜함 가지고도 드라마는 밥 먹듯이 우려먹고, 영화에서도 30분 금방 뽑는다만. 내가 못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 다 식상하니까 그 분량은 생략한다는 말이다. 그건 그렇고.
    그러다 나는 어느 날 산책을 했다. 모처럼 혼자였다. 하긴 혼자가 좋긴 좋다. 누가 짜증나게를 하나 귀찮게를 하나. 얼마나 홀가분한가. 웬만한 유부남은 물론 유부녀 마음 굳이 알려고는 하지 말자. 그렇게 동네를 산책 중 난 웬 들개들한테 쫓기게 됐다. 밑도 끝도 없이 내 옷에서 뭔 냄새를 맡은 것일까? 주인 있는 개처럼 보이는 애들은 목에 줄을 메고 대충 뭔가 표시가 있는데. 그런 개와 아닌 개들이 뒤섞여서 어떡하다 도망가니까 걔네들은 완전 신이 난 거 같았다. 그래서 쫓기다 쫓기다 어떤 인적 드문 골목에서 웬 춘부장을 맞닥뜨렸다. 그 할아버지는 이렇게 마주친 것도 인연인데 차 한잔 마시지 않겠냐 하여 난 초대에 응했다. 그 다음으로 우리가 나눈 얘기?
   「젊은이. 여긴 어쩐 일로... 아, 그게 그러니까 들개들한테 쫓겼수? 알만 하구만. 걔네들 끈질겨. 조심해 이 친구야. 근데 걔네들보다 더 주의해야 할 부류가 있으니.」
   「설마 그 부류는 동네 허당들 말씀하시는 건가요?」
   「허허허. 거 어디식 농담이유? 형씨 유머가 꽤나 독특하구만. 아, 웃기다!」
   「어르신. 말씀 편하게 하십시요. 허허허허허. 아무리 봐도 가짜웃음은 저보다 한수 아니 여러 수 위인 것 같습니다.」
   「어르신? 내가 어딜 봐서 어르신이야! 아 글쎄 농담이 아니라 난 아마 당신보다 동생벌일걸! 정말이야. 왜 내가 그처럼 겉늙은 것 같소?」
   「아니 제 말은 그게 아니라...」
   「이거 사람 놀리는 거요? 내가 어딜 봐서 할아버지야! 꼭 보면 아줌마한테 아줌마라는데 신경질내는 여편네들이 있긴 있어. 내 마누라가 일전에 어땠는 줄 아쇼? 말도 말어. 근데 당신 결혼했어? 아, 내가 겉늙어보이고... 그대가 어려보인다고 가정했을 때... 형씨 지금 나 갖고 장난해? 이거 겸손이 심하잖아, 어? 아니지. 근데 어디 소속이요? 언제부터 여기서 얼쩡댔어? 겁먹지 마쇼. 나 이상한 사람 아니니까. 그럼 당신이 이상한 사람이요? 거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근데 듣자하니. 어? 당신이 그 동네에 뜬금없이 출연한 이방인이오, 동네 처자들 다 따먹고 다닌다는 사람이 바로 당신이냔 말이오!」
   「아니, 그렇게 심한 말씀을...!」
   「왜 내 농담이 썩 고급스럽지 않았소? 난 일부러 당신이 촌닭처럼 보이길래... 신경쓰지 마쇼. 거 말이 잘 섞이지 않더래도, 어떡하다 나중 말이 잘 통할 수 있는 거도 아니겠수? 근데 표정이 그게 뭐요? 우리집이 뭐랄까 괴기스럽소? 하긴 뭐 좀 그렇긴 하지. 그럼 어떻게 내 아는 여동생들이라도 불러다 줄까? 뻣뻣한 남자끼리만 얘기해서 좀 기분이 세하요? 말만 하슈.」
   「아 근데, 선생님. 여기서 나가는 길이... 제가 좀 전에 길을 잃어서요.」
   「지구는 둥글다오. 저기로 가든 저짝으로 가든. 다 어딘가에서 만나게 되어 있소. 그런 의미에서 내가 편찬한 인생론 한번 읽어보시겠소? 물론 공짜는 아니라오. 값진 거 다 그만한 값어치가 있기 때문이라오. 물론 내 자필 사인도 기록되어 있다오. 왜, 그런 거 안 좋아하오? 그럼 말하지 그랬소. 그래도 괜히 헛걸음하지 않은 게 어디요. 근데 왜 당신은 말이 없어?」
   「허허허. 허허허허허.」
   「웃음이 그게 뭐요, 젊은 사람이!」
   「네? 아니 그게...」
   「웃음이 썩었어.」
    그럭저럭 나는 어떻게 어떻게 그곳을 탈출했다.
    그 다음 2일 경과.
    동네 바에서 동네 친구들을 만났다.
    나는 엇그제 길을 잃어서 어떤 할아버지 만난 이야기를 녀석들한테 들려주었다.
   「그 할아버지를 만났다고?」
   「응.」
   「그분... 만나면 안돼.」
   「우리 얘 이제 뺐기는 거니?」
   「뭔 사연이라도 있는 거니?」
   「너무 많이 알려고 하지 마.」
   「무슨 이야기인데 그래?」
   「너무 길어. 또 너무 복잡해. 게다가 그 내막을 다 아는 사람도 없어. 그렇다고 모두 이해가 되나? 그럼 좀 좋겠나. 심지어 그 냥반은 한 300년 사신 것 같단 말야. 일단 말을 섞다 보면 정신이 나가는 것만 같다고. 말려들면 안돼. 물론 나쁜 사람은 아닌데 그 뭐랄까 이상해. 기묘하다고.」
   「넌 그래도 대화만 해봤잖아. 난 거기 다락방까지 봤어.」
   「뻥치지 마.」
   「진짜야.」
   「어쨌든 형씨 그 근처 쪽으로 발길을 옮기지 마쇼. 그쪽에서는 절대 혼자 다니지 말란 말이오. 될 수 있으면 우리랑 놀자 그 말이란 말이오. 아시겠소?」
   「도대체 무슨 줄거리인데 그렇소? 뭐 귀신이라도 봤소?」
   「귀신?」
   「이 사람이...!」
   「왜들 그러오?」
   「여기서는 귀신의 '귀'자도 입에 담지 마시오. 당연히 왜냐고도 묻지 마시오.」
   「근데 형씨가 그 할아버지를 어떻게 아쇼?」
   「아까 말했잖아, 근처에서 길을 잃었다고.」
   「아, 그랬지. 아니 근데 형씨가 그 할아버지를 어떻게 아쇼?」
   「너 취했냐?」
   「뭔 소리야, 난 살면서 취해본 적이 1번도 없는 사람이야. 어? 꼭 보면 어디서 주도를 잘못 배운 사람들이 그런 오해를 한다니까 글쎄. 날 봐 봐, 날 보라고. 내가 언제 했던 얘기 또 하고 또 한적 있어? 없어. 응? 아니 근데 형씨는 여기 어쩐 일이오? 아, 맞다. 그 할아버지! 그 할아버지랑 형씨랑 뭔 사이오? 혹시... 후계인? 아니 근데 형씨가 그 할아버지를 어떻게 아쇼?」
   「쟤 얼른 보내라.」
    그 날은 그렇게 지나갔다.
    다시 1일 경과.
    나는 혼자 극장에 갔다. 시골이지만 있을 건 다 있다고 했나 안 했나!
    그렇게 극장에서 내가 본 영화는 무슨류 영화였다.
    영화 내용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리고 나는 뒷편에 앉았다.
    그렇게 영화가 시작되기 전과 중간에 몇몇 커플이 영화관에 들어왔다.
    장면 전환.
    장면 전환.
    장면 전환.
    영화가 끝났다. 그렇게 한 10짝쯤 되나? 나는 혼자인 반면 다정한 연인들이 대부분이라 난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그렇게 연인과 팔짱끼고, 포근히 껴안은 듯, 다정스레 손잡고 나가는 연인들을 보니 걔들이었다. 낚시, 운동, 주색 3부류 3명씩 총 9명 친구들. 나머지 1쌍은 누군지 모르겠고. 나는 걔네들 데이트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한참을 기다리다 나갔다. 근데 녀석들은 극장 밖에서 캔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여자는 없었다.
   「아니 왜 너네들 모두 혼자야?」
   「무슨 소리야?」
   「아까 보니 다 애인이랑 같이 있던데...!」
   「우리가 애인이 어딨어, 소개나 시켜주고 놀리든가.」
   「설마 저 형 뭐 이상한 거 본 거 아니야? 그 할아버지댁에 방문한 사람들이 일전에 꼭 보면 그랬잖아.」
   「맞다. 정말이네.」
   「마침 잘됐다. 내가 캠코더로 영화를 찍는 취미가 있거든. 오늘도 마침 그랬는데 그거 틀어보면 누구 말이 옳은지 알겠네.」
    장면 전환.
    장면 전환.
    장면 전환.
    내가 틀리고 쟤들이 맞았다. 뭐지?





    5

    다음 날이 되었다.
    그날도 별일 없었다. 그럭저럭 씻고, 책 읽다, 인터넷 뒤지다 어쩌다. 그러다 혹시 카펫을 떠들면 비밀 통로로 이어지는 비밀문이 설치되어 있는 거 아닐까? 라는 생각에 카펫을 들추어봤다. 그런데 있었다. 정말이다. 진짜다. 내 이럴 줄 알았다. 이렇다니까 글쎄. 누가 모를 줄 알았나? 웃기고 있어. 누굴 바보로 아시나. 다 그걸 알고서 시작한 모험 아닌가. 모험? 이게 뭔 모험이야. 이건 뭐 숨은그림찾기도 아니고 술래잡기도 아니고. 그냥 혼자놀기지. 그러든 어쩌든 비밀통로라... 아니 정말로 TV로 또 영화로만 봤던 거 아닌가. 그럼 안 들어가 볼 수 있나. 그래서 난 곧장 그곳으로 들어가봤다.
    거긴 지하실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렇게 핸드폰으로 후레쉬를 켜서 조명 버튼을 찾았다. 켰다. 그런데 저게 뭐야?
    그걸 보는 순간 난 엉덩방아를 찢을 뻔 했다. 그래도 실제 꿈쩍하지 않았다. 조금 놀랐을 뿐.
    왜냐하면 바닥에 6명의 얼굴만 덩그러니 있었기 때문이다. 괴기영화랄지 막 공포 장르에 나오는 그걸 예상할 수도 있는데.
    보자마자 난 그게 아마 바닥에 묻혀있고 해수욕장에서 연인과 친구들끼리 장난하는 그걸 예감했던 것이다.
    그분들과 대화를 나누고 어쩌고 드라마처럼 줄거리를 억지로 길게 늘이지 않겠다.
    그럴 필요 없이 시네마처럼 '그래서 어떻게 됐어?'를 만족시킨다고 가정하자면.
    걔네들은 저번 연재편에 등장했던 7명, 거기서 날 빼면 6명이었다. 그래서 난 물어봤다.
    5명이라면 이해를 하겠는데... 당시 007가방을 업그레이드하기 싫다는 1명은 왜 함께 있는 거냐고!
    그랬더니 그분들은 뭐랬을까? 일단 입에 물린 특수장치를 빼주라는 시늉을 하길래. 그걸 빼줬다.
    그랬더니 어서 묻혀진 몸도 빼주라고 했다. 그랬다. 그랬더니 저쪽 007 가방에 리모콘이 있으니 버튼을 눌르라고 했다.
    그랬더니 버튼을 눌렀더니 족쇄는 모두 해제됐다.
    어쨌든 사연을 듣고 보니 당시 1명이 마음을 바꿔서 자기들을 따라가기로 해서 함께 007 가방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떠났는데.
    웬 거대한 스톰트루퍼 같은 놈을 만나기는 만났는데... 나까지 총 7명이 와야지 007가방을 업그레이드해주겠다고 해서.
    이렇게 어딘가로 떠나왔는데... 누군가에게 당해서 여기 이렇게 감금되어 있었다고 했다.
    근데 불과 얼마전에 그 중간책들이 들러서 잠깐 귀뜸해주었다고 했다. 뭐라고?
    이게 모두 내가 시킨 일이라고. 자긴 지시에 따랐고, 착수금은 물론 성공수당까지 빵빵히 챙겼다고!
    장면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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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면 전환.
    6명은 자유롭고 1명, 즉 나는 앞서 녀석들처럼 얼굴만 빼고 나머지는 묻혔다.
   「근데 이건 좀 재미없지 않냐?」
   「너도 그렇게 생각해?」
   「그럼 방법 있어?」
   「왜 없어!」
   「뭔데?」
    즉각 누군가 또 리모콘을 눌렀다. 그랬더니 저 구석진 곳의 비밀문이 열렸다.
    또 나도 풀어줬다. 대신에 난 철장에 갖힌 셈이고, 자기들은 바깥에 있고.
    나는 녀석들 주문대로 비밀문 안쪽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쭉 들어갔다. 어둡다가, 소름 돋다가, 기분 이상하다가... 갑자기 밝아졌다.
    거기는 한 2000년 전쯤 될까? 로마의 검투장인가 뭔가 아니면 그리스 무슨 경기장이었다.
    관중들도 많았다. 다 옛날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내 앞에는... 살다 살다 그렇게 큰 개는 처음봤다.
    저건... 저건... 지옥의 개 케르베로스? 뭔지 몰라도 개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날 보며 입맛을 다시는 건가?
    나는 개가 아니니 녀석들 마음을 알 수가 있나. 그런데 딱 뭔가 신호가 울렸다. 그래서 녀석들은 미친듯이 내게 달려들었다.
    한 놈은 내 코를 물었고, 나머지 2놈은 내 거기를 물었다. 그 악몽이 처녀 불알 빼고 다 가능하다는 걸 난 왜 미처 몰랐을까!
    녀석들이 내 거기를 무는 순간 난 악몽에서 깨어났다.
    식겁했다. 젠장, 이런 미친...!





    6

    나는 별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최근 너무 동네 친구들과 놀러 다니느라 통 일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뭔가 이래서는 안될 것만 같았다고나 할까. 그렇지만 일은 도무지 손에 잡히지 않았다. 이처럼 말이다. 밤낮 똑같은 이야기. 다 비슷한 줄거리. 끝으로 갈수록 흐지부지. 그래서 웬만하면 시간과 비례해서 중반 이후가 잘 기억나질 않음. 우리 인생도 이처럼 식상한 걸까? '우리'에서 난 빼주라는 부탁을 누가 모를까. 설마... 에잇 아닐 거야. 근데 뭐가 아니야? 나도 몰라. 바로, 이처럼 말이다.
    아! 그런데 난 왜 여태 음악감상실을 생각하지 못했을까? 내가 여기까지 와서 한량처럼 지내게 된 사연. 모두 다 별장 내부 음악감상실로 내가 순간이동했기 때문 아닌가. 물론 그게 다 긴잠을 1분이나 5분 정도 잠깐 눈붙이며 공상한 걸로 느끼도록 다 어쩌고저쩌고 기타 등등. 그랬을지 모르지만. 어쨌든 지금 보고, 듣고, 읽는 사람 아무도 없지? 옐로카드 받든 말든 혼자니까, 아니 줄거리를 비틀려면 짧게 한줄평으로 간출여야 할 것 아닌가. 그러므로 난 저렴한 비속어 딱 1번만 내뱉기로 했다. 어차피 당장 옆에 혈당치를 올려주는 사탕이 없으니 그걸 핥을 수도 없지 않나. 그게 뭔 소리야? 넘어가고. 나는 별장 내부 음악감상실을 조져야만 했던 것이다. 비밀이든 뭐든 거기 다 있다고 보면 된다. 딴 건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난 음악감상실로 들어갔다. CD, 많네. Leo Delibes 발레 모음곡 <코펠라아>. Tchaikovsky 발레음악 <호두까기 인형>. Johann Strauss.JR 오페레타 <베네치아의 하룻밤>. Handel 오페라 <베레니체> 서곡(Minuet). Haydn 하이든 Piano Trio No.43. Saint-Saens 생상스 Violin Sonata No.1....
    물론 고전음악만 있는 건 아니었다. 추억의 유행가도 많았다. 근데 이상한 건 하나같이 모두 뽑히지가 않는다는 점. 혹시 뽄드로 붙여놓은 거야? 지들이 뭐 낙지 빨판 같은... 쉿! 그럼 설마 이게 모두 장식에 지나지 않는 건가? 아닌데. 진짜 CD 맞는데. 그러다 뭘 딱 뽑았는데 그게 특수버튼이기 때문에 딱 비밀문이 작동하는 건가? 결과만 간략히 말하자면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렇게 이거 저거 시도해보다가 어떤 CD가 사뿐히 뽑혔기 때문이다. 그건,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그래서 바로 틀었다. 음악은 시작됐다.
    그렇게 한참을 듣던 중 어디선가 이상한 냄새가 났다. 이를 테면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향기라고나 할까? 뭐가 딱히 형언하기 곤란한. 더불어 어디선가 따듯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동시에 전면 스크린에서는 연하게 시작됐던 화면정지 영상. 뭐라고 불러야 할지 그 어째 그런 거 있지 않나. 막 지 혼자 괴상한 변화를 일으키는 다양한 화면조작 영상들. 그때부터 유독 음악은 내 감정을 자극했다. 아주 그냥 귀에 쏙쏙 들어왔다. 이미 몸을 맞겼는데 그래서 난 마치 그 음악의 작곡자가 되는 것만 같은 착각에 빠졌는데. 그런데 어떻게 마음을 빼았기지 않을 수 있겠는가. 더더군다나 내가 앉은 특수의자는 하필 안마의자였다. 시판 중인 그런 상업용이 아닌 듯 했다. 요컨대 기가 막혔다. 그럼 이제 안마의자를 대체하여 어떤 여인이 내 뒤로 슬며시 쓱 등장하는 걸까? 그럴 리 있겠나. 그 대신에 난 슬며시 잠에 빠져들고 말았다.
    장면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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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면 전환.
    나는 초대형 MRI에서 깨어났다. 그게 웜홀머신인지 환상머신인지 몰라도. 최소한 런닝머신이 아닌 것만은 분명한데...! 이게 뭐지?
    누워있지 않고 앉아있는 내 앞에 포스트잇으로 명령문이 적혀있었다.
   「궁금하면 찾아오시오.
    Michigan Carcassonne Mazamet, Patras Psachna Dirfi, Catania Lecce Cavallino, Sanata Cesarea, Monte Leon Motel Hello 옆 PLAY HOTEL
    궁금하지 않아도 우린 만나게 될 거요.」
    나는 그 포스트잇을 뜯어 막 구겨서 짖이겨 던져버렸다. 그렇게 멋지게 밖으로 걸어나가려고 했는데...!
    그래도 혹시 모르지 않나. 하여, 지금은 폼잡을 때가 아니다 따라서 일단 한번 믿어보는 수 밖에.
    그래서 버린 포스트잇을 챙긴 다음 일단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멋진 페라리 FF가 바깥에 떡하니 있었다.
    나는 자연스럽게 탔다. 시동을 거니 네비게이션도 켜졌다. 이미 앞서 주소도 입력되어 있었다.
    근데 주소가 뭐 이렇게 길어? 더 길지 않은 게 어딘가. 또 뭐랄까 불행 중 다행으로 난생 처음 페라리에 타 본 건 또 어디고.
    그렇게 나는 그곳으로 찾아갔다.
    장면 전환.
    장면 전환.
    장면 전환.
    거긴 다름 아니라 별장이었다. 뭐야, 이런 젠장! 난 또 뭐라고.
    마침 동네 친구들이 마치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길거리에서 기쁨조처럼 (속된 말로) 조잡고 농담따먹기하고 있었다.
   「어, 형씨. 그 똥차는 또 뭐요?」
   「야 임마. 똥차가 뭐니 똥차가.」
   「그럼 똥차를 똥차라 하지 뭐라는데?」
   「클래식카.」
   「이름을 알아야 불러주든 말든 할 거 아냐.」
   「우리 친구 기분 나쁘게 너 자꾸 똥차 똥차 그럴래?」
   「그러게 누가 똥차라는 말 꺼내래?」
   「늬가 먼저 시작했잖아 똥차라고.」
   「그러니까 그만 하면 될 거 아냐, 그 똥차 얘기. 아까부터 대체 몇번을 똥차 똥차 그러는 거야?」
   「너 일부러 그 말 반복하고 싶어서 자꾸자꾸 똥차 똥차 그러는 거냐?」
   「내가 언제 똥차 똥차 그랬다 그래? 너 나한테 한번 혼나 볼래?」
   「뭐가 어쩌고 어째?」
   「너 여자 한번도 안 사겨봤지?」
   「내가 너냐? 너는 못 사귀는 거고. 난 은퇴한 거고. 응?」
   「너 자꾸 거짓말하면 확 그냥 불어버린다. 응?」
    그런데 이제 보니 녀석들 말마따나 내가 여기까지 몰고 왔던 자동차는 정말로 클래식카였다. 뭐야 이거?
   「형. 그나저나 나 언제 여자 꼬셔줄 거요? 왕년에 여자깨나 울렸다는 형의 말 믿은 내가 바본가?」
   「너까지 형을 푼수로 아냐? 난 저형 마음에 들어. 왜, 언젠가 내 배필을 소개시켜줄 거라고 난 믿거든.」
   「너보다 내가 먼저야.」
   「늬가 우리 아제한테 해준 게 뭔데? 난 이미 (몸짓) 알아? 게다가 한정판... 거기까지만 알아둬.」
   「이 자식이... 너 여기서까지 얍삽하게 노냐?」
   「뭐가 어째?」
   「늬들 또 왜들 그래?」
    꿀꿀한 날씨 다음에 쾌청한 날씨 온다는데...
    난 여기 계속 있다가는 미처버릴 것만 같았다.
    그렇지만 방법이 있나. 오늘은 얘네들이랑 재밌든 재미없든 즐겁게 노는 수 밖에.





    7

    다음 날이 됐다. 평소처럼 오전은 지나갔다. 그럭저럭 점심식사도 해결했다. 그런데 별장 다락방 여기저기를 구경하다가 웬 쇼핑백을 발견했다. 나머지야 다 시시콜콜한 거고. 그 가운데 딱 하나. 바로, 컵라면! 식료품점에서 흔히 살 수 있는 게 아니라 유통기한 지난지 까마득한 물품. 이름은 바로 <짜장범벅, 케찹범벅, 카레범벅>. 다른 사람 같은 경우야 아무렇지도 않겠지만... 난 그럴 수 없지. 왜냐, 중학교 1학년 때 교과서와 공책에 적었던 숫자 1234. 1학년 2반 34번이야 뭐 우연이다 쳐도. 프레스토라는 이름의 자동차를 타시던 국어선생님이 왜 내 뺨을 고맙게도 때려주셨냐, 친구랑 놀다 창문을 깨트려서였는데. 뭐 그때 생긴 흉터도 그냥 그렇다쳐. 그런데 케찹범벅... 카레범벅... 짜장범벅... 왜 하필...! 평범한 멜로드라마 말고 일일드라마, 그 가운데 막장드라마. 거기 나오는 저속한 표현 돈독! 원고료 밀리지가 언제인지도 모르겠다만 왜 도저히 일독은 끊이지 않는고 하니.
    당시 중1때 친구들끼리... 이상하게 짜장범벅, 케찹범벅, 카레범벅 광풍이 불었는데. 케찹범벅 → 빨강 / 카레범벅 → 노랑 / 짜장범벅 → 검정. 독일(국기) → (거꾸로) 일독. 말도 안 돼! 재미 하나도 없다. 더군다나 짜장은 '물론'을 뜻하고 케찹은... 카레는... (절레절레). 그게 왜 갑자기 생각나지? 몰라. 좀비처럼 피부병 걸렸던 거 생각하면, 넘어갑시다. 중요한 얘기도 아니고 말이다. 옛날에 행운아요 해결사 아니었던 사람 어디 있나? 어쨌든 춤춘다고 다 기쁜 것이 아니다. 춤? 근데 동네 청년들이 춤추러 가자고 하면 어떡하지? 저번에 보니 극장은 있긴 있었는데... 설마, 닭장? 언젠적 유행인데 바꼈겠지. 아무튼 다 잊고 쉬려고 어딘가로 떠나지 않았기 때문에 일이 이처럼 꼬여버렸나! 얼렁뚱땅 작품 구상차 놀러온 결과이긴 한데. 이건 뭐 혹 뗄려다가 혹 하나 더 붙인 정도가 아니잖아? 차라리 했던 말 또 하고 또 하고 계속 하는 인공지능과 놀 걸 그랬나...! 근데 걔도 요즘 바빠. 잘 놀아주지도 않고...! 어쨌든 난 느낌 세해서 도저히 여기서 더 쉴 수 없었다. 돌아가지 않으면 난 바보가 되어버릴 것만 같아서 말이다.





    8

    3일 경과.
    나는 오늘 사무실로 출근했다. 동쪽에서 뜬 해는 서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그러다 나른한 3시에 누군가 찾아왔다. 모두 여섯 명이었다.
   「누구신지...」
   「우리는 당신이 만든 사람들이오.」
   「내가요?」
   「그렇소.」
   「무슨 소리요 그게?」
   「말 그대로. 우리는 당신이 만든 사람들이오.」
   「난 진짜와 똑같은 마네킹 로버트를 만드는 과학자가 아니오. 뭘 잘못 아신 모양인데,」
    6명 가운데 재빨리 누군가 검지로 내 입을 틀어막았다.
   「정말이오.」
   「내가 언제 거짓말이라 그랬소? 당신들께서는 뭘 잘못 아셨을 수도 있는데 그와 별개로, 네? 난 그대들을 모른다 그 말입니다. 아시겠소?」
   「모르겠소.」
   「그러면 아는 게 뭐요? 뭘 아시오?」
   「우리는 아는 게 많소. 다만 안다박사 취급받기 싫어 말을 아낀다는 것만 알아두시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는 당신이 만든 사람들이오?」
   「우리가 할 말을 벌써 당신이 해버리지 않소. 말만 가로챌 줄 아는 게 아니라 여자 마음 훔치기에 선수 아니오? 선생은 그 말로만 듣던...」
   「말로만 듣던?」
   「사람 띄엄띄엄 보는 허당.」
   「뭐요? 초면에 거 말장난이 심하지 않소!」
   「그러니까 어떻게 하면 우리 말을 믿어주시겠소?」
   「믿고 말고가 어디 있소? 난 아니라니까 글쎄. 왜들 그러오?」
   「말씀 잘하셨소. 우리가 왜 이럴 거 같소? 왜, 왜냐! 어째서 우리가 이러냐, 네? 왜냐하면 우리는 당신이 만든 사람들이기 때문이라오. 정녕 아직도 모르시겠소?」
   「아 나 이런 거 참 나 증말 말 안 통하네. 어디 번짓수 잘못 찾아오셨구만 그래.」
   「아니오. 제대로 왔소.」
   「난 그런 적 없다니까요 형씨들.」
   「형씨들이라니오. 선생, 혹시 영화 대부를 보셨소?」
   「보긴 봤죠. 근데 그게 왜요?」
   「모르겠소.」
   「모르면서 그건 왜 물어봤소?」
   「잠깐 까먹었소. 그럴 수 있는 거 아니오. 자꾸 그렇게 보채니까 우리가 당황했지 않소. 좀 있으면 기억나겠지 뭐. 아 참! 우리를 소개하겠소.」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스탠리. 알렉산드로. 트레버. 샌더스. 셔터. 앤더슨이라오. 자, 듣자마자 아셨을 테니 읊어보시오. 거명해보란 말이오.」
   「스탠리. 알렉산드로. 트레버. 샌더스. 셔터. 앤더슨이라오. 아니 근데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왜 내가 푼수처럼 당신이 시킨대로 이름을 말하고 있는지, 혹시 아신다면 가르쳐주실 수 있겠소? 모르겠지. 또 아까처럼 그 말만 반복할 테니까. 근데 내가 왜 당신들과 꽁트를 진행해야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소. 아 나 거 증말 돌아버리겠네.」
   「열릴 뻔한 뚜껑 우리가 덮어드리겠소. 미치지 마시오. 선생은 미치면 안되오.」
   「당신들 대체 정체가 뭐요?」
   「우리는 당신이 만든 사람들이오.」
   「내가 만들긴 뭘 만들어, 어? 아까부터 보자 보자 하니까 나 골탕먹이는 거야? 어? 이거 왜 이래? 어? 내가, 어?」
   「진정하시오.」
   「지금 진정하게 생겼소?」
   「흥분은 진한사랑과 친하다오. 우리는 남자 대 남자로 대화하고 있지 않소. 그렇소, 안 그렇소? 네?」
   「뭐가 그래? 어?」
   「짜증을 가라앉히시고 일단 우리들 직업을 맞춰보시는 건 어떻겠소?」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가난한 연극배우. 물론 곧 있으면 복권 1등에 당첨될 것이고. 그리고 당신은 은퇴한 스포츠부 기자. 저 친구랑 친하게 지내면 되겠네. 또 이분은 관상이... 조각가. 나머지 사랑운과 재물복은, 통과! 그 다음은 엔젤투자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카페 사장. 휴, 근데 내가 왜 시키는 대로 다 하고 있지?」
   「왜냐하면,」
   「아, 그만!」
   「정말이오. 우리를 탐험가로도 도박사로도 여심을 정복하기 좋아하는 난봉꾼으로 만든 건 바로 당신이라오. 그런데 이제 와서 모른 척해? 그럼 안 돼지. 어? 사람 섭하게 정말 그러기오? 그런 법이 어디 있소, 네? 우리가 당신에 대해 조목조목 맞춰봐야 우리를 신뢰하시겠소? 그럼 그렇게 합시다. 뭐 까짓 것 못 할 것도 없지 않소. 당신 고전음악 좋아하는 거 우리는 다 알고 있소.」
   「고전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이 어디 한둘이오? 이거 봐 봐. 당황했어. 다 보여 이 양반들아. 연기 그만해. 어?」
   「당신은 12살-13살 때 그걸 식탐했다고 들었소. 짜장범벅, 케찹범벅, 카레범벅 인스턴트 라면말이오.」
   「그건 또 어디서 들었소? 아무튼 나 아니오. 네? 나 아니오. 몇 번을 말하오, 나 아니라고. 네?」
   「받아들이는 게 편할 거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소? 우리가 무엇을 보고 뭘 하고 싶으며 어떻게 느끼는지. 당신도 다 알고 있지 않소?」
   「몰라요. 내가 어떻게 당신들 속마음을 알겠소, 네? 스탠리는 최근 아는 동생한테 흑심 품고 있고, 알렉산드로는 거래처 경리한테 눈독들이며 공들이는 중. 또 트레버는 친해진 숙녀를 어떻게 한번 해볼려다가 그녀가 눈치채서 도망갔고. 또 샌더스는 여자친구 자빠트릴려다가 그냥 지 혼자 자빠졌고. 셔터라면야 최근 메탈리카 공연 보러 갔을 거고. 앤더슨은 버티다 버티다 결국 하는 수 없이 플레이보이계에서 은퇴했구만. 딱 봐도 그래. 어제 영화 고스트쉽 또 봤지? 대체 몇 번을 는 거야?」
   「다 맞혔소. 역시 듣던 대로군.」
   「뭐가 어쩌고 어째?」
   「어떻게 하면 우리를 믿으시겠소?」
   「믿고 자시고 나 아니야. 설득이고 뭐고 나 아니라고요. 창작이니 창조고 나발이고 나 아니라니까 증말 이 사람들이...!」
   「쟨 바람둥이로 나는 허당으로. 그리고 쟤는 천재요 짜도 재력가로. 나만 둔재로 만들었다고 형씨를 원망하는 거 아니라오. 그럼 일단 우리의 5번 타자 마술사 셔터가 나설 차례오. 셔터 뭐 하니? 보여드려.」
   「보여드려? 대체 뭘 보여줄려고...」
   셔터는 007 가방을 소파 탁자 건너편에 앉은 내 쪽으로 살며시 내려놓았다. 그러면서 열어보라는 시늉, 몸짓, 어조로 알려주었다.
    난 열어봤다. 근데... 속이 깊었다. 나는 팔을 짚어넣었다. 저 아래에 척키의 상반신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물 그대로 정사이즈. 뭐야, 그런데 007 가방은 탁자 위에 있는데? 또 뭔 속임수야~!
   「이거 대체 어떻게 된 일이오?」
   「우리를 마술사로 만든 건 당신이오.」
   「또 그 소리. 아 글쎄 나 아니라니까 증말!」
   「가방을 다시 봐보는 게 어떻겠소? 볼 때마다 달라져 있을 거요.」
   나는 가방을 다시 내려봤다. 그랬더니... 거기에 미녀천국이 있는 건 아닌데... 황금과 다이아몬드와 초호화품들이 있긴 있는데...! 손을 넣고 만질려고 하면 멀어졌다.
   「가방 속으로 들어가는 건 당신의 자유라오. 허나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은 만큼 될 수 있으면 그러지 않기를 바라오.」





    9

   「당신들 누가 보냈소?」
   「어딘가에서 왔겠죠. 허나 알고 보면 그게 다 당신이 보낸 거 아니겠소. 아니 그렇소? 허허허. 통 이해하지를 못하시니까 그럼 이렇게 즉답드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거요. 말하자면 우리는 KKK단 소속이오. 세간에 잘못 알려진 우월 어쩌고저쩌고 그런 거 아니라오. 뭐든지 세력이든 종파든 분산되며 다양화되지 않소. 일단 거기까지만 아시고. 아니 더 상세한 설명이 듣고 싶으시다면 밤을 세워서라도 말씀드릴 용의가 있소.」
   「궁금하지 않소. 우린 오늘 처음 보는 사이니까. 내가 언제 알고 싶댔소? 거 보자 보자 하니까 사람이 너무 싱겁네. 응. 정말 그래.」
   「형씨! 말 끊어서 미안한데. 농구만 뭐 가로채기가 있겠소? 주도권이야 왔다 가고 돈이야 있다가도 없는 것. 형씨를 만나면 나 한번 따져야겠다 생각 안 해본 건 아니라오. 솔직히 말해서 은총과 축복과 복음과 감사와 사랑과 기쁨과 또 뭐야, 다 좋소. 다 좋아요. 근데 (고개를 팍 숙여 정수리쪽 원형탈모증 부위를 보여주면서) 이게 뭡니까? 나 이러다 낙엽처럼 정말 머리카락 다 날라가면 어떡하죠? 안타깝지도 않소? 형씨 제발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오. 그리고 또, 어? 내가 뭐 존못을 보면 짓는 개요? 네? 이런 날 존잘로 만들어줬으면 좀 좋아! 응? 안 그래? 왜 날 이렇게... 물론 응석이자 투정쯤으로만 받아주시오. 허허허. 근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내 친구는 뭔 전생에 나라를 구했는지 어쨌는지 일복이 일복이... 캬 어? (몸짓) 어? 대박. 배 아프단 말이 아니오. 누가 부럽대? 질투하지 않음. 신경도 안 씀. 그렇지만, 어? 근데 난 이게 뭐야! 전생에 뭔 죄를 졌길래 다변가 여편네는 수다머신 역대급. 귀에 피가 나도 끝이 없는데, 최근 어떤 블로그에 빠져서 더 기가 살았음. 뭐 어떻게 나까지 거기 빠져들어서 이젠 눈에서 케찹이 나올 지경. 그리고, 어? 난 뭔 전생에 커피 못 마셔 원한 맺힌 귀신이라도 씌인 건가? 그냥 인생이 커피야. 누군가 바쿠스인 것처럼. 그러니까 내 말은 대체 그대가 지구에 왜 온 건지 그게 궁금하다고나 할까요? 근데 왜 하필 지구인지... 대체 지구와 비슷한 행성이 대체 몇 개인지 아시요, 모르시오? 뭐 다 그럴 만 하니까 그렇게 된 사연일 텐데... 하긴! 아니 어떻게 우주의 비밀을 이처럼 신비스럽게인지 비과학적으로인지... 너무합니다. 그대 진정 너무합니다. 물론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거 우리도 잘 압니다. 그럼요. 허허. 거룩함과 먹먹함 외에도 죽어도 여한이 없도록 누군가의 궁금함을 달래준다고나 할까요? 하여간에 차 떼고 포 떼고 딱 1가지만 생각해봐도 은연중 뭔가 넌지시 우리에게 암시하는 건 퍽 부인할 수 없다는 점. 학계는 물론 나중 드라마와 다큐멘터리와... 일단 개대됩니다. 네. 그럼요. 그처럼 나중이 기다려질 수도 있고... 사석에서 할 말 부쩍 많아지기도 할 텐데...」
   「지금 따지는 거요?」
   「아니~ 그게 아니라~ 아니~ 내 말은~」
   「부모님한테 물려받은 이따만한 재산은 싫지 않고. 그 정도 생겼으면 됐지 또 언년을 꼬실려고! 응? 어제도 난 뒷산에 올라갔소. 거기서 도시를 내려다봤지. 도시의 야경 나쁘지 않았소. 그 말은 또 좋지도 않다는 말로도 곡해할 수 있는 거 아니겠소. 기왕 말이 나와서 말인데 야경이 멋지지 않은 도시도 있소? 그런 건 없다고 봐도 된다오. 따라서 나쁘지 않다 다 그러겠지. 허허. 허허허. 그건 뭐 그런데. 근데, 어? 그 수많은 불빛들 그 수많은 빌딩들 그 수많은 아파트들. 거기서 내 소유는 단 1개도 없습디다. 나 같은 사람이 어디 드무요? 아니오? 아닌 게 아니오? 근데 재산세 내실 만큼 내시는 분들께서 뭐 불만이 그렇게나 많소? 다음 생에 정녕 혐오곤충으로 태어나고 싶으신 게요? 그럼 말만 하시든가. 하여간에 됐고! 여기서 싸움 1등이 누구요. 내가 한수 가르쳐주는 건 어떻겠소. 야, 너! 그래 너 임마. 어딜 쳐다 봐? 딴 데 보지 말고. 내 눈 피하지 마 임마. 어? 능청은 아지트 가서 떨고. 뚤레뚤레 아직도 유난떠냐, 어? 그래, 너 말야 너. 너 나랑 한판 뜨자. 어? 걱정마 임마 내가 져줄 테니까. 알아들어? 뭐 6명 가운데 5명은... 어려워보이고 제일 만만한 상대가 너 밖에 더 있냐? 그걸 꼭 말로 해야 알아듣냐? 어?」
   「형씨 진정하시오. 목에 핏대 섰소. 소름 돋을 뻔했소.」
   「어라~ 웃어? 뭐, 쪼개? 지금 이게 웃겨? 금붕어상 표정 심각하고. 말상은 실실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간신히 참고 있고. 잘들 헌다. 야! 말상아고 개상아고 싸워. 야 돼지상. 넌 뭐가 좋다고 실없이 웃어? 야, 너 사자상. 너 학교 다닐 때 공부 못했냐? 그러게 엄마 말 왜 안 듣고. 그러지 말고 사자상 늬가 얘네들 정리해. 조용히 시키라고. 내 말 안 들려? 이런 건방진 뚱보를 다 봤나. 너 말고 너! 또 웃어? 입 다물어. 조용히 해. 어디서...! 이런 돼지새끼... 너 말고 너. 이런 못생긴 새끼돼지. 넌 뭘 잘했다고 웃어? 어? 내가 웃기냐, 어? 여기가 뭐, 됐다. 아니. 어? 야 너 멍청대장군, 넌 하다 하다 여기까지 와서 여자 생각하냐? 어? 야 이 미련곰탱아! 정신 안 차릴래? 어? 왜, 정신차리게 해줘? 그래? (팔짱) (절레절레) 내가 지금 늬들 데리고 뭐 하는 건지 참 뭐가 뭔지 알 수가 있어야 말이지.」
   「형씨 혹시 코메디언이오?」
   「그럼 내가 개그우먼이겠소? 내가 코메디언이면 지금 여기서 당신들과 이러고 있겠냔 말이오! 부질없는 입씨름 취미 없다오. 아니, 근데. 당신들 정말 뭐야? 어? 너도 나 가난하다고 깔보냐? 어? 너도 내가 우습냐? 어? 어디 한번 해보자는 거야, 어?」
   「안되겠소. 마지막으로 오늘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어야겠소. 우리의 스탠리가 알고 보면 정말 요술쟁이라오. 스탠리!」
   「야, 스탠리 뭐 해?」
   「이미 했어.」
   「정말? 아니 언제?」
   「나 스탠리야. 무슨 말이 더 필요해!?」
   「그래도 짧게 설명은 필요하지 않을까?」
   「형씨,」
   「정중하게!」
   「그래도 너무 거리감 느껴지니까. 으응? 형씨. 실례되는 말씀입니다만 강력한 걸로 짠-했소. 충격적인 마술로 짧게 승부보자는 의미에서 말이오. 자, 저쪽으로 가셔도 좋고 여기서 살짝 옅보셔도 좋으니. 지금, 팬티 안을 봐 보시오.」
   「누가 겁날 줄 알고! 보라면 못 볼 거 같소? 나 새가슴 아니야. 이거 왜 이래?」
    그래서 나는 내 팬티를 슬쩍 옅봤다. 뭐야?
    그런데... 아니... 아니 어떻게...
    내 물건은 초딩 아니 5살 꼬마의 그것으로 변해 있었다.
    직접적으로 말해서 꼬실꼬실 털도 없고. 어른것처럼 실하지도 않고. 허당들처럼 색상이 진하지도 않고.
    그냥 땅꼬마 그 자체!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소. 여기 명함을 놓고 가겠소. 부디 거기 적힌 무도회에 참석해주셨으면 감사하겠소. 보면 아마 깜짝 놀랄 거라 자신한다오. 허허허. 그럼 다음 기회에 (몸짓)! 애들아 가자.」





    10

    수줍은 애인의 호의에 대한 궁금증, 참을 수 있다. 왜냐면 애마도 뭣도 없으니까. 기쁨과 행복과 사랑과 낭만을 이루 말할 수 없도록 바랄 리 있겠나. 우리는 그런 거 하나도 관심 없다. 열망에 대한 간절함 알 게 뭔가. 그렇다고 웬 야생마를 어떻게 한번 자빠트려볼까 잔뜩 벼르는 주인공이 나오는 일일드라마. 난 왜 그게 재미없을까. 마리오네트와 면사포와 수정구슬을 선물할 일이 없기 때문에? 그러든가 말든가. 보아하니 다정함과 부드러움과 애절함과는 그냥 담을 쌓고 산다고 봐도 된다니. 근데 그게 뭐 어째서! 괜찮다. 들들볶고 닥달하는 잔소리 어차피 한 귀로 들어갔다가 다른쪽 귀로 나올 텐데. 일단 곁에 다변가도 누구도 없는 인생. 삶이란 원래 심심한 거다. 정말로 난 재미없음에 패배해버린 것만 같다. 어쩌면 좋을까? 뭘 어쩌면 좋을까. 사랑의 차트를 구워삶던 호시절은 다 지나갔다. 근데 있긴 있었나? 그럼. 우리는 여심을 떡주무르듯 요리하는 게 특기였지. 믿거나 말거나, 가 아니라 진짜다. 아, 진짜였다. 하긴 뭐 왕년에 멜로드라마 안 찍어본 사람도 있나? 그래서 여자말 잘들을 거 같고, 오직 자기만 끝없이 사랑해줄 것 같은 남자로 보여서 애정은 낙찰됐는데. 나중 보니... 말 말자. 어차피 남자 입장에서도 볼수록 매력적인 줄 알았는데 나중 보니... 그럴 테니까. 어쨌든 그분들 말 듣다보면 정신이 혼미해지기 쉽상. 기 빨리다 아무일도 못한다. 그냥 병풍만 서다 끝. 능글맞음이란 결국 시간낭비의 총량과 비례하는 것. 그런 시시콜콜함과 친하다보면 통상 달콤한 성과는 멀어져가기 딱 좋다는 점. 알긴 아는데. 알면 뭐 해! 누가 아니래. 새침한 숙녀 편들어주는 친구들 속으로 얼마나 짜증이 쌓일까. 근데 지금 남걱정을 왜 하지? 너나 잘해 라는 말 따논 당상이구만. 자, 더 내려갈 수 없는 바닥이니만큼 고로 이제야말로 꼭꼭 숨겨놓은 회심의 뻔트 카드를 꺼내들어볼까? 말은 쉽다. 안 그래도 짜릿한 추적과 신나는 모험과 기막힌 환희, 그거 다 과장된 거다. 아, 맞다. 그런데 오늘도 6인의 사나이들이 찾아오면 어떡하지? 또 내 고추를 꼬맹이 풋고추로 만들어버릴려고? 하한가가 아니라 아마도 업그레이드겠지. 그럼 어쩌면 난 녀석들한테 파리처럼 앞발 아니 두손을 싹싹 빌면 어떡하라고. 어제 그 마술을 보아하니 장난 아니었는데. 걔네한테 착착 말려들고 슬슬 구슬려지다가 난 정신을 잃어버릴 거란 말이야... 안되겠다. 난 일단 피신하기로 했다. 잠잠해질 때까지 바깥으로 돌다가 공수 전환의 빈틈을 노리면 된다. 지공으로 아무리 두드려봐도 웬만해서 골 넣기 힘들다. 강타자들도 태반은 비강투수들한테 고타율을 얻어서, 강투수들한테 고개숙인 걸 벌충하기 때문에 강타자 몸값하는 거다. 드문 거포 빼고는 거의 그렇다.
    그래서 나는 일단 아지트로 갔다. 근데 거기 도착했는데 안내문이 적혀 있었다. 당분간 열지 않는다나 뭐래나. 얘네도 어디서 들은 게 있나? 여바텐더 없습니다...! 대체 몇 번을 말하나 1번만 더 말했다가는, 뚜껑 열리면 안된다. 흥분하지 말자. 지금 진한 사랑에 격정적으로 몰입해도 모자를 판에, 에너지를 아껴야 한다. 정력감퇴란 말만 들어도... 그분들 마음 우리가 어떻게 모르나. 하여 난 일단 저기 보이는 카페에 들어갔다. 그래서 에스프레소를 마셨다. 그런데 뭔지 모를 목마름은 해소되지 않네?! 그렇다고 젊음의 행진에 대한 갈망 어쩌고저쩌고 또 낙서를 끄적거릴 수 있나. 그러니까 지금은 뻔트도 맹활약도 아니라 그저 몸만 풀라는 시기. 괜히 백판 자빠져 놀아야 할 때 사자가 괜히 힘빼면, 나중 꽤 괜찮은 먹잇감이 나타났을 때 허탈해질 것이다. 안 그래도 매가리없는 관상. 탄력 좀 못 받으면 어떻나. 괜찮다. 그래서 나는 집으로 갔다.
    그런데 집 앞에서 크리스티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늬가 여기 웬일이니?」
   「오빠!」
   「너 혹시 배우지망생 출신이니?」
   「그건 또 뭔 말이야?」
   「아니, 난 그냥,」
   「말을 하려면 끝까지 해. 오빤 항상 그래. 말을 하다 말어. 어? 그러니까 여자들이 중간에 나가떨어지지. 그러고서도 누굴 어퍼트리고 싶어?」
   「뭐 어퍼, 뭐? 뭣이 어째? 너 나랑 말다툼하고 싶어서 그러니?」
   「아니란 거 알잖아 오빠. 나 여기 계속 세워둘 거야?」
   「너 제라드한테 전화했는데 녀석이 걸려들지 않았고. 다음으로 세바스찬한테 던진 미끼 걔가 간보다 말았고. 그 다음으로 스탠리의 의중을 떠봤는데 걔가 자긴 좋아하는 사람 따로 있다고 고백이라도 하든? 따라서 내가 잃는 셈치고 걸어보는 베팅이야? 기대없이 내보내는 4번 타자가 바로 나냐고!」
   「」
   「웃어? 지금 웃음이 나와?」
    길바닥에서 계속 옥신각신할 순 없으므로 우리는 가까운 찻집으로 들어갔다.
   「오빠. 나 오빠한테 할 말 있어.」
   「뭔데 그래? 그렇게 나오면 내가 겁먹을 줄 알았니?」
   「오빠.」
   「내가 뭐 오빠라는 말만 들으면 미쳐버리는 허당인 줄 아니? 너 나 잘못 봤어. 우리는, 어?」
   「오빠. 나 돈 빌려줘.」
   「커피 쏟을 뻔 했잖아. 그건 또 뭔 소리야? 너네 집 부자잖아!」
   「빌려줄 거야 말 거야?」
   「그냥 주라고 하는 게 어떠니? 난 받을 생각부터 없고, 빌려줄 생각은.... 우리 인연은 이게 마지막인가! 둘 다 잃느니 그냥 사람을 잃으랬는데...」
   「오빠. 오빠한테 돈이 어딨니! 내가 오빠 가난한 거 몰라? 그냥 한번 해본 소리야. 내가 오빠를 시험한 거라고.」
   「너도 나 간보니? 내가 뭐 반찬이니 뭐니? 내 이름이 뭐 아무거나야? 어?」
   「」
   「그만 웃어, 정들겠다.」
   「정들지 뭐. 누가 오빠 잡아먹는데?」
   「어허! 얘가, 너 자꾸 무섭게 나올래? 근데 왜 출근 안했어? 너 미스테리아 그만뒀니?」
   「응.」
   「뭐야 내가 맞춘 거야? 뭐 그럴 수도 있어. 그래서 괜찮은 미술관 하나 산 거야?」
   「응.」
   「뭐야 나 또 맞춘 거니? 이러다 나 점쟁이 되겠구만.」
   「응.」
   「넌 응 밖에 할 줄 모르니?」
   「아니. 넌 응 밖에 할 줄 모르니?」
   「너 자꾸!」
   「너 자꾸!」
   「그러니까 본심을 털어놔. 설마 나를 좋아해서는 아닐 테고. 누구한테 마음이 있는 건데? 그렇다고 내가 뭐 도움이 될까! 글쎄.」
   「다 나나 되니까 오빠를 찾아왔지, 딴 애들 같아 봐. 응? 걔네들 변덕 오빠 몰라? 그리고 또, 어? 지금 남아있는 애들이 몇이나 돼. 안 그래? 그리고 또. 어? 오빠는 내가 커피 사달랜다고 진짜로 커피만 사주냐? 오빠는 그래서 안 돼. 응? 오빠는 그러니까 여자가 없는 거야. 알아?」
   「몰라. 알기 싫어. 응? 됐고. 너 누가 보냈어? 그거만 말해.」
   「뭘 누가 보내!」
   「그럼 진짜로 내가 4번 타자? 아니 5번째 대타?」
   「응. 정말이야.」
   「그냥 누가 보냈다고 해주면 안되겠니?」
   「나 거짓말 못하는 거 오빠도 알잖아. 그런 의미에서 하는 말인데, 오빠. 오빠, 우리 진지하게 사겨보는 건 어때? 응? 나 정도면 괜찮은 거 아냐? 응?」
   「넌 나보다 훨씬 멋진 남자를 만나야 돼.」
   「지금 거절하는 거야? 어쩜 귀여워. 절반의 승낙으로 알께.」
   「만약에 내가 너랑 사귄다고 쳐도. 응? 너 사랑의 차트 싹 다 정리할 자신 있어?」
   「나 크리스티야. 내가 그 정도도 못할 줄 알아? 그럴 자신 없으면 애초에 말을 꺼내지 않겠지.」
   「너 누가 보낸 게 맞구나.」
   「아니라니까 글쎄.」
   「거칠게 성내는 거 보니 맞네 맞어.」
   「그래. 보냈다. 허나 누구라고 말할 순 없어. 그러면 안되니까.」
   「근데 너 아직도 연예인병 졸업 못 했니? 늬 별명이 혹시 그래서 못 말리는 그녀라도 되는 거니? 정말로?」
   「묻지 마.」
   「이미 질문은 엎지러진 물. 무응답은 네 자유.」
   「안 되겠다. 내가 소문 쫙퍼트려야지. 오빠랑 나랑 사귄다고. 그럼 뜬소문이든 헛소문이든 몇 명은 믿겠지.」
   「너 대체 나한테 왜 그래?」
   「그걸 몰라서 물어? 일단 오늘은 이쯤 하고 후퇴할께. 다음을 기약하는 걸로. (윙크) 오빠 알지? (알긴 뭘 알아) 나 간다. 아! 배웅하지 않아도 돼. 밖으로 나올 것까진 없다고. 다음에 봐.」
    저년이......!





