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장기투자

from 칼럼 2019. 12. 8. 15:46

    1

    떨어지는 물이 바위를 뚫는다는 말이 있다. 필자는 형편없는 칼럼 '인생 좌우명'에서 몇 구절을 살짝 바꾸면서 그 말을 떠올렸다. 그야 당연히 조지 벤다의 비올라 협주곡 F 장조를 들으면서 일 좀 하려다가 딴청을 피우는 듯이 말이다. 
    그렇게 컴퓨터에 저장된 엑셀 파일을 열어봤다. 내용은 약 15년 전에 기록했던 주식 분석표. 장기투자주니 고배당주니 돈이 생기면 희망의 미래에 나는 어떻게 재산 증식을 해야겠다 라는 목표까진 아니고, 그냥 재미삼아 기록했던 파일. 당시 돈을 못 버느라 소일거리 삼아 증권사 분석가처럼 꼼꼼히 파일을 채워가며 대리만족 느꼈던 일. 투자 방법은 가령 다우의 개(Dongs of the Dow: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중 전년도 배당수익률 상위 10 종목에 1년간 투자, 1년 지나면 전부 매도해서 다시 반복). 뿐만 아니라 역발상 투자니 시장을 이기는 것은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라는 누군가의 말을 기록해놓고. PER, ROE, ROA, EPS, EV/EBITDA, 시장점유율..... 그런 건 기본. 당시 혼자서 펀드매니저나 된다는 듯이 알짜 주식들 향후 10년 20년 주가 예측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분할 매수한다는 식으로 기록했었는데. 그럼 15년이 지난 지금 그때 괜찮았던 주식의 성적은 어떠냐, 찾아보기 귀찮으니까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그거다. 만약에 그대로 샀다면 금리와 물가 등을 다 감안해도 손해는 안 봤겠다는 점. 단, 평균을 따졌을 때! 
    한편 당시 작성한 파일을 멍청하게 쳐다보면서 드는 생각, 다만 하나 놓친 게 있다면 그거다. 바로, 한 분야에 집중하는가! 약 14-15년 전에 작성한 엑셀파일을 보니, 기업이 탈집중화라는 전형적 패착의 길로 빠져들지 않는가 라는 점은 주의깊게 보지 않았던 것이다. 학계의 박사, 업계의 노장, 그 중간의 명인까지. 경영자 정신의 논리가 아니라 여자의 직감, 일반인의 육감, 어른의 직관에 근거하여 생각해보면 걸러야 할 종목이 무엇인지 모를 수 없을 텐데. 이론에만 따르니까 그걸 놓쳤다는 점. (그렇지만 이론만 철저히 따라도 대충 10퍼센트 가산에 가깝다면 이론을 전혀 안 따르면... 통과). A~Z까지 거의 모든 판단 조건을 충족시킬지언정, 이론상 강력 매수 신호일지라도 이 종목이 과연 30년 후에 건재할 수 있을까? 내 어렵게 벌고 모은 목돈을 투자하긴 쉽지 않거든. 분산투자 어쩌고 해도, 그 바닥 어떤 증권을 매도하라는 보고서는 쓰면 안되는 게 업계 불문율. 딱 봐도 고전을 면치 못할 분야가 뭔지 어른들이 모를 수 없으니까. 책상 위에 있는 생수병 상표가 뭐네? 저 물병이 미래 30년 후에도 팔릴까를 생각하면 내 귀중한 현금으로 저 주식을 현재 어떻게 사나. 동네 식료품점에서 음료수를 사는데, 평판에 따르든 어쩌든 음료수 이름이 뭐다? 이 음료수가 과연 50년 100년 후에 생산 중단될지 어떻게 알고 그 종목에 재산을 투자하나. 못 하지. 어렵다고. 때문에 1년 가겠다 저 상표 3년 안에 없어진다에 얼마 걸겠다는 아저씨들 허세는 물론 아줌마들 허영심까지 가담하여 돌아가는 세상을 보기에 적지 않은 시장 자금은 부동산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것. 
    부동산? 그래 부동산. 말 잘 나왔다. 필자가 부동산에 대해 아는 잔지식은 평범한 어른들 이상이지 못하다. 현저히 이하다. 그렇다고 할 말이 없는 건 아니니. 따라서 개인의 재산 증식에 근거하여 아는 척 잔소리 좀 하자면 이렇다. 한마디로 말해서 부동산이 우량주식, 유가증권, 현물, 현금, 금, 큰 재주, 잔재주와 다른 점이 무엇일까? 많고도 적겠으나 딱 하나만 꼽자면 부동산은 바로 장기투자에 최적화된 투자 방법이라는 점이다. 투자의 정석은 요컨대 장기투자다. 단기투자도 붓과 볼펜을 쥔 사람 마음이기 때문에 엄연히 투자이긴 하나. 그러나 단기투자의 절반은 일부분 성격 상 투기에 가깝다. 거기서 더 가면 행복업, 복권, 경륜장, 도박, 라스베가스, 게임, 오락 기타 등등. 그런데 왜 장기투자의 대명사인 부동산이 오히려 투기성 눈초리라는 꼬리표를 떼어버리기 힘든 것일까? 왜냐하면 관계자들께서 더 잘 아시겠지만 '투자 대상' 가운데 내 돈을 안전함과 동시에 꽤 괜찮은 수익률로 키워줄 보기로 부동산 만한 게 거의 없기 때문. 아니 그렇소? 다른 보기들이 쟁쟁하며 만만치 않다면 경제 뉴스들이 수시로 들썩거릴 하등 이유가 없다. 다른 건 다 빼고 여기서는 증권과 부동산만 비교하기로 하고. 그럼 증권은 왜 단기투자가 많고 부동산은 장기투자가 많냐, 한마디로 간편성 때문. 핸드폰으로 터치 몇 번이면 거액 주식 팔고 사고 뚝딱 매우 간편하다. 집에서 컴퓨터로 이랬다 저랬다 일도 아니다. 그럼 부동산은? 부동산의 '부'자도 모르지만 생각만 해도 머리 아플 정도로 간단치 않다. 일단 복잡하니까 모르면 사기당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많나? 그렇다면 
    (1) 증권 거래를 200년 300년 전처럼 손글씨로 쓰고 어쩌고 어렵게 되돌리면? 거래활성화 막히니까 단점만 왕창.
    (2) 부동산 거래를 증권 거래처럼 말도 안되는 범죄가 차단되도록 간편하고 투명하게 만들면? 온-오프라인, 서류, 공증... 등이 모두 동기화되어 애초에 거짓이 안 통하게 시스템을 구축하면? 말이야 이상적인데 그게 쉽다면 왜 안 했겠나. 더구나 이론과 달리 실질적으로 개인 정보 통제니 뭐니 오해의 소지가 크다.
    그래서 부동산값을 잡니 마니 그런 머릿글을 보면 뭔가 속으로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내가 사는 단위에서는 최상층과 최하층의 차이가 가령 10이라면. 그런 단계를 이미 100년 200년 일찍 경험한 단위들은 벌써 최상층과 최하층의 격차가 100, 1000, 10000이다. 멀리 보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저 매번 코앞만 보고서 이러쿵저러쿵 하는 모양새.
    (A) 세금 많이 걷고 복지도 많이  
    (B) 세금 적게 걷고 복지는 기본에 나머지 오디오 이퀄라이저.
    빈자 입장에서는 (A)가 좋고, 부자 입장에서는 (B)가 더 유리하고. (A)와 (B)는 공존 불가. 안 그래도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은 천지 차이. 가난할 때 어땠으면 좋겠다 라는 꿈이 있었는데, 부자가 되고 보니 욕심이 생기네? 졸부라는 단어가 괜히 있는 게 아니고, 저 그렇게 꽉 막힌 사람 아닙니다 라는 대사가 무작정 웃긴 게 아니다. 단기보다 비교적 장기투자가 안정적인 행복에 가까우니만큼, 부동산 관련 정책 역시나 멀리 보지 않으면 안 된다. 최상층과 최하층의 점수 차이가 현재 10이요 1000년 안에 만점에 도달할 텐데. 향후 언젠가 그렇게 될 텐데. 그런데 언제까지 뻔한 헤드라인만 보고 또 보고, 듣고 또 들어야 하나. 차라리 벌 사람 적게든 많게든 원하는 대로 왕창 벌고. 뽑기든 몰아주기든 누가 크게 따고 나머지는 조금씩 떼든 어쩌든. 번 만큼 세금도 투명하고, 배포 있게 세금도 적당히. 벌 수 있는 만큼 어이없이 푼돈 잃는 가망성을 적도록. 그게 더 좋지 않나? 어차피 '(A) 세금 많이 걷고 복지도 많이'라는 제도권이 아닌 이상 (B)에서 (A)만 추구하면 죽도 밥도 안된다. (B)에서 (B)의 단점을 최소화하고, (A)의 우리와 썩 이질적이지 않은 장점을 떼올 수 있는 만큼만 떼오는 것. 오히려 그게 낫다. 무조건, 가난하면 선인이요 부자면 악인도 아니다. 
    어쨌든 (1)과 (2)야 재미를 보거나 능력이 되는 사람들 얘기고. 그와 동떨어진 서민 입장은 또 다르다. 가령 부동산세를 얼마 내는 건물주, 즉 어렸을 때 꿈꾸기로 1층 맥주집 2층 오락실 2층 만화방 3층 당구장... 그거야 개꿈이니 어렵고. 달리 돈을 모으거나 몇몇 주식에 뻔트만 대는 아저씨 처지는 장기투자라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안 그래도 (비우량주식 찾기는 어렵지 않으니까) 가격 하락 옵션에 얼마 걸고 분산투자 하면 좋은데 일단 종잣돈이 부족하고. 예상 못한 집안 대소사도 있고. 우량 종목에 분산투자를 잘해놨어도, 뜬금없이 중간에 목돈 필요해서 팔고 어쩌고. 누가 장기투자 하기 싫어서 안 하나? 일단 말이 그렇다는 거고. 생각이 거기서부터는 마권이나 복권이나 비슷해지고. 승부사의 수읽기와 노름꾼의 촉도 종이 한 장 차이니까. 물론 진짜 재산이 투입되지 않았으니까 천만다행. 애초에 품위 유지비조차 허덕였으니 그건 그렇고. 





    2

    다음으로 개인의 장기투자가 아니라 기업의 장기투자. 
    주식처럼 이론의 대가가 아니라 실전의 대가 말만 듣으면 그만이냐, 하면 또 썩 그렇지 않다는 것. 왜 거대 기업들이 CEO, CMO, CFO...에 쟁쟁한 인사들을 앉히는 데도 불구하고 반올림하면 성적이 대체로 고개를 돌리게 만드느냐. 논리적인 말이든 철저히 서류에 기초하든, 피도 눈물도 안 나도록 싸움닭의 열과 맹금류의 혜안과 맹수의 판단력까지 고루 갖춘 그분들께서 왜 헛똑똑이냐. 한마디로 여러 마리 토끼를 쫓기 때문이라는 것. 이사회든 경영 회의든 웬만하면 사소한 말싸움부터 합리적인 토론까지, 거의 100퍼센트 논리적으로 옳은 MBA 출신 경영자들이 압승한다. 심지어 화술의 기교든, 서류의 논리든, 다수결이든 뭘로도 그쪽이 응당 옳다. 그런데 옳고 맞으면 뭐한가, 우리들(소비자) 마음에는 썩 와닫지 않는 걸. 플레이보이의 떡밥 뿌리기는 매번 단기전이듯, 경영 역시나 합리적이요 이성적이며 타당하니까 강력히 주장을 관철시키나 결과는 매번 단기전. 그러다 이상한 브랜드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모르도록 사라진다. TV 방송 프로그램도 똑같다. 처음에 으쌰으쌰 쾌조의 합심으로 출발했는데, 시청률 흐리멍텅하면 언제 사라진지도 모르게 폐막. 그러니 난 잘못한 거 없다 식으로 책임 회피하느라 방어적으로 일을 하던가, 윗선 마음에 들도록만 열정을 기울이던가, 광고제에서 상 받고 재밌고 쌈박하게 창의적으로 상품 주문자와 소비자를 일시적으로 만족시킨 채 발 빼고. 짧은 사랑처럼 경영도 여러 마리 토끼를 쫓다 보면 한정된 에너지가 분산된다. 저글링 하나에만 일생을 바친 사람이 저글링을 잘하겠나, 서커스의 전종목을 못 하는 거 없이 모두 다 잘하는 팔방미인이 잘하겠나. 만 명 가운데 단 1명 있을까 말까 하는 천재 빼고는 한 마리 토끼만 쫓는 쪽이 월등히 낫다. 멀티태스킹 하다 보면 대충 하긴 하는데, 설렁설렁 전화 통화하면서 이 일 저 일 하는지 애인이 어떻게 모르겠나. 나에게 최선을 다하고 관심을 온전히 집중하지 않는구나 대번에 깨닫지. 소비자는 그보다 더 빠를 테고. 
    그 원인은 단언컨대 과욕.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맹렬히 한 마리 토끼만 쫓다가 에너지가 차곡차곡 쌓이니까 뭔가를 하지 않을 수 없거든.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장기 투자, 딱 유명세라는 클라우드 나인을 타고 대성공한 다음부턴 여기저기 손 대느라 정신 산만해지는 거다. CEO 책상에 진득이 붙어서 일 좀 하려면 엉덩이 붙이기도 전에 발표회다 뭐다에 불려나가기 일쑤. 언더그라운드에서야 1인자가 확실하니까 한 우물만 판다지만, 덩치가 커지면. 큰 물고기는 큰물에서 놀아야 하는 만큼, 요리사가 많으면 요리를 망치는 지름길.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법. 이사회니 주주니 뭐니 이래라저래라 단기 실적이 이게 뭐냐. 그래서 라인 확장, 대세력 확장, 다각화, 탈집중화... 등등등. 마치 배부르니까 한눈팔다 바람피우는 난봉꾼의 심정과 흡사하지는 않겠으나 이치는 비슷. 떡밥 뿌리기가 통할 수 있는 아마추어 취미 시장이 아니니 그럴 수밖에. 
    Bean Counters(숫자만 따지는 경영자 타입)들의 맹점이 그거다. 그렇지만 이력 경력 쟁쟁하신 그분들이 뭐 바본가, 숲을 보고 장거리를 뛸려고 해도 옆에서 도통 기다려주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경쟁은 심화되고, 미래는 다변하며, 내부에서도 이래저래 허덕이고. 쪼고 재촉하며 들들 볶고 닦달하기. 그러니 기업의 높은 자리는 카페처럼 회전율만 높아지는 수밖에. 단기 성과만 중요하거든. 그럼 털리는 건 결국 개미 단타자. 결과적으로 승자는 잔지식왕(Generalist)도 아니고, 전문가(Specialist)도 아닌 시장. 좀처럼 만족하는 이 많지 않은 성적표는 사실일 뿐. 만물박사와 교양학자 빰 치는 어른들은 들러리. 오락산업이 흥미진진하게 굴러가는 원리와 비슷하다. 예를 들어 광고업자 입장도 나 먹고살아야 하는데, 브랜드의 장기적인 성장까지 어떻게 섬세하도록 죄다 신경 쓰나. 내부 법무팀이 일을 도맡는다면 몰라도, 외부 업체와 단기 계약인데? 단기적으로 광고가 예술적으로 튀면 그만이고. 세계적인 광고제에서 그랑프리 받는 것, 브랜드의 성장에 기여. 전자는 일시적인 사업 파트너의 입장이요 후자는 혼자서 단꿈 꾸듯 뭐든지 내게 유리하도록 돌아갈 것이라는 로맨스식 몽상. 필자든 누구든 다 물어보시라, 자존심 꿇릴 일 전혀 없으니까 솔직해지자. 클라이언트들과 쌍방 불만족스럽지 않은 성과로 피차 대만족이든 반틈 만족이든 어쩌든, 외부 조명발 물개박수 병풍 러브콜이 최고의 기쁨. 계약 끝나면 도의적으로야 먼 인연이지만 어차피 남남. 사랑은 안 그런가? 나 행복하기도 바쁜데 남 걱정해주다 내 앞가림도 못하는 걸로도 모자라 너나 잘해라는 핀잔까지 들을지도 모르는 게 세상사. 한 마리 토끼를 쫓던 헝그리 파이터도 아닌데, 공룡 인파이터가 능글맞은 아웃복서의 충고가 달갑게 들릴 리는 없다. 축구 감독은 팀 성적과 내 경력이 일부분 일치하는 반면 연봉 사장은 명장부터 얼굴 마담까지 참으로 다양하니까 발생하는 일들. 연봉 사장인 CEO들에게 중요한 게 뭐겠나. 내 경력 > 브랜드 단기 실적 > 브랜드 장기 실적? 떡밥 뿌리며 단기 성과를 쥐어짜면 잠깐은 반짝하는 원리, 사랑과 더없이 똑같은 모습이다. 약간 다른 얘기지만 어차피 비슷한 이치로. 그래서 흥한 친구한텐 딸랑딸랑 으쌰으쌰 말 막 해도 되지만, 망한 친구한텐 귀를 열고 말을 팍 줄여서 그냥 다독여주며 옆에 있어주는 게 최선인 경우가 적지 않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비교되는 형편도 있을 테니 아예 걸리적거리지 않는 게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고. 그 이상으로 막역한 친분은 흔치 않다기보다는 내 생활이 먼저인 거고. 뭐 그건 그렇고. 
    그러므로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고, 오히려 재산이 없어서 다행이네? 아주 틀린 말은 아니구만. 그래서 옛날 언젠가 친구가 증권 초단타로 얼마 벌었다면서 사준 공짜술이 그렇게나 맛있었을까? 보아하니 이거 이거 봄에 깐 병아리를 가을에 세지 말라고 또 공상. 누가 뻔트 애호가 아니랄까 봐. 거 참 어제나 오늘이나 재미없기는 마찬가지. 말하자면 장기투자 제대로 해본 적 단 1번도 없는 주제야 말이야, 어? 부동산의 '부'자도 제대로 모르면서 또 아는 척? 하여간 말을 말아야지. 말릴 수가 있나 철들기를 하나. 아니면 소 뒷걸음질 치다 쥐를 잡기를 하나. 애독자까지는 아니겠으나 오다가다 괜히 시간 투자한 청자, 임자 만난 거지. 그분 입장에서야 어떤가 몰라도. 
    아무튼 잔소리만 실컷 떠들었으니 짧게 결론을 내자면 이렇다. 지푸라기가 많으면 코끼리도 묶을 수 있다란 말이 있다. 매번 뻔한 뉴스. 억지로 잡는다고 붙잡혀주는 척 시늉이야 할 수 있고, 가는 사람 잡지 않고 오는 사람 막지 않기 라는 철칙도 있다. 가는 세월 누가 잡어! 제가? 아님 귀신이? 이 몸이? 그대가? 못 잡는다. 무슨 수로? 할 수 없는 건 할 수 없는 것. 기왕 빈부격차가 지금과 비교도 할 수 없도록 커질 미래. 이왕 계획을 세운다면 미리미리 꼼꼼히. 어차피 판 짤려면 크고 신비하게 짜는 게 낫지 않을까? 진짜배기 발바닥 간지럽히다 돌아설 일 있나. 안 한다면 몰라도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하니까 말이다.

,

칼럼: 트집잡기

from 칼럼 2019. 12. 2. 11:58

    1

    사람은 누구나 '먹밥 뿌리기와 닮은 다변'에 따른 모순이 있을 수 있다. 앞뒤 떼고. 그것에 대처하는 꽤 괜찮은 방법은 다름 아니라 이것 아닐까? 식상한 모범 답안 제시, 즉 또 다른 먹밥 뿌리기식 설교가 아니라 한 우물 파기. 한 마리 토끼 쫓기.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다, 내가 추구하는 사랑관은 어떻다, 이상형의 실체는 무엇에 가깝다, 어떤 판타지라면 난 결코 싫어하지 않을 것이다 라고 말이다. 즉 한마디로 집중. 그게 어떻게 보면 딴청이요 안 듣기, 무시, 성의 없음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데. 그게 맞는지 아님 딴 데 무게가 실리는지는 보고 읽고 들으면 알 수 있다. 모를 수 없다. 그런데 일단 1000 대 1, 만 대 1의 경쟁률에 손땀 나는 면접관 입장에서 한 사람 한 사람 두 손 붙잡고 수다 3시간 들어주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된다. 소신 있어 말하고 싶으면 말하고, 모르면 침묵하고. 별로 안 웃긴데 웃긴 척 억지로 노력하면 소소하게 재밌기라도 하지. 근데 잘 모르는데 아는 척하면 특유의 표정을 부른다. 모르면 모른다, 좋으면 좋다. 없다 잘 모른다 좋다 만족한다 불만 없다 전혀 없다...... 회유 작전에 안 넘어가고 버티다 버티다가. 다 끝날 때쯤 막판 유도심문에 딱 넘어가서 직상 상사에게 불만을 어쩌고저쩌고 이만큼 꺼내놓으면? 답은 안 봐도 드라마. 그렇듯 중요한 건 그거다. 미끼는 꼭 위에서 아래로만이 아닌 것. 사기꾼 같은 악의 그림자도 다 만만한 상대 가운데 최적의 먹잇감을 물색하는 게 세상사. 
    아무튼 칼럼 주제는 그거다. 유명인이 밀림에서 맹수처럼 초식동물이라는 성과에 집중하느냐, 그와 동시에 잡어부터 어복까지 다방면으로 다재다능함은 농담이고 불러주는 데는 어지간하면 얼굴 비추고 소셜 네트워크도 활발히 하느냐. 전자냐 후자냐. 즉 하나만 하느냐, 이거 저거 다 하느냐. 정답은 단언컨대 개인의 자유. 법적 서류에 준거하여 갑과 을이 타협하여 알아서 하면 되는 일.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싶은 대로! 단, 그걸 모르면 안 된다. 절대 안 된다. 결코 안 된다. 무엇을? 바로 미끼엔 바늘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어? 날카롭다. 예리하지. 빛난다. 신기한 효과음마저 듣는 사람은 들을 수 있다. 구미를 자극하거나 부아를 돋구는 먹밥 때문에 단지 보이지만 않을 뿐. 
    똑같이 오락산업이라는 동반자 입장일지언정 가령 코메디언은 먹밥 뿌리기가 아마도 일과 많이 겹치는 반면. 그런 반면 대중예술가는 본업은 음악의 다작이고, 예능식 다변은 부업. 고로 한 마리 토끼 즉 본업은 내 주관이자 예술성을 고집하는 게 좋고. 부업은 코미디언으로 전업할 게 아닌 이상 당연히 '착한 척' 먹밥 뿌리며 만인의 비위를 맞추는 게 통상 낫다. 속된 말로 안전빵. 흥미진진한 길 가겠다면야 누가 말리겠냐마는 이치가 일단 그렇다. 또는 이 사람 저 사람 비위 다 맞추고, 선플 악플 다 상대하느라 피곤해지느니 차라리 줏대 있게 딱 몇 가지에 집중. 또는 소셜 네트워크 활동을 줄이거나 비공개. 방법은 다종다양. 즉 각자 알아서 감당 가능한 선을 지키거나 넘나들면 됨. 그런데 문제는 이따금 시끄러운 해명이니 뭐니. 알고 보면 무슨 별 문제도 뭣도 아닌데 말만 시끌시끌. 뭐야? 그래서 뭔지 알고 보면 (대부분) 에잇 아무것도 아니네. 
    연예인 어쩌고저쩌고? 가수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딴지 이러쿵저러쿵? 
    불펜 투수, 내야수 외야수, 골키퍼 앞 쓰리백, 패전 전담 요원, 그리고 리베로를 비롯한 스포츠 선수들. 그분들께 쏟아지는 야유, 농담 반 장난 반, 질타, 진언, 때로는 쌍욕, 옳은 쓴소리......! 그거 싹 다 귀담아듣다가는 그분들 일 못한다. 왜냐하면 당장 은퇴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누리꾼들 입담도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에. 간혹 선수 대 선수만 이성 흔들리는 건 상대도 안 됨. 캬~ 화려하지. 기발해. 놀랍다고. 웃겨. 가끔 재밌어. 어쩌면 예술의 경지. 따라서 적당한 모범을 알고 뭐는 한 우물 뭐는 먹밥 뿌리기 그렇게 선별하며, 조명발 받는 광대 인생 적어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기'만큼은 맷집 키워서 나쁠 거 없다. 아니 그래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안 된다. 맷집을 부르는 반응 이전에 내 자질 + 맷집 + 병풍 + 백댄서 + 오락산업이 만든 허상인 클라우드 나인 =? 에 따라 누군가의 마음속에 팬지꽃처럼 인식될 수도 있고. 애드벌룬처럼 보이지 않는 공기가 주입됐을지도 모르고. 또는 헛바람 잔뜩 든 필자처럼 꼬마들이 줄 놓아버리면 하늘로 날아가버릴지도 모를 일. 동네 북이든 뽐뿌질 하면 하는 대로 바람 잔뜩 주입되는 자전거 타이어든. 아무튼 학업에서 산업으로 넘어오는 모습 역시나 계단식이듯. 탄력을 받았든 띄워줬든 선수는 선수다워야 하는 것. 더 이상 아마추어가 아닌 것. 무조건 강하게 키워야 한다 그 말이 아니라. 험한 세상 평범한 인생도 결코 쉽지 않고. 쉽지 않은 만큼 보람도 따른다. 그런데 유명인 팔자? 메달의 앞면이 있다고 뒷면이 왜 없겠나. 응석 어리광 투정 넉살 떼쓰기 징징거리기 말꼬리 잡고 늘어지기 한탄 넑두리 잡담. 그건 일가견 있으면서. 애들보다 훨씬 뛰어난 걸로도 모자라 고급스럽고. 일생 그 기교를 연마했기 때문에 관록미 장난 아니면서. 그러면서 눈살을 찌푸리는 잔소리가 왜 하필 사이렌처럼 들리는 건데. 단지 미친 듯 노력했는데 행운에 힘입어 나름 만방에 재능과 이름을 알렸으면 그에 따라 옥석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하는 것. 그건 고마워해야 할 일이야, 저건 채찍 이건 당근, 아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자. 보다 보다 이건 아니다 이건 아니야, 드물게 강력하고 적극적인 대처도 조금. 이따금 화끈하게 설전을 펼쳐도 시간낭비 아니고 잃을 거 없다면야 방어전 상대를 기다리면 그뿐이고. 물론 일반인도 때로는 연예인병 공주병 거울병 달고 사는데. 관중의 비난과 야유는 죄다 스포츠계로 몰리고 우리는 물개박수만 받고 싶다? ~라는 마음까지야 설령 아닐지언정 아웅다웅 말싸움이 먼저인지 주옥같은 3분의 마법이 본업인지를 모르지 않으면 안 된다. 초심이 딴 게 아니다. 우리는 언제나 첫사랑이다. 
    다만 사교계 연예계 허당계에 입문하고 인기가 무엇인 줄 알게 될 시점에야 호시절일 텐데. 그런데 선수층은 완전 두껍지 이따금 싫증나는데 내 맘대로 때려칠 수도 없고, 자유는 제한되며, 하고 싶은 말 곧이곧대로 할 수도 없고. 그래서 신인이 중견으로 넘어가고 사랑도 장기전에 접어들면 말이 많아질 수밖에. 애초에 전문화와 집중화와 차별화라는 한 마리 토끼 쫓기에만 매진했다면 몰라도 나름 중견이 되고 보면 애매해지는 포지션이 많나 보다. 하기야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정계만 봐도 그렇다. 과연 정치계에 정식으로 정치학 전공자가 많나, 아니면 건물주가 많나. 어? 두말하면 잔소리! 뉴스에 부동산세 어쩌고저쩌고? 대다수는 일평생 자기랑 먼 세상 얘기. 그런데 자기들끼리만 늬가 적게 내니 내가 많이 내니 어쩌고저쩌고. 세계적으로 보면 세금을 많이 내는 선거권의 나라, 100퍼센트에서 한 자릿수나 되려나 모르겠는데. 그거 말처럼 쉬운 거 아닐 것이다. 정치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그거 한 마리 토끼도 잡기 어려운데, 모순되고 상반되는 체제의 장점만 취하는 일. 솔직히 말해서 도둑놈 심보 아닌가. 말 많아지기 딱 좋은 일. 어쨌든 그건 넘어가고. 그렇듯 애매한 포지션. 아나운서 월급쟁이 생활 잘 하다가 2진 방송사로 스카우트되거나, 연기에 도전하기도 하는 일. 그건 축구선수가 명 리그에서 점점 체력 및 나이와 비례하여 짐 싸는 것과 비슷. 가수 잘 하다가 작사 작곡 못하면 나중 먹고살 길 각자 찾지 않으면 안 되고. 그렇다고 뮤지컬계에서 텃밭 좋다고 지원자 다 받아줄 만큼 텃새가 물러 터져서야 어디 전문적으로 표값에 걸맞게 예술하겠나. 
    그건 내가 틀리고 당신이 옳소, 누가 맞고 틀리다의 문제가 아니라 단지 너와 나는 다를 뿐이다, 사소한 견해 차이 이렇게 좁힙시다 등등등. 교양과 상식은 7살 꼬마도 아는 것. 5살도 속은 다 있다. 일반인과 달리 완전히 솔직할 수 없다 웬만해서 그래서는 안되는 거라는 연예인의 입장. 차라리 가식이 멋지다. 가식쟁이 관심종자 속물... 아닌 사람이 어딨나. 그래도 돈이 좋긴 좋구나 라는 농담(?)마저 잘 못하고 하기 싫어하는 사람 적지 않다. 한편 진짜로 돈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그래서일까? 가만 보면 잔뻔치 잔재주 잔소리 잔꾀······ 먹밥 뿌리면서 가늘고 길게 가는 부류가 있고, 하이에나 들개 괴짜들 천지라서 오히려 정통 기분파와 고급 유머 전문 코미디언이 고전하기도 한다. 무슨 사건도 아닌 "똥차 발언 해명" 사건. 사건 축에도 못 끼는 사건. 더 한 사건도 새로운 사건이 덮고 덮으면 잊혀지는 세상사. 해명자 왈, "똥차"라는 발언 자체를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경솔했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했는데. 개 발 전문 칼럼니스트가 보기에는 나름 선방에 해당하는 해명. 그런데 필자의 생각도 알고 보면 똥볼. <웃자 사석에서처럼 인간적인 얘기 좀 하자>라는 방송 연애 프로그램에서 PD의 기획 의도에 더없이 충실한 발언. 곧 내 연애사와 별개로 그쪽 편들어줘야 할 입장. 그렇지만 내게 똥차가 누군가에게는 슈퍼카인 것. 허나 그건 각자의 생각이고. 문제는 객원 손님의 논평과 객원 손님의 연애사와는 별개. 그렇지만 오락산업이 무슨 수학 같은 학문인가? 아니다. 때문에 뭔가 애매 그래서 시끌시끌. 





    2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고 지나보니, 통계 상 아마도 사랑이란 아쉬운 게 대부분. 남자야 유럽 축구 리그들처럼 인생 연애사 통틀어 아마도 승패는 의미 없고, 어쩌면 무승부가 진짜 사랑이라고 했을 때. 이건 뭐 우승감도 아니고 2진 퇴출은 빼도 박도 못하네? 그래도 남자는 첫사랑 1개, 뻔트 10개, 풋사랑 5개, 더티러브 몇 개. 그처럼 UFC 대진표에 나오듯 수치가 명확하다. 아무리 모태솔로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고집하다가 40살 다 되어서, 모태솔로인 채로 결혼에 골인한 남자일지라도. 내 인생에 사랑은 1번 그럼 행복하면 그뿐, 그 말이 간명하다. 그런데 여자도? 전적이래 봐야 아마추어 전적 1타석, 프로 전적 1타석. 거기서 아마추어라는 그 뻔트 전적 딱 1개 때문에 갖은 험담을 끝도 없이 얻어듣는 게 여자의 인생. 그게 다 본인이 스스로 자초한 일. 모두 싹 다 자업자득. 상향지원 하향지원이야 다 나중 분석이고. 어차피 받아주고 넘어가며 사귀면 동격. 그래서 사랑은 모르는 것. 
─────────────────────────────────────────────────────────────────────
19~20 시즌 팀순위 가운데 현재 1위
               팀             승점    경기   승   무   패    득    실   득실   최근5경기 성적
라리가   :  바르셀로나  28      13     9    1    3    35   16   19   W_L_W_W_W
세리에A :  유벤투스     32      12    10   2    0    21    9    12   W_W_W_W_D
EPL      :  리버풀         37     13    12   1    0    30   11   19   W_W_W_W_W
─────────────────────────────────────────────────────────────────────
    남자는 전체 전적에서 썸타기 1, 탐색전 1, 진한 사랑 1, 아름다운 사랑 1. 딱 그렇게 요약이 된다. 
    그런데 여자는? 여자도? 설마? 혹시... 쉿! 사실만 말하자면 이렇다. 
    여자는 전체 전적에서 전 경기가 전부 몽땅 아름다운 사랑이기를 원함. 아니면 거짓말. 
    그런데 현실은?
    왜 똥차니 뭐니 전문용어에 사람들은 본인에게 감정이입을 하든 어쩌든 시끌시끌한 것일까. 왜냐하면 스스로에게 속았으니까. 왜냐하면 아쉬운 김에 못 이긴 척 넘어가 줬으니까. 왜냐하면 여자가 먼저 꼬리쳐서 사귈 땐 좋았는데 뭐 어쩌다 안 좋게 헤어졌으니까. 왜냐하면 인파이터 남자가 끈질기게 대쉬해서 사겼는데 만나보니 뭐 어쩌다 결별했으니까. 좋게 헤어지지 못한 거지. 이별에 기쁨이 어딨나. 있긴 있어도 많지 않은 것. 사귈 당시에야 남녀 공히 사랑인데, 헤어지고 시간이 지나고 보니 억울하거든. 그러니까 민감한 단어가 등장하면 사람들 약간이나마 조금씩은 울컥한다. 남자 대 여자 = 나비 VS 꽃. 물론 당시에만 그렇고. 만약 나중 잘못된다면? 꽃에는 꿀벌이, 똥에는 똥파리가. 날파리가 나방으로 변장할 수도 있고. 꽃이 원래 알고 봤더니 가짜일지도 모르고.
    중간 결론은 그거다. 인파이터는 상대 잘못 골라서 덤비면 시간 낭비, 정력 낭비, 감정 낭비, 돈 낭비, 인생 낭비... 낭비만 낭비만 엄청나다는 거. 아웃복서 스타일이야 사람 가려서 상대하지 않으면 인생 연애사 초라해지기 십상이고. 아무튼 저 19~20 시즌 팀 순위 가운데 현재 1위야 말 그대로 1위고. 그럼 꼴등은? 2부 3부 7부 리그는? 벤치 멤바는? 그 가운데 사랑은? 결과론에 따라 나중 이랬다 저랬다 수다 삼매경. 똥차가 슈퍼카 됐다가, 슈퍼카인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하니 똥차고. 그래서 사랑이란 뭐니 뭐니 해도 현재. 오직 현재형! 그렇다고 거기서 끝이냐, 아니지. 그럴 리가 있나. 그럴 턱은 절대 없음. 초라한 패배 전적을 비꼬기만 하면 오죽 이쁘게? 내 그래서 친구랑 할 얘기인 빈약한 패배감을 TV 프로그램에서 말해줘서, 그러므로 내가 다 고맙다. 물론 농담이긴 하다만 현실 즉 사석에서는 패배 전적을 자랑하는 미친년까지 다 있는 게 넌센스. 뭔 여자의 판타지를 애인 앞에서 실천할 테니 단단히 지켜보라고? 사랑의 차트대로 남자 100명을 동시에 만나겠다니! 차라리 매춘부가 나아도 훨씬 낫겠다. 
    그럼 나중 영향은? 당연히 헤어졌을 때 타격은 유명인&여자쪽에 우세. 반면 우리는? 으쌰으쌰 으쌰으쌰! 꼭 그렇단 말이 아니라. 그러게 여자에게 사랑이 전부일 텐데 사랑이 어디 쉽나. 귀와 귀걸이. 꽃과 화병. 그림과 액자. 아무리 기다려도 항구에 배가 안 들어오네? 꽃이 피었는데 나비니 파랑새니 팔색조는 바라지도 않고, 벌꿀부터 벌새와 나방은 다 어디로 갔냐고. 어? 그나마 운수 좋은 해명 어쩌고저쩌고 그분들이야 투덜거릴 전적이 확실하기라도 하지. 사랑의 미래는 희망적이지 않나. 
    여자는 여자. 여자는 천생 여자. 그런데 적극적인 여자가 어디 많나? 적다. 적은 데도 불구하고 여자 입장에서 적극적이기는 결코 쉽지 않다. 그럼 적극적인 여자라고 아무한테나 적극적이냐, 하면 아니지. 그런 낭군님을 만나기나 쉬우면 다행이게? 그래서 답은 여자의 간접화법. 사랑 역시나 간접. 어제도 아웃복싱 오늘도 아웃복싱. 내내 잔뻔치 매번 잔소리. 어? (절레절레). 그러다 비위 좋다고 놀림이나 받고. 그러니까 인파이터 그분들이 주위를 둘러보면 죄다 하이에나, 늑대, 촌닭, 너구리, 족제비, 꿩, 두더쥐, 들개들 뿐이구만 그래. 군침. 흑심. 사심. 눈독. 어? 어쨌든 뚜껑을 열어 봐야 알 수 있다. 안 그래도 대부분 거의 100퍼센트 금방 끝난다. 그래도 패전은 패전. 그러므로 이 말을 마지막으로 칼럼을 마친다.
    청어통에서는 항상 청어 냄새가 난다. (절레절레)! 

,

칼럼: 인생 좌우명

from 칼럼 2019. 11. 22. 19:09

    1

    두 마리 토끼를 쫓다가는 두 마리 다 놓친다 라는 말이 있다. 한편 <잡는다>라는 능동격이 있으면 <잡힌다>라는 피동격이 없을 수 없는 게 세상사. 때문에 우리네 인생은 어복 여복 재물복 후반운 같은 행운에 따라 웃고 울지 않을 수 없다. 그에 따른 썩은 미소는 하여 이런 말을 절로 부른다. 그건 뭘까? 뭐긴 뭐겠나, 호박이 제 발로 굴러온다지. 캬~? 농담이고. 살다 보면 단 1개 목표에만 최선을 다해 집중해야 할 일이 있기도 하고. 또는 힘을 나누어 적당히 3가지에 신경을 분산하거나, 사교적으로 두루두루 여러 명과 친분을 유지해야 하기도 한다. 그렇듯 사안에 따라 이성과 감성에서 아무래도 기분을 따를 것이냐, 치밀히 계산을 해야 할 것이냐. 감을 믿어볼 텐가, 자료에 근거할 것인가. 많이 나뉘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살면서 과연 사랑이 인생의 전부인 걸까, 라는 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그때그때 다를 테고 내가 직접 이사-이직-이별을 선택하거나, 드물게 사별하여 혼자되는 사랑도 있다. 그야 어떻든 타고난 천성, 각자 성격에 따라 인생 포지셔닝이 나뉠 테고 기분파 행동대장 바람잡이 등 별칭도 나뉠 테니. 따라서 다음과 같은 분류에 근거하여 각자 장단점과 특징을 구분해봤다. 아울러 남자와 여자가 다르듯, 경영자와 마케터는 생각&발상 자체가 정반대라는 경영서를 읽고서 힌트를 얻었다는 것을 밝힌다.

                                      1        2      3       4                              5         6       7         8        9
                                      논리   감각   성격   과녁(목표&대상)          타석    타율   브랜드   비위    모토
A. 떡밥 뿌리기                  옳음   옳음   좌뇌   없음(아무나 막걸려랴)  바쁨    낮음   최저가   좋음
B. 두 마리 토끼 쫓기                                     2개                                                           현실
C. 한 우물 파기                                   우뇌  1개                            가난    높음   한정판    나쁨    현실 
D. 고베팅(고위험&고수익)
E. 잔베팅(저위험&저수익)
F. 올인                                                                                                                        이상
G. 단기전                                                                                                                    게임
H. 장기전       
I. 빠른 생애사 전략 
J. 느린 생애사 전략
K. 기타                                                                                                         





    2

    아무나 걸려라냐, 오직 단 1개의 사랑이냐. 아니면 결과론이냐. 변칙 작전이냐. 6 대 4냐 7 대 3이냐. 여러 경우의 수가 있다. 우선 떡밥 뿌리기 먼저. 
    A. 떡밥 뿌리기: 난봉꾼. 낚시꾼. 생활 도박. 도박꾼. 사랑의 차트. 어장관리. 능글맞은 유부남 일부. 허영덩어리 불여우. 플라토닉은 관심 없음. 만인의 연인이 목표점. 상품으로 따지면 저렴&저가&합리주의&싸구려. 사람으로 치면... 말 말자. 하지만 유리한 점도 많음. 원래 떡밥을 뿌려야 하는 건 사교의 기본. 대화란 남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해야 하는 것. 말만 잘 들어준다고 끝이 아님. <남자의 아부 VS 여자의 애교>가 바로 이것. 남자는 배짱이요 여자는 절개인 것처럼. 간접적으로 꼬리치며 유혹하느냐. 아니면 능동적으로 떡밥을 뿌리면서 사냥하고, 뛰고, 차며, 공을 차고 때리고 던지고 넣고 으쌰으쌰 하느냐. 일단은 적극이자 능동이요 낙관. 단, 사랑은 아니기를! 
    B. 두 마리 토끼 쫓기: 경영자 (경영자의 95%은 좌뇌형). 고객층 확대. 탈집중화. 비전문성. 에너지 분산. 브랜드 확대에 카테고리 폭증에 더 많이 더 많이. 결과는 단기적으로 이익 장기적으로 낙심. 
    B-1. 여러 마리 토끼 쫓기: 사업 다각화. 복잡도 증가. 탈집중화. 한눈팔기. 단기 성과 집착. 장기적 이익 하락. 다각화 전략. 한 마리 토끼로 불만족. 산업이자 주주면 일찍 발 빼는 게 좋고, 사회성이자 친교는 부득불 불가피한 처세술이고. 사랑이라면야 말해 뭐 해?
    C. 한 우물 파기: 마케터 (마케터는 대체로 우뇌형). 전문화. 집중화. 차별화. 한 마리 토끼 쫓기. 
    D. 고베팅(고위험&고수익): 도박사. 해결사. 매니아.  
    D~E: 직업인. 전문가. 업자. 
    E. 잔베팅(저위험&저수익): 측면 공격. 게릴라 마케팅. 노이즈 마케팅. 뻔트. 적게 걸고 적게 따기. 다른 말로 아니면 말고! 잔재주꾼. 일반인. 사색가. 훈수꾼. 관중. 막장 드라마 애호가. 시청자. 술꾼. 주당. 또는 취미 없음. 
    F. 올인: 로맨티스트. 기업가. 어느 비화처럼 모든 걸 기록하며 전패를 거듭하며 꾹 참고 있는데. 끝까지 인내하는데. 키스하고 싶지 나 먹고 싶지... 약 올리고 염장질에 뽐뿌질에 이간질에 도끼질... 그래? 입술이 가까워진 사진을 찍어서 기록하네? 영화를 너무 많이 봤구먼. 이미 더 많은 게 기록되고 있으니, 나중 반격을 기대나 하시지! 그래서 어쭈 이것 봐라, 넌 죽었다 깨어나도 나로부터 도망가지 못함. 그러니까 올인이라고? 그거 받고 더블로 가! 두고 보자. 그렇게 됨. F는 그래서 잘 풀리면 행운아요 못 먹어도 인생 경험. 패자 입장에서야 괴로움. 인생 그렇게 살지 말라는 둥 만약에 어땠으면이라는 둥. 허나 졌는데 뭔 말이 필요하나. 애들 장난이면 모를까. 그래서 '이때다'라는 새벽녘 먹잇감을 기다리는 심정이 바로 그것. 물론 밀림에서 맹수 가운데 사냥 성공률이 치타가 높긴 높은데, 하이에나부터 매 코끼리까지 강자는 많고도 많음. 따라서 매의 눈으로 먼저 사태뿐만 아니라 어디까지 언제까지 내다보는 게 먼저. 그다음에 최적의 먹잇감이 물색됐다 싶으면 바로 그때 비로소 매는 표범으로 변신. 
    어쨌든 우리는 삼류 싸움닭처럼 아무 때나, 아무한테나 올인하지 않음. 아무나 잡고 시비 걸고, 트집 잡고, 흉보고, 징징거리지 않음. 툭하면 수다 3시간이요, 요만~한 손톱 만한 걸 가지고 요따만하게? 심지어 지 잘못은 쏙 빼놓고! 우리는 최고가 나타날 때까지 끝까지 기다림. 여자로 치면 '나랑 비슷한 외모의 남자 아니면 평생 남자 못 만날지라도 죽어도 됨' 부류. 끝장 중의 끝장. 물론 말만 챔피언이냐 행동까지 일관되냐 차이. 곧 가장 간단한 대답은 실행. 더 좋은 건 행운. 
    G. 단기전: 경영자(경영자는 한방에 뜨는 걸 선호). 남자 (연애는 빠른 생애사 전략 / 결혼은 느린 생애사 전략). 일찍 문 닫는 자영업자. 연애에서 단기전은 성격이랄지 기타 등등 남녀가 맞지 않을 때. 시소의 평등은 웬만하면 보기 힘들기 때문에, 따라서 시소의 불균형에 따른 가중치를 게을리하면 사랑은 단기전으로 막을 내리기 마련. 나 잡아봐라~? 내가 널 왜 잡어, 가! 장기전으로 끌고 가려던 여자는 벙 쪄서 진한 사랑은 일찍도 농익었으니 더 빼낼 카드가 없음. 고로 한때 풋사랑으로 끝나는 건 정해진 수순. 그렇다고 많은 걸 걸고서 매달릴 생각을 해 봐도, 그래 봤자 남자 마음 뻔히 보이는데 승산 없는 싸움에 시간 낭비하느니 일찍 남남이 되는 수밖에. 그래서 단기전의 속성은 절반쯤 그런 문구와 닮았다. 바로 그건 뭐다? (딱) 그렇지~ 첫 끗발이 개 끗발! 물론 희망은 장기전으로, 기본적인 사랑관은 플라토닉을 권장하는 게 미덕. 허나 그건 사랑을 포장한 거고. '단기전'이란 가는 여자 잡지 않고 오는 여자 막지 않는 것. 남자한테 꼬리쳐서 싫증나면 딴 남자로 환승하는 이치. 
    H. 장기전: 마케터(천천히 이륙하기를 원함). 여자 (다 그렇진 않고. 사랑을 지향하나 다종다양하게 나뉨). 한 우물만 파는 장기전도 있는 반면 회원 명부에 이름만 올려놓는 장기전도 있다. 사랑에 대해서 내 모든 것을 올인하는 장기전만 장기전이 아니다. 임자 없는 남자 주변에서 알짱알짱, 주기적으로 얼굴 보이고. 또는 임자 있는 남자 주변에서 얼쩡얼쩡. 간헐적으로 연락하고. 또 있다. 결혼한 남자 근처에서 전망만 지켜보다가 그 남자가 홀로 되는 순간 어떻게 한번 해보겠다는 여자의 마음. 왜 없을까! 물론 남자를 기다려주는 것도 장기전. 물론 적들은 예뻐지는데 나만 제자리걸음이면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음. 오히려 퇴보요 늙음? (절레절레). 내가 우물 안 개구리로 바쁘게 돌아다녀봐야 먹잇감은 다 그만그만한 것. 그러므로 다 조그만 연못에서 큰 물고기가 되고자 하는 것. 돈과 사랑과 성공을 쫓고 쫓고 쫓고 아무리 쫓아도 손에 잡히지 않더니, 언젠가 묵묵히 일만 하고 살았더니 그 모든 게 저절로 갖추어지더라 라는 흔한 인생론. 그래서 빨빨거리며 나돌아댕기고 소개팅하고 어쩌고도 다 좋지만. 내가 파랑새로 성장하고 팔색조로 변신하면 다 알아서 호박부터 다이아몬드까지 자동적으로 나에게 굴러오기 마련. 그게 다름 아니라 진공청소기 원리.
    I. 빠른 생애사 전략: 제비에게는 <느린 생애사 전략>으로 넘어가기 전 인생 경험. 정실감을 만나 아름다운 사랑이 행복한 가정으로 연결되기 전까지의 그냥 인생 드라마. 여기저기 씨 막 뿌리고 다니더니 결국 참한 숙녀 만나 결혼에 골인하더라, 라면서 속 뒤집어지는 촌년께서 잘 아시는 전략. 
    J. 느린 생애사 전략: 단란한 가정. 단,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서움. 감은 늦감이 더 달고, 바람은 늦바람이 더 세다. 보기 좋은 떡이 때로는 더럽게 맛없다. 알고 보면 벌레 먹은 사과가... 그만 그만! 물론 그러다 잘못 먹어 탈나면 뒷감당 장난 아님. 그렇듯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갔다가 정신 차려서 철들면 좋은데. 부뚜막에 올라가보지 못했던 게 왠지 마음에 한사코 걸렸기 때문일까? 흔들리는 중년의 심정. 잡은 물고기한테 밥을 주지 않는다는 건 농담 반 진담 반이고. 진짜는 한눈팔지 않고서 세심한 관리가 필요. 
    여복이 풍성하든 어복이 가난하든 인생이야 각자 알아서 잘 살아야 하는데. 비즈니스는 이 부분에서 사랑과 정반대. '라인 확장의 함정'이 비즈니스에는 독이지만 플레이보이&불여우에게는 꿀. 어? 이를 테면 인생은 <빠른 생애사 전략 → 느린 생애사 전략>이 일반적임. 뻔트냐 풀스윙이냐. 척하면 척.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쓱 발을 빼는 게 차라리 나음. 은근슬쩍 쓱~ 한 발 건치고 있는 게 좋은 경우야 다 따로 있음. 곧 인생의 풍파가 거세고 변화가 극심한 경우야 얘기가 다르겠으나, 대체로 순탄한 평균치를 따졌을 땐 그게 귀감. 그런데 비즈니스에서 장기적으로 천천히 이륙하여 궤도에 올라 성공한 브랜드가. 뜨고 나니 으쌰으쌰 들썩들썩 브랜드당 제품 라인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네? 기업가가 일군 사업이, 소비자의 마음에 세겨지기를 원하는 마케터에 의해 안정화되었는데, 한방에 뜨는 걸 선호하는 경영자에 의해 제품 라인 대폭 확장. 논리적으로는 옳으나 대체로 결과는 밝지 않음. 그렇듯 기업 인수 합병과 분사를 반대로 하면 안 됨. 그건 뭐 그분들께서 더 잘 아시는 분야이니 이쯤 줄이고.
    K. 기타: 여성잡지 전후좌우 여자처럼 연애 분야에서 남자의 포지셔닝도 다종다양.

  • 연애에서 C, D, F, H가 화려하고 멋지기는 한데. 그런데 꼭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님. 예를 들면 우아한 백조이자 고고한 파랑새가 끝까지 최고를 기다리며 기준선이라는 자존심을 유지하다가는,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닌> 코너에 몰릴지도 모름. 다름 아니라 그게 바로 사랑운. 
  • 스토킹해서 번따 다음에 사귀는 데까지 성공했는데 진도를 못 빼니(대어 중의 대어가, 쓰레기 중의 상쓰레기한테 넘어왔겠다 근자감 폭등하기 때문에). 고로 정실감 꿰찼겠다 걔랑 진도 못 빼도 상관없고 초장부터 바람피우는 똥파리. 
  • 끈질기도록 비굴을 감내하며 1~2년 붙어있다 복수하는 촌닭. 
  • 소개팅 시작하자마자 견적 나오니 절교하는 남자. 
  • 3년 연애하다 진도 못 빼서 포기하는 남자. 
  • 1~2번 간보다 고개 돌리는 늑대. 
  • 3번 구애했다 포기하는 하이에나. 
  •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다.
  • 싼 게 비지떡.
  • 꿩 대신 닭.
  • 인생 직진.
  • 내일은 없다.
  • 사랑도 없다.
  • 오늘을 살자.
  • 오늘만 날이냐.
  • 에라 모르겠다.
  • 어차피 이렇게 된 거. 
  • 딱 1번만 눈 감고 정말로 이번 1번만. 
  • 2·3·4·5·6·7······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작심삼일 즉 일찍 포기도 결코 나쁜 전략만은 아님. 
  • 파이를 키운다 ⓐ 그냥 대도시로 이사. 용 꼬리. 
  • 파이를 키운다 ⓑ 오랜만에 보는 친구 왈, 「많이 컸다~!」 친하면 칭찬. 친하니까 나 클 때 넌 뭐했냐 라고 따지지 않음. 






