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냉동 참치_

from 칼럼 2019. 7. 1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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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일단 집 밖으로 나갔다. 즉 집에서 사무실로, 사무실에서 집으로. 집과 사무실만 왔다 갔다 하는 똥개가 오늘 드디어 바람난 것이다. 마침내? 뭐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고. 그렇듯 오늘은 그럴 때였던 것이지. 왜냐, 왜긴 왜겠나. 뭔가 따분하고 많이 재미없었던 까닭 때문. 그거밖에 더 있나. 삶이란 게 통상 그렇다. 유혹을 두려워하는 자에게는 모든 것이 다 유혹이다. 겁먹지 말고 부딪혀서 멋지게 지기. 많이 져 보지 않으면 인생도 사랑도 모른다. 그러니까 어설픈 허당들은 사랑학이든 환상론이든 뭐든 나한테 안된다. 명함도 못 내밀지. 뻔데기 앞에서 주름잡을 일 있나. (너무 거만했나? 그거 다 남자들한테 배웠음. 건방진 뚱보 내 친구뿐만 아니라 허세와 허풍 들으면 들은 대로 보면 보는 대로 족족, 뭐든지 흡수하는 게 우리). 꼬리가 길면 밟히는 거 그분들이 알면 뭐하냐고, 어? 그러나 그건 1.0! 그럼. 그러면 2.0은? 꼬리가 짧아도 밟는 게 세상사 이치. 밟히는 게 아니라 최선을 다해서 밟아 준다는 게 여자 말 번역기의 진짜 이치. 어? 그걸 어찌 남자가 알겠나. 상상도 못 하고 꿈에도 모르실 테지. 순진한 여자 마음 약한 성격과 달리, 지독한 여자는 모질기가 모질기가 말도 못하는 것. 정 붙이기 어렵고 정 떼기는 차마 더 훨씬 더더욱 어려운 여자 마음. 특히 집순이 스타일. 여자들끼리 잘 아시지 않나. 속고 속이고 물고 뜯고 머리끄댕이 잡고 한 세 바퀴 반 돌리고. 물 확 끼얹고 어쩌고저쩌고. 어? 뭐 꼭 거기까지 가야 한단 말이 아니라. 그게 아니라. 좌변기 엉덩이 받침대가 내려가 있는데, 혼자 사는 이성의 집에 딱 가서. 그걸 올려서 썼든. 내려서 썼든. 행동 하나하나 말투 하나하나 토시 하나하나까지. 그 모든 것은 기억되며 관찰된다는 걸 왜 모를까. 기억의 허점과 착오를 이제는 기록이 빈틈을 매꾸기도 하고. 됐고. 샛길로 빠지지 말고 다시 돌아와서. 추억은 취미와 모험과 사랑과 여행에서 발생한다. 그러려면 밖으로 나가야 하는 것. 바로 그래서 우리는 말한다. 남자는 집에 있으면 안 된다고. 남자는 무조건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집에만 들어박혀 있으면, 위험도 없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물론 상남자는 밖으로 돌고, 돌아이는 집에서 독학하고 작전 짜고 단지 그 차이. 곧이곧대로 의역할 걸 직역하면 곤란하고. 그러니까 직접화법 대 간접화법. 남녀는 말을 섞으면 섞을수록, 워───워───워!  
    따라서 나는 일단 딱 그렇게 나왔어. 딱 나왔다고. 그런데 어디로 가지? 뭘하지? 내가 왜 나왔지? 누가 날 불렀냐고. 뭐한다고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려? 너야? 너야? 아님 너야? 아무도 없는데 어디다 삿대질. 꼭 보면 진짜 골 세리머니 한 번도 못 해 봤으면서 어디서 본 건 있어가지고. 어디서 주서들은 거나 아는 척하고. (절레절레) 누가 허당 아니랄까 봐. 은근 허당도 아니고 그냥 허당 주제에 말이야. 그러니까, 어? 말하자면 무작정 계획도 없이. 뭐한다고. 그러게. 내 말이. 누가 아니래. 밖으로 돌라는 말도 다 방황하는 젊음에게나 해당하고, 응? 봄 꽃 없이 가을의 결실 없다고, 진득하니 가정적으로 힘을 아끼다 타율에 신경 써야 하거늘. 이게 뭐냐고. 그러다 얼굴 팔리기나 하고. 어? 그러니까 기 받을려다가 기 빨리는 거 아니냐고. 기만 빨리면 다행이게? 주머니까지 탈탈 털리는 걸로도 모자라, 정력 낭비 시간 낭비 에너지 낭비에다, 에잇 말 말자 말을 말어. 안 그런가? 그런가 안 그런가? 홈런 치려다 뻔트는 커녕 삼진 당할 기회조차 박탈당한다 그 말이지. 인생이 매번 그 모양 그 꼴이었어.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무슨 어떤 방어전은 바라지도 않고, 마음으로 연애 감정 느껴보는 거. 냉동참치랄지 우머나이저야 다 당사자와 적당한 상황과 효용 가치에게 양보하고. 그거 말고. 마음 대 마음으로 WBC WBA 희대의 명승부처럼 초반 탐색전, 그게 진짜 아니냐 그 말이지. 어? 쨉 소리만 들어도 우리는 다 안다니까 그러시네. 그렇다고 무턱대고 집 밖으로 나오면 누가 너 나랑 당장 썸타자, 오빠랑 나랑 오늘부터 냉큼 1일 하자 너 내 꺼 하자, 뭐 그럴 줄 알았나? 알긴 뭘 알아! 나 참 거 별 무슨 허무맹랑한 치기도 아니고. 뭐야 그게. 하던 지랄도 멍석을 펴 놓으면 안 한다, 그게 딱 내 꼴이라니. 
    그러므로 나는 알게 됐다. 무엇을? 후라이팬 손잡이 쥔 자가 후라이팬을 원하는 곳으로 옮긴다, 고로 줄을 잡은 자가 꼭두각시를 움직인다는 것을. 다만~ 응? 다만 난 이제 자전거를 타는 동네 꼬마가 더 이상 아니라는 것. 이제 더는 그런 철부지 응석쟁이가 아니라는 것. 그보다는 차라리 엠블럼이 상징적인 네발 달린 애마를 타야 하는 어른. 다시 말해서 그러고 싶은 어른이라는 것. 아직 철들려면 먼 건가? 넘어가고. 뚜껑 없는 차는 일생 타 본 적도 없으면서 툭하면 지 뚜껑 열리기나 하고. 잘한다 잘해 잘하는 짓이다. 아무리 그래도 말이야, 우리가 언제까지 가죽점퍼만 입겠나. 웬만큼 캐주얼 고집했으면 때로는 수트발 세워야 하는 게 인생. 때문에 후라이팬을 직접 쥐고 누굴 때릴 일 있나, 리모컨을 쥐고 무선으로 뭔가를 조종해야지. 예를 들어 최면술. 솜방망이도 연인들끼리나 논하는 거고. 솜방망이? 멈칫. 
    그런데 하고 싶은 것은 하고 본다지만, 막상 할 게 없네? 할 말도 떨어지고. 할 일은 지겹고. 뭘 해도 싫증나고. 뭐든지 하기 싫고. 툭하면 재미없고. 위협하는 자는 겁이 많은데, 겁 많은 개가 짖는다고. 자꾸자꾸 막 거 뭐야 딱 그냥저냥, 저는 1번이면 끝이에요, 오빠도 그래요? 라는 생각만 떠오르고. 쓰잘데기 없는 장면만 기억나고. 뭐 자세 2번? 벽에 딱 이렇게 아니 그런 거 다 뻥이고. 옆으로 아니 살짝 틀어서 그 거 뭐. 포근함과 농밀함과 뭐야. 됐고. 어? 그게 뭐냐고. (절레절레) 몇 시 방향? 이 자식이...! 
    그래서 나는 퇴근길에 어쩔 수 없이 술집에 들렸다. 그럼 그 술집 이름은 무엇일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혹시나가 역시나지. 그건 바로, '들었어요?'였다. 뭐? 
    듣긴 뭘 들어. 누가 들어. 내가? 너나 많이 들어. 뭐가 됐던지 너나 많이 실컷 들으라고. (손이 부들부들) 
    ~라는 퉁명스런 몸짓과 함께 나는 그곳에 입장했다. 





    2

    그런데 도대체 내가 왜 그 바에 들어갔을까? 왜냐하면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다가는 암것도 못하기 때문이다. 마지못해서 주는 것은 전혀 의미 없다. 죽도 밥도 안된다. 그건 첫사랑도 풋사랑도 아니다. 그런 진한 사랑은 다름 아니라 그거다. 
    찐한 사랑 = 불감증. 
    진한 사랑 = 동정심. 
    진한 사랑 = 더러운 기억. 
    진한 사랑 = 바람. 양다리. 어장관리. 환승이별. 불륜. 환영. 환시. 성상납. 
    찐한 사랑 = 하던 도중에 딱 멈추고. 야 너 가라~! 의미 없다 그거지. 우머나이저랄지 뭐 자기 연민도 다 효용 가치 있고 그렇다지만. 냉동참치? 이제 그만. 정말 그만. 진짜 진짜 그만. 만나 주는 연한 사랑? 인생 포기. 먹어는 드릴께. 꺼억~? 똥파리한테 아름다운 사랑 행복한 가정이 다 뭐야. 어차피 맛 봐버렸다는 성과를 위한 껄덕거림일 뿐인데. 똥파리 득실득실 구더기 드글드글 기생충 와글와글 거리는 외형뿐인 명화? 의미 없다. 빛 좋은 개살구. 벌렁벌렁 쾌락마, 사랑도 가짜. 아니면 풋내기 드라마. 끌려가는 거 역시 의미 없지. 하고 싶은 것은 하라, 가 우리의 모토인데. 억지로 하는 게 뭔 아름다움인가. 이것도 저것도 아니지. 
    그런 아마추어 정신조차 찾기 힘든 잔머리와 우리의 낭만주의는 기초부터 다르다. 원리도 모른 채 무슨 사랑. 격부터 다르다. 우릴 뭘로 보시나. 사랑이 무슨 애들 장난인가. 우리는 웬만하면 둘 중 하나. 
    첫째, 우리는 어지간하면 연기자와는 사랑 안 함. 피치못하면 몰라도 우리가 뭐하러? 응? 어디 숙녀만 정색할 줄 아시겠나. 게임 중간에 액면이고 자시고, 야 너 가라~! 사랑하지도 않는데 끝을 왜 봐. 제아무리 머머녀가 제 발로 굴러와도, 어? 그래도 우린 오다가다 만난 인연 길게 가지고 갈 마음 없다. 왜? 왜냐하면 사랑하지 않으니까. 우리가 무슨 여자도 아니고. 어정쩡한 숙녀처럼 자기 좋을 땐 여자는 그래요, 자기 불리하면 저 그런 여자 아니에요? 그건 그분들 얘기고. 다음으로. 
    둘째, 긴말 필요있나. 뿅 가게 만들어 드리는 거지. 끝장. 환상. 핑~! 궁극의 쾌감. 퐁~! 사랑의 낙원. 팡~! 
    무슨 이모한테 코치 받고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연애. 남몰래 사랑도 아니고 이렇다 할 추억도 없는 사랑. 우리가 그런 걸 왜 하나. 당나귀 새끼는 어디까지나 당나귀 밖에 못된다. 당나귀는 애완견이 될 수 없다. 허접한 신경전이 뭐 아름답다고 우리가 심신분리녀한테 아쉬운 소리를 하겠나. 예비 맞바람녀? 널리고 널린 게 여자다. 세상의 반은 여자다. 우리 발에 채이는 게 여자란 말이다. 우리는 여자라면 신물이 난다. 아주 그냥 지긋지긋 질려버렸단 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우리가 움직이면 쥐락펴락, 밀었다 당겼다, 들었다 놨다. 어머머머머, 그런데 어설프게 그녀 편에서 줄다리기를 하려 드시네? 그 정도는 아닌데? 그 정도일지라도, 오합지졸이네? 네 안녕~ 잘 가세요~! 사랑이란 무엇이라면서 각자 말들 많지만. 사랑의 절반은 여자. 그렇듯 여자는. 사랑이 인생의 전부이기를 바라는 여자. 정숙한 숙녀라면 다음 생의, 다음 생의, 그다음 생의 그 그 그 언제까지라도 함께 하고픈 사랑을 만나고 싶어야 정상. 그처럼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시는 아가씨가 바로 여자인데. 그런 여자를 보는 관점에 대한 중요한 속담이 하나 있다. 그게 뭐냐, 바로 이거다.
    남편이 집에 없으면 아무도 없는 셈이다.
    들어는 보셨을까? 들어보면 뭐하나. 정반대로 사는지도 모르고, 생각도 행동마저 일관성이 부족한데. 임자 있는 여자가 뭇남성을, 부인이 외갓남자를 1 대 1로 만나느냐. 아니면 그나마 애기 손 잡고 만나느냐. 깃털을 보고 새를 안다. 그런데 무슨 사랑이 어쩌고저쩌고 오지랖 극성에 수다 3시간도 모자라서 다변의 끝에서 신나게 사랑을 논하시다니. 모든 메달은 뒷면이 있다. 우리는 여자의 속마음도 이상도 무의식까지 빠삭하게 꿰차고 있거늘. 어디서 우리와 소꿉장난을? 하늘의 보복은 급히 오지 아니하고, 느리지만 꼭 온다. 차라리 사랑을 아직 몰라, 뭐가 첫사랑인지 모르겠다, 나는 어떻게 생각한다 라면 또 모를까. 어설픈 훈수는 놀이터에서나 하시기를. 그러게 적시에 그칠 줄 알아야지. 너무 당기면 밧줄은 끊어진다. 밧줄만 끊어지면 다행이게? 사랑의 포로는 사랑을 놔버린다. 만사에 있어서 과도함은 결점이다. 그러니까 불편한 동반자보다는 혼자가 낫다 그러지. 카카오톡─인스타그램─트위터─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 프로필에 남자친구 여자친구 사진 서로 반대로 걸어놓고. 연인 관계를 만방에 알리며 만인에게 자랑하고. 지갑 속에 사진 간직하고. 그거 다 좋아서 하는 거 아닌가. 이 세상에 어느 미친 놈이 그런 연애질을 협박 받아 등 떠밀려 하냐고. 그런데 그런 연애도 못 끝냈으면서. 그러면서 똥파리부터 하이에나까지 다 1 대 1로 상대해 주는 걸로도 모자라. 뿐만 아니라 전남자친구랑도 여전히 만나는 문어발녀를 내가 왜 사랑해야 하는데. 카카오톡 프로필에 남자친구 사진 떡~하니 올려놓고 지갑 속에 사진 간직하고 1년. 그렇게 어느새 1년. 할 거 다 하고 갈 데까지 가고. 아직 정도 못 뗐어. 심지어 전남자친구 또 만나. 게다가 문어발식으로 이제는 그야말로 닥치는대로 껄떡거리는 남자들 다 만나 줘.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고, 보험 1개 있겠다 새로운 남자들 만나고 다니는 거도 재밌겠다, 남 주기 아까운 매가리 없이 잘생긴 내 스타일이 레이더에 딱 잡혔네? 신난 거지. 하지만~! 그건 그분들 사정이고, 어? 그건 그분들 입장이고. 우리는 아니지. 우리는 다르다고. 유부남 좋아하는 그런 문어발녀를 왜 내가 사랑해야 하는데. 뭘 알아야 마음을 나누든 말든 할 거 아니냐고. 전 달라요? 다르긴 뭐가 달라. 보지 벌렁벌렁 애액 질질 싸며 G 스팟 열리면 다 똑같지. 툭하면 남자 고추 빨 생각이나 하고. 실제로 몸 막 굴리지는 않더라도 어차피 처녀 딱지 뗀 거 걸릴 게 뭐야. 여자들끼리 잘 아시지 않나, 처녀들 유부남과 그렇고 그런 사이. 적지 않지 않나. 어디 뿐인가. 처녀가 유부녀 되어서도 남편이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충분히 사랑 받지 못한다? 그러면 유부녀랑 총각이랑 바람나지 않나. 안 그런가? 그저 사랑이라면 눈에 뵈는 게 없고, 사랑 이야기라면 어디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하기나 할 줄 알고. 안 그런가? 그야말로 물건이시구만. 뭐 잡것? 지 입으로 전 사랑에 폭 빠져버렸어요 라고 말하면 뭐하냐고. 외갓남자 조수석에, 여행지에서, 단 둘이, 야심한 밤에, 술쳐먹고, 겁 업이 막 타는데? 시간도 충분했는데? 그렇게 카섹스 했다는데? 내가 왜 그런 맹녀를 사랑해야 하냐고! 집에 혼자 있을 때 자기는 초인종 소리를 무시한다고 말하면 뭐하냐고. 행동은 정반대로 하는데. 말이 좋으면 뭐해 삶은 반대인데. 꿈꾸는 것이 애인들이고 눈 뜨고 있는 것이 부부라고, 이미 썸탈 때부터 그러시는데 그럼 결혼한 다음에는? 그런 여잘 뭘 믿고? 예비 맞바람녀가 아니라 먼저 바람필 여자잖아? 아무리 잘 해 줘도, 그럼 애들은 뭔 죄야. 아동들은 뭘 보고 배워? 남편과 아이가 있어도, 남편이 아무리 잘 해 줘도 그래도 똥파리가 껄떡거리면 다 상대해주고, 스토커 다 만나 주는데? 그런 숙녀를 뭘 믿고, 유행가 가사처럼 당신만을 영원히 사랑 어쩌고저쩌고?
    중학교 1학년 때 한 주택에 살던 이웃. 그 가운데 같이 체스 두던 친했던 재수생 형. 반지하 방에 자주 놀러갔었는데 어느 날 자살. 그러다 얼마 후. 한 주택에서 몇 미터 사이 별채. 거기 사는 아줌마. 본 남편이 있지만 G 스팟이 열려서 바람난 부인. 그렇게 총각과 바람난 유부녀. 어느 날 본 남편이 찾아왔는데 총각이 미리 준비해 둔 흉기로 그 남편을 찔렀다. 미리 칼에다 붕대를 칭칭 감아서 준비해 줬고. 여전히 매일 G 스팟 잔치였을 테고. 그렇게 복부를 칼에 찔려서 몇 발짝 비틀거리다 고목처럼 쓰러지는 본 남편. 그분을 코앞에서 내 눈으로 똑똑히 지켜봤는데. 그런 예비 문어발녀 예비 발정녀를 내가 뭘 믿고 상대해 줘야 하는데. 어? 무슨 만나 주는 걸 큰 벼슬처럼 구색 갖춰서 껄떡거려주면, 똥파리랑 똑같이 찝쩍거려주면 한 번 생각해 보겠다는 여자. 그런 숙녀를 도대체 내가 왜 사랑해야 하냐고. 안 그런가? 당시 본 남편은 자살했던 재수생이 살렸다고 필자가 엄마한테 말했고. 애 손잡고 나가서 외갓남자를 만나는 게 아니라, 몰래 바람피는 부인들. 경험자께서들 잘 아시지 않냐구요. 만나 주는 걸 무슨 큰 아량으로 아는 뻔한디 뻔한 예비 환승이별녀 아니냐고.
    남녀 사이에 우정이 가능할까 가능하지 않은가는 몰라도. 여자가, 팬클럽을, 왜 마다하겠나. 자길 짝사랑한다는데 싫어할 여자가 어딨냐고. 남자들 좀 꼬여줘야 나 인정받고 인기 있는 거 티 나니까. 여자세계에서 돋보이고 싶고 친구한테 지기 싫거든. 아울러 이성친구 많은 세대이자, 본능적으로 이성친구 많은 걸 좋아하니까. 아니라면 거짓말. 그럼 뭘해. 평소에는 이성친구, 그러나 침대에서는 더티러브. 일상에서야 영원한 이성친구, 그래 봤자 술 먹고 실수로 원나잇 러브. 사실인가 아닌가. 침대는 상상도 하지 않았을지라도 가능성은 얼마든지 상존하는 것. 뿐만 아니라 여자는, 어? 여자는 밤에 꿈에서 웬만한 남자들과 자는 꿈을 적지 않게 꾼다는 것. 여자여, 잘 아시지 않나요. 네? 애인 있고 남자친구 있고 남편 있으면 뭘해, 밤에 꿈에서 딴 남자랑 별짓을 다하는 게 여자. 그런가 안 그런가.
    사랑하는 애인이 있는데, 알콩달콩 사귀는 남자친구가 있는데, 그와 별개로 어쩌다 아는 선배와 아는 오빠와 술 한 잔 마시다 섹스해 본 여자! 혹시라도, 만약에, 계시다면 조용조용히 손 들어 보시겠습니까? 물론 비밀 보장!
    자, 보자. 그게 그러니까... 어디까지... (손차양)... 워───워───워! 차마 셀 수가 없지 않나요. 당사자께서 잘 아시지 않냐구요. 네? 그러면서 어장관리에 남녀의 우정은 무슨. 문제는, 네? 진짜 문제는, 잤냐 안 잤냐 라는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 단둘만의 비밀은 주관적으로 알고 싶지도 않고. 그 1 대 1이라는 상황이 가능하다는 건 곧 환승이별부터 선제 바람피기, 맞바람, 섹스리스 부부로 각자 성욕 알아서 해소하든 말든 일절 터치 않는 쇼윈도 부부까지. 다 모두 다 가능하다는 건 시간 문제라는 얘기.