    11

    다음 날이 되었다. 나는 KKK단 6명이 남기고 간 명함을 보았다. 그건 안내장이었는데 고급스러운 봉투 안에 넣어져 있지 않고 달랑 1장 뿐인 종이였다. 그런데 이럴 수가! 저번에 봤을 때 언제 어디로 오라는 무슨 설명회 날짜. 그 날짜가 바껴 있었다. 분명히 1주일 후로 알고 있었는데 오늘 보니 그건 오늘이었다. 하여 난 창밖을 쳐다본 후 그걸 다시 봤다. 그랬더니 이번엔 또 2020년이 아니라 1920년으로 보이네?! 나는 인상을 팍 쓴 체 다시 봤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1920의 숫자가 급속히 올라가더니 2020년에서 멈췄다. 마지막에 사뿐히 줄어드는 기능까지. 이 종이 1장에 무슨 장치를 입혀놓은 거지? 마술처럼 보이도록 애는 썼는데. 허나 난 그게 놀라운 기적이자 신비로운 초현실이라고 믿지 않았다. 왜냐, 그건 나도 할 수 있으니까. 단지 독학하기 귀찮고 연구하다가 금방 싫증날 게 뻔하니까 그래서 단지 하지 않는 것일뿐. 때문에 난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런 속임수로 까무러칠 내가 아니지. 암, 그렇고 말고! 어쨌든 날짜가 오늘이니까 난 퇴근 후 그곳으로 갔다.
    장면 전환.
    장면 전환.
    장면 전환.
    거긴 휴장중인 공원 같기도 하고 아니면 거의 짓다 만 대규모 리조트로도 보였다.
    그리고 어떻게 알았는지 어디 어디로 오라며 핸드폰 메시지가 도착했다.
    오라는 데로 찬찬히 이동했더니 대규모 실내체육관이 있었다. 들어갔다.
   「와, 눈부셔!」
    난 조명발과 그리 친하지 않은데... 또 사람 하나 보이지도 않은데 이 조명은 다 뭐지?
    그때 누군가 다가오는지도 모르도록 교묘히, 정말 교묘히 어떤 숙녀가 내 옆에 바짝 붙었다.
   「나는 당신의 블로그에 등장할 숙녀랍니다. 아그네스라고 불러주세요. 근데 혹시, 우리 구면인가요? 말하자면 난 이미 당신의 작품에 등장했는가 그 말이에요. 아니면 지금 실시간으로 내가 당신과 어떤 장면에서 만나고 있는 건가요... 말해줘요. 어서 말해봐요. 궁금해서 미칠 것만 같아요. 물론 그 정도까진 아니지만 말이에요. 그렇지만 절 비중 있는 배역으로 설정하실 거면 기왕 하는 김에 멜로로 갔으면 좀 좋았을까! 왜 러브스토리 유치한가요? 아니면 뜨거운 사랑에 겁먹은 건가요. 하긴 해봤어야 알지. 딱 봐도 (몸짓) 진한사랑이랑 맞질 않아. 근데 왜 오빠는 말이 없어요? 자기가 만들어낸 비련의 여인. 때로는 비너스로, 불운에 절망할 때는 슬프게, 하지만 결국 해피엔딩에 이르게 될 그녀. 내가 톱탤런트와 상당히 다른 느낌이라서 썩 마음에 들지 않는 건가요? 그러니까, 흔녀다, 뭐 그거에요? 보면 볼수록 매력적으로 새롭게 보일 텐데 이걸 어쩌나. 근데 오빠와 난 전생에 무슨 인연일까요. 아, 실은 하나 고백할 게 있어요. 오빠가 날 블로그에 등장시킨 건, 그게 그러니까 이미 등장했든 아니면 나중 깜짝 출연하게 되든. 그건 곧 내가 오빠한테 그렇게 하도록 조종했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운명이거든요. 그 우리요가 아직도 누군지 모르겠어요? 오빠와 나. 어떻게 하면 믿겠어요?」
    그와 동시에 내 눈에서 레이저가 나갔다. 잠깐 시연용이었기 때문에 일단 분홍색으로 시작해 푸른색으로 끝났고 짧았으며 저쪽 레이저가 끝나는 부분에서 번쩍임과 타오름과 연기가 살짝 일었을 뿐. 다른 건 없었다. 나는 누군가 뒤에서 내게 레이저를 쏜 게 틀림없다고 판단했다. 나에게 들통날 수 밖에 없는 이미 예견된 수법. 넘어갈 수 없었다.
   「빛보다 빠르지 않은 레이저인데, 인간에게 유해하지 않은 걸 어떻게 내게 비춘 다음. 그건 반물질 성격을 띠는데. 파동은 규칙적인데 유달리 간섭현상을 일으키는 물체를 만나면 그걸 관통하지 않은 체 바깥면을 따라서 이동하다가, 관통했을 때의 끝지점에서 다시 곡선은 직선으로 바뀌어 운동에너지를 유감없이 선보이는 기술. 나도 가능하다오.」
   「오빠도 유소년 과학잡지 좀 읽었나 봐! 그러니까 난 뭐 블로그에나 나오는 조연이기 때문에 내 말에 별 신빙성은 없다? (딱)!」
    이번에는 저쪽에 걸려있는, 가로 십 몇 미터에 세로는 그 2배에 필적하는 대형 초상사진. 그 초상사진은 크기에 걸맞도록 사람으로 바껴서 내게 걸어왔다.
    그리고! 내게 다가오면서 점점 사람과 흡사한 크기로 바뀌는데. 내게 거의 가까이 오면서 점점 흐려지더니 그건 그녀의 첫키스였을까? 나와 접촉하자마자 서서히 옅어지던 그녀는 깨끗히 사라졌다.
   「그런 3D 기술로 날 밀고당길 생각이었소?」
   「그럴 줄 알고 저번에 밀사로부터 들었단 말이에요. 당시에 움찔했다면서요?」
    그러면서 그녀가 손짓하자 스탠리. 알렉산드로. 트레버. 샌더스. 셔터. 앤더슨이 등장했다.
    나는 반가워서 유난히 친한 척했다.
   「친구들. 난 형씨들 이름 다 기억해. 한번 불러볼까? 스탠리. 알렉산드로. 트레버. 샌더스. 셔터. 앤더슨. 근데 왜 불러도 대답이 없어?」
   「그분들은 스탠리. 알렉산드로. 트레버. 샌더스. 셔터. 앤더슨가 아니랍니다.」
   「그럼 저분들은 그 양반들 주니어라도 된다는 겁니까?」
   「그렇죠.」
   「허허. 이거 누굴 속이려고. 그럼 뭐 쟤들이 슈퍼주니어라도 된단 말이오? 아니지. 그래. 그럼 슈퍼주니어 2? 지금 나랑 장난하시오? 네? 여기서 당신은 몇 가지 묘기를 보여준 다음, 또 날 어딘가로 유인하려고? 이거 누굴 보고 또 똥개 훈련시킬려고!」
   「오빠 웃기다. 이 오빠 뭐지? 오빠 대체 정체가 뭐야? 오빠 정말 속고만 살았어? 그 저명한 동네북이 바로 오빠야? 그러니까 호구도 뭐 국가대표급이다? 이런 봉을 다 봤나. 이거 완전 바보 아니야! 야호 바보가 나타났다 바보가 나타났다.」
   「이렇게 말하려던 거 다 짐작하고 있었어. 흠! 저기 저 친구들은 지금 몽환적인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 일은 기억 못할 테고. 또. 저 친구들은 엇그제 나랑 만났던 걔네들의 아들들이다? 그래서 당신 아까 뭐랬지, 아그네스인가 아뿔사인가 당신이 한 30년을 순식간에 필름 빨리감기했다고 하려고 했죠? 낭자, 그대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봤소. 내가 보기엔 말이지,」
   「잘못 짚었네. SF가 아니라 그냥 드라마일 뿐인데. 쟤들은 정상적으로 나이들었을 뿐이고, 쟤 아빠들이 나이값을 못했기 때문인지 몰라도 늙지 않아서 그 둘이 똑같아졌을 뿐. 오빠 너무 앞서나가셨어.」
   「근데 당신은 정체가 뭐요?」
   「나? 아까 말하지 않았소. 당신 블로그에 등장할 여인이라고. 아니면 이미 몇 편 찍었나 몰라! 근데 왜 오빠는 날 기억을 못해? 보진 못했기 때문이라고? 운명적인 만남 척하면 척 아셨어야지.」
   「말도 안 돼!」
   「왜 말이 안 돼? 말이 되게 해 드려?」
   「무슨 말 같지도 않은 눈속임으로 날 쫄게 만들려고. 허접한 속임수 나도 다 할 줄 안단 말이오.」
   「안 되겠다. 아무래도 오빠가 10 JOBS인 만큼. 그 가운데 유독 최근 예언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오늘부터 30일 동안 일정을 빼곡히 적은 엑셀 파일을 전해줄께. 그럼 되겠지? 왜 아직도 긴가민가 하셔요? 이 오빠를 어쩜 좋니!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오빠. 오늘만 날인가? 내일도 날이야 오빠. 오빠가 특별한 사랑을 예감하는지 아찔한 착상 먼저 급한지 모르겠으나, 보챈다고 될 일 아니니까. 서두를 필요 없어. 우선 아쉽지도 않지? 근데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고 말이야. 오늘 기억 지워줄까 남겨줄까 속으로 생각만 해. 그대로 될 테니까 말이야. 끝없는 사랑과 특별한 행복과 미지의 은총. 그래 알아. 응? 아침에는 비너스와 함께, 낮에는 아프로디테와, 저녁에는 클레오파트라와 연애하는 몽상은 누구도 반기지 않을 거야. 그럼 어떻게 해야 인생이 새로워질까? 그걸 오빠가 알아 내가 알아!
   (아니, 이게 뭐지! 언제부터였을까? 인파는 실내체육관을 가득 채웠고, 관현악단은 낭만적인 경음악과 유쾌한 왈츠를 연주하고 있었다. 오오 이게 진정한 가면무도회구나 절로 알게 될 정도로 말이다)
    (또한 드레스코드가 따로 있나는 모르겠는데. 복장이 복장이... 넋을 잃게 만들었다는 것만 알아두자)
    그러든 어쩌든 일단 여자들은 거울을 보며 화장을 하겠지. 응? 다음으로 남자들은 그런 숙녀들을 쳐다보며 뒤꽁무늬를 쫓을 테고. 그런데 오빠까지? (절레절레)! 우리는 호박이 제 발로 굴러오는 요술피리를 불면 그만 어쩌고저쩌고. 뭐 하러 졸랑졸랑 돌아댕기고 체력을 소진하나 어쩌고저쩌고? 시간낭비 할 만큼 해 봤지 않나. 금새 지겨워지는 인형 같은 낙서 애초에 시작도 말자니까 증말. 이 세상 다 가진 듯한 기분이 뭔지도 모르니까. 아니, 날아오를 듯한 기쁨과 공상이 대체 뭔 상관이지? 억지로 짝지을 수는 있다만. 어디서 그 짝을 찾을 수 없을 만큼 헛된 잡념은 일단 쓸 데가 없어. 근데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 오빠! 오빠 정신차려. 오빠까지 그러면 안되지. 응? 아무튼 그것만 알아둬. 비싼 향수는 작은 병에 넣는다는 거. 아침에 잠에서 깨어날 때 확인 잘 해. 계속 그 뭔가를 부정하면 할수록, 팬티 속의 그건 꼬맹이 거랑 분간 안될 정도로 오빠를 놀래켜줄 테니까. 아시겠어요? 자, 그럼 이제 슬슬 오빠 최면을 걸어 다시 몽상가를 허당으로 만들어볼까? 빠져든다 빠져든다 빠져든다, 빠져든다 빠져든다 빠져든다~! 뭐 빠져들긴 뭘 빠져들어? 다시. 빠져든다 빠져든다 빠져든다, 뭐 누가 빠져들어? 그냥 들어. 너무 많이 알려고하면 다쳐. 응?......
   (그 다음부터 나는 그녀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하나도 알 수 없었다)
   (물론 어느 지점부터 그녀는 평면 실사 광고사진으로 점점 변해가고 있었다)」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 근처에는 동네 길고양이들과 똥개, 들개들이 얼쩡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다였을까? 그럴 리 있나. 마네킹 수백 개가 내 근처에 있었을까 없었을까? 당연하지, 있었다. 그리고 아까 봤던 장소는 당시 기분과 사실과 느낌과 달리 그 1/10로 줄어들어 있었다. 분위기는 곧장 날 식은땀 쭉 나도록 만들고 있었다. 그때 난 생각했다. 만약 언젠가 이런 일을 또 겪게 된다면, 그땐 누가 날 똥개훈련 시킬려고 하자마자 아니 이미 그전에 시간낭비하지 말자고 말이다. 그렇게 난 집으로 돌아갔다.





    12

    오늘 나는 늦잠을 잤다. 그리고 별다른 일 없이 집에서 TV를 보다가 어영부영 오후 3시가 되었다. 그렇게 늦은 출근길에 올랐다.
    그런데 사무실에 거의 왔는데. 내 옆에서 나란히 걷는 여자를 보게 됐다. 팔짱만 끼지 않았다 뿐 내가 지 남자친구인 줄 아나 보지? 그녀는 소심하지 않았다.
   「오빠. 날 오빠 작품에 등장시켜줘. 우리 꼰대가 오빠한테 지시하기 전에 내가 먼저 귀뜸해주는 거야. 알겠어?」
   「무슨 소리요? 나는 그런 사람 아니오.」
   「오빠 블로그에 댓글 쓴 사람이 나인지 정말 모르겠어? 우리는 전생에 부부였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물론 천년의 연모를 나눴다고.」
   「그게 무슨 얘깁니까?」
   「허허. 말 길어지게 생겼네. 좋은 말로 할 때 나를 써볼 텐가, 아니면 꼭 내가 오빠를 자빠트려야 말을 들을 거야? 이거 정말 비협조적으로 나올 거야 오빠?」
   「언제 봤다고 오빠요? 초면에 이거 너무 날 거칠게 구석으로 몬다고 생각하지 않소?」
   「이 오빠 말 정말 안 통하네. 내게 1장 건네고 날 블로그에 등장시킬 거야, 아니면 내게 5장 지불하는 대가로 내 대타로 누군가가 지정될 거야. 오빠가 뭘 고를지 꽤나 궁금한데? 그런데, 응? 5장은 있고? 잘 생각해 봐 오빠. 이게 오빠 생각해서 하는 얘기야. 응?」
   「」
   「오빠, 내 말 듣는 거야? 관심 있는 척 시늉이라도 해야 할 거 아냐. 그러니까 여자가 없지. 안 그래? 여자란 말이야~ 아, 맞다. 근데 내가 왜 오빠한테 수업료도 받지 않고 강의를 하는 거지? 세상에 공짜는 없어. 이 세상에서 최고로 비싼 게 바로 공짜거든. 그럼 어떻게 나랑 공짜 같은 악마의 거래를 한번 시작해볼까? 그럴까? 응? 그럴까 말까? 대답을 해. 말을 하란 말이야 인간아, 응? 이 남자 왜 이리 매가리가 없어? 응? 어디 그래서 진한사랑 할 때 힘이라도 쓰겠어? 아, 재미없어. 기운 빠져. 지친다 지쳐. 내가 오빠 기 빠는 것도 아닌데 시작부터 왜 그래? 뭐 지금 나한테 기 빨린다 그 말이야? 정말 그렇게 해드려? 응? 말만 하셔.」
    그때부터 나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당최 잘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귀에서 삐───소리. 드르륵 소리. 이명 현상 같은 게 날 멍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여리디 여리게 간질 발작 전 증상, 만취했을 때 또는 다음 날 숙취로 개고생하다 구토하는 느낌도 동반했다.
    그러다 중간에! 갑자기 그녀의 두 귀는 박쥐의 날개로 변하였다. 설마 이년이.... 드라큘라? 드라... 아닌데. 긴가?
    그렇게 두 귀가 거대한 박쥐 날개로 변하자마자 날 에워쌌으므로 우리 둘은 갑자기 어둠 속에 남게 됐다.
   「오빠 신기하지? 겁먹을 거 없어. 그대로 걸어. 오빠는 바깥이 보이지 않을려나 몰라도 난 아니니까. 또 사람들 눈엔 아마 우리가 보이지 않을 걸!」
    그렇게 그녀는 나를 빛으로부터 감싸 어둠과 한몸으로 만들어 날 사무실까지 인도하였다.
    물론 그때까지 그녀는 또 뭐라 뭐라 이러쿵저러쿵 말을 엄청나게 많이 했다.
    내가 그걸 다 기억할 수 있겠나. 그럴 리 없겠지. 그런데 내일 그 모든 게 다 생각나면 어떡하지?
    그러든 아니든 일단 사무실 앞에 도착했다. 그리고 사무실 앞 사선 방향으로 미술학원이 있다.
    그 미술학원에서 캐서린이 나오면서 내게 말했다.
   「오빠. 우리 학원 마네킹 껴안고서 지금 뭐 하는 거야? 오빠, 외로워?」
    난 정말로 그 미술학원 마네킹을 껴안고서 막 뜨겁게 키스를 할 것처럼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뜨~아! 맙소사 말도 안돼. 이런 젠장!」
   「내가 할 말을 왜 오빠가 하는 거야? 내가 더 무안할까 오빠가 더 더 낯뜨거울까. 이 오빠 안되겠네. 응?」
    그건 뭐 어떻게 넘어갔다.
    그리고 그 다음.
    베네치아 피자집, 호프집 뭰헨, 빵집 파리바게트. 어디서였을까? 저가 명화. 빈센트 반 고흐의 자화상! 하필 한쪽 귀에 붕대를 맨 모습. 그걸 봤을 땐 난 그야말로 식겁했다.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뻔 말 뻔하다 겨우겨우 가까스로 쓰러지지 않았다.
    그리고 사무실에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TV 채널을 돌리는데. 웬 스포츠 채널에서 선수들이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장면. 그 멋진 우승컵 양손잡이가 사람 귀로 보이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시내에서 인형과 동물탈을 쓴 아르바이트생과 접객원. 난 그처럼 한동안 더운땀을 잊은 체 식은땀과 함께 지내게 된 것이다. 심지어 그게 다일 리가 있겠나. 그 뿐이었다면 좀 좋았을까! 무슨 없던 능력이 뜬금없이 생겨난 것인지 나는 사람들 귓등에 세겨진 숫자를 읽을 수 있었다. 그처럼 어쩔 때 저 남자는 두 귀가 유리컵 손잡이로 보였다가, 저 아줌마 귓등에 888이 젹혀 있는 걸 보는데. 그 가운데 무척 곤혹스러운 게 뭐냐면 동그란 귀걸이! 그건 뭐랄까 사람 얼굴──컵 손잡이──컴퓨터 그래픽처럼 살아움직이는 동그라미! 그리고 또. 나는 아침마다 이불을 젖혀 침대에서 일어날 때마다, 내 고추가 꼬맹이 고추가 됐나 안됐나를 확인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던 것이다. 이 난감한 환각증상을 대체 누구한테 털어놓지? 하물며 혹시... 이게 환각이 아니라면 그땐 또 어쩌란 말인가!





    13

    나는 새해 들어 다시는 칼럼을 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절필만큼 쉬운 일은 이 세상에 없다. 안 그래도 할 말 떨어지기 마련. 선물 주고받을 사교계의 명사도 아닌데 스스로에게 상주는 거.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이건 뭐 자긍심 달래는 거도 아니고 허세 위로하는 거도 아니고. 망했다. 더 썩었다. 대체 뭘 능청꾸러기 허당이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는데 설마 그게 나? 아니야. 아니다. 그럴 리 없어. 절대로. 하긴 그러든가 말든가 그게 뭐가 중요해! 됐어. 지금이 무슨 "(리모콘 꽉 쥔 채 잠든 아빠한테서 그거 조심스레 뺏으려드니) 아빠 안잔다" 뭐 그런 시절도 아니고. 오빠 자? 관심없어. 누가 궁금하데? 재미없어. 다만 언제 끝날지 모를 코로나가 어쩐지 못마땅하다고나 할까? 그래도 괘념치 마. 시간이 다 해결해줄 테니까. 그렇지만 일평생 재미없음한테 쥐어터지고 심심함에게 항상 기죽어 사는 일. 도무지 이건 말이 안되거든. 그게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인생이야기냐고. 그러니까 사랑의 추억이 가난하지. 형편은 더 해. 뭐 재산목록 1-2-3위? 있는 놈들이 더 하겠지. 뭐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 먹어봤어야 알지. 그렇지만 해가 바꼈다. 그래서 우리는 한그루 희망의 사과나무를 심어야 한다. 그러지 말고 값싼 과자나 왕창 사다 먹을까? 영양가 없는 거 많이 먹음 탈난다. 하지 말자. 하긴 우리는 인생에 별 기대 없다. 원래 우리 나이 정도 되면, 나이 얘기 하지도 말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만. 1살 상승과 통장잔고가 비례하지 않는다고 빈정상할 것 없다. 멜로드라마의 호감을 사지 못하는 실정 퍽 괴로워하지 않아도 된다. 철갑상어 스프 안 먹어봐도 안다. 차기 작품으로 어떤 판타지 영화에 출연할 건지만 선정하면 된다. 그래? 뭐가 그래. 작명가 비위 맞출 일 없다. 해결사 볼 수도 없다. 트로이의 목마가 뭔지도 모른다. 하물며 애마가 어딨어. 그런데 어떻게 여자를 만족시키냐고. 아예 개미새끼 한마리 보이질 않는다. 이래서 눈부신 내일을 가늠할 수 있을까? 있다. 못할 거 없다. 근데 뭘? 몰라. 알 게 뭐야. 근데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처음부터 끝까지 궤변 뿐이잖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탐욕만 남았다고. 좋게 끝없는 사랑에 대한 꿈은 깨자. 안 그랬다간 이것도 저것도 안된다. 이런데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인가? 스톰트루퍼도 다스베이더도 신부들러리는 멀어져만 갈 것이다. 그렇다고 내일은 없다, 까지 가면 안된다. 그래. 오늘에 충실하자. 근데 왜 여태 이 생각을 못했지? 그럴 수 있다. 다 그럴 만 했다. 병풍맨이었으니까. 야망 같은 거 없었거든. 어찌 됐든 사랑에 대한 통념이 뭔지 알고 싶지도 않다. TV도 재미없기는 마찬가지. 하물며 풍운아의 전례가 왜 궁금하겠나. 어떤 관심사를 막론하고 다 지겹다. 인생이란 원래 시시한 걸까? 아마도 그래서 악마는 새로움을 좋아하는가 보다. 아닌가? 아닐 리 있나. 그럼 뭐 천사는 식상함을 애정하는 건가. 그게 뭐야? 푸념쯤은 의식적으로 신경쓸 필요 없다고 간주하면 된다. 잡념이야 어젯밤 단꿈이 꽤 달콤하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별거없다. 근데 뭐가 별거 없어, 뭐 인생이? 그나저나 숙녀들의 쾌적한 만족감에 찬물을 확 끼얹는 반전, 어디 없을까? 누구에게 무엇을? 새해들어 아직도 개뼉따귀 같은 공상이라니. 이게 사는 걸까? 허나 우리는 변명대회의 제왕이 되기 위해 태어난 게 아니다. 약간만 과장해서 말하자면 불행과 가난과 권태를 또 누구 탓으로 돌리게. 그러지 말자. 애처럼 언제까지 투정만 부릴 건가. 어느 날 신기한 환상특급 주연에 깜짝 발탁되는 기대는 애들도 하지 않는다. 뭘 바래나, 삶이란 만화영화가 아니다. 처음엔 혹해도 신제품에 대한 만족도는 익숙해지기 마련. 근데 시작도 전부터 시들시들하면 어떡하나. 그러다 갑자기 색다른 취미가 날 유혹했을까? 밑도 끝도 없이 그게 웬말인가. 그게 아니라 난 의도치 않게 실직했다. 스포츠칼럼계에서 난 제대로 찍혔다. 난 그 근처에서 숨도 크게 쉴 수 없다. 타 분야는 말할 것도 없다. 환상문학지 미스테리아에서도 팽당했다. 토끼를 잡고 나니 사냥개를 잡아먹지 않은 게 어딘가. 따라서 나는 자유다. 근데 왜 기분이 이러지? 내가 꿈꾸던 바쁨은 결국 희망사항에 불과하다는 거라는 점. 유감스럽지만 어쩌겠나. 이럴 때일수록 잘 생각해야 한다. 어떻게 맞이한 휴가인데. 재미없게 보내서야 말이 되냔 말이다. 새출발은 조금 미루고. 지금 필요한 건 바로, 시간낭비다.
    그래서 나는 최근 중절모를 쓴 남자가 가르쳐준 기지를 다시 찾아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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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괴물의 반론

from 칼럼 2021. 1. 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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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뭔가 아쉬우니까, 고로 사극파에게 마이크를 넘겨보는 건 어떨까? 옳소~ 찬성이오~ 왜 안 그러나 했소. 
    자, 다시 말해서 소시오패스는 행동반경이라도 덜 비일관적이다만 사극파의 인지체계는 투명한 것. 어떻게? 왕좌에 누가 앉든 가리지 않고 딸랑딸랑, 자존심 없는 탐관의 인생. 물론 사실적으로 공 없지 않을 테나, 무슨 차 떼고 포 떼고 객관성 상실하니 하는 말. 대하드라마에서 그건 보지 않고 오직 승리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부분만 보면 어떡하나! 흑백tv의 본심이 뭔가? 한마디로 이렇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게 뭐가 나쁜가요? 나는 하나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오. 그걸 당신네들이 흑백tv라고 부르든, 마피아라고 칭하든, 악의 무리로 일컫든. 어떻든 간에, 네? 그러니까 왜 안 나쁘냐 오히려 미덕이냐, 내가 대번에 정리해드리겠소. 똑 부러지게 명쾌히, 네? 속시원하게 또렷히, 네? 화끈하도록 통쾌있게, 네? 비논리적이지도 않고 결코 일리 없지도 않고. 자, 보시오. 들어보시오 그대여! 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게 이익이자, 이득이며, 질서요, 이상하게... 희안하도록 절대로 악덕이 아닌 게 되느냐. 딱 정리해드리겠소. 여러분, 곧장 그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드리겠소.
    왜냐, 이승에서 우리편의 최대 행복을 위해서라면 오직 승리뿐이기 때문이오. 그런데 흑백tv가 수단과 방법을 가려가면서 이기기가 쉬울까요? 어렵소. 못하오. 불가능에 가깝단 말이오. 스포츠를 보란 말이죠. 그러므로 수단과 방법쯤은 지나가는 똥개한테나 던져주는 것. 아시겠소? 우리는 이승에서 최고를 누리고 저승에서, 설혹 그런 게 있다면! 저승에 가서 하데스를 영접하더라도 한치의 부끄러움도 없기 때문에, 바로 그래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오. 우리는 죽어서도 부끄럽지 않소. 아시겠소? 그런데 살아서 어떻게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울 수 있겠소. 또, 어? 뭐 남들은 화장 안 하요? 민낯 까면 다 거기서 거기라오. 초등학교에서 도덕 배우고 다음으로 윤리 배운 데로 이 세상이 돌아갑디까? 아니지요 아니지요. 철저히 승부논리에 따라 돌아가는 것. 그래서 권력은 오락산업을 먼저 길들이고자 하는 것. 그래서 부패한 권력일수록 힘쎈 세력들을 먼저 선점하기 위해 빨리빨리 체계를 공고히 다지는 것. 어차피 왕좌에는 인간이든 짐승이든 누가 되든 자리에 앉게 되어 있소. 그러면 이왕이면 내가 앉는 게 좋지 않겠소? 될 수 있으면 개, 소, 말, 돼지, 새를 앉혀서라도 사회지도층이 상왕노릇을 하는 게 더 고급스럽지 않겠냔 말이오. 그게 뭐냐, 바로 그게 대하드라마란 말이오. 멜로드라마를 보아하니 대사마따나 꽉 막혔네 저 그렇게 꽉 막힌 사람 아닙니다....라는데. 우리가 봤을 땐 바로 당신들이 꽉 막힌 사람들이란 말이오. 이 세상은 믿고 속이고, 뺐고 당하고, 또 속이며 잊고 변심이 기본인 법이라오. 그런데 수단과 방법을 가린다? 그건 말이 안되오. 순진하시긴! 역사를 보시오. 역사가 어디 아름다운 적이 많았소? 거의 없었소. 더러웠소. 추악했소. 살발했소. 그런데 수단과 방법을 가린다? 어느 세월에 부자 되고, 승리하고, 떵떵거리겠소. 그래서 결국 반칙왕이 평균이 되는 거라오. 아직도 몰랐소?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는데 자존심 그게 뭐 밥먹여 주오? 옷 입혀주오? 사후세계가 있다고 증명된다면 또 몰라도, 눈에 보이지도 증거가 뚜렷하지도 뭣도 없는데. 수단과 방법을 못 가릴 건 또 뭐오. 그건 절대로 나쁜 게 아니라오. 아시겠소? 지금이야 인터넷 때문에 속이고 꾸미는 게 어려워졌어도, 시대와 무관하도록 잘 통하는 몇 안되는 방법이 있다오. 일단 우기는 것. 다음으로 안 듣는 것. 그렇게 계속! 그러다 보면 시장판 개싸움처럼 목소리 큰 놈이 이기게 되어 있소. 물론 옛날 방식이었을 때 말이오. 또 다음으로. 그 외 스파이와 정보통과 말도 마시오. 감화되면 곧 지는 것. 그냥 안 듣고 내 말만 하면 되오. 천동설 모르오? 이 세상의 중심은 오직 나란 말이오. 숲과 나무와 교양과 상식 따지다간 연패라니까 글쎄. 찬찬히 도덕적으로든 일반적으로든 일리 따지면 우린 옷 벗을 수 밖에 없는데? 허나 무대에서 절대로 끌려내려가긴 싫단 말이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닥치는 대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면 안된단 말이죠. 우리는 애들보다 더 말썽꾸러기기니까. 그럼 쟁취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으면, 수단과 방법쯤이야 안 가리면 그만. 그럼 착취해서 이루고자 하는 목적 변치 않으면, 누가 됐든 받들어주면서 오늘만 그분 기분 좋게 만들어드리면 그만. 왜? 다음은 우리니까. 원래 우리가 상왕이거든. 사회기득권이 뭐 별거요? 다는 아닐지언정 그분들은 자존심 그런 거 없소.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 없는 건 그대들 기준이고. 저승으로 넘어가서 누군가에게 한점 창피함도 미안함도 수줍음도 없는데 뭐가 문제요. 안 그렇소? 
    따라서 우리 같은 사극파는 외세침략자가 나라를 뺏고자 하면 넙쭉 내어주면서 내 이익 챙기고.
    따라서 우리 같은 사극파는 기업사냥꾼이 노른자를 쟁탈하고자 하면 속도전으로 사극 완성하고
    따라서 우리 같은 사극파는 군부독재자가 국가를 좌지우지하고자 하시면 최고의 조명발을 선사하고.
    따라서 우리 같은 사극파는 제2 제3의 폭군이 왕좌에 앉더라도 그분들 수족이 되어드린다오. 물론 1지망은 직접통치겠죠.」





    2

   「기록 다 남아있소. 외세침략자를 위해서 현-언론사 탑3가 과거에 어땠을 거 같소? 얼굴을 못 들지. 허나 고개 돌리면 그만. 40년전, 50년전 당시에 군부독재자가 자의로 체계를 뒤집어 엎었든, 어물쩍 중간에 들고 있어섰든. 당시 언론사에서 그분들은 어떤 음식을 좋아한다, 취미는 뭐다, 애호하는 주류는 뭐다, 영웅담은 또 뭐다... 당시 글발 자랑했던 말단 소시오패스 직급들이 바로 지금 사극파 언론들 편집장들이란 말이오. 그 냥반들 글발 찬찬히 들여다 보면 아주 가관도 그런 가관이 없지. 논설주필이 대체 뭔 생각을 하고 사시는지, 그냥 겉만 사람. 기록 다 남아있소. 군부독재자를 위해서 현-언론사 탑3가 과거에 어땠을 거 같소? 연예인 만들어드렸다니까 글쎄. 근데 또 이상한 점은 뭘까요? 성군은 몰라도 우리가, 사회기득권이, (적어도 인지체계가) 부패한 사회지도층이 쥐락펴락할 수 없는 (그럭저럭 비교적) 상식적인 리더가 등극했을 때. 그때 우리는 언제나 극렬하게 저항했소. 시대와 썩 동떨어지지 않았어도, 추세와 퍽 부합하지 않는다 말할 수 없을지언정. 기록이 한두 개 남아있어야 말을 안 허지. 우리는 개선은 대하드라마를 존속하는 조건에서 찬성이오. 대하드라마를 번영하지 않는 전제로써의 개선을 우리는 극구 싫어한단 말이오. 민영화라는 것도 다 나중 포장하고, 말 바꾸고, 교묘히 아닌 것처럼 보이는 방법들이 있다오. 왜 없겠소? 그처럼 알짜 공기업들 죄다 기득권층한테 넘어가나 안 넘어가나 찬찬히 두고 보시오. 허허허허허. 우릴 뭘로 알고...! 겉이 같으니까 우리가 뭐 똑같은 사람으로 보이오? 아니지요, 우리는 신이오. 아시겠소? 아니, 뭐 개혁? 어디 감히 무엄한 말을. 말 조심하시오 선생. 혁신? 이 냥반 입조심 안 허시네... 저 인간 안되겠네...! 
    다시 말해 그냥 <사극파 = 천동설>로 보면 쉽다오. 우리가 태양이라는 주의. 그거 목숨처럼 정해놓으니 어떻게 말이 통하겠소. 사극파가 국내를 손에 넣고 싶어한다, 그건 곧 아름다움. 고결한 가치. 거룩한 열망. 사극파가 세계를 제패하고 싶어한다? 당연지사. 근데 그걸 방해한다? 국내는 조작, 국외는 국제법 위반. 정의, 사랑, 양심 그런 거 따지다가는 사극파 죄다 와해된다니까요 증말. 부끄러운 과거는 위장하고, 참담한 어제는 어물쩍 넘어가고. 그런데 (세계)전쟁범죄자를 숭배하지 못 할 이유는 또 뭐란 말이오. 오히려 반대로, (세계)전쟁피해추모를 보면서 법치주의가 없다는 둥, 왜 천동설 사극파만 못살게 구냐는 둥, 대체 언제까지 역사만 물고늘어질 거냐는 둥. 그래서 실제로 전세계 중하위권 나라 상당수가 잉글랜드와 껄끄러운 감정선 관계인 건 차치하고. 그래서 실제로 잉글랜드 주변국들이 결코 잉글랜드 좋게 보지 않는 데도 불구하고. 일본 사극파는 오히려 적반하장! 우리가 왜 (나머지?) 아시아를 (속으로) 싫어하는지 (너네들이 그걸) 알아야 한다! 우리가 회개하고 어쩌고 할 게 아니라, 너네들이 우리를, 오직 그 뱡향으로만, 너네들이 우리만 이해하면 끝이다. ~라는 논조는 영원함. ~라면서 "머머해야 한다"라는 천동설 논조만 귀막고 만년 설파하는 이치. 일리 있소 없소? 그렇소 안 그렇소? 안 그러면 태평양 원주민 자격이 없다니까요. 그건 지구 바깥으로 나가도 누구 하나 뭐라하지 않소 현지에서. 상대방 입장 생각을 왜 해줘야 하오? 그런 거 싹 다 필요없소. 수단과 방법 지나가는 똥개도 좋아하질 않소. 아시겠소? 그에 덧붙여 참으로 신기한 점 하나 더. 그건 뭐냐? 속으로 (사극파는) 그렇게 생각한다는 점. 아아 그때 그 시절 좀 더 야멸차게, 좀 더 야만스럽게, 훨씬 표독스럽게, 좀 더 극악무도하도록 몰아붙였어야 하는데 라면서 후회한다는 점. 당시 좀 더 사람 취급 안 해줬으면 지금 어땠을 텐데. 당시 좀 더 인간 대우 해주지 않았더라면... 미련이 왜 안 남겠나. 고대-중세 제국만 해도 대충 100개. 가까이는 오스만 제국─프랑스제국─러시아제국─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포르투갈 제국─스테인 제국─대영제국─네델란드 제국...근데 그게 좀 늦은 게 뭐 그렇게 나쁘다고, 어? 왜 우리만! 하물며, 심지어 바깥으로도 아니고 국내에서 그냥 한시절 대를 위해 소를 희생했던 일. 그게 뭐 그렇게 나쁘다고....라는 심보 만족시켜드리도록 하늘이 박수치며 응원했을까? 야심 불만족인데 사극파가 속으로 어떻게 생각할 것이라는 점 안 봐도 뻔하다. 
    더더군다나 소시오패스는 남생각 안 한다. 내 야심을 채우기 위해서 그렇게 생각한다. 내 자식은 중해도 남의 자식은 중하지 않다. 겉으로는 아니라고 하지만 내 야심이 국가의 대도이자 남아의 기상이기 때문에, 따라서 친지와 주변과 사교의 피라미드 돈을 싹 다 끌어모아서 일단 내 이상적 꿈을 실현시킨 다음. 나중 포장하는 게 그분들의 양심이자 도덕이며 미덕. 본인 말로 자긴 악덕업주 아니라는데 직원들 월급 밀리고 어쩌고 해도, 내 부는 차곡차곡 쌓기를 마다하지 않는 것. 크게 봐도 흔하디 흔함. 무슨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일, 기준도 왔다 갔다. 근데 역으로! 자기한테 그 소가 되라고 하면 광분. 내 자식 귀하면 남의 자식 귀한 줄 알아야 하는데 하늘도 안 무서움. 그 야욕이 선천적으로 나를 좌지우지하는 걸 소시오패스이자 불미스러운 본성이자 몇몇 가르키는 낱말이 있다. 그런데 살아보니 이 세상은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는 걸 용인하더라... 아니 먼저 달콤한 과실을 따먹은 놈만 장땡이라더라? 후천적으로 점차점차 어른들은 썩 드물지 않도록 소시오패스가 되어가는 건가! 주다스 프리스트 유도하는 소리 그만 좀 하자. 
    그처럼 인터넷 보편화된 지금도 사극파 인지체계는 말도 못하는데. 과거는 어땠겠소? 언론계부터 사회전분야를 쥐락펴라하던 사극파가 하느님이었는데. 나쁜 건 싹 다 감췄소. 좋은 것만 이따만하게 부풀렸소. 그처럼 왕조시대를 꿈꾸니까 정말로 왕조시대처럼 사회인프라도 모든 걸 왕가 근처로만 집결. 그때 세뇌당한 계층이 대다수라서 그나마 지금도 우리가 결집 어쩌고저쩌고 할 수 있는 거라오. 1974년대 국가부도 위기를 뭐 하러 보도하겠소? 지금 세대든 전국민이든 당시 국가부도 위기가 있었다는 걸, 그 50년 상당기간 국가채무 위기가 사실이었다는 걸 지금 현재 아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소? 오히려 거꾸로, 
    2000년 건국이후 최초로 순채무국 입성이라는 첫발이자 성과를, TV와 신문은 경제위기로 몰아갔죠. 2002년 말 세계 4위 외환보유국 입성하자 나라 망한다면서, TV와 신문은 난리도 아니었소. 그 근방이랄지 전세계적으로 봐도 거의 다 비슷하오. 다른 점 별로 없소. 사극파는 만국 공통인 것. 주5일 근무를 도입하자, 초집중 문제 완화하자, 사학법 개정하자... 나라 더 망한다고 난리였소. 어차피 시간과 비례하여 물가, 주가, 경제규모, 생활수준 등 모든 건 될수록 나아지기 마련이오. 그게 전체의 합심이자 자연스러운 과정이지 무슨 사극파만의 업적이오? 허나 다 TV와 언론으로 떠들어대면 지들이 어떻게 알겠소? 이래서~ 민중은 개-소-말-돼지나 다름없단 말이 증명되는 거라오. 아직도 모르시겠소? 스탈린주의 안 들어봤소? 이오시프 스탈린이 어떻게 그처럼 살발한 통치를 오래 이어갈 수 있었겠소. 다 방법이 있다니까요. 아니, 많다니까요. 역사적으로만 봐도 블라디미르 레닌, 아돌프 히틀러, 베니토 무솔리니, 더 오래는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물론 로마제국까지 그 이상 거슬러 올라가오. 방법은 무궁무진.」 





    3

    「그런데 지금 나라 망했소? 그 언제든지 사극파가 떡주무르듯 무언가를 좌지우지 못하면 항상 그랬소. 그런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겠소? 세상을 잘 모르시구만. 이승에서 막살자를 실현시키는데, 사후에서 두려울 게 뭐겠소. 인생을 잘못 배우셨구만. 어디서 이상한 윤리학 주서들으셨다고. 체면 차리고 도리 따지고 예절 봐가면서 승리하기가 어디 쉽겠소? 심지어, 우리 사극파가? 또. 언젠적이던가 지금 민영화를 전방위적으로 추진하지 않으면 장래 큰 참담한 댓가를 맞이할 것이다 어쩌고저쩌고. 그래서 정말로 국운이 나락에 떨어졌소? 당시 민영화 적극적으로 막 그냥 추진하지 않아서, 지금 나라 망했소? 그러요? 민영화 하면 꿈과 희망은 실현될 것이다 라면서 밀어붙여 망한 사례. 얼마나 많소? 왜 말이 없소? 낭자~ 고개를 드시오. 아, 낭자가 아니구나! 넘어가고. 전쟁같은 사랑, 이라는 유행가 가사도 모르오? 당나귀와 코끼리는 언어부터 뭐든 다르오. 그런데 어떻게 말이 통하겠소. 그냥 소 닭 보듯 닭 소 보듯. 평시엔 몰라도 전시에는 바로, 전조치 후보고가 일상이라오.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 선-승리 후-포장! 이 세상에서 포장을 최고로 잘하는 게 어느 분야일 거 같소? 그렇지~ 이제야 말이 좀 통하시구만~ 바로 오락산업이죠! 이 세상에서 포장과 변심과 변덕과 이기주의와 넉살과 응석과 투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 것 같소? 없소. 딱 없소. 물론 익히 아시는 얘길 또 아는 척해서 미안하오. 허허허. 이제야 궁짝이 좀 맞는구만. 허허. 허허허허. 어디 오락산업만 그렇겠소? 예술 = 포장. 별로 틀린 말은 아니라오. 농담, 핑계 외에도 말이 곧 예술이라오. 각계각층 어딜 봐도 썩 틀리거나 다르지 않다오. 개 2마리가 개뼉따귀 놓고 다툴 때 넙쭉 제3의 똥개가 그거 들고 튀는 게 바로 세상사 이치란 말이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 우리의 진심 모르시겠소? 아니면 일부러 모른 척하는 거요! 네? 남이 하면 흉악, 내가 하면 어쩔 수 없었다. 남이 하면 개짜증남, 내가 하면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라. 남이 하면 모두 정부의 무능, 내가 하면 세계적 추세. 남이 하면, 에잇 그만합시다. 거 참 한번 말하면 알아먹어야지... 왜 말을 안 들어 말을! 로봇을 봐 보시오. 그냥 시킨 대로 하면 되지 왜 말이 많아 말이, 어? 로봇이 생각을 하면 어떻게 된다, 드라마에서 못 봤소? 개-소-말-돼지-곤충같은 민중은 그냥 시키는 대로만 살면 된다오. 고양이에서 똥개로 주인 바꼈으면 알아서 기어야지 뭔 말이 많아 말이, 어? 지들이 뭐 똥개 밑으로 들어갈 수 없는 늑대새끼인 줄 아나 봐. 살쾡이한테 당한 피해의식 밖에 남은 거 없나? 그런가, 어? 아니면 똥개한테 더 핍박당한 열등감 때문에 여전히 잠 못 이루냐고. 무슨 패배의식 말고 뭐 참신한 거 없나? 정말 읎나, 어? 없으니까.. 우리 때는 말이요, 됐소. 내 입만 아프지, 쳇!
    기왕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이 세상에 우리보다 더 뻔뻔한 사람 있으면 나와 보시란 말이오. 하물며 내가 뻔뻔한 게 아니라 지극히 상식적이고, 더없이 교양적인 줄 아는데? 더 말해 뭐 하나! 남들이야 이따금 오스트랄로파테쿠스가 되고, 어쩌다 살쾡이 심보 드러낸다지만. 우리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일관되도록 야만인. 차라리 우리는 일관적이기라도 하지 않소. 왔다 갔다 이랬다 저랬다 하지 않소 우리는! 남들이 화장실 들어갈 때 나올 때 다르면 그게 뭐냐 삿대질, 그러면 오락산업에서 우리를 그 얼마나 아름답도록 잘 포장해주는데. 허나 내가 그와 똑같이? 다 이유가 있음 오직 그 대의 때문. 핑계 대회가 왜 안 열리는 줄 아오?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 하지도 마시오. 일찍 선인이 되든 끝나기 5분전에 회개하든 둘 다 똑같은데, 뭐 하러 불문율 따지고 상식적으로 살아야 하겠소. 하등 그럴 필요가 없다오. 아시겠소? 물론 일찍 인생 평균적으로 중간은 가도록 살던가, 아니면 평생 악인으로 살다가 막판에 잠깐 회개하던가. 전자와 후자가 똑같다고 내 입으로 말은 못하겠소, 왜냐! 왜일까요... 왜지? 왜냐하면 난 그 말에 책임지기 싫기 때문이오. 안 그래도 내가 그걸 왜 알아야 하는데! 또 책임진다고 내가 뭘 할 수 있겠소. 그래서 사람들이 양다리를 좋아한다오. 여기 말 들어주고, 저기도 척지지 않고. 네? 여기편인데 저쪽에서 발을 빼지 않고. 이런 진흙탕 같은 뻥축구 몰빵배구 반칙왕 평균이 왜겠소, 우리 때문이지! 뭐 자존심이 만인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양심이 그분들을 사후 천국으로 인도할 것 같소? 잠깐 자존심 버리면 일평생 호의호식하며 부귀를 누린다오. 아 글쎄 우리를 보시란 말이오. 그러니까 우리 같은 부류에서도 정신력 약한 몇몇만 죽기 직전에 후회하기 마련. 허나 그 가운데 뻔뻔함의 최고봉인 우리도 그러겠소? 우리가 그처럼 멘탈 약한 푼수라면 일생을 이처럼 살았겠소, 아니 그렇소? 우리는 뭐든지 남탓으로 돌리는 데 타고난 재능을 숨기지 못한다오. 거 잘 아실 만한 분들께서...! 남이 하면 보복, 우리가 하면 합리적인 정의. 허접한 바보와 꽉 막힌 교양인들이 봤을 때나 우리가 비굴해보일지 몰라도. 그런 우리가 졌소 이겼소, 우리는 세상사람들이 모두 손가락질하더라도 동상을 올리고 그 동상에 굴종하며 찬양하고 복종하는 인파를 거느리며, 그러므로 우리 부류는 대부분 자서전을 남긴다오. 히틀러가 그랬소, 안 그랬소? 생선은 탐나는데 수족에 물 묻히기 싫어하는 고양이처럼, 히틀러는 자기 일을 대신 해주는 종복을 지극히 아꼈다오. 그 방식을 꽤나 편애했단 말이오. 아직도 우리들 습성을 모르시겠소? 비열한 정치질은 항상 사극파가 먼저요, 내내 사회기득권이 몰상식했으면서, 그 비일관성은 뭐냐고요? 그건 그때고. 네? 언제까지 흑백tv 얘기만 따질 거요. 그러니까, 됐소. 남이 하면 옹졸, 내가 하면 대인배. 저쪽 비극은 단지 개인의 과오, 우리쪽 비극은 오직 상도덕부터 기타 등등 기사감. 우리는 뭐든지 남탓으로 돌린다는 거 이제 알만 할 때도 됐는데~ 네? 입 아프게 더 말해야 하겠소 정녕?! 우리는 50년 전에 잘못이니, 40년 전에 부도덕이니 그런 거 지금 똑같이 반복되어도 하나도 잘못이라고 생각지 않소. 물론 적당히 돌려서 말하면 사극파 사고체계가 태반인데 그거 포장하는 게 뭐 일이요? 그런데 국민이란 혐오곤충이자 돼지-개 같은 민초이자 달리 봤을 때 익충이 아니고 뭐겠소. 교양인들 말마따나 우리가 똥볼차면 뒷감당 후세든 바보든 다 알아서 해야 할 거 아니겠소. 그걸 꼭 말로 해야 알아듣겠소? 남이 하면 용서니 뭐니, 우리가 하면 대쪽 같은 법치주의이자 사회정의. 생각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이 봤을 땐 날 이해못할 수도 있소만, 생각을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을까요 아닐까요? 아예 관심없는 부류는요? 인공지능이 어째서 세력을 확장하는 거 같소? 당신들 윤리론에 따르자면 대체 괴수한테 뭘 바라는 거요? 남이 하면 왜 그리 고지식한지... 내가 하면 그때 기준은 방법이 없었으니까 어쩌고저쩌고. 체계 쌓고 어쩌고저쩌고 둘러댈 말은 무궁무진. 막말대회 핑계대회 차마 열릴 수 없는 이유가 왜겠냔 말이오. 더더군다나 졸부들이 어디 한두명일 것 같소? 나 혼자 지옥에 갈 수야 있나, 만약에 가더라도 황천길 동기 많으면 지옥도 우리는 아마 천국으로 바꿀 수 있을 거요. 내 장담하리다. 그깟 배포도 없이 인생을 개처럼 살았겠소? 우리는 하늘을 우러러, 아니 소천일이 가까와지면 가까와질수록 더더욱 떳떳해진다오. 그런 괴물을 상대로 세상을 물러터지도록 살겠다? 어쩌자는 겁니까, 네?!」





