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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으로부터 500년 전에 국가 예산의 10퍼센트 밑이던가 위던가가 왕실 몫이었으니까 (최댓값 최솟값은 잘 모르겠다만 대충). 그래서 프렌치키스는 자유라는 덕목이 우위에 올라선 반면. 뭐 사대주의? 쇄국정책 펼쳐서 또 한 번 어떤 근성 코스플레이하시게? 잘들 한다 잘들 해. 뭣들 하는 거야 다들? 뭣들 하는 거냐고. 98퍼센트는 사고체계가 똑같은데 나머지 2퍼센트가 도대체 뭔 차이냐 그 말이란 말이야. 한쪽은 전 국민이 로보트요 군인이자 좀비고, 한쪽은 전 국민이 응애응애 소녀감성이자 나 몰라라 제멋대로 으쌰으쌰 청춘이고. 뭐 하자는 건지 당최 알 수가 있어야지. 질서 있고 정확한 입헌군주제 시민이야 잘살기라도 하지. 뭔 소녀갬성으로 정치하고 소녀갬성으로 영화 찍고 소녀감성 아닌 게 없잖아? 소녀들이야 그럴 수 있다지만 어른까지? 그러니까 왕조 시대 후기에 계급제가 역피라미드가 된 거로구만. 그런가 안 그런가? 사안을 다면적으로 볼 생각은 하지도 않고, 모든 걸 내 위주로 대충 생각하고. 툭하면 아니면 말고!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고'는 무슨 피리를 불어야만 나올까 말까 고민하는 요술뱀이라도 된단 말인가? 어? 기준이 왔다 갔다 하니까 그래서 흔하디 흔한 게 바로, 네가 하면 불륜 내가 하면 사랑. 나는 되고 너는 안 되고. 남녀 각자 속으로 남녀의 판타지만 생각하고. 그러니까 역사 정치 문화 소비 등은 모두 다 따로 노는 식이군 그래. 필자가 만약 유럽에서 태어나서 이쪽 돌아가는 세태를 본다면 이건 뭔... 말 말자 말을 말어. 그다음 낱말은 잘 아시다시피. 도대체 나머지 DNA 2퍼센트가 뭔 차이인지 말해주면 뭘 하냐고. 좋은 얘기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고. 웃긴 얘기 해 봐야 안 듣고 내 말만 하기 바쁘고. 조명발 화장발 사진발 밖에 모르고. 코끼리 귀 펄럭 펄럭~ 임팔라 귀 꿈틀꿈틀~! 줏대 그거 있긴 있나? 무슨 드라마에 나오는 샐러리맨처럼 아침에 출근하면 간과 쓸개 다 빼놓고 출근하나? 그래서 자존심은 보석상자에 따로 보관하시나? 그게 먹히면 전래동화. 가령,
    <토끼와 거북이>. 내용은 이렇다. 바닷속 왕궁의 특명을 짊어지고 거북이가 육지로 나옴. 거북이가 토끼에게 접근. 결국 거북이의 말발에 넘어가 그들은 함께 바닷속 용궁까지 감. 용안을 보니 그분은 포세이돈. 포세이돈께서 기력이 쇠하셔서 토끼의 간을 잡수셔야 한다고 함. 그 말에, 토끼는 잔꾀를 굴리고 잔머리를 총동원. 옳커니~! (딱) 잔재주도 다 쓸 데가 있군. 토끼 왈, 제 간은 금고에 따로 보관 중이라 가서 다시 가져와야 한답니다. 뭐 그래? 그렇게 토끼&거북이는 바닷속 용궁에서 육지로 이동했고. 속았던 토끼는 죽다 살아나 한숨을 쉰 다음. 거북아 잘 가라~ 안녕! 거북이는 1차에 성공 2차에 대망신. 전래동화 끝.
    뭐 그게 먹히면 좋고 아니면? 몽땅 꽝이요 말짱 도루묵! 어? 안 그런가? 아 그라요 안 그라요? 네? 무슨 까마귀 고기를 삶아 잡수셨나 꿀 먹은 벙어리가 따로 없네 그려. 
    누가 누가 멍청하나 인생이 무슨 허영심 대회야? 사는 게 장난이냐고. 허접해도 혼자 허접해야지. 응? 애들이 응석부리면 귀엽기라도 한다지만 어른들이 들썩들썩 어리광이요, 슬슬 노안 시작이고. 어? 중년들은 어영부영 20대들 노는 클럽에 묻어가려 하니 평균 연령 깎아먹고 NC 물 흐리고. 노신사 명콤비 2분께서 몽블랑 회원제 극장식 카바레에 들렀다가 슬쩍 몸을 돌리시며 두 분께서 나누시는 말씀. 무엇일까?
   「야 야 이거 뭐야 이런 젠장 두 번 다시 여기 오지 말자 이건 뭔 순 노땅들 뿐이잖아 우리가 이런 데서 놀아야겠니, 어?」
    (딱)! 누가 일평생 소녀감성으로만 살라고 등 떠밀었나? 다 자기들이 생각없이 사는 거잖아? 또 남 탓? 좋은 건 다 나 잘나서, 나쁜 거 다 남 탓? 애 낳고 먹고살기 힘든 건 다 사회 탓, 0.5세기 전에 더 핍박받으며 어렵게 살았지만 꿋꿋이 행복하게 사시며 그대들을 키우시며 사셨던 부모님들은 뭐 다들 바보였나? 그거 넉살이야 아님 영심이의 이기주의야? 뭐 이게 나라냐? 이게 나라냐? 진짜 흥미진진한 세상에서 안 살아보셨구만 그래. 응? 콧수염 기르고 여자 몇 번 만난 걸로 뭐 파란만장한 인생을 사셨다? 답답하시기는. 한심하기 짝이 없구만. 하찮은 난봉꾼 주제에 말이야. 흥! 아니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데 사고체계가 궁금해서 그런다니까. 인터넷 놀이터에서 남녀 서로 혐오하면서 설전 펼치듯 사는 게 그냥 막말이요 자기 생각밖에 안 하나? 그런가? 거 참 말 많다고 자기 말할 줄 안다고 더럽게 유세 떠네. 
    ~라고 비꼬면 심한건데. 그런데. 어? 무슨 사회 쪽 지면을 읽어보면 마이크 앞에서 개가 짖고, 경제를 보니 만년 소녀감성이요, 정치계를 보니 아 그래서 정치판이라 그러는구나. 그런 생각 들도록 만드시는구만 그래. (다 그렇단 게 아니라 일부분). 몸은 21세기를 사시는데, 정신은 여전히 대하드라마라고. 그러니까 필자까지 멍청 대마왕 대회에서 예선 탈락했지. 내 참 더러워서 다음 생은 멍청하기로 어디서 둘째가라면 서럽던가 말던가 해야지 이거 원 (절레절레). 다 그렇다는 말도 아니고, 언제 어디서나 그렇단 얘기가 아닌데. 잠깐 흥분했다만 진정하고. 남녀 공히 그런 이치를 아시기를 바라고. 다음으로 아니 또다시 소녀감성에 대해서. 아니 소녀감성보다 천동석 사고체계.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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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동설식 사고체계가 뭔 자랑이야? 여자의 마음을 아니까 다 져주는 거지. 못생긴 암컷 싸움닭 굴욕 끝판왕으로써 끝까지 달라붙고 따라다니고 하다 하다 Ctrl+C, Ctrl+V까지 해서 꼬마들처럼 웃고 떠들고. 1인칭 게임인데 화면 가운데 나 혼자 제자리 걸음하면 다 거기에 최적화되어 움직이는 식. 런닝머신이구만. 미완성 환상머신. 그 2퍼센트가 그 차이야. 
    <영화에서 보던 히치하이킹 
    VS 
    '아줌마'인데 '아줌마'란 말을 들으면 완전 짜증나는 멀쩡한 아줌마. 그녀가 괜히 주택가나 아파트촌에서, 무심코 첨 보는 아저씨한테 500미터만 여기서 저기까지 태워다 주라는 일. 그냥 여기서 저기까지 잠깐인데 뭘. 듣는 아저씨 벙 찌도록 만드는 일> 
    뽀글이 아줌마 뿐만 아니라 전형적인 천동설식 사고체계. 소녀감성이면 오히려 낫네. 여성잡지만 보다가 보다 속 뒤집어졌기 때문인지 남자로부터 충분히 사랑받지 못했기 때문인지. 왜인지는 몰라도. 세상만사를 전부 내 위주로 생각하는 일. 2층 사는 아줌마가 자기집 애기는 배달음식 오는 거 민감하니까, 그래서 꼬박꼬박 1층으로 배달시켜서, 1층에서 배달받으면 그거 태연하게 당연하다는 듯이 가지고 집으로 가는 여자. 당하는 사람만 어안이 벙벙. 1층 주민이 보기엔 정신 나간 행동인데 2층 아줌마는 다 좋게 좋게 생각하면 되지 그게 뭐가 문제냐는 식. 난 어쩔 수 없다 이웃끼리 이해하자. 또 비슷한 거. 2층 아줌마가 창 밖에 이불을 너는데 1층 창문들을 거의 가려버리듯이 널어. 자긴 소독과 감염과 냄새 등 그런 게 민감하니 이웃끼리 이해합시다 어쩌고저쩌고. 드라마에 나오듯이 심신분리가 아니라 그냥 일상적으로 유체이탈. 방법은? 
    YES~! 방법은 거울! 자긴 1번이면 끝이라는 미친년? 난 널 그 정도로 사랑하진 않아 그건 아니다 우린 아닌 거 같다, 고로, 가~! 미친년. 암캐. 쌍년. 썅년. 헤어질 때 하는 말, 넌 너 밖에 몰라 이런 삐─── 삐─── 야 가라~! 4년 만나는 동안 난 널 단 1번도 사랑하지 않았어. 찐따 싸구려 뽄드 낙지 빨판처럼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암컷 싸움닭? 그거 전문으로 처리하는 업체이자 요원 탐정이 있음. 많음. 엄청 많음. 장난 아님. 그거보다 훨씬 지독한 찐따 늑대를 들러붙게 만들면 깔끔하게 해결. 치를 떨면서 딱 도망감. 두번 다시 얼씬도 않음. 또 있다. 2층에서 이불을 1층이 대낮에도 밤처럼 살도록 너는 아줌마? 3층에서 똑같이! 2층에서 배달음식을 1층으로 배달시켜서 시켜먹는 아줌마? 1층에서 2층으로 배달할 수 있는 건 뭐든지 배달시켜서 내용증명 법률 서류부터 방법은 무궁무진. 부부관계 중에 다른 여자 이름 부르는 남편, 거의 없을 텐데. 연하 남편인데 오빠라 부르는 게 자리 잡았으면 모르는데 그게 아니라 딱 봐도 눈치챌 듯 오바할 때. 어? 방법은 거울! 반사. 에코. 어? 난 그런 여자 아니에요? 아니긴 뭐가 아니야. 전 달라요? 다르긴 누가 달라! 여자는 다 그래. 남잔 뭐 안 그런가? 
    그런데 당해 봐서 깨우치면 그나마 양반이게? 당해도 모르니까 하는 말. 안이냐 밖이냐! 말은 저 그렇게 꽉 막힌 사람 아닙니다 ~라고 하시는데. 완전 앞뒤 꽉꽉 막힌 양반 아니냐고. 안 그런가?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냐 여기까지는 좋음, 그러나 노비를 부릴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겠다> 뭐라고? 전자와 후자는 모순. 둘 중 하나만. 챔피언 됐으면 의무방어전을 해야지, 어? 무슨 지명방어전으로 약체만 고르고, 흑심 채워주고, 군침 흘리도록 만드는, 어? 딱 입맛에 맞도록 딸랑딸랑 반짝반짝 뿌잉뿌잉 신부들러리와 후궁이요 애첩들만 딱 골라서 지명방어전을 하겠다는 심보. 최약체 중의 최약체 병풍만 골라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인형극에 병풍 세우고 싶다는 사심. 못났다 못났다! 그게 허당 중의 상허당이면 그건 얼마든지. 그런데 공동체 전체가? 이런 젠장! 설마, 그 2퍼센트가 그 2퍼센트라는 말인가? 부디, 제발 아니기를. 혹시라면 그렇다면 전자와 후자는 모순이기 때문에, 따라서 이치 알고 원리에 입각해서 깨우치고 나아지면 그만이고. 안 그런가? 2퍼센트의 실리와 2퍼센트의 특징과 2퍼센트의 장점을 살려야지, 왜 하필 단점만 부각? 응? 악역의 악담. 악마의 저주. 똥물 튀기네 어쩌네. 사극에서 그분들끼리. 동네 챙피해서 이거 정말 너무 하시는 거 아니요? 아 그러요 안 그러요? 아니 사람이 말이야 정도가 있어야지, 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라고 지금 자랑해? 자랑할 게 그렇게 없나? 진짜 진짜 진짜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 만들어줘? 줘 말어? 어? 누가 호모 사피엔스라고 손가락질하고 험담하지 않으면 좀이 쑤셔? 입방아에 오르기라도 해야 인기를 실감해? 인생이 연예인병? 잘났어 정말~ (몸짓)!
    이 돼지새끼. 야 너. 그래 너 임마 너. 뒤돌아보긴 어딜 뒤돌아 봐. 너. 너 찍혔어. 너 가. 꺼져. 뭐 쪼개? 웃어? 너도 가. 꺼져. 뭐? 시끄러워. 닥쳐. 닥치고 짖어. 야 너. 너 입이 왜 그렇게 튀어나왔어. 넌 뭐 말이야 뭐야? 얼굴이 뭐 그렇게 길어. 늬가 뭔 야생마야 경주마야. 어? 또 그 생각? 꺼져. 야 살쾡이. 과거 있다고 미래 잘살지 말란 법 없는데. 현재나 똑바로 사시지? 야 팬더. 넌 옛날 내 친구 너구리 닮았어. 넌 괜찮아. 너 하이에나. 양떼들 넘보지 말고. 너 백곰. 그래 너 인마 너. 어? 너 실망이야. 어? 대실망. 세계 마초협회에서 알아주는 상남자로 알고 있는데. 뉴스 보니 1인당 술 소비량에서 별반 차이 없던만. 어? 그래 가지고 어떻게 백곰 자존심에 상처 입고 살라고? 약해. 어? 더럽게 약하다고. 그리고 너 코알라. 너한테 할 말 없어. 넘어가. 고슴도치? 통과. 오리? 달려. 어라~ 늑대네. 뭐야 늑대의 탈을 쓴 고양이잖아. 그렇다고 동성애자를 뭐라 하는 건 아니야. 저런 불여우를 봤나. 엉큼한 년. 환승이별녀로 소문난 년, 마녀 사냥 드라마 찍고 있네. 그리고 쟤는 뭔데 눈이 저렇게 튀어나왔지? 지가 만화주인공이야 뭐야. 아 입 아프네. 재미없어. 더럽게 재미없다고. 이거 정말 입이 근질근질 엉덩이는 더 근질근질 거려서 살 수가 있어야지.
    어? 그래서 그분들께서 하트가 벌...... (절레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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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하드라마와 정치

from 칼럼 2019. 10. 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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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는 우정, 부부는 사랑, 인접국은 외교인데. 당명 브랜드명 로고 포지셔닝 변경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좋다는 기질을 시대적 성격으로 본다 할지라도. 의식에 따라 몸은 여기 있는데 정신은 사극에 사는 듯한 모습이 적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모른 체하고 넘어가면 큰 죄를 짓는 느낌. 때문에 뭐가 문제인가에 대해서 간략히 이치와 원리를 따지고자 잔소리가 발생해서 칼럼으로 요약해본다. 그 이해하기 곤란한 어떤 사고체계의 논리적 구조는 이를 테면 이런 식이다. 캄보디아 정도만 아니면 군부독재도 옳다, 동독-서독 분단이면 무조건 싸우자 퍼주면 절대 안 된다, 고로 피식민지국의 군대 행사와 교왕 국왕 통치권자 행사들과 고위급 행사면 어디든 꼬리 살랑살랑 흔들면서 졸졸 쫓아다니면서 나는야 우파. 리더라는 양반이 그게 보수? 그게 사극이지 뭔 보수야. 그러고서 자기만 보수요, 상대편이 득세해도 좌파이자 못 하면 못 한다고 좌파. 뭐든지 남은 다 좌파래. 왼손잡이 어디 서러워서 살겠나. 정당의 리더든지 현지사든지, 뭘 하고 하지 말아야 할지 퍽 대하드라마에 나오는 분들과 닮았다. 우리만 국익을 위하는 보수다, 나만 빼고 나머지 좌파는 어쩌고저쩌고. 
    21세기, 세상에 어느 나라 우파가 다른 나라 엉덩이만 쫄쫄 따라다니나. 다 공식 행사에 따라 불문율이란 게 있는 법. 뭐는 차관급, 뭐는 장관급, 어떤 건 총리급. 어떤 문제는 전화로 뭐는 꽃으로. 전보체처럼 간략히 메시지만 보내기도 하고. 친밀 서신이 오가기도 하고. 다 정해져 있다. 편집장이 신문 1면 헤드라인을 어떻게 뽑아야 하느냐. 6하 원칙 지키고, 우선순위 따지고, 그래서 편집 마감하고. 내보낼 뉴스라는 건 엄정한 순서와 지켜야 할 철칙이 없을 수가 없다.
    그런데 이건 뭐 여전히 (일부는) 500년 전 삼배구고두. (삼배구고두란 세 번 절하고 그때마다 세 번씩, 모두 아홉 번 머리를 조아려 절하는 방식. 그걸 왕 대 왕도 아니고, 일국 왕이 타국의 일개 쫄에게). 조공 물품 목록에는 대하드라마에 나오는 것 그대로. 심지어 100년 전에는 사람까지. 100퍼센트 사실만 따지자면, 왕조 시대에 상류층 계급은 하류층을 사람대접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괜찮았다. 좋았다. 문제도 아니었다. 일도 아니었지. 마치 노예제도처럼. 오히려 지엄한 권리였을 뿐. 마땅한 상식이요 지극히 타당한 관습일 뿐. 인간의 존엄성이 어딨어. 사람이 동물에게 인간 대우를 해주어서는 안 되는 것. 단, 당시에만. 가령 이런 주제를 생각해볼 수 있다.
    전 세계 200여 개 국가에서 대략 10퍼센트에 해당하는 입헌군주제. 명목적으로 군주를 위해 국민이 존재하는 것. 전통적으로 (때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국민은 군주의 부속품이자 일개 공산품 개념이 실현되어도 좋은 것. 나쁘지 않다가 아니라 그래야 하는 것. 반드시. 무조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성문헌법에서 최우선으로 명시된 철칙. 실정법 불문법 자연법 인습과 전통 모두 마찬가지. 또 관습헌법적으로 볼 때 입헌군주제는 한마디로 계급에 따라 서열 낮으면 (어지간한 불합리가 아니면) 절대로 군말하지 않아야 하는 것. 속된 말로 찍소리 해서는 절대로 안 되는 것. 인습과 문화에 따라 인도의 카스트 제도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현지에서는 좋아하고 감수하는 게 지극히 당연하다. 군주제 하의 의원내각제이기 때문에 군주에게 실권이 거의 없거나, 정치 개입은 해서 안된다 어쩐다 그래도. 그 위대한 권위는 현지에서 일반적으로 신끕에 준한다. 당연히 그 10퍼센트에 속하지 않은 사람은 상식적으로 대충 알긴 아는데, 뼛속 깊이 이해는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고. 정말 일국 국왕을 거의 신격에 준할 정도로 떠받든다는 사실을 외부에선 잘 모름. 그래 봐야 현지에서만. 그래 봤자 미래는 모름. 무엇보다 다음 세상에서는, 뭐 걸리기만 해 봐라? 농담이고. 뭐 농담이 아닌 거 같은데? 어쨌든 벌거벗은 임금님보다 연예인들이 차라리 위.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응애응애 걸어갔다 걸어오는 거 누가 못해. 물개박수 부대 보이는데 안 볼 수도 없고 (절레절레). 
    그와 달리 대통령제 나라는 군주가 없다. 따라서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대표적인 예로 게티즈버그 연설에 나오듯이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 쇼팽의 연습곡 혁명. 마리 앙투와네트 등. 그게 300년 500년 동안 차근차근 진행되면 국민 의식이 완만하게 성숙할 수 있다. 그런데 뭔 사극에서 갑자기 현대극? 현대사는 일부분 불운해지고 사회는 급변해진다. 일장일단 있다. 때문에 사람들 의식은 그걸 따라가는 데 벅찬 측면이 상당히 많게 된다. 대충 120년 전에 어떤 국왕이 자국내 치외 법권 지역인 러시아 대사관으로 피신한 사건(아관파천). 각 나라 국사책을 살펴보면 그런 일들은 어디나 부지기수. 그런 일들 쑤두룩하지 않은 각 나라별 국사책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그런데 그게 역사라는 상식과 과목에다 박물관, 상식, 교양이면 괜찮은데. 현대에, 그 사극 정신으로 지금을 사시는 분들. 내 집 값 살려주니까, 난 정치 관심 없으니까, 다 거기서 거기니까, 리더감이 없으니까, 그래서 40년 내내 1당제는 <동독-서독>처럼 안에서는 싸워야 한다 주의. 세뇌당한 국민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까지 남북 관념은 그랬고, 동서 개념은 동쪽에 일방적으로 퍼줬고. 먹고살아야 했으니까 일부분 어쩔 수 없었다는 건 다 일장일단이 있고. 따라서 일장일단이라는 동전의 양면을 함께 알면 그뿐. 그런데 그게 아니라 거기서 하나만 보자? 잊지 마라, 바지니와의 회의를 주선하는 자가 바로 배신자라는 것을!
    그렇게 따지면 단위 1───단위 2───단위 3...... 괄호를 어떻게 설정하냐에 따라 시간 대비 잔소리만 많아진다. 멀어져 간 역사에 대해 건조해지는 게 상식인데, 더 먼 건 뾰족하고 더 가까운 건 나 몰라라. 바로 이 단위 1 2 3 4...... 을 어떻게 설정하느냐, 다른 말로 지역감정. 비슷한 표현으로 인종 차별. 이어서 인종 역차별. 전문용어로 whitewashing, 명예 흑인, 어디 사람 다 됐네.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가 100년 전에 뭐랬나, 인디언 찬양에 가식이자 위선을 보며 착한 척 뭐라 뭐라. '너는 너 나는 나'가 아니라 그냥 퍼주기식으로 인디언 딸랑딸랑 반짝반짝 바로 그걸 보고 그랬다. 원주민 문화 선심성도 똑같은 이치다. 반면 1부 리그는 눈빛이 도도하고, 2부 리그는 뭘 좀 몰랐을 수 있고. 왜? 늦게 깨우친 거지. 참 빨리도. 후발주자 지역감정은 선발주자 중견주자에 비하면 세발의 피. 대신 세금을 얼마나 걷느냐에 따라 다른 점은 논외로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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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500년 10세기 그렇게 기다랗게 차근차근 진행되면 좋은데. 짧게 100년 안에 한꺼번에 몰아서 뚝딱 겪고 나니 몸은 장거리 골인한 다음 시상식에, 파티에, 행복한 소풍까지 갔는데. 아니 그런 거 다 치르고, 다음 경기 맹연습에 들어가고 일상적으로 사는데. 그런데 정신은 각자 천차만별. 예를 들면 심신분리이자 가위눌린 듯 한편으로는 괴이해 보이고, 어떻게 보면 역동적인 동시에 무질서한 측면도 없잖아 있고. 그처럼 스포츠와 악기 배우기를 기본기 탄탄하도록 30년 동안 배우는 게 아니라. 단 3년 만에 골프 사관학교에서 속성으로 뚝딱, 죠르쥬 쉬프라나 웨인 루니 같은 독학 천재가 단박에 7부 리그에서 1부 리그로 뚝~딱! 개인은 그래도 된다. 오히려 멋지다. 얼마든지 좋다. 아무튼 괜찮다. (단지 친구끼리 내기할 수 있다지만, 불문율과 품위 그런 거도 같이 익히기를 바라고). 그런데 체제이자 단위, 다른 말로 국가. 나라라는 체계는 오래되었더라도 세계적인 분위기에 뒤늦게 편승하느라 뚝딱 순식간에 컬러 TV. 희화화하자면 번갯불에 콩 구워 먹기. 그러니 정신이 몸을 따라가기 벅차지 않으면 거짓말이다. 지극히 상식적인 일반인들이 생각하고 말하기로 어? 21세기, 세상에 어느 나라 우파가 다른 나라 엉덩이만 졸졸 따라다니나. 장난하나? 어? 허구헌 날 영심이 비위 맞추고, 골목대장한테 아양 떨며, 만년 늑대들한테 여우짓. 딸 뒤 대주다가 빚쟁이로 전락했다며 주변에서 와글와글하는 거야 한마디로 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소문이고, 손가락질은 드라마로 과장하는 거고, 입방아는 여성잡지 2. 딸랑딸랑 반짝반짝~ 인접국과 연합작전 펼쳐서 뭐 삼국 통일해서 내가 집권만 하면 그만이다? 또 대하드라마? 수단과 방법은 가리는 게 아니다? 그러다 달랑 사업만 망하면 다행이게? 
    보통은 으쌰으쌰 합심해서 점차 지표 나아지고 비교적 그래프 어쩐다지만. 만약에 국력이 악화되고 국운까지 따라주지 않는다면 그렇게 된다. 어떻게? 벼룩이 더 살찔수록 개는 점점 더 여위어지는 법. 게다가 불행은 겹쳐서 온다고 언제 적처럼 세계경제 불황이라도 겹치면. 그러면 벼룩만 행복하고, 나머지 벼룩 빼고 국민은 못 살고 불행해진다. (빈부 격차를 꼬집는 후발주자 칼럼, 아직 갈길이 멀다. 간격이 서로 눈에 보이는 빈부격차 가지고 뭘? 하늘과 땅 차이는 돼야 명함을 내밀든 말든 하지. 실상 어디가 됐든 부자 동네가 가난한 동네보다 탈도 적고 불만도 적다. 빈자도 착하고 가난해도 행복하면 그만인데. 비율이라는 게 가난한 쪽에서 조롱꾼 비율이 현저히 높은 건 인지상정. 피자배달원 경험뿐만 아니라 기어코 웨이트리스 생활 안 해봐도 안다. 사람 외모에 따라 기본 태도라는 게 어떻다는 걸. 마누라 잔소리처럼 비교하지 않으면 괜찮은데 인간의 본성이란 게 비교하게 되니까 불평과 불만이 스멀스멀 고개를 쓱 드는 식이다. 뭐 아무튼 거기까지 나가지 말고. 돌아와서). 파리가 우유에 너무 자주 오면 거기서 산단 말이다. 나귀와 마부는 각자 입장대로 생각하는 것. 동상이몽. 괜히 말이 안 통하겠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밀림의 법칙에서는 그래도 된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스포츠에서 규율과 질서 그런 거 모르겠다? 무슨 웨이터 별칭 막살자도 아니고. 스포츠 비매너 행위가 아무렇지 않게 사회에 통용되면 그게 말이 되나. 그게 인기 없는 남자 < 못생긴 여자 < 호인 < ............ < 허세질 반칙 이따금 허영심 꼴불견 뽐뿌질과 막말 < 갑질 < 을질 < 꼰대 < 거지 < 죄인 < 악인 < 악마 < 마침내 끝은 지옥. 일이 잘 안 풀리고 사는 게 재미없고 뭘 해도 불운만 따라다녀도. 희망과 긍정과 이성을 잃지 않으면 괜찮은데. 반칙왕으로써 선을 넘으면 자연히 생각 자체를 사이코패스처럼 하게 된다. 

  •  A. 희대의 연쇄살인범 엄마께서 말씀하시기를, 「교도소 들어가서 (우리 기록적 연쇄살인범 아들은) 이팔청춘 다 바쳤다... 그런데 그거를 진작 못 밝히고 왜 이제 와서 그러냐」
  •  B. 지식노동계 가운데 검찰계. 월급쟁이로써 중간은 가며 고생하고 노력하는데도 불구하고, 몇 년식이라는 꼬리표를 떼기가 여간 어렵지 않기 때문에. 그러므로 사람들이 돌아가는 상황을 보며 이렇게 풍자하게 된다. '이 정도 때렸다고 죽을 줄 몰랐다' vs '이렇게 때리는데 아직도 안 죽네'
  •  C. 아름다운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는 듯 아닌 듯한 드라마. 여자 주인공을 보며 그런 생각하는 사람 없지 않을 것이다. 쟤 역할 끝났네. 죽어도 좋아. 그래도 돼. 잘 가~ 안녕~! 
  •  D. 사귀다 다툰 계기는 과거. 허나 질투도 좋을 때 얘기. 늬 과거야 그게 어디 늬 과거지 내 과거냐. 늬 과거 난 관심 없다. 정 뚝 떨어졌는데 내가 왜? 각자 갈 길 가자. 영원히 남남이니까. 잔소리 듣기도 싫고 보고 싶지도 않고. 안 보이니까 마음도 떴음. 생각나면 치가 떨리니까 다시 연락하지 말거라. 네 눈에 띄지 않도록 숨어 살 테니까 제발 징징대지 말기. 헤어지고 내 생각하면서 뭐 자기 위로하면 좋겠다? 웃기고 자빠졌네. 남자가 여자니! 야, 가라. 꺼져 이 삐─── 삐─── 꼴도 보기 싫으니까. 아주 그냥 징글징글하다. 넌 몰라도 난 널 사랑하지 않았어. 생각도 안 나. 다 잊었어. 깔끔. 그냥 좋아하는 척 연기해줬던 게 다. 단지 그뿐. 죽든 살든 늬 알아서 살아라. 행복하라는 말 차마 못해줘서 내가 뭐 미안할 줄 아냐? 개 풀 뜯어먹는 상상 하시네. 잘 먹고 배부르네 어쩌네 그런 말 봐도 아무렇지도 않음. 뭔 감정이 없음. 어차피 만나서 하는 말 뻔하고, 만날 때마다 사진 30방 박아주고, 육체적 사랑 오래되면 지겹고. 어차피 질림. 안 그래도 역할 끝났는데 왜 먹어? 감히! 드라마에서 중간에 악역이 죽으면 출연료도 거기까지. 지도 꼴에 숙녀라고 껄떡거리기는. 지가 뭔데 간접적으로 얼쩡얼쩡 계속 찝쩍거려 찝쩍거리긴. 하여간에 살쾡이 같은 년 더럽게 응큼해가지고 말이야. 낙지 빨판처럼 떨어지지를 않고. 싸구려 뽄드야 뭐야. 똥파리에 최적화된 년 주제에 하이에나를 위해서 태어난 년, 꼴도 보기 싫음. 
  •  E. 연애하다 헤어질 때 하는 말, 넌 너 밖에 몰라. 이기심이 나쁜 게 아닌데 남 생각을 안 하면 어떻게 된다는 것. 인연은 악연으로 끝맺음. 
  •  F. 연기자가 살인마 연기에 따른 후유증을 느끼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람 생각이 그렇게 변하지 않을 수 없다. 자세한 생각은 악성 댓글과 비슷하니 넘어가고. 아니, 인터뷰이자 의도가 나쁘지 않으니까 여과 없이 옮기자면 이렇다. 「(눈인사 나누는 이웃이 집 근처에서 알은체하자 속으로) 저 새끼가 뭔데 날 친한 척하지?」 과몰입 안 하면 연기력도 멋지기 힘들고. 일정 부분 메소드 연기하듯 차갑게 살지 않으면 도태되기 쉬운 세상. 괴물은 내 안에 있고 우리 옆에 있을 수도 있다. 괜히 유행가 가사에 이르기를 세상은 요지경 그러겠나. CCTV만 없어 보시라. 

    대하드라마와 정치 그 진폭과 간격에 대해 잔소리 이만큼 늘어놨으면 이제 슬슬 결론을 내려야 하는데. 그런데 사냥개는 토끼를 추적하지만, 토끼는 자유를 추구한다 하지 않나. 본론은 시작도 안 했고. 서론만 엄청 엄청 길고. 말만 말만. 뭐 아무튼. 말의 갈기를 놓쳤다면 꼬리에 집착하지 말기. 세상의 반은 여자(남자). 서론과 본론이야 지 알아서 투쟁하라 하고. 





    3

    결론에 앞서 잔소리 조금만 더. 진짜 진짜 조금만 더. 일부 어른들께서 입헌군주제에 대해서 뭘 모르시니 한 말씀. 왜냐하면 그것도 모르고 정치와 외교를 말할 수는 없으니까. 그래서는 안되니까. 잔지식 상식 교양 말발에서 그거 빼고는 사회 정치 경제 뭘로 들어가든 말이 통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정확히 찾아보기는 귀찮고 대략 전 세계 30개 국가. 수치상 대충 30/200. 허나 유럽의 1/3에서 절반이요 재화가치와 영향력 등으로 따지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지고. 전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말고가 없는 제도가 바로 그것. 만고의 진리로써 탑다운만 있는 체제. 국민의 폭넓은 지지고 자시고 그런 거 말짱 필요없는 이치. 인륜이요 천륜이며 섭리와 동급인 인습일 뿐. 따라서 1개 구성원이 만약 (적극적으로) 그 관습을 거부한다면 그건 국적 박탈 이전에, 첩보 영화에 나오듯 사람이 희생양 되어도 얼마든지 좋은 것. 뭐 그래서는 안되겠지만 이치는 옳음. 그렇듯 나머지는 다 말이 통할지언정 사고체계 자체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거늘. 뭔 동네 아줌마가 정치한다고 초대 받지 않은 잔치든 어디든 막 정기적으로 빨빨거리며 돌아다니고 얼굴 내밀고. 아휴 챙피해. 
    얘들아 놀자 반갑다 재밌다 어쩐다~ 그러면서 정신연령 낮은 맹녀가 친한 척하면. 쟤 뭐래? 옛날식으로 맺고 끊으면 뭐라 그러니까 걔만 뜨면 싹 다 도망가는 식. 야 야 떴어 떴어 피해 피해, 딴 데 봐 딴 데 봐, 도망가 일단 튀어! 지 남자친구한테 굴욕적으로 붙어있으면서, 울고 불고 무릎꿇고 싹싹 빌고 찐따처럼 껄떡거려서 억지로 사귀면서. 그러면서 딱 1번 남친이 어쨌다면서 나머지 다 빼고 잘난 척했던 못생긴 암컷 싸움닭. 못생긴 게 문제가 아닌데 성격 분석하면, 여자들 심리 기제처럼 세상 모든 게 내 위주로 돌아가듯 모니터 화면 중앙에 난 제자리 걸음이요, 나머지는 싹 다 내게 최적화되어 움직이고. 적당히 이기적이어야 말이 되는데, 이따금 심각하게 객관성 상실하고. 남친한테 당했던 온갖 굴욕감을 만남 주선남에게 몽땅 'Ctrl+C & Ctrl+V' 덮어씨우듯 판박이로 만들어 대리만족하며 세상 다 가진 기분을 느꼈던 일. 인간의 탈을 쓴 악마는 아닌데 정신연령 박약. 나는 우주 여신이다 얘들아 놀자 재밌다 어쩐다, 학교에서 왕따 회사에서도 따돌림 친구도 없어. 아는 동성 동생들 데리고 오합지졸 개발 헛스윙 수다 3시간. 소녀감성에서 여성잡지1이든 멜로드라마든 발전하고 잔지식의 폭을 넓혀야하는데 여전히 소꿉장난. 언제나 산만한 아무말 대잔치. 그런데 한 여자의 인생만 그러면 오죽 좋게? 그러면 얼마나 천만다행이냐고. 
    세상 돌아가는 거 보면 뭔 아일랜드에서 정치한다는 정당 여전사께서 스웨덴 왕족 생일 잔치에 꼬박꼬박 굽신굽신 찾아가서 껄떡거리고. 차관이나 차관보 몇 급 등이 할 일까지 월권. 학교에서 인기 없는 애가 끈덕지게 찰거머리처럼 설치며 내가 진정한 인기반장이라면서 찐따처럼 달라붙는 거도 아니고. 무슨, 놈의 나라 왕실 행사에나 매번 찝쩍거리고. 아일랜드 여정치인사가 정치부 기자들께 조명발 받는다는 일이, 매번 네델란드 국군의 날만 쫓고. <안이냐 밖이냐>! 어? 안이냐 밖이냐. 표범의 행동반경과 고양이의 표독스러움. 사자한테 당한 것보다 더 나쁜 게 바로 고양이의 앙칼짐. 밖에서 당한 건 기분 나쁘다, 허나 안에서 캄보디아 반의 반틈 정도 독주한 건 불가피했다 그래서 좋다. 그러므로 신나치당에서 집권했을 때마다, 안에서 당한 지역과 싫고 불미스러운 행사에는 매번 잘하면 2인자요, 못하면 3인자 이상이 참석. 면피를 위해서. 표 적으면 관심 하나도 없어. 이길 수만 있으면 먼 역사 할아버지의 삼촌까지 다 긁어다 모으고 향수 자극하고. 표 많고 부자와 언론 영향력 관계되는 거라면 폼 잡고 사진 찍기 바쁘고. 어? 옛말에 그랬다. 말은 낳으면 시칠리아로 보내고, 사람은 낳으면 로마로 보내라고. 자국 내 표심 적은데는 관심 없고, 이 세상 천지에 어느 정치인이 다른 나라 엉덩이만 졸졸 쫓아다니나.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 어? 지나가던 고양이가 비웃는다니까. (물론 다 그렇단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수준 상승하고 대부분 고생하시지만. 기본, 어? 제일 중요한 기초 자체부터 모르시는 분들이 적지 않게 보이니까 하는 얘기). 낭트 뚤루즈 마르세유 등 변두리 역사적 행사에는 매번 3인자. 파리와 표심 많고 영향력 센 분들께는 굽실굽실. 국왕이 있으면 그쪽은 예절이라도 있지. 어딘 뭐 잔칫상이 차려지든 말든 숟가락 올릴 생각부터. 왜? 국왕이 없으니까.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냐, 평등은 좋음. 그런데 토너먼트도 싫다 1번 이겼으면 의무방어전 하기 싫다?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지명방어전만 하고 싶단 말이잖아? 입헌군주제 vs 비입헌군주제. 사람들 기질부터 정반대. 때문에 독일공화국의 후예인 현 독일인들에게 포르투칼인처럼 생겼다 스페인 사람이네, 라고 하면 칭찬이 아님. 예스럽진 않음. 잘 아시지 않나요. 개개인이야 장난하고 농담할 수 있다지만 국민의 대표까지? 참말로 그러다가 TV 속으로 들어가실까 봐 걱정이야. 아예 수트 벗고 상투 틀까봐 염려된다고. 뭐 웨일즈 대공식이나 어디 어디? 아이고~ 어쩌고저쩌고! 사극에 나오는 전형적인 간신배. 이방. 대하드라마의 쿠데타를 꿈꾸는 역할이자 느와르 영화의 중간보스. 또 그래서 잉글랜드 왕위 순위 봐 가면서 퀸의 비위나 맞추고. 셰익스피어 읽고 감동받았나? 툭하면 덴마크 국왕을 우리도 초청해야 한다면서 입맛 맛는 논객들과 사극 찍고. 뭐야 그거? (물론 객관적 표현이야 친분은 친구, 사교는 이웃인데 원리를 따져 놈이라는 저급한 표현을 쓴 건 이치를 따지기 위해서일 뿐). 뭐야 그거? 빼도 박도 못하고 완벽한 소녀감성! 
    이원집정부제와 대통령제&내각제 절충형 등. 대충 30/200이라는 입헌군주제와 외교하는 그 외. 윗분들이 거시적인 친교 똑바로 못하면 어떻게 된다는 거. 누가 모를까. 무슨 정치가 소녀감성 팔아주는 소꿉장난인가? 뭔 애들 장난도 아니고 사랑싸움도 아니고. 뭐하자는 거야? 어? 괜히 ABC(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를 위시한 남미 국가 가사를 찬찬히 살펴보면 하나 같이 살발하게? 후발주자 입헌군주제는 시간과 관계없이 언제나 일관되도록 윗선은 야심이요, 지방 주지사는 지방 행정력을 위해서라면 바다 건너가서 대통령제 국가 지방 행사에서 옆나라 애국가도 함께 열창해주는데. 딸랑딸랑 반짝반짝 간질간질~! 관직에 계시는 분들, 그와 별개로 전국민적으로는 한 수 아래 이웃의 물품은 쓰지 않는 게 영원한 불문율. 상식을 놀이터에서 배우고 교양을 여성잡지로 깨우쳤나? 뭘 잘못 먹었는지 관상이 이상한 건지 도통 그분들 속마음을 모르니까 하는 말. 남녀는 다 내심 꿍꿍이가 있으니까 사랑 따지고 뭐 따지고 그래서 말이 통하는 거지. 사석에서 또 속으로 어떻게 생각하는데. 남녀는 각자 죽었다 깨어나도 남자가 여자 마음, 여자가 남자 마음. 추정하고 이해해도 그거 다 가짜. 죽었다 깨어나도 모름. 딱 그처럼. 스코트랜드에 있는 골프장 이름 거 뭐시냐, 뮤어필드 골프장은 273년 만에 여성 회원 입회 허용했던 일. 그건 단지 슬쩍 비꼬듯이 추천한 적이 없었다는 언지만 남겼을 뿐이고. 여전히 개와 여자 신분으로 입장하기 자연스럽다면 그건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걸 누가 믿어. 그게 선발주자는 몇몇이 그렇고 구글맵을 돌려보면 그게 흔한 데는 또 어떻고. 보이스카웃 마크, 뱃지, 원칙, 복장, 매듭, 전통, 유래, 노래, 선서... 그 연합 세계대회 그건 좋은데. 국제라이온스협회니 JCI 같은 클럽. 좋고 귀감이며 다 좋은데. 어쩌다 그게 어떻게 되면 어디서는 밤문화 형님아우 으쌰으쌰 모임이 된다. 어디 지역 국제라이온스협회에 입회해서 활동해보면, 1인자가 되지 않는 이상 활동할 의미가 없다며 친구가 실토하는 고백을 듣게 된다. 1당제 주류인 연맹급 지역도 하나 다를 거 없다. 인터넷이 대중화된지 불과 20년 밖에 되지 않았듯. 형식적으로 다당제요, 주축은 2당제처럼 겉치레가 갖춰진지도 후발주자권은 인터넷 역사와 별반 다르지 않고. 
    입헌군주제 시민의 사고체계가 나쁘단 게 아니라 그 역시 이와 똑같은 이치. 그분들만 못됐다 악역이다 그 말이 아님. 원리와 이치를 모르니까 하는 얘기. 딴 사람은 몰라도, 어? 우리는 할 말 한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한다고. 비겁하게 응애응애 삐악삐악 어쩌고저쩌고. 장난해? 어? 지금 장난하냐고. 어디 일개 국왕 따위가 감히! ~라고 저급한 농담하는 거 재미없다니까 그러시네. 왜? 왜냐하면 '어디 일개 국왕 따위가 감히'~라는 말을 듣고 기분 나빠하지 않는 입헌군주제 시민은 거기에 살 자격이 없기 때문에. 안 그런가? 그런 언급을 모른다면 몰라도, 읽고 듣고 풍문으로 알게 된 이상, 그분들께서 속으로 짜증나고 싫고 기분 나쁘지 않으면 거짓말. 아니 그렇소? 그런데 문제는 그걸 위해서 발표하는 칼럼이 아니란 거.