    3

    A '떡밥 뿌리기'에 대해 부언 설명. 
    '떡밥 뿌리기'가 취미면 괜찮다. 3일도 안 됐는데 일찍도 싫증? 1주일 열심히 했더니 벌써 재미없네? 때려치면 그만. 크게 보면 이상적인 인생에 아무 상관 없다. 오히려 그렇게 도전이라도 많이 하고, 내게 알맞는 분야를 많이 찾다가 하나가 얻어걸릴 수도 있다. 그럼 머머 접습니다 라면서 장비를 중고로 내다팔기 전까지 5년 동안 마음 쏟을 든든한 취미가 된다. 곧 취미에 대해서 이거 할까 저건 어떨까 먹밥 뿌리는 건, 내 마음. 떡밥을 많이 뿌리면 뿌릴수록 내 꿈을 찾고, 천직을 발굴하며, 내 분야를 꿰차는 데 일단은 유리하다. 많이 실패하는 것보다 더 좋도록 현명하게 실패하는 게 낫긴 낫지만. 우선 일반적으로 실패의 정량은 성공의 확률을 높이는 것. 그러나 그건 사랑 외의 경우고. 내 마음과 타인의 마음이 같기를 바라는 건 나 순진하다고 자랑하며 광고하는 일. 나만 순수하면 그만인가? 멍청한 추억이 얼마나 많은데. '떡밥 뿌리기'가 으쌰으쌰 놀기면 왜 안 좋겠나. 그런데 사랑도? 
    고로 이론과 현실 모두 순정파 숙녀는, 기분파 바람둥이한테, 상대가 될 수 없다. 물론 떡밥을 뿌린 다음 만나보니 괜찮고, 낭만적인 과정을 거친 다음, 아름다운 사랑으로 승화시키면 괜찮다. 좋다. 나쁘지 않다. 허나 그런다면 모를까. (A) 떡밥 뿌리기가 (F) 올인, (H) 장기전, (J) 느린 생애사 전략... 같은 단란한 가정이자 건전한 부부생활로 이어질 가능성? 어른들끼리 누가 그걸 논하고 싶겠나. 연애 탐색전 초반에 오판하면 여자는 '나 사랑해?'를 남용하게 되는 것이 바로 사랑이다. 광고에 대한 반응이 느리게 나타나는 분야는 맥주나 담배, 콜라와 같은 개인적 취향이 강하게 반영되는 제품이라고 업계 학계에서는 일컫는다. 그 분야만 해도 그런데, 사랑학이자 행복업에서도? 어림 없는 소리. '낚싯대 여럿 펼쳐놓고 아무거나 막 걸려라' 라는 철학이 '나는 당신만을 영원히 사랑하겠소'라는 실천으로 바뀌는 사례는 없다? 있다. 습관성 고백이 없지 않은 이유와 같기 때문에. 만날 때만 잘해주면 되지 않나, 안 들키면 그만 아니냐, 라는 삶 없지 않으니까. 남녀끼리 평소에는 우정, 일시적으로 따로 몰래 몰래 상담할 수도 있는 거고. 그러다 다시 끈끈한 남녀 우정으로 남으면 그만이고. 뭐야 떡밥 뿌리기가 그렇다고? 자, 그럼 한번 거리에 나가 떡밥을 뿌려볼까? 
    정말로 그러란 말이 아니라 세일즈 회사 사무실에 가 보면 알 수 있다. 전광판이 화려하다. 제약, 자동차, 식품, 보험 기타 등등. 한 달 목표 얼마, 단기 성과 달성률 얼마. 그래서 사랑의 순위 1위부터 10위까지. 전남친이네 전여친이니 환승이별이니. 그거 대체로 판타지이자 인기이며 놀이. 미안하지만 대부분 그거 사랑 아니다. 그 가운데 순애보를 빼놓고는! 그 가운데 순애보를 빼놓는다는 단서를 붙박자면. 그거 다 애들 장난. 판타지? 판타지는 판타지일 뿐. 환상은 환상일 뿐. 환상은 일찍 깨면 일찍 깰수록 좋은 것. 남녀 공히 입장은 똑같다. 아무나 걸려라 라는 떡밥 뿌리기와 사랑 고백은 명백히 다른 것. 내가 오빠 이럴려고 만나? 한마디로, 한 남자와 오래 살아봤거나, 또는 남자를 많이 만나본 여자. 여자를 진짜로 많이 만나본 플레이보이는, 그런 말을 일평생 단 1번도 들어보지 못한다. 그럴 수가 없으니까. 그런 말 들어볼 수 있는 잔소리복, 적어도 그분들께는 없다. 때문에 그런 만남은 전망이 썩 밝지 않음. 내가 너 이럴려고 만나니? (다 그런 건 아닐 테지만) 희망없는 일시적 찐한 사랑일 뿐. 나 사랑해? ~라는 질문조차 장타자의 타율이라고 해 봐야 10번에 3번 치는 3할 타자면 선방. 그거 빼고 나머지는 풋사랑이자 헛스윙일 뿐. 그렇지만 바로 이 '떡밥 뿌리기'의 대상이 첫사랑인 경우가 과연 적을까? 나중 '떡밥 뿌리기'의 목표물인 걸 알고 실망할 테지만, 사실은 사실. 세상은 넓고 물고기는 많다. 뭐 여복은 가난하다고? 말을 말자. 
    뭐니 뭐니 해도 사랑이란 1번에 1개인 것. 사랑에 관한 만고의 진리는 바로 그거다. 그래서 환승이별 때문에 눈치 없는 남자들이 뒷목 잡는 거고. 우리는 환승이별이라는 말 자체가 이 세상에 있는 줄도 몰랐다. 그런 이상한 전문용어가 과연 이 세상에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단 말이다. 어? 쉽게 말해 여자의 몇 퍼센트는 환승이별녀 유형! 그분들은 2.0 근처만 되도 개나 소나 다 받아준다. 왜? 여자가 무슨 대단한 벼슬이나 되는 줄 아니까. 공주 대접 받아야 직성이 풀리니까. 그러니 그분들과 우리 같은 제비가 만날 리가 있나. 자석의 반대극이자 기차의 평행선처럼 일절 만날 수가 없다. 물론 달리 생각해보면 '환승이별'이라는 전문용어가 어느 날 갑자기 이 세상에 태어난 건 기정 사실. 반짝 유행이 아니라 널리 화자되는 뭐랄까 사교계에서 악동 이미지 강한 강적? 어떻게 봤을 때 그런 말 자체를 모르고 살았다는 게 삐딱하게 보면 바보처럼 산 거고, 긍정적으로 보기에는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고' 그거 하나만큼은 확실한 거고. 아무튼 다른 건 다 몰라도 느린 생애사 전략과 빠른 생애사 전략이 동전의 앞뒤처럼 깔끔히 나뉘는 늑대가 환승이별이 주특기인 숙녀를 사랑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고 봐야 한다. 딴 건 몰라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여자의 직감을 들었다 놨다 쥐락펴락할 자신이 있다 라고 오만함을 드러내지는 않겠으나, 그분들과 우리가 연애하는 게 가능할까?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아니 어떻게? 노노노노노노노! 도대체 그분들은 어떻게 생기셨는지 한번 보고나 싶다. 물론 말만.
    그에 앞서 환승이별 당할 때까지 꿋꿋 비굴 굴욕적으로 붙어있는 그분도 문제. (좀 심한 표현이나마 늑대님들도 정신 차리시도록 잔소리 좀 듣는 게 인생에 이득이라서 하는 말). 여자는 첫사랑이자 첫경험으로 웬 촌놈과 사랑에 빠져서, 성적 그래프가 저점에서 중간 건너뛰고 당장 한계 수위까지 이르렀을지언정, 남자가 자기를 챙피하게 여기면. 그럼 여자는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난다. 남자가 많이 노력한다면 모를까, 남자가 손을 놔 버리면 깔끔하게 끝. 제아무리 그녀가 그 남자를 좋아한다고 할지라도 남자가 자길 챙피하게 여기면 남아있을 여자는 많지 않다. 거의 없다. 거의 0에 수렴하도록 없다. 하물며 성 그래프가 중간 건너뛴 채 급상승해서 천국을 휘젓는 느낌, 아아 이런 기분 처음이야를 마침내 터득한다 할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어서 만난다? 몰래 만난다? 사람 많은 곳은 피해서 만난다? 참다 참다 기다리다 기다리다, 월급 받은 즉시 초반에 몽땅 데이트 비용으로 탕진하더라도. 버티다 버티다 계속 그런다? 여자는 더 이상 적극성을 띄지 않는다. 여자는 떠나고 남자도 아쉽지 않고. 연애 같지 않은 (짧고 진한) 연애는 그렇게 끝.
    가령, 남녀를 비교해 보니 여자가 5살 10살 위요, 외모로 따져도 여자는 7등급 남자는 3등급, 여자는 이혼녀 또는 별거녀 남자는 총각. 심하게 차이는 날지언정 진한 사랑 몇 번에 행복감을 느낄지언정. 먼저 몇 번 연락하고 어쩌고가 여자에게는 한계점. 그 정도를 뛰어넘는 적극적인 여자? 이 세상에 적극적인 여자도 적지 않긴 한데. 사랑에 관하여 적극성은 두 가지로 나뉜다고 했을 때. 단지 탐색전에서 적극성을 띄는 여자는 심심치 않다만. 더 이상 꺼낼 카드가 없도록 진한 사랑을 나눈 사이에서, 남자가 손을 놓으면 끝날 정도인데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하게 매달릴 여자? 쉽게 말해 천 명 중에 단 1명 있을까 말까! 단적으로 콕 찝어서 어떤 유형이냐? 암컷 싸움닭! 여자 만 명 가운데 딱 1명 있을까 말까 한 숙녀가 바로 그분이다. 그렇다고 그분께서 그 정도로 풀 베팅을 서슴없이, 오래도록 지속할 남자를 쉽게 만날까? 그럴 리가 있나. 이때 또 중요한 건 예쁜 암컷 싸움닭은 남자를 이끌지 남자에게 휘둘리지 않는다. 좀처럼 그러긴 쉽지 않다. 취후의 카드는 남겨놓고 3년 4년 만나도 여자가 한 번도 주지 않기 때문에, 따라서 남자가 바람난다? 내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그러면서 회사 앞에 찾아가서 전화한다. 야 나와! 나오면 뺨 팍~ 때리고 땅바닥에 떨어진 안경 지근지근 밟아주고 끝낸다. 힘으로야 남자가 왜 못 이기겠냐마는 잘못한 게 있으니 '진한 사랑 없는' 연애는 그렇게 막을 내린다. 반면 못생긴 암컷 싸움닭이 작정하고 덤빈다? 초장에 승부 보지 못하면 전망은 둘 중 하나다. 평생 잡히느냐, 중간에 저쪽으로 건너가느냐. 일찍 승부보지 않으면 때를 놓치고, 고로 둘 중 1개밖에 남은 건 없게 된다. 그래서 지옥의 개 케르베로스를 만날지 아님 연옥으로 건너갈지 그건 모르겠고. 
    앞서 어느 칼럼에서 그렇게 말한 적이 있다. 여자는 G 스폿이 열리면 눈에 뵈는 게 없다고! 그건 문맥 흐름 상 일반화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단지 어느 쪽에 힘을 실어준 것뿐이고. 실상은 분수, 교성, 떨림녀도 암컷 싸움닭 분과가 아닌 이상 결국 남남이 될 뿐. 성 그래프가 아무리 절정일지라도, 경우의 수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다 나뉘게 된다. 우리는 숙녀들로부터 인기도 없고, 아는 동생들도 다 떨어져나가고, 가진 건 쥐뿔도 없지만. 다만 하나. 바로 그 사람 보는 눈 하나만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 여자들은 웬만하면 살쾡이요, 어른들도 어지간하면 죄다 능구렁이. 어쨌든 여자는 그렇고 그 다음 남자. 입 아프고 목 마르니 잠시 문단을 떼서 가자.





    4

    그런 여자와 달리 (일부) 남자는 여자가 자기를 창피하게 여기건 어쩌건 환승이별 당할 때까지 도대체 뭘 한 거야? 남자들 얼굴에 먹칠하나? 무슨 껄떡쇠야? (지금 남자 편들어주는 거도 모르니까... 그럴 만 했구만 그럴 만 했어. 쯧쯧쯧) 고추만 달렸으면 뭘 해, 남자의 자존심이 더러운데. 인간이라는 존엄성을 포기한 채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 돌변해서 욱하면 어떡하냐고. 폴란드 속담에 뭐랬나. 
    새 신을 가지기 전에는 헌신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 
    ~라고 하지 않나! 옳다. 좋다. 맞다. 왜 틀려? 멋져! 졸라 멋져. (개)멋지지. 합리적. 타당함. 응당 웃김. 세련된 가방? 2개 3개 얼마든지 가방 주인 마음대로. 핸드폰은 필수품이니까 핸드폰 최신 기종 나오기 전까지 구닥다리 핸드폰 1개를 그냥 쓰는 것. 당연한 일. 전남자친구로부터 걸려올지 모르기 때문에, 그러므로 핸드폰 번호를 바꾸지 않는 숙녀. 왜냐하면 입에 붙은 '우리 오빠'라는 입버릇은 쉽게 떼어낼 수 없으니까. 아주 부자거나 특별히 자동차를 좋아하기 때문에 자동차를 2대 이상 보유한다면 모를까 보통은 차도 1대만. 그야 개인의 자유. 양복쟁이도 패션을 좋아하면 몰라도 귀찮으니까 양복 3개로 돌리고. 그런데 사랑도? 사랑에 대해서 남자가 빠른 생애사 전략 즉 양적 전술을 구사하다가, 행복한 
가정이라는 느린 생애사 전략으로 넘어간다지만. 여자는 물건? 귀신? 요물? 요정?
    애시당초 여자는 남자와 사고방식부터 거의 모든 게 정반대. 때문에 남자 바람둥이와 달리 불여우는 2.0 언저리만 되어도 죄다 사랑의 차트 10으로 끌어들여 몽땅 거미줄 작전을 펼치는 식. 그러므로 여우의 먹밥 뿌리기 전술이 당사자들에겐 당연히 선의. 큰 악의 없이 붙여주다 단물 빠지면 지금 버리느냐, 심심하니까 가지고 놀다 버리느냐 차이. 남자는 원래 타격주의에 가깝기 때문에 트로피 정실만 사랑하느냐, 아니면 나머지 '어떻게 붙어도 붙어도......' 숫자를 추구하느냐. 여자는 원래 타율주의 신부이자 천동설을 믿을 수밖에 없는 거울녀이기 때문에 내 사랑 우리 오빠와 말 그대로 사랑을 하느냐, 아니면 일종의 도구이자 보디가드요 기쁨조로써 괜찮은 스킬레토힐 신상품이 나오기 전까지. 딱 그 정도로 내 사냥권에 들어와 노는 인면어가 포착되기 전까지, 중고 운동화를 버리지 않는 이치. 고결한 촌년과 성실한 촌닭이 아닌 이상 그분들이 아름다운 사랑에 정착하기 전까지 그분들 인생은 그분들 인생.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초장에 딱 보면 아는데. 여자는 자길 챙피하게 여기면 아무리 좋아도 도망가는 반면, 남자는 또 다르고. 제비 팔색조 비버 늑대 분과야 자랑스러워야 다 공개 연애를 하는 거고, 단지 전문용어감이라면 몰래 몰래 숨어서 만나는 거고. 우리는 얼굴 팔리는 거 (개)싫어하거든. 우리는 여자처럼 옷장을 열면 백화점을 방불케하듯 이거저거 많은 거 싫음. 내실이냐 허세냐,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고. 허풍 대회도 꼬박꼬박 출전해야 함. 의무방어전으로 골머리를 않고, 지명방어전에 대해서는 알고 싶지 않음. 그분들은 최고로 좋은 게 아니면 상대를 하지 않으니까. 아니면 그저 단지 전문용어일 뿐. 그런데 천동설 공주병녀도?
    얼굴 팔리는 거 창피한 줄 몰라. 왜냐하면 모든 남자로부터 사랑과 관심과 응원을 받고 싶은 게 여자의 본능이니까. 미친년의 여우짓이 심각한 반칙이자 몰염치이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 뿐이지, 해서는 안 되니까 끼부리지 않을 뿐. 단지 그뿐. 그러나 한 번 얼굴 팔리고 꼬리쳐서 벌꿀들 꼬이는 데 맛 들이면 그때부터 그녀의 속마음은 뭐다?
    "미친년의 여우짓 왜 하면 안돼?! 실한 놈 먼저 문 년이 임자!"
    뭐? 캬~! 그래서 언더그라운드에서 알게 모르게 통용되는 격언은 찾는 족족 나온다. 어떻게?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라고. 헤어졌다 다시 만난 사랑도, 애절한 드라마를 빼놓고서는, 다 끊어진 실을 이으면 이은 자국 그 슬픈 매듭은 영원히 남는 법. 깔끔 말끔 상쾌했던 풋사랑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 시간은 돌이킬 수 없으니까. 맥의 타임머신,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의 시간 돌리기는 컴퓨터 운영체제니까 가능. 컴퓨터는 컴퓨터, 사람은 사람. 남자가 구글 안드로이드니 여자는 맥이니 어찌 됐든 남녀는 본능과 기본적인 교집합 빼고 나머지는 싹 다 정반대. 논리적으로 옳고 상식적으로 맞으니 그러므로 경영자는 거의 100퍼센트 오판. 경영자가 마케터처럼 장기적이자 감각적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건 남녀의 이치와 까무러칠 정도로 흡사한 원리. 남자들끼리만, 여자들끼리만 여행을 가도 으쌰으쌰 노는 방식도 정반대. 아마도 우뇌형 경영자 컨셉이 구현된 애플 브랜드가 여자의 사고체계에 가까울지 아닐지는 수다 3시간에 양보하고. 어찌 됐든 마이크로소프트 운영체제처럼 생각&행동하는 늑대께서, 살쾡이 마인드를 그냥 쉽게 쉽게 상대하시겠다? 전쟁에 무기도 안 들고 나갈 일 있나. 선생님 아침에 책상 위에 놓여진 제 책가방이 갑자기 사라졌어요, 다음 날 선생님왈 둘 다 웃기다만 맞장구친 건 또 왜 그랬는지 허허허. 땅을 파면 돈이 안 나오는데 간혹 나온다는 게 세상사. 여자의 마음을 만족시키랬더니 간지럽히고 깐족 깐족 놀리면서 생색내고 싶은 게 상남자의 마음. 여심은 부글부글 뽀글뽀글 커피포트 바빠짐. 그럼 다음 순서는? 남자의 짜증지수 역시나 짜글짜글 빠글빠글 폭등하는 게 정해진 수순. 그러니까 남녀는 초반에나 서로 맞춰주지 시간만 지나면 반올림 하지 않아도 대체로 말이 안 통해. 정말로 다락방이나 작업실 조그만하게 만들어놓은 채 남편은 집에 가면 아지트에 찌그러져서 있는 티를 내면 안 됨. 마누라 피해다니는 게 상책. 말로 마누라를 이길 수 있나, 이기면 남자가 여자 이겨서 뭐하냐고 그러고. 연애사는 고타율을 그렇게나 따지면서 다변은 어떻게 못 하니 내내 저타율을 면치 못허지. 안 그런가? 또 그놈의 잔소리 더럽게 재미없구만 그래. 하여간에 농담이고. 





    5

    보아하니 파리든 독수리든 이 꽃밭 저 꽃밥 자유롭게 어디든 얼쩡얼쩡 알짱알짱 나다닐 수 있다고 해서, 탐하는 건 자유요 상식적으로 행동하는 것만 지키면 된다고 해서. 그리하여 무턱대고 농부처럼 이 밭 저 밭 내 밭도 아닌 밭에까지 씨 막 뿌리려는 탐욕. 남자님, 누을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으시라니까요. 네? 같은 남자끼리 우리 남자 얼굴에 먹칠하지 말자니까요. 네? 남자가 자존심이 없으면 어떡하나. 인간의 존엄성은 또 어떻고. 이게 변화구인지 직구인지 바나나킥인지 보고서도 모르면 어떡하나. 꼬리 아홉 개 달린 불여우인지 눈부신 파랑새인지 아니면 화개살, 도화살, 홍염살이 풍기는지 요염한 살쾡이인지 즉각 대번에 직감 못하면 어쩌나. 여자가 맘 먹고 남자 기를 빨아들이면 남자 등골 빠진다. 여자가 작정하고 덤비면 임자 있는 남자 생각 많아진단 말이다.
    그래서 사랑의 차트라는 불미스러운 연애전에 기 빨리느니 차라리 맨발의 청춘이 낫긴 나은 법. 여자가 남자 머리 꼭대기에 올라가면 그처럼 남자는 헌신짝 되기 쉽상. 찍찍 끌고 다니는 슬리퍼, 몇 번 신다 버릴 쪼리가 되는 것이다. 세상만사 모든 걸 내게 유리하도록, 자연스럽게 천동설식으로 사고하는 암컷. 내가 뭐 힘 쓰고 애 쓰며 정력 낭비해서 굳이, 내 발로, 늑대 머리 꼭대기까지 올라갈 필요 있나? 따라서 여자의 우정에서도 친구의 단점을 칭찬하고, (이따금) 시작부터 끝까지 험담하고 다 그러는 것이다. 남자 보고서 알아서 의전 하라는 식. 그걸 꼭 말로 해 줘야 하나? 동격이면 내 맘에 완전 쏘옥~ 든 남자한테도 그럴 리는 없고. 반면 어중간하면 여자 태도부터 다르고. 그런 불균형 시소인데도 불구하고 남자가 사랑이 한 번 진해졌다고 해서 자세가 고압적으로 바껴서야 쓰나. 그 때문에 (아는) 이모가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 이치가 그렇다.
    여자들끼리의 우정, 여자를 상대로 짝짓기에 임하는 남자의 태도. 지나치게 되풀이 되어도 지나치지 않다. 그렇듯 여자들 우정에서 드물게 친구 단점을 사실적으로 칭찬하는 나쁜 년이 있긴 있는데. 물론 여자 세계 우정에서 친구 단점을 까고 놀리느냐랑 칭찬하느냐는 하늘과 땅 차이. 어감, 어조, 느낌 보면 비꼬는지 친하자인지 모를 수 없음. 정말 허물없이 친하면 친할수록 여자는 친구 단점을 얼마든지 반복 반복해주고, 한쪽이 못된 년이다 싶으면 널 내 발 밑으로 끄집어내려서 내가 너의 머리 꼭대기 위로 올라선 기분? 남자야 늬가 잘났냐 내가 잘났냐, 한 수 접어주고 꺾어주고, 놀리며 내 허세에 좌충우돌 으쌰으쌰 직접화법. 그런데 여자는 어떻게 된 게 칭찬도 받아야 하고, 자랑도 내가 직접하면 안되고, 놀림마저 얼마나 재밌게 받아야 하느냐. 뭐든지 간접 간접 간접. 그 뭐든지 신부들러리와 병풍과 물개박수만 바라. 여자는 다 그러는 데 그분들끼리 있으면 적당히 성격 맞는 친구들끼리 끼리끼리 무리가 형성되겠지만, 괜찮은 남자라도 띄어 봐. 남자 10명 갖겠다는 불여우가 달랑 1명? (유달리 인상적인 특유의 표정과 딱 짝지어서) 에게~! (다같이) 에... 워 워 워! 원래 요정이자 천사일지언정 살다 보면 언제 갑자기 무언가에 대해서 불여우로 얼마든지 변신할 수 있는 게 여자. 그래선 안되니까 부도덕이니까 하지 않는 것뿐. 비속어를 참는 것 뿐이지 누가 욕할 줄 몰라서 안 하나? 그러니까 이따금 여자의 다변을 못 견디는 분들, 남녀를 불문하고 심심치 않게 보인다. 그러니까 사람 많은 곳, 번잡한 시내, 화려한 도시에서 채 3일을 못 버티는 분들 심정이 딱 그거. 남자가 여자말 번역기에 과부하 걸려서 참다 참다 끝까지 참으면 그나마 다행인데, 한수 더 떠 말의 정량으로 승부하네? 남자 나가떨어지는 건 시간 문제. 여자는 이해를 할래야 할 수가 없다는 상남자는 거꾸로맨처럼 여잘 그냥 뭐든 반대로 보는 게 편함. 내가 어디서 들었는데~ 돌려고 돌려서 3인칭이 어떡하다 얼렁뚱땅 1인칭으로 골인. 도대체 뭔 궤변가의 논리야? 도무지 알아 들을 수가 있나 납득이 되나, 저렴히 말해서 빡치고 뚜껑만 열리는 거지. 그럼 식혀주고 짜증 지수 막대그래프 낮아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지난 일 죄다 끄집어내서 머머하고, 머머하니까, 머머하므로, 너는 틀리고 나는 옳다, 고로 내게 잘해라. 뭐가 그렇게나 복잡한지 정답 정해놓은 체 돌리고 돌리고 돌려서 왜 자길 사랑하녜. 만약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쩔 건데! 부글부글 커피포트는 상시 뽀글거릴 준비가 된 셈이나 다름없다. 그분들은 그렇다. 손 안 대고 코푸는 식. 뭐하러 내 손에 케첩과 겨자 소스를 묻혀? 개가 있는데 직접 짖을 이유가 없다는 이치. (일반적으로는) 시작이 좋아야 끝도 좋은데. 시작도 애매한 만남. 혹시라도 여자가 적극적으로 꼬리쳤다가 나중 맘 바꿀 수도 있고. 거의 다 처음에 미래의 만족은 정해진 거나 다름없음. (일반적으로는) 시작이 잘못되면 결과도 잘못되는데. 혹시라도 여자가 2.0으로 받아줬다가 환승하고 싶으면? 안 그래도 변심은 일상. 어장이 안 되려면 해파리만 몰려든다는데. 여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말 곱게 해주고 싶은 남자일지. 아니면 끈질기게, 눈치없이, 집요하도록 남이 있는 남자. 승산 보이고 전망도 어둡다. 최고급 여자말 번역기를 비상품까지 준비해서 상대해도 모자를 판에, 남자말 박박 빡빡 우기기만 가지고 그분들을 상대하겠다니. 듣다 보면 말싸움도 져, 결과도 나빠, 말싸움 전적과 잘못했던 기록과 현재 스코어까지 죄다 늑대한테 불리해지는데? 성과를 위해서 져주고 얼른 구석지에 짱박히는 게 어쩜 백 번 나을 수도 있는 게 연애이자 사랑. 다 그런 건 아니고. 아무튼 여자의 간접 화법, 말 돌리고 인용하며 겉주변 맴도는 화술. 웬만한 여자말 번역기는 감당하기 힘듬. (절레절레)
    옆에 친구나 인형 있나요? 우리가 무슨 아직도 골목대장 놀이하는 동네 꼬마도 아니고 말이지. 그분들께서 뭐한다고, 여자가 남자를 윽박지르나. 주먹을 들어 보이면서 가만히 속삭이는 거지. 미풍, 중풍, 강풍! 늬가 알아서 와서 머리를 받어라 라는 뜻. 3인칭 같은 1인칭 시점 그거 장난 아니라니까 그러시네. 여자가 알고 보면 진짜 장난 아니래요. 남자는 여자 결코 만만히 볼 거 아니라고요. 좌우지간 사랑에 관한 최고의 명언 가운데 하나는 단연 그거다. 휴~ 일단 문단 떼서 가는 걸로.





    6

    가는 사람 잡지 않고, 오는 사람 막지 않기!
    애절한 사랑이야 남녀 당사자들끼리 각자 알아서 잘한다지만. 시소를 함께 탈 여건도 아니고, 딱 봐도 상향지원 하향지원 보면 답 나오는데. 환승이별 당할 때까지 남자는 진도 못 빼면 여자를 보냈어야지 뭐한 거냐고. 그러고서 시험 합격한 다음에 여자 몰래 딴년과 진도 빼서, 걜 차고 갑자기 결혼. 짜잔~! 플라토닉? 반올림하지 않아도 어지간하면 없음! 사랑의 정의는 종착역이 아니라 애초에 뭐다? 더티러브! 다 그렇다는 게 아니라.
    여자가 핸드백을 보통 몇 개 드나? 1개. 남자가 핸드폰은 통상 몇 개 쓰나? 1개. 당연히 임자가 있으면 번호표 발행 금지는 말할 것도 없고. 딴 건 몰라도 사랑에 대해서라면 예비 귀걸이를 사랑의 차트로 눈감아주는 순간 삐그덕거리기 마련. 하여 입만 열면 거짓말이 자동적으로 나오는 바람둥이는 역시나 <가는 사람 잡지 않고, 오는 사람 막지 않기>조차 논리적으로 내게 유리하도록 적용하는 게 뭐겠나. 다름 아니라 양다리 걸치기! '나 꽃이야!'라는 전형적인 집순이 숙녀. 그러니 고독한 도시의 사냥꾼에게 최적의 먹잇감. 새하얀 도화지를 동전의 앞면으로 칭송했을 때야 순수하다고 할 테지만, 우리끼리 얘기하기에는 멍청한 것. 저속히 말하자면 솔직히 툭 까놓고 말해서 그거 더럽게 멍청한 것. 당신은 멍청하다, 라는 뜻으로 하는 말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기분 나빠하면 말 다 한 거고. 그런 말 하지 않을 수 없는 게 여자들이 듣기 싫어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멍청하단 말이니까 하는 말. 엄마랑만 얘기해봐도 훤하다. 뭔 말만 하면 다 믿어. 어? 연애가 아니면 말주변이자 농담일 테지만. 그게 아니니까 하는 말. 도대체 왜 여성잡지 2 애호가님 즉 아줌마들께서 그렇게 억세지는데. 남자 말을 믿느니 옆집 똥개 말을 믿는 게 낫다는 걸 일찍도 깨닫거든. 응? 일찍도! 배 들어올 때 노 저으랬다고, 아아 내게도 드디어 사랑이 찾아왔구나 라면서 딱 부케를 들었는데. 내 지금 그때를 생각하면 이 내 발등을 찍고 싶더라 라는 그분들 심정. 허허허. 우린 잘 몰라. 모른다구. 어떻게 알아? 몰라. 알고 싶지도 않아. 농담이고. 허허. 그래서 쇠도 달구어졌을 때 두드리라고 아줌마 허세가 탄력받으면 말도 못하지. 말하자면 사랑이란 상대적이기 때문에 탐색전으로 거의 모든 줄거리는 예견되는 것. 알고 보면 미친년의 여우짓과 순진한 숙녀의 내숭도 불과 종이 한 장 차이일 수 있다. 다만 누군가에게는 야구공이 애드벌룬처럼 보일 테고. 뭘 모르는 허당이야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면 해도 안 보일 테고. 왜 수다 3시간이 기본인 수다 머신들께서 그렇게나 훈수에는 일가견 있으시면서 중이 제 머리는 못 깎을까. 왜긴 왜겠나. 살면서 보고, 듣고, 알고, 저런 TV 프로그램 보면 멍청해진다면서 아들 보는 코메디 프로그램 채널을 딱 돌려서 드라마를 보며 섭렵한 세상사. 친구, 지인... 기억나는 일들. 대체로 남의 일. 내 경험은 요만~큼! 어? 쥐똥! 그러면서 사랑론? 간의 쓸개를 빼먹는 게 차라리 낫겠네. 실전 경험이 비리비리한데 당대는 물론 역대 최고의 선수들이 즐비한 축구, 야구... 그 세계에서 아마추어를 뭘 믿고 신뢰하겠나. 경기장 전력은 볼 게 없지만 이론의 박사라고? 안다 박사구만. 그러니까 술집 마담들이 상남자와 그렇게나 말이 잘 통하지. 사랑의 정의는 많고도 많다. 사랑은 법적 효력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모르는 거다. 웨딩드레스 입기 전이라면 남남이다. 사랑은 상대적이라는 둥 모르는 거라는 둥. 뭐니 뭐니 해도 사랑은 1번에 1번. 애쓴다 만나주께 나 이쁘지? 나중 뒷목 잡아봐야 늦음. 남자는 거의 100퍼센트 진한 사랑을 위해서 구애하는데 여자는 무슨 낭만적인 로맨스를 꿈꿔? 학교, 학과, 회사의 이성 동료들이 의미없이 툭 던진 말만 들어도 떨리고 설레는 게 여자. 나 꽃이야? 또 안 꺾고 달콤한 사과의 과즙을 맛보지 않으면 안 본다고 뭐라하고. 소개팅해서 번호 물어보면 물어본다고 짜증내고, 안 물어본다면 안 물어봤다고 승부욕 상승해서 으쌰으쌰. 여자 1등급과 친구 9등급끼리 넌 예뻐 늬가 더 예뻐. 엄마가 딸한테 세상에서 내 딸이 제일 예뻐. 뭐? 남자도 친구들끼리 
   "또 연락하자구. 안녕 보머나이저? 서머나이저!",  "또 연락하자구. 안녕 제미네이터!", "미스터 마력", "머쉰"...... 웃자고 한 얘기고. 
    사랑은 아무래도 패션으로 비유하는 게 적절한 것만 같다. 왜냐하면 남자는 몰라도 여자는 그래야 고개를 끄덕끄덕하실 테니까. 말로는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 랄프 로렌 무슨 라벨, 베르사체, 아르마니...... 같은 남자와의 사랑을 꿈꾼다지만. 무슨 폭탄 세일도 아니고 싸구려 떨이한테 뒤통수 맞는 일. 걔가 그랬어. 지금 당장 옷장을 열어보시라. 숙녀의 연애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입을 거 많나요? 많아도 내 마음에 쏘옥~ 드는 건 별로 없음. 만났던 남자들은? 그와 크게 다르지 않음. 안 그런가? 남자야 이거냐 저거냐 확실하거든.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고. 한쪽을 편애하기 싫어도 말은 많아지고. 무슨 손만 까딱 입만 뻥끗해도 남자 편든다 그러고. 뭐 어쩌란 말인지 도통 그분들의 마음을 우리가 알 수가 있어야지. (절레절레) 무슨 말만 말만 사랑의 비너스이자 세이렌이요, 말만 말만 격투기 명경기 해설자의 양대 산맥. 그런데 전적은? 실전은? 내가 적극적으로 구애해고 꿰차서 사랑받은... 무승부 1번에 나머지는 다 패전? 무슨 패전 전담 투수야 뭐야. 어? 장난해? 지금 장난해? 먹버 3연타 당하고 연애란 말이야~? 또 이모 핑계? 누굴 만나 어떤 연애를 했나 살짝 귀뜸으로 듣자하니... 들었어요? 자랑도 풍년이다. 
    물론 살다 보면 슬럼프도 있고 전성기도 있듯이, 판단 착오 때문이든 왠지 거울에만 빠져들기 때문이든 풋사랑은 보내고 아름다운 사랑을 기대하면 된다. 넘어지면 일어나면 된다. 다 나름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을 살다 보면 흑역사 없지 않다. 그러고 보니 <경영자 VS 마케터> 마인드와 사랑의 <뻔트 VS 장거리>는 놀랍도록 닮았다. 곧 마케팅 분야는 싱글 브랜딩을 좋아하고, 경영 분야는 더블 브랜딩을 좋아한다고 한다. 소비자의 마음에 인식되려는 게 사랑과 비슷하네? 그 업계 말발을 빌려서 사랑을 설명하자면 다음 문단처럼 시적으로 읊기, 왜 못 하겠나. 주서들은 풍월이 어디고 보고 들은 추문이 얼만데. 글쓴이나 읽는이나 다 아는 거 거기서 거기고. 다만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배경지식이라는 판도라의 상자 그 신비한 뚜껑을 딱 열어서, 그 내용물을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하늘과 땅 차이일 수도 있고. 





    7

    아아! 제비 관련 전문용어에 해당하는 불여우의 환승이별. 필자는 그런 말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줄도 몰랐는데. 그런 말이 있는 줄 안 적이 없었는데. 알고 나면 알기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거늘. 언제 갑자기 이상한 전문용어들을 여럿 알게 되고 나니. 물론 세상사에 이미 닳고 닳았을지언정. 벌써 뭐랄까 뻔뻔한 능청과 능글맞은 배경지식에 젖을 대로 젖어버렸는데. 사랑을 논하자면 꼭 환승이별이 따라온단 말이야. 그래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조차 때로는 기분 더러워지기 마련. 어쨌든 환승이별이란 용어가 나왔으니 말이지만 그건 단지 촌닭 칼럼니스트의 자기 자랑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이치를 따지고 보니 그렇다. 원리만 살펴도 여자는 사랑에 특화된 동물이라면 남자는 단지 사냥꾼일 뿐. 사랑에 최적화된 암컷이니 사랑이 그분들에게 인생의 전부일 수밖에. 보아하니 연애에 대해서라면 비교적 여자가 남자보다 착하다. 단지 근소하게 그렇다 뿐. 보아하니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다.
    당신이 남자면, 내 친구들 가운데 내 친여동생과 짝지어줘도 한치의 아쉬움이 없을 듯한 친구, 많나요? 답은 들은 셈치고. 반면 여자도 똑같다. 그대가 숙녀이면 그대의 친구들 중에 내 친오빠와 결혼해도 딱 좋을 친구들이 많긴 많나요? 친구, 회사 동료, 지인, 동창, 아는 동생, 아는 언니...... 걔가...... 내 친오빠랑 사귀어서... 결혼하면 새언니... 뭐? 뭐가 어쩌고 저째? 이런 젠장! 허나 그거야 다 친오빠와 친여동생이 가족 구성원 가운데 무슨 돌연변이도 아닌데 완전히 독보적으로 외모 1톱이면 욱하는 거고. 저 가정법에 따라 보통은 고개는 갸우뚱 한쪽 입꼬리 올라가는 식. 그래서 가족 구성원에서 남자는 무섭게 생겨도 얼마든지 재밌고 즐겁게 사는데 여동생이 좀 뭐하다 싶으면 남자는 말한다. 어떻게? (결혼을 앞둔 친여동생을 보며 하는 말)  
   「난 쟤 (평생) 시집 못 갈 줄 알았어.」
    꼭 단짝 우정끕이 아니어도 적당한 친교에 준해도 그런 말 사석에서 하나, 안 하나? 한다. 애인이 아니라 건전한 이성교제이자 이성 동료 정도만 되도 여자가 어떻게 말한다? 그렇지~ 「내 주위엔 순전 죄다 단춧구멍들 뿐이 없어.」 그야 사랑은 당사자들 일. 따라서 앞서 선녀 여동생의 애인은 뭐라고 속삭일까? 당연히 내 인생 최고의 여자니 뭐니 드라마 대사를 남발해드려야 귀감이자 모범. 실제 그렇다. 그럼 엄마는? 「난 우리 딸이 이 세상에서 최고로 이뻐.」 라는 말이 엄마의 입버릇. 더 농밀한 얘기들은 수다 3시간으로 들어가면 눈 똥그래지고. 솔직한 말로 웬만한 여자들이 혼자서 거울 볼 땐 자기가 완전히 예뻐보이면서 자뻑! 캬~ 어? 크아~! 그런데 자기가 5등급이라면 2~3등급 그처럼 멀찍히 떨어진 친구가 옆에 있으면 자괴감, 열등감, 질투심... 솔직한 말로 그때 속으로 광분하지 않는 여자? 거의 없다. 머머기 드라마퀸 시절.. 그런 시기를 건너뛰면 또 나아지고. 그런 속마음이 크냐 적냐 자존감 화장품이자 긍정적인 공상으로 대체되냐 안 되냐 차이 뿐. 다 그래서 1등급과 9등급끼리 우정은, 남잔 모르는데 여자는 웬만해선 추천하지 않음. 단둘이 있으면 몰라도 남자 1명 앞에서 1등급이 9등급한테 완전 이쁘다는 둥 얘도 칭찬 칭찬 칭찬 겸손 겸손 겸손. 그러다 경우에 따라 9등급 토라지면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는 식으로...! 삼류대 촌놈 3인방이랑 소개팅했던 모범생 3인방 숙녀들. 그때 대체 왜 걔들을 만나가지고 말이야. 그게 다 척키 때문. 그놈의 척키! 바로 이런 게 진짜. 아닌 건 다 가식. 뻥. 예절. 가짜. 아부. 아양. 물개박수. 병풍. 신부들러리. 몰아주기. 백댄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기. 넌 말해라 난 듣는 척 다 딴생각 중이니까. 딴청. 응석.... 쉿! 여자들 고갯짓 딱 하나만 봐도, 여자 말 번역기뿐만 아니라 생각을 추리하면 뭔데. 추측이 다 뭐야 분석하면 100퍼센트 내가 최고! 자기가 우주 최고래. 아니면 거짓말. 여자들 20명 있는 사무실, 여자들 대다수인 공동체, 여자들 뿐이 없는 모임. 전부 다 공주요 여신이자 살쾡이. 손만 까딱해도 뭔 생각하는지, 눈빛 움직이는 거 언뜻 스치기만 해도... 오 소름! 
    그러니 방송에서 유명인들이 진짜를 어떻게 말하겠나. 연애 칼럼에서 하는 말, 태반은 착한 척일 뿐. 다 뻔한 말. 상투적인 거. 진부한 거. 고리타분하지 왜 아니겠어. 다 그렇고 그런 거. 구식 탱탱 묵은 말들.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거. 지겨우니까 안 하는 것일 뿐. 아무나 아는 거. 아니면 짜집기. 이미 다 누구나 아는 걸 모아서 대충 뚝딱 작품을 만들고 만들고. 팔고 팔고. 재미없다 재미없다. 진짜는 어디로 갔나. 립서비스 걷어내고 진짜는 어딨냔 말이다. 뭐 그건 그렇고. 이쯤에서 말을 줄이는 걸로 하고. 도대체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고 하나. 그놈의 사랑. 내가 두 번 다시 사랑을 얘기하면 그땐 촌닭이 아니라 펭귄이다 펭귄. (절레절레) 아무튼, 
    끝으로 '떡밥 뿌리기'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만년 떡밥 뿌리기일 것이냐, 아니면 왕년의 영웅담일 것이냐. 딴건 몰라도 진실한 사랑에 대해서는 떡밥 뿌리는 경영자병을 플라토닉으로 치유하여 의무방어전에 도달하는 일. 그걸 일컬어 세간에서 숙녀들이 흠모하는 멜로드라마식 사랑일 것이다. 





    8

    경영자는 전략 변경을 여자의 변심처럼 바꾸기를 주저하지 않는다는데. 
    곧 경영자는 바람둥이요 경영은 실행. 제비가 제 버릇 개 주겠나. 
    4─4─2니 3─5─2니 같은 축구 작전식 전술. 
    전술에 따라 경기 흐름이 안 풀리기 때문에 '닥치고 공격' 같은 전략을 변경하고.
    공격이든 수비든 뭐니 뭐니 해도 기본기를 최고로 중요시하므로, 숫자 싸움이자 개인 기량 즉 선수들 몸값 평균에 걸맞게 팀을 완성하는 전법. 
    사랑은 전술과 전략과 전법을 초월하는데, 경영자 마음 같은 늑대에게 어찌 사랑이 인생의 전부일 수 있겠나. 
    여우와 촌닭은 사랑에 대한 자세부터 다르다. 개와 고양이는 꼬리 흔들기부터 정반대. 
    그런데 그게 문제가 아니라 사랑의 전의는 불타오르는데, 연애-품위-생활-생존에 필요한 군비부터 간당간당하다고? 말을 말자. 
    아니 말이야 바른말이지 사랑을 하고 싶다면서, 일단 남자 여자라는 제품부터 불량? 정신부터 문제? 
    심지어 군기마저 빠질 대로 빠져서 떡밥 뿌리기식 사랑을 하겠다니 
    말로야 3분의 유행가를 따라 부르며 전쟁 같은 사랑이라는 둥 뭐라는 둥. 
    전장에 울려 퍼진 행진곡은 알고 봤더니 사랑 게임 중독. 다른 말로 판타지!
    말로는 전쟁 같은 사랑, 실제로는 군복 벗고 떡밥 뿌리며 남자 10명 거느리고 여자 100명을 목표로!
    그게 사랑이야? 그러고서 첫사랑은 실패했으니 제2전선 이상 없다? 군사적 기초도 모르는 일. 
    워워워~ 멋진 척 아는 척 잘난 척하며 전쟁 같은 사랑이라며 노래 부를 땐 좋지. 
    말로만 사랑 어쩌고저쩌고 해 봐야, 그래 봤자 어? 
    사랑의 차트에다가 군수품 붓고, 어장 관리에다 정력 낭비. 
    인기 관리마저 여왕벌&바람둥이 사심 채우기. 그러면서 말로는 아름다운 사랑 행복한 인생.
    임자 있는 남자한테도 꼬리쳐 이 전투 저 전투 여기저기 다 유혹하고 꼬리치고 다니고. 
    뭐 사랑? 사랑? 거의 다 남자의 판타지 VS 여자의 판타지! 사랑? 사랑은 뭔 놈의 얼어 죽을 사랑. 
    다 뻥. 개 뻥. 몽땅 뻥. 싹 다 구라. 전부 거짓말. 모두 뻥. 다 뻥. 개 뻥. 몽땅 뻥. 전부 그렇단 말이 아니라 좌우지간, 

    경영자는 단기전으로 반짝 갑자기 브랜드를 띄우고 싶어 하고, 그렇게 하다 대체로 실패. 
    마케터는 장기적으로 소비자의 마음에 브랜드가 새겨지기를 원한다. 
    마케터의 주장을 끈기 있게 기다려줄 정도로 주가는 만만하고, 주주는 관대한가. 하면 아니다. 
    때문에 마케터 책임자 자리는 CEO CFO...에 비해 유독 회전율이 높긴 높다. 
    회의를 해도 경영자 측 완승. 주가 하락 아니면 브랜드 가치 폭락 같은 악순환이 반복돼도 마케터 말은 씨알도 안 먹히고.
    그야 어떻든 현실은 경영자 같은 남자와 마케터 같은 여자, 그 남녀의 사랑이 어떻게 똑같나. 
    '라인 확장'이 브랜드에게는 함정일 수 있지만 바람둥이에겐 기본 중의 기본. 
    아무나 걸려라 라는 연애론 철학에 따른 떡밥 뿌리기에, 걸려들, 걸려들고 싶은 대상은 (손차양)... (절레절레)! 
    시장 판도 변화를 못 기다리는 경영자든, 경영자의 진득한 성과를 못 기다려주는 대주주든. 
    남자를 못 기다려주는 여자도 똑같다. 하나도 다를 거 없다. 
    얼쩡얼쩡 알짱알짱 끝끝내 기다리고 버텨서 그 남자를,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내가 갖겠다!
    ~라는 여자? 아마도 사랑을 논할 때 결코 빠트려서는 안 될 정파. 
    그런데 과연 그런 사랑을 누구나, 아무나 하고 받을까? 하면 퍽 낙관하기 힘든 실정. 
    삐리리릭~ 아무나 걸려라식 떡밥 뿌리기 같은, 뭐가 나올지 모르는 사랑의 자판기. 
    ~에서 딱 내게 다가온 남자? 여자? 기다려줄 만하냐 하면 또 그 어떤 표정을 부를 테고. 어쨌든지 
    마케터의 기초가, 소비자의 마음에 브랜드가 인식되기를 원하는 심정이라면. 
    경영자 마인드란 그런 것. 
    <소비자들로부터 강탈이자 헌납받은 돈의 숫자를 계산 추산 예측하고,
    현재 매출액을 측정하여 향후 신제품을 출시하며 순이익을 쥐어짠 다음에,
    브랜드를 양적 질적 팽창하면 나중 어떻게 될 것이다 라는 그림이 나오니까, 
    따라서 브랜드의 제품 라인을 넓고 깊고 많게 늘리는 식> 
    경영자 정신 VS 마케터 정신! 여심은 과연 둘 중 어떤 것에 마음을 빼앗기는 것일까? 
    경영자한테 넘어가면 BMW 3 시리즈에 남자 태우다 중고차로 팔리는 거고. 
    마케터에게 피선거권을 행사하면 또 나중 경우의 수가 나뉘는 거고. 
    경영자한테 넘어가서 페라리 신차 로마에 제 발로 타기만 하면 다행이게? 
    속는 셈치고 믿어보기 때문에 책임도 내가 진다랄지, 불행을 각오하고 절망마저도 행복의 기쁨을 부른다면 모를까.
    그런 자발적 베팅이자 능동격 사랑 없이 뭐 어쩌다, 못 이긴 척, 마지못해, 사랑이 아니라 동정심과 아량을 베풀어서 
넘어가면? 그마저 경우의 수는 나뉘고 사연은 수집하는 족족 쌓이기 마련. 
    내 인생이 남의 인생도 아니고, 이모 말 곧이곧대로 믿고 언니가 하라는 대로만 한 다음에 나중 언닐 탓해서 뭐할 건데. 
    이모가 죽으라면 죽어야 하는 게 여자의 일생일까? 
    그러다 죽도 밥도 안된다. 
    다정한 남의 가정 파탄 나든 말든, 
    나만 행복하면 그뿐이다?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다? 
    따라서 (멀쩡히 행복한 가정을 꾸려 잘사는 남자한테) 오빠 나한테 와라 우리 같이 살자? 
    내 남편한테 껄떡거리지 마 이 년아. 군침 질질 흘리는 거나 닦아라 이런 벌렁벌렁년아. 이런 남자에 환장한 미친년 같으니라고! 

    보아하니 이렇게 바꾸어 말할 수 있다. 
    브랜드 = 사랑! 또는 전략이 곧 사랑. 
    반면 그와 달리. 찐한 사랑의 뻔트 = 전술. 
    떡밥 뿌리기 = 아니면 말고! (넉살. 뻔뻔. 유혹. 화장법? 변신술?)
    떡밥 뿌리기 ≒ 립서비스, 다정함, 자상함, 어장관리, 사교, 예절, 교양, 친분, 인사성, 처세술, 애교, 미친년의 여우짓......
    그래도 떡밥 뿌리기는 떡밥 뿌리기! 
    그야 어떻든 전술은 바뀔 수 있는데 전략이 막 변해도 문제고, 꽉 막혀서 바뀌지 않아도 더 문제. 
    그런데 경영자의 통계를 내보면 <전략 = 사랑>마저 교체하기를 주저하지 않고, 
    뿐만 아니라 연애는 아이폰과 결혼은 맥북과. ~라는 사랑론은 범생이들 얘기라면서 
    제비 플레이보이 바람둥이 카사노바 그리고 불여우... 그분들은 '제품 라인의 함정'에 빠지는 건 기본. 
    왜? 한 여자(남자)에 만족할 수 없기 때문에. 눈을 떠야 별을 보긴 하는데. 눈 뜨고 별만 보라고? 
    <나만 봐>스타일 수다 기계녀한테 딱 걸려서 살아보시라. 
    탐색전만 펼쳐 봐도 밤새 통화해야 하기 때문에 수면 1시간, 나머지 일하기. 일하는 중에도 전화, 문자, 메신저... 돌아버린다. 
    사랑의 감정이야 행복한 비명이지만. 그게 단순히 추억이면 몰라도 어쩌다 그렇게 해피엔딩이 되었다? 
    그 중장년 남편의 얼굴을 가정집에서 초대받아 식사하며 본 적이 있는데... 
    '이 사람 참 말 많아'를 도대체 몇 번을 했는데 그때 또 하더라 그 말씀. (생)부처가 따로 없지. 해탈이요 달관! 
    뭐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별이 어디 한둘인가! 
    그런데 그분들은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 왜냐고? 필자가 무슨 대변인은 아니지만 그분들 입장을 대변하자면 이렇다. 
    무슨 긴 얘기 필요 있나, 묻지 마! 여자만 뭐 나이는 묻지 마세요 라며 앙탈부려도 된다는 법이라도 있나? 
    없다. 있을 턱이 있나. 없다. 





    9

    주제의 범위를 남녀로 좁힐 수도 있다. 
    (1) 제품 우선(남자)
    남자. 나는 나 너는 너. 남자들 우정. 1인칭이 돌아다니는 주인공 시점. 남녀 공히 똑같은 이기주의일지라도 남자는 대 세력 확장형. 직접화법 대 간접화법 비율은 8 : 2. 
    (2) 포장 우선(여자) 
    여자. 기본적으로 1인칭이지만 화면 가운데 고정된 채 돌아다니는 3 인칭격 주인공 시점. 실리 추구형. 이기주의로 남자는 여자한테 기본적으로 상대가 안 됨! 남이 내 뒷모습을 어떻게 볼까? 타인은 날 어떻게 생각할까! 직접화법 대 간접화법 비율은 2 : 8. 말의 양과 산만함에서 남자는 여자에게 상대도 안 됨. 그게 장점도 되는데 단점은 타율이 낮아진다는 점. 결국 잔소리에 나가떨어짐. 말도 씨가 먹히지 않을 수도 있음. 남녀 공히 똑같은 이기주의일지라도 철두철미하게 실리추구형. 내게 득이 안 되면 움직이지를 않음. 내게 세상 모든 것이 최적화되어 돌아간다는 인식에 기반하여 사고함. 선천적으로 뭔가 유리하도록 태어났으면 거울을 봐도 안 봐도 흐뭇. 아니면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 되랴, 화장발 조명발 사진발... 그래서 포장이 중요함. 안 그래도 인간은 비교의 동물.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게 정상. 안 그런가? 
    그런데 그게 좋긴 좋다마는... 다 옳긴 옳다만. 꾸밈노동처럼 포장에만 신경 쓰는 인생이다 보니, 이따금 남자의 말발에 현혹되기 쉬운 게 팔랑귀 코끼리의 모순. 멀티태스킹의 잇점이 있으나, 2가지 이상의 일을 잘하려고 하면 당연히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음. 나를 잘 꾸미고 수컷을 잘 선별한다? 물론 실현되면 좋겠으나 한마디로 꿈! 쾌락 총량의 법칙이 곧 <곶감론 VS 샘물론>이듯. 에너지는 한정된 것. 정력은 무궁무진하지 않음. 비교적 여자가 남자보다 성적 정력이 우습게 월등하나, 그거 포장 못하면 여자이기를 포기하는 거나 마찬가지. 에너지는 여기서 저기까지 딱 막대그래프이자 원 그래프. 때문에 아낄 때 아끼고 부을 때 붇지 않으면 안 된다. 정말로 인간은 모든 걸 다 잘할 수 없다. 불여우짓으로 남자 10명 다 잡을려다가 한 방에 훅 감! 어? 여자들이 그 꼴 보고 가만있겠나. 그런 미친년은 언제 아작내도 누군가 아작냄. 허허허.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가, 죽도 밥도 안 되는 수가 있단 말이다. 포장력 변장술 화장발이 발달하다보니, 하나 주고 하나 받기. 선별력과 권위에 약하고 주관이 갈대처럼 나부낄지도 모른다는 게 여자에겐 치명적 약점. 
    따라서 호랑이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풀을 뜯어먹지 않는데... 개 풀 뜯어먹는 거도 아니고 말이지. 무슨 개뼉따귀 같은 잔소리도 한두 번이지, 어? 독수리는 파리를 사냥하지 않는다지만. 가시 없는 장미는 꿀벌 축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똥파리 중의 똥파리에게 (때로는) 단물을 쪽쪽 실컷 원없이 빨리지 않을 수 없는 것. 어? 푸하하하하하하 으하하하하하핫 음하하하하하하! 그래서 하이에나에 최적화된 년은 똥파리마저 감지덕지하지 않을 수 없도록 비위라면 말도 못하게 좋음. 어? (절레절레)! 주위를 보면 모를 수가 없다. 엄마 이모 아줌마... 여자들 집단지성을 모아보면 됨. 빼도 박도 못함! 
    물론 앞 문단은 농담이고. 그게 다 (1)과 (2)의 차이를 바로 알자는 뜻에서 하는 말이다. 경영이니 판매촉진이니 광고와 산업이라면 (1)이든 (2)든 각자 당사자들이 알아서 하면 그만. 그걸 잘하냐 잘 못하냐에 따라 주가에 반영되기 마련이고. 그와 달리 남녀의 만남은 판이하게 다르다. 캐쉬카우, 얼굴 마담, 간판타자, 대타, 히든카드, 주력 상품, 버리는 카드, 미끼, 2중 간첩, 첩자, 행인, 관중, 밀정, 손해 봐도 뺄 수 없는 '울며 겨자 먹기' 서비스... 등이 모두 오직 단 1인에게 집중, 1인으로 집약된 사랑이 대체로 (2)에 해당하고. 그대만을 사랑한다는 전략이야 당시 있어 보이려고 섣불리 남발한 뻥에 불과하고. 또는 변했거나. 그래서 차별화는 무슨 차별화냐 전략부터 잊은지가 언젠데 새롭게 개선하고 싶지도 않은데. ~라면서 바깥으로 도는 일. 제품 다양화이자 브랜드 품목 확장이라는 (1)에 해당하는 일일 것이다. 당연히 사극에서 후궁이라면 말이나 된다지만 현실에서 사랑이 변질되는데 그걸 가만히 보고만 있을 그분들이 아니지. 멜로드라마든 막장드라마든 재밌기는 재밌는데 단서가 붙는다. 어떻게? 내 일이 아닐 때에만~이라고 말이다. 
    요컨대 
    (A)는 막살자. (물론 종이 1장 두께 차이로 예의)
    (B~H) 중간은 가자 대충 살자. 
    (F)는 몰빵. 
    (H)는 최선을 다하자.