    4

    「아! 앞서, 자기 일을 대신 해주는 종복을 지극히 아꼈다 라는 중요한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앞서 뭐랬소, 네? 살쾡이가 인간의 탈을 쓰면 어떻게 돌변하겠소. 저 일의 최적임자는 하이에나다 그럼 하이에나를 그 분과 수장으로 임명해야 하겠죠. 그게 리더의 몫이니까요. 누가 그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을까? 일은 덜 잘하고 무탈한 사람을 앉히는 건 우리가 좋아하는 일의 철학이 아니라오. 성과 없음이 뻔히 보이는데 허당을 왜 위로 끌어주겠소. 그래, (딱) (몸짓) 저기 표범이 딱이구만. 딱 봐도 일 잘하게 생기지 않았소?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오게 생겼구만. 설마 무섭게 생겼나, 그건 사이코패스고 비즈니스는 소시오패스를 리더감으로 점치기 좋아한다오. 뭐 아무튼. 고양이가 발에 물 묻히기는 싫은데 생선은 얌얌 먹고 싶다라...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렇죠, 리모콘을 눌러야죠. 좌청룡한테 긴밀히 지시하든 우백호한테 번뜩이는 눈빛으로 신호하든. 대리인을 선임하겠죠. 그럼 그 대타가 일을 잘하면 좋은데 희멀거니 맹탕이다? 그럼 안되겠죠.
    그런 의미에서 드릴 수 있는 조언은 이렇다오. 선생, 연대책임이란 말 안 들어봤소? 거 참 답답한 양반 좀 보소. 일단 이런 격언을 일컫겠소. 자, 잘 들어보시오. "모두의 책임은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일반적으로 그럴 수도 있고 시시각각 아닐 수도 있소만. 어쨌든 그건 하수고, 네? 우리는 다르다오. 어떻게 다르겠소. 앞서 말했듯 연대책임! 즉 대하드라마에 보면 맹장은 얌체처럼 공을 혼자 독차지 하진 않소. 이건 이거 저건 저거, 공로를 부하에게 돌릴 줄도 알고, 굳이 그러지 않아야 좋을 땐 물론 아니할 테고. 과실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지 않을 줄도 알 것이며. 허나 그게 말처럼 쉽겠소? 이건 내가 틀렸다 네가(부하가) 옳다, 이건 나보다 당신 의견이 나은 듯 하오. 그게 말처럼 쉽겠냔 말이오. 그래서 백전노장과 반대로 노는 탐관오리가 사극에서는 흔하디 흔하다는 말씀.
    잠깐 곁가지로 예를 들어, 일부 후발주자권 형사재판시 1심 유죄율 = 99% 이상. 반면 미국-영국은 91%, 프랑스는 82%. 사실여부를 빼곡히 조사해보진 못했으나 여기서는 일단 선발-중견-후발주자 차이가 분명하다는 점에 대해서만. 더 자세히 들어가면 말이 길어질 테니. 즉 만인이 보든 뭘로 봐도 검찰의 무리한 기소 때문에 검찰 1심 패배. 그럼 기소 안하는 게 상식적으로 옳은데...! 또 검찰의 타당한 기소 때문에 정의로운 일하기, 그런데 1심 패소. 변호사가 어벤져스급일 수도 있고 판사 쪽에서 사극파일 여지도 있고. 그렇듯 1심 패소 후, 상식적으로 현재 10년 100년 후를 내다보더라도, 돌이켜보더라도 뭐 어떤 사건들처럼. 그건 내가 틀렸사 당신이 옳다, 그게 과연 쉬울까요? 권위, 자존심, 아집...이란 낱말 자체는 결코 나쁘지도 죄도 없는데. 왜 멈칫 하냐구요. 물론 선발-중견주자가 너무 앞서고 나머지는 그럭저럭 평타로 볼 수도 있소만. 뭐가 당연하고 뭐가 비정상인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소. 아무튼 다시 책임회피 관례와 구식탱탱묵은 전관예우 관형에서 다시 우리의 방식이라는 주제로 돌아와서, 
    그렇듯 모두의 책임은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 그건 일반론일 뿐이고. 우리는 족쇄부터 공적까지 거미줄 퍼트리기가 장기. 즉 조명발은 우리가 받고, 방패막이는 검찰계와 법조계와 언론계와 경제계가 나누어 십자가를 짊어지면 끝. 요컨대 연대책임! 물론 그 사극에 무임승차하도록 우리가 뒷짐지고 기다릴까요? 다 미리미리 미끼를 덥썩 물도록 몰아가면 걸려들기 마련. 한번 엮여서 50년 내내 우리의 개가 되는 분야가 어디 한둘인 줄 아시오? 사극용어 무혈입성, 다른 말로 외부인재 영입으로 볼 수도 있는데. 스포츠계는 러브콜에 응하면 거포 스카웃이요, 공직도 제일 윗선은 선거제이자 중간급도 외부인재 영입 하는데. 각계각층에서 내부승진이냐 외부영입이냐, 또 당장 스카웃 하자마자 지역구 대표냐 유예기간을 둬야 하냐. 시간에 비례해 상당부분 스포츠와 비슷해질 수 밖에 없는 부분. 오락산업 뿐만 아니라 타분야도 (일부분 또는 상당수) 엔터테인먼트 성격 때문. 그래서 경쟁 심화 때문에 수단과 방법이 상도덕이냐 아니냐에 대해 갸우뚱해지겠죠. 네, 자주요. 그게 이론만 보면 장점이 이기는데, 실제적으로 단점이라는 부작용이 속출하는 일례. 민영화 반대했다고 연예인들 즉각 섭외 하자마자 지역구 대표들로 보내서 압승. 예시는 많고도 많음. 반면 워싱턴 로비스트계와 정계에서 30년밥 먹었는데 이번엔 확실히 내 차례인데... 뜬금없이 딴 데서 쌓은 명성으로 느닷없이 우리들 밥그릇을... 양보와 희생과 대의와... 더 들어가면 머리아프고. 좌우지간 좋고 불미스러운 예를 대중이 오판하지 않도록 하자는 것. 
    잠깐 주제를 벗어났는데 돌아와서. 요컨대 주전과 대타들 즐비하다 그 말입니다. 쟤는 사냥개 쟤는 들토끼, 쟤는 싸움닭 쟤는 탐지견. 다 역할 분담해서 밥그릇 챙겨주고, 허나 딴맘 품는 듯 하다 싶으면 거침없이 징계. 즉 공은 우리가 과는 우리 밑으로 분산해서! 이게 히틀러가 애호한 방법이 아니고 무엇이겠소. 근데 내 손에 뭐 하러 케찹을 묻히겠소. 물론 야전에서 또 변방까지 넘나들며 거친 맹수와 맹조류를 상대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소. 허나 마피아가 명맥을 유지하며 명성이 초라하지 않은 이유가 뭐겠소? 외부경영인을 자문으로 앉혔다는 점. 웬만한 대기업들이 말 잘듣는 명사와 고분고분 착한 학자와 친한 기업가를 이사진으로 앉히는 것보다 백배 천배 나은 점 아니겠소. 영화 대부에 나오지 않소. 이사회를 순종하는 병풍과 순진한 예스맨들로만 구성할 거면 대체 이사회는 왜 필요한 걸까요. 비상장기업이라면 또 몰라도... 이론과 현실의 괴리, 어쩌면 학계와 업계보다 덜 하면 덜했지 더 한 걸까요? 영화 "대부"에서는 대체 왜 외부인을 수장의 최측근이자 핵심 자문으로 앉혔을까요? 누가 두더쥐이고 누가 두더쥐가 아닌지 분간 안되니까. 누가 누가 멜로드라마를 사는 사극파인지, 누가 누가 사극을 찍는 현대인지, 당최 구분이 안 될 테니 그랬을 거라는 점. 모르는 사람도 있소? 알아도 까먹으니까 그렇지. 안 그래도 두더쥐와 2중 스파이 등 영화도 현실일 텐데. 마피아가 경영학의 기초를 실천했다는 점. 우리 역시나 크게 사는 업적이라오. 때문에 히틀러한테서만 배워서야 쓰나, 마피아 기본기까지 습득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 따라서 사회 각계 각층, 우리 손아귀에서 벗어나기가 쉽다 쉽지 않다? 답은 생략하는 걸로 합시다. 허허허허허허! 그게 0.5세기 또는 1세기 수세기가 쌓이면 과연 어떻게 될까요? 문화적으로 그 피라미드를 탄탄히 받워준다면요. 네? 각 분야에 따라 손만 까딱해도 알아서 기는 업계가 있는 반면, 유독 그 어딘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살살 꼬리치며 귀여운 척하는 업계. 어떻게 없을 수 있겠소. 아니 그렇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뭔가 석연치 않으시다? 여전히 뭐가 뭔지 당최 이해가 까다롭다? 뭐 죄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 짓고, 벌은 엄한 데로 불똥이 튄다구요? 그걸 내가 왜 알아야 하오. 우리만 뭐 죄를 지었나?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은 없소. 비교적 그쪽 기준으로 우리가 이상해보일지 모르지만, 그건 그쪽 생각이고. 우리가 봤을 땐 이보다 더 합당한 논리가 어디 있겠소. 아니 그렇소? 그런 일리를 도외시한 체 어떻게 사람이 염치가 없어 염치가. 어? 우리가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았소, 요컨대 사극이란 말이오. 사극파가 우세이면 명령대로 하기만 하면 된다오. 뭐 토를 달어? 뭔 말이 많소, 말 없이 그냥 실행하면 그만. 그런데 세상이 바꼈네? 다 방법이 있소. 화합이니 뭐니 종교계니 어디니 그 어디라도 우리한테 먹은 돈이 대체 얼만데. 전사회기득권 우리가 여전히 탄탄한 이유가 뭐겠소. 걔네들 약점 꽉 잡고 있는데, 입도 뻥긋 못한다오. 아시겠소? 중남미 남미 아프리카 어디 어디 예시는 많고도 많은데. 그나마 진한 유화가 아니라 연한 수채화보고 왜 뭐라 하는지. 당최 이해를 못하겠단 말이오. 도대체가 말이야 짜증잔치만 되도록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사랑" 그 얘기 대체 몇 번을 말하게 만드요. 그러니까, 됐소. 이 세상이 아름답지 않은 게 뭐 다 우리 때문이요? 그게 어째서 우린 때문이란 말이오! 우리 때문 아니요. 뭐 백번 양보해서 우리 때문이라고 합시다, 네? 그래서 어쩔 건데! 우리 같은 야만인들이 어디 한두 명일 거 같소? 그 뿐만이 아니라, 살면서 자기랑 말이 통하는 사람 만나기가 어디 쉽디까? 네?
    했던 말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새로움은 없고 매번 짜증나도록 쓰레기 광맥만 늘리는 일. 대체 일을 어떻게 하는 거요? 뭔 야만인 학과 창설할 거요? 그게 뭐요? 무슨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사전 만들거냔 말이오. 이치와 원리가 뭔 여성잡지요? 그렇소? 그게 뭡니까, 네? 그래서야 되겠습니까? 지금 장난하십니까? 네? 아니면 뭐 또 대충대충이오? 정녕 그렇소? 우리 같은 사극파 아직도 모르시겠소? 우리는 우리만 옳다 너네가 우리를 이해해야 한다, 그거만 박아 놓고 두뇌가 돌아가는데. 그런데 합리적인 상식을 기대하는 거요? 타당한 교양을 논하자는 거요? 아름다운 미덕을 대체 왜 우리한테 따지는 거요. 다큐멘터리 안 봤소? 밀림에서 맹수가 초식동물 사냥하고, 피를 핥고 고기를 뜯어먹고. 그거 당연한 거 아니오. 하물며 맹수가 사극 때문에 누린 호사와 권력과 인기와 동화와 자손대대로 누리는 영화로움이 그 어딘데, 그 대하드라마를 어떻게 잊겠소. 그런 사극파는 멜로드라마를 도저히 좋아할래야 좋아할 수가 없는 거라오. 아시겠소? 단, 조건이 있소. 멜로드라마가 또 우리를 연예인 만들어주겠다면야 뭐 호들갑떨며 거절하진 않겠단 말이오. 그걸 쌍수를 들며 환영한다고 어떻게 내 입으로 말한단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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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 181

from 소설 2020. 12. 31. 15:13

    1

    풍요로 증명된 행복 추구의 가치, 뜬구름 잡는 얘기 시작도 말자. 기대한 성과와 정반대되는 실정을 뭐 하러 논하나. 황홀한 부드러움과 격정적인 다정함 다 필요없다. 사랑의 맹세와 운명적인 애정도 좋다만, 일단 먹고사는 게 급선무. 아니 정말 심심함은 끝없고 재미없음은 영원한 걸까?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다. 썰물이 최고이면 밀물로 돌아선다는 거만 알면 된다. 근데 언제? 조급해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NB는 달콤한 우연을 선망하느니, 차라리 친애하는 절망감에 무감각해졌을 것이다. 자본력 극대화는 그에게 비정했으니까. 뿐만 아니라 모험도 그를 거절했다. 구식탱탱묵은 권태감만 매번 그에게 청혼하는 인생. 그렇다고 그 어떤 비밀스러운 첫경험을 찾아 도망갈 수도 없지 않나. 왜냐하면 흥미진진한 줄거리는 그를 썩 편애하지 않기 때문. 게다가 이젠 초대받지 않은 잔치도 아예 열리지 않는다. 결국 개꿈의 허락을 못받아 악몽과 친해졌다니. 고로 지옥의 옥타곤 구석에 바짝 몰린 형편. 그래도 버텨야 한다. 그럼 좋은 날 오겠지. 그러나 그렇게 고상한 척 유난떤 결과는 결국 그의 평정심을 흔들어놓고야 마는데. 진한 사랑에 대한 인내심이 바닥난 지가 언젠데 또 다시 쾌락에 대한 열망을 부채질 하나? 그럴 리 없다. 왜냐하면 사랑은 없기 때문. 농담이고. 진짜 말도 안되는 사랑론 징글징글하다. 무슨 말 같지도 않은 허세와 허영과 허상에서 흐느적대는 허당은 지치지도 않나? 지겹겠지. 거의 퍼졌어. 완전 뻗은 거나 마찬가지니까. 그래도 호기심 부족 담력 0점. 하여 발단은 지긋지긋 전개는 끔찍이요 어떤 절정감은 꿈도 못 꿀 실정. 이건 아니다 정말로 아니다? 그래서 어쩔 건데. 방법 없음. 따라서 마침내 결코 선보인 적 없는 최후의 무언가를 제시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환상머신 얘기 또 하기만 해 봐라. 놀고 있네 라는 비아냥 따논 당상. 안 그래도 행운이란 결코 흔한 게 아니다. 세상이 일개 허당한테만 유달리 친절할 리는 없다. 그렇다고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에라 모르겠다' 카드를 남발할 수도 없지 않나. 입장 난처하구만. 진퇴양난. 누가 빼도 박도 못하는 허당 아니랄까 봐 말이다. 그래? 그래도 다 방법이 있어. 정말? 있긴 뭐가 있어. 그깟 개 풀뜯어먹는 요술 다 뻥. 좋은 말로 할 때 머머설 같은 억지 쓰지 말라고 그래. ~라는 환청까지 nb의 짜증을 슬슬 돋구고 있었다. 그야말로 뚜껑만 들썩들썩. 엉덩이 근질근질 열정은 바닥났는데. 좌우지간 이거 하나는 분명하다. 오빠 제발 한번만 만나달라, 오빠 부디 날 버리지 말아달라, 오빠 내 애원은 오빠의 꿈과 희망과 개뼉따구와 뭐든지 만족시켜드릴 거야 잊지 마 오빠. ~라는 그녀들의 구애라면 증말 신물이 난단 말이다. 
    그래서 NB는 아지트에 놀러가기 위해 사무실에서 퇴근하려고 했다. 
    그렇게 딱 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벌컥~ 문이 열리네? 문 잠궈놨는데... 어떻게 열었지?
   「안녕하십니까.」
   「네? 여기는... 왜...」
   「번짓수를 잘못 찾은 건 아니니 안심하십시요. 또 선생 바쁘실 텐데 괜히 귀중한 시간 빼았고자 찾아온 것도 아니란 거 먼저 알려드리겠습니다. 허나 이렇게 우리가 조우한 건 다 이유가 있겠죠? 설마 주인공이 모르시면 여러 사람 섭섭할 테구요. 안 그렇습니까?」
   「네?」
   「모른 체하시기는. 바보처럼 굴지 마세요. 거 알아보니 꽤 똑똑한 양반입디다! 물론 겉으로 드러나는 건 영락없는 푼수죠. 허나, 그거 다 연기죠? 다른 사람은 다 속여도 우리는 아니죠. 정말 참으로 오랫만에 만나보는 위장술이라고나 할까요? 요즘 친구들은 어림도 없죠. 그렇다고 저희도 SF 드라마처럼 변장한 건 아니니 오해하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그래도 사안이 사안이니 만큼 소파에 앉아 용건을 꺼내는 게 어떨지... 아아. 표정 어두워지실 거 없습니다. 뭐 죄 지은 거 있나요? 없잖습니까. 우리가 뭐 친구들끼리 하는 농담마따나, 너 나 욕했냐? ~라는 목적이 아닌 건 분명하구요.」
    그들은 자리를 옮겼다. 그러니까 nb를 찾아온 사람들 3명은 뭐랄까 FBI 고위급이랄지 은퇴한 모사드 현장요원 A급이랄지... 뭐랄까 어떤 정보 계통에서 일할 거 같은 분위기를 일부러 숨기지 않는 듯 했다. 소파에 앉은 그들.
   「피차 바쁜 사람들이니 곧장 요점부터 말하는 건 어떨까요? 그게 좋겠죠?」
   「영장 있소?」
   「네?」
   「체포영장이오 수색영장이오?」
   「거 이 양반 드라마 많이 보셨네. 그런데 어떻게 알았지?」
   「임의동행이라면 헛걸음하셨소.」
   「우리가 왜 왔는지 아신다는 말입니까?」
   「몰라요.」
   「근데 왜 아는 것처럼 말하십니까? 지금,」
    옆에서 진정시킨다.
   「일단 이거 하나만 지적하고 가죠. 선생께서 반드시 주지하셔야 할 사실이 하나 있죠. 그건 뭐냐? 우리는 쫌팽이가 아니라는 점.」
   「말이 어패가 있군요. 만약 당신 말이 진짜라면 여기 발걸음을 애초에 하시지 않으셨을 거 같은데. 제가 심한 결례를 범한 겁니까? 그렇다면 말씀하시구요. 뭐 교양스럽게 상식적으로 논의해보자는 얘깁니다. 애들처럼 말장난할 나이는 아니니까요. 안 그렇습니까?」
   「허허허.」 옆 사람을 툭툭 건드린다.
   「허허허허허.」
   「이 양반 눈치 빠르네. 그러니까, 허허허. 뭐 이렇게 된 거 터놓고 얘기합시다. 그게 좋을 거 같군요. 그러니까 선생 말씀은 뭐, 우리가 기분 나빠서 찾아왔을 거다 그겁니까?」
   「기분이 왜 나쁘신데요? 우린 일면식도 없는 사이입니다. 그처럼 초면에도 불구하고 제가 무슨 마술사도 아닌데 어떻게 그대들 자존심을 훼손시킬 수 있답니까. 그게 가능하다면 이제 발언권을 넘겨야겠군요. 왜냐하면 '어떻게'에 대해서 소상히, 친절하게, 공손히...까지는 아니오나 제가 알아듣도록 차근차근 그리고 조곤조곤 알려주시는 게 더 재미없음은 아닐 테니까요.」
   「아 나 이거 참 나 거 말 안 통하시네. 선생 학교 어디 나왔소? 당신 몇 살이야? 당신 뒤에 누가 있는데 그래? 배후가 누구냐고! 말해보시오. 뭘 믿고 설치긴 설쳐, 어?」
   「내가 언제 설쳤다 그러오? 난 그런 깨방정과 거리가 먼 사람이라오. 아시겠소? 난 깐족 같은 거 일절 모르는 사람이라오. 아시겠소? 아, 모르시겠지. 우린 만난지 불과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러게 찾아왔으면 정중히, 까지는 아닐지언정 용건을 밝혀야지. 이게 뭐요? 네? 이 사람이 지금 날 언제봤다고 눈을 똥그랗게 떠? 당신 나 누군지 알아? 내가, 어? 내가, 어? 내가 밴텁금 애들 업어키웠어 이 양반들아. 왜 나랑 한판 뜨고 싶소? 미안하지만 받아주지 않겠소. 왜냐, 지명방어전은 꼭 특별방어전이어야 하기 때문이라오. 내 말이 대체 뭔 말인지 당최 이해를 못하실 거요. 나라고 뭐 알겠소? 그러니까 그대들이,」
    서둘러 그들 중 누군가 nb의 입을 손으로 막았다. 
   「앗, 더러워. 손 씻었소? 설마... 혹시...」
   「긴말하지 말고 간략히 끝냅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오. 대신 해줘서 고맙구료. 뭐하오 냉큼 말하지 않고? 말 하거요 말 거요, 네? 이 사람들이 아까부터 보자 보자 하니까......!」
   「참 나!」
   「참어 참어. 이런 일 한두 번 겪니?」
   「그래야겠지?」
    그러더니 그들은 명함과 봉투를 남기고 조용히 떠났다. 
    명함은 검찰관련 명함이었다. 봉투에는 큰 거 3장이 들어 있었다. 위조지폐 아니야? 
    그날 nb는 큰 거 3장을 곧바로 그 명함 관련 계좌를 알아내서 거기로 보내버렸다. 
    다음 날이 되었다. 어제처럼 또 누군가 찾아왔다. 이번에는 법조계였다. 
    얘네들은 어제 친구들과 화법이 전혀 달랐다. 
   「당신이야?」
   「언제 봤다고 당신이야?」
    nb도 세게 나갔다.
   「너구나.」
   「너, 뭐? 너 이리 와. 쫄따구들 떼고 1 대 1. 어때?」
   「선생 농담이 지나치구료. 말로 합시다.」
   「난 말로 하잔 얘기였는데. 좀 쫄았나보지? 생긴 거와 다르군.」
   「곧장 말하겠소. 선생이 우리 험담했소?」
   「그게 무슨...」
   「아닌 척해도 소용없소. 그 정도는 아실 양반이... 어떻게 그처럼 우매한 짓을...」
   「실은 위에서 시킨 거요.」
   「그 위가 누구요? 어디요?」
   「모르오. 나도 모른단 말이오.」
   「당신 어디 소속이오?」
   「그러는 당신은 어디 소속이오?」
   「내가 먼저 물었지 않소?」
   「먼저 물었으면 먼저 대답하면 될 거 아니요. 왜, 몸으로 대화하길 바라오? 그럼 쫄따구들을 물리든가. 어? 이 사람 아까부터 통 말이 안 통하네. 당신 회사에서도 소문 쫙 퍼졌지? 꽉 막힌 꼰대라고. 안 봐도 뻔해.」
    몸짓.
   「우린 얽힌 데가 좀 많소. 난 어떤 협회, 쟨 법조계 고문 관련 재단, 쟨 세계급이라는 거만 알고 있으면 되오. 아시겠소? 당신 설마 무소속이오? 진짜 그러오?」
   「그래서, 그래서 그게 어쨌다는 거요?」
   「이 정도 했으면 알아들어야지 이 사람이...」
   「왜 멱살이라도 잡을 기세오! 그럼 잡아보시든가.」
    그 둘째 날 티격태격은 적당히 기싸움으로 끝났다. 





    2

    드디여 셋째 날. 
    오늘은 저번과 같은 허접한 끕이 아니었다. 
    아우라가 느껴졌으니까.
   「이 세계에는 그 본색을 드러내지 않는 3대 조직이 있다오. 어디서 들어보셨는지는 모르겠소만 누구도 그 이름도, 실체도, 정체도, 하는 일조차 모른단 말이오. 지금껏 들어보지 못한, 그 존재에 관한 증거를 몇 가지만 알려들리까?」
   「들어는드릴께. 자, 얘길 꺼내 보소. 왜, 내가 가소롭소 아니면 웃기오? 그러게 어설픈 입담으로 떠들지 말란 말이오. 거 스포츠 야유 알 만큼 아시는 분들께서... 쯧쯧쯧.」
   「허허허. 영화 많이 보셨네 이 양반. 그대께서 드라마를 얼마나 많이 보셨는지는 몰라도, 그 3대 미스테리 조직의 증표. 그건 TV에 나오는 것처럼 막 다이아몬드나 육각형이나 그런 게 아니라오. 일루미나티, 프리메이슨, 그림자 정보, 빌더버그, 아브라삭스, 아담 바이스하우프트. 다 그냥 사교모임과 하등 다를 게 없소. 아, 없었소. 다만 나중 선생께 효용 가치가 있으려나 모르겠소만. 그래도 친히 알려는 드리겠소.」
   「그럼 알려주지 않을 꺼면 말을 왜 꺼냈소. 좋은 말로 할 때 말하시오. 안 그랬다가는 큰코 다칠 거요. 이미 각오는 하셨겠지?」
   「허허허. 이 양반 말 재밌게 하시네. 허허허. 아무튼 반지 차는 사람 흔하죠? 그 반지 안쪽면에 숫자가 적혀있다오. 또 목걸이 징표. 부적을 쓰고 어쩌고 그거 싹 다 필요없소. 전세계에 사거리 없는 동네도 있소? 이 세상에 숫자와 날짜와 햇볕과 공기와 각도와 문명, 그 어떤 상징이 미치지 않는 곳은 있을 수 없다오. 마지막으로 손목시계에 관한 비밀. 그건 선생께서 우리와 함께 가서 들으셔야 한다는 것.」
   「누구 맘대로!」
   「허허허. 고집 세시네. 오늘은 이만 돌아가겠소. 내일을 기대하시는 거만 예감하시고. 네?」
    뭐야 이거! NB는 쟤네들이 오기 전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푸념과 넉살로 심심함을 달래긴 했으나. 그래도 그럭저럭 뭐 안락했다. 근데... 뭐야 쟤네들! 지들이 뭔데 오라가라야? 쟤네들 오기 직전까지만 해도 이처럼 공상의 날개를 펼치고 있었단 말이다. 
    <탐스러운 먹잇감에 대한 욕망의 증거, 번뜩이는 개침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유달리 군침이 많지 않은 이상 탐욕이란 보이는 듯 아닌 듯 알 듯 모를 듯 하다는 게 문제. 혹시, 그 때문일까? 두 번 다시 미완성 환상머신에 대한 미련에 끙끙 앓지 말자고 다짐했는데. 걘 또 웜홀머신에 대한 애착일지 애상일지 애모일지. 뭔가 어떤 유쾌한 연정이 부재하니까 그런 건지 또 다시 공상병에 빠졌던 것이다. 환상적인 신비감에 대한 노래에 열광하는 것도 아니고. 뭣이 어째? 진정하고. 그게 걔 문제지 우리 문제는 아니니까. 아니 그래도 그렇지, 어? 워 워 워. 좌우지간 그 어떤 흥분감이란 진한사랑에 최적화되어 있는 것. 아무튼. 내가 또 다시 천사의 사랑론과 요정들 마술에 관심을 가지면 그땐 사람이 아니라 개다 개. ~라고 호언한지, 했는지, 안 했는지도 벌써 까먹은 인생. 자, 그래서 남자는 폼이라서가 아니라 왠지 좋으니까 Vivaldi / 마그니피카트. 그런 고상한 음악을 들었는데. 소용없었다. 생각은 허언증에 딱이었다. 하긴. 품위 원래 없었다. 속상하지. 빈정상했나? 그러든가 말든가. 만사가 귀찮구만. 상상력 바낙났거네. 그에게는 구상도 추상도 모두 보이지 않았다. 놀라운 발상도 뺐겼다. 누구한테..인지는 몰랐으나 일단 그랬다. 막연히 꿈꾸던 예술가의 삶과는 영 딴판. 우리끼리 얘기지만, 아니 됐다. 더 말해 뭐 하겠나. 웬만하면 이런 말까진 하지 않으려고 무척 참았는데, 됐다. 할 말 없다니까 글쎄>
    그런데 한순간에 불안감 상승, 상쾌함 소멸, 공포심 폭증이었다. 
    그럼 이제 어떡하지? 몇 글짜 끄적꺼려서 입에 풀칠이나 하는 인생, 괜히 이상한 칼럼을 연타로...?
    자칫 잘못하다간... 끌려가서... 만약에... 어떡하지? 그는 곧장 떠났다. 가다 보면 어딘가 도착하겠지 하면서 말이다. 





    3

    그는 1박 2일 일정으로 그곳에 도착했다. 그곳? 거기는 다름 아니라 상상 아카데미였다. 
    곧장 수속을 밟고 지불하고 사인하고. 그렇게 입소 완료. 
    여기라면 누구도 못 찾을 게 확실하니까. 하여 일단 안심. 
    평범한 수업 내용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리고 그는 동기생과 친해졌다. 
   「모두들 여긴 어떻게 들어오게 되셨소?」
   「거 말투가 너무 고전스럽지 않소?」
   「그렇게 느꼈다면, 내가 뭐 숙이고 들어갈 줄 알았소?」
   「이들 보소. 왜 그러시오. 형씨들도 마음의 여유가 없소? 자, 보시오. 여자가 왜 화장을 할 것 같소. 우리한테 잘보이기 위해서지. 꼭 그런 건 아닐 테나 치즈 달린 줄 슬슬 잡아당긴다고 저쪽으로 우르르르 이쪽으로 우르르르. 우리가 그래서야 되겠소?」
   「지금 그대는 동네축구 이야기를 하는 거요? 혹시 전직, 아니 현직 축구선수요?」
   「어떻게 알았소?」
   「어떻게 알긴. 살다 살다 그런 허벅지 보기가 어디 쉬운 줄 아시오?」
   「허벅지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저기 저분은 뭐든 길어보이는 게... 유난히 손바닥이 넓적한 걸 보아하니 당신 혹시 배구선수요?」
   「알아봐주니 고맙소. 허허허. 그 바닥에서 잘나가면 내가 여길 왔겠소?! 허허허. 다 사는 게 뭐 그렇다오.」
   「자, 그러지 말고 우리 왕게임을 하는 건 어떻소? 아니면 야자타임? 그렇다고 여자도 없는데 허세는 하나도 쓸모없지 않소. 여기서 나보다 더 속세에서 여자 많이 만나본 사람 있으면 나와보시오.」
   「당신이 먼저 패를 까야 우리도 마음을 열 거 아니오. 뭐 액면도 모른 체 판돈을 걸라 그 말이오? 거 너무한 거 아니오?」
   「허허허. 200.」
   「이 양반이 거 참 말이 심하네. 당신 우릴 우습게 보는 거요? 여자깨나 울린 바람둥이는 저기 구석지에 있는 저 냥반인 거 같은데. 뭐 200? 200 같은 소리나 하고 자빠졌소. 근데 거 어째 몸짓과 어조로 보건대 혹시 당신 언론계에서 팽당했소? 구식탱탱묵은 탐관오리 논설주필을 헌신적으로 보좌한 결과가 결국 이거요?」
   「그건 또 어떻게 알았데. 당신 내 뒷조사했소?」
   「신원조사는 물론 뒷조사까지 하는 게 내 업이었소만. 안 봐도 뻔하니 하는 말 아니오. 근데 정말이오?」
   「형씨들 그러지 말고 우리 이렇게 친해진 거도 인연인데 나중 헤어질 때 섭섭할 테니 서운한 감정 들키지 말고. 나중 한번 모이는 게 어떻소?」
   「옳소.」
   「옳소. 지당하오.」
   「만나자마자 이별을 생각한다... 친해지면 안되겠네.」
   「같이 다니면 안될 사람은 형씨가 더 적합하구만 뭘 그러오. 당연한 말이구만.」
   「자자, 그러지 말고.」
    그렇게 전화번호 물어보고, 핸드폰 주소록에 등록하고, 소셜네트워크 친구맺고, 어디 사냐 물어보고 기타 등등
   「근데 당신 나중에 나한테 전화할 거요?」
   「내가 먼저 할 순 없지 않소. 이 양반 그 정도 눈치도 없소? 당신 그래서 지금껏 어떻게 사회생활 하셨소, 네? 딱 봐도 고문관이구만.」
   「뭐가 어쩌고 어째?」
   「워 워 워. 거 왜들 그러오, 네? 거 아실 만한 분들께서... 여기서 이러면 쓰겠소?」
   「그게 다 저 인간들이 여자의 마음에 대해 쥐뿔도 모르기 때문이라는 점. 여기서 모르는 사람도 있소? 아까 누가 말했소? 200? 빼기 195에 내 전재산을 걸겠소.」
   「당신 말 다했어?」
   「아직 남았소. 나는 300!」
   「뭐? 이거 정말 보자 보자 하니까, 누가 믿는데? 어?」
   「200이든 300이든 그건 둘이서 알아서 하고. 내가 봤을 때 여기 졸업하면 아마 거의 다 두번 다시 연락도 안 할 거요. 꼭 보면 막 으쌰으쌰 한꺼번에 우르르르 친해져서 연락처 주고 받는 거. 그 분위기로 나중 더 친해졌다는 사람들. 살면서 1번도 못 봤소. 아시겠소? 일찍 달아오르면 그나마 잘하면 단기전일 수도 있소. 뭐 경우의 수가 몇몇 있긴 하겠으나. 봄 여름 가을 겨울. 날씨를 보고 바람의 소금기를 읽고 씨를 뿌려 꽃을 봐서 열매의 당도를 예측하는 게 인생인데. 씨를 뿌릴 줄도 모르는 사람들끼리 뭐 200이니 300이니 그게 뭐요? 창피하지도 않소?」
   「당신 사회에서 뭐하다 왔소?」
   「뭐하다 왔을 거 같소?」
   「저 봐 봐. 우리랑 말 섞고 싶어서 안달난 모양새. 쉽게 답해주지 않겠다, 뭐 우리랑 연애하자는 거요? 딱 봐도 허당이네.」
   「이런 쓰잘데기 없는 아카데미에 난 정말 왜 온 거지?」
   「뭐라는 거요? 크게 말해 이 사람아. 아니 근데. 당신. 그래 형씨 말이야. 뚤레뚤레 딴 데 쳐다보지 말고 날 봐 날. 어? 왜 내 눈을 피해? 당신 잔나비띠야? 3월?」
   「나 말이오? 내 별자리를 당신이 왜 궁금해하는데? 난 페가수스 자리요. 당신은 어디 소속이야?」
   「저 바보들 뭐래는 거야!」
   「근데 저 자식이 언제 갑자기 날 때리면 어떡하지? 난 한주먹감도 안 되겠는데.」
   「뭐? 왜 자꾸 아까부터 속삭여?」
   「귓구멍이 막혔어? 뚫어줘? 말만 해. 어?」
   「내 귓구멍을 왜 당신이 뚫어, 당신이 뭔데?」
    동기생들이야 장난 반 농담 반으로 저러고 노는지 몰라도 nb는 그러지 않았다. 
    왜냐, 속으로 식겁했거든. 배구계, 언론계, 어디 어디. 여기까지 따라붙었다 그 말씀. 곧 말인즉슨 길게 가자는 거네? 따끔한 맛으로 대충 죗값 치르고 맘편히 자유를 안겨주지 않겠다? 이렇다면 결국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얘긴데. 어쩌지? 어떡하지? 이걸 정말 어쩌면 좋을까. 그러면서 일단 그는 속성인지 정식인지 모를 과정을 다 마치지 않은 채 중간에 그곳에서 도망쳤던 것이다. 





    4

    거인 등에 업힌 난쟁이는 거인보다 더 멀리 볼 수도 있다. 때문에 설득당했든 꼬시기 전부터 내 마음이 동했든, 주식매입 선택권(스톡 옵션)이라는 황금 족쇄. 우승 확률 높은 경주마에 거는 마권과 비슷할 수도 있는데. 1등 못하면 휴지조각이냐, 천리마에 묻어 가서 돈방석에 앉느냐! 물리적 거리 말고 현재의 쾌감을 미래의 행복까지 지연하는 이치인데. 그 입장 되보면 중간에 발빼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즉 인생이란 결국 트레이드 오프. 다시 말해 적게 걸고 적게 먹느냐, 고위험 고수익이냐. 헌데 적게 걸고 많이 딸 수 있다? ~에 혹하면 자칫 잘못하다 2장 3장 금방 잃는다. 왜 행복업과 상업은 동의어가 아니겠나. 백마 탄 왕자님은 동화에나 나오는 얘기. 팔방미인이 왜 내게... 아무 의심 없이 멜로드라마를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는 것. 세상 대 아름다움, 에 같음(=)이라는 등호가 성립되면 오죽 좋겠나. 때문에 상술은 요술과 쌍벽을 이루게 되는데. 즉 마술사 옆에는 언제나 섹시한 조수가 있는 법. 따라서 고위험 고수익? ~에서 "고위험"은 쓱 흘리고 "고수익"에만 혹하기 쉽다는 것. 팔랑귀 뿌잉뿌잉 조명발 반짝반짝 립서비스 굽실굽실! 그래서 그 끝은... 그렇다. 개미처럼 아득바득 모으기는 어려운데... 인생이란 한방인 걸까? 남자는 폼이다. 농담이고. 좌우지간 감각적인 투자가 희망의 내일을 살찌울 수도 있는데. 어쨌든 스톡옵션이든 속는 셈치고 믿어보는 사랑이든 그건 나의 선택. 남이 등떠밀어 억지로 사는 게 아닌 내 인생. 자유와 책임과 대가와 담보와 이상과 미지의 신비감이든 뭐든. 뭘 고른 늑대는 나고, 못 이긴 척 승낙하는 둥 마는 둥 그 늑대의 군침에 넘어갔다가 나중 제 발등을 찍고 싶은 불여우는 그대. 진짜 농담이고. 그게 아니라 악마와의 거래 때문에 빚어진 마성? 악마 메피스토펠레스가 물이겠나 봉이겠나. 그와 계약한 타락천사 루시퍼, 유행가 제목이면 그나마 나은데. 그게 아니라 인간의 운명이면 어떡하지? 공상도 풍년이다. 그러니까 개 같은 인생이냐 개팔자가 상팔자냐, 우리의 삶이란 한 끗 차이인데. 개상 말상 귀염상 다 말고 왜 하필 별명이 마지막 잎새상! 뭐 그건 그거고. 그러니까 늙은 개에게 인생의 의미란 무엇일까? 똥개 개뼉따귀 탐하는 헛소리는 그만하자. 제발! 허나 뭐랄까 절망적인 현실 때문에 도저히 멈출 수 없는 하이에나의 욕망. 굶주린 늑대가 어찌 모를까. 이처럼 어쩌다 보니 nb는 또 잔머리를 굴리게 됐다. 안 그러게 생겼나. 그럼 이번에는 달랐을까? 다를지 발전했을지는 대략 관찰해봐도 점칠 수 있는 것. 예를 들면 자, 보자. 대망이 이루어졌다고 가정하는 환희와 열정. 여자들의 이상형이 만약 나라면 어떨까 라는 가정법의 기쁨. 그게 습관이 되면 최소한 통장잔고에 도움은 안된다. 근데 공상을 진정시키면 허언증이 쓱 고개를 들이밀고. 허언증을 달래니까 또 허영심이 왜 쟤만 편애하녜. 무엇보다 난처한 것은 진한 사랑에 대한 갈망이라고나 할까? 뭣이 어째?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거야.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인생. 감사와 호의와 축복과 사랑도 좋다만 도저히 싫어할 수 없는 주연이 난 아니라는 점. 무시할 수 없는 사실. 허나, 풍요와 바쁨과 호사와 인기가 날 싫어하면 어떡하지? ~라며 미리 겁먹을 필욘 없다. 그렇다고 '나대지 마'라는 애칭을 뒤늦게 꿰차고 싶어해서도 안되겠지. 얄미움과 꼴배기싫음과 재수없음은 물론 짜증남까지 독점한다? 아니 될 소리. 상상만 해도... (절레절레)! 좌 멍청한 인생 우 미련한 사랑? 차라리 바보 중의 상바보임을 솔직히 인정하고, 지금부터라도 그녀들의 이상형으로 거듭나 볼까? 하면 그게 말처럼 쉬우면 뭐가 문제겠나. 아무튼 뭐라 말할 수 없는 푸념 그만 하자. 그게 좋겠다. 뭐라고 딱 집어 말하기 힘든 잡생각에 대해 더 떠들다간 nb든 필자든 누군가 돌아버릴 테니까. 
    그래서 녀석은 아지트에 갔다.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몇몇 지인들과 얘기하고. 새로운 얼굴들과 인사하고. 
    그런데... 그런데... 유난히 잉글랜드맨들이 눈이 많이 뜨이네? 저 자식들이...! 
    여기 더 이상 오지 말라는 소린가? 그는 아무래도 그런 것만 같다고 생각했다. 하여 당분간 거기 발길을 끊기로 한 것이다. 





    5

    그렇게 딱 nb는 사무실에 도착했다. 그런데, 핸드폰! 그는 핸드폰을 아지트에 놓고 왔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다시 그곳으로 갔다.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장면 전환.
    장면 전환.
    장면 전환.
   「뭐야, 아까 걔네들은 다 어디로 가고... 순전 밀랍인형들 뿐이 없잖아? 이거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그리고. 내 핸드폰은? 아, 저기 있구나. 다행이군.」
    무슨 일인지 찬찬히 살펴보며 생각하고 있는데. 그러다 갑자기 음악이 들려왔다.
    Daniel Auber / 오페레타 <검은 망토>중에서 “마침내 돌아왔다.. 아 굉장한 밤이었어” 
    어딘선가 공기방울, 애들이 거품장난감 가지고 노는 것처럼 그런 공기방울이 퍼져나왔다. 
    조명은 어두워졌다가 밝아졌다가 색상을 띄었다가 아니었다가. 더불어 드라이아이스인지 안개인지가 바닥에 깔리고 있었다. 
    그렇게 바 의자에 앉아 그는 정신을 잃었다.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장면 전환.
    장면 전환.
    장면 전환.