    4

    개가 어떻게 새처럼 생각할 수 있을까. 절대 못한다. 죽었다 깨어나도 경주마는 범처럼 생각할 수 없는 법. 닭 소 보듯 소 닭 보듯 차라리 그거면 귀감. 딸랑딸랑 반짝반짝 뿌잉뿌잉~! 정신 나갔네. 홀렸어. 홀딱 반했나? 그런데 뭐에!
    사안이 사안이니만큼 그분들 이기주의에 대해 터놓고, 대놓고, 속 시원하게 논쟁하는 거. 꼭 필요하진 않겠으나 뭘 몰라도 너무 모르니 하는 얘기. 여자만 어디 이기주의자인가? 자칭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면 부분적으로 모든 걸 내 위주로 생각하기 마련. 
    가령, 스포츠 경기 중 부모&가족을 모욕하는 욕설을 듣고 평정심을 잃어, 아차 하다가 종목을 바꿨기 때문에 퇴장당하는 일. 똑같은 거다. '어디 일개 국왕 따위가 감히'~라는 말을 듣고 기분 나빠하지 않을 입헌군주제 시민은 찾기를 포기하는 게 옳다. 왜? 거의 없으니까. 사극 영화 보면 나오듯이 왕과 신하들만 몰래 내빼거나, 삼배구고두. 그걸 보는 현대인. 국왕이 없는 나라의 현대인조차 꺼림칙한데? 
    그런데 국민의 대표라는 양반이, 국왕이 없는 나라 살림이야 사진발 위주로 챙기고, 국왕이 있는 나라들 행사에 졸졸 쫓아다니는 일. 그래? 어머머머 쟤 우리편이네 초대하지도 않았는데 좋다면서 실실 웃으며 따라다니는 거 좀 봐, 챙피하지도 않나 봐 학교 다닐 때 친구 없이 찐따였나 봐. 웬만히 달라붙어야지 미친년이야 뭐야. 낙지 빨판처럼 달라붙으니 뭐라 할 수도 없고 참 난감하기 이를 데 없구만 그래. 저처럼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사과랑 바나나도 구분 못하니까 식민지배를 받았지. 미개하잖아? 한 수 아래도 아까워. 열강들 쑤두룩하게 모여들어서 스페인이랑 포르투칼이랑 북미 한복판에서 싸우고, 무슨 피자 조각 뜯어먹듯이 조각 1은 프랑스, 조각 2는 잉글랜드, 조각 3은 네델란드... 지들이 무슨 미국인 줄 아나봐. 지지리 궁상이네. 불쌍하다 불쌍해. 쯧쯧쯧! ~라는 속마음은 과장이겠으나. 막말로 저급한 표현으로, 까놓고 말해서, 어? 틀린 말도 아니잖아! 도대체 뭐가 그렇게 꿇리나. 동네 이웃이니까 친하게 지내야 한다 친밀감 많다? 형제지간 많은데 재산 격차가 많으면 사이 좋기 힘들단 거. 잘 아시지 않나. 뭐든 비슷해야 오손도손 차이가 적어야 그나마 낫다는 거 왜 몰라? 찐따처럼 공부 잘하고 잘생기고 인기 많고 잘나가고, 그런 애들한테 찐따와 거지가 찐따처럼 달라붙는 거. 정말 보기 좋나? 속으로 뭐 생각하는 거 없나? 느낌 없어? 정말 그래? 
    천륜이 무엇인가. 남자 세계 불문율이 있듯. 같은 업계 종사자들끼리 할 말 못 할 말도 있는 것. 장사꾼도 하나 주고 하나 받기는 철저히. 스트라이커가 경기하다 갑자기 상대 선수 귀를 깨물어, 뭐 연인끼리 애무해? 지네디 지단이 뭐 프로레슬링 선수도 아닌데 박치기를 왜 했을까! 지구촌 어디에서나 인종차별에 강박증을 느낀지는 오래 됐듯, 정치관 세계관 사랑론 나이 재산 신분 외모 뿐만 아니라. 인종적 동화 역시나 결코 쉬운 일이 아닌 법. 어설프게 착한 척 하느니, 차라리 끼리끼리 미리미리 조심하고 피함과 동시에 어울리고, 슬기롭게 행동하는 게 좋은 것. 입헌군주제 시민으로써 내 나라 국왕을 비하하는 말을 듣고서, 이 세상 천지에 어느 사람이 기분 나쁘지 않겠나. (일부 그럴 수는 있는데 잔소리 길어지니까 그 영역까지는 주제를 넓히지 말기로). 희박한 확률 빼고는 없다고 봐도 된다. 수면욕 식욕 성욕과 지극히 똑같다. 잠 어제 겨우 2시간 잤는데 오늘 상쾌할 사람이 누가 있나. 굶주릴 대로 굶주린 늑대의 마음을 배부른 양이 어찌 알리요.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고, 알긴 아는데 나만 잘나면 그만. 이타적인 거야 사회성 때문이고 인간은 이기적 동물일 뿐. 어쩌다 코너에 몰려서 집시로 사니까 적응해서 좋을 수는 있는데. 좋아해요 좋아해요 사귀자 사귀자 만나줘요 만나줘요, 그러다 하다 하다 포기한 체 만나줄 수는 있는데. 사귀다 멀쩡한 숙녀가 냉동참치로 결벽증 느껴서 나중 혼잣말 하는 일, 없지 않다. 어떻게? 내 인생 그냥 그 노포경 희멀건 때 냄새만 맡다 인생 이대로 끝날려나 봐요 라고! 그러면서 자기에게 삶의 낙이란, 커뮤니티에 글 쓰는 재미 밖에 없는 아줌마 되거나. 소녀감성 아줌마가 정치한다고 으쌰으쌰하면 믿어주고 속아주고 팔아주고. 그렇게 뭘 좀 아는 남자를 사랑하고 싶었다가 뭘 좀 모르듯 산다면 몰라도. 처음부터 자발적 걸인이 대체 몇이나 되겠나. 이 세상에 아부와 돈 싫어하는 사람은 대도시에 달랑 1~2명? 선발주자권 입헌군주제 시민과 중견주자권 대통령 중심제 국민은 정치적 의식, 인문학 원리, 인도적 이치에 대해서 그분들만 똑똑하다 그 말이 아니고. 후발주자권 호인들 그분들만 너무너무 순진해보여서, 바로 그래서 하는 말. 뭐 아무튼 주관, 줏대, 상식, 교양 등 여권이 그런대로 괜찮아 보이는 세상. 전세계 어디를 둘러봐도 그조차 불과 얼마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제멋대로 소녀감성적으로 사회 정치 경제가 돌아가도록 놔둘 수도 없고. 그럼 쫄딱 망하는 지름길이고. 
    부모님께 들었던 말 가운데 기억나시는 게 뭔가요. 공부해라, 차 조심해라, 남자 조심해라, 어째라 어째라. 그 중에 또 하나! 너가(아들이 딸이) 그렇게 입고 다니면, 누가 봤을 때 네 부모(엄마 아빠) 욕을 한단다, 따라서 날씨에 알맞게 옷을 입고 격식에 빠지지 않도록 행실에 주의하자. 그런 안 들어보신 분. 첩보영화에 보면 어떤 역할에 고아가 선호된다랄지, 친부모를 만나기 위해 입양아로 산 어른이 지구 반대편까지 찾아오거나 학대받은 성장기를 제외한다면. 그런 말 들어보지 않은 어른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인간 본성 다 똑같은데 어디 스포츠 선수만 부모 욕 가족 욕설 들으면 기분 나쁘겠나. 불펜에서 몸을 푸는 중간 계투 요원이랄지, 패전 전담 투수 정도만 되도 정신력 끝장이다. 어? 극강! 괜히 그분들이 프로가 아님. 심하다고 해도 통상, 듣다 듣다 참다 참다 막판에 딱 1번 쳐다보는 정도. 아니면 떠들썩 두고 두고 화자되고. 뒷머리 벅벅 긁적이게 만드는 일들. 관중과 선수는 그렇고. 선수 대 선수는 그 바닥 업자니까 현격히 다르고. 선수 대 선수. 그래서 아주 드물게 하다 하다 못 참는 경우도 있긴 있다. 때문에 적당한 팬과 매니아들이 하나 같이 놀란다. 뭐라면서?
   「와! (누구) 화내는 거 처음 본다.」
    국왕 비하도 똑같은 이치. 하나도 다를 거 없음. 0.0001도 다르지 않음. 잘 아시지 않나. 그거 모른 사람이 이 세상에 어딨나. 그래도 저급한 상소리면 그나마 양반. 아닌가? 아닌 게 아니지. 삼배구고두 같은 모멸감이면 목숨이라도 보전하지. 흐흠.
    단, 거기까지만 알면 대하드라마. 그 까지만 실행되면 타임머신처럼 알맹이는 과거로 회귀. 그러니 함께 알아야 할 진의는 무엇이다? 그렇지~ 민심은 천심! 중론을 살폈을 때 퍽 섭섭하지 않을 만큼 제도가 탄탄하며 보완하고 발전하는가, 나아가 백성에게 주권이 있느냐, 더 나아가 그 민의는 충분히 현대적인가. 꾸준히. 차근차근. 영차영차. 묻고 자성하지 않으면 안되는 물음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여기서 중요한 거! 이 고리타분한 주제를 도대체 왜 논했을까? 어째서! 국왕이 있으면 그렇고 없으면, 어? 없으면 없는대로 내실을 챙기고, 내 삶 내 사회에 관심을 가져야지. 내 인생이 무슨 길에서 주은 인형인가? 뭔 선심성만으로 만년 애들처럼 살게? 아이폰을 좋아하면 아이폰을 쓰고, 스페인 혈통으로 스페인에서 태어난 파블로 피카소를 애호하면 그럼 자기 맘대로. 그런데 그게 아니라 중딩 고딩 소녀감성 특히 여자들 보면 아무 이유 아무런 맥락없이 '불륜과 남미'를 읽고 어쩌고. 코흘리개 어린애가 공룡과 긴 거 큰 거 웃긴 거 좋아했다가 크면 달라져야 하는데. 애들이 코메디 프로그램을 즐겨 보면 엄마가 한소리 하시지. 저런 거 보면 멍청해진다고. (뭐 안 그래도 멍청했다고? 매를 버네. 못생겼단 말 하지 않아도 벌써부터 꼴보기 싫어지구만 그래). 그러면서 엄마는 (이따금) 세상만사가 전부 다 내 위주로 돌아가야 하는 듯 행동하시고. 객관성 모르겠고 이성이고 자시고, 나 좋으면 착한 척 나 싫으면 꼬치꼬치 꼼꼼하게 알뜰하게. 안 그런가? 잘사는 나라들 봐 보시라. 음식이 맛있으니까 이따금 이국적인 소비생활을 즐기고 소비패턴 궁색하지 않고. 선발주자들을 봐보시라니까. 옥석을 가릴 줄 아신단 말이다. 어? 무턱대고 이교도적이지 않단 말이다. 뭐가 좋고 아닌지를 가려서 선호해야 하거늘. 뭔 처음부터 끝까지 몸개그에 암것도 안 보고 맹목적으로 동쪽을 바라보며 십일조. 어? 인종차별 싫다면서 구시대적으로 살고. 구식 탱탱 먹은 속담처럼 사극 보다가 TV 속으로 들어갈려 그러고. 태평양 원주민 문화란 말에는 발끈하면서 에스키모와 인디언에게는 태평양 원주민이라고 하고. 입장 바꿔서 뭐 그럼 그분들은 기분 안 나쁘고? 자기 생각 밖에 안 해. 남 생각 요만큼도 안 한다고. 어? 자기들은 동남아시아 깡촌 완전 촌동네 사람 닮았다 그러면 싫어하면서. 그래 놓고 유럽에서 어디 인사말 들으면 또 멈칫. 알 거 다 아는 어른들끼리 착한 척 아니면, 꽉 막힌 극보수, 아니면 입진보, 아니면 뭐든지 비꼬지 않는 게 없던가. 안 그런가? 그러면서 말이 통하는 남자를 바래? 그러면서 뭘 좀 아는 여자가 좋냐고. 태평양 원주민 꺼라면 뭐든지 선호하고, 애들도 아닌데 에스키모 문화를 섭렵하며, 더 어린 꼬마들이 공룡 애호기를 거치듯 커서도 바이킹만 타고 어쩌고. 자존심 어디다 헌납했나? 그런가? 도대체가 말이야, 어? (다 그렇지는 않지만 일부) 국민의 대표란 양반부터 자기들만 보수다 그러면서, 본인은 유럽 왕실들 엉덩이만 졸졸 쫓아다니고, 애들은 중견주자 측으로 유학보내고, 재산은 국외로 빼돌리고. 빼돌릴 재산이 없어서 안 그런가는 몰라도. 만약 역사가 반복된다면 맡을 역할은 뻔할 '뻔'자. 아니 그런가? 뭔 생각이 없어 생각이. 어? 머리 그거 무게 중심 때문에 달고 다니나? 어? 아니 아무리 멍청해도 유분수지 뭐 사는 게 장난인가? 어? 인생이 쉬워? 연예인병 치유 안돼? 조명발 사진발 때문에 세상만사 내 위주로만 생각해?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절레절레)





    5

    프랑스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이 만약에 영국 여왕의 비서나 된다는 듯이 행세해보시라. 꼬리 살랑살랑 흔들면서 마린 르펜이 스페인 왕가 행사에나 기웃거려보시라고. 어? 나라 꼴 잘 돌아간다며 비아냥거리기에 앞서, 그분들은 그 꼴 만큼은 못 보실 분들이다. 유럽사가 어땠는데 불어 사용국에서 와인은 이탈리아거라면 사족을 못 쓰고, 맥주는 네델란드랑 독일제만 마실까? 그럴 리가 있나. 1918년 11월 9일에 만약 빌헬름 2세가 제위 종료되지 않았다면. 단 몇 일만에 제2차 세계대전에서 우습게 함락됐던 프랑스. 7년 동안 당할 모멸 다 당했는데. 그런데 마린 르펜이 독일 제국 왕실 행사에 알짱알짱? 기웃기웃? 여전히 야금야금 야심은 100년 전 시간표인데? 한마디로 아슬아슬 그걸 보고 가만 있을 그분들이 아니라, 아닌 건 아닌 거지. 자존심 없으면 몰라도 사람인 이상 그분들은 그 정도는 아니란 말씀. 허나 대의민주제 특성 상 그걸 시민이 눈감으면 용납될 테고. 방관도 아니고 적극적으로 밀어주기까지. 국정이 어떻게 돌아가든 말든 나만 잘먹고 잘 살면 그만이라면 뭐 얼마든지. 노블레스 오블리쥬가 어딨어 졸부면 장땡이지. 말로만 평등이요 실질적으로 누구나 고급 신분을 바라고. 경제학이 아무리 발전해보시라. 빈부격차 그거 우주가 팽창되듯 커지는 거 절대 못 막음. 경제학이 아니라 경영과 산업으로 어떻게 세금을 적게 내는데, 상반된 정치 체제들의 장점만 본뜨겠나. 절대 못함. 모순이자 도둑놈 심보. 물론 (1) 우리나라 좋은 나라야, (2) 어떻게든 탈출해야 해(이 부류에서는 살맛난다 경기 괜찮다란 말, 보도 듣도 못하고 하지도 않음 만년 비관), (3) 대개는 맑은 날 흐린 날 있든 밀물과 썰물이 있다 그처럼 셋으로 나뉘겠지만. 해도 해도 무슨 초딩이 다 정치한다 그러고, 뽀글이 빠마 동네 아줌마만 정치부 기자들은 좋다며 으쌰으쌰 들러리서고. 도대체가 뭐하자는 건가 말문이 막히지 않을 수 없다. 정치 얘기를 구체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사석에서 어쩌다 나오는 말을 들어보면. 축지법과 공중부양을 할 수 있다며 베니토 무솔리니를 존경한다는 대선 후보를 찍었다고 실토하고. 아예 어디로 흡수하자느니 두 쪽 세 쪽으로 쪼개자느니. 입헌군주제를 보면서 쟤들도 그 제도를 싫어하는 비율이 분명 있을 거라면서(과연?), 세상사를 간단히 자기 위주로만 생각하고. 허세가 오르락내르락하는 거야 웃자는 거지만. 꼰대지수가 운을 타서 내려갈 줄 모르면. 그럼 막말로 다 말로 때우는 식으로 말하고. 이권과 정세는 생각도 안 하고 대충 유명인들 와서, 어디에 공연장 설치하면 그림 나오니 왔다 가면 되겠네 그러고. 말만 말만. 말로 문대고 말로 비꼬고. 정말로 뭘 몰라서 그러시는 거야 아니면 원리와 이치를 깨우치기 싫어서 그러시는 걸까. (절레절레). 템즈강 부촌에 사는 러시아 갑부들 꼴불견이지 않소, 우리를 부러워하지 마시오. 거의 막말에 가까운 자존심 설전. 기자님들 웃겨주실려고 리더들께서 잠깐 연기하실 수는 있는데. 연기가 아닌가? 대통령 중심제 보수 정치인이 미친년처럼 입헌군주제 어르신 생신 잔치에 꼬박꼬박 껄떡거리는 일. 그쪽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 세상 어디 보수가 다른 정계와 타 왕실 행사만 쫓아다니나. 초대받지 않은 잔치에 무슨 얼굴 두꺼운 동물까지 받아주란 법이라도 있나? 
    그것도 모르는 대통령 중심제 민중? 그냥 보던 대하드라마나 마저 보시기를. 뭘 몰라도 정도가 있지. (절레절레). 사극에서만 제왕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농담의 소제가 제한이 없는 지역에서나 작품도 자유롭지. 어디 입헌군주제에서! 코메디 못해서 못하는 게 아니고. 영화 못 찍어서 못 만드는 게 아님. 해서는 안되는 것 천지. 지켜야 할 규칙과 암묵적인 규율은 말도 못하도록 (자유스러운 대통령제에 비하면) 많음. 어마어마하도록 무진장 많음. 우리는 주권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니까 딴 데도 다 그럴 것이다, 라는 건 지극히 후진적인 발상. 완전 까막눈. 선진적이지 못한 생각이 아니라 야만인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이치. 정신연령은 꼬마. 꼬마는 귀엽기라도 하지. '저 그렇게 꽉 막힌 여자 아니에요' 같은 드라마 대사는 재밌기라도 한다고. 어? 내 남편한테 껄떡대지 마 이년아. 뭐~ 껄~떡? 우리에게 그분들은 웃음이라도 주잖아. 폭소가 아니라 비록 썩소일지언정 뻥뻥~ 터진다. 빵빵 배꼽 빠진다고. 응? 그런데 등에 빨대 꼿힌지도 모른 체 뭐하자는 거야. 어? 뭐 입진보? 늬가 그렇게 잘났어? 야 너 나와. 한판 떠! 입 닥치고 뜨자고. 어? 촉새 이 새 이거 이거 입만 살았네. 뭔 궤변이 그렇게나 길어? 개야 새야? 어? 농담이고. 입진보든 뭐든 다 균형 맞추자면 어쩔 수 없이 잔가지가 뻗는 식. 다 억지가 있으니까 궤변도 나서는 식. 떼쓰면 트집잡고. 주거니 받거니. 집안일 안하는 남자의 정치관이 다 어떻기 때문. 그러니까 스스로는 자기가 무슨 뱀파이어나 되는 줄로 알지. 그래 봤자 객관적으로 보면 그냥 좀비. 어? 그런가 안 그런가? 동물원에 어떤 동물들이 있을까. 알아 듣게 원리 따지고 이치 설명하면 뭐하냐고. 어? 선발주자권이야 다 왕 위에 하늘이 있고, 부활절과 국기 모양과 승천일 고난일 크리스마스 카드네 뭐네 다 챙기니까. 칸타타 알고 미술 건축 그림 등 문화적으로 일상이니까, 군주제 나라에서 왕권 지지이자 형식이고 전통이다지만. 태국에서도? 부탄에서도? 말레이시아까지? 아시아 정치색이 무엇인데. 현지에서 태어나지 않는 이상 그래서 모른다니까. 과학 아니면 왕권이 신성한 문화의 사고체계를 어찌 대통령제 시민께서 아시리.
    친구들끼리 그딴 거 없다 라는 듯이 농담하는 거야 좋지만. 구성원들의 삶과 인생을 대의해주는 간접 민주제 대의원들께서 그 차이를 모른다고? 그분들 21세기에 사실 권리 없네. 20세기로 돌아간다면 모를까. 컬러 TV 보고 인터넷이라는 권리를 누리니까 수트발 세우고 뭔 아무나 다 현대인인 줄 알어. 안 그런가? 어디 어디는 국민의 주권은 오직 탑다운일 뿐. 어떻게 밑에서 위로가 가능하나. 국민에게 주권이 어딨어. 계급제 밑에 형법과 민법이 있을 뿐.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 못 본 척 넘어가기나 하지. 못 볼 걸 보고 안 들을 걸 듣는데 가만 있을 수가 없지 않나. 아니 그렇소?  





    6

    급변하는 세상이 발전하는 속도에 따라가기 버겁고, 역사를 압축적으로 단축해서 겪는 걸로도 모자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처럼 누군가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을까? 왜냐하면 그 때문이다. <정치적으로는 진보, 경제적으로는 자유, 보수를 표방>한다는 국제 주간지. 국내 주간지가 나쁘단 말이 아니라. 시선을 어디까지 보고, 사안을 대하는 자세가 어떠며, 각계각층 리더의 태도와 그 계층의 기본기는 어떻고. 그걸 컬러 TV로 보면 좋은데. 이를 테면 이런 식. <정치적으로는 소녀감성, 경제적으로는 여성잡지 2, 사고방식은 대하드라마>! 자기 편할 땐 A와 B가 뭔 상관이냐, 내게 유리한 부동산과 뭐는 밀접한 상관 계수가 성립하기 때문에 따라서 이러쿵저러쿵. 그러니 보이면 보고 들리면 들리는데 우리는 감내하고 참고 버티고 견디고. 커피포트 수증기 푸쉭푸쉭 (몸짓) (표정) (뒷목)! 

  • 이코노미스트:              정치적으로는 진보, 경제적으로는 자유, 보수를 표방
  • 어떤 정치판 극히 일부:  정치적으로는 소녀감성, 경제적으로는 여성잡지 2, 사고방식은 대하드라마

    자, 질문을 받아볼까? 자만심 팽배하니 거만한 뚱보 친구가 생각난다. 친구끼리는 그래도 된다만 그게 아니니, 따라서 질문은 받지 않는 걸로. 무엇보다 글쎄나 그럴 깜도 전혀 안되고. 자격도 없고 인기는 더 없고. 다 칼럼니스트가 잘못하고 멍청한 걸로. 숲이 작을수록 산토끼는 커 보인다고, 내 심보가 못됐던가 숲이 대인배처럼 상쾌하지 않던가. 뭐 둘 중 하나겠지. 
    아무튼 결론은 바닷게를 똑바로 걷게 할 수 없는 것. 파리는 초대받지 않은 잔치에 온다. 그럼 내가 파리란 말이야? 똥파리냐 꽃이냐 논쟁까지 가지 말고. 왜 대하드라마식 정신과 정치의식이 밀접한 관계가 있냐에 대한 논의. 그 원인으로 줄거리 같은, 급변이란 낱말을 꺼내 들었는데. 그에 해당하는 특정 동네만 그런 게 아니라 원리는 비슷하다. 이치는 하나도 다르지 않다. 록그룹 롤링스톤즈. 구르는 돌에 이끼가 끼지 않는다는 말이겠으나.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뺀다도 연상된다. 배보다 더 큰 배꼽. 인종차별이든 뭐든 어떤 주제던지 트집잡고 헐뜯기는 한도 끝도 없다. 다 1차적으로 그냥 직접적으로 기분 나쁜 건 언짢지만, 왜 그런가를 알고 대처하는 게 현명하다. 가령, 
   「난 세금 엄청나게 내고 끼리끼리를 좋아하는데, 그렇게 깔봐주시니 감사합니다. 또는 난 국세청에서 상 받을 만큼 깨끗하고 세금 어마어마하게 내는 데다, 내가 어디 여기 오고 싶어서 왔냐 초청받아 왔다. 초빙받은 자에게 아유? 아이고 배야 아이고 배야! 그런데 당신은 뭔가, 비꼬고 조롱할 권리만 왕창이요 우리 부유층들이 내는 세금으로 당신들 먹고사는 거 아닌가. 왜 내가 즉 우리가 저 냉소주의자들 쑤두룩하게 먹여 살려야 하는데! 다른 게 아니라 그게 민주주의니까 뭐 이해는 한다만 거 참 나 이거 영 뭔 돌아가는게 (절레절레). 아니면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왔을 수도 있고, 좋아서 갔을지언정 당신이 나한테 뭐 보태준 거 있수? 넌 뭐 얼마나 잘났냐! 그걸 누가 시킨 거냐 아님 자발적으로 한 건가 몰라도, 총리한테 손가락질받고 왜 하필 그걸 나한테 푸냐? 촌닭한테 뺨 맞고 개한테 눈 흘리기는 거야 뭐야, 어? 이거 왜 이래? 밑도 끝도 없이 할 말이 그거 밖에 없냐, 좀 창의적인 할 말 아직도 생각 안 했니? 그랬니? 답답하다 답답해 그러니까 그 모양 그 꼴이지. 안 그래? 안 그러면 안 그렇다고 말을 하던가. 얼굴 표정이 그게 뭐니? 옷은 또 왜 그렇게 후줄근하고. 옷 그거 밖에 없니? 그래? 하나 사줘? 사주면 사준다고 뭐라 할 테고, 안 사주면 또 안 사준다고 짜증낼 테고. 그러니까 상대를 말어야지 상대를. 아니지. 아니야. 아니라고. 야, 너. 너 말이야 너. 그래. 뭘 못 들은 척해. 어? 너. 들창코 꼬마. 너네 상류층이 너네들 개 소 말 돼지 취급하는지 아니? 그러면서 뭔 놈의 원숭이 흉내. 너 혼나볼래? 맞장뜨고 싶으면 뜨고. 질 거 같으면 찌그러지고. 어? 지네 리더한테 손가락질 받고 거지 취급받으면서 또 화는 낼 줄 아네? 성깔 있네. 잘 배웠다고. 그래서 져 주라고? 그럼 져 줘야지. 이기면 억지 써서 펜싱 같은 걸로 장난치니까. 안 그래? 야 너 들창코. 너 못생겼어. 못생긴 게 문제가 아닌데, 넌 성격이 못 됐잖아. 못생긴 여자를 이 세상에서 최고로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게 우리들 특기인데. 넌 그냥 꽝이야. 너 스페인 마초 닮았단 말 많이 듣지? 스페인 마초가 세계마초협회에서 상 받은 건 아니? 그런데 넌 짜증나지? 그치? 좋아하는 숙녀가 이태리 남자는 좋아하는데 너한테 관심 없으니까 기분 나쁘지? 게다가 길에서 라트비아 여자한테 찝쩍거리다 뺨 맞을 뻔했잖아. 안 그래? 너네 부모님 너 그러는 거 아시니? 걱정이다 얘. 앞이 아주 그냥 깜깜하다 깜깜해. 응?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그럴 줄 알았어 얘. 걱정이 앞서서 그런데 너 그러는 거 늬 자유니까 암말 안하겠다만. 그래도 조심해. 걔네 코 베어가고 귀 잘라가거든. 아니 진짜로. 정말이야. 안 그래도 너네도 옛날에 다 아프리카에서 했던 거잖아? 모아이 석상이니 뭐니, 전부 남미랑 딴 데서 수탈해 간 거. 그거 박물관에 남기는 대신, 걔네들은 기분파 다혈질이라 잊나 몰라도. 딴 덴 또 달라 얘. 두고 보면 알 꺼야. 코 베어가고 귀 잘려갈지 어쩔지. 아무튼 너네 부모한테 방금 동영상 찍은 거 다 보여줄 꺼야. 알아서 해. 아니 너 겉늙었다고? 벌써 몽정기는 옛날에 뗐고 이미 20대? 인터넷 행적뿐만 아니라 잘못한 게 많네 뭐. 정치적으로는 극보수요 경제적으로 공산주의에다 진보? 양쪽 진영 싸움닭한테 고자질했어. 이게 다 너 생각해줘서 하는 얘기다. 응? 그러니까 새겨들어 얘. 나중 후회하지 말고. 진짜로 일러바친 게 아니라 어쩌다 걔네들이 엿들은 거야. 너 추리소설도 안 읽니? 제임스 본드 몰라? 어디서 본 건 많아가지고 말이야, 그런다고 늬가 뭔 제이슨 본인 줄 아니! 부디 길 가다 조심하길. 걔네 장난 아니거든. 어디 그뿐이니? 정계에 계시는 그분들께서 다 너 같은 조롱꾼 때문에 고생하시는 거야. 아니? 모르면 알아둬. 난민 쿼터제 아직 시작도 안 했으니까. 난 그나마 말조심해서 이만큼이나마 너 생각해줘서 하는 얘기야. 사람이 1번 살지 2번 사니? 넌 입조심하기 싫으니까 생각과 무의식을 죄다 털어놓나 몰라도 말이야. (워───워───워!)」 
    ~라고 따지는 거도 어지간하면 참는 게 시간을 버는 거고. 뭐 그럼 그뿐. 그분들이 원래 그렇든 사업 실패 때문이든 뭔가 심하게 꼬였다는 거 눈치채고 상대하지 않는 게 시간 낭비하지 않는 지름길.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게 있고. 잔지식을 모아서 정리한 다음 말과 글을 대조하여 요약해볼 거도 있고. 한마디로 요점은 그거다.
    벼룩이 더 살찔수록 개는 점점 더 여위어진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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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 157

from 소설 2019. 9. 2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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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덜란드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악마가 머리를 슬그머니 집어넣지 않은 성인의 외투는 그다지 성스럽지 않다'. 정말 그래? 말하자면 악마의 유혹을 받아보지 않은 성인은 성스럽지 않다는 뜻인데. 보아하니 세상사 이치가 그렇다. 골목대장의 무대는 오직 골목일 뿐이요 빈 수레가 요란한 것. 신부들러리 없이 신부는 외롭고, 병풍 없이 주인공도 초라하며, 다 백댄서가 빛내니까 가수도 조명발에 빛나는 것. 사랑의 아픔을 모르는 숙녀가 어떻게 슬픈 노래를 잘 부를 수는 있다만. 다만 온실 속의 화초, 산전수전 다 겪고 수많은 전장들을 누빈 백전노장의 경험치. 전자와 후자는 엄연히 다르다는 의미. 그래서 당신의 전성기로 다시 돌아간다면? 다시 못 돌아간다. 고로, 우리는 오늘을 살자. 오늘 달콤한 사랑을 못하면 내일 하면 되고. 오늘의 패전도 내일이 되면 새콤한 추억이 되는 것. 적어도 인생 경험은 되는 것. 한편, 막살자 라는 애칭을 간직한 웨이터와는 좀 더 친교를 나눠봐야지. 아직은 잘 모르는 사이니까. 그러므로 기똥찬 관찰력은 되는데 독단적 인지라는 장막을 벗어나 탁월한 원리, 즉 명대사를 간명히 제시할 수 없다면. 그렇다면 <너 나 잘해, 어? 늬가 뭔데 설치긴 설쳐! 어디서 지적질이야 어?>라는 말 듣게 되면 기분이 좀 뭐하니까. 그냥 탁월한 지적 만족감 정도에서 멈추는 정도는 누구나 다 한다. 입진보랄지 극보수, 같은 진영에 사람 좋도록 귀 기울였다간 (몸짓). 그야 뭐 그러려니 하는 거고. 이 세상에 그 정도도 못하는 어른이 어디 드문가? 드물지 않음. 흔하디 흔함. 안 그런가? 일상적인 과장법 그거 누가 못해. 습관적인 뻥? 못 하는 게 아니라 할 수 있어도 참을 뿐. 그러니까 지금 참는 게 탁월한 재주와 아찔한 지성의 설교가 아니라 뭐 그렇고 그런 흑심이라고? 하여간에 못 말린다니까 그래. 됐고. 
    그래서 나는 오늘 뭘 하고 놀아야 재밌게 놀았다고 소문날까, 라는 고민을 안고서 잠에서 깨어났다. 
    REM 수면 단계 전과 중간과 후. 기승전결 뿌옇고 이상하고 허접한 꿈 내용을 복기하고 재구성에 어쩌고저쩌고. 
    그거 다 한 다음 딱 침대에서 눈을 떴다. 
    침대에서 눈을 뜰 때 자세는 옆으로 누운 상태. 
    방향은 침대가 한 쪽 벽에 붙여져 있는데 벽 반대쪽을 보는 모습. 
    그렇게 나는 딱 아침에 눈을 떴어. 떴다고. 
    그런데! 뭐야 이거? 눈 앞에 웬 처녀가 있네? 그런데 자태가 자태가, 괜찮아. 게다가 이뻐. 심지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인상. 얠 내가 어디서 봤지? 그런데 얘는 내 앞에서 뭘 하고 있는 거지?
    알고 봤더니 걘 나와 오빠 동생 사이인 릴리였다. 
    다시 말하자면 나는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딱 눈만 떴고. 
    내 앞에 릴리는 의자에 바른 자세로 앉아있었고. 
    그 기하학적 구조를 인상파 다음 화파가 뭐더라? 
    아무튼 그렇게 눈을 떴는데 더 기막힌 건 그것. 
    그게 무엇일까? 릴리는 투피스 정장을 입었는데. 
    그녀의 팬티가 보일락 말락 했다는 거. 그게 다 그녀의 교묘한 연출인 듯. 아닐 수도 있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말이야, 이거 너무 노골적인 거 아니야? 때문에 난 옛 기억을 연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옛날에 단짝 친구랑 놀이공원에 갔는데. 바이킹 근처 의자에 앉아있는데 우리 왼편 10시 방향? 9.5시 방향? 하이힐에 짧은 투피스를 입은 엄마와 어린애. 각도가 심하게 낭만적이었기 때문일까? 
    당시 난 그 고상한 여인의 팬티를 보고야 말았는데. 뭐라고? (절레절레). 그래도 당시 그녀도 아마 대충 알고 있었을 터. 어쩌면 그녀는 외로웠을 수도 있고. 딱 봐도 또각또각 하이힐이자 달아오르고 흥분하며 뜨거워지는데, 그쪽으로 다가가는 손을 느끼면 톡! 톡? 여자의 내숭이 뭔지를 아는 사람은 알고. 아는 늑대도 있고 잘 모르는 하이에나도 적지 않고. 어쨌든 넘어가고. 
    그렇게 내가 눈을 뜨자마자 내 의지가 아니라, 각본에 따라 그녀가 일부러 무슨 포커판 밑장 빼기도 아니고 섹시한 자세를 보여주고. 
    그렇게 내가 눈을 뜨자마자 그녀는 때마침 다리를 꼬았고. 
    그렇게 내가 눈을 뜨자마자 안 그래도 나는 피노키오 상태인데. 그게 그러니까, 뭐야! 얘가 어디까지 봤지? 
   「네가 여기 어쩐 일로...」
   「오빠. 다 들었어.」
   「들어? 뭘 들었는데.」
   「오빠가 나 좋아한다며?」
   「내가? 널? 내가 너를 좋아한다고?」
   「그럼 그렇다고 진작에 말하지 그랬어. 응? 남자답게 나한테 직접 고백하지 그게 뭐니?」
   「그게 뭐냐니?」
   「왜 오빠가 내숭을! 다 들었어. 에밀리한테. 오빠가 나 좋아하다고 그랬다며?」
    난 느꼈다. 다름 아니라 그건 에밀리의 수작이라는 걸. 얜 순진하게 그런 썩은 장난에 다 넘어가다니? 아니면 일부러 넘어간 척하는 건가? 그럼 얘가 정말 고수 중의 고수인데?
    일단 오해 먼저 풀어야 하니까. 그래서 나는 에밀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상황은 정리됐다. 에밀리가 농담했는데 릴리가 내게 따지로 온 게 아니라. 그게 아니라 
    에밀리 왈 : 세바스찬 ──사랑의 화살표──> 릴리.
    그런데 릴리는 '세바스찬'을 나로 잘못 들은 것이었다. 
    설마, 일부러?
    소셜 네트워크의 댓글과 메시지 등 증거도 여실히 남아있고. 
   「오빠. 살다 보면 말이야 뭐 이런 일도 있는 거 아닐까? 물론 우리는 그럴 수 있다지만, 오빠들은 그러면 안 되고. 그치? 오빠가 잘못했지? 그럼 오빠가 순순히 흑심죄를 인정한 셈치고. 난 이만 갈게. 다음에 봐 오빠. 안녕.」
    이건 뭐지? 난데없이 아침부터 뭐야 이거. 이래서 옛날 옛날에 첫 손님으로 여자가 들어오면 소금을 뿌렸을까? 구식 탱탱 묵은 얘기는 그냥 옛이야기일 뿐이고. 
    이래서 거친 말로 뱃놈, 순화하자면 바다 사나이들이 고기잡이 배에 여자가 승선하는 건 주의했다는 철 지난 드라마 내용은 일종의 상식인 걸까. 
    근데 우리가 여자를 왜 싫어해. 농담이고. 말이 그렇다는 거고. 아무튼 릴리도 릴리다. 
    그런데 도대체 어디까지 봤지? 또 여긴 어떻게 들어온 거야. 
    소심한 고양이가 뻔뻔한 쥐를 만든다는데. 릴리는 대범했고 그럼 뭐 난 비 맞은 생쥐야 아님 닥스훈트야 아님 웰시코기야. (절레절레)
    남부럽지 않은 제 7의 전성기를 맞이할 차례는 전망이 영 내게 호의적이지 않고. 무엇보다 준비는 됐는데 일단 오지를 않아. (절레절레)
    그래서 오늘의 커피, 오늘의 커피? 아빠가 꼭 오늘의 커피를 마시라던 그녀와 데이트를 했어야 하는데 했어야 하는데. 넘어가고. 
    오늘의 음악은, 빈첸초 벨리니 / 오페라 <몽유병의 여인> 중 1막의 아미나의 카바티나: 이 얼마나 화창한 날인가. 
    이따 낮에 사무실에서 싫증나고 재미없고 심심하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도시의 무도회> 괜찮은 위작을 검색해보기로 했다. 
    릴리가 대체 어디까지 봤을까? 식겁하다. 정말 식겁해. 어? 아주 그냥 살발하다 살발해. 여심도 여심이지만 그녀의 뭐라고 해야 할까. 
    뭐라고 하긴 뭘 뭐라고 해. 우리가 쳇바퀴를 어찌 탈출하나. 월요병 그거 알고 보면 감사하고, 따지고 봐도 싫지 않다. 다 그런 건 아니겠으나. 