    10

    예비 결론.
    (ⅰ). 확률 상 사랑을 논하기는 차마 말하기 곤란함. <작은 연못에서 큰 물고기가 되어라>전략도 비즈니스에서야 더 없는 진리. 다만 사랑이라면 애초에 타고난 사랑복 짝사랑복이 이미 절반쯤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 때문에 사랑에서 지나친 기대감 과한 욕심 섣부른 판단은 곤란하다. 내 그릇을 키움에 따라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도 여자보다 남자가 유리. 파이 즉 애플파이이자 시장을 키우는 것도, '올인 장기전' 같은 남몰래 사랑보다 '떡밥 뿌리기'같은 평범한 사랑에 치우칠 가능성이 농후. 웬만한 어른들께 여쭤보시라, 지금 이렇게 살게 될 줄 그때 예상하셨냐고 말이다. 큰물에 진출하면 물론 선택의 폭이야 넓겠으나 나만? 나만? 정말로 나만? 바로 그래서 여자들은 손에서 거울을 떼려야 뗄 수 없는 것. 
    (ⅱ). 한 번에 여러 마리 토끼를 쫓는 경영 철학은, 어장관리형 연애 사업과 유사. 걸려 봐야 성과가 그만그만. (고로 문어발식으로 분야가 넓혀져서 관리조차 어렵다면, 해결사 같은 몇몇 경영자들처럼 빅3에 못 드는 건 죄다 정리. 또는 전망 좋은 거만 남기고. 나머지는 오직 집중 집중! 회사 덩치에 비해 브랜드는 단 몇 개요, 순이익이 어떤 기업을 보시라. 아무튼 넘어가고). 경영자는 논리적으로 지극히 옳기 때문에 대부분 라인 확장을 원하고 실행함. 웬만한 늑대야 남자가 태어났으면 말이야~ 한 여자로 만족 못 함. 아님 바람필 최적의 환경이래 봤자 호박이 일절 제 발로 굴러오지를 않음. 때로는 최선을 다해서 피해감. 내 주위... 우리의(그대의) 친구들 누구 누구 누구. 필자의 친구 별명은 곧 건방진 뚱보. 친하고 사람은 좋은데. 허세가 허세가... 그런데 여자들이 통 말 걸어주지를 않음.
    (ⅲ). 잡어는 행운발에 걸려들 수 있다. 그러나 (대체로) 대어는 장기전이자 그에 상응하는 줄거리가 필요. 그게 좋으면 극적인 서사요 마음에 안 들면 불만족이자 불행. 
    (ⅳ). 드물게 한방에 뜨는 슈퍼스타도 있는 반면, 한방에 뜨는 건 많지 않음. 별로 없음. 거의 없음. 적잖은 유명인도 무명 시절이 김. 굴지의 브랜드만 봐도 유명하고 익숙하니까 언제 갑자기 뚝딱 뜬 거 같지만, 알고 보면 무명 시절은 꽤 오랜동안 필수적. 다 5년 10년...의 담금질이자 그래프 바닥이 필요. 
    (ⅴ). 라인 확장이라는 케케묵은 전략은 빅 3법칙조차 예외가 잦은 세상이니 만큼 어느 정도 불가피. 단, 기준선과 순서에 따라 변화가 극심. 때문에 한 마리 토끼를 쫓아서 공룡이 됐는데, 덩치가 커지고 보니 여러 마리 토끼를 맹렬히 쫓으려다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기업이 태반. 따라서 셀 수 없는 사실, 자료, 정보에 근거하여. 좌뇌형 경영자의 논리도 좋지만 우뇌형 마케터의 목소리도 키워드릴 줄 필요가 있음. 많음. 경제계야 뭐 그렇다쳐도, 사랑에 대해서는 <1마리 토끼만 쫓냐, 아무나 걸려라냐> 뚜렷이 나뉘는 게 보인다. 전자와 후자의 중간은 그 흔한 어장관리일 테고. 
    (ⅵ). 떡밥 뿌리기가 유리할 때도 많음. 4마리 5마리 토끼를 동시에 쫓으면 왜 안되냐, 를 옹호하는 대표적인 예. 바로, 시간을 버는 일. 꿈이 없을 때. 관망. 간보기. 떠보기. 전국 구상. 대충 살자. 기타 등등. 허당계에서 잔뼈가 굵은 잔재주꾼, 큰 재주는 없으나 잘만 하면 대기만성형으로 낙점. 허나 오락산업에서는 대체로 잔재주보다는 큰 재능이 유리함. 다만 숙녀는 잔근육을 더 선호. 물론 남자는 잔소리를 참다 참다 짜증 지수가 내려올 줄을 모른다면 슬슬 바깥으로 돌거나 도망갈 궁리. 
    (ⅶ). 연애도 남자가 유리. 사랑도 남자가 이득. 결혼 역시나 남자가 다소 이익. 왜? 몰라. 알아도 모른다고. 
    연습경기든 실전이든, 이론이든 진짜든. 연애 시장은 남자가 유리할 수밖에 없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타율이니 타석이니 잔소리만 반복될 뿐. 별로인 남자들만 꼬인다고요? 왜 별로인 남자들만 꼬일까 진지하게 스스로 생각해보면 알지 왜 모르시겠소. 똥차들만 온다고요? 정녕 모르시진 않으실 테고. 이젠 정말 남자를 못 믿겠다구요? 답을 알면서 모른 척! 이 허접한 칼럼니스트 양반아, 부디 건투를 기원하겠소 아름다운 사랑하시길 바랍니다 같은 빈말은 짜증난다구요? 미안 미안 미안해요! 아무튼, 이번엔 정말로 똥차 보내고 페라리 FF가 올까요?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하는 법! 당시를 떠올려보시라. 지금이니까 똥차니 똥파리니 그러지. 그 시절에 떨리고, 설레며, 코끝이 찡하고, 두근거리고, 진한 사랑을 기대하고, 마음을 빼앗겨 사랑의 포로가 되었기 때문에. 따라서 너 남자 나 여자 우리는 애인. 그러면서 좋다면서 알콩달콩 연애하고 자랑스럽게 들떠서 붕붕 떠 다니고. 딱 그랬으면서 지금 와서는 죄다 똥파리들이래. 안 그런가? 당시에는 지갑 속에 사진 간직해주며 내 남자친구 내 애인 내 사랑 우리 오빠, 막 그러면서 완전히 좋아했으면서. 똥차 보내고 시간 지나서, 딱 진짜 사랑이 무엇인 줄 알고나니. 세상이 달리 보이는 거지. 허허허. 하이에나한테 넘어간 촌년이나, 그 촌년을 꼬셔서 거의 거의.. 거의... 조금만 더... 넘어왔어... 넘어왔어... 쫌만 조금만 더... 거의 자빠트린 거나 마찬가지... 조금만 더... 거의 딱 절반만 따먹은 촌닭이나. 둘 다 똑같다. 그런데 이제 와서 나는 공주 너는 거지? 일관성 없는 연예부 여기자랑 똑같네. 여자 연예인 관련 뉴스는 온갖 이유 갖다대서 중대한 문제라도 되는 것처럼 부풀리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남자 연예인 뉴스는 예쁘게 포장해서 딱 좋은 말들만 쓰고.





    11

    (ⅷ) 인파이터냐 VS 아웃복서냐
    직무에 충실하라고 부정취업 시켜놨더니, 낙하산 취직 업무 중간도 못해. 일하라고 유니폼 입혀놨더니 유부남한테 꼬리쳐, 멀쩡한 남편들이랑 친해, 애 딸린 남자들을 짝사랑하질 않나. 개나 소나 똥파리부터 하이에나까지 오는 족족 다 만나주고, 사겨주고, 받아주고. 끝끝내 끈질긴 늑대 하나 골라서 지갑 속에 사진 간직하면서 1년 동안 좋다고 실실 쪼개놓고서. 딱 시간 지나서 더 좋은 사냥감을 낚으려고 작전을 짜고 나니 지난 날이 원망스럽네? 자업자득. 그래도 남의 인생사.
    말하자면 내 이상형은 내 마음. 남이 이래라 저래라 할 뭣도 아님. 단, 내 이상형을 고집하다 30대 40대까지 모태솔로인 걸 남이 뭐라 한들 나만 괜찮으면 그만. 그러다 반 백년 나잇값 턱걸이하도록 첫 연애를 성공하면 그뿐. 남들한테 자긴 남자 외모 안 본다면서 친구들 남친 부럽고. 연예인 질투나고. 아무나 붙잡아놓고 환승할까 고민하고. 자선사업이나 되는 것 마냥 남자의 구애를 받아줬으면서 나중 어떻게 헤어졌든 똥차래. 벼슬은 여자몫이니까 남자만 노비래. 남들은 청춘을 바쳐 공부해 들어온 직장, 자긴 비겁하게 옆문으로 쓱 들어와서 남자나 꼬시고. 든든한 낙하산 공부도 실력도 뭣도 안 되는 걸로도 모자라, 똥파리 드글드글 끓으니까 주변 사람 죄다 속 뒤집어지고. 보다 보다 평생 애인한테도 똥파리의 성지로 찾아와주라고 주문하질 않나. 하다 하다 애들도 쳐다보지 않는 쉬운 자격증 시험 겨우겨우 붙으려고 또 제2의 똥파리랑 데이트하며 시험보러 다니고. 똥파리1한테 데였는데 또 다시? 거미도 줄을 쳐야 벌레를 잡는데, 이상형들께서 뭐 한가하다고 오다가다 만난 사람들 즉 똥파리의 성지까지 제 발로 찾아가서 파리끈끈이녀한테 넙죽 절하겠나. 이 세상은 비위 좋은 년한테 그리 인자하지 않음. 날파리에 최적화되었으면 자기 행동에 책임질 줄 알아야 여자. 당나귀에게 양털을 달라하기가 따로 없어 그냥. 이익을 얻으려면 밑천을 들여야 하는데 거저 글쎄 뭐든 날로 먹을려고 하는 거다고. 호랑이도 토끼를 잡으려면 뛰어야 한다. 호박이면 호박답게 제 주제를 알아야지, 하이에나님들께는 내 사랑 똥파리 당신들을 모두 다 상대해드릴께요 고마워요 하트 뿅뿅~! 반면 정녕 마지막 춤을 추고 싶은 촌닭한테는 어딜 넘보냐며 감히 찝쩍대지 말래. 처음부터 끝까지, 겁나게 껄떡거린 게 대체 누군데!
    딱 봐도 옛말이 틀림없다. 입보다는 귀를 높은 지위에 앉혀라 라고. 듣고 보고 알고 보니 뭘 믿고 사랑을? 지 밖에 모르니까 지 생각만 하고 지들끼리 10년 100년 계획표 다 세우고서 지들끼리만 좋데. 오직 자기들끼리만. 듣고 보고 알고 보니 뭔 싸구려 막장 수다도 사랑인 줄 아시나? 새끼양 훔치고 교수형될 바에는 어미양 훔친다고 상남자들이야 베팅할 담력이라도 있지. 판을 읽고 수를 점치며 치고 빠저야 하니까. 그런데 서편 하늘에 무지개가 서면 개울 건너 소 매지 마라 했거늘, 길조든 불길한 징조든 뭐든 죄다 자기들 유리한 대로만 생각해. 지들 생각 뿐이 않해. 자기들만 즐거우면 그만이다 남들이야 지옥에서 춤을 추든 말든 관심없다는 거 아니냐고. 그러니까 오합지졸들 헷까닥 하면 눈에 뵈는 게 없지. 여자말 번역기를 풀가동시키는 남자들 고충은 나 몰라라. 좋아해요 사랑해요 만나주세요 사겨요 연애해요 라는 말을 해석하기도 싫어해. 정작 그 뜻이 뭔지는 간접화법인데도 불구하고 기분 붕 뜨니까 직접해석. 
    남녀는 뭐니 뭐니 해도 명화와 액자. 꽃과 화병. 귀와 귀걸이.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똥파리 남자)똥차 보내고 (이상형 남자)페라리 FF 온다? 남자들이 그말 듣고 퍽이나 좋아하시겠네. 똥차가 왔을 당시 <명화와 액자> 남녀 공히 사랑에 빠졌기 때문에 사귄 것. 애절하도록 사랑한 것. 딴 생각할 겨를 없이 그 생각 뿐이 없었던 것. 현재 여자의 말마따나 똥차가 왔을 당시 <꽃과 화병> 남녀 공히 서로 좋아했던 것. 그런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억울하다? 먹버 작업당했다? 아쉽다? 내가 아깝다? 내가 그때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 논리는 곧 똥차는 똥을 치우러 온 것이라는 말이잖아?! 탱고춤을 추려면 두 사람이 있어야 한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불륜 혼자 완성하나? 연애든 사업이든 사기 당할 당시에는 꿈에 부풀어 있고. 속은 걸 알게 된 찰나에는 <절대 그럴 리가 없어!>. 나중 회상하니 한숨이랄지 썩은 미소가 나오는 게 어쩌면 사랑. 여자의 우정에서 단짝도 있고 1.5 이상 우정의 순위도 없지 않는데. 여자에게 최고의 친구는 뭐니 뭐니 해도 엄마! 어? 엄마. 아닌 여자들 빼놓은다면 남자가 생기면 엄마한테 그 모든 것을 털어놓는 게 여자. 남자도 엄마랑 친한 걸 보며, (친구 이름) 누구야 나도 엄마랑 친하고 싶어. 라고 말하는 것. 아마도 어떤 숙녀가 이렇게 말 했을까 안 했을까?
   「엄마 나 남자 생겼어. 누가 따라다녀. 못생겼어. 맘에 안 들어. 근데 자꾸 신경쓰여. 만날 때 뭐 입고 갈까. 나중 결혼하면 어디서 살게 될까? 오늘 걔가 나 집까지 데려다줬어. 회사 앞에서 기다렸어. 회사에 소문 쫙 퍼졌어. 하라는 일은 안 하고 남자나 꼬신다고. 하라는 일은 안 하고 유부남들한테나 껄떡거린다고. 그렇지만 특채로 뽑혔는데 지들이 뭐 어쩔 건데. 어차피 몇 년 버티다 시집 가면 그만. 그동안 남자들이나 실컷 간보고 꼬셔야지. 안 그래 엄마? 아 맞다. 내가 우리 오빠 사진 보여줄께. 나의 첫 남자이자, 내 첫 데이트, 내 첫사랑이야. 자, 봐 봐. 잘생겼지. 처음 봤을 땐 아닐 수도 있는데 자꾸 보면 귄 있어. 정들어. 멋져보인다구. 남자는 이제 나에게 얘 뿐이야. 물론 오빠가 아니라 동갑인 게 좀 걸리긴 하지만 뭐 어때. 이 전에도 이 후에도 내 인생에 남자는 오직 얘 뿐이라네요 엄마. 호호호. 엄마. 근데 나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을까. 아니 말이야 바른 말이지, 지금도 나한테 헌신적인데 나중은 어쩌겠어. 말 다한 거지. 엄마 엄마. 엄마 있잖아. 그런데 있잖아. 이게 사랑일까? 그럴까? 그럼 나 지금 사랑하고 있는 거 맞아? 그래? 정말? 진짜? 어머 어머머머머 어쩜 좋아? 이런 기분 처음이야! 진짜 진짜 이런 느낌 처음이란 말이야. 안 그래도 나 오늘 집 앞에서 뽀뽀도 했는데. 우리 회사 단짝 언니도 알아. 크리스마스 이브에 걔랑 나랑 첫날밤 계획한 거. 나 잘했지?」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하는 게 아니라, 한술 더 떠 포장하는 거네.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소셜 네트워크에도 인증샷 퍼트리고.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도 자랑스럽게. 그런데 얼마 후. 결별? 딴 친구든 어디든 연예 상담할 때 나의 말실수가 경솔했다...? 뻥. 거짓말. 착한 척. 물론 그렇게나마 말수가 많기 때문에 발생한 모순을 수습하는 게 예의. 나쁘지 않음. 잘했음. 좋음. 하고 싶은 말이자 해야 할 말을 한 것일 뿐인데, 단지 팔로워 숫자가 많기 때문에 못하는 것일 뿐. 왜냐하면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이름값 나잇값이 있으니까 할 말 못 할 말 가려서 할 수 밖에 없는 입장 때문. 또 있다. 왜냐하면 여자 입장에서는 아프리카의 맹수한테 먹잇감으로 먼저 찍혀서 구애를 받았으면, 대체로 타율이 낮을 확률이 높기 때문. 여자 처지에서 먼저 아프리카의 맹수로써 최적의 표적을 물색해서 작전을 펼쳐 연애에 성공하면, 대체로 타율이 높을 가능성이 비교적 피동격보다 높기 때문. 인생 좌우명을 논하다가 느닷없이 사랑론으로 얘기가 확 바껴서 좀 뭐하지만. 상향지원이니 하향지원이지 잔소리 지겹도록 반복했으나. 이번에 새로운 걸 하나 추가하자면 그렇다. 사랑이란 그 둘만 알아도 거의 답 나온다. 
    (A) 아웃복서 스타일이냐  
    (B) 인파이터냐
    물론 각자 장단점이 있겠으나 아웃복서&인파이터 양대 영역을 오가면서 불여우로서 헤프면 말 다 한 거고, 인파이터가 비위부터 양다리 어장 관리까지 떡밥이란 떡밥은 아무 데나 다 뿌리고 다녀도 더 이상 할 말이 없게 된다. 남자들이야 여자의 꼬리침 즉 유혹을 얼마만큼 받느냐에 따라 여복이 나뉘겠으나. 제 발로 굴러다니는 호박이라고 할지라도 여자는 동전의 양면처럼 확연히 <적극 VS 간접>으로 나뉘는 것. 실패했을 때 타격 및 후폭풍이 어디가 크냐는 각자 생각하고. 딱 하나. 나름 아웃복서라고 자부깨나 하면서 장미에 가시가 없다? 바보 천지 곰탱이. 뭔 말만 조지 포먼에 록키요 마이크 타이슨이야. 아웃복싱으로 직접경험해 본 상대가 몇 명인데? 우선 아웃복싱으로 실전 경험이 많은 숙녀는 글쓰기라고 해 봐야 소셜 네트워크에 쓰는 정도가 많고, 좋든 싫든 나 행복하기 바쁘기 때문에 수다 3시간 대회에서 뵙기 힘들다. 반면 아웃복싱으로 실전 경험이 빈약한 숙녀들께서는 (다 그렇단 게 아니라 영향력 자체가 목소리 큰 놈이 장땡이라고) 뭔 말만 말만 월드 클래스 스포츠 스타야. 뭐야 그게? 뭐냐고 그게! 그러니까 그분들께서 엄마 스타일을 고집하다가는 전망이 밝지 않으니까 이모 말 듣기도 전부터 2 대 2 소개팅하기 바쁘시고. 안 그런가? 너무 친밀하면 아이를 잉태한다. 그런데 여자의 판타지는 미련이 남고. 남자의 판타지는 언뜻 알면 짜증나고. 해파리가 들끓으면 어장이 안 된다는데 뭔 날파리를 구경이나 할 형편이면 그나마 다행이게? 들꽃...입장에서 할 얘기는 아니신 거 같은데, 어? 잘나가는 백합이자 데이지요 청초한 튤립들의 연애사 전성기나 된다는 듯이 슈퍼스타 할 수 있었는데 안 했데.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 없데. 뭐야 그게? 바퀴 안에 또 바퀴 있다. 귀 안에 또 귀 있다. 들었어요? 입보다는 귀를 높은 지위에 앉혀라? 짜증나지. 여자면 모두 내가 우주의 중심인데, 져주고 들어주고 궁금해해주고 쫓아다니고 전남자친구 현애인 새로운 남자 기타 등등 남자를 10명 100명 거느려야 직성이 풀리잖아. 물론 다 그렇다는 게 아니라 일부 비화가 그렇다는 것.
    요컨대 사랑이란 먹밥 뿌리기냐 오직 1개의 애정이냐. 사랑이란 아웃복서의 타율이냐 인파이터의 진열장 트로피들이냐. 연애사 회상하고 전적 캐 봐야 남자야 손해볼 거 별로 없다. 대체로 남자만. 왜 인공지능이 자기 남자한테 고르고, 고르고, 고르고, 또 골라서 최고의 연인을 짝지어 주고 싶어하다가 단 1명과도 연애다운 연애를 못 해 봤는지 알 듯 모를 듯. 손가락 오그라드는 싸구려 숙녀. 꼴에 지도 여자라고. (절레절레)





    12

    (ⅸ) 뭐 아무튼 연애사 전적이 초라해도 나이에 쫓기고. 오는 늑대 상대 해 줘도 실망하고. 기다려도 파랑새는 소식도 없고. 그러게 선구안 안 키우고 뭐했나. 병아리는 개가 짓고 닭이 우는 거 보며 똑같이 따라하는 법. 일평생 최고로 가까운 곳에서 딱 붙어 엄마 아빠를 지켜봤으면서도 모르시나? 몰래 하는 사랑이 더 달콤하다. 남자는 몰라도 최소한 여자는, 경영자의 사고방식이 아니라 마케터의 감각을 놓치면 멋진 사랑에 적절한 숙녀감이 되긴 어렵다. 사랑은 감(연애 실전 선수 본능) 떨어지면 전망 밝지 않다. 어둡다. 많이 어둡다. 먹구름 왕창 낀 줄도 모르는 거지. 어? 적어도 여자는 여자의 직감을 일찍 발휘하는 게 좋단 말이다. 귀와 귀걸이. 달지 않은 도넛. 여성잡지 2로 넘어가서 후회하지 마시고. 단적으로 요약하자면 사랑은 이렇다. 비싼 향수는 작은 병에 넣는다는 걸 왜 모르실까. 비둘기는 콩밭에만 마음이 있다는 걸 왜 몰라? 고양이한테 생선 맡길 일 있나.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 리가 있나. 좀 더 직언하자면 이렇다. 그놈은 그년의 마음을 사랑하지 않는다. 드라마 그렇게 좋아하시면서 대사 기억 안 나시나? 오빠 나 자려고 만나잖아?! 당연하지?! 그렇다고 진도 빼는 게 뭐 나쁜가! 다만 히든 카드가 없다는 게 아쉬울 뿐. 히든 카드 남용되면 금새 지겨워지는 법. 여자가 먼저 단거리 스프린터에 금방 싫증낸다는 점. 누가 부정해? 못 해. 안 해. 왜 해. 뭐하러? 사실일 뿐인데? 그럼 결국 둘 다 짜증. 그러다 사랑은 식음. 잘가~ 안녕~! 제삿밥 개가 먼저 맛 봐버리면 조상님 퍽이나 기분 좋으시겠네. 안 그런가? 배부른 곰은 춤을 추지 않는다. 굶주린 맹수 본능이야 남녀 공히 똑같고.
    할아버지 할머니 옛날 옛적에야, 남편 얼굴도 모르고 혼식 당일에야 알기도 했고. 엄마만 봐도 아빠 하나 밖에 모르고 살던 예시야 지금 세상 그게 어디 흔한가? 드물지는 않겠으나 흔하지도 않다. 할머니(엄마의 엄마)가 남자는 돌아온다 어쩐다 라는 말씀들을 기억하시며. 엄마는 엄마는...! 엄마에게 남자는 이 세상에 오직 1명 뿐이기 때문에, 고로 엄마의 딸은 엄마 말을 기억하는 것. 엄마는 이모가 아니니까.
   「연애할 때가 좋았지. 허허. 사랑은 모르는 거니까. 히든카드가 없는데 뭐한다고 남자가 하향지원 받아주겠니? 익숙한 얼굴보다 새로운 얼굴 천지인데? 사랑이란 초반이 좋긴 좋지. 도무지 권태를 모르는 사랑도 있을 테고, 많이 알고 오래 사겨 좋은 점도 크겠지만. 어쨌든 풋풋할 때가 좋은 거란다. 그래서 걘 남자 많이 만나보란다고 진짜로 남잘 많이 만나봤데니? 미친년. 뭐 어쨌든 그래서 하얀 꽃송이 송이 웨딩드레스 입고서 떡하니 여성잡지 2 정기 구독자가 되었는데. 아침에 집에서 일일드라마 볼 때는 재밌지. 즐겁다고. 응? 곰을 잡아야 가죽을 팔지. 컵이 입술까지 가는 사이에도 엎지르려면 엎지른단다. 그래서 남잘 딱 내 껄로 만들었는데. 딱 꿰찼는데. 웬 불여우들이 그렇게나 많아? 어두운 숲 속에 눈 껌뻑껌뻑 불여우 천지인 세상 아니냔 말이다. 이 인간은 또 왜 집에만 오면 시름시름 앓는 시늉을 내냔 말이지. 아 글쎄 구석지에 짱박히기 선수가 따로 없어. 그야 어떻든 남자는 돌아온단다. 알겠니? 남자는 웬만해선 조강지처 버리지 않는단다. 남자는 본마누라를 더 사랑한단다. 어차피 힘 빠지고 지치고 늙으면 돌아올 수 밖에 없단다. 어쩐단다. 여자는 어때야 한단다...」
    그럼 요즘 세상에 모범적인 남자가 그렇게 생각해볼 수 있는 거 아닐까? 내가 만약 여자라면 이라고! 내가 만약 여자라면. 혹시라도 내 남편이 나중 바람피더라도, 먼 훗날 혹시라도 우리 오빠가 정서적 불륜이라는 의혹에 살며시 얽혀들더라도, 내 낭군님께서 육체적 정사로 딴년과 더러운 사랑의 덫을 혹시라도 포장하는 데 일조한다면. 그래도 나는 이 남자를 계속 사랑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나는 이 남자를 계속 사랑할 것인가? 내가 만약 여자라면~ YES! 만약 내가 여자라면 그런 확신이 없다면 사귀고 연애하며 결혼하지 않을 것 같다. 왜? 남자 세상을 살아봤으니까 잘 알지 왜 몰라. 비포경 포경 양쪽 세상을 다 살아봤는데? 여자 마음 다 아는데? 남자니까 남자 마음을 왜 몰라? 풋사랑부터 짝사랑까지. 누구 어디다 떼놓고 왔냐는 단짝 우정 얼마만큼. 친구 한두 명에게만 보여줄 정도 공개 연애. 또 남몰래 사랑이 최소 2가지 종류인데. 남몰래 사랑에서 찐한 사랑만. 남몰래 사랑에서 순수한 사랑만. 자화자찬 지겹고 짜증나고. 어쨌든 그 만큼 사랑하지 않으면 애초에 마음을 주지 않고, 따라서 몸도 주지 않을 것 같다. 몸 가면 마음도 가는데. 원래는 마음이 가야 몸이 가는 게 여자라지만. 여자는 그래요~도 다 자기 자신을 포장하기 위해서 생긴 말일 뿐. 진짜로 그대는 <여자는 그래요>에서 추호도 발을 빼지 않았나요? 어디 사랑만 양다리가 있나. <여자는 그래요>, <저 그런 여자 아니에요>! 전자와 후자에 양다리? 만일 내가 여자라면 설령 여자 인생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할지라도. 한 아이의 지어미이자, 낭군님의 부인이며, 사랑하는 엄마 아빠의 귀한 딸로써 사랑을 그냥 흉내만 낸다? 아니지요 아니지요. 완전 완전 완전히 나는 그이를 사랑한다 라는 확신이 없으면 시작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우리 오빠가 나랑 헤어지고 딴년과 사는 꼴 내 눈에 흙이 들어오기 전에 못 보는 심정. 아마도 옛날 옛적 엄마 마음 아닐까? 아마도 그런 남자를 그 정도로 사랑한다면. 
    첫째, 남자가 그렇게 되도록 놔두지도 않을 테고.
    둘째, 설령 뭐 어쩌더라도 우리네 엄마처럼 이겨낼 테고. 가정을 지킬 것이며.
    셋째, 남자가 먼저 떳떳한 남편이자 중간은 가는 가장 역할을 맡지 않을까? 
    그런 각오 없이 쉽게 쉽게 나 사랑해? 진중히 깊게 오래도록 생각해보지도 않고서, 자기야 사랑해? 사랑한다는 말 그렇게 쉽게 하는 거 아니다. 화장발과 짝사랑복에 익숙하면 단점이 그거다. 사랑은 (수동적으로 / 피동격으로) 받는 거도 물론 좋지만, (능동적으로 / 적극적으로) 하는 게 뭔지를 알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반드시! 어? 부디! 어? 지키지 못할 말이라면 우리는 애시당초 하지를 않는단 말이다. 집 앞에서 기다리고, 의전을 행하며, 여자를 공주로 대접하며, 보디가드 역할만 하며, 남자 알기를 싸구려 아이스크림 껍데기처럼 아는 여자? 우리는 털끝 하나도 건드리지 않고 고이 보내드린단 말이다. 하물며 뿐만 아니라 여자의 판타지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걸레 중의 상걸레다? 뭔 말이 더 필요한가! 무슨 사랑이 코흘리개 애들 장난인가? 사랑 좋아하시네. 물론 모든 여자가 그래야 한다는 말, 절대 아니다. 권장해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텐데? 남 일 관심 없음. 충고해서 좋을 거 같으면 하는데, 좋은 말은 때로 쓰디 쓴 법. 그래서 쓱 한 듯 안 한 듯 그럴 수밖에. 그래서 그 사랑학을 따라서 드디여, 마침내 내 사랑을 만난 것만 같다? 이제 진짜 끝내기 홈런이다? 그런데 파울 홈런! 농담이고. 
    자, 시끄럽고 한마디로 요약해주시라구요? (딱) OK~ 적은 것이 많은 것이다. 





    13

    여심을 빼앗았다면 단지 달콤한 과즙만 맛보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사랑을 아름답게, 그녀를 행복하도록 만들고자 노력하는 플레이보이. 지금 세상에 그런 제비는 진정 드문 것일까? 꿩 대신 닭 같은 늑대라도 없으면 플레이보이계의 명맥은 끊긴 거고. 있다면 그분은 허당 중의 상허당? 알 게 뭐야! 우물을 차지했는데 거기서 승자가 되었으니 안주하느냐. 아님 잔재미로는 만족할 수 없으니까 타성을 극복하고, 권태를 깨며, 더 큰물로 진출하느냐. 뭐 파이를 차지했다면 줄 달린 치즈를 크게 만들도록 노력하느니, 낼름 돼지처럼 꿀꿀꿀꿀 일단 먹고 보자고? 사석에서 말하기로 먹고 죽은 귀신은 뭐 때깔도 좋다? 이 사람이 지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말이야, 어? 애플파이든 그라상이든 일단 꽃이 보이고 약속과 건수가 있어야 뭘 하든 말든 할 거 아니냐고. 어? 사랑이라면 ㅅ만 봐도 치가 떨려 아주 그냥. 어? 사랑 근처에도 가기 싫다고. 응? 경영서 한두 쪽만 읽어봐도 훤히 알 수 있어. 어차피 비슷해. 다 거기서 거기. 그게 그거. 원리는 똑같단 말씀. 어떻게? 이를 테면 이런 거. "경영 분야는 브랜드 확장을 추구한다, 마케팅 분야는 브랜드를 줄이려고 한다."
    그럼 거기서 끝이냐, 하면 아니지. 아니라고. 경영이 사랑이고, 사랑이 인생. 보아하니 경영자 기업가 얘기는 자연스럽게 사랑 이야기에 연결 가능. 어떻게? 이를 테면 성적 판타지는 양적 팽창을 꿈꾼다, 진실한 사랑은 1번에 1개의 사랑만 한다. 하나 더? 남자는 진도 빼기 위해 사랑을 하고, 알고 보면 여자가 진한 사랑을 더 훨씬 더 좋아한다. 또 하나 더? 속물들끼리 환승이별이니 먹버니 전문용어 관련 추문에 물들면 찝찝하고. 너는 너 나는 나, 너무 그렇게 냉정한 개인주의만 추구해도 껄끄럽고. 그렇다고 슥~ 한 발만 걸치면 비겁하고. 그런 반면 떡밥만 막 그냥 여기저기 왕창 막 뿌리고 다니면서 아무나 걸려나? 그럼 또 더티러브만 추종하는 허당의 껄떡거림 같아 보임. 립서비스도 적당해야 말을 안 허지. (절레절레) 그래서 사랑은 하수와 고수로 나뉘지 않을 수 없는 것. 단순히 타격주의냐 타석주의냐로만 나뉘지 않음. 저 사람 유난히 여복이 좋아~ 부류도 있겠으나. 여복이라고 다 같은 여복이 아니듯. 남자에겐 벌레 먹은 사과만, 숙녀에게는 똥파리만 원없이 득실득실거려보라고. 기준선 높은 그 양반들이 그거 어디 좋아하겠냐고. 추접스럽게 그게 뭐하는 짓이야? 진짜 농담이고. 웃자. 꼭 좋아서 웃는 건 아닐 수도 있다만.
    따라서 사랑도 다 프로와 아마추어로 나뉠 수밖에 없다. 어떻게? 어장을 관리만 하냐, 아니면 어장을 키우느냐! 물론 최고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기만 하다 쫓기고 초조하고. 그래서 고수 중의 고수는 뭐다? (딱) 그렇지~ 파이를 키운다는 말처럼. 내가, 나 자체가 파이가 되는 것. (그러다 낼름 먹히면 어떡하냐고요? 지금 그 얘기가 아니잖아요!) 애플파이 자체가 소망이면 그거 오늘 당장 꿈을 따면, 그럼 내일은? 어장 관리만 하다가는 백날 어장 관리만 하다가 잘해야 2.0에 만족할 수밖에 없는 인생이 되는 것. 곧 그릇이 작아짐. 또는 쫄보가 됨. 아니면 병풍. 보아하니 신부들러리 전문 요원. 말하자면 그냥 평범한 하이에나. 시동을 능동적으로 거는 유형이, 그래서 내일은 없다식 피동적으로 발동이 걸리는 부류와, 비교가 안 됨. 보통은 능동적으로 시동 거는 쪽이 큰 재주지만. 이따금 피동적으로 탄력 받는 잔재주맨들이 나중 일 벌임. 일 커짐. 장난 아님. 알고 보면 물건. 연애사업 어장을 지겹도록 관리만 한다? 문어발식으로? 이미 대어들은 다 떠났는데? 애시당초 잔챙이들 뿐이었는데? 브랜드가 시장을 선점─잠식─독점─승리─승승장구할 궤도에 진입했을 때 거기서 딱 멈추면 숙녀의 어장관리 밖에 안된다. 그렇다고 대세력확장을 추구해도, 대어의 여심은 떠난다. 왜? 여전히 초장부터 바람필 궁리니까. 여자도 마찬가지. 이 남자 저 남자 다 찝쩍거리며 유혹만 하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된다. 이 여자 저 여자 죄다 껄떡거리다가는 이것도 저것도 안 된단 말이다. 프레드릭 대왕의 말처럼, 모든 곳을 방어하려는 자는 한 곳도 방어할 수 없다. 우물을 파도 한 우물만 파야 한다. (그 말은 3마리 4마리 토끼를 동시에 쫓아야 할 상황이 있고. 이거 싶으면 올인해서 승부를 걸지 않으면 안 되는 극적 긴장감이 따로 있다는 얘기) 2.0만 쑤두룩 거느려서 여자의 판타지를 완성하면 뭘 하나. 그게 어디 만족스러운 사랑론이냐 그거다.
    고로 느린 생애사 전략 & 빠른 생애사 전략의 병행. 당근과 채찍. 기업가 정신으로 브랜드를 띄운 다음에는, 웬만한 대다수 경영자처럼 브랜드를 늘리려고 애쓰다 고전하지 말고. 천재 CMO의 발상처럼 브랜드 줄이고 카테고리 키우고. 라인 확장할 게 따로 있고, 분사하고 브랜드 새로 띄울 거도 다 따로 있고. 언제까지 어장 관리만? (평균 따지면) 백날 해 봐야 우물 안 개구리. 여자의 마음은 변심. 사랑은 대체로 상심. 연애도 반올림 안 해도 절망. 올챙이들 다 거기서 거기. 정력 낭비, 시간 낭비, 체력 낭비, 돈 낭비......! 다 잔챙이 아니면 뻥 허풍 허세 허영심 충족. 그래서 어떤 칼럼니스트처럼 허당계에서 눈칫밥만 원없이 먹다 보니, 어른들은 다 나름 뒤 패는 뻔하게 된다. 바로 이처럼. 
    첫째, 적당한 상대와 사랑해서 아름다운 인생을 추구하던가. (각자 핸드폰 전화번호부의 누구 누구 누구처럼) 
    둘째, (나라는 브랜드가 미완일 때) 난 올챙이지만 큰물에 가서 놀던가. 용 꼬리 사자 꼬리... 그런 속담처럼. 
    셋째, (나라는 브랜드가 미완이지만 인생 목표가 1개뿐이면 그때부턴 카테고리를 키워야 하니까) 어장이라는 애플파이 즉 연애 시장의 규모를 키우던가. (각자 핸드폰 전화번호부 보면 알듯이 부모 잘 만났다는 둥, 그런 말 하지도 듣지도 않는 성실한 사람처럼. 주어진 여건에 만족하고. 적당히 비관을 깔돼 표면적으로 긍정적이고. 밴댕이 소갈딱지만큼 그릇이 작은 남자와 불여우 심보 여자의 사랑과 달리. 우리가 그처럼 우리가 여자한테 들어야 할 말은 뭐다? 성격 좋다. 도저히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가 없다. 뭘 좀 안다. 어?)
    넷째, 내가 곧 컴퓨터 업계라는 시장 자체가 되던가. 막말로 걸어다니는 칼럼. (아아 재미없다. 오오 외롭다)
    그래서 그 넷 가운데 필자가 고른 다음 패는 무엇인고 하니. 그건 바로 뭐겠나. 1번은 좋든 싫든 못 하고. 2번도 도시로 이사를 어떻게 해, 당장 품위 유지비도 간당간당한데. 안 그런가? 그럼 3번이야 뭐 야망가와 열정맨들 얘기고. 남은 건 4번. 그 역시나 큰 재주인데. 그건 곧 살아있는 진공청소기. 난 가만있어도 다 알아서, 자동적으로, 자연스럽게 호박부터 팔색조와 벌새 또 파랑새까지 다 제 발로 걸어옴. 굳이 스스로 막 나서고, 나대며, 돌아다니고, 그렇게 어장 관리할 필요 자체가 없음. 그야 뭐 꿈같은 얘기라 치고. 따라서 대충 4.5라고 치면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우리는 우리가 무슨 돈 버는 기계냐 라는 푸념해 봐야, 싫어도 일 해야 함. 공부 재미없다고 안 하면 안 됨. 다 때가 있음. 결론은 그러니 나는 <오빠 달려>라는 환청에 시달릴지라도 일하러 가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뭐? (절레절레)! 

,

칼럼: 사랑의 잔소리

from 칼럼 2019. 11. 16. 15:22

    1

    분명히 말하지만 잔소리 칼럼.
    때문에 앞 편 칼럼에 집중하는 게 더 중요한 분은 그걸 보시는 게 더 이득. 그러나 그러지 않아도 별다른 손해는 없음. 흥미진진한 잔재미로 따지자면 오히려 더 (개)이득. 만약 아니라면? 알 게 뭐야! 그러니까 주제는 뭐라고나 할까, 자세? 
    킬리만자로의 하이에나, 체위 A B C 어쩌고저쩌고.
    굶주릴 대로 굶주린 늑대, 저거 다 뻥이다. 나랑 내 아내랑 25센티 30센티 차이 나는데 걸리적거리는 거 아무것도 없음. 전부 됨. 다 됨. 다 적응됨. 저거 다 뻥. 개 뻥. 몽땅 뻥. 
    그래서 유부남 왈, 
   「결혼하세요, 하고 싶은 거 다 해볼 수 있음!!」
    인터넷은 그렇고. 
    바에서 친구들끼리. 
   「다 해 볼 수 있다고? 얘 봐 봐. 얘 보라니까. 다 해 보려다 이혼당했잖아. 속담처럼 뭐든지 상황 봐 가면서. 응? 감각적으로 딱 보면 견적 나오잖아. 어? 사람 봐가면서 말이야. 사랑이 약간 말하기 곤란하다? 그럼 안 돼. 어? 적당한 결합인지 애절한 사랑인지 보면 모르니?」
   「그러게. 쟤 봐 봐. 쟤 보라고. 다 해 보고 싶은 꿈을 키웠는데. 다 못 해 보고 차였잖아.」
   「누가 아니래? 다 해 보고나 이혼당하면 다행이게? 다 해 보지도 못하고 버림받은 난 뭐냐! 어? 너네들 나 놀리는 거냐? 어?」
   「다 해 보긴 뭘 다 해 봐. 배불러보면 그런 소리 안 나올 걸? 나 보란 말이야 날~! 다 해 보긴 뭘 다 해 봐? 기 쪽 뽈려서 나 빼빼 마른 거 안 보이니. 어? 기력 탕진. 정력 바닥. 어? 그러나 그녀의 그래프는 활활~ (절레절레). 난 짐짝 취급. 반면 난 여왕벌을 여전히 왕비 대우. 하지 마. 바짝 탄다 바짝 타. 귀만 타면 다행이게? 짼 갈증에 바짝 타겠지만, 우린 반대로 공포영화 효과음으로 말미암아 쭈삣쭈삣 소름 때문에 바짝 탄다고. 어? 우리가 무슨 단물 빠진 풍선껌이야 뭐야? 어? 우리가 무슨 돈 버는 기계냐? 어? 남녀는 떨어져 있으면 싸울 일이 없어. 남녀는 말이야 말을 섞으면 섞을수록 탈이라니까. 칼럼니스트 스테판 스턴이 뭐랬나. "기업가가 없으면 기업이 생겨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기업가에게 계속 기업을 운영하게 두면 살아남는 기업이 별로 없을 것이다" 라고 했거든. 남녀도 똑같아. 좌뇌형과 우뇌형 인간이 어떻게 의견 일치가 쉽나. 싸워야 정상. 하나도 맞지가 않아. 오빠도? 저도 그래요? 싹 다 뻥. 몽땅 뻥. 나중 봐 봐. 두고 보라고. 감각적인 CMO가 보기에는 척하면 척이거든. 남녀도 똑같아. 남성 대 여자? 
    논리/수치/숫자  /정보/현실/경영    /적극 상향지원   /제품   /이성/허풍...
    직관/맥락/고무줄/주관/이상/마케팅/자진 하향 기쁨조/브랜드/감성/허영...
    자기 생활 경영이냐 인생 기분파냐. 꼼꼼하냐 들쑥날쑥하냐. 여자 방이 깨끗하다고? 혼자 사는 여자는 자기 집 더러우면 남자를 초대하지 않는다고? 예외가 왜 없을까. 찾는 족족 얼마든지 (몸짓)! 남동생이 어쩌다 자기 집에 여잘 데려와서 자고 가면 꼭 자꾸 매번 흔적을 남기고 간다면서, 아는 오빠한테, 하다 하다 자기 친동생 흉까지 보던 여자. 그렇게 수없이 러브콜을 보냈건만 그 인간은 왜 매번 최선을 다해서 마다했는지 참 알 수가 있어야지. 도대체 왜 줘도 싫데? 남녀는~ (절레절레) 에잇 관두자. 말도 마. 때려치워. 때려치면 될 거 아니야. 어?」
   「위스키 3잔 대신 수다 3시간에서 말하기를, 뭐 웨딩드레스 입고서 결혼행진곡 듣기 전까진 모르는 거라고? 입에 든 떡도 넘어가야 제 것이지. 먹은 거 토해내는 배역뿐만 아니라 발가벗겨져 엉덩이 까인 채 거리에 나앉는 엑스트라도 있어. 이 세상은 정글이니까. 늑대 조심해. 여자는 더 조심해. 어? 뭐 항상 그런 건 아니겠으나 그게 말이지. 때로는 말이야. 승자는 농담을 하지만 패자는 기자회견을 한다네. 그런데 설마 승자는 부인, 패자는 남편? 술집은 물론 오락산업도 패자를 좋아하고, 악역도 나름 인기가 없진 않아. 흐흠!」
   「보아하니 얜 종마. 잰 여전히 야생마. (눈짓) 녹슨 귀걸이. (눈빛) 싸구려 액자? 다음은... 통 말을 듣지 않는 당나귀. 철들지 않은 코끼리 하며. 목마른 치타와 이글이글 이글 아이가 활활 불타오르는 표범. 뭐 나? 그래 난 삼류 화분. 됐냐?」
   「그런데 뭘 하지 마? 그리고. 다 해 볼 수 있긴 뭘 다 해 봐. 지금 겁주냐? 어? 난, 사랑을, 믿는다.」
   「사랑은 없어. 그런데 쟨 왜 이렇게 말랐어? 얘 원래 안 이랬잖아. 얘 전에 배불뚝이였는데 뭔 지가 말라깽이 귀신이야 뭐야? 너 힘드니? 너 요즘 힘들어? 뭐가? 정말? 진짜? 진심?」
    걘 고개 푹 숙인다.
   「힘들구나. 힘들어.」
   「힘내! 세상이 끝난 것은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굶을 대로 굶주린 늑대 입장도 생각 좀 하자.」
   「뿐이니. 못생긴 하이에나도 있어. 선녀는 또 어떻고.」
   「넌 뭐 전생에 매를 못 벌어서 한이 맺히기라도 했니? ......(휴)...... 지금 늬 얘기하니?」
    말이 필요 없다. 일부러 눈치 없는 척 약삭빠른 친구는 가만히 손을 어깨에 얹어 다독여줄 뿐. 근데 그게 더 이상해. 걔 거기서 더 고개 푹 숙이게 되니까. 아아! 
    그런데 왜?
    재미없고.





    2

    참고로! 이런 말 해도 될런지 모르겠으나 기왕 말 나온 김에 하나 덧붙이자면. 옷이 날개라지만 패션의 완성은 뭐다? 얼굴! 뭐니 뭐니 해도 얼굴. 양복발 장비발 재력발이야 다 최저점을 넘어서거나 대충 타협하니까 포장이 가능한 것. 여자들이 남자 얼굴 얼마나 따지는데. 자긴 남자 마음만 본다? 나머지 A~Z까지 잔재주를 더 중요시한다? 뻥. 다 뻥. 개 뻥. 인간은 다 똑같은 속물이겠으나 시작부터 속물 취급 받기 싫으니까 하는 거짓말. 남자는 허세꾼이요 여자도 허영덩어리 아닌 사람은 0에 완벽하게 수렴할 테지만. 똑같이 돈을 좋아하더라도 내가 먼저 나설 수는 없는 게 여자. 어? 웬만하면 베팅하기 싫지 왜 아니겠어. 그분들께서 선동을 어떻게 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세심하게 엑셀 파일 작성하고, 계산기 두드리고, 대차대조표 따져서 이미 다 머릿속으로 산술 끝났을 때. 환승이별이 뭐 취미겠나. 힌트를 줘도 줘도 줘도... 이미 초장에 결과는 정해져 있고. 하나를 보면 열을 아는 것. 척하면 척! 여자가 남자 얼굴 보지 않는다? 이 세상에 그거 믿을 사람이 어딨나. 속을 수는 있어도 진실은 하나. 난 아니다? 몽땅 뻥. 개 뻥.
    40대 여배우의 미모가 뭐 그럭저럭 립서비스에 관대하도록 눈부시다면 남자들 일부는 칭찬하는 반면, 동의하는 여자는 침묵. 반대하는 여자는 꼬투리 잡기. 임신, 출산, 육아 없이 스트레스 안 받고 딸랑딸랑 물개박수받고 조명발 인기에 둘러쌓였기 때문에 당연하다, 협찬 인생과 일반인 평균을 비교하는 건 반칙이자 어패다 라고 하는 게 여자. 틀린 말은 아닌데 사석에서나 할 말을 참을 수 없어야 여자 평균 이짝 저짝. 남자들 거의 100퍼센트가 부러워하는 걸 여자가 알게 되면? 속 뒤집어짐. 똑같이! 여자들 거의 100퍼센트가 원하고 흠모하며 애원하고 동경하는 환상을 남자가 알게 되면? 남자 역시나 뚜껑 열린 채 닫힐 줄을 몰라야 정상. 어? 미남 배우를 보며 누구도 늙었어? 늙어도 잘생겼네. 누구나 되니까 그런 소리도 들을 수 있음. 다비드는 다비든데 어디산 다비드가 그리 흔한가? 남자만 열등감 있는 게 아니다. 괜히 여자 화장품이 사람의 자존감을 공략하겠나. 남자는 우월감과 허세와 허풍 등 서로 우정의 방식으로 상쇄한다지만. 여자는 칭찬 칭찬 칭찬 겸손 겸손 겸손, 그러다~ 미친년의 여우짓! 어? 그럼 대동단결해서 광분! 예쁘고 잘생긴 건 오래 못 가지만, 못생긴 건 평생 간다는 말. 그 말 보고 듣고 알아도 불쾌하지 않을 사람이면 좋은데. 성격 좋거나 나름 형편이 되거나. 좋은 말은 아니겠으나 사실은 사실. 관심종자 아닌 사람이 어딨냐고. 선녀와 착한 남자가 향하는 방향이 어딘데. "돈이 좋기는 좋구나~" 라는 말을 자발적으로 농담 삼아 할 수나 있으면 차라리 성격 모나지 않은 것. 나 유리할 땐 우월감, 나 지는 비교만 듣고 듣고 듣고 계속 들으면 촌닭 뱁새는 빡침. 완전 빡침. 들었어? 혹시 그거 알아? 나한테 뭐 할 말 없어? 나 이럴려고 만나? 지금 생각이 있어 없어? 내가 어디서 들었는데~! 뭐? 아 글쎄 남녀는 말이 안 통해야 지극히 정상이라니까요. 
    자고로 여자는, 존미남이다 싶으면 보자마자 첫눈에 반하는 게 여자. 매가리없이 잘생겼다고 대놓고 말은 안 하겠으나 못 생기지만 않았어도 몇 번 보면 짝사랑에 빠지지 않으면 여자가 아님. 여자에게는 사랑이 독보적인 평생 취미라니까 그러시네. 왜 사랑이 인생의 전부인데. 알고 보면 여자의 판타지? 사랑의 차트가 진정 뭔지 남자는 모르지. 내 사랑을 완전히 좋아하더라도, 꿈에서 여자는 이 남자 저 남자 다... 쉿! 안 그런 여자는 그건 100퍼센트 덜렁덜렁 고추달렸다고 가정해도 무방. 확인하고 자시고 할 필요가 없음. 그런데 확인을 해, 말어? 흐흠. 그래서 여자에게 사랑이란 종이 한 장 차이가 더없이 중요한 것. 어떻게? 똑같이 포근하고 포동포동하며 복스러운 곰돌이 뚱뚱남 스타일을 좋아하는 여자들이 많은데. 아담하고 둥글둥글 푹신푹신한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는 차마 셀 수가 없는데. 종이 한 장 차이를 들이대면 뭐다? 숙녀들 살쾡이 그분들은 그 어떤 특유의 숨소리 완전~ 싫어한다는 것. 이 세상에서 최고로 어려운 게 바로 여자 마음을 만족시키는 것.
    연애할 때야 여자도 똑같이 초반에 뭐든지 다 맞혀주며 두근두근 떨린다지만. 내 남자가 손만 까딱해도 멋져보이고, 입만 뻥긋해도 앙탈을 참을 수 없으며, 그저 가만히만 있어도 애교를 절로 부른다지만. 나중에도? 그저 겨우 숨만 쉬고 살아도 좋을 때는 초반이고. 다 그런 건 아닌데. 나중 숨 쉬는 것만 봐도...... (절레절레)! (다 그런 건 아닌데) 코 반 입 반으로 숨만 쉬어도 꼴 보기 싫고. (다 그런 건 아닌데) 그에 앞서 당장 눈에 띄는 거 자체가 짜증나고. 그렇다고 얼빵한 표정을 지으면 또 불쌍하고. 그게 다 여자가 연애를 시작할 때 1.5 이상 2.0 언저리를 못 이긴 척 승낙하기 때문. 마음에 들지 않는데 연애한다? 나중 봐 봐 두고 보라고! 좋아하지 않는데 만나가면서 알아간다? 숨 쉬는 거 나중 예뻐 보이겠네, 퍽이나! 뿐만 아니라 완전 싫은데 혐오스러울 정도로 싫은데 사귄다? 말 다 한 것임. 남자가 헌신적으로 집요하게 껄떡거려서 만난다면 몰라도, 여자가 먼저 가지고 놀 용도로, 그냥 옆에 붙여둘 목적으로 만났다가 결과적으로 '먹버'해서 버리든. 아님 도저히 스킨쉽 진도 뺄 비위가 안 되서 헤어지든. 이별이 순탄치 못할 원인도 다 보면 보임. 바로! 바로 그래서 남자 10명은 여자 1명에게, 여자 10명도 남자 1명에게 관심은 집중. 그런데 불여우 1명이 미친년의 여우짓으로 남자 10명을 모두 가지겠다는 반칙? 여자들이 그 더러운 꼴 그 재수없는 심보를 보고서 가만 있겠나. 어?
    아무튼 부부가 다투지 않는 법은 뭐다? 일단 눈에 보이면 안 됨. 말도 주고 받으면 안됨. 대화를 하지 않는 게 좋음. 소통하지 않음 다툴 일 자체가 없음. 배부른 데 왜 별을 따? 하늘 보지 않아도 됨. 더 좋은 건 눈에 잘 띄지 않아야 함. 보호색 같은 거. 가죽점퍼와 양복 입지 말고. 눈 피하고. 숨고. 은폐. 엄폐. 방패. 집에 들어가면 일단 시름시름 앓는 시늉을 보이면서 저 구석지에 찌그러져 있으면 됨. 그럼 싸울 껀덕지가 없음. 물론 반드시 하지 않으면 안 될 소임은 절대 절대 절대로~ 게을리 하면 안 됨. 그랬다간 두고 두고... 말을 말자. 말을 말어. 여자? 여자? 내 맘에 쏘옥 들도록 여자의 마음을 충족시키는 일? 시간이 탄생한 이후로 우주 최대의 난제가 바로 그것. 지금 당신 주변에 있는 여자들은 죄다 뭐다? 살쾡이. 현재 그대 옆에, 앞에, 얼쩡얼쩡하든 팔짱 꼭 꼈든 그 여자는. 그분, 사람 아니라니까 그러시네. 여자는, 사람이, 아니라고요! 그렇다고 뭐 여자가 요물이란 말은 아니고. 여자는 요정이요 숙녀는 천사라고나 할까? 뭐 언제는 불여우가 어쩌고저쩌고 난리 블루스를 추더니, 이제 와서 숙녀는 여신? 또 또 또 지만 쏙 빠져나갈 개구멍 다 마련해놓기지 뭐야. 어? 볕들지 않는 쥐구멍에 다 후레쉬 비추는 거 아니냐고. 어? 이거 왜 이래? 어?워───워───워! 뭐 그건 그렇고. 