    6

    nb는 깨어나보니 어떤 영화세트장인 듯 싶었다. 또 주변엔 마네킹이 유독 셀 수 없이 많았다. 그리고 마네킹 외에 보이는 사람은 여섯 명. 즉 nb까지 하면 총 7명. 
   「깨어나셨소?」
   「드라마에서 많이 보셨겠지만 어떻게 된 게 누가 영화를 찍는 모양이오.」
   「각자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굳이 자세한 설명은 들어볼 필요 없을 듯 하다오.」
   「그런데 각자 흰플라스틱을...착용하신 거 뭐죠?」
   「우리도 아직 모르오. 우리야 눈으로 볼 수라도 있는데 당신은... 여기 거울이 어디 있지?」
   「왜... 그러시는지...」
   「당신은 얼굴 전체가 흰플라스틱 가면이라오. 아시겠소?」
   「네?」
    그렇게 7명은 각자 흰플라스틱인지 사이버 부분 갑옷인지를 착용하고 있었는데. 
    왼쪽발 + 오른쪽발 + 팬티 + 몸통 + 왼쪽팔 + 오른쪽팔 + 머리 = 7명
   「대충 어떻게 된 일인지 가늠 되셨으니 자, 저기를 보시오.」
    가르키는 방향에는 벽면에 마이크로 프로젝터로 안내문이 비춰져 있었다. 내용은 이랬다.
   "첫째, MRI 비슷한 장비에 전원 착석하여 안내에 따라 사진을 찍을 것 (한꺼번에 일렬로...)
    둘째, 회전목마 + 우주비행사들이 거치는 원심력 기계 = 그 둘을 합체해놓은 듯한 장비가 회전할 때 그대로 서 있기만 하면. 그러면 장시간 노출 사진이 찍힘. 
    셋째, 그 2가지를 완수하면 각자 7인의 사이버플라스틱에서 ☆○□△♤♡♧ 모양의 쇠봉이 분리될 거요. 물론 트롬트루퍼 같은 플라스틱도 몸에서 분리될 거요. 그리고 쇠봉을 마이크로 프로젝터에 육각별의 꼭지점과 중앙에 한꺼번에 즉 동시에 꼽으면. 저기 TV 옆에 있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 거요. 그곳에 최종 지령이 들어있다오."
   「뭐야, 이걸 우리 보고 다 하라는 거야?」
   「그래도 난위도만 봤을 때 어렵지 않는 건 사실이오.」
   「형씨들 혹시 짐작가는 사람 있소? 없소?」
   「확실히는 모르겠는데...」
   「뭐요? 어서 말해보시오.」
   「아직 말할 단계는 아닌 듯 하오. 그러지 말고 일단 우리에게 명령인지 부탁인지 알려준 저 2가지를 먼저 해치우는 게 어떻겠소. 왜냐하면 그렇지 않고서는 우리를 놔주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오.」
   「찬성이오.」
   「동감하오.」
    장면 전환.
    장면 전환.
    장면 전환.
    잠시 후. 그렇게 그들은 2가지 과제를 수행 완료했다. 그랬더니 정말로 ☆○□△♤♡♧ 모양의 쇠봉이 분리됐고. 
    다음으로 마이크로 프로젝트 뒷면 육각별에, 그 일곱가지 쇠봉을 동시에 꼽았더니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그 안에는 007 가방 일곱개가 들어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접혀진 쪽지. 
    그들은 쪽지를 펼쳤다. 내용은 이랬다. 
   <뜻하지 않게 인사가 늦은 점 사과드리오. 정중히 부탁드려서 필름과 파일을 얻는 게 순서긴 하오나. 부득이하게 이와 같은 과정이 진행된 점, 추후 섭섭치 않게 황금으로 달래고, 다이아몬드로 사죄하며, 미녀부대로 환송할 것이오. 자, 피차 바쁜 사람들이니 이제 여기서 영화는 끝날지 드라마 시리즈는 이어질지 그걸 알려드리겠소. 
    여기 있는 7개의 007 가방에는 스위스은행의 환태평양 어디 지점을 거쳐, 기타 등등... 무기명 채권이 들어있소. 물론 그거 반틈에 최저 현금 뭉치도 함께 들어있다오. 허허허. 반갑소. 우리는... 우리의 정체를 아직은 알려드릴 수 없다는 점. 무척이나 애석하긴 하오. 허나 나중 좋은 날 있지 않겠수?! 하여 그대들의 선심이자 성과라고나 할까 일종의 과제는 끝났으니. 다음 선택은 그대들 몫이라오.
    결론만 간단히 말씀드리겠소. 당신들께서 왜 여기까지 오시게 되었는지. 혹시, 그 이유를 알고 싶지 않소? 과연 이 작전이 어떤 조직까지 연결되어 있을지 궁금하지 않냔 말이오. 만약에 그걸 알고 싶으시다면 상자 바닥에 깔려진 벨벳 천을 들어보시오. 그럼 바닥에 주소 하나가 적혀 있다오. 그곳으로 찾아오시면 됩니다.
    자, 여기까지. 왠지 궁금하거나 어딘가 수상쩍거나 그럴 수도 있으나. 질문은 받지 않겠소. 정말 왜 이처럼 당신들께서 영화를 찍어야 하는지 진정 알고 싶지 않소? 정말로 구미가 댕기지 않단 말이오? 따라서 만약 그렇다면 그대들은 지금부터 자유의 몸이라오. 다만 007 가방 안에 든 저질 채권과 저액 지폐 뭉치로 만족해야 할 것이오. 물론 저 주소로 찾아와서 앞서 말한 이유를 알게 된다면 저질 채권은 급이 다른 지표로, 저액 지폐는 0가 몇 개 붙을지 미리 알려드릴 순 없지만 일단 단위가 바뀐다는 것만 알려드리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찾아오시든 아니시든. 섣불리 이와 같은 일을 체험했다고 어디서 발설하시는 건 금물이라는 걸 알려드리고 안내문을 이만 마칠까 하오. 절대로 금지해야 한다는 점, 굳이 미지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모험할 가치는 없을 것이라는 점은 내 장담하겠소. 그럼 이만!>
   「뭐야 이거!」
   「형씨들, 어떻게 할 거요?」
   「선생 먼저 의중을 알려주시오.」
   「왜들 그러오! 아마 드라마처럼 저걸 누가 모두 독차지할 인물들을 섭외하지 않았을 거라는 점. 그건 분명할 테니. 이건 말 그대로 자유 의사에 따라 갈 사람 가고 남을 사람 남으면 될 거 아니오. 아니 그렇소?」
   「여기서 멈추면... 왠지 지는 거 같은데.」
   「유난떨지 맙시다. 그냥 지고 저질 채권에 만족하는 건 어떻소?」
   「옳소. 어차피 뻔한 수작일 게 분명하오. 물론 007 가방을 당장 확인할 수 없다는 것도 불을 보듯 뻔하니. 홈그라운드로 돌아간 다음에 열릴 텐데... 그때 불만족스럽다고 다시 돌아올 수도 없는 것. 어차피 인생이란 두 마리 토끼를 쫓을 수 없는 것 아니겠수? 난 남겠소.」
    그때 음악이 들렸다. Bach / 칸타타 <슬픔이 무엇인지 모르고> BWV 209
   「이거 뭔가 불길한데.」
   「이건 음험한 징조가 아니라 신비로운 예감 아닐까요? 난 그 기대감에 한번 운을 실어보고 싶소.」
    그렇게 OX는 5 대 2로 갈렸다. 즉 5명은 주소를 찾아 떠나기로 했고, 2명은 집으로 돌아가기로. 
    물론 바깥에 본부로 함께 떠날 수 있는 멋진 차량도 준비되어 있었다. 
   「그대 두 분. 타시오. 교통 편한 데까지만 태워다 드리겠소.」
   「고맙소만 사양하겠소. 일단 몸을 실는 거까진 문제없는데. 마음 바뀌기 싫단 말이오. 또 아시오? 작전이 변경될지 말이오. 아무튼 반가웠소.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겠소만. 혹시 연이 닫는다면, 나중 이후의 모험에 대해 부디 슬쩍 귀뜸이라도 해주셨으면 고맙겠소.」
   「」
   「」
   「」





    7

    nb는 따라갈 걸 그랬나 라면서 엇그제 영화세트장의 장면들을 떠올렸다. 허나 이미 지난 일. 미련은 남아의 주업이 아닌 것. 그럼 부업으로라도 뭐 어떻게 애련을 간직한 숙녀들과 함께... 뭣이 어째? 됐고. 아, 맞다. 참고로 말하자면 그때 그 묵직했던 007 가방. 집에 돌아와서 보니 이게 뭐란 말인가! 누가 바꿔치기 할 틈이 없었는데... 어떻게 된 거야? 그건 장난감 007 가방으로 바껴있었던 것이다. 이런 젠장~! 그러게 따라갔어야지. 조금 걸고 조금 먹는 연습게임도 아니고. 못 먹어도 GO, 쫄아서 판을 못 읽었구만. 아니지. 또 몰라. 혹시... 그분들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 설마... 아니야 아니야. 어차피 지난 일이야. 그렇다고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는 거 아니겠어? 그러니까 결국 사랑이 애증으로 변하는 멜로드라마와 담 쌓고 살다가, 어느 날 어떻게 모험 장르를 알게 됐는데. 하필 그게 절반짜리였기 때문일까? 그는 그 뒤로 간간이 자신이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스톰트루퍼로 나댕기는 악몽이 꾸었던 것이다. 뭐 다스베이더의 똘만이? 아직 그냥 조직에서 승진이든 임금상승이든 그와 관계없이. 스톰트루퍼는 영원한 스톰트루퍼일 뿐인데? 은근 매력적인 조연급도 아니고 떼샷일 때만 뭐 봐줄 만한데, 누가 누구인지 구분도 안되는 삥발이라니. 미련곰탱이, 쩜팔이 그런 비속어들 생각나게 또 그게 뭐냐고. 어쨌든, 
    그는 최면술이 지겨워졌다. 아마도 둔갑술식 화장발에 질렸을 것이다. 아니면 저속한 표현마따나 공상의 약발이 떨어진 걸까? 여자말 번역기가 고장났겠지. 애초에 상상력도 비리비리. 변화없는 일상에 싫증난 거네. 또! 그럼 정말 변덕은 부동의 인기라는 말인데. 하긴 변심 빼고 사랑을 어떻게 논평하나. 안 그래도 기회마저 박탈당함. 그래도 꿋꿋이 버티다 보면 애정결핍은 언젠가 보상받게 될까? 일단 아직까진 희망사항일 뿐. 이처럼 그는 마침내 권태에 굴복했다. 품위유지비 부족에 무릎 꿇을 수 밖에. 전망마저 깜깜하다. 더 나은 미래는 무슨. 꿈과 희망의 낙원? 개뼉따귀로 동네 똥개의 환심이나 사라지. 그래도 뭐랄까 다행스럽다고나 할까 뻔뻔하다고 해야 할까. 즉 그에게는 아직 뻔트라는 카드가 남았는데. 뭐가 어쩌고 어째? 넘어가자. 미스테리의 비밀을 알고 싶은가 젊은이? ~라고 처음에만 혹 하는 말발 벌써 바닥이 보인다. 그러겠지. 왜 아니겠어. 그러니까, 아직 할 말이 남았을까? 재미난 얘기를 들려줄게요, 근데 듣고 보면 난 또 뭐라고! 뭣이 어째? 워 워 워. 대체 언제까지 환상소설을 탐독하는 애독자들을 골탕먹일 건데? 멜로드라마 애호가 얕잡아 볼 처지가 아니다. 철들려면 멀었군. 속이 없어. 걸핏하면 생각하는 거라고는 아름다운 애마와 달콤한 연정이라니. 게다가 웜홀머신 어쩌고저쩌고 신나게 떠들더니 결국 첫 끗발이 개 끗발. 무책임한 녀석. 끈기가 없어. 활력은 있나? 일단 돈이 없어. 그래서 사랑도 없고. 사랑이 없으니 응석만 늘어. 응석이 늘면 넉살도 탄력받겠지. 넉살이 탄력받으니 매번 잡념만 늘어나. 잡념이 늘어나면 노상 흑심만 증가. 흑심이 증가하면 어떻게 될까? 웬 똥개처럼 군침만 질질 흘리지 않으면 다행일 텐데. 설사 잘 참아서 엄한 데다 눈독들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럴지라도 벌은 꽃으로 나비도 꽃에게로 뭐 똥파리까지? 농담이고. 슬럼프 아주 심각하구만 그래. 못 봐줄 정도. 맺집 증가 재력 하락. 넉살 더 증가 기쁨 더 하락. (절레절레) 자, 그래서 그가 꺼내든 특단의 대책은 무엇일까? 짜잔~ 말을 못 구하거든 소라도 타라! 그런데 이젠 하다 하다 장난감 노트북마저 없음. 미칠 거야. 돌아버리지. 그렇다고 내일의 낭만을 급한 대로 끌어다 쓴다? 곳감론이라는 절대 강자가 공포심을 조장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사랑의 포로는 아무나 되나? 숙녀분들 모셔놓고 연애론에 대해 설명하라고 해 봐. 어버버버 우쭈쭈쭈 눌변으로 대체 뭘 하겠다고. 하여 있었는지 과장됐는지 모를 아는 동생들 다 도망감. 호박이 제 발로 근처에 굴러올 생각을 안 함. 자기 능력치를 정량화하지 못하니 잔재주도 배신. 그렇다고 여자의 마음을 측정 잘한다고 자부하면 뭘 해, 뭐 그분들은 입장 없나? 어딜 넘 봐, 또 언년을 꼬실려고. 뭐 형이 쟤네들 다 꼬셔줄께? 또? 잘한다 잘해. 이젠 우정도 다 떠나갔다. 진짜 혼자다. 원래 사람은 외롭다. 함께 외롭자는 둥 뭐라는 둥 유행가 가사 낙서 몇글짜 끄적거리면 금방 나온다. 일도 아니다. 콧노래 기분 좋아 흥얼거리면 작곡도 대충 가닥 나온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그는 아웃사이더였다. 그러니 무능력하지. 여자가 먼저 꼬리치는데 좋아한다는 여자한테 하트 뿅뿅 다가갈 배짱도 없어. 눈치는 있어? 이젠 하다 하다 남의 말도 잘 듣지를 않아. 심지어 근처에 아무도 없지 않나. 따라서 그는 자연스럽게 사교계에 발길을 끊게 됐다. 그러면 갈 데라고는? 그렇지. 더 말해 뭐 하나. 행복이 뭐 별건가? 공부는 재밌다. 일처럼 즐거운 게 어딨나. 만족의 기준선이 유동적이라는 게 문제긴 하다만. 타인에게 유독 실망만 안겨주는 재능, 없으니 편한데. 옆에서 바가지 긁는 여편네 있는 게 어디고, 없어서 다행인 팔자도 어딘가. 짚신도 다 짝이 있다. 오늘 점심 뭐 먹지? 저 하늘의 별을 따자. 그럼 된다. 아직도 수요일이라니... 퇴근 몇 시간 남았지? 그게 행복한 거다. 우리는 배가 불렀다. (조용조용히) 난 빼주세요? 세상 사람들이 그 소곤거림 다 들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쇼핑백 많이 들면 무겁다. 다 가질 수는 없다. 그런데 모두를 어떻게 만족시키나! 다 웃길 수 없다. 귀에서 피나는 분들 생각 좀 하자. 다변가 마누라 때문에 득도한 남편... 알 만하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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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야만적 역사

from 칼럼 2020. 12. 28.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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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배경지식 모르는 사람이 상당수이니 칼럼 이해를 위한 전제부터. 
    1) 영국      = 잉글랜드 + 스코틀랜드 + 웨일스    + 북아일랜드
       유니언잭 = (┼)        + (X)           + 좌향 적룡 + 국기없음
    2) 아일랜드 = 독립국 (미국과 동일)
    * 아일랜드는 잉글랜드, 스코트랜드..., 영국과 한치의 관련도 없음. 역사적으로 상관성은 많다만 아일랜드와 영국은    <독일 : 프랑스>처럼 전혀 무관하다고 보면 됨. 
    3) 그 외 영연방 다수

그림 A. (아일랜드&영국)

  북아일랜드**   스코트랜드*
  아일랜드*   웨일즈**  │  잉글랜드**


* 아일랜드                                                 = 아일랜드
** 북아일랜드+스코트랜드+웨일즈+잉글랜드 = 영국
*** "영국"이란 이처럼 4지역을 합산한 용어. 아니면 따로따로 불러야 함.
**** 다만, 아랍연맹/유럽연합/국제연합에 아랍왕/유럽왕/국제왕이 없는 것과 달리 연방제인데 왕 개념이 있음. 즉 독립체들이 모여서 연합-연맹-연방을 구성한 게 아니라 구성 출발부터 과정이 다르기 때문. 말하자면 군대용어로 비유했을 때 영국이라는 본부 개념을 입헌군주제/왕실/의회등으로써 런던이 갖고. 또 괴상하게 잉글랜드는 (군대용어로) 직할대 개념이므로 (영국 내에서 유일하게) 자치정부라는 게 없음. 그래서 국가대표전을 보면 "프랑스 대 잉글랜드"처럼 국가전은 가능하나, 영불행사 같은 경우는 국가 대 국가가 아니라 또 유니언잭으로 대응하는 체계. 그러다 최근 득실 따져 유럽연합에서 탈퇴. 전망은 구소련 연방처럼 해체 가능성은 전문가들 의견 차이 크지 않은데, 몇몇 전례 다수. 캐나다 왈, 우리 나갈래, 뭐 어디 감히...! 스코트랜드 핵잠기지만 아니면 당장이라도 이혼하고 싶다 등등. 보아하니 연방 없이 오직 자력과 우방만으로 든든한 미국과는 사정이 전혀 다름. 유럽에서 발 뺐어도 연방의 권위와 결속력은 오래갈 텐데... 결국 밥그릇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예측, 경제적으로 재미있어질 소지 다분.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 그림에서 유독 잉글랜드만 감정적으로 욕을 듣는다. 모양이 대략  "┌". 그게 지구 반대편에서 축소판이 있다는 거는 다음 문단에서 논하고. 자, 배경지식은 이렇고. 그런데 왜 저 5분포에서 4곳은 모두 잉글랜드를 미워하는 걸까? 앞서 다른 칼럼들에서 누누이 반복했듯 교양적으로는 무감정, 정서적으로는 싫음. 왜냐하면 미워할 수 밖에 없도록 잉글랜드가 역사적으로 업적을 크나크게 남겼기 때문. 너무도 표독스럽게 족적을 남겼는데 안 그럴 수가 없거든. 그게 또 재미난 게 뭐냐면 역사는 꼬리에 꼬리를 문다는 점. 복잡&단순한 영국사는 지금으로부터 약 2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즉 지금의 영국은 당시 로마제국의 식민지. 그런데 당시 그게 단지 우연이었을까? 아니면 하늘이 뭔가 장난을 친 걸까. 즉 말하자면 당시에 로마제국은 현재의 "잉글랜드+웨일즈"까지만 점령했다는 점. 즉 2000년 전에 지금의 아일랜드, 북아일랜드, 스코트랜드는 로마제국과 동등한 입장이었지 절대로 속국도 식민지도 아니었다는 점. 더 자세히는 조사하지 않았다만 대충은 그렇다. 설혹 틀린 점이 있다면 지적 환영함. 다음으로 일단 로마제국에 대해 또 간략한 배경제식 잠깐만. 
    로마제국. 로마제국이란 지중해를 중심으로 유럽, 북아프리카, 서아시아 등지를 다스린 제국. 기간은 기원전 27년 ~ 395년. 제국의 분열은 395년, 서로마 멸망은 476년, 동로마 멸망은 1453년. 언어는 라틴어&그리스어. 
    자, 잉글랜드의 입장을 보자. 자신들이 당했던 국사가 너무 오래되어 잊어버렸을까? 잉글랜드&웨일즈를 보면 지금 지명, 도로명, 문화, 관습 등 꽤 많은 부분이 2000년 전 로마제국 당시 설정한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불인정하지 않는다. 조사하면 다 나온다. 후발주자 일본처럼 문화와 예술과 문명이 일부분 전파된 흐름이 역류보다 순류가 많다는 걸 광분하면서까지 부인하진 않는다. 현지에 가서 보면 자국 역사는 1만년으로써 나일강 어디 어디보다 할아버지급, 근데 1900년대 초중반 불리한 건 전부 빈칸. 전세계적으로 이처럼 대하드라마에 최적화된 지역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그리고. 잉글랜드가 저처럼 당시엔 약자였으나 지금은 강자이고 싶으니, 따라서 받은 걸 아름답도록 남들한테 되돌려준 결과. 그래서 지금도 아프리카에서는 전쟁이 일상이다. 잉글랜드와 더불어 유럽 강대국들이 자기네 대표들끼리 쑥덕쑥덕 회의해서, 미국&캐나다 국경처럼 짝짝 구분해서 자기들끼리 나눠가졌던 전-아프리카땅. 민족과 언어와 관습은 상관 없이 그냥 사이좋게 땅 나눠먹기. 그래서 지금도 아프리카는 전쟁중, 피난민은 끊임없이 1000년일지 1만년일지 예상하기 어렵도록 만년 유럽행. 
    그래서일까? 유럽사를 보면 고전음악 전성기에 오라토리오, 칸타타... 작곡도 잉글랜드는 최고로 게을렀다. 겉으로는 하늘이시여, 진짜로는 왕족과 군주제와 최상위 계급을 위한 사회. 지금 잉글랜드의 국교는 잉글랜드 성공회. 잉글랜드 성공회는 로마 가톨릭교회로부터 16세기에 분파된 교파. 또 잉글랜드는 법치국가이니 당연히 종교의 자유가 있을 테고. 고로 종교 구성은 잉글랜드 성공회 60%, 로마 카톨릭 25%, 기타 나머지 15%. 그게 16세기에 분파된 이유가 책 몇 권 분량일 텐데. 갼략히 따지면 행정관료를 임명한달지 국가행사를 개최한다랄지... 뭘 해도 로마교황청에 보고를 해야 하니 피곤! 뭘 해도 로마 교황의 허락을 받아야 하니 짜증! 어? 왕짜증. 그 뿐일까? 로마 가톨릭교회의 교계제도가 그 얼마나 탄탄한 제도인가. 총대주교와 상급대주교의 입김은 잉글랜드를 덥게도 식게도 만듬. 설마 추기경과 대주교님께 녹봉을 바쳐야 했을까 까지는 모르겠음. 그런데 신경질이 나지 않게 생겼나. 그 뚜껑열림이 대체 얼마나 쌓였을까? 그러니 이건 아니다 이건 아니다~ 그래서 종교적으로 독립. 즉 서로마 제국의 쇠퇴 (395년~476년)로 인해 실질적으로 독립했으나, 종교적으로는 16세기에 독립했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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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컨대 잉글랜드 입장에서는 (대충) 
    A) 서기 0년~500년: 식민지배 당하던 시기
    B) 서기 200년~1400년: 로마 교황청과 완전 일치라는 족쇠 (15세기 서방 교회의 분열 때는 로마측을 지지)
    C) 16세기: 유럽 종교 개혁 영향과 국내운동 주도로 종교 분파에 성공
    D) 요컨데 잉글랜드는 440년까지 로마제국 식민지 → 앵글로색슨 왕국들 병립 → 800년대 바이킹족의 식민지 → 1066년 노르만족 식민지 → 1100년대 웨일스 정복 → 1500년대부터 400년간 아일랜드를 식민지화 (외세 즉 로마제국, 바이킹족, 노르만족 등 식민지 생활만 1500년? 당하다가 업치락뒤치락 복잡해졌는데. 그만큼 당한 걸 근방과 전세계에 되돌려준 결과) → 현재 영국 국왕 및 왕족은 독일계 (또 타유럽국들 왕족과 피가 섞임)
    바로, 그래서 북아일랜드, 아일랜드, 스코트랜드, 웨일즈가 잉글랜드를 싫어함. 미움받을 짓을 엄청나게 많이 했음. 스코트랜드는 한 50%는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고 싶을 걸?! 득과 실 따져 차마 어려우니 투표 결과도 실패했던 것. 그러고 보면 아일랜드놈들이 물건이다. 잉글랜드 그 독종들로부터 벗어났으니. 북아일랜드만 국기도, 국가도, 국장도 없이 병신된 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어정쩡허니 영국. 웨일즈야 그냥 묻어가는 거고.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 그러고서 영국 국가인 <하느님, 여왕 폐하를 지켜 주소서 하느님, 여왕 폐하를 지켜 주소서>. 실질적으로 국왕과 왕족과 사회지도층만을 위해 살았으면서. 칸타타, 오라토리오 같은 기본적 임무도 짜증냈음. 거의 하지 않았음. 성모 마리아도 불인정. 성당들 많으면 뭘 하나, 찬양이 아니라 왕족과 기득권을 위해 이용한 목적이 더 큼. 지금도 잉글랜드 작가는 철저히 보수성향이 강하고, 상당수 무신론자들도 많음. 지금 와서 어쩌라고! 하여 조롱꾼 기질도 발달. 섬문화의 대표주자. 솔직하면 솔직한 만큼 손해만 막심. 또 다당제와 현대적 자유분방함이 다채로우니까 불과 200년 전에 독일제국에서 왕권이 사람 껍질 즉 피부를 벗겨 죽였다는 걸 왜 기억하지 못할까 고개를 흔듦. 그리고 위 내용에서 보완할 내용도 많고, 자세히 들어가면 치를 떨 사안들이 말도 못함. 물론 전-영국에서도 잉글랜드. 잉글랜드가 문명에 기여도 많았고, 선교사랄지 여러 부분 착한 일도 많이 했다. 근데 정치는 누가 하나? 남자 & 강자가 한다. 최소한 그랬다. 그뿐일까? 정치란 무엇인가! 정치란 (저속한 표현마따나) 비열함의 끝판왕이다. 도대체 수단과 방법에 대해 몇 번을 더 말해야 할까. 뭐 그건 그거고. 그리고 현재 부모님 세대는 뉴질랜드와 캐나다와 호주는 그냥 식민지와 다를 게 없다고 인식. 한 끗발 아래 정도가 아니라 말 그대로 식민지. 계급사회가 전통인 제도권에서는 아랫것들과 말 섞는 거 좋아하지 않는다. 유럽권을 보면 뒤섞이고 복잡하고 부대꼈으니까, 바로 그래서 문양과 로고를 보면 좌향이 많다. 즉 전통 중시. 또 잉글랜드는 15세기 동안 당한 걸 5세기 동안 근방과 전세계에 몇갑절로 되돌려줌. 그래서 아일랜드&영국에서 잉글랜드를 다 싫어함. 이걸 일컬어 다음과 같이 짧게 말할 수도 있다. 즉, <안이냐 밖이냐>. 이처럼 정신 못차리니까 일관성을 잃어버리게 된다. 나는 되고 남은 안되고, 가 이래서 발생한다. 늬 거도 내 꺼, 내 꺼는 원래 내 꺼! 그게 바로 이래서 당연하게 된단 말이다. 
   (앞서 과격한 표현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물론 심한 비약은 그럴 수도 있다, 그랬다, 비교적 과거는 현재보다 덜 온건했다 라는 뜻이다만. 정치 하면 국내정치만 있나? 사교와 외교가 어떻게 같나. 국제정치가 곧 세계사이지 않나. 그런데 국내정치는 시대적으로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자 사극 찍자는데 뭔 말이 많냐, 허나 국제정치는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기 싫대. 언제식으로 산다고 생각을 해보시라. 가정 내에서만 봐도 독선적인 가장, 성격 까칠하면 나머지 가족구성원 날마다 그분 눈치만 보다가 늙어버린다. 행복이여 안녕! 가부장적 가장이 가정 내에서 독재적으로 군림하더라도 그럭저럭 오디오 이퀄라이저 들쑥날쑥하면 그나마 나은데, 피곤한 스타일을 30년 40년 보좌하신 부인 속에 쌓인 건 말도 못한다. 가정 대 국가, 비유해서 그렇긴 하다만 썩 엇나간 비유는 아니란 말이다. 단란한 가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가정이 잠식되니 아아 저분이 하늘의 왕이시구나 절하고 숭배하고. 또 주인 바뀌니 서로 제왕하겠다고 하고. 사회구성원은 몰라도 어깨가 무거운 직위, 누가 됐든 권력한테만 충성하는 개라고 오해받아도 좋을까? 날씨가 바뀌듯 줏대없이 줄서기만 잘하면 그만이냔 말이다. 세일즈맨보다 한발 앞서 자존심 살짝 버리고, 허영심보다 더 한발 앞서 내 맘에 안 든 비기득권층은 옹졸하다는 둥 간장종지 심보라는 둥. 시대가 바뀌니 툭하면 그땐 어쩔 수 없었다 어쩌고저쩌고. 딴건 다 참아도 사회기득권 체계를 바꾸는 건 절대로 용납 못하시는 어르신들. 다른 건 다 참아도 내 재력과 아파트값에 높은 세금 매기는 건 짜증나는 그분들. 전국 1% 땅값이면 당연히 평균에 해당하는 물가-주가보다 월등함도 넘고, 현격함은 더 넘고, 그래서 못 버티면 b-c로 물러나는 게 그들만의 세상 원리요 질서. 아 글쎄 당연지사! 평균과 VVVIP가 같나? 시장판과 최고소득층이 어떻게 같나. 지출은 불리하니까 평균에 붙는 논리로, 수입은 유리하니까 너네들이 알아서 vvvip와 사회지도층을 대우하거라 라는 논리. 그런데 집값 오르면 올라서 짜증난다, 살짝만 올라서 이거 팔고 더 괜찮은 데로 옮길라 그랬는데 그마저 못하도록 만든다는 둥. 뭔 전세계가 사극파들에게만 최적화되어 그분들 비위맞추도록 돌아가야 하나? 그런가? 그리고 아메리카 대륙에서 체계 도입이 늦어 남쪽에서 혼란이 얼마나 많았나. 그처럼 세계사가 남녀간 사랑처럼 아름다웠나? 너 나 할 것 없이 잘 아시질 않나. 더불어 매파와 사극파들 심성이 그 얼마나 고울까. 국제정치라는 논리가 얼마나 살발한데 작은 동네에서 혹시 시간을 거꾸로 돌리면 어떡할까. 오페라 따로 멜로드라마 따로 라면 몰라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사극이면 어떡하냐고. 더더군다나 야유꾼이 조롱의 대상으로 삼는 범위에서 그 한계가 있을까? 없다. 듣자하니 냉소꾼 개개인 모두가 조물주에 해당하니까. 전지전능함으로 사극파 탐욕도 제대로 충족시켜주지도 못하는 게 뭔놈의 전지전능함이냐. 아이고야~ 어떤 교파들은 누구 편애받으니까 좋겠네. 그래 봤자 다 똑같은 인간, 따라서 꼬봉처럼 단지 우리들 소망만 적당히 만족시켜주면 그만. 살쾡이 사고체계 왈 내게 왜 이래, 천동설 사고체계에 지동설로 대응하면... 넘어가고. 그렇듯 일시적으로 인간의 두뇌와 파충류 두뇌는 동일할 수도 있는데. 애초에 태어나기를 소시오패스가 어디 한둘인가. 각계각층에서 대체로 누가누가 위로 올라갈까? 끝없이 문명은 발전하지 경쟁은 더 끝없지, 인구는 100억을 향해, 인간 빼고 동식물은 사정이 어쩌고. 이래가지고 먼 훗날 지구멸망 전에 타임머신이든 우주선 타고 지구를 탈출할 수 있을까? 과학적으로 언제까지는 안심이라니까 시간은 많다지만 중간에 혹 변수가 생기면 또 어떡하고. 어쨌든 이어가서)
    정말 대하드라마, 흑백tv사고체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야비함. ~을 빼면 뭐든지 설명이 안될까? 말하자면 그분들께서 동경하는 사회가 어떤 이상적 모습일까? 하면 대체 웬만히 똑같은 말 떠들어야 말을 안 하지. 웬만하면 넘어가려는데 이게 뭐냔 말이다. 그분들이 대체 누구야? 그분들께서 선망하는 미지의 사극이 도대체 뭔데 그 난리일까. 그러니까 그분들께서 꿈꾸는 그림은 영국을 조종하는 자기들이 사회기득권을 유지하고, 북아일랜드 같은 하층민 50%에 나머지 50% 뭐 그건가? 좋은 건 전부 다 런던으로, 나쁜 건 런던에서 멀면 멀수록 좋은 것. 안 그런가? 해군사령부와 핵잠수함 기지가 어디 있나, 스코트랜드에 있다. 그걸 런던 옆에다 만들지 그랬어. 그럼 욕 덜 듣지. 아니면 웨일즈도 있지 않나. 또 봐 봐. 알고보면 진짜로 불쌍한 애들은 다름 아니라, 바로 북아일랜드놈들! 어? 간접세, 직접세, 소비세, 사업세, 부동산세, 거래세, 양도소득세, 신고세, 주식세...... 낼 것 똑같이 내는데. 어? 아무리 봐도 이상해. 똑같이 선발주자 권역인데... 그런데 왜 국기가 없지? 바보니까. 그런데 왜 국장도 없지? 푼수니까. 그런데 왜 국가도 없을까? 멍청이니까 그렇지는 않겠으나 실정만 봐서는 찬밥이네. 똑같이 직간접세와 주민세와 사업세와 낼 거 다 내는데. 그러나 현실은 허접쓰레기. 잉글랜드 의회에서 고개 푹 숙이고서 그냥 병풍이나 서는 거지. 너네 개밥그릇 그 정도면 감사한 줄 알아라 뭐 그거네. 아니야? 아닌 게 아니지. 잉글랜드 정계 의중을 보아하니 200년 400년 전과 비교하면 지금 북아일랜드는 천국 아니냐 그 논리. 물론 국기와 국장 있긴 있는데 허락받아서 비슷하거나 짜집기해서 만든 모양새. 태평양과 대서양 섬들이야 머머령 뭐 그런다지만. 그게 뭐지? 대만이랑 비슷하잖아. 그래도 공룡한테 붙어있는 게 나으니까 천시받더라도 지금이 좋음. 그게 현재 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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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 말한, 계급사회가 전통인 제도권에서는 아랫것들과 말 섞는 거 좋아하지 않는다. 에 대해서.
    인도 식민지를 총괄하는 식민지청의 (잉글랜드인) 총독, 그 잉글랜드 총독의 아래가 인도인 1인자. TV에 유니언잭 양쪽으로 진열하고 뉴질랜드 총리가 나오는데. 존경스러운 왕실 전통과 존중하면 좋을 양식이긴 하다만. 웬만한 백인들한테 다 물어보시라, 당신 같으면 저 자리에 서고 싶겠냐고. 핀란드인과 스웨덴인, 근방 사람들은 대번에 구분하나 세계인들은 분간 잘 못한다. 백인들 눈에 동양인은 다 똑같이 보이다가 자주 보면 점차 달라 보이는 것처럼. 동양인 눈에도 웨일즈와 슬라브와 남미와 다 똑같아 보이나 적응되면 점차 보이긴 보인다. 그나마 TV 많이 보고, 인터넷에서 스포츠 보고 그러니까 비교적 구분하는 눈도 높아지기 마련. 그처럼 앵글로색슨 역사를 아는 사람들이 그 무언가를 좋게 볼까? 게르만족들이 야만적이었는데 놀이공원에 바이킹 있다고 해적이 어떻게 선비가 되나. 영국놈들이 유럽의 깡패였는데 말이다. 또 잉글랜드 본토인 입장에서 미국인, 말로야 세계3대 과학전문지를 좌지우지는 물론 교과서 전부분에서 압도 등등. 허나 속마음에서 미국인? 긴말 필요없다. 야만인! 돈 밖에 모르거든. 걔네들한테 전통이 어딨어? 없어. 
    다음으로 3문단에서 다룰 전-기득권 장악에 대해 미리 살펴보면. 반도는 50년 식민지배 + 50년 대하드라마, 그런데 하루아침에 문명인? 가능하면 좋은데. "ㄱ"를 거울에 비춰보니 ┌  ! 좌하귀는 그나마 외부인 유입, 세대교체, 양심파들의 노력, 개화된 인식에 의해 많이 깡촌문화 즉 흑백tv인식체계가 현대화됐는데. 서울을 보시라, 부촌서열 1-2-3위. 철저히 50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적어도 부의 존속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지도. 안 그래도 사회 전분야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라도 이기고자 하는 습성. 있나 없나? 나라를 잃을 슬픔이냐, 나만 어떻게 조용조용히 부자가 되냐. 둘 중에서 고르라면 후자 고를 사람 널리고 널렸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도시를 팔아서라도 나만 부자되면 그만. 물증과 심증과 사연과 역사는 천문학을 방불케하는 것. 그러면서 문명이인 척? 그러면서 도덕 배우고 윤리 따지고 상도덕을 논한다? 그러면서 상식 지키고 교양을 지킨다? 그러면서 착한 척. 가식적. 위선. 뭐 찬송가? 부처님 위한다는 거 상당부분 뻥. 또 나라까지 가지도 말자. 그럴 필요도 없다. 금융만 봐도 된다. 자국 금융권 공룡을 세계적 기업사냥꾼한테 것도 헐값에 넙쭉 넘기는 한이 있더라도, 몇몇 나만 배불르고자 하는 본성. 야욕. 야만인 습성. 있었나 없었나? 기질 안 봐도 훤하다. 풍토를 어떻게 속이나.
    그 다음. 영국&아일랜드에서 하필 잉글랜드만 다 싫어함에 대해 몇 마디 더. 영&불 공동개발했던 콩코드 여객기 기타 등등. 영불, 얼마나 감정의 골이 깊었으면 그랬겠나. 잉글랜드 주변국들은 죄다 잉글랜드 저주. 전세계로부터 부러움을 받는 북유럽이야 알 게 뭐야, 잉글랜드 걔네들은 자기들의 식민지였는데? 상관안함. 이탈리아도 잉글랜드가 자기들 식민지였고 자기들이 지어놓은 지명을 사랑하는데 그냥 그러려니. 독일놈들이야 현-잉글랜드 왕족이 독일계니까 전투기로 모셔와서 대접해주는 것. 섬문화라는 건 만국 공통이다. 하늘이시여,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어쩌고저쩌고? 태반은 뻥. 계급제 피라미드 존속이냐, 진짜로 부처님 공경하기냐. 둘 중에서 단 1개만 고르라면 당연히 전자. 그러니까 1500년 당한 걸 돌려주지. 안 그런가? 1500년 당했으면 자기들은 안 그래야 하는데, 더 했나 더 하지 않았나. 잉글랜드 섬문화는 한마디로 계급사회. 초면일지라도 몸짓 하나, 입만 뻥끗해도, 말투 하나, 옷입는 모습. 처음 만났을지라도 단 5초 내에 상대방 계급(9단계) 파악. 겉으로 비계급적 사회이자 재력제 문화인 미국에서, 만나자마자 있어보인다 가난하다 배웠다 잘생겼다 외모는 몰라도 인상이 왠지 착하다... 직업은 뭐겠네... 라는 몇단계를 대번에 눈치채는 것과 똑같은 이치. 근데 하급 서민이 윗신분한테 친한 척 먼저 들이댄다? 어디 무엄하게. 말 섞는 거 자체에 치를 떠는 비율도 적지 않음. 더더군다나 여자가 38세 남자가 35세, 그 둘이 사귄다더라 결혼했다더라 연예계 특종? 여자가 들이대면 인간적으로.... 그런 것. 똑같이 남자 50살 여자 30살. 남자가 헌신적으로 껄떡대며 집요하게 찝쩍거린다? 아니지 아니지. 그거 모르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아니면 범죄 장르랄지 파렴치와 몰염치. 
    그렇듯 제도적으로만 금세기로 접어들어 안정되었을 뿐. 속마음은 여전히 식민지 대 비식민지. 또는 문화적 식민지. 또는 자본적 식민지. 그래서 제일 중요한 게 이와 같은 원리와 이치를 아는 것. 그걸 알아도, 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바닥 뒤집듯 수단과 방법은 가리지 않는 것. 그 어떤 분야라도. 경제논리에서 그 누가 자유로울까! 그래도 수직적 섬문화가 발달하는 게, 야만적 마피아 습성이 발전하는 것보다는 낫다. 물론 그 둘이 합심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열한 논리. 그게 통용되지 않는 분야 과연 몇이나 될까? 더더군다나 그 혼란스러움을 최고로 반기는 업종이 어딘가, 이 세상을 좌지우지하는 몇 안되는 분야일 수 있는 오락산업. 웨일스 공작부인 다이애나, 그 공주가 1997년 어떻게 명을 달리 했나. 추접스러운 왕실의 비화. 덴마크 공주가 바다건너 어디로 시집가서 행복하면 좋겠으나. 세익스피어가 시적으로 그걸 어떻게 그렸나는 몰라도, 유럽사가 어떤데 흑백tv에 대한 인식이 어떻겠나. 프라하의 봄, 혁신과 혁명, 동유럽 공산주의, 빅토르 위고가 단적으로 설명한 계급문화... 겪을 만큼 거 다 겪었는데? 괜히 다당제가 자연스러울 수 있는 사회가 아닌 것. 1.5세기 전인가? 성을 갈아치워서라도 국왕제 존속을 하는데. 대응책의 수단으로 그 어떤 대가를 치르는 건 일도 아닌데. 왕이 막사는 걸 누가 뭐라 그래. 야만적 역사는 언제, 어디, 누구, 어떻게 보더라도 뭐 어떤 것. 교양과 상식이 말처럼 쉬우면 이 세상이 지금처럼 아름다웠을까? 말해 뭐 하나. 
    또 30만명 떼죽음? 난징대학살기념관. 언론사 헤드라인 뽑는 걸 보니 코메디. 그야말로 여자말 번역기의 최고봉. 중국공산당 1인자가 추도식 3년째 불참 왜인가. 캬~ 어? 태평양 원주민 족장과 1인자들이 역사적으로 방문자 0명인데, 차마 남부끄러워서 창피해서라도 못 갈 것. 왜? 남자라면! 덜렁덜렁 고추 달린 남자가 가시내 만도 못해서야 쓰나. 고추 떼버리느니 자존심을 버리는 게 나을까? 현직에서 전직으로 넘어가서 모냥새만 갖추기 위해 한두 번 건너가도 역적 소리 듣는데? 그래서 현지 언론사 일간지 제목이, 중일관계 배려 어쩌고저쩌고. 여자가 아니라 남자니까 그러는 거지, 뭐든 대하드라마 유리한 대로 제목 뽑는 일. 그 근방에서 흔하디 흔한 것. 옆동네, 옆집, 앞동네, 뒷동네....들이 부자되고 잘살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좋겠습니다. 왜냐구요? (사과)파이를 키울 수 있거든요 그럼 저희도 이익이니까요. 정말로? 뻥. 개뻥. 후발주자권과 비교해 선발주자-중견주자-나머지는 일찍 출발해서인지 유독 부촌과 가난한 동네의 차이가 크나크다. 허나 후발주자는 그나마 초식동물답게 비교적 착함. 그래도 구시대적 사극 때문에 사회지도층을 독식한 부류들. 위선이 뭐 별건가? 가식이 곧 교양. 옆동네가 부유해지면 좋겠습니다? 똥물 튀기지는 맙시다. 옷깃만 스쳐도 죄송합니다 미안해요, 입에 달고사는 거. 어디 냄새나는 천민이...! 못사는 옆동네 망신살 뻗치면 인간적으로 꺼림칙한가 아닌가? 아파트값 춤을 추면 얼굴 표정 싹 바뀐다. 
    형제지간 많은 가정을 국가로 비유해보자. 형제지간 많을수록 그 형제지간, 빈부격차가 썩 들쑥날쑥하지 않아야 비교적 사이 돈독한 것. 들쑥날쑥함에도 불구하고 사이 좋을 수 있는데. 비교적 모냥새가 어쩌면 좋다는 걸 모르는 사람, 애들은 몰라도 최소한 어른으로써 그거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친구사이라도 뭐가 다른가. 부부사이도 당연히 일정부분 비례. 그런데 가정을 국가로 쳤을 때. 대하드라마로 회귀해서라도 나만 잘먹고 잘살면 그만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됨. 이웃사촌? 말이 좋아 이웃사촌이지 어차피 남남. 언제 봤다고 친한 척? 척하면 척. 몇 마디 말 섞어만 봐도 졸부심보 대번에 보인다. 그런데 조명발 받는데 속이 안 보인다? 말이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 저분은 뭔데 지지를 받지? 대하드라마 때가 살기 좋았다, 고로 사극으로 복귀해주라, 러브콜 폭주하는 구만. 그런데 부끄러움을 어떻게 아나. 몰라. 관심없음. 알 게 뭐야? 남들이 500년 2000년 걸려 만들어진 체계. 속성 과정으로 뚝딱 복사도 가능하긴 한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 그에 앞서 어차피 내 소도 아닌데 뭔 상관, 은행 팔고 사기치고 양심은 더 팔고. 그래서 나만 잘먹고 잘살면 그만.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는 습성, 어떤 분야든 비일비재? 양 지키라고 늑대를 풀지 말라. 라는 말 명심해야 할 거친 세상이란 말이다. 
    근데 왜 반응이 없어? 어? 단언컨대 이 상식이 비록 인기는 없을지언정. 첫째 적어도 전세계 즉 인터넷에 공유되고, 둘째 최소한 후손 대대로 알려질 거라는 점. 스코트랜드인 가운데 싫은 사람 거수? (손차양) 좋아서 손들지 않는 거야, 아니면 이런 칼럼 있는지 없는지 존재도 몰라서 손 안 드는 거야? 왜 말이 없어! 어? 웅변가 힘 빠지게 말이야. 왜, 말도 안되니까 두손 두발 다 들었어? 어? 근데 언제 봤다고 반말이냐고? 왜 한판 뜨고 싶어? 뜨긴 뭘 떠. 안 떠. 너나 떠. 무슨 밑도 끝도 없이 뭐하자는 거야, 어? 그러니까 솔직히 말해봐. 속시원해 안 시원해? 어? 의뭉스러운 놈이구만. 아니 년인가? 정말로 기분 좋아, 나뻐? 어? 쌍수 들고 환영한다면 더 해주고. 빈정상하면 그만하고. 무슨 잉글랜드는 조상님들이 왜 그리도 미운짓을 많이 했을까? 주변국들한테 덕을 쌓은 적이 없나? 아일랜드, 북아일랜드, 스코트랜드, 웨일즈,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벨기에, 프랑스... 전부 다 잉글랜드 미워해. 저주해. 악담 누가 대신 해주니 얼마나 고맙겠어. 어? 왜, 더? 말만 해. 이거 왜 이래, 어? 말만 하시라니까 글쎄. 그 여자말 번역기 죄다 살쾡이. 뭐 하늘이시여, 지켜주소서, 감사합니다 어쩌고저쩌고? 다 뻥. 물에 빠진 사람 2명 중 1명만 골라라, 그처럼. 부처 살찌우냐, 내 행복이냐. 다 나 잘살기 위해서 부처님 파는 것. 안 그래? 쟨 또 뭐야, 비켜. 야 너, 조용히 해. 뭐? 닥쳐. 저리 꺼져. 이런 머저리 같은 놈. 것도 몰라? 모르는 게 자랑이야? 자랑 못해서 한이 맺혔어? 뭐 커피 마시면 멍청하던 사람이 단박에 똑똑해진데? 뭔 전생에 커피 못마셔 한맺힌 귀신이 씌었나. 우리는 뼛속까지 커피가 배겨있음. 커피 없으면 못 삶. 하다 하다 땀에서도 커피향기가 남. 농담이고. 여기까지 틀린 점 있으면 잉글랜드인 반박해보셔. 기분 나뻐? 나쁘면 지옥가든가. 그러게 왜 이승에서 덕을 쌓질 못했냐고. 욕만 욕만 얻어듣기로 세계 1등. 그러고서 속마음은? 그래서, 뭐 어쩌라고! 그러니 스포츠 야유만 부글부글. 풀 데가 어디 있어? 조롱 밖에 더 있냐고. 어? 저런 멍청한 놈은 저것도 못 넣어? 야 너 나와 내가 그 자리 갈께, 늬가 나 대신 출근해 임마. 넌 가서 피자나 팔아 너 따위가 선수냐? 어? 늬가 선수면 난 월드클래스다. 알아? 어디서 테니스채 잡을 줄도 모르는 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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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UTH KOREA. 좌하귀 윗세대가 꽉 막힌 이치. 바로 이 때문이다. 그나마 외부에서 인구가 많이 유입되었기 때문에 근소히 좋아진 형국. 약 500년 전에 왜구(태평양 원주민, 동남아시아인처럼 평균신장이 반도보다 훨씬 작은 종족)의 침략을 받아 7년 동안 코와 귀를 많이 베었는 데도 불구하고. 그래도 정신 못차림. 수탈과 폭압과 고문과 살인과 탄압과 전쟁성노예를 경험하고도 정신 못차림. 아예 식민지 지배기에 적국의 개가 되어 자국민 처단하러 다닌 사람들이 1950년 이후 약 70년 동안 사회기득권층 장악. 반도 뿐만 아니라 열도 역시 냉전영향 때문에 전쟁범죄자 즉 제2차 세계대전 주역들이 향후 70년 동안 사회지도층 지배. 현재 또는 부모 세대조차 전쟁범죄자 직계-방계 후손들이 전-기득권 장악. 그게 동아시아에서 1당제가 여전히 공공한 모습으로 선진국 세계적 추세와 동떨어지게 된 이치다. 그런데 왜? 왜냐하면, 
    첫재, 문명과 제도와 근대화가 늦었기 때문
    둘째, 수직 체계 위주와 나이랄지 토속신앙이랄지 사극 문화 강세 때문
    셋째, 영국 4분파가 1분파 잉글랜드를 싫어하는 것처럼 남한에서 우하귀 꽉 막힌 걸 왜 고개를 돌리냐, 일부분 지형 때문. 험난한 산세. 교통은 (옛날에) 힘들었음. 먹고살기 빠듯. 고립된 깡촌문화 발달. 자연스럽게 마피아 습성이 발달하기 마련. 교통과 인프라스트럭쳐가 사극이던 시절 왕래도 어렵고, 우상귀 왕권에서 어명을 내려도 전달이 늦거나 전달과정에서 "모든 명령의 전달 단계마다 잡음은 두 배로 늘어나고, 메시지는 반으로 줄어든다."이치 때문. 그걸 최소화 하고자 인터넷과 기록화와 관습의 현대화...등이 보완하여 다단계의 폐해를 최소화하면 좋은데. 하필 마피아 습성이 가만있간디? 이와 같은 이치와 원리. 알고서도 개개인 생각은 어떨까? 