    3

    남자친구 있는데, 애인 있는데, 남편 있는데. 1 대 1로 아는 남자랑 술 한 잔 같이 했다가 섹스한 여자분. 만약에 계시면 거수해 보시겠습니까? 1번만 그랬다는 분... (손차양) 2번 이상은... (손차양) 후덜덜!
    친구의 소개로, 부모님 소개로, 친척 소개로. 진지한 만남을 위해 남자랑 소개팅 했는데.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 사랑을 전제로 차분한 만남을 가졌는데. 그런데 처음 만난 날 남자랑 자고 버림 받은 여자 분. 만약에 계시면 거수해 보시겠습니까? 1번만 그랬다는 분... (손차양) 2번 이상은... (손차양) 후덜덜!
    남편을 여전히 애절하도록 사랑하지만 딴 남자한테 마음이 흔들려 본 여자분은? 통과.
    남편을 여전히 애절하도록 사랑하지만, 남편이 출장간 틈에 아는 남자랑 1 대 1로 만났다가 섹스한 여자분은? 셀 수 없지는 않겠지만 셀 수 있다는 거. 잘 아시지 않나요!
    남자친구를 완전히 좋아하는데, 중간에 딴 남자한테 흔들려서 끌려서 설레서 그 남자랑 섹스한 여자분은? 이건 셀 수 있을까 없을까. 잘 아시지 않나요.
    그러면서 사랑? 낭만? 행복한 로맨스? 그러니까 환승이별이 흔하디 흔할 수 밖에. 아니 그런가? 숙녀를 옹호하자면 그분들 처녀 땐 좋아 심성 괜찮다고. 착해. 순진하지. 인성이 아름답다고. 마음이 깨끗해. 청순하지 왜 아니겠나. 그런데 귀가 한 번 뚫리면 그 다음에도 대체로 정숙해. 진정한 사랑을 하고 싶으니까. 그럼 뭘해. 어? 그럼 뭘하냐고! 이 귀걸이 저 귀걸이가 막 걸리기 쉬운데. 여자는 남자가 살짝 마음에만 들면 처녀가 아닐 때 몸이 쉽게 허락되기 마련.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말 몇 마디만 섞어보면 즉각 구분 가능하다는 게 관록미 고고하신 그분들 직관. 여자가 사랑에 빠지기 얼마나 쉬운 동물이라는 거. 당사자께서 잘 아시지 왜 모를까. 여자의 마음에 낙점되기 어렵다 뿐이지 은근슬쩍 근처에만 가도 그녀의 마음은 흔들림. 이미 생각은 침대행. 다 그렇다는 게 아니라, 집단지성과 통계와 늑대들 경험담을 집약해 보자면. <저 그런 여자 아니에요>는 처녀, 나이, 상대성과 정확히 비례한다는 점. 거의 정비례! 응? 사실을 어찌 부인하나. 진짜일 뿐인데. 여자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급박해지거든. 30살이 다 뭐야. 당장 4학년 여대생한테 졸업하고 뭐할 거냐고만 물어 봐도 그녀는 흥분한다. 숙녀는 발끈한단 말이다. 대번에 눈 똥그랗게 뜨고 목소리부터 바뀐다. 그런데 내일 모레 30살인데 모태솔로인 여자? 콧대 높기로 소문났고 얼굴 반반하기로 어디 가나 안 빠지더라도 초조해지는 게 여자. 그래서 여자는 스토커랑 사귀고 남자친구로 떠받들며 강간범이랑 살림을 차린다. 응? 왜 매춘부가 많겠나. 매춘남이 많나? 아니다. 남자 늑대는 세고 셌다. 남자 바람기는 타고 났다. 남자 늑대는 흔하디 흔하다. 그러나 남자 매춘부는 희박하디 희박하다. 때문에 비교 자체는 의미없을 만큼 매춘부가 월등하게 많다. 여자는 고상하고 세련되며 우아한 정숙녀이기를 원하고 그렇게 살지만. 문란함을 참다 참다 참다 정절을 지키다 지키다 지키다, 어느 선을 넘으면 손을 놔 버린다. 그게 바로 여자의 속성이고, 그게 바로 여자의 본성이며, 그게 바로 여자의 마음이다. 아니라면 거짓말. 남자처럼 정실과 첩을 구분하지 못한단 말이다. 남자가 쑥맥이냐, 끝사랑으로 내게 정착할 바람둥이냐. 여자는 당연히 같은 값이면 후자가 좋지. 뭘 좀 알면 보면 보이거든. 알면 알거든. 그런데 남자는. 여자가 걸레냐, 첫사랑으로 내게 정착할 처녀냐. 둘 중에 뭘 고를지 답은 뻔한 거 아닌가. 여자는 나이들수록 초조해질 수 밖에 없는 것. 가볍게 사겨도 여자가 손해, 결혼해도 남자가 이득. 이혼해도 인력시장에서 그녀를 어찌 고급인력으로 존중하겠나. 이혼녀 딱지 붙고 나이 많은 쪽 남자쪽을 바라볼 수 밖에. 캐셔 아르바이트든 밤의 세계에서 떠돌든 둘 중 하나. 그런데 남자는. 남자는 다르지. 그러니까 여자는 어린 여자를 경계하며 질투하지 않으면 그건 여자가 아니라는 말. 그건 여자임을 포기한다는 것. 못이긴 척 넘어가는 게 아니라 남자에 환장한 년이라는 얘기 밖에 더 되나. 사적으로 뭔 얘기를 하시는지, 여자들끼리 더 잘 알면서. 그러면서 내숭은.
    모든 화근의 발단은 1 대 1로 연락하고, 알고, 친분을 유지하며, 만나는 것. 그게 있으니까 사랑이 더러워지는 것. 임자 있는 남자한테 꼬리치는 년. 괜찮은 남자만 보였다 싶으면 유혹하는 여자. 다 놔두고라도. 내 남자가 있다면 딴 남자를 1 대 1로 상대하는 게, 그게 말이 되나? 응? 그게 말이 되냐고! 사랑의 기초도 모르면서 뭐 사랑은 나와 상담하라고? 또 이모? 덧셈 뺄셈도 모르면서 수학 논문 쓰고 자빠지셨네. 어? 사랑 좋아하신다고. 말 같지도 않은 이중성을 놓고서 무슨 사랑은 사랑. 말도 안 되는 모순을 버리지도 못하면서 뭔 사랑은 사랑. 무슨 스탕달의 연애론 책 표지 사진 찍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뭐하냐고. 허영심 지수 다 티나는데. 문란한 과거 조사하면 다 나오는데. 한 번 자 봐라 라는 훈수도 조언이라고, 개 풀 뜯어먹는 수다 3시간. 뭘 해도 뭘로 봐도 여자가 손해이기 때문에, 따라서 여자 쪽에 살며시 편들고 싶어도 차마 친밀한 후원군이요 든든한 우군이기 어렵도록 인생을 사시는데 어떡하냐고. 안 그런가? 아 그런가 안 그런가? 아 글쎄 입이 있으면 말씀을 좀 해 보시고, 마음이 있으면 계급장 떼고 논쟁을 하시자니까 그러시네. 사랑이란 주제가 나왔으니 말이지만 맞짱 뜨자구요, 네? 못할 게 뭔가요? 사랑이란 주제를 놓고 한 판 뜨자는 데 뭐가 그렇게 찔리냐구요. 헤픈년이 어디 한둘이어야 말이지. 뜨끔한 일들이 각자 뭐 그렇게나 많냐고. 뭔 입만 열면 응애응애 삐악삐악 참새 짹짹. 극진한 애정 지고지순한 사랑을 논하면 뭐하냐고. 딴 남자랑 섹스하면 그 모든 노력 다 물거품 되는데? 그 발단이 팔랑귀였다는 기본부터 모르는데? (절레절레) (절레절레)
    하나를 보면 열을 알지. 멍청하디 멍청하게 안 잤다 라고 뻔뻔히 은근슬쩍 암시하는 게 뭔 자랑? 그게 무슨 배려? 그래 봤자 저는 1번이면 끝이에요 라는 당당한 선언과 딱 모순되는데? 성매매하고 어쩌고 남자들 불미스러움도 잘못이지만, 매춘부는 인류 역사와 함께 하는 문제. 매춘부는 없어질래야 없어질 수 없다는 것. 연애의 속성부터 착취니 뭐니 과장하면 매춘이요 바로 보면 줄다리기라는 개념. 응? (과장하자면) 사랑은 물물거래요 변심은 필수. 남자의 타격이 어떻게 여자의 타율한테 명함을 내밀겠나. 멀티태스킹 좋아하는 여자 행실? 딱 부러지게 매춘부 마인드! 남자 세계에서 성적으로 유명해지는 여자, 그런 여자라도 어떻게 한 번 해 보겠다는 남자. 당장 가정법이라면 몰라도, 현실에서는 대충 말해 반반으로 나뉜다면. 어떤 정도 숙녀라면 웬만한 남자들이야 거의 100퍼센트 땡큐겠지만. 그렇지만 그건 그분들 얘기. 꿀벌은 아무 꽃에나 앉지만 모든 꽃에서 꿀을 빠는 것은 아니다. 늑대는 웬만하면 다 먹는다. 없어서 못 먹는다. 여자가 주지 않으니까 못 먹는다. 늑대는 둘 중 하나다. 배 부르냐 배 고프냐. 그럼 예외라고 왜 없겠나. 줘도 못 먹는 놈이 있으면, 줘도 안 먹는 놈도 있다! 응? 여자라고 뭐 알마나 다르나! 남자야 정량이지만 여자는 질량일 뿐. 단지 차이는 그것. 소녀감성일 때야 낭만 찾고 뭐 찾고 하지, 여성잡지 2로 슬슬 다가가기만 해 보시라. 벌써 여성잡지 1 때부터 이미... 말 말자 말을 말어. 옷걸이, 제비들, 늑대들, 플레이보이계의 내놓으라 하는 바람둥이들. 말 한두 마디 섞어 보면 뭘 모르시겠나. 교수될 운명의 사람은 익사하지 아니한다. 정숙한 여자라면 그런 몰상식한 상황 자체를 자발적으로 만들지 않는단 말이다. 발톱으로 사자를 알 수 있고, 여우는 꼬리로써 인정받는다. 지조 없는 여자나 되니까 남몰래 헤프게 막 사시겠지. 그런 부도덕한 여잘 뭘 믿고? 안 그래도 찼자나! 전화하고 전화받고 전화하고 전화받고 같이 자격증 시험 보러 다니고. 뿐인가? 이미 카섹스녀라고 단짝의 애인인 하이에나가 소문내고 다니는 데도 불구하고, 1번으로 안 끝나시네? 또 딴 남자 자동차 조수석에 쪼르르륵 타서 단짝 친구 합방시켜 주러 하이에나랑 나다니고. 남들이 보면 딱 커플이지. 완전 행복한 신혼 부부. 그렇게 어느 날 퇴근해서 또 집에 가는데 집 앞에서 전 남자친구가 기다려. 밥 먹듯이 집까지 데려다 줬으면서 전남자친구는 첫사랑이 아니래. 아니기는! 아닌 거 좋아하시네. 스토커랑 사귀고, 남자친구라고 주변에 자랑스럽게 소개하고, 지갑 속에 남자친구 사진 간직하고. 강간범이랑 살림만 차리면 딱이겠네? 뿐만 아니라 다음 날 또 소개팅. 심심하면 소개팅. 주말마다 소개팅. 뭐야 그게? 그래 놓고 오빠가 진짜 내 첫사랑이에요? 정성껏 작전 짜서 비밀 사진첩 만들고 어쩌고 일기 쓰고 그럼 뭘해. 그딴 노력 다 물거품 되도록 행실이 방정인데. 그 따위 막장 드라마가 뭐 사랑? 어? 사랑? 사랑? 마음만 첫사랑 오빠가 좋다면 뭐하냐고. 몸은 막 그냥 정신을 못 차리는데. 심지어 사귄 거도 아니야. 연락 다 거절하고, 대리 고백도 치를 떨고. 바로 그래서 그 사연은 결국 "감히"와 "겨우"를 기어코 짝지어 놓았고, 그러므로 털어놓을 수 밖에 없는 진실은 벌거벗은 임금님 이야기. 이상한 발단은 그렇게 여자들이 만들어서 엮여지고 말려서 꼬이게 된 것이다. 여자들이 시작한 거라고. 복수에서는 오리가 되고 좋은 일에서는 새가 되라고, 징징거리는 떼쓰기 그거 어떻게 다 받아주나. 그래서 야 너 가라~ 안녕~! 그렇게 된 것이지.
    다른 비위는 다 좋아도 우리는 그 정도는 아니거든. 똥파리 사겨보니까 맛 붙여서, 하이에나들 찝적거리니까 기분도 좋고 분위기도 살고. 지금 난 사랑에 홀딱 빠져버렸겠다 눈에 뵈는 게 없지. 머릿속에 G 스팟 열릴 상상 뿐인데? 스키장 놀러가서 스키 타다 얼렁뚱땅 빽허그도 받았겠다, 양념 정육 주물럭주물럭 거리는데, 오빠 느껴? 리조트에서 술 마실 때 반대 방향으로 누워서 자겠다가 고집 꺾고. 난생 처음 사랑이란 걸 처음 느껴 보고, 전 남자친구도 여전히 껄떡거려주시겠다, 물고기 물 만난 거지. 이제야 진정한 전성기 임을 체감한 거라고. 그런 반면. 뜬 눈으로 잠 못 잔 게 몇 번인데. 남 생각할 겨를이 어딨어? 자지 않고 날밤 꼬박 새 봐야 밤이 긴 줄을 안다. 해도 해도 너무 한다 넌 아니다 라는 상황 딱 만들어놓고. 그래도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고. 살다 살다 이런 남잔 처음 본다, 그래서 뒷조사하고. 그래 놓고 나중 한다는 소리가 글쎄 뭐라더라~? 어? 속 얘기 아주 그냥 살발하게 뭐라더라~? 뭐였더라? 진심이 딱 느껴지더군. 너무 너무 고맙더군. 사랑스러워서 눈물이 앞을 가리더란 말씀. 그러니 그놈의 도둑놈 심보 상대하느라 지쳐 떨어질 수 밖에. 마음을 곱게 쓰나, 몸을 막 굴리기나 하시지. 매춘부 속성. 교활한 암캐 마인드. 비열한 속물 근성. 안 나온 게 뭐냔 말이지. 그 더러운 여심들 때문에 괜한 순교자만 생기고. 여자 헤픈 거도 모르면서, 10년 사귀다 헤어지면 남자만 나쁜 놈인 줄 알어. 시각이 다른 감각보다 월등한 것처럼 분별심은 다른 미덕보다 월등하다. 잤냐 안 잤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문제는 사랑하는 그이가 있으면 뭐하냐고. 딴 남자랑 막 만나는데. 한두 번도 아니고 같이 시험 공부하고 자격증 시험 보러 다니고, 좋았겠네? 재밌었겠다고. 남자들 떼거지로 껄떡거리시겠다, 남자가 운전하는 차 조수석에 몇 번 타보니까 괜찮겠다, 뭐든 1번이 어렵지 다음은 숫자가 문제도 아니겠다 그거지. 그러면서 여자들은, 내 남자가 조수석에 나 아닌 다른 여자가 앉는 걸 허락하지 않길 바래? 그거 미친 거 아니야?! 뭐 사소한 거 기억해주면 고맙고 감동 받고. 그럼 뭘해, 요염한 암컷은 다 알게 모르게 조용조용히 딴 남자한테 껄떡거리는데. 목동이 많으면 양이 죽는다. 여자는 억지로 '감히'와 '겨우'를 짝지어야 직성이 풀리시지. 아이스크림 콘 하나 더 먹는다고 파산할까. 우리는 그런 사랑 필요없다. 비에 젖은 사람 이슬 두려워하지 않는다. 차 주셨으니 딱 좋다 그거라고. 나의 마음으로 타인의 아픔을 추정할 뿐, 내 몸으로 남의 고통을 느낄 수는 없다. 여자들 사랑이 다 그런 식이지는 않겠지만, 직접화법 대가들이 오해하기 딱 좋도록 행동한다는 거. 남자들 나가떨어지도록 바가지 긁든 행복하든 여성잡지 2 얘기는 모르겠고. 각자 연애사는 들추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행동 하나를 보면 이 사랑이, 나중 남자의 미래 바람 때문이든, 여자의 문란함에 기인하건, 내일 닦쳐올 사랑의 파국을 뭘로 예측하겠나. 조신하지 않을지도 모를 여자한테 인생도 걸고 사랑에 속을 각오도 하라고? 뭘 모른 남자라면 모르겠지만 우리가 왜 그래야 하는데. 순 가식에 위선에 사랑도 가짜 다 뻥. 내숭은 자기들끼리나 하시고. 그러면서 뭐 플라토닉? 어차피 바뀌는 건 정해진 수순. 나 사랑해? ───> 오빠, 나 이럴려고 만나? 여성잡지 1 ───> 여성잡지 2. 안 그런가? 아 글쎄 그러냐고요 안 그러냐고요, 네? 자기 유리할 땐 성적으로 솔직하고, 자기 불리할 땐 딴청. 뭐야 그게. 나 좋을 땐 여자 여자 숙녀 숙녀, 나 싫을 때는 남녀 공히 사람 어쩌고저쩌고. 자기들이 떳떳하고 흠 잡을 데 없다고 생각하면 뭐하냐고. 그건 자기들 생각이지. 판단은 당사자가 하는 것. 동네 분위기 살피고 이웃 봐서 이사를 가듯, 사랑도 마찬가지. 단순히 너와 나의 사랑? 글쎄요 글쎄요. 뭘 믿고 헤픈년한테 인생을 거나. 자기들만 뒷조사, 남자는 요리되고 구워삶아지고 지지고 볶아지고. 얼마나 좋을까 원없이 재밌겠어. 쥐락펴락하는 자야 좋긴 하겠지만. 드리블되는 공은. 저글링 당하는 입장은. 재산은 커녕 미래도 어두컴컴한 걸로 모자라서 비밀마저 훤히 까발려지면. 그럼 어느 숙녀가 좋다하겠나. 자기 사생활은 철저히 감추고 숨기며 0을 하나 뗄려고 신출귀몰하게 내숭 떨면서. 타인의 인생이야 까발려지든 말든 뭔 상관?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서 적당히 괜찮으면 좋은 거고, 질펀하게 논 인생이자 문란한 사생활이 까발려지면 속으로 꼬신거고? 그러니까 여자 세계는 시작도 뒷담화 끝도 뒷담화지. 남자들 관심사가 뻔히 어떤 여자에게 쏠리는 거 배 아파서 어찌 마음이 편하나. 남자 뿐만 아니라 여자들이 봐도 입 떡 벌어지는 숙녀마저도 똥파리 처리반으로 기어코 보내버려야 속 시원한 게 여자. 아니라면 거짓말. 그게, 바로, 여자! 옛말에, 유순한 장검 없고 선한 시어머니 없다고 했다. 남자가 경주마라면 여자는 야생마다. 어? 날것! 여심은 고양이와 같고, 여자의 마음은 살쾡이란 말이다. 모든 것을 자신한테 최적화시켜야만 직성이 풀리시는, 그분들은 죄다 싹 다 그냥 여왕벌이란 거다. 아닌가? 아닌 게 아니지. 안 그런가? 자기들끼리 좋은 연인이다 만나면 딱이겠나, 평가하면 뭐하냐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인데. 언감생심 쳐다도 보지 말라며 결국 결론은 어딜 넘봐 인데. 안 그런가? 사실 모두 다 사실이지 않나. 거짓이 어딨나 전부 사실들 뿐인데. 무슨 사랑을 대신 해주는 게 어딨어. 내 인생을 타인이 살라는 대로 사나? 친구가 죽으라면 죽을 꺼야? 지들이 책임지지도 못할 거면서 무슨 권리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웬만한 남자들은 그 정도라면 다 받아주시겠지만. 그건 평범한 늑대들 얘기고. 똥파리랑 똑같이 의전하며 집 앞에서 기다리고 회사에 찾아가고. 하이에나랑 판에 박은듯이 꽃 들고 쫓아다니고 기다리고 만나달라고 빌고 애원하고 매달리고. 그건 그분들 얘기고. 어? 우리는 아니지. 우리는 아니라고. 그저 대어라면 감지덕지? 우리는 화려한 여자 아쉽지 않다니까 그러시네 거 참.  「너 사람 칼로 찔러봤어? 나는 찔러봤어.」 ~라는 말을 들어는 봤으나. 「너 사람 칼에 찔린 거 본 적 있어? 나는 있어.」 ~라는 말은 1번 했을 둥 말 둥 그런 사람 입장에서 사랑을 논하자면. 우리는, 화려한 여자, 웬만하면 아니라니까요. 그분들 세상 모든 사람들한테 사랑 받는데 뭐하러 우리까지? 우리가 뭐한다고 파리 끈끈이녀를 좋아하겠나. 말 다 한 거지. 우리가 생각이 없는 거도 아니고 뭐 미쳤다고 똥파리녀한테 관심을, 웬 찝쩍? 뭔 껄떡! 그대 여자들이나 많이. 다만 우리는 노 절대 노 딱 그만. 말하는 자는 씨 부리고, 듣는 자는 거두어들인다. 이미 엎질러진 우유. 훈수는 무슨. 남 걱정 말고, 제 발등의 불부터 끄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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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 엄마 스타일 VS 이모 스타일 Ⅰ
    잠깐. 칼럼 제목부터 냉동참치이기 때문에, 따라서 사랑을 하는 주인공 말고 조력자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즉 아가씨와 아줌마의 입장 차이에 대해서 잠깐만. 짚고 넘어가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네. 엄마와 이모의 훈수 차이에 대해서. 냉동참치와 성 그래프와 다 얽키고 설켜 있는 주제이기 때문에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고.
    왜 엄마 말과 이모 말이 다르냐, 처지도 다르고 본분도 같지 않고 내 말에 내가 책임질 수 있는 범위도 뭣도 다 똑같지 않기 때문. 물론 이모도 다 생각해서, 아름다운 사랑을 위해서 하는 덕담이겠지만 어디까지나 남의 일인 것. 엄마와 이모의 입장. 종이 한 장 두께 차이는 999번은 똑같지만 한 끝발이라는 게 있거든. 자, 사랑의 의미를 논하면서 왜 귀걸이니 숫처녀니, 혼전순결과 속궁합이라는 둥 얼굴 빨개지는 화제를 걸고 넘어지는 거냐? 왜냐하면 우리가 아는 플라토닉은 아주 아주 드물기 때문. 하물며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있나? 마음, 화장실 들어갈 때 나올 때 다른 것. 취향, 시시각각 바뀜. 소비제는 시시때때로 신제품이 출시됨. 안 그래도 남의 떡이 커 보임. 친구들 자랑 들으면 그녀들 배 아프지 않으면 거짓말. 허세와 허풍과 허영심은 또 어떻고. 화장발은? 조명발은? 사진발 역시나 말도 못하지. 친한 친구도 바뀌고. 공부하기 싫고 일하기도 싫고. 뭘 해도 재미없고. 항상 놀고 싶고. 연애 상대야 이따금 바뀔 뿐더러 더티러브 역시 연애사라는 데이터베이스가 쌓여가면서 비교되는 것. 윌리엄 서머셋 모옴의 소설, 인생의 베일. 일반적으로 결혼 전에 남자는 나중 바람필 것 같지 않은 정실감을 잘 골라서 결혼에 골인하고. 유부남이 되어 정실만 사랑하거나 가정에 불성실한 남자거나. 경우의 수가 많이 나눠지지만 이론적으로 남자는 안에서 만족하면 바람필 확률이 낮아지는 것.
    물론 여자도 그렇지만 여자는 남자와 다름. 여자는 참다 참다 참다 끝까지 참다가 한 방에 봇물이 터짐. 대체로 1번에 1개를 선호하는 게 여자. 아니신 분은 예외고. 여자는, 성격이든 뭐든지 수면욕과 식욕등 똑깥은 거 빼고는 대체로 남자와 정반대. 그래서 인생의 베일에서 여주인공 둘이 그렇게나 다른 것. 성 그래프부터 남녀는 확연히 다르듯, 사랑에 대해서도 남녀는 상반된다. 저 정도면 다 맞춰주겠다, 가 남자의 속마음이라면. 속궁합에서 더없이 만족했을 때 여자는 완전히 버림 받지 않는 이상 나머지도 남자한테 대체로 맞춰주는 것. 물론 마음으로 사랑해서 결혼한 부부일 때. 부부 사이에서도 여자가 남자를 많이 좋아하면 절정감 평생 몇 번 못 느껴도 평생 부부인 경우가 있고. 상당히 많고? 아닌 경우도 있고.
    일단 남녀가 그렇게 다른 거를 받고, 여성잡지와 수다로 쌓은 지식을 베팅하고, 엄마의 인생이요 이모의 연애사 실패담까지 얹으면? 엄마와 이모의 조언은 대체로 비슷할 테지만 때로는 180도 다를 수 밖에 없다. 측은하고 섭섭하며 미안한 얘기지만 이모는 어디까지나 남. 남 일에 훈수두는 거? 좋은 얘기지만 어디까지나 근본 이치는 그것. 그것? 아니면 말고! 다른 말로 그러든가 말든가. 내 일이 아니니까. 그런데 엄마는. 엄마는? 내 일인 것. 이모한테 연애사가 아니라 더티러브 경험담을 물어보시라. 애 두셋 낳기 전과 후의 차이를. 애 두셋 낳기 전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사석에서 뭐라 하실까? 센 캐릭터 이모라면 아마도 그러실 것이다, 성상납이었다고. 전과 후를 비교해 보면 단지 성접대였을 뿐이었다고. 멍청하게 다리 벌리고 누워서 천장 쳐다보면서 좋은 척 연기하는 거. 돌아보면 그거 다 시간 낭비 에너지 낭비 인생 낭비였거든. 어? 거기서 교훈 얻으면 뭘해, 다 그렇다는 말이 아니라, 악순환을 반복하시는데. 남자와 제일 말이 잘 통하는 여자가 누구냐, 베테랑 마담이거든. 그러니 청초한 아가씨는 포근히 포옹하는 게 침대보다 훨씬~ 좋을 수 밖에. 침대가 더 좋은 젊은 숙녀는, 그래프가 일찍 영글은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안되실 테고. 그래프가 어찌 거짓말을 하겠나. 허나 창이자 액자요 화병이며 보트인 우리의 도전은 남자의 역할인 것. 그래서 방패이자 그림이요 꽃이자 항구인 여자, 그 숙녀가 명화인가 아닌가. 우리는 보면 안다. 속고 속이고 져주고 바보인 척. 눈치 없는 척. 착한 척. 잘난 척 이쁜 척 죽는 소리에 능글능글. 하나를 보면 열 개 백 개를 아는데, 등 돌리면 누가 욕하고 누가 내 편일지. 어른들은 다 아는데. 누가 착한 애고 누가 나쁜 애인지 산타 할아버지처럼 다 아는데. 사랑이라고 그분들이 어찌 엄마와 이모의 차이를 모를 수 있나.
    왜 냉동참치 냉동참치 그러는데. 중년을 넘어서서 남자가 인생 후반전 쪽으로 갈 때. 남자는 그래프가 하향세요 여자는 반대요. 그럼 남자는 새벽을 더 선호하고 여자는 반대고. 그래 봐야 수다 3시간이자 집단지성 모아 보면 얘기는 길어질 수 밖에 없다. 횟수요 시간과 정성과 섬세함등 뭐 하나 불만족인 아줌마, 당연히 새벽이 싫지. 성 그래프 자체가 여전히 냉동참치는 면할지라도 거북이인 아줌마, 당연히 새벽이자 남편의 왕성한 성욕이 징글징글하시지. 6대 4네 7 대 3이네 그마저도 감지덕지인 경우가 그 얼마나 많은데. 다 사정 듣고 형편 알면 얘기는 수다 3시간은 태부족일 수 밖에.
    그런데 어쩌다 또 얘기가 찐한 사랑으로 변질되어 버렸지? 그걸 너구리가 알아 족제비가 알아. (절레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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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 엄마 스타일 VS 이모 스타일 Ⅱ
    이모를 단조요 엄마를 장조로 설명하는 건 이치를 따져서 그렇다는 거고. 곧이곧대로 엄마 말과 이모 말이 뭐가 틀리냐고 징징대시면 할 말 없지만. 숨겨진 원리를 알고자 하면 엄마와 이모의 그 현격한 차이에 여자는 입이 떡 벌어져야 정상인 것. 아니면 매춘부 마인드고. (진짜 그렇다는 게 아니라 모르면 모르는 여자만 손해라는 뜻. 생색내는 거 여자들이 싫어한다지만 생색내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으니 하는 말. 다 생각해줘서 얘기하면 뭘 하냐고, 어?). 엄마는 쉽게 말해 일단 타율왕. 결혼생활 내내 잠자리가 좋았건 싫었건 한 남자에게 내 인생을 바치는 게 엄마라고 했을 때. 이모는 바람둥이한테 몸부터 줬고, 8할의 데이트비용을 내가 감당했고, 매번 상향 지원했다가 뭐 어쨌고. 이모와 엄마는 연애사 자체부터 정반대. 그럼 당연히 이모는 더티러브 선호파고, 엄마는 육체적 사랑이야 당연히 좋고 플라토닉에 좀 더 치중하는 거고. 이모는 결혼도 2번 실패하고 3번째 도전할까 말까이고. 1번째 결혼 전에도 속궁합 맞춰본 남자가 꽤 되니까 당연히 그분들 모두가 득점, 어시스트, 장타율과 홈런등. 다 비교될 수 밖에. 이쁜 여자가 진도 자체를 허락하지 않는 경우. 엄마 판박이니까 가능한 일. 사귀는 여자가 진도 자체를 일절 허용하지 않으니까 100퍼센트 바람나는 남자, 물론 남자는 100퍼센트 거침없이 저돌적으로 구애하는 스타일. 거리에서 처음 본 여자한테 번호 물어보고, 때로는 번호 따는데 성공하고, 유니폼녀 회사에 출근해서 사귀고 집 앞에서 기다리고. 그런 남자는 무조건 들이대는 스타일 남자. 의전녀, 저돌남, 꽃뱀, 공주병녀, 머머녀. 집순이에 집돌이이자 모태 솔로까지. 가지각색. 아무튼 가는 여자 잡지 않고 오는 여자 막지 않는 남자도 다 세분화된다. 바람둥이들 직접경험이 좀 많나. 교성녀, 분수녀, 떨림녀, 처녀. 2번째 이후 데이트 어쩌고저쩌고 설변하는 바람둥이는 죄다 하수고. 고수는 모두 다 첫 만남에서 저 하늘의 별을 따는 것. 그렇다고 남자가 뭐 전설적인 텐미닛이냐, 아니지요 아니지요. 다 모두 다 여자가 마음 먹고 원정경기든 뭐든 떠났거나, 아니면 남자가 쫌만 지 맘에 들면 만나자마자 오빠요 보자마자 몸까지 허락하는 것. 나 사랑해? ~를 달랑 2번째 만남에 들었는데? G 스팟이 열리면 여자는 눈에 뵈는 게 없다는 말, 괜한 게 아니다. 일평생 오직 남자 딱 1명에게 인생을 거는 엄마냐. 아니면 실전형으로 1에다 0을 1개 붙이든 2개 붙이든 부딪혀서 A부터 Z까지 최선을 고르는 이모냐. 누구 말을 들어야 할지 그건 오직 여자의 몫. 다만 우리 남자의 본분은 도전하여 고지에 깃발을 꼽는 역할이라는 거.
    말하자면 여자가 때로는 자기 마음도 잘 모를 수 있지만 우리는 못 속인다. 곧 사랑은 숨길 수 없고, 사랑병에는 부끄러움이 없다. 그런데 사랑의 기준선이 확고하냐 아니냐. 엄마와 이모로 나뉠 수 밖에. 여성잡지 2로 넘어가기 전에 낭만 찾고 로맨스 좋아하고 그렇게 여성잡지 1에 속하는 숙녀일지라도, 명백히 이모와 엄마 스타일로 나뉜다. 친구들끼리 으쌰으쌰하여 헌팅해서 만났든 아는 오빠 동생들끼리 어울려서 만났든. 3 대 3이든 2 대 4든 등등등. 수학적으로 말끔하진 않을지언정 2차 3차 함께 어울려 놀든 분파가 나눠지든, 또는 비밀 커플이 떨어져나가든. 시간과 비례해서 엄마 스타일과 이모 스타일은 딱 나뉜다. 어떻게 나뉠까? 어려울 거 뭐 있나. 엄마 스타일은 일찍 들어가고, 이모 스타일이 주로 남고. 왜 어른들이 20살 청춘과 20대 젊음을 응애응애 삐악삐악 애라고 여기겠나. 아름다운 시절인 건 맞지만 남녀 사이에 우정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주장하며, 우기기 때문. 그건 OX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인생과 세상에 대해 알게 되면 모를 수가 없는 것. 남녀 사이에 친구라는 우정이 가능하냐, 그에 대한 생각 역시나 이모와 엄마 스타일은 딱 상반된다. 밤의 세계에서 시침이 새벽쪽으로 갈 수록 주로 누가 누가 남을까. 누구겠나, 당연히 이모 스타일이 주로 남지요.
    한편, 음악이 멈추냐 멈추지 않냐에 따라 클럽과 나이트클럽으로 나뉘는데. 찰스 다윈 작 종의 기원, 마케팅 전문가들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강조하는 통합이냐 세분화냐. 핸드폰을 비롯해서 통합으로 천하통일된 예는 산업계에 거의 없듯. 역시나 나이트클럽도 또 나뉠 수 밖에. 어떻게? 20대부터 30대 40대..까지 다양한 계층을 수용하고 싶은 전천후 나이트클럽이냐, 아니면 30대 이하가 오면 좋고 40대 이후를 주로 받는 성인 나이트클럽으로! 자, 그와 관련하여 예시를 하나 들어볼까?
    성인 나이트클럽에서 즉석만남으로 친구와 2 대 2로 숙녀를 꼬셨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뚱뚱한 숙녀는 나와, 못생긴 아가씨는 내 단짝과. 그렇게 나이트클럽을 나가서 2차 3차 분위기 무르익는 거 귀찮다 뭐 어쩝시다 라면서 직접화법을 살며시 피해서 모텔로 유도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찌 그토록 노골적으로 철판을 깔 수 있었는지. 그렇게 양떼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가는 양치기 견의 개수작. 원래 상남자여서 배짱 두둑하고 제비라서 기술을 수법처럼 보이지 않게 할 수 있었던 게 아니라. 그게 아니라 살면서 '저 오빠 말발 장난 아니다'라는 말을 평생 또는 10년에 딱 1번 들을까 말까 하듯. 그냥 그런 상황 딱 되니까 나도 모르게, 어? 성교육은 성교육이고, 수컷은 셋으로 나뉘지 않나. 줘도... 넘어가고). 어쨌든 그랬는데 단짝 옆에 있던 못생긴 아가씨왈,
   「나 그럼 파트너 바꿀래~! 나 저 오빠랑...」
    한편 못생긴 아가씨의 친구인 뚱뚱한 숙녀. 분위기가 그 모양이었으니, 고로 그녀는 도망갔다. 여기서 한 여인은 이모 스타일이요, 한 여자는 엄마 스타일! 그둘은 친구. 도망간 친구는 어쩌면 처녀. 느낌상 거의 처녀각. 살면서 듣고 보고 겪고. 그런 지식과 경험을 통틀어 보시라. 누구나, 대충 분간이 갈 것이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예시는 또 있다.
    여자 몇 명 껴서 혼자 사는 친구네 집에서 한 잔 하자, 라고 하면서 취기에 분위기 조성하고 어쩌고. 그러면 당연히 나뉠 수 밖에. 그게 좀 찐한 느낌이다? 그렇다? 정말로? 그럼 엄마 스타일은 냅다 도망간다. 서둘러 내뺀다. 안 튀고 뭐하겠나. 멍청하게 끝까지 남지도 따라가지도 않고, 미리미리 일찍 철수하는 거다. 거기까진 생각도 안 했는데. 그렇게 처녀 딱지 떼긴 싫은데? 그럼 얼렁뚱땅 필름 구간 댕기기 했다 치고. 그렇게 남은 이모 스타일 여자와 친구 1은 땀 뻘뻘 흘리며 신나게 그 짓을 하고. 하필 짝이 맞지 않아 남은 집주인은 엎드려 두 팔로 턱 궨 채 그거 구경하고.
    그런 일 다 듣긴 들었거나 그렇지 않나. 꿀벌에게서는 모든 것이 꿀, 독사에게서는 모든 것이 독. 개 눈에는 머만 보이는 것일까? 이모 스타일은 말로 직접 말한다, 저 그런 여자 아니라고. 그런데 엄마 스타일은? 행동으로 실천한다. 간혹 엄마 스타일인데 상사병 걸린 채 좋아하는 오빠가 따로 있는데, 사랑과 우정 사이도 아니지만, 다른 남자의 자동차 조수석에 타는 일. 남자를 만나보기는 했지만 일평생을 통틀어 남자라면, 한두 명과 단지 커피 마셔본 게 전부인 숫처녀이기에 가능한 일. 그래서는 안된다는 걸 뒤늦게 깨닫는 과정인 것이다. 맹녀에 집순이에다 숫처녀 절세미녀인 그 어떤 여인. 그녀도 이미 반올림 1년 전부터 어떻게 짠 작전인데. 그녀가 헤퍼서 그런 게 아니라, 그게 아니라 청춘 드라마처럼 친구를 위해서 옆에서 주인공들끼리 사랑 하게끔 다 도와줄 줄 알았던 거지. 나도 나다. 그 성인 나이트클럽에서 못생긴 아가씨를 꿰차는 건데. 그녀가 나 좋다는 데도 난 끝까지 우정을 고집했던 거지. 그건 냉동참치가 문제가 아니라, 날 것 그대로 그야말로 더티러브의 끝을 볼 수 있었던 건데. (절레절레)! 결국 교육방송은 실패하지 않았던 거다. 이 사회가 잘 돌아가고 있다는 증거지. (세상사 모순과 별개로 상식과 윤리와 개념 같은 이치에 대한 생각이 너와 내가 썩 다르지 않도록 각자 노력하며 산다는 뜻. 음성적인 측면을 줄여가면서 차츰차츰 나아지며 살 만한 세상이라는 얘기). 드라마 너무 많이 봤다는 거라고. (절레절레). 뭐 꼭 상심할 일은 아니다만 추억 아닌 추억이니까, 이제 와서 밝히는 단순 해프닝일 뿐. 어쨌든 칼럼 중간에, 하위 주제 중간에, 잠깐 결론 딱 3개를 꼽자면 이렇다.
    첫째, 우정보다 사랑이 먼저다. 우정 어쩌고저쩌고 그거 다 뻥이다. 어차피 사랑도 거의 다 뻥 아닌가.
    둘째, 남녀 사이에 친구는 없다. 우정이야 물론 가능하나, 1 대 1로 만나 아무 일도 없을 수 있으나. 딱 1번 술 마시다 침대로 간 거. 둘이서 죽을 때까지 비밀로 간직하면 그나마 나은 거고. 그럼 나중 남녀의 우정은 가능하다고 빡빡 우기는 거야 그러든가 말든가. 아님 어찌 어찌 탄로나서 제일 가까운 딱 1명만 제일 나중에 알든가. 아니면 USB 아니면 영원히 몰랐을 뻔 하다 서서히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던가.
    셋째, 각자 연애사는 연애사고. 뻔트는 옛 이야기고 풋사랑도 배움일 수 있고. 지금 참사랑을 하면 그만. (다시 돌아가서)
    10대 20대 그 이상에야 친구들끼리 남녀 어울려서 오빠 동생 이름 부르고 다 같이 친하게 지냈는데. 1 대 1로도 만나고 그랬는데. 30살 40살이 넘어서도? 아동의 엄마이자 낭군님의 정숙한 여인인데. 친하니까 친구들과 다같이 만나더라도 편하게 이름을 부를 수야 있지만, 그래도 함부로 말을 놓긴 놓더라도 조금은 조심스러워야 하는 것. 올림말을 전제로 함께 친했던 교분은 있으니까 반말이 껴들어야지, 배보다 배꼽이 더 커서는 안되는 것. 그런데 초대 받지도 않았고, 꺼림직하며, 갈 길이 다른데 꾸역꾸역 경사에 나타나서? 이 결혼 무효야~ 으쌰으쌰 너무 많이 했네 아직 철들려면 멀었다고. 엄마이자 한 남자의 조신한 부인인 그녀의 입장이 있는데, 10대 20대 때 친했다고 그냥 막 누구야 누구야. 그래도 되긴 되지만 바로 거기서 나뉜다. 뭘 좀 아는 남자와 아닌 남자로. 여자야 오빠 오빠 호칭이 간편하다지만. 말이 통하는 남자를 그녀들이 괜히 맘에 쏙들어하며 좋아하는 게 아니니까. 괜히 숙녀가 어떤 유형의 오빠를 싫어할래야 도저히 싫어할 수 없다고 하는 게 아니니까. 늑대를 들먹이면 늑대 꼬리가 보인다. 남녀 사이에 친구로서 우정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거 자체부터 어패가 있는 것. 아는 오빠 아는 동생 ≠ 친분 ≠ 동창 ≠ 우정 ≠ 사랑 ≠ 사랑과 우정 사이. 다 다르지 않나.
    그래도~ 이모 스타일은 소신 있다. 졸졸 따라다니는 팬클럽 왜 싫겠나. 게를 똑바로 걷게 할 수는 없다. 나 좋다며 짝사랑만 하겠다는 남자,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며 큰소리치진 않겠으나 마다하진 않으시겠지. 사실 TV에 나오는 유명인들이야 연예인이니까 그런 거고. 우리는 일반인일 뿐이고. 실질적으로 엄마의 여동생이 이모지만. 우리가 어떻게 이모 스타일과 엄마 스타일의 차이를 모를 수 있으리. 그러나. 이론과 실제. 이상과 현실은 다른 것. 따라서 우리는 아마도 그랬던 것 아닐까? 아님 많이들 그러거나. 무엇을? 연애는 이모 스타일과 결혼은 엄마 스타일과! 좀 놀아 봤던 아가씨도 그러지 않나. 연애는 바람둥이와, 결혼은 착실하고 성실하며 자상한 남자와. 그러니까 여기 저기 막 그냥 막 막 씨 막 뿌리고 다녔던 플레이보이가 때 되어 참하디 참한 정실감 꿰차서 결혼하는 거 보고서, 이모 스타일은 속뒤집히는 거지. 안 그렇겠나. 허허허. 물론 이모 스타일도 철들면 다시 엄마 스타일도 복귀하고 어쩌고 다 그런 것. 그에 관한 경우의 수를 비롯해 잔소리는 딴 데 하도 많이 끄적거렸으니 그건 그만.
    엄마와 이모? 소나무가 다 돛대감은 아니다. 경주마의 애정이야 환승이별도 가능하고, 사귀는 이성이 있는 것과 별개로, 다수의 이성 친구를 거느리는 것도 미덕이자, 1 대 1도 얼마든지. 그렇지만 야생마의 사랑도? 남녀의 연정이란 둥그래졌다가는 기울어진다. 거울은 금테를 둘러도 역시 거울이다. 넌 뭐 하트에 금테 둘렀냐는 농담은 딱 사양하고. 우리는 덜렁덜렁 고추만 달렸을 뿐. 엄마가 말씀하신다. 뭐라고? 식욕이 성욕이라고. 개 꼬리는 곧게 펼 수 없다. 사랑은 의리. 어? 그렇지만 영원한 사랑은 영원한 사랑이고. 아름다운 그대여 어쩌고저쩌고 사탕발림 대사 읊는 거, 그분들께서 뭔 말인들 못하랴. 바텐더 구워삶고 마담 쥐락펴락하고 숙녀 마음 애달프도록 애태우는 거. 에잇씨 재미없다 재미없어. 다 재미없다고. 다 뻥 싹 다 뻥. 사랑이 무슨 애들 장난도 아니고 말이지. 물론 말이 그렇다는 거고.
    좌우지간 적의 적은 우리 편. 여자의 적은 여자. 고로 새로운 여자는 언제나 대환영? 개의 생각은 꼬리에 나타나고, 말의 생각은 귀에 나타난다. 다만 고양이가 엄마냐 이모냐. 오늘도 코끼리 귀는 펄럭펄럭. 북동풍이 부는구나. 마침내 마구를 받아줄 포수의 출연이 임박한 건가? 임박은 무슨 더럽게 재미없고 심심할 징조지 거 무슨. 어쨌든 엄마와 이모의 그 종이 한 장 두께를 우리가 어떻게 모를 수 있냐 그 말이란 말이다.