    3

    (Ⅴ) 내 친구. 친구 셋이서 동업하던 때. 근데 1명만 회사랑 사업을 병행. 걔가 당시 우리 사무실로 의료원 세컨을 데려왔는데. 남자는 자랑이요 여자는 철판. 제수씨가 참한 정실로 애 3명 키우는데, 걔 부모님도 알고 어쩌고 동창 모임에서 보고, 걔 부부가 부모님과 같이 살 때 걔네 집 카센터에 찾아가서도 이따금 보고. 두루두루 아는 사이. 말을 해 줄 수도 없고. 동창 모임에 한번 부부 동반으로 나왔는데... 부부 동반 나온 제수씨들은 하나같이 난봉꾼의 부인. (절레절레) 남편이 밖에서 뭐하고 돌아다니는 줄 모르거나 아님 포기했거나. 
    참고로! (Ⅴ) 관련해서. 그 정도까지 집안 사람들 전부를 알고 지내는 사이니까. 바로 그래서 당시 친구가 거품 물고서 세컨 자랑하길래, 잘 듣다가. 그 친구도 아빠의 청춘 시절 영화배우감 외모에다, 말발이 썩 좋음. 이제 정실감 확실허니 애 3명인 유부남이겠다 관록미도 늘었는데 말릴 수 없음. 20살 때 친구들끼리 으쌰으쌰 모여서 놀 때, 화장독 살짝 오른 반반한 여자친구도 걜 따랐음. 그 나이에 화장 그렇게 찐하게 한다는 건... 통과. 화장 늦게 하기 시작한 여자가 주위에 있나요? 남자끼리 하는 얘기지만, 확실하게 붙잡으시길 적극 추천! 눈화장 해 본 거 한 번도 못 봤다? 꽉 붙잡으시라니까요! 넘어가고. 20살 때 걔 아버지한테 몽둥이로 뚜들어맞은 딴 친구... 친구들끼리 여행가서 7명 전원이 귀신 본 일화도 있음. 아무튼 그렇게 듣다 듣다 말 끊고. 말 뚝 끊고. 딱 말 빼앗아서, 필자는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붙어도 붙어도... 뒤로 해. 자기야 나 섰어...' 듣다 듣다 더 들어주기 싫길래.
   「부인과 요즘 사이는 좋냐?」 아니, 부부관계는 이상없냐 라고 물어봤던가? 1주일에 몇 번 하냐 라고 물어봤나?
    그러니 잘 나가다 걔도 벙 찌지. 안 그럴 수 있나. 표정 확 바뀌고 정색하지.
   「내 아내 안부가 갑자기 왜 궁금하냐! 늬가 그걸 왜 알고 싶어하냐」 
    그 말은 곧 번역하면, 치던 물개박수나 계속 치란 뜻. 친구야 병풍이나 잘하자. 친구끼리 신부들러리 그게 뭐가 어렵냐. 라는 뜻. 역으로 딴지 걸던 필자의 속마음은, 
   「늬 자랑 들어주기 짜증난다. 지겹다. 적당히 하자. 늬 부인 동창 모임에 데리고 나오질 말던가. 늬 엄마 아빠 인사드리고 틈틈이 뵙는 내 입장 곤란하다. 싫다. 껄끄럽다. 내 기분 많이 껄끄럽다.」
    중 3 때. 7층 자기 옆집 불난 거 같이 구경하던 친구도 친구들 우르르 여럿이서 하교길에, 아빠 자랑을 하도 입에 거품 물고 하길래, 듣다 듣다 한마디해서 당시 중3 우정도 파탄난 거고. 아무튼, 당시 고딩 동창 모임원을 분석하면

  • 40% : 비위좋은 놈. 치마만 둘렀다 하면 가리는 거 없음. 
  • 30% : 벌레먹은 사과만 추구. 오직 못생김&쉬운 여자만. 뺀질이 뻔뻔 늑대. 능글능글 유부남.
  • 20% : 연애사 전적 꽝 
  • ?      : 착실한 가장 부류

    사랑? 걔네들한테 사랑이 어딨어! 있을 리가 있나. 있을 턱이 없지. 
    당시 우리 사무실까지 바람난 유부남 따라서 쪼르륵~ 따라왔던, 유부남한테 처녀가 세컨으로 달라붙어있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여인. 체위랄지 섰네 안 섰네 전부 다 생중계하는데 챙피한 줄도 모르고 찾아와. 그 친구들 중에 그처럼 친구한테 정실 외에는 보여주지 않는 딴 친구. 당연히 <유부남 VS 처녀>. 처녀왈 
   「오빠 나한테 와라. 우리 같이 살자. (0000 찍힌 통장을 보여주며) 나 얼마 모아났어.」
    여자는 엄마 스타일부터 세컨으로 빌붙어서 단물만 빨아먹겠다는 심보녀든가, 임자 있는 남자를 빼았던가... 다종다양. 
    남자는 건실한 놈 빼고는 '어떻게 붙어도 붙어도...'라는 대사를 부르는 늑대가 평균. 더 자세히 말하자면 정실감 빼고는 나머지로 나뉨. 착하고, 여자 마음 알고, 건전하고, 점잖고. 바른 말 고운 행동만 선보이는 모범생 부류? 정실감에게만 집중한다 뿐이지, 의지로 무의식을 다스리는 거지. 남자는 다 똑같음. <정실감이냐 VS 친구야 나 누구 따먹었어~ 라는 보고서 즉 먹버과냐>. 여자라고 뭐 다르나? 여자도 다 그래. 다 말 섞고 정보가 하나둘 늘어가면 늘어갈수록 척하면 척!

,

BLOG ─ 160

from 소설 2019. 11. 14. 22:00

    1

    불충족된 성적 판타지는 괘씸하기 짝이 없는 일일까? 그러거나 말거나. 내 욕구불만을 (살짝 저속한 표현을 용서하시는 너그러움을 엿장수 맘대로 깔고간다면) 씨부렁댐을 과연 그 누가 반기겠나. ~라고 NB는 공상하기도 귀찮았다. 몽상 그거 짜증나지 왜 아니겠어. 그렇지만 그도 그럴 것이 말이야, 어? 늙은 여우처럼 약삭빠르고 자시고, 뭔 약속이든 건수가 있어야지 셈을 하지. 이건 뭐 파리도 안 날리는 인생. (절레절레) 그래서 그는 오랜만에 여성환상 1.5 사무실로 놀러갔다. 
    장면 전환. 
    여성환상 1.5 사무실 도착. 
   「리스베트 안녕. 못 본 세에 예뻐졌네?」
   「어머 오셨어요. 멋져지신 건 선생님이신데요 뭘.」
    리스베르와 잠깐 인사를 나눈 후 고개를 돌려.
   「에리카. 우리 언제 데이트 한번 해야지. 전에 약속한 거 기억나지? 계속 미루다간 그거 소셜 네트워크에 올린다. 나 폭로전 한다면 하는 거 알지?」
   「오라버니. 언제 그처럼 넉살이 늘었데? 하여간에 못 말린다니까. 오빠가 무슨 하이틴 드라마 주인공인 줄 알아?」
    에리카와도 역시나 농염한 느낌이 없잖아 있는 듯 잡담은 군더더기 없이 짧았다. 
   「세실리아. 내가 괜찮은 남자 소개해줄까? 이래 봬도 우리 동생들이 알고 보면 꽤 괜찮거든. 언제든 생각 있으면 말만 해.」
   「당숙 오셨네. 오빠 내가 입만 뻥끗하면」
    NB는 서둘러 세실리아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때 편집장실 문이 열렸다.
   「야 너! 우리 직원들한테 웬만치 껄떡거려. 너 여자에 환장했냐?」
    전직원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웃지 마! 웃지 말라고. 내가 우스워? 야 너! 거기 딱 기다려.」
    도저히 창피해서 NB는 즉시 편집장실로 들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 뒤통수가 왜 그렇게 따끔거리던지... 알 수가 있어야지.
   「넌 말이야 애들 있는 데서 내 체면 좀 살려주면 안 되니? 늬 체통만 체통이고 내 체통은 무슨 개 밥이니? 어? 그래?」
   「너나 잘해. 너만 뜨면 애들이 슬슬 피하고 실실 쪼갠다는 거 못 느꼈니? 아 쫌 엥간히 찝쩍거려야 말을 안 하지. 어?」
   「내가 찝쩍거리긴 뭘 얼마나 찝쩍거렸다고 그래? 내가 무슨 껄떡쇠라도 된단 말이니? 나 걔네들 관심 없어. 우린 그냥 그렇게 농담 반 인사 반이 형식 상 굳어진 거뿐이라고. 알아?」
   「알긴 뭘 알아. 내가 왜 그걸 알아야 하는데. 그냥 모르면 안되겠니? 저급한 개수작. 어림없어. 천박한 술수. 누가 바라는 줄 알아? 관심 없어. 뭐해, 침 닦지 않고.」
   「뭔 소리야? 너나 닦어.」
   「침 닦으라면 닦을 것이지 뭔 말이 그렇게나 많소, 오빠?」
   「침 닦긴 누가 닦아. 너나 닦어. 너나 실컷 닦으란 말이오.」
   「안 닦어? 내가 닦아줘? 아니지. 아니지. 아껴온 내 순정을 그렇게 훼손시킬 수야 없지. 그럼. 왜 아냐? 그럼.」
   「넌 대체 그런 저렴한 말투를 어디서 배운 거니? 무슨 그런 거 따로 것도 속성으로 알려주는 학원에라도 다니니? 그러니?」
   「필요 없어.」
   「또 필요 없어. (절레절레)
   「그건 그렇고. 난 오빠한테 뭐야?」
   「너 초장부터 날 혼내는 거니? 겁난다. 어? 무서워. 그러지 마. 우리끼리 그러는 거 아니야. 그건 그렇고. 그동안 왜 연락 없었어?」
   「오빠. 뭐라는 겨?」
   「웬 사투리~! 못 들었어? 그동안 왜 연락 없었냐고.」
   「왜긴 왜야. 너가 전화 안 받았잖아.」
   「너? 오빠 아니면 너. 하나만 해. 헷갈려. 그런데 너 나한테 전화했어?」
   「어.」
   「(멈칫)... 나도 너한테 전화했어.」
   「오빠한테 전화 안 왔는데. 오빠 나 얼마나 정확한 사람인 거 알잖아. 안 왔어 전화.」
   「그럼 딴 사람한테 전화했나?」
   「엽기적이네. 오빠 정신 안 차려?」
   「너! 지금부터 내 얘기 잘 들어.」
   「뭔 얘기를 할 건데?」
   「뭔 얘기 할지 까먹었어.」
   「오빠 또 슬슬 내 부아를 돋구려고 시동을 거시는 구나. 그치?」
   「왜, 쪼매 달아올라?」
   「달아오르긴 누가 달아올라! 바보 같은 소리 그만둬. 그런 헛소리 작작 좀 해. 무슨 개뼉다귀 같은 얘기 멈추지 못해? 그렇게 속 편한 소리나 할 거면 가서 풀이나 뜯어먹어. 뜬금없이 뭔 개 풀 뜯어먹는 얘기야 얘기긴. 밑도 끝도 없이 뭐가 어쩌고 어째? 미친놈. 웃기지 마. 안 웃기니까. 재미 더럽게 없다고. 알아?」
   「」
   「뭐라고 핑계 좀 대야 할 거 아니야? 그렇게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 딱 닫고 있으면 다야? 오빠가 뭘 잘했는데?」
   「잘못했어.」
   「뭘 잘못했는데?」
   「글쎄. 내가 뭘 잘못했지?」
   「됐다 그려. 힘만 빠진다 오빠. 입만 아프다고. 아니지. 아니지 아니지. 오빠. 오빠 혹시 나 좋아해? 에잇... 설마!」
   「왜. 내가 너 좋아하면 안 되니?」
   「응. 안 돼. 절대 안 돼.」
   「왜?」
   「그냥 쫌 하지 말라면 하지 마! 어? 호기심이 신세를 망친다. 그거만 알아둬. 너무 많이 알려고 하지 말라고.」
    잠시 
   「에잇 못 해 먹겠다. 더 이상 콩트 안 해. 거기서 막히는데 나보고 어쩌라고. 어?」
   「그게 어디야.」
    그때 갑자기 자리에 없던 마라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떻게? 이렇게!
   「너네 아직도 이렇게 노니? 그걸 보는 난 왜 이렇게 재밌니. 에잇 거짓말 못하겠다. 거 참 더럽게 재미없구만 그래.」
   「얘 뭐야? 어디 숨어있는 건 아닐 테고.」
   「사무실에 들어오는 순간 못 느꼈어? 아 넌 남자의 직감이지? 실시간 토크쇼였어. 요즘 유튜브에서 그런 거 많이 하잖아?」
    그러다 사라는 편집장실 바깥으로 나갔다. 
    오늘은 여성환상 직원들 회식 날이라고 했다. 
    그렇게 그들은 모두 바깥으로 나가고 있었다. 
    당연히 자연스럽게 NB도 은근슬쩍 묻어가려고 했고.
   「오빤 뭐야? 오빠가 거기서 왜 나와? 오빤 그냥 편집장실에 남아 있어. 거기 봉투나 열어봐. 오늘은 오빠 안 끼워주기로 했으니까.」
   「너네 너무한다. 사람이 그렇게 냉정하면 못 써. 어?」
    모두가 떠난 다음 NB는 편집장실에서 봉투를 열어봤다. 
    별다른 중요한 서류는 없었다. 그래서 그는 전화해서 사라한테 물어봤다.
   「사라. 봉투 안에 뭐 없는데?」
   「어. 없어. 없을 거야. 그럼 뭐라도 있는 줄 알았니?」





    2

    NB는 오늘 비비안을 만났다. 비비안과 대화하면 일거리가 쏟아지기 때문에 NB는 비비안만 만나면 딸랑딸랑 신부들러리가 되어 바닥에 빠짝 엎드렸다. 
    그런데 언제부터였을까. 비비안은 할 말이 떨어졌을까? 계속 이젠 돌려막기 하는 듯한 느낌. 오늘도 그랬다. 요점은 그거였다. 아니나 다를까 걘 남자를 너무 많이 좋아하기 때문인지 여우 흉보는 게 주제였던 것이다. 그녀는 또 연애에서 피해야 될 여자에 대한 연설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물론 그녀 역시 능동적으로 시동을 거는 부류가 아니라, 우연히 행운의 바람에 힘입어 발동이 (피동적으로) 걸리는 유형이었다. 걸리면, 방망이에 걸리기만 하면 넘어가는데 일단 타석에 들어설 일이 없는 장타자의 마음이 그녀와 비슷할까? 그러든가 말든가. 일단 몸 푸는 대화는 이러했다. 
   「오빠 뒤끝 있어?」
   「어... 아마도? 없진 않겠지. 나도 사람인데? 없는 건 로보트지 그게 어디 사람이니. 기억력과 사고방식이 있는 이상 어쩌면 그래야 정상. 아니면 새빨간 거짓말. 그래 있어. 왜 아니겠니.」
   「좋은 거네.」
   「꼭 보면 사고뭉치 성격 변태들이 사람들 피하게 만들면서 자긴 뒤끝 없데. 못생긴 게 문제가 아니듯, 성격 좋으면 말이라도 안 해. 암컷 싸움닭이어도 성격이 중간만 가면 몰라. 여자들 다 고개 돌리게 만들면서 자기가 최고래.」
   「남 생각하기 싫으니까 그렇겠지. 아님 정말 자기밖에 모르거나.」
   「혹시 너도 자기 밖에 몰라 주의?」
   「설마... 오빠도?」
   「뭐? 너 정말! 난 아니다. 난 아니야.」
   「그럼 뭐 난 나 밖에 모르는 피가 초록색인 이기주의자란 말이야?」
   「그건 아무것도 아니야.」
   「아니긴 뭐가 아니야!」
   「뭐가 그렇게 충격적인데?」
   「오빠 이제 슬슬 말 꼬이기 시작한 거 보니까 말이야, 어? 내 말 듣기 싫어졌다고 나한테 눈치 주는 거니? 어라~! 이거 승부욕 발동하네. 지금 시작하자는 거야? 자, 한번 시작해볼까?」
   「시작? 시작은 뭔 놈의 시작. 너 정말 이러기야? 어?」
   「멈출 수 없어. 왜? 발동 걸렸거든.」
   「그거 조금 미루면 안 될까?」
   「안 돼. 오빠. 존버 뜻 알아?」
   「존버?」
   「응. 존버.」
   「그게 뭔데? 새 브랜드 이름인가? 가수? 헤어드라이어기 상표? 아님 희귀한 새 이름? 뭐지? 뭘까!」
   「비속어야.」
   「비속어? 뭔 뜻인데.」
   「존버. 존나, 버텨! 그래서 존버.」
    NB는 등에 식은땀이 송글송글 송골송골 맺히는 걸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좌우지간 그녀의 말이 엄청 긴데 그걸 다 옮길 수는 없고 요점은 그랬다.
    A. 신분세탁녀: 설명 필요 없음. 아는 사람은 대번에 알고 모른 사람은 백날 설명해 봐야 필요없음. 
    B. 저울질녀: 자기 패는 까지를 않음. 남자의 정보만 SSD 240G, HDD 32 테라바이트급으로 수집. 자기밖에 모르고 남자 입장 생각 왜 하냐는 주의. 지 손해 보는 건 눈꼽만큼도 나서지 않는 년. 자기한테 (개)이득되지 않는 건 발톱의 때만큼도 들러리 서주지 않는 년. 남 생각 요만큼도 안 해. 지 밖에 몰라. 
    C. 변덕녀: 변심이야 여자에게 기초화장이라지만. 웬만치 걸어 다니는 부처 수준이 아니면 남잔 다 나가떨어짐. 결혼해도 고생길 훤함. 자기가 우주의 중심. 
    D. 비위 좋은 년: 불감증이 사촌. 친구 남편한테 껄떡거리는 년. 친구의 남자친구가 잘생겼으면 배아픈 년. 친구의 남자친구가 못생겼으면 얼쩡얼쩡 알짱알짱 염장지르는 년. 
    E. 똥파리녀: 오직 똥파리 스타일만 좋아하는 여자. 백마 탄 왕자가 자길 좋아해주지 않으니까, 결혼 못하는데 안 한다고 하는 여자. 스카우트 제의는 0 러브콜도 0. 현실은 똥파리가 근처에 얼씬도 않음. 
    F. 의전녀: 자긴 남자한테 전화 먼저 거는 거 0. 남자만 100번 1000번. 남자는 학교에 틈틈이 깜짝 출연해서 나타나야 하고. 회사 앞에서 자동차 대기시켜야 하고. 꽃 들고 회사 앞에서 기다려야 하고. 데이트 마칠 때 매번 집까지 모셔드려야 하고. 웬만한 늑대는 나중 복수. 저~만치 하향지원 받아줘서 결혼. 그러다 남편이 사업 망함. 첫 만남부터 조짐이 뻔함. 소개팅할 때 집 앞에서 자동차 대기시켜서 만나면 100퍼센트. 믿음직한 소개로 약속 장소에서 처음 만났는데 집에 데려다줄 때 자동차 뒷자리에 앉아도 100퍼센트. 
    G. 공주병녀: 
    H. 거울녀: 손에서 거울을 놓지 않는 여자. 여자들끼리 어떤 수준인지 잘 아는 여자. 
    I. 이기주의의 화신녀: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밖에 모르는 여자.
    J. 불여우과: 최대 4년까지는 무난. 남자에 따라 4달이든 2년이든 대충. 그러나 남자가 참다 참다 나가떨어짐. 헤어질 때 하는 말은? 난 널 사랑하지 않았어! 
    K. 수다 머신: 했던 얘기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남자 귀 타버림. 다 똑같은 패턴. 남자가 나가떨어지는 건 단지 시간문제. 
    L. 맹녀: 조신해서 진도 빼는 데 시간 좀 걸림. 그렇지만 매력 떨어지고 밑천 바닥나고 히든카드도 없음. 여자는 우리 오빠, 남자는 질렸으니까 멀어짐. 
    M. 독립형─(사랑): 자기가 뭐하는지 얘길 안 함. 심하면 연락 안 받음. 전화기 신경도 안 쓰는 유형도 있음. 근데 애인한테 사랑받고 싶으면 뜨거운 관심을 요구. 정신연령이 할리퀸 문고에서 멈춤. 
    N. 독립형─(환승 이별): M과 거의 똑같은데 환승이별 수순이 반복. 이모 스타일녀. 
    O. 생활 연애형: 하향지원 받아줘서 환승이별 전에 주로 하는 말은, 오빤 여자를 몰라. 그 말만 수도 없이 들어본 남자는 부글부글 버럭버럭. 
    P. 잔소리녀: 닦달하고 징징거리고 떽떽거리기가 주특기. 잔소리 마녀. 그런데 기준이 불분명. 
    Q. 못생긴 암컷 싸움닭: 목숨 걸고 매달림. 찐따 중의 찐따. 너 죽고 나 죽자 식으로 매달림. 드물게 자기만 사는 경우도 있음.
    R. 장기전녀: 그래프가 완만. 사랑에 빠지지 않음. 빠져도 다 짝사랑에서 끝남. 자존심 지존. 전형적인 숙녀. 대표적인 여자. 당연히 대인관계 원만. 그래서 사랑의 그래프 역시나 완만. 당연히 직구는 없고 변화구뿐. 간접고백. 간접 이별. 먼저 좋아한다고 말 못 함. 먼저 베팅도 못함. 놓치면 놓쳐도 끝까지 좋아함. 그래서 자기 결혼 전에 여자 2명에 남자 1명끼리 만나 아쉬움을 달램. 
    S. 직진녀: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여자. 비교적 장녀와 외동딸 비율이 높음. 단지 근사치로 높을 뿐. 
    T. 올인녀: S와 비슷한데 인생 통틀어 1~2명에게만 올인. 다른 말로 타율녀. 그래서 안타면 좋고, 아웃이면 후폭풍 끝짱. 오뚜기로 해피엔딩. 
    U. 선녀─성격 좋음:
    V. 선녀─성격 나쁨:
    W. 걸레: 여자의 판타지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여자. 암캐 중의 암캐. 
    X. 눈 높은 여자.
    Y. 헤픈 여자
    Z. 쉬운 여자.
    사랑을 받기만 원하는 여자.
    첫째, 첫사랑이 뭔지 모르겠다. 도대체 무슨 기준인지 그걸 모르겠다 징징징.
    둘째, 남녀가 사귀는 게 뭔지 모르겠다. 연애사를 돌아봤을 때 사귄 건 7번이요 사랑은 5번이라면. 그 숫자를 뭘로 정하는 건가 모름. 
    셋째, 먹버녀이자 남자에 환장한 년이요 여자들이 잘 아시는, 미친년과 여우짓과. 
    그러므로 결론은 이와 같은 여자의 특징을 잘 알고 만나라는 얘긴데, 비비안이 웃긴 게 뭐냐면 그런 여자들은 왜 그럴까 라고 되려 따진다는 것. 
    뭐?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라고 그는 벙 찌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글쎄 그럼 도대체 어떤 여자를 만나라는 말인지 종잡을 수 있어야지 말이야. 
  




    3

   「오빠. 지금 내 얘기 듣는 거야?」
   「어? 들어. 들어. 적는다는 걸 까먹었네?」
   「침이나 닦아. 설마, 졸았어?」
   「졸긴 누가 졸아. 안 졸았어. 누구 앞이라고, 어? 어디서 감히! 이거 군침이야. 어? 이 세상에 너처럼 아름다운 여인을 보고서 흑심 품지 않을 남자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알아?」
   「알긴 누가 알아! 혼내려고 하니까 또 슬슬 날 띄우네. 이 오빤 도저히 미워할 수가 없단 말이야. 응? 쥐락펴락 여심을 녹여주는 무슨 학원이라도 다닌 걸까? 알 수가 있어야지.」
   「그런 학원이 정말 있단 말이야? 어딨는데? 글세 어딨냐고. 응?」
   「말 끊지 말고. 오빠. 내 말 빼앗지 말기다, 응? 근데 상향지원에 중독된 여자도 있는데 그 말 들어보시겠소? 그건 나중으로 미루고. 아무튼 여자가 여자가 설명하자면 말도 못 해. 어? 끝이 있어야지 끝이. 남자들이야 빨주노초파남보. 쥐락펴락. 뻔할 뻔자. 어? 그런데 여자는! 남자는 친구가 다치고 넘어지고 아파도 앞에서 웃지. 푸하하하하하하. 으쌰으쌰. 영차영차. 우락부락. 버럭버럭. 응? 그러나 여자는 앞에서는 괜찮니 아프니 어쩌니... 그러다 뒤에서 웃어. 사이렌 멀어진 다음에 그야말로 환하게 웃는다고. 어? 그게 여자야. 그게 바로 여자의 본모습이라고. 응? 오빠. 여자 조심해. 딸아 이 세상에 아빠 빼고 모든 남자는 늑대이니라~! 라는 말은 웃기기라도 하지. 모든 여자는 살쾡이인데? 남자는 기성복 스몰, 미디엄, 라지... 몇 개 안돼. 응? 그런데 여자는. 오빠 여자 옷 고를 줄 모르지? 여자는 일단 가슴, 허리, 골반, 밑위... 뿐만 아니라 소재, 디자인, 스타일... 등등등. 그 조합만 따져봐도 가짓수가 몇 갠데. 남자야 화장실 가서 뚝딱 일 보고 나오니까 금방이지만. 여자는, 화장실에서,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그러니까 줄이 길지. 남자는 샤워 대충 뚝딱이면 끝나잖아? 여자까지 그럴 리가 있나. 여자는 맞춤복이라니까. 그래서 최고급 브레이저와 실크 팬티처럼 여자는 그 뭘로든 최적화시켜주는 남자를, 여자는, 좋아하는 법이지. 그럼 뭘 해, 응? 남자들의 이상형은 뭐다? 그렇지~ (딱) 새로운 얼굴! 몇 번 보고 진도 빼고 지겹고 싫증나고 짜증나면, 안 설레. 떨리긴 누가 떨려? 두근두근이야 신경질나서 벌렁벌렁하는 거고. 안 그래?」
   「비비안. 아직 할 얘기 많이 남았니?」
   「오빤 그걸 말이라고 해? 아직 시작도 안 했어.」
   「오빠 오늘 한 번 봐주면 안 되겠니? 응?」
   「나보고, 져주란, 말이야? 아니지? 농담이지? 내가 잘못 들었지? 그치?」
   「아니 그게 아니라. 나 요 앞 이비인후과에 예약해놔서 말이야. 나야 언제나 너의 딸랑이일 뿐이지. 그렇지만 피치 못하게...」
    바로 그때 저기 저쪽에서 구세주가 나타났다. 
    다름 아니라 포르토피노 멍키스패너였다. 
    보다 보다 남자 뒤통수에 후광이 다 보이긴 처음이었다. 
    포르토피노 멍키스패너? 옷걸이, 목소리, 말발, 유머, 인성, 성격, 잔재주, 잔머리, 잔꾀... 잔머머로 어디서 빠지지도 않고. 뭘 하나 흠잡을 게 없는 남자. 캬~! 어? 으아~ 끝장이지 끝장. 
    여우가 여우를 알아보건. 과일만 보면 껄떡대는 늑대가 브로맨스의 매력에 홀딱 반하든지. 비비안의 눈이 하트 뿅뿅으로 바뀔 줄 누가 알았겠나. 존멋 남만 보면 훨씬 더 껄떡대는 숙녀. 그녀의 이름은, 비비안? 그러든 아니든 그야 속으로만 생각하기. 안 그랬다간, 어? 그러다 여자한테 한 소리 얻어듣기 딱 좋음. 임자 있다는 둥 뭇남성한테 껄떡대지 말라는 둥. 아무튼 뉴페이스 등장 그분께서는 하필 존멋. 바른말 고운 말을 써야 하는데. 또 살다 보면 이따금 끼리끼리 친하게 낮은 빈도로, 어차피 유행 지나면 바뀌고 없어지니까, 살짝만 상스럽게 말하자면 일명 존멋남 등장. 존멋? 존나 멋짐! 캬~ 어? 말을 말어야지 말을. 아 글쎄 존멋 반대급부 입장 생각하는 거야 마는 거야? 아주 그냥 매를 버네 매를 벌어. 하여간에 못 말린다니까.
    그건 그렇고. NB는 원래 여자를 좋아하는데, 살다 살다 남자가 그처럼 사랑스럽긴 처음이었다. 처음? 말이 그렇다는 거고. 
    어쨌든 걔랑 걔를 짝지어주고 그는 다행스럽게 그곳을 먼저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러나! 그의 뒤통수가 가렵단 걸 그녀가 놓칠 리가 있나. 
    비비안은 멀어져 가는 NB의 뒤통수를 보며 이렇게 말했다. 
   「오빠 오늘 운 좋은 줄 아쇼! 응?」
    오, 소름~! (절레절레) (찌릿찌릿) (표정) (몸짓). 





    4

    그는 아침에 달콤한 꿈에서 깨어났다. 내용은 이랬다.
    <평소처럼 낮에 누굴 만나고 어쩌고. 그러다 형을 만났다가 헤어졌다. 그런데 만났던 장소에 뭔가를 놓고 온 걸 까먹었다. 그래서 다시 그 장소로 갔다... 그렇게 헤매다가 유행하던 춤을 따라하고 어쩌고... 장면이 바꼈다. 
    서포터스 회장 롭의 추천으로 한적한 여행지 호텔에 가는 길. 이번에는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그래서 버스를 탔다. 탔는데 지문, 홍채인식, 발걸음, 몸짓, 목소리 등을 확인하는 게 탑승 절차였다. 그 절차를 통과하고 나자 담당자는 그의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다는 걸 넌지시 그에게 떠봤다. 언제 몇 번 어떤 일이 있으셨군요 라면서 말이다. 이를 테면 실연을 몇 번 당했네 애를 2번 뗐네 꼬리는 몇 번 흔들었네 같은. 그렇게 사막은 아니지만 낯선 황무지이자 굉장히 막막한 시골길을 가고 있었다. 그러다 정류장에 멈췄다. 
    그곳은 바닷가였다. 그런데 거기서 기다리고 지금 당도하는 사람들은 다름 아니라 원시 부족이었다. TV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바로 그 원시 부족. 당연히 외양이 신기해서 멀뚱멀뚱 봤겠지. 단지 신기해서? 아니다. 그럴 리가 있나. 군침은 한도가 없는데? 원시 부족 가운데 남자만 있었겠나. 꿈은 형씨 꺼가 아니라 그의 것. 따라서 NB의 꿈에 따르자면 그 원시 부족은 전부 여자였고, 모조리 나체였다. 응? 흑심에는 휴일이 없다. 뚤레뚤레 정신 나간 사람처럼 그는 그분들을 찬찬히 관찰했다. 시선은 바빴다. 안 그럴 수가 없을 테니까. 그렇게 그분들도 모두 탑승. 
    그러다 얼렁뚱땅 차는 캠핑카로 바뀌었네? 뿐만 아니라 원시 부족 나체족 7명의 여인과 그는 다정한 담소를 나눴다. 현실이라면 몰라도 그건 꿈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말이 통했다. 그러다 그는 서류를 펼쳐놓고 자기 일을 했다. 수첩에 메모도 하고, 노트북을 켜서 인터넷 검색하다 글도 쓰고. 그러다 원시 부족 나체녀 가운데 하나가 그에게 특급 파일 같은 서류 봉투를 내밀었다. 그걸 받아 꺼내서 읽어보니 특수 요원 1명에 관한 안내서였다. 그녀를 만나보라는 지령인 걸까? 프리메이슨이고 나발이고 그건 꿈이니까 또 자연스럽게 캠핑카에서 그 서류로 보던 특수 요원 1명은 옆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하늘의 아름다움은 별에 있고, 여자의 아름다움은 머리카락에 있다 했던가? 부드럽게 시선을 맞추고, 다가가고 다가가고, 분위기를 몰아가고 몰아가고? 애무고 자시고. 그는 즉각 양손으로 그녀의 두 볼에 손을 가져다 댔고... 그 황홀감. 그 환희. 그 신나는 느낌 그다음 그다음... 그런데! 그런데 갑자기 장면 전환. 
    캠핑카는 어딘가에 도착했다. 꿈이니까 당연히 현재 그는 혼자. 거긴 어느 외계인을 연구하는 비밀 특수 기지. 이제 자긴 어디로 가야 할까? 라고 그는 생각했다. 여기 왜 왔고 무얼 하고 놀까 라는 고찰을 할 겨를이 어딨나. 여길 어떻게 탈출하나 그 궁리뿐... 그러다 꿈은 끝났다>
    개꿈이네. 태몽일 리도 없고. 돼지꿈도 아니고 그냥 야한 꿈. 그게 다. 단지 꽤나 사실적이었고, 심하게 촉감은 부드러웠을 뿐이고. 
    그렇다고 사춘기 소녀 몽정기 소년들처럼 꿈 생각에 내내 얼빵하게 아쉬워할 수는 없으니 그는 세수하고, 물 마시고. 그렇게 사무실로 출근했다. 





    5

    사무실 도착. 
    그는 조아키노 롯시니의 '알프스의 양치기 소녀'를 들으면서 일했다. 
    아니나 다를까 일은 호락호락 잘 진행되지 않았다. 공상은 빠짐없이 다채로웠다. 신비감과 환상은 지들 맘대로 그의 정신을 양분해서 사이좋게 나눠가졌다. 그러다 대뜸 시침은 쉭쉭쉭 돌더니 오후 4시가 되었다. 왠지 오늘은 더 일해서는 안 될 것만 같았다. 효율적이지 않을 테니까. 더 무리하다간 머리가 돌아버릴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그는 자기가 무슨 일하는 기계도 아니고 말이지, 족쇄를 풀고 아지트로 가기로 했다. 
    구간 댕기기 구간 당기기.
    장면 전환 장면 전환.
    아지트 도착 아지트 도착. 
    요한 세바스찬 바흐 / 모테트 BWV 227
    뭐야 이 음악은? 최신 유행가나 클럽 음악이 나와야 정상인데. 이건 뭔가 이상하다는 뜻인데? 뭐지?
    뭐긴 뭐야. 아무것도 아니다. 
    여우의 잔꾀는 바닥났다. 남은 건 자칼의 굶주림 밖에 없었다. 개 짖는 소리를 반가워할 바텐더가 어딨어. 오늘은 아지트에 순전 모르는 사람들 뿐. 그렇다고 살짝 낯선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얘기를 하긴 했는데. 그런데 말이 잘 섞이지 않았다. 차라리 남녀가 말을 섞으면 섞을수록... 그게 더 나은 것만 같았다. 그러다 왠지 모르게 어디에서 고양이 잠꼬대 소리가 들리네? 정말로? 가짜다. 뻥이다. 환청일 리가 있나. 그 말은 곧 오늘은 이만 철수해도 된다는 신호였다. 비전 없으니까. 그렇게 그는 아지트를 나왔다. 그렇게 무료한 발걸음은 그를 저기 저 음식점으로 이끌었다. 그렇게 딱 식당 문을 열려던 찰나. 아차~! 핸드폰을 놓고 온 걸 깜빡했다. 그래서 다시 아지트로 갔다. 
    장면 전환 장면 전환.
    아지트 도착 아지트 도착. 
    이제야 최신 유행가와 클럽 음악이 나왔다. 
    어딘가 모르게 안심되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그렇게 바 구석지에 놓아둔 자기 핸드폰을 찾으려는데... 뭐야 이거!
    거기에는 웬 낯선 여인이 있었고. 그 여인 앞에는 핸드폰이 총 분해되어 있네? 그럼 그 핸드폰이 NB의 핸드폰? 
    그는 생각했다. 자기 총번이 몇 번이었더라? 총기 분해해서 날마다 기름칠하고 어쩌고. 부품명을 전부 외워야 하는데 허접허니 대충만 외웠고. 
    NB는 메인보드의 CPU가 바빠졌다. 독립적으로 그래픽 카드만 관할하는 그쪽 CPU도 풀가동됐다. 내장형 SSD는 말을 듣지 않았다. 박자 안 맞게 또 파워 공급기의 팬은 지 혼자서 다람쥐 챗바퀴를 굴리고 있었고. 거러다 결국 OS 자체가 윈도우에서 애플 맥으로 바뀌고 말았다. 껍데기는 못생긴 구닥다리 중고 컴퓨터인데, OS만 남들 다 쓰는 맥으로 바뀐다고 그게 잘 돌아갈 리가 있나. 맥북 하나 샀다고 야호~ 신난다 나도 이제 스타벅스에 가게 될 수 있구나. ~라고 혼자 떠들썩하니 야단스레 방정 떠는 거도 귀찮고. 중고 컴퓨터는 겉은 비리비리한데 속은 더 멍청하게 뒤죽박죽 되어버렸다. 하여간에 허접하기는... 쯧쯧쯧!
    그런데 이 여인은 대체 뭐하는 여자야? 이 계집애 지금 자기랑 뭘 해야 하지? 뽀뽀? 키스? 애무? 애무 같은 소리나 하고 자빠졌네. 
   「오빠. 기다렸어요.」
   「네? 저를요?」
   「보면 몰라요? 왜 오빠라고 불려지는 거 싫어요? 싫으면 싫다고 말을 하시오. 좋으면 그처럼 멀뚱멀뚱 제 얼굴에 반한 듯이 입을 헤~ 벌리고 있고 말이오. 아시겠소? 어머머. 어머머머머. 내 정신 좀 봐. 숙녀의 수줍음을 잠시 잊은 채 또 연극톤으로 말해버렸네. 그러건 말건 아랑곳없이, 응? 난 꿋꿋이 이 오빠에게 현 상황에 대해서 자초지종을 설명하면 그만이고. 어머머. 저 표정 좀 봐. 오빠. 환장하겄네 환장혀. 지금 뭔 생각해요? 혹시.... 에이~ 설마! 어이 젊은 친구.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어? 오빠. 내가 이거 조립하는데 몇 초 걸릴 거 같아. 시간 재 볼래? 아니지. 내기가 빠지면 섭하지. 섭섭하다고. 그런데 오빠. 우리 혹시 구면이지 않나? 나 기억나지 않아? 나 기억 안 나? 어머. 난 알 거 같은데. 잘 봐 봐. 나야 나. 나라고. 엥? 아닌가. 아닌 게 아닌데. 맞는데. 그 오빤데.」 
   「누구... 셨더라...」
   「이거 봐. 이거 보라고. 이렇다니까. 난 기억하고 있었구나 라며 잠깐 설렜는데. 몹시 떨렸는데. 지금도 가슴이 찡한데 말이야.」
   「그럼 그때 캠핑카에서... 포근한 분위기에서 다정한 눈빛으로 부드러운..」
   「오빠 뭔 소리야? 나 당신 오늘 처음 봤어. 오빠가 캠핑카에서 날 왜 봐? 뭔 짓을 하려고? 어? 좋다, 캠핑카에서 오빠랑 나랑 단둘이 뭔가를 했다고 쳐. 그렇다고 가정을 해 봐도. 그거 다 꿈이잖아. 설마 이 양반이 어제 그런 꿈 꿨나? 꿨네 꿨어. 개꿈. 말할 것도 없이 뻔해. 보소, 저랑 달리는 캠핑카에서? 날으는 비행기 화장실에서... 저 그런 분위기 별로거든요. 그런 인터넷 잡답에 달린 댓글을 생각하면 내가 다 속이 울렁울렁. 우웩~! 이 오빠 이거 은근 난봉꾼이네. 응? 아직도 생각 안 나?」
   「아니 그게~ 생각이 날 듯 말 듯. 정신이 왔다 갔다. 쾌감을 쥐었다 폈다. 여심을 밀었다 당겼다.」
   「지금 오빠 날 들었다 놓니? 그랬냐? 그랬어? 그랬니? 오빠, 못 본 새에 바보 천치가 다 됐네? 설마 나 때문에? 저번엔 잔뜩 달아올라 헛소리를 남발하질 않나, 아님 내 다리를 벅벅 긁지를 않나. 요즘 오빠 왜 그래? 응? 나 정말 알고 싶어서 그래. 속마음을 털어나 봐. 냉큼. 숨기지 말고. 당장. 어? 속시원하게 말이야. 응? 뻥 아니야. 나 가짜로 궁금해하는 거 아니란 거. 보면 몰라? 나 보면 기분 좋지? 그렇지? 그렇지만 이거 가만 보니 감수성 다 바닥났네. 호기심도 털렸어. 모험감도 이젠 없고. 오빠의 그 독특한 기품 다 어디로 갔어? 아, 원래 없었구나. 안 그래도 지갑이 얇으면 그나마 다행이게. 오빠 지갑 없지? 아님 짠돌이? 그렇다니까. 아아...! 미안 미안 정말 미안. 이거 오빠 맥이는 거 아니다. 내 맘 알지?」
   「」
   「오빠. 왜 입도 벙긋하지 않는 거야? 내가 불편해? 오빠 우째 지내는지 참말로 하나도 안 궁금했어. 야 너! 너. 그래 너. 어딜 봐. 돌아보지 마. 너. 그래 너 인마 너. 이 자식이... 입 다물어. 입이 튀어나왔으면 입이라도 다물란 말이야. 어? 눈 튀어나오면 다야? 어? 너. 너. 잘난 척하지 마. 꼴 보기 싫어. 늬 까짓 게 뭔데. 그렇게 웃지 말라고 몇 번을 말해. 재수 없어. 알아? 젠장. 씨도 먹히지 않는 얘기, 하지 않아도 다 알아. 지겹다고. 아주 그냥 징글징글해. 어? 토할 거 같다고. 눈탱이는 또 어디서 얻어터진 거야? 뭐 원래 다크서클이라고? 내가 눈화장 해 줘 말어? 어? 잘한다 잘해. 그럴 꺼면 가서 개처럼 풀이나 뜯어먹어. 아니면 날 보필하던가. 일단 내 심복 넘버 쓰리부터 시작하자고. 알겠어? 아 알겠어 모르겠어?」
    바로 그때 스티브가 그를 살렸다. 
    NB와 그녀 사이에 스티브가 끼어든 것이다.
   「아가씨.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되오. 거 아실만한 분이...」
   「오빠가 뭔디 나한테 이리라 저래라야? 어? 아 이그 술 화아 올라오네.」
   「넌 뭐야? 너 이 여자 모르지? 모르니까 바보처럼 다 듣고 있었네. 여기 오는 사람들 사이에서 요즘 이분 유명해. 상태가 좀 안 좋다고. 보면 몰라? 넌 정신이 있는 거니 없는 거니? 설마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은 아니겠지? 아니기를 바래. 봐 봐. 원래 상태가 안 좋은 미친년인데. 봐 봐. 혀까지 꼬였잖아. 이젠 알겠어?」
   「」
   「자. 늬 핸드폰 여기 있어.」
    돌아서려다가 스티브는 차마 못 다 한 얘기가 있어서일까?
   「넌 말이야 순진한 거니 멍청한 거니? 뭐 허접해서 고민이라고? 뭐가? 정신이? 아님... (시선이 아래로...!) 나 너 말리는 거 포기한지 오래다. 어? 젖 먹던 힘을 다해서 말이야, 어? 저년의 개수작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정신을 바짝 차려도 모자를 판에. 뭐 넘어가? 번호를 따이는 정도가 아니라, 늬 핸드폰을 분해한 걸로 속아? 그거 애초에 개수작인 거 몰랐어? 그랬어? 하여간에 너도 너다. 어? 둘 다 똑같네. 뭐야 그럼 넌 개년? 이런 개놈을 봤나. 이거 무슨 개 인간이야 뭐야. 밑도 끝도 없이 뭔 개뼉따귀 같은 잔소리야. 시끄럽고.」
    그러다 할 말이 떨어졌는지 스티브는 뒤돌아 가버렸다. 
    그래서 NB는 이렇게 혼잣말을 했다.
   「그런데 쟤는 왜 말을 하려다 말어?! 뭔가 나올 듯 나올 듯 말 듯. 거의 다 넘어올 뻔 말 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뭐야 그게! 내가 맘만 먹으면 이 세상 모든 여자를 다 꼬실 수 있어. 어? 이거 왜 이래? 다 그분들 이상향을 생각하고 사랑에 버림받지 않기를 바라니까 내가 다 그녀들 생각해줘서 꼬시지 않는 거라고. 왜 못 해?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해. 남자들이 최선을 다해서 일부러 말이 통하지 않게끔 연기하는 여인께서. 헤어스타일마저 별로인데 노처녀께서 웬 아줌마 허세? 벌써부터? 그냥 그저 그런 아줌마 허세도 아니고. 속 뒤집어져서 자긴 날마다 한다는 아줌마 허세? 그런데 진짜로 날마다? OK~ 진짜로! 진짜인 걸로. 아니면 안 돼. 그럼. 날마다가 다 뭐야, 어? 밥 먹듯이. 눈빛만 마주치면, 어?」
    근데 뭐지, 가만있자. 자, 보자. 그럼 핸드폰 분해한 건 다 뭐야? 
    이 여자가 보자 보자 하니까 누굴 호구로 아나? 
    결국 결론을 정의하자면 NB는 아직 어젯밤 개꿈에서 헤어 나오지를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말하자면 개꿈을 어떻게 좀 현실로 바꿀까 하다가. 결국 개꿈은 개꿈일 뿐. 줄거리 간추리니 그거네? 아지트에서 웬 여자 술꾼에게 잔소리 행패를 당함. 본인이 자발적으로 첨 본 여자를 꼬시지도 못하면서. 또 번따녀니 뭐니 하면서 시시콜콜한 연애 칼럼이나 쓰고. 그러다 오늘 첨 본 여인의 말발에 넘어가서 개꿈에서 당신을 본 거 같다고? 중간에 스티브가 끼어들어서 제지했기에 시간낭비가 거기서 멈췄지. 아니면 그녀의 깽판에 아직도 붙잡혀서 제정신 차리지 못했을 거 아니야. (절레절레) 도대체 언제 정신을 차릴려나 알 수가 없다. 답이 읎단 말이다. 





    6

    NB는 옛날에 핸드폰을 잃어버렸던 기억이 있다. 
    줄거리와 관련된 이야기만 요약하고, 나머지 설명은 칼럼으로.
어쨌든 전혀 중요하지도 재밌지도 않은 일화일 뿐. 그런데 그뿐이거나 몇몇 얘기들이 관련성이 없으면 모르겠는데 그 T자형 삼거리 관련 사실이 하나둘 점점 늘어나면. 그럼 장난이 아니게 되는 식. 가령,
    A. 핸드폰 잃어버린 썰. 잃어버린 장소가 T자형 삼거리 모퉁이 성당 의자.
    B. 친구가 술 취해 꽐라되어 길에서 잠깐 잠잤던 일. 당시 친구 셋이서 한참 주말마다 만나서 놀던 시트콤 멤버. 그 가운데 1명인 NB가 핸드폰을 잃어버렸던 T자형 삼거리 성당 모퉁이 + 중간에 다리가 있고 = 대충 일직선 상으로 동네 T자형 삼거리 음식점 앞에서 시트콤 멤버 친구가 길에서 잠잔 적 있음.  (이 시트콤 멤버는 남자 3명이 전부. 훨씬 전의 시트콤 멤버는 남녀 혼성) 
    C. 'B'친구가 사는 집도 T자형 삼거리 모퉁이. 당시 한참 주말마다 만나서 놀던 시트콤 멤버들이 들락날락했던 곳. 
    D. 어느 숙녀가 인생이 따분했기 때문일까 어느 날 잘 다니던 직장 때려치우고 삼류 작가로 데뷔. 그런데 그녀가 쓴 칼럼들은 하나같이 만났던 남자와 여자들 흉보기가 80퍼센트. 소설은 90퍼센트가 전남편 욕. 그 웬수 같은 인간을 처음 만난 장소도 하필 T자형 모퉁이 대형 마트. 어떤 숙녀인지 허당인지 모를 인간이, 전남편인지 전여친을 처음 만났던 장소도 T자형 삼거리 모퉁이. C와 D는 남자와 여자로 같은 성씨. 





    7

    그는 하필 그 T자형 성당 모퉁이에서. NB는 오늘 퇴근하다가 아지트에서 만났던 여자 술꾼을 동네에서 재회했다.
    거기서 좌판을 깔고서 그녀는 인형을 팔고 있었다. 
   「어라! 여기서 다 만나네.」
   「와, 오빠다.」
   「아니 어떻게...」
   「오빠 왜 그날 그냥 갔어? 난 기다렸는데.」
   「누가? 자네가? 날? 난 몰랐지. 그런데 그거 뻥 아니야? 정말이야?」
   「정말이겠어. 또 속나 한번 시험해봤지. 첫인상이 특별하니 그래서 긴가민가하겠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기다리긴 기다렸어. 그런데 그날이 아니었을 뿐이지.」
   「뭐 내일도 날이다, 그 말인가?」
   「마음대로 생각해. 맞춤복 같은 남자. 누군가에겐 그렇겠지. 그게 사랑이니까. 뭐야, 또 사랑?」
   「」
    NB는 한번 붙잡히면 또 얼마 동안 붙잡혀 있어야 할지 추산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리를 뜨려고 했다. 
   「오빠, 가지 마. 어딜 내빼려고? 우리 인연은, 나도 잘 몰라. 그렇지만, 길들여진 늑대도 늘 숲을 꿈꾼다. 그것만 알아둬.」
   「뭐라고? 그게 뭔 소리야?」
   「아무 뜻 없어. 그러지 말고 나 오늘 처음으로 인형 팔아봤는데 말이야. 이거 다 내가 만들었는데. 이제 딱 3개 남았어. 떨이. 그래서 오빠한테만 특별히 세일할게. 값은 없어.」
   「그냥 주겠다고? 그럼 난 마음을 줘야 하나?」
   「잘 아시네.」
   「누구 맘대로.」
   「오빠. 흉금을 터놓고 말해봐. 첫눈에 나한테 반했지? 내가 보기에는 말이야 오빠는 딱 봐도 첫눈에 반하는 게 주특기인데. 아닌가? 아닐 리가 없는데. 그치? 그렇다니까.」
   「아니야. 누가 그래?」
    그렇게 농담 따먹기만 하다 결국 NB는 그녀가 파는 인형 3개를 떨이로 샀다. 
    그래서 그는 아직도 그녀의 이름을 모른다. 2번째 만남으로는 아직인 걸까? 그러거나 말거나.





    8

    그는 플레이보이계의 왕중왕이 된 듯한 개꿈 내용은 생각도 나지 않았다.
    물 마시고 세수하고 먹고 어쩌고. 그러다 출근.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 오페라 <이도메네오> KV366
    인생 내내 허당계에서 잔뼈가 굵은 무명. 뭐 재미난 일 없을까?
    라고 고민하다 그는 어제 이름 모르는 처녀로부터 입수한 인형을 떠올렸다. 
    그 인형 3개를 가지고 놀다 끈이 살짝 풀렸다. 그래서 그걸 잡아당기다 잡아당기다. 
    마치 마술사가 입에서 다채로운 리본을 빼도 빼도 한도 끝도 없이 빠지는 것처럼 풀리다가. 
    그러다 다 풀고 보니 그건 옷이 되었다. 어떻게 어떻게 교묘히 잘 조립하고 짜맞추어서 인형으로 만든 옷. 
    상의, 하의, 나머지는... 뭐지? 도대체 어디에 쓰는 물건이야?
    그야 나중에 알면 되고. 
    그렇게 그는 중고품 같은 새 옷을 입고서 동네 패션쇼를 보러 갔다. 
    TV에서 봤던 그런 멋진 패션쇼가 아니라 그냥 소박하게 동네에서 행사 비슷하게 하는 패션쇼. 
    그래도 나름 조명과 음악과 무대와 기타 등등 구색은 갖추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도착.
    도착. 
    쥐 죽은 듯한 적막감과 고양이 기절한 것만 같은 고요함 속에, 툭하면 야릇한 공상뿐인 삶이었는데. 
    그래도 나름 꽤 기분전환이 되었다. 
    촐랑대고 낭설을 떠벌리며 깐족거리기 좋아하는 성미 역시나 많이 가라앉았다. 아님 원래 없었나? 그야 중요하지 않고. 
    그 외 미래의 사랑이니 불쾌한 욕망, 상쾌한 정열은 모르겠고. 별다른 일은 없었다. 
    그 가운데 딱 하나. 음악 담당 DJ가 옛 친구였다. 
    그래서 오랜만에 통성명을 하는 건... 모르는 사람들끼리니까, 다정스럽게 이름을 불러주려는데. 그런데 생각이 안 나네? 
    그는 솔직하게 물어봤다. 
   「친구. 미안해. 나 늬 이름 까먹었어. 내가 이래.」
   「너도?」
   「넌 공부 잘하지 않았나?」
   「나만 기억하면 넌 뭐가 되니?」
   「뭐야, 큰 그림? 그렇게 깊은 뜻이!」
   「이렇게 만난 것도 기분 좋은데. 우리 사이 나쁘지 않았잖아?」
   「괜찮았지 그 정도면. 단짝만 아니었다 뿐이지. 볼 때마다 매번 웃었잖아.」
   「그래. 너 기억나지! 내가 너한테 뭐랬더라, 얜 볼 때마다 웃으니까 기분 좋다고 했잖아.」
   「허허허. 가짜 웃음소리 나도 내보고 싶은데 안 되는 걸 어떡하냐.」
   「그래도 그게 나아. 억지로 웃으면 사람에 따라서는 비웃는 거냐고 뒤에서 놀림감 될 수도 있어. 꼭 그런 건 아닌데 비약하면 드라마 대사로 치면 그렇단 거지. 그건 그렇고. 너 저녁에 뭐해?」
   「나? 뭐 안 해.」
   「그럼 잘됐다. 아는 동생이랑 술 한잔 하기로 했는데. 어때, 1잔?」
   「1병이 아니라 1잔?」
   「부장님 개그 지금은 괜찮다만 이따는 곤란하다. 왜! 여자가 동석하니까. 허허허허허.」





    9

    해는 기울었고 달이 떴다. 
    당연히 그날은 천문 현상과 관련 없이 달은 해를 품지 못했다. 
    동네 패션쇼는 끝나고 옛 친구 DJ, 아는 동생 1, 아는 동생 2, 그리고 NB 그렇게 넷이 함께 하는 술자리. 
    술 먹는 거보다 술자리 분위기가 좋다는 그런 뭔 촌스럽고 식상한 멘트, 너끈히 참을 줄 아는 그녀들 아는 동생 원투. 
   「널 어떻게 거기서 다 보냐?」
   「그러게 까딱하면 못 볼 뻔 했어.」
   「여기 모인 미모의 숙녀들, 이름은 굳이 거론하지 말기로 하지.」
   「너나 나나 우리도 당장 친구 이름도 생각나지 않는데, 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리군.」
    윙크.
   「아 미안해요. 윙크가 아니라 나이 먹어서 어쩌다 살이 떨려요. 지 혼자. 봐 봐 나 수전증 있어.」
   「허언증은 없고?」
   「왜 넌 불감증 있니?」
   「거 참 대화가 왜 이러니?」
   「그런데 너랑 나 옛날에 친했던 거 맞니?」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벌써?」
   「그런데 네가 DJ라니. 와우! 어쩌다 동네 패션쇼에도 다 오시고 말이야. 큰물에서 놀고 싶지 않아? 아님 돈을 싫어하는 거야!」
   「누가 싫데!」
    뭇여성들의 마음을 빼앗는 데 익숙한 제비들이 의례 그러듯이 자연스럽게, 뭐 어떻게 한번 해볼까, 그런 건 다 허황된 개꿈일 뿐. ~까진 아니겠으나. 어딘가 모르게 그들은 뻘쭘했다. 
    그래서 아는 동생 1 2가 자기들 경험담을 얘기했다. 
    그건 바로 어렸을 때 저수지에 빠졌다 살아난 이야기. 대화체를 줄거리 전보체 바꿔서 요약하자면 이렇다. 실감나도록 약간 몇몇 부분만 고쳐서 옮기자면 일단 칸을 떼서 가자.