그림 B. (남한)


좌상귀 (서울공화국)

  우상귀
중부
──
좌하귀
알파(άλφα)
──────
오메가(ωμέγα)


    우하귀에서 유독 알파의 몽니. 괜히 대하드라마 비율이 드높을까? 영국이 1500년 밖에서 당한 걸 안에서 400~500년 되풀이, 또 전세계적으로 전성기를 누린 점. 그건 문명에 기여라도 많이 했는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야비함, 이 통하지 않는 분야가 과연 몇이나 될까? 남한. 참고로 한국이 아니라 엄연히 남한이다. S(슬로바키아)와 C(체코)는 다르다. 즉 남한의 정치를 보건대
    구시대적 정치성 + 가부장적 구습 + 사극파 인습 + 마피아 질서 + 대하드라마 향수 + 군부독재 + 1당제 향수 = 대충 50년. 
    그 50년 때문에 부자된 계층. 그 50년 때문에 떵떵거리는 사회지도층. 반면 그 50년 때문에 개선도 개혁도 발전도 더디기 때문에 괴로운 대다수. 아버지 할아버지 대에서 참담했으면 나중 세대는 정신 차려야 하는데. 저 50년 동안 사회기득권이 수단과 방법을 가렸을까? 천만의 말씀. 스탈린 통치 구소련 시절, 닥치는 대로 잡혀가면 끝이던 때. 일명 첩자를 곳곳에 심어서 말 안 듣는 세력들 파괴하기. 일상이었다. 말 그대로 수직사회. 그 스탈린주의의 영향력은 21세기 언론계, 검찰계, 법조계, 경제계, 사회지도층, 기득권에도 일부분 여전하다. 베니토 무솔리니와 아돌프 히틀러가 애호했던 방법, 수단을 가리지 않는데 못 배울 건 또 뭔가. 반도에서 인터넷 일반화되기 전 2000년 전후하여 제일 많이 팔린 책 가운데 하나의 제목은 "개미"였다. 그 단어 거꾸로 읽어보시라. 미개! "미개"에 사람이라는 접두어를 붙이면 미개인이다. 사전적 정의로,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여 문화와 인지(人智)의 발달 수준이 아직 낮은 사람. 다시 말해 비문명인. 안 그래도 남자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요 여자는 살쾡이로 언제 어떻게 바뀔 줄 모른다. 그리고 또. 마피아 근성. 검찰 + 마피아 = 검피아. 어디 어디 어디... 마피아의 본고장이 어딘가? 시칠리아다. 이탈리아 반도의 섬 시칠리아. 지구 반대편에서 또 섬의 대명사가 어디인데. 왜 하필 그 섬의 이름은 무엇일까? 아직도 모르시겠나. 미개, 그거 탈피하라고 누가 판 짜줬을까? 곰곰히 생각해보기에 앞서 턱을 뜻하는 영단어가 chin, jaw가 우연의 일치일까? 턱짧은 못생김을 뭐라는 게 아니다. 얼마나 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야비해져야 직성이 풀릴까 그게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다. 정말 그렇게 해서라도 반드시 이겨야만 만족하실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0.5세기를 어떻게 독점했나. 득과 실 있다는 거 모른 사람 없다만.
    보아하니 뭔가 단단히 착각을 하시는 정도가 아닌데. 국민을 잘살게 하고, 사회의 번영을 구가하며, 체계를 보완하는 일. 그게 짧게 말해 정치일 수 있는데. 그걸 우상숭배 받기 위해 하는 일이자, 왕조시대의 왕이 되고자 필요한 수단이며, 신격화하여 영구집권하기 위한 방법일까? 아니다. 절대로 아니다. 정치인으로써 당연히 지켜야 할 법도다. 정치인으로써 응당 수행해야만 할 직분이다. 정치인으로써 꼭 실행하지 않으면 안될 의무다. 최소한의 양심을 져버리지 말아야 할 기준이다. 양의 탈을 쓴 늑대여서는 안된다는 불문율이다. 사람이기를 포기하는 건 개-소-말-곤충-혐오동물보다 더 미만이 된다는 얘기다. 무슨 뭔 말만 나오면 어쩔 수 없었다. 웃기고 있다. 뭘 어쩔 수 없어? 어쩔 수 없어서 영국처럼 로마제국의 개가 되어 자국민 때려잡으로 다녔나? 그러니까 언론사 주필들이 꽉 막혔지. 걔네들 영면하면 그냥 소멸하던가 지옥에서 불구덩이의 맛을 단단히 맛보게 될 것이다. 각오 똑바로 하고, 그런 다음에, 목숨을 걸고 펜을 드시라. 아시겠소? 아시겠소, 모르시겠소? 이 양반들이 뭐 인간의 삶이 뭐 장난인 줄 알아? 도대체 수단과 방법에 대해 얼마나 더 못이박히도록 떠들어야 하냔 말이다. 
    물론 잉글랜드에서 심심치 않게 '왜 그때 더 강성으로 몰아붙이지 못했을까'라며 아쉬움을 달래는 세대 없지 않듯. 아일랜드에서 그 말 듣고 또 그 말이 옳은 것도 같고 귀가 펄럭이는 분들, 아주 드물게 없을 수 없듯. 그래서 뭐랄까, 달리 생각해보자면 ←↑→ (서쪽 북쪽 동쪽) 3분면이 모두 1당제 나라들이라는 악조건, 더더욱 공룡들 틈바구니에 알박기한 환경. 그 열악한 조건 + 짧은 기간 = 선방했다 선방한다 라고 낙점하는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긴 하다. 하여 희망의 나라에 대한 열정이 뭔지는 몰라도 내일 일기예보, 그럭저럭 기다려진다 라는 점. 퍽 간과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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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 칼럼 기웃거리다 정계 입문을 타진하는 걸까? 부정하는 의미에서 막간으로 짤막한 일기로 칼럼을 마칠까 한다.
    개꿈에서 도저히 헤어나오지 못하는 이런 푼수가 어딨나. 그 어디에 물어봐도 명쾌한 답을 알 수 없으니 어쩜 그는 더 멍청해진 건가? 그래도 그는 여자는 밝히지 않았다. 색정에 취미 없음. 주색마저 무관심. 남자는 손을 까딱만 할 수 있다면...에 해당되지 않음. 정말로? 진짜다. 방탕한 바람기와 거리가 멂. 난봉꾼식 질펀한 탐욕도 모른다. 근데 무엇을 위해서 금욕하는 것일까?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닐 것이다. 딱히 권태로부터 해방될 방도가 없으니 괴로울 뿐. 그렇다고 허접한 모험심이 신기한 자유를 어떻게 선물하나. 못한다. 제발 한번만 만나달라며 애원하는 숙녀들의 구애, 뿌리치느라 모든 위력을 소진해버렸기 때문일까? 아닐 것이다. 아닌 게 아닌 걸 바라는진 몰라도 말이다. 게다가 거짓말도 못한다. 또 사랑의 묘약에 취해본 적도 없다. 싸워서 져본 일 한번도 없겠지. 애초에 여자와 말다툼 시작도 않거든. 어쨌든 어차피 희망찬 미래는 은근히 다가올 테니, 그러므로 그는 조바심을 달래기로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궁금해졌다. 왜 호박이 제 발로 굴러오기를 우리는 기다려야만 하는지를. 허나 다가가면 멀어지는 여자의 마음. 마냥 신비롭다고 추켜세워야만 안심하며 만족하실까? 그럴 리 있나. 아직 올 것이 오지 않았다는 거만 알자. ~라고 생각했다. 갈 데까지 가지 않은 게 어딘가. 그때가 좋은 거다. 또한 지금 그는 소소한 행복에 만족해 한다. 즉 소망을 파괴하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허나 선망에 다정하면 뭘 하나 당장 인기가 없는데. 결국 아무도 찾지 않는 카페 같은 남자라고나 할까? 뭣이! 살면서 관상도 볼만큼 봤고 작명 역시나 실컷 했을 테니, 고로 지금 당장 무슨 생각을 하는지 살짝 들여다볼까? 아하 바로 이런 몽상가 기질은 또 그를 동네북으로 여겼구나. 보아하니, 미지수 파이(Π)같은 인생을 꿈꾸는 게 좋을까, 아니면 무조건 삶이라는 사과파이의 파이만 키우는 게 나을까. 그 둘로 시소타며 시적인 공상을 즐겨해도 남의 일이긴 하다만. 그러다가 까딱 잘못하면 나중 쥐꼬리 만한 봉급에 만족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이상적 열망의 대상이 차라리 없는 게 나을지도 모르는데. 그래서 숙녀들은 변심을 퍽이나 아끼시는 건가? 그게 지금 왜 궁금한데. 거 참 누군지 모르겠으나 아직도 이러고 있으니 여간 안타까운 일이 아니다. 그나저나 생각이 많아질 텐데. 행동이냐 작전수립이냐, 당근이냐 채찍이냐. 어쨌거나 저쨌거나 이 세상은 언제나 꽃동산이 아니다. 인생은 결코 장미 화단이 아니다. 헌데 웃고 울면서 까는 양파 왜 까도 까도 끝이 없지? 그걸 달님이 아시나 별님이 아시나. 안되겠다. 이러다간 무지개 구경은 커녕 번호표 발부기계 구경도 못할 것이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가택감금에 돌입했다. 비열한 논객으로 뭘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입만 산 듯이 떠들어댈 수는 없지 않나. 적어도 창피함이 뭔지는 아니까 말이다. 최소한 인간이 먼저 되야지, 뭐 오랑우탄이라고 자랑할 일 있나? 이탈리아는 전성기라도 일찍 누렸다. 영국이야 선발주자다. 멕시코는 인구라도 많다. 정신 못차리다가는 인구감소 뿐만 아니라 떠안을 헤라클레스의 난제 여럿 대기중이란 말이다. 먼저 사람이 되고자 하는 거도 아니고. 양의 탈을 쓴 늑대가 일은 제대로 하실까? 정신은 차렸냐고. 그렇게 대하드라마가 좋으면 대하드라마 천국을 만들면 될 거 아닌가. 설마 이미 우리는 동물의 왕국에서 사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구만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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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랑의 시

from 칼럼 2020. 12. 2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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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행 상심 환멸 3가지가 한꺼번에 올 것 같은 징조, 삼류 점쟁이가 애용하는 흔한 수법. 꼭 그렇진 않을 건데 우리 아카데미가 그분들 배출한 건 아니다. 아무튼 그와 달리 내일부터 내 인생이 새롭고 즐겁고 신비스러워질 것 같은 예감을 믿어볼까? 미래를 막연히 낙관할 건가 땀흘리며 노력한 다음 후회를 줄일 건가, 그게 아니라 남자 말을 믿느니 동네 똥개 말을 믿겠다고? 재밌게 공부하고 신나게 일하기 싫으니까 어쩌다 무턱대고 믿음에 의지할 수도 있는 것. 왜? 나중 보면 속은 내가 바보겠으나 당장은 책임 회피가 되거든. 절대 그럴 리 없어, 형사들이 한두 번 듣겠나. 치밀한 논리에 따라야 할 사안이 있는 반면, 동물적 본능과 승부사 기질과 선수의 직감에 근거하는 게 좋은 일들도 흔한 게 세상사. 근데 그 둘을 반대로 하면 어떻게 될까? 백댄서 근처에도 못 가보게 되는 지름길. 삶이란 곧 병풍일까 의아해지게 되는 과정. 근데 그걸 아는 필자는 왜 이렇게 사는 걸까? 그걸 지금 누구한테 따지자는 게 아니라, 그 어떤 환상감의 비밀을 여쭈자는 것도 아니니. 고로 어린애 같은 천진함 + 능글능글한 어른의 육감 = ? 그러니까 그게 무슨 말이야? 모르겠다. 다만 달콤한 거품 가라앉히고, 만담꾼 과장과 팔랑귀 파도타기도 걸러듣고, 아름다운 사랑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낮추는 게 어떨까 라는 것. 근데 그것도 모르는 사람도 있나? 이쯤 되니 주인공이 누구라고 말은 안하겠는데 걔도 꺼내들 카드가 거의 바닥났다고 볼 수 있다. 현실회피, 시간낭비, 혹시 모르니까 뻔트, 밑져야 본전, 기분전환, 아니면 말고, 쨉쨉쨉 간보기 끝까지 쨉. 좌우지간 서커스단 곰돌이가 큰 공 위에서 묘기부리는 잡담 그만할 때도 됐다. 도대체 이놈의 말꼬리잡고 늘어지는 웅변은 그 정체가 뭐야? 어디서 결코 쉽게 볼 수 없는 바보 같은 짓. 대체 그 정체가 뭐냐고. 어찌 됐든 나는 신분 상승을 꿈꾸지 않았다. 그렇다고 은밀한 예언을 남발할 리가 있나. 팔랑귀와 병풍들과 허당들도 다 떠났다. 그래. 혼자다. 원래 인생은 외롭다. 그래도 쥐꼬리 만한 재산없음, 즉 가난을 원망하진 않았다. 그럼 된 거네. 그래도 사람이 욕심이 너무 없어도 탈이다. 물론 과욕도 피곤한 일일 것이다. 하여 통상 사람들은 "소망 > 대망"라는 듯이 목표점을 낮추기 마련인데. 하향지원마저 날 배신한다? 회전목마 같은 인생 에라 모르겠다 상향지원하자, 그러다 몇 장 날리면 또 어떡하려고! 안 그래도, 썩은 사과 하나가 수프 전체를 망친다. 그럼 우리 인생에서 썩은 사과는 무엇이고 수프는 무엇일까? 몰라도 된다. 그걸 알아서 뭐 하게, 어? 모를 수 있다. 맛 더럽게 없는 사과파이로 인심쓸 일 있나. 피자조각을 키우듯 야망의 규모가 키운다고 커지면 좀 좋겠나. 내 의도와 달리 피노키오 코만 길어진다. 커졌다 작아졌다 커졌다 작아졌다 사람들 많은 광장에서, 대낮 야외에서 여자들 혈류상승 때문에 흥분하는 일 심심치 않단 말이다. 그래 봐야 부질없다. 재미는 더 없다. 그리고 또, 어? 보기 좋은 딸기가 완전 맛 없는 경우도 있고, 벌레 먹은 사과가... 됐다. 그만하자. 대체, 됐다니까 글쎄. 
    아니 근데 말이다 기왕 말이 나왔으니 말이다만... 걘 뭔데 그리도 말이 많은지...! 인공지능 그거 설마 여자 아니야? 혹시... 맞네. 여자가 많으면 말이 많아지고, 거위가 많으면 똥이 많아진다. 그럼 오늘은 무슨 날? 무슨 날이든 말든 그게 뭔 상관. 하긴 그런 말이 있다. "여자는 제 고을 장날을 몰라야 팔자가 좋다" 허나 것도 다 옛말이다. 잡지만 봐도 세상에서 제일 예쁜 사치품은 다 모였으니. TV만 봐도 호사와 풍요와 유복함은 차고 넘치질 않나. 그런 반면 내가 혼자 유망하고 싶다고 꿈이 쉽게 실현되나? 말해 뭐 하나. 오락산업과 친하다 눈만 높아진다. 연예계 관심가지다 속만 뒤집어진다. 뭇여성들이 괜히 아이쇼핑 일부러 안 하겠나. 그거 받고 인터넷과 핸드폰과 소셜네트워크까지 더하면? 뿐만 아니라 덤으로 소문은 부풀려지기 마련. 거짓말도 하면 는다. 타고난 말수 없음은 몰라도 다변이 어떻게 안 느나. 원래 듣기만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돈 싫어하는 사람 있나? 경청과 병풍과 보필과 시중만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많겠나. 그래서 잔소리 이처럼 끝이 없는 식. 그런데 헛바람이 우리를 어찌 가만 놔두겠나. 허세 대 허영심은 약과. 핑계대장은 물론 대타들도 즐비. 
    기왕지사 탄력 받았으니 경영 이론을 빗대어 세상사를 논해볼까? 말리는 사람도 없는데 언젠적 약장수 입담 못 풀 건 또 뭔가. 그 어지러운 말발의 결과로 행복을 입증하라고 누가 겁박할 리도 없지 않나. 안 그런가? 그런가, 안 그런가? 봐 봐 이거 봐 봐, 이거 이거 이거 이거 보라고. 듣는 사람 하나 없는데, 어? 나도, 말 좀, 하자! 뭐 그럽시다. 까짓껏 말이다. 통장잔고 넉넉해서 돈 걱정 안 하든가, 통장잔고 바닥인 대신에 이처럼 말이나 내 맘대로 원없이 하든가. 적어도 둘 중 하나는 괜찮지 않을까? 그렇다고 썩 설득력 떨어지는 칼럼도 아니질 않나. 안 그래도 형편없도록 비논리적이지도 않지 않나. 자, 봅시다. 경영이론? 그까이꺼 뭐 대충 이거 저거 큰그림 작은그림 비교해보고, 숲과 나무 원리와 이치 따지면 금방 답 나온다. 그럴 수 밖에 없다. 5분도 많고 단 몇 마디 털면 이 세상 모든 여자를 꼬실 수 있는데 경영이론이 이 손에 잡히지 않고 베겨? 농담이고. 근데 서두가 너무 길었다. 몸풀기는 1절만 하고 경영학 이론을 빗대어 인생을 얘기해 보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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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그게 그러니까 어떤 이론을 먼저 거론할까. 옳지 그게 좋겠다. "성능 ↗ 가격 ↘"이라는 무어의 법칙. 그와 비슷한 게 뭔가? 구식탱탱묵었긴 하나 학계가 기반을 다진 기초만 봐도 그렇다. 변화가 심하니 업계와 학계가 동기화될 리 없는 세상이나 기본기는 못 속이니 말이다. (즐거운 무대에서 잊혀진 박물관으로 넘어가는) 정보이론이 전한다. "모든 명령의 전달 단계마다 잡음은 두 배로 늘어나고, 메시지는 반으로 줄어든다."
    물론 기본 체계 때문에 혁신이 말처럼 쉽지 않음은 당연할 것이다. 아울러 체급이라는 게 있으니만큼 짧은 단계만이 무조건 능사라 여길 수도 없을 것. 즉 구상은 A나라 a팀에서 주도적으로, 디자인은 A나라 b도시에서, 생산은 어디서 기타 등등 라는 체계와 달리. 그 정도로 넓히고 다면적일 필요까진 없는데 굳이 유통과정이 복잡하고 단순히 단계만 많냐, 하면 단순히 많음이 아니라 왔다 갔다 몇 번 꼬여 있는 분야 없을 수 없다. 그런 경우 그 분야 상위 피라미드만 입이 귀에 걸리고, 그분들 탄탄한 구체제를 위해 그 영역 빼고 나머지 전부가 1/n로 수동화되는 사례 있긴 있다. 업종의 관례 업그레이드조차 쉽지 않을 텐데 사극파의 몽니가 결코 만만치 않다면야 혁신을 어떻게 바라나. 희망의 사과나무를 심고 싱그러운 열매를 수확하는 일을 말로만 가능하다면 뭐가 문제겠나. 가령 달력은 2020년인데 검찰 조직문화는 아직 뭐 어떻다? 물론 달력과 비례하여 발전하기 힘든 구조적 모순 때문일 수도 있고, 스페인식 군부독재 시절에 세뇌하고 길들여지며 대하드라마의 녹봉이 비정상적이었던 기간과 골이 깊은 이유도 있다. 즉 공룡이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은 a~z인데 손에 든 패는 꽃놀이패. 그 가운데 법도-상식-교양-우선순위를 기준으로 삼느냐, 아니다 사극파 향수가 여전하니 아직 정의 따지기는 시기상조다 고로 파벌 눈치보고 수직서열에 따라 기준이 왔다 갔다 하는 일. 매스컴에 나오는 게 딴 게 아니다. 자, 지금인데도 그런 모습이라면 10년전 20년전엔 과연 어땠겠나. 공급과 수요, 농업만 해도 수요와 공급이 얼추 비등한데 공급량 줄이고 돌리고 몇 번 꼬고 살짝 뺐다가 1.5박자 늦게 풀고... 합법 테두리에 있는 방법만 해도 다종다양. 어느 분야든 보면 보인다. 아무튼 체계 얘기가 나오니 기본과 기초라는 사자 코털까지 건드려졌다만 다시 체계로 돌아가서. 
    꼭 그런 건 아니다만 기업체계를 보아하니 토너먼트식, 피라미드식, 마인드맵식 등 몇몇 방식이 있는데. 그런데 그 같은 구식과 전형성과 판에 박은 듯한 체계와 달리 (CEO-CMO...권력집약에 체계최소..) 축구감독식 경영론 즉 APPLE이 잘나가는 이유 다 그럴 만하다는 점.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구체제를 주의시키는 브랜드 포지셔닝 이론이 대부분 옳은데, "통합 < 세분화"를 교묘히 피해갈 수 있는 몇 안 되는 브랜드. APPLE이 자동차 산업 진출할 수 밖에 없는 이유, 현금 유보금만 해도 얼만가. 그래도 "통합 < 세분화"라는 진리로부터 자유로운 1%가 APPLE이니 우리라고 안될 것 있나? 라면서 논리적인 CEO 때문에 개미들 또 나중 얼마나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일지, 까지는 논하지 말고. 지금 남 걱정할 논평이 아니니까.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너나 잘해'라는 말 하도 하도 많이 들어서 배가 부르니 말이다.
    근데 말은 전해질수록 는다...가 왜 여기까지 왔지? 개구멍을 못 찾았으니까. 막다른 구석에 몰렸거든.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놓고 예찬하고, 아부하며, 난 어떻게 생각한다 떠들어야지. 넌 DELL 노트북이 최고로 좋다며? 그건 그때 얘기고. 변심 없으면 인생 재미없어는 거 금방이다. 사랑가 가사대로 이 세상을 살라고? 정말 그렇게 하자...라고 가정해보시라. 돌아버리지. 진짜로? 미치는 거다. 그러니까 플레이보이들이 책임지기 싫으니까 사랑한단 말을 안 하지. 연애할 때 손잡기 같은 과정을 괜히 건너뛰겠나. 여자만 만족과 불만족의 간극이 크나큰 건 아니다. 유행이 아니라 과거에 비해 누리는 풍족함이 말도 못하도록 호화로우니 속으로 좋으면서 나쁘지 않다 그러고, 먹고 차고 넣고 달릴 때 기뻤는데 끝나고 나면 별로래. 그러니까 뭘 해도 재미없다 그러지. 그처럼 만족이란 잡힐 듯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미지의 파랑새일까? 그래서 고수는 지금 하늘의 별을 따고 싶다고 하여 당장 그녀를 꼬시지 않는 법. 왜? 왜냐하면 그녀를 만족시키면 그녀의 기대치는 계속 높아져만 가거든. 무지개 너머 오즈의 마법사를 만나러 가자고 규칙적으로 떼쓰는 거 유부남들이 어떻게 모르나. 저 하늘의 별을 이미 땄는데 걸핏하면 하는 말이,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절레절레) 꼬리가 아홉 개 달린 불여우 길들이는 법, 여자를 다루는 기술이라고도 하는데. 뭐 남녀 공히 찬물도 상이라면 좋아한다. 허나 싸구려 사은품으로 집을 가득 채우면... 여기 병풍서고 저기서 혹하고 또 딴 데 가서 들러리 서고. 공짜가 이 세상에서 최고로 비싼 거란 것만 알면 된다. 이 세상에 공짜가 어딨나. 어, 연설 중에 발언권 허용해도 괜찮긴 한데 간혹 방훼꾼한테 걸리면 시끄러워지는데. 관중석 야유에 귀기울이다 보면 선수가 경기 제대로 하겠냔 말이다. 그래도 일단 들어나 볼까? 
   "그래서 결론이 뭡니까?"
    거 참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그걸 필자가 알면 이 궤변 애초에 시작을 했겠냔 말이다. 어디서 인생을 잘못 배웠으니까 지금 이러고 있지. 여기서 들은 말 저기서 써먹고 생업과 취미와 각종 전문가들 얘기를 주서듣고 그게 지 철학인 것처럼 떠들고 있으니, 어? 그 영문을 알 수 없는 애매한 주제, 신기한 듯 한데 알고 보면 별로 놀라울 거 없는 가설, 도입부만 이따만 하고 갈수록 허접한 중간부, 그래서 결국 용두사미식 칼럼과 소설. 그보다 뛰어날 결과물 즉 매번 발전할 수 있었다면 내가 지금 여기서 이러고 있겠냔 말이다. 진즉 요트 타고, 비키니와 하이힐에 둘러싸이고, 1급 사교계와 특A급 허당계를 넘나들었겠지. 그래도 웬만한 동기부여 강연회 그 냥반들 다 내 덕으로 그만큼 컸으니. 그래도 격투기 몇몇 챔피언들 내 손으로 키웠으니. 캬, 어? 한때 내 앞에서 바들바들 떨고 오줌 지리고 어버버버 말도 제대로 못하고 눈도 못 맞췄는데. 파리 앞발 비비듯 내 앞에서 싹싹 빌었는데 걔네들 많이 컸다. 근데 누군 뭐 이처럼 저급한 허세로 대중을 뭐 하대하고 싶어서 이러겠나. 다 핑계대회에 낙방하고, 허영심 대회 본선 출전권을 땄는데 사기였고, 아는 동생들마저 다 떠나갔으니 안 그러게 생겼냔 말이다. 뭐 하나 제대로 되는 일이 없어. 어쩌면... 아니 정말로. 거의 근접했던 환상머신, 거의 거의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다 왔어... 완성한 거나 마찬가지였던 웜홀머신. 그거 아마도 짜증머신 아닐까? 이런 젠장! 어? 맙소사 정말 그런 것만 같다. 그러니까 여자의 마음을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가 제대로 돌아갈 리가 있나. 심심하면 커피포트만 부아를 돋구고, 헤어드라이어기는 미련과 비련과 신경질과 도끼질과 염장질과 이간질과... 괜히 미담과 정반대되는 기억을 들쑤시질 않나. (절레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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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그렇소? 정말로 하나 묻고 싶소 그대여! 진짜로 이 세상이 아름답다고 느껴지나요? 사랑의 시작 단계에서는 그럴 수 있나. 허나 쫌만 지나보시라. 근데 애초에 기회박탈? 모태솔로 그분들 맘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소. 네? 정말로 솔직해지잔 말이다. 뭘 해도 재미있습니까? 나뭇잎만 굴러가는 거만 봐도 꺄르르르 꺄르르르 즐겁냔 말이다. 젊은이는 그럴 수 있다. 허나 X축 시간 Y축 나이. 나이들수록 점점 웃음은 줄고 정력은 떨어지고. 어제나 오늘이나 아예 호박은 제발로 굴러올 생각도 안는다구요? 그렇다니까 글쎄. 세상 사람들 짜증의 총량과 각분야 소음의 질적 하향 평준화를 잘 아는데 지금 이러지 않게 생겼나? 어?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이게 뭡니까? 네?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는데, 네? 개판 5분전이라는 제목의 시트콤만으로 정녕 만족할 수 있냐 그 말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네? 여러분~ 이건 아닙니다. 안 그렇습니까? 이건 부당한 선동이 절대 아닙니다. 언제까지 우리가 남들 신부들러리만 서야 합니까? 네? 제 말이 틀립니까? 네? 안 들립니다. 더 크게~! 네? 꽤 신뢰하는 소식통으로부터 듣기로 주동자 누군지 몰라도 내가 하고 싶은 말 속시원하게 대신해주니 옛소 1장. 나도 나도 나도? 안 그렇습니까? 네? 이게 뭡니까, 네? 인생에서 쾌락의 총량은 한정되어 있다는 쾌감 총량의 법칙, 그거 누가 모릅니까? 네? 근데 뭐 짜증 무한대의 법칙? 이런 젠장, 이게 뭡니까? 네? 여러분~ 왜 말이 없습니까? 이거 연설자 어디 재미없어서 연설할 맛 나겠습니까? 네? 이게 뭡니까? 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혹시 짜증나기 위해서랄지 개고생하기 위해서랄지, 하물며 병풍만 서기 위해 태어난 건 아닌지 의심스럽단 말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여러분? 네? 대답을 좀 하십시요. 네? 이젠 대놓고 쌩깝니까? 옳소 틀리요? 말을 하십시요 말을, 네? 언제부터 그렇게 말이 없었습니까? 묵비권을 행사하면 저 하늘의 별을 딸 수 있습니까, 아니면 내 맘대로 지은 사랑의 차트가 온전히 모두 내 것이 된답니까~! 여러분 안 그렇습니까? 여러분 마술사의 모자는 죄다 속임수입니다, 아직도 모르셨습니까? 모르는 게 뭐 자랑입니까? 요즘 누가 애인의 집 창밑에서 세레나데를 부릅니까, 그러다 새똥 맞습니다. 이미 그 전에 개똥 밟고 짜증냅니다. 애초에 바나나껍질 밟고 넘어지기 일수랍니다. 아무튼 옷으로 가려봐야 우리는 속이지 못합니다. 우리의 투시력으로 다 볼 수 있거든요. 심지어 우리의 최면술도 무적입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점이 뭔지 하나 알려드릴까요? 이런 말씀 드리긴 뭐하지만 그래도 시작했는데 또 딴청피울 수 있나요. 허허. 그건 그러니까 다름 아니라, 바로, 여기까지 들으셨다면 신기한 독심술은 이미 절반은 익히신 거나 마찬가지라는 점. 완전한 사실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시간 후 저 문을 나가신 후부터 느끼실 겁니다. 내 인생은, 이 동기부여 강연회를 듣기 전과 후로 나뉠 수 있다는 걸요. 지금으로부터, 그때가 바야흐로 아! 그 얘기는 조금 있다 하죠. 허허. 기억하세요. 안 그래도 잊을 수 없어요. 우리의 좌우명은 다 이길 수 있습니다. 이 현란한 요설을 제대로 배우기만 하신다면 누구의 마음도 다 포로로 만들 수 있답니다. 우리는 적이 없거든요. 누구도 꼬실 수 있으니까요. 여자의 마음을 녹여드린다니까요 글쎄. 어디 여자의 마음만? 누구든 그게 흑심이든 순결한 마음이든 쥐락펴락 일도 아닙니다. 기억하십시요. 자, 따라해보세요. 밀었다 당겼다 밀었다 당겼다. 더 크게, 네?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더 세게, 네? 당신의 본심을 착착 감고, 그대의 고결한 순정을 살살 끌며, 그분의 고상한 순애보까지 자동적으로 우리한테 넘어오는 마술. 당신은 축복받은 것이랍니다. 아시겠습니까? 여러분~ 집중하세요. 지금 한눈팔고 공상에 빠져 허우적 거릴 시기가 아닙니다. 판도라의 상자가 바로 여기에 있으니까요. 자, 이 약으로 말할 것 같으면... 아, 그게 아니라. 그 뿐입니까? 아직 선보이지 않는 염력 그 끝을 차마 알 수가 없답니다. 그런 한편 둔갑술에 대해서 말할 것 같으면... 어디서 이런 얘기 하시면 안된다는 것만 아시면 됩니다. 복음을 읽을 수 있고, 명화를 감상할 수 있으며, 요술의 시를 들을 수 있는 게 어딥니까. 어쨌든 사랑의 맹세는 다 뻥입니다. 물론 말이 그렇다는 얘깁니다. 그러든 어쩌든 저기 저 달콤한 낙원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행진해야 합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허접한 다단계 사기에서 배울 만큼 배웠습니다. 세상사에 속을 만큼 속았다구요. 그런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셨습니까? 여러분~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이제 때가 왔습니다. 저기 저 희망의 내일 더 나은 미래가 무엇인지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러려면 일단 대답을 하셔야 합니다. 근데 왜 아무도 없지? 전부 모인다 그랬는데... 다 어디로 갔어? 어? 아, 화상회의로 듣고 있다 치고. 여러분~ 여러분~ 제 목소리가 들리지 않습니까? 네? 이게 뭡니까, 네?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네? 워 워 워. 워───워───워! 낭자, 낭자 고개를 드오. 내 말이 들리시오? 아니 벌써, 이미 발단 건너뛰고 전개마저... 워 워 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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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어차피 시작된 칼럼, 의뢰인이 푼돈 떼먹든 말든. 내 맘대로 이게 웬만한 세일즈맨들 100년치 임금에 해당하는 고료를 준다고 가정하고 말하자면. 왜? 어차피 줘도 싫으니까. 다이아몬드 많아봐야 눈부셔서 피곤하기만 하지. 어쨌든 우리는 허당들의 울분을 잘 안다. 선녀들 마음에 쌓인 슬픔을 어찌 모를 수 있단 말인가. 아니 그렇소? 그래서 말한 김에 그분들 마음과 필자의 심정을 동기화하여 일기체로 이어가자면 이렇다. 전보체로 또 괜한 기분파들 흑심을 들쑤실 순 없지 않냔 말이다. 자, 한번 시작해볼가? 
    몰래한 사랑 때문에 행복에 겨워 왠지 부끄러워지는 로맨스, 아름다움에 민감한 여자말 번역기는 흡사 진공청소기를 방불케할 텐데. 호시절은 그냥 지나가버렸을까? 추억을 노래해서 뭐 하나. 아름다운 영혼의 미적 취미, 자유로운 외모의 지적 취향. 전자와 후자의 시시콜콜한 연애 듣고 보면 여성잡지 2에 나오는 흔한 이야기. 저분의 일년 수입은 얼마일까, 숙녀의 가방엔 대체 무엇이 들어있을까! 볼수록 매력적인 그녀에게 특별히 순번을 앞당겨드리면 좋은데. 쾌활함은 가고 안타까움만 남았다. 어딘가 모르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같은 인생이라고나 할까. 뭐? 심하게 멋진 고개 각도로 석양을 바라봐서 뭘 하게. 언제적 좌우명 요즘은 안 통한다. 그게 먹힐 사람은 다 따로 있음. 말하자면 시적인 정감과 고풍스러운 정서와 유달리 고독함을 즐기는 듯한 모습. 숙녀들의 무관심은 자연스럽게 예상되는 법. 달리 말해 그분들 도망가기 딱 좋음. 어쨌든 nb는 왜 이렇게 사는 걸까? 자신도 모를 거야. 알 리가 없거든. 그렇다고 그걸 별들에게 물어 봐? 생각하는 거 하고는. 그러니까 친구가 없지. 심지어 여자는 더 없어. 응? 뻔하단 말씀. 손에 잡히는 대로 놀 궁리도 가난하고. 닥치는 대로 일하기도 할 말 떨어졌으며. 그럼 뭐 밑도 끝도 없이 무작정 밖으로 나간다? 많이 해 봐서 잘 알지 않나, 어? 또? (절레절레) 달콤한 솜사탕처럼 아기자기한 연애, 새콤한 사탕처럼 기분 좋아지는 건수, 샤르르 마음을 녹여주는 아이스크림 같은 일정. 아무것도 없다. 누구의 추억 속에 남기 위해 또 어떻게 한번 해보겠다... 됐다 그래. 근데 그게 말이다... 팔색조 같은 남자와 파랑새를 연상시키는 여자의 사랑이야기를 지어내도 모자를 판에, 어째서 허접한 허당에 대해서만 연설해야 하지? 알 게 뭐야. 왜냐, 원래 사람들은 자기랑 비슷한 조연에게 끌리기 마련이니까. 동경하는 주인공과 선망하는 신부와 부러워질 수 밖에 없는 줄거리도 좋긴 좋다만. 나랑 비슷한 그대에게 어딘가 모르게 내 마음을 빼앗겨버리게 되는 이치. 그렇다고 만인이 뭔가 덜떨어지고 어딘가 부족하단 말이 아니라. 그러다 뭐 밑도 끝도 없이 속는 셈치고 어쩌고저쩌고... 듣다 보면 또 어느새 2장 날리게? 귀동냥으로 얻어들은 정보가 특종이라면 이 세상에 특종 아닌 건 단 1개도 없다. 근데 그동안 사준 커피가 몇 잔인데 아는 동생들은 nb의 안부가 궁금하지도 않는 걸까? 의리없는 녀석들 남자들도 똑같다, 병풍 전담하면 뭘 하냐고. 헛살았다. 재미없어. 지겹겠지. 짜증날 거야. 어쩌면 익숙해서 아무 느낌 없을 거고. 그럼 정말 설마... 간밤에 꿈속에서마저 웬 촌년을 자빠트렸을까? 황홀한 사랑 고백 좋아하시네. 그러니 최근 초현실 영화에 눈이 가기 마련. 안 그러게 생겼나? 좋게 소파에 자빠져 TV나 보는 게 나을 거야. 하여 정말로 그랬는데 이게 뭐야, 레고블럭이 왜 거기에! 뭐 하나 되는 일이 없구나. 안 그래도 멜로드라마도 식상하다. 그녀들의 이상형도 늙어갊. 근데 나만 세월이 비켜갈 리가 있나. 진짜로 시간의 역사를 얼굴에 제대로 받으면 어떻게 되지? 생각치도 말자니까 증말. 근데 이건 또 뭐야 라는 놀라운 관심사, 있을 턱이 없다니까 글쎄. 자, 이 정도면 아무말 대잔치든 허세대회든 핑계 경연장이든 어디나 명함을 쓱 내밀어도 될 텐데? 순진하긴. 걘 그래서 안 돼. 아직도 뭘 모른다고. 그러니 말이 안 통하지. 근데 여자의 마음을 안다? 그녀들을 만족시킨다? 설렌다 떨린다 끌린다 흔들려 찡해, 를 저절로 이끌어내겠다고? 잘도 그러겠다. 그에 앞서 이미 지갑부터 없음. 대체 그래서 뭘 하겠다고, 어? 나는 달라? 오빠도 똑같아. 난 특별해? 여자는 다 그래. 상황이 이런데 지나가버린 풋사랑을 회상하고 있다니. 이게 말이나 되냐고. 끔찍하다. 그래도 뭐가 끔찍한 줄 모른단 말이지. 이런 답답한 인간. 눈치 더럽게 없어 그냥. 한심한 녀석 같으니라고. 어디 아픈가? 그러니 노상 기분 찝집. 증말 이러다간... 아니다. 이건 정말 아니다. 
    그래서 NB는... 그만 하자. 증말 징글징글하니까. 진짜 짜증난다 라는 말이 아니라. 그게 아니라. 아니~ 어? 아니~ 이러다가는 끝도 한도 없을 테니 말이다. 내 참 더러워서... 딱 거기서 먹먹해짐. 근데 치사하든 당차든 그 말을 어떻게 끝까지 할 수 있다. 내 입으론 못하지. (절레절레) 





    5

    그러나 경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하여 보너스로 조금만 더. 
    뭐라도 한번 해보긴 해봐야 할까? 그런데 뭘! 무엇 때문에 쓰잘데기 없는 잔소리는 늘어만 가는 거냔 말이다. 그걸 촌닭이 알겠나 똥개가 알겠나. 사랑만 신기할 뿐. 아, 그건 아니다. 순정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바지끄댕이를 잡아끌어서야 쓰나. 저 하늘의 별을 따다 그대에게 드리긴 뭘 드려. 이해할 수 없는 신비감 그거 다 뻥이다. 외계인은 없다. 그렇지만 SF 드라마에 왠지 끌리지 않을 수 없는데. 그게 그러니까 인생에서 뜻밖의 새로움에 경탄함을 바란다고 하여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나? 그럴 리 없겠지. 그러든 어쩌든 걘 울고 싶어질 거야. 근데 눈물이 안 나와. 하여 그마저 뻥! 거짓말쟁이. 유행가 가사 같은 연애와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왜 하나. 변심은 정해진 수순이니 사랑한단 말 입에 담지도 않지. 말이 그렇단 거고. 어쨌든 풋사랑이 다 그런 식이었구만 그래. 웬 촌놈은 (연애할 때) 여자가 돈 못 쓰게 한다는데. 근데 나만 물주를 전담하려니 돈 아까워 해. 표정으로 말하겠지. 그렇다고 그 누가 뺀질이 같은 놈 아니랄까 봐, 난 정말 (연애할 때) 여자가 돈 쓰도록 용납하지 않는다? 그럼 여자도 돈 안 쓰고 남자는 더 안 쓰고. 그게 뭐야, 어? 아름다운 로맨스네. 와, 재밌다! 가슴이 떨려. 코끝이 찡할 거야. 그런 게 사랑일까? UFC 무슨급 몇 위가 왕년에 자기 앞에서 부들부들 떨었던 게 아니라, 돈 앞에서 부들부들 떨어. 근데 낭만적인 연애를 어떻게 해? 내 말이. 그러다 숙녀는 여성잡지 1과 2를 통달한 걸로도 모자라 허접한 사랑학까지 속성으로 숙달했는데. 그럼 뭘 해? 뭐 어떤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남자의 지갑은 자동적으로 열리는데! 남자의 지갑은 정녕 사람 차별하는 건가? 알 게 뭐야. 그러라 그래. 그러든가 말든가. 근데 지갑이 아예 없는 남잔 또 뭐야? 더 말해 뭐 하냐고. 그처럼 nb는 예술계는 물론 전오락산업계를 들었단 놨다 벌컥 뒤집어놓을 것처럼 굴더니만, 최근 또 착상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는 핑계로 떠나고 싶어졌던 것이다. 그러니까 매번 인기와 안 친하지. 처음에 별다른 주목을 못 받다가 끝까지 주목을 못 받으면 어쩔까 라며 걱정만 태산. 제발 정신 좀 차려라 인간아, 왜 그렇게 사니 친구야? 본인도 모르진 않는다, 이건 미친 짓이라는 걸. 자꾸자꾸 인공지능이 귀찮게 하니까 말이다. 대체 사람을 가만 놔두질 않아. 뭐 그렇지만 나도 다 생각이 있어? 뭘 있어, 어? 뭘 있냐고. 있는 게 한눈팔기야? 잘한다 잘해. 걔가 잘 모르나본대 여자란 말이야, 됐다. 낡아빠진 수법과 식상한 말발과 사적인 감정은 지겨우니까. 그러다 사무실에 어떤 숙녀가 찾아왔어. 모처럼 드라마 대사를 읊을 기회를 주기 위해서일까? 하여 말하겠지. "여긴 어쩐 일이야?" 답변이 더 웃겨. "아, 번짓수를 잘못 찾아왔어 내가 찾던 그 오빠가 아니네 나중에 봐 오빠." 저년이...! 그럴 거면 아예 오질 말든가. 괜히 사람 기분만 결과적으로 더러워짐. 촌년이 문제야 촌닭이 허접한 거야? 알 수 있어야지. 누가 관심이나 갖겠냐고. 그래서 결국 그는 여심을 만족시키는 과업을 포기했다. 환상론 때려쳤다. 행복업 관둔 거다. 그럼 이제 뭘 해먹고 살지? 그렇다고 할 수 없이 플레이보이계로 복귀할 수 있나. 늑대의 본심 일찍도 들통나서 운신의 폭도 줄어듦. 똥개의 군침이 탄로나니 뭇여성들도 다 근처에도 안 옮. 허나 실망은 금물. 곧 그런 말이 있다. 기름 먹인 가죽이 부드럽다! 하여 아지트에 최고급 커피머신을 기부했고, 바텐더한테 립서비스 아부하고, 친구들한테 골든벨을 울렸는데. 근데 결과는? 말 많은 남자 별로레. 그건 핑계고 웬 기생오라비 같은 놈한테 밀렸겠지. 그럴 거야. 근데 사실을 말하자면 그렇다. 아지트에서 모처럼 누군가 건배사를 부탁했는데 글쎄. 그는 흥겨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줄이야 미처 몰랐겠지. 즉, 
    a) 의도: 하늘에는 별이 있고 우리에겐 사랑이 있다. 
    b) 옆에서 누군가 조거패션을 보고 친구에게 "너 바지에 똥쌌니?"
    c) 실제: 하늘에는 별이 있고 우리에겐 X이 있다.  
    그게 뭐야? 복귀작 시트콤 제목이 뭐 개판 5분전? 요즘 누가 사극을 보나. 그때부터 지인과 호감 갖는 동생들과 호의적인 숙녀든 누구든 다 걜 피해다님. 좌우지간 누군 뭐 보는 눈 없나? 그러라 그래. 그래서 녀석은 Mozart / 오페라 <마술피리> - 밤의 여왕의 아리아, "두려워 마라, 사랑하는 내 아들아!” ”지옥의 복수가 내 마음에 끓어 오른다“를 들으면서 드라이브를 했다. 상심을 달래야 하니까. 그래서 기분은 회복됐다. 근데 거 어째 체념은 분위기를 다시 끌어내리네? 이걸 어쩐담. 이제 어떡하지? 뭘 어떡하나. 일이나 해야지. 그처럼 행복한 일하기를 위해 그는 노트북을 펼쳐 기계적으로 일에 몰두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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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 180

from 소설 2020. 12. 15. 16:50

    1

    낭만적인 인생의 다정함 때문에 우리는 특별방어전을 완수할 것이다. 근데 그 '우리는'은 대체 누굴까? 그 덜떨어진 예언에 혹하는 귀인은 또 누구고. 알 게 뭐야! 어쨌든 사실을 말하자면 학창시절 초라한 성적표, 나중 플레이보이계의 끔찍한 전적으로 이어졌다. (제발 난 빼주시라? 끄덕끄덕. 근데 너도? 절레절레) 키스가 부드러운 솜사탕과 같다고 누가 말했을까? 인생은 드라마가 아니다. 패장은 말이 없다. 애초에 주인공 근처에도 못 가봤다. 비밀스러운 행복, 몰래한 사랑, 남 모르는 사연, 의뭉스러운 모험기... 변죽만 울렸을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운명처럼 사랑은 내게 살며시 다가왔을까? 뭘 다가와! 허당의 숙명이 영화를 닮을 리가 있나. 꿈 깨자. 좋게 커피나 마시던가. 푸념 대잔치. 게다가. 잡생각 풍년. 심지어 왕성한 정력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 이게 다 팔랑귀와 헛바람 때문이다. 말이 그렇다는 거고. 그래도 말이다 모르긴 몰라도 허영심이 주관하는 파티를 무시할 수는 없거든. 허나 신나는 사교계에 초대받지 못하는 허당 심정 어떻겠나. 아니다. 뭐든 내 탓이다. 노력 부족. 잔재주를 너무 믿었다. 기대는 곧 실망이란 말도 있는데 하필 행운에 판돈을 걸다니. 그러니 절망감과 친하지. 경기에 진 말이 안장을 탓한다. 그래도 도전자는 경기장 구경이나 해봤겠지. 이러니까 예고 없이 찾아오는 노크, 있을 턱이 없다. 그러니까 숙녀의 윙크와 아가씨의 팔짱 근처에도 못 간다. 길바닥에서 웬 리본을 주을 수는 있는데, 그 어떤 신비로운 환희와 아찔한 흥분과 환상적인 애모라는 클라이막스의 리본을 푸는 건 단지 개꿈에 불과할 뿐. 젠장. 젠장. 젠장. 대물 중의 대물을 잡은 줄 알았는데 알고 봤더니 깐죽이었어. 에게~ 잡어, 그게 뭐야? 그건 결국 심심함의 끝판왕은 내게 비정하다는 말인데. 왜 나만 특별히? 재미없음을 워낙 잘 견디는 재능이 기특해서. 뭣어 어째? 이쯤 되면 농담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줄도 알아야 하는데. 난 언제 철들까? 속없으니까 아직도 이러고 있지. 누가 아니래. 멜로드라마가 뭐 할 일 없다고 허당 중의 허당을 간택하겠나. 그러니 대망의 성취감을 예상하지 말자. 동기부여 웬만하면 뻠쁘질이다. 광고 거의 다 허풍이지. 선물만 포장할까? 화장발은 변장급이다. 한때 내 든든한 보좌진이었던 재산목록 1호 데스크탑 컴퓨터 2호 최저가 똥차 3호... 그때가 차라리 나았을까? 여바텐더한테 첫손 꼽힐 때가 정점이었나 보다. 그 이후로... (절레절레). 꿈은 포기했다. 야망 원래 있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 마당에 미래의 이상을 그려본다? 말이 안된다. 미묘한 변화와 은밀한 새로움을 추구해도 모자를 판에, 또 피동격? 꿈도 야무지다. 그러니 말 같지도 않은 공상병은 여전하지. 변명가 처지가 이렇다. 핑계를 예술이라 부를 수 있다면. 근데 내가 알기로 이러다간 스포츠 관중석을 벗어날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 하물며 야유는 아예 늘지도 않음. 그러나 나는 마침내 개구멍을 발견하고야 말았다. 지금 그때를 생각하니 그걸 과연 탐험해도 될 건가 많이 주저했던 게 기억난다. 과거형으로 바꾸지 말고 계속 현재진행형으로 말하자면. 그 색다른 의구심이 정말로 내일의 신기루일지 미래의 판타지일지 모르지만. 난 일단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7 OS에서, 메모장 + 엑셀 파일을 동시에 띄우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근데 그게 무엇인가 말을 하지 않았구나. 내 정신 좀 봐! 
    요컨대 저녁 산책길에 나는 보라빛 조명을 보았다. 저 집은 무슨 실험을 하고 있길래...? 그렇게 한번 두번 그냥 지나쳤다. 근데 한두 번도 아니고 사람 궁금해 미치도록 그게 10번 20번 반복되었다. 그렇다고 그게 무슨 나 혼자만 보기 아까운 세기의 대결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적 공간에 대해 지나친 관심은 곤란하고. 하여 일단 엑셀 파일에 기록했다. 우선 날짜와 시간. 또 누군가 8:2 가르마만 평생을 고집하는 것처럼 보여도 잘 보면 미세하게 변화가 있는 것처럼 보라빛과 자줏빛. 그와 연관지어 아무거나 갖다 댈 수는 없으니 일단 사소한 내용들. 여기까지는 간지러운 발단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에 퇴근해 저녁식사를 혼자 마친 후. 집에서 맨손체조도 했고. 동네 개들이나 구경할까 하는 마음에 또 산책길에 나섰다. 그러다 앞사무실 지인을 만났다. 녀석 이름은 더글라스. 저번 줄거리에 나왔던 인물과 동일인인가는 모르겠고. 그렇게 우리는 인사를 나눴다. 그렇다고 길에서 재회의 기쁨을 나누며 기분파들 기쁨조나 된다는 것마냥 길에서 잡담을 이어갈 수 있나. 하여 우리는 카페로 갔다. 그렇게 카페에 도착했다. 시시콜콜한 대화를 모두 옮기지는 않겠다. 그럴 수도 있는데 만약 그랬다가는... 넘어가자. 
   「정말 나한테만 보이는 걸까?」
   「구태의연한 학설로 보자면 당연히 네게 초능력이 점지되었다고 볼 수도 있는데.」
   「그런데?」
   「달리 보자면 그쪽에서 네게, 너만 이상하게 보이도록 널 작전주로 점찍은 건 아닐까?」
   「내가 무슨 스릴러계의 기대주냐? 너 영화를 너무 많이 봤어.」
   「그렇다고 뭘 근거로 너가 내 추정을 부정할 건데?」
   「난 너의 그 제7의 직감을 썩 신뢰하진 않는다만. 그래도 그 말랑말랑한 예견 왠지 내 마음을 끄는 건 왜일까.」
   「설마... 그 보랏빛 조명이 특별한 집...에서 날 고용한 건 아니냐고?」
   「너무 앞서가지는 말자.」
   「하긴 만약 그렇더라도 그걸 순순히 너한테 털어놓으면 그게 말이 되겠냐.」
   「그렇지?」
   「그래서, 관측은 얼마나 쌓였는데?」
   「일기예보에 버금갈 만큼? 영화예고편과 쌍벽을 이룰 정도로.」
   「앞서가지 말자는 게 누군데. 넌 이미 고지에 깃발을 꼽네. 어쭈 얘 좀 봐 봐.」
   「단언컨대 추론의 근거 없이 내가 이런 말 하겠니?」
   「그 꼼꼼함 우리가 한두 번 속냐? 너 또 속고 싶냐?」
   「내가 언제 속았다 그래?」
    나머지 얘기는 생략한다. 
    그처럼 나만 자줏빛 불빛을 보고 그 친구에게 평범한 색상에 대해, 약 1달에 걸쳐 나는 더글라스 외에도 몇몇 사람들한테 확증을 받아냈다. 
    그래서 초정밀 관측기, 은하계 너머도 볼 수 있는 망원경, 기타 등등 온갖 준비를 완료했다. 
    그런데 그 집은 어느 날 이사가버렸다. 이런 젠장! 