    6

    괴로운 것은 제1보 뿐이다. 어차피 여자들 하는 말 다 똑같다. 여자들 생각하는 거 빠삭하게 훤히 꿰뚫고 있는 게 우리들. 그분들 심정 쥐락펴락은 일도 아닌데? 여자의 마음. 설계도부터 변수까지. 여자를 다루는 기술. 다름 아니라 숙녀를 예우하는 일. 우리가 누군가. 일찍 주는 자는 두 번 준다. 두 번 없는 세 번은 없다. 그래서 어설픈 1번은 의미 없다. 그걸 왜 몰라. 닫혀진 입 속에 파리는 날아 들어가지 아니한다. 그럴 수가 없으니까. 원천 차단. 명화와 꽃다발과 방패와 항구. 그래 봐야 타석주의자들은 그분들 팔자고. 우리는 가만있어도 호박이 제 발로 굴러오는 인생인데? 될 놈은 뭘 해도 되고, 안 될 놈은 뭘 해도 안 되고. 호박이 내내 굴러오는 호박 터미널은, 일평생 호박이 굴러오는 것. 적어도 단란한 가정에 정착했을지라도 심한 꼬리침과 여체는 거르더라도 마음만 받게 되는 것. 그럼 타석주의는? 타석주의가 가릴 게 어딨나. 첩이 있든 없든 안주인이 떡하니 버티든 어쩌든. 그건 그거고, 끝없이 일생 내내 타석은 멈출 수 없는 거지. 제 버릇 개 주겠나? 아니 그런가? 우리 남자가 태어났으면~ (절레절레)! 그러다 죽 쑤어 개 주는 일도 그래서 생기지. 물론 타율왕 중에도 멀티태스커가 있긴 있겠지만, 그보다는, 타석주의에서 꽃 들고 기다리고 쫓아다니는 그분들 가운데. 맞다 맞다. 그분들 가운데 일편단심 순정을 지킨 경우. 있었던가? 있었나? 있을까? 아름다운 사랑은 예외겠지만, 내가 알기로 내 주변에서는 없었다는 것. (딱) (몸짓)! 가정 하에서는 불가능이 없다지만, 집단지성과 통계는 거짓말을 못한다. 고백이 취미면, 돈 빌리기도 습관이다. 돈 빌리는 기억이 있을 둥 말 둥 가물가물이 있는 반면, 차마 셀 수 없는 일도 있다. 중간도 있긴 있겠지만 아예 안 빌리는 비율이 대부분이고, 철면피는 롱테일이다. 그렇지만 1번에 1번의 사랑만 하는 늑대는 비율이 그와 다르다. 그건 여자들끼리 논하시도록 양보하기로 하고. 어쨌든 드문 예외를 제외하고는 사랑이라고 하나도 다를 게 없다. 길게 만나는 연애, 딴 이성 만나지 않는 남녀 별로 없다. 요즘 세상 올인하는 사랑이 어디 흔한가. 심지어 진하지 않은 담백한 사랑, 바람나는 거 뻔하지 않나. 
    그런데 뭐야, 뭐? 또 사랑? 또 매를 벌기? 벌어도 많이 벌기? 어쩌다 얘기가 또 그쪽으로 꼬여버렸지? 그걸 내가 알아 누가 알아.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사랑 이야기라면 참말로 골치 아프고. 뚜껑 열리고. 짜증 지대로고. 어? 그야 어쨌든 사랑이라면 아조 그냥 신물이 난다. 지긋지긋하다. 치가 떨린다. 빚잔치 인생 구질구질한 장르. 아아 (절레절레). 그렇듯 어설픈 사랑 역시나 그건 그냥 더러운 헤프닝일 뿐. 사랑은 유치하고 우정은 추접스럽고. 뭐 다 그렇단 게 아니라 원리와 이치라는 게, 다 병에 알맞은 뚜껑이 있다는 뜻. 뭐 그건 그렇고.
    인생이고 세상사고 마지못해 끌려가기만 하다가는 죽도 밥도 안된다. 낄 데 끼고 빠질 데 빠지지도 못한다. 만사 병풍에 일생 신부들러리나 하기 딱 좋게 된다. 그걸 뭐라 부르냐, 어찌 보면 호구고 어떻게 보자면 '성격 좋다'라고 한다. 달리 봐도 똑같다. 뭘 좀 아는 오빠라고 칭찬받긴 하는데, 뭘 좀 알면 뭐하나, 어? 돈이 없는데. 일생 가난한데. 보자마자 오빠라고 불리고, 짝사랑 받고 또 받고 그럼 뭘 하냐고. 애인 사진을 간직할 수 있는 지갑조차 없는데. 아니 애인도 없는데. 사랑의 줄다리기라면 토 나올 거 같은데. 좌우지간 자기 줏대 없으면, 팔랑귀에 흐물흐물 주관 뚜렷하지 않으면 인생 꼬이기 십상이다. 무언의 찬성. 말 없는 승낙. 침묵의 동의. 거절 못해서 인생도 사랑도 꼬인 예. 차마 셀 수가 없지 않나. 중차대한 일에 어찌 강단도 없이. 그러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거다. 
    따라서 그런 인생사 연애사 세상사를 잘 알기에 나는 서슴없이 여기 술집에 바로 들어온 것이다. 따라서? 따라서긴 뭐가 따라서야! 별 무슨 가상한 줄거리도 아찔한 논점도 아니고. 사연이 재밌기를 하나 사랑이 갸륵하기를 하나. 카페에 입장하는 거 하나조차 뭐 그렇게나 거창한 이유씩이나? 누가 아니래. 아무튼, 봐서 괜찮으면 단골로 틈틈히 들릴 생각이었는데, 나는 찬밥 신세나 다름없었다. 들어가기 직전에야 거기 들어가면 왠지 모르게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았는데.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 또 꽝이었던 셈이지. 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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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이니까 남녀 공히 이기심은 본성. 그런데 유독 여자는 동화부터 소녀감성 거쳐서 여성잡지 1 그리고 2까지. 변화가 말도 못 한다는 거. 하늘과 땅 차이도 아니고 말도 못 한다고 말도. 예를 들어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 신부는 신혼집 준비하느라 집 명의야 상식에 지극히 동의하나. 그러나 말 한마디에 다정함이 결여되어 있다며 상심하는 게 여자. 겉으로 빈정상한 마음을 표현 하든 안 하든 그와 별개로, 마음이 갸우뚱하며 살짝 섬세함에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는 게 여자 마음. 그리고 사회 인습과 교양과 상식으로 따져 대부분 사람들 중론은 비슷비슷. 집단지성의 합의에 대해서 보수적 관점의 큰 이견은 없단 말이다. 여자도 그걸 모르지도 않고, 반대하지도 않고. 그런데 뭔지 모를 그 무언가. 예를 들어, 

  1. 결혼 전 : 신혼집을 남녀가 모아놓은 돈이 없어 남자친구 부모님이 주신 돈으로 알아보던 중. 약간 모자란 돈은 여자 쪽에서 하기로. 그렇게 좀 더 괜찮은 집을 알아보다가. 예비 남편 왈 "어차피 내 집인데 뭘 그런 걸 신경써, 그냥 돈 모아서 다른 거 조금이라도 괜찮은 거 사자" 예비 부인 속으로 '느낌 세한데? 뭐지? 어머 낯선데?' 그다음에......
  2. 결혼 후 : 남편과 부인은 결혼 몇 년 차. 어느 날 남편 대학교 단짝을 함께 만남. 결혼 전 셋이서 함께 무박 2일로 여행 가서 차에서 잠자고 친했음. 부인과 남편의 단짝 친구는 편하게 반말하는 사이. 부인은 남편과도 사이 좋으니까 남편 앞에서 대놓고 남편을 흉본다. 남자 대 남자도 단짝이요, 부인도 남편 단짝을 발가락으로 톡톡 건드리면서 흉볼 만큼 편한 사이. 아파트를 남편 명의던가 시부모님 명의로 했다고. 그래서 기분 나빴다고. 싫었다고. 어쨌다고. 
  3. 연륜이 쌓인 다음 : 그랬던 그녀들이 어느새 여성잡지 2까지 떼 버린 정숙한 여인이 되면? 내가 언제 1이였고 2였냐 그거지. 180도 바뀌게 됨. 왜? 세월에 닳고 세상사에 치이고 인생이 참 많은 걸 가르쳐 줬거든. 응? 무엇보다 사랑을 알고 나아가 남자까지 더 잘 알게 되어버렸으니까. 자기 자신조차 이처럼 변할 줄은 꿈에도 몰랐을 테니까. 안 그러게 생겼나. 때문에 처녀 적 마음은 온 데 간 데 없이 연기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고. 도끼눈 뜨고서 숙녀의 소녀감성이야 듣고 싶지도 않고. 징징거리는 거 짜증나고. 남편 자랑에 허세 부리는 거 보고 듣고 있으면 울화통 터지고. 어? 속 뒤집어져버린다고! 그래서 자격지심이네 뭐네 짜증내며 직언하기 바쁘시다. 아줌마요 말만 할머니이자 꽃 중년인데, 당연히 여자가 여자를 모르겠나. 여자가 여자를 어떻게 모를 수 있겠나.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나도 여자야, 저 그런 여자 아니에요, 여자는 그래요, 그런 거 죄다 몽땅 싹 다 필요 없고. 목에 핏대를 세우든가, 바른말 옳은 얘기 해야지. 그래야 직성이 풀리시지. 그럼. 그렇지. 그렇고 말고. 내 아들놈 기 빨릴 가상의 그림이 막 보이는데? 딱 봐도 불여시의 앙칼진 목청과 발톱이며 감춰진 꼬리가 보이는데? 그러면 남편한테 했던 잔소리는 마침내 껌이 된다. 그건 여기에 상대도 안된다. 비교도 안된다고. 어디다 명함을 내밀겠나. 뻔데기 앞에서 자랑하시게? 내 아들이 결혼한다길래 가난한 처녀 심성만 좋으면 그만이다, 하여 싯가 얼마짜리 집은 남자 쪽에서 부담했다고 가정했을 때. 내 아들놈 명의로 하는 게 당연하지, 공동명의로 할 일 자체가 못된다는 둥, 법적으로 초장부터 심보가 어쩐다 법적 효력이 발생할 시점에 가서라면 몰라도 해도 해도 너무한 거 아니냐, 친구랑 사석에서 편들어주라 다독여주라 라면 또 몰라도. 숙녀의 글을 읽고 보니, 거 어째 말이 듣고 보니 뼈가 있네? 

    내 집? 공동명의 이런 거는 생각도 안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느낌 세한 기분. 왠지 모르게 감정 상하는 여심. 메리에이지 블루 때문에 어쩌고, 이 남자가 1.0 위인가 밑인가 분간도 안되고. 여자는 결혼 전에 한쪽 눈 감고서 결혼하는데, 남자는 반대로 두눈 부릎 뜨고서 정실감 골라서 결혼한 다음에 한쪽 눈 감는다지만. 이 남자도 혹시, 잡은 물고기한테는 밥을 주는 게 아닌 주의인가? 그럴까? 긴가민가 뭐가 뭔지 잘 모르겠고. 마음은 싱숭생숭. 다는 아니겠지만 대체로 뭔지 모를 이상한 마음. 숙녀 마음은 솔직히 그러지 않으면 거짓말. 거기서 말이 많아지면 다투게 되고. 말다툼이 길어지면 언성이 높아지고. 그러다 싸우고. 삐지고. 등 돌리고. 토라지고. 여자의 마음은 그거다. 공동명의 그런 거 꿈도 안 꾼다, 당연하다, 이의 전혀 없다, 좋다, 딱 좋다. 단지 <말만 부드럽게 다정스럽게 사랑스럽게 해 달라>. 그게 다다. 그게 전부라고. 아니. 말이라도? 말까지? 넘어가고. 물론 비율등 세부 사항을 따져서 공동 명의라면 고맙지 왜 아니겠나. 아무튼 그건 그거고. 그런데 남자가 말과 행동의 100퍼센트를 그녀에게 맞춰줄 수 있을까? 그럼 사기꾼에게 당하기 딱 좋은 세상. 안 그래도 고급스럽게 벗겨먹는 게 자연스러운 이치. 그래서 서류와 관계된다랄지 돈과 연결되는 민감한 부분은 간접화법 필요 없고, 평소 하던 대로 직접화법으로 간략히 요점만 말하는 것. 그런데 그걸 듣는 여자는, 기분 상하지 팍 상하지. 
    한편, 그런데 아직도? 여전히? 여태? 감정적으로는 뭔 말인지 아는데, 이성적으로 퍽 와 닿지 않는 분들. 뭔 얘긴지는 알겠는데 뭔가 약간 절실히 이해되진 않는 십 대 이십 대. 그분들을 위해 명쾌히 까닭을 명문화하자면 이럴 것이다. 왜 그녀는 토라졌나. 왜 그랬을까. 왜냐하면 한마디로 남자가, 말하자면 뭐랄까 결혼 준비하느라 바빴고 힘들며 귀찮기 때문이랄까, 법적 명의와 립서비스의 교묘히 겹쳐진 상태를 냉정하게 또깍 떼어버렸기 때문. 의도적이 아니든 노골적이든. '우리는' 화법의 권위자씩이나 되면서 '우리집'이라는 립서비스에 일부러 인색했다면야 그건 당사자끼리 알아서 할 문제고. (말이야 바른 말이지 법적으로 명백히 100퍼센트 내 집을 누가 뭐래? 여자가 뭐래, 주위에서 뭐래? 그쪽 대세와 흐름이 뭔지는 모르겠다만. 상식적으로 엄한 걸 넘보고 군침 흘릴 사람은 우리 주위에 별로 없다. 그런 롱테일이라면 모르겠고. 그건 카페에서 수다가 아니라 법정에서 논쟁이 어울릴 테니. 가만 보면 이 역시 끼리끼리에 얽힌 문제. 그래도 대부분 별 탈 없이 오손도손 매끄럽게 풀리겠지만. 드물게 8 대 2이네 7대 3이네 뭐네 애매한 비율 때문에 소음이 있는 듯. 거기까진 아는 지식과 일반적인 관습에 대한 귀동냥이 태부족이니까 필자의 입장은 그거다. 그건 난 모르겠소, 꽤 면밀히 알아본 다음이 아니면 할 말 없소이다! 말 주변 없는 저 같은 거렁뱅이 말고 다른 번짓수를 찾아가보시는 게 어떨런지요). 립서비스 10번 잘하다가 1번 실수하면 이렇듯 삐걱거릴 수 밖에. 스트라이커는 10번 개 발에다 툭하면 개침이요 수시로 죽 쑤어 개 줘도, 어쩌다 딱 1번만 잘하면 즉각 골세러모니에 어쩌면 영웅. 그런데 수비수는? 어, 수비수는? 9번 잘해도 딱 1번 실수하면... 잘 아시다시피. 그게 수비수의 운명이요 남자의 부담감인 것. 보아하니 남자들끼리 으쌰으쌰할 땐 좋고 여자와 대화할 땐 여자 말 번역기를 잊지 말고. 일할 때 놀고 놀 때도 놀고. 아니.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고. 그렇지만 그녀와는 농담 반 진담 반, 뭘 좀 아는 남자로써 한 발 앞서서 핑~! 탐스런 과일을 따먹어야 하니까. 싱그러운 유행가를 괜히 부르는 게 아니거든. 그렇듯 초록색 혈청을 들키지 않으면 그만인데. 그런데 수컷끼리 으쌰으쌰할 때랑 또 달리 여자 여자 부드러움 부드러움, 숙녀와 대화하는데 뭔가 아차 싶은 거지. 그런 거라고. 당연히 제 3자이자 한때 살랑살랑 처녀였던 아줌마들은 도끼눈 뜨고서 냉정함을 논하고 싶으실 테고. 안 그러게 생겼나. 엄마 스타일 고집했는데 잡은 물고기한테는 밥을 주지 않지, 이모 스타일들은 날이면 날마다 이 남자 저 남자 막 따먹고 다니지. 어? 그분들 속 뒤집어지시지 않게 생겼나. 허허. 허허허. 그렇다고 남자의 솔직함이 항상 말다툼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경우와 사람에 따라서. 그래도 원론적으로 숙녀는 솔직히 말하지 않아서 그렇지, 딱 뚜껑 열린단 말이다. 그런 말 듣고 기분 상하지 않는 여자는 여자가 아니다. 그런 여자는 곰이고 사슴이자 돼지다. 까졌든 아니든 크든 작든, 덜렁덜렁 고추 달렸는지 의심해 봐야 한단 말이다. 그런 그녀를 보는 중년 여인들의 시선? 
    40대 아줌마, 50대 여성잡지 2 애독자, 60대 여인이 보기엔 자격지심이랄지 어리네, 못됐네, 양심 없네,............로 보이는 게 당연.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하고, 자기들도 딱 그랬으면서 그분들은 인생 꺾였다 그거지. 자기들 젊은 시절 판박이인데도 불구하고 그럴 땐 무조건 직접화법. 어? 딴년한테 뭐한다고 간접화법으로 돌려서 말해? 우리가 미쳤어? 미친년 지랄하네, ~라는 게 그분들 속마음. 아부하고 애교 부리며 사랑싸움할 일 있나. 여자 말 번역기도 필요 없고 즉각 쓴소리. 불여우네, 트집잡지 말라 이혼하면 법적으로 어떻다, 꼬우면 집값 절반 낸 다음에 공동명의 해라, 여자 얼굴에 똥칠하지 마라, 잘 생각해 보라 말 한마디가 앞으로 올 고난을 암시하는 것일 수도 있다며 은근히 겁주고, 대놓고 도둑놈 심보네, 심보 곱게 쓰라는 둥, 그런 며느리 맞이할까 봐 겁난다는 둥 쩜쩜쩜! 그분들께서도 청초한 숙녀이자 아리따운 아가씨 시절 딱 그랬으면서. 똑같이 그랬는데. 아이고야~ 세월도 야속하지 가는 시간을 어떻게 잡나. 그런데 <당신은 어쩜 여전히 그리도 고울 수 있소, 거 너무하는 거 아니오? 아니 어떻게 세월은 딱 그대만 비켜가는구려> 라는 말은 커녕 일절 말 자체를 섞으려들지 않으시고. 왜냐, 남녀는 말을 섞으면 섞을수록... 워───워───워!  
    남자 세계야 불문율 많지 않고 남자 마음 뻔하다지만. 여자의 마음? 여자 말 번역기? 혹시 들추었다 덮도록 만드는 판도라의 상자가 아닐는지. 남녀 공히 이기심이야 당연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여자는 뭐가 그렇게나 복잡하고, 다르며, 쉬지 않고 변하는 것일까? 남이 각자 음식값을 내자고 제안하는 것은 이기적인 사고방식이고, 내가 각자 음식값을 내자고 제안하는 것은 합리적인 사고방식이고. 남의 자식이 어른에게 대드는 것은 버릇없이 키운 탓이고, 내 자식이 어른에게 하는 발언은 주장-소신-주관-줏대-합리성-권위에 쫄지 않는 배짱이고. 남의 남편이 설거지하면 공처가고, 내 남편이 설거지 하면 애처가고. 며느리는 남편에게 쥐어 살아야 하고, 딸은 남편을 휘어잡고 살면 좋고.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사랑! 응? 
    연애사가 화려해도 아름다우면 좋은데. 사람 일이 내 마음대로 되나, 인생 모르는 거거든. 성관계 상대가 빠르고 많고 어쩌면, 그래도 남녀가 같은가? 남자 플레이보이를 여자로 치면, 여자는 속된 말로 걸레요 창녀. 그런데 그걸 가지고 울컥하시는 일부 여자 여자. 그래 놓고 남자 만나서는 무조건 깎고 감추고 숨기며 0 하나 떼고. 나 유리할 때만 원리와 이치 따지고. 그렇다고 피임을 잘하나, 글쎄요. 그렇다고 좋아해서 사귀냐, 글쎄요. 그렇다고 사랑하기 때문에 몸을 일찍부터 줬으면서 당장 후회없는 선택이었다면서, 나중 저주하고. 남자는 아빠 빼고 모두 다 늑대이니라, 남자 조심하거라, 그런 말도 부모가 함부로 못하나. 뭔 중2병은 애교처럼 느껴지듯 속에 쌓인 게 많은 소녀감성이 그렇게나 많은데. 인기 없고 못생기고 풀 데 없고, 말리는 이도 보는 사람도 없겠다 익명이겠다 그래서 막말. 하필 악성댓글 다는 게 취미, 오직 그 재미 딱 1개 뿐인 삶도 놀이터에서 모이고. 남녀가 어떻게 같고, 내 일과 남 일이 어찌 똑같을 수 있나. 





    2

    주제: 여자의 마음   
    사연과 줄거리 그 전체적인 사정을 알고 나면, 그럼 진짜 그야말로 아무일도 아니다. 물론 드물게 거기서 사랑싸움이 심각한 냉전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차치하고. 그래서 찬찬히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견적내듯 진상을 파악하면 그냥 수다로 끝날 얘기. 그런데 뭘 해도 재미없는 친구들, 원래 꽤나 냉소적인 양반들, 친구가 없는 현대인들(친구 없이 혼자 잘 놀면 그만이고, 돈처럼 친구도 없다가 생기고 있다가 바쁘면 뜸하고 그런 것일 뿐), 투정과 어리광과 넉살에 목마른 그분들. 막 그래서 7년 10년 사귀다 헤어졌네 그럼 앞뒤 보지도 않고 기사도 정신 오지고. 그게 그렇게 되는 거다. 알고 보면 아무일도 아닌 일들. 그렇지만 풀 데가 없는 사람들. 그러므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가려서 듣는 일. 내 마음대로 내 주관대로 해석하기. 내 일과 남의 일은 다르게. 잣대 역시 때로는 고무줄. 그게 그거다. 그게 특히 남자는 인생 전반기냐 후반기냐, 빠른 생애사 전략이냐 느림이냐. 그 편차와 변수가 몇 개 없는데, 여자는 아니라는 거. 여자는 말도 못한다는 거. 어? (몸짓)!
    소난스러운 뉴스와 불미스러운 입소문, 알고 보면 별일 아닌데.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를 알지 않고서 와글와글. 수박 겉 핥기만 하고서 부글부글. 그렇듯 통닭을 배달하는 사람들이 매번 문전박대 받을 일은 없다. 피자 배달원 경험담처럼 부자 동네든 아니든. 자동차 신제품 고장률이 2퍼센트 미만이냐 아니냐, 그처럼 평판과 상식과 교양은 별 문제 없다. 하지만 고장률 2퍼센트에서 잔고장이, 카페 점원이 느낀 롱테일이, 바텐더의 열렬한 애정을 받지 못한 누군가. 속에 쌓인 건 많고, 그걸 풀 데는 없고. 알고 보면 좋은 사람들이겠지만 찬찬히 생각해서 사려깊은 조언을 건네는 엄마 스타일도 있는 반면, 이모 스타일의 툭툭 던지는 그러든가 말든가식 조언까지. 거기다 훈수꾼 허풍꾼 난봉꾼 하며,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세태요, 오락산업이 이 세상의 왕좌에 앉아 있고. 내 일이냐 남의 일이야, 아하~ 남 일이구나, 고로 두 번 생각하고자시고 할 게 어딨어 일단 말 먼저 생각은 다음에. 또는, 어? 어른들 잘하시는 거 (딱) 그렇지~ 아니면 말고! 아들이 학교에서 집안 가훈을 써오라는 숙제를 전하길래, 명감독님께서 하필 고른 게 글쎄 <아니면 말고!>. 뭐? 인터넷 소식과 세상사 염문이라는 게 보통 그런 모습이다. 물론 그 가운데 순기능도 있고 역기능도 있고. 슬럼프를 이겨내기도 하고 악순환에 빠지기도 하고. 즉 소란스러운 잡담에 조언하는 집단지성이 98퍼센트라는 범위까지 포함해서 베스트 참견이 포함되면 좋은데. 그런데 시장판 개싸움처럼 목소리 큰 놈이 장땡이라거나, 산업계에서 카테고리를 선점하는 브랜드가 소비자의 인식에 오래 남는다거나. 그런 것처럼 (다 그렇다는 게 아니라) 때로는 98퍼센트보다 2퍼센트의 으쌰으쌰로 아무일도 아닌 게 부풀려지는 사례. 결코 드물지 않다. 그게 다 말하기보다 듣기가 어렵기 때문. 성격 좋단 소리 곧잘 듣고, 뭘 좀 알는 남자라며 여자한테 칭찬듣고 어쩌고 하면, 그거 다른 말로 호구. 그게 그거. 읽기로 인식한 정보의 총량은 부족한데 글쓰기는 완전 쉽기 때문. 할리우드 오바 액션은 스포츠에서도 어디서도 그저 일상일 뿐. 너도 원맨쇼 나도 최고 누구나 슈퍼스타. 결국 으쌰으쌰 으쌰으쌰! 와전이 그런 식이다. 친구가 집 샀다더라──전달하면──친구가 소박한 건물 샀다더라──다시 와전되면──친구가 빌딩주가 됐다더라가 된다. 그래도 우리는 공격적인 베팅이냐 관망이냐 느린 생애사 전략이냐. 그렇게 바뀌는 작전 카드가 몇 개 없다고. 그런데 여자는! 여자는? 아아 여자의 마음. 오오 여자의 마음.
    여자의 말은, 어? 여자의 말은! 소녀감성은 "너도 나중 커서 너 같은 딸 키워 봐라."라는 말을 들어보기는 했어도, 엄마 입장 요만큼도 생각하지 않는 딸래미. 주로 그런분 가운데서 그녀의 엉덩이를 남자들이 잘 쳐다봐 주지 않고, 얼굴 팔리지도 않고. 착하고 순진하고 청초하면 뭐하냐고, 풀 데가 없는데. 남자도 컴퓨터 케이스 잘못 골라서 기분 뭣 같다는 것처럼, 여자도 똑같다. 그렇다고 CPU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나 비전이 좋나. 괜히 이모 스타일과 엄마 스타일이 나뉘는 게 아니다. 매춘부가 처음부터 매춘부였게? 처녀요 숙녀이자 소녀감성인 풋풋한 20대 초반에 엄마랑 싸워서 가출한 다음, 먼 도시로 가서 술집에 취직해서 그렇고 그런 술집 여자되는 일. 특별한 줄거리 없는 게 태반. 나머지 반은 뻔트로 시작해서 아예 눌러앉는 경우. (어떤) 마담들 경력 다 거기서 거기. 고상한 거, 우아한 기분, 세련된 분위기 좋아하는 천진난만한 그녀들. 길바닥에 나뒹구는 나뭇잎만 봐도 꺄르륵 꺄르륵 웃는 그녀들. 평균 내서 (여자의 인생 전성기인) 20대 30대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여자 인생 어떻게 바뀔 줄 모른다는 거. 남자는 조롱기와 동물 유형 따지고 불문율 감안해서 서서히 친해질 것이냐, 소 닭 보듯 닭 소 보듯 할 것이냐 따지면 되는데. 여자는. 여자는. 어? 옆에서 칭찬 칭찬 칭찬──겸손 겸손 겸손 역칭찬 역칭찬 역칭찬──호혜주의 호혜주의 호혜주의. 그럼 4분표에서 이기주의면 그나마 괜찮은데, 악의가 언제 어떻게 발화될지 모르는데. 여자 말 번역기? 칭찬 계주요 겸손 반복이 일단 시작하면 수다 3시간? 시작은 남 얘기요 끝도 남 얘기.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뒷담화 험담 때로는 저주. 아아 (절레절레).  말이 많고, 길고, 변하고, 옆길로 세고, 했던 얘기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그러다 귀에서 피가 나고 고름이 나고. 귀가 타고, 어? 남자의 허풍도 물론 그렇다지만. 여자들 허세도 장난 아니다지만. 웬만치 논리 따지고 일관성 잃지 않아야 하는 거 아닌가. 상식과 교양과는 적어도 친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그런데 여자의 이기심은 도대체 어떻게 맞춰줘야 하냐 그 말이지. 괜히 헤어질 때 넌 너 밖에 몰라 라는 명언을 듣는 게 아니라고. 뭔 6시간 꽉 채워서 쉬지 않고 얘기했으면서 뭔 놈의 자세한 얘기는 다음에 다시 만나서 하자 라니. (몸짓). 그러니 남녀는 뭐 하나 맞아떨어지는 게 없다. 예비 부인 마음에 딱 맞추면, 예비 시어머니는 인상 팍 쓰시지. 예비 장모님도 어차피 옛날에는 날씬한 아가씨였는데 그런 거 알고 싶지도 않다는 입장이고. 그러니까 고양이들끼리 속으로 티격태격 미묘한 감정의 결이 맞지 않으니까 기세 싸움 장난 아니고. 어? 여자의 적은 여자고. 남자들 시선 빼았기 쟁탈전에서 지면 짜증나고. 남자의 승부욕이야 끈질긴 애 있어도 적당히 접어주고 술 마시로 가면 깔끔. 그런데 여자의 호승심? 유 윈 우리가 졌다. 암컷 싸움닭이든 촌년이든 너네들 다 해 먹으라, 여자를 아는 남자는 딱 그러지 않을 수 없는 것. 져 주고 손해 보며 의전 거들어야 속편한 것. 다름 아니라 그게 바로 사랑. 그런데 그게 쌓이고 길어지고 저멀리 이어지면. 그래서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라면서 어른이 애들보다 더더욱 투정부리지 않을 수 없게 되고. 이 얘기를 해도 동조, 저 얘기를 해도 공감만 해라, 단 얘기를 하면 계속 듣기만 해야 하고. 한 얘기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흉보고 간보고 뜸들이고 줄 듯 말 듯 거의 거의 조금만 더. 어?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고. 친분도 좋지만 목적은? 공감도 좋지만 해결은? 언제까지 수다 3시간 수다잔치 3일 내내 수다 대회만 열거냐고. 문제 해결하고 2차 가고 뽀뽀 하고 다음판으로 넘어가야 할 거 아니냐고. 안 그런가? 수강료 냈으면 진도를 빼고 졸업을 해야지. 이 세상에 공짜가 어딨어. 안 그런가? 연애 초반에야 죄다 맞춰주고 배려해 주며 신경써 준다지만. 여자 말 번역기란 거 매번 구동시키고, 짱구 돌리자마자, 조롱을 부드럽게 다듬어서 그녀 마음에 쏙 들도록 여자말 번역기 다시 돌려서 대꾸하고. 그 과정을 후다닥 후다닥, 그러다 여자말 번역기 고장나기 일쑤. 여심보다 한 발 앞서서 의전하고. 그러다 짜증 그래프가 참다 참다 끝까지 참다 폭발하는 거지. 그럼 파국에 이르러 남남되는 거고. 그런데 그런 연애사를 과정 거치고 여정따라서 뽀뽀도 하고 지겨워지면 다행이게? 싫증이든 뭐든 손도 못 잡고 단둘이 시간 보내본 게 무슨 유튜브 짤도 아니고 단 몇 개가 전부면. 똥파리 하이에나처럼 사귀지도 못하고, 지갑 속에 사진 넣고 자랑스럽게 사방팔방에 떳떳이 알리지도 못하고. 수다 5시간 보면서 커피집 사장님 퍽이나 좋아하시겠네. 주도권 잡혀줘도 매번 바껴 수시로 바뀐다고. 사귀어 주고 만나 주는 게 뭔가, 같이 편들어 주고 험담 같이 해 주는 것. 무슨 큰 벼슬이요 대단한 아량 베푸는 건가? 딴 거 없다. 징그럽지 징그럽다고. 3인칭으로 주인공도 했다가, 큰 그림도 봤다가, 이따금 세상만사 잊고 게임에 몰두하고, 때로는 신부들러리도 하고 병풍도 마다하지 않아야 하는데. 또 1인칭 천동설 뭘 해도 이기적으로. 대안과 경우의 수 따져서, 시간을 알뜰하게 쓰자. 그걸 바꾸면? 남자는 여자를 자꾸 가르칠려고 한다, 잘난 체한다 아는 척한다, 사람이 변했다 사랑이 식었다 그렇지~ 배가 불렀다! 여중학교 문구점 사장님, 여고 앞 분식집 사모님, 여대 앞 카페 웨이터 말씀 들어보시라. 뒷담화로 시작해서 중간도 뒷담화요 끝도 뒷담화. 직업 의식 투철한 남자들만 이따금 사심 있는 거 아니고, 사심이야 남자나 여자나. 여 바텐더도 그렇고, 웨이트레스도 잘생긴 손님 보면 당연히 기분 좋지 왜 아니겠나. 무슨 남자가 슈퍼맨인가? 슈퍼맨도 하다 하다 뚜껑 열리면 도망가겠구만 그래. 삐지면 말 안하고. 툭하면 논점에서 이탈하고. 논리적으로 추정은 무슨 추정, 말만 추리소설. 추측이야 내 마음대로 내가 하고 싶고 바라는 걸 상상하는 거고. 이성적으로 토론에서 밀리면 울고. 애초에 싫으면 만나지를 말던가, 그런데 그게 아니라 쓱 언제 어떻게 환승이별하고. 남자 벙 찌고.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똥파리 붙여놓고 기간 오래되면 미안하니까, 어떻게 하면 남자가 날 차게 만들까 그 궁리나 하고. 어? 오빤 나한테 해줄 말이 그거 밖에 없어? 꼭 그렇게 여자를 이겨야 속이 시원하겠어? 여자 이겨서 뭐하게? 또 있다. 더티러브를 좋아하는 이모 스타일. 오빠 나 이럴려고 만나? 자기가 먼저 꼬셔서 베팅했으면서. 그러다 대충 끝물이 보인다 싶으면, 오빠 나 자려고 만나잖아! 와 저 원피스 이쁘다, 이때 또 앵무새처럼 생각없이 말 따라하기하다가는 (절레절레). 남자들은 왜 그렇게 여자 말에 공감을 못하냐면서, 그녀들은 남자 마음을 이해하기 싫어하고. 툭하면 싫증. 심심하면 짜증.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는 그녀의 투정을 다 받아줘야 하고. 여자는 어리광부려도 되고 남자는 어른스러워야 하고. 자기 응석만 바라보라 그거지. 시선 돌아가면 기분 나쁘다 그 말이라고. 하지만 여자는 남자친구 팔짱을 꼬옥~ 끼고 있어도 미남들한테 눈 돌아가고. 애인과 사랑하는 사이일지라도, 애인의 지인이 잘생기면 떨리고 흥분하고. 애인의 후배가 지맘에 쫌만 드는 맥없이 어리버리한 미남이면 빠싹~ 긴장하고. 도톰한 목소리에 쾌감 느끼고. 그래도 애인은 나만 바-주의. 자긴 되고 남자는 안되고. 남자친구만 하루 3번 꼬박꼬박 안부 전하고 보고하고 귀찮게 해 줘야 하고. 남자는 보디가드에 비서에 능력남에 뭐에 뭐에. 그래도 남자는 우리 여자들을 자꾸 가르칠려 든다고 하고. 여자는 성적 불륜만 아니라면 정서적 불륜를 꿈꾸고. 그게 다 1.0 미만을 골라서 꿰찬 게 아니라, 1.5 2.0을 임시로 붙여놓으니까 발생하는 일. 환승이별이 괜히 생기나. 문어발 작전 창피하지도 않으니까. 이모 스타일 여왕벌이니까 당연하디 당연한 일일 뿐. 친구들 남자친구보다 내 남자친구가 밀리면 짜증나고. 내 남자친구는 예전 굶을 대로 굶주린 늑대 시절 생각 못한 채, 배가 불러서, 의전도 예전 같지 않으면 맘 상하고. 그러게 뭐하러 헤프냐고. 어차피 마음은 헤프고 몸이 헤프냐 안 헤프냐 그 차이. 스스로 원해서 남자한테 먼저 꼬리쳐놓고, 먼저 남자를 유혹해서 꼬셔놓고. 여자가 남자를 따먹어놓고, 이제 슬슬 싫증도 나겠다 남자도 권태롭겠다, 시선 두리번두리번 마음은 뜨게 되는 것. 딱 정해진 과정. 만약 법적 구속력이 있다 하면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라 그러고. 이미 귀가 뚫렸는데 2.0 귀걸이는 싫어졌고 0.5 귀걸이는 레이더에 포착됐겠다 딱인 거지. 또 친구들이 나보다 더 이쁘면 배아프고. 시선간강 못 받으면 울컥하고. 여자의 판타지가 싫지는 않고. 미남들한테 한껏 주목받고 싶은 심정 어떻게 숨기나. 우린 모두 속물이자 관심종자라는 말을 그렇다고 대놓고 하고 또 듣기는 꺼림직. 단지 알면 그뿐. 혹시라도 나는 비록 이모 스타일일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능글능글 유들유들 느끼한 이모님들 세계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고. 언제나 눈길을 끌고자 하며. 조명발 부럽고. 화장말 화면발 잘 받는 애들 시기하고. 난 왜 입길에 못 오르나 싶고. 세간의 이목이 신경쓰이나 관심 받는 게 왜 나쁘냐며 수다 3시간, 언제나 놀고 싶고. 일하기 싫고. 학교 가기도 그렇고. 그래도 화장은 지우는 게 더 귀찮고 더 힘들고. 꾸밈 노동 지긋지긋 그러나 하지 않을 수 없고. 사랑이 시시해도 타율을 고집하고 싶어도, 타격주의 영심이가 염장질하고. 알량한 자존심남은 진정 매력적인 나 같은 야생녀를 못 알아 보고. 도대체 언제쯤에나 백마 탄 왕자님으로부터 구애를 받을지 앞날은 뿌옇기만 하고. 관심은 받고 싶고. 어쩌다 가뭄에 콩 나듯 기웃기웃거리며 다가와 봐야 존못남. 절레절레. 그렇다고 내가 존멋녀란 말은 아니지만 좀 그렇단 말이지. 하여간에 모순은 운명이고. 그래도 못생긴 남자 시선은 싫고 잘생긴 남자 앞에서만 서면 수줍은 척 내숭. 내 남자친구 비리비리 허접하면 또 짜증. 그래서 남자친구한테 하는 말, 어디 가서 내 남자친구라고 하지 마! 10년 후 20년 후에는? 요즘 늬 남편 뭐하니? 뭐? 맙소사! 내가 하면 장난이고, 받은 장난이 마음에 안 들면 상처받았다 그러고. 내가 하면 농담이고, 받은 농담이 내키지 않으면 헤어져 헤어져. 입버릇처럼 헤어져. 습관처럼 1번이면 끝이라 그러고, 딱 돌아서서 아는 오빠들 관리하고 이성친구들 순위 교체해 주고. 어? 그게 사랑? 그게 아름다운 사랑? 여자의 마음? 왕후는 도와줄 사람을 바라지만 자기보다 월등한 자를 원하진 않는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하나 주고 하나 받기도 아니고. 뭐든지 날 위주로 돌아가야만 하는 천동설. 그러니까 그녀들끼리라는 여자 세계 불문율은 말도 못하지. 칭찬과 겸손 릴레이 이어지면 앞에서 뭔 말하고 뒤에서 뭘 말할지, 그림 다 그려지는데? 편들어주고 공감하고 대꾸하며 동조하기. 뭔 얘기를 하던지 반대만 해 봐, 등 돌리면 욕. 왜 여자의 적은 여자라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들 시선 받지 못하는 못생긴 여자, 그 중에 착하지 않은 숙녀는 또 어떻고. 어디 풀 데가 있어야 말이지. 결점이 없는 애마를 바라는 사람은 걸어가야 하는 법. 0이냐 1이냐 2진수처럼 뭐든지 깔끔하게 떨어지는 게 없어. 나쁘지 않고, 싫지 않고, 못 이긴 척, 만나 주고, 들어 주고, 편들어 주고, 하도 껄떡거리니까 사겨 주고. 그러다 고추까지 빨아줘. 다 그렇게 여성잡지 2로 전향하는 거라고. 여자 여자. 전남자친구에게 새로운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소식을 우연..찮게 알게 됐을 때. 그년이 나보다 이쁘면 짜증나고 못생겼으면 기분 째지고. 어? 황홀하고. 날 차버린 전남자친구가 나보다 훨씬 잘난 새 여자친구와 행복하면 기분 좋을 리가 있나 당장 저주해야지. 앞에서야 맞장구쳐 주고 기쁨도 슬픔도 공감해 봐야. 그래 봤자 제빵 학원 동료는 손등에 금 가서 병원에 갔는데, 같은 반 남동생이랑 완전 좋다고 빵긋 웃고. 반면 남자애들 봐 봐. 친구가 넘어지고 다치고 기부스하면 대 놓고 웃고, 떠들고, 좋아해. 그런데 여자는 걱정 걱정 걱정. 다 앞에서만 연기하는 것. 다 가짜. 겉과 속이 달라. 일관되지도 않아. 심심하면 변심 웬만하면 변덕. 자기들끼리도 툭하면 뒷담화. 등 돌리면 욕. 여자의 적은 여자. 사고체계가 천동설인데 병풍 신세에 어떻게 만족하나. 치타요 표범이자 살쾡이인 맹수께서, 신부들러리 인생을 퍽이나 기뻐하시겠네. 현 남자친구가 전남자친구보다 그 짓도 못해, 공감도 못해, 능력도 없어, 못생겼어 봐. 그러니까 갈아타지. 여자에게 연애 상대가 많았다? 전부 다 하나하나 꼬치꼬치 세세히 비교하는 것. 것도 수시로. 본능적으로 평생. 그래서 바람둥이가 정실감 고를 때 뭐니 뭐니 해도 화려한 여자를 딱 거르는 거지. 안 그럴 수가 없거든. 여자의 판타지가 뭐냐고. 훈남부터 뭘 좀 아는 남자까지 죄다 날 흠모하는 것. 짝사랑과 저돌적인 구애는 기본이요 선물 공세까지. 남자의 판타지를 알면 여자가 깬다며 얼굴 표정 싹 바뀌듯이. 남자도 똑같거든. 여자의 판타지? 연예인 A의 얼굴, B의 능력, C의 성격, D의 몸매, E의 집안 및 배경, F의 나이. A~F 그 모두를 총합한 남자, 그런 낭군님 어디 없을까? 그런데 연애 경력이 출중한 여자다? 전부 다 전남자친구들과 비교가 된단 말씀. 얘가 얘가 밤일만 잘하면 딱인데 이러쿵저러쿵. 단춧구멍 어쩌고저쩌고, 사석에서 여자들끼리 하는 말들. 수다 3시간. 응? 여자는 다 그렇다. 여자는, 꼬리 9개 달린 여우인데? 안 그래도 여자는 이기적인 살쾡이인데? 남자는 늑대든 늑대소년이든 경주마의 규칙을 따르고 천동설이든 지동설이든 구분을 해, 한다고. 행복업이라는 복권과 애교 있는 도박을 하더라도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고. 일명 몰빵, 풀베팅. 즉 남자는 대체로 혼자서 모험, 여자는 같이 죽자. 그러니까 여자가 단합이 잘되고 우정으로 단결하지. 그럼 뭘해 속으로 뭔 생각을 하는데. 돌아서면 편가르고 흉보고 험담하고. 물론 간혹 오트스랄로피테쿠스로 전환하는 남자가 많으니까 남녀 감정이 얽히는 범죄는 대부분 남자가 악역. 너도 너 같은 딸래미 낳아서 길러보라는 엄마 말 새겨 듣지 않고서, 겁없이 살면 다 혐오-범죄-강간-살인의 가능성을 스스로 높이는 일. 우발적이든 아니든 시작부터 남자한테 여지를 줬거나, 중간에 남자 짜증 그래프를 유인원으로 돌변하게 구실을 줬거나. 혹시라도 나중 관계를 끝낼 때 아름다운 뒷모습으로 끝날 남자인가 아닌가, 그걸 시작 단계에서 어떻게 따져. 웬만한 여자들이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인가? 웬만한 여자일지라도 꽃 들고 기다리고 쫓아다니면 어지간하면 다 넘어가. 개나 소나 쫌만 노려하면 다 존미녀 따먹어. 사랑법과 애정론과 G 스팟학에 기인하여 심하게 껄떡거리면 안된다는 걸 잘 알기에, 여자는 끝까지 참다가 모든 걸 놔버린다는 걸 잘 알기에, 대부분의 남자들은 단지 꾹 참는 것인데. 스토커든 강간범이든 쫓아다니고 공작새처럼 찝쩍거리면 완전 좋아해. 미녀 동료나 친구 때문에 항상 천덕꾸러기 신세였는데, 뻠쁘질로 걔 보내버리면 완전 기뻐서 이 세상을 다 가 진 듯 한 게 바로 여자. 아빠 말고는 세상 남자는 모두 늑대이니라 라는 아빠 말 기억하면 뭐하냐고. 험한 세상 엄마 말 안 듣고 이모 스타일로 사니까 문제. 여자는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다 천동설. 여자 세계의 불문율과 암투 말도 못한다고. 밤에 잠들기 전에든 새벽에 깨어나서든, 클리토리스에 혈류량 증가하면서 흥분해서 손으로 거기 엄청 비비고 나서. 화장 정성스럽게 하고. 일과를 시작. 여자가 95퍼센트인 회사의 남직원. 이 세상 모든 것이 자기 위주로 돌아가야만 만족하시는 여자, 이기적인 천동설들만 상대하는 남자. 그 세계가 어떤 세계라는 걸 모를 수가 없다는 거. 남자가 쫌만 지 맘에 들면 당장 다리 벌리고. 남자가 전혀 지 맘에 안들어도 옆에서 뻠쁘질하고 남자가 스토킹하면. 만나봐서 좋으면 계속 만나고 아니면 헤어지면 된다길래 만나봤는데, 어머 어머머머? 의전이 좋네? 계속 사귀고 언제 달콤한 자지를 빨지 그 궁리하면서 전직 스토킹 범죄자요 현직 남자친구 사진을 지갑 속에 간직해 주는 게 여자. 뿐인가? 걔 차고 어느 날 환승이별. 완전 좋아하는 오빠가 생겼어. 정식으로 만나는 건 아니지만 따지고 보면 그 오빠랑 정식은 아니지만 얼렁뚱땅 사겨. 감정이 쌍방향으로 완전 찐하게 오가니까. 그런데 그런 와중에도 어장관리하는 남자들 다 만나줘. 뿐만 아니라 새로운 남자들 매번 꼬박꼬박 상대를 바꿔가면서 만나. 것도 1인당 3번씩. 심지어 아는 오빠와 여행지에서 술 마시고 음주운전 차량 조수석에도 막 타. 계속 딴 남자들 조수석에 막 타. 그러다 더 나은 놈 나타나면 환승이별하고. 그러다 귀 뚤리면 귀걸이 안 가리고 막 갇다 쓰고. 싫증나면 버리고. 엄마 스타일이 이모 스타일로 그렇게 넘어가 봐. 여자 인생 조지는 거 한순간. 그게 여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 후로도 정서적 불륜은 대 놓고 넓고 많고 깊게 유지하고 싶다고? 뭐라고? 섹스만 안 하면 될 거 아니냐고? 뭘 해도 수동적. 완벽하게 마음에 쏙 들어서 확 그냥 남의 꺼 뺐고 싶을 땐, 바로 그땐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고. 아니면 뭘 해도 농담 반 진담 반. 물에 술 탄 듯 술에 물 탄 듯. 이랬다가 저랬다가. 나 유리하면 오리발 내밀기 좋도록 슬쩍 한 발 걸치기. 처음에는 저 그런 여자 아니에요, 안되겠다 싶으면 나도 여자야, 불리하면 여자는 그래요. 자기가 남자를 사랑했으면서도 배신당하면, 사랑했던 거 다 거짓말이고. 연애사 통틀어 제일 잘난 놈을 첫사랑으로 꼽고. 항상 최선을 기다리고.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이 남잔 어떨까 저 남잔 밤일 실할까. 그러다 환승이별하고. 남자 갈아치우고. 엄마 스타일이 엄마 스타일로 끝까지 남는 여자를 빼놓고, 나머지가 이모 스타일로 전향하는 건 시간 문제. 안 그런가? 여자 말 번역기 말도 못한다니까 그러시네. 남녀의 사랑이 개입되면 그냥 무논리가 답. 남자친구가 단춧구멍이면 속으로는 루저로 보여도 여자들 루저마인드까지 거들기를 바라고. 립서비스는 한치도 쉬어서를 안되고. 어쨌든 남자는 루저여서는 안되고. 도대체 어떻게 해달라고, 어? 어느 장단에 맞추란 말인가. 심지어 숙녀가 1명이면 다행이게? 입장 각기 다른 불여우, 고양이, 살쾡이, 순한 양, 공주병녀, 의전녀, 연예인병녀, 거울녀... 각자 다 입장이 대립하면. 그 다음은? (절레절레)! 감수성, 호기심, 상상력, 아름다운 감성, 쾌적한 동조성, 고혹적인 낭만감, 선망, 은근한 기대감, 부드러운 희망, 고결한 열정, 행복감, 사랑, 사모하는 그대 다 좋은데. 다 좋다고. 그런데 이성은! 응? 사랑이 밥 먹여주나? 낮은 노동의 아버지요 밤은 사색의 어머니. 그래서 이성이 약해지며 감성이 말랑말랑해져 우리를 움직이는 밤에 딱 무도회에 납시셨는데, 그런데 웬걸~? 뭐시여, NC 분위기가 뭐 이래! 이모 스타일 다 어디 갔어? 이건 뭐 거의 무슨...... 농이 지나쳤고. 아무튼 사랑의 묘약도 그렇고, 여자의 마음. 아아 (절레절레) 오오 (절레절레)! 
    앞서 칼럼들도 그렇고 어째 했던 얘기 또 하고 또 하고 그런 느낌이네, (몸짓). 그런데 남녀의 우정? 어? 남녀의 우정? 이기주의 제발 좀 적당히 포장하자. 권위와 폼과 말발과 기술로 대충 포장해서 설득하면 뭔 듣자마자 진짜인 줄 아셔. 무턱대고 믿고 앞뒤 안 보고 동의하고 편들고. 일단 동조 안 하면 째려보고. 칭찬칭찬칭찬칭찬~ 겸손겸손겸손겸손~! 어? (절레절레) (절레절레) (절레절레)! 그러니까 전화 사기꾼의 제일 쉬운 표적이 여성잡지 1과 1.5 아닌가. 안 그런가? 말을 바꾸면 착하고, 다정하고, 소심하며, 순진하다는 거 아니냔 말이다. 거기서 끝이면 다행이게? 어? 이미 사귀기 전부터 이마에 반반남이라고 붙인 채 연애를 시작해야 하는 것일까? 그런 걸까? 마빡에 나 애무남이라고 써놓고 다녀야 하냔 말이다. 남자의 뻥도 뻥이지만. 여자의 마음은 어떤데. 여자의 마음,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냔 말이다. 한 숙녀가 애타도록, 난 널 좋아한다 전 그댈 진심으로 너무너무 사랑해요, ~라고 수도 없이 간접적으로 표현할지라도. 그래도 너 페라리 FF 가져오지 않으면 그거 가져와서 의전 흠잡을 데 없이 하지 않으면. 그럼 나는 2년 3년 빼곡히 꽉 찬 미팅 스케줄 1명 당 3번씩 꼬박꼬박 만날 것이며. 그와 별개로 아는 오빠들 자동차 조수석에, 여자가 어떻게 자동차에 타야 한다는 정식과 별개로, 보지 막 벌린 채 이 차 저 차 막 그냥 타겠다. 술 쳐 먹고 타던지 음주운전하는 남자 차에 타던지, 야밤에 타던지, 여행지에서 타던지, 그 차가 사막으로 갈지 어쩔지 다 필요 없고 막 타겠다?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냐고. 돈은 없어도, 비록 무능할지언정, 좋아하는 여자를 위해서 모든 걸 여자 명의로 해 줄 용의가 있을 만큼 하트는 뜨겁더라도. 페라리 FF 가져와서 똥파리랑 똑같이 의전 제대로 하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웬 떡이냐 라는 남자야 널렸을 테지만. 그거 마다하지 않을 남자는 찾기 어렵겠지만. 우리는, 우리는 아니지. 어? 우리는 아니라고. 멀쩡히 자지가 달렸다면 그런 싸구려 촌년일지라도, 만나보면 입이 떡 벌어지네? 따라서 그녀를 마다할 남자는 0명! 그렇지만 우리도? 우리는 아니다 우리는 아니라고. 어? 누굴 바보로 아시나. 사랑이 무슨 장난인가. 그런 여잘 뭘 믿고 사랑하냐고. 그런 숙녀에게 뭐 미쳤다고 미래의 희망도 인생의 풍운까지 다 맡기냐고.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소리. 그런데 뭐 남녀의 우정? 남자와 여자가 우정이라고? 좌우지간 문단 넘겨서 그녀의 말을 듣고 보자. 뭔 할 말이 또 남았다고, (절레절레). (아 칼럼을 따로 분리했구나, 넘어가고). 뭐 그녀들 마음을 맞춰주는 거야 그녀들과 더티러브를 나누는 당사자들 일이고. 여자 말 번역기를 맹렬히 가동하느라 또 지치고 퍼졌다. 아아 (몸짓) (절레절레). 안 그래도 저질 체력 (절레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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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 150