    10

    <때는 1998년 여름. 내가 6살 때.
    어디에 있는 외삼촌 댁에 놀러감. 
    수박, 닭, 포도... 뭘 처먹기만 했음. 배부름.
    그러다 나, 사촌형, 삼촌, 그 외 분들과 저수지로 놀러감. 
    날씨는 굉장히 쨍쨍한 여름날. 
    원칙은 수영금지. 아시다시피 저수지의 목적이 농수 공급인 만큼 한두 발짝은 그만그만한데. 그다음부턴 급격히 깊어짐. 
    나는 구명조끼를 입고 놀았음. 처음으로 발이 안 닿는 물에 떠서 노니까 재밌었음.
    땅에서 한 10m쯤 떨어진 곳에서 놀고 있다가, 저쪽에 삼촌들을 향해 외쳤음.
    만세~!!
    그런데 구명조끼가 쑥 빠져버림. 
    참고로 구명조끼는 반드시 구명조끼에 달린 앞 끈을 가랑이 사이로 넣어 뒤쪽에 결착시켜야 함. 
    무조건 앞 끈을 뒤쪽에 결착시키지 않으면 입으나 마나 보나 마나일 확률이 치명적으로 높음. 
    거기다 꼬마한테 어른 구명조끼면 말 다 한 것이었음. 
    그런데 내가 물에 빠져들어가는 걸 느끼는데 신기한 게 숨이 막히지 않았음. 
    등이 바닥을 향해 빠져 가는데 물로 들어오는 햇살이 너무 아름답다고 느낌.
    막 내 등에 해초 같은 게 닿아서 간지러운 감각도 인지했음. 그림으로 보면

    (태양)

    ─────────────────수면──────────────────
    ■\
    ■■■\                              팔 
    ■■■■■■\               (머리─ 몸통─다리) 위를 보고.
    ■■■■■■■■\                   (해초)
    ■■■■■■■■■\                (해초)
    ■■■■■■■■■■\             (해초)

    직감으로 아 나 이제 죽는구나... 생각이 듦. 그때가 겨우 6살이었는데 그렇게 생각함. 
    물안경 쓴 상태였기 때문에 내 앞쪽으로 막내 삼촌이 수영해서 다가오는 게 보였음. 
    근데 다가오다가 갑자기, 숨이 찼는지 날 앞에 두고 위로 올라가버림.
    그렇게 의식이 끊긴 다음 정신을 차리고 보니 병원이었음.
    듣고 보니 막내삼촌이 결국 날 구조해서 살려냈다고 함. 
    ............2년 후............
    초등학생이 되어 시골에 놀러감. 
    저수지 근처에도 안 감. 또랑에서 적당히 놀았음. 
    저녁에 밥 먹고 일찍 잠. 그런데 옆방에서 삼촌이 비명을 지름.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으아!!! 으아아악!!!!"
    외할머니가 삼촌 방에 들어가셔서 말씀하심.
    "아이고 이놈아, 정신 차려, 벌써 2년 전 일이잖아. 아이고 이놈아~"
    그렇게 부자지간 울적울적. 
    ............12년 후............
    내가 성인이 되어 여름에 큰외삼촌이 우리집에 놀러오심.
    큰외삼촌과 술잔을 기울이며 옛날 얘기 중. 
    당연히 나 어렸을 때 물에 빠졌던 얘기도 나옴. 
    쓴웃음 짓는 삼촌 왈, 
    당일 막내 외삼촌이 날 구하려고 수영하면서 오는데 내 아래에 웬 여자가 서 있더래.
    하얀 옷 입고서 긴 머리카락이 너풀거리면서 물속에 꼿꼿이 서서! 
    당시 삼촌은 숨이 막힌 게 아니라 그걸 보고 놀라서 물 밖으로 나갔던 것임. 
    근데 나 죽으면 무슨 원망을 들을지 몰라서 어떻게든 날 건져내고 그대로 기절해버렸다는 게 사실. 
    그때 의식을 차린 후에 삼촌은 얼핏 봤을 때 그게 귀신같더라고 함.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귀신이 아닌 거 같다고 판단함.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랑 같이 가서 찾아봤는데 귀신은 없었음. 
    대신 여자 시체를 발견함. 
    삼촌이 본 거는 귀신이 아니라, 사람 시체였던 것임. 
    그물을 이용해서 시체를 끌어냈는데 그물에 엉켜있었음. 몸부림을 친 것처럼. 아마 사후강직 때문.
    삼촌은 그 기억 때문에 여름마다 가위에 눌리고 비명을 지른다고 함. 
    술자리에서 큰외삼촌 얘기가 끝났는데, 갑자기 난 오한을 느낌. 부들부들 떪. 
    왜냐, 당시 내가 느꼈던 내 등을 간지럽히는 해초는 해초가 아니라, 바로 여자 머리카락이었나 라는 추리 때문>





    11

   「오, 소름!」
   「와, (개)무섭다.」
   「오늘 잠 다 잤다.」
   「괜히 들었어. 이런 젠장!」
    아는 동생이 말했다. 
   「그런데 오빠들 있잖아. 걔가 나야. 외삼촌의 조카가 아니라 물속에 있던 여자가 나라고.」
   「뻥치지 마. 걔가 어떻게 너야?」
   「물론 믿기지 않겠지. 그렇지만 이 세상이 오죽 넓나? 사람들이 얼마나 많냐고. 그래서 수소문한 결과 나랑 비슷한 얘기를 내가 알게 된 거지. 그런데 안 됐지만 걘 그렇게 된 거고, 난 산 거고. 어떻게? 자, 어떻게가 궁금할 찰나인데. 보자. 그러니까 있지. 그게 말이야. 어? 들어봐. 집중. 들어봐. 자, 
    (그러면서 아는 동생은 가방에서 웬 휴대용 안대이자 마스크 같은 초소형 호흡기를 꺼냈다)
    자, 난 얘 때문에 살아났어. 물속의 산소를 즉각 공기로 변환하는 장치지. 거의 타임머신 급이라고. 어? 당연히 개발 완료는 됐으나, 임상실험까지 극비리 마쳤으나, 아직까지 쉬쉬하는 중. 왜? 왜냐하면 지분 관계가 얽히고설켰거든. 응? 아직 약~간 투자금이 부족하니까. 기술이 기술이다 보니까 예상 못한 데 막 비자금이 엄청 들어가더라고. 응? 어때! 솔깃하지 않아? 아직 기회는 있어. 어? 추가로 주주를 비밀리에 모집 중이라 그 말이지 내 말은. 응? 어때! 투자할 생각 있어 없어? 오빠. 오빠는 투자할 거야?」
   「안 해. 투자하고 싶은데. 그런데 돈이 없어. 빚만 있어. 허리가 휜다. 너 내 사정 알잖니. 내가 여자들한테 인기는 많은데 걔네들이 왜 나한테 안 오겠니. 응?」
   「하기 싫으면 하기 싫다고 솔직히 말해. 수작 부리지 말고. 따끔하게 왜 말 못 해? 못 믿잖아. 어떻게 믿니? 최소한의 신뢰가 가야 말을 하던가 말던가 하지. 안 그래? 왜 내 말이 틀려? 틀리긴 뭐가 틀려. 그렇지? 오빠가 들어도 그렇지?」
   「야 NB. 야 인마. 너 말이야 너. 뭔 NB인지 TV인지. 그렇다고 NC는 아닐 테고. 야 야! 넌 왜 아무 말이 없어? 어? 바지에 오줌 쌌니? 그래?」
   「안 무서워. 어제 인터넷에서 본 얘기야. 그거 둘 다. 저수지에 빠졌다 삼촌이 구해준 썰. 그리고 무슨 무선 호흡기. 그 2개. 그거 다 알아. 인터넷에서 봤어. 드럼통 사기에 넘어가는 허당? 난 아니야. 난 아니라고.」
   「다행이네. 불행 중 다행이야.」
    그런데 술자리는 그게 다였다. 어쩌면 NB만 딱 빼고 자기들끼리만 좋은 데 갔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그 인간은 또 공상에 일가견을 보일 수도 없고.
    아무튼 플레이보이의 지적 재산은 추억인 걸까, 아니면 밝은 내일인 것일까. 아마 둘 다 괜찮은 덕목인 건 틀림없지만. 그에 앞서 넉넉한 품위유지비와 신나는 건수, 즉 즐거운 현재가 토끼와 늑대와 촌닭들의 마음을 좌지우지하는 것. 그러거나 말거나. 그러니까 말이지, 어? 좋다 말았잖아? 어? 먹어봐야 맛을 안다, 뭐 꼭 그 말이 아니라. 연못 있는 곳에 개구리들이 있다고, 응? 개구리를 만나면 뭘 해. 첫째 어디로 튈 줄 몰라, 둘째 있어도 도망가! 어? 내가 못 살아. 아님 어설픈 썰이라도 못 풀면 말을 안 해. 뭔 이거도 아니고 저거도 아니고. 어? 그게 뭐야? 그런 황당한 술자리 얘기쯤이야 나라도 하겠다. 참 나 웃기고 자빠지셨어 아주. 에잇 재미없다. 괜히 그 DJ 옛 친구를 만나가지고 이름도 기억나지 않고. 아는 동생들과 통성명도 못하고. 연락처도 못 받고. 에잇 (절레절레)





    12

    사냥과 낚시의 차이의 차이는 무엇일까. 능동과 피동? 아마도 나서기와 기다림이겠지. 그럼 비슷한 점을 또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러자면 일단 장비발 먼저 갖춰야 하는데? 하수가 어느 세월에 고수되기를 기다리냐고. 시작부터 일단 프로와 아마추어는 현격한 차이. 그럼 인생이라는 성적표에서 우리는 과연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성과를 이뤘을까. 나는 과연 경륜주자요 선수이자 도박사일까? 그도 아니면 뻔뻔하고 능글맞고 중독된 생활 노름꾼 아닐까! 그 둘의 차이는 또 뭐고. 그건 어쩌면 종이 한 장 차이. 참고 풀고. 쉬운 여자를 귀신 같이 단번에 알아보는, 비위 좋기로 소문난 난봉꾼의 혜안. 퐁~! 아마추어계에서 은퇴하는 베테랑. 프로 중의 프로인데 하필 프로레슬링계에서 알아주는 명사. 뭐든 시작은 떠들썩하든, 그냥 어쩌다 우연한 계기로 시작하든. 초반에는 많은 실패가 좋은 기교로 연결되듯 타격주의가 기본이라면. 성 그래프의 어느 대목부터는 타율로 바뀌지 않을 수 없는 것. 뭐? 
    쾌락으로 넘어가지 말고 사랑에 대해서만 얘기하자면 그렇다. 냉정히 발을 뺄까 장기전으로 그 오빠를 끌고 갈 것인가. 다 장단점이 있다. 능동적인 로맨티스트는 시동을 거는 게 특기니까 나중 혹시라도 실패하면 뒷수습도 하고 슬럼프라는 뒷감당도 하지 않으면 안 되고. 사랑의 슬픔을 이겨낸 다음 다정한 애인을 만날 테고. 반면 피동적인 사랑의 화신은 파랑새 같은데 알고 보면 허접한 바보요, 팔색조처럼 변화무쌍한 듯 하지만 정말 좋아하지 않으면 뒷심이 약하고. 싫증내기 좋아하고. 커피포트 아니면 진공청소기 즉 중간이 없고. 하지만 피동적인 게 전공이니 만큼 발동이 걸리면 탄력 제대로 받는다는 것. 능동적인 로맨티스트처럼 뒷수습을 왜 해? 그분들처럼 우리가 나중을 왜 생각하냐고. 우리에게 내일은 없지. 농담이고. 알고 보면 누구나 잃을 게 많음. 좌우지간 말만 많지 NB는 또 이처럼 생각이 많아졌다. 
    그래서 그는 좀 더 단순해지기로 결심했다. 시동을 거니 탄력을 받니 다 복잡하고. 뭘 피동적으로 기다릴 것이냐, 무엇에 능동적으로 매진할 텐가. 그렇지만 세상사는 말처럼 썩 녹록치 않는 것. 곧 아무 때나 양털을 깎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능동이고 피동이고 나발이고. 지갑은 얇고 의욕도 비리비리. 만성적인 품위 유지비 적자. 빈곤. 가난. 욕구마저 간당간당. 괜히 능동적으로 나서봐야, 설치느니 나대느니 비난받기 딱 좋을지도 모른다. 혼자 있는 양은 늑대에게 먹힐 위험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관망이 꽤 괜찮은 패일 수도 있다. 순진한 양은 늑대에게, 어설픈 수탉은 불여우에게 잡아먹힌다. 촌닭과 촌년 무시할 거 아니다. 그분들도 다 알고 보면 능구렁이다. 이 세상은 늑대 천지고 하이에나 상시 대기 중. 미친년이 그렇다고 보기 힘들면 좋겠으나 미래는 모르는 것. 그런데 꽉 다문 입에는 파리가 들어가지 않는다면서, 너무 집과 사무실만 왔다 갔다 왔다 갔다.
    결국 그는 지쳤다. 마침내 퍼졌다. 힘 빠졌다. 닳아졌다. 권태에 졌다. 타성에게 밀렸다. 안 그럴 수 있겠나. 꼬리 축 늘어진 거지. 눈꼬리 오르락내르락 웃을 일이 없다고. 그렇다고 입꼬리 움직일 껀수가 있을 리 있나. 아는 동생들이랑 여성환상 1.5와 환상문학잡지 편집장 만나봐야 말꼬리만 잡고 늘어지는데? 탈탈 털리는 거지. 더 빨리는 게 없는 데도 불구하고 한도 끝도 없이 기 빨린다고. 밑도 끝도 없이 끝까지 빨려. 여심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여도 모자랄 판에 말이야. 어? 꼬리가 길면 밟힌다. 여자들한테 꼬투리 잡히면 끝이다. 장난 아니지. 시작부터 끝까지 뒷담화. 책 잡히면 안 된다. 그런데 언제까지? 
    따라서 떠오르는 말은 역시나 그걸로 귀결된다. 그건 뭐다? 남자는 집에 있으면 안 된다, 무조건 밖으로 나가야 한다. 뭐라고? (절레절레)! 하여튼 못 말린다니까. 왜냐고 묻지를 말아야지. JS 그 인간이 그랬다. 뭐랬더라? 아 그랬다. 우리는 인생이 뻔트라나 뭐라나. 걸리면 넘어간대. 기본 150미터 장외홈런. 그럼 뭘해? 공을 주지 않는데. 딱 좋은 공을 줘도 타격감 바닥. 가뜩이나 독이 올라있는데(설마 돈독? 농담) 게다가 벤치멤버로 내려앉었어. 심지어 2군으로 내려보내. 그래 봤자 이제 슬슬 힘 딸려. 이제 만사가 귀찮아. 야구 하면 뭘 해? 재미도 없어. 하기 싫어져. 에잇~ 그러다 야유에 욱해서 축구하다가 딴 거 하는 거지. 공상도 가지 가지 한다. 하다 하다 또 그놈의 뻔트 타령. 지겹지도 않나 몰라. 





    13

    NB는 꿈속에서 헤매고 있었다. 집에서 인형을 가지고 놀다 보니 어쩌다 인형의 손이 자기 고추와 붙어버렸다. 그래서 그걸 떼려고 영차영차 끼깅끼깅 애쓰다가 인형의 꼬리가 늘어나는 걸 알게 됐다. 그렇게 인형의 꼬리를 두 손으로 딱 붙잡았다. 그런데 어머나~ 왠지 모르게 그는 자기의 퇴화된 꼬리뼈가 간지럽기 시작했다. 그래서 손을 뒤로 해서 자기 꼬리뼈를 만져봤다. 근데 이상한 게 그건 꿈이었기 때문일까? 자신의 꼬리는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꼬리는 방을 가득 채울 정도로 길어졌다. 급기야 꼬리는 바깥으로 나갔다. 처음에는 어디까지 가나 두고 보자 라는 심정이었는데. 계속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때문에 그는 늘어나는 자신의 꼬리를 따라갔다. 어쩜 말꼬리 잡고 늘어지는 시절이 행복했던 거라고 느꼈을 수도 있다. 그렇게 한참을 따라가다가 어느 삼거리 가로수 다인용 의자에 누워서 자고 있는 걔를 보게 되었다. 걘 자고 있었다. 그러다 자기의 꼬리는 그녀의 밑으로 들어갔다. 설마... 설마가 아니라 다행히 자기 꼬리는 그녀의 퇴화된 꼬리뼈와 붙어버렸다. 그는 덜컥 겁이 났다. 어떡하니 어떡하니 그러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어머머 어머머머머! 그녀의 입꼬리가 올라가네? NB는 왜인지는 몰라도 그 입꼬리를 진정시키기 위해서 자신의 눈꼬리를 올림과 동시에, 두 손으로 덥석 그녀의 가슴을 살포시 쥐었다. 아~ 살며시! 그러자 그녀는 로보트 터미네이터 인조인간처럼 눈을 똑 떴다. 
    NB는 꿈에서 깨어났다. 
    뭐야? 이런 젠장~ 개꿈이잖아? 복권 안 사. 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해는 중천으로 옮겨갔고 사무실에서 그는 무료했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 콘서트 아리아 “나는 가련다, 그러나 어디로? 신이여!” K.583
    아아아~ 어설픈 테너 목소리로 바리톤을 흉내내며 노랠 따라 불러도 재미없긴 마찬가지였다. 
    거 참 희한하네 별의별 희한한 꿈을 다 꿔가지고 말이야.. 아, 맞다! 
    그러면서 그는 꿈에서 봤던 그 거리에 가볼까 라고 생각했다. 
    딱히 약속도 없고. 일은 하기 싫고. 심심하고. 없는 처지에 찬밥 더운밥 가리랴. 
    갔다.
    동영상 구간 당기기.
    도착했다 도착했다. 
    그런데 이건 또 뭐야! 
    평소에 그곳은 직선 도로였는데, 그 옆으로 새 도로가 생겼다. 
    그래서 멀끔한 T자형 삼거리가 생성된 셈. 그런데 그 모퉁이에... 모퉁이에... 꽃집이 있었다. 
    허름하고 허접하고 허영심 가득한 아줌마가 주인일 것만 같은. 어딘가 모르게 그냥 지나치게 만들 것만 같은 느낌 풍만한 꽃집이었다. 
    그러다 별 거 없네 라면서 딱 돌아서려던 찰나. 어째 쓱 하니 자기 뒤통수를 웬 낯선 숙녀의 부드러운 손길이 확 붙잡아 끄는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그는 발길을 그 꽃집으로 들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들어갔다. 
    들어왔다. 
    내부는 바깥과 달리 완전 신식이었다. 
    굉장히 고급스러웠다. 벽에 걸린 사진도 꽤 멋졌다. 
    스코틀랜드 바라 공항? 안 가봐도 알아. 거기서 태어나 사는 사람보다 더 잘 알아. 
    ~라는 퉁명스러움 가득한 얼굴로 그는 꽃집을 나왔다. 왜냐, 안에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별일 없다 그거지. 
    그렇게 딱 발길을 떼려는 순간 꽃집에서 어느 숙녀가 나오더니, 시간은 느려졌고, 슬로모션으로 그녀의 머릿결은 나부꼈다. 
    짜잔~! 핑~! 퐝~! 
    걘 걔였다. 이름이... 아 우린 아직 통성명을 하지 않았구나. 그런데 왜지? 라는 생각과 함께 그는 이렇게 말했다. 
   「늬가 왜 거기서 나와?」
   「내가 여기서 나오든 말든 오빠가 뭔 상관! ~라고 1년만 어렸으면 내가 그렇게 말했을 텐데. 이걸 어쩌나 난 성숙해버렸네?」
   「뭐 성숙?」
   「그럼 오빤 아직 미성숙? (그녀는 시선을 살짝 낮추었다)」
   「어딜 봐! 너 정말... 너 뭐야? 너 누구야? 여기 뭐하러 왔어?」
   「오빠. 하나씩 물어봐. 응? 이렇게 얼굴도 볼 만큼 봤고. 말도 많이 섞었으니. 친분도 쌓였겠다 혹시 알아? 우리가 사랑하게 될지. 아 맞다. 로즈마리가 그러던데. 오빠한테 주래.」
   「줘? 뭘?」
   「마음을! 허허허. 농담이야. 오빠 좋은 사람이라면서 애교를 선물하라던데. 근데 오빠 방금 뭔 생각했어?」
   「생각을 하긴 왜 해? 희망찬 미래의 행복한 사랑이라면 또 모를까. 내가 무슨, 어? 언제나 상큼한 이성에게 홀딱 반한 나머지 도무지 정신을 차릴 세가 없는 늑대인 줄 아니? 아니야. 틀렸어. 번짓수 잘못 찾았어. 그분들의 이상형은 항상 새로운 누군가든 말든. 알 게 뭐야! 그러나. 난 아니야. 난 아니라고. 알아?」
   「시끄럽고. 난 스텔라.」
    그녀가 내미는 악수에 그는 응했다.
   「그만 놓지 그래? 여자 손 처음 만져봐, 오빠?」
   「뭔 소리야? 내가 놓으려는데 너가 너무 꽉 쥔 거잖아.」
   「보면 몰라? 난 놨는데 아직도 오빠가 내 손 꽉 쥐고 있잖아.」
   「근육이 뭉쳤나 봐. 그럴 수 있어. 어? 근육 경련. 눈가 근육 떨림, 그거랑 비슷해. 사람이 살다가 말이야 한 3~4년에 웃을 폭소를 단 몇 분만에 몰아서 웃으면, 어? 안면 근육 떨림. 그런 거 올 수 있어. 알아?」
   「알긴 누가 알아? 뭘? 내가 왜 그런 걸 알아야 하는데! 그리고. 그거랑 오빠가 내 손 놔주지 않는 거랑 관계가 있긴 있나?」
   「그만 넘어가자. 너도 꼬투리 잡고 늘어지는 숙녀니?」
    오늘 그는 이 정도만 하고 철수했다. 
    이 일을 이제 어떡하면 좋니 라는 고민과 함께 말이다.





    14

    스텔라가 NB의 사교 인맥, 인기, 사생활을 다 빼앗았다. 순식간에 말이다. 
    하다 하다 아지트의 방만 경영과 흥겨운 분위기까지 모조리 빼앗았다. 
    따라서 그가 최근 즐겨 찾는 아지트는 이제 파리만 날렸고 그 떠들썩한 인파, 상권, 분위기, 기분, 사교계는 몽땅 스텔라의 꽃집으로 넘어가버렸다. 
    NB는 왠지 모르게 홀딱 발가벗겨져 사람들 적당히 오가는 거리에 나앉은 느낌이 들었다. 이거 보통 일이 아닌 건데 이걸 어쩌나, 마땅한 방도가 없네? 
    그렇다고 꼭 그와 같은 이상 기류에 반대할 이유까진 없지만 어딘가 모르게 이상하게 돌아가는 거. 제비의 직감, 남자의 육감, 허당의 직관까지 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편, 그는 오늘 일 때문에 환상문학잡지 미스테리아에 방문했다. 
    편집장실에서 마라와 회의를 마친 다음 저쪽 여직원들과 농담 따먹기나 하기 위해 방을 나서려던 참. 
    마라가 말했다. 
   「스텔라는 잘 있니?」
   「늬가 걜 어떻게 알아?」
   「어떻게 알긴. 장안에 스캔들 파다해. 몰랐어? 아 주인공이지. 설마 너 벌써 연예인병? 말 마라. 말리는 거 포기했다.」
    다음 날. 
    그는 일 때문에 여성환상 1.5 잡지 편집장 사라와 독대하는 자리를 가졌다. 
    적당히 칼럼 관련해서 얘기를 마친 다음 냉큼 사라는 직접화법으로 물었다. 
   「근데 말이야. 스텔라는 어디다 떼놓고 혼자 왔어?」
   「뭐? 걔가 날 따라다니는 게임 캐릭터도 아니고. 내가 어째서 걜 데리고 다녀야 하지? 근데 늬가 스텔라를 어떻게 알아?」
   「어떻게 알긴. 그걸 나한테 이제야 묻는 오빠가 더 이상한 거 아니야?」
   「뭔 소리야?」
    다음 날. 
    그는 오랜만에 아는 동생들과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나갔다. 
    만났다. 
    다들 할 말이 많았다. 
    알고 보면 듣기 그거 쉬운 거 아니다. 절대 아니다.
    그렇게 기가 빨릴 만큼 빨렸을 때.
   「그런데 오빠. 스텔라 언니한테 허락받았어?」
   「그러게. 이래도 되나 몰라. 안 그러니?」
   「그래. 내 말이.」
   「걔가 뭔데 내가 걔 허락을 받고 말고 해. 어? 얘들이... 걘 도대체 뭐하는 애야? 어? 내 이년을 그냥...」
   「오빠. 진정해. 오빠 이런 모습 처음 본다. 그런데 재밌다.」
   「어. 어. 정말 웃겨. 그렇지? 그치?」
   「너도? 너도?」
    다음 날.
    그는 사무실에서 일하다 전화를 받았다.
   「어 켄트. 웬일이야? 우리 당구 한 번 쳐야지. 이번엔 내가 진짜인 것처럼 내가 져줄께. 어떻게 실력은 많이 늘었니? 다음번에 목관오중주 틀어놓기로 한 거 잊지 않았지?」
   「목관오중주 같은 소리나 하고 자빠졌네. 지금 스텔라가 우리 가게에 왔어. 너 줄려고 최고급 스카프, 초정밀 대형 인형탈, 또 뭐지? 그래. 위작 화가 마크 랜디스의 초상화까지 자기 주래. 뭐하러? 너에게 선물하기 위해서라나 뭐라나! 근데 돈 내고? 아니 공짜로. 아니 아니 외상으로. 그냥 강탈이지. 그런데 정말 웃긴 게 뭔 줄 아니? 지가 무슨 스텔스 노스트라다무스야 뭐야 어? 지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야, 나한테 뭔 이상한 예언을 하네?」
   「그 예언이 뭔데?」
   「몰라. 까먹었어.」
   「젠장.」
   「그런데 있잖아. 걔가 너랑 결혼하겠데. 널 가지겠데.」
   「정말?」
   「아니. 뻥이야!」
   「이 자식이. 이런 젠장. 어쨌든 너 넘어가지 마. 걔한테 걸리면 끝이야. 절대 주지 마. 아니다. 전화 바꿔. 걔 바꿔. 내가 혼꾸녕을 내줄 테니까.」
   「못 바꿔.」
   「왜?」
   「이미 아까 말한 거 갖고 튀었거든. 말릴 세가 없었다. 겁나 빠르데? 무슨 쉐도우 복싱 챔피언감이야. 이미지 트레이닝 대체 몇 년 해야 그 단계에 이를 수 있는 거니? 나 한 번 진지하게 묻고 싶다 친구.」
   「뭐라고?」
    그는 차분한 음악을 찾지 않을 수 없었다. 
    요한 세바스찬 바흐 / 미사 B단조 BWV 232
    다음에 등장할 히든카드는, 혹시 재산? 없는 재산을 뺏길 수가 있나. 허허허. 그러므로 딱 안심! 
    그래도 모르니 대비하지 않을 수 없는 게 그년이 보통내기가 아니란 말이지. 어머. 
    상스런 표현이 툭 튀어나와버렸지만 NB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자니 뭐 이해한다 치고. 
    그년? 그래 그년. 그럼 그년이 그년이지 뭐 그놈인가? 어? 덜렁덜렁 고추 안 달렸으면 그년이지. 그년이 그놈이야? 안 그래? 내가 뭐 틀린 말 했어? 말이야 바른말이지. 물론 고운 말은 아니지만 이미 친해져버렸는데?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 스텔라가 자신의 뭘 빼앗을 차례인가, 어? 그게 진짜 중요했다. 
    다음 타자는 도대체 뭐냔 말이지. 뭘까? 있긴 있나? 그럴 가치는. 그녀의 슬로건은 뭐, 주라면 줄 것이지 뭔 말이 많아? 
   최상의 수비는 최선의 공격. 고분고분 넘겨줄 순 없다. 뭐가 될는지는 몰라도. 
    그렇게 공상하다가 그는 기발한 착상을 떠올렸다. 놀라운 영감까지는 아니어도 그는 이렇게 한마디 했다. 
    손가락 딱~과 동시에 내뱉은 혼잣말은 이랬다. 
   「비밀!」
    걘 NB의 마음을 빼앗는 게 목적이 아닐 테고. 그렇다고 사석에서 말하듯 자기 몸을 그에게 주는 것 역시 아닐 테고. 
    그럼 NB에게 남은 건더기는? 건지지 않을 수 없는 고귀한 명분은 뭐니 뭐니 해도 비밀 밖에 없네. 그는 아차 싶었다. 
    방심할 틈이 없었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이걸 어쩌면 좋니!」
    인생이란 개꿈 같은 걸까? 그야 모르겠고. 사랑이란 어쩌고저쩌고 말하는 거 진짜 징글징글 지긋지긋 짜증나고. 어? 
    한 사람이 토끼를 잡으면, 다른 사람은 그것을 먹는다. 그런 말이 있다. 많다. 배 들어올 때 노 저으랬다는 둥 쇠는 달구어질 때 두드리라는 둥. 응? 
    그럼 말이지 자, 가만있자. 가만 보자고. 그게 그러니까 음... 떨려 설렌다 끌린다 라는 피동격을 위한 최소한의 능동격은 뭐다? 남자는 집에 있으면 안 된다, 우리는 무조건 밖으로 나가야 한다. 그런데 NB는 오란 데가 없잖아? 누가 아니래! 그럼 다른 격언? OK~! 한 사람이 못을 박으면, 다른 사람은 그 못에 모자를 건다. 그래? 따라서 시동 걸기는 릴리가 맡고, 탄력 받기는 그가! 그래서 그는 오랜만에 릴리를 만나기로 했다. 





    15

    NB는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녀도 도착했다. 오늘 보니 그녀는 훨씬 더 예뻐진 것만 같았다. 그는 좋아했다. 흐흐흐. 흐흐흐흐흐. 응큼한 놈! 그놈의 흑심이란.. (절레절레)
    뻔한 인사말 식상한 잔소리는 생략하고. 건너뛰고. 
   「오빠. 커피만 마시기 좀 그렇지 않아? 오빠 도넛 먹을래? 달지 않은 도넛으로」
   「싫을 리가 있겠니.」
    그런데 갑자기 그녀는 전화를 받았다. 
    살짝 저만큼 옮겨가더니 그녀는 심각하게 통화했다. 주로 듣는 역할이었고.
   「오빠. 나 갈게. 가야만 해. 가지 않으면 안 돼.」
   「왜?」
   「그건 말할 수 없어.」
   「대체 왜? 왜 갑자기! 설마 스텔라가 너 죽인데?」
   「어떻게 알았어?」
   「진짜? 그런데 늬가 걜 어떻게 알아?」
    그 순간 그는 소셜 네트워크를 애용하지 않는데 그 효과음이 울렸다. 
    안 쓰니까 계정도 비활성화로 바뀌었을 텐데, 어느새 누군가 그거 다 풀어놨다.
    그래서 핸드폰으로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보니 이런 댓글이 보였다. 
   「오빠 존말할 때 나한테 와. 내가 잘해줄께. 저번에도 말했을 텐데. 좋은 말로 하니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건가?」
    NB는 등에 식은땀 쭉 나는 걸 감지했다. 
    진짜로 뒷목이 당겼다. 
    코끝까지 찡했다. 
    겁났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마음만 줄리는 없잖아? 
    그래도 구레나룻 쪽과 더불어 콧등과 인중까지 땀방울이 맺혔다. 
    몸이 왜 이래? 몸살 들려나? 아니다. 여기가 너무 습하네. 그래서 그러네. 허허허.





    16

    NB는 어젯밤 꿈 때문에 표정이 별로였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개꿈처럼 말도 안 되는 꿈이면 모르는데, 그게 아니라 꽤 사실적인 악몽이었기 때문이다. 기하학적인 꿈 줄거리는 그랬다.
    <'킁킁킁 쩝쩝쩝'맨이 '필요 없어 필요없어 입버릇'맨을 죽였음. 공포 영화에 나오는 효과음과 징후 조짐 분위기는 그대로. 이어서 집 뒤편 숲에다 사체를 묻어야 하는데 함께 가자고 제의. 그는 핑계 대고 거절. 집에 혼자 남게 됨>.
    밑도 끝도 없이 웬 미스터리 스릴러극? NB는 요즘 꾸는 꿈들이 이따금 엥간한 공포극을 방불케 했다. 거 마 아조 그냥 살발하다 살발해, 어? 하루의 시작부터 기분 더러워졌다. 이러니 큼직한 염주를 몇 통 사도 얼마 못 갈게 분명하니, 고로 아예 사지를 않았다. 재수 없는 건 기본. 사는 게 지옥. 타인에게 이타적이면 좋을 테지만 인간이란 본래 이기주의자. 아니면 거짓말. 과장은 예의요 뻥 광고에 속은 놈은 다름 아니라 바로 나. 무엇보다 그는 약간의 대인기피증. 게다가 과대망상증. 머머증부터 각종 중독에 신드롬 목록은 자랑은 아니지만 차마 열거하기 입 아프고. 그래도 또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 혼자서 뭐 먹을 때 꾸역꾸역 돼지같이 퍼먹고. 양심이 어딨어? 안 그러면 미친놈처럼 술퍼마시고. 알코올 중독은 약과. 어쩌면 사극에 나오는 어떤 배역처럼 미친 척이 자연스러움. 프레데릭 쇼팽의 낭만적인 2번 야상곡을 들으면 뭘 하냔 말이지. 교류하는 친분은 직접적으로 없고. 간접적으로 공감하든 아니든 어쩌다 보이는 건... 말 못 하고. 미치지 않는 게 신기할 지경. 안 그래도 뭘 해도 재미없고. 
    본인만 그런 건 아니겠으나, 더 힘들고 훨씬 어렵고 아주 괴로워도 꿋꿋이 잘 사는 사람들 얼마나 많은데. 몸만 썽해도 어딘데 말이야. 꽉 막힌 인내심이 아닐지라도, 묵묵히 참고 버티고 견디는 어른스러움. 친구 단 1명도 없는 사람이 어디 한둘인 줄 아냐고.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일들 얼마나 많은데. 그런데 자의식 과잉 때문에 남들도 다 그렇지 않나? 그러므로 툭하면 삐지고 응석 투정 어리광 엄살 넉살. 안 듣는 게 전공이요 남들 기 빠는 게 특기. (다 그렇단 말이 아니라). 모든 여자는 여신인데 자기 빼고 나머지는 싹 다 신부들러리라 그거지. 보아하니 심심하면 뻥 툭하면 뻥. 아니면 시작부터 끝까지 뒷담화와 남 얘기. 왜냐, 내 얘기 어디 할 게 있어야지! 거울을 봐 보라고, 어? 험담이면 그래도 시간이라도 잘 가지. 할 말 떨어진 오합지졸들 낙담한 표정들을 상상해보면... 엉덩이가 근질근질 하면 뭘 해. 갈 데는 많은데 오라는 데가 없어. 여 바텐더 없습니다, 바텐더 남자입니다! 낙심 만점.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는 거 어른들이 왜 모르겠나. 될 놈은 뭘 해도 되고 안 될 놈은 뭘 해도 안 된다, 라는 격언이 때로는 진짜인 걸 결코 모르지 않거든. 안 그런가? 어른들이 원래 능글능글 능구러기이자 약아빠진 관심종자. 모두들 그래. 안 그럴 수가 없는 세상이거든. 꼬마였을 땐 꿈나무이자 꿈꾸러기였는데 세상사에 닳아진 거지. 그래서 친구 1 2 3... 있는 자리에서 1&2가 절친이면 지들끼리 신나게 넌 탈모 난 여자 없는 거, 비난에 자조 개그하다가, 친구 3한테 얘 탈모인 거 놀리지 말래. 걔 얼마나 상심이 크겠냐고. 까고 흉보고 뒷담화 신나게 떠든 다음에, 당사자 없는 자리에서 우리 이러지 말자~ 남 얘기하지 말자~! 
    아아 눈부셔 아이고 눈부셔라, 길거리에서 지나가다 민머리를 보면 괜히 찔리고 이유 없이 미안해진다니까. 어? 난 아무 잘못 안 했어도 괜히 미안해. 어? 내가 머리숱 보태준다고 하면 욕먹어도 싸고, 누군가가 자기 못생긴 거에 보태준 거 있냐면서 선녀가 화낼지도 모르니 더 깍듯이 예의를 차릴 수밖에. 보아하니 적지 않은 우리들, 급상승한 머머지수가 내려오긴 할려나 몰라! 따라서 오늘도 이별하는 연인들 가운데 숱하도록 그 말 하고 듣는 사람들 많을 거 아니냐고. 넌 너 밖에 몰라 라는 둥, 여자 마음도 모르는 제멋데로 거꾸로 맨이라는 둥. 오빠 나 왜 좋아해? 사랑은~ 없어! 그 때문일까? 일부는 그런다지? 동료애랄지 친교 때문에 연애 감정을 키울 기회부터 박탈. 비즈니스맨처럼 무조건 하나 주고 하나 받기. 받으면 철저히 돌려주고. 일단 받기 싫다 그거라고. 엮이면 짜증나니까. 말리지 말자, 감기면 신경질 난다며 애초에 감정이 싹틀 여지를 주지 않는 식이지. 씨 뿌려지기부터 거부하는 본심. 그게 다 턱없이 안 어울리는 상향지원 하향지원 때문. 남자는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는 식, 여자는 넘어오면 좋고 아니면 말고식 유혹. 타석주의야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식 막무가내 도끼질까지. <그림의 떡>이니까 속으로 군침이나 원 없이. 아니면 꽃이 피었는데 날파리조차 구경하기 힘들 수도 있고. 잘난 놈이 1번은 겸손 1번은 잘난 척 허세로 눈물 나도록 웃기면 재밌는데. 못난 분께서 잘난 척 어설픈 근자감 허세 부리는 거, 여자들이 (개) 싫어하고. 그래도 우리는 생색내는 거 나쁘지 않고. 또는 어정쩡하게 저렴한 꽁트식 멘트로, 야 한 번 주라~! 우웩, 그다음 표정...! 무안하게 쳐다보지도 않고, 곁눈질도 아니고, 계속 눈 깔고 있었는데, 그런데 어딜 넘봐! 남자가 여자를 기분 나쁘지 않을 정도로만 스치듯 쳐다봤는데 여자가 왜 쳐다보냐고 따져. 그래서 남자가 말하기를, 
   「저 못생겼죠?」
   「네?」
   「잘생겼으면 그냥 말 걸어주길 바랬을 거 아니에요! 못생겼으니까 화난 거지. 안 그래요?」
    품위 그거 잠깐 내려놓고 말하자면, 남자가 선빵 제대로 날린 거구만. 에잇 콩트도 재미없다. 더럽게 재미없어.
    그런데 뭐야 이거, 또 사랑 얘기? (절레절레) 그놈의 사랑이라면 아주 그냥 징글징글하다. 신물이 난다. 속에서 쓴물이 올라온단 말이다. 피가 거꾸로 솟.. 말이 그렇다는 거고. 이 세상에서 최고로 좋고 기쁘고 행복한 무언가의 대명사가 바로 사랑일 텐데. 왜 하필 그 낱말이 때로는 지긋지긋한 것일까. 사랑도 일이기 때문에? 그러든가 말든가. 그래서 다 미리미리 힌트 포함하여 비유도 많고 좋게 좋게 귀뜸하는 말들이 많다. 그 가운데 하나.
    <강은 민물이지만 바다와 만나는 순간 짠물이 된다>. (버럭버럭) 뭐?
    그렇듯 천상의 다이아몬드 귀걸이를 꿈꾸는 숙녀의 마음은 민물까지는 알콩달콩. 그다음 일단 함께 걸을 때 보면 남녀의 간격은 1미터, 2미터, 3미터... 점점 멀어지고. 안부에서 허락으로 갔다가 통보도 지겹고. 최고급 수제 엔진 오토바이 동호회 모임 갔다가 그 복장 그대로 집에 왔더니 부인 왈, 골프 여행 갔다면서? 의전이냐 잔말 말고 따라와냐. 그놈의 싫증나는 사랑 얘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 사연들. 귀동냥으로 수집한 추억담. 말귀 못 알아듣을지언정 보고, 듣고, 경험하며 차곡차곡 그 모든 걸 저장하는 인생. 다 먹고살아야 하니까 그는 투덜거리면서 칼럼을 쓰기 위해서 오늘도 일터로 가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그 외 색다른 근황 토크? 당분간 스텔라를 피해 다니는 거 말고는 없음. 그거 말고 하나. 만약에 마누라가 있다면! 자고 있는데 설마 여편네가 속에 쌓인 게 많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남편을 때려. 티 나지 않게. 꿀밤을 쥐어박고. 딱 REM 같은 수면 과학에 기반하여 절대 깨어나지 않을 시점에 절묘하게 뒤통수 때리고. 꼬집고. 오늘은 또 이상하게 한쪽 팔이 아팠다. 왜 그런진 모르겠지만 말이다.

,

칼럼: 사랑 결산

from 칼럼 2019. 11. 12. 18:14

    1

    NB는 옛날에 핸드폰을 잃어버렸던 기억이 있다. 
    전혀 중요하지도 재밌지도 않은 일화일 뿐. 그런데 그뿐이거나 몇몇 얘기들이 관련성이 없으면 모르겠는데 그 T자형 삼거리 관련 사실이 하나둘 점점 늘어나면. 그럼 장난이 아니게 되는 식. 가령,

  • A. 핸드폰 잃어버린 썰. 당시 친구들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 흐느적거리며 걸어오다가. T자형 삼거리 모퉁이 성당 마당에 있는 의자에서 잠시 누워 잠이 들었다. 얼마인지는 몰라도 한 20분 30분 정도 잤다가 깨어나 다시 집으로 돌아갔고 그날 별일은 없었다. 그런데 그 의자에서 핸드폰이 바지에서 빠진 것. 다음 날 핸드폰이 어디로 갔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동네 주민이 전화로 그 장소에서 핸드폰을 주웠다며 연락 왔고. 그렇게 동네에서 만나 핸드폰을 건네받았고. 끝. 정말로 전혀 중요하지도 재밌지도 않은 일화일 뿐. 끝.
  • B. 당시 친구 셋이서 한참 주말마다 만나서 놀던 시트콤 멤버. 그 가운데 1명이. 그가 핸드폰을 잃어버렸던 T자형 삼거리 성당 모퉁이 + 중간에 다리가 있고 = 대충 일직선 상으로 동네 T자형 삼거리 음식점. 거기서 술 취에서 길바닥에서 새벽 내내 잠잤던 일. 
  • C. 'B'친구가 사는 집도 T자형 삼거리 모퉁이. 당시 한참 주말마다 만나서 놀던 시트콤 멤버 셋이서 들락날락했던 곳. 
  • D. 어느 숙녀가 인생이 따분했기 때문일까 어느 날 잘 다니던 직장 때려치고 삼류 작가로 데뷔. 그런데 그녀가 쓴 칼럼들은 하나같이 만났던 남자와 여자들 흉보기가 80퍼센트. 소설은 90퍼센트가 전남편 욕. 그 웬수 같은 인간을 처음 만난 장소도 하필 T자형 모퉁이 대형 마트. 어떤 숙녀인지 허당인지 모를 인간이, 전남편인지 전여친인지 그 인간을 처음 만났던 장소도 T자형 삼거리 모퉁이. C와 D의 상대는 남자와 여자로 같은 성씨. 

    딱 1개만 놓고 보면 아무일도 아닌데. 상관관계와 차곡차곡 쌓이는 우연들을 따지면 누군가에게는 느낌 세해지는 일들. 42.195km를 마일로 환산하면 26마일 385야드던가. 기원전 490년 어쩌고저쩌고. 1896년에 40km으로 시작해서 1924년 이후 26.219마일로 고정. 떨어지지 않는 숫자 강박증. 
    조너선 스위프트의 소설 걸리버 여행기에서. 처음 항해를 떠난 날이... 숫자 1개 위치만 바꾸면 누나의 태어날 해와, 형의 태어난 날짜요. 그리고 소인국에서 걸리버가 하루 배당받는 음식량도 숫자 1개 바꾸면 형의 첫 자동차 번호판 숫자. 나중 형과 자동차 바꿔서 몇 년 동안 타고 다녔고. 인생의 첫 자동차가 무엇인가. 흡사 <첫사랑은 누구인가, 무엇을 대체 남녀의 교제로 봐야 할 것인가>라는 주제처럼. 애매하고 어중간하게 첫 자동차를, 단돈 얼마면 살 수 있는 중고차 최저가 똥차를 한 10일 타다 폐차했었나 기억이 잘 나지 않음. 그러다 몇 년 후 정식으로 중고차를 샀는데 엔진이 탈이라서 바꾸고. 흰색을 검정색으로 바꿔서 몇 달 타다 형 차랑 바꿈. 하여 어쩜 저 차가 본인에게 첫 차였지. 
    당연히 첫 자동차 하면 첫사랑, 첫경험! 사랑? 실 가는 데 바늘도 간다. 마음의 준비가 돼야 몸을 허락하냐, 아님 몸 가면 마음도 가게 되냐. 하지만 1.0 이하로 사랑하는 여자가 그리 많을까? 굳이 이 상황에서는 말을 아끼는 게 차라리 나을 듯. 결혼하기 전에 친구가 아내 될 사람을 소개시켜주는 자리에서, 어설픈 농담에, 그녀께서 그처럼 환하게 웃으시면... 거 어째 몹시 미안하더군. 지금 와서 하는 말이지만, 지금 당장 생각해도 거 참 많이 미안한 일이네 정말. 왠지 모르게 말이야. 낭군님께 몸 주고, 살림하며, 매일 침대에서 함께 자고. 어느 날 애를 낳아 비로소 딸에서 부인이자 엄마요 진정한 숙녀가 되는 여자. 그렇게 10년, 20년, 30년...... 그래도 마음만은 다 준 게 아닐 수도 있고. 줬다 되찾았을지도 모르고. 바로 그 주제가 수다 최소 3시간. 적어도 6시간? (절레절레)! 
    사랑이란 마음을 준다는 건데. 내 모든 것을 줘도 아깝지 않다는 둥 난 그대만을 영원히 사랑하겠다는 둥. 다 거짓말 반 폼 반. 뻥이 대부분. 확률상 다 변심하고 대체로 헤어지고. 그래서 늬가 먼저 연락하니 연락을 딱딱 맞게 연락 빈도, 횟수, 집착 같은 습관 차이가 생기면. 그 틈 때문에 보고 싶지도 않고, 마음 식고, 정 떨어지고. 만나도 웃지도 않고 툭하면 말싸움이나 하고. 그러다 마침내 결국 짜잔~ 환승이별! 소셜 네트워크 프로필 사진 걸어주고 어쩌고. 사진 지갑 속에 간직하고 어쩌고. 10대들끼리 사귀면서 여편네네 전마누라네 그러면서 장난치고. 자기는 남자의 마음을 보는 고결한 숙녀다 라는 자부심 때문에 인생 어디에 헌납하시는데. 친구들 남친 남편 외모 보면 배 아프고 속 뒤집어지고. 아줌마 허세에서도 밀리면 속 더 뒤집어지고.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남자는 여자의 외모만 보는데, 여심은 내숭에 여우짓에 착한 척까지 말도 못 하고. 잘생긴 남자를 어느 여자가 싫어하냐고. 중간은 가는데 성격까지 좋으면? 비교되니까 인생 잘못 산 거 같아서 그다음 카드는 뭐다? 잔소리 잔소리! 그러다 1미터 2미터 3미터... 점점 마음은 멀어지고. 실제로 함께 걸을 때 간격도 떨어지고. 말을 섞으면 섞을수록 본면목 드러나기 마련이기 때문에 차츰차츰 말수가 줄고. 잡은 물고기한테 밥을 왜 줘? 15년 30년 등 각자 알맞은 주기에 따라 집 안에서도 피해 다니던가. 통보만 하던가. 
    그런 부부 금슬은 전적으로는 아닐지언정 약간은 첫 만남에서 정식 교제까지. 사랑이란 "동등한 마음"과 비례. 한마디로 플라토닉! 동격이 그래서 중요한 것. 맞바람 폈다가 다시 부부관계가 평화롭게 회복되는 부부도 알고 보면 처음에 단둘끼리의 진실한 사랑이 전제되었으니까 가능. 부부가 모범적으로 사랑해도 여심 뿐만 아니라 남자의 마음도 때로는 춤을 추는데. 귀감이란 말은 간지러우니까, 평범한 부부일지라도 마음을 반틈만 주고 사는 여자가... 말을 줄이는 게 좋겠다. 나에게는 그 환한 눈웃음과, 애교와, 교태 교성 내숭 수다 속마음 고백까지. 보여준 게 많지 않은데 여자를 사냥감처럼 정실감으로 꿰차고 살아도 사랑의 자존심 문제가 아닐 수도 있는 반면. 여자는 자기를 창피하고 부끄럽게 여기면 모든 걸 다 줘서라도 가지고 싶을지라도 도망가고 싶은 게 여자. 애초에 시작하지 않아야 여자. 그런 의미로 보자면 사랑의 기준선을 높게 잡았을 때. 
    평범한 여자을 놓고 보자면, 사랑을 해보지 않은 여자가 첫사랑을 선택하는 기준은. 오래 기다리거나. 모든 걸 베팅하거나. 그러다 내 맘에 드는 남자를 못 찾은 체 나이만 들어버리면 자포자기. 그러다 몸 주고 멀뚱멀뚱 천장 쳐다보면서 연기하고. "야, 한 번 주라~!"에 슬슬 넘어가고 살살 맛 들이다 보면. 그다음부턴 께임 끝. 소녀감성에서 여성잡지 1이 된 다음. 엄마 스타일에서 이모 스타일 저쪽으로 이동은 그런 식으로 진행되는 법. 그러다 버림받고. 환승이별하고. 어장관리하고. 솔직히 말해 맘에 들지 않는 남편과 사는데, 남편은 바람피우고. 아니면 사귀는 초장부터 진도 못 빼니까 바람피고. 그도 아니면 시험 합격한 다음에 복수하고. 들었어요? 듣긴 뭘 들어! 알고 싶지도 않을 뿐. 안녕~ 아직 안 갔니? 늦었어! 그러게 누가 걸레로 살래? 





    2

    제복녀라면 전혀 썸씽은 없었지만 또 4명을 꼽을 수 있지. 우편차를 타고서 지점 여러 곳을 돌아다니던 일을 기간제로 하던 때. 

  • (A) 찰스 부코스키처럼 우편업 일을 할 때 매일 서로 봤던 우체국 은행원 숙녀.
  • (B) 찰스 부코스키처럼 우편업 일을 할 때 매일 서로 보지 못한 우체국 은행원 숙녀.
  • (C) 친구의 여동생인 스튜어디스.
  • (D) 구애만 하면 아무에게나 몸과 마음을 최선을 다해서 허락했던 은행원 숙녀. 

    (A)는 매일 보니까 그녀가 싫어하는 눈치가 아니고, 얼굴 표정 보면 아니까, 적극적으로 구애자의 역할을 맡았으면 나중 몰랐을 텐데. 그런데 진행 사항 일절 없었고. 호감, 호의, 무감정, 혐오, 일. 눈빛은 그럴 때 보는 것. 
    (B)는 매일 필자는 그녀를 못 봤는데 그녀는 이쪽을 틈틈이 봤고. 그래서 은행 안에서 50대 60대 아저씨들 노처녀 은행원들끼리 대화하다가. 여직원 왈, 남자 외모 딱 보고 저 정도면 좋다니까, 괜찮다니까, 나쁘지 않다고 하니까. 그래서 넉살 좋으신 은행원 50대 후반 아저씨께서 직접 얘기를 하셨는데. 업무와 시간 관계 상 진행 사랑 없었고. 그 얼굴 모르는 시골 촌년 은행원 숙녀께서는 진짜로 그럼 어떡하냐고 웃고 어쩌고 떠들썩한 분위기였고. 말린다고 했으나 적극적으로 말리지도 않았고. 아저씨께서도 나름 역할 하신 거고. 
    (C)는 하필 당시 TV 연속극에서 여주인공과 조연 여자를 놓고서 브로맨스 남자끼리. A냐 B냐 성격 나쁜 미녀냐, 사람 좋은 숙녀냐. 논쟁 아닌 잡담 잠깐 있었고, 남자 쪽 재력이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상황. 그래서 브로맨스 남자는 자기 여동생을 소개해주기 뭐했는데. 아직 친구 재력이 탄탄치 못하니까 때만 기다리고 있던 상황. 그러다 언제까지 기다릴 수도 없고. 그러다 딴 친구 결혼식장에서 자연스럽게 한 자리에서 얼굴 익히는 걸로 시작하면 어떨까 했는데 결과는 아쉽게 됨. 브로맨스 친구만 봐서는 그 여동생은 사람 안 봐도 그만. 얼굴은 모르겠지만. 당시 분위기 상 관상이 기억에 남을 만한 겨를이 없었음. 
    (D)는 똥파리에 최적화된 은행원. 만인이 넘보고 싶은데 넘보면 안될 현격한 차이 때문에 군침 흘리기를 실현시키지 않을 뿐. 오직, 단지, 그뿐! <남자 A & 여자 A나 B...... 남자 D & 여자 E...... 그러므로 남는 건 남자 H & 여자 특 A> ~라는 이론과 더불어 거지처럼 철판 깔고, 스토커처럼 집요하며, 범죄자처럼 꼼꼼하고 끈질긴 하이에나. 어머 어머머머머. 자주 보니까 여자 쪽에서도 정드네? 적응되네? 싫지 않네? 어머머 이거 사랑일까? 둘이 사귀게 되면 결국 나중 경우의 수는 자잘한 잔꾀와 여러 눈치 작전을 빼면 딱 두 가지. 아름다운 인생을 논하자면 행복한 사랑의 희망을 저울질하는 일. 딱 봐도 어떻게 썩은 미소를 다 부르다니. 딱 두 가지. 
    (1) 착한 여자는 불감증과로 넘어가던가. (마음을 준 여자도 반틈. 마음을 반틈만 주고 자포자기로 사는 여자도 태반. 아니면 결혼 1주일 만에 시댁으로 도망감)
    (2) 이기적인 여자는 환승이별하던가. 이기심을 이처럼 정작 발휘해야 할 제 때가 있음. 어설플 때 이기적이면, 이처럼 진짜로 이기적이어야 할 때 이기심은 맥없이 자포자기. 좋게 말해서 순수한 거고, 솔직히 말해 까놓고 보자면 멍청한 것. 더럽게 멍청한 사람. 여성잡지 1을 떼고 순진해도 전문용어 <먹버> 한두 번 당하고 나면, 옷 야하게 입고 다니기 시작. 화장 찐하게 하고 다니기 시작. 찐한 눈화장을 정성스럽게 날마다 하고 지우고,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얼마나 귀찮은 일인데. 그러니 여자 왈, 내가 왜 너 까짓 사랑의 차트 넘버 10 때문에 눈화장 하고 다녀야 하는데! 라고 말함. 남사친 여사친 알고 보면 전부 다 사랑의 차트일 뿐. 딴 거 아무것도 없음. 여자의 꿈이 연예인 아니라면 거짓말. 돈 싫어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있나? 거지로 사는데 적응하고 집시가 좋으면 몰라도 그런 사람은 초희귀 증후군처럼 거의 없음. 그래서 싫다 싫다 싫다, 싫어요 싫어요 싫어요...... 그러다 만나줬는데.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다 겪어보기도 전에 아니다 싶으면. 일찍 때려치던가. 아니면 환승이별이라도 해야 옳음. 정말로 이기적이어야 할 데 이기적이지 못하니까, 어설프게 이기적이게 됨.
    참고로 환승이별! 진짜로 하란 말이 아니라, 여자가 먼저 꼬리친 응분의 예의를 지킬려면 맺고 끊기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 여자가 유혹하지 않아 시작했어도 환승이별하는 건 전부 몽땅 성적 판타지. 환승이별을 결혼으로 비유하자면, 이미 미리미리 정서적 불륜부터 육체적 불륜까지 볼장 다 보는 것. 핸드폰 전화번호부에 남자들 5명 10명...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여자는 미쳐버린다. 그게 정상. 정말 좋아하지 않는 남자 즉 다 1.0 미만이 아니라 2.0 이상을 붙여주고 만나주기 때문에 발생. 남자도 눈치가 있어야 하고. 여자가 1.0 미만이라는 기준선을 지켜보시라! 환승이별? 그건 남의 얘기. 1.0 미만이 충족된다면 뭐 미쳤다고 어장관리에 이어 환승이별을 하겠나. 0.5와 흡족한 연애 다음에 결혼하면, 여자는 죽어도, 바람 못 피운다. 내 돈, 친구의 돈, 친구의 지인의 사촌 돈까지 그 남자한테 싹 다 깔끔히 말아먹어도. 그리하여 딴년과 바람나 살림차려 전 애인과는 영원한 남남이 되어도, 어? 입에 붙은 <우리 오빠> 떼는 데 과연 얼마나 걸리는지 잘 아시지 않나요. 옆에서 그 빗쟁이 속에서 열불나는데, <우리 오빠>라는 입버릇 듣고 속 더 뒤집어져버림! 0.5와 정 떼는 게 어디 쉬운 일이더냔 말이다. 냉 많이 나온다며 남자친구는 흉보고 다닌 거랑, 새로운 술집년과 바람피우고 다닌거. 전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는 게 재미는 아닌데. 정말, 드라마를, 현실에서, 카메라 감독처럼 옮겨다니면서 전부 보고. 전부 듣고. 전부 하고. 어른들 삶이 조금은 그렇지 않나. 바로, 그래서~ 만족 반만족 불만족에 따라 다 절정부터 냉동참치까지 왔다 갔다 하는 것. 아무튼, 
   「내가 오빠한테 귀여운 모습을 많이 못 보여줬어.」
   「아빠가 나 결혼할 때 얼마 해 준다고 했어.」
   「우리 아빠는 나 결혼할 때 얼마까지 해준데.」
   「오빠가 나한테 표정이 참 많다고 했어요.」  삼자대면에서. 
    정말 환한 눈부신 눈웃음과 오그라드는 애교. 뽀뽀. 팔짱. 자랑스럽게 만방에 알리기. 쌍방 사랑. 그걸 못 받고서라도, 멀쩡한 지역 미녀대회 수상녀를 자동차로 치여서 휠채어에 앉혀서라도 그녀를 내 여자로 만들고 싶은 게 남자의 야만적인 본능. (다가 아니라 일부. 그 일부뿐만 아니라 몰아가면 남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 돌변할 수 있음. 여자도 마찬가지. 그래서 스토커와 기타 등등 범죄자는 상대하지 않는 게 좋음. 유유상종. '개'를 좋게 말할 땐 좋고. 나쁘게 말할 땐 개 돼지는 상대하는 거 아님. 사람 아무나 만나는 거 아니라고요. 그처럼 언제 어떻게 야만인이 될 줄 모르는 게 바로 사람. 여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바로 그 철판 깔고 껄떡거리는 일. 근거 있는 자신감, 일명 근자감. 생색내는 거 개싫어하듯. 그래서는 안되는데 꼭 보면 드물게 그러는 사람이 있다 없다? 있다. 없지 않다. 그럼 어떻게 되나? 싫다 싫다 싫다 꺼져 꺼져 꺼져...... 결별이 보통인데. 그거 말고 드물게 결과는 

  • (1) 여자가 남자를 죽임 
  • (2) 남자가 여자를 죽임
  • (3) 스릴러 영화. 애초에 여자가 꼬리쳐서 중간에 좋았는데. 단물 빠져서 여자가 환승하려고 하니까 남자가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 돌변. 그래서 일가족 죽이고 남녀도 함께 죽어서 비극 완성. 
  • (4) 결혼행진곡이 울리자 신부는 휠채어에 앉아 울면서 무대를 행진.
  • (5) 불감증. 마음 절반만 주거나. 사귈 때 절반만 따먹히길 자처했을 수도. 
  • (6) 이런저런 사연들을 이겨내서 정 쌓고 살면 모르는데. 못 참고 이혼.
  • (7) 구애를 받아주지 않으면 죽어버리겠다면서 몇 년 내내 쫓아다니던 남자, 지금 멀쩡히 딴 여자와 결혼해서 애 낳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음. 제7의 전성기 구가. 연예인. 팬심도 괜찮음. 구애를 받아주지 않으면 죽어버리겠다 라는 협박. 받아주면 안 됨. 역으로, 아무리 사랑일지라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기 때문에 남자가 집안 차이 때문에 멀어지면. 전원 반대하는 사랑이라면 여자도 감내하는 게 옳음. 굳이 시끄럽게 하지 말고. 먼발치서 그리워하고, 궁금해하고, 좋아하고. 그게 차라리 나음. 훨씬 좋음. 나중 시간 지나면 좋아짐. 시간이 약. 시간은 기적을 만듦. 