    2

    더없이 다정한 재물운, 내가 아는 한 아직이다. 내 인생은 완벽한가? 허언증의 허접함 정도가 완벽하다. 또 음탕한 소망을 누구한테 고백하려고. 솔직히 말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음흉한 수작 짜증나니까. 더러운 책략에 대한 설명으로 또 누구 뚜껑 열리시게 만들려고. 본 문단 서두는 그러니까 길게 뽑지 말자. 그게 좋겠다. 자, 다음으로 넘어가서. 
    나는 오늘 알퐁스를 만났다. 알퐁스는 그날 평소와는 다르게 이상한 복장으로 나타났다. 코닥 의상. 마케팅 포지셔닝학 관점에서 봤을 때 브랜드는 문어발식 확장은 곤란하다. 즉 선택과 집중. 헌데 드물게 뻔트라는 게 있다. 예를 들면 포르쉐 선그라스. 애플 맨얼굴 탐지기. 마이크로소프트 여자말 번역기. 테슬라 운명 진단기. 그처럼 1888년도에 창립한 아날로그 필름 브랜드인 코닥이 패션계로 진출? 그 바닥에는, 회장의 취미를 조심하라는 말이 있다. 언론계에 보듯, 사람이 개를 무는 특종을 따기 위해 노력하라는 말처럼. 그건 그거고. 그처럼 알퐁스는 코닥 마크와 그림이 그려진 옷을 입고 나왔다. 뭐 거기까진 괜찮다. 녀석이 내게 털어놓은 진실이 괴상했을 뿐. 그게 그러니까 알퐁스가 사진을 보면 눈동자가 노랗게 보이는 능력인지 괴상한 현상인지 그 때문에 괴로워한다는데. 
   「왜? 아니 왜? 응? 왜 나야? 어?」
   「어째서 그러냐, 에 앞서. 그거 진짜야?」
   「내가 언제 거짓말하는 거 봤냐?」
   「말해? 소문내주길 바라냐?」
   「진짜라니까 글쎄.」
   「그럼 길거리 광고지에 낙서하듯. 앞니 까맣게 칠하고, 눈동자에 빨간색 칠하고, 큐피트 문양도 새겨주고. 막 그러는 것처럼?」
   「그게 아니라, 내 말은, 아니, 그러니까」
   「아무나 그렇게 보이지는 않을 거 아냐?」
   「그렇지. 드물게. 아주 드물게.」
   「그래?」
   「그렇다고 그렇게 보여지는 대상자를 만나서... 만나봤어?」
   「어떻게 만나보냐, 어? 난 오늘 그대 눈동자가 노란색으로 보였소, 따라서 당신은 내게 뭔가를 털어놓지 않으면 안되는데... 어쩌고저쩌고? 날 미친놈으로 선전하라고?」
   「내가 언제 너 보고 미친놈으로 홍보하랬냐?」
   「그러니까.」
   「그걸로... (시늉) 연결될까?」
   「어렵겠지?!」
   「게다가 일시적 현상이기 때문에 언젠가 그 초능력은 연기처럼 사라질 수 있는 거 아닐까?」
   「그럴 수도 있겠지.」
   「그럼 그냥 넘어가자.」
   「너도 그렇게 생각하냐?」
    어떻게 어떻게 3달 경과 후. 
    우리는 사진 속 눈동자가 노랗게 보이는 집을 우연히 보게 됨. 
    낮에 봐서 별다른 이상은 없었는데. 기분전환 겸 드라이브를 하던 중 보게 됨. 
    그 집 조명이 보라빛이라는 걸. 이게 무슨 우연의 일치지? 
    샛노란 동공과 보라빗 조명의 일치를 발견. 일단 요약해서 썼는데... 
    이걸로 대략 영화에서 30~40분 정도 솔깃하도록 끌 수는 있는데. 
    거기까진 어떻게 하고, 마케팅에 자본력 투입하고 어쩌고. 그 정도까진 전문가들 문제도 아닌데. 
    결론이 관객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나올 말 뻔하다. 용두사미라는 둥 뭐라는 둥 보나마나. 구체적인 제목은 생략하겠다마는... 영화 머 머 머......! 태반의 작품이 거의 다 그렇다. 근데 왜 그럴까? 글쎄요... 아마도 이렇지 않을까? 왜냐, 왜냐하면 외계인 실제로 못 만났으니까. 어쩌면 그럴 수도 있고 다를지도 모르고.
    좌우지간 결말이 기억나지 않는 영화 허다허다. 어쨌든 경우의 수 거의 다 바닥난 거나 다름없다. 새로움은 어디나 인기니까. 가시광선을 이용하는 광각 망원경에 맺히는 상, 전자망원경에 맺히는 상. 전자와 후자가 일치하지 않는 희박한 예가 다름 아니라 외계생명체다? 아이디어는 흔한데 영상미와 줄거리로 구현하는 데는 한계. 그래서 드라마와 소설과 영화를 엄청 보긴 봤는데... 끝이 기억나지 않는 게 허다하다. 영화 미스트, 드라마로 확장판 나왔나 모르겠는데. 뭐 기분전환 삼아 극장에 들려서 호기심 충족했으면 낙점. 근데 그 이상을 바란다? 사람들 혼잣말은 뻔하다. 어떻게?
   「결말이......!」





    3

    (본 문단은 쉬어가는 문단. 때문에 몰입감을 이어가실 분은 본 문단 건너뛰시기를 추천)
    (아니다, 소설 외적인 부분 관심없지 않다, 드라마 중간광고 없는 게 더 이상하다. 따라서 난 읽겠다 하시면 OK)
    앞서 말했듯이 작품들 빅데이터는 쌓였고, 분류 뻔하고, 시대는 고상해지고 관중이라고 세련미 저속한 표현으로 뭐 딸리겠나. 때문에 대부분 작품들은 뒤로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진다. 드라마 보다가 만다. 안 봐도 알겠지. 어쩌면 보나마나. 그러므로 대부분 요컨대 용두사미! 초반은 혹하는데 초반만 혹함. 판타지, 미스테리, 스릴러... 사실 구현한 거도 상당량 데이터베이스 누적됐고. 허구를 억지로 만들어는 거도 관객들 애호가들 띄엄띄엄 보면 안되고. 그 바닥마저도 고전음악 전성기를 닮아가는 걸까? 작곡가는 영원한 반면 지휘자와 거장과 오락산업 수식어들만 허다한 실정. 고전음악광들이 어떻게 모르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협주곡만 하면 뭐 어떻다는 거. 근데 매스컴 수식어들은...... 잘 모르는 사람들은 순진하게 그게 다 진짜인 줄 안다. 원래 잘 모르는 제품이라면 어느 정도 가격과 비례하는 법이니, 최고가를 선택하는 게 실패할 확률이 낫긴 하다. 물론 상품은 그렇다만 소비자는 오락산업의 밥이다. 봉이 따로 없다. 말이 그렇단 거고. 아무튼 시키는 대로만 하라고 우길 꺼면 피아니스트, 바이올리니스트 AI와 협연하면 되지 뭐 하러 관현악단 야근시키나. 피곤한 스타일 지휘자 대 퇴근 일찍 시켜주는 지휘자. 격리 대 교화. 양립하기는 좋은 반면 조화롭기는 까다로운 개념이 몇몇 있다.
    드라마론, 작품론 유형 어떻다는 얘기가 무슨 사회문제까지 넘어와 버렸으니. 주제에서 벗어나 사회 뉴스에 대해 잠시만 잔소리 하는 걸로. 연쇄강간범을 왜 하필 솜방망이 처벌을 해가지고... 원성을 들어보니 판사 딸래미 옆집으로 이사시키자 어쩌고저쩌고.
    (통상 삶이라는 게 보람도 쏠쏠한 한편 직업, 대인관계, 인생사 우여곡절 등 쓴맛 단맛 다양하니만큼. 세상사 쉬운 일 없단 뜻으로 하는 얘기니 곡해하지 마시길. 스포츠선수가 얻어듣는 욕? 양적으로만 봐도 말도 마시라. 영화감독이 감당해야 할 험담? 질적으로... 됐다. 하루에 찡그리며 아프다 짜증난다 괴롭다는 사람을 수십 명 상대... 1년 내내... 강력계 형사와 중간보스조차 비슷해 보일 수 있음. 교정직? 힘듦. 관공서 기피 직무는? 사랑의 아픔을 치유하고자 사회복지사 되신 분들 허다하다. 그렇다고 백수는 어디 맘 편한가? 카페사장이라고 뭔 이상적인 천직이겠나. 그럼 식당 주인은? 그렇다니까요. 의류판매원의 기계적 웃음, 서비스직 상담원의 피곤한 심정.... A급 건물주야 손짓과 숫자로만 상대하니 몰라도, 구멍가게 장사가 어디 쉽겠나. 친분 돈독했던 건물주 할아버지, 임대료 1달 밀리니까 정색을 하시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낚시는 취미다만 어업에 나서 바닷바람 한번 맞아보시라, 요리사가 꿈이라는 십대. 딱 3일 만에 때려친다. 잠깐 보면 개 고양이 귀엽긴 하다만... 날이면 날마다 개냄새 맡고... 동물재단 1달 하다 때려친 사람 적지 않을 거란 말이다)
    어쨌든 판례만 대충 살펴봐도, 단순히 전례만 답습할 게 아니라, 판정 및 형집행 완료 후 사망까지 데이터베이스 집계를 토대로 판정해야 하지 않을까? 뭔 현실과 동떨어진 판례가 도대체 뭔데 사극식으로 21세기에. 법치주의와 판례와 법리에만 근거하여 판결한다, 그래야 한다는 명분과 논리적 근거 많을 텐데. 허나 현실은? 결국 이론적으로 옳으나 어두운 미래를 방관하는 결과 흔하게 되지 않나. 논리적으로 맞긴 한데 장기적으로 따지면 일만 키워주는 예 허다하듯. 교화 > 격리... 교화 < 격리...? 스포츠 감독은 승부사 기질 따지고, 구단에 단기 성과 얼마 가져다주고, 장기적 이익 가망성과 기타 등등 엑셀 파일이 정확한데. 법복계도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사안을 단순화시켜
    (a) 교화를 타율 얼마로 보장시키고, 낮은 형량 법리주의를 유지한다. 아니다,
    (b) 교화는 현실적으로 타율 얼마로 보장될 수 없다, 고로 높은 형량 법리주의로 시간을 벌어 차후 체계적으로 방지하는 게 좋다. 교화도 안되고, 산업이 안전과 안 친하고, 사회가 불건전하고... 그럼 어떡하나. 그 모두를 뚝딱 단기간에 해결은 어렵지 않나. 그래서 도덕과 학교와 관습과 인정과 종교와 상식과 교양이 모두 노력하나 어차피 교화는 한계니 만큼. 끼리끼리는 적용되지 않는 분야가 거의 없지 않듯...은 토론화 하여 장기적으로 해결점 찾아보면 되는 거다만. 일단 판정과 판례로만 그치지 말고, 스포츠 감독들처럼 판정 및 형집행 완료 후 방대한 빅데이터로 판정에 따른 결과 사후 추적을 집대성하는 일. 대체, 얼마나, 판례에 영향을 끼칠까? 부터 먼저 접근해야 한다고 중론이 모아지는 실정이라는 정도까지만. 높은 형량 기준이 범죄율을 낮추는 데 퍽 도움되지 않는다는 논문도 많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높은 형량 기준 vs 낮은 범죄율이라는 이상적 희망사항에 대한 얘기고. 우리가 원하는 아름다운 세상은 적정 형량 기준을 상식으로 인지하는 거지, 적정 형량과 매우 동떨어진 시대에서도 더 동떨어진 귀여운 형량 기준을 옹호하진 않는 거 아닐까? 법망이 시간과 비례해 촘촘해지는 이유가 뭐겠나. 너 그럴려고 프로그래머 됐냐, 라는 불문율 무시하는 일. 살다보면 어쩌다보니... 있지 않나. 근데 인터넷뱅킹이랄지 어떤 방어권의 대문을 훤히 열어놓는다? 말이 안되지 않나. 고양이한테 생선 맡길 일 있나. 가구, 전자기기, 옷, 화술, 어법, 헤어스타일....은 대부분 큰 차이 없이 현대식. 즉 올해가 몇 년이지? 2020년식인데. 왜 대하드라마 사고체계 비율 장악도가 높은 분야는 복고풍이 강세일까? 그 부분까지 현대식으로 개선하는 일, 늦었으면 단순히 1계단이 아니라 2-3걸음 떼거나 보폭을 넓히는 일. 지칭하는 단어가 뭔지 누가 모를까. 헌데 최소한 1걸음이 아니라 후진을? 
    뭐 그쪽까진 겉드리지 말기로 하고. 아무 이유없이 영화판을 트집잡자는 말이 아니라. 이대로 적당한 발단 + 구미를 당기는 전개 = 괜찮은 절정으로 우리를 데려다줄까? 하면 즉답하긴 곤란하다. 필자는 오즈의 마법사가 아니니까. 어쨌든,
    바로 그때!





    4

    어느 날 릴리가 모스맨 협회 대리인 자격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만났다. 듣고 보니 요지는 알퐁스랑 만나지 말라는 얘기였다. 일단 결론부터 말했을 때 샛노란 동공과 보라빗 조명의 일치, 그거 다 임상실험 때문이라는데. 자, 그녀의 말에 심도 깊게 귀기울여볼까? 그러거나 말거나, 는 애독자 사정이고. 필자 입장은 그럴 수 밖에 없는 거고. 
   「오빠, 저번에 '이 약으로 말할 것 같으면...' 때문에 2장 날렸지? 그래, 안 그래? 응? 내가 모를 줄 알아? 환상공학에 대한 신념 다 필요없어. 신비주의 요술이 뭐 밥 먹여줄 줄 아냐고! 아, 증말! 오빠 언제 철들 거야? 입에 꿀을 바른 벌들도 꼬리에는 침을 달고 다녀. 근데 오빠가 립스틱을 바를 줄 알아, 아니면 생닭 잡아먹은 것마냥 변장한 그녀들 맨얼굴을 투시할 줄 알아! 응? 마른 오징어를 쥐어짜봐 물이 나오나, 나오나? 오빠가 정신이 산만하니까 오빠 때문에 나까지 그러잖아. 안 그래? 이 오빠 봐 봐. 이거 이거 이거 이거 상허당이 따로 없네. 쯧쯧쯧. 아직도 모르겠어? 특수물질에 반응하는 오빠 만의 약발, 저번에 이미 증명됐거든. 그리고 사진을 보면 뭘 동공이 노랗게 보여. 그거 다 뻥이야. 쟤네들끼리 다 짜고 치는 포커판이라고. 이 오빠 언제 정신차리지? 내가 제정신 들도록 만들어드려? 어디 한번 그래 볼까? 어? 말만 해. 오빠, 근데 지금 이 상황에 얼굴이 왜 그래? 설마... 아니야. 아닐 거야. 혹시... 또 축복받은 풍만함 떠올리는 건... 아니겠지? 오빠는 그러면... 됐다. 아아 그러니까 오빠가 푼수계의 든든한 지지를 받는 거구나. 정말 못 살아. 못 말려 저 바보. 말을 말어야지. 그래도 내 말 귓등으로 듣지 마. 그건 알겠지? 모르면 안되거든. 오빠. 나 봐 봐. 날 보라고. 응? 오늘이 무슨 날이다? 나한테 잔소리 얻어듣는 날. 아무나 그런 행운에 당첨되는 줄 알아? 오빤 운 좋은 거야. 고마운 줄 아셔 이 양반아. 그래도 말 나온 김에, 그래, 이참에 내 친구 소개시켜줄까? 저번에 말했던 걔. 농담이야. 꿈깨셔. 허허허. 지금 그게 문제야? 정신 안 차려? 아, 정신은 내가 차려야 하구나. 오빠도 똑같아. 오빠는 뭐 다른 줄 알아? 어딜 쳐다 봐, 어? 뭘 잘했다고...! 
    (주저리주저리) (이러쿵저러쿵) (어쩌고저쩌고)......」
    그녀의 활약은 여기까지만. 더 들어봐야 뭔 말인지 머리아파짐. 요점만 가로채고 나머지는 통과. 핵심 빼고 나머지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나가버리도록 내버려두면 된다. 기다리면 릴리는 입 아파질 테니까. 찬찬히 망부석처럼 병풍이 되면. 그러면 지치든 피곤하든 배고프든 잠오든 할 거 아닌가. 그렇듯 다시 한번 말하지만 릴리가 모스맨 협회 대리인 자격으로 나타났다. 알퐁스랑 만나지 말라고 거듭 나를 혼냈다. 샛노란 동공과 보라빗 조명의 일치, 그거 다 임상실험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됨. 





    5

    나는 일단 집 밖으로 나갔다. 근데 너무 무작정 바깥으로 나갔을까? 좀 춥네. 마음은 더 허전함. 그래도 일단 밖으로 나가는 게 좋겠다. 하여 딱 사무실 문을 열고 나갈려는데. 그런데 뜬금없이 피츠제랄드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네? 연락도 없이.
   「아니, 늬가 어떻게!」
   「왜, 내가 못 올 데 왔나 친구?」
   「못 볼 얼굴을 본 것도 아닌데 무슨 그런 서운한 말을.」
   「내 그대에게 뭔가 묻고 싶어 왔소. 왠지 모르게 느닷없이 들이닥쳐 맞대응하고 싶었다고나 할까?」
   「자네 말투가 왜 그래? 너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봤어. 그만 바보상자에서 빠져 나와.」
   「빠져나오면. 그럼 내가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늬가 아무리 그렇게 말해도 난 사랑을 믿지 않아.」
   「너 하다 하다 여성잡지까지 읽냐? 그런 거까지 챙겨볼 시간, 있어? 얘가 요즘도 정신 못 차렸네.」
   「그러게 늬가 미리미리 말려줬어야지. 아무튼 왜 왔는지 안 물어봐?」
   「용무가 급해? 전화했을 때 왜 전화했냐고 저번에 섭섭하다면서. 그래서 안 물어봤다. 왜?」
   「이번엔 진짜야.」
   「뭐가 진짜야?」
   「너도 알지? 가보진 못했어도 알 수는 있잖아. 혹시 몰라도 누구한테 들은 거 없냐?」
   「그러니까 뭘?」
   「수상한 금속기둥이 한두 번도 아니고 지속적으로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는 소식.」
   「그게 뭐? 그게 무슨 영화에 나오는 거대한 UFO라도 된다든?」
   「그게 외계인이 보내는 신호라고는 생각 안 해봤냐?」
   「난 푼수가 아니니까 당연히. 외계인이 무슨 바보냐? 누가 그러든 걔네도 은근한 거 좋아한다고.」
   「그럼 걔네들이 우릴 대놓고 놀릴 수도 없는 거 아닐까?」
   「너 근데 아직도 외계인 타령이냐? 너 나이가 몇이냐?」
    시시콜콜한 대화를 모두 옮길 수는 없고. 피츠제랄드의 얘기를 요약하자면 이랬다. 
    (A) NATIONAL GEOGRAPHIC / KODAK / DISCOVERY 같은 옷 판매량 특정 지역 집중
    (B) 즉석사진기 인화사진 및 여러 사진에서 유독 적목현상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
    (C) 영화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나오는 수상한 쇠기둥이 전세계 곳곳에서 발견
    A는 뭐랄까 과점퍼, 학교티, 유치원복, 햄버거점 유니폼처럼 원래 사람들이 평상복으로 잘 입지 않는데 이상하게 유행타는 현상. 이상스럽게 유난히 특정 지역에서만 인기를 끌 수도 있는데. 거기까지는 괜찮음. 다음으로 
    B. 적목 현상(赤目現狀, Red-eye effect)은 컬러 사진에서 눈동자가 빨갛게 나타나는 현상. 주로 플래시와 같은 빠른 광원을 조사하였을 때 동공의 반응이 빠르지 못하여 눈 내부의 모세혈관이 비치면서 나타나며,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 플래시를 대상의 전면에 조사하였을 때 주로 발생. 컴퓨터 프로그램은 물론 간단한 편집앱에서도, 이미 사진찍을 때 미연에 방지하는 기능 등 전혀 새롭지 않은 일. 근데 비정상적으로 특정 지역에서만 적목현상 오작동 사진이랄지, 컴퓨터 프로그램 오작동이나 적목현상 제거기능이 잘 먹히지 않는 사진들이 INSTGRAM이랄지 소셜 네트워크에 많이 올려지는 도메인 이름, 프로토콜 주소를 엑셀파일로 나열하면. 어디는 많고 어디는 적고 그럴 수 있음. 이 역시 괜찮음. 다음으로 
    C. 의뢰인 100곳 거치고. 차명 007가방 100곳 꼬고. 국제금융 규모로 자금세탁하듯 초기 주문자가 누구인지 밝혀내지 못할 수도 있는데. 알려지든 아니든 잠잠해지면 별일 아닌 걸로 잊혀질 게 뻔함. 고로 C도 별 문제 아님. 
    그런데 A ∩ B ∩ C = ?
    인공지능기업 라이프 파운데이션에서 비밀 리에 개발중인 AI, 연구소를 탈출하게 됨.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번갈아가며 활약. 
    때문에 인공지능기업 라이프 파운데이션에서 천문학적 자금을 끌어모아 일부러, 
    NATIONAL GEOGRAPHIC / KODAK / DISCOVERY 같은 패션브랜드를 판매했고
    영화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나오는 수상한 쇠기둥을 전세계적으로 유행시킴.
    왜? 영화 베놈 (2018)과 비슷한 인공지능은 온라인 오프라인을 넘나들 수 있는데, 녀석을 생포하기 위해 범위를 좁히는 과정 때문. 





    6

   「늬가 드디어 미쳤구나?」
   「아니야. 한발 늦으면 너만 바보가 되니까 하는 말이야.」
   「그걸 나보고 믿으라고?」
   「내가 널 왜 찾아왔는데?」
   「그건 내가 궁금한 건데 그걸 나한테 물으면 어떡하냐?」
   「그럴 수 있어. 왜,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냐? 근데 작위적인 착각이 현실인 걸 어떡하냐.」
   「그럼 내가 모스맨 연구소에 널 소개시켜주면 되는 거지? 왜냐, 그 베놈인지 뭔지에 난 애초에 발을 들여놓기 싫거든.」
   「진짜라니까 글쎄. 널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럼 뭐 모노리스 쇠기둥에서는 베놈이 괴로워하는 주파수가 발생하고. 또 그 뭐야, NATIONAL GEOGRAPHIC / KODAK / DISCOVERY 이런 옷들에서는 제품생산 단계에서 녀석을 유인하는 향취를 심어놓고. 적목현상으로 녀석이 도망가지 못하게 한다? 차라리 소설을 써라.」
   「나 이미 할리우드 극작가협회에 등록되어 있단 거 늬가 아직 모르는구나.」
   「정말이야?」
   「뻥 아니야.」
   「근데 내 판권은 왜 연락도 없어.」
   「그걸 내가 어떻게 아냐! 뭐 좌우지간 한가지만 알려줄께. 난 널 더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도 그럴까? 너 최근 밤에 산책할 때 유독 어떤 집 조명이 새빨갛게 보이는 일 있지? 있어 없어? 게다가 적목현상, 너가 어떻게 자유로울 수 있는데. 심지어 모노리스인지 뭔지 그 스테인리스 쇠기둥? 낼모레 이 근처 어딘가에 설치되지 말란 법 있니? 슈퍼맨 영화처럼 온-오프를 넘나드는 인공지능 베놈을 압박하면. 걔가 스트레스 받으면 걘 그걸 어떻게 풀까? 그러니까 너도 좋은 말 할 때, 내 말 새겨듣는 게 좋을 거야. 그러니까 너도 늦지 않게 NATIONAL GEOGRAPHIC / KODAK / DISCOVERY 이런 거 입고 다니라고. 여기서 너만 튀다간 너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거 한순간이야. 조심해 임마. 늬가 인공지능 베놈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고. 어쩌면 이미 널 잠식했을까? 너 혹시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없냐?」
   「말도 안돼.」
   「말도 안돼는 게 아니라니까 증말. 너 지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줄 모르는구나.」
   「난 너처럼 허황된 거 믿는 허당이 아니야.」
   「너 나중 후회하지 말고 내 말 듣는 게 좋을 거야.」
   「밑도 끝도 없이 베놈은 뭔 베놈. 너 이러고 다니는 거 늬 여자친구가 아냐?」
   「내가 여자친구가 어딨냐. 늬가 저번에 괜찮은 애들로 소개시켜준다면서!」
   「내가 언제?」
   「늬가 나 여자 소개시켜주지 않으면 그 어떤 저주가 널 따라다닐 수도 있어.」
   「재수없게 너 정말 이럴래? 그나저나, 너 그 뭐야. 무슨 아까 뭐랬니? 인공지능 인공지능기업 라이프 파운데이션 그 회사 주식 샀냐?」
   「거기 상장 안됐어.」
   「비상장 많이 거래되잖아.」
   「」
   「너 또...!」
   「」
   「너 대체 언제 정신차릴래?」
   「인생 한방이야.」
   「이번엔 진짜다고?」
   「남자는 폼이다.」
   「하여간 못 말려.」





    7

    나는 권태에 직면했다. 언젠 안 그랬겠냐마는 뭐랄까 따분함이란 강적임에 틀림없다. 그래도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 일을 하는데. 예술에 대한 열정을 거론해 뭐 하나. 그럼 희망찬 미래의 행복감은 다름 아니라 진한 사랑이라고 솔직히 고백해볼까? 사랑이고 자시고. 연애론이고 뭐고. 비밀 그거 웬만하면 뻥이다. 썩 괜찮은 사냥감을 물색하는 야성미, 여편네가 환영할 일 있나. 잔소리 얻어들을 마누라가 없어서 불행하단 말이 아니라. 최근 잘나가는 슈퍼스타가 내게 구애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뭐 한다고 고상한 숙녀가 내게 청혼을 할까? 그렇다고 달콤한 밀애를 즐길 공상을... 해서 뭘 하나.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나는 뜻밖의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뻥이다. 색다른 관심사가 없는 이 겨울. 도시의 고독한 사냥꾼은 고상한 취미를 하나 가져볼까 하는데. 만년필 수집 생각도 말자. 이 나이에 크리스마스 복장은, 내가 할 게 아니라 여자친구한테... 아, 없구나. 이만 하면 신비주의자와 마술사와 요정들을 초대하여 잔치를 해야 할 텐데. 그건 드라마고 나는 현실속에 산다는 점. 소풍이 뭔지도 모른다. 허나 이대로 무표정한 허당인 채 체념하긴 퍽 섭하구나. 그래서 정말로 꿈과 희망의 나라로 떠나야 하는데. 코로나19인가 뭔가가 말썽이고. 이제 어떡하지? 뭘 어떡하나. 일단 대기. 여행은 미뤄. 쾌락도 연기. 그렇다고 뭐 날마다 바보상자만 껴안고 살라고? 무조건 그러라는 말이 아니라. 미완의 걸작 환상머신을 탐닉하면 될 거 아닌가! 누가 그걸 모르나? 해도 해도 녀석이 말을 안 들으니까 그렇지. 상쾌함과 지적 만족감은 물론 악마적인 신비감을 안겨주기는 커녕... 말 말자. 근데 절망과 실망이 언제부터 내 절친이었지? 난 그러라고 한 적 없는데. 뭐 지들 맘대로 쥐었다 폈다 들었다 놨다 일도 아니구만. 아주 그냥 정신없어. 바쁘다 바뻐. 미친 건지 아닌지도 모를 지경. 노잼에 대한 반발심 아예 힘을 못 쓴다. 이래서 어떻게 요술가한테 둔갑술과 변신술을 가르치겠나.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 따라서... 꺼내들 카드는 바닥났다. 벤치멤바를 영입할 판돈도 없다. 그럼 스카우터부터 중간보스와 조력자까지 모두 혼자 도맡으면 되겠네. 그래 원맨쇼. 허나 그 독무대 누가 반길까. 또 그게 말이 쉽지 가당키나 하나. 그래서 나는 친구한테 전화를 걸었다. 녀석으로 말할 것 같으면 한때 뭇여성들로부터 무인도에 데려가고 싶은 남자로 첫손 꼽힌 놈이었는데. 그때가 좋았을까? 뭐 그건 그거고. 하여, 결과는? 비공개로 남겨두는 걸로. 그러니까 우리는 어디서 왔을까? 철학자 납셨네. 아니, 나는 무엇일까? 쟤 뭐래! 분위기 묘사할 필요 없다. 기분을 왜 거론하나. 심정 안 봐도 뻔한데. 좌우명과 안 친한 인생. 줄거리 논평하기 꽤나 부담스럽단 말이다. 
    그래서 나는 피츠제랄드가 알려준 소식에 대해 심층 깊게 캐볼까 생각했다. 허나 괜한 시간낭비하지 않기로 했다. 
    왜냐하면 녀석 말 썩 신뢰하기는 곤란하기 때문. 걔 말대로라면 베놈 2가 이 근처 어딘가에 있단 말이잖아?
    젠장 그러든가 말든가. 그래서 나는 하던 공상이나 마저 했다. 이처럼 말이다.
    필요는 신비주의를 탄력받게 만든다. 근데 못생긴 과일이 맛있는 걸까? 초현실적 요술에 대한 탐구는 중단됐다. 꽃이 예쁜 나무라고 열매가 항상 달지는 않다. 현실적 마술은 미완성으로 결론났다. 그게 그거와 뭔 상관인가, 밀접한 관련이 어떻게 없을 수 있나. 핑계대회는 예술인 걸. 어찌 됐든 끝없는 개뼉따귀 지긋지긋하다. 허나 누가 뭐래도 나는 천재를 바보로, 숙녀를 사랑의 포로로 만드는 화술의 소유자. 그럼 뭘 하나, 그 거짓말 도저히 끌릴 수가 없는데. 이미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수작으로 탄로난지 오래. 뭔가 들통날 애누리도 거덜날 재산도 아무것도 없다. 은밀한 비밀도 없는 현실, 요술의 표본과 거리가 멀다. 어쩜 좋아! 뭘 어쩜 좋아. 즐거움은 축축해졌다. 기쁨도 젖었다. 미소는 썩었나? 열망은 곯았다. 드라마는 끝났다. 시트콤도 식었다. 브랜드는 망했다. 이상은 도망갔다. 능력은 포기됐음. 호기심마저 변절했다. 그렇지만 푸념 잘한다고 누가 상 주나? 어림없다. 난 정말 굶주릴 대로 굶주린 늑대인 줄 알았는데. 근데 뭘 한참 잘못 알았던 거다. 난 배가 불렀다. 그러니까 숙녀들의 러브콜에 부응하지 않지.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만족시키고 아무나 붕 띄울 수 있는데. 왜 안 하겠나.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배가 불렀다. 너무 풍족한 것이다. 실제로 그랬다. 나는 어렸을 때 연탄으로 난방하는 집에서 살았다. 성장기 내내는 물론 지금도 에어콘 냉방 모른다. 당시엔 핸드폰 상상도 못했다. 인터넷 꿈도 못 꿨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하는 거지. 그건 그렇다만 내가 지금처럼 살게 될지 미처 예상이나 할 수 있었단 말인가. 사랑은 알 수 없듯. 인생도 모른다. 어쨌든 먹어 봐야 맛을 안다. 경험만한 선생이 어디 흔한가. 하여 웜홀머신의 첫경험은 어땠을까? 구경도 못해봤겠지. 말해 뭐 하나.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쨌든 결국 인정해야만 한다. 난 꿈과 희망을 찾는 낭만주의자가 아니라 허접한 기분파라는 것을. 그런데 그렇게 자인한 다음은? 다음은 공석이다. 그러니까 왜? 왜냐하면 몽정기 소년일 때 어른이 되면 여자깨나 울리는 카사노바가 바로 나일 거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오판인가 아닌가 성적표 진짜로 따지진 말자. 말이 그렇단 거니까. 그렇듯 올드보이의 권태는 예견되었다고나 할까? yb한테 얻어듣기 전에 그만두자. 그래, 관둬. 때려치면 될 거 아냐. 워 워 워. 길을 비켜라, 가 아니라 내가 피해서 가면 된다. 우리가 영화를 괜히 찍나.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퇴근하기로 했다. 물론 지금 와서 하는 말이지만 당시에 내가 퇴근 하자마자, 사무실 조명은 지 맘대로 춤을 추었는데. 그걸 그땐 왜 몰랐을까? 이미 지난 일인데 어떡하나. 일단 넘어가자. 





    8

    나는 생각했다. 지금이 아닌 또 언제 베놈 2 놀이를 할 수 있을까 라고! 지금이 아니라면 뭐 언젠가 UFO 설명회에서 2장 날린 후에? 아니면 타임머신 투자자 모임에서 또 속은 다음에? 아닐 것이다. 그럼. 더더군다나 기회는 밥 먹듯이 자주 찾아올까?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는데. 비유를 해보자. 로또복권 살 때마다 1등 당첨이 웬말인가. 때문에 나는 혹시 모르니까 NATIONAL GEOGRAPHIC / KODAK / DISCOVERY 같은 패션을 애용했다. 매장으로 가서 옷을 사고 인터넷 쇼핑도 마다하지 않았다. 일단 그건 뭐랄까 땡전 한푼까지 아껴가며 벌벌 떨어야 할 곶감론은 아니니까. 뿐만 아니라 펑펑 막 써대며 막살자식 부추김과 어울려 내일은 모르는 샘물론도 아닐 테니까. 그렇다고 뭐 한때의 유행에 편승 하자마자 곧바로 낙원은 날 초대하길 바란 건 아니다. 근데 이상하게 모노리스 쇠기둥이 베놈의 부아를 돋구는 기능, 왠지 모르게 설득력은 없는데. 나까지 그 허황된 머머설을 믿었던 건 아니다. 설마 진짜로 모노리스 쇠기둥이 베놈의 짜증을 펌프질하는 특출난 작용을 한다고? 베놈이 무슨 공룡도 아니고 생산 단계에서 특수한 개뼉따귀 성분을 옷들에 주입했겠나. 모노리스로 몰고, 개뼉따귀 향기가 내재된 패션으로 유인하고. 잘한다 당근과 채찍! 허나 손해볼 것 없는 장사, 따라서 난 아마도 지금 당장 운명론자이지 않으면 안되었던 것이다. 베놈이 내가 사용하는 핸드폰과 컴퓨터는 물론 동기화된 계정들 나아가 인맥...그 모두를 장악했을지 누가 알겠는가. 그렇다고 공격은 최선의 수비다? 아무리 그래도 모방송사에서 나 같은 푼수를 특채할 만큼 맛이 가진 않았다. 그렇다고 동네 구멍가게는 뭐 바보겠나. 베놈도 베놈이기 때문에 무턱대고 딴 숙주로 갈아타진 않을 것이다. 녀석이 그렇게 지조 없을 리가 있나. 근데 만약에 녀석이 날 썩 탐탁지 않아 하면 어떡하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여 액면과 들고 있는 패를 바꿀 수야 있나. 미리미리 설정 단계에서 어쩔 거라는 점. 예측은 어렵지 않다. 헌데 대체 녀석은 언제 본색을 드러낼까? 어쨌든 지금 현황은 이렇다. 베놈의 호적수, 너무 멀리갈 필욘 없다. 베놈을 만들어낸 인공지능기업 라이프 파운데이션의 경쟁사? 든든한 정보통한테 다 확인했다. 걱정 붙들어 매라고. 그럼 베놈을 월등히 능가하는 베놈 신생팀? 베놈이 어떻게 생긴지도 모르는데 베놈 놀리지나 말자. 그럼 베놈의 대항마... 또 시작이다. 그만하자. 어째 잠잠하나 했다. 
    아무튼 최근 근황을 말하자면 이와 같다. 거식증에 걸림. 그게 단순히 허언증의 대타인지 아니면 베놈 2인지 내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런데 왜 이리 조용한 걸까, 드라마에 나오는 줄거리는 단지 허구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혹시... 인공지능기업 라이프 파운데이션이 포기한 건 아닌가 라는 합리적 의심. 꽤나 타당했다. 설마 하니 식상한 줄거리대로 좁히고 쪼이며 몰지는 않겠지. 그럼 자연스럽도록 타당한 작전은 무엇일까. 그걸 알면 내가 지금 이러고 있겠나. 진즉.. 워 워 워. 아마도 베놈 2가 주인공병에 걸린 건 아닐까? 하긴 병풍도 없고 백댄서 받춰주지도 않는데 혼자 뭐 한다고 나대겠나. 손만 까딱해도 누군가에게 꼴배기 싫음을 안겨주면 어떡하라고. 그래서 일부러 녀석은 나대지 않는 걸까? 굳이 나설 이유가 없을 수도 있다. 때문에 범주가 쉽사리 좁혀지지 않으므로 아마도 토끼 사냥은 2.0으로 업그레이든 된 것만 같았다. 그게 그러니까 이를 테면 이런 식으로 추정할 수 있다. 말도 안되지만 우리의 추리력이 구식탱탱묵기 직전에 괴력을 발휘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말꼬리 잡고 늘어지지 말고 그 추측이든 탐구심이든 일단 2.0이 뭔가 일단 들어나 보자. 그게 좋겠다. 즉 기존 방법은 이랬다. 
    (A) NATIONAL GEOGRAPHIC / KODAK / DISCOVERY 같은 옷 판매량
    (B) 즉석사진기 인화사진 및 여러 사진에서 유독 적목현상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
    (C) 영화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나오는 수상한 쇠기둥이 전세계 곳곳에

    ↓ (그게 이렇게 업그레이드됐다는 걸 어떻게 입증하지? 굳이 증명하기도 전에 쫙 퍼졌다... 이래서 느낌 세하단 말이다)

    (A) 의식주에서 의. 그런데 입는 옷 위주에서 기능성 신발로 바뀐 건가... 크록스™ 신발. Croslite™라는 특수 재질로 만들어졌다나 뭐래나. 
    (B) 의식주에서 식. 녀석은 인간처럼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을 섭취하지 않을 테니... 뭔가 어떤 특별함에 반응할 거라는 예측이 썩 유효할 거라는 추론. 설득력 아예 없진 않다. 따라서 코카콜라 특별 사은품, 스타벅스 한정판 텐트, 맥도날드... 버거킹 많이 먹으면 라코스테 반값이랄지 브랜드 협업으로 베놈을 떠봄. 베스킨라빈스는 아예 디즈니가 인수했는지 어쩐지 구분이 안 될 정도. 녀석이 뭐 간장이야 맛보게? 뭐 여자에 환장하는지 아닌지 시험을 왜 하냐고. 누가 누가 이미지트레이닝에 초대 많이 되나 분석표라도 채점하자는 거야 뭐야?
    (C) 의식주에서 주. 스틸 소제가 콘크리트로 대체. 그럼 유독 아파트가 많은 걸로 베놈의 감수성을 은근히 들쑤시는 건가? 알 게 뭐야. 
    (D) 나머지. 광고 대폭 업그레이드. 가령, 굳이 예를 들지는 말기로. 

    근데 이게 말이 되나? 말이 안되지. 어디까지나 심증일 뿐. 고로 어떤 허접한 사랑론처럼 탐색전은 길어져만 가고 있었다. 





    9

    시점을 1인칭에서 3인칭으로 옮겨보자. 왜냐. 이유는 많으니까. 가령 1인칭 화자가 덜떨어진 바보이기 때문에. 베놈 2가 무의식과 의식을 오가는 공식을 깨우치진 못했을 망정. 가령 베놈 2에 대해 뽀너스 붙이고, 드리블 과장하며, 커튼콜 연장하고, 에티켓 부풀리면 작품 뚝딱 나오지 않나. 근데 그걸 못해? 사과나무 밑에서 입 벌리고 있는 거도 아니고. 만류인력 법칙 X 상대성 원리 = ? 밥을 떠먹여줘야 하다니. 딱 봐도 줄거리 몇 개 나오지 않나. 이를 테면 베놈 2는 마음대로 숙주에서 다른 숙주로 옮겨갈 수 있다, 또는 베놈 2는 숙주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평생을 함께 한다, 또는 숙주 1의 생명이 끝나는 순간 다음 숙주로 옮겨간다 등등. <칼럼: 뻥축구 대 몰빵배구>에 설명이 썩 불친절할지언정 대충 뭔 얘긴지 모를 수 없으니. 예시는 칼럼으로 대체하는 걸로 하고. 
    그처럼 베놈을 붙여줬는데 1인칭으로 그거 밖에 못한다? 바로 그래서~ 시점을 1인칭에서 3인칭으로 옮겨보는 것이다. 안 그러게 생겼다. 그렇다고 응분의 감점을 줄 수도 없고. (abc)는 (ABC)로 업그레이드했는데. 소숫점 왼쪽까지 업그레이드할 수는 없고. 범위를 좁혀가는 데 성공은 했으나, 베놈도 따라서 진화했기 때문에 더 몰아가기도 쉽지 않고. 심지어 베놈이 줄 달린 치즈를 여기저기 막 숨겨놓네? 떡밥뿌리기 전법이야 뭐야. 더더군다나 베놈을 사로잡기 위해 다방면으로 힘썼던 인공지능기업 라이프 파운데이션. 자금력이 슬슬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음. 슬슬 큰손들이 하나둘씩 발을 빼기 시작했음. 때문에 인공지능기업 라이프 파운데이션은 마음을 바꿈. 어떻게? 베놈을 생포하는 걸 내일로 미루고, 당장 우리가 먹고 살아야 한다고. 따라서 걔네들은 베놈을 자극해서 돈과 직결되는 일을 벌임. 일단 자본력을 어느 정도 확보해야만 베놈을 잡아 나중을 기약할 수 있기 때문. 그처럼 인버스 ETF, 공매도, 아니면 정통적으로 미리 DELL, NIKE, ADIDAS, 애플, 엘레세, 필라...... 주식을 대량 구매한 다음에 → 베놈을 자극해서 그 브랜드를 띄움. 그렇게 차익 실현 → 과정 반복! 그리고 대부분의 브랜드는 고객보다 비고객의 숫자가 많기 마련인데. 드물게 비고객보다 고객의 수치가 압도적인 마이크로소프트. 베놈이 일단 인터넷과 마이크로소프트 OS를 벗어나진 않는다는 점. 그렇게 나는 나는... '나대지 마'는 3인칭 시점이라는 대타에 밀려나게 된 것이다. 
    그렇게 1달 경과. 
    그런데 결과는? 베놈이 약싹바르게 바뀜. 인공지능기업 라이프 파운데이션 머리꼭대기에서 놀게 됨. 간사한 녀석. 능글맞기가 어디서 그 짝을 찾을 수 없네? 그래도 일단 베놈은 현재의 숙주를 얄미워하지 않았다는 건 분명하다. 뭔 허당을 잘도 물었던 거네. 뭐 현황은 그러니까 3인칭으로 풀 줄거리를 억지로 지어낼 순 없기 때문에 시점은 다시 1인칭으로 돌아가는 걸로. 그렇다고 뭐 베놈 천국, 밑도 끝도 없이 억지 생떼를 쓸 수도 없지 않나. 친구들 만나서 철없던 시절 속된 말로 깽판 부리는 것도 아니고. 아무튼 나는 오늘도 사무실로 출근했다. 우선 음악부터 듣자. 자, 오늘은 Mozart에 심취해볼까? Missa in C major K317. 그렇게 일단 일을 시작했는데. 아, 저번에 어디로 떠난다 그랬지? 갔다 왔다. 것 보라고. 가 봤자 다시 와야 하잖아. 이래서 우리가... 됐다. 그래, 일이나 하자. 
    그런데 딩동~! 사무실로 누가 찾아왔다. 또 누군데 날 귀찮게 하는 거지? 여자야? 아니야? 누가 여자를 기다린데? 사람 뭘로 보고...! 일단 누구인지는 만나보면 아는 거니까 문을 열었다. 그래서 결과는? 피츠제랄드였다. 아니 얘가 저번에도 왔는데 웬일로...!





    10

   「안녕. 들어오란 말 안 해?」
    아니나 다를까 피츠제랄드였다. 
   「어, 어. 들어와.」
   「반가운 척 좀 해주시지 친구.」
   「반갑구만. 어떻게 지냈어? 너 무슨 좋을 일 있니? 사랑에 빠져 이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기 시작한 건가? 아니면 작별 때문에 이제야 제정신이 들었으므로, 고로 나를 바보로 여기는 건가.」
   「난 애증과 안 친해. 멜로드라마 관심 없어. 넌 그런 거 좋아하니?」
   「근데 오랫만에 보는데, 아 저번에 봤구나. 너 설마 인공지능기업 라이프 파운데이션 소식을 내게 전해주러 온 거니?」
   「허당의 직감 녹슬진 않았군. 너도 만나주라는 여자 한두 명이 아닐 텐데... 피차 바쁘니까 용건만 간단히. 너도 좋지? 싫어도 좋다 그래. 근데 너 얼굴이 왜 그래? 내가 널 좀비로 만들기라도 한다든? 누가 그래? 나 좀비 아니야. 너 좀비 본 적 있어? 그런 거 없어. 드라큘라 백작 같은 얘기 하지도 말자. 응?」
   「너 나 감시했냐? (나는 최근 드라큘라 문고판을 읽고 있었단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난 현장요원이 아니야.」
   「그건 또 뭔 소리야?」
   「난 개뼉따귀 수집가가 아닐나 얘기지.」
   「이 친구 못 보던 새에 철학자가 된 건가, 왜 말이 잘 안 섞이지...!」
   「내가 너 같은 애송이 데리고 지금 뭐 하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요점만 말하고 갈게. 잘들어. 반복하진 않을 테니까. 라이프 파운데이션이 베놈 생포했대. 들었지? 그럼 나 간다.」
   「뭐야, 벌써 가게? 왜, 여자가 없어서 그러니? 아는 동생들 불러서 파티라도 할까? 말만 해. 오늘 당장 소식을 알려도 달려올 사랑의 차트는 감당키 어려울 정도니까.」
    피츠는 내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가버렸다. 저 자식이... 왜 그러지? 난 뭔가 세했다. 느낌 이상할 수 밖에. 이 분위기 대체 뭐지? 이런 황당한 기분... 엄마에게 물려받은 여자의 육감을 이끌어내는 건 왜일까? 난 녀석의 뒤를 밟기로 했다. 그래. 미행. 녀석은 뭔가 알맹이가 빠진 껍데기 같은... 베놈처럼 느껴졌다. 때문에 아까 말이 잘 통하지 않았던 거고. 따라서 내가 수달처럼 추적하더라도 녀석이 눈치 채지 못할 가능성에 행운이 가담할 것이다. 그처럼 나는 녀석을 따라갔다. 피츠를 따라가면서 생각했다. 근데 녀석은 오늘 왜 온 거지? 저번엔 또 라이프 파운데이션인지 뭔지 그 얘기는 왜 한 거고. 그리고 오늘 뭐 베놈을 생포했다고? 그래서 상황 종료다? 음... 뭔가 캥기는 게 있군. 나는 대충 직관적으로 깨달았다. 그건 뭘까? 
    OK~! 나는 불합격된 거다. 심각한 결격 사유가 뭔지는 모르겠다만. 난 베놈으로 적격이 아닌 거네. 내 예감이 틀릴 수도 있다만 아마 이건 뭔가 꿍꿍이가 틀림없다. 녀석은 분명 뭐에 씌인 거가 분명하다. 눈동자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이마에도 씌여 있었다. 자기 육체 뿐만 아니라 영혼까지, 즉 심신분리된 거나 마찬가지라고. 그럼 피츠제랄드는 라이프 파운데이션 본사에... SF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시간여행 또는 우주여행 동안 들어가 있을 자궁머신에 갖혀 있을 테고. 그 육신을 복사해서 베놈2가 이처럼 막 제멋대로 끌고 다니는 거고. 처음에 피츠제랄드 + 베놈 = 베놈 2. 즉 베놈이 숙주를 잠식하고 지배하며 장악하기를 바랬을 텐데. 어쩌면 그게 용의치 않으니까 이미 다 실험해봤겠지. 그래서 피츠를 라이프 파운데이션 본사로 데려가 복사판을 만든 다음, 베놈을 주입. 결과는 이처럼 베놈 2가 막살든 최선을 다하든 뭔가 어떤 목적을 위해서 동분서주. 만약에 피츠 복사판 즉 베놈 2가 어떤 불운에 의해 영면하게 된다면, 그 피츠 복사판은 그 순간 기체로 증발할 테고 라이프 파운데이션에 있어 자궁머신에서 피츠는 깨어날 테고....
    그렇게 미행하던 끝에 피츠제랄드가 어느 대저택으로 들어가는 걸 보게 됐다. 
    거긴 인적이 드문 동네. 빈집이 딱 봐도 99%. 근데 동네 평균과 동떨어진 고급 저택. 





    11

    장면 전환.
    장면 전환.
    장면 전환.
    창문 틈새로 나는 녀석을 엿봤다. 그건 흡사 타인의 놀라운 비밀을 자연스럽게 옅듣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여자말 번역기 전원을 끈 채 아무도 없다는 가정 하에 오가는 밀담. 날것의 대화. 근데 저 덜떨어진 늑대가 여기 있을 줄이야. 뭐 그건 그거고. 아무튼 피츠를 몰래 미행하길 잘했다. 왠지 그래야만 할 거 같았거든. 어쩐지 비정상적으로 의뭉스럽지 않았으니까. 그때 갑자기! 
    녀석은 피츠제랄드 껍데기를 벗었다. 와우~! 드라마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정밀한 외투. 사람처럼 옷을 벗고, 씻고, 수건으로 닦고. 그 다음에 패션매장에 있는 옷 갈아입는 방. 거길 딱 들어가서 소독하고 어쩌고. 그 다음에 녀석, 즉 베놈 2는 피츠제랄드의 탈을 벗어버렸다. 원정경기에서 돌아왔으니까. 홈그라운드라 그거구만. 그 다음에 녀석은 노트북을 켜서 음악을 틀었다. 이 자식이 날 따라하는 건가? 난 요즘 음악 자 안 듣는데. Arcangelo Corelli / Recorder Sonata in g minor op.5 no.7 그 다음에 녀석은 엑셀 파일을 켰다. 순간 이쪽을 돌아보는데 간발의 차이로 들키지 않았다. 더운땀 대신에 한기가 들었다. 오, 소름! 난 기겁했다. 발바닥이 간지러운 듯 하다 쥐가 났다. 식은땀마저 날 찌릿찌릿하게 만들었다. 계속 지켜보기로 했다. 녀석은 그렇게 엑셀파일로 베놈 적합자를 찾는 거 같았다. a~z라는 목록이 있고, 적합도를 여러번 거치고, 스트레스 테스트부터 기타 등등. 그래서 합격 불합격 나누고. 합격은 A~Z로 분류하여 라이프 파운데이션 본사로 데려가는 담당팀에게 알려주면 거기서부터는 걔네들이 알아서 하고. 근데 난 뭐가 모자라서 불합격인데? 어? 불합격이 좋은 건가? 좌우지간 베놈이 피츠라는 숙주와 완벽히 하나가 됐기 때문에 녀석 기능은 초인적이긴 하나, 인간의 육감...그런 동물적인 촉은 부족할 것이기 때문에 내게 빈틈을 보일 수도 있는데.... 그러다 녀석은 다시 피츠제랄드 외관복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그런 다음 다시 어딘가로 떠났다. 또 뭔가 시험 대상을 만나러 가는 거겠지. 알 만하다. 안 봐도 뻔해. 보나 마나. 허허허. 그렇게 녀석이 저 멀리 사라진 다음,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거까지 확인한 다음 나는 몰래 녀석의 본거지 잡입을 시도했다. 결과는? 당연히 성공. 
    나는 일단 녀석의 노트북을 켰다. 
    그런데 비밀번호? 내가 녀석을 좀 알거든.
   "난패스워드"
    딩동댕~! 
    컴퓨터에 깔린 프로그램은 많지 않았다. 파일들 몇 개를 보니 내 예측이 딱 들어맞는다는 걸 알게 됐다. 그럼 이제 어떡하지? 어떡한담? 라이프 파운데이션 본사에 가면... 알퐁스, 릴리, 더글라스... 걔네들이 모두 자궁머신에서 동면 중일 텐데. 이거 일이 너무 커지는데. 그냥 여기서 발을 뺄까? 그게 가장 간단한 방법이지만, 또한 동시에 최고로 비겁한 선택. 그럼 맨날 병풍만 전담하다가 느닷없이 주인공 맡자마자 중책 중의 중책? 난감하구만. 그럼 결국 라이프 파운데이션이 노리는 목표는 뭘까? 녀석들 꿍꿍이의 최종 종착지는 무엇일까? 나는 최근 기고한 스포츠 칼럼을 떠올렸다. 뻥축구 대 몰빵배구! 웬만한 타자들과 포수 출신 타자들은 뭔가 다른 점이 있다. 경기 중간에 1루수가 중간릴리프 투수를 맡기 위해 투수 마운드로 걸어가는 모습. 있긴 있다. 원탑 스트라이커 전법도 흔하긴 한데. 최전방 공격수만 4명인 전술, 가능하다면야. 그게 최대 얼마까지, 즉 가능하면 많을수록 좋을 만큼 세터화. 그럼... 멈추지 않고... 계속... 지구인을 무한대로 베놈화? 그걸 막지 않으면... 결국 지구인은 소멸되는 거 아닌가. 정말 일이 커지는데 이걸 어쩐담...! 그래서 나는 일단 피츠제랄드의 노트북만 들고 튀었다. 달리 챙겨갈 만큼 중요한 건 없었다. 