from 소설 2019. 6. 2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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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른 장작이 잘 탄다. 그리고 썩은 장작은 연기가 많이 난다. 그러니 에라 그냥 우린 통통한 장작으로 남자? 아님 그거라도 내꺼 하자? 포대가 가득 차기 전에 묶어야 한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려다가 죽도 밥도 안 되는 수가 있다. 그러니까 어장관리 찝쩍 군침 껄떡쇠 타석주의보다 한 우물만 파라고 하지. 정말 아름다운 사랑을 빼놓고선 사랑이 어딨어. 여자들 귀 간지려주고, 가려운 데 긁어주며, 숙녀를 속이는 거 식은 죽 먹기인데? 그래도~ 절제. 인내. 독학. 연구. 성찰. 자성. 관찰. 에너지 아끼기. 시간 낭비하지 않기. 논리적 사고. 그런데 이성적으로 돌머리만(?) 굴리면 뭐하냐고, 어? 행동은 감정이 시키는데. 감성이 몸을 움직인다 그거지. 성과가 어디 공짜냐 그거라고. 일평생 내내 잔재주와 뻔트 뿐이었던 인생, 어디 전적이 그 얼마나 대단했냐 그 말이라고. 응? 그래도 그거라도 어떻게 좀 그냥저냥 어찌 좀 넘어트려 볼까? 자, 물색했고 뜸 들였고 애썼으니 이제 좀 어찌어찌 자빠트려 볼까? 그럼 뭘 해. 보이는 거라고는 순 그냥,
    반 냉동 참치, 반의 반 냉동 참치, 완전 냉장 참치, 물 만난 참치, 가짜 참치, 참치 통조림. 교감신경인가 부교감신경인가만 피곤하게 만드는 짜증 나는 피곤한 스타일 인공 참치. 아니면 박제 참치?
    어쨌든 참치는 다 남의 꺼. 죄다 전부 다 그림의 떡. 어차피 먹어 봐야 시디실뿐인 과실이라는 동화 속 여우의 냉소. 아니면 아침부터 흑심 가득한 피노키오? 웬걸~! 그럼 뭐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내가 미친 참치가 되어야만 하는 것일까? 다락방 미친 삼촌? 되긴 뭐가 돼. 정신 차리고 철들어야지 별수 있나. 뭐든지 뭘 해도 닭 소 보듯 소 닭 보듯. 여자들 각선미도 이젠 별로 관심도 없고. 특정 각도로 볼 때만 이쁘고. 5미터 후방에서만 혹하고. 설마... 그래서 영화나 영상에서 가면 쓰고서...? 빙고. 아니 통과. 안 그래도 화장발. 그럼 뭘 해, 화장 지우면 다 똑같고. 아니 화장해도 다 비슷비슷. 뭐니 뭐니 해도 우리는 여자 보기를 돌 같이 하고. 실상 돌이켜 봐도 발에 채이는 게 여자였고. 여자라면 신물이 나고 지겹고 신경질에 짜증나고. 그렇다고 닥치고 일하기? 오빠 좀 걷자. 아아 오빠 꾹 참느라 피곤하다 그거지. 그러니까 뭘? 모르겠고. 그래도 술 먹으면 개가 될 수도 없고. 평소에 개처럼 닭 보고 막 짓어서도 안 되고. 어쩌라고. 아니, 어쩌라고요. 딱히 특별한 죄를 짓지도 않고 창피함도 알고. 응? 중간은 가고. 아무리 그래도 건수가 없는데 그럼 뭐하냐고~! 개가 없는데 개목걸이가 무슨 소용이랴. 우리가 말을 말어야지 참 내. 
    그런데 아뿔사. 아니 어떻게! 난 뭔가를 별안간 깨달았다. 아르크메데스처럼 집에서 발가벗고 있다가, 문득 뉴턴의 사과가 떠오른 것이다. 그게 무엇이냐. 그건 이랬다. <꼬마는 가는 곳마다 거인을 본다>. 내가 매사 재미없는 이유를 알았다 이거라고. 응? 애들은 뭘 봐도 새롭고 툭하면 심심해한다. 그런데 어른은! 응, 어른은? 뭘 해도 재미없고 모르는 일 자제가 없다. 검색 뚝딱이면 다 나온다. 보고 듣고 아는 게 많으니까 눈치도 백 단. 뭘로 봐도 능구렁이. 이미 애기 때부터 불여우였을지도 모르고. 응? 안 그래도 호기심도 퍼졌다. 감수성 메마른 지 오래. 부러움이 다 뭐야 부끄러움도 없지. 능글능글 덜렁덜렁 벌렁벌렁. 어? 뭐 벌떡벌떡? 앞에서 소녀감성이라고 해 봐야, 됐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견적 당장 나오는데 새로운 게 어딨냐고. 하지만 애들은! 애기 때 색달랐고 어쨌고 아동 정서로 보던 세상. 왜 어른이 되어 다녔던 초등학교에 가 보고 어릴 때 살던 동네 정경을 다시 보면 기분이 그저 그럴까. 맹숭맹숭 기분 세하고 나이든 거 같아 상심하고. 숙녀한테 나이 얘기하면 어디 좋은 소리 듣겠나. 너 내 페이지에 오지 마! 아니면 친구 끓기. 상대방 차단. 
    그게 다 뭐 때문일까? 왜긴 왜겠나. 스케일 때문이지. 심지어 다 알아버렸거든. 비밀이 없다고. 새로움도 바닥났고. 기대가 어딨어. 설마 재산까지? 그래서 사람들이 하는 게 뭐냐, 그렇다고 특별한 걸 어찌 찾나. 핸드폰 보며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하고. 일과표를 봐도 뻔하고. TV 편성표도 별거 없고. 주말에 하는 일이라곤 소파에 자빠져 멍청하게 텔레비전 쳐다보며 채널 돌리기. 발가닥 깐닥깐닥 잔머리 꼼지락꼼지락. 레이더에 잡히는 거라곤 전무하고. NC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고. 친구들도 다 남자친구 여자친구 있고. 나만 뒤쳐진 거 같고. 내일을 예언할 수도 없고. 밝든 어둡든 미래는 잘 보이질 않고. 단골 술집에 가 봐야 바텐더한테 외면당하기 일쑤. 툭하면 찬밥. 걸핏하면 병풍. 원래 신부들러리 전담 인생. 아니면 여행 가고. 사랑을 하고 싶지만 거의 다 탐색전만 하다 끝나고. 저울질 당하면 그나마 전성기게? 뭐 에게~? 그런 고민이라도 하면 다행이게? 배부른 소리. 굶을 대로 굶은 늑대이자 하이에나의 인생 고독감을 그분들이 어찌 알겠나. 알긴 알지만 남 생각할 겨를이 어딨어. 다 따지고 보면 적당히 이타적이고 적당히 이기적인, 소심한 우리네 군상. 나이트클럽 들어갈 때랑 나올 때 어찌 마음이 똑같나. 내 일과 남 일이 어떻게 같을 수 있냐고. 호랑이 담배 피우던 얘기, 괜히 말만 많은 사람 말 계속 들어봐야 뚜껑만 열리고. 장면 하나 표정 하나만 주어져도 나머지는 아 글쎄 싹 다 그려낼 수 있는데. 그래서 대부분 서론만 왕창이요 결론은 없어. 혹시 내용까지 엉망진창? 올챙이 적 추억담도 가끔 해야 재밌고. 여우가 머리를 넣으면, 곧 몸뚱이도 넣으려 한다. 탐욕과 동냥 자루에는 밑이 없다. 억지는 아니어도 다 틀린 얘기는 아니다만, 응? 그래 봤자 괜히 쓸데없이 입만 아프게 남들 다 아는 얘기만 떠든 셈 밖에 더 되나. (절레절레) (절레절레)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비비안을 만났다.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에밀리가 대타로 등떠밀어서 비비안을 만나지 않으면 안되었고, 그걸 뭐라고나 해야 하나. 어쨌든 그렇게 된 것이다. 





    2

    오후 4시. 
    카페에서 비비안과 나. 
    노래는, 노래는 뭐지? 
    헨델 / 오페라 <리날도>(Rinaldo) 중에서. 아르미다의 아리아 ‘나는 전쟁에 나아가 그를 정복할 것이다’
    벽면에 붙여진 문장은 그것. 
    (불)여우는 욕을 먹을수록 기운이 난다. 
    뭐? 난 갑자기 기분이 세해졌다. 
   「오빠. 오빠는 안 그러죠?」
   「응? 뭘 안 그러는데. 그 말은 곧 그건가? 저 그런 여자 아니에요 VS 그런 남자? 아니면. 그런 여자 VS 그렇지 않은 남자?」
   「와~! 요약이 또 그렇게도 되네. 아니 어찌 그리도 신기할 수가. 어떻게 그걸 그렇게 받냐.」
   「공이 넘어왔으니까 난 다시 넘긴 거 뿐이야, 어? 그럼 테니스 채 내던지고 서브 공을 그냥 손으로 잡을 일 있니? 아님 테니스 채 거꾸로 잡고 때려? 그렇게 안 될 이유가 어딨니. 앞으로 갔으면 다시 빽코트 하고. 저 하늘의 별을 땄으면 이제 다른 별을 물색... 아니 그건 아니고. 안 그래? 그런데 있잖아. 비비안. 음 그게 말이야. 그러니까 그게 있지. 그 있잖아 그거 말이야.」
   「아 뭔데 오빠. 말해 봐. 또 뭐야? 망설이지 말고. 뭐지? 궁금한데. 어서 말해. 뜸들이지 말고. 말해 주라고. 날 쥐락펴락해도 좋아. 난 그걸 원해 오빠. 난 줄다리기 싫어한다니까. 내가 세상에서 제일 꺼려하는 게 그거란 말씀. 다만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서지. 호호.」
   「그래? 비비안. 너 요즘도 그러니?」
   「어?」
   「너 요즘도 그러냐고.」
   「나?」
   「그럼 여기 너랑 나 말고 또 누가 있는데.」
   「그... 그... 안 그래. 나 그런 애 아니야 오빠.」
   「그래? 그런데 내가 뭘 물어본 줄은 알고 대답하는 거니?」
   「몰라. 나도 몰라.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모른다고? 너 원래 그런 애였어?」
   「내가 뭐가 그런 애야? 오빠. 오빠도 그래?」
   「그러긴 뭐가 그래. 나 남자야. 어? 나 남자라고. 그럼 뭐 넌 여자 아니니? 여자는 그래요 이러쿵저러쿵. 너 그런 거 좋아하잖아? 너 그런 거 잘하잖아.」
   「오빠 그거 어떻게 알았어?」
   「어떻게 알긴 뭘 어떻게 아니. 그거 모른 남자가 어딨니 세상에. 어?」
   「오빠. 그런데 있지. 우리 무슨 얘기하는 중이지?」
   「그걸 내가 어떻게 아니? 그런 걸 뭐하러 나한테 물어 봐? 안 그래도 골치 아픈데.」
   「골치 아퍼? 왜, 탐닉할 만한 쾌락이 바닥난 거야? 또 권태?」
   「넌 허영심 대회 안 나가니?」
   「내가 오빠야? 난 허세 대회 관심 없어. 허풍이라면 이젠 재밌지도 않고. 그러는 오빤 허언증 치료됐고?」
   「넌 조증은 졸업했니?」
   「됐고. 용건이 뭐야? 날 왜 만나자고 했어?」
   「뭐? 너가 나한테 할 말 있다며? 난 에밀리가 말해서 나온 거 뿐이야. 이거 왜 이래?」
   「왜 이러긴 누가 왜 이래? 어? 누가 할 소리를. 오빠 또 거짓말이야? 아주 그냥 뻥이 저절로 나오네. 입만 열면 뻥?」
   「아 진짜야. 아니 그러는 너가 뻥치는 거 아니니?」
    그렇게 우리는 정말로 차만 마시고 헤어졌다. 
    괜히 만난 셈이었다. 
    난 그렇게 기분이 틀어져서 먼저 떠난 비비안의 뒤를 이어 카페를 나오려고 했다. 
    그런데 뭐야 카페 안에 있는 텔레비젼에서 연애 토론을 하네? 어라? 그러네? 
    기분도 별로겠다 힐끔힐끔 시선 바쁠 틈도 없겠다. '사랑에 대한 막연한 불신감'을 갖은 수식어로 포장하고 어쩌고. 잘 만난 거지. 나한테 잘 걸린 거라고. 딱 걸렸어 그냥. 허허. 어떻게 딱 이 시점에 해 본지 까마득해 기억도 안 나는 제비뽑기처럼 딱 걸리냐? 허허. 자, 아무 말 대잔치 머신을 가동시켜 볼까? OK~! 





    3

    뭔 툭하면 소녀감성. 멜로드라마 그거 다 뻥이라니까 그러시네. 낭만을 할양받고 극적인 연애 감정을 모방해 봐야 그거 다 흑심일 뿐인데? 뭐 카르페디엠? 그러든가 말던가. 사랑이라는 건 선수가 자기의 기량을 못 펼치는 거라고? 자기가 자기 입으로 선수면 뭐해. 상대가 인정을 안 해 주는데 그게 다 뭔 소용 있냐고. 안 그런가? 또 착한 척 뻔한 얘기. 그냥 진부한 쇼맨쉽. 
    뭐, 자신의 의견을 정확하게 말하는 것이 사랑을 발전시키는 데에 더 도움이 된다고? 그런 사랑은 다 따로 있고. 어? 진짜로, 정말로, 가감없이 솔직하게, 정말 그래 볼까? 진짜로? 흥 깨지고 정 뚝 떨어질 연애 꽉 찼다니까요. 그 말 듣고 그대로 했다가 오만정 다 떨어진 사례가 과연 한둘일까. 또 다 똑같은 판에 박은 잔소리. 여자 말 번역기만 번역긴가? 남자 속마음 번역기라고 왜 없겠나. 
    뭐, 좋은 사람을 만나려면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럼 뭘해, 남자가 쳐다 보고 얼굴 표정이 확 바뀌는데. 훈수 두고 조언하는 거 그거 누가 못하냐고. 어버버버 어버버버 어리버리 궁시렁궁시렁. 말은 쉽지 말은 쉽다고. 공을 끝까지 봐라 어째라. 이론이야 누구나 빠삭하다고. 안 그런가? 고수는 다르겠지만 아마추어야 백과사전이 머릿속에 들어있으면 뭐하냐고. 콩깍지가 쓰이면 싹 다 필요없는데? 우리한테 당하기 밖에 더 하냐고. 안 그런가? 타율 리그 상향지원 하향지원만 봐도 거의 다 답 나오는데. 뻔하디 뻔한 말 하고 또 하고. 
    뭐, 연애는 존중에서 오는 것이라고? 그래 봤자 웬만한 남자들이 촌년께 진심을 바치냐 그게 문제지. 어? 타인을 수용하는 마음이 있어야 타인을 존중할 수 있게 되고 어쩌고? 그건 다 그냥 책 팔아먹고 TV와 오락산업 관계자들 먹고 살아야 하니까 지어낸 얘기일 뿐이고. 어떻게 하면 엎어트려 볼까 오직 그 생각뿐인데? 딸은 무조건 먼저 엄마 말을 듣어야 하는 것. 딸은 이모 말이 아니라, 무엇보다, 엄마 말을 들어야 한다고! 응? 이모 말 백 번 들어봐야 다 소용없고. 엄마 말을 정말로 기억해야 진짜. 엄마 아빠가 어떻게 사랑을 했는가만 봐도 답은 뻔히 나오는데. 또 이모 말 듣고 어쩌고저쩌고. 다 뻥. 전부 식상. 그러니까 채널 돌아가지. 죄다 짜집기. 
    사랑? 남자? 사람은 잡은 짐승보다 사냥하기를 더 좋아하는 법. 그러니까 여자들이 나중 그런 말을 하는 거 아닌가.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잡은 물고기한테 밥을 왜 줘? 소젖은 쉼 없이 짜지 않으면 말라버린다. 뭐라고? 정말 그렇단 말이 아니라. 속담은 진리를 담고 있다. 그렇다고 막 갖다 붙인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춤판에 뛰어들었으면 춤을 추어야 하는 것. 나이트클럽에 갔으면 음악에 몸을 실어 흥을 타면 그뿐. 근데 그게 아니라 속된 말로 춤판을 개판으로 만들면 안되는 것. 막춤까지야 귀엽겠지만 1부 리그에서 솜방망이 들고서 동요 부를 일 있나. 그러니까 나이트클럽에서 물 관리를 위해 미꾸라지는 정중히 내보내시지. 안 그러게 생겼나. 그렇다고 고기도 먹어 본 놈이 잘 먹는다? 그건 육체적 사랑에나 딱 들어맞는 얘기일 뿐이고. 그러나 플라토닉은 정반대! 완전 정반대. 자전거 탈 줄 알면, 어? 그거면 됐고. 딱 됐고. 진실한 사랑이자 고결한 순애보요 떨리는 순정이란 그와 완전히 정반대란 말이다. 칼은 자주 갈아야 날이 선다? 그건 풋사랑 얘기고. 성적 자유니 뭐니 더티러브 더티러브하니까 아무거나 다 사랑인 줄 알지. 바람둥이는 쉬운 호박 물색하느라 바쁘고, 로맨티스트는 애절한 사랑을 기다리고. 그런데 거기다 대고 사랑이란 어쩌고저쩌고. 아아 (절레절레) 뭐 또 사랑? 아아 (절레절레) (절레절레). 괜히 에밀리는 비비안을 만나라고 해 가지고 말이야, 어? 가만있자. 그거 혹시 음성변조 그런 가짜 아니야? 몰라 몰라. 그러든가 말던가. 