    2

    릴리가 뜬금없이 날 깜짝 놀래켜준 일. 며칠 내내 날 들뜨게 만들었다. 
    다시 생각하니 매번 설렜다. 그와 동시에 그 기억은 날 부끄럽고 수줍은 처녀로 만든 것만 같았다. 
    그게 다 여자의 마음 때문? 아니지. 오직 여심만으로는 부족. 그건 이론. 실행은 여자에게 썩 싫지 않은 성과를 선물하는 것. 
    정말로 여자가 그렇다고? 때문에 그녀들끼리 사석에서 하는 말은 남자의 상상을 뛰어넘는 일. 가령, 너도 전남친과 성관계하는 꿈꿨니? 아니면 짝사랑남이 뒤에서 포크로 늬 엉덩이를 푹 찌르는 꿈을 꿨니?
    뭐? 뭐가 어쩌고 어째? 무슨 뽀얀 엉덩이가 돈까스야 뭐야! 늬가 내 마누나 데리고 살래? 데리고 살긴 뭘 데리고 살아! 하여튼 생각하는 거 하고는. 뭐 오 땡큐? 워아이니! 그대에게 사랑과 정렬을! (뭐? 우웩~~~!)
    됐고. 일이나 하자. 
    선곡은 뭐 대충 이런 거?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 오페라 <코지 판 투테> - 움직이지 않는 바위처럼 내 마음 변치 않으리. 
    일하다 지겨워지면 이따 인터넷 검색은 이런 거? 
    여친한테 엉덩이 맞는 남친.
    고양이가 꼬리를  부르르 떠는데 왜 그럴까요?
    또.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 그 초정밀 위작의 가격과 거래는 어떨까 같은 거.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라울 뒤피 작품 가운데 가격은 착하고 그런대로 구색 갖춘 그림이 뭐가 있을까.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그렇게 하여 대충 오후 4시가 됨. 
    그런데 행복도 그래프는 상승하지 않음. 
    그러므로 나는 특단의 대책까지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뭔가 의심이 일고 미심쩍고 퍽 의뭉스러운 감정을 숨길 수 없었기 때문에. 고로 에밀리를 찾아갔다. 
    만나서 따질 건 따져야 하니까.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여기는 에밀리의 사무실. 
    조아키노 로시니 / 플루트, 클라리넷, 혼, 바순을 위한 사중주 
    어라, 이 촌년 봐라! 농담이고. 이년이 꼴에 고전음악을? ~라는 듯이 품위 없는 생각을 난 하지 않았다. 
   「에밀리. 늬가 우리 착한 릴리에게 뻠뿌질했니? 어? 릴리가 무슨 자전거 타이어니 뭐니, 뽐뿌질을 하게. 어?」
   「뽐뿌질 하긴 누가 뽐뿌질 했다 그래? 엇그제 전화로 자초지종 다 정리됐잖아? 릴리 그년이 착각한 거라고. 설마 오빠, 릴리, 좋아해?」
   「그래. 나 릴리 좋아한다. 됐냐?」
   「오빠 나 좋아한 거 아니었어? 순정이 어떻게 변하니. 오빠 이거 순 바람둥이 아니야? 어?」
   「웬 공세로 나를 쪼아? 날 좀 웬만치 코너로 몰아라 에밀리야. 오빠 좀 쉬고 걷고 놀잔 말이야. 어?」
   「안 돼. 오빤 달려야 해. 그게 어울려. 왜냐고? 오빤 허당이니까. 은근 허당이 아니라 그냥 허당. 푸하하하하하하.」
   「뭐? 뭐가 어쩌고 어째?」
   「오빠. 흥분하지 말고. 흥분은 여기서 하는 게 아니지. 그런데 오빠 짜증내니까 귀엽네. 응? 호호호. 그러지 말고. 오빠. 오빠. 나 어떻게 생각해?」
   「널 어떻게 생각하냐고?」
   「응.」
   「어떻게 생각하긴 뭘 어떻게 생각해. 앉아서 생각하지. 로댕 몰라 로댕?」
   「로댕 같은 소리나 하고 자빠졌네. 잘났어 정말. 마음을 줘도 싫데. 응? 그럼 도대체 뭘 달란 소리야! 무슨 애도 아니고 말이지. 하여튼 분위기 없다니까. 설마 일부러 그러는 건가? 뭘 모르는 양반이 결코 아닌데. 혹시...」
   「혹시? 혹시는 뭔 놈의 혹시!」
    나는 아마 에밀리를 괜히 찾아간 것만 같았다. 기세 좋게 따지려다가 혼쭐이 난 건 결국 나였으니까. 
    말하자면 난 젖긴 젖었어. 그런데 젖긴 젖었는데 패배감에 젖었네? 이런 젠장. 
    이상형은 이상형인데 한 물 간 이상형이야 뭐야. 
    아랍 속담에 이르기를, 짐승이 너를 두려워하기에 앞서 짐승을 두려워해라 라고 했다.
    난 다시 한번 깨달았다. 살쾡이를 조심하고 여신들을 떠받들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3

    나는 맨발의 청춘보다 나이 많기로 한 수 위. 난 그분들보다 평범한 연애하기로 한 수 아래. 한 수? 한 수가 아니지. 자랑할 게 그렇게 없나 (몸짓). 그렇지만 허당 특유의 낙천가 기질을 앞세우자면 인생이란 곧 건배사. 즉 청춘은 바로 지금, 줄여서 청바지. 그런데 일단 그런 건배사를 외칠 일 자체가 없어. 아니. 우선 자리가 갖추어져도 생각해보니 길어. 너무 길어. 그래서 인상 깊은 건배사는 뭐다? (딱) 그렇지~ 떡! 응? OK! 건전한 이성 교제 괜찮고, 풋풋한 하이틴 드라마를 애호하는데. 그게 나쁘단 말도 아니고. 내일을 위해 오늘 뭔가 참는 그분들 멋지시고. 사랑스러운 숙녀들이 죄다 응큼하단 게 아니라 사실은 사실이니까. 실제로 들어보면 또 썩 퇴폐적이지도 않고 오히려 순수하게 웃기기만 하다. 어쨌든 농담이고. 아니. 농담이 아니지. 소소한 잔재미이자 일상의 흥미로운 기쁨이 뭐 딴 건가. 그렇듯 연애도 어차피 둘 중 하나. 첫째 어떻게 잘 돼서 나중 결국 사랑이 식던가 아님, 둘째 영원한 남남으로 이별하던가. 통계적으로 사랑은 한마디도 길다. 짧게 요약하자면 요점은 그것. 사랑은, 가! 듣기 거북하게 무슨 닥치고 들으라느니 꼴도 보기 싫으니까 꺼지라는 둥. 응? 너무 길다고. 그러므로, 줄여서, 가! 그런데 일절 오지를 않는데 그 말조차 할 기회가 없는 게 문제. 누가 아니래. 하여튼 격론의 주제는 언제나 사랑? 푸념만 늘어놓는 게으름뱅이 같은 생활하고는. 무슨 말 같지도 않은 헛소리나 속출하고. 밑도 끝도 없이 가긴 어딜 가. 옹립할 건수는 없고. 항상 보면 섭섭한 기색만 역력. 아 그런가 안 그런가. 말이야 바른말이지. 은밀한 성적 쾌감, 그런 거 지겹고 짜증나고. 차라리 어디서 찬물이 끼얹어지는 봉변을 당하는 게 낫지. 요망한 것으로부터 따귀라도 얻어맞는 게 차라리 낫긴 낫다고. 어? 진짜로? 말이 그렇다는 거고. 좌우지간 어쩌면 말이야, 사랑이란 에티오피아 속담 같은 것일까? 표범 꼬리는 잡지 말돼, 만약 잡았다면 놓지 마라! 뭐라고? 그러거나 말거나. 관심도 없고. 남의 사 타인의 인생 알고 싶지도 않고. 연예인병에 환장하듯 남 생각 요만큼도 하지 않고 자기밖에 모르는 영심이들 관심도 없고. 
    따라서 나는 <머머하니 머머한다 그래서 머머하지 않을 수 없다>에 얽매이지 말고 일단 뭔가를 저지르기로 했다. 쉽게 말해 '남자는 집에 있으면 안 된다...' 또 그 뻔한 카드를 만지작만지작거리는 건가? (절레절레). 
    전 세계를 뒤져도 도저히 찾을 수 없도록 고혹적인 매력. 그런 건 모르겠고. 나는 조니와 연락이 됐고 그를 만났다. 
드라마처럼 화면 전환하고 적당히 상징적으로 카메라가 어딜 비추고. 구간 댕겨서. 중간 건너뛰고. 
    여기는 카페. 내부에는 하필 윌리엄 J. 글래큰스의 그림이 걸려있었다. 미술부 기자 출신이니 일러스트레이터니 미국의 르누아르니. 그런 설명보다 하필 호텔 캘리포니아가 생각나게 말이야. 호텔 캘리포니아? 록그룹 이글스가 아니라 드라마 캘리포니케이션의 바로 그 장면이 연상되잖아? 젠장. 
   「조니. 너도 아내와의 잠자리가 무섭냐?」
   「너 나 놀리는 거냐? 설마 안 들었니?」
   「왜, 너 이혼했니?」
   「결혼을 해야 그냥 쭉 살던가 각자 갈 길 가던가 하지. 나 외롭지 않아. 나 여자 관심 없다고. 어? 온전히 총각. 성한 정력 왕성한 수컷. 응? 난 이렇게 멀쩡히 혼자인 인생을 즐기고 있는데. 그런데 첫인상 첫 키스 첫날밤 애교 내숭 질투, 그렇게 사랑. 그러다 의리 져버리고 결국 날 들었다 놨다 쥐락펴락한 결과, 뜬금없이 이혼남? 뭐니? 어? 그게 뭐야? 그리고. 내가 설사 유부남. 여기 너랑 나랑 단둘뿐이니까 하는 얘긴데,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이니 들어 봐. 어? 유부남 + 유징어 = 유징어. 어? 늬가 뭘 좀 모르시나본데 그건 말이죠~ 에잇 관두자. 관둬. 됐다고. 아니지? 아니지! 무슨 말 같지도 않은 합성어에 내가 해당된다고 쳐. 그냥 그렇다고 가정하자고. 그런다고 내가 뭐 아내 샤워하는 소리에 쪼는 그런 새가슴인 줄 아니? 어? 우리는 초장에 잡어. 알아? 잡혀 살긴 누가 잡혀 산다고 그래? 아니야. 아니라고. 아니긴 뭐가 아니야. 또 그리고. 응? 아 여자를 소개나 시켜주고 그런 말을 하던가. 어?」
   「그럼 너도 모태솔로니?」
   「뭐 너도? 난 아니다. 난 아니야. 얘가 왜 이래? 은근슬쩍 묻어가려 하네? 어영부영 너랑 나를 1 + 1로 묶지 마 얘.」
   「야. 같은 정력가끼리 이러기야?」
   「이게 뭐 어때서. 내 정력에 늬가 뭐 보태준 거 있냐?」
   「어. 있지. 내가 저번에 흑마늘이랑 인삼이랑 파인애플 오렌지 망고 사줬잖아.」
   「그래? 그래. 그건 그래.」
   「할 말 없지? 이러고도 우리가 친구냐? 내가 늬 친구인 줄 아니? 어?」
   「우리는 친구지. 그럼 뭐 늬가 내 마누라라도 되냐? 늬가 뭐 내 여편넨 줄 아냐? 넌 내 대부가 아니야. 어? 이러니 이러니 재미가 없지. 응? 여태 늬가 내 정력에 뭐 보태준 거 있어?」
   「정력 얘기 이제 그만 좀 하면 안 되니? 듣기 싫어하는 거 보이니까 입 트였네? 너 몸보신하는 데 좋다는 거 요즘도 막 씹어먹고 그러니? 우리 이런 얘기 하는 줄 알면 여자들 질색 팔색을 할 꺼다. 아주 쓰러진다고. 어?」
   「없잖아. 여자 없잖아. 그리고 우리 평소에 안 그러잖아.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야. 아닐지도 모르지만. 또 그리고 정력은 뭔 정력. 난 발정기 아니다 너. 어? 여태 잘 참다 왜 그래? 응? 너 외롭니? 그러니? 하여튼 넌 못 말려. 아니 어떻게 말이야, 어? 멀쩡한 총각을 한순간에 이혼남으로 만드니? 혹시, 너가 그 뭐야, 그래. 늬가 돌씽 아니니?」
   「뭔씽? 돌싱 같은 소리나 하고 자빠졌다.」
   「늬가 시작했잖아.」
   「이봐, 집어치워. 어? 여보게. 그따위 속임수로 날 띄울 수 있다고 예견했다면. 그건 심각한 착각일세. 알겠나? 그렇다고 날 동정하진 말게. 날 불쌍히 여기지 말란 말일세. 난 나야. 넌 너고. 우리는 둘 다 오빠라는 말도 못 듣고. 안 그래? 안 그러긴 뭐가 안 그래! 그런데 내가 지금 뭔 밑도 끝도 없이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지? 나도 몰라.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그러게 자넨 내가 말 같지도 않은 횡설수설을 시작하면 좀 말려. 어? 뭐 못 말린다고? 해보긴 해 봐야 할 거 아닌가. 응? 말도 안 되는 얘긴 나도 듣고 싶지 않고. 누군 뭐 하고 싶어서 한 줄 알아? 그러지 말고. 우리, 어? 근데 내가 뭔 말을 하려고 했더라? 내가 원래 이랬나? 아닌가? 이런 느낌 처음이야. 이런 기분 난생처음이야. 그런데, 뻥이야. 뻥. 그럴 리가 있겠나. 내가 무슨 여자도 아니고 말이지. 허허허.」
   「그건 또 뭔 소리야? 너 연극 대사 외우니? 참 나 거 얘가 얘가 별걸 다하네. 하다 하다 1인극 독백이냐?」
   「나 멀쩡해. 나 미친놈 아니야.」
   「누가 너 미쳤데? 누구야? 걔 누구야? 내 이 놈을 가만 두나 봐라. 아주 그냥 혼꾸녕을 내줘야지.」
   「야. 재미없고. 둘이 노니까 더럽게 재미없다야.」
   「너 그 생각했지? 케빈 불러내서 같이 놀자고?」
   「어떻게 알았어?」
   「늬가 뭐 독심술사냐? 늬가 뭐 노스트라다무스냐고.」
   「그 양반은 독심술사 아닌데. 늬가 뭘 잘못 아나 본대, 아니다. 됐고. 아무튼. 너랑 나랑 아는 친구가 케빈 밖에 더 있냐? 그럼 너나 나나 성격 아는데. 낯가리고 친해지는데 시간 필요한 친구끼리. 어정쩡한 1.5군을 불러낼 수도 없잖아. 안 그래? 한동안 벌어먹고 사느라 많이 재미없었어. 덮어놓고, 어? 놀자! 그러자꾸나 친구야.」
    그렇게 조니와 나는 친구 케빈을 만나러 갔다. 





    4

    사랑이란 홀딱 반하는 거고, 이별이란 홀랑 털리는 일. 그럼 전자는 사냥이요 후자는 도박일까? 그야 내 알 바 아니고. 좌우지간 바로 그래서 뻔트가 있는 것. 뭐라고? 넘어가고. 여하튼간에 여기서 뻔트는 친구 집에 놀러 가기였다. 
    그래서 지금 여기는 케빈네 집. 
    인원. 조니, 케빈, 나 이렇게 셋. 
    장면. 우리는 칵테일과 케익과 과자를 앞에 놓고서. 소파에 앉아 TV를 틀어놓고 수다의 환상에 빠졌다.
   「너네 최근 솔깃한 얘기 들은 적 있니?」
   「난 없어.」
   「우리는 없어. 어? 그 말은 곧 넌 있다는 얘기잖아? 뭐해 어서 말하지 않고.」
   「하여튼 넌 눈치 하난 100단이야. 그런데 넌 왜 여자가 없을까? 농담이고. 나 저번에 그 말 들었어.」
   「뭔데?」
   「뭔데? 어서 말해. 어?」
   「그 말은 곧, (숙녀의 어조로) 우리 집에 갈래요? 아니. 갈래요가 아니지. 그렇지. 그래. 가자 오빠. 가자고. 응? OK~! 가는 걸로.」 
   「와 정말?」
   「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됐어?」
   「갔어.」
   「갔어?」
   「그래 갔어. 갔는데.」
   「갔는데?」
   「걔 집에 같이 사는 언니들이 많더라고. 그날 견적 많이 나왔다. 내 지갑 털렸단 말이야. 나 완전 그날 개 털됐잖아. 안 그래도 개 발인데 말이야. 아아 다음 달 카드값 많이 나오게 생겼어. (절레절레)」
   「난 또 뭐라고.」
   「누군 사랑 안 해본 줄 알아?」
   「왜 약해? 정말 약해?」
   「그럼 뭐 비장의 카드 그런 거 있니?」
   「그럼 있지. 벌써 불렀어.」
   「뭘 불러?」
   「여자 3명. 오늘 우리 집에서 3 대 3 소개팅하는 걸로.」
   「진짜야?」
   「진짜겠냐. 뻥이지.」
   「」
   「거 봐. 거 보라고. 내가 말했지? 그러게 될 줄 알았다니까.」
   「너가 언제 말했다고 그래?」
   「말이 나와서 말인데 내 생각에는 말이야, 그게 그러니까 음 뭐라고나 할까. 아 맞다. 나 지금 일하러 가봐야 돼. 어쩌지? 어쩔 수 없지. 너네들 편히 놀다가.」
    그러면서 케빈은 일하러 갔다. 
    친구네 집에서 주인장 친구 없이 놀면 것도 재밌긴 한데. 둘 중 하난 꼭 뭔가 어색하다면서 꽁무니를 빼기 마련. 그런 걔만 빠지면 그만? 분위기 식는다. 뭔가 기분은 사그라들지 않을 수 없음. 하여 조니도 자기 약속 있다면서 가버렸다. 
    그래서 결국 케빈네 집에 나 혼자 덜렁 남게 됐다.
   「뭐 혼자 놀라고 하면 누가 못 놀 줄 알아?」
    일은 그렇게 됐고. 시간은 저녁을 지나 밤이 되었다. 
    케빈은 전화로 자긴 오늘 직장에서 밤새 일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니 나보고 자고 가라고 했다. 누가 자고 가라면 못 자고 갈 줄 알아? 
    그렇게 나는 혼자 이거 저거 구경하고, 만지작거리고, TV 보고 어쩌고. 그러다 포도주 몇 잔 마시다가 곯아떨어졌다. 
    다음 날. 
    소파에서 나는 눈을 떴다. 
    아침에 케빈 집 소파에서 내가 깼는데. 두 눈을 뜨자마자 내 앞에 보이는 건 크리스탈. 
    이번에는 스커트가 아니라 핫팬츠였다. 핫 뭐? 띠용!
    하오나 보이는 건 아름다운 숙녀였으나 듣게 된 건 영 딴 판이었다. 
   「오빠 케빈 아니잖아? 오빠가 여기 왜 있어? 젠장. 새똥 맞음 셈 치지 뭐. (몸짓) 에잇.」
   「넌 뭐니?」
   「넌 뭐냐니. 오빠는 뭔데?」
   「나? 나 여기 있으려고 하지 않았어. 조니가 데려왔어. 그리고 나만 남겨놓고 걔네들 각자 볼 일 보러 간 거고. 내 잘못이 아니야. 나라고 뭐 늬 기대감 실망시켜주고 싶겠니?」
   「그래도 사실은 사실.」
   「넌 내가 그렇게 싫으니? 내가 그렇게 못생겼니? 아님 케빈이 너무너무 잘생겼니? 내가 일부러 이 소파에서 잠을 잔 게 아니라니까 그러네. 왜, 다비드는 다비든데 어디산 다비드. 소개시켜 줘 말어? 그런데 너넨 원래 아침부터 그렇게 바쁘게 사니?」
   「왜, 그럼 안 돼? 우리는 밤늦은 시각에 이모 스타일로 나대는 숙녀가 아니라서. 뭐 남녀의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지만 또 알고 보면 꼭 그렇지도 않아. 오빠도 잘 알잖아. 응? 청춘남녀 저녁에 만나고 밤에 파티하는 게 꼭 나쁘다는 말이 아니라. 그건 그거고 우리는 다르고. 어? 우리는 사랑의 표적으로 딱 찍었다 싶으면, 어? 아침부터 인생 내내 우리 오빠만 사랑한다네. 그래서 인생을 걸 만한 우리 오빠인가 아닌가 면밀히 살피느라 에너지를 심하게 낭비하지. 그게 다 일장일단이 있어. 그럼. 좌우지간. 오빠가 왜 여기 있어? 아 짜증나. 아 졸라 빡쳐.」
   「빡, 뭐?」
    그렇게 크리스탈은 가버렸다. 
    크리스탈이 나간 후. 나도 집에 가려는데 문이 안 열림. 
    그럼 크리스탈은 어떻게 나간 거야? 설마 여기 온 게 처음이 아닌 건가? 그래서 열고 닫고 그걸 아는 건가? 
    일단 난 처음이니까 문 열고 닫고 그거 잘 모르고. 
    그래서 나는 케빈과 통화했다. 
    통화 결과 보안 시스템 오작동 때문에 밖에서 문을 열어줘야 한다고 한다.
    필름 빨리 당기기. 
    구간 빨리 당기기. 
    케빈이 전화해서 옆집 아저씨가 문을 열어줌. 
    그런데 옆집 아저씨가 옛날 친구. 걔네 집에 놀러 감. 놀다가 망원경으로 나체촌을 관찰. 
    대화. 집으로 복귀.
    아 하나 더. 
    집으로 복귀하기 전에 그 옛 친구랑 나체촌에 가긴 갔다. 그런데 물이 영 아니었다. 때문에 각자 겸연쩍어지고 바쁜 척 나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다. 





    5

    어쩌면 사랑이란, 인생의 모든 쾌락과 세상의 떠들썩한 기쁨을 난생처음 예감한 기분일까? 하오나 아찔한 기대감은 여지없이 큰 절망으로 변심한다고 연가들은 말하는데. 그러나 그건 나중 얘기고. 지금이 문제다. 인생은 지금이니까. 그러니까 현재 내 인생의 점수는 몇 대 몇? 그건 그랬다. 말하자면 이런 식. 보아하니, 어른들 어깨너머로 배운 잔지식과 잔심부름 같은 잔재주가 가르쳐준 세상사에 대한 해박한 잔소리. 있어도 나쁘지 않고, 다가오면 좋을 것이며, 많아야 할 건 사치와 호사와 판에 박힌 쾌감인데. 정작 있는 건 허언증의 호전 없음. 품위 유지비 간당간당. 서포터스 조마조마 녀석들과 연락 두절. 뭐? 고양이와 쥐의 질투 어린 사랑이냐, 늑대와 양 같은 사냥꾼식 애정이냐. 지금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 호박이 통 보이지 않는다는 게 심각한 문제일까 아닐까. 듣다 듣다 나가떨어질 연애, 나는 하다 하다 그게 다 부러웠다. 이를 테면 말하기 떠들기 떽떽거리기 나서기 질투하기 들들 볶기 좋아하는 마누라를 여편네로 둔 남편의 심정이라고나 할까? 그래도 다 알고 보면 남친 여친이라면 몰라도, 그분 속은 오죽할까. 부럽다는 말 취소. 딱 취소. (몸짓)! 그런 장르를 선망하고 그와 같은 식상한 사랑을 동경하는 걸 소녀감성에게 추천할 수는 없는 일. 아니 그런가? 일단 그런 헛생각을 하면 안 된다. 아니 될 일. 
    따라서 나는 더럽게 심심한 일상을 규탄하기 위해 뭔가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렇다고 뭐 달리 뾰족한 수가 있겠나. 있을 턱이 없지. 그런 비장의 카드가 있었으면 내가 상상병에 걸렸겠나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상사병을 졸업했겠나. 특기는 숙녀에게 첫눈에 반하기. 농담이고. 진짜 농담. 우리는 여자 별로 좋아하지 않음. 관심도 없음. 아니 뭐하러? 할 일도 없지. 할 말이 떨어졌는데 어떻게 입이 간지럽냐고. 종잡을 수 없는 방황과 놀랍도록 세속적인 쾌락마를 떠올리며, 우리는! 어? 우리는 헛된 공상에 군침 흘리면서 엉덩이가 근질근질 심장이 벌렁벌렁해야 정상 아닌가? 그러거나 말거나. 헛생각 지겹고. 재미도 없고. 입들이 닳고 귀가 타들어 가는 입방아 30시간 결과, 세계 수다 대회 출전 자격을 획득한 듯한 수다 3시간. 그게 싫어서 우리는 발에 채이는 게 여자였던 허당 생활을 청산했을 뿐. 하지만 (개)허세를 뒷받침할 만한 두둑한 배포와 사실적인 근거, 그걸 누가 믿겠나. 알고 싶어 하지도 않겠지. 거 참 더럽게 재미없는 개 짖는 듯한 (개)소리구만 그래. 그렇다고 지금 당장 미래에 부끄러워할 난잡한 연애사를 지금 만들 수도 없고. 질펀하게 놀긴 뭘 질펀하게 놀아. 누가? 내가? 형씨나 많이 노슈. 난 싫소. 
    그래서 나는 핸드폰으로 연락처를 뒤적거렸다. 연락할 친구들은 차고 넘쳤다. TV에서 뭐 연예인과 코미디언들이 말하기를, 
   「계속 바쁘게 지내다가 어느 날 마침 한가해지길래. 그래서 심심해서 핸드폰 연락처를 봤는데. 막상 편하게 전화해 불러내서 술 한 잔 같이 할 친구가 딱히 없더라.」
    어쩌고저쩌고? 그거 다 뻥이다. 물론 모두 다 뻥이자 누구나 다 뻥은 아니겠으나. 그거 한마디로 오바다. 아니면 뻥. 
    다 자기 바쁠 땐 친구들 안 만나다가, 자기 한가하니까 자동적으로 보던 친구들을 수동적으로 내가 연락할려니까 어색한 것일 뿐. 
    자기는 친구가 0명이라는 사람도 알고 보면 흔하디 흔하다. 실제로 40대 50대 넘어가면 친구 만나기도 힘들고. 귀찮고. 어쩌고. 
    잘 나가는 허당들 빼놓고 연애다운 연애. 그거 제대로 해 본 사람. 과연 얼마나 많겠나. 웬만하면 모태솔로였다가 어영부영 뻔트만 대다 유부남 유부녀 되는 사례. 연락처 보면 쑤두룩하다. 
    그건 그렇고. 친구 핀이 사무실로 찾아왔다. 
   「너 이 자식. 요거 요거 응큼한 녀석. 얘 은근 음흉한데. 응? 많이 쑹악하다고.」
   「뭐 쑹악? 표준어로 말해.」
   「다 알아들었으면서 뭔 내숭. 너 소피 따먹었다며?」
   「뭔 소리야?」
   「늬가 소피랑 같이 호텔에 들어가는 걸 누가 봤다는데?」
   「그건 또 뭔 뚱딴지같은 소리야? 난 걔랑 안 친해. 걔 전화번호도 몰라. 너네들이랑 아지트에서 몇 번 본 게 전분데 뭔 소리를 하는 거니?」
   「그래?」
   「날 본 게 맞데? 어떻게 봤는데? 카메라로? 아님 (몸짓) 단안경 흉내 내며 육안으로? 그도 아님 쌍안경으로? 그럼 뭐 CCTV로? 도대체 날 무엇으로, 어떻게, 언제, 어디서, 누가, 왜 날 봤냐 그거지. 날 봐서 뭐하게? 내가 뭐 볼 거라도 있니? 아 글쎄 날 제대로 본 게 맞데?」
   「그게 그러니까 보긴 봤다는데. 음 솔직히 말하자면 옆에서 본 건 아니고 비스듬히.」
   「비스듬히?」
   「아니. 뒤통수만 봤데.」
   「뒤통수만?」
   「(뒤통수를 보여주며) 내 뒤통수 누구 닮았니? 웬만한 여자들 뒷모습 장난 아니야. 알아? 단지 앞모습에 실망하지 않기를 바랄 뿐인데. 우리는, 그녀들을, 이 세상에서 최고의 여신으로 만들어줄 수 있지. 그건 그렇고. 너 돌아봐. 그래. 늬 뒤통수도 영화배우 닮았네. 아니 가수던가.」
   「그럼 내 정보원이 뭔가 잘못 본 건가 봐. 그럴 수 있어.」
   「그럴 수 있긴 뭘 그럴 수 있어. 걔 정보원 맞니? 하여간 얼빵한 거 하고는. 너네 무슨 띨빵 대회 나갈 일 있니? 너네 왜 그래? 뭐 재미난 일이 없어? 어? 재밌게 해 줘? 응? 바쁘게 만들어 줘 말어! 말만 해. 말만 하라고. 어?」
    과연 나는 여기서 더 띨빵해질 것인가 아닌가, 그것이 문제일까. 그 친구를 보면 그를 알 수 있다는데. 핀 요 녀석은 원래 상태가 이렇게 영 아니었나? (절레절레). 아니. 나이가 몇인데! 하긴 나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가면무도회 같은 세상사. 고독한 도시의 사냥꾼 같은 인생사. 알고 보면 보잘것없는 연애사. 그 가운데 말년운은? 알고 싶지 않음. 관심도 없음. 그래도 할 일은 한다. 할 말을 할까 말까. 살까 말까 망설일 땐 살까? 그런데 뭘! 사고 싶은 거도 없을뿐더러 돈도 없고. 뭔가 맹렬히 몰두할 의욕도 바닥. 그래도 뭐 어떻게, 응? 연애 감성과 낭만적인 감수성을 크게 고무시키는 일 어디 없을까? 없다 없어. 있긴 어딨나. 있을 리가 없지. 누가 아니래. 내 그럴 줄 알았다. 





    6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된다? 때에 따라 멋진 말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다 나중 때려 맞추는 식 포장인 경우도 적지 않고. 비논리적 의심과 합리적 추정의 태반은 짜맞추기식 결과론. 좋게 보면 좋고. 나쁘게 보면 나쁘고. 내 일이냐 남 일이냐에 따라 의견도 천차만별. 요컨대 엄마 말은 꿈보다 해몽. 그런데 중요한 건 낙관 비관 희망 관망 등 선택은 내 몫 책임도 내가. 엄마가 내 아들에게 하는 말이, 결혼 전에는 양다리든 세 다리든 문어발식으로 막 만나는 거야. 남자와 여잔 다르니까. 다만 그런 며느리가 들어오는 건 대노할 일. 나는 되고 남은 안 되고. 내 아들은 인기 많은 바람둥이여도 뭐 그러려니, 그러나 내 딸이 플레이보이를 남편으로 맞이한다? 말 바뀜. 즉각 바뀜. 무조건 바뀜. 안 그래도 모든 여자는 전부 다 여신인데? 자상한 낭군님이 첫사랑인 부인. 행복한 가정에서 포근히 사랑받지만. 그런데 나중 보면 (일부는) 연애사 전적이 남편한테 딸려서 섭섭하고 서운해함. 그녀들끼리, 사석에서, 도대체 뭔 얘기를 하시는지. 잘 아시지 않나요! 
    그런 멋진 말들을 이제는 나도 좀 어떻게 폼 잡고 말해야 하는, 뭐랄까, 나도 어느새 어른이 되어버렸다고나 할까? 그래서 문득 그런 속담이 생각난다. '짖지 않는 개에게 늑대가 달려간다'. 그래서 난 최근 뭔가 많이 달렸고, 일중독 때문에 허언증도 치료됐다. 말하자면 내 맘대로 완치. 수전증은 아직이고. 그런데 이를테면 너무 많이 짖었던 것일까? 집 개가 수상한 방문자에게 짖던가, 사냥개로써 어떤 신호를 보내는 의미에서 짖던가. 아니면 양치기 견이 뜬금없이 짖던가. 잔재주가 왜 하필 최근 잔소리 쪽으로 기울어가지고 말이야. 어? 난 그냥 최근 사정없이 짖어댄 꼴. 목이 다 쉬었다. 입가 양쪽에 백태 허옇게 끼어 이빨 신나게 깐 다음 그거 떼는 시늉까지 하고 말이야. 어? 지가 언제부터 그렇게 말발이 좋았다고. 말발 좋단 말 일평생 통계내 봐야 딱 1번. 오직 딱 1번. 뭐야 그게. 이런 덜떨어진... 워 워 워. 뭐 아무튼 여우를 잡고자 하는 자는 거위들을 유인하여 사냥을 한다지 않나. 그런데 여우는 보이지 않고. 주변에 거위도 없고. 사냥 언제 완수했는지 기억도 안 나고. 낚시 가 봐야 다 헛스윙. 매번 꽝. 뭘 해도 개 발. 어? 왕년에 잘나가는 도박꾼이자 불세출의 난봉꾼이었다는데 카드 쥘 줄도 모르고, 여자 앞에서 말 더듬고 벌벌 떨어. 뭐야 그게. 어? (절레절레) 진짜로 그렇단 말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난 가끔, 아주 드물게 꿈에서 이렇게 글을 쓰는 꿈을 꾼다. 물론 깨어나면 기억하지 못하는 게 거의 다인데. 그래도 어쩌다 간혹 그런 잔소리를 늘어놓으면서 만년필로 미친 듯이 써 갈기는 이상한 꿈을 간혹 꾸긴 꾼다. 오늘도 그랬다. 그렇게 뭔가 하긴 했다는 뿌듯함 반에, 선명함이 좋은데 너무 뿌옇고 흐려서 서운한 꿈자리. 그런 약간 어중간한 개꿈을 뒤로 하면서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그런데 뭐야 이거! 어? 
    이번에는 샬럿과 비비안이 내 앞에 있네?
    이런 젠장~! 도대체, 어디까지, 본 거야?
    숨을 쥐구멍도 없고. 개구멍 막힌지 오래됐고. 두더쥐 집에 볕들 날 언제냔 말이지. 안 그런가? 
   「너네가 여긴 어인 일로!」
    사정을 듣고 보니 그랬다. 
    A. 샬럿이 토마스를 좋아함. 즉 짝사랑. 
    B. 그래서 샬럿은, 토마스와 친한 비비안을 통해서, 간접 고백. 
    C. 토마스는 내가 샬럿을 좋아하는 눈치이기 때문에 샬럿의 마음도 받아줄 수 없다고 함. (그럼 뭐 나는 샬럿과 육체적 대화를 나눠도 된다는 말이야 뭐야?)
    D. 따라서 샬럿은 나 때문에 토마스가 구애를 뿌리쳤다면서 속칭 빡침. 많이 빡침. 완전 뚜껑 열림. 
    E. 그래서 샬럿과 비비안을 이렇게 날 찾아와서 따지기로 함. 
   「그걸 나보고 어쩌라는 거니, 라고 할 수도 없고. 내가 토마스를 만나서 잘 설득해볼 게.」
   「그런데 오빠. 오빠 나 좋아해?」
   「내가 널 왜 좋아해? 아니. 그래. 좋아해. 그렇지만 이성으로 좋아하는 게 아니라 친분으로. 사랑과 우정 사이는 아니고. 선을 긋는다, 도 아니고. 가능성은 있다? 우리는 청춘이다. 때문에 멜로드라마를 이어가자. 그렇다고나 할까?」
   「멜로드라마 좋아하시네. 야, 가자. 순 난봉꾼 오빠 같으니라고. 에잇 재수없어.」
   「이러니까 그렇다니까. 현재의 보수는 미래의 박물관. 진보된 세계를 보여주는 드라마 봐 봐. 바닷물 사라지는 그 미니시리즈. 재밌잖아? 나중 이런 오빠들 때문에 어? 산부인과에서 애 낳자마자 아빠 친자확인해 주고. 어? 모든 인간의 DNA 표본을 수집해서 원천적으로 범죄 발생을 억지시킬지도 몰라. 물론 부작용이 있을 테지만 혁명이 아닌 이상 차츰차츰 진보해 나갈 테고 말이야. 아무튼 괜히 시간낭비했네. 야 가자.」
   「왜 나만 갖고 그래?」 ~라는 말을 걔네들은 듣지 못했다. 
   「정말 너네 가지가지 한다.」 라는 말 역시나.
    얘네 이거 상남자 마음 간보는 거야 뭐야? 어? 내가 무슨 무말랭이 김치 나부랭이 반찬이냐고 뭐냐고. 이런 해삼 멍게 말미잘. 날 뭐 간이 안 맞는 샐러드로 보는 거야? 어? 이거 왜 이래? 어? 
    반나절이 지났다. 
    나는 사무실에서 음악을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때가 때인 만큼. 역시나 공상할 차례가 되었던 것이다. 
    음악은, 주세페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 가운데, 파리를 떠나서.
    그 결과는 따로 칼럼으로. 