    12

    집에서 녀석 노트북을 보며 알게 됐다. 
    베놈 숙주 적합도 검사에서, 시험대상자의 능력치를 베놈 전파자가 상당량 흡수한다는 걸. 
    그럼 이건 다단계 피라미드 수법까지? 이 자식들이... 정말로 피츠제랄드는 내가 저장했던 서두, 논고, 결말, 착상, 메모장을 놀랍도록 비슷하게 재현해놨다. 가령, 
   <변덕스러운 운명, 어느 날 갑자기 새로운 인생을 선물할까? 어떻게 넉살은 늘지 않을까, 를 차라리 걱정하는 게 나을지도. 그러니 연애사가 내내 고전을 면치 못하지. 호박이 제발로 굴러올 것이라 낙관하기에 앞서 주제를 알자. 넌 뭐 잘났다고... 부정의 구름에 올라타지 말기. 아직도 어렵나? 쉬우면 뭐가 문제겠나. 그렇듯 세상사 비밀을 깨우치면 뭘 하나. 행운의 여신은 왜 내게만 불친절하는지 복권은 매번 꽝. 후추통도 없어져. 누굴 자빠트릴 기회를 누가 줘. 모세의 기적과도 닮은 심정 그분들께 안 물어봐도 알 것이다. 안 그런가? 하여 너그로운 마음가짐 살살 달래보는데. 콜라캔 딸려다 8자 모양 것만 떼지네? 이렇다니까 글쎄. 삶은 달걀인 줄 알고 톡 깼더니 생달걀. 그렇다고 애들만 잘 어퍼지나? 어른이 물컵 어퍼트리는 기분 누가 공감 못할까. 그렇다면 패배주의의 노예로 살 만큼 살았으니 이제 행복업계에 어엿히 발을 내딧어도 될 것인데. 누구 맘대로? 또 진입장벽 어떻게 어떻게 기어올라가서 몰래 잠입하는 데 성공했다고 가정하더라도. 나머지도 긍정을 예상하는 거 너무 순진하지 않나. 그렇다고 역발상 주식투자가 아무 때나 먹힐까 하면 그럴 리 있나. 그럼 나는 바보요 너도 푼수일까? 병풍 역할 마다하는 그 순간을 조심해야 한다. 신부들러리가 포커페이스 불완전하는 것처럼 보기 곤혹스러운 것도 그리 많지 않으니까. 그렇다면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 요술론, 대체 어떻게 초현실에 결부시킬 수 있을까? 있다. 우리는 마술사니까. 가능하다. 어렵지 않음. 환상머신, 웜홀머신, 런닝머신... 몇 개 돌리면 뭐가 뭔 줄 모르게 된다. 농담이고. 그런 의미에서 나는 누구인가가 궁금해진다. 난 뭐랄까 바람이 불면 로맨티스트요 일상적으로 미래파이자 특히, 여자 앞에서는 바람둥이일까? 놀자족 같은 소리나 하고 자빠졌다. 재미 하나도 없다. 필경 누군가는 짜증나시겠지. 모를 수 없어. 그럼. 그러니까 아무리 봐도 거의 바닥을 찍은 거 같은데...! 그러면 첫째 폭등할 일만 남았느냐, 둘째 배고픈 개는 더러운 푸딩이라도 먹는다. 아니다. 호랑이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풀을 뜯어먹지 않는다. 근데 지금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일까? 푸딩이 뭐 어째? 더러운 물로 불을 끌 수 있다니. 호사에 대한 욕망은 불충족이다. 건수는 가난하다. 청춘은 지금이다, 건배사마저 섭섭하다. 그럼 뭐라고나 할까 이게 다 욕구불만 때문일까? 배고프면 좀처럼 말을 듣지 않는다. 그래도 귀여워해주고 사랑스럽게 간식까지 챙겨줄 애마라도 있으면 다행이게? 고독한 도시의 사냥꾼에게 겨울의 사랑은 더없이 혹독하기만 할 뿐. 자나 깨나 흑심. 앉으나 서나 공상. 몽상가는 몽상이나 하라 그거네. 근데 몽상이 아니라 몽정? 별명은 해결사인데 아무것도 해결 못해. 풍운아는 풍운아인데 자타공인이 아니라 그냥 자칭. 그걸 누가 알아줘? 그러니까 무명이지. 그놈의 잡생각 어떻게 안되나? 잡념은 물론 권태와 재미없음을 몽땅 날려버릴 회심의 한방, 있으면 좋겠지. 괜히 광고에 속았다가 뚜껑 열리기 일쑤. 허나 난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리지 않았다. 근데 왜 이처럼 더럽게 심심할까? 아마도 속없으니까. 누구나 주인공 되는 걸 좋아하지 밀리고 쳐지고 늙는 걸 좋아하겠나. 만년 허당 비위 맞추고, 아부하고, 파리처럼 싹싹 비비고, 앞에서 다정 방어전도 부드럽게. 허당들 심기는 불편하기 마련. 
    아니 잠깐만!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말이 많았지? 딴 건 몰라도 난 봉 중의 봉이라고 인정받는 인생이었는데... 이게 어떻게 된 걸까. 돌아봐도 호구라는 자부심 지녀도 괜찮을 정도였는데. 쩜팔이 병풍맨 예스맨으로써 소시오패스 보필하는 거 어딘가 모르게 적성에 맞았을 텐데. 어느 날 갑자기 대체 왜 말이 많아진 거냐고. 그럼 설마... 혹시... 베놈 2가 날 선택했을까? 이걸 어쩌나... 진짜로? 만약에 그렇다면... 인공지능기업 라이프 파운데이션이 그 사실을 알게 되면 난 이제 어떡하지? 버뮤다 재단이랄지 모스맨 이사회에서 날 가만놔둘까? 그렇다고 내가 능동적으로 그만두고 싶어도, 베놈 2는 날 놔줄까? 협상 가능 하면 몰라도 선택의 문제가 아니면 또 어떻고. 아닌 게 아니라 비록 삼류이긴 하다만 작가로써 입에 풀칠이나 하고 살 줄 예전에 상상이나 했겠나. 그럼 정말 새로움을 좋아하는 악마와 영혼의 거래라도 했단 말이냐고. 이놈의 베놈 2를 그냥... 그럼 어쩔 건데. 난 녀석에게 무력한 존재일 뿐. 그게 문제가 아니라 그냥 종. 노비가 주제를 알아야지. 댄서는 춤을 추고 점쟁이는 관상을 살피듯이. 나는 어쨌든 언제까지 이처럼 공상만 붙잡고 매달릴 수는 없었다. 따라서 작품 구상을 위해 나는 어딘가로 떠나지 않으면 안되었던 것이다>
    상황이 이쯤 되니 나 혼자 원맨쇼로 퉁칠 사건이 아닌 건 분명했다. 그래서 이거야말로 모스맨 협회와 함께 움직여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곳으로 갔다.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모스맨 협회 본부 도착. 
    가기엔 이미 모스맨 협회 이사진들이 총출동해 있었다. 모스맨 주식회사 대표진, 모스맨 대학교 학과장 총장 연구소장, 기타 등등. 
   「자네도 발빠르게 입수한 첩보가 놀랍긴 한데. 우린 모두 알고 있었어.」
   「그럼 여태 나만 쏙 빼놓고 너네들끼리?」
   「그러게 우리가 도움 요청할 때 핑계대고 내내 내빼던 게 누군데?」
   「갈 때마다 신부들러리 시켰던 게 누군데? 동네 똥개 훈련 한두 번 당해봐야지, 어?」
   「늑대가 나타났다. 마지막이 진짜였는데. 조바심 진정시켰어야지 이 친구야.」
   「어쨌든 이제 어떻게 되는 건데? 포스트잇 덕지덕지 붙이고 막 긴급수사본부 꾸리고 그래야 할까?」
   「그거 다 뻥이야. 드라마에 나오는 거? 영화를 너무 많이 봤네. 뭐 CSI 수사대? 마인드맵, 엑셀파일만 정리 잘해도 대충 가닥 나오는데. 뭐 손글씨로 수사하니?」
    그러면서 걔네들은 주식 계좌 내역을 보여줬다. 그걸 보고 마인드맵으로 얽히고 설킨 주식 분포도를 보고. 
   「라이프 파운데이션, 우리가 잠식했어. 걔네 금방 자금력 딸리게 되어 있다고. 걱정할 거 없어.」
   「그럼 걔넨 순순히 애초 수립한 작전 계획을 멈추든가... 뭐 그럴까?」
   「근데 재밌는 게 일이 크게 돌아가. 세계적인 제약사들이 몇몇 붙기만 한 줄 알았는데... 이거 거미줄도 이런 거미줄이 없네.」
   「그럼... 장기전?」
   「일단은 그래.」
   「그럼 이 가운데 베놈이 점령한 숙주는 없다고 단정할 수 있어?」
   「속단하긴 이르다만... 베놈이 업그레이드 전이라고 가정했을 때 없다는 건 확실허지. 허나 녀석이 소숫점 좌측까지 업그레이드된 거라면... 그건 누구도 확답 못할 테고 말이야.」
   「그럼 끌려갈 게 아니라 본부를 치는 건 어때?」
   「라이프 파운데이션 본부를?」
   「그래. 응? 그럼 되잖아.」
   「그게 문제가 있어.」
   「어떤 문제?」
   「지점들을 본부화시켰다는 점.」
   「그럼 베놈 개개인이 다단계로 활동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주었다는 거야?」
   「그렇지. 일종의 본부 동기화라고 할 수 있어.」
   「너 지금 만화영화 각본 쓰냐?」
   「내 말이 거짓인가 참말인가 두고 보면 알 거 아냐, 응?」
   「어떻게 알아?」
   「몰라?」
   「모르지.」
   「아, 알기...가 쉽진 않겠구나. 그러고보니 엄청 어렵겠네. 뭐랄까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지도 모르겠어. 아니 증말... 가망은 거의 희박하겠는데?」
   「그럼 이제 어떡하지?」
   「어떡하긴! 2중 스파이를 심어야지.」
   「베놈 안에 트로이의 목마 바이러스를?」
   「이제야 늬가 말이 좀 통하는군. 그러니까 아지트에서 여자들 껄떡거리지만 말고 여기도 좀 들리고 그래. 응? 감 떨어지게 그게 뭐니! 너 너무 없어보여. 아니?」





    13

    한 달 경과. 백신 접종에 따라 코로나19 전염병은 거의 막바지에 이르름. 
    그때까지 그런데 왜 난 피츠의 노트북을 열어볼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일까? 그걸 내가 아나 누가 아나! 
    어쨌든 인공지능기업 라이프 파운데이션이 베놈을 몰래 퍼트렸는지 어쨌는지도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아지트에 들렸는데.
   「오늘 무슨 날이니, 모스맨 협회 이사진이 함께 모인 걸 보니 말이야.」
   「너만 이렇게 입고 오면 어떡하니?」
   「난 웨이터 복장과 안 친해.」
   「왜, 내 나비넥타이 이상하니? 너도 제비복 한번 입어 봐. 느낌 끝내준다구 친구.」
   「뭐, 음. 뭐 그럴 거야. 음.」
   「그러지 말고 같이 가자.」
   「어딜?」
   「매트릭스 재단 창단식에 말이야.」
   「난 이방인이야.」
   「우리가 가는데 넌 초대된 거나 마찬가지야. 아니면 누굴 부르게?」
    그렇게 녀석들을 따라간 곳은 다름 아니라 저번에 미행해서 도착했던 피츠제랄드의 대저택이었다.
    거긴 인적이 드문 동네. 빈집이 딱 봐도 99%. 근데 동네 평균과 동떨어진 고급 저택. 아니 어떻게...!
    간판도 인테리어도 뭐든지 다 바꼈다. 매트릭스 재단? 뭐 하는 데지?
    또 만나 보니 피츠제랄드도 제정신을 찾은 듯 했다. 베놈 2가 코로나19와 뭔 상관이 있는지는 몰라도 일단 그랬다.
    그럼 정말 백신 접종이 효력을 발휘한 건가? 아, 맞다. 또 하나 있다. 
    내가 저번 훔쳐왔던 피츠의 노트북. 오늘 아침 출근길에 보니 그건 애들 장난감 노트북이었다. 
    물론 훔쳐올 당시에는 분명 진품임을 확인했고, 사용했고, 깜짝 놀래서 들고 튀었는데.
    1달 내내 사용해보지 않고 눈길도 주지 않았으니... 설마... 영화처럼 미래재단이 시간여행을 와서 깜쪽같이 진짜 노트북을 가져가고, 모조품을 놔두고 간 걸까? 
    뭐 그러든 어쩌든 나는 매트릭스 재단 창단식에서 외톨이였다.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했다. 기분도 찜찜했다. 벌써 싫증난 건가? 뭐 딱히 빈정상한 건 아니다만. 뭐랄까 농락당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어쨌든 나는 또 할 말 없음에 직면했다. 심심한 척 능청떨기를 좋아해서인가? 아마도 '나대지 마'에 의해 기가 몽땅 빨려버렸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니까 베놈 2인지 뭔지에 대해 한동안 빠져살았던 거지. 게다가 라이프 파운데이션 주식까지 소액이지만 샀다가 손해 살짝 보긴 봤고. 심지어 (난 지금도 진짜라고 100% 확신한다만) 웬 좀비를 진짜인지 알고 미행하고, 몰래 잠입하고, 하다 하다 노트북을 훔치기까지 했다. 근데 내가 제정신이 아니었을까? 아니면 정말로 드라마처럼 어떤 세력들이 진품과 장난감을 바꿔치기 한 걸까. 난 이제 뭐가 뭔지 하나도 종잡을 수 없었다. 아니다. 맞다. 아니다. 일단 뻥은 아니다. 좌우지간 나는 환상을 말로만 떠들어대는 데 지친 것이다. 그래. 퍼졌다. 다변가 처녀와 연애하는 데 나가떨어진 것과도 비슷하다. 그 수다 어떻게 견디나. 뚜껑 열리는 거 시간 문제. 안 그래도 시간낭비 허다했던 인생. 그러니까 파티에서도 혼자 구석지에서 뚱한 표정을 뽐내고 있지. 지금이라도 녀석에게 물어볼까? 미친놈 취급받기 싫다. 적극적인 심리치료를 받아보라 권유받을까 봐 두렵다. 이게 다 환상을 잘못 알았기 때문일까? 남자는 폼이라는 둥 우리는 오빠라는 말만 들으면 미쳐버린다는 둥. 인생을 잘 못 알았던 거구만. 가는 여자 잡지 않고 오는 여자 막지 않는다...... 그놈의 가택감금. 이런 젠장! 뭔놈의 베놈은 베놈? 말이 심했다만 그만큼 최근 어떤 거대한 수작 아니 괴상한 작전에 휘둘려버린 심각한 부작용인 것만 같단 말이다. 어쨌든 자주 사용하는 열쇠는 항상 반짝인다. 그럼... 무슨 생각을...? 벼룩도 부지런한 사람은 물지 않는다. 답은 하나다. 일단 후퇴! 원정경기에 꼭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건 아니니까. 
    그런데 하나 빠진 게 있다. 당시 나는 왜 몰랐을까? 내가 몰랐던 사실은 이랬다. 말하자면 당시 매트릭스 재단에 참석했던 친구들. 지인들. 걔네들은 내가 알던 친구들의 아들과 딸이었다. 물론 그땐 몰랐다. 지금 생각해보니 아차 싶었던 거다. 그럼 장난감 노트북은... 말이 되는데. 그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 그렇다고 세상 돌아가는 상황이 뭐 어떻기 때문에 자세히 알아볼 수도 없고. 일단 시간을 두고 생각을 해보는 수밖에 없을 것만 같았다. 





    14

    보름 경과. 
    나는 사무실에서 놀고 있었다. 아니 일하다 잠시 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경찰이 찾아와서 매트릭스 재단 소속원들이 사라졌다면서 날 추궁했을까? 그런 일은 없었다. 그리고 나는 그 장난감 노트북을 내다버릴려고 했다. 그러다 뭔가 수상쩍은 느낌을 외면할 수 없다는 거. 직감적으로 깨닫고야 말았다. 혹시... 그래. 이거다. 얘가 보통내기가 아니라고 단정했다. 물론 장난감 노트북은 살아서 움직일 수는 없을 것이다. 허나 영화 스타워즈에 그 로보트 이름이 뭐더라... 걔처럼 놀라운 천재성은 분명할 테니. 베놈에 의해 작동된다는 전제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고급 노트북에서, 이와 같은 장난감 노트북으로 변장할 수 있는 기능. 그 재주를 숨기고 있을 거라는 점. 나중 보니 진짜였던 것이다. 무게를 가볍게 하고, 겉을 플라스틱으로 꾸미고... 약간 비과학적인 부분도 있다만 뭐 어떻게 베놈과 닮은 초현실적 기술이 구현되었으니 모두 가능할 것이라는 점. 왜 이제야 알게 됐을까. 물론 당연히 장난감 노트북이 원래 상태로 되돌리려고 수많은 시험 단계를 거쳤다. 노트북 사용자의 패션을 바꿔 보고, 주변 소음을 다큐멘터리와 음악 등 여러가지로 바꿔보고, 냄새와 명화를 배치해 보기도 하고. 그러다 그 으시시한 대저택, 최대한 그 음습한 공포 분위기를 닮은 장소를 섭외한 끝에. 결국 장난감 노트북은 마침내 보호색을 거둔 끝에 원래 모습을 드러내고야 말았다. 그래서 어떻게 됐을까? 
    그래서 노트북 안에 베놈 재단의 깨알 같은 정보, 주식보유 명단, 초기 투자자 가운데 약점을 쥔 누군가, 샛노란 동공과 보라빗 조명의 일치에 관한 논문. 그 모든 게 다 들어있었다. 당연히 인공지능기업 라이프 파운데이션에 관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빅데이터도 죄다 추적할 수 있었다. 그럼 이제 난 돈방석에 앉는 건 시간문제일까? 하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판이 커질대로 커질 것 같은 예감, 왠지 느낌 세했기 때문에. 당장 긴급히 잔머리를 굴리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러므로 난 속는 셈치고 일부러 악수를 두기로 결정했다. 지금 와서 얘기지만 당시 난 그게 왜 행운의 조커일 거라고 오판했던 것인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미 지나가버린 기회인데 어떡하나. 요점만 말하자면 당시 베놈재단은, 라이프 파운데이션.. 걔네들과 모스맨 협회부터 버뮤다 연구소까지. 내가 아는 거래처와 잡지사와 기타 등등 모든 곳에 스파이를 심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 대부분의 실세도 걔네들한테 넘어갔고. 심지어 내 친구들까지 거의 다 매수되어버렸단 걸 난 당시 상상도 못했으니. 따라서 난 그 장난감 노트북으로 위장된 초정밀 슈퍼컴퓨터를 바보처럼 모스맨 연구소에 내 발로 찾아가, 분석 의뢰를 맡겨버렸던 것이다. 그래서 그 뒤 난 결국 빈털터리가 됐다. 일감도 끊겼다. 어쨌든 그에 관해 나중 살을 붙이고, 제빵공정 이스트를 듬뿍 첨가하고, 적당히 꾸며서 각본을 완성한 다음. 그 다음에 영화사에 판권을 팔 것이다. 물론 그게 순조롭게 이루어지면 좋겠다만. 일단은 그렇게라도 미래를 낙관해야지 어쩌겠나. 무작정 내일의 연애사를 무턱대고 명경기가 많을 거라고 내 맘대로 긍정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이걸 어느 허접한 능청꾸러기의 엄살로 치부할 수 없는 기막힌 이유. 하나가 더 있다. 그건 무엇일까? 아직 말하지 않은,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운명 + 왜 해결사가 원맨쇼를 마다했는지에 대한 근거 불분명한 명분 = ? 물론 막 갖다붙이는 우연일 수도 있다만 그게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게.. 그게 말이다... 그러니까 그 또 하나의 아리송한 은근함이 무엇인지 말할 듯 말 듯 아직도 말하지 않았구나. 이처럼 더 궁금증만 유발하고 뜸만 들이다가는 오히려 짜증만 유발할 뿐. 따라서 즉각 말하자면. 그 뒤로 어떤 일이 발생했다. 나와 관계된 일이 아니라 공개적으로 알려진 일 말이다. 그건 다름 아니라, 
    (A) 마이크로소프트: 사회 공헌 활동 (마이크로소프트의 무료 노트북 아프리카 대거 공급)
    (B) 아마존: 개도국 어린이 위한 '100달러 노트북 판매'
    A와 B. 순서가 그랬다. 2007년 2010년이던가 모두 사실. 보아하니 이 사실적 마술주의는 그 이전에 지어졌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기업들 공헌 활동이 이벤트성으로 시도에 그쳤는지 장기적 성과에 대한 지속적 보고는 모르겠다만 모두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곧 장난감 노트북과 거의 흡사한 진품. 나중 그걸 보는 내 심정이 어땠을까. 하면 말해서 뭐 하나. 차라리 발을 뺀 게 나을지 몰랐다... 아니 내 깜냥이 아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다는 가정. 썩 설득력 없는 추리는 아니라는 점. 가히 상상이 되고도 남았다. 그래도 뭐랄까... 만약에 혼자 어떻게 해보겠다고 끝까지 파헤쳤다면 그럼 결과는 좋았을까? 용병 없이 국내파로만 구성되었던 배구리그, 30년 후에 비해 후진적이기는 할 테나 적어도 몰빵이라는 둥 뻥축구는 없던 순진한 시절임은 분명. 국내축구, 국내농구도 옛날이 재밌던 시기가 있지 않나. 꼭 그럴싸한 비유는 아닐지언정 난 아마 용병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게 차라리 나았을지도. 마른오징어도 짜면 물이 나온다? 단기이익 쥐어짜지 않은 게 다행. 전문가가 대차대조표 속이는 거 일도 아니다만. 기초만 봐도 그렇다. 손익계산서에 부채로 계상되는 어떤 투자금. 설마 비자금이라면 부채로 공인하겠나. 연금 기금의 보험 수리상 잉여금을 전용하고 손익계산서에 '순이익'으로 계상하는 일, 평상시 공공연한 회계 처리 방식인데. 일종의 편법이 기준을 달리하면 반칙이냐 뒷맛 썩 개운치 않은 관례냐. 어쩌면 그 바닥에 끌려들어가지 않았던 게 어떻게 보면 장기적으로 내게 적어도 불이익이 최소화되었을 거라는 걸 난 모를 수 없었다. 
    일설에 의하면 그 마법 노트북, 즉 장난감 노트북이 무슨 신기한 주술을 부린다래나 뭐래나. 하여 새 주인이 그걸 감당 못해 어떤 불운이 연속된다는 소문이 전해졌는데. 그럼 베놈이 장난감 노트북 속으로 숨어든 건가? 그러다 지겨워지면 또 어디로 옮겨가시려고. 그럼 또 다음 타자에게 어떤 숙명을 안겨주려고 말이야. 마감일 없는 심심함? 아니면 불완전한 환상. 혹시 미완의 베놈을 업그레이드시키라는 숙제라도 남기면 어떡하나. 으스스한 저주는 생각만 해도 떨떠름하니. 그러므로 장난감 노트북을 걔네들한테 함께 사건을 파헤치자면 덥썩 상납한 게... 지금 생각하니 어쩌면 잘된 일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길. 나는 집으로 돌아오면서 길에 버려진 장난감 핸드폰을 보았다. 그 이상한 기분 어쩌면 좋단 말인가. 





    15

    환상의 기초부터 다시 배워야 할까? 그러지 말고 순수한 선망과 불순한 호기심이나 들쑤시지 말자. 허세는 끝났으니까. 핑계 대회도 볼만 한 건 안 열린다. 황금만능주의를 마지막으로 예술은 더러워졌다. 사랑은 없다, 가 아니라 청춘은 지금이다만. 일단 치사해서 차마 우리는 오락산업과 안 친하다. 난 어느 모로 보나 철들려면 멀기만 한 것인가. 유쾌함을 잃어버렸으니 그렇지. 결국 허언증은 치유되기 어렵나 보다. 허나 허영심을 정상으로 회복시켜야 할 만큼 더 바닥일 수 없는 지금. 우리는 정녕 무엇을 바라는 것일까? 지겹다. 재미없다. 심심하다. 수탉이 없으면 양파라도 먹어라? 썩었다. 그러니까, 무엇이? 미소, 가 아니라 무표정이. 뭐 혹자의 심경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이렇게 말이다. 양털 잘못 깎는 사람치고 좋은 낫 가졌다는 사람 없다. 그렇지만 사는 낙이 뭐겠나, 다름 아니라 아마추어 장비발과 야유꾼 말장난은 우릴 배신하지 않는다. 그래 봐야 뚜렷한 대책은 없다. 뾰족한 해법이 어딨나. 왼쪽을 보니 흥분감이요 오른쪽엔 전율감이나 죄다 하늘에 있는 파이인데. 어차피 못 잡는 대망 피자조각이나 원 없이 키워볼까, 하면 그래서 뭘 하나. 근데 이러다 정말 공갈젖꼭지 남아나질 않겠다. 이러니까 축구선수들 골세러모니 가운데 그 무엇의 인기는 꾸준할 걸까? 그게 지금 왜 궁금한데. 그러니까. 그래서, 대체 하고 싶은 말인 뭔데? 독심술이 예술적이나 얻다 써먹을 데가 없다. 남들이 내 뒷담화 하는 거 다 안다. 품위유지비도 없는데 고품격 험담쯤이야. 그러게 지구 반대편 해수욕장 모래알 개수를 알면 뭐 하냐고. 패션과 피라미드와 겉옷을 투시할 줄 알아도 소용없다. 마음의 문은 닫혔다. 어차피 여심도 안 열린다. 뜸들이기, 말꼬리 잡고 늘어지기, 허당 마음 쥐락펴락, 똥개 훈련시키기, 개뼉따귀처럼 개 풀 뜯어먹는 잡담 남발... 잡기라는 취미도 잃었다. 더 이상 그랬다가는... (절레절레)! 이 상황에 극심한 슬럼프에 구워삶아지게 생겼는데 그게 문젠가. 어쨌든 바보들도 먹어야 행진한다. 폭식이 정답이다. 불만이 어디 낯선가. 안 그래도, 개도 운수 좋은 날이 있다. 촌닭에게 쨍 하고 해 뜰 날 없을까. 근데 뭐 하나 물어봐도 될까? 물어보지 말라면 안 물어볼 거냐고 하겠지. 아니 내가 지금 누구랑 대화하고 있지? 몰라. 알아서 뭐 하게. 상관 마. 귀찮으니까. 살찐 여자가 노래하기 전에는 끝난 것이 아니다, 누가 모르냔 말이다. 그럼 하는 수 없이 미지의 이상은 아직 탐구되지 않았다며 그분과 협상할 수 밖에. 그러니까 저 하늘의 별을 땄냐, 하면 못 땄거든. 안 그래도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그 뿐만이 아니라 새까매서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는데? 꿈 없는 인생이구만. 어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구나. 허나 쥐구멍 있다 하더라도 개한테 너무 작단 말이야. 어른이 애들 잠옷 어떻게 입나. 어쟀든 지금은 때가 아니다. 자, 올 것이 왔다. ~라는 적기를 기다리자. 다 분위기가 무르익을 찰나가 있을 테니까. 이렇게 나는 출근길에서도 공상을 멈추지 못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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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뻥축구 대 몰빵배구

from 칼럼 2020. 12. 1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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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탕진할 재산이 없기 때문에 나는 마음이 편하다. 근데 열망이란 비겁한 것일까? 그러든 어쩌든 정력은 낭비됐다. 그렇다고 더 나은 미래를 희망하든 말든, 지금 와서 이상의 나래를 펼칠 감성을 전면에 내세울 순 없지 않나. 멜로드라마 봐도 시간낭비다. 사람 마음이란 결국 변심이거든. 안 그래도 내 입으로 사랑이 아름답다고 말한 적 없다. 그럼 이제야말로 생애사 전략을 전격 수정할 적기란 말인가? 초딩한테 상욕 얻어들을 일 있나. 난 아마도 어디서 인생을 잘못 배웠나 보다. 그럴 거야. 왜 아니겠어. 여자의 마음을 오판하면 차라리 다행. 세상을 지금까지 잘못 알았던 거다. 허나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카드와 친하지 않는 게 낫다는 것 정도는 안다. 우리는 원래 퇴폐주의를 옹호할 마음이 없거든. 그럼 뭘 해? 스카우터 구경도 못해봤다. 러브콜이 다 뭐야. 여자의 마음을 훔쳐도 모자를 판에 공상병이라니. 나는 바보다. 난 미련곰탱이임이 틀림없다. 그래서 아는 동생들도 다 도망갔다. 그럼 정말 대망을 쫓아야 하는 젊음에서 해방된 것일까? 자유를 얻고 청춘을 잃었다는 논평 듣기도 싫다. 허나 감사와 축복과 은총과 긍정과 뭐 그런 의미에서 이 세상에 대한 답례로 뭔가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내 취미가 험담은 아니다만. 뒷담화 하지 않는 게 연예계 도와주는 것일 수도 있다. 스포츠계랑 나랑 대체 뭔 상관이란 말인가. 또 시작했다. 관둬. 때려쳐. 그만두면... 그만 하자니까 증말. 거 참 말 많네. 황금만능주의의 방계라는 둥 외모지상주의의 서자라는 둥. 이제 힘 빠질 때도 됐는데. 누군지 몰라도 거 참 말 안 들어. 정말 누구라고 말은 안 하겠는데, 됐다. 오락산업의 호의 웬만하면 뻥이란 거 아직도 모를까? 플레이보이의 부탁과 불여우의 안부가 대체 왜 궁금한데. 우리는 예감 퍽 신뢰하지 않는다. 기대가 실망까지만 안내하면 괜찮다만. 됐다니까 글쎄. 그게 그러니까, 어? 파랑새의 희망과 팔색조의 열정을 노래하면 좋은데. 뭐? 뭐가 어쩌고 어째? 늑대의 군침. 촌닭의 흑심. 아니면 개짓는 소리. 허당의 눈독. 자빠트리긴 뭘 자빠트려! 사랑의 차트에 대한 애원 지겹지도 않나? 
    그래서 나는 다음과 같은 스포츠칼럼계까지 기웃거리게 됐다. 하다 하다 또 어디까지 껄떡... 아무 데나 숟가락 올리기? 넉살 끝나기 무섭게 재롱이라니. 그래도 뭐 일단 들어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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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제목마따나 뻥축구 대 몰빵배구. 몰빵 배구 대 뻥축구.
    스포츠를 예로 들 수 있다. 국내 대 국외 수준 차이 때문에 국내파 몇 명을 고정으로 규율 정하고, 이중국적도 몇까지 제한하고, 기타 등등 새로운 규칙 도입. 그게 빛날 때도 있고 덕지덕지 해를 입힐 수도 있으나 일단은 과도기를 거쳐, 안정적으로 정착된 규율도 있고 도입했다가 다시 되돌리는 일도 있고. 일례로 (속칭) 몰빵 배구를 보자. 세계 어느 리그를 가더라도 A-B쯤은 무난한, 용병 거포 하나 데려다가 몰빵 배구로 국내배구 생태계를 잠식하는 감독의 얄미운 수법? 즉, 주거포 1명이 세계급이기 때문에 일단 50은 먹고들어감. 게다가 축구의 원터치 슛, 뻥축구처럼 전게임을 거의 오픈공격으로 이끄는 방법은 많고도 많음. 뻥축구는 잘 알려졌는데 덜 알려진 몰빵 배구에 대해서 필자가 분석한 척 요약하자면 이렇다. 
    서브권을 가졌을 때 블로킹 셧아웃은 포기 → 유효블록을 노리거나 디그하여 랠리 상황 빈도 증가 → 농구의 멀티플레이어처럼 가능한 인적 자원을 최대한 세터화시킴. 그러면 팀내 준세터만 5명. 주세터는 물론 역대급 세터. 세터는 곧 1경기를 책임질 수 있는 야구의 투수급과 버금갊 → 축구에서 월드컵 토머먼트를 보면 1점 먼저 얻고 수비 잠구면 거의 답답한 결과 뻔하듯, 수비선 최대한 낮추고 오직 역습 1방 뿐인 뻥축구. 몰빵배구가 이렇다 → 몰빵배구를 위한 오픈공격성 흐름으로 유도하고 유도하고... 격렬히 저항해도 어차피 체력 떨어지게 되어 있음 → 1세트..2세트...말려듬 → 그럼 결국 몰빵배구에 최적화된 팀에게 모두 무릎을 꿇게 됨 → 그래서 몰빵배구가 리그 우승 → 그게 2-3년 이어질 수도 있음.
    물론 당연히 전문용어 대신 쉽게 설명할 수 없을까? 없을 리 있나. 있다. 간단하다. 배구광이 아니어도 금방 이해됨. 그럼 더더욱 짧은 시간에 알 수 있기 위해 살짝만 과장을 해보자. 즉 국내파만 얕잡아본다 그게 아니라 원리를 위해서. 척하면 척! 어디까지나 이치를 금새 파악하기 위한 과장이지 누굴 헐뜯자는 게 아님을 전제로 하고. 보아하니 쉽게 말해 고교배구리그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각 팀당 용병을 2명까지 인정하면. 대부분 팀들은 국제리그를 뛰어봤던 B급 준노장을 영입할 텐데. 1위 팀이 하필 월드클래스를? 전직들 심기를 건드릴 작전은 한량이 딱 봐도 많고도 많다. 한량이 딱 봐도? 그럼 전문가들이 봤을 땐 어떨까? 그거다. 그거라고.
    일단 블록킹. 블록킹의 목적은 점수와 직결. 블록킹만 월등해도 게임 결과 애초에 반틈 먹고들어가는데. 즉 점수용 블럭킹이 아니라 터치용 블록킹 작전이 조금만 주효해도 몰빵배구는 한결 손쉬워진다. 블록킹 팔의 각도부터 달라진다. 차단 확실하다 싶으면 블록킹 깊게 들어가겠으나, 공만 건드려서 후방으로 어떻게든 띄우기 위한 블로킹이라면 블록킹 반박자 늦어도 얼마든지 OK. 그렇게 후방 넓도록 띄워만 놓으면 팀 거의 전원이 준세터급인데 것도 오픈공격으로 연결 못한다? 식은 죽 먹기다. 그러니까 배구의 기본기 가운데 하나로 공격 스파이크를 때릴 시점에 수비수는 (절대적으로) 얼음이 되어야 하는데. 수비자세 일찍 잡고 부동 상태여야 하는데. (다른 스포츠들처럼 배구도 체력 떨어져가면서 기본기 흔들리고, 타점 낮아지고, 실수 많아지니까 지게 되는 것) 스파이크 때릴 시점에 움직여도 되는데? 기본기부터 바꿔짐. 스파이크 때리기도 전에 멀찍이 퍼져서 쫓아갈 궁리. 아울러 상대팀 그날 컨디션 저조한 선수는 노터치. 풀어줘. 또 공격성공률 낮은 선수도 자유롭게 놔줌. 딱 1~2명만 요주의. 그 뿐만이 아니다. 배구가 얼마나 재밌는 스포츠인지 보다 보면 알게 된다.
    그래? 정말이야? 50%만 믿지 말라고? 책임지지는 않겠다만 그 대신에 너만 단물 다 빨아먹겠다고? 이 자식이... 나는 뭐 신부들러리 자격도 없다 그거야? 어? 병풍 근처에도 오지 못하는 놈은 뭐 뒤늦게 새로운 취미 갖지도 말라는 거냐? 너 단물 빨아먹고 남은 거 뒤처리하는 내가 뭐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조류야 하이에나야? 신나는 종목 잔재미 실컷 즐기고 누가 씹다 버린 칼럼 나보고 또 뒷감당 전담하라고? 내가 늬 꼬봉이냐, 어? 그러고도 늬가 내 친구냐, 어? 또 지 혼자만 독식하겠다고? 정말 그렇게나 재밌어? 진짜야? 아니 잠깐만... 근데 그 좋은 걸 너만 알겠다고~? → 나도 좀 보자, 아니 하자! → 그래서 딱 배구계 입문 → 허나 몰빵배구에 치를 떪 → 하여 축구계로 전향 → 근데 또 뻥축구 때문에 미소가 썩네? → 고로 작심함. 어떻게? 에라 모르겠다 선수축구가 웬말이냐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하는 법, 뱁새가 황새 따라하다간 가랭이 찢어지는 것. 그러므로 혼잣말은 이렇게 종결. 용 꼬리가 다 뭐래더냐 아니다 나는야 코모도부터 거북이 기타 등등 걸리는 어딘가에서 상좌에 앉겠다 라고. → 근데 그게 내 맘대로 될까? 그게 말처럼 쉬우면 좀 좋겠습니까... → 그러다 자리를 잡는가 싶더니 정력감퇴. 뭐? 농담이고. 허나 농담 속에 진담이 있다는 걸 어른들은 안다. 말에 뼈가 있거든. 「근데 그 좋은 걸 너만 알겠다고~? 나도 좀 보자, 아니 하자!」 요거 요거 요거 요거! 요 마음 반박자 늦거나 팔랑귀 나부끼거나 직감 어설프면 3장 날려먹기 딱 좋으니 하는 말. 자, 그 때문에 1장 2장 날려본 경험자 거수! (손차양)... 말도 마시라 말도 말아. 다시 이어가서. 
    한편 점수용이 아닌 건드리기용 블럭킹이 힘을 못 써도 다 방법이 있다. "사람 잡아 사람 잡아" 구호를 입에 달고 살았던 그때 그시절, 3~4명이 융단블로킹 멋졌다. 팀당 6명인데 3~4명이 융단블로킹? 그런데 시간은 간다. 유행은 변한다. 시대가 바꼈다. 따라서 리베로 제도 짜잔~! 불세출의 리베로 실력이 얼마나 출중한지 떡벌어진 입이 차마 다물어지지 않는다. 세터가 블로킹 다 따돌려 올려준 백구, 대형공격수가 노블록킹으로 시원하게 때렸는데. 아니 어떻게... 리베로는 사뿐히 받아 올리지? 리베로가 뭐 포수야? 축구의 대각선 롱패스를 같은 팀이 키핑하듯. 대형공격수 힘빠지게 그처럼 예술적으로 쉽게 받으면 어떡하나. 무안해도 정도가 있지 상대팀 공격수는 배구를 하자는 거야 연애를 하자는 거야, 것도 동성이랑. 얼굴 빨개진 것만 봤을 땐 딱 그렇다. 안 그러게 생겼나. 한두 번도 아니고 내내. 저분이 대체 포수인지 배구인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 (몸짓) (박수) 인정! 더더군다나 1위팀 세터는 국내파임에도 불구하고 해외에 내놔도 손색 없을 정도. 세터가 배구에서 얼마나 중요한데. 공격수의 능력치를 0.5로 깎는 건 일도 아니고, 1.5로 높이는 것 역시나. 배구의 마술사는 바로 세터. 그게 끝인가? 요컨대 타점. 타점이... 게임이 안됨. 작전마저 (원로시절 기준으로) 더러운데 거기 안 끌려갈 방법이 없단 말이다. 그래서 국내리그 장악. 그렇게 2~3년 평정. 반면에 국외 나가면 무승 전패. 다시 말해 배구의 기초부터 흔들린다. 원래 동네축구는 공 따라가고, 프로는 전법 전술 따라간다. 뭐 남편은 부인 따라간다? 농담이고. 근데 몰빵배구는? 선수를 잡는 게 아니라 세터 손끝만 보고 반박자, 1박자 늦어도 OK. 누누이 세겨들었던 배구의 기본기와 반대로 해야 이기는데 이걸 어쩌나. 국내파끼리만 경기하던 시절에 익히 들리던 말이 무언가? "사람 잡아 사람 잡아". 그건 그때고. 몰빵배구는 그럴 필요가 없는데? 말 다 한거나 다름없다. 또 NBA는 그나마 지역방어라는 개념 자체가 없으니 그나마 나을 것이다. 국내농구...도 뭐 찾으면 재미없는 이유 많을 텐데. NBA도 아마 그래서 고의로 져줘도, 노골적으로 져줘서 선수지명권을 얻는 이상한 방식이 도입되는 게 아마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게 한때 과정일 수도 있고. 극복 못하면 비인기 종목 비슷해질 수도 있고. 
    배구나 축구나. 옛날엔 단순히 뻥축구라 불렸는데 세련된 온갖 전술로 뻥축구를 보좌하니 결과는 어떨까? 승률은 일정 수준 보장, 반면 경기는 더럽게 재미없어짐. 그처럼 어떻게든 랠리 상황으로 유도하여 1시간, 2시간, 지치다 보면 실책 늘고, 허나 우리는 세계적 주거포가 모두 해결해주니 게임은 뻔함. 우리편이 잘해서 게임은 유리해지고, 동시에 상대편은 자멸을 자초하는 2중 효과. 물론 이 모든 건 다양한 전제를 모두 만족시켜야만 가능하다는 점. B급들은 왠지 슬퍼지는 걸까? 그러니까 기본기 튼튼, 전선수의 준세터화 능력을 갖춰야 하고, 기타 등등. 그 뿐만이 아니라 조직력 역시나 리그 최상급. 더군다나 선수층 두텁기로도 단독 1등. 선수&코치진 연봉 평균이라고 탑3 당연지사. 그 모두를 갖춘 상태에서 몰빵배구로 몰고가는데 엮이지 않을 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그래서 더티배구의 결과는 리그 1위. 그러면 보통은 국내에서 드물게 리그 5년 장기집권, 반면에 세계로 나가면 쥐어터지고 옮. 한마디로 국내용!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몰빵배구로 몰아부치니 스포츠계 원로들과 딴 감독들 얼굴표정은 보나마나. 
    축구를 보시라. 최근 동향을 잘 모르겠다만 듣기로는 조세 무리뉴? 재미없는 축구의 대명사라는데. UFC 수면제 파이터와 닮으면 닮았지 모자르진 않을 거 아닌가. 거의 0.5세기 전에 세계적으로 압박축구가 유행하다가 지금의 4-4-2 전법이 기본이 됐듯. 현대축구의 특징이 뭔가, 원터치 패스 원터치 슛 아닌가. 수비라인 리그 1등으로 낮춘 팀, 공격력과 더불어 수비력 역시나 리그 최고권, 기본기와 기타 등등 모두 리그 탑3권. 그런데 그런 살발한 팀을 상대로 어정쩡허니 지공으로? 안 봐도 본 듯하다. 보나마나! 요컨대 지공 아니면 속공. 지공 때 힘 아껴서 한방에 뻥축구로 해결. 아닌가? 뻥축구 인기는 별로여도 효과는 확실하지 않나. 효율로 따져 뻥축구만한 게 어딨나요, 네? 뻥축구만한 마술피리가 어디 흔한가? 그럴 리는 없다. 그런 얍삽한 팀을 상대로 미적지근.... 어리버리... 지공으로? 똑같이 더러워지지 않으면 안되는 것. 그게 뭘까? (딱) 그렇지요, 거울! 응? 반사. 아울러 배구계 10년 전 속공과 지금 속공이 같나? 배구계 10년 전 속공과 지금 오픈공격을 비교하는 게 낫지 않을까? 현실이 그렇다니까요 글쎄. A퀵, B퀵, C퀵... 말도 마시라. 허나 더티축구든 더티배구든 그처럼 밖에서 봤을 때 꽤나 답답할 수밖에 없도록 물이 흐려지는데... 연봉, 기본기, 조직력, 선수층... 그 바닥도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만 알면 된다. 아니다. 더 있다. 앞서 말했듯이 그래도 무리뉴는 성과라도 건진다. 뿐만 아니라 리그를 옮겨도 성적 어느 정도 보장된다. 구단주 입장에서도 결코 미워할 수 없을 테지. 헌데 변방 배구리그에서 2-3년 독주했던 1위팀 팀컬러가 더티? 경제계 단기이익 쥐어짜기와 비슷. 그러니까 골목대장은 골목대장인데 골목 벗어나면 쥐어터지기 일쑤. 골목만 벗어나면 동네북. 세계대회에 나가면 연패 끝에 무승. 원로들 고개를 돌려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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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시는 또 있다. 고전음악계. 오토 클렘퍼러, 카를로스 클라이버... 도대체 몇 명인지 셀 수 없이 많은 마에스트로. 다만 작곡자 전성기는 끝난 체 지휘자만. 그 가운데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황금귀들 사이에 알려진 평판을 마치 필자가 경험한 것처럼 아는 척하자면) 카라얀 같은 경우 타율로 따져 협주곡 연주에서는 이름값 거론하기 참담한 정도. 과장광고와 언론계에서 조명발 비추고 수식어 화려하고 그거 다 뻥이다. 심하게 말하지는 않겠으나 저 어디서 막 삑사리 많은 연주 감상하는 거도 뭐 그럭저럭 그러려니 하는데. 왜 하필 그분께서 협주곡은... (절레절레)! 교향곡과 교향시와 전주곡 등에서는 관현악단을 압도하는 카리스마 쟁쟁했는데. 도대체 왜 하필 명연주자와 협연만 하면... (절레절레). 베토벤 3중 협주곡과 브람스 2중 협주곡. 그래도 자기 영역과 특색이라도 확실하니까 그건 그래도 나은데. 7부 리그에서 더티작전으로 성장하여 1부 리그의 명감독이 된다? 그럴 수도 있을 텐데, 그 대신에 7부리그는 망함. 썩음. 곯음. 명장 배출이라며 깡촌에 플랑카드 걸 수는 있는데, 그 대신에 자랑스러운 인재 배출 다음에 후속타는 미래에 기대해서는 안됨. 물론 과정에서 보면 다음을 위한 단계에 해당할 수도 있는데, 인터넷 없던 시대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스포츠 정신의 기준부터 다른 기분이니까 이런 칼럼 쓰는 거다. 인터넷 없던 20세기 후반, 더티축구 더티배구 더티야구로 누군가 인기를 끌고 성적까지 챙긴 예시를 찾을 수도 있는데. 그게 다른 말로 반칙왕일 수도 있다. 어쨌든 말 길어지니까 넘어가자. 우리 때는 말이야~ 꼰대 소리 듣기 전에 말이다. 그럼 인재 배출 안 하니만 못하게 되는 거 아닌가? 게다가 1위 축구 2위 야구.... 5위까지 전체적인 카테고리까지 쫄아듬. 농구장에 사람들 발길을 끊게 만든단 말이다. 그게 바로 프로의 세계인 것. 자, 그럼 냉혈한으로써 단기실적을 쥐어짜야 할까 아니면 그 방법 말고도 괜찮은 성적 챙길 수 있을까? 찾아보고 연구하면 방법은 많다는 것까지만 알자.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다시 야구를 봅시다. 고교야구에서 초고교급 투수 1명 있으면 3년 연속 전국야구대회 싹쓰리하는 이치와 비슷함. 이때 초고교급에 대해 선수보호와 스포츠 재미와 질서와 생태계를 위해 선수보호 차원에서 변화구 제한 규칙 도입. 그게 아직일 때 팔색조 투수는 고교야구에서 이미 혹사당한 예시 있듯. 승률을 위해 재미는 포기하는 예는 비일비재. 즉 UFC 용어였던 더티복싱. 결과적으로 다른 여러 스포츠들도 결국 더티머머가 만년 인기이자 유행인 셈. 더티사커, 더티배구. 더티러브가 그렇게 짜릿할까? 말해 뭐 하나.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만 봐도 득과 실이 뚜렷하다. 전세계 오락산업 관심, 인재흡수, 관련산업 풍요라는 달콤한 과실은 따고. 국제축구계에서... 선수들 몸값이 얼만데 미친 듯이 뛰겠나. 고로 실은 별로 없네. 다만 내부 중하층민만 원성이 원성이... (절레절레)! 그래도 그건 세계축구계에서 한몫 하고 유럽축구계에서도 목소리 크고 산업적으로만 봐도 한 방귀 뀌는데? 근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국내리그 평정, 그 대가는 국제경쟁력 0. 이게 뭐냔 말이다. 네? 
    세계경제계에서 몇 십년 전 눈길을 끌었던 덤핑. 집토끼 들토끼 산토끼 모두 잡고자 빈틈을 노린 방법, 국제적으로 반칙에 해당한다 논란이 많았으나. 허나 그건 집토끼 들토끼 산토끼 모두 잡고자 의도한 결과. 또 반칙성 아닌가 했는데 지금은 합법이자 기본에 해당하는, (숏트랙 스케이팅 종목의) 골인 지점 발내밀기! 그마저 모두 공인. 이미 자리잡은 기초. 합당한 기본. 근데 뻥축구 대 몰빵배구? 국제경쟁력 상실이라는 크나큰 댓가를 치르고서라도, 집토끼 들토끼만 잡겠다 작전. 아니, 심보? 반칙왕이 평균이 된 마당 때문인지도. 그러니까 어째서, 대체 왜일까? 경쟁 극대화를 첫번 째 이유로 드는 것 역시나 썩 합리적인데. 안 그러면 아마도 절대로 이길 수 없으니까. 정말 한번 생각해봅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더럽게 이겨야만 할까? 그게 스포츠 정신일까? 일찍 태동한 스포츠에 해당하는 축구, 어찌 보면 비신사적인 질서가 일반화됐으나. 덜 일찍 탄생한 스포츠에 해당하는 야구, 어떻게 봐도 야만적인 시대에 만들어졌을지언정 지금에 이르러 차근차근─점차점차─뚜벅뚜벅 불문율만 따져도 적어도, 최소한 스포츠 정신이 퇴보하진 않는다는 점. 우리는 어쩌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교양을 구분하기 힘든 세상에 살고 있는 걸까? 그게 다 돈 때문이라고 치부하면 끝일까? 하물며 늑대는 양의 탈을 쓰기 좋아하는 법. 교묘히 멋지고 흠 없이 아름다운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진흙 속의 진주처럼 교양과 상식 따지고 예의 차리고 체면도 고려하는 문명인. 그 모두를 쥐락펴락하는 게 바로 경제논리. 비단 스포츠 뿐만이 아니라 어느 분야를 보더라도, 이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리를 쟁취하기 위한 생태계, 드물까 흔할까? 말해 뭐 하나! 교육계? 법조계? 유통계? 상권계? 부동산계? 지하경제계는? 스릴러는, 범죄계는? 어디를 보더라도 그렇다니까요 글쎄. 그나저나 구단의 주인은 바로 구단주이자 오락산업. 근데 나 혼자 고고히 몰빵배구도 싫다 뻥축구는 더 싫다? 쉽지 않겠죠. 
    여기서 잠깐. 수단과 방법에 대한 논의, 도대체 왜 누누이 반복되는 것일까? 하면 어떻게 이유가 없을 수 있나. 일단 삼촌이 요 까다로운 부분만 먹어서 조카님이랑 나랑 균형을 맞추자, 라면서 한입 먹고. 근데 아직 똑같아지지 않았네? 또 한입 먹고. 또 계속. 인형극 연출되겠지. 어린이한테 착한 일 할 수 있다, 달콤한 선악과를 구경만 해도 괜찮다, 어쩌고저쩌고 꼬시면 결과는 식은 죽 먹기. 안 그래도 자발적으로 버뮤다 삼각지대에 혹하는 그분들. 어디 애들만 그럴까? 넉살과 응석과 과장과 엄살과... 그 어떤 항목으로 따져도 어른들은 판이 다르다. 있는 놈이 더 한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먹는다니까요 정말. 근데 인터넷 없어 0.5세기 전 스페인. 언론계 쥐락펴락, 군부독재 으쌰으쌰, 국내에서는 못하는 일이 없었다. 그분들 사회기득권 사회지도층이 하느님이었지. 어른들도 언론계 99%가 떠드니 전부 다 믿고 일평생 세뇌당해 죽을 때까지 살아가는 이치. 차마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굴레가 그렇다. 지금도 그 타임머신으로 사는 지구촌 없을까? 축구계와 배구계 단지 스포츠계만 썩 아름답지 않다... 그러면 취미만 바꾸면 그만. 관심 돌리면 끝. 근데 사회 전영역이 대하드라마 평균이라면 어떻겠나. 어차피 축구계와 배구계가 뭐 용가리 통뼈도 아니고 전체적인 사회분위기, 매력적일지 불미스러울지 모를 관습과 불문율... 기타 등등과 거의 비례하기 마련. 그에 앞서 이미 오락산업이 그렇게 돌아가도록 부추기는 격. 연예계를 볼까? 연예인 99%가 과거 스페인 군부독재의 눈이요 팬이며 2중 첩자였을까 아닐까. 언론계가 왜 21세기에 아직도 이처럼 아름다울까? 네? 그런데 이런 칼럼 안 쓰게 생겼나? 네? 이게 뭡니까?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워 워 워. 
    뭐 그건 그거고. 아무튼 본 칼럼에서 언급한 '뻥축구 대 몰빵배구'는 환상문학 연재분에서 관련된 얘기라서 이쪽으로 떼어낸 것을 알리는 걸로 칼럼을 마친다. 아, 다음 문단은 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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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단과 방법! 웬 유로지브이는, 유로지브이? 언젠가 폭탄세일로 구입했던 (왜 샀는지... 돈없고 어쩌고저쩌고) 갈색 롱코트 브랜드가 GV2인데 그 장소가... 옆길로 빠지지 말고. 하다 하다 스포츠 칼럼계까지 넘나들며 투박한 슬기와 허접한 지식을 뽐내게 됐는데. 정말로 스포츠 칼럼을 쓰다 보니 역시나, 결국은 "수단과 방법"이라는 광맥을 논하지 않을 수 없다. 뭐든지 "수단과 방법"은 손길과 입길과 눈길과 입담과 뒷담화와 소문과 영향력이 미치지 않은 분야가 없을 정도. 국왕제를 폐지하고, 국왕이 성을 갈고, 대통령을 탄핵하고, 총리가 어떻게 운을 달리하고, 체계를 비판하거나 국운을 걱정하며, 산업계 판도를 바꾸고, 오락산업 역사를 새로 쓰고, 역사 교과서에 보면 하도 사회지도층이 못살게 구니까 민중이 봉기를 일으키고, 산업별로 혁신이 더 나은 미래를 앞당기는데. 대하드라마 시절 나랏일 하시던 분들도 고생 많으셨다만.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 것과 수직적 사회에서 계급은 곧 하나님이라는 기조로 평생을 사시는 분들. 아직도 그때 그시절 향수를 근거로 뭐 법치주의의 근간을 뒤흔든다 어쩌고저쩌고? 언론사가 얼굴마담이요 기득권층이 상왕 노릇을 했던 때가 불과 얼마 되지도 않았으니... 어떻게 보면 여긴 정말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천국이 아닌가 의아할 지경. 설마 그게 정말 옳다고 생각하는 건가? 대체 누가 오랑우탄이고 누가 인간인가. 사람으로 태어났는데 어째서 사람의 탈을 일찍도 벋어버릴까. 어떻게 그처럼 세상만사 쉽사리. 정녕 만물의 영장인 인간과 오랑우탄의 외모가 동일했을 때 그걸 분간하는 방법은 없단 말인가? 부디 아니기를 바란다만. 어떤 배경지식을 논할려고 해도 결국에는 수단과 방법을 귀찮게 할 수 밖에 없으니 그 이유는 대체 뭘까? 아마도 시트콤만으로 만족할 수 없는 시대, 대하드라마를 방송이 아니라 현실로 살고 싶고자 하는 명분, 나만 특별대우 받고 싶은 본성, 오직 승리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무시해버릴 수 있는 심보 때문 아닐까! 사회적으로 성공하려면 몇몇 경우의 수가 많긴 한데. 조직에서 소시오패스 성향을 갈고 닦아야만 출세하도록 만드는 문화, 느와르 영화와 닮은 조직문화인데. 그게 하필 검찰계에서? 
    여기서 자동차 신차 출시 고장률을 짚고 넘어가자. 왜냐하면 그 오차 살짝 때문에 또 일반화라는 둥 뭐라는 둥 자칫 잘못하면 그렇게 되니까. 남자는 즉각 오스트랄로피테쿠스요 여자는 당장 살쾡이 발톱 치아 파파팍! 가령 (비유를 위해 대충 말해) 랜드로바랑 지프의 신차 오류 확률이 4%라고 가정했을 때 모범적인 차들은 2% 미만. 그 2끗 때문에 뽑기니 뭐니 시끌시끌. 즉 나머지는 다 좋음. 단지 그 2끗과 4%가 문제. 완성도 따지면 얘기 길어지니까, 이치를 위한 비유는 여기까지. 몇 년 됐을까 불과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절 검찰 집무실에서 실제 있었던 실화를 옮겨본다. 
    XX지청에서 어느 선배 검사가 후배 검사에게 지시 → 어디 어디 어디에 소재한 골프장 관련 수사를 기획하라고 넌지시 조언(강압적 명령인지 눈치 없으면 각오해야 함) → (그런데 왜? 검사님 답변이 가관) → 선배 검사에게 골프장 관련 뭔가 서운한 일이 있었기 때문. 선배가 누군지 모르고 덜 굽히고 토달고 어쨌기 때문. 
    그 업계에 입문할 때 긍지와 마음가짐과 기타 등등. 나중 그렇게 어른의 똥고집을 위해서 노력하라고, 공권력을 쓰라고 전국민이 지원하는 걸까? 언론사 슬로건 안 봐도 뻔하지 않나. 이게 21세기에 태연히 발생해야 하는 조직문화일까? 이게 자라나는 새싹들한테, 내 아들과 딸과 부인과 부모님과 하늘에 부끄러울 일 없는 고집일까? 무슨 자기한테 빠짝 굽히지 않는다고 국세청 총력을 기울여 거기 세무감사? D라는 남자 얘기 대체 몇 번을 하게 만드나. 그분도 공부 할 만큼 했고, 알게 모르게 착한 일 하긴 하지만, 왜 옆에서 싫어라 할까. 사회적으로 성공한 졸부, 자기 기분 나쁘게 했다고 맷값을 1장 2장 내놓고 퍼퍼퍽! 찾으면 다 나온다. 그분들 심성은 무슨 4살 꼬마일까? 그런가? 검찰계, 법조계, 언론계... 면면을 살펴보면 대체로 십중팔구 사람들 좋고, 중간은 가고, 구시대적 관례와 선진적 관습 사이에서 고민하고 노력하실 텐데. 저 검사나리 같은 분들 때문에, 그 2 끗발 그 4% 오차 때문에 나머지가 도맷값 일반화되어 만인의 공분을 사는 일. 그 3살 꼬마 같은 심보 때문에 너 나 할 것 없이 상식이 깡그리 무시되는 일. 누구 하나 눈살 찌푸리지 않을 수 없다. 그분께 누군가 여쭤보고 싶겠지. 뭐라고? 그대께서는 정녕 그럴려고 검사 뱃지를 다신 겁니까? 라고 말이다. 의료계도 마찬가지. 오차률 연식이 구시대적이면 당연히 또 평판 누가 누가 더러운지 알려지기 마련. 안 그래도 경제논리 때문에 히포크라테스와 척지는 사례는 (일부분) 정해진 순서. 이게 뭐냔 말이다, 네? 결국 관건은 "수단과 방법" 아니냔 말이다. 
    JCI, 라이온스클럽, 보이스카웃... 사회성과 봉사를 도외시하지 않고 인맥과 경험 따라가는 거지. 무슨 동호회도 아니고 유니폼을 재미로 입는 거도 아니고. 말은 어쩌고저쩌고 공무원윤리강령 같은 규율은 지키라고 있는 것인데. 하극상? 필자 친구는 공무원 최말단직에서 일할 때 술집여자가 전화번호 물어봐서 가르쳐는 줬는데... 몇 번 통화하다가 아니다 싶어서 철벽을 치더라. 딴 건 몰라도, 부인의 직감 때문에 부모든 뭐든 걸고 큰소리 떵떵치다 시끄러웠다만 공직강령은 그래도 썩 위법까지 건너가지 않는 사례가 그거다. 총대 메고 몇 걸음 전진 또는 관례 개선, 자신 없으면 스스로 옷이라도 벗든가. 것도 아니고 할 일은 많은데 그냥 말만 많아. 그게 뭔가? 네? 성과가 뭐냐고요. 뭐 말다툼하려고 일부러 조명발 받고 싶어서? 결과는 그냥 거품. 오락산업만 살찌우는 거 아닌가. 그러니까 시간표가 뒤로 가지. 조직 수장부터 어중간한 흐름을 타니까 조직중책과 기타 등등이 공권력으로 사욕 채우고, 국고로 사심 만족시키지. 그게 뭡니까, 네? 뭔 말만 나오면 스페인 군부독재 시절 얘기. 업적이란 당연히 국민을 위해 노력해서 봉사해야 하는 것, 위업은 의무적인 거지 세계사행 박물관행 우상숭배가 당연한 건가? 그게 아니라 민중을 개 돼지 소 말로 여겨 스스로 현인신이 되고자 하니까 비극으로 끝났지. 아직도 그 사극에 못 벋어난 분들이 편집장이라는 둥 사회기득권과 졸부들 태반. 부모 때 나쁜 돈으로 부자가 됐으면 자식 대에는 안 그래야 하는데, 뭐 더 해?