    4

    우리는 토끼처럼 살기보다 독수리처럼 싸우기를 원한다. (정말 '돌 + 아이'랄지 4차원만 추구한다는 뜻이 아니라). 그런데 상대는 암컷 싸움닭 군단? 싸움꾼에게 상처 가실 날이 없지. 그럼. 경험은 위대한 스승이다. 허당 소리 아무나 듣는 거 아니다. 그분들과 부대껴 봐야 시간 낭비 감정 소비 정력 낭비. 고로 피하는 게 장땡. 꼬리 가죽을 벗기는 것처럼 힘든 일이 없는데. 그걸 잘 아는데 또 여자 말 번역기라니. 야 야 떴어 떴어 튀어 튀어. 어서 도망가. 아니 글쎄 안 튀고 뭐해! 하지만. 어? 악어를 피했는데 호랑이를 맞닦드리는 게 바로 인생. 어차피 첩첩산중. 매도 일찍 맞는 게 낫다. 재치 있게 엉덩이에 매 맞은 자는 땅바닥에 주저앉는 일 없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산 개가 죽은 사자보다 낫다고 바로 지금이 좋을 때. 청춘은 바로 지금. 행복 그거 별거 없다. 아름다운 숙녀여, 사랑에 실망하셨나? 귀걸이 귀중하나 귀는 더 중요하다. 뭐? 그 말은 곧... 통과. 
    그게 아니라. 그 말이 아니라 인생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우리가 사극을 왜 보나. 임금을 반대하여 검을 뽑으면 칼집을 내버려야 하는 것. 잔재주가 좋고, 간보고 떠보며 견적 따질 상황은 따로 있고. 그러니 해결사가 승부수를 던질 적기라면 헛스윙 아니면 홈런. 모 아니면 도. 뻔트가 필요한 최적의 상황은 다 따로 있으니, 고로 그건 우리끼리 속닥속닥 조용조용 키득키득. 그래서 최근의 친애하는 관심사랄지 짝사랑 또는 더티러브에 올인? 가만있어 봐. 자, 판돈이... 전망은... 마스크는...! 아니다. 아니야. 아니라고. 위험한 지경에 빠지지 않고서는 위험을 뛰어넘을 수는 없으나, 지금은 때가 아님. 따라서 운명을 믿지 말자. 숙명의 상대는 다 따로 있다. 에너지를 아끼자. 힘 빼지 말잔 말이다. 부러워하지 말자고. 질투심 상대해 주기도 귀찮지 않나. 억지에 궤변에 어리광까지 그거 어떻게 하나하나 다 친절하게 상담해주나. 날 샌다 날 새. 우리야 소녀감성부터 여성잡지 2든 뭐든 하나하나 사랑스럽게 개별 면담을 할 수야 있다지만. 어떻게 숙녀가 다정하게...... 쉿! 
    어쨌든 인생은 투쟁. 사랑은 구원. 그래서 구원 투수는 꿩보다 닭. 그런데 그 꿩은 알고 봤더니 수꿩? 구원 투수 불쇼할 일 있나. 뭐야 남자잖아? 어차피 여자도 남자 환장한다. 처음 보는 남자가 쫌만 지 맘에 들어 봐. 그땐 그냥... (절레절레). 밤에는 밤의 법규가 있다는 거만 알면 되고. 낮에 빛나지 않은 것은 밤에 빛난다니까. 그거만 알아 두시고. 그래서 남녀는 서로 사랑할 수밖에 없다. 쫌만 맘에 든 남자가 보인다 싶으면 여자는... 에잇 말 말자. 말을 말어. 아이 참 거, 이미 벌써 얼굴 빨개졌는데? 그럼 그다음은... 넘어가고. 응? 여자는 웃으면 끝이다. 그처럼 행운의 여신은 우리를 모른 체 하지지 않지. 그렇게 행운의 여신이 윙크한 힌트는 뭔고 하니. 내 마음에 노크한 그대의 정체는 바로, 바로, 뭐야 이거. 
    나는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 특단의 묘수가 어디 있어야 말이지. 아아 뒷목. 돈 세는 기계가 있으면 뭐하냐고. 정작 황금이 없는데. 뭐가 나올 줄 모르는 자판기가 있으면 뭐해, 나오는 건 죄다 가짜요 삼류 초대권. 그렇듯 변화와 새로움을 위한 그 어떤 우연이랄지 무슨 열의가 바닥나버렸다. 때문에 나는 할 수 없이 썩은 미소를 감내할 수 밖에. 
    그래서 나는 무엇을 했을까? 하긴 뭘하나. 별다른 성과 없이 일하다가 퇴근 준비 중이지. 
    그런데 때마침 전화가 걸려왔다. 미치였다. 짜식. 가뜩이나 심심하던 찰나 적시에? 내 마음에 노크하는 건가? 인형과 뽀뽀하고 싶은 내 마음을 어떻게 알았지! 
   「너 일하기 싫지? 재미없지? 놀고 싶지?」
   「어떻게 알았어?」
   「어떻게 알긴. 너야 항상 그렇다는 거, 내가 왜 몰라? 야 임마. 어? 옛말에 고기 낚지 못했으면 새우라도 낚으랬어. 허지만서두 뻔트냐 대어냐. 그게 문제로네? 어복이 꽝이란 말이지. 그래서 우리는 때를 기다려야 하는 거라고. 응?」
   「그러니까 요점이 뭐야? 빙빙 돌리지 말고.」
   「뭐 더 뜸들이라고? 알았어. 그럼 그러자고 말을 하던가. 괜히 꿍해가지고 말이야. 오줌이 마려우면 마려웁다, 키스가 하고 싶으면 하고 싶다. 왜 말을 못해? 누가 보고 싶다 사랑이 그립다. 왜 말을 못하냐고. 어? 너 바보니? 그러니? 그런 거야? 어? 이 친구야. 인생이란 토끼를 쫓다가 곰을 만나고, 곰을 피했는데 마침내 양의 탈을 쓴 사기꾼한테 걸려들었다가 겨우 겨우 빠져나와서, 딱 행복한 사랑에 골인하는 거라네. 그런 거라고.」
   「뭐야. 그게 요점이야? 할 말이 그거였어? 또 어디서 주서읽고 그거 나한테 읽어주는 거냐?」
   「어떻게 알았어?」
   「내가 널 모르니?」
   「그러지 말고. 넘어와. 우리의 아지트. 알지?」
   「몰라. 내가 거길 어떻게 아니?」
   「내가 말 안 했니?」
   「만난지 한참 됐는데 말을 하긴 언제 했다 그래?」
    그렇게 나는 미치와 만나서 당구 한게임 치기로 했다. 
    내기는 물론 술내기.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여기는 당구장.
    음악은 헨델. 하프시코드 모음곡 HWV 437
    당구장 사장님이 꽤 품위 있다고나 할까. 만약 그렇다면 유행가 듣는 양반들은 죄다 저질 험담가들이란 말이야 뭐야. 그게 아니고. 
    미치의 당구 실력이 못 본 사이에 무지하게 늘었다. 그래도 나는 별로 놀라지 않았다. 
    어차피 이기면 이긴 거고, 져도 별로 그냥 그렇고. 
    그렇게 한 20분쯤 쳤나? 당구도 재미없어졌다. 
    그러다 미치는 전화기 메시지를 받았다. 
   「어! 여자친구가 거의 다 왔다는데?」
   「여자친구 오기로 했어? 너 여자친구 생겼어? 부럽다. 난 모태솔로야. 여자친구라고 하면 애인과 같은 말인가 아닌가. 모르겠다. 누군 약혼자를 남자친구 여자친구라고 하고. 누군 진도 뺄 생각이 0.1도 없는 이성을 남친 여친이라 하고. 어장관리에 이성친구도 다 남친 여친이라 그러고. 완전 뒤죽박죽. 아무튼 난 그만 가볼게.」
   「가긴 어디 가? 바쁘니까 서로 자주 만나지도 못하는데 좀 더 놀다 가. 내 여친이랑 차 한 잔이라도 마셔줘야 하는 거 아니니? 또 알아? 걔 친구 소개시켜 줄지.」
   「그럴······까?」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장소는 근처 카페로 바뀌었다. 
    미치. 미치의 여자친구. 그리고 나. 
    셋이서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데 거 어째 분위기가 싸했다. 
   「오빠. 미치 오빠 왜 그런데요? 원래 이런 사람인 줄 난 정말 몰랐다고요. 오빤 좌변기를 좌변기로 사용하시죠? 그렇죠? 그렇다니까요. 내 그럴 줄 알았어. 게다가 저 혼자 사는 집이에요. 심지어 우리가 내일도 사귈지 어쩔지 그건 모르는 거고요. 솔직히 말해서 미래의 희망이 아직은 뿌였다구요. 네? 그런데 참 나 헛 참 나 거 정말 무슨, 말이 다 안 나오네. 있잖아요 그게 말이에요, 어떤 일이 있었는 줄 아세요? 아 글쎄 제가 사는 집에 가보니 어느 날 화장실에다 서서 일 보는 소변기를 설치해 놨지 뭐예요! 성급한 거 뿐만 아니라 상의도 없고. 지 맘대로 뚝딱 뭘 들여놓고. 더군다나 운전은 왜 그처럼 둔탁한지. 전 처음에 우리 오빠가 말이 통하는 남잔 줄 알았다고요. 그런데 슬슬 시간이 지나다 보니 고집이 고집이 장난이 아니네요? 무슨 표범의 꼬리는 잡지 말되 잡으면 놓지 말라는 둥, 쥐는 자기가 기어나온 구멍을 안다는 둥. 그런 얘길 저한테 왜 하냐고요. 제가 쥐라는 거야 표범이라는 거야. 안 그래요, 미스터, 미스터, 오빠? 저 원래 이름 잘 까먹어요. 이해해요. 저 어떡하면 좋죠?」
    그런데 입심 좋던 미치가 내놓은 답변은 뜻밖에도 발빠른 동조였다. 그러니 나만 전전긍긍 떨떠름할 수밖에. 
   「어떡하긴 뭘 어떡해! 헤어져. 헤어지면 될 거 아냐. 그거 바란 거 아니었어? 너가 날 차면 왠지 모르게 기분 찝찝하니까 일부러 내가 차도록 뻠쁘질한 거 누가 모를 줄 아니? 응? 내가 바보니? 너만 연애 좀 해 본 줄 알어? 나 좋다는 애 줄을 섰어. 걔네들 지금도 번호표 뽑고 기다리는 중이야, 어? 알어? 아 됐고. 대기자가 몇 명인 줄 늬가 알기나 하겠니. 아 됐고. 집어쳐. 집어치우라고. 그럼 될 거 아냐.」
   「누군 뭐 아쉬운 줄 알어? 그래. 이참에 이렇게 깔끔하게 헤어지자. 그럼 돼지? 말 나온 김에 쇠뿔도 단김에 빼자고. OK~! 잘 가. 이제 각자 얼굴 볼 일 없으니 좋다 좋아.」
    그러면서 미치와 미치의 여자친구는 밖으로 나갔고 둘은 딴 방향으로 가버렸다. 
    뭐야 이거! 
   「어랍쇼~! 도대체 뭐냐?」
    개 두 마리가 뼈 놓고 싸울 때 세 번째 놈이 물고 내뺀다지만. 그런 일도 있긴 있다만 이건 뭐 개뼉다귀 반틈 떼서 자기들끼리 나눠 가진 다음 각자 제 갈길로 가버린 거잖아? 어쩐지 일이 이상하게 돌아간다 그랬다. 세상일이란 게 원래는 그렇다. 사나운 개도 개밥 앞에서는 온순해진다. 그렇지만 난 개가 아니고 여긴 개밥이 없고. 오늘은 운이 별로인 거지. 농부에겐 풍작 어부에겐 어복. 성과는 전무. 허당에겐 여복 운세 하면 재물운. 점쟁이 만나 봐야 재미도 없고. 다 먹고살자고 하는 짓이라지만 일도 안 풀리고. 그래서 친구 만나러 왔는데 기분만 더러워지고. 그렇게 나는 집으로 돌아갔다. 





    5

    사랑을 노래하는 방법도 정말 여러 가지. 순 엉터리 로맨티스트. 진가를 발휘하려고 하나 매번 솜씨를 뽐내지 못하는 놈. 하긴 비리비리한 잔재주뿐인데 똑소리나는 재능이 있어야 말이지. 그런데 그게 바로 나였다. 뭔가 대어를 낙을 뻔 거의 잡을 뻔 하다 실패하는 패배주의자. 에잇 (절레절레). 이상향으로 비유하자면 환상머신은 환상머신인데 더러운 환상머신인가. 차라리 다비드는 다비든데 어디산 다비드가 낫겠네. 나아도 훨 낫지 뭘 어디다 비교를 해? 젠장. 그래 놓고서 무슨 거 뭐야. 새로운 직명이라면서 하루는 관심종자 하루는 행복하려면 몰래 숨어서 살자는 둥 뭐라는 둥. 누가 엉뚱하다고 안 할까 봐 지은 카피라이트가 뭐. 또. 그 무슨 뭐라더라? 남자든 여자든 고추에 모든 것을 다 걸 수는 없다? 그야말로 엉망진창이구만 그래. 운동화는 뉴발란스, 티셔츠는 라코스테, 수트는 맞춤복, 중절모는 마술 모자요, 지팡이는 또 어디서 본 건 있어가지고 특수한 장비로 바꿀 수 있어. 그런데 지팡이 손잡이를 뺐더니 검집만 길고 검은 짧아. 그게 뭐냔 말이지 참 나. 인생 경험 좀 쌓였겠다 사람은 자고로 좋은 침대와 좋은 속옷이 필수라는 걸 이제야 깨달았어. 그럼 뭘해, 입는 팬티라고 해 봐야 폴리에스텔 100퍼센트 팬티 달랑 3장. 사타구니에 막 땀 차. 어? (절레절레). 언제는 실크팬티가 어쩌고저쩌고 남자는 뚜껑 없는 차를 타 봐야 한다느니 뭐라느니. 차라리 원하는걸 솔직하게 말하던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그럴 바엔 차라리 쥐어패주라고 뻥이라도 치던가. 또? 됐고! 
    그래서 나는 이번 기회에 자동차를 바꾸기로 했다. 
    간략히 줄거리만 읊자면 이렇다. 
    나는 내가 타던 웨건 차량을 인터넷 게시판을 이용해서 팔았다. 
    매도 물품을 올리고, 매도자를 만나서 매수자로서 뭐 하나 흠집 없이 깔끔하게 거래 완료. 
    그렇게 해서 나는 집에서 또 사무실에서 인터넷으로 이번에는 어떤 차를 탈까 구경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월세를 내고 차를 빌려서 타는 걸 이용하려고 했다. 
    그렇게 3일간 장고를 거듭하던 중. 매도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말을 들어보니 내가 자동차 중고 시세보다 무려 2.5배나 비싸게 받은 것이다. 
    그럴 리가 없는데 그러면서 여기저기 알아봤다. 
    그런데 알아보니 그분 말씀이 옳았다. 
    내가 왜 그랬지? 
    그걸 내가 어떻게 아나! 
    뭐 어쩌다 일이 꼬였는지 어쨌는지 그건 나도 모르지. 알 수 없다고. 어쨌든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고. 
    나는 매도자에게 책잡혀서 나는 양심적인 매수자로서 책임감 있게 적당히 뭐 어떻게 적당한 절충 금액이 오고 가고. 
    그런 과정은 모두 끝났다. 
    그렇지만 매수자와 나는 친해졌다. 일단 매도자로서 내 잘못이 분명하고 매수자가 교묘히 오빠 오빠 그러면서 알랑알랑 얼쩡얼쩡. 
    그러다 얼렁뚱땅 우린 아는 오빠 동생 된 거지. 딴 거 없다. 
    그녀의 이름은 사드. 그렇게 우리는 오늘 데이트하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얼마 만의 전초전이야 막 그러면서 탐색전을 펼칠 생각에 막 설레고, 들뜨고, 떨렸다. 완전 완전 신난 거지. 
    그런데 결과만 말하자면 그녀는 결국 연락을 받지 않았다. 
    소셜 네트워크 메시지로 전남자친구와 다시 만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해왔고. 
    더불어 소셜 네트워크 친구도 냉정하게 딱 끊어버렸다. 그럼 그렇지. (절레절레). 
    전에 그런 비슷한 일이 있었다. 친구들이랑 나이트클럽에 갔는데, 부킹을 했고. 여자가 날 이상형이라면서 좋아했고 나한테 전화 주라더니 전화번호를 찍어줬고. 갔고. 친구들은 광분했고. 그래서 다음 날 전화했더니 받지 않고. 뭐야? (절레절레)





    6

    서툴게 기다리는 것보다 재치 있게 도망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그런데 기다려지는 일정이 없고 맞붙을 상대도 긴장감 쩌는 큰 게임 역시 없다. 둔감해지는 감수성과 메마른 호기심. 항상 그날이 그날이다. 기막힌 쾌감이라는 부풀어오르는 뭉클함 때문에 전율하는 듯한 기분. 그게 뭔지 생각도 안 난다. 다정한 행운에 따라 행복한 기분은 절로 춤을 추는 게 뭔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툭하면 잘못하고선 먼저 바람피우고선 뻔뻔스럽게 노발대발하는 상남자 혹은 처자처럼 막살 수도 없고. 그럼 안녕하며 작별하지 못한 채 끝난 사랑. 반쪽짜리 사랑은 정말로 아름답지 않은 것일까? ~라는 공상을 하던 찰나. 
    바로 릴리가 오늘 단편영화 대본을 봐 달라며 사무실로 찾아왔다. 
    내가 평소에 듣는 음악. 이를테면 Johann Baptist Vanhal / Missa solemnis Es-Dur
    그런 음악을 듣고서 릴리를 마주하기엔 어딘가 모르게 썩 어색할 거 같아서 우리는 자리를 옮겼다. 
    뭐 카페로 순간이동했다 셈 치고. 
    카페. 나와 릴리. 난 릴리의 대본 검토 중.
    뭐지? 꾀돌이가 궁리하는 동안 머저리는 강을 건너버린다고 난 매번 몽상하기 바빴는데 릴리는 어느새... 허걱. 
    일단 중요 부분을 옮기자면 이랬다. 





    7

    어느 날 여자는 옛사랑 남자를 찾아왔다.
    오늘은 그 첫째 날. 
    여자: 오빠. 우리 다시 만나자.
    남자: 다시... 네? 우리... 라뇨?
    여자: 이제 와서 이러는 게 조금 이상할 수도 있는데. 그게 말이야 남몰래 하는 그런 극적인 사랑은 그럴 수도 있는 거야. 정말 그렇다고. 그렇다 해서 너무 많이 알려고 하지 말고. 응? 오빠.
    남자: 네? 뭔 얘기인지 잘 모르겠는데요.
    여자: 됐고. 오빠. 나 한 가지 고백할 거 있어. 오빠가 내 첫사랑이야. 그거만 알아둬.
    남자: 뻥치시네. 에잇 그런 거짓말을 누가 믿어요? 요즘 유행은 첫사랑이 취민가. 집에 데려다준 남자친구들은요. 회사까지 찾아온 남자들이 어디 한둘이어야 말이지. 안 그래도 유부남들은? 집 앞에서 기다린 남자들은 또 다 어떡하고. 그분들 섭섭하시게 왜 이러시나. 누굴 바보로 아시나. 사랑받은 기억 아까워서 어떡하나. 그 가운데 섭섭한 대어라고 왜 없었겠어. 그런데 문제는 하필 몽땅 다 파리 끈끈이라면 애걸복걸 미쳐버리시는, 것만 사랑하시는 분들. 그런데! 그분들 빼고 왜 하필 저요? 어머 이해가 안 되네. 내 머리로는 도저히 모르겠다 모르겠어. 
    여자: 어쭈? 반항심을 격렬하게 자극하시겠다? 다분히 의도적인 공격. 허나. 슬쩍~ 피하면 그만.
    남자: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지는 법. 1번이면 끝이라면서요? 그럼 끝나도 골백번은 더 끝나는데? 이제 와서, 왜요? 목동은,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수소에게서도 젖을 짜낸답니다. 유, 아웃. 뻑! (몸짓) 겟 아웃. (몸짓)! 번개는 한자리에 두 번 연거퍼 치지 않습니다. 기회는 떠났다구요. 행운의 여신이 뭐 할 일 없으신 줄 아시나. 시곗바늘을 되돌릴려거든 집에 가셔서 발 닦고 소파에 자빠져 판타지 드라마나 보시던가요. 아니면 잘하시던 거 하시던가. 그게 뭔지는 내 알 바 아니고.
    여자: 아 나 이거 정말 이 오빠가 또 슬슬 사람 약 올리네. 살살 부아를 돋구시네. 또 여자 마음 애태우시겠다? 이 오빠 정말 사람 짜증 돋구는데 뭐 있다니까. 그 신기한 조롱기 타고나셨나?
    남자: 누가 할 소리를! 좌우지간 난 거짓이 아니라 오직 사실만을 말할 뿐이라오. 그 가운데 거짓이 있으면 찬찬히 반박을 하시던가. 아니면 (몸짓).
    여자: 오빠. 나 물어볼 거 있어. 그때 왜 사귀잔 말 안 했어?
    남자: 전화 계속 안 받았잖아요. 오리발 내민 게 누군데. 일찍도 물어본다. 
    여자: 그건... 그건... 우리 언니가 받지 말라고 했어. 그래서.
    남자: 언니가 하라는 대로 다할 모양새네요. 그럼 쭉 그러시든가.
    여자: 전화는 전화고. 우리 자주 만났잖아.
    남자: 사람 죽여놓고 기다리면 뭐한데요? 안 그래요? 그러게 열매를 거두려면 꽃을 꺾지 말아야지. 재를 핥아 본 개는 밀가루도 믿지 않는답니다. 한두 번도 아니고 말이지.
    여자: 그래도. 아무리 그래도. 기회는 많았는데. 우리가 얼마나 많이 기다렸는데.
    남자: 그럼 뭘 해요. 그쪽에서들 아주 그냥 치를 떨더구만 이제 와서 무슨 딴소리? 어디 감히 누굴 넘봐유 넘보긴. 꿈도 꾸지 말아야지유. 안 그래유?
    여자: 오빠. 그런데 왜 내게 존댓말 해요?
    남자: 댁이 누군지 까먹어서유. 허허. 왜 긴유. 그쪽 언니가 그랬든지 그분들께서 그랬든지. 그래 주라고 애원을 했으니까 요구를 들어들인 것뿐인 대유. 연락처를 물어보면 물어본다고 짜증내고. 연락처를 안 물어보면 안 물어본다고 억울해하고. 전화하면 전화를 받지 않고.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치를 떨고. 우리 보고 어쩌라고요. 아니. 이제 와서, 어? 사귀지도 않았는데? 심지어 그때가 언제냐고요.
    여자: 오빠. 저 그런 여자 아니거든요.
    남자: 아니면 뭘 해. 말과 행동이 다른데. 뭘 믿고 왜 내가 똥파리들이랑 똑같이 찝쩍거려야 하는데? 딴 남잔 다 그렇게 하고 싶어 안달날려나 몰라도 난 아니지. 뿐인가? 당시 1 대 1로 만나던 남자들 숫자 세어봤어요? 그랬어요? 그 뒤로는요? 집에서 누구 소개로. 또 누가 만나보라고 해서. 밥 먹듯이 이 남자 저 남자 막 만나고 다니는데 뭐 좋다고 굽실굽실? 옛이야기가 뭔 자랑이라고. 이제 와서 뭔 낯짝으로! 
    여자: 
    남자: 
    여자: 
    남자: 이제 여성잡지 2 애독자도 되셨겠다, 남의 말 잘 듣지도 않고. 더더군다나 마침내 이모 됐겠다 타인의 연애에 훈수도 직접 두고 싶고. 낮엔 뻔뻔하고 밤엔 외로우신가? 그런가? 그래서! 설마 내 손에 맞아 죽고 싶어서 온 건 아니실 테고. 왜 오셨을까, 응? 멱살을 잡아야 하나 찐한 키스를 해야 하나 구분이 안되네. 이 남자 저 남자 막 다 만나보니까 그나마 첫사랑감은 평점 따져서 어떻다? 에게~ 중간에 진짜 괜찮은 남자 나타났으면 싹 다 물거품이었겠네. 딴 남자 자동차에 몇 번 타 보니까 뭐 이제는 마음에 드는 귀걸이를 원하는 거예요? 그래요? 그럼 누군 뭐 기다렸다는 듯이 아이고~ 이게 누구셔~ 그리운 내 님 오셨구나~ 그러면서 멜로드라마처럼 사랑해 줄 줄 아셨나 본데, 어? 번짓수 잘못 찾아오셨구먼유. 아 그래유 안 그래유? 그짝이 생각해 봐두 그렇쥬? 맞쥬? 사람 또 가지고 놀려 그러고, 아직도 정신 못 차리셨네. 왜 야단맞으니까 기분 좋아유? 그래유? 여태 이런 깐족도 안 들어보시고 뭐하셨을꼬. 쓴웃음 참지 못하시네. 속으로 무슨 생각허실까. 이제 내가 두 번 다시 널 보나 봐라? 각오 하심 뭘 해, 이미 못된 년으로 단단히 찍혔는데. 더러운 사랑이 더 더러운 사랑으로 훼손되기 밖에 더 하냐고. 안 그래유? 허허 이 양반 이거 이거 참 나, 이 아가씨도 드라마 너무 많이 보셨구먼. 이상한 영상이 남자들 더 이상하게 망쳐놓는다면서 그분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신데. 그런데 영화는 숙녀를 간사하게 만들고. 별로인 남자들만 꼬이니 짜증나고. 시간에도 쫓겨. 딴년들 보면 배 아파. 심지어 그 그래프는 날 가만 놔두질 않어. 게다가 타인의 성생활 얘기에 귀가 솔깃하니 툭하면 배아퍼. 고민이 한두 가지가 아니시겠어요. 허허. 그놈의 수다 3시간이 남의 인생 싹 다 망쳐놓고 잘들 한다 잘들 해. 그래 놓고 또 포장하면서 자기들끼리는 행복하기를 바란다는 둥 그 사랑을 응원한다는 둥. 그럼 뭘 해? 생각과 행동은 딴판인데. 안 그래유? 영화판아고 개판아고 구분 안 되슈? 그래유? 왜, 듣자 하니 남자가 해도 해도 너무허요? 그러요? 아 그러게 누가 몸 막 굴리시라 그랬나, 다 자업자득인 거지. 늬들이 남자 없이 어떻게 살어. 남자에 환장한 년들. 이보슈, 고추 천재들. 이제야 본색을 드러내시네. 표정을 보아하니 왜 그 말 하려다가 말이 속으로 쏙 들어가 버렸네. 오빠 말 다 했어? 다하긴 뭘 다해, 아직 시작도 안 했구먼. 당신 같으면 말 다 하셨겠소? 어림없는 소리. 어째, 기분 나빠지셨소? 맴 꼽겠네유? 그러지유? 처음에 들뜬 기대감 잔뜩 안고서 그 때문에 뭔가 어떻게 막 그런 상상하면서 금방이라도 환상감 가득하며 적당히 쉽게 꼬실 줄 알았는데. 대충 넘어올 줄 알았는데. 그런데 이거 정말 어쩌다 얘기가 정반대로 흘러가버려서 거 참 미안해서 어떡하나, 응? 그러니까 오늘 뭐하러 찾아오셨냐고요. 네? 아니 글쎄 뭐하러! 뭐 장난감 필요하시진 않을 테고. 아님 뭐 지난 일 또 반복하시게유? 네? 얘 또 사랑이랑 외교랑 같은 줄 아시네. 친교는 추접스럽게 애정은 시시하게 하고 싶다? 내가 그렇게 물로 보였니? 또 가지고 놀 생각을 해? 그 사연으로도 부족해서, 또 탐스런 사랑을 날로 잡수시겠다? 
    야, 가라~ 어? 역겹다. 좋은 말로 할 때 가라고. 사는 게 무슨 애들 장난도 아니고. 당신이랑 장난할 생각 없다고요. 네? 
    여자: 
    남자: 
    그날 그녀는 말없이 물러났다. 뭐 전초전이야 뭐야. 그러니까 전야제도 아니고 크리스마스 이브도 아니고. 
    여자가 남자를 얼마 만에 봤는데. 그런데 끔찍한 곤경만 확인해준 셈일까? 
    아니면 여전히 뭔가 어떤 순박한 애착심을 확인한 걸까. 재회치고는 둘 다 돌아버릴 지경이었을까.
    하긴 열광적인 환영이 자연스럽게 어색함으로 겉치장 되었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수 없을 터. 
    졸지에 고품격 드라마는 삼류 생활극으로 뒤바낀 거지. 너저분한 분위기에 구차한 현실만 확인하고. 
    그래서 여자는 다음 날 남자를 다시 찾아갔다. 





    8

    둘째 날. 
   「뭐, 오빠도 그래요? 혹시, 너도, 이모 마인드니? 그런 거니? 응? 여자의 마음. 뻔한 거 아니야. 나 사랑해? 물어보고 원하는 답을 얻는 것. 응? 여자의 인생, 사랑이 인생의 전부이기를 바라는 숙녀의 마음. 괜찮아. 나쁘지 않다고. 그런데 세월이 가면, 어? 무를 수 없는 데이터베이스가 쌓인 다음, 뒤늦게 남과 비교되는 여자의 인생. 행복한 측면과 밝은 장점과 아름다운 장르야 물론 있겠지만. 남편 흉보는 게 이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그분들. 내 얘기라고는 뻔할 뻔자 바닥난 지 오래. 그럼 남은 건? 오직 남의 얘기. 뒷담화. 험담. 남 얘기를 어떻게 미담만 논하겠나. 대체로 불미스러운 얘기. 아니라면 거짓말. 왜? 엄마랑 제일 친했던 그녀들이, 여성잡지 1도 떼고 낭만적인 멜로드라마도 다 뻥인 거 진즉에 알았고, 결혼 전 어딘가 모르게 옅디옅도록 우울했던 예감은 여지없이 딱 맞아떨어졌겠다, 그다음은. 소녀감성도 좋고 처녀 심성이야 뭐가 나쁘겠냐마는, 어? 억울하거든. 나만 당할 수야 있나. 그래서 결론은 이모 마인드! 안 그래? 강물은 바닷물과 섞이면 온화한 성질을 잃는 법. 동심부터 암캐가 어딨나. 아침에야 피노키오라지만 여성잡지 1 떼고부터? 일부는 그보다 훨씬 앞서 벌써부터 흑심인 것. 남녀가 어찌 다르랴, 방식만 다를 뿐 서로 환장하는 건 똑같은데?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은 하겠지만. 하지만 암소의 인생은 까마득한 미래인데 송아지 소녀감성이 어찌 롤러코스터를 예측이나 하겠나. 그저 유행가 따라 부르고 춤추면서 회전목마나 꿈꾸시겠지. 화장실 들어갈 때랑 나올 때 마음은 천지 차이. 나이트클럽 들어갈 때 나올 때 또 다른데. 남자한테 한 번 당하고, 두 번 속고, 세 번 버림받으면. 그때도 소녀감성? 인생 거론하고 자시고 할 거 없이, 당장 아침 결심은 점심때 깨지기 마련. 이 세상에서 자긴 뭐가 제일 좋다? 1주일 1달 1년만 지나 봐. 입사할 때야 부푼 가슴 각오는 싱그럽지만 3개월만 지나 보고. 당신만을 어쩌고저쩌고 유행가 가사, 나중 돌아보면 통계상 확률상 우스워지기 마련. 다 뻥. 내 남자가 아프거나 쫄딱 망해서 손가락 빨아야 하면. 그때도 사랑? 선심 쓰듯 애쓰니까 만나 주면서 남자를 알아간다? 바람피우고 복수하고 법정 다툼하고. 애 때문에 억지로 살고. 눈에 콩깍지 벗겨지기 전에 알콩달콩하면 그나마 나은데.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사귀고. 갈아타고. 팬클럽 거느려서 순위 바꾸고 남자친구 갈아치우고. 
    물론 여자만 사람이냐, 남자도 똑같지. 허나 남자는 너는 너 나는 나가 되거든. 남 일은 남의 일이고 내 일은 내 일. 일할 땐 일하고 놀 땐 놀고. 어쩌다 왔다 갔다 하긴 하지만. 그래도 농담 반 진담 반도 다 때와 상황과 사람을 봐 가면서. 남 얘기를 해도 적당히 하고, 내 인생 사는 게 우선이라고. 어? 그런데 여자는. 여자도? 뭐 오빠도 그래요? 또 천동설 이기주의 넌 너 밖에 몰라. 그래 봤자 똥파리잖아? 그 말은 뭐야, 오빠도 똥파리예요? 뭐 감히? 몸 막 굴리고 딴 남자 막 만나고서, 그러면서 이제 와서 뭐가 어쩌고 어째? 그러고서도 얼굴 빤히 쳐들고서 거리를 나다닐 수 있는 거니? 그런 거니? 창피하지도 않아? 수치심 없어? 1번이면 끝이라며? 내 남자가 딴 남자랑 1 대 1로 만나기만 하면 끝이었다며? 어? 늬 첫사랑! 그런데 당시 너는. 넌 딴 남자랑 1 대 1로 수없이 상대를 바꿔가면서 만나기만 했게? 에게~ 왜 이러셔. 자기 불리한 거 쏙 감추고서, 뭐가 어쩌고 어째? 것도 한두 번도 아니고. 그런데 이제 와서? 여자들이 이렇다니까. 여자는 다 똑같다고. 
    아줌마들 커뮤니티를 봐 보라고. 아름다운 영화배우 커플이 이혼해 봐 봐. 남자들도 남 얘기하고 어쩌고 하긴 하는데. 그래 봐야, 뭐 적당히. 어? 그런데 아줌마들 커뮤니티. 1위부터 10위까지 전 차트 올킬! 어? 그분들 미쳐버리지 미쳐버린다고. 여심을 뒤흔드는 마성이란 게 알고 봤더니 바로 그런 거구만 그래. 그게 뭐야? 나만 죽을 수 있냐, 같이 죽자, 어? 이모 마인드라고! 설마, 너도, 이모 마인드니? 남자 속마음 번역기 그런 거 모르겠고. 알긴 아는데 알고 싶지도 않고. 거리에서 마담 스타일만 보여도 짜증나고. TV 홈쇼핑만 봐도 내 남자가 첫눈에 홀딱 반할 거 같은 여자 얼굴, 아니 목소리만 들어도 짜증나고. 신경질 화끈하게 돋우고 인상 팍 쓰이고. 안 그래도 충분히 내 마음에 쏙 들만큼 사랑받지도 못하고. 잠자리도 불만족스럽고. 딴년들이랑 비교는 엄청 되고. 어? 그럼 뭐야. 결국 할 말은? 뭐긴 뭐겠니. 한 번 자 봐라! 어? 소녀감성 졸업한 거야 그렇다 쳐도. 또 어디서 코치받고서 이모 마인드 갖고서 다시 한번 사랑의 불씨를 되살리고 싶다? 얘 미친 거 아니야! 미쳐도 단단히 미쳤구만 그래. 
    미친년 마인드를 총망라했다고. 누가? 코치진의 작전을 철저히 따르신 누군가가! 늬 사랑을 어디 딴년들 재량에 맡길 일 있니? 얘 아직도 정신 못 차렸네. 답이 없구만. 남자들 거느리고 똥파리들 껄떡거림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며, 날마다 늑대의 찝쩍을 즐기던 말괄량이의 과거. 누가 눈감아줄 줄 알았나? 이모들께서 어떤 얘기를 좋아하고, 무엇을 기다리고, 어떤 비화를 듣고 싶어 하시는지. 어? 모를 수가 없는데. 그걸 어떻게 참니. 안 그래? 더블 데이트할 때 살짝 흔들리던 건 왜 말 안 했니? 만일 카섹스는 못했을지라도 강제로 뽀뽀라도 했으면. 것도 말 안 했겠네? 왜 거기까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니? 대비책이 부족했어? 한마디로 노잼이다. 대실망이라고. 진주는 늙은 조개에서 발견된다지만, 어? 발견되면 뭐해. 가짜 진주인데. 사랑은 썩었는데. 도박사의 오류 같은 인생, 중반전부터 전세가 대역전될 꺼 같더니만. 그분들 때문에 더 이상해졌는데. 이제 와서 뭐 대반전? 대반전 좋아하시네. 영화를 너무 많이 봤구만. 허허. 다름 아니라 바로. 사랑이, 나를, 미치게 하면 뭘 하냐고. 그래 봤자 삼류. 어? 싸구려. 지금도 기억하고 있고 잊을 수가 없으면 뭘 하냐고. 순 더러운 기억으로 비꼬아져 버렸는데. 그러면서 사랑의 신비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이라느니 어쩌고저쩌고. 수다 3시간이라고 해 봐야, 영화배우 결별 소식이라는 특종 하나 뜨면 어? 1위부터 10위까지 전 차트 올킬이라니까 그러시네. 특히 아줌마. 여성잡지 2가 괜히 말 못 하도록 묻지 말라는 식으로 고개를 돌리게 만드는 게 아니라니까요. 아줌마 커뮤니티 인기 게시글 조회수 및 댓글 순위 1위 ~ 10위, 자, 한번 대충 제목만 구경해 볼까? 
    1. A 진짜 야비한 놈이네요
    2. 왠지 B가 힘들었을 것 같은데요
    3. A 생각
    4. A가 많이 화났나 봐요
    5. B가 이렇게 까지 비호감 된 이유가요
    6. A는 인스타까지 싹 다 정리했네요 ㅎㅎ
    7. A 탈모 올 정도면
    8. B 측에 이혼 사유 있다"··· A, 언론에 먼저 공개
    9. A가 먼저 공격적으로 언론 공개하는 이유-개인적 추측
    10. B...씨가 진짜 바람을 좋아한가요?
    그게 끝이겠니. 1주일 지나 봐야 제목만 바뀌지 차트 올킬은 여전. 20위까지 30위까지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말도 못 한다니까 그러시네. 사주를 맞춘 철학관이 어쩌고. 과거에 누구 만났고. 부모가 어쨌기 때문에 뭐가 어쩌느니. (절레절레). 그런데 만약에 일방이든 쌍방이든 연기면! 좋게 끝나면. 뭔가 극적인 사연이 있으면. 나중 다시 합치면. 들리면 듣고 알게 되면 알고. 그런가 보다 그렇구나. 그런데 와글와글 부글부글 속닥속닥. 괜히 여성잡지 2 여성잡지 2 그러는 게 아니라는 거. 잘 아시지 않나요. 부인이 싫어하는 남편 취미가 뻔하듯 그녀들께서 선호하는 화제와 주제 또 관심사 단 몇 가지. 응? 유부남 여러분은 잘 아시지. 모를 수가 없으시니까. 물에 가야 고기를 잡고, 산에 가야 범을 잡는다지만. 아름다운 부부생활이면 뭐해, 오빠 자? 아줌마 허세 때문에 속 뒤집어지는데 어쩔 수 있나. 여자들 뻥에 비하면 남자 허풍은 너무 사실적 아니냐고. 그분들 속에 쌓인 게 그 얼마나 많은데. 전성기면 뭐하냐느니 전성기도 간당간당하다느니. 뒷담화하는 거 싫어한다는 거야 이론이고. 교양미는 교양미고 현실은 또 다르고. 남 얘기하는 게 얼마나 재밌는데. 솔직히, 사는 낙이 없는데? 그걸 늬가 말려 내가 말려, 아무도 못 말려. 왜? 묻지 마라니까요 묻지 말라고요. 행복한 인생을 위해서 숨어서 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고요. 사람이 살다 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고. 교감이자 미덕에 힘입어 잘 사는 사람도 있는 반면, 만인의 연인은 아무의 연인도 아닌 예. 있지 않나요. 남편 지는 비교로 들들 볶다 포기하는 수밖에. 쾌적한 소풍을 즐기며 신나게 휴가를 즐기려고 물 맑은 호수에 찾아왔는데 그 물은 썩은 물. 그럼 뭐 차트 1위부터 10위 20위 30위까지 도배한 글에 댓글이나 다는 거지. 아니면 만나서 즐겁게 수다 3시간으로 이번엔 또 누굴 보낼까 궁리나 하는 수 밖에. 악마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보다 악마가 더 가까이 있을 때는 없어. 무슨 사랑이 어쩌고저쩌고 그러면 뭐하냐고. 남 보내기 밖에 더해? 이쁘고 귀엽고 적극적이며 마음도 착해서 꽤 괜찮은 신붓감이면 뭐하냐고, 다변가로써 어디서 짝을 찾을 수 없을 만하니 남자들이 다 나가떨어지지. 그러니까 너도 이모 마인드? 어? (절레절레) (절레절레)」