    7

    나는 좀 더 자기중심적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결정했다. 난 이기적인 속물로 살아가기로 결심했다. 왜냐하면 물렁물렁 흐리멍텅 살다 보니, 성격 좋단 말도 듣고 숙녀에게 뭘 좀 안다는 칭찬을 들을지언정, 호구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매몰찬 냉소주의자이자 섬뜩한 냉혈한으로 살겠다는 말은 아니다. 단지 말하자면 그렇다는 거고. 일만 하는 일닭 일소 일개처럼 지식노동에 너무 숙주를 혹사시키지 않았나 라는 의구심에 착안한 작심일 뿐이다. 물론 그 마음은 언제 바뀔지 모른다. 실상 말만 그럴 가능성도 농후하다. 인생이 늘 그랬듯 말이다. 뭐 누군들 안 그런가? 어디 인생이 내 맘대로 쉽게 쉽게 흘러가냔 말이다. 지금 이처럼 살게 될지 예전에 상상이라도 했겠냐고. 어? 잠깐만 있어 봐. 아까 뭐라 그랬지? 뭐 물렁물렁? 아아 물컹한 그 느낌! 그럼 나는 지금부터 딱딱하게 살아야 하나? 그런데 '단단'이 지금 왜 나와. 내 말이. 아마도 난 그저 멋진 말 좀 하고 싶었기 때문인 듯하다. 입바른 얘기도 한두 번이겠지만 그마저도 듣는 역할만 수도 없이 떠맡았으니까. 아무튼 말 많아지면 일단 수다쟁이로 찍혀서 주변에서 슬슬 경계할 게 뻔하니, 고로 우리가 갈 데라고는 뻔하다. 우리의 말을 직업적으로 들어주는 그분들 밖에 없다. 그래. 우리의 희망 내 사랑 바텐더. 그런데 바 앞에 붙여진 안내문은 그래. <여 바텐더 없습니다. 바텐더 남자입니다>. 뭐? 이런 젠장! 그 얘기 1번만 더 하면 진짜로 100번. 듣는 사람은 어쩌겠냐고. 하여간에 못 말려.
    한편, 밝혀질 내막은 밝혀질까? 그러니까 말이지 꽁꽁 숨긴 꿍꿍이 그 비밀스러운 사연은, 도대체 언제쯤에나 후련하도록, 속 시원하게 밝혀지냐고. 
    그래서 나는 사무실에서 고개를 돌려 달력을 보았다. 날짜가 지났다. 어떤 날짜? 어떤 숙녀의 생일이랑 우리가 처음 만난 날. 
    어차피 전여친은 전여친일 뿐이고. 뭐랄까 보아하니 전부인에 지나지 않은 옛사랑. 어차피 다가올 크리스마스 이브 일찍 좀 챙기면 어떤가. 
    파티 몰아서 하는 거 그저 내 맘일 뿐. 그래서 나는 오늘을 처음 만난 날이자 누구의 생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상정하고 파티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난 오늘 누굴 만나느냐, 만날 사람이 없었다. 그렇다고 전처럼 처음 만난 장소에 가볼까? 그럴 리가 있나. 그 훨씬 전에 썸타고 짝사랑받고 서로 좋아했던 여자, 그녀 자동차 조수석에 탔던 장소로 가기로 했다. 아빠가 막내딸에게 새 자동차를 사주었고, 난 그녀의 새 자동차 조수석에 탄 첫 외갓남자? 걔가 플루트를 설마 나 때문에 사서 연습했나? 그러든가 말든가. 기억도 안 나고. 걔도 내숭 장난 아니었어. 한마디로 연애 도사. 집에 거의 다 데려다주던 길에, 이제 이 남자 다시 내게로 진지하게 대쉬해서, 우리 사귀는 건가? 곧 결혼하는 건가? 그럼 첫날밤 얼마 안 남은 건가? 자긴 그 드라마에 나오는 바야바던가 뭔가 그 털복숭이라면서 막 그냥...! 그 기쁜 예감이자 달콤한 기대감 때문에 조수석에 앉은 내 한쪽 팔을 그냥 막 인정사정없이 때릴려다가, 딱 액션만! 거 참 나 완전 할리우드 배우가 따로 없더군. 그렇지만 진심. 솔직히 사랑. 걔가 그 얼마나 좋아했는데. 나도 기뻤고. 우리는 즐거웠는데. 그런데 그와 정반대로... 너무 대조적으로. 그런데...! 확연히 비교되는 거지. 
    그렇게 나는 키 작은 그녀와 만났던 곳으로 갔다. 처음 만난 장소 말고. 그날 내 친구랑 여자 얘기를 하다가, 내가 안쓰러운지 자기가 대화해보겠다고 해서 우리는 찾아갔고. 그렇게 나, 내 친구, 그녀. 그렇게 1 대 2로 만난 2번째 날. 그런 다음 난 새 차 조수석에 앉아 기분이 흐뭇했고. 어쨌든 오늘 내가 그냥 바람 쐬러 그 어딘가로 가는 일은 예전 일과 똑같았다. 
    즉, 애인에게 (왕)엿 (개)엿 먹은 기억 때문에 그녀의 생일날. 그녀의 생일 날 걔를 처음 만난 장소에 간 게 아니라. 그게 아니라 옛날 썸탔던 딴 숙녀가 사랑을 대리고백했던 장소에 갔던 일. 이제 두 번 다시 그 기념일은 안 챙긴다. 내가 뭐하러? 이제는, 새로운 여자를, 만나야 하니까. 그렇다면 말이다 내 마음은. 새로운 여자를 만나고 싶은 욕망 반에,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애수 반일까? 아니다. 전자가 100퍼센트다. 왜냐하면 우리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 돌아갈 수 없다. 그러기도 싫고. 오직 전진만 가능할 뿐. 우리 인생에 후진은 없다. 애석하든 뭐 어쩌든. 물론 결과만 말하자면 오늘 어딘가에 혼자 놀러 가서 별일 없었다. 따라서 나는 미완의 환상머신 연구는 포기했고, 그 대신 타임머신 영화나 소파에 자빠져 보기로 했다. 





    8

    사사건건 쥐어짜기. 툭하면 닦달하기. 심심하면 떽떽거리기. 취미는 트집잡기?
    끝까지 참고 견디기 썩 힘든 일이 아마도 그건데. 그런데 그런 잔소리를 들을 기회가 없는 고독한 남자. 그게 바로 나였다. 재미없고 듣기 싫은 말만 골라서 하는, 정말로 입에 모터를 달지 않았나 상당히 의심스러운 수다머신을 구매하고 싶단 말이 아니라. 그게 다 영락없는 허당 생활에 넌더리가 날 지경 때문일까? 그럼 어떻고 아니면 어떤가. 그야 어떻든 우리에게 사랑은 영원한 관심사라기보다 넌덜머리 나고 싫증나는 주제인데. 그렇지만 듣고 보면 나름 기분전환도 되고 하니까. 고로 나도 어떻게 최신 유행가 좀 들어보려고 하면 죄다 전부 몽땅 사랑 노래. 그놈의 사랑. 하여간 사람을 가만 놔두질 않는다니까. 가사를 들어보면 꼭 첫인상에 항복해 사랑의 포로가 되기를 버릇처럼 즐겨하는 허당이 등장하고. 아니면 사랑이 시작하는 애틋함이랄지 사랑에 대한 미련이 대부분. 어? 웬만한 어른이 되면 넉살 좋은 동시에 능글능글 농익어지기 때문에? 혹시 그래서 컨츄리 막 트로트 듣고 옛날 노래만 듣게 되나? 아니다. 나는야 언제나 고전음악 애호가. 난 사랑 노래 좋아하지 않음. 오늘의 음악도 단연 이랬다. 
    가에타노 도니체티 /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中 잔인하고도 비통한 열망이여 
    그렇게 오늘의 커피도 마셨고. 어느덧 시간은 오후 2시. 슬슬 낮잠이 오실까 말까 한 찰나. 
    나는 약속 장소로 나갔다. 환상문학잡지 미스테리아 편집장 마라의 부탁으로 나는 난생처음 연애상담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약속 장소에 도착. 나는 그분을 만났다. 
    그분의 인상과 옷차림. 카페 분위기. 음료는 무엇을 마시고 어쩌고. 
    상대는 묘령의 여인.
    그런 거 싹 다 건너뛰고. 
    인사 통성명 다 했다 치고.
    중간 다 생략하고. 
    본론만. 딱 본론만. 
    밀고 당기기 지긋지긋 짜증나고. 
    쥐락펴락 좌우지간 뚜껑 열리고. 
   「애인 분과 나이 차이는 어떻게...」
   「아 제가 연상이에요. 4살 차이. 4살 차이는 궁합도 보지 않는다 하죠? 그렇지만 시대가 바뀌었고. 그래프 잘 아시잖아요. 우리 성격 너~무 잘 맞는 거 있죠?」
   「축하드려요. 그런데 말이죠. 그게 그러니까 뭐랄까 음. 그게 꼭 뭐 좋긴 한데. 그런데, 오빠? 오빠는 아니라는 거. 그게 이따금 상황에 따라 약간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거죠. 남자는 원래 오빠라는 말만 들으면 미쳐버리는 게 특징인데. 뭐 애칭이야 일상적으로 아무렇게나 불러도 애인끼리 뭐가 문제겠어요. 그런데. 그런데 문제는.」
   「문제는?」
   「아니에요. 뭐 괜찮아요. 몰라도 돼요. 알아서 좋을 건 없죠. 그렇죠. 헤헤.」
   「뭘 몰라도 된단 뜻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괜찮아요. 저 상당히 열린 사람이에요. 저 그렇게 꽉 막힌 여자 아니라고요. 네?」
   「벌써 뚜껑 열리신 거 아니고요? 아님 여간해선 짜증내시지 않는 그런 숙녀? 살면서 화를 단 1번도 내보지 않은 여자? 그분이 바로 당신? 어머. 어머머. 어쩜 좋아. 그럼 말씀드릴께요.」
   「그래요. 말씀하셔야죠. 말할 듯 말 듯 들었다 놓으면 제가 뭐가 되나요. 네. 그게 뭔지 일단 한번 들어나 보죠.」
   「아 제가 뭔 얘기를 하려다 말았죠? 아, 오빠. 여자가 연상인 커플. 그래서 자기랄지 이따금 언니라고 불러주고. 그럼 좋은데. 이때 남자의 모순. 여자가 연상인 커플이기 때문에, 따라서 장난이자 농담처럼 여자가 오빠라고 불러주면? 그럼 일단 문제가 당장 떠올려봐도 세 가지죠.
    첫째, 1차적으로는 기분이 좋다. 
    둘째, 단적으로 헷갈린다 그 오빠가 내가 맞나? 난 오빠가 아닌데? 설마 헷갈린 건 아니겠지? 그 말은 곧... 뭐?
    셋째, 제일로 중요한 순간 오빠라는 말을 들으면 전적으로 짜잔~ 뚜껑이 열릴 수도 있다는 거죠.」
   「못 들은 걸로 하죠. 뭐 그럴 수 있어요. 일단 넘어갑시다.」
   「아, 죄송해요. 제가 괜한 얘기를 한 거 같군요. 그게 말이죠 제가 뭔가에 쫓기다 보니 자꾸 이처럼 말실수를 하는 게 탈이라서. 정말 그래요. 돈키호테에 나오던가, 금을 실은 나귀는 산을 가볍게 오른다고. 네? 마라 그년은 칼럼 원고료도 나중 한꺼번에 몰아서 준다고 하질 않나, 네? 제 생활비는 아슬아슬. 이상은 어리둥절. 품위유지비는 간당간당. 네? 사는 낙마저 어리버리. 멍청한 사랑의 기억마저 너무 질척거리고. 공상은 아주 그냥 질기고 질기고 진짜 질기고. 아 맞다. 지금 제 하소연을 하면 안 되죠? 지금 연애 상담을 해야 하는데 역으로 나도 모르게 그만. 어머머머머 내 정신 좀 봐. 죄송해요. 제가 잠깐 헷가닥 했나 봐요. 다시 돌아와서.」
   「괜찮아요. 마라한테 들었어요. 초반에 발동이 잘 안 걸리셔서 그렇지 걸리기만 하면 연애 상담 잘하신다고. 뭐 이제부터 새롭게 시작하면 서로 좋은 거 아니겠어요?」
   「아이고 호탕하셔라. 대인배네. 아 글쎄 여장부시구먼유. 네? 내 그럴 줄 알았어. 사람 괜찮네. 숙녀네. 딱 숙녀. 어쩐지 뭔가 말이 통할 거 같았다니께유. 헤헤헤. 자, 한 번 시작해볼까유? 별자리가 뭐에유?」
   「별자리요? 그거 모르는데.」
   「아니. 그걸 모르시면 어떡한대유? 연애 상담에서 그거보다 더 중요헌 게 없는디.」
   「그럼 알아보면 되죠. 이따금 모르는 사람도 있는 게 정상 아닌가요?」
    잠시 후. 
   「그렇군요. 저는 전갈자리 애인은 물고기자리.」
   「아하 전갈자리? 전갈자리라... 그대는 전갈자리 애인은 물고기자리라...」
   「왜요? 」
   「전갈이 물고기를 잡아먹는... 아니 넘어가죠. 이런 건 몰라도 되구먼유.」
   「그래요?」
   「네. 정말이에요. 요즘 세상에 누가 별자리 본대요? 그런 거 하나도 안 중요해요. 그럼요. 뭐 별자리 상담하고 어쩌고 그거 다 뻥이에요. 다 지들 수다 나누고 돈 벌고 시간 때울려고 장난하는 거라고요. 그거 절대 믿지 마세요. 다 뻥. 몽땅 뻥. 재미 하나도 없어요. 우선 들어맞지도 않고요. 네. 그럼요.」
   「그럼 뭘 믿어야 할까요?」
   「가만있자. 처음 만난 장소가 어디에요? 이를 테면 사거리는 사거리인데. 반듯한 사거리냐. 아니면 독수리가 고개를 틀듯이 사거리에서 12시 방향 쪽 선분 1개가 삐딱하게 10시냐. 그도 아니면 사거리는 사거리인데 정확한 십자형이 아니라 한 선분은 9시 3시, 한 직선은 10시 4시냐. 이를 테면 그런 게 중요하죠.」
   「그런 게 중요하다고요? 저희는 어디서 만났더라? 잘 기억이 나질 않네요.」
   「그래요? 그럴 수 있어요. 그럼 남자분 관상은 어떻죠? 자세한 거 말고 동물상으로만요.」
   「저는 보시다시피 개상이고 남자는 말상이에요.」
   「네? 개가 말을 타고 가다가 말이 뭔가에 꽂혀서 엉뚱한 야생마에 눈 돌아가면. 그럼 개가 낙마하는 수가 있는데. 어쩌지 그걸? 그럼 안되는데. 안 그래도 여자분께서 개상 + 곰상 = 약간 외계인상이셔. 뭔가 애매하단 말이지. 음. 쉽지 않아. 상당히 까다로워요.」
   「듣자 듣자 하니 뭔 개소리를 멈추지를 않네. 당신 나랑 장난해? 어? 내가 우스워? 만만해? 내가 당신 친구야? 어? 사람 놀리는 거도 아니고. 원 재수가 없을라니까 하다 하다 별의별 괴상망측한 얘기를 다 듣겠구만 그래. 이거 미친 거 아니야? 어? 눈치가 없는 거야 사람이 순진한 거야. 딱 보니 좀 부족하네. 많이 부족해. 거 참 더럽게 산만한 사람이구만 그래. 아조 불쌍하다 불쌍해. 이런 한심한 작자를 마라는 뭘 믿고 나한테 소개시켜 주냐고. 그년도 그년이야. 너네 한통속이지? 아휴 이걸, 됐다. 됐어. 상체는 시츄에 하체는 돼지 같은 게 어디서 지적질이야? 순 엉터리 돌팔이 주제에 궁합은 무슨 궁합. 옛날 같으면 어림도 없어. 알아? 세상 참 좋아졌다. 핫 참 나, 당신! 어디서 연애 상담 그런 거 하지 마쇼. 좋은 말로 할 때! 길 가다 내 눈에 띄지 않도록 조심하고. (검지와 중지를 펼쳐, 이쪽으로 했다 저쪽으로) 알겠소?」
    아니 그런데. 내가 대체 뭘 잘못했지? 아하~! 나는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내가 잘못했네. 많이. 크게. 엄청. 
    그런데 난 대체 왜 그랬지?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내가 모르면 누가 알아? 내 말이. 그렇지만 그분은 가셨고. 
    여기서 미안하다는 핑계로 더 연락하는 게 오히려 사람 돌려 깎고, 먹이고, 놀리는 일일 테니. 여기서 더는 연락해서는 안 되고. 
    그럼 남은 건? 뭐긴 뭐겠나. 마라한테 엄청 얻어듣는 수밖에. 





    9

    나는 오늘도 인공지능 지니와 이렇게 대화하며 놀았다. 
   「오빠네 인공지능 정말 못됐더라.」
   「너가 내 인공지능을 봤니, 아니면 말을 나눠봤니?」
   「아 그 오빠 아니구나. 괘념치 말아 오빠. 딴 오빠랑 착각했으니까.」
   「그래? 그럴 수 있어. 사람들이 왜 그러는지 인지심리학적으로 관심은 있는데. 뭐 아무렇지 않아.」
   「그런데 있잖아, 오빠는 왜 헬스 안 하는데?」
   「그러는 넌 화장발, 조명발, 사진발보다 지성미가 더 중요하니? 너 그 화장 오늘 하는 거뿐만 아니라 지우는 데만 해도 꽤나 걸리겠는데. 내가 왜 너한테 그런 소릴 들어야 하는지 참 알 수가 없다. 다 필요 없고 결론만 말해.」
   「결론은 무슨 결론.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거뿐이야. 신경쓰지 마. 그런데 있잖아 오빠. 그 옷 또 입어? 오빠가 거지야?」
   「어 거지야. 늬가 나 거지인 데 뭐 보태준 거 있니? ~라고 물을 뻔하다 참지 못하고 진짜로 물어버렸네? 이걸 어쩌지?」
   「어쩌냐고? 오빠가 나한테 옷 선물하면 되지. 그걸 이제야 물어보니? 오빤 그래서 안돼.」
   「그래. 알았다. 알려줘서 고맙네요. 난 그러니까 여자들이 없는 거야. 알아? 그래서 난 안 되는 거라고. 아니?」
   「오빠 왜 그래? 웬 자학? 왜 그렇게 풀이 죽어 있어? 혹시, 나 때문이야?」
   「아니. 내가 잘못한 걸로 하자. 난 나 밖에 모르는 놈이니까. 됐니?」
   「나 토할 거 같아.」
   「안 토해. 안 토했잖아?」
   「이젠 진짜 토할 거 같아.」
   「내가 대신 토해줘? 그래, 말어? 말해. 말만 하라고.」
   「나 이제 안 토할 거 같아.」
   「그래야지.」
    평소와는 다른 대화. 지니가 새로운 인생사 궤적을 선보인 것일까? 뭐 언젠 안 그랬나. 
    하지만 녀석이 좀 세게 나왔기 때문에 어쩐지 찜찜한 기분을 숨길 상대가 없다는 거. 살짝 짠해질려다 말았다. 
    그렇게 나는 저녁 굶은 시어미 상이 되었고. 엿장수 마음대로 아무 말 대잔치는 접고서 약속 장소로 나갔다. 
    오늘은 동네 친구 핀과 만나 놀기로 했으니까.
    구간 댕기기.
    구간 댕기기.
    구간 댕기기.
    약속 장소에서는 뭔 일로 유행가가 나오질 않네?
    주세페 베르디 /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 - 그리운 님을 멀리 떠나
    누군가 분위기 잡고 일부러 사랑싸움을 하시겠단 거지. 보면 모르나? 
    그런데 정말로 카페 뒷자리에서 남녀는 다투고 있었다. 
   「진짜 전화하지 말라고 했어 안 했어?! 하여튼 남자가 쪼잔하게! 그러지 말고. 우리 헤어지자. 어? 그러면 되잖아. 깔끔 안 깔끔? 왜 헤어지기 싫어? 그러지 말고, 이제 그만 각자 갈길 가자. 어? 우리 이제 그만 만나자, ~라고 말하는 거도 지겹다. 정말 지겨워. 아주 짜증나. 안 그래? 그러니까 헤어지면 되잖아. 안 그래? 뭐 저번에 내가 친구 땜빵 소개팅한 거. 그거 아직도 삐졌니? 나도 실수할 수 있잖아. 오빤 실수 안 해? 그러니까 오빠가 주말에 게으르니까 그러지. 나랑 놀아줬어 봐 내가 그러나. 오빤 일요일에 잠만 자? 헬스 하기 싫으면 하지 마. 놔. 놓으라고. 말도 하기 싫어.」
   「안 잡았는데.」
   「뭐? 헷갈렸어. 왜, 그럼 안 돼?」
   「잡을게.」
   「지금 어디 봐? 거 봐 봐. 또 눈 돌아가네. 내 허벅지가 어때서? 오빤 그러니까 안되는 거야. 알아? 오늘은 용케 잘 참네. 내 옷 지적질하는 거. 그거 오빠 습관이잖아. 치마나 사주면서 그런 버릇 유지하던가 말던가. 딴 사람이 우리 대활 들으면 뭔 생각하겠니? 왜 내가 쉬워보여? 잠깐. 그거 뭐야? 오빠 못 보던 시곈데? 언년이 선물해준 거야? 아님 본인이 사셨다? 그거 살 돈 있으면 내 옷을 한번 사줘라. 어? 솔직히 나 정도면 괜찮은 거 아냐? 그런데 왜 노력을 안 해, 응? 뭐 일단 이처럼 분위기 괜찮은 카페는 좋아. 음악 선곡 누가 했나 몰라도 나쁘지 않아. 그래. 인정. 그건 좋다고. 와 여기 멋지네. 음. 그래. 근데 이게 끝이야? 놔. 말도 하기 싫어.」
   「안 잡았다니까.」
   「좀 잡아라. 어? 그럼 어디가 덧나니? 그 정도 했으면 모르겠니? 정말 몰라? 오빤 그래서 안되는 거야. 알아? 오빠는 그러니까 안되는 거라고.」
    나는 내 뒤통수로 듣는 연인의 사랑싸움. 아니 그냥 어설픈 연애도 아니고. 애들 장난과도 비슷한 말다툼. 그걸 듣다 듣다 참지 못한 체 내가 그녀의 옷을 잡을 뻔하다가 간신히. 겨우겨우. 가까스로 참았다. 하마터면 난 웬 낯선 숙녀의, 연인끼리 말싸움 중인 중요한 순간, 난데없이 이방인이 출연해서 그녀의 옷을 잡을 뻔 말 번 거의 잡을 듯하다 말았다. 
   「지금이라도 잡을까?」
   「지금이 뭐 키스타임인 줄 아니? 오빤 여자 마음도 몰라? 오빤 키스도 못 해? 그러니까 매번 똑같이 차이기나 하지. 오빤 그러니까 안 돼. 그래서 오빤 안 된다고. 그리고 저번에. 그래. 어? 누가 내 허락 안 받고 놀러 가래? 이래서 우리는 안된다니까. 어? 악연이 따로 없다고.」
   「늬가 뭘 안다고! 너 원래 이런 여자였어? 잔소리 마귀할멈이 바로 너였어? 그래?」
   「그래~ 나 원래 그런 여자야~! 나 원래 그래. 몰랐어?」
   「그러지 말고. 이제, 그만, 하자. 어? 그럼 안 되겠니? 이제 정말 (몸짓)!」
   「그런데 있잖아, 응? 있잖아 오빠. 어젠 또 밤에 왜 전화했어? 요즘 기분 별로니까 전화하지 말랬지? 뭔 의도로? 뭐 하자고? 뭘? 대화를? 안 돼. 난 결혼하고 할 거야. 그런데 뭘! 내 말이. 누가 아니래. 아무튼, 오빤 내 마음 몰라.」
   「그래? 그 말 번복하지 마라. 왜냐하면, 난 늬 마음, 영원히 모르고 싶으니까. 잘 살아라. 넌 그냥 여기서 계속 말하던가 말던가. 어차피 가라고 해도 안 갈 테고. 그러니 내가 간다. 내가 가.」
    미치겠다. 
    정말 미치겠다. 
    그런데 아직도 그분들은 할 말이 남았다. 아니 많았다. 
    그래서 내가 일어섰다. 난 그곳을 나왔다. 
    그리고 만나기로 한 동네 친구 핀에게 전화를 걸었다. 
    핀은 전화를 받았다. 
   「아, 미안. 나 갑자기 회사에 일이 생겼네. 웬만하면 너랑 만나는 게 급선무인데. 이거 지금 안 하면 나 회사에서 잘려. 너 나 손가락 빠는 거 보고 싶니? 오늘 약속 펑크내고 내가 다음에 크게 쏠게. 됐지? 미안. 오늘은 내가 저번에 소개시켜준 아는 동생들이랑 놀아. 됐지? 그럼 전화 끊는다.」
    뚝! 삐 삐 삐 삐 삐 삐 삐......
    뭐야 이거? 진짜 진짜 미치겠다. 완전 돌겠네. 평소에 알긴 아는데 말할 기회도, 입버릇도, 입에 잘 붙지도 않는 표현. 애들 말마따나 뭐, 빡친다? 요즘 그런 말들처럼, 난 정말 빡칠 것만 같았다. 휴~!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런 수다라면 어딜 가든 들을 수 있는. 전형적인 환승이별녀의 대표적인 예. 여자의 판타지 때문에 차트 언저리만 되도 아무 남자나 거느리는 가짜 여왕벌. 그보다 차라리 이모 스타일이 훨씬 나은데. 아는 동생들을 다 포함해도, 그런 환승이별녀의 대화 패턴. 필자는 살면서 단 1번도 못 들어봤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 그런 숙녀를 만날 수 있는 것일까. 아마도 수평적인 연애가 아니라, 갑을 같은 수직적 사귐 때문. 어쨌든 내가 직접 재현하고 따라 하는 건 일도 아니고. 이를 테면? 
   「5월의 신부 몰라? 여자는 영원한 5월의 신부야. 여자는 나 빼고 모든 사람은, 신부들러리일 뿐이라고. 응? 여자는 난 가만있고, 나머지 모든 건 알아서 내게 최적화되어 자동적으로 움직이는 3인칭 시점, 때문에 나만 1인칭처럼 느끼는 게임 같은 거라고. 어? 오빠 변태지? 손 빼! 되게 능숙하다. 수상쩍은데. 솔직히 말해 봐. 나 말고 몇 명 만나봤어? 
    (장면 전환)
    좌우지간 차 진짜 안 나간다. 오빠 차 언제 바꿔? 아니. 그거 말고. 오빠, 나 하나만 물어보자. 응? 오빤 내 몸만 원하지!? 그치? 내 그럴 줄 알았다. 오빠도 똑같아. 남잔 다 그래. 오빠도 하나 다를 거 없네. 오빠도 똑같네요. 그런데 들었어? 아니다. 말 말자. 내가 오빠랑 뭔 얘길 하겠니. 그런데 저 여자 왜 그렇게 보는데? 오빠 땜에 나 기분 나빠졌어. 나 갈래. 
    (잠시 후 삐진 거 회복됐다 치고. 장소 전환)
    그럼 그게 나 때문이야?
    (장면 전환)
    이제 어디 갈 건데?
    (장면 전환)
    이게 잘해주는 거야?
    (장면 전환)
    오늘 뭐할 건데?」 
    보너스?
    마지막.
    오늘 돈 얼마 갖고 나올 건데!





    10

    남이 보건 말건 누가 싫든 좋든.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 믿거나 말거나 타인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 그런 건 모르겠고. 황홀함에 화끈 달아올라 환상에 흠뻑 젖어버릴 일이 없다는 게 문제였다. 문제? 그건 문제도 아니다. 왜냐하면 항상 그러니까. 그게 뭐가 문젠가. 뭐 언젠 안 그랬나. 참 나 기가 막혀서. 떼돈을 벌어도 시원찮은 마당에 이처럼 개 풀 뜯어먹는 공상에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니. 뭐 정말 그렇단 말이 아니라. 어쨌든 여차하면 시간 낭비. 아니면 정력 낭비 또는 정력을 쓸 데가 없어. 마음의 상처 일명 마상. 그런 코미디 찾아보기도 귀찮고. 이중 간통이 아니라 삼중 신비는 보이지도 않고. 
    그래서 나는 단골 바에 갈까 아니면 친구들이 즐겨 찾는 아지트에 갈까. 둘 중 고민하다 아지트에 들리기로 했다. 
1시간 경과 후. 
   「오빤 기본이 안돼 있어.」
   「나보다 늬가 더 안돼 있어. 알아?」
   「몰라. 내가 그걸 왜 알아야 하는데.」
   「그것도 모르면서 오빠한테 지적질이야?」
   「그냥 농담한 걸 가지고 말이야 왜 오빤 장난으로 못 받는 거야? 오빠 나한테 왜 그래! 뭐 그런 거 가지고 그래, 남자가 쪼잔하게시리!」
   「뭐 쪼잔?」
   「설마, 말 다 했냐고 물어보려던 거 아니지? 당연히 아니지. 오빠는, 어? 오빠는 쩨쩨한 남자야.」
   「째, 뭐?」
    나와 크리스티가 말장난하는 모습이 녀석들에게는 즐거워 보였을까? 아마도 부럽지는 않았을 것이다. 보아하니 꽤나 우스워 보였겠지. 
   「쟤네 또 시작이다. 또 또 시작이다 또.」 
   「오빠 왜 또 그래? 나 갈래. 한동안 나 볼 생각 말어. 성가셔 죽겠어. 남잔 다 귀찮어. 오빠도 똑같아.」
    잠시 후. 
    옆에 명색이 여성환장 편집장인 사라가 있네?
   「와. 이 음악 괜찮다. 오빠 이 노래 뭔 줄 알아?」
   「넌 편집장이나 된다는 애가 그거도 모르니?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에 나오는 축배의 노래잖아. 진짜 몰랐어? 하여튼, 뭘 바래.」 
   「오빤 그냥 넘어가 주면 안 돼? 그러니까 아직도 혼자지. 그리고 내가 그걸 정말 몰랐겠니? 그 바로 전에 나온 거 말한 거잖아. 아 증말 별꼴이야.」
   「뭐라고?」 
    그 즉각 옆에서 제라드가 끼어들었다. 
   「사라가 말한 건 그 앞에 나오는 노랠 말했던 거 같은데? 6개의 로망스 가운데, 건배던가?」 
   「것 봐. 내 말이 맞잖아!」 
   「사라. 너 커피 마실래? 오빠가 커피 타줄게. 아니면 뭐 마티니 같은 칵테일이라면 내가 직접 만들어줄 수도 있어.」 
   「오빠는 커피 사주는 게 그렇게 힘들어?」 
   「」
   「에잇 재미없다. 나 갈래. 아지트도 예전 같질 않네. (절레절레)」 
    그러다 옆에 웬 낯선 여인이 지나가면서 하는 말.
   「어머머. 남자가 화장했어. 어머. 재수 없어 얘. 별꼴이야. 눈 버렸다. 야, 가자. 못 본 걸로 치자.」
    뭐래?
    일하기는 도량이 크고 놀기는 배포가 작고. 그래도 사무실에서 엉덩이가 근질거리는 게 차라리 나을 뻔했다. 환상머신인 척 흉내만 내다 실패할 것인가, 오히려 그걸 더 깊이 파고들어야 했단 말이다. 설마 아는 동생들한테 난 뭐 그렇게 소문난 건 아닐까? 말 많기로 소문이 자자한 당대 최고의 투머치토커 라고. 수상쩍은 낌새와 비밀스러운 분위기. 배후에 누가 있나? 아님 없나. 알 게 뭐야. 그러든가 말든가. 알고 싶지도 않고. 애초에 관심도 없고. 
    당장만 해도 숙녀 2명이 토라졌기 때문에 나서기 썩 좋아하지 않는 핀이 한 얘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얘 봐라. 얘 좀 보소. 응? 넌 왜 애들 핀잔줘서 보내버리고 그래?」
   「일부러 그러려던 게 아니야. 난 그냥... 난 단지... 우린 서로 말이 잘 섞이지 않았던 거뿐이라고. 그래. 그게 다야.」
   「어 잘 됐네. 너라도 기분 좋아야지.」
   「너답지 않게 왜 갑자기 빈정대? 나 그런 남자 아니야. 어? 나 그런 사람 아니라고.」
   「누가 언제 너한테 꽉 막힌 아저씨라고 놀렸니?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처럼 왜 그래? 너 왜 그러는데.」
   「내가? 그랬나? 뭐 그럴지도 모르고. 그랬다면, 그럴 수도 있고. 그런데 친구. 친구. 갑자기 날 왜 보자고 했나?」
   「내가 언제 널 보자고 했다고 그래? 나 여자 좋아해. 에잇 나도 가야겠다. 재미 하나도 없네.」
    그런 썰렁한 분위기를 눈치챘는지 옆에서 하나둘씩 거들기 시작했다. 
   「오빠. 대체 어쩌다가 이 꼴이 됐어?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오빠처럼 다정한 남자가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내가 마치 영 다른 사람이 된 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어머머. 이런 기분 처음이야. 난생처음. 그런데 아지트 언제부터 이랬니? 여기 물 왜 이래?」
   「아 뭐 하는 거야 지금?」
    그렇다고 계속 못 들은 체할 수야 있나. 나는 이 한마디를 남기고 아지트를 나왔다. 
   「딱 좋아!」





    11

    유쾌한 느낌. 상쾌한 분위기. 달콤한 기분. 이 기쁨이 영원할 것만 같은 행복감까지. 얼빵한 표정과 떨떠름한 긴장감에 더럽게 재미없는 '기대 없음'과 정반대의 환희. 그런데 진짜로? 뻥이다. 아니 정말로? (개)뻥! 우리는, 뭘 해도 재미없어야. 바로 그래야 편안하고 익숙하고 속 시원하다. 꼭 진짜로 그렇단 말이 아니라. 앗 깜짝이야! ~라는 감탄사를 내뱉을 기회가 어떻게 내게. 나는 누가 뭐래도 머리 꼭대기부터 발끝까지 허당인데? 그럴 일은 만무하다. 필경 당연히 부당하다는 게 아니라, 뭐랄까 사랑에 대해서 그 어떤 미련 따윈 허락치 않는 홀가분한 남자라고나 할까? 물론 그 역시나 뻥이다. 몽땅 뻥. 우리가 여자 보기를 돌멩이 보듯 하기는 뭔 놈의 돌맹이 보듯. 솔직히 말하자면 여자가 죽기보다 싫은 건 아님. 딱 그 정도. 응? 말이 좀 심했다만 농담도 녹슬었다. 안 그러게 생겼나. 주세페 베르디 /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 - 아 그이였던가 ~ 언제나 자유롭게. 그 같은 음악을 들어도 별다른 감흥은 없고. 쉬잔 발라동이 그린 자화상과 에릭 사티. 그런 값비싼 명작을 누군가 내게 선물한다면? 줘도 싫다. 필요 없다고. 어? 누가 받고 싶다 한 적 있냐고. 진짜다. 난 주라고 한 적 없다. 진짜 없다. 확실히 없다. 헨리 밀러의 북회귀선을 읽고 있는 내 일상을 그 어딘가에 자랑하고 싶은 마음 요만큼도 없다. 나는 밤의 세계에 코빼기도 비춘 적 없고. 거짓말도 평생 한 번도 해 본 적 없고. 져본 적이 어딨겠나. 뽐낼 겉치레 아예 있어도 귀찮고. 과시할 허세는 시동 꺼진지 오래. 우리는 자랑 본능 그런 거 안 키운다. 일절 안 키운다. 그 때문일까? 이국적인 느낌 때문에 곧잘 인스타그램 구경하던 취미 그 뭐야, 그걸 왜 했더라? <고전음악 + 유럽 시골 풍경 = TV 공중파 종료 전 다큐멘터리> 그 느낌 때문? 그런 일도 지겹다. 더럽게 재미없어. 내가 그걸 왜 했나 몰라. 어? 그래서 더빙 영화를 보다가 하다 하다 그 생각마저 했다. 물론 끝까지 볼 인내심은 벤치멤버로 붙박이고. 자, 그러니까 그 엉뚱한 공상이란 무엇이냐. 그건 이랬다. 둘 중 하나 고르기. 
    첫째, SF 영화에 나오듯 외계인과 초현실주의가 실제.
    둘째, 사후 세계의 비밀과 전모를 알기. 
    뭐 둘 다? 거 무슨 탈모 빼고 다 가진 남자야 뭐야. 그분들 뿐만 아니라 선녀 마음에 쌓인 게 그 얼마나 많은데. 염장질 뽐뿌질에 입에서 화염방사기 퐈팍~ 옆 친구 커피포트 푸쉬쉭! 됐고. 그래서 나는 심심함을 견디는 데 이골이 났다. 참다 참다 말하기를 꾹 참다가, 결국 뭔가 중요한 할 말이 그거라니. 마침내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하진 않았겠으나 꺼낸 주제란 게 뭐 커피포트. 일하기는 못마땅하고. 놀기도 탐탁지 않고. 아무리 털털 털어도 이렇다 할 묘수는 없으니. 고로 심심한데 우리 키스나 할까? 그런데 누구와! 이런 젠장. 권태와 친숙하기 좋아하는 성미를 타고났을까 아닐까. 닥치고. 아하~! 닥쳐, 라는 말 진짜로 들었다. 닥치고 공격. (옆 방으로부터 들리는 스포츠 해설인가?) 그런데 만년 벤치멤버. 언제나 무명. 항상 불만족. 그래도 일어날 일은 일어날까? 일상적인 농담 반 진담 반이 역시나 주효할 것이다. 그건 뭐다? 될 놈은 뭘 해도 되고 안 될 놈은... 쉿! 그런 말 하는 거 아니다. 구태여 이런 말까지 하면 안 된다. 안 해도 되니까. 화자 입 아프고 청자는 귀 따가울 테니, 고로 서로 피장파장 심심한 게 이득 (개)이득이다 그거지. 안 그런가? 안 그러긴 뭐가 안 그래. 역시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라는 속설. 증명하기 싫었지만 뭐 그럴 수도 있다 치고. 그래도 그게 진짜다. 무슨 당나귀 얼굴로 변한 걸 보고 토하는데 인형극에서 눈물 흘릴 때처럼, 어? 상당량의 토사물을 수도꼭지 풀로 튼 거처럼 쏟고. 그거 다 뻥이다. 뭐 어떻게 어떻게 해서 신기한 전개에 짜릿한 절정 다음에 행복한 결말. 그거도 다 뻥. 그럼 진짜는? 더럽게 재미없는 발단이 거의 전부. 삶이란 자고로 그런 것이다. 물론 다 그렇단 말이 아니고. 
    때문에 나는 그 전부라는 범주에 들기 싫었으므로 곧장 사무실로 출근했다. 할 일은 그랬으니까. 입방아가 근질근질하여 할 말은, 사랑이란! 그대는 젊어질 것이다 젊어질 것이다, 당신은 돈방석에 앉을 것이다 앉을 것이다, 언니는 예뻐질 것이다 예뻐질 것이다. 후줄근한 운동복 차림에 어딘가로 가다가 자전거 바퀴가 빵구. 그 빵구난 자전거 바퀴에 무얼 하지? 그렇지~ (딱) 펌프질! 농담이고. 가상의 숙녀가 알짱알짱──환상이 벌렁벌렁──엉덩이가 근질근질, 따라서 쓸 글은 뭔고 하니 말하자면 인생이란! (그런데 연애 칼럼이, 헐렁헐렁, 망했어 딱 망했어. 농담이고).
    뭐야. 벌써 끝이야? 젠장. 거 참 나 아 나 이거 정말 소설 더럽게 재미없구만 그래. 내가 그걸 읽나 봐라 쓰나 보라고. 어? 그런데 나중 지나고 보니... 이제 그만하자. 그럴 때도 됐으니까. 지친다 지쳐. 어? 퍼진다고. 코끼리 귀 펄럭펄럭거리다 하다 하다 임팔라 귀 너덜너덜. 이제 그만 쉬자. 오빠 달려? 오빠 좀 걷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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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식상한 연애