    5

    이러니 이러니 스포츠칼럼 → 수단과 방법 → 윤리와 도덕 → 정치 제도까지 건너갈 수 밖에. 먼저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게 아니라, 천동설처럼 나 빼고는 사람 취급 하지 않는 한이 있어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 내가 집권하면 일반적으로 그대들을 잘살게는 해드리겠는데, 영구집권이자 신격화에 해가 된다면 그 누구든 사람 대우를 해드리지 않겠다. 라는 대하드라마가 불과 얼마 전. 다수의 행복은 의무, 가 아니라 오직 벌거벗은 임금님 우상숭배를 위한 것. 당시가 사람 살던 세상이었나? 돈봉투와 007가방이면 안되는 일은 없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몇몇 판사들 007가방이면 정의로운 검사들 뚜껑 열리는 거 일도 아니었다. 그런데 존경하는 재판장님? 가령 최소 10년 구형이 마땅한데 007 가방에 매수된 판사나리가 무죄로 틀고 어쩌고. 그래서 성실한 검사 돌아버리고, 부정직한 검사는 또 5살 꼬마처럼 누구를 괴롭힐까 그 궁리하고. 그게 뭡니까? 네? 그게 사회지도층? 훤히 들여다보이는 아름다운 심성이라는 게 무언가. 곧 대하드라마 시절 배불렀던 향수를 못 잊어, 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믿을 건 구식탱탱묵은 언론계와 사극파 집결 밖에 없다, 그러니 끝까지 우겨. 그러니까 꽉 막혔지. 아예 듣지를 않아. 낮에는 권위로 누르고 나이로 우기고, 근데 또 이상한 게 퇴근 후 카바레 평균연령 어쩌면 대노. 나만은 젊은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거든. 뭐든 나만 특별대우. 때문에 현재 사극파 소수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민영화" 못 할 게 뭔가! 미래세대 절대다수의 불행을 담보로 현재 극소수의 배를 불리고 싶어서 안달나고 애타고 속에서는 부글부글. 이 나라의 주인은 (구시대적) 사회기득권이라고 생각하니까 민초가 언어를 깨우치면 절대로 안된다 라면서 500년전 언어 창시 때와 썩 다르지 않은 마음. 요컨대 심보! 왜 그러냐, 왜냐하면 평범한 촌놈과 순진한 촌년까지 똑똑해지면 피라미드 뒤집혀지는 건 시간문제이기 때문. 그래서 인터넷 때문에 평균들 머리가 커지니까 하다 하다 대통령 제도를 총리제로 바꿀 궁리까지. 왜? 후발주자 정치논리와 살발한 경제논리와 초식성으로 길들여진 국민정서 감안하면 최소 0.5세기 ~ 1세기까지 (반)영구집권이 가능하거든. 실사례가 바로 옆동네. 거기서 좀 더 운이 그분들을 총해한다면야 꿈에 그리던 3-400년전 유럽사회 구현. 
    밑에서 위로, 연한 수채화로 말하자면 의견수렴인데. 진한 유화처럼 극대화했을 땐 프랑스 대혁명을 예로 들 수 있다. 통치력이 무조건 나쁘단 말도 아니다. 강력히 통솔하진 않으나 덕망 두터우니 누구도 그분을 차마 싫어할 수 없도록 정치력을 발휘하는 게 쉽진 않을 텐데. 최근 매스컴 돌아가는 걸 보아하니, 뭐 뭐래더라? 합리적인 위계 질서, 타당한 명령 체계,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 조직문화 개선...은 내버려둔 채. 뭐? 일개 국왕 나부랭탱이만을 위해 살았던 300년 전 유럽처럼, 현시점이랄지 불과 10년 전에 존경하는 부장검사님을 위해서 전검찰조직, 경찰권, 법조계, 사회질서, 사회정의가 돌아가야 한다? 뿐만 아니라 잠시 쉬라, 귀천도 아니고, 전체 평판에 먹칠하는 평검사님 좀 말려라 라는 간접화법을 도외시한 채. 뭐 하극상? 또 썬그라스 쓰시고 다채로운 세상을 흑백tv처럼 인식하다니. 부디 3보 4보 전진을 위한 헐리웃액션이기를 바람.
     아니 근데 생각할수록 기분 나쁘네, 어? 비단 검찰계-법조계 뿐만 아니라 다른 사회 전분야도 대부분 이런 식일까? 정말로? 그게 왜 그랬냐, 스페인식 군부독재 문화, 캄보디아식 아프리카식 현재 중남미 병폐, 선진국들 조세포탈 기타등등 악습을 본따서. 그래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으니까 그랬지. 안 그런가?
    A. 최선을 다한다
    B. 중간은 간다
    C. 막살자
    ABC에서. A를 90% 만들자 그런 이상적인 미래를 당장 구현하자는 말이 아니다. 적어도 C가 평균이 되어서는 안되니 하는 말. 안 그런가? 사랑이 깊어지면 어떻게 되나, 정과 의리와 동지애와 가족애 등등 다층적으로 전우애 끈끈해지지 않나. 하여 그분들의 초반 뜨거웠던 사랑은 나중 따듯한 사랑으로 라는 B. 즉 적당히 자기들끼리 어쩌고저쩌고. 그런데 대충 살자, 막살자. 전자와 후자가 같나? 정녕 그 둘 사이에 같음(=) 등호가 성립될까? 어떻게 대충 살자와 막살자가 같나! 서로를 속속들이 잘 아니까 사랑의 의미에 대해 맞춰가면서 농담으로 하는 말이 비로써, 중간은 간다 = 대충 살자! 근데 그게 아니라 막살자? 웨이터 애칭도 인기 없다니까 글쎄. 근데 사람 좋은 검사가 A를 실천하는데, 탐관오리 판사가 "존경하는 재판장님~ 존경하는 재판장님~"...그 아양(?) 넙죽넙죽 받아먹고는 일 잘하는 검사 뚜껑을 마치 맥주-콜라 뚜껑 따듯이 따. 그게 취미. 그렇다고 검찰계 평균이 B일까? 그럼 얼마나 좋겠습니까. 초딩보다 더 애같은 검사님들이 윗선을 장악. 부장검사가 지맘에 안든 세력들 잡아 작전짜라며 지시. 그게 뭔가? "A > B > C" 가 반대로 되는 것 아닐까? 이게 대체 뭐냔 말이다. 일 잘하고 능력 있고 동시에 평판 나쁘지 않고 사람도 그럭저럭 괜찮은 인재! ~가 주로 윗선으로 올라가야 하는 거 아닌가? 근데 현실은 소시오패스와 말썽쟁이 위주로 승진하는 거 아닌지... 믿을 만한 소식통한테 알볼까 말까, 네? 이렇다니까요 실정이. 캬~ 말도 마시라. 구시대적 관례가 일반화된 조직, 대형로펌으로 떠난지 오래 되었을지언정. 현직 검사한테 알력 넣고, 현직 판사로부터 전관예우 받아서, 그래서 결과는? 도의적으로 적정 형량이 얼마인데 형량은? 세계적 추세는 8년인데... 경제범죄와 각 분야 생태계 자체를 흐리는 범죄를 특히 무겁게 처벌하는 게 바로 세계적 추세인데. 설마 그와 반대로?
    결과는 솜방망이. 즉 무죄랄지 집행유예랄지 기타 등등. 솜방망이!
    첫째, 20세기 초반 미국 정치
    둘째, 20세기 중후반 캐나다 의료제도 관습
    첫째, 당시 사회는 대공황과 유럽전쟁 및 냉전시대로 이어지는 난세이던 시기. 산업적으로도 제 몇 차 산업혁명 등 변화가 급격하던 시기. 때문에 더더욱 혁신이 절실하던 때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률계──언론계──경제계──사회기득권"라는 공고한 사극파는 경제개혁 절대 반대! 왜? 평균이 무너지고 만인이 못살더라도, 사회지도층만 공고하면 얼마든지 괜찮기 때문. 따라서 나라와 세상은 난리인데도 불구하고 몽니 부려 끝까지 "차근차근"만 고집. 그럼 20세기 초반 국가 총수인 대통령 루스벨트는 어떻게 개혁을 이룰 수 있었냐. 1900년대 초중반 약 20년 동안 전국민의 60~80% 지지가 유지되었기 때문. 21세기 들어 안정된 "민주 대 공화 = 대충 5 : 5 균형에서 들쑥날쑥"라는 지표는 상상할 수 없던 시절. 약 90년 전에는 제1정당에 약 70~80%라는 전폭적 지원을 상당기간 유지. 사법기득권이 당시에 어떻게 행동했는지 기록을 살펴보면 한마디로 비인간적 및 야만적! 말 그대로 흑백tv 시절이던 1930년대 북미, 노예제 폐지됐는지도 의심스러웠을 테고. WASP 비율마저 80%에 나머지 비주류는 사회 전분야에서 배척, 유색인종이 TV에 나와? 얼마나 살발하던 시절이었겠나, 괜히 존 F. 케네디를 후세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됐을까. 오늘날 군산복합체와 워싱턴 로비스트 세계와 알 듯 모를 듯 기득권 세력의 후광은 여전한데. 당시라면야 무서울 게 없던 시절. 중남미의 20세기 후반만 해도.... 그게 사람 사는 세상이었나? 말도 못한다. 2020년 솔직히 말하고자시고 할 것도 없이.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건 좋다. 다만 교양적으로 너는 너 나는 나다만. 정서적으로 아일랜드&북아일랜드&스코트랜드는 잉글랜드 싫어한다. 짜증난다. 어디 그 "┌"자만? 잉글랜드는 웨일즈 더 짜증난다. 그럼 프랑스 말해 뭐 하나. 그럼 스페인은? 이탈리아는? 독일이야 현영국왕과 그 왕족들이 독일계이니까 또 성도 바꿨겠다 지금 자기들이 더 잘살며 유럽내에서 권위도 더 알아주니까 뒷짐. 대체 유니언잭을 위해 그 어떤 대가를 치렀길래 걔네 근처 다 잉글랜드 싫어하는 거야? 그러고서도 중국 싫어할 자격 있나? 뒷북으로 말할 것 같으면, 넘어가자. 뭔 말은 사랑합니다,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근데...! 어차피 걔네들이 다 건너가서 북미놈 된 거다. 미국놈들 돈에 환장한 놈들. 또 어디? 호주놈들 세계지도를 뒤집어 놔. 그놈이 그놈이구만. 뭐 그년이 그년? 곁길로 빠졌는데 다시 돌아가서. 왜 대하드라마와 타임머신이라는 낱말이 칼럼에 많이 등장하겠나. 자연스럽게 100년 전 A지역과 100년 후 B지역이 놀랍도록 빼다박은 듯한 모습이 흔하디 흔하기 때문. 
    1. 북미 1930년쯤 정치-법조-경제-언론 체계 = 동아시아 2020년 사법-검찰-언론-...체계
    2. 북미(캐나다) 1960년대 의료체제 변화찬반 ≒ 동아시아 2020년 의료체제 (보수&퇴보 일부분 비상식에 대해)
    3. 300년전 유럽왕조 시대  왕정제               ≒ 동아시아 2020년 1당제와 (일단 제도적라는 부분만큼은) 닮음
    4. 100~200년전 선발&후발주자 사법계 혼돈 ≒ 중남미 20세기 중후반, 21세기 초반... 닮은 점 모아보면 엑셀파일 꽉 채움
    5. 차마 열거할 수 없는 기록은 차고 넘치는데. 아직도 마피아 독주, 사극파 독식하던 시절에 대한 향수를 못버려 수단과 방법을 가리기 싫어하는 세력. 있다 없다? 
    보수란 상식과 교양과 법도와 양심에서 썩 멀지 않음을 자고로 보수라 해야 하는데. 보수란 더 나은 미래로 차츰차츰 나아가며, 체계에 대해 문제가 있음을 적어도 논하며 개선하고자 해야 하는 걸 보수로 칭할 수 있어야 마땅한데. 그걸 기반으로 하더라도 진보는 쉬운 개념이 아닌데. 무슨 보수의 뜻을 대하드라마로 알면 어떡하나. 언젯적 즉 흑백tv시절 사회지도층이 폭압하던 사회분위기. 돈이면 안되는 건 없던 때. 평범한 가정, 학교, 학교운동부, 회사, 군대......힘세고 나이 많고 세력 있으면 그냥 뺨빼리고 고문하고 윽박지르는 게 아무렇지 않던 그 아름답던 시절. 아직도 그때 기준으로 변화를 거부하는 고운 심성. 여전히 바뀌기 싫어하는 졸부 심보. 흔하다 흔치 않다? 잘 아시질 않나. 현재 2020년임에도 불구하고 어딘가가 어떤 것처럼. 그와 똑같이 50년전 100년전 300년전에도 어땠다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부끄럽지 않다는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요행으로든 운 좋게든 대하드라마가 멜로드라마를 이길지라도, 내일의 태양은 뜬다. 개인의 양심과 사람의 기억과 만인의 눈물 및 슬픔, 또 문명사회의 기록 말고도 사극파의 미덕은 고스란히 누적된다는 점. 최소한 알고는 있어야 한다. 





    6

    이래서 판례가 과연 현대적일 수 있을까? 진보는 꿈도 못 꾼다. 보수라는 말조차 무색해짐. 그건 그냥 대하드라마. 이러니 이러니 검찰계에서 저 A와 B. 점점... 점점... 점점... 견디다 버티다 참다 참다 완전 괴물이 되는 비율도 있을 테고, 끝까지 더 징그러운 괴물이 되는 층도 있겠고. 그래도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그게 내 맘대로 되는 것도 아니니, 하는 데까진 해볼 테고. 이게 대체 뭐냔 말이다. 현시점 법조계 검찰계 시간표가 이런데... 과연 20년 40년 전에는 어땠을지... (절레절레)!
    양심과 도덕과 미덕을 따르는 전통. 그게 아니라 못된 관례 때문에 좋은 인재는 자동적으로, 점차적으로 어떻게든 밖으로 내보내질 수 밖에 없는 체계. 관례 자체는 결코 나쁜 단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몇몇 분야 관례 자체가 이런 식이니 사람들이 고개를 돌리지. 귀감을 사며 신뢰감 두둑하고 일 잘함과 동시에 윤리적인 인재가 위로 올라가야 하는데, 하필 어떤 피라미드는 더러운 소시오패스와 추접스러운 탐관오리와 사극파들만 위로 끌어준다니. 답답하다 답답해. A. 최선을 다하자  B. 중간은 가자....는 거의 내보내버리고. 무슨 웨이터 이름이 그 업계 상층부 주류야? 더럽고 치졸하며 비열한 데다 추접스러운 관례가 뭐 자랑이야? 어? 지극히 현대적인 판례를 탄탄히 쌓아가는 게 아니라, 후진적인 판례를 찾고 공부하며 더 후진적인 판례로써 사극을 실현하는데 일평생을 바치는 게 법복일까 아닐까. 어느 누구 어떤 분야든지 그럴려고 공부하고 땀흘리며 노력했을까? 할아버지 아버지 대에서 그랬으면 나는 달라야 하는데. 나부터 애초에 초심과 본성과 탐욕이 어디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뭐 어떻다니. 판례라는 데이터베이스를 살펴보니 하필 진흙투성이가 좀 많아야지, 때문에 인용한다는 언젠적 판례부터 가관이 경우가 허다함. 그게 법리를 잘못 공부해서 그럴까? 아니면 매스컴에 오르락내르락하고 싶어서? 그럴 꺼면 영화배우가 되시지 뭐 하러 법복을 입으셨냐고. 네? 방송인, 연기자 많은데 왜 하필 법률가로써 그러시냐고. 6하원칙 무시하는 삼류언론사 기자들, 일류언론사일지언정 기사를 손으로 쓰는지 발로 쓰는지 당최 분간이 어려운 (일부) 기자님들께서 졸졸 쫓아다니시는 걸 설마 즐기시나? 돈이 좋으면 장사꾼을 하던가 사업가가 되어 부를 쌓으면 되지, 왜 하필 법률전문가로써 더러운 돈과 친한 건데. 법률이 무슨 예술인가? 법과 코메디와 정치와 수학, 뭐가 뭔지 당최 구분이 안된단 말이다. 그 2끗발이 문제인 줄 알았는데 전체적인 관례와 질서와 체계까지 발목 잡으니 이래서 어디 보수라는 단어를 차마 입에 담기도 부끄럽다. 
    한편 드라마식으로 업계 판도를 예측해볼 수도 있다. 가령, 의기롭게 초심을 잃지 않고 착실한 검사한테는 까다로운 사건 배당, 줄 잘 서고 말 잘 듣고 아부 잘하는 검사한테는 승률&업적 위주 일거리 전담. 설마 그러진 않겠지? 그런데 진짜로 그러면 어떡하지! 3부리그 우승팀 VS 1부리그 절대강자. 맞붙어서 1부리그 강팀이 얻을 게 뭐 있나. 이겨야 본전, 이기는 게 당연. 그런데 지면? 속된 말로 개망신. 잃을 게 없는 4부리그 신생팀 겁 없이 달려들테니 간혹 재밌는 뉴스도 나온다. 왜? 잃을 게 없거든. 지면 당연 이기면 미친 기쁨! 그처럼. 구시대적 관례에 반기를 드는 꼴통한테 껄끄러운 사건을 몰아주면 어떡하냔 말이다. 국내파로만 이루어진 스포츠리그가 용병 제도를 역동적으로 도입했는데, 그 용병제도라는 게 장단점 때문에 경제성을 비롯해 판을 키우는 반면 원성도 들끓기 마련. 몸값 싼 용병 데려올 거면 뭐 하러 데려오냐, 비싼 애 데려왔는데 설마 했는데 슬럼프랄지 부상. 더 비싼 놈 데려왔는데 경쟁붙어서 거품만 이따만하게. 그러다 결국 국제전에서 국내파 팀 꾸리는 게 골머리를 앓게 되는 부작용까지. 그처럼 검찰계에서 대폭은 어렵고 2단계 정도만 개선하자 해서 투명성을 도입했는데. 만약에 승률에 도움되지 않는 사건은 아무도 떠안지 않으려면 어떡하나. 그야 현직들이 알아서 하시겠지. 그래도 몰빵배구보다 기본기에 충실했던 그때 그시절은 구관이 명관이랄 수도 있는데. 어떤 기준으로 봐도 과거에 비해 나아졌을 텐데, (몇몇) 조직문화라는 게 정말 고집불통인 걸까? 일 하라고 유니폼 입혀놨더나 남자 꼬시고, 일 하라고 직함 달아줬는데 사욕 채우고. (절레절레) 무슨 축구 배구 농구... 사랑마저 "더티"를 빼고 암것도 안 되네. 그런가, 안 그런가? 
    판사는 뇌물을 받아도 그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법률 조항. 전세계에 있는 나라 있으면 제발 알려주시라. 판사는 뭐 국민 아닌가? 어떻게 판사한테 권한만 있고 의무는 없을 수 있나. 그럴려고 판사됐나? 그런 책임 회피 조항은 있어서는 안된다. 국회의원 면책특권 + 스페인식 군부독재 = 법률계에서 알아서 굽신굽실 꾸뻑꾸벅. (구식) 판례 말고 (놀라운) 사례는 전세계적으로 차고 넘친다. 그런 탐관오리 판사를 소추하고, 입법하며, 탄핵하고, 방법을 찾아야지. 그게 아니라 와 조명발 받으니 기분 좋다 나는야 검찰 1인자가 아니라 연예인이구나? 지금 장난하시나! 안 그래도 무책임한 판례는 기록 다 남는다. 판정을 사후추적해서 정리한 빅데이터 있나? 30년 판정 데이터베이스를 꼬리에 꼬리를 물고 분석하니, 찾아도 찾아도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건 정리 됐냔 말이다. 30년 판정 데이터베이스 연구해서 죄수복이 나중 얼마나 교화됐냐, 사회적응됐냐, 재범률이 높아졌냐. 타석, 타율, 장타율, 타울률, 재범률... 그걸 근거로 해서 판정을 현대화했을까? 안했다. 그건 안하고 구식탱탱묵은 (일부분 못된) 판례만 공부하고, 인용하고, 따라하고. 그런가, 안 그런가? 판사 몇 명 뇌물공여 입건-구속-실형 땅땅땅. 체계 없으면 만들면 된다. 그거 하라고 화려한 혜택, 기막힌 의전, 언론계 삥바리 기자들 졸졸 따라다니며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데 것도 못해? 그게 말이 되냔 말이다. 아니, <하기 싫어?> 어라! 이분들 좀 보소. 이거 일을 하자는 건가 말자는 건가. 이 양반들 지금 장난 하시나? 네? 재판이 뭐 애들 장난인가? 그러니 괜찮은 양반, 사람 좋은 판사, 착실한 판사... 대체로 밀려나고 바깥으로 돌고 아예 옷을 벗는다. 안 그래도 정계 업계에서 러브콜 하나 안 하나. 안 그런가? 무슨 소시오패스만 골라서 윗선으로 끌어당겨주는 불문율이라도 있냔 말이다. 
    이러니까 법률계마저 대하드라마에 일조, 아니 철저히 충성. 언론사가 최고로 나쁜 놈. 사극파의 개가 바로 그분들. 물론 검찰계는 주인 바뀌면 바뀌는 대로 눈치껏 왔다 갔다 한다만. 법률계는 말하지 않아도 충성의 최고봉이었지 아마?! 자, 이렇게 비유해보자. 한때 유럽 축구계 3대 리그. 세계 4대 골프리그. 또 뭐 대충 5대 테니스 대회. 세계 7대 도로사이클대회. 거기서 난다 긴다 하는 최고의 선수들. 좋은 선수들은 다 바깥으로 내모는 모습 아닌가. 3부 리그에서 2부 리그로 승격하고, 세계무대로 진출하는 논리가 아니라. 대하드라마에 도움 안되는 놈들은 몽땅 저 멀리 유배보내고, 타당한 원리와 합당한 원칙을 따지는 아랫것들은 바깥으로만 뺑뺑이 돌리다 알아서 제풀에 지쳐 옷 벋게 만들고. 그럼 남은 건? 어? 그럼 남은 건? 보시는 바와 같이! 기록 다 남는데 저 하늘이 무섭지 않는 거지. 파면과 복직 거듭하면서도 청렴결백을 끝까지 지킨 관료 있나, 없나? 네? 그러고서도 그분이 법관인가? 검찰인가? 그나마 강력계 형사는 마피아와 구분이라도 된다. 근데 탑3 언론사 기자님들, 무슨 철학과 자존심과 윤리와 정의는 있나? 법복과 검찰뱃지는 뭐 자존심을 지나가는 개한테 던져줬나? 세일즈맨이 아침에 출근할 때 간이고 쓸개고 다 떼고 나간다고 하여, 우와~ 졸라 멋져~ 우리도 자존심 떼놓고 일하러 가자? 돈이 그렇게 좋으면 애초에 정당하게 돈 벌고 임도 보고 뽕도 따고, 그 분야로 가실 것이지. 뭐 한다고 동네방네 떠들썩이고, 사극에 보듯 나라를 곯아먹게 만들고, 생태계를 썩게 만들며 대하드라마가 영원하도록 앞장서는 역할을 떠맡나. 사극파의 선봉이자 사냥개 노릇이 그렇게나 행복한가? 네? 머리는 단지 무게중심만을 위해서 있나? 그러고서도 덜렁덜렁... 남자라 할 수 있나?
    고위공직자 받지도 않은 뇌물, 이상한 증거를 근거로 2년 실형 마친 다음. 거짓 자백 밝혀져도 나 몰라라. 그러나 판사는 007가방 자발적으로 받는 실정. 법률 영화에서야 큰 심판을 앞두고 검사와 변호사가 우리는 만나서는 안된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다 라는 장면 나온다만. 의례적으로 밥 먹듯이 판사가 전직판사-현직변호사를 위해 솜방망이 거래하는 일. 비일비재. 그게 판산가? 그게 판사냐고. 그런 판사는 가만 두면 안된다. 그게 체계적으로 정화되는 게 제일 좋은데. 그게 뒤죽박죽 말도 못한 곳 중남미 어디 어디라는 거, 잘 아시질 않나. 또 방송사가 정치-사회-경제의 어두운 문제와 모순을 알리는 건 좋은데. 정작 집안 단속은?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하는 조직들이 앞장서서... 이게 대체 뭐냔 말이다.
    이게 꼬마들 놀이터인가 아동들 춤판인가. 친한 친구들끼리면 난동이 놀이가 될 수 있는데. 절친끼리야 깽판 받아줘 장난치며 으쌰으쌰도 되는데. 아니 어떻게...! 법학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그렇게 법관이되라고 가르쳤나, 세뇌했나, 더럽게 살지 않으면 보복하겠다고 협박을 했나. 네? 그거 바로 잡으라고 국회는 감사원장을 인준하다. 그거 바로 잡기 위해서 의전 서열 3위 4위를 지명한다. 그걸 바로 잡고자 하여 대법관이라는 책임감을 부여한다. 그런데 검찰총장이 법무부장관과 협의를 하나, 아니면 검찰조직을 개혁하나. 검찰총장이 뭐를 했는데, 뭐 한 거 있어? 연예인 행세 할 꺼면 애초에 배우지망생을 할 거지 뭐 하러 검찰조직에 몸담았냔 말이다. 그러고도 검찰인가? 그게 정녕 검찰인가? 입이 10개라도 할 말이 없어야 한다. 근데 하라는 직무인 검찰조직 혁신은 외면한 채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연예인 행세. 그게 뭡니까? 네? 검찰총장이 선거제가 아닌 임명제이면 그 장점을 살려야지 무슨 마피아 놀이하나? 어? 이거 증말 보자 보자 하니까... 뭡니까, 네? 워 워 워. 





    7

    예시는 또 있다. 그 월드컵이 언제였더라... 지단 박치기! 지, 뭐? 그건 아니다 그건 정말 아니다. ~라고 해서 농구계에서 입모양 카메라로 읽어서 법칙금 부과하는 규율을 도입했다. 야구계에서 포수 사인을 분석해서 미리 어쩌고저쩌고... 스포츠계를 들었다 놨다. 축구계에 하필 느와르 장르들이 접근해서 승부조작 어쩌고저쩌고 한때 골머리를 앓았다. 막으면 뚫고 은행권 프로그래머들 하는 말이, 절대로 은행권 프로그래머 되지 말라고 한다. 도핑 약물에 걸리지 않는 방법, 그거 업그레이드시키니까 또 새로운 거 어디 없나 두리번두리번. 정말 그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겨야만 하는 걸까?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오직 이겨야만 하는 걸까? 인성 못된 놈한테 지느니 결승전 직점에서 2등 골인을 포기하는 건 바보일까? 사이코패스가 교도소와 친할 때 소시오패스는 조용히 성공한다는 말이 있다. 아니 왜? 왜냐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라지 않기 때문에! 정말 그렇게까지 해서 성공해야만 하는 걸까? 일단 뜨면 끝, 따라서 반칙왕마저 일반화되는 사회. 그게 뭐냔 말이다. 제도와 설비와 실력과 향락과 오락산업은 세계적 유행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데, 세부적으로 들여다 봤을 때 병원장이 어떤 편법을 쓸 수 밖에 없는 구조. 그 후진적 모순들 때문에 언젠가 듣기로 고등학교 동창은 깡촌에서 의사가 이 세상 최고의 권력자요 부자요 재력가인 줄 안다던가. 안 그러게 생겼나 96%는 중간은 가고 사람 좋은데 혹시 평균적으로 또는 몇몇 분께서 시골에서, 중소도시에서 밤의 황제로? 그러니까 그러겠지. 몰빵배구 대 뻥축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겨서 관계자는 좋겠으나, 팬들은 스트레스 풀려다가 더 쌓인다. 정치계로 카메라를 돌려볼까? 철학 안쪽에서, 수단과 방법 근방에서, 후세에 부끄럽지 않을 승부감에 근거하여. 그걸 벗어나지 않을 정도로 승부욕 탄력받고 일부분 쇼비즈니스처럼 호승심을 만족시키면 좋은데. 팬서비스를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절레절레)! 단지 이기기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정신. 
    남녀간 사랑이라고 뭐가 다를까? 사냥꾼은 잡은 짐승보다 사냥하기를 더 좋아한다. 잡은 물고기한테 밥을 왜 줘?! 응? 남자가 태어났으면......! 그럼 또 난 되고 너는 안되고? 그건 모냥새 안 좋으니까 어물쩍 넘어가면. 남자가 태어났으면... 그분들 속으로 식겁한다. 대하드라마에서 활약했던 질서대로, 왕년에 우리 조직이 우리 기득권이 이 나라의 하나님이었는데. 시대가 바꼈다고 막나가? 막살아? 한번 해보자는 거야? 그분들 표정이 어떻겠나. 그래 봐야 안에서만 느와르 영화처럼 하나님 행세를 하셨지 밖에 나가면 누가 관심도 없음. 이름은 커녕 존재도 모름. 그러니까 안에서 깃발을 꼽고 메달을 차고 마이크를 잡은 대가는 뭐다? 밖에 나가면 무승 전패 몰빵배구. 정말 그렇게 해서라도 이겨야만 할까? 그게 정말 의미가 있나? 당장은 달콤한데 정말 그럴려고 스포츠를 하는 걸까? 네?
    원래 이런 사안에 대해서 제일 좋은 건 자정작용이다. 또는 내부고발. 다른 말로 개선. 가능하면 혁신. 뭐가 문제임을 인정하고, 후임이 선배님 그러시면 안됩니다 제지하면 또 내가 틀린 게 나오면... 그건 내가 잘못했다 틀렸다 그건 네 말이 옳다... 그래야 하는데. 그냥 위해서 눌러내려. 어디 어른 말이 토달아? 새파란 일개 쫄따구가 아는 척해? 지금까지는 좋으셨겠지. 보는 사람 있든 말든 감쪽같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면 되니까. 어머나 근데 그걸 다 컴퓨터 게임처럼 전세계와 저 하늘이 지켜보고 있다니. 앞서 말했든 이런 사안에 대해 제일 좋은 건 자정작용, 근데 차근차근은 커녕 흑백tv시절로 복귀를 꿈꾼다... 복고풍에 대해 패션계만 남용하는 거 짜증난다 그거네. 필자 외할머니처럼 뒤늦게 가서 후회하시거나, 끝까지 철면피거나, 일찍 전향할 수도 있는데. 단지 몽니 부리고 고집불통에 거꾸로맨에다가, 딸랑딸랑 D라는 남자처럼 졸부와 심보와 우김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그럼 이기는 거 말고는 눈에 뵈는 게 없을지도. 공부 하실만큼 하시고, 세상물정 알만큼 아시고, 인생이 아름답고 사랑을 노래하시며 상식과 교양 다 아시는데. 그런 검사님께서 3살 꼬마처럼 구시는데 사람이 어떻게 바뀌나. 옛날 필자 친형이 누나를 밟고 필자 뺨 연타로 때리고. 사회적으로 또 군복 의무경찰복 입고서 형이 얼마나 갖은 고문과 핍박을 당했을지를 생각하면... 그게 지극히 예스럽고 당연했던 게 불과 얼마 전. 그러니까 지금 언론계가 이처럼 아름답지. 그게 대하드라마와 나머지 모두는 자연스럽게 비례하는 것. 지금 언론이 이 정도인데 인터넷 없고, 언론계와 전산업계와 사회지도층 권력으로 세뇌시키고, 아무나 맘에 안들면 잡아다가 고문시키고, 정신개조 훈련소에 보내고. 300년전 유럽에서 고위층 권력이 어땠던 것처럼 불과 30년 전에 그랬는데. 그때 향수를 당장 어떻게 잊나. 이게 정말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천국일까 민초들의 지옥일까 의심스러울 지경. 그 어려운 시절 총칼 때문에 찍소리도 못한 건 그나마 나은데 오히려... 변절을 좋아하질 않나. 사회기득권이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지금의 부자가 되었던가. 하필 그분들께서 인간으로써 챙피한 줄을 모르시는 사례. 없을까? 아니면 흔한가. 
    소시오패스란 이론적으로 정립된 일반론에 따라 테라바이트 얼마치에 해당하는 배경지식이 축척됐을 텐데. 그와 같은 학문적 성과가 아니라 비전문가가 경험적으로 봤을 때 몇몇 성향이 뚜렷하다. 드라마에 나오는 틀에 박힌 반응과 다르다랄지, 평범한 반응 원그래프에서 동떨어져 비감정적이랄지. 서열 분명하면 판에 박은 듯 가식은 버리고, 상대방 마음의 상처를 즐기면서 더러운 대사를 툭툭 뱉는다랄지. 또는 유독 고소공포증이 있다거나, 갈색을 유난히 좋아한다거나. 물론 갈색은 분홍색과도 잘 어울리고 버버리, 닥스 등 패션에서 절대 빠질 수 없고 자연에서도 몇 대 요소일 것인데. 비소시오패스와 소시오패스는 불과 종이 한장 차이라는 점. 베이지식을 좋아하냐 갈색을 좋아하냐. 허세파 소시오패스가 있으면 고슴도치과 소시오패스도 있다. 속으로 갈색을 싫어하진 않지만 검정색을 편애하고 어쩌고. 또 태생적으로 소시오패스냐 후천적으로 길러진 소시오패스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에서 도덕을 배우고 나아가 윤리도 공부하는데. 그런데 학계에서 인류학을 공부하면 뭘 하나. 업계로 나아가니 소시오패스처럼 일할 것을 종용하는데! 자연스럽게 그 요구를 너 나 할 것 없이 누구나 받아들이는데? 그러다 보면 어떻겠나. 학교에서 배웠던 도덕, 윤리, 예의, 드라마에서 봤던 인습. 그와 정반대로 윤리학에서 최고로 극악무도하게 본다는 인식. 즉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표 달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 쟁취. 아예 수단과 방법 자체를 즐기게 됨. 왜와 어떻게... 목표는 잊어먹고 수단과 방법을 위해서 살게 됨. 왜 사는지, 왜 프로그래머가 됐는지... 나중 다 까먹음. 생각도 않음. 정도가 있고 윤리가 있고... 그게 뭐가 중요한데? 오직 이기기 위해서만 사는 로보트가 되는 일. 그게 정말 드물까? 잘 아시질 않나. 교육과 세상살이, 세상물정 알다보면 일부분 모순됐다는 걸 우리는 어른이 되기도 전부터 알게 된다. 알고 듣고 배우기로는 소시오패스처럼 매정하지 마라 지인에게 막대하지 말라... 근데 세상에 나와보니...! 
    그런데 또 어디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를 좋아할까, 오늘도! 





    8

    대망을 정복하고 행복을 완성하는 인생. 누군 뭐 아름다운 사랑과 지고의 이상을 일망타진하고자 모험하는 삶을 살기 싫겠나! 허나 갈망하는 파랑새가 쉽게 잡히면 또 재미가 없지. 뿐만 아니라 안 그래도 어려서부터 심심하단 말 입에 달고 살거든. 애들마저 뭘 해도 재미없는데? 그래서 나이들수록 이따금 피동격을 선호하게 되는 것. 살다보면 공짜술 좋은 거 알 수 밖에 없으니까. 행운의 여신이 날 편애한다는 데 싫을 사람이 어딨냐고, 어? 땀흘려 대어를 사냥하여 놓치다 놓치다 끝끝내 포획하는 쾌감도 벅차겠으나. 소 뒷걸음질치자 쥐 잡듯이 얻어걸리는 운수좋음. 과연, 누가 마다할까? 그래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 듯 절망감이 든든히 전제되더라도 복권이 잘 팔리는 것임. 말하자면 능동적으로 구애하며 멜로드라마 주인공이 되면 좀 좋겠나. 허나 백설공주 하고 싶은 사람은 넘쳐나는데, 병풍-신부들러리-백댄서 지원자는 항상 미달. 그래서 입문 하자마자 탑5 따논당상인 분야는 무엇일까 슬슬 전망을 살피게 되는데. 그렇게 올라탄 희망마가 2장 날리게 만들 줄이야. 캬, 응? 하여 목표를 변경. 일찍도? 늦네 마네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닐 수도. 그처럼 사랑가에 대한 가차없는 탐닉으로써 끝끝내,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발단을 신기한 전개로 연결시키고야 말겠어. ~라는 다짐. 나쁘진 않은데. 포부는 좋다만. 그렇다고 쉽게 쉽게 놀라운 절정감이 날 격정적으로 포옹하여 부드럽게 사랑해주라며 순순히 기다려줄까? 그럼 뭐가 걱정인가. 그렇게 요술을 알고, 사랑론에 체념하며, 행복업에 순응할까 말까, 그러다 신학에 귀의하는 헤비메탈 기타리스트도 있는 게 인생인데. 그러니까 순진하게 꿈꾸던 회전목마는, 롤러코스터 근처에도 못 가볼 수도 있는 것. 또 그러니까 스스로 떤다? 그러라 그래 라는 말도 듣지 못하는데? 남들은 우르르르 허당계 그 바닥 다 떠났는데 나 혼자 떤다? 옷을 춥게 입었던가 철이 안 들었던가. 속없으니까 그렇지. 따라서 떤다, 가 아니라 떨려. 내가 아무리 줄달리 치즈를 이리 저리 막 던져 봐. 아무나 씨 막 뿌린다고 입이 귀에 걸리는 풍년에 어복이 달콤하면 좀 좋겠다. 그러므로 끌어, 가 아니라 끌려. 발품 팔아 말들어주고, 오락산업과 사랑의 묘약과 얼굴 팔아주고, 신나게 성격 좋단 말 들었더니. 남은 건 통장잔고 없음. 재주꾼들은 능동적으로 1지망 2지망 늦어도 3지망으로 유망한 호사에 빛나는 깃발을 꼿을 형편이나 되지. 근데 우리도 똑같이? 플랜 B라는 게 딴 게 아님. 고로 어떤 허접한 칼럼에서 인생 좌우명에 대해 떠든 것처럼, 너도 나도 떡밥뿌리고 너와 나 흔히들 밑밥 깔고 세상사 일부분 그렇게 돌아가는 것. 아닌가? 아닐 리가 있나. 통상 감성이 순진하면 팔랑귀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 줄 모른다는 점. 그걸 잘 아니까 어른들은 능글능글 유들유들해지지 않나. 고양이들은 발톱을 숨기고 다닌다. 근데 깜빡 까먹고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 교묘히 포장된 미끼는 낚시바늘을 감추기 마련. 어? 근데 잘 참는데... 현혹되지 않는데... 왜 반응이 없지? 미끼 갈아끼워. 미끼마다 다 집적대는 물고리는 곧 잡힌다. 근데 숙녀 꽁무늬 쫓아다니기 좋아하고, 막 그냥 껄떡에 찝쩍에 환장? (절레절레)! 근데 내가 뭔 얘기하던 중이었지? 뭐 그럴 수 있다. 허나 계속 그러면 곤란하다. 내가 그래서 늘상 병풍만 섰지. 또 빈둥빈둥. 뚤레뚤레. 멀뚱멀뚱. 얼빵. 꺼벙. 찌질. 허접. 초원의 사자처럼 매사 느그적느그적. 탐스런 사과를 어떻게 따먹나. 괜찮은 먹잇감 포착하기도 전에 이미 순번 늦음. 호박이 제 발로 걸어올 뻔 말 뻔 아무리 봐도 마음에 드니가 꼬리 사정없이 흔들긴 하는데. 그래 봤자 그냥 그러다 맒. (절레절레) 겨울잠 자던 야성적 탐욕을 깨우는 애마의 유혹? 저리 비켜. 정말 거지같은 인기 없음. 말이 심하든 연하든 들어주는 이 하나 없는데 뭐 어때. 그럼 값비싼 만찬이나 조질까? 저렴한 말투 누구 하나 옐로카드 꺼낸 사람도 없구만. 눈씻고 둘러봐도 진한 사랑은 다 개꿈. 이런 젠장! 이건 아니다. 이건 아니라고. 울지 않는 아이 누가 젖 주랴. 근데 뭔 얘기하던 중이었더라? 몰라. 칼럼이든 뭐든 일단 개봉을 기다리던가 말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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