    9

    셋째 날. 
    여자: 오빠. 내 소식 궁금하지 않았어요? 내 안부 뒷조사 안 했나 보네. 살짝 서운해지려고 하는데.
    남자: 것 봐. 여전히 밀당. 징글징글하다 정말. 또 쥐락펴락. 지겹다 지겨워. 그런 얘기 하려면 꺼지시던가. 지긋지긋 신물이 다 날 지경. 궁금해할 남자 많은데 왜 나까지? 내가 뭐 미쳤다고! 
    여자: 어쩜 정말. 토시 하나하나 아주 그냥 뾰족하기 이를 데 없네. 그 말 하고 싶어서 여태 어떻게 참으셨을까.
    남자: 어떻게 걔랑은 잘 됐었나 몰라요.
    여자: 누구 말해 오빠?
    남자: 그 왜 있잖아요. 펜션에서 옆자리에 다정스럽게 꼭 붙어서 앉은 남자. 떼어지기 싫다면서 손사래를 쳤으면서. 그 남자가 운전하는 자동차 조수석에 타서 데이트도 많이 하셨으면서 모른 척 하시기는. 또 내숭? 아님 나 헤픈 여자 아니다? 나 처녀다? 좋아하는 오빠 전화 안 받고 교묘히. 딱 그렇게 몰래 데이트에, 통화에, 시험 같이 보러 다니고, 친구 화해시켜준다면서 더블데이트에. 듣기로는... 에잇 재미없다. 언제 적 애기라고. 엄한 늑대는 이용당한 줄도 모르고 배짱 좋게 구애했을 테고. 순진한 숙녀는 하이틴 드라마라도 찍는 줄 알고서 우정이 사랑보다 중요한 줄 아셨을 테고. 뭐 모든 게 그분들께 최적화돼서 돌아간대유? 바람은, 배가 원하는 대로, 불지 않는 거래요. 사랑은, 없어요. 허허. 다 그런 거래요. 허허. 다큐멘터리를 통 안 보셨구먼 그래.」
    여자: 어머. 인사가 늦었다. (또 말 돌리기). 내 정신 좀 봐. 여기는 우리 아기. (애기를 보며) 자기야 여긴 옛날에 엄마를 몹시 좋아하던 아저씨. 그래 짝사랑남. 서로 인사해.
    남자: (혼잣말) 말 돌리기 선수네. 지 불리하면...
    꼬마: 안녕하세요. 오빠? 아빠? 아저씨? 엄마?
    남자: 안녕하세요. 귀엽네. 반가워요. 그런데 얘 남자예요 여자예요? 아 맞다. 물어봐도 되려나... 아니지. 감히 괜한 걸 물어봤네 그래.
    여자: 
    남자: 그래도 닮긴 닮았네.
    여자: 뭐? 누굴 닮아? 오빠. 얘가 누굴 닮았는데? 어서 말해 봐. 뭐해 말하지 않고.
    남자: 누구긴 애기 아빠지요.
    여자: 얘 아빠를 봤다고?
    남자: 안 봐도 아는 거 아닌가? 아니, 아니에요? 그럼 애가 엄마 아빠를 닮지 누굴 닮아요? 것 참 반응 특이하시네.
    여자: 그런데 참 웃기다. 오빠를 어쩜 이렇게 다 만나니.
    남자: (혼잣말) 또 뻥치시네. 능글맞기가 유부남들 저리 가라구만 그래. 어디서 주서들은 건 있어가지고. 칫. 또 똥파리랑 손잡고 백화점 데이트한 거 자랑하러 오셨나? 얼굴 팔리는 거랑 쪽팔리는 거 구분도 못하면서 사랑은 무슨. 
    여자: 어?
    남자: 아니에요. 혼잣말이에요.
    여자: 이 인간이 듣자 듣자 하니까 정말... (휴~) 오빠. 이혼한 애 아빠 사진 보여 줄께.
    사진을 보여준다.
    남자: 여자는 얼굴 팔리는 걸 좋아한다, 당신은 여자다, 고로 당신은 얼굴 팔리는 걸 좋아한다. 또 얼굴 팔린 거 자랑하시게? (가만히 사진을 들여다본다) 남동생이네.
    여자: 뭐?
    남자: 왜 그렇게 놀래?
    여자: 그러는 오빤 누구 만나는 사람 없어? 있으면 사진 보여줘 봐.
    남자: 우리는 누구처럼 사진 아무한테나 막 보여주지 않습니다. 우리는 정말 좋아하면, 가슴에 간직한다구요.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만나 주고 먹어 드리고 환승이별 하고 당하고. 우리는 그러지 않습니다.
    여자: 그래도 오빠. 여자가 이렇게까지 했으면 좀, 어? 아니 그러니까 지금 만나는 사람 있냐고 없냐고. 응?
    남자: 남 걱정해주시니 황송하네요. 없어요. 전전여자친구도. 전여자친구도. 현여자친구도. 다 없네요. 뭐 덕분에? 모태솔로가 여자는 무슨. 연애사까지 갈 꺼도 없고 가까이 최근 1년만 봐도, 어? 애완견 키우는 아가씨는 3명 따먹어 봤고, 고양이라면 죽고 못 사는 애묘가는 4명과 사귀어 봤다. ~라는 말을 못 해서 울컥하는 게 아니라고. 허세도 재미없고 허풍도 취미 없습니다. 내래 그런 전적에 무슨 미련이 남았겠습겨. 요즘 세상에 한정판이요 특수 아닌 게 없듯 인생이 무슨 정식이 없어. 죄다 속성 아니면 싸구려 아니면 맛보기. 그래, 간보기. 여자 100명 200명 만나보면 뭐해. 아름다운 사랑으로 광고할 만큼 자랑스러운 건 하나도 없는데. 남이 야생마 기질을 알아주면 뭐하냐고, 일생 통틀어 경주마로써 달려본 기억이 0인데. 경마장에 누가 입장을 시켜줘야 말이지. 괜히 모태솔로라는 합성어를 들먹이는 게 아니라고. 여자한테 꽃다발 선물? 그런 기억이 어딨어. 좋아하는 여자와 1박 2일은 몰라도 1일 꼬박 채워서 여행가 본 추억? 있어야 말이지. 여자친구랑 다정스레 함께 셀카를 찍어봤나, 거리에서 남 보란 듯이 손 잡고 걷기를 해 봤나. 백화점 구경 그런 게 어딨어. 일단 만나 주지를 않는데? 지갑 속에 사진 간직하는 거야 다 먹고살 만한 남들 얘기고. 우리가 그런 걸 어디 꿈이나 꿀 수 있나? 나보고 어쩌라고. 반지? 반지는 무슨, 그 무슨 판타지 영화야 내내 걸어만 다니다 끝나는 영화고. 만나자마자 오빠 소리 듣고 뭘 좀 아는 남자라고 칭찬받으면 뭐하냐고. 제껴보면 빈털터리 거지니까 시작도 못하는데. 언감생심 어딜 넘보냐며 무시당하기 밖에 더 해? 집 있고 차 있고 웬만큼 살아야 선심 써 주듯 만나줄까 말까인데? 여자야 웬만치 반반하면 남자들이 껄떡거려주시니까 편허시지. 완전 좋지 왜 아니겠어. 만나 주면서 탐색전 즐기시겠다 더 괜찮은 미남 나타나면 흔쾌히 갈아타시겠다. 응? 얼마나 좋아. 딱히 마음에 들지 않아도 만나 주고. 딱히 좋아하지 않아도 지갑 속에 남자친구 사진 간직해 주고. 딱히 사랑스럽지도 않으면서 카카오톡, 트위터, 페이스북, 스냅챗 프로필에 사진 등록해 주고. 언제 찰지 궁리나 하고. 싫어도 당장 내차지 않고 옆에 붙여놓고. 남자 마음 가지고 놀고. 진짜로 바람피운 거도 아니고 딴 여자랑 커피만 것도 딱 1잔만 같이 마셔도 냉큼 차버리고. 뭔 말만 하면 자긴 또 차였다 그러고. 그분들이 우리 같은 쪼다 맘을 알아? 하여 촌년 맘은 이해해. 이해한다고. 홀아비가 과부 마음 알아야지, 그럼 누가 알겠어? 세태도 그래.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고. 간보고 떠보고 저울질하고. 몇몇은 염장질까지. 자기 유리하면 파고들고 불리하면 말 돌리고. 나 좋을 때 저 그런 여자 아니에요, 나 아쉬우면 여자는 그래요. 일생 남이 떠먹여 주는 이유식만 먹고 사는 어른이 그게 어른인가? 어? 내 손으로 한 게 뭔데. 할 수 있는 건 또 뭔데. 그래 놓고 난 근육 빵빵 여자들의 이상형 슈퍼맨이다? 남자 구실도 못하는 거 아니야! 기분 저조할 때 괴로워서 촌닭과 뱁새가 친구한테 울분을 토로하는 심정. 난 여태 성실하게 한눈팔지 않고 살아왔는데, 그다음에 하지 못하는 말. 차마 할 수 없는 말. 도저히 여자에게 고백해서는 안 되는 그 마음. 괴로운 형편. 암담한 미래. 누군 뭐 얼마나 좋은 줄 아시나. 연애? 사랑? 뭐 행복? 희망찬 미래 좋아하시네. 우리 주제에 그게 어디 말이나 돼야 말이지. 그러게 문은 집보다 크게 만들지 말아야지. 웬만한 상향지원 다 받아주면서 정숙한 척? 그놈의 잔머리 (절레절레). 그러니 제 꾀에 제가 당할 수밖에. 그분들께서야 먹어드릴랑가 몰라도 우리는 아니지. 어디다 대고 또 어설프게 파리 끈끈이를 들이미시나. 호랑이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풀을 뜯어먹지 않는 법. 사자는 굶어 죽어도 개 먹던 찌꺼기는 먹지 않는다오. 아시겠소? 알든 말든 그러든가 말든가. 
    그런데 그처럼 이미 퇴물 된 기분 만끽하는 허당이요 아재며 꼰대인 반 백 살 아저씨를, 응? 젊은 아가씨들이야 몇 살 터울끼리 질투하고 미워하는 거야 그분들 인생이고. 이혼녀든 아줌마든. 2번 갔다 왔든 3번 마저 갔다 왔든. 그분들조차 비리비리 영감탱이 거지한텐 치를 떠는데. 웬만한 숙녀들도 일절 쳐다보지도 않는 모태솔로 중년을 글쎄 뭐 좋다고 찾아오셨을까? 우연을 가장했든 어쩌든 고맙기야 고맙지만 것 참 알 수가 없네 그려. 아 맞다. 그댄, 요즘도 그래요? 그런 거 좋아하시니까 요즘도 그럴 수 있겠네. 그렇겠네.
    여자: 네? 요즘도...? 이 양반이 보자 보자 하니 증말...
    남자: 아니에요. 괜한 걸 물어봤네.
    잠시 후
    여자: 오빠. 있잖아. 내 사진. 자, 받아.
    남자: 이걸 왜 내게... 내가 왜 이런 걸 받아야 하는 거죠? 아하~ 이런 거 좋아하시는구나. 그럼 받아 둬야지요. 안 받으면 또... (절레절레). 그러고 보니, 여자는 그래요. 그런 거 잘하시네. 고백이 취미인 남자처럼? ~은 아니시겠지만. 남이사 뭐 그러든가 말든가.
    여자: 이 자식이...! 야! 야 너 나와. 당장 나와. 얼른 튀어나와 임마. 이 자식이 아까부터 듣자 듣자 하니까 이거 정말... 이... 이... 이... 에라 인간아~! 어? 늬가 그러니까 여자가 없는 거야. 알어? 늬가 그러니까 뭘 해도 안 되는 거라고. 어? 아이씨, 됐다 됐어. 야 야 됐어 됐다고. 초딩 데리고 내가 뭐 하는 건지 참 나 (절레절레). 
    여기까지~. 
    대본 검토 종료.
    휴~!
    휴~! 휴~! 
    휴~! 휴~! 휴~! 
   「오빠 어때? 응? 어떠냐구? 좀 약하나? 그래? 오빠. 그럼 그 대사를 꼭 넣어야 할까? 그럴까? 그 왜 있잖아. 하트가... 하트가... (공상하는 몸짓)」
   「」
   「아직 대본 다듬고 있는 중이야. 이 부분만 봐도 모순이지. 긴 대사 다음에 여자가 울고불고 얼굴 망가지면서 눈물 콧물 흐르든 말든 어버버버 애처럼 울부짖으면 딱 남자가 안아주고. 그다음 줄거리 딱 뻔한 건데. 그렇게 가든가. 아님 긴 명대사가 너무 세니까 좀 약하게 다듬어서 앞서처럼 이어지던가. 몇 장면이자 몇 컷으로 갈 건가 아직 결정을 못 내렸어. 오빠 보기는 어떤데? 응?」
   「넌 이걸 영화 대본이라고 나한테 읽어보라는 거니?」
   「왜? 괜찮아? 감동했어?」
   「너 나랑 장난하니? 어? 이게 뭐야! 이 딴 거 쓸려면 너 혼자 써. 어? 이게 무슨 대본이야. 어? 늬가 그러니까 남자가 없는 거야. 알어? 늬가 그러니까 뭘 해도 재미없는 거라고. 어?」
   「뭐-뭐. 뭐가 어쩌고 어째? 지금 말 다 했어? 어?」
    무심결에 나는 또 릴리랑 말다툼을 하고서 헤어졌다. 
    기분이 더러웠다. 릴리가 왜 그런 대본을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야 뭐 영문을 모르니 어리둥절할 수밖에.
    농담할 기분이 전혀 아니게 되어버린 거지.
    심심함은 조용조용 재미없음도 고분고분. 
    차라리 그게 더 나은데 말이지. 아아 (절레절레) (절레절레).





    10

    어느 날 나는 릴리의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웬 이상한 기호를 보았다. 옮기자면 이렇다. 
    ○  □  ○
      ○  □
        □  ○(77+79=10+77=?)
           ......?
    이게 뭐지? 알면, 다치나. 아무래도 아무런 군말 없이 모른 체하는 게 나을 듯했다. 
    호기심과 친숙하던 시절도 다 옛날 얘기다. 언제 으쌰으쌰로 돌변할지 모르긴 하지만 일단은 그렇다. 
    불길한 조짐이니 신기한 예감이니 그거 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 얘기일 뿐. 
    이상화된 색채가 끊이지 않기를 하나 세속적 이익이 줄을 서서 기다리기를 하나.
    여우들과 더불어서는 여우짓을 해야 한다고, 천동설식 사고 습관은 골치 아프다. 내게 득 될 게 없으면...! 
    (때에 따라) 사자 발톱보다 여우꼬리를 써먹는 것이 더 낫긴 하나, 꼬이고 말리며 감추는 게 끝이 없는데? 
    차라리 심심한 게 백번 낫다. 허영심 지수와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자신감을 즉각 꿰뚫어보는 직관, 그거 다른 말로 뭔가. 
    뭐긴 뭐겠나. 뭘 좀 알아봐야 호구고, 기분 맞춰줘 봐야 남는 건 피곤한 스타일에 대한 기억뿐.
    말 타면 종 두고 싶다고 매번 당하고 당하고 당하고 끝까지 당하고. 아아 (절레절레). 
    타인의 호감을 사고 싶어 하는 간절한 욕망이고 자시고. 이따 퇴근하면 단골 술집에 들러 바텐더랑 카드 게임이나 해야지. 
    라면서 나는 싱숭생숭한 마음을 가라앉힐 수밖에 없었다. 





    11

    오늘 나는 릴리의 인스타그램은 말끔히 잊고서 퇴근했다. 
    그렇게 집으로 가는 길에 길거리에서 인형을 파는 걸 보았다. 
    거기서 괜찮은 인형을 하나 골랐다. 적정 가격을 지불한 다음 녀석을 데리고 나는 집으로 갔다. 
    왠지 모르게, 아니 원래 외로웠던 것이지. 남들은 다 즐겁고 행복하고 기뻐 보이고. 어딘가 모르게 내 삶은 하찮은 듯하고. 
    사막에서는 낙타 도시에서는 애마. 뭐? 그야 어떻든 나는 녀석을 그렇게 생각했다. 
    만인의 눈길을 확 잡아끌지만 도저히 눈이 부셔서 바라볼 수 없는 미모의 소유자라고. 그러면 그런 것이니까. 
    그렇게 일과를 마치고 나는 꿈나라로 떠났다. 물론 인형을 꼭 껴안고서. 
    그렇게 시침과 분침은 열심히 돌고 돌아서 아침이 됐다. 
    꿈은 기억나지 않았다. 옅도록 기억나긴 났는데 평소처럼 개꿈이었다. 
    장소와 장소가 막 바뀌고. 밑도 끝도 없이 줄거리는 말도 안 되고.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어젯밤에 잠들기 전에 껴안고 잤던 인형은 뭐라고나 할까 새침한 숙녀였다면. 
    그렇다면 오늘 아침에 내 품에 꼬옥 안긴 인형은...... 이거 이거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물론 외관상 차이는 전문가가 아니면 거의 간파해내지 못할 수준. 
    새벽에 도대체 뭔 일이 있었길래. 설마 내가 몽유병자일 리는 없고. 얘가 깨어나서 지들끼리 선수 교체했을 리도 없고. 
    예고 없이 불쑥 찾아오는 낯선 방문객, 그분의 이름은 다름 아니라 사랑? 됐고. 
    아무래도 내 상태가 좀 안 좋은 듯했다. 
    인형이고 나발이고 모르겠고. 그렇게 사무실로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집에서 사무실까지. 중간에 별다른 일은 없었다. 
    그런데 사무실 건물 입구 옆에 웬 그림이 있네?
    그것은 바로,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의... 카라바조의... 제목이 뭐였더라? 
    광인과 천재 사이를 오간 화가. 성과 속의 경계를 넘나든 광마 같은 그림꾼. 
    카라바조 하면 다윗, 메두사, 다태오, 유디트, 바쿠스, 의심하는 도마... 그런 건 모르겠고. 
    제일 핫하고 쿨한 얘기는 그것. 다락방서 발견된 1570억 상당 카라바조 작품. 
    감정 결과가 밝혀지지 않은 채 소문만 무성한 명화. 결국 머머로 밝혀졌다는 결과가 나오지 않은 그림. 자세한 얘기는 모르겠고. 
    폭력배이면서 도박꾼이고 살인자이자 탈옥수이면서 또 뛰어난 작가인지 아닌지까지 다 모르겠고. 솔직히 관심 없고.
    진품을 살 만한 여력도 없고. 모조품을 사서 사무실에 걸어놓을 만큼 발품 팔기도 귀찮고. 
    그런데 꽤 괜찮은 고전미술품을 가져가라고 이렇듯 코앞에 내놓다니. 이렇게 친절할 이웃이 다 있을 줄이야. 
    그러니까 <필요한 분 가져가세요>. 허허허. 
    그렇게 나는 카라바조의 그림을 들고서 사무실에 들어갔다. 
    여기저기를 방랑하며 술을 마시고 또 거리와 술집에서 주먹과 칼을 휘두르면서도 틈틈이 시간을 내 뛰어난 종교적 명화들을 그렸든지 말든지. 그건 모르겠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낮에 적당히 점심식사도 해결하고. 
    일하려고 음악 틀고 분위기 잡고. 
    죠반니 바티스타 보기 / 1773년 오페라 <클레리아의 승리> 중에서 아리아 ‘불행에 너무나 익숙해져 버린’
    그런데 옆 사무실에서 친구가 놀러왔다. 
   「안녕 친구. 일은 잘 되나? 오늘 무슨 재미난 일은 없고?」
   「어? 뭐 그냥저냥.」
    난 아직도 저 친구의 이름을 정확히 모른다. 발라드였나 실바였나.
   「여자친구는 생겼니? 너 그렇게 독수공방 혼자 살다가는 나중 사리 나와 임마. 연애도 좀 하고, 어? 말만 이러지 말고 내가 괜찮은 숙녀를 소개시켜줘야 하지만. 나도 내 코가 석자라서. 허허. 일단 좀 기다려보게나. 그렇지만 너도 너야, 어? 잠자는 고양이 입에 쥐새끼 뛰어들까. 행동을 해야 할 꺼 아냐. 흔해 빠진 싸구려 행복도 행복은 행복인 것. 어? 일단 만나. 그래야 뭔가 사랑의 쾌감을 기대할 수 있는 거 아닐까? 내 말은, 사랑은 쾌락이다 라는 말이 아니고. 그게 아니라 내가 어제 연어 대가리를 집에서 혼자 구워먹었는데 괜시리 서글퍼져서 눈물이 나오더라 그 말이라고. 외로움. 고독감. 허탈감. 그런 거 말이야. 어? 넌 그러지 않기를 바래서 다 하는 말이라고. 어? 너 나 믿니? 너 나 믿지 말고 사랑을 믿어라. 사랑? 믿긴 뭘 믿어. 사랑이라고 해 봐야 순 다 엉터리 뿐인데. 안 그러니? 옛말에도 있잖아. 눈은 자신을 믿고 귀는 남을 믿는다고. 그럼 뭘해. 회의장에서는 달팽이가 되고, 행동을 하는 데서는 독수리가 되라는데, 난 이 모냥 이 꼴로 부엉이도 아니고 두더쥐도 아니고. 거울을 봐도 딱 너구리야. 어? 난 눈탱이 시컴허고 넌 눈탱이 튀어나왔고. 뭐야, 입도 튀어나왔잖아? 그러게 넌 내가 코치하는대로 좀 활동하라니까 그러네. 어? (절레절레). 이게 뭐냐 이거지. 그렇다고 또 점쟁이 찾아갈 수도 없고. 냉동 참치를 찾기도 싫고. 나야 뭐 그렇다고 쳐도 넌 좀 바깥으로 돌아 임마. 남자가 너무 실내에만 있으면 안되는 거야. 혼자라도 달릴 땐 달려야 한다고. 남자는, 어? 하기야 맨날 하는 소리 나도 지겹고 듣는 너도 지겹겠다. 그치? 그래도 내가 다 너 생각해줘서 하는 말인데, 너 정도면 그래도 여자들한테 아직 어필할 만해. 그렇다고 내 말 너무 믿진 말고. 야, 여자는 말이야, 어? 자, 일단 여자를 알고 나야 연애가 되는 거라고. 어? 야, 오해하지 말고 들어. 그러니까 그게 있지, 넌 딴 건 다 괜찮은데,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넌 존못은 아니야. 그래. 그렇다고 못생긴 남자라고 무조건 나쁘단 말도 아니고.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로 좋아하는 여자 스타일, 너 알지?! 못생긴 여자 & 뚱뚱한 여자. 어? 기분 나빠하지 말고 들어. 그럼 뭘 해, 돈이 없는데. 그러므로 일단 꾸며. 티를 내. 어? 내 시계 이거 얼마짜린 줄 알지? 그렇다고 너도 비싼 시계를 사란 말이 아니야. 너 엇그저께 차 팔았지? 잘했어. 그렇게 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그래야 새로움이 찾아오지. 어? 그럼 이번에 뚜껑 없는 걸로 하나 사면 되겠네. 뭐 누군 사기 싫어서 안 사냐고? 살 줄 몰라서 안 사냐고? 다 알어 다 안다고. 늬가 뭔 생각하는 줄 다 아는데 그런데 또 표정 망가지면 어떡하니. 넌 그게 문제야. 넌 그게 문제라고. 속마음이 얼굴에 다 드러나. 자, 나 봐 봐 날 보라고. 어? 포커페이스! 어? 사랑은 형이 가르쳐줄게. 언니들 이상한 말에 귀 팔랑거리지 말고 말이야, 어? 사랑이란 말이야, 앗! 
    그런데 이게 뭔 냄새니? 너 혹시 바지에 똥쌌니? 뭔 냄새지? 뭐야? 뭔데 이렇게 지독해?」
    그러면서 옆 사무실 친구는 그냥 가버렸다. 
    뭐야 쟤는~!
    하여간에 쟤만 오면 정신이 없다니까. 뭔 쓰잘데기 없는 잔소리만 왕창 늘어놓고 지 할 말만 하고 딱 가버리고. 남아 있는 사람만 기분 상하고. 미소는 썩고. 분위기 팍 상하고. 에잇 (절레절레). 
    그런데 정말 뭔 냄새가 나긴 나는데? 
    그렇게 찾다 찾다 나는 그 냄새의 정체를 알아냈다. 
    그건 바로 아까 길에서 주은 그림의 액자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카라바조의 그림은 명화지만 액자는 격에 맞지 않았던 거지. 
    결국 낑낑대며 어떻게 어떻게 액자를 뽀갰다. 
    옆 사무실 친구한테 신나게 조짐을 당한 다음 내가 괜한데 분풀이한 것일까? 
    그러든 아니든 쾌적함의 정반대인 불쾌함의 냄새는 없애고 봐야 하지 않겠나. 
    그렇게 공들인 끝에 액자를 그림에서 분리했다. 
    그런데 뭐야 이거! 액자 안에 웬 치즈 썩은 게 들어있잖아? 
    지가 무슨 치즈 크러스트 피자야 뭐야! 참 나 별게 다 속을 썩이구만 그래. 
    그렇게 하여 나는 액자를 바깥 적당한 장소에 그걸 갖다 버렸고. 
    퇴근 전에 누군가 사무실에 찾아왔다. 
    그분들과의 대화는 기억하고 싶지 않으니까 줄거리만 말하자면 이랬다. 
    "왜 그림을 가져갔냐고 그분들은 따졌고. 
    나는 그림에 필요한 분 가져가라는 메모가 붙어있어서 가져갔다 그랬고. 
    그 메모 어딨냐 그래서 나는 쓰레기통에 담긴 메모를 보여줬고. 
    메모를 펼쳐보니 뭐야 이거! 
    메모는 <가져가지 마세요>였고. (난 분명 가져가세요~로 읽었는데 뭐지? 뭐야? 뭘까?)
    듣고 보니 그분들은 액자에 위치추적기를 부착시켜 놓았고. 
    액자 안에는 무슨 연애편지랑 비자금과 비밀문서 파일들이 담긴 USB랑 그런 게 숨겨져 있었고. 
    그래서 같이 액자가 버려진 장소에 가서 그분들은 그걸 수거해 갔고. 끝!"
    결국 그림은 내 차지. 
    하여튼 개꿈도 아니고 별 재미도 없고. 





    12

    말은 타 봐야 알고 사람은 사귀어 보아야 안다는 건 옛말. 평판과 과장 광고쯤은 구분하는 소비자, 사랑이라고 다를 거 하나 없다. 사자 가죽을 입은 당나귀든 뭐든 보는 즉시 대번에 간파할 수밖에 없는 것. 물론 그건 어디까지나 우리들 얘기. 보아하니 맹목적 낙관주의? 그러던가 말던가. 순진한 소녀감성? 자신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상상도 못 하시지. 그렇다고 꿈 많은 낙천가라고 마냥 웃을 수도 없는 게 세상사. 뻥을 신봉하는 여심은 그래서 여성잡지 2로 귀결될수록 오히려 더더욱 어법이 약간씩 틀어지며, 문법이 생각을 따라가기 벅차고, 일단 잘 듣지를 않게 되는 것. 아무말 대잔치의 광신자, 다른 말로 어른? 어쨌든 수다 3시간은 결론 없이 중요한 얘기는 다음에 다시 만나서 하자 라고 하는 것. 속임수에 혹하는 변덕쟁이, 요리하는 거 우린 일도 아니다. 허영심 대회의 선두주자? 그분들 구워삶는 거 식은 죽 먹기 아닌가. 과학 소설에나 나올 법한 사랑을 선망하는 소녀. 소망을 깨트리기 좋아한다는 게 아니라, 누군 뭐 멜로드라마를 즐겨보는 숙녀의 선망에 초를 치고 싶겠나. 흥 깨는 데 뭐 있는 재주라도 재주면 재주겠지만. 뭘 알아도 제대로 알아야지. 그래야 바로 여자들이 이상형을 덥석 물 수 있다는 것. 뭘 좀 아는 남자, 에서 바람둥이 거르고. 말이 통하는 남자, 가운데 결벽증에 머머증 환자 역시 선별해서 딴년한테 양보하고. 그다음 어쩌고저쩌고. 그렇지만 이론에 빠삭하면 뭐하냐고, 어? 애인이 없는 로맨티스트는 바이올린이 없는 바이올리니스트인데. 쳄발로 근처에 갈 수 없는 하프시코드 주자, 그게 어디 남잔가? 덜렁덜렁 고추 달렸으면 뭐하냐고. 호기심이 벌렁벌렁하냐 라는 쓸데없는 공상만 가득한데. 그러나 우리가 누군가. 배부른 말 풀 안 뜯어먹고, 배고픈 곰 춤추지 않는다. 하지만 굶어도 굶어도 이건 말도 못 하는데? 뿐만 아니라 배부른 그분들은 반칙왕 대회를 열기나 하고. 에잇 말 말자. 말을 말어. 
    그러던 찰나 갑자기. 로즈메리에게 연락이 왔다. 
   「오빠. 릴리가 영화 찍는다며?」
   「릴리가? 너가 그걸 어떻게 알아?」
   「어떻게 알기는. 릴리한테 오빠를 뺐길 내가 아니지. 보통 때 같으면 나도 걔 안 보는데. 심심하기도 하고. 또 오빠 보고 싶기도 하고. 이렇게 시시덕거리지 말고. 우리, 만납시다, 오라버니.」
    뭐 시시덕거리지 말고? 내가 시시덕거렸다는 거야 그렇게 놀고먹으니까 기분 좋냐는 비아냥이야 뭐야. 이젠 내 맘대로 침대에 널브러져서 핸드폰도 못 보나? 소파에 자빠져서 TV 채널 돌리다 재미난 거도 안 한다면서 투덜거리지도 못하냐고. 누군 뭐 양쪽에 숙녀 끼고서 질펀하게 놀고. 누군 뭐 날이면 날마다 예술적 착상을 떠올리려고 골머리나 앓고. 그러다 무능함을 통감하고. 재능 없음에 절망하고. 돈 없음에 더 절망하고. 주말이면 뭐해, 일제히 약속 없음. 아는 여자 동생들도 하나도 없고. 체면치레 한다면서 그나마 아는 동생들한테 속된 말로 약 좀 치려고 하면 통 함께 놀아주지를 않고. 그래도 로즈마리는 아직도 나를? 허허허. 
    그렇게 우리는 릴리의 입봉작 촬영장에 놀러가기로 했다.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우리는 영화 촬영장에 도착했다. 감독 릴리 제목 비밀 사랑. 뭔 사랑? 제목이 비밀 사랑? 추접한 사랑이 낫겠다. 구경꾼부터 이렇게 추잡한 양반이니 이거 영 뭐 참 나 허허. 뿐만 아니라 뭐, 심지어 주연은 미치와 미치의 여자친구? 에잇 뭐야 이거? 
    설마 로즈마리와 릴리가 짜고서? 그러든가 말든가. 
    속여줘서 고맙다고 간곡히 통사정할 일 있나. 말썽의 소지야 언제나 차고 넘치는 거고. 한통속인 게 뻔하든 말든 내 알 바 아니고. 
    치명적 아름다움은 나만 다 피해가는 거고. 이제 보니 호박이 가뭄에 콩 나듯 제발로 굴러왔던 호시절은 그야말로 진짜로 잠깐이었던 거고. 눈 깜짝하니까 아무것도 남지 않고. 
    이젠 뭐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기운을 북돋아 주는 기막힌 건수가 있나, 아니면 기 받는 모험이 있나. 에잇시 (절레절레) (절레절레)! 
   「로즈마리.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니?」
   「어딜 떠나? 오빠랑? 내가 왜 오빠랑 떠나! 신혼여행은 꿈도 꾸지 마시고. 어? 밀애는 딴 데 가서 알아보시고.」
   「얘가 얘가 정말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내가 언제 너랑 떠난댔어? 너나 김칫국 먼저 마시지 마 얘. 잔칫상 차려지기도 전에 숟가락 올릴 생각이나 하는 게 누군데, 어? 다 된 밥에 코나 빠트리지 말어. 다 큰 처녀가 말이야, 어? 누가 널 데려갈지 참 나 허허. 나도 너 별로야. 나 좋다는 여자 연병장 3바퀴 반 꼬빡 채워서 줄을 섰어. 알어? 촌년이면서 촌닭이 새인 줄 알어. 허허.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봐도 우리에겐 최소한 파랑새야. 적어도 앵무새라고. 어?」
   「뭐라고? 뭐가 어쩌고 어째? 오빠나 잘해. 오빠가 그러니까 여자가 없는 거야. 알어? 그러니까 오빠가 뭘 해도 안 되는 거라고. 지 앞가림이나 잘할 것이지 어딜 참견이야 참견은. 너나 잘해. 어? 오징어 대가리 같이 생긴 게 어디서 지적질은 지적질이야? 웃겨서 말이 다 안 나오네.」
    영화 촬영은 쉬는 시간에 돌입했고. 릴리는 내게 다가왔다.
   「왜 웃어?」
   「왜 이렇게 까칠해?」
   「왜 그런지는 나도 몰라.」
   「그런데 내가 아직 말 안 했나?」
   「뭘?」
   「오늘 얘랑 나랑 2 대 2 소개팅 있다는 거.」
   「아이고~ 사람 맴 가지고 장난하지 마이소. 나도 다 임자 있고 여자들이라면 줄을 섰다. 아요 모르요, 아따 거시기 내가 말이요, 어? 여자라면 신물이 납니다. 내 발에 채이는 게 여자였다고. 어? 우정도 아니고 사랑도 아니고. 친교라면 내가 그냥 아주 추접스럽다 추접스러워.」
   「누가 진짜 추접스러운 건지 모르겠네.」