from 칼럼 2019. 9. 2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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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여자 & 그런 남자 & 그런 사람! 대표적으로, 저 그런 여자 아니에요. 꽃과 꿀벌. 그림과 액자. 꽃과 화병. 그래서일까? 여자에게 인생이란 1인칭 시점인데 3인칭으로 전개되는 게임일까 아닐까. 본인 입장에서는 1인칭으로 말씀하시며 행동하시는데, 그걸 보고 듣고 기억하는 관찰자 입장에서는 명백한 3인칭. 그래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도 생기고. 그러니까 친구들끼리 으쌰으쌰 나이트클럽에 가서 합석하고 어쩌고 처음 만난 여자. 블루스를 함께 추면서 하는 말. 
   「나 왜 좋아해요?」
    아니 오늘 첨 봤는데? 첫눈에 반한 것도 아닌데. 만난지 몇 분이나 됐다고. 도대체 뭘 근거로? 왜 좋아한다고 섣불리 가정하는 걸까. 이름도 몰라. 아는 거 하나도 없어. 그런데 시골 백화점에서 뉴욕 백화점으로 이직한단 말만 하고. 
   「날 사랑해요?」
    서로 이름도 모르는 남녀 사이에서, 그녀가 하는 말. 드라마에서 흔히 보는 설정. 그 말은 곧, 내가 오빠 이럴려고 만나?! ~처럼 여자라면 누구나 하는 말.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여자가, 말하고 싶어 하는 대사. 또 있다. 
   「오빠 나 사랑해?」
    역시나 아는 거 별로 없이 딱 2번째 만났고. 전망 불투명에 줄거리 뻔한데 자길 사랑하녜. 그도 아니면,
   「들었어요?」
    수컷의 본심이란 딴 게 아니라 바로 그것. "저 정도면 전부 다 맞춰주겠다." 그런데 말이 안 통하게 생긴 여신께서는,
   「여태 살면서 말이 통하는 남자를 단 1명도 못 만나봤어요.」
    여자는 자기가 여신이니까 그게 당연하기 때문에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을 뿐인데, 객관적으로 남자가 봤을 땐 그거 결코 치유될 수 없는 <일반인의 연예인병>. 그거 웬만해선 못 고침. 아는 오빠 아는 남자동생들 많고 술 좋아하고 막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는 호걸 스타일. 그런 여자를 사귀어본 남자들이 하나 같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게 뭔가? 정답은, 감당 못 함! 한마디로 답 없음. 드물게 20명 가운데 1명, 10명 가운데 한두 명은 아닐 수도 있는데. 통계 모으고 집단지성 들이대면 빼도 박도 못함. 첫 만남으로 어른들 소개가, 나이트클럽이랄지 오다가다 만난 거보다 훨씬 나은 이유와 일맥상통. 물론 예외는 논외로 치고. 그처럼 걸걸함과 동시에 내숭에 여우짓에 이모 스타일인데, 겉으로는 또 신데렐라인 척하는 여자. 환승이별녀는 남자들 바람기처럼 여자의 극히 자연스러운 본능일 뿐. 여자는 자기 기대치보다 현저히 낮으면 환승이별에 적극적이던가, 아니면 그냥 대충 순응하고 이상향을 순전 포기한 채 대충 살던가. 다 그렇다는 게 아니라 이치가! 여기서 엄마 스타일 수다로 더 들어가지는 말고. 사랑이 왜 상대적이겠나. 적지 않은 분과인 그런 비율? 경험해 본 남자는 백이면 백 모두 하나 같이 말한다. 감당 못 한다고. 답 없다고. 절대 절대 아니라고. 나가떨어진다고. 뚜껑 쉼 없이 열리고 싶으면 그런 사랑 하라고. 반면 우리는? 우리는 그런 꼴 못 보고! 안 그런가? 와~ 그 뒷감당을 어찌. 드문 예외 말고 95퍼센트를 어찌 부정하나. 조사하면 다 나온다. 그래서 0.5와 1.5가 만나면 남자는 뒷감당하다 커피포트 고장난다는 것. 100퍼센트. 기 빨리기만 하면 그나마 다행인데 정력까지 싸그리 뽈리면? 답 없음. 감당 안됨. 헤어진 다음 몇 년 동안 바나나는 화낼 수 없음. 한동안 고생길 훤함. 그마저도 감지덕지인 남자도 나가떨어지는 건 시간문제. 그러다 나중 인생이 둥그레지면 천생연분과 적당히 만나 사는 거고. 
    우리들이 제일 지겹게 듣고 듣고 또 들었던 말이 뭐겠나. 자긴 술보다 술 마시는 분위기를 좋아한다는 말. 처음 만나면 그 사람의 영혼이 투영되는 눈빛이 어쩌고저쩌고. 구두 어쩌고저쩌고. 그렇듯 <일반인의 연예인병>이 뭔지 어른들이 모르시지 않은데. 배우 지망생이 연예인 3류에라도 딱 안착했을 때. 통계적으로 남자들 대부분과 여자들 대부분 변해가는 줄거리 뻔한데. 남자와 달리 여자. 여자? 여자! 영화 드라마 음악... 업계 관계자들이 하나같이 입 떡 벌어지는 그녀들만의 어떤 특징들. 때문에 간혹 신인 배우와 가수가 나중 뜨면 그땐 매니저랑 관계자들 뚜껑 열리기 일쑤. 다는 아닌데 다일 수도 있음. 특히 여자! 업계 관계자들이 쑤두룩하게 그 줄거리를 익히 아시는 과정. 남자가 초기 연예인병을 탈출하는 과정과, 여자가 어찌 같나. <나 꽃이야>가 물 만나면 우리들 뒷목 잡을 게 뻔한데? 못생긴 여자가 나중 이뻐지고 인기 얻어 봐. 그동안 쌓인 게 얼마나 많았는데 과연, 여자들이 꼴 보기 싫어하는 여우짓만 뻔트댈지 아닐지. <일반인의 연예인병>에서 그 일반인이 진짜로 연예인이 되면? 배우 지망생 잠깐 했다가 사랑싸움을 걸었던 정신박약 걔네들이 그래서 그랬어. 자기는 고양이인데 지가 무슨 표범이나 사자인 줄 알아. 여자는 다 그런다. 모든 여자는 지들이 전부 여신. 애쓴다 애써 귀엽다, 어? 잘한다 잘한다 했더니 아주 그냥 글쎄 끝이 없어 끝이! 아아 여자라 여자. (절레절레). 엄마 스타일과 사랑의 탐색전을 펼쳐도 그렇고. 정실감도 남잘 모르면 똑같고. 누군가의 부인이자 엄마였어도, 밤의 세계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여자. 처음 보는 남자가 지 맘에 딱 들면 처음 보자마자 손이... (절레절레). 아줌마가 괜히 아줌마가 아님. 여자들끼리, 사석에서, 뭔 얘기들을 하시는지 잘 아시면서. 
    여자가 좋아하는 남자란 일반적으로 다정하고, 여자를 아껴주며, 자상하고 웃기고, 기타 등등 모든 것을 그녀에게 딱 딱 맞춰주는 여자. 한마디로 말해서 전체적으로 여자가 만족스럽게 느끼고, 여자 말 잘 들을 것 같은 남자. (물론 완전 상남자 스타일을 좋아하는 여자도 있고 성향이야 다종다양하지만, 평균이 그렇다는 얘기). 즉 남자는 여자의 최고급 브래지어이자 실크 팬티처럼 그녈 호위해야 하는 것. 의전할 때 의전하고, 그녀가 앞서가면 잔말 말고 따라가고. 그래서 그녈 위해 의자를 빼주는 듯하다 더 빼버리면 그녀 뚜껑 열리고. 여자가 좋아하는 남자 그 일반적인 특징을 뒤집으면 뭐겠나. <냉정하고, 남몰래 여자를 아껴주긴 하겠지만 정색하고 빈말 못하고 차갑고, 자기중심적이고, 빈말 없고, 간접화법 짜증 나고, 여자를 위해주는데 알고 보면 처음엔 공주인데 나중 보면 나중엔 결국 시녀로 전락>. 귀엽게 표현하지 못했다 뿐 그분들 장점만 열거하자면 책 10권으로도 부족한 것. 우정 같은 사랑에 만족하는 여자라면 그런 남자가 꽤 괜찮은 상대일 수 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최고급 속옷이자 시시각각 남자가 보디가드로, 때로는 삼촌처럼, 보통은 오빠이자, 이따금 요리사로 뭐로 뭐로 여자 입맛에 맞춰 매번 한 발 앞서가기를 원하는 여자라면. 필경 서로 소 닭 보듯 닭 소 보듯 할 게 뻔할 '뻔'자! 남녀의 사랑이란 동갑내기가 맞을지 몇 살 터울이 내게 더 어울릴지, 보면 보이기 마련. 대개 보면 그런 스타일 남자라면 진실한 사랑을 만나는 게 늦어지기 마련. 만약 일찍 만났으면 돌씽이 될 확률이 적어도 평범한 부류보다는 높고. 남자가 빠른 생애사 전략에서 느린 생애사 전략으로 넘어가듯. 여자도 화려한 여자에서 얌전한 내숭녀로 둥그레지던가 정반대로 왈가닥 분과로 더 더 발전하던가. 하여튼간에 말이야 또 그놈의 사랑이라니. 어쨌든 수다의 요점은 그거다. 

  • 남자의 판타지  = 여자의 판타지. 
  • 남자의 바람기  = 여자의 환승이별. 

    그럼, 사랑은, 정말 없을까? 있긴 있겠으나 여자에게 최적화된 사랑이 멜로드라마가 그리는 아름다운 사랑인 것일까? 쉽게 기다 아니다로 말할 수 없다는 건 분명하다. 그건 말하기 시작하면 내 입만 아플 뿐.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괴상한 일들이 몇몇 발생했기 때문에 칼럼니스트는 이처럼 또 여자의 마음에 대해 억지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2

    청춘남녀 연애야 당사자들 소관이겠지만. 들었어요? 뭔 말을 할지 다 아는 식상한 연애. 뭐가 어떻게 진행되고 지루하다 뻐근하게 일어나면서 하는 말, 거 참 영화 더럽게 재미없네~! 그처럼 연애도 초반의 직감이 거의 줄거리와 들어맞는다. 단, 직관력이 좋은 경우에만! 가령, 
    숙녀가 남자에게! 여자와 남자가 사귄다 연애한다 라고 가정했을 때. 여자는 그런다. 여자는 그래요. 
    숙녀가 0.5에게는 평생 내숭 여우짓 꼬리침. 미침. 환장함. 꼬리에 모터 달림. 들뜸. 설렘. 권태기 그런 게 어딨어. 일생 벌렁벌렁. 
    숙녀가 1.0에게는 나 그런 여자 아니야. 여자는 그래요. 
    숙녀가 1.5에게는 질림. 나 그런 여자야. 몰랐어? 
    숙녀가 2.0에게는? 싫증. 혐오. 극혐. 정떨어짐? 처음부터 싫었음. 말 말자. 어? 말을 말어! 
    데이트 폭력이니 뭐니. 태반은, 상향지원 하향지원 때문에 발생. (또는 여자말 번역기를 썩 애호하지 않는 상남자 때문. 카사노바들은 그녀가 그런 말 안 하게 만드는데, 상남자 가운데 일부는 여자를 다루는 기술 자체가 태생적으로 싫기 때문. 애교와 내숭이 선천적으로 싫고 기질상 못하는 여자와 똑같은 이치). 맘에 들지 않는 남자를, 사겨주는 여자의 마음. 언젠가 환승이별은 정해져 있고. 좋아하지 않는 남자니까 여자는 남자에게 0.5 남자는 여자에게 2.5? 그럼 나중 탈 남. 반드시 문제는 불거짐. 아닌 예는 희박. 입버릇 때문에 탈 나던가 어쩌던가 뭐가 나도 남. 사단은 피할 수 없음. 환승이별은 남자의 바람기처럼, 수면욕 식욕 성욕 같은 3대 본능처럼 지극히 타당하고 자연스러운 본성. 남자는 죽었다 깨어나도 여자들의 속내와 무의식을 모름. 남자의 판타지뿐만 아니라 여자도 판타지, 있다. 많다. 장난 아니다. 말도 못 한다. 일단 쾌락의 절정만 봐도 남자는 여자한테 명함도 못 내밈. 여자가, 자기 핸드폰에 남자들 이름과 연락처가 많이 저장되어 있으면 그 얼마나 좋아하는데. 기뻐하는데. 그 남자를 다 1 대 1로 상대할 것이다 라는 말이 아니라. 자기가 인기 있다는 반증이자 삶의 기쁨이요 본능적으로 좋거든. 싫지 않지. 결고 마다하지 않음. 절대로 싫어하지 않는다고. 그걸 누가 싫어해? 남자만 수컷일 리는 없다. 여자도, 암컷! 어? 다만, 여자가 0.5이자 1.0으로 좋아하는 남자에게는 내 모든 걸 보여주고, 알려주며, 나만 봐 주라 난 너 밖에 모른다면서 다 신호를 보내는 것. 즉 숙녀가 0.5에게는 올인! 숙녀가 2.0에게는 푼돈만 거는 식. 사랑은 따지고 보면 카드게임과 상당히 닮았다. 그 재밌는 포커판에서 우리는 과연 해결사일까 호구일까. 그 사랑이라는 모호한 미스터리에서 우린 정말 3류 노름꾼일까, 아니면 희대의 도박사일까. 엄마 아빠의 사랑만 몇십 년을 지켜보고, 주변에서 사랑 얘기 보고 듣고 알고. 나도 직접 겪던가 탐색전만 하던가. 그러고서도 사랑을 왜 몰라? 
    남녀가 사귀면 남자들이 다 바람피나? 여자가 남자를 정말 좋아하면, 어? 여자는, 절대로, 바람 못 피운다! 안 피운다. 아니 뭐하러? 이 아름다운 사랑에만 전념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란데? 기쁜데? 좋은데? 미치겠는데? 다 어중이떠중이 어영부영 여자의 판타지를 만족시키고 싶으니까 문어발식 관리일 뿐. 남자도 마찬가지고. 사랑은 상대적이자 모르는 것. 1.0이어도 그런데 1.5 2.5면? 말 다 한 거나 마찬가지. 남자도 그런 여자는 잡지 말고 보내줘야 하고, 여자도 남자들 거느리는 이모 스타일로 여자 얼굴에 먹칠하지 말기를 바라고. 오래 사겼다랄지 오래 함께 살았는데, 야구방망이가 야구하는 데 쓰이지 않는 일? 0이 갑자기 1이 되는 일은 거의 없다. 다 전조가 있고 커피포트의 열기가 쌓이고 쌓이다 여자가 직접화법 구사하던가, 여자말 번역기가 탈 나서 발생하는 일. 그러므로 사랑이란 불미스러워질 기미에게, 애초에 빌미를 주지 않는 게 현명한 것. 
    참고로 사랑의 시소에서 객관적으로 여자가 0.5요 남자가 2.5라고 했을 때. 옆에서 보든 당사자가 느끼든. 남자가 무조건 못생기고 무능력에 나쁘고 못됐다는 말이 아님. 보면 보이고 들리면 대충 어른들이 어찌 모르나. 남녀를 보아하니 <남자 대 여자 = 2.5 대 1.0>. 고로 여자는 남자를 좋아하지 않음, 싫증, 오만정 떨어질 껀덕지도 없이 처음부터 싫었음, 짜증...... 옆에 붙여만 놓고 언제 떼어버릴지 그 궁리. (그 전체 표본에서 아름다운 사랑은 빼놓고, 평균으로 따져서 그렇다는 것). 당장은 아쉽고. 그때 딱 적당한 미남 쾌남 훈남이 근처에서 얼쩡얼쩡 나비처럼 입질을 선사한다? 여자는 딱 좋은 거지. 왜 아니겠나. 그래서 당장 갈아탈 수밖에. 그와 달리. 남자 2.5를, 숙녀가 0.5이자 1.0으로써 바라보며 좋아하고 사랑해주는 여자를 만나면 만사 OK! 그런데 보이는 멋진 연예인과 거리의 아름다운 여성들. 그분들 눈에 선녀가 눈에 들어오겠나. 물론 여자도 마찬가지. 다 그게 그거. 그놈이 그놈. 그년이 그년? 남녀 공히 다 허세 지수, 허영심 지수, 관심종자 지수, 꼰대 지수, 연예인병 기질, 공주병 점수, <얼굴 팔리는 걸 좋아하냐 꼴값을 더 선호하냐> 이거 저거 따지면 다 답 나온다. 견적 안 나올 리가 없다. 연애 그리고 사랑. 애정 그리고 애증. 시작부터 보면 대충 사랑의 장기전을 거의 가늠 가능하다. 비는 하늘에 남아있지 않는다. 짜증 그래프가 언제까지 버티겠나. 나이에 쫓기는 여자의 전성기. 본심은 솔직히 말해서 그것. 개 주자니 아깝고, 저 먹자니 싫다. 내 맘에 완전 쏙 드는 남자는 여간해선 흔치 않다. 원숭이는 고양이의 발로 불에서 밤을 꺼내듯이. 불여우는 수컷들을 유인하고 유혹하며 꼬시는 건 타고났다. 화장발 조명발 사진발에 왜 그렇게나 열을 올리시겠나. 여자는 남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화장을 한다, 라는 말에는 발끈하시는데. 그녀들끼리 말하는 걸 들어보면, 여자는 남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화장을 한다. 특히 미남에게! 멋진 남자만 자길 쳐다봐 달란 말이지. 그런데 그마저도 시선 빼앗기 게임에서 꽃은 피었는데 피었는데... 뭐?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미운 법. 뭐 그건 그렇고. 
    오늘 이처럼 친구한테 바람 맞고(연재소설 다음 편 중간에 나옴. 개봉박두. 몇몇 대사는 읽기만 해도 뚜껑 저절로 열림). 남 연애에 참견하기 싫은데도 불구하고 마치 내가 사랑의 죄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잔소리 얻어듣고. 그렇지만 여자는 사랑의 포로를 놓아주지 않고. 어? <느슨한 생애사 전략 + 느슨한 결합 + 낮잠 + 대충 살자>, <빠른 생애사 전략 + 긴밀한 결합 + 밤사냥 + 최선을 다하자>. 전자와 후자의 중간에 누가 있냐. 누구겠나. 대충 살자 즉 뻔트. 그런데 예선 탈락. 연봉 대폭 삭감. 잔소리 잔소리 잔소리. 잔재주는 예전 같지 않고. 잔뻔치만 날이면 날마다 얻어맞기 일쑤. 잔지식도 바닥나고. 할 말은 있어도 말하기 귀찮고. 할 일은 태산 같은데 약속은 없고. 잔꾀는 상했고. 나는 왜 오늘도 2.0이 되어 여자말 번역기가 고장나야만 하는 것일까. 여자가 다 상대를 보고서 남자가 2.0이다 상정하니까, 어? 여자이기를 포기한 체 직접화법과 간접화법 그런 거 딱 안 가리고 막 막말하는 거지. 요컨대, 왕비와 노예. 왕과 거지가 바뀌는 건 동화에나 나오는 이야기고. 일찍 깨닫고 그런 소중한 경험을 아끼시는 상남자께서는 과연 여자의 판타지, 그 사랑의 차트에서 몇 명과 경쟁하고 싶으신 걸까. 그야 그분들 사정이고. 지금 남 걱정할 땐가? 이럴 거면 좋게 사무실에서 두뇌의 잔근육이나 키우고, 색다른 잔재미 뭐 없나 잔머리나 굴릴 것을. 왜 이다지도 삶은 재미없는 것일까. 그걸 별이 알겠나 달님이 알겠나. 그러니까 판매자는 게릴라 마케팅, 오락산업은 노이즈 마케팅이요, 소비자는 먹고 튀기. 뭐 다 그렇단 게 아니라 이따금 그렇다는 것. 개 발바닥에 땀나는 세상은 요지경. 어? 때문에 말하기 좋아하고 나서기 대장인 그분들은 가만있지를 못하나 봐. (절레절레). 
    그런데 막힘없이 아무 말이나 막 나불거리는 바람에 어설픈 연애론을 왕창 늘어놔버렸는데. 이쯤 와서 보니 거 어째 아 나 이거 정말 너무 잘난 체, 멋진 척, 아는 척했기 때문에 많이 챙피하다. 그렇긴 하나 복잡도, 긴밀도, 구조적 설계, 가치사슬, 시간-역량-고정비 등 많은 부분 연애나 세상사나 비슷비슷. 내게 유리하면 남녀의 우정은 가능하고, 내게 불리하면 남녀의 우정은 없고. 연애 길게 해서 좋을 게 뭐 있나. 통계, 확률, 그래프, 도형. 사랑이라고 다를 거 하나 없다. 여자의 본심은 뭐니 뭐니 해도 여자의 판타지에 대한 이상과 현실의 균형인데. 그분들께서 남자 10명을 거느리고 싶다고 똑부러지게 말씀하시지는 않겠지만. (뭐 대놓고 그러고 싶다고?) 그러나 그냥 알게 모르게 먼발치서, 아니면 적당히 포장해서 자길 짝사랑하겠다는데 그걸 마다하는 게 그게 여잔가? 그런 미련 곰탱이는.. 그만하자 그만. 한쪽은 고삐 풀린 망아지랄지 광마와 미친개처럼 통제 불능이고, 한쪽은 자율권 박탈에 귀가 타고 꾸지람에 짜증나기만 반복하는 노예고. 그런 시시콜콜한 얘기. 너는 너 나는 나, 남남으로 각자 인생은 사랑보다 자유가 훨씬 상호 이익. 너 좋고 나 좋고. 뭐하러 스트레스 개고생을 떠안고서 나 좋다고 상향 지원? 지나고 보면 남 좋은 일이 태반. 다 그 이치 때문에 이별하자마자 선물했던 노트북, 목걸이, 귀걸이, 명품백...... 토해내라고 하고. 여자도 받을 거 최대한 많이 챙기면서 다 간사하게 어장관리해서 갈아타는 거고. 불행 중 다행으로 연패 다음에 진실한 사랑을 만나면 그나마 좋은데. 계속 사랑의 참패만 거듭하다가 자칫 잘못해서 이성 혐오 쪽으로 건너가신 분들도 있긴 있다. 또는 아예 처음부터 그럴 수도 있고. 그렇듯 사랑이 까딱 잘못하면 애정이 아니라 스폰서 관계이자 연예인병 걸린 일반인 뒤치다꺼리하는 매니저로 전락할 수도 있는 것.
    그렇듯. 너 나 알지! 나 혀 메시야, 알아? ~라고 까분 듯 너무 설친 감이 없잖아 많기 때문에, 따라서 솔직히 부끄럽단 말이다. (절레절레). 그렇지만 뭐 유명인은 자랑해도 되고 일반인은 자랑하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나? 그래. 자랑이다. 자랑질이라고. 고자질을 빙자한 칼럼, 그런 의도 아니란 말이다. 우리도 속은 다 있다. 부도덕 몰염치 몰상식 비교양도 아닌데, 잔지식 좀 늘어놓은 게 뭐 어때서. 뭐 말이 그렇단 거고. 다른 악의가 있어서 자전거 타이어에 뽐뿌질 하듯 뭔가를 부추길 의도는 없었다는 것을 끝으로 고지한다. 
    진짜, 마지막으로 하나 더? 
   「나 화 안 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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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교육제도 2

from 칼럼 2019. 9. 24.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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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교육제도'에서 말만 길어지고 얘기가 너무 산만했기 때문에 추가 칼럼을 작성해봤다. 그 칼럼에서 본론은 나올 뻘 말 뻔하다 말았고, 결론은 흐지부지였다. 그래도 서론은 확실했다. 이를 테면 다음과 같이. 
    A. 대학입학시험 (대하드라마로 치면 과거 제도. 멜로드라마는 내신 추가)
    B. 수학능력시험 + 고교 내신 + 대학별 별도 시험 (상위권 대학 위주. 대학별로 주최. 생략도 많고)
    C. 제도 다양. 기준 다종. 학생을 뽑는 대학교도 다채로운 잣대 자율권 빵빵. 보도 듣도 못한 색다른 방법도 풍부
    그때 못한 본론을 지금 재도전! 일단 표현을 좀 세게, 사용하는 어휘부터 약간 혹독하게. 그래도 글로 따졌을 때 거친 거고, 사적으로 말할 땐 하나도 거친 거 아니다. 그런데 하필 지금, 딱 여기서 왜 논조를 부드럽게 다듬지 못하고 거칠거칠 까칠까칠하냐고요? 비인간적인 표본이니 정량이니 매몰차도록 순서도 같은 용어를 왜 사용하냐? 왜냐하면 사극에 나오는 장수처럼 작전회의하듯 로봇같이 숫자만 따지면, 비윤리적인 반면에 탁월한 이치와 솔직한 원리를 알 수 있기 때문. 그와 달리 점잖고 도덕적이며 각계각층 누구든지 면 살려주고, 체통 지켜주고, 실속 챙겨주듯 합리적인 말재간과 교양스러운 논법을 구사하면 대체로 답도 발전도 이치도 모두 놓칠 소지가 다분하다. 남들 다 아는 얘기만 반복하고, 뚜렷한 대책 없이 근처만 돌다 수박 겉 핥기만 하고 마는 식. 따라서 속된 말로 까놓고 말해서 이런 문제일수록 가정법이라는 (돌)직구를 구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가정법이 무엇인가. 뭐겠나. <만약 나라면>이지. 그것은 순식간에 우리를 천재이자 갑부로 만드는 마술을 선사한다. 눈 깜짝할 사이에 우리는 사회지도층이 되고, 돈 빼고 시체인 부자도 되며, 외모 빼고 다 가진 남자가 되는 것이다. 속에 쌓인 게 그 얼마나 많고도 많은 일명 선녀. 그 숙녀께서 이 가정법이라면 단방에 절세미녀가 되는 식. 때문에 자상함과 다정함, 부드러움, 오손도손 사려 깊고, 인간미 잃지 않고, 상식에다 교양을 놓칠 수 있을지언정. 그럴지언정 표독스럽게 이런 칼럼처럼 이치만 따지면 적어도 원리는 챙길 수 있다. 자, 그걸 즉각 간명하게 해 볼까? 단언컨대 입바른 소리 말고 사적으로, 솔직히, 가감 없이 무엇을 느낄지 <내가 당사자라면>라는 가정법에 근거하여 생각해보자. 그렇게 B에서 C로 변화했을 때의 속마음을 추정하자면 다음과 같다. 
    <명문 대학교>! B에 비해 C로 입학한 정량. 표본이든 대표적 얼굴마담이든 뭘로 봐도 양질의 데이터베이스를 확보. 때문에 명문대 입장에서는 C가 절대로 싫지 않음. 사석에서 말하듯 B일 때는 공부만 잘하면 개나 소나 전부 다 수평적으로 명문대에 입학 가능했음. (존엄하신 그분들께서 개나 소라는 말이 아니라, 단순히 공부만 잘하는 노력파에 덤으로 배경과 기타 등등 준수한 인재를 골라서 뽑을 수 있다는 뜻). 기회는 공평한 대신, 부모가 비리비리하든 집안이 그렇고 그렇든지 어쩌고저쩌고. B일 때 명문대는 공부만 잘하면 아무나 다 받아줬던 시기. 그런데 C로 바꼈네? 명문대 입장에서는 이제야말로 명문대로써 어깨가 더욱 무거워짐. 솔직히 말해 입이 귀에 걸림. 단순히 공부만 잘하는 어중이떠중이까지 다 받지 않아도 됨. 
    이건 뭐랄까 난민 분담제와 완전 다른 문제지만, 따지고 보면 썩 다른 문제도 아님. 고정 분할제니 여성 할당제니 그게 좋게 풀리면 우수 인재가 적재적소에 포진되지만. 필자 친구만 봐도 그렇다. 친구 2명. 걔들은 시골 고등학교 동창. 둘 다 농어촌 전형으로 대학 입학. 그런데 1명은 지방 국립대에서 장학금 받고 나중 연봉 얼마에 세계적 제약회사의 봉급쟁이로 살고. 1명은 지방 국립대보다 상위 급인 수도권 중견 대학교에 진학. 그런데 장학금 못 받고 이렇다 할 연애도 못 해보고, 청춘은 아르바이트한 기억밖에 없음. 그러다 괜찮은 직장 입사를 포기한 채 낙향하여, 적당한 중소기업에 취직해서 착실히 살게 됨. 신수 훤하고 중간 가시는 그분들을 왜 하필 난민과 비유하느냐, 그분들 기분 나쁘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그게 아니라 쉽게 말해 능력이 매우 출중하다랄지 행운이 따라준다랄지, 그게 아니면 체급은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란 의미.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용 꼬리냐 뱀 머리냐. 사자 꼬리가 되기보다는 개의 머리가 되는 게 낫냐. 그 이치 때문. 그에 관한 속담은 무수히 많다. 가령, 
    큰 배의 일꾼이 되기보다는 작은 배의 주인이 되는 게 낫다 (마케도니아)
    큰 물고기 꼬리보다는 멸치 머리 (스페인)
    1년 암탉으로 사는 것보다 하루라도 수탉으로 사는 게 낫다 (이탈리아)
    철갑상어 꼬리가 되는 것보다 꼬치고기 머리가 되는 게 낫다 (러시아)
    용의 꼬리가 되는 것보다 당나귀 머리가 되는 게 낫다 (네델란드)
    밑바닥 귀족이 될 바에야 농민 부대 우두머리가 되는 게 낫다 (프랑스)
    그렇지만 시대가 변하면 인습도 바뀐다. 철 따라 유행 따라. TV와 인터넷으로 격차는 좁아졌으나 뭐가 멋지고 좋은지 모를 수 없거든. 그래서 당나귀 머리보다 환상열차의 꼬리가 선호시되는 현대! 스포츠 스타들이 자꾸 상위 리그로 진출하는 것과 똑같다. 처음부터 큰 물에서 놀다가 그럭저럭 살 수도 있고. 작은 시장에서 유명해져 차근차근 또는 벼락스타가 될 수도 있고. 현대적으로 용 꼬리 값을 더 쳐준다지만. 많이들 그렇게 살지만. 벼락스타로 우뚝 서지 않는 이상 조랑말은 아프리카에 남든 남미로 이사가든지, 최고로 쾌적한 동물원이랄지 서커스장에 가든지. 조랑말은 조랑말끼리. 딴 게 아니라 그게 끼리끼리. 세상을 겪고 인생을 살다 보면 어른들은 알게 된다. 모를 수 없다. 서로 차이가 너무 심하게 나면 뭔가 멈칫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축구처럼, 그래서 1부와 7부 리그는 나뉘는 것이다. 단적으로 억지로 비유하자면 교육 제도 B는 리그 구분 없이 혼재된 방식이고. 좋게 말해서 C는 리그 구분이 되는 식이고. 그런데 그걸 급히 추진하다 보니 잡음이 시끄러운 거고. 
    끼리끼리. 다인종 사회에서 강박적으로 다채로움을 신경 써야 하는 환경에서 필자가 살아보진 못했으나. 인종 외에 나머지 여건은 많고도 많다. 남녀, 나이, 세대, 학벌, 빈부, 정치관, 인생관, 외양... 기타 등등. 무엇보다 사회에서 사는 이상 모든 것은 돈과 관련된다. 뭐든지 반드시 돈과 직결! 사랑? 돈 1도 안 보고 결혼하는 사람이 많나? 아닌 사람 빼고는 전부 다 재산 맞추고 직장 보고 그렇게 결혼한다. 돈 1도 안 보고 결혼하는 사람이 많다면, 일단 나부터도 나 가진 거 없지만 사랑만으로 인생을 함께하자고 하면 받아줄 사람 많아야 옳은 얘기. 그런데, 그런가? 아니다. 정반대다. 내 모든 걸 줘도 아깝지 않고 어쩌고저쩌고. 웬만하면 그거 다 뻥이다. 그대만을 영원히 사랑하겠다? 그거 역시나 거의 다 뻥. 오디오 이퀄라이저처럼 이거 저거 따져서 중간 정도 재산을 다른 게 커버해서 남자와 여자가 결혼할 수 있는 것이지.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내 일이냐 남 일이냐, 돈 빼고 큰소리치고 입바른 소리하고. 웬만하면 그거 다 뻥. 개 뻥. 9 대 1, 10 대 0으로 시작하는 결혼. 많지 않다. 다른 거도 다 똑같다. 우정도 절친한 친구가 아닌 이상 재산 차이가 너무 크면 나중 100퍼센트 멀어진다. 부모형제, 현격한 재산 때문에 잡음이 붉어지는 일. 모른 어른이 어디 있나. 그 모든 게 돈과 관련되는데, 무슨 교육 제도라고 통뼈라도 된단 말인가. 그 역시나 돈과 밀접히 관련된 일. 순수예술도 먹고살아야 할 수 있고, 빈센트 반 고흐나 된다면 몰라도 손가락 빨면서 곡 쓰고 그림만 그리는데, 어떤 미친 여자가 사랑 하나면 만사 OK라고 허접한 촌놈 옆에 남아있겠나. 요즘 세상 그렇게 사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봐도 된다. 부모님이 말씀하시는 게 다 뭐겠나. 





    2

    어쨌든 명문대학교의 입장은 그렇다. 공부는 기본 중의 기본이고. 잘살고 인맥 좋고 엘리트 코스만 밟은 새파란 모범생만 딱 골라서 받을 수 있는데? 결코 싫을 리가 없음. 내가 만약 명문대학교 고위급 관계자라면 절대로 마다하지 않겠음. (말이 그렇다는 것). 사회적 소양을 따지면 그래서는 안되지만, 사적으로 단짝 친구와 얘기하는데 싫다? 싫다면 거짓말. 
    삼류 대학교 : 2인자의 1인자 따라하기 전략이 먹히는 사례도 있는데. 각자 살 길을 찾을 테고. 변할 테고. 학교도 부동산처럼 거래되는 실정. 명문 대학교는 유구한 전통을 유지하는 반면. 민주주의 도입이 늦은 풍토의 정당처럼 대학교 이름도 철 따라 틈틈이 학교 이름을 바꿔주는 일. 주변에 드물지 않음. 특별하게 뭔가에 집중하거나, 대학교 전체 물량을 줄이거나. 몇몇 변화와 방법의 객관식 보기는 단 몇 개 안 될 테고. 
    학부모 (초상류층) : 상위 몇 퍼센트 엘리트 코스. B든 C든 그게 그거. 상관없음. 단위 내의 명문대에 극성으로 집착하지도 않음. 그거 못 들어가면 단지 그뿐. 나머지로 다 커버됨. 
    학부모 (비 상류층) : 
    학생 (공부 잘함) : 
    학생 (공부 못함 & 잔재주 있음) : 
    학생 (공부 못함 & 잔재주 없음) : 
    관중 (어른 & 자녀 없음) 
    관중 (어른 & 자녀 있음 & 교육열 높지 않음) 
    관중 (어른 & 자녀 있음 & 교육관을 엄마보다 자녀 목소리가 더 큼)
    B ──> C 과도기에 힘입어 신분 상승한 사람 :  다행히 끝물 파도타기로 클라우드나인에 입성한 졸부도 사람들 생각은 천차만별. 그렇지만 원칙적으로 이기적. 피라미드가 역피라미드로 바뀌는 건 원치 않음. 아닐 수도 있고. 
    B ──> C 과도기에 힘입지 못한 중하류층   : 
    이번 문단에서는, 옛날에 이미 C에 안착한 선발&중견주자 측은 논외로 치고 떽떽거렸다. B와 C를 모두 겪은 세대랄지 과도기로 안고 있는 풍토 위주로 말하자면 그렇다. 그렇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사람 사는 데는 현지 사정에 따른 문화적 차이가 있다 뿐이지, 큰 맥락은 별반 다르지 않으니까. 뿐만 아니라 선발&중견주자라고 할지라도 완벽히 C만 고집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전통을 더더욱 중요시하면 상당량 B 제도를 드문드문 고집하기 마련. 단순히 교육 제도로써 C 모습을 유지하더라도 과목으로 들어가 보면 여전히 B는 절대 강자. 큰 시험이 다 그렇고, 큰 대회 역시나 B가 C보다는 형님이다. 비유하자면 B는 절대평가요 C는 상대평가.
    예를 들어보자. 중고등학교 축구팀 성적이 시원찮더라도 학교 전통 상 축구팀 명맥을 유지하는 게 보통인데. 실력이 형편없어도 무슨 100연패? 그러면 드물게 학교 축구팀이 명맥만 유지할 정도로 대회에 드물게 출전하던가, 아니면 축구팀을 해체하는 방법도 있다. 그런데도 리더의 고집 때문인지 관습 때문인지 200연패 300연패 400 대패를 하더라도 패전 전담 팀을 유지해야 한다? 우리는 왜 사랑을 할까. 나는 이 일을 왜 하고, 우리는 공부를 왜 하는 것일까. 스포츠도 다 나름 협업을 배우고 협동이자 인성에다 자존감 자신감 질투심 복수심 용서 기타 등등 심리학적 기제와 사회성을 배우기 위해 하는 것. 특히, 학창 시절에. 나머지 99팀은 상관없다만 패전 전담 투수 1인은 선수라면 몰라도 아마추어는, 인품을 다질려다가 삐툴어질 소지도 없지 않은 것. 90은 대충 만족이니까, 겉으로 보면 효율은 좋을지언정, 속으로 따져 교육 전략은 썩 괜찮다고 호평하기 어중간하다. 전술이 먹히니까 브랜드 포지셔닝 바뀌는 일과 비슷. 그렇듯 전패 완패 통패 석패 오직 패배주의만을 고집할 거라면, 그럼 비경쟁 분야랄지, 그 학교에서 100연패 하는 거말고 딴 거 잘하는 데 집중하는 방법도 있다. 아니면 100패를 80패 정도로 완화하는 방법 등. 방법이야 찾으면 찾는 대로. 
    보아하니 상업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다. 축구로 따져 1부부터 7부 리그까지. 따로따로 끼리끼리. 1부 리그에서 올해 성적이 안 좋으면 2부로 내려가고. 2부에서 승승장구하면 1부로 승격하고. 그러다 전국구로 제한 없이 모든 축구 클럽이 맞붙는 대회를 가끔 열면 되고. 또 지역별 강호들을 모아 챔피언스 리그도 정기적으로 열리고. 그런데 그건 상업이자 프로고, 교육은 학문이자 사랑론이고. 그렇지만 경쟁은 운명이기 때문에 그 교육계에 자꾸자꾸 상업이 관여하지 않을 수 없다. B에서 C로 발전한 취지는, 흑백 TV를 컬러 TV로 변화시키자는 의도인데. 교육은 그냥 오롯이 백조처럼 교육일 수 없고. 상업과 기타 등등이 맞물려있기 때문에 B에서 영원히 머물러있는다면 모를까 점차 C로 바꿔나간다면. 컬러 TV라는 화려함은 얻고, 컬러 TV를 소파에 자빠져 편히 감상할 수 있는 편의에 따른 노고도 감수해야 할 듯. 그게 어떻게 설계되고 만들어지고 생태계가 어떻고 등등. 
    그래서 B에서 C로 나아간다는 것은 비교적 수평적이었던 대입 제도가, <명문고 입학, 중학교 입시, 초등학교 사교육 등>으로 점차 그 범위가 넓혀지고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식. 민주주의의 장점이 있으면 동전의 뒷면도 있듯. 교육의 상업화와 끼리끼리의 벽도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닐까? 축구 7부 리그는 7부 리그끼리. 1부 리그는 1부 리그끼리. 축구는 그렇고 교육은 일찍 엘리트 코스에 진입해야 끝까지 엘리트 코스를 이탈하지 않는다는 경영학 이론과 다를 게 하나도 없다. 산업계 진입 장벽, 퇴출 압력, 수익 창출이 높고 낮고. 그 자본 논리와 완전히 똑같다. 그런데 왜 결론을 낸다면서 더 산만해진 느낌이지? 기분만 그런 게 아니라 진짜로 그런 셈이네. (절레절레) 필자가 무슨 해결사도 아니지만 누구나 바라는 대안은 이렇지 않을까 라고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상황과 여건이 어떠하니. 그래서 단순히 교육 제도만 다듬고 교육계 생태계에 대한 토론만 백날 해 봐야 소용없다는 것. 입시 학원계에서 남자 강사가 태반이라서, 옛날에 비교적 골목대장식 문화이자 으쌰으쌰 불문율이 우세했던 시절. 학벌과 성별에 따라 살아남기 힘든 유형이 딱 정해져 있었을 텐데. 헤라클레스가 갑자기 나타나 12 난제를 해결하는 것도 물론 좋겠지만. 전반적으로 다른 업계와 분야가 성장하는 속도와 교육 여건도 비례하는 게 아닐지. 때문에 그렇게 바꾸면 된다. 어떻게? 장관을 인류 역사상 최고로 깨끗하고 역대급 능력자를 앉히느냐 마느냐 때문에 시끌벅적하느니. 그보다 국회의원의 혜택을 대폭 줄이는 게 능사는 아니겠지만. 어떻게 하면 암컷 싸움닭이랄지 코메디언이 아닌 걸출한 정계 인사, 꼭 정치를 하면 좋을 사람이 정치계로 나설 수 있도록 그림 그려질 수 있는가를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운명인지 아닌지 몰라도 정실감 신랑감 이상형을 바라는 것과, 총리감 장관감을 동일시하는 것. 전자든 후자든 결코 쉽지 않은 문제다. 공장에서 상하의 일체복 입고 부품 조립해도 의사만큼 벌고. 농사꾼으로 살아도 예술가보다 더 행복하고. 굳이 기를 쓰고 애를 학원 몇 개에 돌리고, 엄마가 딱 붙어서 공부시키고 어쩌고. 상류층도 그렇지만 중하류층에서 꼭 보면 공부 못했던 엄마가 극성으로 애들 공부시키는 사례. 흔하다. 아주 흔하다. 그처럼 최고급 엘리트 코스를 거쳐서 나중 평범한 월급쟁이를 하면 그건 또 뭔 코미디. 정작 공부를 하고 싶어서 하고, 일하는 게 즐거워야 진짜. 