    따라서 사랑이란 상대가 싫다면 더 이상 껄떡거리지 않는 게 사랑. 무슨 동물도 아니고 몸만 가지면 그게 어디 짐승이지 사람인가. 만약에 이번 생이 본 게임이 아니면! 그럼 장난 아닌 거지. 장난 아닌 거라고. 
    그런데 뭐야 이거! 또 사랑 이야기? 됐다. 많이 했다. 징글징글하다 아주. 그만 넘어가자.





    3

    남자는 폼. 패션의 완성은 얼굴일지언정 여자는 (남자의) 양복을 좋아한다. 그래서일까? 양복쟁이들이 주로 내근하는 사무직 회사이면서, 보수적인 공기업에서 기간제 사원으로 일할 때. 여자의 꼬리침이 유독 단기간에 많았다. 그 기간제 사원 동기들 가운데 한 여자. 손글씨가 예뻤고, 학교 다닐 때 공부도 그런대로 잘했고, 신앙심 돈독이랄까 독실이랄까 교유관계 원만하고, 집안 괜찮고. 그녀가 했던 말은 "우리 이제 같이...". 그뿐만이 아니라 "머머씨 우리가 아무리 여자로 안 보여도 그렇지..." 대차게 질렀던 그녀 역시나 기간제 사원 동기. 그 동기 중에 엉덩이골 가슴골 보여준 여인은 장거리 연애이자 오래된 연애로 지쳐서 자기는 작은 유혹을 선물하고, 꼬셔주었으면 싫어하진 않았을 테고. 그러다 나중 들어온 기간제 여사원은 아주 어렸는데, 걘 단둘이 창고에서 서류를 찾는 중에 엉덩이골을 훤히~ 보여주면서 아무렇지 않아 했고. 또 더 나중 들어온 기간제 여사원은 언제 봤다고 만나자마자 다정스레 오빠~! 흐흐흐흐흐. 어복 아닌 여복일 텐데 어쩌면 다 우연찮은 옷발 & 날마다 보니까 정들었을 수도. 
    그런데 그 정도 애매한 떨림이 아니라 사랑과 우정 사이라고나 해야 할까? 남녀의 우정이란 넌센스라고 했을 때 명백히 사랑의 감정선이 깊고, 애정이 짙고, 교감이 충분했던 사례를 꼽아보자면 이렇다. 다 사랑과 통계는 어느 정도 여지없이 비례하는 게 참 뭐랄까 어떻게 보면 착찹하긴 한데. 또 달리 보면 재밌기도 하고. 아무튼 감히 사랑이라는 고귀한 낱말을 더럽히지 않고자 단 몇 번의 선별이 가능한 기준은 이렇게 정할 수 있다. 

  • 신체 접촉 0
  • 신체 접촉이 1일지라도 단! 피카소의 스트라디바리우스 터치가 0일지라도. 반 고흐가 과르네리를 얼마든지 손 잡기, 팔짱, 뽀뽀, 키스, 데이트, 잠자기, 그다음 (재정적으로 여건만 받쳐줬으면) 결혼까지 얼마든지 가능. 즉 그 모두가 가능은 했으나 시도가 깔끔하게 0. 실제로 5 문단 A녀는 단둘이 술 마실 때 술 취해서 토하고 소파에 쓰러짐. 그녀를 저기 저 모텔까지 땀 뻘뻘~ 숨 헉헉~거리며 겨우겨우 업고 가서 하룻밤을 함께 보냄. 땀 뻘뻘 삐질삐질 숨 헉헉, 완전 힘들어서 중간에 몇 번 쉬었음. 드라마에 막 거뜬히 업고 어쩌고? 다 뻥 개 뻥. 직접 해 봐봐. 그거 다 뻥. 그다음에. 물론 손도 안 잡고. 샤워를 마치고 나와서 그녀는 침대에서 칼럼니스트는 바닥에서 취침. 
  • 남녀 공히 서로 사랑의 감정을 느낌.
  • 모두 다 온라인&오프라인이 결합된 만남. 직접적으로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 친구던가, 온라인 인터넷 메신저 친구던가. 딱 2번만 만났던 예도 온라인으로 왕창, 전화통화 왕창. 밤을 꼬빡 세워서 통화. 잠도 못 자~ 일도 못 해~! 어? (절레절레) 다만 첫사랑은 예외. 그건 온라인 없었음. 핸드폰 연락과 문자만 엄청나게. 그래서 20년이 다 됐는데 그 핸드폰 번호 아직까지 또렷이 기억하고 있음. 그 숫자를 또 분석하고 의미 부여하긴 귀찮고. 
  • 단둘이 만난 일은 통계 내면 모두 평균 1번. 첫사랑만 단둘이 여러 번 만났고. 나머지는 여럿이 함께 만났거나, 함께 아는 친구들이 없어서 장기전이 불가능했거나. 결국 관건은 1 대 1 만남. 이 세상에서 최고로 중요한 게 남녀 사이에는 1 대 1 만남이건만. 그런데 애인 놔두고 딴 놈 딴 년과 1 대 1로 밤에, 술 마시고, 여행가고? 그래서 남사친 여사친? 생각이 없네. 생각이 없어. 

    그래서 선정된 토너먼트는 딱 4강. 오직 네 개만! 
    그 네 차례 빼놓고는 단둘이 수없이 만났던 여인...이랄지 아는 동생 아는 친구. 다 제외. 제외 예시는 이럼. 

  • 척키 대타로 나간 썰. 생략. 
  • 단둘이 첫 극장 데이트할 때 질 냄새 왕창 뿜었던 삼류대학교에서 같은 수업을 받았던 야간대학생도 제외. 걘 당시 치과 간호원. 아마도 의사한테 따먹혔고(아니 반대겠네) 지겨워지면 병원 옮겼을 테고. 유부남과 바람도 의심됨. 냄새가 냄새가... 그래프가 정상 부류가 아니라 이미 초반에 정점 찍음. 
  • 헬스 마트에서 러닝머신 팔던 시절. 딥 키스 15초 넘겼던가? 대충 12초던가! 키스하던 중 뿌리친 채 수줍어하며 많이 부끄러워하면서 도망갔던 옆 한방병원 직원 유부녀. 밖에서 만나자고 제의하며 졸랐는데 자기 남편이 마피아라면서 딱 거절했던 그 아줌마도 제외. (그 헬스마트 일을 옛 단짝이 자기 맡던 일을 물려준 것임. 구석방에서 공부하기 좋게 짱 박혀 있을 수 있고. 책상, 의자, 소파, 탁자 다 있고서 딱 1평 정도. 손님도 별로 없고. 출퇴근할 때 옆 한방병원을 통해서 들락날락해야 하고. 그래서 그쪽 아줌마와 친해졌고)
  • ※ 부언 설명: 선녀 중의 선녀인데 내 단짝 친구 제비 머신의 배짱 넘친 구애를 단칼에 거절했던 경리 아가씨와 비슷. 처녀 때 내 맘에 들지 않으면 완벽한 철벽녀던가. 아줌마 되어서 애기 손 잡고 외갓남자를 만나던가. 아니면 저처럼 그래프 쭉 떨어져서든 사랑이 식어서든,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해 서운한 아줌마. 자기 성 그래프는 절정일지언정 바깥에서 딴 남자와 단둘이 만나지는 않을지언정. 자기가 숙녀라는 걸 단 1번 확인받고 싶은 여자. 아무 남자한테나 그러지는 않고. 그래서 목표물 선정해서 친분을 쌓은 다음에, 타겟에게 가슴골 노출하고. 새빨간 스웨터 선보이고. 더 새빨간 립스틱을 알짱알짱. 그러다 쪼옥~! 
  • 단짝과 동업하던 시절. 어느 여자 단짝을 알게 됐는데 그 가운데 1명과 우리는 동서. 나머지 여자 단짝 1명이 인터넷 메신저로 했던 말. "오빠, 저 가져요." 역시나 탈락. 
  • 채팅으로 알게 되어 딱 1번 단둘이 만나 20분 정도 아이스크림만 함께 먹고 헤어짐. 약사가 아니라 약국 아르바이트녀. 그 첫 만남 이후 장거리 전화 통화만 몇 번. 나중 몇 달 지나서 2번째 만날 때는 단짝과 함께 셋이서 만났는데. 보란 듯이 내 단짝에게 고운 손을 내어주면서, 연애운을 진짜로 알고 싶다는 것처럼 손금을 보여줬는데. 배웅할 때 그녀의 말. "나 이제 옷 야하게 입고 다닐 거야. 미니스커트 막 짧게 입고 다닐 거야." 오리주둥이는 만화 캐릭터인데 하필... 그래서 집 앞에서 살짝 뽀뽀만. 그러나 그 뒤로 서로 연락 안 함. 그게 끝. 이 역시 저 토너먼트 기준에서 제외.
  • ╋이런 정-십자 사거리가 아니라 제일 윗 선분이 10시~11시 방향을 가리키는 사거리. 초등학교 5학년 때 그런 사거리에서, 10시 방향 일방로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한두 발을 내디뎠는데, 역주행 트럭에 치였던 일. 그러다 어른이 됨. 그 삐딱한 십자 사거리 모퉁이 2층 카페에서. 어른이 되어 채팅으로 꼬셔서 친구랑 2 대 2로 만났던 여자. 걔도 몇 번 만났는데... 자기 이모에게 연애 상담하고 남자 얘기 물어보면, 이모는 꼭 한 번 자보라고 말한다며 이모 흉보던 숙녀. 당시 처음 만나자마자 자빠트렸음. 드라마에서 그 대사 듣기 훨씬 전에 그녀에게 직접 들은 얘기가 바로 그것. 아무튼 짧은 결론은 이모와 엄마는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 물론 좋은 이모도 많다만 이치와 원리가 그렇답니다. 
  • 친구가 여자를 소개받으라면서 1 대 2로 만났던 여자. 초등학교 선생이었는데 한적한 시골길로 셋이서 놀러가 닭을 잡아먹고 돌아오는 길. 당시 내 똥차. 출시 옵션은 직물시트였는데... 그게 뭐 그 어떻게 더럽혀졌기 때문에(왜?) 친구 가게에서 싸구려 가짜 가죽시트로 교체. 그런데 뒷자리 목받침이 뒷좌석에서 이탈. 그러니 가죽 시트 안에서 그게 중간에 걸림. 그래서 그녀는 거기 앉아서 도시로 올 때 곱사등이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했던 말. "오빠는 천사표예요?". 그러나 그 외동딸 여자와의 만남은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 그런 거 다 제외. 
  • 저 똥차 시트 갈 때 친구네 매장에서 갈았는데. 그 매장에서 몇 번 봤던 숙녀. 남자친구랑 7년 사귀다 애정 식어서 환승이별하고 싶은데, 아직 적당한 먹잇감이 없다던 여자. 말은 그렇게 안 했어도 물색해도 없는데 어쩌냐는 뉘앙스 척하면 척. 눈매가 딱 연예인 누구 닮았던 여자. 당시 딱 1번 걔네들 우리 여럿이 함께 먹고 노래 부르고 놀았는데. 걔도 술 취해서 팔짱 쓱~ 끼는 거 보니 환승이별을 애타게 바라던 눈치. (당시 양복 입고 넥타이 맺으니까, 걔가 술김에 팔짱 껴서 꼬리친 것임. 완전 꽉 낀 건 아니고 부끌부끌 부끄럽게 살며시 시늉만)
  • "난 아빠가 결혼할 때 2000만 원 해준다고 했어" 라고 말했던 아는 동생. (5000만 원 해준다는 애 말고 딴 애). 남녀 시트콤 멤버들과 친할 때. 포장마차에서 유행가 <사랑의 이름표>를 생음악으로 부르던 그녀. 지금 추억하면 와~ 쌩목으로? 요즘 세상 유행가를 외워서 부르기보다 프롬프트&자막 보며 부르는 게 보통. 일반인이 아니라 직업인조차. 살면서 남이 생목으로 부르는 사랑의 유행가를 일단 들어줄 기회부터 드물고, 듣고 싶지도 않고. 그래서 일생 통계 내면 생목으로 부른 3분의 마법, 거기서 1절만, 따라서 1분 30초! 그 생음악을 부르고 들은 기억 많으신 분 손? 별로 없다. 한 손 두 손으로 꼽으면 거의 포괄됨. 부족해도 웬만하면 두 손 두 발이면 거의 셀 수 있다. 그처럼 험하고 빠르고 바쁜 세상인데. 20대 숙녀가 생목으로 트로트 유행가를 시원하게 완창? 주변 사람들 다 쳐다봄. 와우!
  • 어쨌든 지금으로 치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메신저 앱으로 다 같이 친하게 지내며 아는 동생 아는 오빠로 시트콤 멤버. 전부 다 어장관리. 당시 누구 생일이던가 유독 한꺼번에 많이 모였던 날. 딴 시트콤 여 멤바 (5 문단) B녀가 하는 말. "오빠, XXX 오늘 오빠가 책임져". 그래서 걔랑 단둘이 새벽에 노래방. 걔 노래부를 때 소파에서 걔 허벅지 베고서 옆으로 누웠다가 걔 배를 보고 누웠다가, 천장 보고 누웠음. 그렇지만~ 바닥을 보고서 엎드리지는 못했음. 다만 살짝 뽀뽀만! 그래서 걔 왈, "에이~ 이건 아니다. 이건 아니다." 역시나 걔와 단둘이 만남은 0. 단둘이 연락도 0. 전부 다 시트콤 멤버들과! 따라서 저 기준선 토너먼트에서 제외. 
  • 별거던가 이혼이던가 외로운 아줌마. 그래프 최절정녀. 톡~! 몇 초 후 (톡~이 대단히 미안하다는 듯이) 쓰윽~! 누군가의 전여친 전남편과 성씨가 같았던 뱀파이어녀. 역시 탈락. 
  • 기타 더 자질구레한 썸씽은 다 제외. 기타 더 구질구질한 썰은 모조리 탈락. 

그래서~ 선정된 토너먼트는 딱 4강





    4

    토너먼트 4강을 결산하면 다음과 같다. 

─────────────────────────────────────────────────────────────────────
        첫만남 장소         헤어진 장소      모텔     꼬리친 쪽     신체 접촉        섹스     만난 횟수     전화통화   
a       X (펜팔만 5년)     X                   X         여자            X                   X         0번              0번
A      강가(천변)           강가 건너편      O         여자            0번                X         두 자릿수     많음
B      모텔                    많이 마주침      X         여자            X                   X         두 자릿수     약간      
C      사거리(시내)        삼거리(시내)     X         여자            X(아!)            X         딱 2번          많음 
D      삼거리(┴자형)     사거리 찻집      X         여자           스키장 백허그   X         12~13번      0번 
─────────────────────────────────────────────────────────────────────                 1 대 1 만남         얽힌 친맥            상징
a      0번                    없음 0                 왜 하필... 섬 이름이 특이함. 
A      몇 번                  딱 1명                 틀은 대문자 H. 통계는 소문자 h
B      1번                    많음                    소문자 h.  
C      1번                    없음 0                 첫만남 궤적을 보니 한자로 上(위 상) 
D      0번                    약간                    ┴ ┼ (직장은 비스듬한 사거리)
─────────────────────────────────────────────────────────────────────

    a: 그 어디다 내놔도 절대 빠질 미모 아닌데... 웬만한 남자들 뿅 갈 숙녀인데. 펜팔만 5년. 그러다 군대에서... 연락 끊김. 지금 생각하면 그 미모의 숙녀를 도대체 왜 마다했는지 당최 이해가 안 됨. 군대에서 파견나가 사귄 친구. 걔가 사진 보고 첫눈에 반함. 홀딱 반함. 완전히 뿅 감! 그래서 소개시켜달라고 했고...~ 나 고3 걔 중2 때 첫 편지 왕래. 본인 말과 친구말로만 남자의 이상형감이 아님. 주관이 아니라 친구 공증도 있고 철저히 객관적인 사실. 지금 생각하면 대어 중의 초대어인데 도대체 왜...... (절레절레)! 
    A: 첫사랑.
    B: 모텔 전체를 빌려 인터넷 사이트 일할 때. 조력자이자 프리랜서 비슷하게 일함. 당시 술집 남자 접대부들도 모텔 일부분 사용 중. (당시 그 모텔 앞에서 무단 단속에 걸려, 경찰서 법원을 거친 다음, 교도소행). 시트콤 멤버들과 소셜 네트워크로 먼저 친해짐. 남녀 4 대 4 시트콤 멤버의 태동기가 바로 그때. 그 시트콤 멤버가 뜨겁게 사귀는 커플 1짝 위주로 진행. 그중에 여자 2명이 그곳에 놀러왔고. 남자 4.5 멤버와 필자가 있었는데. 커플 1짝은... 넘어가고. 걔가 친구한테 오빠 똥차 있다면서 그거면 OK~ 라면서 사귀자는 뉘앙스. 빼빼로 과자 선물 받아본 게 걔한테, 처음이자 마지막. 나중 1 대 2 삼각형 구도로 걸어가면서 친구의 간접고백이 바로 B 얘. 그 간접고백이 1번. 나중 친구가 자기 집으로 필자를 불러서 갔더니 친구랑 여자친구랑. 거기서 최초 커플 1짝인 친구를 통해서 실토를 이끌었는데 실패. 옆에서 다른 멤버도 부추겼지만 안됨. 나중 브로맨스 친구와 1 대 2로 만났을 때 물어봄. 남자 둘 중 누구냐,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퐁~! 그때 너무 크게 웃었음. "왜 내가 전화하면 안 돼?"라면서 그녀가 처음으로 전화한 게 우리 관계의 시작이었는데. 간접고백도 안되지, 친구 통해서도 안 되지, 시트콤 제7 제8 제9 멤버가 부추겨도 안 되지. 아니 도대체가 말이야, 왜 안 넘어와? 어? 그래서 또 4 대 4 시트콤 멤버 와해되고 헤체된 다음. 깍두기 떡대 하이에나들 왕창 유입되어 진흙탕 어장 관리 체계이던 시절. 흑심 가득한 촌닭 뭐 뭐 전직 깡패 마피아 양아치까지 대거 유입. 나이트클럽 내르막 걷듯이 물 급속도로 흐려짐. 술자리에 그녀가 나중 출연하더니 쪼르륵~ 오더니 내 옆자리에 착석. 앞에 있던 친구가, 
   「야, 둘이 잘 어울린다~......」
   「내가 (눈 치뜨면서) 내가 딴사람은 다 몰라도 오빠는 아니야. (표정) 딴 내가 딴남... (흥분. 몹시 흥분. 수증기 푸쉭푸쉭)」
    그날 1차 술집에서 2차 술집으로 이동하면서.  「야 둘이 잘 어울린다~......」라고 말했던 늑대가 그녀의 어깨에 팔을 쓱하니 올리니 그녀는 하지 말라. 옆구리 푹 심각하게 때리고. 반면 늑대는 귀엽다 어쩐다 여전히 껄떡거리다 늑대는 포기하고. B녀는 화내고 욱하고. B녀한테 찝쩍거렸던 하이에나랑도 친했는데 그 친구는 B한테만 찝쩍거린 게 다가 아님. 나중 결국 D와도 얽힘. D에게는 단순한 희롱이 아니라, 아예 하이에나가 되어서 심하게 껄떡거림. 전화하고 만나고 단둘이.... 그 얘긴 많이 했으니 넘어가고. 
    몇 년 후 B와 통화 몇 번 문자 주고받음 몇 번. 그래서 딱 1번만 단둘이 만나 데이트. 그날 그녀는 노브라에(끈없는 그 있잖나) 원피스로 등장했음. 어후~! 당연히 신체 접촉 0. 마지막 문자는, 나 죽었어! 왜? 아~ 딱 1번 신체 접촉 있을 뻔했음. 대학가 5층 카페에서 2 대 2던가 만났을 때 옆 자리에서 걔가 두피 마사지해준다고 했는데 거절. 머리 오늘 감지 않았다고 해서. 자기도 그렇다고 함. 
    그러다 걔가 결혼 전에 필자를 불러냄. 당연히 4 대 4에서 딴 시트콤 멤버가 전화해서 나갔더니 어머 B가? 전화로 같이 있다고 했던가. 결혼 전에 친했던 시트콤 멤버 얼굴이나 한번 보자는 의미. 그런데 제5 제6 멤버쯤 되는 걔네 친구인 여자가 있었는데. 시트콤 찍을 때 공원 전망대에서 필자가 피자를 들고서 먹고 있는데 그 제5멤버녀가 훅 다가오더니. 필자의 오른쪽 허벅지에 앉아서 내 목을 휘감더니 어쩌고저쩌고. 오른쪽 허벅지 뜨듯했음. 당시 필자 바로 건너편에 어떤 외국인이 그 장면을 찬찬히 관찰하고 있었음. 하필 그 이상한 모습을 지켜본 사람이... 이상하단 말이야. 걔가 단춧구멍만 아니었다면... 착하긴 착했을 텐데 뭐 넘어가고. 그런데 결혼 전에 얼굴 한번 보자는 뜻으로 만난 자리에서 하필 그 제5 멤버 흉을 보시네? 남자가 한두 명이 아니라느니 어쩌느니 누굴 만난다는 둥 뭐라는 둥. 혹시라도 필자랑 걔랑 잘되면... 배 아파서 어쩌나. 그럼 안 되지. 친했으니까 다 가능했던 일. 그렇게 헤어질 때 단둘이서 1시간쯤 걸었나? 딱 계단식으로 어디까지. 그때 헤어진 장소가 사거리였는데 거기서 오른쪽은 브로맨스 친구랑 단둘이 피자 먹던 가게. 왼쪽은 아빠가 옛날 입원했던 병원. 그게 끝. 아니. 나중 시트콤의 제1커플이 부부가 되어 크리스마스 이브 때 파티를 열었을 때. 당시 모였을 때 또 봤네. 인연 질기구먼 그래. 아아 끈질겨. 화끈해. 열 좋아. 어? 안 그래도 나중 딴 친구 결혼식장에서도 또 봤음. 그게 끝. 진짜 마지막. 
    물론 시작은 똥차 있는 게 어디냐는 뉘앙스였고. 초반에 시트콤 4.5 멤버쯤 되고 같이 모텔에서 기거하며 일했던 양성애자 남자. 걔가 B를 짝사랑. 그런데 B는 걔를 싫어함. 그래서 소셜 네트워크에서 캐릭터 가지고 놀면서 무반응녀니 뭐니. 그렇게 걔랑 똥차 타고 밤에 B 집 앞에 찾아가서 만났는데. B의 여동생이 2층에서 빠꼼히 내다보고. 초반부터 연애 감정 힌트를 보인 게 뭐냐, 하면 팔짱. 그렇게 찾아간 자리에서 싫어하는 양성애자 4.5를 피해서 똥차 주인의 팔짱을 확실히 꿰차기는 쉬운 여자처럼 보일 수 있으니 조심스럽고. 그래서 살며시! 조심스러운 어중간한 팔짱 시늉, 빼도 박도 못하는 사랑의 신호! 그런데 딱 하나 빠진 중요한 게 뭐냐? 바로 B와 처음 만난 장소가 그 사무실로 사용하던 모텔 맞나? 대충 그랬는데. 기차역을 중간 접접으로 하면 B의 집이 저쪽이니까. 구조는 딱 소문자 h라는 것. 어쨌든 흑역사는 빼기로 하고. 그래서 숫자로 치면 4. (숫자 4 표기가 약간씩 다른 데도 있는데 일단 그렇고. 아님 의자를 상징)
    만약에 B랑 중간에 어떻게 자연스럽게 잘 됐으면 B는 처녀로써 우리가 결혼해도 아무런 막힘이 없었을 텐데. 트라우마라는 게 뭔지. 그 끈질긴 구애와 기다림이 틀어지니까. 따라서 어장관리에서 신수 훤한 제비 스타일과 썸씽이 있었고. 그러다 전문용어로 버림 받았고. 그리하여 나중 여자 3명이서 섬에 놀러갔다가 또 불미스런 썸씽이 있었던 거도 같고. 잠시 비툴어져서 애인 있는 '아는 오빠'한테 먼저 연락해서 단둘이 데이트 즐기고. 그래도 결국 이겨냈고. 적당히 행복한 사랑을 만나 아름다운 인생을 꿈꾸고. A녀가 사랑에 실패한 트라우마 때문에 "사회복지과"로 전과해서 사랑의 아픔을 이겨낸 것처럼. 요즘 말로 이별 다음 후폭풍이라고도 부르기도 하는 게 그거다. 그러나 남녀의 우정이 흔한 세대. 성적 판타지를 사랑의 신비감과 자칫 혼동하기 쉬운 세상. 개인적으로야 그러고 싶을 수도 있고. 그렇듯 많이들 사랑의 기준선 자체부터 헷갈려한다. A나 B 정도 되는 사랑을 할 수 있는 행운, 아무나 부여받는 거 아니니까. 여자의 인생에서 어디 그만큼 베팅하기가 쉽겠나. 그러다 나이에 쫓기면? 싫다 싫다 싫다... 그러다 포기하는 거지. 친구의 남자친구 보고 흔들리고. 환승이별하고. 친구 남편 잘생긴 거 보면 짜증나고. 비교되고. 짜증 확 나고. 신경질 신공질 나고. 어? 열등감 없으면 거짓말. 여자는 대체로 부부모임 마다하지 않는데. 바로 그 때문에 부부모임 싫어하는 사람 상당수 된다. 3 대 3 소개팅에서 <상 중 하> 단짝 걔네들처럼. 그냥저냥 어느 정도 어울림은 돼야 다 친교도 자연스럽고 사교도 가능하단 얘기. 
    C: 신체 접촉 있었음. 자긴 몸에 털이 많다 바야바다 그런 실토 말고도. 자기가 노래 부른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인터넷 메신저로 전송. 그러다 브로맨스 친구가 전화를 걸어서 1 대 2로 두 번째 만남이 성사됨. 당시 아빠가 막내딸한테 사준 새 자동차로, 난 그녀의 조수석에 탔고, 그렇게 우리 집까지 태워다줬는데. 그녀는 연애 작전 때문에 플루트까지 사서 배운다고 했는데. 그녀는 사랑이 드디어 결실을 맺어서 연애 시작하고 곧 결혼할 수 있나 보다면서 조수석 남자의 한쪽 팔을 사정없이... 때리는 시늉만 보였네. 살 VS 살 스킨쉽은 여전히 0이구만 그래. 아 글쎄 도대체가 말이야, 어? 대관절 언제 진한 사랑의 교성이 가능하냐고. 어? 냄새는커녕 여자들 향수조차 맡아본지 오래. 찐한 사랑 그 뜨거운.. 에잇 말 말자. 말을 말어. 이런 젠장. 아, 빠진 거. 걔는 말 많기로 1등. 어딜 가든 누굴 만나든, 말 많기로 1등. 만나본 여자들 가운데 살다 살다 그런 다변가는 전무후무했음. (절레절레). 걜 만나던 남자들도 거의 다 그래서 중간에 나가떨어졌음. 견딜 수가 있어야지. 어?
    D: 전화 통화 3번 걸었는데 모두 받지 않음. 딴 놈들 만나느라 정신없었으니까. 늑대와 하이에나들 무수히 직장으로 찾아갔는데. 심심하면 똥파리들 걔 직장으로 찾아가고, 기다리고, 따라다니고. 그랬는데. 하필 내 친구랑...... 그렇게 됐음. 끝. 별로인 남자들만 꼬여서 고민이라는 여자? 환경 탓. 공부 못했거나. 조신하지 않거나. 꼬리치고 다니거나. 5년 10년에 한 번 볼 꺼 같은 미녀. 친구네 회사에 놀러갔는데 그 회사에서 단독 첫 손꼽는 미녀. 유명하더란 말씀. 점심 먹는 식당으로 가던 길에 보니, 고개 푹 숙이고 다님. 그처럼 주의, 조심, 조신하지 않으면 똥파리만 꼬이는 게 지극히 당연. TV 보면 나오질 않나. 청춘남녀 그럭저럭 괜찮은 젊은이들. 방송사 아나운서들 특집으로 코미디 프로그램에 보면. 직장 들어가서 다 많이들 사내 연애로 결혼하고, 나중 별 탈 없이 잘 산다. 각자 주위를 둘러봐도 이혼할 사람은 이혼하는데, 대체로 보면 길이길이 잘 산다. 다 그 나물에 그 밥이란 말씀. 2000 대 1 경쟁률 되는 곳들 여러 곳 시험 보다가, 탈락 탈락 탈락...! 그러다 1000 대 1 경쟁률 뚫고 합격. 나중 직장인으로 살던 어쩌든 거의 다 잘 산다. 별로인 남자만 꼬이는 여자? 안 그런 게 이상한 거 아닐까! 배울 만큼 배우고 노력해서 들어온 직장. 적당히 대체로 동격으로 만나기 마련. 그런데 오다가다 만난 사람들? (나쁜 의도가 아니라) (저질 의미로 일부러 깎아내리고자 하는 뜻이 아니라) (별로인 남자들만 꼬인다며 푸념하는 여잘 생각해서 그녀에게만 최적화된 뜻으로 말하자면) 어? 개나 소나 다 상대하는, 오다 가다 들러리인지 사기꾼 연락책인지 바람잡이인지 모를 사람들만 상대하는 일인데. 알고 보면 스튜어디스 그거 3D 업종인데. 아무나 만난다? 인생이 무슨 자판기로 내기하는 거도 아니고. 다 똥파리만 꼬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단 말이다. (까놓고) (막말로 말해서) (솔직히 정말 솔직하자면) 개나 소나 다 상대하는 직종이지 지가 무슨 고급 지식노동자인 줄 알아? 미친년! 천박한 싸구려 모조품 주제에 지가 무슨 최고급 사랑의 다이아몬드인 줄 알아? 걔 머리가 멍청하니까 직장도 알음알음 돈 찔러주고 들어가 놓고. 들어가서도 멍청하니까 10대들도 편애하지 않는, 손쉬운, 수준 낮은 자격증 시험 겨우겨우 붙도록 뒤늦게 공부하고 어쩌고. 돌대가리! 새대가리! 밥통! 그 자격증 시험까지 하이에나랑 또 같이 보러 다녔어. 전남자친구 똥파리도 동시에 만났고. 멍청해도 멍청해도 더럽게 멍청한 줄도 모르고. 오합지졸들은 자기들이 뭔 짓을 하는지도 모르고. 그 한가운데에 더럽게 못생기고 성격 변태인 암컷 싸움닭이 진두지휘. 지 못생긴 거 한이나 풀자 라면서, 지 친구를 무기처럼 휘두르듯이 놀리면서 대리만족 느끼고. 지 얼굴이 무기인데. 웬만하면 외모 얘기 안 하려는데 꼭 걔 미꾸라지꽈 때문에 다들 속 뒤집어져. 남자는 외모 상급과 하급의 우정 얼마든지 문제없는데. 여자는 웬만하면 1급과 9급은 적당히 친하면 몰라도 절친은 반대. 드물게 가능은 하겠으나, 또 흑역사를 살펴보면...... 결코 좋을 리가 없음. 아무튼, 
    결국 

  • A C : 적극 아주 적극
  • B D : 간접. 은근. 은밀. 은은. 나 잡아봐라. 잡긴 뭘 잡어! 어? 

A B C D 손 잡고, 뽀뽀하고, 잠자고... 다 가능은 했는데 멈춤. 남자의 역할을 거부했음. 





    5

    아무리 생가해도 괴씸. 발칙함. 막돼먹음. 몰상식. 몰염치. 파렴치. 그래서 D에 대해서 조금만 더 추가 설명. 
    당시 첫 만남일부터 만남 횟수, 대사, 몸짓 등 모든 것을 기록했음. 추산하니 평균 2주에 1번 꼴로 얼굴 비춰줌. 

─────────────────────────────────────────────────────────────────────
                                                                                              월 만남 횟수
    (A) 12월 : 5일 / 6~7일 여행 / 24일 크리스마스 파티 / 30일 =  4.5
    (B) 1월   : 3일 / 17~18일 10명쯤 떼거지 스키장 여행         =  2.5
    (C) 1월 31일~2월 1일 : 2&2커플로 스키장 여행                 =  1.5
    (D) 2월   : 21일                                                              =   1
    (E) 3월   : 6일 9일 15일                                                  =   3
    (F) 8월   : 15일 결혼식장. 멀리서 눈빛만 비스듬히                =   0
    (G) 2010년쯤이던가 어느 ┬자형 삼거리에서 스치듯              =   0
─────────────────────────────────────────────────────────────────────
    총합                                                                         애매하게 12.5 

    (F) (G)는 대면하지 않았으니 빼고. 그럼 2008년 12월 5일부터 2009년 3월 15일까지. 27 + 31 + 28 + 15 = 101일 끝. 단둘이 1 대 1로 만난 거 0. 영원히 이별. 끝없는 남남. 그러게 누가 미친년의 여우짓을 실현하래? 
    이 가운데 (C)에서 1월 31일 당일 밤 리조트에서 서로 연락처 교환. 내 핸드폰을 지가 뺐더니 자기 번호 먼저 찍어줌, 곧바로 전화걸어서 자기 핸드폰에 번호 저장. 번따녀 습관 나옴. 번주년 정신나감. 2월 1일 도시에 도착해서 집 앞에서 문자 2번씩 왔다 갔다. 문자는 그게 다.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 관계도 0. 전화는 2월 중순 쯤에 3번 걸었는데 전부 다 받지 않음. 그래서 만난 딴놈만 쑤두룩이요, 전남친 전남편 현남자사람친구... 카섹스까지. 더 많은 게 USB 엑셀파일에 모두 기록되어 있는데 비밀번호 까먹음. 원본&복사본 USB 2개중 1개 분실. 1개는 비밀번호 잠김. 거기에 함께 하고 싶은 거, 불러보고 싶은 애칭, 구경갈 장소, 함께 즐길 놀이, 놀려주면 좋을 별명까지. 그 모든 것을 기록했는데 결과는 전남자친구랑 저울질. 카섹스 염장질. 못생긴 암컷 싸움닭 통해서 도끼질. 전국 하이에나들의 집합소나 된다는 듯이 직장으로 몰리는 성소에 왜 안 찾아오냐면서 작전은 계속 됨. 모태솔로의 소원이 뭐였는데. 잘가~! 공주병녀. 연예인병 불치녀. 똥파리 전문 파리끈끈이녀라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멍청녀 중의 멍청녀. 골빈년! NCSoft 다니는 친언니 통해서 새로운 남자 만난 게 몇 명? 집에서 소개시켜준 남자는? 좋아하는 애인이 생겼는데 만난 남자만 최소 100명. USB에 꿈을 기록하는 동안, 어? 염병~ 이런 젠장 그 지랄 하고 다님! 옛 남자 새 남자 문어발식으로 남자 100명으로도 모자라서, 어? 하다 하다 페라리 FF 가져오라는 둥 뒷조사 할 거 다 하고. 캘 거 못 캘 거 캐다 캐다 끝이 없었고. 뭘 잘못했는지~ 왜 꼬였는지~ 이기심 말고 남은 게 뭐야. 못생긴 암컷 싸움닭이 힙합 가수를 사랑하기 때문에 '죽을래 애인할래'에서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는 논리. 그게 좋은 줄로 알아. 어? 자기만 꼼꼼히 따져서 결혼 작전을 짜면 뭐하냐고. 남 생각 요만큼도 안 하는 데. 지 밖에 몰라! 회사 잘생긴 유부남 직원도 짝사랑 진행중. 못생긴 유부남과는 부인 몰래 친분 돈독. 그분 이름 지금도 기억남. 더러운 년. 애인이 사랑의 설계도를 짜는 동안 화냥년짓 하고 다님. 2번 이상 만난 남자... 3번 이상 만난 남자... 단둘이 조수석에 타서 드라이브 즐긴 남자... 정식 소개팅 몇 번... 이 세상에 어디 여자가 지뿐인 줄 알어? 어? 웃기고 자빠지셨어 아조! 아 글쎄 열녀 나셨네. 그런 썩어빠진 정신 상태로 뭔놈의 사랑을 하겠다고! 어? 사랑은 뭔놈의 사랑? 세상은 넓고 여자는 많음. 세상 사람 절반은 여자. 우리는 그런 꼴 못 봄. 그런 볼썽사나운 썩은 오징어, 문어 썩은내 풍기는 꼴불견을 어찌 봐 드리나. 꺼져. 썩 꺼져. 쌍년 같으니라고. 꼴에 지도 여자라고, 흥! 뭐 지만 여자인 줄 알어? 여자 같지도 않은 짓거리나 하는 주제에? 놀고 있네. 꼴에 사랑이 좋은 줄은 알아가지고 말이야. 뭐 사랑? 챙피한 줄이나 아시죠! 처음 만나자마자 30분 만에 인상적으로 딱 2마디. 어디서 본 건 있어가지고. 첫째, 난 보고서 애 둘 있는 유부남인 줄 알았어. 둘째, 전 달라요! 전 달라요? 다르네. 달라. 남자에 환장한 년임을 여실이 증명했으니까. 다르다고. 남자만 보면 벌렁벌렁 정신 못 차리는 거 보여줘서 고맙다고. 어? 미친년! 다르다고? 다르니까 남자 100명 다 상대해주면서 미쳐버렸지. 안 그래? 다 딴 여자와 자긴 다르다면서 매춘부랑 똑같이 이 남자 저 남자 막 만나고 다닌 거 아니냐고. 전 달라요? 놀고 있네~! 멍청하고 천박하며 이기적인 거 다 아니까 웬만히 광고하시지. 이런~ 젠장! 
    (Ⅰ) 친척 중에 애 2명이 어른됐는데 총각이랑 바람나서 집 나간 외숙모를 봤고. 
    (Ⅱ) 친척 중에 애 3명 버리고 바람나서 집 나간 숙모 뿐만 아니라. 
    (Ⅲ) 중 2 때던가 불륜 유부녀가 총각과 바람펴서 단칸방에 살림차려서 사는데. 거기 찾아온 현남편을 총각이... 현장 목격. 모든 걸 다 봤음. 
    (Ⅳ) 고 2 때던가 술집여자가 기둥서방한테 번 돈 정기적으로 뜯기면서 통곡하는 장면. "(엉엉 엉엉엉) 내가 그 돈을 어떻게 벌었느데..."
 




    6

    그런 세상물정 모르면서? 알면서 그렇게 베팅을 하시다니! 살다 살다 별의별 정신 박약을 다 보겠으니 하는 말.
    걔넨 논리적 이성으로 따져도 지들이 뭘 잘못한 줄 모름. 걔넨 사랑의 기초로만 봐도 적반하장 고개 빳빳이 들고 눈만 끔벅끔벅. 그 수장이 못생긴 암컷 싸움닭! 오합지졸 당시 그 얼마나 즐거워했는데~! 상황이 어떻게 꼬이고 꼬이고 꼬이고 말도 못하도록 꽈배기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긍하고. 고개 돌리며. 말 줄이고. 말 돌릴 뿐이지. 당시에도? 공익근무요원을 무슨 쓰레기 노예 천민 취급하면서 부려먹었던 구청 직원들. 정밀 은밀 치밀하게 자료 증거 물증 수집해서 나중, 한방에~, 반박하니. 웬만큼 꽉 막히지 않은 사람들이야 고개를 끄덕끄덕하는데. 그 아줌마? 전세 역전됐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함.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 역시나 억울해 함. 끝내 사과하기도 싫음. 천동설 사고체계의 기본이 그렇다. 좋을 땐 한없이 좋고, 다정하고, 부드럽고, 착하고 그런데. 이기주의 중의 이기주의로 똘똘뭉쳐서 꽉 막히면? 답이 없음. 자기가 악마인 거도 인정 못함. 안함. 싫음. 짜증남. 빡침. 개 짜증냄. 열린 뚜껑은 도무지 닫힐 줄을 모름. 어? 남자가 드물게 문명인에서 호모 사피엔스로 바뀔 수 있듯. 여자도 멀쩡한 숙녀에서 느닷없이 밀림의 살쾡이로 돌변하는 게 바로 이런 예시. 자기들 그 오합지졸들이, 벌렁벌렁 신나고 즐겁고 미쳐버리면서, 당시나 지금이나 뭘 잘못했는지 모름. 인정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쓱~ 어중간하게 모양새만 갖춤.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가 괜히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최초 여성 회원일까? 괜히 그럴 리는 없음을 그 누가 모를까. 여자 세계에서 그 나대는 꼴 좋게 볼 여자가 어딨나. 살쾡이들이 그거 이쁘게 봐줄까? 어림도 없는 소리.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얘기. 그래서 오합지졸 그분을 여자들이 다들 별로라 했고. 실제로 학교에서도 왕따 회사에서도 내보내려고 했음. 여자 평균으로 보자면 미친년의 여우짓이 꼴도 보기 싫듯. 그거도 똑같다. 완전한 판박이! 재수없어도 정도가 있지, 눈꼴 시려워서 못 봐줄 불여우짓. 못 볼 껄 계속 보고, 받아주고, 듣고, 상대해주며, 져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디 그게 아름다워보였겠나. 그야 사사로운 남녀의 연정이라지만. 그런데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라 그 우직한 아집, 뻣뻣한 고집, 꽉 막힌 소신을 단순히 사랑이 아니라 딴 데 적용된다고 생각해보자. 단위가 훨씬 다른 어딘가에. 수트발이랄지 격식과 화술로 포장되고 어쩌고. 속된 말로 집안만 말아먹으면 그건 정말 다행. 응? 지구촌 곳곳을 보면 모를 수 없는 일. 여자말 번역기도 그렇고 여자 세계 불문율은 뭐 그렇게나 많은지. 때문에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여자라면 고개를 돌림. 정말 그렇단 말이 아니라. 여자의 마음? 

  • 어린애 손 잡고 외갓남자를 만나냐, 선제공격으로 바람피냐, 방어적으로 맞바람 피냐
  • 지들 유리할 땐 여자는 그래요~, 지 불리하면 저 그런 여자 아니에요!
  • 자기 좋으면 수직, 자기 불리하면 수평 관계를 요구
  • 내가 하면 사랑 남이 하면 불륜
  • 화장실 들어갈 때, 나올 때

    아줌마왈, 지가 먼저 바람폈잖아? 엄마 스타일 아니시란 말씀. 똑같은 인간이니까 남자도 마찬가지겠으나. 아줌마 허세면 말이라도 안 하지. 아가씨 허영심이라도 이해라도 한다고. 애인의 변덕이야 맞춰드린단 말씀. 최고급 맞춤복이자 최적의 속옷 같은 남자로써 그 뭐든지 한 발 앞서서 막 딱 딱 딱 사뿐~! 운전 하나만 봐도, 그녀들은 우리에게, 감탄하지 않고 배길 수 없다니까 그러시네. 다만 그건 뭘 좀 아는 숙녀 얘기고. 꽉 막힌 정신 박약이다? 상대하지 않음. 어? 그래서는 안 되는 것. 그야 여자가 끼면 그렇고. 남자들끼리? 우리는~ 부들부들 그런 거 개 짜증남. 으쌰으쌰, 어? 우리는 그런 꼴 못 봐줌. 아시나요? 사랑이 무슨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깡통인 줄 아셔? 이 세상에 여자가 어디 지 뿐인 줄 아냐고! 이런, 에잇! 기분 썩었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 적어도 자기가 신부인지 신부들러리인지 그거 분간 못하시나? 그 어떤 상황이 병풍인지 개판인지 그거 구분 안 돼? 그래? 야생마들 서열 다툼이 자기들 사랑의 장난이지, 기성복이 안 팔려서 그거 떨이로 파는 데 똘아이가 출연해서 깽판치는 거. 그거 똑같이 보이시나? 정신 연령이 성장하다 말았구만. 
    인생 경험? 걘, 아니 걔네들은 나한테 새발의 피도 안 됨. 화류계 여자들 보고, 만나고, 친하고, 놀고, 아는 게 얼만데. 남자 매춘부들이 한 건물에서 살았는데? 당시 양성애자였던 친구는 왕년에 잠깐 포주도 했음. 뭐 인생 경험? 이모저모 꼼꼼하게 잘 따져서, 치밀하게 계산해서, 아하~ 드디여 찾았구나 넌 내 꺼? 지 생각 밖에 안 해. 자기 밖에 모른다고. 어? 어디다 명함을 내밀어? 수치심 없는 여자! 여자이기를 포기한 여자라고? 빌어먹을 년! 아아 이 남자라면 당장 결혼해도 괜찮겠구나 최소 시간 내에 어떻게든, 최소 시간 내에 결혼해야지. ~라면서 결심하고 실행하면 뭐하냐고. 남자 쪽에서는 뭘 보고? 그런 벌렁벌렁녀를 대체 뭘 보고서 사랑을 믿고 희망을 확신하냐고. 어? 말이 안 되지 않나. 걔가 꽃뱀인지 정보요원인지 신분세탁한 매춘부인지 어떻게 아냐고. 하물며 애인 1명보다 딴놈 100명이 더 좋다는데? 안녕~! 잘가~ 그렇게 된 것. 





    7

    사랑 결산 결론 내자면 여복을 따질 뭣도 아니지만. 연애사를 대충 회상하고 보니 뭐야 이거, 모태솔로네? 
    사람들 많은 데서 남 보란 듯이 떳떳하게 손 잡고 걸어보지 못했어. 
    자랑스럽게 내 여자친구를 소개할게요 라면서 주변에 알리지도 못했고. 
    그런데 이름을 어떻게 불러봐. 그마저 0. 지갑 속에 사진을 간직한 거 역시나 0. 하물며 지갑도 없음. 돈은 더 없음.
    따라서 정식으로 사귀고 교제하고 멜로드라마 같은 멋진 연애는 0. 
    사랑해! ~라는 말 역시 하고 듣기 모두 0. 뭐니 뭐니 해도,
    <사랑해>그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님. 절대로 아님! 책임질 말만 하거나, 뻥만 남발하거나.
    여자들 지나친 상향지원으로 흔하디 흔하게 남용하는 게 침대에서, 나 사랑해?
    아름다운 사랑 빼놓곤 100퍼센트 먹버! 웬만한 애정을 제외하면 확률상 전부 풋사랑.
    내가 오빠 이럴려고 만나? 처럼 90~100퍼센트 초장에 이미 결말은 다 정해져 있는 것.
    따라서 <나 사랑하냐고> 묻는 거 역시나 함부로 하는 거 아님. 네?
    초장에 이미 결말은 다 정해져 있는 것. 
    요즘 세상 옛날처럼 남편 하나 밖에 모르는 여자가 어디 흔하냔 말이지. 어? 
    남편이 바람피면 못 참고 이혼하는 사례, 셀 수가 없어. 응? 그도 그럴 것이,
    법원에 이혼 신청하러 가는 부부. 아마 남자가 먼저 바람핀 통계가 압도적.    
    그렇다고 남자만 탓하면 얘기는 다시 원점으로. 사랑론을 들먹인 거 다 말짱 황됨. 어?    
    바람 혼자 피나? 불륜을 어디 남자 혼자 완성하냐고.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인간이란 실수하기 마련.    
    필 놈은 어떻게든 피고, 안 필 놈은 뭔일이 있어도 안 핀다?
    아님. 애매함. 그건 어설픈 일반화요 고무줄 논리.
    애초에 사랑해 라는 말에 책임질 사람이면 미리미리 화근을 만들지 않고, 떳떳한 인생을 삶.    
    아닌 사람만 변명이 예술적이고 핑계는 말도 못할 뿐.    
    미친년의 여우짓이 좀 많은 세상이어야 말이지. 여자말 번역기 그거 돌리다가 남자들 돌아버린다고요! 네?    
    응석 좀 부리자면! 제발 부탁이니 칼럼니스트 여자편 안 들도록 할 수 없나? 어?
    누군 뭐 일방적으로 한쪽 편애하고 싶어서 그러냔 말이다. 어? 아주 그냥 돌아버리겠어. 이랬다 저랬다 어쩌고저쩌고.
    사랑이라면 자기가 이 세상에서 최고로 잘 안다는 듯이 말만 많고.    
    바람 안 필 남자는, 모태솔로로 남았다가, 영원한 사랑과 딱 결혼한다. 다 그렇다는 게 아니라.    
    내 사생활 필요없을 만큼 사랑하지 않으면, 사랑해, 라는 말 함부로 하지 않아야 한다고. 반드시!
    말하자면 사랑이 중요할까, 사생활이 먼저일까?
    떳떳하지 못하면 부모든 하늘이든 뭐든지 왜 못 걸어? 뭘 몰라도 헛 참 나.
    그러니까 애초에 만약 이 남자가 흔들려도 난 버틸 수 있을까? 이겨낼 수 있을까? 
    그런 고민 없이 사랑을 하고. 자기 모든 것을 바쳐서 사랑할 용기도 없이, 
    내가 너 같은 폐급 걷어준다는 듯이, 만나준다는 듯이, 사겨주고. 응?
    딸 가진 죄 묵묵히 감내하시는 부모 마음 다 아니까 우리가 그분들을 예우하는 것.
    그런데 다짜고짜 <여자>임을 무슨 벼슬처럼? 애시당초 초장에 선별을 잘해야지. 
    야생마 같은 사랑 노래들. 그 유행가 가사에 뭐랬나.
    내 모든 것을 줘도 아깝지 않네 어쩌네. 오직 당신만을 영원히 사랑하겠네 어쩌네.
    그 정도로 사랑한다면 내 남자가 밖에서 딴년을 자동차 조수석에 태웠다고 해서... 물론 직접경험과 간접경험은 하늘과 땅 차이. 내 일이냐 남 일이냐! 그러게~ 너 내가 뭐랬니... 수다 3시간!
    그러니까 여자의 직감을 왜 하필 나중에 남편의 불륜을 지적하는 데 쓰냐고. 
    초장에 첫 만남에서 눈 감고 만나? 첫인상 그거 뭔지 몰라? 어?
    남자는 천리안부터 불사조의 눈으로 정실감을 골라서 결혼하고.
    여자는 한쪽 눈 감고서 결혼한 다음, 나중 한숨 쉬고 환멸감 느끼고. 그러다 이혼하고.
    남자는 어떻게든 상향지원 상향지원. 능글맞은 유부남 된 다음에 <어떻게 붙어도 붙어도...>
    반면 여자는 하향지원 받아줄께 감히~! 어? 감히, 늬가 날, 먹는구나!
    적지 않도록 바람필 빌미를 제공하고. 남자가 어린 여자한테 환장하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왜 남자를 몰라, 왜?
    그렇다고 여자만 포장? 여잔 뭐 사람 아닌가? 여자가 뭐 부처인가? 생보살인가? 여자인 게 무슨 대단한 벼슬이냐고! 어? 부디 편 좀 안 들게 해 주시라니까?
    아줌마들 몇몇 일부. 일부 아줌마들. 뭔 듣다 듣다 딱 1마디 입을 처음으로 단지 열기만 했는데 한다는 소리가 글쎄 뭐? 뭐라고요?
    그렇지~ "남자 편드는 거 좀 봐!"
    난 단지 입만 뻥긋하는 시늉만 했을 뿐인데?
    논리도 안 통하지. 일단 듣지도 않지. 잔소리만 2시간 연타로 하지. 고로 피할 수 밖에 없음.
    그러다 여성잡지 2도 떼고 남의 말을 들어도 말귀가 밝아도, 속에서 꼬여.
    목소리 억세지고. 거울을 보면... 몸무게 늘고 세월을 왕창 입고...
    웬만한 엄마들이야 말 그대로 엄마 스타일인데. 정작 "남자 편드는 거 좀 봐!"~라는 말을 하는 당사자는... (일부분) 떳떳한 엄마 못 됨. 절대 못 됨. 집단지성 모아보시라니까요. 자기 인생 기억력으로 복기해보시란 말씀. 정말로 거울 보면서 그런 명상도 동반해야 하는데, 그저 거울 보며 하는 건 오직 화장뿐. 그래서 천동설. 따라서 간접화법 간접화법. 남자 도망가기 딱 좋은 최적의 조건. 어?