    13

    최상은 행복의 적이다. 남자가 왜 지는 비교를 당하겠나. 여자의 잔소리에 남잔 뚜껑 열리기 일쑤. 남녀의 대화는 간보고 떠보며 약 올리는 말장난을 단지 고상한 사랑 포장지와 세련된 리본으로 묶은 것일 뿐. 남자는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고. 그런데 여자도? 그럴 리가 있나. 하오나 선택하지 않는 것도 명백히 하나의 선택. 보아하니 여자가 감수해야 할 부러움과 습관적인 선망은 일생의 업보. 배 아프고 얄밉고 꼴배기 싫고. 여자여, 그런 일이 어디 한둘인가요? 여자 세계에서 친구 위해주는 척 어쩌고저쩌고, 그래 봐야 결국 지 잇속만 충족. 결국 아닌 척 해 봐야 지 이기심만 만족시키기. 불여우 같은 년, 드물지 않고. 하오나 질시와 시기, 아무나 한다. 질투의 화신, 아무나 하는 거 아니다. 하지만 사랑은 누구나 한다. 그렇지만 대어가 어디 쉽게 잡혀야 말이지. 미끼도 바닥나고 툭하면 헛스윙. 얻어걸려도 블럭킹 아니면 리베로가 거뜬히 받아네. 기막히게 센터링 올려주면 뭐하냐고, 원톱 공격수가 개 발인데. 평소에는 기가 막히게 잘해도 운명의 순간에 꼭 행운의 여신은 딴청인 거지. (끌라우디오 로페스던가, 해설자 말이 기막혔어. 그 선수가 재능은 재능은 기가 막힌데. 꼭 기회에 골을 못 넣은다고. 툭하면 골대만 맞혀. 그래서 전 세계를 떠돌면서 매번 짐싸고 옮기고 짐싸고 옮기고. 딴 건 다 좋은데 딱 하나 없는 것, 하필 결정적으로 골운이 없다는 거. 레코바던가도 그랬고 기복이 심한 선수들 많았다. 그래도 그분들은 기복이라도 심했지. 이 몸은 뭐냐고. 굶을대로 굶주린 우리들은 뭐냐 이 말이라고, 어? 안 그러요? 그러요 안 그러요? 이래...... 워───워───워!) 어머머 그런데 호박이 제 발로 굴러오시네? 그런 호시절도 이젠 다 옛날 얘기. 그렇듯 회전목마부터 롤러코스터까지를 꿈꾸었으나 인생은 알고 보니 심심함과 재미없음일 뿐. 삶이 뭐 이래? 누가 아니래. 뭘 해도 재미없기 일쑤고 할 말도 떨어지고. 내 말이. 할 일은 지겹고 공부는 더 지겹고. 어? 그렇지만 하지 않을 수 없고. 회사 가야 하고. 학교 가지 않을 수 없고. 이를 테면 학교에서 들은 선생님 명대사는 그것. 
   「솔직히 말하자면 난 교사라는 직업과 어울리지 않아요. 따지고 보면 다 먹고살기 위해서 이 일을 하지요. 허허. 선생님이라는 최소한의 사명감 대 노동자로써의 직분.」 
    그렇지만 우리 선생님, 긴 명대사를 읊으려고 하면 말이 꼬이기 마련. 학생들에게 그런 기억조차 대개 보면 거의 0. 첫날밤 얘기도 다 뻥. 각색하니까 가능하지. 사람들이 왜 명문대를 갈려고 하는데. 딴 건 몰라도 꼬리표도 꼬리표지만. 정작 중요하고 또 중요한 이치는 그거. 명강연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기억에 착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명대사. 그런 정량부터 다르니까. 모 아니면 도라고, 차라리 밖으로 돌다가 그걸 이제야 깨달았을 수도 있고. 그러니까 난 결국 뭔가 있을 뻔 뭘 좀 아는 거 같은데, 알고 보면 속 빈 강정. 한마디로 허당. 어? 그럴싸한 핑계도 두고 보면 개구멍 아니면 쥐구멍. 괜찮은 명분은 알고 보니 죄다 변명으로 결판나. 무는 개는 짓지 아니한다고 사람들 말은 거의 다 뻥. 툭하면 뻥. 소녀도 소녀감성 벗겨내면 그 내면 말도 못 하고. 아줌마 허세 듣고 있으면 기 빨리는 거 시간문제. 조증녀가 어디 한둘이어야 말이지. 험담 빼고 뭐 빼고 뭐 제외하면 남는 게 뭐야. 그런데 아침부터 웬 투정? 뭐 내가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뭐. 돌부리를 차 봤자 제 발부리만 아프다. 그렇게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서 공상 따윈 집어치우고 다시 일하기에 정진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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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드레스 코드

from 칼럼 2019. 6. 2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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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물 안 개구리는 우물을 좋아한다는 말이 있다. 정말 그럴까? 정답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그럼 우물 안 개구리는 우물을 좋아해야 한다 라는 하나의 가설은? 그야 좋든 싫든 이상과 현실이 다르다는 것만 알면 되고. 실상 이론과 실제는 다르니까. 나머지는 교양과 상식은 공통이요 너와 내가 다르다는 것 역시 인정하면 그만. 그야 어쨌든 관건은 개구리 마음대로. 개구리 인생이야 개구리가 알아서 하는 것. 단지 개구리 군단에서야 질서와 인습 같은 덕성이 없으면 안 되고. 그렇듯 우물이든 옷이든 뭐든 개구리 마음. 
    그런데 가만 보면 대개 고무줄 기준선이 흔하디 흔한 게 세상사. 내가 하면 사랑 늬가 하면 불륜. 나만 좋으면 주변 시선은 외면이요 나만 좋으면 그만. 때문에 자기 기분 좋을 땐 주절주절, 나 뭔가 저기압일 땐 또 다르고. 가령 천성이 비꼬기 좋아하는데 인생의 가속도가 붙어버린 상황에서, 하필 분위기도 별로에 기분까지 저조한 양반과, 때와 상황에 알맞은 교양과 상식을 논한다? 글쎄 그건 듣고 흘리던가 봐도 못 본 체 외면하는 게 시간 낭비하지 않는 지름길. 그래서 웬만한 토론은 매끄럽게 논제를 발전시키기가 여간해선 어렵기 마련이다. 괜찮은 호인은 손아랫사람한테 배우는 걸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데. 그런데 (그럴 수 있지만) 속좁고 허세 지수랑 승부욕과 자존심 장난 아닌 남자한테, 허영심 지수 까칠한 숙녀한테. 거기다 대고 넌 왜 어쩌고저쩌고? 친구 사이에서만이길. 꼽추는 자기의 혹을 볼 수 없지만, 그의 동료의 것은 볼 수 있다. 나는 돌려서 완곡하고 부드럽게 말한다고 하나 받아들이는 사람이 몇 번 꼬아서 들으면 악의 없는 훈수와 다정한 충고와 친애하는 참견. 다 물거품되는 일. 오해와 모순이 괜히 생기는 게 아니다. 
    가령 결혼식 피로연장에서 신랑 친구들, 무리가 나뉘는 신랑 친구들이 괜히 싸우는 게 아니란 말이다. 말이 안 통할 수 밖에 없는 일은 형편 자체 때문에 붉어질 수도 있다. 화장발이 아니라 어딜 가나 눈에 확 띄는 미녀가 유독 돋보이는 부부 모임. 그 모임 깨지는 건 시간문제. 절대로 결코 오래갈 수 없는 모임이 바로 그것이다. 예쁜 게 죄라는 말처럼. 못생긴 남자한테 못생기면 기분 어쩝니까, 라고 만약 농담으로 물어보면, 속된 말로 기분 엿 같다고 하시겠지만. 그럼 못생긴 촌년은? 심지어 나이까지 시들어지면? 추남은 그래도 일생 내내 상향지원에다 숟가락 들 힘만 있어도 여자를 탐한다지만. 선녀는 어쩌냐고 선녀는! 우리들 솔직한 속마음이 무엇인데, 못생긴 여자가 탈브라를 하든 탈코르셋을 하든 말든 아닌가. 그런 거 시끄럽다 관심 없다 짜증난다 관심 주지 말자 그거 아닌가. 고양이가 살찌면 쥐를 잡지 못한다. 헛바람 잔뜩 주입되면 우리의 아저씨는 걸그룹 아니면 쳐다보지도 않는 일. 내 친구들만 봐도 있긴 있다. 걔한텐 촌년이 딱 천생연분인데, 걔 입장에서는 막 아닌 거지. 입장 바꿔 보면 여자라고 뭐 다를 게 있나. 사적으로 그분들께서 단추구멍을 뭐가 좋다 하겠나. 울컥 자제하시고 오해도 참고, 원리와 이치를 먼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차분히 말을 섞을려고 해도 우기고 우기고 박박 빡빡~ 우기고. 시장판 말다툼도 자주 하면 재밌고─시골 정감이 나쁜단 말이 아니고─바람도 자주 피면 당사자 입장에서야 짜릿하지 왜 아니겠나. 숫처녀도 그렇고 불륜도 그렇고 뭐든 처음이 제일 어려운 법. 들키지만 않으면 불륜도 미덕이라고 여기는 일부 늑대와 뭔 도덕과 윤리를 논하나. 세상사에 닳아지기 전에나 양심에 뜨끔하지 귀가 한 번 뚫리고 나면 그놈이 그놈인데? 남잔 다 귀걸이 아니냔 말이다. 그런데 귀걸이 얘기가 지금 왜 나와? 
    아하 간접화법 대 직접화법. 늑대의 양적 세력 확장형이냐, 양의 질적 품위론이냐 그 차이네. 시각차가 그 때문에 발생하구먼 그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티격태격. 마초 위주인 놀이터에서 숙녀 기분 맞춰주듯 섬세하고 사려 깊도록 주제를 꺼내놓으면 그분들 얼마나 좋아하시겠나. 신부들러리가 신부보다 더 화사하고 어쩌고저쩌고, 상식적으로 심했다 라는 예 없지 않듯. 그와 정확히 흡사한 예가 진중한 행사에서 튀는 복장의 남자. 예식에 어울리지 않는 신랑의 친구. 하물며 초대도 안 했어. 심지어 별로 안 친했어. 그런데 어떻게 묻고 묻고 찾아왔어. 남자들이야 으쌰으쌰 얼렁뚱땅 고맙다 어쩐다 대충 넘어가지만. 여자가 보기엔 아니지 아니지 전혀 아니지. 초대받지 않은 잔치에는 가는 게 아닌 법. 파티에 환영 못 받을 사람이 참석하면 그분께서 떠나 줄 때 진짜로 환영받는 것. 이 세상이 내 생각만 하면 그만인가? 나만 좋으면 끝인가? 상대방 생각은 왜 안 하는데!     
    그러니까 왜! 딱 상남자 마인드. 일장일단 있으니까 그래도 좋은데, 아니 누구나 똑같은데. 왜 도대체 어째서 그처럼 꼬였을까. 뭐가 그렇게 뒤틀렸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편할 땐 직접화법이요 신나면 비꼬고 간접화법 극찬. 그러면서 여자의 간접화법을 들으면 짜증나고 지는 비교는 더 짜증나고. 여자들 비일관성에 내 고개 끄덕끄덕하면 내 단점과 지는 비교도 찬찬히 살펴 봐야지. 그래야 공평. 하나 주고 하나 받기. 그런데 그게 아니라 늬 꺼도 내 꺼 내 꺼는 원래 내 꺼. 상남자가 뭔 자존심 대마왕이야 뭐야. 왜지? 왜지? 다 그렇지도 않고 평소엔 사람 좋은 호인이다가 뭐 때문에 간혹 헷까닥 하시냐고. 대관절 무엇 때문에 남자가 갑자기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 변신해서 절대로 내 생각을 끝까지 고집하는 것일까. 왜 듣지를 않냐고. 왜 그럴까 왜 그럴까.
    이제 알겠네. 이제 알겠어. 여자가 나이에 쫓기듯 위기 의식이 없을 수 없듯. 왜냐하면 남자는 수치라는 정량에 강박적으로 집착하기 때문. 자기계발서 처세법 동기부여술 기타 등등. 으쌰으쌰식 남자는 말이야 라는 상남자론 때문에 본인도 시간 엄청 소비했어. 안 가도 될 결혼식장에 뭔 하이에나의 동생에 형에 누구의 누구 뭐까지. 들은 말은, 늬가 거길 왜 가냐. 또 들은 말은, 뭐 무슨 어디 이사 도와주고 어쩌고 그런 건 어디서 보도 듣도 못했다는 둥. 어차피 허풍이야 사실을 측정할 수 없다지만, 뻥도 기본 가락이 있어야 가능한 셈인데. 나중 남는 건 가족 밖에 없는데. 친구도 무조건 많은 게 좋다는 식이고 인기도 많아야 하고. 뭘 해도 지기 싫고. 운동도 제일 잘해야 하고. 아는 거도 최고로 많아야 하고. 주관 뚜렷해 봐야 TV 보고 풍문에 들리고, 난 반대로 가고. 아줌마 허세처럼 남자라고 뭐 팔랑귀 아니겠나. 뿐인가? 남자는 무조건 밖으로 나가야 한다 그러고. 난 꼰대가 싫지만 나도 엄연히 꼰대 지수 오르락내리락. 난 남자 아닌가? 난 뭐 허세 없나? 우린 뭐 알게 모르게 난봉꾼 기질 없나? 허지만 내 여동생이 만나는 남자는 바람기 없기를 바라지. 하물며 난 돈도 많아야 하는데 현실은 다를 수도 있고. 그래서 하는 말 님은 뭐 얼마나 잘 나가세요? 라고 하고. 결국 사람 일 어떻게 될지 모른다면서, 나와 의견 틀리면 저주하고. 뭐야? 여자랑 똑같잖아? 여자들 보고 착하면 뭐하냐 속좁지 않냐 라면서, 자기들은 쫌팽이! 대인배 반대말이 찌질이인데, 그 말 듣는 남자 어느 누가 기분 좋겠냐고. 아무리 그래 봐야 실제는 다르고. 무의식적으로 남자는~! 결벽적으로 우리는~! 수컷은 말이야~! 친구들끼리 사랑을 비롯해 절대로 말해서는 안될 주제도 넘쳐. 듣고 보고 알고 풍문만 봐도 뻔트 99번에 아름다운 사랑 1번은 기본인데. 그런데 난 뭐냐 그거지. 부러운 게 뭐 어때서. 그런데 부러우면 지는 거라 그러고. 가는 여자 잡지 않고 오는 여자 막지 않기. 그럼 뭘해? 일단 여자가 오지를 않는데! 남자의 불문율은 상향지원인데 여자들 일부는 만나 주는 마인드가 심심치 않게 있는 거 같고. 환승이별도 걱정이고. 그 수많은 야한 동영상, 진짜 몰래 찍은 야한 영상들. 그게 사랑인가? 그게 사랑이냐고. 여자들이 하나같이 좋다고 하는 남자는, 말을 말어야지. 매만 벌기 밖에 더해? 아무리 그래도 제3자가 백번 양보를 왜 하나, 병풍이 어떻게 주인공이냐고. 그럼 남자들이든 여자들이든 하찮은 유머로 모른 사람이 없는 그거. <이 결혼식 무효야~!> 그 말만 하지 않으면 만사 OK네. 아 그렇구나. 축하하러 왔다는 명분만 있으면 적반하장도 유분수구나. 어차피 다 똑같은 속물인데 나 꼬인 건 기분 나쁘고. 내 맘에 들지 않는 건 어쩔 수 없고. 피장파장.
    자, 오늘부터 신부들러리가 다 해 먹으면 되겠네. 벗겨먹든 말아먹든 지지고 볶든 어쩌든. 그럼 되잖아? 뭐가 그렇게 잘났냐고. 그래 봐야, 멍석 깔아주면 먼 산 쳐다 봐. 딴청 피우기 바뻐. 아니면 입만 살았던가. 그게 뭐냐고. 으쌰으쌰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네? 자, 돌격 앞으로~! 그래서 따라갔는데 옆에 보니 아무도 없어. 몇 시에 어디서 모이기로 했는데 나가 보니 아무도 없다고. 짖지 않는 개가 슬그머니 문다고, 물지도 못할 꺼면서 아주 그냥 말만 말만. 아 글쎄 마이크 타이슨 사건까지 갈 일 자체가 없다고. 밥상을 아무한테나 차려주냐고. 그렇지만 아무 데나 숟가락 올리고. 지명 방어전은 커녕 의무 방어전이 문제가 아니라 허풍을 위한 전제마저 가난. (절레절레) 뭐 여자가 처음부터 지는 비교를 들먹였겠나. 제멋대로니까 그런 거 아니냐고.





    2

    재차 강조해도 결코 부족하지 않은 얘기. 아줌마 허세가 괜히 말도 안되는 게 아니다. 다 당하고 속고 버림 받고 사랑받지 못하고. 풀 데는 없고. 괜히 그분들이 잘 듣지를 않고, 들어도 배가 산으로 가고. 문법 자주 틀리고, 어법 이상하고. 그분들 괜히 그렇게 된 거 아니다. 남자도 똑같다. 오히려, 남자가 도리어 더 팔랑귀다. 허세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지만, 허풍에서 밀리면 기분 나쁘거든. 늑대들 찝쩍 껄떡 시선 집중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 느끼는 부익부빈익빈 현상, 여자만일 리는 없다. 절대로 없다. 남자도 똑같이 속 뒤집어지지 왜 아니겠나. 난 인생 착실히 살고 한눈 팔지 않은 채 꿋꿋이 중간은 가거늘. 그런데 왜 난 여태 이 모양 이 꼴이냐고. 헤픈 여자랄지 찐한 사랑 나누는 여자친구 몰래, 또 알게 모르게 야한 동영상 찍어서 올리는 거. 것만 봐도 걔들은 실컷 어쩌는데 왜 난...... 남자도 여자랑 똑같다. 그 야한 동영상이라는 게 보면 처녀성을 일찍 잃어서 어쩌다 정숙한 숙녀가 잘 주는 숙녀로 변질된 경우가 태반. 대부분 통계 딱 나온다. 그래서 쌍방향 플라토닉인 경우와 여자의 절정감이 농밀한 경우 역시 타율이 현저히 낮고. 바람둥이가 괜히 바람둥인가, 정실감으로 그런 부류는 철저히 거르는 게 그분들 아닌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환승이별을 당하는지 그분들은 당최 이해를 못한단 말이다. 그런데 가만 보면 거기 나오는 남자들은 그냥 막 거시기 딱 뭐 어떻게 그런 거 같은데. 그런데. 왜 난 쩜쩜쩜! 안 그래도 웬만한 뱁새는 지 기분만 틀어지면 아무리 친한 친구한테도 막 쏘고 비꼬고 조롱하고. 물론 친하지 않으면 등만 돌리면 욕! 
    파도타기라는 게 통상 그렇다. 그저 숫자만 많으면 좋다 그래야 한다, 라는 관념이 젊었을 땐 지배적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고 들어가고 차차 아니라는 걸 알게 되거든. 친구의 친구, 동료의 친구, 으쌰으쌰 으쌰으쌰 난 잘 살아왔고 성실히 중간은 갔는데. 어느 날 보니 늑대 파도타기의 결과는 결국 <펠리컨 갈매기 벌새 앵무새 파랑새 팔색조 나비>쪽이 아니라 정반대인 <뱁새 하이에나 똥파리 미꾸라지 나방>쪽이니까 뭔가 억울하지 않을 수 없다는 거. (넌 뭐 얼마나 잘났냐 늬까짓 게 뭔데 왜 나만? 종이 한 장 두께 차이를 결정적으로 내가 만들지 남이 만드는 게 아니다). 어른들이 살라는 대로 살았고, 인문교양서에 나오듯 인맥도 신경 쓰고. 그랬는데 왜 하필 파도타기가 반대로 되냐고. 해는 서쪽에서 뜨지 않는데. 그런데 그런 분들께 뭐 좋은 얘기랍시고 뭔 배짱으로 훈수를?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알아서 걸러지고 자동적으로 털어지는 게 연락처. 특히나 
    첫째, 경조사 때 문화적으로 봉투를 주고 받는 품앗이 풍습. (엑셀 파일로 관리하든 아니든. 적어도 기억은 남고. 속물 아닌 척이 더 나쁨. 차라리 솔직하던가. 착한 척을 그만하던가. 여자들 우정에서 제일 기분 나쁜 거 가운데 하나가, 위해 주는 척하면서 자기 이익 챙길 때이듯. 뭔놈의 착한 척이 그렇게 오지냐고. 사석에서는 별말을 다하면서 시선만 모였다 하면 에헴~ 입바른 소리하기 바쁘고. 어쨌든 결혼 늦으면 손해 완전 손해인 거 같고. 유부남들은 허세 자체가 급이 다르니까, 한쪽에서는 늦출 수 있는 한 최대로 늦추라 그러고. 아예 하지 말라는 사람도 있고. 원래 유부남은 안에서 행복해도 밖에 나가면 허세 허세. 안 그래도 처녀들 가운데 유부남 좋아하는 애들도 있고. 대학생만 봐 보시라. 나이 차이 많은 오빠 만나면서 하는 말이 뭔가, 와 오빠 능력 있다~! 안 그런가? 여자만 30대 여자가 느끼는 그 어떤 기분. 남자는 일찍 느낀다는 차이 밖에 없다. 아니다. 여자는 일평생 느낀다. 대학교 4학년 남자가 같은 4학년 여자를 안 만나고 신입생을 만나면. 그럼 그분들 발가벗고 춤을 출 만큼 기분 좋겠나? 안 그래도 여자는 어린 여자는 다 경쟁자다. 어린 여자를 만나는 남자는 아마도 미워보이지 않을 수 없기 마련. 다시 돌아와서. 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쌓이면 쌓일수록 배신감도 많이 느끼고. 장점보다 단점이 많은 거 같고. 그 관습은 철두철미하게 지키면서 왜 드레스코드는 나 몰라라? 물론~ 피치 못하게 드레스코드 못 지키면 마음만 받으면 그뿐. 친한데 와준 게 어디야 고맙지 왜 아니겠나. 그걸 누가 뭐래? 그런데 반갑지 않은 옛 친구. 반가우면 좋은데 친구 파도타기로 알게 된 마피아와 똥파리와 하에나 무리들이 죄다 어떻게 알고, 초대장도 없이 찾아와서 으쌰으쌰? 어릴 땐 모르지. 그걸 어찌 아나. 그거 보면서 신부가 귀걸이를 처음 단 처녀처럼 만족해하시겠네? 거울 보며 혼자서 처음으로 립스틱 바르고 화장하는 여자 아이처럼, 주인공들이 흡족해 하시겠다고. 그분들 느와르 영화 너무 많이 봤구만 그래. 경험 많은 사람은 점쟁이보다 많이 안다. 대체로 30살을 정점으로 인간관계는 그래프 선분 뻔하듯, 일찍 일찍 멀리 보고 집중하는 게 현명. 친교 뿐만 아니라 사랑도 마찬가지)
    둘째, 상하관계 높임말이 군대처럼 철저히 나뉘는 인습으로 세계 1등. (장점도 있고 문화니까 익숙하면 그뿐)
    셋째, 인구밀도
    그 세 가지가 나쁘단 말도 아니고. 살다 보면 터 잡고 사는 곳이 고향이기 마련이고. 그런데 인문교양학적으로 따지자면 이 세 가지와 젊었을 때 롤러코스터가 회전목마로 안착하는 시점. 바로 그때 촌닭이 까칠해지기 쉽상인 점. 매우 흔한 증상. 여간 낙천적이며, 남자들한테 성격 좋단 말 듣지 않고, 여자들한테 뭘 좀 안다는 칭찬도 안 들어 봤고, 처음 보는 숙녀가 보자마자 오빠라고 반기지도 않고, 바텐더와 웨이트레스의 얼굴 표정 보면 내게 호의적인가 아닌가 즉각 구분되는데. 거리에서 보이는 선남선녀들. 보이는 거라고는 걸그룹. 그런데 못생긴 촌년으로 만족해야 한다고? 실상 선녀조차 날 탐탁치 않아 한다고? 못생긴 촌년과 결혼한 내 친구, 두고 두고 잡을 뻔 잡을 뻔 맛만 보고 내쳐진 추억. 줬다 뺐는 게 더 나쁘다고, 산업계 공짜 전략에 길들여지고 속은 거 같아서 두고 두고 후회한다. 아무리 그래도~ 남자는 문턱을 넘을 수만 있어도 여자를 탐하고. 못생긴 선녀는 꽃이 피어도 촌닭과 뱁새가 쳐다 보지도 않고. 야 야 몇 시 방향 몇 시 방향? 어디 어디 아 어디... 이 자식이... 얼굴이 무기라는 둥 어쩌고저쩌고. 누가 50 넘은 여자 쳐다 본대유? 속에 쌓이는 울분은 점점 쌓여가기만 하고. 거기다 대고 뭐 잘났다고 인생은 무엇이고 어쩌고저쩌고. 등 돌리면 욕이라니까 그러시네. 아니지 아니지 면상 볼 일도 없겠다 막말 경연장이 인터넷 놀이터 아니겠나. 그분들 숫자에 대한 강박증. 내 열등감을 바닥에 깔고 띄워주며 다독이고 괜한 역린을 건드려 봐야, 좋은 소리 듣기는 여간해선 어렵다는 점. 
    닦아진 길이 가장 짧은 길이다. 경험은 좋은 약이지만 병이 나은 다음에야 그것을 얻을 수 있단 말이다. 그렇지만 단 과실의 껍질은 언제나 쓰다는 걸 미리미리 알면 그거 얼마나 좋냐 그거다. 안 그런가? 

   



    3

    우물 안 개구리도 그렇다. 우물이라는 7부 리그에 있을 존재가 아닐 때 늦든 빠르든 자연스럽게 상위 리그로 진출하는 건 말 그대로 자연스러운 일. 오르락내리락. 그런데 그 우물에 알맞냐 아니냐를 누가 어떤 기준으로 정하냐 라는 것. 스포츠라면야 지극히 객관적인 가치 판단이 가능한 건 매우 당연. 그와 달리 우정과 사랑은 스포츠계의 이적 시장 논리보다는 덜 깔끔한 듯 하다. 동네 평균 연령 깎아먹으면서 굳이 대학교 인근에 사시는 주민. 주민의 권리일 뿐. 부자 동네들 부동산 훈풍이 변하는 일, 고급 사교계보다야 문턱이 낮을 수 밖에. 다만 나이트클럽이 손님 가려서 받는 것 역시나 상업적 논리. 그런데 친교와 애정은? 애매하면 동격인가 아닌가, 주인공이 누군가를 보면 깔끔. 드레스 코드라는 기준을 살피면 쉬움. 
    싫다는 여자한테 내 구애를 받아주라며 끈질기게 매달리는 남녀. 20대들 노는 클럽에 끈덕지게 같이 묻어갈려는 30대 40대 남녀. 경조사에 파격적인 드레스를 입고 오든 오뛰꾸뛰르 복장을 입고 오던 다 필요 없고 무조건 많으면 좋다며, 다다익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오면 고마운 거지 겉모습이 뭔 필요인가, 그 말도 맞긴 맞지만 그건 병풍의 투정일 뿐이고. 신부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장례식장에 반짝이 댄서 옷 입고 갈 일 있나. 리더와 주인공이 누구든 나만 튀면 그만이라는 생각. 병풍과 신부들러리 역할 난 싫고, 그냥 참석이 의미이자 백댄서가 주인공. 언제부터 백댄서가 슈퍼스타였어? 초대받지 않은 예식에 큰맘 먹고 간 사람 입장의 고마움이냐, 정녕 위해 준다는 생각이면 초대받은 잔치에만 가야하느냐냐. 주인공이 싫다는데 백댄서가 나서서 내가 최고다? 나는 좋은 의도다? 
    결국 누구나 적당한 상식과 사적인 소음도 잘 알지만, 약간씩 마음의 결이 다른 건 아마도 그 때문인 듯하다. 곧, 생각이 남성적이냐 여성적이냐. 물론 사안에 따라 한쪽 방식이 좋을 때가 있듯이, 대체로 절충적 시각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렇듯 남녀의 차이부터 달라도 너무 다른 거부터 문제다. 뭘로 보든 그 상반되는 시각은 만나면 만나는 대로, 어울리면 어울리는 대로. 아아 (절레절레). 
    여자 : 귀     /양   /고양이/여우/  꽃/명화/화초/항구/간접화법
    남자 : 귀걸이/늑대/개     /촌닭/화병/액자/화분/  배/직접화법
    여성적인 시각으로 볼 것인가. 남성적인 입장으로 고찰할 것인가. 차이는 적지 않다. 결과는 판이하게 바뀌기 마련. 그러니 주객전도도 흔하고. 상식도 안 통하기도 하고. 교양미 실종에. 모순은 드물지 않고. 불문율마저 유행처럼 바뀌고. 그래도 내 생각이 장땡이다 내 주관만 옳다면서 밀어붙여? 우기고 또 우겨? 내 말만 진리다? 들이대? 아니면 말고? 너 같은 촌년은 싫다면서 늑대가 치를 떠는데 제발 좀 꺼지라고 손사래를 치는데, 끝까지 달라붙고 들이대는 암컷 싸움닭, 끝내 힙합 가수를 죽이면 사회가 그걸 어찌 책임지나. 스토커 싫다는데 싫다는데 만나주라 만나 주라, 구애와 사랑 때문에 남자들한테 죽어나가는 여자가 과연 몇 명인가. 문명인 남자가 왜 갑자기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 돌변하냐고. 뜬금없이 호모 사피엔스? 고백이든 구애든 드레스 코드든. 웬만하면 소수가 다수에게 맞추고. 싫다는 사람이 싫다면 적으면 1번이요 깔끔하도록 많아야 3번에 포기해서 주변 사람들 골머리 썩이지 않기를. 그보다 스스로 판단해서 고백하면 가능성이 최소한 두 자리다 싶을 때나 용기 내서 어쩌는 거지, 막 그냥 똥파리처럼 아무한테나 들이대면? 그러니까 잘생기면 얼굴값이요 못생기면 꼴값이란 말이 있지. 못생긴 게 문제가 아니다. 못생겨도 오디오 이퀄라이저처럼 나머지에서 커버하면 되고, 실제 나머지로 매력이 철철 넘치면 정말로 사랑스럽다. 그런데 꼭 극소수 때문에 나머지 다수가 매도되는 일. 드물게 또 심심치 않게 있지 않냔 말이다. 찬물도 순서가 있는데 예식은 나이 넥타이를 맨 신랑과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를 위한 행사인데. 예법이 까다롭진 못할지언정 딴판이면 어떡하나. 그걸 편들고 억지 쓰면 어떡하냐고. 피치 못한 거랄지 사정 참고하는 건 그렇다지만, 배보다 배꼽이 더 크면 그게 뭐냐 그거다.
    아이스크림 가게에 완전 잘생긴 미남이 있다더라? 인근 범위 어디까지 숙녀들 죄다 집합한다. 패스트푸드 버거킹에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 아가씨가 완전 이쁘다? 웬만하면 군침으로 끝나겠지만 똥파리부터 하이에나까지 가만 보면 철면피 때문에 파리 끈끈이 현상이 발생. 그러면 주변에서 죄다 치를 떨지 않나. 미꾸라지 한 마리 때문에 우물이 통째로 썩어버리지 않나. 그게 다 끼리끼리와 드레스 코드를 무시한 개인의 고집과 주관적 아집 때문. 타고난 건 어쩔 수 없고. 우물 안 개구리. 우물을 변화시킬 것인가. 아니면 내가 성장할 것인가. 그래 봤자 연애라면 진보적으로 막 그냥 씨 뿌리고 바쁘게 어쩌고저쩌고. 그러다 결혼이 닥치면 최대로 고결한 정실감을 만나서 보수적으로? 그 남자한테 몸 바치고 마음 주며 한 시절 할애했던 촌년, 속 뒤집어지는 일. 고로 착한 척도 좋고 사석에서만 말할 게 따로 있을지라도, 원리가 어떻고 주인공은 누구며 리더를 직접 상대할 것인가 형식을 지킬 것인가, 라는 이치만큼은 너와 나와 우리가 다르지 않기를. 개성은 달라도 그건 틀리지 않기를. 너나 나나 고양이든 개든 우린 모두 속물이요, 이기적이며, 이중적이라는 점. 인정할 건 인정한 다음에 계산기 두드려도 인생이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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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 149

from 소설 2019. 6. 15. 15:18

    1

    요즘 나는 악몽을 꾸는 게 취미가 되어버렸다.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었다. 알고 싶지도 않고. 일단 최근 꾼 악몽 가운데 기억나는 걸 꼽아보자면 이렇다. 
    A. 옛날 알던 지인들과 카페에서 어떻게 합석. 웬 낯선 남자 1인도 함께. 그런데 대뜸 그분께서 그러시네. 자기가 누구랑 초등학교 동창이라나 뭐래나. 
    B. 액션 장르. 얼렁뚱땅 으쌰으쌰하다 사체를 놓고서 동네에서 왔다 갔다. 그러다 인질극에 엮여서 가담함. 말리다가 더 엮여버림. 세력 다툼 어쩌고저쩌고. 아예 한패로 움직이게 됨. 
    그렇다고 악몽꾸기가 재밌다는 얘긴 아니고. 어쨌든 멜로드라마 보기, 재미없다. TV 채널 돌리기 역시나. 일과표 또한 재미없기는 마찬가지. 할 일도 싫증났고. 그러니 할 말이 있을 턱이 있나. 있는지도 몰랐던 사랑, 차디차게 식었음. 낭만적인 로맨스, 오만정이 다 떨어짐. 적극 환영할 만한 새로운 사랑은 소식이 없고. 약속도 건수도 없는 지지부진한 평일과 주말, 신물이 나도록 지겹다. 바, 나이트클럽, 호프집. 술집에 가 봐야 뻔할 뻔자. 일상은 색다른 뭔가는 없고. 지겹기 짝이 없는 가택감금의 연속. 번뜩이는 군침 만끽하는 상상력도 바닥난지 오래. 사랑할 때는 로맨티스트답게, 그건 남들 얘기. 그럼 내 인생은, 재미없고 심심하기로는 자길 따라올 자가 없다는 건가. 알게 뭐야. 그걸 누가 궁금해 한다고. 관심 종자니 뭐니 신조어도 흥미롭지 않고. 그놈의 사랑이라면 지긋지긋 치가 떨리고. 나무랄 데 엄청 많은 인생, 뭘 해도 재미가 없다. 그렇다고 에밀리가 속내를 털어놓기를 하나 돈이라도 많기를 하나. 안 그래도, 에밀리는 방학을 즐기겠다며 장기 휴가를 떠났다. 그래서 나는 에밀리의 집에 1주일에 1번씩 왕래하면서 청소나 좀 해 주고 그래야 한다. 뭐 어쩌다 그렇게 됐다. 그분들 좋아하듯 오리발 내밀기 딱 좋을 듯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나 유리하면, 여자는 그래요. 
    나 불리하면, 저 그런 여자 아니에요. 
    할 말 떨어지면, 남자가 여자 이겨서 뭐하게! 
    마지막 카드 1 사랑. 
    마지막 카드 2 눈물.
    알고 보면...... 말 말자. 우리는 대인배니까. 진짜로? 통과. 
    그래서 나는 오늘 사무실에서 조금 일찍 나서 에밀리의 집으로 갔다.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에밀리가 알려준 주소에 도착했더니 거긴 허허벌판이었다. 
    물론 에밀리는 전화도 받지 않았다. 
    허탕이었다. 난 차인 거다. 또! 