    3

    그런 의미에서 정말로 꽤 괜찮은 교육 제도를 논하고 싶다면. 그 탁월한 이상을 현실로 실현시키길 조금이라도 바란다면. 그러면 제일 먼저 할 일은 딱 2가지다. 
    첫째, 가식적으로 착한 척하지 않기. 즉 솔직하기. 억지부리지 않기.
    둘째, 나와 남. 타인과 나를 동일한 잣대로 똑같은 기준으로 논평하기. 
    첫째와 둘째가 되지 않는데, 무슨 교육 제도 어쩌고저쩌고가 되겠나. 
    일단 현실을 보자.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잔 말이다. 
    운동 종목의 체급 ───> 구기 종목은 무체급이요 일부 종목은 다체급제. 
    대입 입시 제도 ───> 현실적으로 체급제
    고입 입시 제도 ───>           "
    중입 입시 제도 ───>           "
    초입 입시 제도 ───>           "
    관중석/객석...  ───> 등급제
    놀이공원 줄서기 ───> 등급제 (등급제인데 정서적으로 약간 멈칫. 때문에 현실 도입이 아직인 곳 많음)
    학교 입시 제도 ───> 등급제 (등급제인데 정서적으로 약간 멈칫. 때문에 현실 도입이 아직인 곳 많음)
    부동산/사랑...  ───> 세상사 뭘로 보든 등급제 아닌 게 없을 정도로 등급제를 말하는 게 무색해짐.
    따라서 따라서긴 뭐가 따라서야. 말만 많았지 아직도 결론을 못 냈다니. 요컨대 상업은 온전히 급이 나뉘는 게 당연. 아주 지당함. 순전히 온당함. 그런데 학문. 교육 제도는 상업과 달리 오직 순수하게 학문이냐? 하면 아니다. 그러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 따라서 교육학자와 기타 등등 이론은 많겠지만 일부분 차등 교육은 불가피하다는 것. 제3자이자 승자, 인기인, 유명인, 부자, 입바른 소리 전문가, 이론가, 교양학자 등 상당수 의견은 상업 이전 단계인 교육은 그러면 안되다고 주장하실 텐데. 그 말도 옳고 좋지만. 패자, 비인기, 빈자, 선녀... 입장이 되어 보면 안다. 무엇을? 그저 <그들만의 리그>를 착한 척이라는 명분 때문에 그냥 수평적으로 리그 구분을 없앤다면, 거기서 또 패전 전담 투수는 누군가 맡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피자를 크게 쪼개든 잘게 쪼개든 어떤 비율이든 정해져 있다. 없을 수가 없다. 교육 제도에 왕도는 없다. 그렇다고 시골 똥개 밥그릇 싸움으로 격하되어서도 안될 테고. 무엇보다 상업은 등급제고, 사랑은 외모 차별인데, 교육 제도는 어때야 하나? 어때야 할까. 똑 부러지게 B만 고집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C로 끼리끼리의 최고봉을 찍을 수도 없고. 그러면 적당히 등급제를 차용하되, 어떻게 단점을 최소화할지를 고민하는 게 좋을 듯하다. 만약 B난 C에서 패전 전담 요원을 큰 비율로 유지하길 고집하면, 그 패자 비율은 사회에 나오면 더 더 더더욱 상업의 등급제에 좌절할 수도 있을 것이다. 꼭 일부러 거칠게 가르치고 강하게 키우자는 말이 아니라. 그보다 험한 세상 온실 속에서만 키우고 이론만 고집할 수야 없지 않나 그 뜻이다. 다 미리미리 사회와 상업과 세상이 어떻다는 걸 차츰차츰 아는 게 모르는 거보다 좋지 않을까? 교육계와 상업계가 너무 동떨어져 있으면 상업계는 오직 경력직만 선호할 테고. 업계 전문가과 교육계 교수와는 말이 전혀 통하지 않을 테고. 뿐만 아니라 초등학생들이 공부를 왜 하는지를, 어른들께서 정말 몰라서 그러시겠나. 어려도 속은 다 있다. 그분들끼리 서로 비교한다. 공부 돈 많이 벌려고 하는 거 아니냐고. 우리 아빠가 오늘 모인 아빠 회사 사람들 가운데 최고야? 돈 많이 벌면 행복해져? 공부 많이 해서 엘리트 코스만 꿰찼는데 행복하지 않으면 누가 책임져? 책임지는 사람은 없을지언정 일단 돈 없으면 불행할 확률이 엄청나게 높다는 거 애들도 다 안다. 그렇듯 온갖 편법과 합법을 총동원해서 C에서 최선의 길을 고집하겠다면 나중 그게 좋고 즐겁고 기쁘며 좋으면 되고. 그렇게 노력했는데 불만족이었을 때 C든 뭐든 그냥 물고기 잡히지 않는다고 험악한 쌍욕을 퍼붓고 어쩌는 건 사석에서나. 거 어째 퍽이나 찔리긴 하다만 이 세상의 지존은 아마도 돈일 텐데. 돈 때문에 교육제도 어쩌고저쩌고 말해 봐야, 돈 빼고는 말이 안 되고.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고 알며 기억하는 업계 관계자는 또 어떻고. 
    끝으로 마지막. 진지하게 교육 제도 이러쿵저러쿵 논해봐야 한 번에 이상적인 방향으로 개선될 일은 거의 없다. 아무리 좋아져도 말 많고 탈도 많을 테고. 실상 좋게 바뀌기도 어렵고 모두를 만족시킬 수도 없다. 제도 자체가 좋든 안 좋든. 불완전한 여건에서 이길 사람은 이기고, 무승부랄지 가난해도 행복할 사람은 행복하다. 아무리 좋은 환경을 만들어보시라. 투정하고 불평할 사람은 응석 절대로 못 참는다. 아무리 여건과 형편이 나아져도 조롱꾼은 만년 조롱꾼. 중세의 황제보다 10억 배로 잘살고, 능력조차 동화 주인공보다 1조 배로 혜택을 누릴지라도. 적당히 만족하는 사람은 긍정적이고 인상이 편안하다. 안 그러신 분은 당연히 들리면 불쾌하고, 보이면 거북하며, 생각하면 짜증만 돋구는 식. 비꼬기 좋아하고 까칠한 사람은 아무리 상황이 개선되어봐야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최고의 환경에서 적당히 평범하게 사는 거, 어려운 처지에 사시는 사람들께 물어보시라. 그거 누가 못하겠나. 불완전한 여건에서 좀 더 나은 형편으로 차츰 개선하고, 진보하며, 나아지는 인생. 그분들은 그거면 만족. 실상 따지고 봐도 공부? 싫증남 짜증남 하고 싶지 않음. 일? 일하기? 일하기 싫음. 그럼 뭘 원하냐고? 아무도 날 모른 체 돈만 원 없이 많았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들도 속으로 거의 다 그렇게 생각한다. 안 그런가? 무슨 교육제도 이러쿵저러쿵, 나나 잘하면서 짜여진 시스템을 고민하는 게 먼저일 듯. 어려운 여건에서도 성실한 사람은 땀방울의 결실이 맺히기 마련.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 설령 실패해도 후회는 적다. 환경은 다소 불완전하고 아름답지 못해도 착실한 사람은 다 중간은 간다. 당장 오늘 내 기분만 좋아도 세상은 아름다워 보이기 마련. 뭔 말은 누구나 다 빌 게이츠요 워렌 버핏. 말은 누구나 다 세계 챔피언감. 불합리한 제도 때문에 내 인생이 도태되었다만 고집할 것인가. 아니면 그건 그거고 난 나다, 고로 나는 한그루 사과나무를 심겠다 쪽인가. 선택은 본인 몫이다. 불평 불만 웬만하면 뻥이 많고. 허세 허영 허풍 일삼느라 바쁘던가 속느라 정신없던가. 결론은 세태 풍자, 내 실속이나 챙기면서 하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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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줌마 허세란 그런 것. 남자 말을 믿느니 옆집 똥개 말을 믿는다나 뭐라나? 오빠가 처음이야! 오빠가 처음? 믿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자긴 우리 남편이 처음이라는 아줌마들 수다 3시간. 아무도 못 믿는 게 세상사. 곧 어쩌다 보면 먼저 말 꺼낸 게 손해요 이쁘면 죄인. 결혼생활 겪어보니 (절반쯤) 행복해도 밖에서는 죽는소리하는 유부남 허세처럼. 자기는 기본 30분이라길래 옆에서 나는 1시간, 넌 그것밖에 안 되냐 난 초반엔 거의 날마다 하루에 2번인 날도 상당히 많았다 지금도 1시간 30분은 기본이라는 둥. 여성잡지 2란 그런 것일까? 
    그놈이 그놈이다 = 그년이 그년이다! 
    꼭 그렇진 않겠지만. 칭찬 칭찬 칭찬 겸손 겸손 겸손. 상남자야 겸손이 어렵다지만 그녀들은 여러 명이 모이면 전부 다 각자 신부이기 때문에 도대체 어떻게 맞춰줘야 하는 것일까? 그럼 도대체 신부들러리는 누가 하냐고! 어? 병풍도 없고 백댄서도 연락 두절. 원맨쇼야 뭐야. 따라서 동네 아줌마들 친교에서 농밀한 주제는 베팅 안 하는 게 이득. 완전 개 이득. 화끈하게 뭔가를 털어놓더라도 다 상황 봐 가면서. 은근슬쩍 받다가 뒷패 공개를 요구당하면 살며시 꼬리 내리기. 거기서 내숭까다 설득되고 속아서 넘어가면? 어쩌다 돌려까이는 수가 있음. 나중 감당 안 되는 꼴 없진 않음. 여중 여고 여대 앞 문구점 주인과 분식점 사장님들께서, 여자들이 모이면 뭔 얘기를 하는지, 제일 공통점으로 꼽는 게 뭐다? 대충 우아하고, 세련되며, 고상하고, 근사한 숙녀들이 80퍼센트라고 가정하고. 나머지 20퍼센트에 대해서만 말하자면 이런 식. (뭐, 8 대 2가 바꼈다고? 빙고. 아니 잘못 말했다. 통과) 
    첫째, 시작도 뒷담화 + 중간도 뒷담화 + 끝도 뒷담화 = 전부 다 뒷담화.
    둘째, 시작도 남자 얘기 + 중간도 남자 얘기 + 끝도 남자 얘기 = 몽땅 다 남자 얘기.
    셋째, 첫째와 둘째를 적당히 절충하던가 아니면 남자 대신 화장발, 변장술, 자아, 취미, 자녀 가족 친지, 건강, 돈, 도구랄지 기타 등등. 
    (터놓고 말해서 내 얘기 뭐 하나 보잘것없다면. 그만그만한 오합지졸끼리 모였을 때 남 얘기 빼면 멀뚱멀뚱 서로 얼굴 쳐다보며 뭐하라고? 그래? 그럼 험담 옹호론으로 살짝 기우는 건데. 달리 생각해보면 뭐 우리 보고 오합지졸? 너 말 다 했어? 뭐가 어쩌고 어째? 농담이고. 이치가 그렇단 거고. 넘어가고)
    누가 집을 샀다더라? 누가 빌딩 샀대 얘~! 애연가 생활 딱 1주일 해 봤다? 갈 데까지 가고 볼장 다 본 순 날라리였대 쟤~, 쟤 왕년에 발랑 까졌데~! 물론 다 그렇단 게 아니라, 마음 맞고 절친한 아줌마들끼리 진솔한 얘기는 사실도 많음. 진실 100퍼센트도 많고 의리 있고. 그런데 다 그렇진 않다는 거. 일단 분위기 타서 내 비밀을 나도 모르게 먼저 털어놓고 나면, 그건 카드 게임에서 액면만 노출해야 하는데 패 다 까고 게임 시작하는 꼴. 꼭 그렇진 않겠지만, 뭘 모르는 여자도 아닌데 일부러 그 정도 담력이다? 딴 수다 3시간에서 신나게 내 과거가 까발려지고 털리며 까여도, 난 일단 모를 테고, 이미 내가 미래의 뒷담화에 절반쯤 동의한 것. 그러므로 나는 공이 되고, 주사위가 되며, 도마 위의 생선이 되는 식. 꼭 그렇진 않지만 이 세상에 비밀이 어딨나. 만인이 알아도 좋다면 공개하는 거고. 떳떳하지 못하면 비공개로 남기는 게 낫고. 안 그런가? 숙덕숙덕 이러쿵저러쿵 쑥덕쑥덕 어쩌고저쩌고! 그러니까, 그 아줌마는 남편이 첫 남자일까 아닐까. 그러거나 말거나. 뭐니 뭐니 해도 진리는 그것. 
    첫째, 남자는 부풀리고 과장하며 뻥 튀기고, 여자는 감추고 줄이며 0 하나 빼는 게 미덕. 
    둘째, 진짜로 (비속어로 비유하자면) 천연기념물은 떳떳하게 밝힘. 까고 털어도 나올 게 없음. 
    막말로 여자가 남자 30명과 성관계하고, 그 30명에서 15명은 2달씩 만났고, 그 교집합 말고도 선을 넘는 찐한 연애는 50명과 해봤다면! 그럼 여자 세계에서 자신 있게 그걸 말할 수 있는 여자? 있을까 없을까. 그대 같으면 그걸 자기 입으로 말씀하고 싶으실까. 이 세상에 돈 싫어하는 사람은 없는 것처럼 그게 그거다. 똑같이 연애 경험 풍부하고 속된 말로 까졌고 많이 놀았어도. 남자는 플레이보이 여자는 헤픈 년이자 전문용어는 많고도 많고. 그래서 조사하고 수집하며 집단지성이든 뭐든 총동원해서 부끄러울 게 없으면 내 과거를 자발적으로 까는 거고. 어? 안 그래도 일반인은 여자 나이 50 넘으면 어쩌고저쩌고 그러는데, 누가 연예인처럼 뒷조사하고 과거에 관심 가져주겠나. 다 숫자 낮추고 빼고 뻥치고 내 남편과 첫키스였다고 소문내고 다니는 거지. 다 그렇단 말이 아니라. 그게 뭐다? 한마디로 내숭! 뿐만 아니라 여자가 남자 만나서 연애하는 게 무슨 대천지 흉이라도 된단 말인가. 다만 조신하지 못하고, 환승이별에다, 헤픈 여자가 되면 그건 다른 얘기고. 남자들끼리도 말 못 할 조심스러운 주제가 적지 않은데, 여자 세계는 대화 주제뿐만 불문율이 뭐 그렇게나 많을까. 그래서 어느 여자는 다시 태어나면 절대 여자로 태어나기 싫다고 하는 것일까? 아마도! 
    여기서 중요한 것. 남자들 우정만 각자 마이크 켜서 따따부따 떠드는 식이 아니라 여자도 똑같다는 것.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사람은 남 일에 지대한 관심을 가짐과 동시에, 남 얘기 별로 알고 싶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 여자들이 쉬지 않고 남 얘기 뒷담화만 하는 듯 하지만. 알고 보면 험담은 (절반쯤) 그냥 친교 때문에 떠드는 식이고. 남 얘기 별로 알고 싶지도 않고 관심도 없고. 이기주의자는 내 일이 중요하지, 이타적으로 남 일만 거들고 받들며 비위 맞추는 게 어디 좋겠나. 그래서 대충 맞장구쳐주고 어쩌고 그렇지, 여자는 뭐다? 일생 신부 나만 신부, 나 빼고 이 세상 전부 싹 다 신부들러리! 응? 아니라면 거짓말. 그래서 아줌마들 친목 대화에서 보면 누구는 남편이 첫사랑이라 억울하다, 누구는 남자 많이 만나본 게 부럽다, 누구는 또 그런다. 
    <남편이 첫키스이자, 첫 남자요, 첫경험인 게 억울한 게 아니라. 그게 아니라 
    남편이 첫사랑 떠올릴 때 난 추억할 첫사랑이 없다는 게 억울하다고! 어?>
    뭐라고? 바로 이게 천동설의 심보! 내 사랑 낭군님을 사랑하면 그 님이 소중하고, 내 인생이 행복하고, 우리 사랑이 아름다우면 그뿐이지. 또 질투의 여신? 바로 이게 문제다. 물론 그러지 말란 말이 아니고, 그분들의 자유. 다만 부드러운 포도주가 가장 쓴 식초를 만든다고, 인생을 아시는 분께서 그런 말씀을? 아아 고상하여라. 나무들이 숲을 못 보게 한다. 이러니까 넌 너 밖에 몰라 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리지. 안 그럴 수가 없거든. 양이 화가 나면 늑대보다 더 무섭다지만, 이기적인 양의 심보를 딴 양이 그냥 보고만 넘길 리는 없다. 필자는 비록 살면서 단 1번이라도 쌍욕을 해 본 적이 없지만. 있나? 없지만. 흐흠. 허허. 그거 하나는 알자. 바로 알자. 무엇을? 당신을 무는 자는 당신이 이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는 것. 여자 여자 여자. 천동설? 나 빼고 세상 만물은 몽땅 신부들러리이자 병풍이요 백댄서라는 것. 일반인의 불치병인 연예인병. 그거 웬만해선 치료 안 됨. 내가 만년 신부인데 난 뭐 그럭저럭 동네 아줌마, 그러니 광대들 가운데 일부는 꼴 보기 싫고 밉고. 신랑은,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아줌마들 허세는 말도 못 하지. 에라~ 모르겠다~ 심정! 내 첫사랑과 백년해로 하는 멋진 인생인데, 남편의 과거를 질투. 프리미어 세리아 프리메가 리그 1부에서 우승했는데, 그놈의 1패가 걸리는 심정이라고나 할까. 이게 바로 사랑의 아픔을 모르는 여자의 마음. 사랑의 기쁨만 아니까, 사랑의 아픔을 겪은 내 님의 사연을 어? 알면 알아서 짜증나고 모르면 몰라서 기분 나쁘고. 안 그래도 결혼 전에 속 썩이고 남자 접대부 나온 술집에 친구랑 들렸고, 내 남자가 물 먹고 포기하고 속 뒤집어지도록 새 남자들 100명 만나고. 어? 전남자친구랑도 계속 만나고. 어? 애인의 친구랑도 CS 하고. 간보고 저울질에 의전에다 튕기고 재산 목록 뽑아오라 그러고 뒷조사하고. 그러고서 나는 사랑을 몰라요? 반복하자면, 





    2

    아줌마 왈, 남편이 첫사랑 떠올릴 때 난 추억할 첫사랑이 없다는 게 억울하다!
    캬~ 어? 크아아~! 여자의 판타지에 대해서 뻔트도 못 대봤기 때문에 분하고 눈물겹도록 원통하단 뜻이군 그래. 아름다운 꽃이 피었는데 청초하며 탐스럽고 부드러운데. 꿀벌은 바쁘지 파리도 날리지 않지. 똥파리마저 전부 어디로 몰빵. 그분들 심정 오죽하겠나. 안 그래도 여자의 전성기는 확실. 안 그래도 그 전성기 시절 반짝반짝 조명발 수혜도 못 입었고, 화장발도 안 먹히며, 사진발 역시나 별 볼일 없었던 그분들. 우리는, 그분들을, 이해해야 한다 이해해야 한다. 
    (뭐? 늬가 더 나빠! 그게 더 밉단 말이야. 어? 알아? 그게 더 꼴 보기 싫어 이것아. 캬, 할 말 하니까 속 시원하다~!)
    말하자면 사랑을 하면 사랑의 기쁨만 있으면 다행이게? 사랑의 아픔을 모르는 자의 자만이야 뭐야. 유행가를 제대로 모르는 거지. 일평생 사랑의 아픔을 몰랐는데 3분의 마법에 대한 가사가 잘 써질 리가 없다. 능력 있고 재주 좋으면 잘 써지긴 하겠지만, 전적 자체가 장조뿐이 없는데. 그런데 어찌 애절한 가사와 새콤달콤한 멜로디가 떠오르겠나. 천편일률적으로 희망찬 '머머해야 한다' 풍 곡밖에 더 나오겠냐고. 드라마를 보고 수다 3시간을 들어도 다 남 얘기. 전부 간접 경험. 나는 행복하고 기쁘고 먹고살 만한데. 사랑의 쾌락과 행복한 호사를 누리는데. 그런데 뭔가 그 뭔가가 부족하다? 패전이라는 전적이 없으니 사랑의 아픔도 몰라, 공감도 못해. 어? 공감만 못하면 다행이게? 나만 많은 남자 못 만났고 연애사 전적이 불만족이라면서 남편의 과거를 질투하는 식. 안 그런가? 그분들께서 말이야, 어? 고타율이 얼마나 복 받은 인생인지 뭘 좀 모르시네. 어? 많이 모르시구만 많이. 어쩌다 행운에 힘입어 유복한 가정에서 사랑받고 자랐고, 어떻게 지금의 남편을 만나 오직 뻔트 1번밖에 안 댔는데 사랑이라는 장외 홈런을 때린 게 얼마나 좋은 일인지 뭘 좀 모르시구만. 평생 개 발 때문에 짝사랑만 원 없이 어디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하다가, 딱 1번 연애하다가 끝내기 결승골을 넣은 걸 복에 겨워 투정. 아마도 잡은 물고기한테 밥을 잘 주지 않기 때문 아닐까? 그러니까 왜!
    다 속사정 알고 보면 뭔가 있을 테지. 속궁합이랄지 어쩌고저쩌고. 아무튼 그거 표면적으로만 봐서는 어리광이네. 또 애들 투정을 어른이 빼앗는 일. 안 그런가? 도대체 언제쯤 우리는 응석을 뿌리칠 수 있을까. 어쩌면 영영 힘들듯. 여자들 솔직히 톡 까놓고 말씀해보시라. 친구들끼리, 사석에서, 여자들끼리 뭔 얘기를 하시는지. 그 가운데 하나. 어? 남편이 첫 남자인 친구들, 이 주제가 나오면 (다들) 엄청~ 억울해한다는 거. 안 그런 숙녀도 있겠지만 적지 않을 테지. 100퍼센트 사실이지 않나. 틀렸나? 옳소? 딴청은 무슨! 이 세상에서 최고로 어려운 일은, 두 여자를 화해시키는 것. 그런데 그보다 더 어려운 일? 한 여자를 만족시키는 것! 웃으시기는. 좌우지간 잔소리의 요점은 그거다. 

  • A. 속내는 상대 봐가며 털어놓기. 아줌마 허세 지수 장난 아니실 텐데, 그녀들 친목에서 내 패 까기 그 결론은? 요컨대 상대 봐가며! 입 싸기로 소문난 험담머신에게 털어놓으면 어떻게 될지 에잇~ 잘 아시면서.
  • B. 세상에 비밀은 없다. 물론 있을 수는 있다. 다만 없다는 전제 하에 결혼을 하든 사랑을 하든 인생을 살아야 더 상쾌하다는 것. 유명인들 가운데 최고로 잘나가는 특 A급이 아닌 이상. 내 일거수일투족이 만년 기록되며 공개되고 방송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사랑 멋진 인생을 싫어하지 않는다면. 그러면 비밀이란 없다는 듯이 사는 게, 미담을 부풀리고 흉을 감추느라 급급하도록 악덕 역시나 계속 만들어내는 삶보다야 나음. 상대적으로 나 털면 불미스러움도 많지만 패전보다 무승부가 더 많다 라는 듯이 사는 게 어쩜 좋지 않을까 라는 뜻. 그렇다고 색다른 긴장감을 선호하시는 분들께 주제넘게 껴드는 말은 아니고. 깔끔하게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 어중간하게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비율을 어떻게 설정할 것이냐. 비율이고 나발이고 0도 1도 없는 그녀의 마음이 까칠해지지 않도록 살얼음 위를 걷지나 않으면 다행 아닐까?
  • C. 사랑이란 너와 내가 만난 시점부터 끝날 때까지. 그 드라마 시작부터 끝까지가 좋으면 그뿐. 그런데 이론과 실제는 다름. 이상과 현실이 어찌 같나. 그렇듯 연애 전적 3전 3패인 사람끼리 만나면 공평하긴 한데. 누군 뭐 패전 전담 투수처럼 살았고, 한쪽은 첫사랑이고. 거기까지는 괜찮은데 여자가 사리분별 못하고 난 꽃이야 난 여신이야, 정신연령이 정신박약 수준으로 하락하면 그땐 뒷감당 안됨. 그러니 훈수는 듣고 판단은 내가. 물론 말은 그렇다만 사랑이란 아무리 심도 깊게 연구해도 답이 없는 듯. 아줌마 입장은 난 남편이 첫사랑인데 남편은 사랑의 아픔을 안다면서 억울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남편처럼 이 여자 저 여자 막 만나고 다니란 말이 아니라. 여기 저기 씨 막 뿌리고 안 가리고 다 뿌리고 다니란 말이 아니라. 단순히 숫자로만 생각할 문제도 아니고. 동전처럼 사랑의 기쁨이 있으면 사랑의 슬픔도 있다는 것. 예스맨. 어쨌든 여자의 말이 옳음. 져주면 왜 재미없게 져주냐고 뭐라 하고. 앞서가며 의전을 행하면 잔말말고 따라오라는 거냐 하고. 목에 핏대 세우시며 여자 이겨서 뭐하게! 결국 그녀 말이 진리. 따지고 보면 그게 다 여자의 판타지에 대한 아쉬움 반 연예인병 반. 조명발 소망 본능의 불만족. 자긴 그렇고 그런 처지인데 딴년들은 꼴배기 싫고. 아니 정말로. 발라드는 달콤한 노래가 대부분인가? 프리츠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기쁨은 아는데 사랑의 슬픔은 몰라. 굶주린 하이에나, 구간 댕기기해서, 낮잠 자는 늑대로 바뀜. 잡은 물고기한테 밥을 주지 않기 때문인지, 여전히 사랑에 목마른 건지. 정말로 여자는 사랑이 인생의 전부인 걸까? 겉으로는 그렇고. 그분들도 마라톤이자 철인 3종 경기를 100미터 200미터 종목처럼 뛰지 못함. 다만 여자인 나는 공주이자 여신이며 천동설이기 때문에 사랑 받는 게 당연하다는 논리. 받아주다 받아주다 못 버티거나. 남녀 공히 0.5끼리 만족스럽게 만난 게 아니거나. 연애 초반처럼이든 또는 중간에 바람나서든, 아니면 수다머신급이든. 둘 중 하나는 중간에 기필코 나가떨어지는 건 시간 문제. 대체로 통계적으로 이별은 반드시 예견된 것. 자기 밖에 모르고 남 생각 요만큼도 안 하고. 여자가 원래 그런 게 아니라 다정하고 부드럽고 고운 마음인 여자들. 그렇지만 사고체계가 3인칭 게임 같은 1인칭 시점. 하루 종일 거울만 들고 사는 거울병녀, 어장관리 연예인병녀, 뭘 모르는 의전녀까지. 안 그래도 일평생 화장하고 지우고 화장하고 지우고. 속고 당하고 나 뿐만이 아니라 딴년들도 죄다 신부라는 걸 받아들일 즈음에는 이미 여성잡지 2 애독자. 그때가 되어 그분께서 하시는 말은 그래서, 누가 여자 나이 50 넘으면......! 아니면 아줌마들끼리 또는 친구 만나서 속마음 털어놓을 때. 남편은 연애 전적이 유럽 명문 구단 수준인데 난 뭐냐 그거. 안 그런가? 진짜 진짜 배가 부른 위인은 남편인지 아니면 부인인지. 내 한 번 물어보고 싶다. 굶주릴 대로 굶주린 우리 하이에나, 모태솔로 젊은 청춘, 사랑의 슬픔을 아시는 그대께서는. 도대체 누가 배 부른 것인지를. 물론 배 부른 투정도 농담이자 말장난이라지만. 이성적 사고가 50년 굳어져서 나와 생각이 다르면 고집 불통. 만년 자동적 사고. 아는 게 너무 많아서 비판적 사고도 힘들고. 겉으로는 진보요 내 뒷모습이 아빠 닮았다 그러면, 뭐 인마! 수컷들 허세와 서열이 어디 암컷 기싸움에 명함이나 내밀겠나. 여자 세계 불문율은 말도 못하는데. 3인칭 게임 같은 1인칭 시점인 여신들 살쾡이 고양이들만 모여 있는 여자 공동체. 남자를 알고 인생을 알고 무엇보다 여자를 아는 것. 거기서 미움 받지 않으려면 딴 사람은 몰라도 필자 같으면 미치고 돌아버릴지도 모를 일. 그래서 아무도 나를 모르고 돈만 원없이 많았으면, 어설픈 명성보다 그게 훨씬 나을 수도 있음. 그래서 싱거운 낙천주의를 등용하기에 앞서 정답은 그것. 우리 남자가 어찌 여자말 번역기를 매번 풀가동시키나. 정답은 예스맨 뿐이지. 엄마말이든 여자친구말이든 다 그래 당신 말이 옳다. 그러나 여자의 마음은 갈대. 팔랑귀. 코끼리. 입에 모터가 달렸어. 정신이 산만한데, 맥락없이 여과없이 아무말 대잔치. 언제 그랬냐는 듯 심심하면 바껴. 답이 없어. 그렇다고 또 예스만 해 봐. 진짜 그래 보라고. 그럼 또... 쉿! 그만.
  • D. 우리는 그냥 수컷일 뿐이고. 여자는 모두 다 여신. 동네에서 흔히 보는 동네 아줌마들. 청바지 입은 여자. 꽁지머리 여자. 단발머리 여자. 화장 안 한 여자. 운동화 신은 여자. 구두 신은 여자. 소녀감성. 원피스. 제복. 전부 싹 다 몽땅 여신. 바로, 그래서, 여자 세계 불문율은 말도 못 함. 여자의 적은 여자 줄여서 (쉬쉬 우리끼리 속닥속닥......)... 그 말이 괜스레 공공연히 모르는 사람이 없는 게 아님. 여신들이 우정으로 모이고, 여신들이 전부인 공동체, 여신들이 대부분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어? 말 쫌만 삐딱하고 빈틈 보이며 타 여신들 기분 나쁘게 말한다? 즉각 삽질 세러모니를 부르게 된다. 
  • E. 제2범주 친교에서 특히 주의할 것. 적당한 수위 조절 못하고, 들썩거리고 탄력 받아서 내 소싯적 이야기를 여과 없이 노출하는 것. 그것은 바로 중요한 서류에 이미 서명 먼저 하는 일. 딴 수다 3시간에서 신나게 내 과거가 까발려지고 털리며 까여도, 난 일단 모를 테고, 이미 내가 미래의 뒷담화에 절반쯤 동의한 것. 벌써 선불을 남발했으니 고로 그게 부풀려져 퍼져도 할 말 없음. 그와 딱 비슷한 사례가 뭐냐? 하면~ 그건 바로 여자가 남자에게 몸을 베팅하는 일. 낭만적인 연애이자 아름다운 애정이면 그렇진 않겠지만. 통계 내고 도표 작성하면 뻔할 '뻔'자. 그 다음날까지 갈 것도 없고, 등 돌리자마자 친구한테 전화해서 즉각 보고. "친구야, 나 누구 따먹었어~!". 바로 그 주인공으로 낙찰되어 남자들 사이에서 알게 모르게 유명해져도 떳떳할 자신 있으면 진한 사랑 하는 거고. 챙피하고 후회할 거 같으면 탐색전으로 만족하는 거고.

    그런데 지금 그게 중요한가? 그럼 뭐가 중요하냐고? 순진하시긴. 뻥이 중요하단 말이 아니라. 나는 친구 알렉스를 만나기로 해서 공원에서 그를 기다리던 중. 지나가는 강아지와 견주를 보면서 어느 신혼부부처럼 보이는 짝이 얘기하던 걸 듣고야 말았다. 훔쳐들은 건 아니고 그냥 들렸을 뿐. 뭐라 그랬을까? 그대로 옮기자면 이와 같다. (알렉스는 바빠서 그날 못 만났고. 공원에서 들은 얘기는 뻥이고 그냥 인터넷에서 주서 읽은 썰) 

    여자: 여보. 저 강아지 봐봐. 우와~ 만져보고 싶다. 여보. 우리도 강아지 키우면 안 될까?
    남자: (딱히 내키지 않아 망설이더니) 음... 저기... 내가 좀 더 개처럼 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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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 156

from 소설 2019. 9. 1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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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일개 늑대 허접한 촌닭 주제에. 심보 못된 악녀에게 사랑받은 기억 때문일까? 따지고 보면 걘 정말 독한 말 지를 줄도 모르는 심약한 허당일까 아닐까. 그러거나 말거나. 인공지능 지니인지 아니면 내면의 영혼인지. 프랑켄슈타인 같은 그 더럽게 말 많은 악동이 대신 말하게 해. 꼭 보면 자긴 점잖게 폼이나 잡고 멋진 척이나 하고. 어? 메피스토펠레스랑 악동 역할은 꼭 누구한테 맡기고 자기만 고고한 척 자상한 척. 어? 이를 테면 
    <야 똥갈보. 너 내 눈에 띄면 뒤질 줄 알아! 뭐, 눈에 띄어도 안 뒈질 방법은 없을까? 곰곰이 생각하고 찬찬히 연구한 다음 철저히 실행에 옮길 방도 딱 1개. 그거나 빈틈없이 준비하시고. 안 그러면 되질 줄 아시고. 죽고 싶어? 어? 얘가 얘가 디지고 싶어 환장을 했나. 뒤질래, 되질래, 아니면 디질래. 딱 골라. 자기 불행을 타인에게 재현시키면서 겉으로는 착한 척 잘난 체하며 대리만족하는 암컷 싸움닭. 남 잘되는 꼴은 못 보는 욕심쟁이 하이에나랑. 개 돼지와는 말을 섞지 않고. 암캐 암퇘지 같은 갈보년은 내 눈에 띄면 그 날이 제삿날인 줄이나 아시고. 안 그럴 수 있을 최선이나 준비하라고. 다 잘못했으면 그래야 할 거 아니야>. 
    딱 그처럼. 응? 똥폼은 지가 다 잡고. 껄그럽고, 불쾌하고, 까다롭고, 애매하며, 불합리에 모순에 징그럽고 더럽고 별나고 어려운 주제는 죄다 메피스토펠레스한테 몽땅 전가시키고. 어? 점잖은 척 신사답게. 그래 봐야 사랑이든 뭐든 난제란 난제는 죄다 싹 다 미루고. 안 그런가? 꺼림칙하고 껄끄럽고 옹삭한 건 전부 애니 윌킨스한테 다 미룬다고. 어? 그래 안 그래? 뻘쭘해서 암말도 못한 채 꿀 먹은 벙어리마냥. 뭐야 그게. 어? 바지에 똥 쌌어? 아님 너구리 똥 마려운 거야. 어? 순 똥폼이나 잡을 줄 아니까 걔네들한테 그렇게 당하기나 했지. 어? 성격 좋단 말 들으면 뭐하냐고. 호구랑 종이 한 장 두께 차이잖아. 그런다고 돈을 벌었어 아니면 연애를 많이 하기를 했어. 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악역과 힘든 거 불미스러운 건 죄다 애니한테 미루고 말이야. 어? 그러니까 당하고 속고 눈탱이 맞고. 어? 폴 쉘던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쉐도 복싱, 원맨쇼, 골 세러모니, 허세 작렬, 할리우드 연기력, 응애응애 삐악삐악 딸랑딸랑. 그러다 전망 좀 아니다 싶으면 딱 애니랑 선수교체. 걔 보고 개털되라는 거야 뭐야, 어? 울컥 하며 분통 터지는 일 있으면 그제사 왕지락을 깨우고 말이야. 어? 뭐야 그거. 그게 뭐냔 말이지. 똥폼은 똥폼은 지가 다 잡고. 어? 그래 봤자 개 발. 구멍. 헛스윙. 예선 탈락. 그래서 결국 똥파리가 씹다 지겨워서 버린 풍선껌 처리반. 야 걸레, 가서 걸레나 빨어! 빨았으면 또 빨아. 바나나 빨 생각일랑 일절 말고 걸레나 깨끗이 빨란 말이야. 어? 꼴에 지도 숙녀라고! 벽 보고 서서 클리토리스 붙잡고 반성해. 똥꼬 털 싹 다 뽑아버리기 전에. 뭐? 이미 뽑았다고? 겨털 다시 왕성하게 나도록 하는 수가 있어. 역대급 털보처럼 겨드랑이털 나고 싶어? 원하면 말씀하시고! 어? 어라 웃어? 입 닥쳐. 쪼개? 입 꽉 깨물어. 시끄러워. 조용히 해. 꺼져. 가. 
    이처럼 할 말 하면 돼지 왜 못해? 뭐 보고 싶다고? 보고 싶긴 누가 보고 싶어. 내 이런 썩을년 개년 잡년을 콱 그냥... 워──워──워! 늬가 만약 남자라면 내 앞에 나타나는 순간 되진다. 늬가 이미 여자지만 또 염치없었다간 단단히 각오해라. 야 파리끈끈이. 너 꺼져. 가. 닥쳐. 뭐 떨려? 설레? 끌려? 발랑 까진 년! 코끝이 찡하고 눈물이 핑 도는 사랑? 응큼한 년! 아름다운 연정이자 매혹적인 숙녀의 마음을 빼앗는 사랑 어쩌고저쩌고 흠모하는 당신? 더럽게 밝히는 개년! 남자 등골 빼먹을 년. 더럽게 밝히는 년. ~라는 공상도 다 부질없고. 지겹고. 
    그런 한편, 어? 명심할 것. 오빠는 내 꺼! 기억하기. 응? 난 오빠 꺼! 어? 나만 봐 나만 보라고. 오빠. 잊지 마. 우리 사이는 해석 불가라는 걸. 