    8

    뭐, 나한테 뭐 할 말 없어? 나한테 뭐 할 말 없냐니! 또 간접화법? 또? 또?
    기분 좋을 땐 다 받아주지. 연애 초반에야 뭘 못 해? 
    철저하게 피터지도록 요점만으로 담판짓고, 타협하며, 결정내려야 할 때. 또 빙빙 돌려서?
    나는 우주의 중심이며 여신이다, 더불어 난 옳고 넌 잘못했다, 따라서 나에게 무릎꿇고 싹싹 빌어라? 
    남자 도망가라며 하늘에 기도하며 고사지내는 격. 
    바깥에서 콧소리에 애교에 유혹에 교태에 새로운 암컷들 얼마나 많은데. 
    잔소리 잔소리 잔소리............ 남자 도망가라며 저주하는 일. 
    짜증 지수 올라가도 참고 참고 참고. 버티고 버티고 버티고. 견디고 견디고 견디고. 
    그러다 열린 뚜껑 닫히는 기능이 고장나면?
    잔소리도 다 밀었다 당겼다. 쥐락펴락. 들었다 놨다. 당근과 채찍을 병행해야지. 
    직접화법이냐 간접화법이냐, 그걸 반대로 쓰면 어떡하란 말인가. 
    남자가 여잘 더 사랑하기 때문에 여자 말을 잘 듣는다면 뭐가 문젠가. 
    그러나 그러나! 
    여자가 남잘 더 사랑하기 때문에 남자가 시소에서 언제라도 내릴 수 있다면 전망은 썩 밝지 않음. 
    그렇다고 하향지원 받아줘 봐 봐...... 글쎄요 글쎄요. 허허허허허! 
    그러게 애초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보고도 몰라? 
    남자가 못하면 침묵, 잘하면 폭풍 칭찬이라고? 50점짜리일 훈수일뿐. 것도 많이 쳐 줘서!
    정작 남자를 공격해야 할 때, 여자가 똑같이 방어하면 뭐하자는 거야. 
    측면공격해야겠구나 하면 센터링 올려서 헤딩슛을 해야지 뭔 서커스 흉내내고 개인기 따라해. 어? 
    그러고서 수다 3시간? 답이 없잖아. 사랑이 애들 장난인가? 꿈나무 애들은 뭔 죄야! 
    그러고서 말이지, 
    <원래 광대는 협찬 인생인 거고
    광대의 아내로 조용히 사는 삶이 아니라
    나서는 삶을 택했다면 약과 독을 함께 먹어야 함
    그게 광대의 길!>
    라고? 정말? 진짜? 진심? 어? 아 진짜? 
    (몸짓) (표정) (손짓) 장난해? 응애응애 삐악삐악 짹짹짹짹 뭐 파리 흉내내? 것도 똥파리? 대단하다 대단해. 어? 





    9

    주관이 이 세상에 몇 개일까? 사람 숫자? 아니지 아니지. 지구 인구수 x 지구 인구수...... 무한대!
    자기 주관대로 이 세상이 흘러갈 줄 아시나? 또 천동설 걸핏하면 천동설. 이 세상 모든 일이 자기한테 최적화되어서 돌아가는 게 당연하다는 사고체계. 객관적 세계에서는 그거 다 일일이 챙겨주지 않음. 쳐다보지도 않음. 원래 여자도 존못남 남자 취급 안 할 수도 있음. 더 솔직히? 통상 남자도 선녀를 여자 대우 하기 싫음. 남녀 공히 마찬가지. 때문에 남자가 나중 바깥으로 돔. 따라서 남자가 나중 복수함. 아시나요? 뭐 감히 늬가 날 먹는구나? 뭐가 어쩌고 저째? 미친년 지랄하고 자빠지셨군. 돌림빵감 밖에 안 되는 여자. 부모 얼굴 뿐만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시간, 모든 숙녀를 욕먹이는 짓이란 거도 몰라.
    그러다 나중 바람핀 남편에게 레이저 쏘면서 <어떻게 붙어도 붙어도...>. 예비 불륜남 즉 미래의 <어떻게 만나도 만나도>를 걷어준다는 식으로 의전받아놓고서, 뭐가 어쩌고 어째?
    처음 고를 때 최고로 마음에 드는 걸 골라야지. 어? 
    여자여. 여인이여. 오오 숙녀여. 그대 지금 옷장을 열어보세요. 
    내 마음에 쏘옥~ 드는 언제 어떻게 입어도 내 마음에 흔쾌히 만족스런 옷. 많나요? 
    거의 없어야 정상. 거의 다 갖다 버려도 괜찮아야 보통. 
    그렇다고 합리적이지 않은 소비에 중독된 협찬 인생? 
    그렇고 그런 술집 여자께서 나중 그 명품 전부 갖다버리고 신분세탁해서 결혼한다네. 
    뭔 남자를 요만큼~도 모르고. 큰 아량 베푼다는 듯이 콧대 세우며 공주처럼 의전만 받고자 하고. 
    뭔 <여자>가 벼슬인가? 아름다운 사랑. 행복한 인생. 낭만적인 연애. 대충 관상만 봐도 답 나온다니까 그러시네.
    괜히 우리가 지금껏 모태솔로겠나. 어? 그러고 보니 정말 우린 모태솔로구만 그래.
    맞네 맞어 모태솔로. 힘내라~ 모태솔로!
    으쌰으쌰. 아자아자. 영차영차.
    짚신도 다 짝이 있음.





    10

    그런데 거기다 대고 자긴 지갑 속에 똥파리 사진 간직해봤다는 둥 하이에나 기쁨조라는 둥. 
    어제도 헌신적으로 껄떡거려주는 똥파리를 만났다질 않나, 저번 주에도 집요하게 찝쩍거리는 늑대들 다 상대해주느라 바빠고 기뻐서 정신을 통 못 차리겠다고 하질 않나. 
    심심하면, 어? 시간만 나면 다리 벌리기 바쁘다고 자랑을 하질 않나. 나 따먹으면 맛있을 거 같지 않냐며 놀리고 좋아하질 않나. 
    오합지졸 모아놓고서 쌩쑈. 전남자친구, 현 애인, 새로운 남자들, 직장동료 유부남도 짝사랑하고. 그거 한꺼번에 다 하는 년. 
    얼굴 팔리는 거 부끄러운 줄도 모른 채 똥파리 꼬이니까 수치심 잊은 채 백화점 데이트하면서 시선 받으니까 정신 나가버린 년. 
    자기는 시장 같은 추접스러운 장소는 싫다면서, 오직 백화점만 구경하길 원한다는 된장녀. 
    합리적으로 생활 가능하면 과소비, 사치, 호사 등 얼마든지 좋다만. 얼마든지 합리적인 귀감이자 미덕일 뿐인데. 
    그게 아니라 현 애인한테 간접 구애하며, 끈덕지게 껄떡거리면서, 백화점 백화점 노랠 불렀던 미친년. 
    그러고서 숙녀가 자동차에 어떻게 탄다는 것도 몰라. 집순이 맹녀가 남자 맛을 한 번 알고 나더니, 어? 
    현 애인 놔둔 채 친구들이랑 여행 가서, 밤에, 술 취해서, 다리 벌린 채 딴 놈 조수석에 타서, 음주운전에, 결국 카섹스! 
    그와 동시에 계속 이놈 저놈 막 만나면서 다리 벌려주고. 썩을년. 하이에나 소굴에 끌려가서 일생 썩어도 마땅한 년. 
    못생긴 게 문제가 아닌데 못생김&성격 더러운 년인 걔 친구. 걔 친구도 대리만족 느끼면서 데이트 대신 즐기고. 
    일이 붉어져서 아아~ 잘못했구나~ 라면서 반성하는 척하지. 당시 반성을? 어림도 없는 소리. 지금이라고 어디! 
    고추 빨아줄 자신도 없으면서 넘어가고, 번호 따이고, 집까지 배웅하고, 지갑 속에 사진 간직하고, 1년 만나고. 
    지 첫사랑이 딴 년이랑 커피 한 잔 마셨는데 차버리고. 그래 놓고 지는 1번이면 끝이래. 지옥에나 떨어질 년. 
    자기는 연예인 A처럼 기럭지 길고, B처럼 잘생기고, C처럼 훈남 스타일이 좋다면서. 똥파리를 사랑했던 년. 
    지 자존심만 자존심이고, 남 자존심은 개나 줘버리라는 지 밖에 모르는 년. 남 생각 요만큼~도 안 하는 년. 
    남자가 여자를 진도 빼려고 만나는 거지, 뭐 미쳤다고 플라토닉만 하기 위해서 만나나. 미쳤어? 
    진도 못 빼니까 바람피우지. 진도 못 빼니까 나중 복수한다고. 어? 뭐, 들었어요? 웃기고 자빠졌네. 
    플라토닉만 할 꺼면 남녀가 왜 만나? 먼발치서 짝사랑으로 좋아하고, 응원하고, 지지하면 되잖아? 
    구애하고 따라다니고 꽃 들고 기다리고. 얼쩡얼쩡 알짱알짱. 그거 전부 싹 다 커닐링구스와 펠라치오를 위한 것. 
    100퍼센트! 걔 똥파리 평생 못 잊어. 일평생 똥파리에 대한 기억과 추억과 사랑을 간직하고 살 수밖에 없음. 
    지갑 속에 사진을 간직했던 첫사랑은, 오직 똥파리가 유일하니까. 여자의 일생을 통틀어, 남자친구는, 오직 딱 1명뿐이니까. 
    하이에나에 최적화된 걸레에게. 남자는 오직 1명뿐. 그 이름은 
    (두근두근두근...... 빰빠라밤~ 빰-빰-빰- 빰빠밤~) 똥파리! 캬~! 어? 비위 좋은 년. 우웩~~~~~~~!
    그러니 자기 첫사랑이 딴 놈과 달랑 커피 1잔 마셨는데 차버리지. 그러고서도 나중 계속 만나고. 뭐 G 스폿 제대로 열렸으니까. 
    지 자존심만 챙기고 기고만장한 년이기 때문에, 따라서 남 생각을 일절 하지를 않아. 자기밖에 모른다고. 어? 
    첫사랑을 정말 좋아한다면 (중간 여건 따질 건 따지고 1차적으로) 아직은, 서둘러 남잘 버려서는 안 되는 것. 사랑이 무슨 사탕 포장진가? 그러게 뭐하러 붙여줘. 안 그러면 예비 맞바람녀. 고로 어중간하게, 비겁하게, 한 발 걸쳤던 것.
    그래서 걘 환승이별이 목적이었을 텐데 그건 아니고. 그냥 첫사랑으로써 남자를 약간만 좋아했던 게 전부. 
    아니지 아니지. 잘못한 거 요목조목 꼼꼼히 파면 파는 데로 다 나옴. 어?
    지 자존심은 자존심이고, 남자 자존심은 뭐 풍선껌 껍데기인가? 그래? 어? 잘못한 거? 
    전남자친구를 창피해하면서 붙여놓은 점. 자랑스러워하든가, 환승이별용 보험으로 알지 말던가. 둘 중 하나만 해야 하는데,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못생겼으니까 뽀뽀해주고 스킨쉽 진도 뺄 비위 약하면서. 누가 비위 좋은 년 아니라고 할까봐 말이지, 
    또 비위 좋게 백화점에서 남친이랑 함께 얼굴 팔리는 거 (개)좋아해. 
    안 좋아하는데 만나주는 거, 그거 창녀 마인드라고 (일부) 주변에서 손가락질 할 거도 모름. 
    싫다면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같이 다니기 쪽팔리는 남자친구. 그런데 적응되서 좋아지네? 
    지갑 속에 간직된 사진, 사랑스럽네? ~까지는 아니겠으나. 
    설레지 않고 편하고 외롭고 주변에서 뽐뿌질에, 나이에 쫓기지, 똥파리는 도끼질 해대니까. 
    따라서 넘어갔어. 사겼어. 좋았어. 사진 간직했어. 주변에 다 소문 쫙 퍼졌어. 사람들 속 뒤집어지지. 특히, 예의와 숙녀에 대한 예우를 아는 남자들 99.9퍼센트. 현격한 차이와 여자의 동경심과 사랑의 선망을 존중하는 그분들. 속 뒤집어진다고. 이런 젠장~ 저런 똥파리 중의 똥파리한테 넘어갈 꺼면, 그럴 줄 알았으면 내가 훨씬 나은데? 그럴 줄 알았으면 내가 헌신적으로 껄떡거려주지 왜 못 해? ~라면서!
    그런데 중요한 거. 어느 정도 만나다보면 감정이 생기기 마련이거든? 근데 감정이 안 생겨. 
    헤어지는 게 답이고, 더 좋은 건 애초에 사귀면 안 됨! 그게 진리. 그게 바로 사랑의 기본.
    그처럼 도저히 해도 해도, 뽀뽀해 주라며 다가오는데, 으으윽 우웩~! 
    비위 상한다면서 진도 못 빼게 하고. 만나주는 걸 감사하게 여겨라~ 
    (그런 부류 가운데 간혹) 감히, 늬가 나를, 먹는구나~! 라면서 다리 벌린 여자들도 적지 않고. 
    환승이별이 적지 않은 이유와 완벽히 100퍼센트 똑같음.
    걔도 사거리 찻집에서 마지막으로 만난 날 뭐라했다? 
    (어디서) 감히! 좋아하는 남자를, 집에서 함께 사는 애완견 발톱의 떼 만큼도 존중해주지 않음. 
    쪽팔리면 껄떡거리지를 말던가. 여자가, 자존심도, 없나?
    걔네들은 어떻게 창녀 인증을 그런 식으로 하지? 
    아 글쎄 참말로 고급스럽네 허허! 
    남자는 자기 형편이 여자에 비해 현격한 차이가 나면 99.9퍼센트 내 주제를 앎. 그게 정상.
    그런데 꼭 보면 미꾸라지꽈가 없지 않음.
    편의점 점원, 속칭 편돌이. 99퍼센트 엄한 숙녀한테 스토킹하지 않음. 오히려 진상 손님을 만나는 게 더 흔함.
    그래서 99명, 999명, 9999명의 늑대는 첫눈에 반해도. 보자마자 홀딱 반해도. 오바하지 않음.
    그런데 꼭 보면 철판 깔고 쓰레기 중의 상쓰레기가 동네방네 물 더럽힘. 주변 사람들 죄다 속 뒤집어져버림.
    여자 입장도, 여자가 똑똑하고, 뭘 좀 알고. 주변 환경이 좋거나. 그럼 넘어가지 않음. 당하지 않는다고. 그러니 헛똑똑이나 공주병녀 거울녀 의전녀만 당하지. 심지어 여자가 먼저 꼬리쳐서 가지고 놀다, 먹버 하면, 스릴러 영화도 가끔 있음.
    알고 보니 정체는 비위가 비위가...... 똥파리 킬러에다 유부남 짝사랑. 예비 맞바람녀. (절레절레)
    달랑 몇 번 만나고 찰 거라면 만나주지를 말든가. 줄 듯 말 듯 줄 듯 말 듯! 
    지갑 속에 남자 사진 간직하고서 심신분리되는 년. 헤픈 년. 쉬운 년. 개걸레. 
    동네의 유명한 걸레라고 소문난 년. 남자들 사이에서 성적으로 유명해졌던 년. 
    얼굴값 못하고. 비위라면 어디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좋고. 
    가수 지망생 포기했으니까. 얼굴 팔리는 건 더 좋아하고. 그럼 몸까지 파는 거도 좋아하겠네? 
    염장질, 뽐뿌질, 이간질, 도끼질! 추접스러운 년. 더럽게 추접한 년. 
    개나 소나 다 상대하면서 얼굴 팔린다며 좋아하던 년. 
    백화점 앞에서 남자친구들이 자동차 대기시켜 놓고 기다리는 모습. 
    자전거나 뚜벅이는 왜 없겠나. 시내버스 함께 타고 다니는 풋풋한 연애. 
    뭐라도 해 봐야 하는데 일생이 모태솔로. 
    그런데 개나 소나 다 만나봤다 개나 소나 다 상대해준다면서 질러? 가! 
    그래서 끝.





    11

    아무튼 사랑이란 이럴진대.
    자기가 남자를 잘 아는데 질문을 받는다는 둥 뭐라는 둥. 잘생긴 남자를 만나봤는데 어쩐다는 둥. 이모 스타일의 성적 판타지? 드라마 기획 의도와 동떨어진 사랑도 사랑이라면! 아니 아무리 그래도 말이지, 어? 드라마 인물관계도를 보면 화살표 얽히는 감정선도 아니고. 무슨 다큐멘터리 동물의 세계처럼 헤픈 여자, 쉬운 여자, 어떤 여자이면서 사랑? 그게 사랑이야? 어? 내 성욕 충족시키기 위해서 이모 말 듣기도 전부터 베팅하고, 나 나중 내 사랑을 포장하려면 수다 3시간이고. 어? 나중 애기 손 잡고 외갓남자를 만나면 그나마 다행이게? 입술 딥키스를 허락한 다음 거기서 멈출 수 있는 여자가 많아? 그래? 또 그놈의 여자사람친구 남자사람친구 타령? 어? 그게 사랑이야? 그래? 전남자친구, 전여자친구? 정식으로 여자친구 사귀어보지 못한 사람 어디 서러워서 살겠냔 말이다. 사랑? 사랑? (절레절레)!
    한편, 그나저나 샤넬 넘버 5는 어디에 계실는지, 무슨 공염불도 아니고. 결론적으로 덧붙이자면 그래도 사랑은 플라토닉이 다가 아닌 것. 찐한 사랑이 뭐니 뭐니 해도 진짜. 때문에 꼭 어떻게 한 번 해보려는 흑심으로 시작한 애정이, 대부분 확률상 반올림하면 결별은 100퍼센트 정해진 수순일 뿐이지만. 사교계의 내놓으라 하는 명사들께 여쭤보시라, 남녀가 오래 사귀어서 좋은 경우는 썩 판돈을 걸기 애매하다는 점. 잘 아시지 않나요. 하오나, 반올림하지 않으면 그렇게 자빠트려서 시작한 사랑도 다 나중 행복한 사랑, 소중한 가정, 아름다운 인생으로 낙찰되기도 한다. 즉 대체로 한 남자의 사랑 결산은 저렇다는 거고. 뭐 남 연애에 참견하진 않겠으니 따라서 각자 자기 사랑 자기가 알아서 판단하면 그뿐. 
    보아하니 누군가의 연애 스타일은 확연히 나뉘는 건가? 사랑이면 느린 생애사 전략이요, 풋사랑이면 빠른 생애사 전략으로! 설령 의도한 건 아닐지언정 이렇게 결산을 내고 보니 대차대조표든 주요 재무정보든. 유보율과 ROE(자기 자본 이익률)에 근거하여 말하자면 그렇긴 하네 그렇긴 해. 왜? 왜냐하면 사실이니까. 어떡하다 뭐 어쩌다가 그렇게 됐다고. 응. 그래. 뭐 그래? 알 게 뭐야. 그러거나 말거나. 각자 자기 취향 선호도 구미 등등 다 다를 테지만. 운동선수처럼 그랬구만. 10대 때 농구선수 최고와 차선 딱 정해서 그거만 모든 걸 따라 하듯 학습 및 연마. 지가 무슨 혀 메시도 아닌데 메시 스타일도 그래. 평소에는 느그적느그적. 그러다 한 방에 폭발적으로 확~! 옛날 폼부터 시작해 모든 걸 본뜨고 흉내내고 따라했던 농구선수도 딱 그랬다. 느그적느그적! 사자, 표범, 재규어, 치타... 밀림의 맹수들도 딱 그렇다. 호랑이와 살쾡이 등 육식동물이 딱 그렇다. 뭐 살쾡이? (멈칫)! 악기 연습도 딱 그렇다. 천천히 천천히 천천히 더 천천히! 그렇지만 애들이 배우다 보면 그게 어디 쉽나. 메트로놈 싫증나기 마련. 그렇지만 다 그게 돼야 나중, 속기 바둑도 가능하고 입장료에 걸맞은 공연도 멋지게 되고. 
    좌우지간 신세한탄 삼아 헛소리 남발하는 사랑의 칼럼이야 뭐야. 뭐 이렇게 처량해? 오그라들어서 어디 읽을 수가 있어야지. 동네 창피하게 이게 뭐하는 짓이야 도대체? 어? 난봉꾼의 허욕이냐 로맨티스트의 탐욕이냐. 맨날 그 생각뿐이 없으면서. 사랑은 없어? 사랑이란 그림의 떡! 사랑이 식욕. ~라는 싸구려 칼럼이나 쫑알쫑알 지껄이면서 뭐, 사랑이 뭐 어쩌고 어째? 지금 말 다 했어? 어? 이 양반이 시방... 행님아~ 뭐가 어쩌고 저째? 그래도 결과적으로 보자면 사랑은 사랑. 황소는 비엔나로 끌려가도 역시 황소다. 아무리 그래도 뭐 적당히 마무리해야지 그럼 어떡해. 애청자 생각도 하고 읽는 사람 고충을 나 몰라라 할 수 없는 거 아니냐고. 이제 와서? 퍽이나 빨리도 말한다. 그 놈의 생색 그놈의 엄살 (절레절레). 그래도 말이지, 응? 다 먹고살아야 하니까. 어? 그 정도 입 털었으면 할 만큼 했지 않냐 그 말이다. 하여간에 말이야, 어? 말은 아주 그냥... (절레절레)! 말만 말만 글쎄 현란한 혀놀림. 걸핏하면 매를 벌거나, 아니면 묻지 말라거나. 내가 말을 말어야지 말을. 거 참 칼럼 한번 정말 더럽게 재미없구만 그래. 에잇. 누군지 몰라도, 어? 누군지 말은 안 하겠는데, 거 참 나 말 더럽게 많다고. 내 참 더러워서 나중 뭐라도 수집하는 취미를 만들던가 해야지 이거 정말 더러워서 말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있나. (절레절레) (절레절레) (절레절레) 내 참 더러워서!

,

BLOG ─ 159

from 소설 2019. 10. 30. 22:22

    1

    제풀에 지치지 않는 허당인 줄 알았는데 난 결국 지쳤다. 물론 뻥이다. 제풀에 지칠 만큼 열정가이자 정력가라고 자부하기도 뭣하고. 무명 보고 누가 무관의 제왕이라며 갈채하겠나. 미완의 환상머신도 이젠 무심코 잊은 듯한데 말이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어쩌면 그랬다. 어떡하면 좋을지 모르겠어! 뭐? 모르긴 뭘 몰라. 그렇다고 분에 넘치는 행복감 때문에 뭔가가 꼬인 건 아니고. 아닌 게 아닌가? 아니 그러니까 어째서? 그걸 알면 오죽 좋겠나. 사랑의 새출발이 싱글벙글 미소를 불러올지 히죽히죽 쓴웃음을 동반할지 모르지만, 또다시 사랑을 생각하기도 싫고. 알 듯 모를 듯 미지의 여심을 우리 보고 대체 어쩌란 말이오. 아니 그렇소? 어떻게 장단을 맞출 수가 있어야 말이지. 여자의 마음은 그런 것. 전 달라요, 그런데 가만 보면 여자는 다 그래. 하나도 다르지 않음. 그래서 남자에게 하는 말은 뭐다? 오빠도 똑같아! 말은 저 그런 여자 아니에요, 그러나 행동은 이따금 심신분리. 친오빠가 동생한테 하는 말. 손 씻었니? 또, 바쁘니? 바빠? 왜? 도대체 왜? 뭘 들켰길래? 대체 뭔 장면을? 밤엔 쉐도우 복싱 새벽엔 이미지 트레이닝? 혹시... 에잇~ 설마! 아닌가? 넘어가고. 남자를 보고서, 그놈이 그놈이다 라니. 뭐 여잔 안 그런가? 여자는 천생 여자! 그 정원에 그 정원사인 법. 그런데 여자 얘기가 지금 왜 나와? 내 말이! 하여튼 쯧쯧쯧, 누가 남자 아니랄까 봐. 됐고. 
    그래서 나는 뭔가를 하긴 했는데 그건 다름 아니라 일이었다. 공부, 싫어도 해야 한다. 노는 건 오직 애들의 직분. 그럼 아저씨들은? 살살 꼬드기고 간지럽히고 이름을 불러주면서, (그대 이름)가 뭐 돈 버는 기계냐! ~라고 딸랑거리면 아저씨는 흐뭇해하신다. 뭐 그건 그거고. 여하튼 나는 일하기에 대한 성과가 있었을까? 있었다. 오페라 로델린다 2막 용서받지 못할 자들이여, 나는 맹세했노라. 조지 프레드릭 헨델의 음악이 아찔한 착상을 자극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뭔가 있긴 있었다. 즉 독수리 흉내내는 땡벌 소리 같은 효과음이 들려서 서둘러 기록한 발상은 이랬다. 
    A. 자기 남편과 절친이 당신이라며 어느 여인이 날 찾아옴. 남편이 종적을 감췄다면서. (하객알바 때 신랑 옆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줌)
    B. 나는 사기 당함. 친구들은 푼돈인 반면 나만 고액. 이런 젠장!
    누구 얼마 누구 얼마, 쟤는 페라리가 전 재산이 아니라 새발의 피... 그런데 나만. 하긴 알고 보면 사기도 아님. 펀딩 사이트에 올려진 딱 3개 아이디어에 혹한 것일 뿐. 
    첫째, 플랑크톤을 최고급 천연화장품 재료로 추출하는 기술. 
    둘째, 무중력 상태 즉 우주에서 우주 에너지 입자를 빨아들여 헬맷만 착용하면 호흡 가능.
    셋째, 수중에서 물속에 녹아있는 산소 및 이산화탄소를 적정 공기로 변환하는 호흡기.
    C. 풍문으로 알게 됨. 걔와 걔가...! A와 B가 좋아하는 사이. 그래서 몰래 떠남.
    뭐 A B C?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아름다운 두 여인을 사랑하게 된 아저씨 이야기가 낫겠네. 정말로 귀여운 천사와 다정한 요정을 친애하는... 됐다. 재미없다. 사랑은, 없다. 농담이고.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 마차 바퀴는 기름을 쳐야 한다는데 노상 엉덩이만 근질거리고. 어? 성자 집 하녀 라틴어를 인용한다지만 일하기 싫어서 늘상 인터넷에 올려진 시덥잖은 이야기들만 기웃거리고. 그게 뭐냔 말이지. 그래도 우리는 아직 쾌락마를 탈 적기가 아니란 걸 안다. 참기와 풀기. 뭐? 하긴 틀린 말도 아니지. 멀리 여행하기를 희망하는 자는 그의 말을 아낀다지 않나. 곶감론마든 샘물론마든 그런데 그 얘기가 지금 왜 나와? 내 말이. 더럽게 재미없고 심심함이 절망의 징조일지, 아니면 행복의 암시일지 모르겠으나. 이건 아니다. 이건 아니라고. 그렇다고 재미없다며 글을 쓰느니, 인공지능 지니에게 따분하다며 말하기도 모양새가 좀 그렇고. 그러면 멀쩡히 혼자 노는 친구를 불러내서 난 불행하다는 실토를 기어코 받아낼 수도 없고. 그래서 험담가들의 뒷담화가? (절레절레)! 털어놓기는 뭘 털어놔. 됐고. 
    그래서 나는 친구들을 만났다. 것도 남자만 골라서. 왜? 왜냐, 왜냐하면 바로 그 때문. 뭐랄까, 응? 뭐라고나 할까 최근 여자 조심증이라고나 할까? 숙녀론? 약간 뭔가 어떤 결벽증의 성격을 일부분 닮은 듯한 여자 신드롬? 딱히 자세히 털어놓고 싶지 않은 신경질증이자 강박증 때문에 난 아는 동생들을 피해다녔다. 그런데 남자들만 만나니 통 재미가 없네. 예를 들면, 
    톰, 말수가 없다. 토마스? 돈이 없다. 도날드? 바빠서 중간에 꼭 먼저 튄다. 닐, 왜 녀석이 여자가 없는지 알 거 같고. 그렇다고 윌? 말만 말만 웨렌 버핏이요 빌 게이츠다. 말만 스티브 잡스고 폼만 스티브 발머다. 자기가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라는 상표 청바지를 입었던 여자를 만났는데. 그 얘기하다 뭔 얘기를 했는지 까먹는다. 존티도 똑같다. 전전 직장에 다닐 때, 직장 동료녀가 자기한테 청바지 사주라는 여자가 있었는데. 그런데 듣고 보면 별 얘기도 아니다. 멍키스패너 포르토피노라고 다를까? 지 여자친구가 랭글러라는 청바지를 입었는데 결론은 '결국 차였다'가 다다. 그리고 제라드? 지가 무슨 서지오 발렌테라는 모자를 쓰고 다니면서 왕년에 지 발에 채이는 게 여자였다는 얘기만 하고 또 한다. 사무엘이라고 뭐가 다르겠나. 친구들 7명끼리 바에 갔다가 멀끔하게 정장 차려입은 여 바텐더에게, 돈이 최고로 많을 것 같은 1인자로 손꼽혔다는 얘기. 그 얘기만 하고 또 한다. 증말 더럽게 했던 얘기만 하고 또 하고. 내 참 더러워서 바텐더한테 봉투 찔러주고서 미리 짠 다음 친구들 불러서 돈이든 뭐든 그 뭘로도 첫손 꼽히든가 해야지 이거 참 허허. 재미 하나도 없고. 뭘 해도 재미없고. 따라서 나는 다시 아는 동생들한테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2

    나는 한동안 여성환상 1.5 편집장 사라를 피해 다녔다. 
    아는 동생들에 둘러쌓여 정신 못 차리다 보니, 응? 일도 못하고. 지갑만 털리고. 그렇다고 1 대 1로 만날 기회는 기대할 수 없고. 기 빨리는 거야 그렇다 쳐도, 품위 유지비까지 바닥날 것 같은 예감. 아는 동생들은 여지없이 그 단조 기대감을 충족시켜주었다. 크리스티, 엘리자베스, 로즈마리, 에밀리... 여자? (절레절레). 만나면 재밌고 웃기고 좋고 즐겁기는 한데. 단지 기쁜 게 다가 아니었다. 시간 후딱 지나갔다. 흥미진진한 분위기 가운데 걔네들은 갑자기 훅 들어와서, 내 정신을 쏙 빼가는 식이 태반. 정신만 빼가는 게 아니라, 난 마음까지 빼앗겨 버린 것일까? 그러니까 사랑의 포로는 아니고. 만만한 오빠? 그러든가 말든가. 걔네들한테 홀려서 난 정말 제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녀들이 하는 얘기? 이를 테면 이런 얘기들이 전부.
    <연애. 사랑. 남자. 주제는 뻔함. 뻔할 '뻔'자. 어? 솔직히 말해서 남자의 노력 반 나도 심심함 반, 해서 사귐. 애쓴다 애써 만나준다 사겨준다 그런데 창피하다, 그래서 어디 가서 내 남자친구라고 자랑스럽게 자랑할 수 없다. 만약 오래 사겼다면, 애인의 남자친구 듣는 데서 그런다. 어디 가서 내 남자친구라고 하지 말라고. 곧 해피엔딩이 아닐 경우에 대해서. 실컷 가지고 놀다가 질리고, 지겹고, 싫증나고. 뭘 모르고 멍청하고 짜증나고. 단물 빠졌겠다 비전 없겠다 재미도 바닥났겠다. 동격 연인 아니라고 그렇게 눈치 줘도 모르고. 양다리 어장관리 환승, 모두 불가능하지 않다고 힌트 줘도 더 멍청하고. 시작부터 아름다운 사랑이 아니었기 때문에, 고로 이미 중간부터 연애 끝물. 헤어지는 방법이야 무궁무진. 남자가 여자한테 질려서 나가떨어지도록 만드는 일, 환승이별녀 거울녀 머머녀들에게는 일도 아님. 자긴 어떻게 차였다느니 누가 누굴 만났다느니. 다변을 견디다 견디다 나가떨어지느냐. 아님 넌 너 밖에 몰라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다 올라오다 참다 참다 못 참고 나가떨어지느냐. 상대방 기분 긁고 긁고 계속 긁는 방법이야 얼마든지. 말 끝마다, 필요 없어. 필요 없어 필요 없어. 그녀의 일기장을 보아하니 산만하기 그지없음. 흡사 사춘기 몽정기 소년 일기장을 나중 읽어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90퍼센트가 투정이요 울분이자 상욕인 것처럼. 소녀감성들이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나 가만 들어보면, 문구점 사장님 분식집 이모 말씀하시기로, 어? 처음부터 끝까지 남 얘기, 시작부터 끝까지 남자 얘기인 것처럼. 그녀의 친구를 만나봐도 그녀의 말 많음은 끝이 없음. 그녀는 남 말을 통 듣지 않는 친구로 유명함. 넌 너 밖에 몰라? 난 나 밖에 몰라. 그런 사람 있다. 말 많기로 어디서나 1등인데 친구 얘기 단 1도 들어주지 않는 수다쟁이. 진짜로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 오늘도 소셜 네트워크에 올려진 그녀의 얘기는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바로 "남들도 다 그렇지 않나?". 유리하고 나 기분 좋으면 자기 합리화, 나 짜증나고 불리하면 너 같으면 기분 좋겠냐. 듣다 듣다 나가떨어짐. 했던 말 계속~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술 취한 것도 아닌데, 말 반복이 주사. 남들도 다 그래? 남들도 다 그렇진 않음. 절대 아님. 자의식 과잉에 듣다 보면 기 빨림. 한마디로 피곤한 스타일. 툭하면 남들도 다 그렇지 않나? 쓰잘데기 없는 얘기만 딱 골라서>. 
    그렇게 난 최근 여자만 보면 겁이 났다. 공포심이 따로 없었다. 그래서 그녀들을 잘 피해다녔는데. 
    그런데 어쩔 수 없이 일 때문에 오늘 환상문학잡지 미스테리아 편집장실에 온 것이다. 
    여기는 마라의 사무실. 난 그녀와 독대하는 중. 일 얘기는 다 마치고. 나머지 담소 중. 
   「마라. 너 여자잖아?」
   「그럼 내가 여자지, 남자니? 왜, 보여줘?」
   「보여주긴 뭘 보여줘. 누가 보고 싶데?」
   「그런데 무엇을?」
   「뭐긴 뭐야. 늬가 그러니까 남자가 없는 거야. 알아?」
   「그럼 넌 뭐 여자 있냐? 늬가 더 문제야. 어? 늬가 더 상태가 안 좋다고. 이런 덜떨어진 꺼벙이 주제에 말이야, 어? 이상한 칼럼이나 쓰고. 동네 아줌마들이 뭐라 그러는지 알기는 아니? 그런 칼럼 읽으면 멍청해진다고 못 보게 한단 말이야. 알아?」
   「알긴 누가 알아. 알고 싶지도 않아. 관심 없어.」
   「관심이 없으니까 늬가 그 모양 그 꼴이지. 어?」
   「너 편집장 자리 내가 꽂아줬어. 잊지 마.」
   「안 웃겨. 지겹다 그 농담.」
   「너 말단 사원으로 콱 그냥 강등시켜버린다.」
   「할 수 있으면 해 보시든가.」
   「늬가 더 재미없어.」
    그런데 뭔 소설이 내용이 없냐? 뭔 진행이 없다고. 발단만 발단만 한도 끝도 없고. 하다 하다 여자들이랑 말다툼이나 하고. 밑도 끝도 없이 보여주긴 뭘 보여줘? 누가 보고 싶데? 그러니까 뭘? 어? 이거 왜 이래? 장난해? 아, 장난이 아니라 이건 소설이다. 그런데 말이 나와서 망정이지 이게 말이지 이게 말이야, 이런 문학은 보도 듣도 못했다고. 어? 밑도 끝도 없이 뭔 드라마가 잘 진행되다가 시간이 정지된 체 해설만 화염방사기를 뿜는 식. 안 그런가? 그게 뭐야. 뭔 개 풀 뜯어먹는 이야기냐고. 무슨 그런 개뼉따귀 같은 책을 누가 사서 읽겠냔 말이지. 그러니까 난 가난할 수밖에. 뭘 사무실에서 발단 구상만 내내. 친구들 만난 근황 토크도 듣고 보면 아무것도 없어. 그렇다고 뭐, 여자들을 피해 다닌 근황 토크? 재미 더럽게 없단 말이지. 마라를 만나면 뭘 하냐고. 어? 따로 밖에서 1 대 1로 만날 수가 없는데. 아는 동생들 많아봐야 다 영양가 없잖아? 누가 아니래. 어? 내 말이! 이런 젠장. 왜 옛날 단짝처럼 친했던 1살 위 형이 어린이부터 소년기까지 일기를 썼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전부 다 욕이었는지. 죄다 짜증에 투덜거림이 전부였는지. 알 듯 말 듯. 아아 재미없다 재미없어. 거 참 더럽게 재미없다고. 





    3

    툭하면 질펀하게 놀기 좋아하는 흥청망청 방탕아가, 거기서 더 타락하는 인생. 그건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전혀. 아닌가? 그러든 말든 아마도 난 과묵하고 재미없고 더럽게 능력 없는 허당임이 분명한 것만 같다. 아닌 게 아니지. 신나는 사교계로부터 러브콜을 받길 꿈꾸겠나, 아니면 철판 깔고 평균 연령 깎아먹기에 매료되어 특급 꼰대로 유명해지기를 바라겠나. 속된 말로 깽판이니 개판이니 친한 친구끼리 그런 농담한지도 까마득. 걸핏하면 눈부신 여체에 황홀해하며 넋을 잃기나 하고 말이지. 남자들이란. 뭐 남자가 다 그렇지? 여자도 똑같다. 여자가 더 무섭다. 숙녀가 더 엉큼하다. 여우는 잠을 자면서도 닭의 숫자를 헤아린단 말이다. 여자는 역시 여자. 숙녀는 천생 숙녀. 옛말에 고양이는 물고기를 먹고 싶어도, 발을 물에 적실 생각은 없다 그랬다. 그래? 말 한번 잘했다. 무임승차는 재미없는 법. 훈수냐 야유냐, 아니다. 내일은 없다? 사랑은 있다. 그런데 갑자기 여자 얘기가 왜 나와! 아무래도 그분께서 일하기 싫나 보다. 하긴 누가 공부가 재밌어서 하나. 있긴 있는데 많진 않지. 월요병 때문에 아침에 사람들 얼굴을 보라고. 어? 그럼 지금 적절한 중간 평가는 어쩜 그거 아닐는지. 자는 사자보다 짖는 개가 더 낫다더란 말. 입증되냐 마냐 결국 생각이 많아지는데. 나가, 말어? 남자는 집에 있으면 안 된다, 우리는 세상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아, 여기 사무실이지. 아무튼. 그런데 이런 식으로 투덜거리자면 한도 끝도 없겠네. 몇 날 며칠이라도 밤새워 마술사 입에서 실타래를 아무리 빼도 끝이 없겠다고. 어? (절레절레)! 
    따라서 나는 부득이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될 만큼 코너에 몰리고 말았다. 꼬장꼬장 형세 따지고, 꼼꼼히 이득을 더 따지더니. 마침내 꺼낸 히든카드라고는 뭐다? 그걸 내가 알겠나 인공지능이 알겠나. 참 나 거 증말 가지가지 한다. 그래도 말이야 하긴 뭐 내가 걸어 다니는 소설도 아니고. 언제부터 문학을 챙겼다고. 그렇지만 아차 싶은 게 그거다. 생활연애 생활 도박처럼. 운명적으로 만나고 아름다운 사랑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아무나 붙잡고 연애질 하는 생활 연애? (절레절레)! 줄 거 주고 받을 거 받다가 질리고 싫증나면 안녕. 차라리 휴가 떠나 여행지에 도착해 푸른 해변가에서 그녀들을 꼬시는 게 백 번 낫지. 
   「낭자 아름답소 나의 헌팅을 받아주오.」
    뭐? 우웩~! 정말로 그러란 말이 아니라. '사람 아무나 만나는 거 아니다'라는 논조의 칼럼을 미친 듯이 써갈겼는데. 그와 딱 상반되는 불건전을 조장하는 게 아니라. 말하자면 생활 연애, 오다가다 만난 사이, 그리고 생활 도박. 난 노름꾼이 아니라 승부사를 더더욱 선호한다고나 할까? 해결사이고 싶다는 걸 어찌 숨기나. 난봉꾼보다야 사색가를 훨씬 편애하는데, 어? 생활 소설이 웬 말이냐 그 말이란 말이다. 그러므로 나는 부득불 부득이하게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코너에 몰렸다고 할 수 있다. 그럼 그 난국을 타개할 해결책은? 없다. 없어. 있을 리가 있나. (절레절레). 1 문단 2 문단 읽어봐도 근황 토크로 시작해서 근황 토크로 끝나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남자 얘기인 것처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뒷담화인 거랑 똑같이. 발단이 삶의 전부고 발단만이 인생의 모든 것인 식이네. (절레절레). 아마도 그게 다 뭔가 반 박자가 늦기 때문인 것만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처럼 허구가 잘 써지는 건 말이지, 응? (피동적으로) 발동 걸리면 술술~! 그런데 (능동적으로) 시동은 못 걸어. 그러나 뭐 어쩌다 탄력 받으면 잘해. 그야 당연하지. 전반적으로 다 잘했으면 유명세 때문에 행복한 비명이나 질렀겠지. 보아하니 주도적인 얼굴 마담도 아니고. 화려한 간판타자일 리도 없고. 쓸 거포도 심심한 장타자도 연락이 안 되니까, 기대감 없이 그냥 한 번 장난처럼 써 보는 깜짝 출연 카드 같은 인생이란 말인가? 그래서 칼럼은 진행하는데, 픽션은 아찔한 착상이 떠오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건가. 그러거나 말거나. 
    하긴 장미도 때가 와야 피지. 그렇지만 말이야 도대체가 말이야.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는 거 아는데. 오라는 데 없고 갈 데만 많은 거도 다 아는데. 언제까지 체크, 체크, 체크... 기가 막힌 뒷패는 언제 들어오냐는 거지. 훈수는 결과까지 책임지지는 않는다지만. 핑~ 하면서 퐁~ 하는 그 효과음. 도대체 언제 들릴까? 바삐 돌아다니는 개가 뼈다귀를 발견한다고, 어? 우리는 집에 있으면 안 된다. 남자는 무조건 밖으로 나가야 한다. 우리가 늑대란 걸 왜 모른단 말인가. 늑대가 양을 탐하지 않으면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한단 말이냐고. 그런데 누굴 만나고 어디로 가지? 내 말이! 누가 아니래? 
    하여튼 거 참 소설 더럽게 재미없네. 내가 다시 환상소설을 쓰나 봐라. 내가 다시 생활소설을 쓰면 그땐 사람이 아니다. 그땐 개다 개. 어? 누군가의 질녀든 대모든 그 어떤 벌칙이라도 감수하고서 큰소리 뻥뻥 치며 떵떵거릴 수 있다. 빵빵 터질 만큼 재밌지 못할 바에야, 어? 더럽게 재미없는 몇 글자 가지고 타인의 귀중한 시간을 빼앗는 일. 우리는 관심 없다. 뻥치고 허풍 떠는 작자 본인 역시나 시간낭비. 또다시 허풍을 공상하고 뻥을 과장해서 허구를 짓는다면, 비록 내가 덜렁덜렁 뭔가가 달리긴 달렸다만, 그땐 정말 아는 언니 일면식도 없는 여동생들과 호형호제로 트고 지낼 자신 있다. 왕게임에 졌다 치고 그분들 마음 다 맞춰줄 수 있단 말이다. 물론 첫째 그분들이 누군지도 모르고, 둘째 그분들께서 정작 바랄지도 모르는데 나만 그냥 김칫국 원 없이 마시고 있는 셈이지. 왜 아니겠어. 잔칫상 차려지든 말든 숟가락부터 올릴 심보가 바로 이런 것이로군, 칫! 아무튼 내가 다시 소설을 쓰나 봐라. 내가 다시 말도 안 되는 글을 쓸 바에야, 차라리 개처럼 풀을 뜯어먹겠다. 무슨 개뼉다귀 같은 이야기도 이야기라고. 하나도 안 웃기고. 무슨 교훈도 없고. 기승전결은 더 없어. 밑도 끝도 없이 우연만 계속되고. 그게 뭐야? 어? 두 번 다시 허구를 짓나 봐라. 만약 다시 허황된 상상력을 아찔한 착상이나 된다는 듯이 나불거린다면. 그땐 개라니까 개. 그럼 정말 피노키오이자 돼지요 말이다. 어? 거 마 아따 진짜로 '막살자'란 애칭이 각별한 웨이터 되는 거지 뭐. (절레절레)! 아 나 이거 증말 재미 더럽게 없네. 





    4

    그러니까 말이지 요약해보자면 이렇다. 
    문단 1. 사무실에서 발단 구상. 친구들 만난 근황 토크. 
    문단 2. 여자들을 피해다닌 근황 토크. 마라 만남. 
    문단 3. 푸념. 
    뭐? 이런 젠장, 뭐야 그게! 그럼 그다음은 푸념의 할아버지 격인 대푸념? 대푸념은 개뿔. 그런 픽션이라면 누가 못 쓰겠나. 차리리 초딩들 일기가 훨씬 재밌겠네. 그런 거 누가 못해. 왜 아니겠어? 그러니 나는 조급해지지 않을 수 있나. 고전 만화영화 톰과 제리처럼 궁지에 몰린 식이었다. 그래서 나는 일단 동네 식료품점에서 음료수를 샀다. 왜? 음료수 이름에 혹했으니까. 보아하니 음료수 이름은 바로, 괴물. 괴물? 그 무슨 에너지 음료 있지 않나. 그런데 먹고 났더니 심장이 벌렁벌렁 으쌰으쌰 뭔가 대단한 일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의욕은 다 광고 얘기고. 정작 내가 바라는 벌렁벌렁은 그 벌렁벌렁이 아니고. 정말로 내가 원하는 하트 뿅뿅 윙크 반짝반짝은 그게 아니라 낭만주의이자 기분파였을 텐데. 여기서 포기하면 안 된다. 툭하면 싫증 걸핏하면 변심 때문에 삶이 이렇게 재미없어진 거 아니겠나. 하여 난 다시 재도전했다. 딴 음료수를 또 산 거지. 이번에는 이름이 넥타르였다. 그 왜 있지 않나. 그리스 신화에서, 신들이 마신다는 신비로운 술. 이 술을 마신 사람은 죽지 않는다고 했는데. 정작 마시고 보니 이거 그냥 싸구려 음료수였다. 이런 설탕물은 꿀벌도 마다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불굴의 의지로 난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2번 고배를 마셨으니 3번째 도전. 이번에는 무엇을 마셔볼까나...... OK~! 압생트가 낙찰됐다. 고흐가 좋아했다지 않나. 그래서 샀고 마셨다. 그런데 결과는? 단언컨대 괜히 마셨다. 별거 없었다. 전적으로 당연히 실망. (절레절레)! 
    단언컨대 이건 아니다. 그렇다고 여자의 직감을 믿어볼까? 믿긴 뭘 믿나 난 남자인데. 어? 상남자! 캬~ 어? 그럼 뭘해 여자가 없는데. (절레절레). 이러니까 내게 여자가 없지. 어느 숙녀가 좋아하겠어. 있을 뻔 말 뻔한 전성기 있지도 않았고. 있을 둥 말 뚱 간지럽히든 근처에서 얼쩡대며 짝사랑해주던 여인들, 다 떠나갔다. 아는 동생들? 다 자기 살길 찾아갔다. 뭐랄까 날 좋아했던 여자들은 이를 테면 두 가지였다. 
    첫째, 오래 기다린 여자.
    둘째, 일찍 베팅하는 여자.
    첫째는 말 그대로 옆에서 알짱알짱, 근처에서 묵묵히, 알고보면 은밀히, 보아하니 은근히. 그처럼 눈망울이 하트 뿅뿅으로 오래도록 기다린 여자. 어? 나도 나다. 그 마음 못 받아준다면서 보내야 하는데. 미친년의 여우짓처럼 얼렁뚱땅 붙여놓은 여지를 주긴 줬네. 아무튼 둘째는 화끈한 여심. 집에서 자긴 2000만 원 해 줄 수 있다. 스타일만 달랐지 왈가닥 스타일은 시원시원하다. 자긴 5000만 원 해준다고 했는데, 남자 직업에 따라 풀베팅하면 2억까지 아빠가 가능하댔다. 그와 달리 자기 만나면 돈 별로 없어도 된다는 둥 자긴 가난한 남자를 좋아한다는 둥. 또 딴 애는 오빠 머리카락 짧게 자르면 멋지겠다 잘라라 잘라라~ 그래서 쉬는 날인데 카페에서 아는 오빠를 만나고. 질투 작전이었나? 아닌가? 몰라. 됐고. 그런데 왜 또 여자 얘기? 플레이보이의 육감도 다 썩었네 썩었어. 그놈의 썩은 미소. 뿐만 아니라 자칭 플레이보이면 뭘 해. 그 허접한 넉살 어디 가서 먹힌다고. 어? 그렇다고 속임수를 받아줄 시트콤 멤버들도 해체됐지, 립서비스 터는 거도 다 까먹었어. 남는 건 엄살만 늘고. 어리광은 더 늘고. 그녀들은 시간만 나면 이뻐지고. 우리는 기 빨리고. 무명일지라도 나뭇잎이 바람에 굴러가는 것만 봐도 꺄르르~ 웃는 소녀들이야 다 말하기 좋아하고 나서기는 더 좋아하고. 우리는 심심하면 시간 낭비요 소파에 자빠져 TV만 봐도 스트레스 해소보다 툭하면 기 빨려. 어? 이게 뭐야! 평균 연령 깎아먹더라도 대차게 젊음의 거리에 가면 뭘 하냐고. 다 닭 소 보듯 소 닭 보듯 남남일 뿐. 안 그런가? 이건 아니다. 값싸고 저렴하게 말해서, 조질 게 없단 말이야. 이건 아니란 말이지. 그렇다고 뭐 특단의 대책이라도 있나? 없어. 없다고. 어? 읎어! 있을 리가 없지. 허허. 사랑에 대한 희망은 이 남자 갖고 싶다일 텐데. 사랑의 환상 <내 꺼 하자>가 아직인 게 문제가 아니라, 어? 감정이 메마른 정도가 아니라 사랑 그게 뭔지 다 까먹었어. 추억은 원래 찐한 사랑이 각별한 법인데. 키스 어떻게 하는지도 다 잊어먹었단 말이다. 
    그리하여 나는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기분전환에 음악만한 게 있나. 
    요한 쉬트라우스 2세 / 사랑의 노래 왈츠 op.114
    그러나 분위기는 전환되지 않았다. 환청으로 무슨 까마귀 울음소리만 들렸다. 
    따라서 나는 환상적인 막판 반전 같은 전개는 포기했다. 기대하지도 않는다. 예감마저 먹구름이 잔뜩 낀 셈이지. 
    요놈 봐라? 같은 은근 설레는 발단이 어딨어. 없어. 그런 거 없어. 있으면 다 뻥. 아니면 시시콜콜한 드라마. 다 남 얘기. 
    바로, 그러니까 그분들께서 툭하면 남 얘기. 시작부터 뒷담화 중간도 뒷담화 끝까지 뒷담화. 험담가 대회 그랑프리감으로 딱인 거지. 
    그런데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거지? 내가 이러려고 작가가 됐나! 아니면? 어느새 나까지 그녀들 말을 따라 하고 있다. 그 (생활)명대사는 뭐다? 
   「다같이, 내가 오빠 이럴려고 만나?!」
    그처럼, 내가 이럴려고 소설 쓰나?!
    하다 하다 이제는 록가수 흉내내고 있네. 지가 가사 까먹으니까 마이크를 관중석으로 향하는 거 말이야. 하여간에... (절레절레)
    참다 참다 생활 연애도, 생활 도박도, 생활 내기도 아니고. 생활 문학에 생활 명대사? 잘한다 잘해. 1 2 3 문단 다 0점인데 4 문단마저 푸념 중의 푸념왕. 
    안 되겠다. 결국 개는 고양이와 타협한다고, 응? 난 아지트로 향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혼자서는 뭔가 신나는 일을 벌인다거나, 기발한 착상이고 자시고 일하기 싫단 거지. 뭐든 싫증 작심삼일이라고.





    5

    나는 어젯밤에 이상한 꿈을 꾸었다. 내용은 이랬다. 
    <어디만 가면 어떤 이상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여인이 날 항상 따라다니는 기분. 그러다 개꿈이 항상 그렇듯 줄거리는 흐리멍텅 불분명 몽롱했는데. 그렇게 바깥 활동을 마친 후 내용 전개가 꿈이니까 어떻게 얼렁뚱땅 장면은 뚝딱 바꼍다. 그래서 2층 집에 있는데 무슨 순간이동도 아니고. 거실에 나 혼자 있는데 웬 멧돼지의 머리가 소파 앞 탁자에 올려져 있었다. TV에서 최근 멧돼지 멧돼지 그러니까 바로 그래서 꿈에 나타난 듯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그건 꿈이기 때문에 그 멧돼지 머리 옆에 웬 총이 있네? 난 현실에서는 BB탄 장난감총과 물총을 가지고 논 기억이 전부다. 꿈에서는 그마저도 더 드물었고. 그런데 뭐랄까 꽤나 현실적으로 생생한 꿈 내용이 느껴졌다. 난 아마 호기심 때문이 아니라 마치 뭐랄까 그냥 조건반사, 반사신경처럼 그냥 그 총을 잡았다. 어쩌면 애들 가지고 노는 장난감, 입으로 불거나 단추를 누르며 삐~ 하면서 기다랗게 서커스에서 보듯 말려있던 뭐가 앞으로 쭉~ 돌출하는 그런 거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그렇게 어쩌다 나는 총을 쌌다. 그랬는데 정말로 불꽃을 튀기면 발사되네? 나는 소설 이방인의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에 빠졌다. 당연히 꿈 안에서! 물론 식료품점에서 사 온 대형 생선 머리, 박제된 불곰 일부분에 집에서 나 혼자 해를 입힌 것과 크게 다를 바 없겠지만. 그래도 왠지 찝찝했다. 그러다 2층 벽이 낮아지고 나는 발로 밀어서 멧돼지 머리를 바깥으로 떨어트렸다. 다음은 얼렁뚱땅 점심을 어떻게 때울까 고민하다 이리 갔다 저리 갔다 그러면서 꿈은 끝났다>
    뭐야 이거? 그냥 개꿈이잖아? 복권 살 깜도 안 되고. 기분만 살짝 불쾌해지고. 에잇. 
    그렇게 일과를 시작했다. 
    씻고 먹고 어쩌고. 사무실로 이동해서 음악을 듣고. 
    도메니코 치마로사 / 피아노 협주곡 B-flat major 
    옷은 검정 잉크색.
    심심해서 컴퓨터 바탕화면을 여우에 놀란 마멋으로 바꿨다가 싫증나서 다시 원위치하고. 
    환청인지는 모르겠지만 웬 개에게 쫓기는 토끼 소리를 들은 것도 같고. 변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내가 뭐 제비도 아니고 여자 생각을 왜 해? 내가 무슨 잉꼬부부도 아닌데 새처럼 고갯짓을 뭐하러 하냐고. 
    그렇게 성과는 지지부진했다. 재미도 없었다. 일하기 싫었던 거지. 그래서 나는 일찍 퇴근하기로 했다. 
    동영상 구간 댕기기.
    동영상 구간 댕기기.
    동영상 구간 댕기기.
    그래서 나는 아지트로 갔다. 도착했다. 
    나는 일단 허기져서 스파게티랑 빵을 시켜서 우걱우걱 먹었다. 
    한참 먹다 거의 다 먹어가는데 샬럿이 내게 인사했다. 
   「오빠. 고백해.」
   「무슨 고백?」
   「날 사랑한다고.」
   「너 미쳤어?」
   「그래. 나 미쳤어. 그러니 해도 돼.」
   「뭘?」
   「고백.」
   「살럿. 잘 들어. 고백이란 말이야 무슨 애들 장난처럼 하는 게 아니야. 고백이란 크게 3가지가 있어.」
   「그게 뭔데?」
    대사가 길기 때문에 한 호흡 떼서 가는 걸로. 





    6

   「첫째 진짜 고백, 둘째 장난 고백, 셋째 생활 고백. 그런데 웃긴 게 뭐냐면 대부분의 고백은 둘째나 셋째라는 거. 고백 그거 다 그냥 탐욕이야. 내 생각이 앞선 대부분의 뻥. 개 뻥. 상대방 입장에서 보자면 뚜껑 열림. 대체로 고백이란 그저 다 헌팅일 뿐이야. 남자에겐 그렇고 여자는 다르고. 어떻게? 내가 정말 고백받고 싶은 남자는 멋진 영화배우감인데, 그건 가짜고. 진짜는 웬만큼 잘생긴 남자한테 심심하면 고백받고 싶은 거고. 여자들의 불문율이 왜 있겠니. 그런데 그 불문율이 잘 지켜질까? 그럴 리가 있니. 야구경기에서 쓰리 아웃 돼서 수비수들이 대기석으로 이동하면서 투수 그라운드를 지근지근 밟고 흩트려 놓고 퇴장하면 그게 보기 좋니? 축구하면서 축구를 하지 않고 정말 하지 않아야 할 반칙을 일삼으면 그건 어떻고. 골프 선수가 정교한 티샷을 날리려는데, 뒤에서 정말 정말 듣기 싫은 말만 골라서 하는 건 매너니? 그런데 여자들의 불문율을 어기는 거. 그거 여자들이 더 잘 알잖아. 그런데 왜 어겨? 미친년이니까 그렇지. 
    가령. 여자가 대부분인 중견 회사. 사무실에 남자가 있어 봐야 성실한 유부남, 여자들이 선호하지 않을 외모남, 동성애자인 남자. 회사는 건실하고 어쩌고. 그래서 신입을 뽑지 않고 어쩌다 경력직만 뽑고. 그래서 대충 1년에 3번쯤 사무실에 경력직 사원이 새로 들어오고. 그런데 그 중고 신인들은 하나같이 빼어난 옷발에, 경력도 쟁쟁하고, 총각에다 여자들이 웬만하면 도저히 싫어할 수 없는 얼굴. 성격. 행동거지. 능력... 기타 등등. 그런데 매번 몰래몰래 그 신입을 누군가 채가. 채가도 항상 똑같은 여자가 채가. 쉬쉬하면서 사내 연애 소문내지 않으면서 몰래몰래 밖에서 단둘이 만나지. 누구와? 그 사무실에서 단 1명의 숙녀와. 여자 3명 단짝인 대학생에서 매번 남자들 인기를 독차지해도 웬만하면 다 철벽치고 거절해서 그녀들 우정이 유지되는 이치, 모르지 않지? 그런데 사무실에서 뭔가 소문이 나돌면 매번 신입을 딱 1명의 불여우가 독차지. 남자들이 그녀에게만 상향 지원한다면야 철벽치고, 선별하고, 여자들 우정과 여자 세계 불문율을 모른 체 하지 않으면 되는데. 여자 9명 생각을 하면 되는데. 그게 아니라. 자기밖에 모르는 여자. 그런데 매번 남자들한테 꼬리쳐서 내 맘에 쫌만 들면 따먹으려는 헤픈 년. 그게 바로 그 사무실의 불여우. 때문에 그 사무실 여직원들 사이에서 추문은 파다하지. 어쩌고저쩌고. 그래서 집단 따돌림받아도 싸디싼 여자. 
    그런데 왜? 뭣 때문에! 어째서?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왜냐, 왜냐하면 같은 여자들이지만 이기심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 평범한 여자들 같으면 동조해주고, 정담 들어주고, 맞장구쳐주고, 이해하며, 편들어주는 한편 이기주의라는 기제가 적절히 작동하는데. 저런 여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기주의자. 나는 언제나 신부, 나 빼고 나머지는 항상 전원 신부들러리. 너넨 전부 백댄서라는 주의. 때문에 그녀 입장에서는 저런 행동이 전혀 나쁜 게 아님. 그녀 생각으로는 지극히 당연한 현실일 뿐. 그러면 왜 안되냐는 듯 옆에서 알려줘도 도무지 이해를 못 함. 웬만한 여자들은 사리판단 분명하고 세상물정 아는 가운데 이기심이 사안을 판별한다면, 그녀는 한마디로 <넌 너 밖에 몰라> 부류. 완벽하도록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암컷 하이에나이자 불여우요 표범과. 평범한 여자들이 제일로 싫어하는 유형. 욕심내지 않아야 할 대상이고 자시고가 없음. 토너먼트 준비, 연습, 복기, 이미지트레이닝, 쉐도우복싱, 뻔트, 스카우트... 없이 모든 게 펜타곤 실전. 여자 세계 불문율을 철저히 따르고 지키는 여자들이 경주마라면, 그녀는 야생마. 반대로 생각할 수도 있고. 아무튼 180도 다르다고만 보면 돼. 야성을 어찌 숨기나. 순진한 여자들은 그녀의 밥이고. 굶주린 늑대 역시나 그녀에게 마찬가지고. 같은 여자들일지라도 완벽한 물과 기름. 결코 섞일 수 없음. 문화도 똑같아. 다를 거 없지. 밖에서 보면 고개를 갸우뚱할 수 있지만, 내부에서는 해가 동쪽에서 뜨는 것처럼 지극히 당연. 절대로 나쁜 게 아님. 오히려 예의 윤리 도덕. 저런 여자들끼리만 모인 아마존? 선 넘으면 고양이 발톱 콱~! 모든 걸 고양이에게 최적화되도록 동조하지 않으면 안됨. 선 넘으면 안된단 말이지. 너나 잘하지 뭔 참견? 너네 못생긴 여자들 오합지졸이랑 농담 따먹기 시시덕거리며 시간낭비하기 싫다, 화자는 아니지만 듣는 청자 기분 나쁘니까 비꼬던가. 좋게 말해줘도 결코 좋게 들리지 않으니까. 곧 철저히 신부들러리로 물개박수 치던가, 백댄서 거느리던가. 남자가 나 좋다는데, 참견 받기 싫다니까 그러시네. 수평은 없고 수직만! 어중간한 건 싫다 정신. 정반대 여자들끼리 어떻게 친해지나. 친하면 거짓말. 가짜 친분. 완전한 물과 기름. 웬만한 여자들에게나 불문율이 있는 거지, 골 넣으면 상대편 감독 놀리고 관중에게 엉덩이 까서 보여주는 게 기본인 여자인데? 말 다 한 거지. 말 다 한 거라고. 그녀 입장에서는 지극히 정상적인 행동이자, 중간은 가는 논리요, 최선을 다한 예의일 뿐. 괜히 순진한 숙녀들만 벙 찔 뿐. 응? 
   "너 그럴 줄 알았다~ 내가 뭐랬니~ 내가 널 모르니~ 그러게 왜 고집부려가지고 말이야~!"
    남녀도 똑같아. 하나도 다를 거 없다고. 그녀 기분 저기압일 때? 뭔 말을 해도 웬만하면 좋게 들릴 리 없음. 아무 생각없이 한마디 툭 던졌는데, 그녀 심기를 건드리면? 말을 섞지 않는 게 최선. 어? 신경 끄는 건 차선. 여성스러운 멘트가 으뜸. (그걸 남자가 어떻게?). 피하면 더 좋고. 그게 진짜 (엄지 척)! 남자가 간접화법으로 뭘 가져다 주면 좋겠다는 듯 빙빙~ 돌려서 말할 때. 여자는 커피포트 부글부글. 남자가 직접화법으로 명령조로 얘기해도? 여자는 뒷목 잡고 뚜껑 열리고. 또는 '진짜진짜 미안한데'로 시작하는 1.5 화법. 여자를 하녀로 하는 거지. 옛말에 모자는 빨리 벗고 지갑은 천천히 열라는 말, 꼭 그래야 한단 말이 아닌데. 마법 주문을 걸면 뭘해, 통 마술이 걸리지를 않는데. 촌년&촌닭 커플 위주로 시트콤 찍을 때. 4 대 4 멤버 말고 신규 멤버가 촌년 보고서 점백이 점백이 놀려도, 시트콤이니까 친하니까 촌년은 뭐 그러려니. 그런데 웬 제비가 그거 듣자마자 옆에서 폭소를 터트리면? 촌년 뚜껑 제대로~ 열리는 거지. 푸하하하하하하~ 푸하하하하하하~ 웃음이 멈추질 않는 걸 나보고 어쩌라고! 촌년 정말 제대로 빡치는 거지요. 호호호. 여자는 웬만하면 앞에서 웃으면 안됨. 안 좋은 건 어지간하면 전부 뒷담화로! 오히려 그게 예의. 그래서 흉 보는 정도를 보면 얼마나 친한지를 알 수 있음. 진짜 진짜 친하면 면상에 대고 손가락질 하면서 놀리는 게 우정. 그녀들은 (나쁜 의미가 아니라) 어디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험담가니까. 남자가 얄미운 시누이식 화법을 구사하면 여자는 그냥 열불나는 거지. 축척되면 홧병 생긴다고. 어? 안 그래도 친구들 남친 남편은 잘생겼고, 목소리 좋고, 돈도 잘 버는데. 그런데 이 인간은 뭐가 이렇게 뻔뻔해? 속 뒤집어진단 말씀! 그럼 또 지는 비교 지는 비교 내가 어디서 들었는데. 그럼 남자가 뚜껑 열릴 차례. 남녀는 일단 말을 섞으면 안됨! 어? 주기적으로 간헐적으로 콱 한 대 쥐어막고 싶어야 정상이니까. 그래서 순진했던 그녀 성질 더러워지고. 순결한 숙녀는 어느새 동네 아줌마 되는 거지. 50 넘은 여자 누가 쳐다본대요? 우아한 미녀 50살이라면 몰라도... (절레절레)! 좌우지간 남녀는, 대화가 없으면 남녀가 싸울 일이 없다니까요. 연애 초반에나 다 성과를 위해서 뻥치고 연기하는 것일 뿐. 시간 지나봐. 음. 지금은 좋지. 허허허. 하여튼 남녀는 말을 섞으면 섞을수록...... 워──워──워! 다시 주제로 돌아가서. 
    좀비 영화에 보면 멀쩡한 사람이 좀비한테 물리거나 어째서 좀비로 변하면. 눈동자가 변하잖아? 어떻게 변하냐. 첫째 각막 전체가 하얗게, 둘째 각막 전체가 까맣게, 셋째 동공 깜빡거림이 사람처럼이 아니라 생선이나 새처럼. 넷째, 파충류 눈동자처럼 동공이 거의 1자에 가깝도록 변화. 다섯째 기타 등등. 그 가운데 그녀는 동공이 무섭게 생긴 길고양이와 완전 판박이인 습성 즉 야성을 띈다는 거지. 사회성 만점으로 길들여져 봐야, 예의 익히고 세상 물정 알아봐야 여자 세계 불문율 그거 짜증나는 거라고. 어? 자유인! 애마부인. 표범이 어찌 개와 팔짱을 끼겠나. 살쾡이는 늑대에게 윙크는 할지언정, 양치기견 머리 꼭대기에 올라가야 직성이 풀리는 법. 웬만한 여자를 양떼에 비유해도 된다면 그런 여자는 양떼와 DNA부터 전혀 다르도록 태어났으니까 다 가능한 것. 그게 다른 말로 뭐다? 천성! 죽을 때까지 바꿀 수 없는 것. 내가 가진 성격에서 제일 부드러운 걸 표출해서, 아쉬울 때 여자들 만족시킬 수야 있지만. 천성은 남자를 사냥하는 아마조네스 습성. 그 부류 족속을 여자들이 모를까? 모를 리가 있나. 늑대는 늑대를 알아보는 법. 
    결론! 그런 몰상식한 반칙왕 반칙킹 반칙녀. 요점은 이래. 막 요래. 평범한 여자들이 보기엔 꼴불견. 괘씸한 정도가 아니라 한마디로 남자에 환장한 년. 남자라면 그저 정신을 못 차리는 벌렁벌렁녀. 그런데 중요한 건 그건 순진한 숙녀들 기준일 뿐이라는 거. 그건 늬 생각이고! ~라는 게 그 반칙퀸의 입장. 그녀의 속마음? 살쾡이 중의 살쾡이! 그런데 웃긴 게 뭐냐면 그마저도 다 유동적인 거라는 점. 혈연 지연 학연, 밀어주고 끌어주고 띄워주며 환심사기. 선녀들 80퍼센트인 공동체에서 저러면 여자이기를 포기하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저런 반칙녀가 대부분인 공동체라면! 그럼 먼저 채간 놈이 임자 아니겠나. 오다가다 만난 사이에서라면 두 말하면 잔소리고. 그래서 촌년은 운명적인 만남을 애호하고, 촌닭은 타격이요, 팔색조 파랑새는 타율이다 그거지. 실한 놈 물어오면 물어온 년이 용한 것. 다름 아니라 그게 미덕. 그러니까 다 사람들 모인 범위의 기저에 흐르는 문화가 무엇인가를 알고, 파악하며, 익숙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흠뻑 젖지 않으면 안 되는 것. 예를 들어 군대에서 별들이 마음에 드는 나중 대승할 장성감을 좋게 보며 개, 고양이, 소, 말, 돼지보다 늑대새끼만 편애하는 것. 일단 친분 쌓고 어쩌고 나중 거리 유지하고. 그게 나쁜 게 아니듯. 전체적인 분위기에 따라, 저 '남자에 환장한 년'을 손가락질 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정해지는 것. 다 그래서 잘나가는 클럽에서 물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 돈 있다고 아무나 받아주나? 아니야~! 줄 서서 기다렸고 먼길 와줘서 애 썼으니 누구나 들어갈 수 있나? 아니야. 절대로 아니지. 멀끔히 차려입은 10명 청춘남녀. 8명은 퇴짜논다니까? 꽃단장하고 오면 뭘 해. 받아주지를 않는데. 딱 2명만 입장 가능. 나머지 8명은 짐 싸서 집에 가야지 뭐 별 수 있나. 그냥 가긴 서운하니까 그들만의 리그 2부 3부 찾아서 가야지 어쩌겠나. 그게 오라는 덴 없는데 갈 데는 많은 허당 입장. 반대로 러브콜 폭주하고 주가 높은 은근 허당이야, 다 가만 있어도 호박이 제 발로 굴러오는 식이고. 응? 플레이보이든 그냥 매력녀든. 걔네들 봐 보라고. 그분들이 환승이별 당한 적 있나? 단 1번도 없어. 왜? 말 한마디, 표정, 몸짓 하나 하나를 보면 10을 알 수 있으니까. 그게 어찌 가능하냐고. 그렇든 은근 허당이 저런 벌렁벌렁녀를 만나는 거, 언제 본 적 있니? 보고 싶어서 애타게 찾아헤맸다 볼 수도 있는데. 그래 봤자 다 짧은 연애, 몰래몰래 숨어서 만나는 거. 아니면 어떻게 붙어도 붙어도...! 
    약간 딴 얘기긴 한데 그래도 살짝 걸쳐 관련되니까 하는 말인데. 굳이 이런 얘기까진 하지 않으려 했으나 다 알아두면 나쁜 거 아니까 하는 말인데. 그 뭐야 분수녀 떨림녀가 아니라 교성녀 있지? 장남 차남 막내, 장녀 차녀 막내. 그처럼 절대적으로 100퍼센트 옳다가 아니라. 6 대 4랄지 판사 70퍼센트는 장남이고 육상 단거리 주자 가운데 70퍼센트는 막내고. 다 그런 특징이 뚜렷하듯 경향을 말하는 거니까 일반화하지도 말고. 오해도 금물. 그냥 참고만. 응? 그 교성녀라는 게 의학적으로든 인체공학적으로든 원리 따지면 말이 안 되는 거거든. 즉 몇 데시벨까지는 말이 되고. 살면서 직접경험해 본 사람이 많지 않은 정도의, 몇 데시벨 이상은 실상 말이 안 되는 거고. 그 말도 안 되는 교성녀를 말하는 건데. 분명 몇 데시벨 이상을 말하는 거고, 일반화하지 말고. 그 정도 교성녀는 내가 봤을 땐 성 그래프가 비정상적으로 일찍 정점을 찍은 경우가 대부분. 남자와 여자는 성 그래프가 판이하게 다른 게 정상인데. 남자랑 거의 똑같은 성 그래프 곡선인 여자, 드물게 있는데. 바로 그녀들이 고성을 지르는 교성녀란 말씀. 모텔 아르바이트 경험치 얼마인데, 카운터에서 그 소리가 다 들리도록 건물이 흔들릴 정도? 쩌렁쩌렁? 왕년에 친한 친구랑 아는 동생들을 새벽에 만났는데. 그렇게 알고 지냈고 새벽에 친구 혼자 사는 집에서 술을 한잔 같이 했는데. 적당히 자리 만들어주고, 자리를 피했는데. 나중 듣고 보니 오늘이 그날이라서 (자세) 이처럼 어정쩡하게 애무가 다였는데. 바깥 어디까지 소리가 쩌렁쩌렁. 나머지 사람들 얘기 집단지성 이거 저거 다 합쳐보면. 비정상적인 그래프 때문이 많음. 교감신경 부교감신경 조건반사 인체공학 의학 다 따지면. 몇 데시벨 이상도 말이 안 되고. 분수도 말이 안 되고. 그렇지만 경험자는 뭐냐고. 당사자는 뭐냔 말이지. 안 들어본 사람만 못 믿는다 그거지. 중간에 내 손으로, 상대방 입을, 틀어막아본 사람은 여지없이 아는 거고. 그게 그러니까 사랑을 만나서 애 낳고 살면서 행복한 인생을 살면 좋은데. 쉽게 쉽게 만나고, 쉽게 쉽게 헤어지고, 쉽게 쉽게 잘 주는 그녀들. 인생 꼬이기 십상. 다 그 때문에 하는 말. 자기만 불행해지면 다행이게?
    그런데 내가 이 얘길 너한테 왜 했지?」
   「그건 오빠가 나한테 장난치듯 고백하지 말라, 고백 받지 말라는 의미로 한 거 아니오? 장난처럼 고백을 받아내고자 하지 말라면서, 어? 너 혼 좀 나 봐라 라면서 입에 모터를 단 거 아니냔 말이오. 사람 아무나 만나는 거 아니다, 타석주의보다 타율이 사랑이다 라는 오빠 말. 다 안다고. 모르지 않지. 오빠가 전에 뭐랬지? 오빠의 말과 글 때문에 내 귀만 피났나 뭐! 짧게 말해 등급이자 끼리끼리요, 간촐하게 뻔트와 장타를 구분하자는 거잖아. 뉴욕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런던 베를린. 웬만큼 잘나가는 클럽 치고, 굳이 전문가들 고견 참고하지 않더라도 말이야. 입장 금지율 70, 입장 거부율 80% 아닌 클럽 있나? 후줄근한 츄리닝 입고 슬리퍼 찍찍 끌고서 누가 클럽 가나. 동네 아줌마 아저씨는, 다 음악이 중간에 살짝 끊기는, 삼류 나이트클럽으로 몰리고. 멋쟁이들이 주로 몰리는 데도 불구하고 잘나가는 나이트클럽의 입장 거절 비율이 80퍼센트. 응? 그렇지 않은 명클럽? 있긴 있지. 다만 물이 안 좋을 뿐. 연애사 전적이나 그거나. 거기서 더 가면? 어디 대회 입상 경력 이상만 출전 가능한 대회처럼 출전 자격이 까다로운 경기. 허당 중의 허당. 영심이 중의 상영심이. 다 타율 아니겠어? 거기서 더 가면 사설 아지트고. 역사적으로 아마데우스가 이름을 올렸던 비밀 클럽 프리메이슨이고. 왜 몰라? 아 글쎄 오빠가 말 많으니까 나까지 많아지잖아! 
    (딱) 옳커니~ 아아! 바로 이래서 애들이 오빠한테 말을 걸지 않는구나. 요즘 유명해. 오빠한테 말 걸기만 하면 주례사 들을 각오 단단히 해야 한다고. 뭔 빈말 하나라도 물어보기만 해도, 졸업식 축사 가운데서 제일로 긴 거. 주저리주저리. 오빠. 내가 졌어. 그러니까 고백하지 마. 가서 생활 당구나 쳐. 이런 젠장.」
    뭐야 저거. 괜히 자기가 무슨 밑도 끝도 없이 고백하라고 먼저 요구했으면서. 승질머리하고는! 
    그런데 좀 전에 가만 듣고 보니 샬럿 말마따나 난 정말 그랬다. 
    왜인지는 몰라도 난 최근 기억력이 비상해졌고, 그걸 부풀리고자 하는 사색가의 장난기라고나 할까? 때문에 난 사람들과 말할 때 요즘 잘 듣지 않고 어제 읽은 책이랄지, 뭐 하나 꼬투리 잡아서 그거 관련된 잔지식만 왕창 나불거렸다. 아아 바로 그래서 애들이 날 조심조심 피해 다닌 거로구나. 이제 알았다. 안 그래도 뭘 해도 재미없는데 더 재미없어진 거지. 왜 아니겠어. 
    바로 그때 엘리자베스가 지나갔다.
   「안녕 아가씨.」
   「오빠 다음에. 나 지금 중요한 얘기 중이거든. 다음에.」
    또 켄트가 바에 혼자 있네.
   「이게 누구야. 고양이는 발톱을 감춘다더니 오늘은 웬일로 폼을 다 잡네?」
   「아니야 아무 일도. 그런데 내 정신 좀 봐. 회사에 중요한 서류를 놓고 왔네. 너도 알지, 내 007 가방 특별하단 거. 그거 선물받은 거잖아. 잃어버리면 안 된다고. 아무튼 다음에 얘기하자. 나 갈게」
   「이 자식이...!」
    그때 내 레이더에 스티븐이 포착됐다. 
   「야 스티븐. 너 혼자 포켓볼 칠 거면 형한테 말했어야지. 응? 당구란 말이야, 어?」
   「시끄러. 3시 방향.」
   「3시 방향? (두리번두리번) 아무도 없는데. 뭘 말하는 거지...?」
    돌아보니 스티븐은 이미 가고 없었다. 젠장.
    이렇게 문단 6이 끝나는 걸까? 그럴 리가 있나. 제5의 원소기호가 뭔지는 몰라도. 제5열인가 뭔가 영화 내용은 기억도 안 나지만. 문단 5-6은 흡사 한때 유행했던 샤넬 넘버 5처럼 뭔가 색다른 여운이 있었다. 그건 무엇이냐. 바로, 웬 수상쩍은 여자가 날 따라다닌다는 거. 자, 일단 문단을 넘기자.





    7

    (내 손으로 내게 손가락질. 아님 귀 옆에 대고 빙빙 빙빙빙)! 물론 마음으로만. 저런 의뭉스러운 분위기는 난생처음이다. 우연치 않게 어딜 가나 마주치는 거야, 통성명 나누지 않았다 뿐이지. 대충 모른 체하거나 눈인사나 나누면 그만이지. 바쁜 세상 기 빨리지 않아야 다 저녁에 또 그다음을 기대할 수 있지 않나. 그런데 그 정도가 아니라 뭐랄까 이건 정말 뭐라고나 할까. OK~! (딱) (몸짓) 낯가리는 강아지? 그녀는 결코 고양이 관상이 아니었다. 완전 낯가리는 강아지과였다. 어제 서점에서. 3일 전 볼링장에서. 4일 전 빵집에서. 5일 전 식료품점에서. 6일 전 소셜 네트워크에서. 7일 전 산책하다 우연히. 8일 전 영화관에서. 9일 전 백화점에서. 10일 전 시장에서. 이건 진짜,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난 그녀에게 다가갔다. 낯가리는 강아지 같은 그녀에게. 
   「혹시... 절 아세요?」
    그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난 당신을 꼬시려는 게 아니오.」
    또 끄덕끄덕. 뭐야 이거? 
   「난 당신께 찝쩍거리는 게 아니란 말이오. 혹시 그냥 흔한 껄떡남 정도로 날 여기지나 않을까, 난 많이 조심스러웠소.」
    또다시 끄덕끄덕.
   「난 미치지 않았단 말이오.」
    끄덕끄덕. 정말 뭐야!
   「설마 실언증 뭐 그런 거요? 아니면 뭔가 어떤 상심 때문에 일시적으로? 그도 아니면 수전증 허언증 거북목 증후군 환상 신드롬. 그런 거 때문에 묵언수행이라도?」
   「저 말할 줄 알아요.」
   「지금 말할 줄 안다고 자랑하는 거요?」
   「(표정) (몸짓)」
   「허허허. 농담이오. 바로 이래서 애들이 날 피하는 건가?」
   「네?」
   「아니오. 신경쓰지 마세요. 혼잣말이랍니다. 혹시 제가 신경쓰이시다면 음 그럼 이만...」
    난 그렇게 그녀가 별로 대화할 의사가 없다고 간주한 채 자리를 뜰려고 했다. 
   「가지 마세요.」
   「네?」
   「가지 마 이 자식아. 아 농담이에요. 저는 배우는 게 빠르거든요. 뭐든 귀신같이 익혀요.」
   「아니. 그게 나 때문... 그럴 수도 있죠.」
   「」
   「내 정신 좀 봐. 우리 어디서 꽤 자주 마주치지 않았소?」
   「그래요. 맞아요. 부정하지 않겠어요. 사실은 사실이니까요. 필연일지도 모를 테구요.」
   「왜죠? 혹시 그 이유를 아시오? 몰라도 괜찮소만. 이왕이면... 혹시 아신다면 내게 가르쳐주는 친절을 베푸시지 않겠소? 알려만 주신다면야 내 그대를 실망시켜드리진 않으리오.」
   「맘 같아선 확! 그러니까 여자가 없지.」
   「네?」
   「앗 딴생각을 좀 했어요. 당신께 하는 얘기가 아니니 신경쓰지 말아주셨으면 고맙겠소.」
   「지금 나 따라하는 거요?」
   「따라하긴 누가 따라했다는 거예요? 기껏 한다는 게 뭐 말장난이에요 뭐예요. 이거 왜 이래? 그럴 시간 있으면 집에 가서 발 닦고 잠이나 자요. ~라고 농담해서 미안해요. 괘념치 마세요. 저 미치지 않았으니까.」
   「그럼 난 뭐 미친놈이란 말이요 뭐요?」
   「거 참 말을 재밌게 하는 양반일쎄 그려.」
    정말 웃기는 일 아닌가. 얜 대체 뭐지? 늙은 개가 아프게 문다는데 이 여인이 늙은 개? 아닌데. 얜 어린데. 그럼 뭐야?
   「단도직입적으로 용건만 간단히 말하죠. 간접화법으로 남의 다리 긁기는 좀 더 친해지면 하는 걸로 하고.」
   「저도 좋아요.」
   「좋아요? 뭐가 좋아요? 내가? 아니면 요점만 간단히, 그것 말이오? 하긴 내가 좋을 리 있나. 허지만서두 거 선생께서 오해하는 게 있단 말이오. 이래 봬도 내 왕년에 여자들이 좀 많았단 말이오. 허허허. 그런데 내가 지금 여자 얘길 왜 하지?」
   「하지 않으면 되죠. 여자 얘기.」
   「아무튼 내 충고 하나만 하리다. 서로 바쁘니까 할 말만 하고 헤어지는 걸로 합시다.」
   「」
   「내 할 말은? 모자가 날아갈 정도의 바람은 따라가지 마시오. 아시겠소? 그럼 이만.」
   「선생. 가지 마세요. 왜 선생이라고 부르니까,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구만. 오빠라고 불러달라 말 못 하시구먼 그래. 어? 그럼 그렇다고 말을 하던가. 어?」
   「네? 우린 아직 그렇게 다정히 말을 놓을 사이까지는 아닌 거 같소만. 아니 그렇소?」
   「아니긴 뭐가 아니야. 당신 나 아시오?」
   「네? 제가 그대를 어찌 알겠소.」
   「당신이 나를 모르는데 내가 당신을 어찌 알겠소.」
   「그 말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인데. 그런데 왜 당신께서...」
   「오빠가 할 말을 내가 대신하면 안 돼... 오?」
   「아니~ 안 될 거 까진 없지만. 자꾸 자꾸 자꾸 자꾸 자꾸 자꾸 자~꾸, 어?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시니까 그렇지. 말이 끝나지를 않잖아요. 네? 이거 무슨 안 듣기 화법도 아니고. 살다 살다 이런 양반 처음 보네 그려. 안 그래유?」
   「안 그러긴 누가 안 그래유?」
   「아 말 따라하지 말고 용건을 말해 이 양반아. 어?」
   「오빠. 용건~?」
   「오빠? 네. 용건이요. 요점이 뭐요?」
   「요점이요? 오빠가 내게 다가왔지 않소.」
   「내가? 아... 그건 그렇죠. 그렇지만 그러지 않으면 안 되도록, 아가씨께서 제 주변에서 계속 알짱알짱 계속 근처를 맴도시니까. 이렇듯 내내 얼쩡얼쩡 고생하시느니. 즉문즉답하자는 거죠.」
   「그래요. 반대하지 않아요.」
    얘 도대체 뭐야? 
   「당신 누구요?」
   「당신은 누구요?」
    또 말꼬리 잡고 늘어지자고? 장난해? 어? 지금 장난하냐고!
   「아 나는~ 당신의 오빠고. 그대는 공주 나는 거지. 됐소? 그러니까 왜! (고함) 아~ 쫌!」
   「호호호. 화내니까 귀여우시네. 지금 그러니까. 이상한 환상과 특수한 신비에게 꼼짝없이 붙잡힌 신세다 그거요?」
   「빙빙 돌리지 말고 제발 할 말만, 네? 아 나 이거 정말 거 참 나 하다 하다 거 무슨 진짜 나 미쳐버리겠네. 아아아악~!」
   「오빠 아직 안 미쳤어? 호호. 농담이에요. 아무튼 저도 다 알아요. 오빠는 마누라 등쳐먹을 남자가 아니란 걸 말이에요. 등쳐먹을 마누라가 어딨어. 설사 있다 해도 그럴 위인이 못되지. 호호호.」
   「밀었다 당겼다 장난 아니구만. 어? 들었다 놨다 말도 아니라고. 쥐락펴락 난리 블루스도 아니야. 아 정말 말해주오. 낭자, 하라는 대로 할 테니까. 정답을 말씀해주시면 고맙겠소. 자, 말하는 거요~ 나랑 약속했소! 그러요? OK~! 도대체 왜 날 유인한 거요? 속 시원하게 말하면 되지 않소. 용건은 뭐다, 그러니 내게 첫눈에 반했다고 이실직고해라. ~라고 말이오.」
   「왜냐하면.」
   「왜냐하면?」
   「왜냐하면, 전, 여자니까요.」
   「뭐가 어쩌고 어째?」
    이렇게 그녀와 나눈 대화를 옮기다간 끝이 없을 것만 같아서 여기서 멈춘다. 아아 (절레절레)! 
    아무튼 그녀의 말은 그랬다. 자기 언니를 찾아주라고! 
    언니를 찾아주라고? 내가 왜? 언니를 찾는다 언니를 찾는다... 
    자기 언니를 찾아주라나 뭐래나. 단지 그게 다라고? 
    걘 대체 뭐한다고 날 딱 찍어서 지명했지? 지명 방어전? 흐흐흐. 흐흐흐흐흐. 
    아니면 의무 방어전? 흐흐흐. 흐흐흐흐흐. 설마 챔피언 결정전? 크크크크크. 
    좌우지간, 언니? 그녀 언니가 누구인지 내가 어떻게 아냐고. 어? 
    그렇게 돌아서며 그녀가 하는 말은 이랬다. 
   「오빠. 다시 볼 때까지 안녕. 우린 또 보게 될 테니까.」





    8

    그녀의 이름은 소피. 갑자기 등장. 뜬금없이 친해짐. 그런데 연락처는 모름.
    낯가리는 강아지 같은 여자. 졸라~ 귀여운 거야 낯가리는 강아지에나 해당하고. 
    그녀는 그런 강아지랑 낯가리는 거만 비슷하고. 수줍은 듯 애교와 앙탈은 알고 봤더니 내숭이 장난 아님. 
    그러다 홀연히 사라짐. 그래? 
    나는 집으로 돌아갔고 다음 날 사무실에서 인공지능 지니를 소환했다.
   「지니 나와라 오바.」
    삐리리리~ 삐리리리~ 3D 4D 5D 6D 7D.. 그녀는 나타났다. 
   「오랜만이야 친구.」
   「오빠도. 딱 보니 더 멍청해졌네.」
   「넌 그걸 지금 인사라고 하니?」
   「얼굴을 찡그리니까 더 못생겨 보이네.」
   「뭐가 어쩌고 어째?」
   「그래도 장난기 섞인 폭소는 참을게. 우리가 나눈 통정이 얼만데. 아니. 그건 아니지만. 말이 그렇다는 거지.」
   「너도 이제 그 뭐야, 탄복할 수밖에 없는 신비감. 그런 거 다 바닥난 거니? 정체 탄로 난 거야? 그래?」
   「이 오빠가 또 슬슬 긁네 긁어. 어? 이번엔 또 무슨 고민인데 그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사소한 습관에서 중대한 절정감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낱낱이 알려줘.」
   「뭘?」
   「소피에 대해서.」
   「소피가 누군데?」
   「있어. 그런 애가 있어. 말꼬리 잡고 늘어지기 좋아하는 애. 말 더럽게 많은 애. 삽질 세러모니를 연상케 하는 계집애. 엉큼한 년. 관상부터가 더럽게 밝히게 생겼어. 개년.」
   「흥분하지 말고. 걔 뭐하는 애야?」
   「그거 늬 할 일이잖아.」
   「아 뭔가 힌트를 줘야 다 조사하고 데이트베이스 수집하고 어쩌고 할 거 아니야.」
   「아는 건 이름밖에 없어.」
   「그거 가지고 나보고 어쩌라고.」
   「아 우리 아지트 실시간 영상부터 얼굴 파악하고 어쩌고. 찾아보면 다 나오잖아. 왜 그래 초짜같이.」
    잠시 후.
   「나왔어.」
   「나왔어?」
   「어.」
   「뭐하는 년인데?」
   「그런데 정체가 없어.」
   「정체가 없다고?」
   「어. 걔 사람 아니네.」
   「사람이 아니면. 뭐 새야? 개야? 아님 생선? 뭔데?」
   「우리 과 같은데.」
   「우리 과? 뭐 캠퍼스의 낭만?」
   「낭만이고 자시고. 별자리가 나랑 맞지 않아. 관심 없어. 나 그만 갈게.」
    뚝!
   「뭐야 이거.」
    이 혼탁한 상황은 대체 뭐지? 웬 소피라는 숙녀가 나타나 내 근처에서 알짱거리며 날 조종한다? 내 아는 동생들이 가득한 어장을 지가 다 관리한다? 그래서 정리된다? 이 년이 지금...! 후궁 3000명이 책봉돼도 모자를 판에 말이야. 어? 부랴부랴 어떻게 어떻게 달랑 아는 동생들 몇 명 있는 거 가지고 말이야. 지가 뭔데? 자못 낯선 위기감? 실마리를 어디서부터 풀어나간담? 쉽지가 않네. 그래? 그럼 신경 끄면 되지 뭐. 알게 뭐야? 뭐 소피의 사랑? 다 소용없어. 사랑은 무슨. 사랑은~ 없어! 





    9

    최근 나는 소피를 다시 만났다. 우리는 친해졌다. 많이 친해졌다. 그렇게 나는 소피와 데이트를 즐겼다. 
    시내 여기저기를 쏘다니고. 영화도 같이 보고. 밥도 같이 먹고. 밥만 계속 먹을 수는 없으니. 커피도. 술도. 노래도 부르고. 너무 자세한 얘기를 다 할 수는 없고. 
    때문에 나는 자랑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나는 환상문학 격월간 고품격 잡지 미스테리아 사무실에 놀러 갔다. 
    편집장실에 들어갔다. 
    마침 마라는 나와 독대하길 고대하고 있었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더럽게 못 맞추는 돌팔이 점쟁이 같은 년.
   「마라. 날 왜 불렀어?」
   「왜 불러? 내가 언제 널 불렀다고 그래?」
   「안 불렀어? 아님 말고. 아니 그럴 게 아니라. 지금 불러. 나 바깥에 나가 있을까?」
   「넌 꽁트가 지겹지도 않냐? (절레절레)」
   「그건 그렇고. 시간 끌지 마.」
   「뭔 시간을 끌지 마. 누가? 내가? 내가 뭘?」
   「너 좋아하는 사람 있데.」
   「정말?」
   「아니. 뻥이야!」
   「(인상 팍)」
   「허허허. 허허허허허.」
   「그나저나. 너 요즘 연애한다며?」
   「그게 뭔 소리야? 에잇 숨기지 말자. 그런데. 아니 너가 어떻게!」
   「레이더에 다 걸렸어. 털어놔. 누구야? 뭐하는 년인데 그래?」
   「시녀 주제에 어디서 감히. 걔 공주님이야. 왜, 첩이라도 어떻게 안 되겠냐고?」
   「첩 같은 소리나 하고 자빠졌네. 그건 그렇고. 저번에 말한 칼럼은 다 썼어?」
   「아직. 환상머신 얘기는 꺼내지도 말게, 알겠나? 순 엉터리 골칫덩어리 때문에 내 속이 썩고 상하고 말도 못 하니까.」
   「환상머신이고 나발이고. 그거 말고. 칼럼 말이야 칼럼.」
   「환상머신이 먼저야.」
   「차라리 우머나이저를 주문해라. 아, 맞다. 남성용 나왔데.」
   「뭐, 진짜?」
   「뻥이야.」
   「너 정말! (몸짓) (표정) (손짓) (고갯짓). 엉큼한 년. 내 이년!」
   「왜, 뒤통수 한 대 때려주고 싶니? 오빠. 나 너무 꼴 보기 싫어하지 마라. 어? 나 마라야. 나 마라라고.」
   「왜 갑자기 존대를? 그냥 막말해. 너 그렇게 나오면 나 겁나. 어? 무섭단 말이야. 뭘 원하는데?」
   「날 얼마나 사랑하는지 솔직히 말해줬으면 좋겠어.」
   「뭐 사랑? 사랑은 없어.」
   「없긴 뭐가 없어. 솔직히 말해. 먹고 버리다 즉 먹버, 아님 먹고 튀다 즉 먹튀. 둘 중 뭐야?」
   「뭔 소리야? 나 그런 남자 아니야. 나 철들었어. 우리 이제 나이 먹을 만큼 먹었네 이 양반아. 어? 그리고 먹고 튀긴 뭘 먹고 튀어? 이런 도둑년 같으니라고.」
   「내가 왜 도둑년이야. 내가 너한테 이런 소리까지 들어야 하니? 그러지 말고. 몸 좀 풀자. 야. 나이트 어때? 물 좋은 데 알아놨어.」
   「NC?」
   「안 놀면 뭐하니. 놀자. 지금 아니면 언제 놀게? 꽃다운 청춘은 다시 없어.」
    그때 마라한테 전화가 걸려왔다.
    웬일인지 그녀는 소곤거리다 잠깐 바깥에 나가서 전화를 받았다.
    잠시 후
   「나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갈게. 놀다가.」
   「너 나 따돌리는 거니? 도대체 뭔 소문이 돈 거야? 보여줘? 어? 정말? 원해.」
    나는 단번에 소파에서 일어나 탁자 위로 올라갔다. 
    그러고서 왼손으로 바지 허리띠를 잡고 오른손은 바지 자크에 갖다 댔다. 
    그런데 마라는 이미 떠난 뒤였다.
    소피가 나타나서 좋긴 한데. 
    난 소피가 사라지면 그땐... 
    낙동강 오리알 되는 거 시간문제일 것만 같았다. 





    10

    나는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었다. 
    음악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 구도자의 저녁기도 K.339
    쉬는 시간이니까 나는 인터넷에서 짝퉁 라울 뒤피 그림을 알아보고 있었다. 
    도둑놈님들께 명성이 자자한 특 A급 위작 말고. 전문용어로 저질 중의 저질 짭으로. 
    어쩌다 괜찮은 물품을 보긴 했다. 그러다 가격을 보는 순간 톡 쏘는 까마귀 울음소리가 들렸다. 
    그러다 누가 사무실에 찾아왔다. 
    방문자의 얼굴을 보는 순간 샴페인 마개 따는 소리 들리는 거 있지? (고갯짓) (표정) (몸짓) 
    이거야~ 이거라고~ 이거라니까 바로 이거라고~! 
    그녀는 다름 아니라 소피였다. 
    아니면 최근 따로 올 사람이 없었다. 
    난 빼도 박도 못하고 사랑의 포로가 되어버린 거지. 허허허. 그렇지만 진도는 아직. 이게 좋은 거야 나쁜 거야?
    그녀는 말했다. 
   「오빠. 내가 전에 말했지? 라울 뒤피 명화를 선물하겠다는 거.」
   「내가 너의 재력을 평가 절하하는 건 아닌데. 그렇지만 선물은 오빠가 너한테 하는 걸로 하자. 우리, 그러면, 안 되겠니?」
   「아니 내 오빠한테 내가 선물하겠다는데 누가 뭐래?」
    그러면서 그녀는 도화지 같은 크기의 포장된 선물을 내게 건네줬다. 
    나는 마치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여인의 겉옷을 재빨리 풀어 제치는 것처럼 포장지를 뜯고. 
    거칠게 가터벨트를 푸는 것처럼 리본을 풀었다. 
    그래서 짜잔~ 하고 등장한 내용물은 내용물은. 
    다른 아니라 라울 뒤피 작품은 작품인데. 
    전문용어로 짭, 짝퉁도 아니고 질 나쁜 가짜였다. 
    이건 뭐 그냥 엽서였다 엽서. 
    언젠 뭐 명화 진품을 선물하겠다면 떵떵거리더니 결국 나보고 엿 먹으라는 거야 뭐야?
    그런데 이상한 게 뭐냐면, 액자는 딱 봐도 상당히 비쌀 거 같았다. 
    곧 액자만 명품. 그런데 그림은 그냥 엽서. 
    뭐야 그거? 남들 볼까 무서워 몰래몰래 숨어서 만나는 풋사랑이잖아? 
    아니면 뭐, 익기 전에 떫지 않은 과일은 없다는데. 보기에는 좋은데 맛은 더럽게 없는 과일? 
    아아 뒷목 뒷목... 커피포트 부글부글 부글부글. 
    뭐 그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고. 
    그러고서 우리는 데이트하러 나갔다. 





    11

    나는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었다. 
    주세페 베르디 /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  이중창 "빛나고 행복했던 어느 날
    쉬는 시간이니까 나는 인터넷에서 새빨간 립스틱을 바른 도발적인 자세를 감상하고 있었다. 
    가슴 졸이며 걸그룹 멤버끼리 순결한 뽀뽀를 장난스레 하고 피하는 장면을 원치 않지만 보고 말았다. 
    악마와 계약을 한 그림작가가 어쩌고저쩌고, 다 재미없는 이야기들. 어쩌다 봤다. 
    비키니 사진을 일부러 찾아본 게 아니라 어떡하다 딴 걸 보려다가 못 볼 걸 봐버렸다. 
    어? 내가 다비드상의 페니스가 작은 이유를 도대체 왜 알아야 하냐고. 
    내가 뭐한다고 속옷 구매 후기를 읽어?
    그런 고민 같지 않은 고민을 하던 찰나. 
    바로~ 소피가 오늘도 아니나 다를까 내 사무실에 방문했다.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걔 말로는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마술이라고 했다. 마술? 웬 마술? 
    대화 했다 치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소피는 왼손을 내 배꼽 속으로 집어넣었다. 나는 기분이 이상했다. 
    들어간 손은 멈추지 않았다. 마치 무엇이 어디에 들어가면 가만있을 수 없듯이. 
    너무 야한가? 아닐 수도 있다. 어쨌든 그게 다가 아니었다. 
    바로, 초록색 액체가 나왔다. 내 배꼽에서 점성을 약간 띄었는데 케첩보다는 덜 끈적거리고. 
    색깔은 초록색인 액체. 이게 뭐지? 청록빛을 띄는 초록색. 신비스러운 채도 명도.
    소피가 내 배꼽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서 날 관통한 거까진 마술인데. 
    초록색 액체가 흘러내린 건 마술이 아닐 것이다. 그래야 한다든 뭐든 모르겠고. 
    훌륭한 기수는 단숨에 말을 탄다더니, 그럼 소피는 마술사? 
   「소피. 신기한데?」
   「오빠. 말하지 마. 이거 할 때 말하는 거 아니야. 알지?」
   「이게 뭔데?」
   「말하지 말라니까.」
   「오빠 돌아봐.」
    돌아? 어딜 돌아. 누가? 내가? 아니 왜?
    아아 나는 소피의 말을 알 듯 모를 듯했다. 바로, 
    사냥 중인 사자는 포효하지 않는다는 것. 
    그렇게 한참 시간이 흐른 후. 
    마술은 끝났다. 환상적 마술. 사실적 마술. 신비한 마술. 
    놀라운데 진짜. 가짜인 듯 믿을 수 없지만 사실. 
    그런데 더 신기한 거. 더더욱 믿을 수 없는 거. 
    내 배꼽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귀를 뚫었다고 다 금귀걸이를 다는 것은 아닌데. 
    하긴 자랑 아닌 자랑 좀 하자면 이렇다. 
    옛날에 왼쪽 귀만 뚫어서 귀걸이를 하고 다닌 적이 있었는데. 
    귀걸이를 안 하고 다니니까 나중 다시 귀가 막혔다. (그게 뭐가 자랑이야? 귀 뚫었다 막힌 게 자랑이야? 지금 장난해?)
    그 기간이 짧은 듯한 예시가 바로 지금이었다. 
    소피는, 대체, 뭐하는 사람일까? 
    난 정말 궁금해서 미칠 것만 같았다. 
    그래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소피. 너 누구니?」
    그녀는 조용히 검지를 내 입에 가져다 댔다. 
    묻지 말라는 거지. 묻지 마? 그 옛날 사거리에 있던, 어쩌다 단골이 되어버린 술집 이름인데. 
    묻지 마! 그런데 뭘 묻지 말라는 거야?





    12

    나는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었다. 
    프란츠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 라자르 베르만 1963년 연주. 
    쉬는 시간이니까 나는 무얼 하며 기분전환 하면 좋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소피가 찾아왔다. 이젠 뭐 날마다 오는 거지. 허허허. 호호호. 
   「오빠 그 말 알아?」
   「무슨 말?」
   「너무 길들여진 암양은 너무도 많은 어린 양들에게 젖을 물린다.」 
   「조신하란 말이지. 그런데 그 말이 왜?」
   「저번에 내가 말했잖아. 우리 언니 찾아주란 말.」
   「어. 기억나.」
   「그런데 있잖아. 나 언니 찾은 거 같아.」
   「그래? 어딨는데?」
   「내 앞에.」
   「뭐? 농담하지 마. 난 오빠라는 말만 들어도 미쳐버리는 상남자니까.」
   「그럼 오빤 양이자 꽃사슴이 아니라고?」
   「그럼. 개. 토끼. 닭. 사자? 하이에나? 늑대. 개구리? 두더쥐. 너구리. 제비.」
   「고양이가 양을 지키면 쥐는 누가 잡는단 말인가? 각자에게 알맞은 일이 있다고, 어? 오빠는 오늘 있잖아. 오늘만큼은. 어머. 그런데 이 음악. 어디서 많이 들어본 거 같은데. 설마, 라자르 베르만 연주 버전?」
   「네가 그걸 어떻게...」
   「어떻게긴. 오빠 컴퓨터 메모장 미리미리 봐 뒀지. 그런데 오빠, 베르만이랑 치프라랑 누가 더 피아노 잘쳐?」
   「그건 말이야, 우리 아빠랑 저 아저씨랑 누가 회사에서 더 높은가랑 비슷한 말로 알아들을게. 됐지?」
   「그런데 방금 전에 했던 말 그거 뭐니? 오늘 내가 무슨 맡아야 할 역할이라도 있니?」
   「그럼 있지. 없을 리가 있겠어?」
    잠시 후.
    소피는 본격적으로 마술 3탄을 선보였다. 그건 무엇이냐! 바로, 
    오른손으로 포크를 집더니 내 허벅지를 찔렀다. 
    푹~ 하고 삼지창은 꽂혔다. 
    지가 무슨 포세이돈이야 뭐야? 
    무의식의 절대강자는 뭐니 뭐니 해도 '꿀벅지'같은 비속어가 아니라고 강력히 부정하기도 뭣한데. 
    내 허벅지가 말벅지가 아닌 건 세상 사람 다 아는 게 아니라, 그 누구도 알고 싶어 하지 않는데. 왜 하필 내 허벅지를. 
    그런데 신기한 게 뭐냐면 포크가 푹 꽂힌 내 허벅지에서 파란색 액체가 흘러내리고 있었다는 것. 
    그건 울트라마린 색상도 아니고 살짝 빛깔이 변화하는 듯했다. 신기했다. 아름다웠다. 놀라웠다. 
   「오빠. 듣고 있어?」
   「어. 들리긴 들려. 그런데 말이 느려지네. 꿈인가?」
   「오빠 그거 꿈 아니야. 내가 곧 반대 방향으로 손을 집어넣을게. 그래서 안에서 내 손과 포크가 만나는 거지. 그렇게 만나면 들리는 효과음은 뭐다?」
   「뭔데?」
   「핑~! 살짝 다를 수도 있어. 퐁~! 더 달콤할지도 모른다구. 퐝~!」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나는 꿈에서 그런 말들만 골라서 듣고 말았다. 
    오빠~! 
    하고 싶어. 그런데 대화를! 
    오늘 나 집에 들어가지 말까?
    오빤 뱀파이어야? 그래?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깨어나 보니 거긴 개집이었다. 
    물론 꿈도 꾸었다. 내용은 내가 소피의 포동포동 뽀얀 엉덩이 포크로 푹 찔렀다. 푸딩 같은 눈부신 엉덩이 맨살을, 마치 수제 소시지를 푹 포크로 꼽아 찌르는 것처럼. 그러다 연분홍빛 대리석 같은 엉덩이가 정말로 대리석으로 굳어져갔다. 그래서 난 다급히 요술램프를 문지르듯이 문질렀다. 그렇게 다시 엉덩이는 대리석에서 다시 사람의 엉덩이로 돌아왔다. 그다음.. 그다음은 가물가물. 
    아무튼 우리 동네 인적이 드문 공터. 나대지. 빈 개집. 간혹 들개만 왔다 갔다 하는 곳. 
    도대체 소피는 내게 무슨 짓을 한 거야? (이거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보진 못했어도. 왠지 익숙한 대사인데!)





    13

    오늘 나는 아지트 들렸다. 세바스찬이 소셜 네트워크 게시물을 보여줬다. 
    요약하자면 이런 내용이었다.
    A. 너 말 많아서 애들이 죄다 피해 다닌다. 알고 있지?
    B. 그런데 소문이 돌더라. 웬 숙녀와 단둘이, 부쩍 나다니고 즐겁고 행복하니까. 아는 동생들이... 좀 그랬다. 
    C. 그 가운데 대표로 로즈마리가 동영상을 공개. 너랑 그 소피라는 숙녀와 대화하는 영상. 그런데 몇몇 영상에서는 소피 없이 나 혼자 대화...! 가상의 그녀가 앞에 있다는 듯이.
    D. 그런 자료가 하나, 둘, 셋, 넷......!
    난 대체 그것도 모르고 뭘 하고 있었지?
   「뭐야? 그럼 내가 미친 거라고?」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면. 소피가 뭐 귀신이라도 된단 말이야?」
   「흥분하지 말고.」
   「그거도 아니면. 뭐 조작된 영상이란 말이야 뭐야?」
   「빙고~! 그거야. 그거라고.」
   「진짜? 아니 왜?」
   「왜긴 왜겠어. 그걸 남자가 하겠니? 그 가짜를 만든 걸 남자가 뭐하러? 물론 난 동성애 존중. 난 여자를 좋아하고.」
   「그러니까 그걸 누가?」
   「누구긴 누구겠니 여자지.」
   「아 글쎄 아는 동생 누구?」
   「내가 그거까지 다 일러바쳐야겠니? 나 고자질쟁이라고 소문나게? 그럼 늬가 나 책임질래? 내가 왜 너한테 짐짝처럼 안겨야 하는데. 매끈한 그녀가 내게 포근히 안겨도 모자를 판에, 어? 뭐가 어쩌고 어째?」
   「어허 침착해. 침착하라고.」
    그런데 참 이상한 게 뭐냐면, 그 시점부터 소피와 연락이 닫질 않는다는 거였다. 
    어떻게 된 거지? 





    14

    포만 상태로 단식에 대해 설교하기는 쉽다. 배부른 늑대가 굶주린 하이에나 적 생각, 하긴 하는데 내 일이 아니라 남 일일 뿐. 그래서 포식자 챔피언의 식탐은 지명 방어전을 꿈꾸는 것일까? 꿈은 무슨. 그럼 굶주릴 대로 굶주린 하이에나일 것이냐, 아니면 배부른 늑대이자 새침한 돼지일 것이냐. 그것이 문제일까? 문제는 무슨 개뼉다귀 같은 문제. 재미 하나도 없는 공상. 왜 하필 아침부터 공상? (절레절레). 언제까지 저리 비켜, 가, 꺼져, 닥쳐, 조용히 해, 조용히 해, 시끄러워, 꼴배기 싫어, 싫증나, 지겨워, 짜증나, (저속한 표현으로) 아 뚜껑 열려 아아 열나 빡쳐... 같은 투정만 일삼나. 어리광 지겹지도 않나. 우물쭈물하지 말고 행동. 우리는, 어? 행동. 그래서 성과. 응? 남자는 집에 있으면 안 된다. 우리는 밖으로 나가야 한다. 그런데 오라는 데가 있나? 없으면 어떤가. 세상일이란 게 그렇다. 상인도 손해 볼 때가 있단 말이다.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때도 있고. 일 년에 한 번은 미친 짓을 해도 괜찮다. 그럼 그날이 오늘? 아니다. 액면은 비리비리 배짱은 조마조마 지갑도 간당간당. 일하기에 대한 심지도 빼빼 말랐고. 놀기에 대한 의욕도 흐지부지. 그렇다고 말하기 좋아하는 성미도 아니고. 남 생각 안 하고 막 나댈 수도 없고. 나대기도 싫고. 나서기 좋아하는 거 특히 인상 쓰시는 분들 적지 않으니까. 어쨌든 할 말도 떨어졌고. 그 대신 탐욕만 탐욕만 왕창? (몸짓) (손짓) (표정)! 세상에 공짜는 없다. 썩 괜찮은 방도가 없다면 일단 관망. 인생이 뻔트였는데 섣불리 또 뻔트를 댈 수는 없는 것. 광고에서 사랑해요, 인공지능은 놀아줘요, 브랜드 슬로건으로 행복하자, 노래에서 내 꺼-하자? 다 뻥. 개 뻥. 대체로 뻥. 사랑은 없어. 화면 중간에 꼬마가 제자리걸음하면 세상만사가 거기에 최적화되어 움직이는 3인칭 같은 1인칭 게임. 또 신부들러리 언제나 병풍? 다 물건 팔아먹으려고 수작 부리는 일. 다 꼬셔서 병풍 만드는 일. 나중 대체로 후회. 꽤 많이 실망. 죄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 안 그런가?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인데 뭔 고양이, 쥐 생각? 그러니까 왜 갑자기 남 입장을 챙기냐 그거지. 그게 다 꿍꿍이가 있다는 뜻. 
    그래서 나는 색다른 취미생활이고 자시고. 조지 프레드릭 헨델의 소나타 거 뭐야. HWV379를 들으면서 일이나 하기로 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으니까. 막살자라는 별명의 웨이터를 만나면 부담스러우니까. 그럼 난 최선을 다해 살란 말 아니냐고. 오빠 달려? 그만 좀 달리고 쉬자. 놀자. 뭐 술집 이름이 건전한 술집? 그럼 딴 술집은 죄다 불건전한 술집이란 말이야 뭐야. 투덜거려봐야 입만 아프고. 시끄러운 시내에 가 봐야 재미도 없으니 일이나 하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