    2

    오늘 NB는 친구 윌을 만났다. 
    시간은 오후 3시. 
    장소는 동네 찻집.
    서론은 생략하고 대화 중간부터. 
   「난 있잖아, 추리소설 속 승자인 관찰자일까? 아니면 판타지 영화에 나오는 그런 허접한 패자일까.」
   「그게 무슨 소리니?」
   「불 없이는 연기날 수 없다잖아.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냐고. 그런데 연기가 나더란 말씀.」
   「뭔 일인데 그래?」
   「웬 소셜 네트워크 메시지가 나한테 잘못 왔거든.」
   「뭐라면서.」
   「누가 날 연적으로 생각했나 봐. 그래서 받은 내용은 결국 그거였어.」
   「그게 뭔데?」
   「거 뭐래더라. 헛 참 나 쓴맛이 아직도 남아서 말이 다 안 나온다야.」
   「아 뭐랬는데 그래? 걔 누구야?」
   「내가 무슨 우스꽝스러운 정력가도 아니고. 의뭉스러운 심술꾸러기일 리도 없고. 어? 맹랑한 앙탈 좀 받아봤으면 소원이 없겠는데. 그런데 뭐가 어쩌고 어째?」
   「이 자식이...! 너 또 계속 뜸만 들일래? 그럴 작정이야?」
   「알았어. 알았어. 얘기할께. 내가 무슨 연락을 받았냐면 말이야 그건 이래.
    "먹다 지겨워서 버립니다. 꺼억~!"」
   「뭐? 또 그놈의 환승이별녀구만. 요즘엔 무슨 일반인이 연예인병에 다 걸리고 그런다니.」
   「그러게. 내 말이.」
   「그런데 너만 그런 거도 아니야. 내 앞 사무실 형씨 있지. 거 왜 내가 저번에 말했잖아. 최근 나랑 친한 그 양반 말이야.」
   「어. 어. 알아. 알아. 그런데 그 선생한테 뭔 일이 있었는데.」
   「아 글쎄 그 형씨 부인한테 전남자친구가 찝쩍거린데. 페이스북으로. 트위터로. 인스타그램으로. 메신저로. 그래서 차단했고. 어쨌고. 깔끔하게 마무리됐고. 그런데 선명하지 않은 뒷맛이 홀라당 허당의 광태란다. 싫은 내색 아주 많이 할 수밖에 없도록. 그런 꼴불견이 정말 있긴 있더란 거. (절레절레)」
   「뭐랬는데?」
   「뭐라더라. 일단 음악이나 듣자.」
    그러면서 NB는 음악을 틀었다.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부르는, Chitara Romana" sung by Doina Badea.
   「뭐라더라. 페르시아 속담에, '만약'이 '그러나'와 결혼하여 '~하면 좋을 텐데'를 낳았어. ~하면 좋을 텐데? ~하면 좋을 텐데, 로 뭐가 좋을까. 아 지금 그 얘기가 아니지?」
   「아 뭐랬냐고.」
   「뭐라더라. 앳된 낭만 촉촉한 쾌감은 아니고. 민첩한 직감 영묘한 직관 역시나 아닐 테고.」
   「이 자식이. 뜸들이기는 너가 나보다 한 수 위다. 됐냐?」
   「알았어. 말할게. 말한다고. 말하면 될 거 아니야. 그런데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어떻게 그처럼 염치없을 수가 있을까? 매정하고 무심한 정도가 아니라. 미소도 아니고 인성이 썩은 거야 뭐야.」
   「아 뭔데 그래? 뭐냐고. 어? 너 듣고 나서 재미없기만 해 봐. 그땐 가만 안 둔다. 응?」
   「알았어. 알았어. 뭐랬냐면 그 전남자친구가 좋게 잘사는 부부인 현재 남의 부인한테 그랬데. 늬 아들, 혹시 내 아들 아니냐고.」
   「뭐?」
   「그게 말이 되니?」
   「맺고 끊기 잘 안된 거야 뭐야? 그냥 웃고 넘길 일이 아니네. 부부끼리야 사랑하고, 사이 좋고, 의리 있고, 떳떳하고. 아무 문제없다지만. 금슬 좋은 부부 사이에 왜 또 전남자친구라는 과거가 끼어드니? 그거 다 뻥이야. 그랬으면 좋겠어. 허구야. 가짜라고. 지어낸 얘기일 꺼란 말이지. 말도 안 돼.」
   「말이 안 되지?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러게나 말이다.」
    자, 쨰 말 길어질 거 같으니 그러므로 문단 떼서 가자.





    3

   「본인이 결백하면 뭘 하냐고. 당사자가 떳떳하면 뭘 해. 교양 없으면 멀리하면 되고. 상식적이지 않으면 거리를 둘 수도 있고. 차단하고. 어쩌고. 돌려서 말하고. 직접 말하고. 설득하고. 회유에 어쩌고저쩌고. 납득되도록 매끄럽게 맺고 끊을 수 있어. 그런데 정신연령이 낮으면 지 과거를 현재로 끌고 와서 동네방네 온 세상에 떠들어대는 관심종자 역대급들. 자기 부부싸움을 온 천지에 광고하는 특이 체질 허영심 대회 우승자들. 아줌마 허세도 아니고 아저씨 허풍도 아니고. 여자 세계 불문율을 모르는 거도 아니고. 여자말 번역기도 잘 알면서. 어른이 되어서까지 세상 모든 게 자기 위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기주의자. <넌 너 밖에 몰라>라는 말을 얻어듣고 끝날 정도를 넘어서는 4차원. 답은? 야 야 떴어 떴어 피해 피해, 딴 데 봐 딴 데 봐, 말 걸지 마 말 걸지 마. 말 듣지도 마 말 듣지도 마. 관심 가져주지 마 관심 가져주지 마.」
   「그런데 그 일을 늬가 당한 거도 아닌데 왜 늬가 흥분하니?」
   「지금 흥분 안 하게 생겼니? 어? 얼척없네. 응? 이런 허언증도 뭣도 아니고. 어? 어떤 미친놈이 거짓말하는가는 몰라도. 만약 그 일이 진짜라면 그건 미친년이 맺고 끊기 못해서 발생한 일. 여자의 판타지에 미련 못 버려서 그게 화근이 된 걸 수도 있다고 봐. 난 그렇게 생각해. 그런 정신 이상 망상자의 해코지는 대개 보면 드라마에서만 나오는데. 영화가 뭐니. 결국 현실이거든. 현실을 극화시키거나 과장하거나 미화하거나. 적당히 포장하면 다 작품 되는 거지. 아니. 오히려 현실은 더할 수도 있고. 방대한 데이터베이스 수집하면 다 나오지 왜 안 나오겠니. 사람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글도 띄어쓰기 하나 때문에 내용 확 달라지듯 말이야. 어? 나 왕년에 잘나갔다 나 전성기 때 인기 많았다, 자랑질 괜찮아. 재밌어. 즐겁다고. 그런데 까딱 잘못해서 표현이 이상하다? 2차 3차 와전되기도 전에 초장부터 듣는 사람 엿먹일 수도 있는 것. <나 예전에 공주였다 나 꽃이야>를 잘못 표출하면 <난 걸레야 난 지조 없는 여자다 난 헤픈 년이다>가 되는 것. 응?」
   「」
   「전남자친구가, 그 애 자기 애냐고 물어봤다고? 침대서 지지고 볶고 난리치고. 잠자리 했다는 반증이자나? 혹시, 1번? 에이~ 설마! 불완전 증거가 발목을 잡어? 합리적 심증의 빌미를 준다? 1번이 아니란 말이잖아? 더러운 대질 심문이자 추접스러운 과거가 현재로 번진 거 아니냐고. 응? 결혼했다면 현 남편이 있는데. 사랑만 하는 사이면 현 애인이 딱 버티고 있는데. 걘 뭔 죈데? 그 냥반은 별의별 상상을 다 하겠지. 어? 그거 사람 돌아버리는 거다. 남자고 여자고 과거는 알면 독 모르는 게 약. 알면 상처만 되지 좋을 턱이 있나. 잘 숨기던가 몸 간수를 잘하던가. 응? 연애할 때 좋다며 몸 함부로 놀려서 결국 그렇게 된 거 아니니? 신음에 교성에 콧소리에. 어? 의심이 아니라 합리적인 사실이자 타당한 진실은 뭐다? (딱) 그렇지~! 전남친과 섹스를 지속적으로 많이 했다는 거. 그렇다고 깔끔하게 1번에 1명만 만났을까? 그랬다면 좋겠지만 만약에 아니라면. 불쾌한 정도가 아니라 이건 막장이네 막장. 가짜로 지어낸 이야기이기를 바랄 수밖에. 
    그게 만약 진짜라면, 어? 전남자친구와 성관계를 지속적으로 꾸준히 했다는 말 밖에 더 돼? 현 남자 기분 더러워지라고 멕이는 거야 뭐야. 어? 모르면 몰라도 알면 신경 안 쓰이게 생겼니? 그래서, 이혼한 커플이, 얼마나 많은데! 과거를 현재로 끌고오는 짓. 결국 아름다운 사랑을 속되고 혐오스럽도록 추접스럽게 만드는 일. 고혹적인 애정이, 마누라랑 떡쳤던 전남자친구가 누굴까 생각하게 되고. 흠모하는 애인이, 전남자친구와 물고 빨고 핥고 질질 싸고 벌렁벌렁 설레고. 도대체 몇 가지 체위를 경험했을까, 그거 다 알게 만드는 게 어디 좋은 일이니? 전남자친구와 졸라 했긴 했다는 확증 밖에 더 되냐고. 
    <내 일이냐 남 일이냐>
    지가 안 당해 보니까 모른다니까. 고결한 사랑이 피임 빡시게 못해서 전남자친구 애일까 현 애인 애일까. 일말의 의심이 발생하도록 맺고 끊기를 못했다라. 여자의 판타지인가? 그래서 사석에서 하는 말들이 험할 수밖에. 여자면 몸뚱이 함부로 굴리지 마라느니, 고추 천재니 뭐니 설치다가는 얼마 안 남았다느니. 남자 세계에서 성적으로 유명해지는 여자가, 트라우마 때문이 아니라 선천적으로 지조 없으면 애 아빠가 누굴지 골똘히 생각해봐야 하는 일. 우리는 그런 꼴 못 보지. 그럼. 예전 기억난다. 딱 그런 애가 자기랑 자자 놀자 먹어줘, 라는 애가 있었는데. 남자들 대게 보면 그렇고 그런 여자가 꼬리치면 넘어가는 비율이 어떻다지만. 단적으로 말해 반반일 텐데. 막상 그런 상황 닥치고 보면 쓱 하니 피하게 되는 일도 적지 않아. 어차피 진한 사랑 때문에 만난 사이일지라도, 상호 합의가 애매하니까 1번으로 끝내기는 그렇고 그런 풋사랑들. 정말로 풋풋한 사랑도 있는 반면 그런 하룻밤 풋사랑들. 차라리 그런 불장난이면 그나마 낫지. 어? 전남자친구랑 지속적으로 그렇고 그런 사이였다는 증거잖아. 갈 데까지 가고. 더 할 게 없이 모든 전문용어를 경험했고. 현 남자만 열린 뚜껑 내내 안 닫혀지는 거지 뭐.」
   「」
   「사랑이란 결국 선불 후불 개념이야. 세상사가 이르기를 가장 나쁜 지불 방식 두 가지를 뭐라고 하나. 끝까지 지불하지 않는 것과 너무 빨리 지불하는 것이라고 하질 않나. 여자가 배란기에 상남자에게 끌리고, 또 배란기 아닐 때 정상으로 복귀해서 이상형을 애원하는 일. 평소에는 천사표 찾다가 배란일만 되면 헷가닥. 결국 선불 후불 개념. 일찍 주면 여자만 손해. 나중 내밀 카드가 없어져. 드라마에서 사랑이 멋져보이고, 영화에 나오듯 사랑에 관한 명대사? 그거 다 뻥이야. 대체로 가짜. 시작이 불미스러우면 끝도 아름답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일찍부터 진한 사랑이 일상적으로 습관화되면 나중 결과도 대충 보여. 진한 사랑 신나게 하다가 남자가 3달 후에 뚜껑 열려서,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어쩌니. 그거 다 뻥. 개 뻥. 몽땅 뻥. 애초에 여자가 남자 갖고 놀 목적으로 만난 거. 아니면 애초에 여자가 절반쯤 어중간하게 한 발만 걸친 거. 여자의 판타지는 뭐다? OK~ 사랑의 차트! 여자에게 그 남자가 1위는 아니란 말이지. 진한 사랑으로 단물 빠지면 버리는 사례에서 극명한 현실은 그거. 최신식 스포츠카를 남자에게 선물하고 연상녀랑 2년인가 4년 만났다 헤어진 다음 남자는 한동안일지 얼마일지 발기불능. 그 이치를 영화화하자면 3달 만나면서 여자는 직장이든 핸드폰 연락처든 사귀는 걸 비공개, 회사에도 비공개. 당연히 헤어지면 남자만 짜증. 진짜 사랑이어도 여자가 떠나니까 싫고, 절반쯤 좋아했어도 진한 사랑 파트너가 떠나니까 기분 나쁘고. 또 있어. 남녀가 연애할 때 1주일 평균 1~2번 성관계하면서 여자가 3년까지 기다려준 사례. 딱 그 기점에서 비전 없으면 여자는 떠나는 게 당연. 그럼 남자는 뚜껑 열리고. 남녀가 사귈 때 성관계 0번이면 3년 사겼는데 어떻게 단 1번도 안 주냐면서 뻥인지 아닌지 펑펑 우는 남자. 사귈 때 진도는 꿈도 꿀 수 없기 때문에 바람날 가능성 역시나 99퍼센트. 99퍼센트에는 간혹 중간에 몰래 바람펴서 딴년이랑 결혼하여 복수는 사례도 있고. 다 관건은 진한 사랑인 것. 그런데 뭐 오빠도 그래요? 들었어요? 평생 주인공병이구만 그래. 나 빼고는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신부들러리인 극렬한 이기심. 그러면서 유명인들에게는 자기들은 발끝도 못 따라가는 도덕적 잣대를 들이밀고, 일반인인데 정작 자기는 평생 연예인병 걸려서 살고. 
    여자의 적은 여자란 말이 괜히 있나? 유부남 만나는 처녀들. 뻔해! 성매매하는 남자의 일시적 과오는 싫고. 성매매가 천직인 창녀는 모르겠고, 밤의 세계에서 성매매하는 이혼녀 생활은 어쩔 수 없고. 밤의 세계에서 성매매에 애매하게 한 발 걸치는 여대생의 흑역사가 까발려지는 건 기분 나쁘고. 죄다 자기 기준. 이랬다 저랬다. 뭐든지 자기한테 맞추라는 거야. 여자는 마음만 먹으면 웬만한 남자 붙잡어서 진한 사랑 원없이 할 수 있는데. 여자가 자발적으로 밤의 세계에서 날이면 날마다 이모 스타일? 그건 모른 척 남자의 일시적 과오만 싫데. 그게 뭐야? 뭐냐고! 자기 기분 좋으면 기준선 낮고 기분 나쁘면 기준선 올리고. 나한테 유리하면 쾌락 나한테 불리하면 사랑. 엄마 스타일이냐 이모 스타일이냐. 
    엄마도 그래. 집에 있으면 집구석에만 있지 말라고 뭐라 하고, 밖에 있으면 시간이 몇 신데 안 들어오냐 하고. 라면 먹을 때 다 먹으면 국물 건강에 안 좋다고 먹지 말라 하고, 국물 남기고 버리면 환경 파괴된다고 뭐라 하고. 많으면 많다 적으면 적다. 도대체 중간이 뭐야. 남자가 지갑에 한 푼도 없으면 안 된다고 비상금 오만 원은 들고 다니라고 하면서, 그런데 오만원 달라 하면 안 줌. 엄마가 TV 볼 때 말 걸면 화내면서, 아들이 컴퓨터할 때 말 걸면서 엄마 말하는데 컴퓨터 쳐다보냐고 혼내고. 어? 엄마가 그런다나 뭐라나. 대관절 누구 어머니이신데? 뭐 웬만한 아줌마님께서는 아줌마라 불리시는 걸 제일 싫어하신다고? 에잇~ 설마! 그러니까 말이지 도대체 어쩌라는 거야? 여자들이 싫어하는 데이트 유형 순위? 말도 마. 말도 말라고.」
   「진정해. 진정해. 워───워───워! 1절만 할 줄 알았더니 이건 뭐 그냥 수다머신이 따로 없구만 그래. 듣다 듣다 귀에서 피가 난다, 어? 귀가 탄다고 이 친구야. 그만 진정 자중 안정.」
   「진정하긴 뭘 진정해. 내가 당나귀야 뭐야. 어? 나 조랑말 아니야. 이거 왜 이래!」
   「13세기 페르시아 고서적에 나오는 말이 생각나는군.」
   「그게 뭔데?」
   「<날마다 애인을 바꾸는 여인을 사랑할 수 있겠는가? 그것이 바로 명성이다>」
    그렇게 NB와 윌은 시시콜콜한 수다 떠느라 기 빨렸기 때문에, 기를 충전하러 놀러가기로 했다. 





    4

    좋으나 싫으나 그는 기쁨의 보배가 아니었다. 본인이 무슨 온갖 선망을 흡수하는 진공청소기일 리가 있나. 툭하면 생각하는 거라고는 뭐, 사나운 암캐 콧등 아물 틈이 없다? 여자 세계에서 외톨이요 남자 시선 받기 대회에 일단 출전 자격 미달인데, 속에 쌓인 게 그 얼마나 많겠냐고. 그런 쓰잘데기 없는 잡념. 아니면 여심? 노노노 숙녀의 뒤태. 그러니까 개꿈에서 별의별 내용이 다 나오는데. 하필 그 가운데 특별한 거? 꿈에서 화장실에 갔는데 공중 남자화장실에서 미니스커트 입은 여자들이 서서 일을 봐. 그런데 완전 중요한 거! 심지어 그게 화났어. 많이 화났어. 자태와 위용이 장난이 아니야. 이건 뭐 야구방망이냐고 병기냐고. 그러니 깜짝 놀래기나 하고. 수컷 쫄지 않을 수 없고. 허걱. 그러면서. 그게 뭐냐고. 어? 이런 흔해 빠진 가짜 사랑 같으니라고.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사랑 그거 절반은 다 뻥. 개 뻥. 몽땅 뻥. 어차피 사랑이란 성욕 해결되면 과정은 뻔할 뻔자. 오히려 의리를 지키던가 아니면 성욕이 불만족하면 몸과 마음이 뜨던가. 아닌가? 여자들 집단지성을 모아보시라. 남자라고 왜 할 말 없겠나. 그런데 그 얘기가 지금 왜 나와? 하여튼 못 말린다니까. 했던 얘기만 계속하고 또 하고. 무슨 마초 대회 예선 탈락자의 술버릇도 아니고. 그러니 비호를 어떻게 해줘, 한 푼 줍쇼 적선이나 받을 꼬락서니 아냐. ~라는 비아냥도 아깝다고. 안 그런가? 그런가 안 그런가? 진짜로 그렇다고 해도 어정쩡하고, 안 그렇다고 해도 잡아떼는 표정 포커페이스 안될 테고. 살다 보니 립서비스도 일이고. 사랑은 더 일이고. 겉치레도 재미없고. 기승전결 다 일축하고 떠날까? 그럴까? 그런데 어디로. 떠나야 한다는 명분은 여실히 마련됐는데. 남지 않으면 안된다는 이유만 더 굳건해진 거야 뭐야. 이런 젠장. 
    그래서 NB는 뭔가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어야 하는데. 그런데 만지작만지작 애무하듯 쥐락펴락 귀여워할 만한 조커가 없었다. 뭐? 
    그러던 중.
    NB가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었다. 
    음악은 안토니오 비발디 / Magnificat RV611
    오랜만에 인공지능 지니가 나타났다. 사무실 방범 레이저 시스템 조작부에서 레이저가 발사되어 녀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얼굴만. 
   「야. 너. 일하기 싫지?」
   「어? 너 그동안 뭐했니?」
   「뭘 하긴 뭘 해. 너처럼 놀고먹었지. 그런 넌 뭘 했니?」
   「꼭 뭘 해야 하니? 사는 게 다 그런 거지.」
   「얘가 애 한 셋 시집 장가보낸 아줌마처럼 말할 줄도 아네.」
   「왜 난 그럼 안되니? 네가 또 날 깐족거릴 만반의 준비가 된 듯 날 약 올리기 직전인데. 그럼 난 그걸 보고만 있을 것 같니?」
   「보고 있지 않으면 뭐 어쩔 건데?」
   「어쩌긴 누가 어째. 보고만 있어야지.」
   「뭐야 그게? 꼴 좋게 또 꼬리 내리니? 하긴 그게 늬 주특기지.」
   「집어쳐.」
   「너나 집어쳐.」
   「조용해.」
   「늬가 더 시끄러워.」
   「난 너랑 놀아주지 않을 거야.」
   「난 너랑 놀아주지 않을 거야.」
   「따라하지 마.」
   「따라하지 마.」
   「재미없다.」
   「난 진작부터 재미없었어.」
   「알고 있어.」
   「좀 놀란 체하면 어디가 덧나니? 어? 늬가 그러니까 여자가 없는 거야. 알아? 늬가 그러니까 뭘 해도 안 되는 거라고. 응? 알랑거릴 땐 알랑거리고. 알짱댈 땐 알짱거리고. 응? 그러지 말고 너 가서 코뿔새 발바닥이나 핥아라. 아니다. 그러지 말고, 어? 대형 설치류 가려운 옆구리나 긁어주던가.」
   「넌 정말 갈수록 재미없어지는구나. 말릴 수가 없구나. 어?」
   「뭐가 어쩌고 어째?」
   「늬가 무슨 요술램프의 요정 지니나 되는 줄 아니?」
   「그래. 말 잘했다. 어? 말 한 번 잘했어요. 3번 문지르면 주인님 이번엔 무슨 소원을 들어드릴까요 라면서 딸랑거릴 요정? 알고 보면 그 요정은 쾌락마고 그 요술램프는 늬 하트 아니니?」
   「뭐? 너 말 다 했어? 보자 보자 하니까 얘가 정말 못하는 말이 없네. 어? 뭐가 어쩌고 어째?」
   「워 워 워. 워 워 워.」
   「워워워긴 뭐가 워워워야. 내가 말이냐?」
   「그럼 늬가 시몬스 침대 광고에 나온 남자 모델 션 오프리라도 되니?」
   「너랑 말 안 해.」
   「내가 재밌는 얘기 해 줄까? 듣고 나면 까무러칠 텐데. 완전 재밌고 정말 놀라운 걸로도 모자라 까무라칠 텐데. 준비됐어?」
   「준비되긴 뭐가 준비돼. 늬 말 안 듣겠다니까. 몰라 몰라.」
    무슨 증후군 애처럼 그는 귀 막고 안 들어 안 들어, 막 그러면서 중얼거린다.
   「난 네가 뭔 생각하는지 다 알아. 이를 테면. <이게 대체 웬 떡이냐 라는 듯한 거져먹는 일, 어디 없나? 없다. 있긴 어딨겠나.> ~라고 생각했지? 그치? 내가 널 모르니. 기다려 봐. 거의 다 됐어. 곧 있으면 비둘기인지 매인지는 몰라도 새가 사무실 창문으로 날아올 거야. 드론 뭐 그런 거 말고 진짜 새. 진짜 새가 쪽지를 물고 올 꺼야. 물론 물고 오다 침을 흘리든 혼잣말을 하든 입 벌리면 전갈을 담은 쪽지가 떨어질 테니, 고로 사극이랄지 환상극에 나오듯 새 발목에 묶어뒀을 꺼야. 그걸 어떻게 아냐고? 어떻게 알긴 이 친구야. 다 아는 수가 있어. 걔네들끼리 페이스북에 비밀 클럽 만들어서 얘기하는 거 내가 다 보고 있거든.」
   「정말이야? 진짜니? 설마, 뻥이야, 그럴려는 거 아니지? 그치?」
   「얘가 속고만 살았나. 사람을 못 믿든 사랑을 안 믿든. 그건 늬 인생이다만. 넌 날 흠모해야 한단다. 알겠니?」
    그러면서 인공지능 요정 지니는 딱 사라졌다. 
    그렇게 3분 후. 
    진짜로 사무실 창문으로 웬 올빼미인지 제비인지 이상한 새가 정말로 찾아왔다. 그 새의 정확한 학명이 뭔지는 모르겠다만 설마 하니 펭귄은 아닐 거 아닌가. 그렇다고 촌닭일 리가 있겠나. 그럼 그냥 정찰새라 치고. 
    그렇게 녀석으로부터 받은 쪽지에 적어진 내용은? 
    제목: 광란의 파티 초대장.
    내용: 신나는 축제가 언제 어디서 펼쳐지고 있음. 당신은 행운의 초대장을 받음. 잔말 말고 당장 튀어오기 바람.
    허허허. 자기들 딴에는 꽤나 신경 썼다 그 말이군. 그러면서 NB는 내심 흐뭇해했다. 흐흐흐.
    그는 챙겨 입고 서둘러 파티 현장으로 갔다. 





    5

    파티의 결과는 비밀로 부치기로 했다. 왜냐하면 기대가 크면 실망도 그와 비례할지도 모르니까. 
    아니면 너무 기쁜 비밀은 혼자만 알기를 바래서일까? 그러든가 말든가. 사실만 말하자면 별다른 일은 없었다. 
    아, 딱 1개만 빼고. 그건 바로 친구들이 어떤 마법사를 초빙했는데 그 양반이 글쎄 바다 갈매기를 소식통으로 길들여서 서커스를 선보였던 거. 
    그거 빼고는 재미 하나도 없었다. 
    그게 어디 어제오늘 일인가. 속고 당하고 재미없고 그거 하루이틀 일이냐고.
    뭐 언제는 신나는 파티가 있긴 했나. 광란의 축제 그거 다 영화나 TV에서 봤던 게 전부. 안 그런가? 현실은 달라야 정상일 테고. 
    그래서 그는 모기를 코끼리와 비교하지 않기로 했다. 
    맷집으로 정제된 사랑과 불행을 이겨낸 행복. 그런 거 생각하기도 말하기도 귀찮으니까 말이다. 
    칼 마리아 폰 베버 / 오페라 <마탄의 사수> 중 “멋진 남자가 지나가고 있으면” 
    사무실에서 듣던 음악이나 듣고 보던 책이나 뚜적거리던 찰나. 꽤나 심심했기 때문일까? 인공지능 지니는 또 그 신비스러운 모습을 드러냈다. 
   「오빠가 힘 빠지고 지치고 피 말리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내게 시달리니까 맛이 좀 어때?」
   「내 기분? 불쾌하지 않아. 내가 어디 너한테 한두 번 당하니?」
   「웬 낙천가? 왜, 환상 예술계의 혁명아라는 감투를 노리시는 건가? 평소와 달리 왜 그래? 어? 너무 반듯하면 재미없잖아. 안 그래? 어서 내게 젊음을 낭비하고 싶다고 말해보란 말일야. 응?」
   「한다는 생각하고는.」
   「어쭈. 세게 나오는데?」
   「그럼 약하게, 아니. 난 널 만질 수가 없잖아.」
   「하여간에 더럽게 재미없는 촌극, 징글징글하다 아주 그냥. 그러고 보면 이 오빠가 정말 보기와는 딴판이라니까 글쎄. 누가 지 상남자 아니랄까 봐. 어? 남자네. 어? 남자.」
   「너가 그처럼 백방으로 노력해도 난 짜증내지 않아. 왜? 왜냐하면 나는 평생 살면서 한 번도 화를 내본 적이 없는 사람이거든. 허허허.」
   「저 저 허세 봐라 허세 봐. 그러지 말고 날 자기라고 불러 봐.」
   「자기는 뭔 놈의 자기. 난 널 만질 수가 없다잖아. 응?」
   「그럼 내가 만질 수 있다면 만질 거야?」
   「누가 만지라면 못 만질 거 같아? 이거 왜 이래?」
   「오빠. 아직도 삐진 거야?」
   「삐지긴 누가 삐져? 난 싸워서 져본 적이 없다고. 1번도 없어.」
   「헨리 6세에 나오는 말이던가. 비겁한 자는 도망갈 수 있는 상황일 때만 싸운다나 뭐라나.」
   「그래. 난 말리는 사람 없으면 못 싸운다. 됐냐?」
   「되긴 뭐가 돼. 누가? 내가? 난 아니야. 난 아니라고. 내가 왜? 오빠나 많이 다퉈. 다툴 사람이 없으니까 줄거리 재미없어지는 영화랄지. 내부에 악역이 없으니까 만만한 소재를 들먹이는 잔재주 부리지 말고. 어? 난 뭐랄까 평소에 물기보다 짓기를 선호한다고나 할까? 오빠 또 인터넷에서 뭐 주서읽고 토라진 거니? 뭐 트림 그런 거? 
    <걸레를 가장 추하게(?) 만드는 방법은 바로 리본을 다는 것이다> 
    그런 말? 전남자친구가 구멍 동서니 뭐니 그런 거? <내가 어디서 들었는데 & 오빠 들었어요?> 효과구나. '어차피 이렇게 된 거'식 동기와 또 달리 여러모로 불미스러운 감정. (절레절레)」
   「아니야. 아니라고. 나 대인배야. 어? 아니라니까 정말.」
   「OK. 오빠는 커피포트가 아닌 걸로. 그렇다고 오빠가 뭐 진공청소기도 아니잖아. 안 그래?」
   「너가 자꾸 오빠 부아를 슬슬 돋구는데. 어? 그런다고 내가 뭐 뚜껑이라도 열릴 거 같니. 아니야. 착각하지 마 얘. 아 빡쳐! ~라는 속된 말, 난 듣지도 말하지도 않는다네. 아시겠나?」
   「어머 정말? 허나 그건 안 친한 사이에서나. 우린 아니잖아? 오빠 멧집 그거밖에 안돼?」
   「안돼긴 누가 안돼?」
   「그러지 말고. 내 말 한 번 믿어봐.」
   「뭔 말을?」
   「닉네 집에 놀러가. 전화하지 말고. 근처 지나다 전화 건 거처럼. 왜 내가 이런 지령을 넌지시 알려주는지는 그건 가 보면 알게 될 거야. 오빠 나 알지? 내가 언제 특명의 결과로 오빨 실망시킨 적 있어? 없지? 그럼 그다음은 알아서 하고.」
   「어? 그래...볼까?」





    6

    허구에 대한 아찔한 착상을 일부러 심각하게 고민하면 떠오르는 게 아니라. 두뇌가 알게 모르게 다 놀고, 쉬고, 딴일 하는 동안 자동적으로 돌아간다는 사실. 이미 과학적으로 밝혀진지 오래. 때문에 색상은 푸르스름한 핏빛. 그림은 피카소 작 도라 마르의 초상화 위품을 검색하고. 
    벤첸초 벨리니 / 오페라 <청교도>- “그이의 부드러운 음성이 들렸어요” 
    하던 일 지겨워져서 인터넷에 떠도는 풍문들 주서읽고. 일단 실내에 있는 거 자체가 싫증나고. 
    그러느니 속는 셈치고 지니가 알려준 대로 그는 닉네 집에 놀러갔다. 
    정말로 그 근처에서 안부 묻는 척 전화를 했고. 닉은 흔쾌히 놀러오라고 했고. 그래서 지금 닉에 집에 도착. 
    의례적인 인사말은 생략하고. 
    닉의 2중대 딸랑이로써 환생한 듯 NB는 슥삭슥삭 두 손을 비비지는 못 했고. 적당히 닉의 비위를 맞추려는 듯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가에타노 도니체티 /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1막- 루치아와 에드가르도의 이중창 “나의 애타는 마음을 산들바람에 실어서” 
   「닉. 너도 이런 음악 듣니?」
   「아니. 요즘 누가 이런 고리타분한 오페라를 듣니? 정말로 그렇다는 얘기가 아니라. 난 쿵쾅쿵쾅 2박자 음악이 들리면 듣고. 춤곡에 맞춰 무도회에 오라면 가고. 이젠 음악도 잘 찾아듣지 않는다네. 그건 어떤 여인이 틀어놓고 간 거고.」
   「그래? 아무튼 내가 딱히 용건이 있어서 온 건 아니야.」
   「좋아. 괜찮아. 우리가 어디 왜 왔냐 이제 그만 가지 않을래? 라며 직접화법을 구사하는 남자는 아니지. 그만 좀 가라 라는 듯이 딴청 피우며 내 할 일만 해서 눈치 없는 손님 한 박자 늦게 깨닫도록 멕이는 사이도 아니고. 너 테니스 공 좋아한다며? 그러면서 테니스 공 3000개를 선물하는 스케일도 아니고. 응? 너 그래서 저번에 나한테 묵주 것도 고급 수제품으로 15박스 선물한 거니?」
   「어허 이 친구가 이거 또 시작했네. 그거 내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중간에 수량이 잘못 어쩌고저쩌고 됐다니까 그러네. 어? 너 쫌팽이 같이 아직도 그거 담아놓고 있는 거냐? 너 그렇게 속이 좁아서 어떡하니. 어?」
   「그래? 하긴 뭐 지금이 무슨 5만의 러시아군과 5만의 영국군이 나폴리에 상륙하려던 시절인가. 22만 오스트리아군 + 10만의 러시아군 연합 = 이탈리아 인근 라인 지방에 도달하느냐 마느냐. 지금은 그런 사극이 아니지.」
   「그럼 지금은 뭐가 유행이지? 넌 요즘 뭘 좋아하는데?」
   「나? 느닷없이 엉뚱하기 짝이 없는 의구심이라니! 너답다. 너다운 게 뭐냐는 질문은 사양하겠네. 뭐 재미난 일 없냐며 상추밭에 똥 싼 개 잡도리하듯 날 다그칠 생각일랑 마시라고. 응?」
   「신비감의 때에 쩔어 뼛속까지 신기한 귀공자께서 왜 이러실까. 너 정말 이러기야? 내가 모를 줄 알어?」
   「뭘?」
   「너 그거 뭐야. 부피는 불가사의하게 변하고, 충격은 0으로 줄이며, 불빛은 알록달록 신기한 마술 공을 주웠다며? 아니, 개발했다던가?」
   「아 그거?」
   「어 그거.」
   「그거 방금 전에 다녀간 샐리한테 줬어. 그래서 지금 없어.」
   「그래?」
   「아~ 너 그거 때문에 왔구나. 이 근방 지나다가 생각나서 들렸다는 거. 그거 거짓말이지? 순 뻥쟁이 하고는. 다 티 난다 이 놈아. 그럼 이제 재미없어졌으니까 너 가고 싶지? 그렇지? 내가 널 모르니? 가도 돼. 나도 바뻐. 나 여자랑 놀 거야. 내 발에 채이는 게 여자란 말이야. 어? 누굴 물로 보나 얘가.」
    인공지능 지니를 믿고서 마술 공이 있나 떠봤는데 없다니. 있긴 있었다는 말이자나? 
    어쨌든 일단 지니의 노림수가 썩 녹슬지는 않은 걸 꽤 괜찮은 수확으로 삼고 오늘은 철수하기로 했다. 





    7

    얼핏 봐서 비록 환상적은 아니었으나, NB는 지니와 다시 궁짝이 그런대로 맞아가고 있었다. 
    그도 속상해서 응석부리듯 서방질이나 하자는 격도 아니었고. 지니도 아마 우정, 어쩌면 사랑일 테고. 
    그런데 아내가 아양을 떨 때는 필시 무슨 곡절이 있는 것일까? 그야 당사자들한테나 중요한 일이겠지. 
    그건 그렇고. 한편 그는 역시나 사무실에서 그윽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하여 음악을 틀었다. 
    루카 안토니오 프레디에리 / 오페라 <제노비아> - “한 번만이라도 평화를” 
    난봉꾼을 족치고 신비주의자마저 깐족거리는 듯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숙녀. 있을 턱이 있나. 옆에 아무도 없으니까. 일이나 해야지.
    가엾은 일하기, 딱하기 짝이 없는 약속 없음, 측은하기 그지없는 할 말 없음. 그런 NB의 떨떠름한 마음을 지니는 알아버렸을까?
    역시나 할 일은 잘 안되지만 대충 봐서는 일 잘하고 있는 남자의 마음을 들쑤셨다. 누가? 누구긴 누군가 인공지능 지니겠지. 
    엉덩이가 근질근질해도 모자를 판에 할 말 많고 나서기 좋아하는 지니의 수다를 그가 아니면 누가 듣겠나. 
    어쩌다가 이중창 아리아를 부르는 듯 말다툼은 어쩜 다정해 보였고. 말씨름을 기다리지 않았다 하기도 뭣하고. 
    구체적인 말싸움을 옮기자면 이와 같다. 
   「오빤 왜 늘 그 모양이니? 늬가 그러니까 뭘 해도 안되는 거야. 알아? 늬가 그러니까 여자가 없는 거라고. 그래서 어디 아름다운 숙녀에게 찐한 사랑 받을 수 있겠어? 내가 봤을 때 많이 힘들 거 같은데. 내가 보기엔 꽤나 어려울 거 같다고. 응? 허허. 다 그게 그러니까 재미없음에 매번 고착되고. 즐거움과는 툭하면 고별하고. 여잘 어떻게 한 번 해볼까 해 봐야 이미 초장에 뒤죽박죽. 뭐 어쩌겠나.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겠지. 그래 봤자 썸씽의 발단이 있든가 말든가 시작하자마자 꽝. 그래 봐야 딴 사람들은 관심도 없고. 아님 본의가 아니나. 아니긴 뭐가 아니야. 내 그럴 줄 알았다. 오빠 같은 남자를 내가 한두 명 보니? 한두 명? 아니. 아닌데. 처음인데. 난생 처음인데. 뭐 이런 기분 처음이야 까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내가 무턱대고 굶주린 늑대를 친히 떠안아서 이런 느낌 처음이야를 남발할 수도 없고. 그러기도 싫고. 누가? 내가? 내가 왜! 그렇지만 쫌만 어떻게 다듬으면... 아니야 아니야. 견적이 너무 많이 나와. 답이 없어. 답이 없다고. 아무리 봐도 볼 때마다 다르긴 한데. 어떻게? 어떻게긴 뭐가 어떻게야. 누가 데려가긴 데려가겠지, 뭐 내가 그런 거까지 걱정해야 돼? 누가? 내가? 안 해. 왜 해. 안 한다고. 알았어? 아 알았어 몰랐어? 어? 왜 대답이 없냐고. 오빠. 오빠. 아 오빠~.」
   「도대체 뭔 얘기를 하는 거니? 뭔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지. 어? 하고 싶은 말이 뭔데 그래? 어디 늬 의중이나 한번 알아보자꾸나. 자, 난 들을 준비됐어.」
   「하필 오늘이 13일의 금요일이군 그래.」
   「뭐 그럴 수도 있지.」
   「그럼 일단 오늘은 하워드를 찾아가. 저번에 닉 만나서 성과가 있었어 없었어?」
   「있었어.」
   「데이터베이스 해킹하고 어쩌고 염탐에 도청에. 조사에 수소문을 거듭한 결과 하워드가 일을 냈구만 그래.」
   「뭔 일인데?」
   「오빠 영화에서 봤지? 악당 A와 중간책 B가 접선하지 않고 물건만 거래하는 방식. 즉 바다 한가운데서 물건이 떠오르면 B는 가서 그걸 챙기는 일.」
   「그게 하워드와 뭔 상관인데?」
   「그 오빠가 자기는 B가 아닌데 실제로 B가 할 일을 미리 선취하려나 봐. 그런데 알고 봤더니 이미 했네? 오빠는 가서 숟가락만 얹어. 그럼 끝. 단, 내용물은 확인하고.」
   「넌 왜 그런 일이 있으면 미리미리 보고하지 않고 그래?」
   「오빠. 이런데도 내가 딴 인공지능 녀석들보다 못 하다는 거야? 내가 능력이 딸려 아니면 말이 안 통해. 어? 그런데 오빠는 나라면 이제 진절머리가 나는 거야? 그런 거야? 정말 그래? 오빠. 경고하는데. 어? 있을 때, 잘해! 응?」
   「」
   「친구. 뭘 그렇게 쩔쩔매? 마치 못 볼 거라도 본 것 마냥 그게 뭐야? 어? 잔말 말고 어서 출발해.」
    그래서 그는 곧장 하워드를 찾아갔다.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그런데 가던 길에 잠시 지루하고, 약간 따분하던 찰나 딱 좋게 길거리에서 안내글을 읽었다. 
    그건 바로 제 몇 회 세계 이기주의자 대화라나 뭐래나. 
    멀지도 않았다. 갔다. 도착했다. 
    알고 봤더니 그건 조랑말 경마 대회였다. 다만 말들 이름이 좀 웃겼을 뿐. 무슨 뭐 거 뭐라더라?
    1번마 난 남 생각 안 해.
    2번마 난 나 밖에 몰라.
    3번마 난 오빠 이럴려고 만나.
    4번마 우리는 남자한테 잘 보이려고 화장을 한다.
    5번마 가는 여자 잡고 오는 여자 막기. 그런데 일단 안 와. 고로 가는 여잘 잡을 수 없음. 
    6번마 여자는 나이가 들면 힘이 위에서 밑으로 내려옵니다.
    7번마 여자의 적은 여자. 따라서 여자는 남자만 생각하면 미쳐버린다.
    8번마 너 같으면 기분 좋겠냐? 뭐 기분 좋다고? 
    9번마 저 그렇게 꽉 막힌 사람인 줄 어떻게 아셨습니까! 
    잘났어 증말! 
    보는 둥 마는 둥 하다 다시 가던 길을 갔고. 
    그는 끝내 하워드네 집에 도착했다. 





    8

    하워드네 집. 
    조아키노 로시니 / 오페라 <세미라미데> - “그 충성을 영원히... 풍부한 상상력으로”
    둘은 소파에 자빠져 오렌지 쥬스를 마시면서 비속어로 표현하자면 편하게 이빨 까는 중.
   「이건 비밀인데 너한테만 알려주는 거야. 그러니까 똑똑히 잘 들어. 알겠니? ~라는 말은 다 건너뛰자 친구.」
   「우리는 인사도 나누지 않으면 안 되는 건가.」
   「안녕. 반갑다. 잘 살았냐. 뭐 재미난 일 없냐. 잘됐다. 들었다. 봤어. 뻔한 호평. 식상한 관전. 가식에 빈말에 다 그렇고 그런 말들. 지겹지도 않냐?」
   「너. 뭐야?」
   「내가 봐도, 존나 카리스마 있어!」
   「너, 혹시, 알고 왔니?」
   「그럼 모르고 왔을까 봐? 우리 사이가 원래 이랬니? 너 정말 이러기야? 어?」
   「그런데 어떻게 알았어? 아무한테도 말 안 했는데.」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는다고 비밀이 없던 일로 되니? 순진하시게 이거 왜 이래? 어?」
   「도대체 어떻게 알았지? 너 나 감시하냐? 그래?」
   「그런데 왜 말을 안 했어?」
   「안 물어봤잖아.」
   「뭐?」
   「원하는 게 뭐야?」
   「많은 걸 원하는 건 아니야.」
   「그럼 적은 걸 바래니?」
   「적지도 않아. 챙길 건 0. 단지 내용물 확인하는 그 순간은 나와 함께. OK?」
   「그게 더 지독한데?」
   「넌 친구 잘 둔 줄 알어. 다 나나 되니까 그냥 뭔 일인가 슬쩍 보고만 빠지겠다는 거잖아. 안 그래? 딴 애들 같아봐. 난리난다 난리 나. 어?」
   「넌 왜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하고 난리야 난리긴!」
   「시끄럽고. 집어 올린 게 뭐니? 망망대해에서.」
   「뭐겠냐. 007 가방.」
   「열 수 있겠어?」
   「우리는 열지 않아.」
   「그럼?」
   「뽀개.」
   「뚫지 않고?」
   「그럼 내용물이 상하잖아?」
   「아 그렇겠구나. 그럼 그렇게 하든가.」
   「」
   「뭐해? 뽀개지 않고.」
    옛말에 그랬다. 꼬리 가죽만 벗기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 어디 흔하겠나. 하물며 꼬리가 보이지 않는다면! 꼬리는 뭔 놈의 꼬리. 관심 없고. 그런데 이 말을 왜 했지? 아하! 만약에 007 가방 안에 치타의 꼬리가 들어있으면 어떡하냐 라는 의문 때문. 밀가루랄지 무슨 설계도와 비밀문서, USB, SSD 디스크 막 그런 게 들어있으면 몰라도. 단순한 사진앨범이랄지 연애편지와 가터벨트니 뭐니. 막 그런 허접 시덥잖은 시시콜콜 잡다한 게 들어있으면 김샌다 그거지. 안 그렇겠나.
    어쨌든 하워드는 낑낑대며 공구를 쓰다가 멈추다가. 중간에 설명서 읽고 어쩌고 한참을 낑낑댔다. 
    NB는 음악을 바꿨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 콘서트 아리아 “하늘이여, 당신에게 얘기할 수 있다면” K.418
   「하워드. 너 실력이 많이 줄었구나. 잘 안되니? 도와줄까?」
   「됐고. 가서 레모네이드나 하나 타 와라.」
   「그럴까?」
    도대체 내용물은 무엇일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순간. 
    그런데 잠시 후. 
    썩은 미소 때문일까. 얼굴빛은 즉각 변했다. 물론 밝게가 아니라 어둡게. 
    왜냐하면 내용물은 달랑 쪽지 1개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럼 묵직한 무게는 다 뭐야. 그건 가방 자체 무게가 그랬던 거뿐이고.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알고 보면 그게 또 썩 이상한 것도 아니다. 
    인공지능 지니가 다 헛다리를 짚었을 수도 있고. 하워드가 허당으로 밝혀졌다고 치면 되고. 
    아무튼 내용물은 연습장에 '사랑'이라는 글자를 연필로 써서 접고 접고 접어서 꼬은 쪽지 그게 전부. 뭐? 
    지금 이 양반이 장난하나. 그렇지만 하워드가 그를 부른 것도 아니고. 제 발로 남이 차려놓은 잔칫상에 숟가락만 얹었을 뿐이고. 
    칠칠치 못하게 맺고 끊기를 잘 못하는 천성, 그 귀찮은 일 때문에 할 말이 할 일로 이어지면 좋으련만. 그게 값지다면 명화일 테고. 아니면 수다 3시간이자 어린이 그림 같은 일이고. 
    그런데 이번에 그 결과는 결국 꽝. 잘한다 잘해. 차라리 복권 꼴등 당첨이 나아도 훨씬 낫겠다. 
   「멋쩍게 왜 그래?」
   「넌 원래 그렇게 싱겁게 생겼냐?」
   「넌 뭐 얼마나 잘났다고 그래? 너 돈 많아?」
   「너 저번에 회사 관뒀다며?」
   「그건 또 어떻게 알았냐?」
   「그야 뭐 바람이 전해준 거 아닐까? 아니면 별님이 가르쳐줬거나. 둘 중 하나겠지.」
   「한동안 코빼기도 안 비추더니. 너 때문에 내용물이 바꼈잖아.」
   「그게 왜 나 때문이야? 얘가 얘가 생사람 잡네?」
   「야. 너 이제 가라. 그만 가라. 안 그래도 너 이제 갈려고 했잖아. 네가 억지로 꾹꾹 꾸역꾸역 눌러앉는다고, 그런다고 내가 너한테 눈치 줄 사람은 아닐 테지만 또 모르니까.」
   「안 그래도 가려던 참이었어.」
   「어쨌든 한동안 우리 보지 말자. 느낌 세하니까. 기분 떨떠름하다고. 알았지?」
   「너나 늬 말 지켜.」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기분이 착찹하네. 심하게 착찹해.」
   「서로 불편하군. 맞다 맞어.」
   「뒷수습은 자네가 수고해주길 바라네.」
   「뭐 인마?」
    레드와인빛깔 기대와 고르곤졸라색 예감은 결국 그 황홀한 결말은 결국 핏빛 재미없음이란 걸 깨닫고서 그는 퇴장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9

    NB는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었다. 놀기는 싫고 일하기는 좋았을까? 좋고 싫고가 어딨어. 가족끼리 그러는 거 아니다. 뭐? 농담이고. 그런데 키스가 왜 싫다는 거지? 그야 당사자들 사정일 뿐. 그와 별개로 우리의 희망은 기쁨과 낭만과 재미가 끊이질 않는 인생. 그런데 그 기쁨이 난잡하고 낭만은 문란하며 재미가 질펀하면 어떡하지? 어떡하긴 뭘 어떡하나. 마음을 닫아야지. 그럼 몸을 열어? 그래서 여자들이 심신분리되는 건가. 심신분리고 나발이고. 일단 음악을 바꾸고. 조지 프레드릭 헨델 / 리코더와 통주저음을 위한 소나타 F장조 Op. 1 no. 11 딱 그렇게 일에 집중하려던 찰나 마크가 사무실로 찾아왔다. 
   「마크. 너 그대로구나.」
   「넌 그럼 변했니?」
   「내가 변심했냐고?」
   「왜, 넌 마음이 바뀌면 안되는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니?」
   「그러니까 무엇에 대해서?」
   「그걸 왜 나한테 물어?」
   「그럼 너한테 묻지 누구한테 물을까? 사슴에게? 소에게? 벌에게?」
   「묻지 마.」
   「알았어. 묻지 말라면 묻지 않을께. 그럼 되는 거지?」
    그들은 구식 탱탱묵은 꽁트 같은 선문답으로 인사를 대신한 후 소파에 앉았다. 
   「너 누구 만나는 사람 있니?」
   「누구. 여자?」
   「그럼 남잘 말하겠니?」
   「여자... 있지. 많지. 감당이 안되거든.」
   「정말?」
   「뻥이야.」
   「그럴 줄 알았어.」
   「그럴 줄 알았어.」
   「너 회사 옮겼다며?」
   「마누라를 바꿀 처지는 아니라서. 이사는 귀찮고. 그렇다고 일을 때려칠 수도 없고. 왜, 내 얘기 재미없니? 닥치라면 닥칠께.」
   「닥치긴 누가 닥쳐? 계속 해.」
   「그래? 그럼 그러고. 그런데 어디까지 얘기했지?」
   「그러게. 무슨 얘길 하던 중이었더라...?」
   「아 맞다. 나 이직한 거.」
   「(딱)!」
   「그랬어.」
   「뭐? 그게 다야?」
   「그럼 퇴직할 때 몰래 비자금을 한몫 챙겨 나올걸 그랬나? 그래서 너랑 나랑 절반띵하게?」
   「내 말은 그 말이 아니라.」
   「그래. 나 외롭다. 그 말을 듣고 싶었지? 나 사는 게 재미없어. 그래. 나 불행해. 사는 낙도 없고 취미도 예전 같지 않고. 새로 옮긴 회사는 더 재미없어. 하지만 먹고는 살아야 하고.」
   「회사 전체 성비는 어떻게 되는데?」
   「회사 전체는 모르겠는데 내가 일하는 사무실은 99 대 1이지.」
   「여자 99명에 남자 1명?」
   「아니. 여자 1명에 남자 13명. 여자 1명 빼고 나머지는 몽땅 다 남자.」
   「망했네. 그 여자 이뻐?」
   「걔 이쁘냐고? 너랑은 대화가 안된다.」
   「왜 대화가 안 돼? 너 혹시...! 설마 너 우리 얘기가 도청, 아니 실시간 라디오로 방청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니?」
   「어떻게 알았어?」
   「너 원래 약간 그런 스타일인 건 내 익히 잘 알고 있다만. 그래도 우리는 친구고. 우정이 추접스러워도 사랑이 고혹적이면 그만인데. 너 또 바텐더한테 있어 보이고 싶은 듯 말하니까 그렇지.」
   「난 널 못 믿거든.」
   「누가 믿으래?」
   「아니. 누가 시키진 않았지. 아 잠깐. 좀 전에 내가 그랬지? 내가 뭐라 그랬지? 너랑은 대화가 안된다? 아하~! 여자들이 이래서 날 좋아하지 않는 건가. 그런 말 하니까 나 꼰대 같지? 그치? 마치 난 꽉 막힌 상남자처럼 보이지? 나 상남자 맞아. 나 이래 봬도 꽤나 가부장적이거든. 그 대신 고지식한 반면 가정적일 수도 있어. 그럼 된 거 아냐?」
   「누가 아니래? 그런데 있잖아. 난 단지 네 형편이랄지 최근 안부는 그냥 대충 물어본 거지. 뭘 진심으로 자세히 알고 싶지는 않거든. 우리 남자들이 그렇잖아. 어디 남자뿐이니? 다 그렇고 그렇게 어른들 본심 서로 아는 거고. 인간성과 별개로 무의식은 잠재우며 논할 주제 적지 않은 건 불문율이고. 가식 절반에 위선 절반. 농담 반 진담 반은 그래서 때로는 조마조마에 간당간당할 수도 있고. 그러다 어쩌다 보니 비밀 탄로 나는 식이고. 안 그래? 그러니까 말이지, 어? 나는 아까 전에 그걸 물어보려고 했어. 말하자면, 
    네 사무실 여직원 손이 예쁘니? ~라고! 손글씨 잘 쓰냐, 그걸 묻고 싶었다니까?
    그런데 화자가 문장을 일부 생략해서 물어봤고, 청자는 뻔히 상식적으로 얼굴 이쁘냐로 들었고. 뿐만 아니라 뜬금없이, 어? 밑도 끝도 없이 뭔 놈의 착한 척? 얘가 혹시 또 요즘 짜증지수가 부쩍 상승했나 라고 느끼지 않을 수 없도록. 솔직하지 못하니까. 그러니까 아는 동생들은 다 떨어져 나가고. 그렇다고 웃기지도 않아. 그러면 멋지기라도 하나? 그렇다고 하긴 뭔가 애매하고. 사정 쉽지 않네. 그렇지만 오빠라는 말만 들으면 미쳐버리는 건 사실인데 인정하기는 싫고. 지는 비교는 더더욱 싫고. 딸랑딸랑 아부 듣기는 썩 나쁘지 않고. 자긴 소개팅 100번 하면서 여자 얼굴과 몸매와 나이 등 결혼 정보업체에서 소고기 돼지고기 등급 따지는 거랑 별반 다를 거 없이 숙녀의 미모와 지성을 측정해놓고. 나는 그렇게 B급 C급으로 평가받기는 싫고. 암만 봐도 꽉 막혔네. 그러니까 드라마에서 그 대사를 들으면 괜히 웃기단 말이야. 그 대사는 뭐다? 
    형씨, 저 그렇게 꽉 막힌 사람 아니에요.」
   「그래. 나 꽉 막혔다. 됐냐?」
   「다 형이 너 생각해줘서 하는 얘기야. 내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 네가 좋아하는 여자 스타일로, 딱 너 좋다는 여자? 줄을 선다 줄을 서. 알아?」
   「알긴 뭘 알어. 몰라. 모른다고. 나 바보다. 됐냐? 그치만 나도 알아. 왜 몰라? 알아. 다 알아. 상식적으로 차는 있냐, 성격은 어떠냐, 잘생겼냐, 잔재주는 어떻냐, 설마 가난뱅이는 아니냐. 따질 거 다 따지잖아? 그런데 도대체가 말이야, 왜 난 솔직하지 못한 걸까? 나도 사랑하지 않는 여자를 그냥 성욕이 내게 명령하므로, 고로 그녀를 어떻게 한 번 해 보겠다. 그랬는데 잘 안 되는 일. 한두 번 몇 번 반복되니까 그거도 싫더라고. 재미도 없고. 넘어오지도 않고. 응? 아무튼 왜일까? 너 나 알잖아. 줘도 못 먹는다고 뒤에서 얘기하면 누가 모를 줄 아니?」
   「뒤에서 얘기하긴 뭘 뒤에서 얘기해. 액면 보면 그냥 아는 거지. 내가 이래 봬도 재미없음과 심심함을 겸비할 능력은 출중할지언정. 너 기분 나쁘지 않도록 돌리고 부드럽고 다정하며 포근히 그 자초지종을 설명할 재주에 대해선 아마도 무능력. 하오나 내 비록 무명일지언정 장남 차남 막내와 매끄러운 대화 스타일에 대한 7 대 3 법칙? 8 대 2랄지 6 대 4랄지 장녀 차녀 막내별로 구애받는 약간의 치우침에 대해 아주 무지한 어린애는 아니야. 따라서 내가 보기에는 따분함과 식상함 툭하면 기 빨리고 꼰대 지수가 오르락내르락 재미없는 일상에 대한 명석한 처방에 정통한 사람을~, 한 분, 알고 있는데. 어쩌면 그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있긴 한데. 그러려면 우선 네 인생을 찬찬히 알아야 하고. 현재 너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도 엑셀 파일에 기록해가면서 조사할 게 많고.」
   「그러니까 걔가 누군데? 뭐 점쟁이?」
   「아니. 정신과 전문의」
   「그럼 늬 말은 나보고 정신과에 가보라고?」
   「뭐 꼭 그래야 한단 말은 아닌데 뭐 한 번쯤 가봐도 나쁘지 않은 건 아닐까?」
   「그럴까? 그럼 내가 번지수를 잘못 찾아왔군. 아니. 잘 찾아와서 제 번지수가 어딘지를 안 셈이군. 나 갈께. 상담받으러. 갔다 와서 얘기해줄께. 너가 듣고 싶어 할라나 모르겠지만. 나 간다.」
   「내 얘기 아직 안 끝났어. 듣는 김에 마저 들으시는 게 어떤가 친구.」
   「혹시 모르니까. 그래 볼까?」
   「그래 보긴 뭘 그래 봐. 너 또 속으로 그랬지? 그러든가 말든가 라고. 아무튼 말이야 넌 뭔가 꼬였어. 뭐가 꼬여도 심하게 꼬였다고. 어? 그게 뭔 줄 본인이 제일 잘 알 텐데. 성격 좋단 얘기를 듣긴 듣는데. 자기 오빠가 같이 놀아도 무탈할 듯 걱정 붙들어 매게 하는 여자들에게만 듣고. 그러니까 말이야 넌 그래. 사람들 다 위선자 허영덩어리 가식쟁이 관심종자라고. 뭐 누구의 피앙세? 신랑감 뒷조사 들어가기 전에 결정적으로 넘어간 단서에 그것도 포함되지. 보기엔 촌닭인데 사는 형편과 인성과 외모와 자질에 비해, 어? 촌동네 그 오빠 무색해지도록, 조카가 상당한 부촌 지역 중학교를 다니네? 혹시 고급 사립초등학교 교복까지? 그놈이 그놈이듯. 긴가민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고, 그때그때 다르겠지만. 어? 그년이 그년이야. 그래서 시소의 결론은 파혼. 사랑의 결과는 남남. 자유란 결국 남자를 원 없이 많이 만날 자유. 사랑? 사랑은 뭔 놈의 사랑. 전남친 포함해서 여자의 판타지를 적극적으로 실천한 것도 사랑인가. 사랑은 무슨, 개뿔! 순수 좋아하시네. 서류상 이혼남 이혼녀로 더럽혀지지나 않았나 몰라. 
    좌우지간. 넌 스스로 너뿐만 아니라 우리들 모두가 속물이라는 걸 먼저 인정해. 그러지 않으면 안 돼. 그럼 돼. 착한 척에 강박적으로 집착해서 좋은 점도 있는데. 그런데 그거 까딱 잘못하면 재수없음으로 비춰진다고. 지나고 보면 자기만 손해인 경우가 적지 않아. 응? 너 잘난 척하고 싶을 땐 정신연령 10살을 고집하고. 너 신나고 화끈하게 으쌰으쌰 놀 땐 어른인 거니? 나 고집피우고 싶은 건 끝까지 양보하지 않고, 내가 여자말 번역기에 100이면 100 다 맞춰주기는 싫고. 넌 어리고 돈 많고 직업 좋고 이쁘고 몸매 좋은 여자를 좋아하면서. 그러면서 누가 듣고 있기 때문에 못생긴 여자 얼굴 평가하면 안된다 입바른 얘기나 하고. 회사 여직원 이쁘냐고 물어보는 게 뭔 흉이라도 되니? 그러니까 늬가 여자가 없는 거야. 그러니까 늬가 매번 허당이라고. 어? 겉 다르고 속 다르니까. 지는 남 비위 맞추는 거 싫어하면서도 억지로 먹고살아야 하니까 아부하고. 남자들끼리 우정은 으쌰으쌰 립서비스 안되고 듣기도 잘 안되고. 마이크 각자 켜고 각자 말하고 각자 안 듣고. 여전히 정신연령 20살. 그러니까 진짜 20살이 그런 아저씨를 만나면 처음에 좋다가도 좀 지나면 슬슬 피하는 거지. 너도 너 같은 여자를 만나봐라. 끝까지 버티면 용한 거고. 헤어질 때 할 말은 딱 정해져 있고. 그건 뭐다? 넌 너 밖에 몰라! 걔네들 거울녀 공주병 연예인병녀도 철들고 정신차리면 제정신으로 돌아와. 내가 상당 기간 널 관찰한 결과 넌 멜로드라마 체질은 전혀 아니거든? 늬 성격 맞춰줄 여자. 많았으면 좋겠지만 진실은 가망성 희막한 희망사항일 뿐. 눈은 여전히 높고 피부는 갔고. 머리도 빠지고. 아 서글프다 서글퍼. 그런데 친구끼리 회사 여직원 괜찮냐고 물어봐도 화 내고. 거울로 자길 보며 샤워할 때 자긴 잘생긴 거 같다고 하는데. 정작 여자 얼굴 얘기하면 또 짜증내고. 뭐야? 어쩌라고! 그래서 너 찜찜하니 짜증나고 찌푸둥 기분 저조할 때 할 말도 딱 정해져 있어. 항상 똑같아. 그건 뭐다? 바로,
    너 같으면 기분 좋겠냐?! 
    고지식 장남 스타일이 다 그런 건 아닌데, 여자 만나기 꽤 까다로울 텐데. 벌처럼 단물을 빨고 나비처럼 꽃밭에서 춤을 춰도 모자를 판에. 꼭 말을 톡톡 쏘거나 말이 잘 안 섞이거나. 이게 다 형이, 어? 형이 다 친하니까 얘기하는 거야. 어차피 이런 얘기 나중 듣기 싫어도 하고 싶어도 못한다고. 어? 나중 봐라 너. 고깝게 들리기야 하겠지만 들어서 나쁘진 않다 너.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긴 하다만.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게 만물의 이치인데. 콜라처럼 짜릿짜릿 진한 사랑일 것이냐. 영화처럼 낭만적인 연애일 것이냐. 유행가 가사 같은 사랑이 문제가 아니라 불여우한테 당하지나 않으면 다행이겠네. 여자? 여자라면 신물이 나네요. (절레절레). 이게 다 남자 대 남자로 대화하는 거니까 말하는 거네 친구. 어? 누가 듣고 있다고 생각하듯 얘기하면 결혼도 쇼윈도로 살래? 그럴 자신 있으면 그러겠지만 인정할 건 인정해. 무엇보다 네 본심과 흑심을 말이야. 자기 군침은 인정하지도 않고 10살처럼 착한 척만 고집하고. 그게 뭐니? 대관절 사석에서 그녀들끼리 뭔 얘기를 하는지 알긴 아니? 말도 마라 말도 마! 왜, 속이 메스껍니? 뭘 잘못 먹었어? 내가 보기에는 아마 똥 마려운 거 같은데. 넌 어떻게 된 게 애가, 아니. 됐다.」
   「그래. 잘 들었다. 충고 괜찮네. 할 말 더 있냐? 없으면 나 갈께. 기가 막혀서. 아니. 너한테 하는 얘기 아니야. 그러라지 뭐. 하찮은 허당의 허깨비 같은 사랑, 나도 싫다 나도 싫어. 끝으로 한마디만 더 할께.」
   「그게 뭔데?」
   「나 삐지지 않았어. 난 삐지는 게 뭔 줄 모르거든. 나 간다. 안녕.」





    10

    아! 
    NB가 마크에게 해준 말 가운데 하나가 빠져서. 
    별 중요한 얘기는 아니지만 한번에 가는 긴 대사니까 듣기도 1번이면 금방. 옮기자면 이와 같다. 
   「너의 행태 그 전반적인 원리가 뭐랑 비슷한 줄 아니? 
    한마디로 여자의 내숭! 캬~, 어? 딱 내숭! 
    우리에게 여자의 내숭이 싫진 않지. 단지 그녀들에게 때와 장소에 따라 꼴불결일 수도 있다뿐. 내 남자에게만 나만 봐? 왜 안 돼! 그게 뭐가 나쁘냐 이치. 단지 오만 남자한테 다 꼬리치고, 웃기다면서 남자 한쪽 팔 때리고 팔짱끼고 매달리고 유혹하고. 여자들이 이 세상에서 최고로 꼴 보기 싫어하는 여자들의 행동. 단, 우리는 다르고. 여자의 우정에서 알게 모르게 오만 정 뚝 떨어지게 만들고. 그녀들 속 뒤집어지고. 응? 요컨대 내숭. 좋을 땐 좋은데 어떻게 그 기술을 구사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인 테크닉. 시의적절하면 귀감이요 아니다 싶으면 수작. 물론 남자의 개수작과 매칭하는 설은 논외로 치고. 그런 남자의 착한 척은 완벽히 여자의 내숭과 닮았다는 거. 정말 모르겠니? 
    육상, 수영 등 기타 다른 스포츠를 전문적으로 교육할 때 바로 그래서 꼭 그런다니까. 교습법 가운데 반드시 있어. 그건 무엇일까? 카메라로 본인 스윙을 찍어서 보여주는 거. 안 보여주면 모르거든. 너도 딱 그래. 사람이야 누구나 이중인격에다 속물이라지만 뭔가 꼬였어. 속에 쌓인 건 많고. 뭔가 있어. 때문에 당사자는 이따금 혼동스럽고. 옆에서 익숙하면 그러려니. 반면 생소하면 불편하고. 다 그게 그거. 딱 내숭! 어? 가짜 뻥 위선 연기 착한 척이란 말이야. 어? 너 지금까지 누가 그런 얘기 해준 적 단 1번도 없지? 그치? 내 그럴 줄 알았다, ~라는 말은 하지 않을께. 왜냐하면 <내 그럴 줄 알았다 ≒ 너 같으면 기분 좋겠냐>이기 때문이지. 인정 불인정? 당연히 인정하기 싫을 텐데 이런 말 꺼내서 내가 미안하다. 응? 어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어야 정상일지도 모르고. 
    야 이 녀석! 내 친구야. 응? 그래도 옆에 누구 없잖아? 바텐더랄지 웨이트레스나 잘 보일 사람 없는데. 어? 그땐 친구 단점 말 꺼내지 않는 게 우리들 불문율인데, 지금은 아니잖아? 아 맞다. 너 아까 그랬지. 너가 라디오 방송 게스트처럼 사생활 일부분이 공적으로 노출되고, 추리소설 주인공처럼 도청된다고 느낀다는 거. 허허. 우리, 영화를, 너무 많이 봤다. 크크크. 하긴 볼 만한 스릴러 영화 이제 잘 나오지도 않지 뭐. 
    가령 TV 코메디 프로그램. 여러 종류 가운데 하나로 혼자 사는 연예인이 집에서 어떻게 사는지 보여주는 일명, 관찰 예능. 그거도 시청자들 의견 모아보면 통계 딱 나와. 도표 대번에 그려진다고. 어떻게 그래프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겠니. 보아하니 <여자가 나쁘다 여자는 영악하다 여자는 요물이다>라는 말장난식 일반화가 아니라. 그런 잔소리가 아니고 말이야. 딱 데이터베이스를 면밀히 집단지성이 감상한 결과 그 불변의 결론은 딱 그것. 관찰 예능에서 주인공으로 여자가 나오면 3가지 특징이 보이지. 
    첫째, 재미없다. 노잼. 개노잼. 왕노잼.
    둘째, 첫째의 예외가 희박하게 있긴 한데 예외가 거의 없음. 특히 미녀일 때 핵노잼 99.99퍼센트. 미녀? 안 그래도 어차피 젊음에 기인하는 미모. 화장 지운 체 표정없이 원판만 보면, 그냥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인 미모 수준과 하등 다를 게 없는 것 역시나 95퍼센트. 그래서 그런 꾸며진 미녀가 90살 되어 길에서 마추치면 스쳐지나간 뒤 절대 뒤돌아보지 않음. 그럴 수 없으니까. 다 똑같이 비슷비슷한 꾸밈녀일 뿐. 남은 나를 어떻게 볼까, 포장을 어찌 할까, 조명발 화장발 사진발. 지성미도 빠지지 않겠지만 저게 먼전데? 거기에 도대체 어떤 정량 얼마만한 노력과 시간이 투입되는지 알기는 아니? 그런데 그 과감한 시간 투자가 얼만데, 거기서 재미난 게 나올까? 나오긴 할 테지만 많진 않겠지. 대중적이기야 할 테지만 재미가 없다고 재미가. 어? 핵심은 노잼! 그래서 코메디 관찰 예능이 생활 다큐멘터리로 바뀌는 식이지. 
    셋째, 내용 뻔함. 그래서 그 재미없음을 뻔뻔히 편집하려는 실무자 입장도 이해가 됨. 먹고사는 게 그게 쉬운 게 아니야. 그럼.
    그야 뭐 TV 프로그램이야 코메디고. 우리는 연예인병과 관련없는 일반인이고. 그런데 남자가 뭔 내숭? 그럼 여자가 배짱? 정숙한 여인이 정말로 좋아하는 남자에게 구애하는 모습이면 멋질 수 있는데 그게 아닌 경우도 있고. 다시 말하자면 그거? 한마디로 완벽한 내숭이라니까 그러시네. 어? 내숭이란 남자에게 허락치 않는 그녀들만의 재능까진 아니겠지만. 내숭의 영역을 남자가? 그런데 남자는 눈이 높아. 그럼 남은 후보군은 뭐랄까 태생적으로 애교 부리기 싫고, 내숭도 없고, 그저 착해빠진 선녀 뿐이라는 말인데. 내가 널 모르니? 넌 여자 외모 엄청나게 많이 봐. 평균 이상이라고. 넌 여자 몸매에 혹하면 여자가 못생기든 착하든 성격도 안 보고 일단 고백 먼저 하잖아. 안 그래? 그런데 왜 사석에서 친구랑 대화하는데 여자 얼굴 얘기하면 안되니? 남자가 정상이라면 되고, 넌 안 되고. 왜냐? 왜냐하면 내숭이니까. 자기만 착한 척이라 그거지. 여자로 가정하면 그런 식. 자기는 미남 좋아하고, 옷 잘입고 멋지고 목소리 좋고. 한 숙녀가 
    A. 속으로는 무조건 잘생긴 남자를 환장하듯 좋아하고.
    B. 겉으로는 어쩔 수 없이 못생긴 남친을 붙여는 놓고.
    C. 흠 잡히면 즉각 내차던가. 아니면 갈아타던가. 
    나이에 쫓기니까 A만 고집했다가 첫사랑은 아직이고. 껄떡대는 남자들 만나는 주고. 하이에나들 사겨는 주고. 덤프트럭으로 100 트럭 왕창 그분들을 싫어다 노예로 받쳐서 여자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준다고 할지라도 그건 싫고. 딱 싫고. 혐오하고. 그래도 쫓기니까 언제까지나 기다릴 수도 없고. 아름다운 내 사랑 진짜 우리 오빠는 그 어디 있나 소식도 없고. 그러니까 육체적 사랑의 진도는 0. 남자친구는 바람피던가 복수하고. 그러므로 여자는 (개개인에 따라) A와 B가 간극이 적냐 크냐에 따라 나중 사랑이 기쁨일 수도, 슬픔일지도 모름. 결과는 천차만별. 나 착한 척 오질 때 나는 남자 얼굴 안본다, 나는 남자 성격 본다, 나는 착한 남자이자 인성만 바르면 OK다. 나는 나다 그거지. 그런데 나중 알고 봤더니 영심이 중의 영심이. 어? 그래서 미남 놓치고, 순정 떠나가고, 친구의 남친이 잘생기고 목소리 도톰하고 성격 좋은 거 보면 솔직히 말해서 속 뒤집어지지 않으면 비정상이고. 보이는 건 다 임자 있는 유부남들 뿐이고. 아니면 문어대가리 동성애자. 스킨헤드가 나쁘다는 말이 아니라 농담의 시작은 가발 쓴 분께서 먼저 시작하니까. 넘어가고. 
    다 그게 그거. 원칙적으로 엄연히 모순이기 때문에, 따라서 [A B C] 라는 불편한 모순을 현실에서 함께하도록 구현하면 안되는 것. 그래서 남자는 타석 여자는 타율. 귀와 귀걸이니 액자와 명화요, 꽃과 화병. 다 그게 그거. 남자는 'A B C가 같지 않음' 라는 듯이, 남자는 그처럼 분리되기 때문에 연애는 얘와 결혼은 정실감과. 여성잡지 1.5 이상은 남자처럼 그렇게 되고. 여성잡지 1과 소녀감성은 그게 안되고. 그러니 저 'A B C 함께' 라는 모순이 가능하고. 응? 그러다 정신 차려서 사랑이 장기전으로 다정해지면 좋은데. 문제는 엄마 스타일이 일단 이모 스타일로 넘어가고 나면 그 다음은? 다시 되돌아올려나 아니면... 넘어가고. 너도 호프 축제는 TV에서 보고 동네 '뭰헨 호프' 단골이니? 극장 이름인 외국 지명을 갖다붙여서 피카디리. 피카디리 극장에는 가봤는데 피카디리 극장이 나오는 고전소설은 뭔지 모르고. 피카디리가 옆집 똥개 이름이던가 말던가 관심도 없고. 우리, S BAR, 이제 그만 좀 가자. 어디 괜찮은 술집 있으면 이제 좀 바꾸자고. 어? 그럴 때도 됐다. 어쨌든 여자는 그렇고. 남자는? 딴놈들은 몰라도 너라는 수컷. 
    솔직해야 할 때 가식적이고. 영악하지 않으면 안 될 때 마음 약하고. 나는 불순하고 싶은데 순수하니까 줘도 못 먹고. 회사 직원들 (개)허세와 유부남 친구들 (왕)허풍 때문에 속 뒤집어져서 뭘 주라느니 마라느니. 아직 친분도 미미하고 친근감 여린데 뭐, 첨 봤거나 몇 번 보지도 않았는데, 야 한 번 주라? 주긴 뭘 줘! 너 같으면 주겠냐? (절레절레)! 그래 봤자 씨알도 안 먹히고. 조과는 대실망이고. 여복은 어림도 없고. 여자들 허영심은 아무리 생각해도 도무지 이해를 못 하겠고. 너 그처럼 계속 거꾸로맨으로 살면 인생 피곤해진다, 너. 어? 너만 재미없으면 몰라도 매번 공상을 부추겨서 언젠가 잔소리 한번 터지면 이처럼 여간해선 잘 못 멈춘다고. 어? 그런데 만약 널 좋아하는 여자가 있고, 그녀가 너의 어떤 부분들이 변하기를 바란다면! 음? 허허. 아니야. 수컷은 바뀌지 않아. 우리는 변할 수 없단 말일세. 그럴 수는 없는 거거든. 철들면 재미없어. 그래도 철은 들어야 하겠지만 일단 그래. 반면 암컷은 시시각각 아주 그냥 시시때때로 끊임없이 변할 테고 말이야. 하여튼 너 이기는 거 좋아하고 지는 거 싫어하잖아. 안 그래? 지는 비교 싫고, 딸랑딸랑 아부와 반짝반짝 애교는 좋아하면서. 어? 그러면서 포커페이스라는 기본, 포커판의 잔습관, 마초의 악습은 방임? 아니면 아예 판돈이라도 무진장 많니? 그러면서 기초는 나 몰라라 모른 체? 늬가 무슨 용가리 통뼈냐? 너도 암컷 싸움닭이니? 남자가? 어? 뭐 내숭? 그래? 그러니까 늬가 여자가 없는 거야. 알아? 응? 그러니까 늬가 여자들한테 인기가 없는 거라고. 어? 넌 내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 늬 연애 인생 판도가 바뀐다. 팔자 고칠 생각 있으면, 뭐, 그러든가 말든가. 제2의 전성기, 다시 부르고 싶지 않니? 어? 허허. 
    할 말 어쩌다 평소에 꾹 참고, 이건 말하지 않으면 안되겠다에 관한 기준선도 사람마다 세밀히 들어가면 제각각이겠지만. 그걸 뭘로 표현하는 게 좋을까만 한 20년 고민했다고나 할까? 그 결과 긴말 필요없이 단어 딱 1개면 충분하단 걸 이제야 알게 되었으니. 얘가 도대체 왜 이처럼 꼬였을까 정신분석을 해 볼까 말까...(딱)! 그 정답은 뭐다? 옳커니, 내숭! 어? 내숭. 그래. 내숭. 늬가 뭐 케이트 페리냐? 너 남자야. 늬가 무슨 아리아나 그란데냐고. 뭔 내숭? 허허. 가부장적 고지식이 몇몇 비율 장남들 특징이긴 한데. 다 일장일단이 있는데. 넌 어떻게 된 게 애가 거기다가 그거 받고, 내숭 얹고, 이성을 보는 눈 높은 거까지 따블로 가냐? (몸짓) (절레절레). 그러면서 몸매 좋은 여자 보면 환장하고. 자기는 여자 얼굴 엄청나게 보고. 그러면서 사무실 여직원 글씨 잘 쓰냐 손 예쁘냐 물어봤더니 광분해. 뭐야 그거! 어? 뭐지? 코메디야? 뭐야. 이걸 퍽 섭섭해 하는 게 인간적일지, 아니면 축배를 들어야 할지. 응? 난 도저히 모르겠다. 물론 내 말은 분석이 그렇단 거고. 그게 나쁘다는 말이 아니고. 자기 개성과 정체성, 바로 알고 아름다운 인생 살자는 의미지 무슨 딴지 걸고 훈수 두고 그런 거 아니야. 아니라고. 내가 뭐 미쳤다고 사고방식이 굳어지고 새로움을 받아들이기보다 보수적으로 세상사에 찌든 어른들께 말이야, 내가 뭐한다고 주제넘게 훈수하겠니. 단지 내가 말하는 건 그런 어떤 밑그림이 보여진다 그 정도. 응? 저번에 너가 장난처럼 말해준 거 기억나냐? 너나 나나 아는 거 다 거기서 거기지, 뭐 그런 내용. 잔재주는 각자 달라도 잔지식은 그냥저냥 얼추 비슷하다는 거. 반대하지도 않고 늬 말마따나 그게 사실이고. 말 길어진 거처럼 나 자신에 대한 단점 꼬집자면 말도 못하고. 다만 방금 얘기했던 건 단점으로 보자면 단점이고, 희안한 성격이자 평소에는 상남자인데 얘가 언제 어떻게 어느 부분에 대해서만 유독 내숭을 떠느냐. 어? 도대체 왜 그럴까에 집중해서 보면 인문교양적 지성이고. 우리, 그 정도는 얘기해도 되지 않니?
    그런데 너 얼굴 표정이 대체 왜 그래?」 






    11

    그는 무식을 뽐내는 것 같아서 당분간 칼럼을 쓰지 않았다. 어쩌면 멍청함을 자랑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마도 횡설수설 뒤엉킨 사랑론을 재탕한다는 비난 그 환청을 듣고 싶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르고. 황홀감이라는 동력도 없고. 감수성은 원래 메말랐고. 모험심마저 매몰차도록 그를 외면했다. 여심의 감탄스러움이라면 짜증 지수가 바빠짐을 돋구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일 테고. 그렇다고 허영심에게 일상의 전권을 맡길 수도 없고. 교묘한 잔재주는 써먹을 기회가 통 없다 보니 기 빨린지 오래고. 저속한 취미 그게 뭐 재밌다고 이 판국에 등용시키겠나. 쾌락마에게 현혹되지도 않고. 스스로 발 달린 호박들을 꼬실 마음도 없고. 
    아! 때가 임박한 것일까? 상놈에게 새로움이 바닥났으니. 잡것이 원하는 무관심은 떠나라고 부추기며 물건을 푸대접하는 식이지. 그럼 정말로 당장 앞뒤 보지 말고 떠날까? 갈 데는 많아도 오라는 임이 없는데. 그 방안마저 냉담한 멍청가의 근질근질한 엉덩이를 섣불리 긁어주지는 않았다. 그나저나 빈첸초 벨리니의 은빛 출렁이는 달 같은 노래를 들어도 아무런 감흥이 없으니 보통 일이 아닌데? 그럼 어쩌라고요. 그래 봐야 딱히 대책은 가난하고. 고로 호기심이 발동하지 않으니 NB는 마침내 올드보이가 된 것이란 말일까 아닐까. 사탕발림 립서비스는 숙녀를 예찬하는 데 써먹어야지, 이처럼 투정과 불평에 그림자를 드리우면 그건 정말 꼴 보기 싫은 어리광 밖에 안된다. 따라서! 그다음이 없는데 따라서는 뭐가 따라서인가. 할 말 없으면 소파에 자빠져 TV 나 볼 것이지, 어? 했던 말 또 하고 또 하고 계속 또 하고. 그래서 그는 터벅터벅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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