    2

    칼럼니스트를 잠시 쉬고. 나는 카피라이터로 변신했다. 입만 엄청 털어서 이따만한 칼럼 써 봐야 편 당 고료 얼마. 어딘가 모르게 약간 손해 보는 느낌? 물론 보람도 있고 재미도 쏠쏠하지만. 왠지 모르게 타율에 대한 아쉬움과 동경심에 대한 미련이 남았던 거다. 뿐만 아니라 무당이 제 굿 못 한다고, 어? 사랑에 대해서 아는 척 자랑질에 똑똑한 척 잘난 척 허풍꾼처럼 나불나불 쓰고 또 쓰면 뭐 하나. 사랑을 못 하는데. 팬클럽은 있었던 적도 없고. 추종 세력이 다 웬 말. 그래서 나는 물밑 작업을 딱 한 문장, 또는 두어 문장으로 집약하는 일을 하고 싶어졌던 것이다. 그래서 만든 작품이 무엇인가. 그건 이랬다. 
    <오빠 나 냉동참치 아니다. 그것만 알아둬. 왠지 알아 두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육덕녀의 진심과 미심쩍은 호감 정도는 구분하는 놈팡이. 냉동 참치 맛없다는 똘아이. 줘도 안 먹는 돌연변이. 실제로 냉동 참치 재미없는 건 사실. 뭐하러 냉동 참치를? 재미없음. 여자도 그렇듯이 남자에게 최고의 사랑은, 뭐니 뭐니 해도 새로운 사랑. 냉동참치녀는 별로 ~라는 남자의 마음을 종합한 결과 나는 저처럼 카피라이터를 만들어냈다. 과연 그게 어디에 어떻게 씌일지는 모르겠지만. 
    카피라이터의 삶. 하고 보니 괜찮았다. 물론 먹고 살 만한 프리랜서야 그럴 테고. 아등바등 아득바득 전장에서 버텨야 하는 전문가 입장은 다를 테고. 그렇긴 하다만 뭐라고나 할까... 동정을 받기보다 질투를 받는 편이 나을 수도 있는데. 둘 다 안 받는 게 차라리 나을지도 모른다. 따가운 눈총에 소란스러운 입방정에 호들갑까지 개인의 자유라지만. 알려지면 제약이 따르니까. 뭘 해도 멈칫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 어차피 일종의 새장 속의 새, 모종의 벌거벗은 임금님 신세. 그래서 아무도 날 모르는 투명인간처럼 행복한 인생을 위해서는 숨어 사는 게 최선일 수도 있다. 단, 돈은 많아야 함. 엄청나도록 겁나게 많다는 전제 하에. 그게 아니면 가난한 삼류 유명세라도 감지덕지던가. 그러지 말고 아예 동정 받든 질시 받든 뭘 해도 무관심에 무반응일 테니, 직업이나 바꿀까? ~라는 생각에 나는 카피라이터 인생으로 접어들었는데. 무슨 그 분야 한 30년 해 보지도 않고서 아는 척 말은 그냥 말만 말만! 
    그래도 일은 끊이질 않았다. 그래서 AMAZON.COM의 대항마로 급부상하고 있는 어느 웹사이트로부터 의뢰를 받아 탄생한 카피라이트. 그건 이랬다. 
    <별로인 남자들만 꼬이는 숙녀는 혹시 파리 끈끈이인 걸까>
    '별로'에 파리 끈끈이녀도 빠지기 섭하다 그거지. 
    아무튼 나는 그렇게 절실했던 품위 유지비를 마련했다. 
    그래서 이제 그걸로 무얼하지 라는 고민만 남은 셈이다. 





    3

    하나. 컴컴한 록카페에서 테슬라의 러브송이 나오는 순간. 록카페는 극장식과 카페와 그렇게 A와 B를 유리벽으로 나눔. 그렇게 A에서 B로 갈려다 유리벽에 쾅. 땡~ 아찔했음. 주위에서 웃고. 
    하나. 고1때 같은 반 단짝이랑 근처에서 놀던 곳. 자주는 아니고 한두 번. 
    하나. 대학교 1학년 때, 중3 때 친했다가 멀어진 친구가 여친이랑 다정하게 걸어오다 만남. 즉 1 대 2로. 자연스럽게 아는 척만 하고 스치듯 헤어짐. 
    하나. 길을 가다 여행 동아리 아는 누나가 카페에서 튀어나옴. 그녀는 치과 간호사 누나. 그래서 하는 말, 제가 여자친구 소개시켜 줄까요? 지금 그 카페에 함께 있다는 뜻. 돌려서 거절. 그 여행 동아리에 누나들이 많았는데 그때 친하게 지낼 걸 그랬나. 그래도 뭔가 막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많았던 시절. 지금 생각 같아서는 무조건 응했어야 했는데. (절레절레)
    하나. 길 가던 중 고1 농구단 친구를 만난 곳. 
    하나. 다녔던 외국어 학원들. 악보를 꼬박꼬박 샀던 음악사. 가끔 증명사진 찍으러 들리던 사진관. 문구점에서 계산할 때 고등학교 동창이 거기가 자기 집이라는데, 동창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미안했던 일. 경찰서 정문 옆 담벼락에서 저녁에 키스하던 남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여대생 누나와 부딪힌 거. 
    여기까지. 
    이 모두가 하나같이 회전 반경 단 몇 미터, 몇 십 미터 내에서 발생했던 일. 그런데 알고 보니 거리를 보아하니 약간씩 진행되네? 
    그래서 나는 그곳으로 가 봤다. 좌표 지점과 경우의 수를 면밀히, 정밀하게 기록해서 그걸 핸드폰 메모장에 기록하고서.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그렇게 도착. 긴말 필요없고. 모험주의자의 환상이고 나발이고. 
    결과만 말하자면 꽝이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괜히 고생만 한 거지. 
    웬 운명의 장난. 인생이란 어쩜 허풍꾼의 농담 같은 건가. 
    왕창 벗겨먹고 홀딱 쪽쪽쪽 단물 빨아먹기, 로 무엇이 좋을까나 공상할 걸. 
    먹고사는 일은 어쩌면 나 비위 상하지만 남 비위 맞춰주는 것인데. 그런데 그렇게 평생 살아보니 지겨워졌던 건가. 
    변덕스런 여심의 동향을 파악하는 출중한 기술도 형편없고. 뭐 하나 되는 일은 없고. 재미도 없고. 뭘 하든 싫증은 빠르고. 
    그처럼 찬밥 신세가 된 것 마냥, 숫기 없는 질투심을 어찌해 볼 도리가 없던 찰나. 문득 전화가 걸려왔다. 
    크리스였다. 
   「친구야. 나 비비안 따먹었어?」
   「뭐? 진짜로? 아니 어떻게! 늬가, 걔를? 정말이야?」
   「아니. 뻥이야!」
   「이 자식이...!」
   「그건 그렇고. 어떻게 사니? 혼자서 뭔 꿍꿍이속인데? 혼자 놀기 지겹지도 않니? 응? 살만해?」
   「뭐 살벌하냐고?」
   「헛. 아주 그냥 살발하다 살발해. 어?」
   「왜, 여자 꼬셔줄까? 말만해. 내가 다 꼬셔줄께. 이 세상 여자들 전부 다 내가 꼬셔줄께. 어? 누구든지. 뭘 바래, 지명방어전? 말만 하시라니까요 말만.」
   「그러지 말고. 넘어 와.」
   「왜, 여자 소개시켜주게?」
   「허걱! 어떻게 알았어?」
   「정말이야? 안 믿어. 내가 널 어떻게 믿니.」
   「참말인가 아닌가는 와 보면 알고. 나 있지, 하루에 딱 1번씩만 거짓말하기로 했다. 그거만 알아둬. 어이 당숙. 어? 친구. 사람은 겪어봐야 안다는 말 알지? 말은 타보고 시험하고, 사람은 사귀어 보고 시험하라? 푸딩의 시험은 먹어 보는 데 있어. 알지? 너도 잘 알지? 그런데 1번 먹어 보니 아직 그 맛을 잘 모르겠는데? 그렇게 2번 다음에 3번 4번 이어지는 식이라구. 그게 세상이고 바로 그게 사랑이야. 알겠니? 너 나한테 많이 속았잖아. 그렇다고 그게 매번 공짜일 리 있니? 속는 셈 치고 한 번 와 봐. 와서 놀라지나 말고. 이번엔 진짜로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게 될 테니까 말이야. 어때? 올 꺼야 말 꺼야?」
    고요한 물과 과묵한 사람은 믿을 수 없다. 물론 달변가는 더 못 믿고. 허풍꾼의 농간에는 더 겁나는 농간으로. 그렇다고 호응군을 믿겠나 호사가를 신뢰하겠나. 바람잡이도 재미없고. 호전파의 패기가 사랑인 줄 알았다가 그이는 선동가랑 친해지고 암컷 싸움닭이랑 바람나면 그건 또 뭐고.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 남자 말을 어떻게 믿나. 그렇다고 여자 말을 솔직하게 믿으라고? 누굴 바보로 아시나. (똑똑똑 몸짓) 써글써글해도 여자 말 번역기 아직 꽤 쓸 만하다 이 말씀. 응? 즉 믿음이란 부질없는 것. 인생이란 기르던 개에게 뒤꿈치는 물리는 일.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일조차 어쩌면 거친 정글의 질서이자 규칙 가운데 일부일지도 모르는 것. 살다 보면 알게 되는 일. 도끼는 그 자루를 빌려준 숲으로 가는 법. 고로 미친개인지 미친년인지, 아님 광마인지 돌아이인지. 사랑인가 정욕인가는 다 보면 보인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뭔가 느낌이 세했다. 이번만큼은 크리스에게 두둑한 신뢰감을 실어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게 나는 크리스를 만나러 출발했다. 





    4

    이번 문단은 크리스를 만나러 가는 길. 더하기 이거 저거. 
    나는 그렇게 크리스를 만나러 가면서 그 음악을 들었다. 
    죠반니 파이지엘로 /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중에서 2막 로지나의 카바티나 ‘자비로운 하늘이여, 내 마음을 아시는 분’
    여자에게 사랑이란 정신을 바싹, 바짝 차리고 있지 않으면 안 되는 것. 그런 숙녀와 새로운 사랑을? 생각만 해도 뿌듯. 
    친구 크리스의 빼어난 천재성에 난 기분이 아찔해졌다. 겁쟁이에게 찾아온 낭만적인 즐거움인 거지. 푸하하하하. 
    잃어버린 대망은 기억도 안 나고. 낭만적인 기질 역시 모르겠고. 남성적인 야심마저 관심도 없고.  
    우리에겐 오직  오붓한 육체적 대화 생각뿐. 일단 만나 봐서 괜찮으면 환상적인 분위기 조장하고 그다음에. 
    그런데 그녀가 날 태연히 본척만척하면 어떡하지? 그럴 리는 없지. 그녀는 내게 넘어올 수밖에 없으니까. 호호호. 
    그리고 가는 길에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유난히 왼쪽에서 뭔가 나타나서 내게 툭~하니 부딪힌 일들을. 가령, 
    왼쪽 : 1살. 탈장수술 흉터. (대략 1-2살)
    왼쪽 : 2살. 기어다니다 문턱에 왼쪽 눈두덩이 퍼퍽~! (대략 1-2살)
    왼쪽 : 초등학교 2학년이던가. 동네 3 총사에서 2명이 형제, 형제의 아빠는 경찰관. 매일 아침 오토바이로 등교&출근. 오토바이 1대 막대-아빠-다음-다음. 한참 달리다 뒷바퀴 바큇살에 왼쪽 아킬레스건이던가 까임. 
    왼쪽 : 초등학교 5학년. 눈 오는 날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역주행 트럭이 왼쪽에서 콰쾅! 쌍코피. 
    왼쪽 : 고등학교 1학년. 농구단 무명을 결성해 주말에 모여 농구하던 시절. 매주 몰몬교 내 농구장에서 모였는데 어느 날 왼쪽 발바닥 부상. (조셉 스미스와 무관. 그냥 농구장 위치 때문)
    왼쪽 : 택시 크레도스 2 고속 주행 중 가드레일에 스파크 파파팍. (나중 신호대기 중인 소나타 3을 퍼퍽) 
    왼쪽 : 흰색 소형차 액센트 접촉사고 왼쪽 후미. (덤프 트럭)
    왼쪽 : 단짝과 동업하던 불행했던 슬럼프. 귀 같이 한쪽만 뚫고, 귀걸이 한쌍 차서 나누고. 난 왼쪽 걘 오른쪽. 
    왼쪽 : 중형차 검정 레간자 정차 중 왼쪽 후미. (길가에 주차시켜 놓고 분식집에 들어가서 포장음식을 가지고 나와 보니 트럭이 박고 뺑소니)
    왼쪽 : 승합차 스타렉스 차량을 후진 중 나무에 후미등 콰광. 
    왼쪽 : 세라토 차량을 대리운전 중. 골목길에서 왼쪽 후미를 트럭이 콰광 후 줄행랑. 
    왼쪽 : 피앙새를 만나던 첫 만남 장소. 게임기를 보는데 왼편에서 피앙세가 걸어와서 짜잔. 
    물론 오른쪽도 있었다. 피아노 학원 선생님이랑 친했는데. 가끔 군것질하고 어쩌고. 그러던 어느날. 학원샘 누나가 자동차를 구입. 당연히 초보 운전. 피아노 학원 뒷편 교회 주차장까지 함께 가서 딱 차에 탐. 간단히 드라이브나 할 계획으로. 그런데 주차장에서 나오자마자 오른쪽으로 회전하다가 오른편 얕은 벽에 쿠쿵. 자동차 이름이 누비라던가 대충 그랬는데 그 차 오른쪽 뒤 타이어 근처가 찌그러짐. 난 조수석에 앉았고 학원샘은 나랑 같은 성씨였고. (피아노 학원을 여럿 다녔는데, 그땐 모차르트 소나타 연습할 때고. 제일 처음 1996년 18일 다음 날인 19일에 등록한 학원샘도 같은  성씨). 그때 만약 내가 덜 순진했다면 뭔가 진도 굉장히 드라마틱하게 뺄 수 있었는데. 풋풋한 기억.
    그 외 방파제에서 단짝이랑 걘 킥보드 난 뛰기. 오른쪽이었나 왼쪽이었나 내가 왼쪽이었던 듯. 페니스&질 완전 언발란스 거리녀가 왼쪽에 붙어 걸었고. 검정 바지에 연노란색 재킷이었나. (괜찮은 작품도 있긴 있었지만) 봤던 영화와 읽었던 소설이 삼류였으니 뭐. 교성녀도 왼쪽에. 어떤 성씨의 마지막 떨림녀가 일반인 마지막. 냉동참치 만나는 거도 다 애들 때 얘기지, 그게 뭐 재밌고 자랑스럽다고, 누군 뭐 얼마나 좋아서 그랬나. 그 바보는 마지막 사랑 때문에 헐벗고 만신창이가 되어 뒷골목 매춘부나 만나러 다니고, 집에서 실컷 쉬지 않고 혼자서 마스터베이션이나 끊임없이 하고 또 하고. 그런 인간은 그게 뭐 얼마나 좋아서 그랬겠나. 그런데 여자는? 여자는 마음만 먹으면 완전 타율왕이잖아? 그러면서 언제든지 처녀인 척. 뭐야 이거. 안 그래도, 어? 여자 손이 밀걸레야 뭐야 뭘 그렇게 문지르셔? 이제부터 여자 손을 보면 그 생각뿐이 나지 않겠구먼 그래. 여자들 이미지 트레이닝의 최고주자 아니냐고. 이제부터, 
    여자의 손 = 뭐다? 통과! 
    여자의 입 = 뭐다? 잘 아시면서 모른 척!
    남자는 빵처럼 부풀리고 여자는 폭탄세일처럼 축소하고.
    단 3명의 남자랑 사겨봤다는 여자? 30명이랑 했네. 뭐 300명?
    자기 감정에 솔직한 거랑, 남이 들었을 때 불쾌감이 들만한 얘기를 하는 거랑, 그 차이를 모르지 않아야 어른인데. 입바른 얘기하면 뻔히 남 기분 불편할 거 알면서 왜 멍청한 칼럼니스트는 그토록 불쾌한 주제를 생각하는 데 그렇게나 부지런할까. 도대체 왜 거기 그토록 천착하냐고. 왜냐, 안 그럴 수가 없거든. 피리가 그치면 춤도 그친다고, 게으르고 싶어도 풍악이 울리는데 어떻게 칼춤 군무를 멈추냐고. 바로 그 때문. 타인의 치욕, 도덕, 윤리, 염치, 정의, 규약, 질서, 미덕, 모범, 평범, 인습, 교양, 상식, 불문율 그 모든 게 이기주의 앞에서는 모두 무색해지는데? 이미 암컷 싸움닭의 내면을 읽어버렸는데 그 얼굴들을 어떻게 보냔 말이지. 얼굴 대 얼굴로 차마 포커페이스로 웃으면서 말할 수 있을 만큼 얼굴이 두껍냐 그거라고. 여자 말 번역기의 설계도와 숙녀라는 환상머신의 인지체계가 도대체 뭔 비밀을 간직했는지, 그걸 알면 판도라의 상자를 저절로 덮게 되는데. 그런데 벌거벗은 임금님을 본 동화(현실?) 속 그분들이 어찌 마음이 편하겠냐 그 말이다. 세상사가 그렇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까지가 속담인데. 그런데 그건 이미 옛날 얘기. 벌써 고리타분한 옛 얘기. 그럼 지금은? 지금은 나는 놈 위에 하는 놈! 물론 그 역도 성립한다. 행할 수 있는 것을 모두 하지 말고, 가진 것을 모두 쓰지 말고, 듣는 것을 모두 믿지 말고, 아는 것을 모두 말하지 말라. 그런데 현실은! 정반대이지 않나. 오락산업 앞에서 누가 할 말 하겠나, 다들 꼬리 흔들거나 발톱 감추느라 정신 없는데. 아니 그런가? 도덕이 있으면 부도덕이 있고, 염치가 있으면 몰염치라고 왜 없겠나. 학식이 있기 때문에 걱정이 많다고, 모르면 화가 없는데. 어른이 된다는 건 온간 잡다한 쓸데없는 잔지식이 머릿속에 가득 쌓인다는 건데. 타고난 천성은 어떨 것이며, 수십 년 관성에 굳어진 행태는 또 어떻고. 차마 말할 수 없는 일들 너무나도 많지 않나. 게다가 모순 없는 사람이 어딨나. 심지어 털어서 먼지 나오지 않는 사람이 어딨냐고. 변태성은 수면 아래 잠자고 있다 뿐이지, 길가다 웅성웅성하면 뭔 얘긴가 궁금하고 뭔 장면인가 보고 싶고. 그게 당연한데? 그렇다고 직접경험보다 간접경험을 선호하는 사람이라고 왜 없겠나.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종들을 시켜서 말하게 한다고, 속된 말로 손 안 대고 코 푸는 일. 심심치 않게 있지 않나. 모르는 지식이 단 1도 없는 세상만사 천재인 어른들. 그래도 뭔가 더 알고 싶어하는 그분들께. 그 뭔가 색다른 관점과 참신한 원리를 굳이 들리면 듣겠다, 알려주면 잠깐 짬 내서 귀기울일 용의는 있다. 만약 그랬을 때. 그렇다면 주는 것보다 어떻게 주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하는 수 없이 의식의 표면만 긁고 간지럽혀서는 의미 없다는 게 어떤 칼럼니스트의 생각일 것이다. 살살 아부하고 슬슬 기분 맞추며 가려운 데 긁어드리는 일. 져 주는 거 못하는 사람이 그게 어디 어른인가. 뻔한 얘기 남 비위 맞추느라 시간 낭비에 어쩌고저쩌고. 나 행복하기도 바쁜 인생인데 남 시간 뺐어서 뭔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안 그래도, 땡전 한 푼이 다 뭐야 치를 떨며 혐오했던 빚잔치 인생, 비리비리 지난 과거는 연패밖에 없고 앞날이야 전망 새까만데, 그런데 할 말 못 할 게 뭐냐고. 어차피 시간 지나면 시시콜콜한 추억은 새로운 유행에 밀리는 게 세상사 이치. 그럼 진짜를 논해야 하지 않을까? 어차피 늙어 죽어 흙으로 돌아갈 몸뚱이. '어차피 이렇게 된 거' 효과 때문에 몸뚱이 막 굴리기보다 가짜가 아닌 진짜를 논해야 하는 거 아니냔 말이다. 깔깔이 나서고 깐족이께서 말씀하시기를, 야 나랑 한 판 떠? 뜨긴 뭘 떠, 아니 뜰까? 그럴까? 자신의 결점에는 두더쥐가 되고, 남의 결점에는 살쾡이가 된다는데 정말로 그렇다. 뛰는 사슴 보고 잡은 토끼를 놓치지 말라지만, 하이에나가 벌레 먹은 사과를 마다하겠나 똥파리가 탐스런 튤립을 거절하겠나. 양보가 어딨고 예절이 어딨어. 일단 먹고 봐야지. 뭘 해도 껄떡인데? 사랑만 빼았기면 다행이게, 단짝마저 빼았아가는 동성 친구를 보면 속 뒤집어진단 말씀. 우정은 그래도 귀엽지, 임자 있는 남자한테 꼬리치고 유혹하고 유부남 흔들어서 빼았을려고 눈에 쌍불을 켜는 여자. 숙녀여, 잘 아시지 않나요. 그게 여자라는 거. 다 그렇다는 게 아니라, 누가 누가 그렇고 그런지 잘 아시지 않냐구요. 네? 뿐만 아니라 빼았고 빼았기고 지는 데서 쾌감을 느끼는 사디스트 마조히스트 뿐만 아니라, 누가 됐단 보이는 대로 닥치는 대로 아무나 붙잡고 다 싸우는 암컷 싸움닭은. 남자의 호승심에 여자의 승부욕. 남자의 허세와 여자의 허영심. 더더군다나 거꾸로맨과 루저 마인드는 또 어떻고. 이 세상은 순 반칙왕들 뿐이다. 모순 가득한 우리들 뿐이라고. 그래서 누군가는 총대를 메고 그 일을 해야만 한다. 남 귀에서 피가나든 타인의 행복에 흠집이 나든, 누군가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썩 납득하기 어려운 방법이 뭔고 하니, 그건 바로 도둑을 잡는 데 도둑을 풀어놓기. 따라서 공상의 결론은 그것이다. 1인의 사기꾼에는 1인 반의 사기꾼이 필요하다는 것. 어? 미친 교구에는 미친 목사가 있어야 한다. 모기를 장검으로 잡나? 그래 봤자, 어? 있어 봐야 검집만 휘황찬란해 봐야, 정작 검을 뺐더니만 이게 뭐야 이런 젠장, 짜리몽땅한 단검? 에라~ 모르겠다 어쩌고저쩌고. 결론은 그건가?
    어른이 된다는 건 어쩔 수 없이 속물로 살 수 밖에 없단 얘긴데. 이 세상이, 전 아무것도 몰라요 난 사랑을 아직 몰라요, 그러면 어머머 그래요~ 그러세요~ 라면서 호락호락하냔 말이지. 안 그런가? 남녀 공히 똑같이 사람. 인간이라는 존재. 이중성 뿐만 아니라 모순 가득하다는 거. 누가 모르나. 그걸 어찌 모를 수 있냐고. 에잇~ 공상 길어져 봐야 머리만 아프고.
    그렇게 나는 칼럼 주제를 구상하며 목적지로 가고 있었다. 
    머릿속에서 대충 내용의 구도를 잡았다. 
    칼럼 제목은 여자 여자. 
    아무튼 여자들 머리끄댕이 잡고 개싸움은 신물나고. 딱 됐고. 좌우지간 육체적 대화의 마지막이 아마 웬만한 남자들 경험자가 많지 않을 정도 피범벅. 비경험자는 경험 자체가 없기 때문에 그 정도가 가능할 줄 모르므로, 고로 대체로 못 믿음. 전문용어로 속칭 떡볶이 경험치를 단 1번도 체득해 보지 못한 남자에겐 여지없이 비현실. 그 양이 양이... 넘어가고. 그렇듯 현실은 그분들께 초현실적. 뻥인 줄 아는데 뻥이 아님. 여자는 괴물이 틀림없다. 매번 맞아도 왼쪽 뺨 왼쪽 광대뼈만 맞았고. 기타 등등 기억은 복잡하기만 하고. 
    대타 JS와 교성녀 SJ가 처음 만난 장소가, 그러고 보니 가출해서 취직한 카페 보헤미아 앞. 처음 만난 날 헤어진 장소는 중학교 때 소풍 갔던 근처 없어진 롤러스케이트장 자리. (지금은 터미널이자 백화점. 그 백화점이 그 백화점이겠네). 물론 남자 세계 불문율처럼 성과 보고에 이어 어쩌고저쩌고 척키 속 뒤집어지고. 그다음 드라마 장르는 바꼈고. 
    같은 성씨 분수녀를 처음 만난 장소는 이사 가기 전 고등학교 앞, 마지막 헤어진 곳은 어린이 공원 옆.
    이사 간 고등학교 근처 군부대는 예전 31사단.
    피앙세랑 같은 성씨 떨림녀를 처음 만난 장소는 행정구역 도 3개가 맞붙어 별칭이 각별한 장터 인근, 마지막 만난 곳은 중학교 근처에서 처음 불량배 학생한테 돈을 빼았겼던 장소 인근. 그 양아치 학생이 오른편에 붙었나 왼편인가 알쏭달쏭 잘 기억나질 않구만. 그 옆에 또 아는 동생이 임신 중절 수술한다면서 같이 가 달라던 병원 근처, 거기 가는 줄 알면 안 따라갔을려나... 모르겠네 모르겠어. 또 그 근처에서 성은 S요 이름이 '동성'인 초등학교 동창과, 중학교 등교길에 매번 90도로 마주쳤던 기찻길. 또 중학교 1학년 2학기 후반이던가 겨울방학이던가. 12월? 1월? 일요일 아침 우리 동네 여자중학교에서 농구하고 난 다음 집으로 귀가하던 중. 턱관절 장애가 갑자기 발생. 그 자리가 당시 시내버스 2번 종점. 그때 이후로 입을 일정 각도 이상 벌리면 쿵-쿵. 이게 키스할 때 꽤 부드럽지 못한 기분일 테지만 뭐 그딴 거 신경쓸 틈이 어딨나. 게다가 사랑하는 숙녀와 아직 키스도 못 해봤는데. 아주 그냥 인생이 일장춘몽, 꿈보다 해몽이구만 그래.





    5

    나는 그렇게 이 생각 저 생각 공상을 거듭하다가, 크리스를 만나기로 한 카페 앞에 도착했다. 아, 카페! 카페에서 처음 만난 여자가... 워──워──워! 여자 얘기라면 아조 그냥 신물이 난다. 식상 진부 싫증 짜증 정말 정말 지겹다. 악마는 모든 것을 알지만, 여자가 칼을 가는 곳은 제외인데. 사랑보다 호기심이 더 많은 처녀들을 망치기도 하는데. 여자 여자. 여자? 에잇 여자. (절레절레)
    아무튼 카페 이름이 뭔지는 모르겠고. 그렇게 카페에 딱 들어가려던 찰나. 
    뭔가가 오른쪽에서 날 쳤다. 
    알고 보니 그 물체는 사람이었다. 그것도 여자. 그런데 예뻐. 몸매가 몸매가 후덜덜 후들후들 와들와들. 심지어 참해. 딱 내 스타일. 뿐만 아니라 막 괜찮냐 어쩌냐 애교 떨고 어쩌고 꼬리치며 막 딱 한참을 뭐라 하는데. 그런데 난 어쨌겠나. 삐~ 이명이 들리면서 잠시 시간이 멈추어져버린 거지. 난 첫눈에 사랑에 빠져버렸다. 그야말로 아찔한 사랑에 말이다. 
    바로 이 황홀한 첫 만남. 다정한 첫인상. 섹시한 기대감. 
    알고 보니 크리스가 소개해주는 여자가 얘였단 걸 그땐 몰랐다. 
    그럼 이제 기 빨릴 일만 남은 건가? 등골이 오싹, 뒷목이 뻐근, 등짝에 식은땀 쭉. 나중 쌍코피 파팍. 
    그렇다면 정말로 침대에 찍 뻗는 일만 남은 거냐고. 그건 두고 보면 알 테고. 
    나는 카페로 들어가서 크리스를 만났다. 
    그런데 그녀도 크리스한테 인사하네? 
    우리는 눈이 마주쳤다. 벌써 짜릿한 사랑을 예감한 거지. 
    괜찮아요 미안해요 다친 데 없어요 어쩌고저쩌고.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는데. 아니 시간이 멈추어버렸는데 아주 그냥 미치는 거지. 아이 좋아라~? 호호호.
    버들은 약하나 다른 나무를 감는다. 그녀는 버들이었고 난 나무였다. 
    그런데 크리스 대신에 날 기다린 건 엔야였다.
    좀 전에 나는 엔야를 크리스로 깜빡 착각한 거였다. 
   「너가 여기 웬일이니?」
   「어 오빠. 왔어? 크리스 오빠 급한 일 있다고 갔어.」
   「갔다고?」
   「응. 뻣뻣한 수컷보단 내가 낫지 않나? 안 그래? 오빠 여자는 말이야, 어? 오빠처럼 순진한 사람은 여자를 조심해야 하는 법이야. 응? 여자는 요물이요 괴물에 마녀라니까 그러시네. 어? 여자는 남자를 속인 직후 가장 상냥한 동물. 물론 옛말이니 지금은 전후좌우도 남녀도 가릴 것 없다고 가정하는 게 속 편하고. 그야 어쨌든 좋은 개는 자기 꼬리를 안으로 감추며, 좋은 여자는 뒤로 물러난 있어. 알겠어, 오빠? 창가 여자는 자신을 값싸게 팔고 싶어한다고. 응? 창가 여자는 길가 뽕나무와 마찬가지란 말이야. 멍청한 년들 주위에 껄떡거리는 날파리들 많으면 좋은 줄 알지. 별로인 늑대들 달고 있으면서 막 자랑스러워하지 왜 안 그러겠어. 아직 어리거든. 완전 애지 뭐. 막 그래. 젊은 여자가 휘파람을 불고 있을 때, 성모 마리아께서 우신단 말이야. 젊은 여자가 휘파람을 불 때 천사는 운다고. 응? 또 뭐가 있지? 여자에 대해서. 또 뭐, 맞다. 자주 웃고 대담한 발걸음으로 걷는 여자는 뭐다? (딱) 매춘부다! 여기서 끝이냐, 아니지 아니지. 많은 사람이 냄새 맡는 장미는 향기를 잃지 않기가 쉬울까 어려울까. 여자의 아름다움은 봄꽃과 같지만, 정조는 하늘의 별과 같다네. 어떻게 헤픈 게 자랑이겠나. 그런 의미에서 내가 오빠한테 한 숙녀를 소개시켜 줄께. 운명적인 만남인가 아닌가는 두고 보면 알 테고.」
    그렇게 나는 엔야로부터 그녀를 소개받았다. 
    그녀의 이름은 아만다. 방금 카페 문 앞에서 수직으로 부딪힌 여인. 
    난 정작 크리스를 만나러 왔는데 좌우지간 호박이 제 발로 굴러온 건가. 
    그렇게 우리 셋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웠다. 
    그러던 중 엔야가 아만다에게. 
   「늬가 좋아하는 남자 얘기한 적이 어디 한두 번이니.」
   「야 너는 무슨, 내가 뭐, 그 언, 뭘 아, 그건. 야 넌 뭘 그 내가 언제.」
    그러다 엔야는 우리에게 그랬다.
   「둘이 친하게 지내. 응?」
    아만다는 이제야 안심한다는 듯이,
   「예스~!」
    예스~? 시원스러운 어조가 아니라 절제하는 듯한 어조. 
    우리는 눈이 살짝 마주쳤다. 나는 쓰러질 것만 같았다. 
    아, 나는 사랑에 푹 빠져버렸구나 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엔야와 헤어진 채 우리는 밀애 여행을 떠났다. 





    6

    그렇게 어디로 떠날까를 정하지도 않은 채 '야호 바다 보러 가자'라는 듯이 떠났는데. 
    그런데 아만다는 갑자기 드라마처럼 가면을 벗었다. 
    그러면서 하는 말.
   「존나 카리스마 있어. 아 삐───! 존나 멋져. 내가 생각해도 졸라 멋져! 뻑가. 어? 소름! 대박. 장난 아니야. 뻑가.」
    뭐야, 얜 에밀리잖아? 새로운 여자가 얘였어? 실망은 아닌데 실망은 아니었다. 
   「너 에밀리잖아?」
   「그럼. 이제야 알아보시네. 오빠, 잘 지냈어?」
   「」
   「오빠는 내 꺼야. 알아? 오빠는 이제 딴 년 못 만나. 응? 내가 남자들 딱 좋아하는 스타일로 매번 변신해 줄게. 응? 말만 하시라니까요. 매번, 항상, 언제나, 날이면 날마다, 응? 만날 때마다 딴 여자 만나는 기분 느끼게 해 줄 자신 있다니까 그러시네. 응? 오빠. 내가 그러면 좋겠어 안 좋겠어? 응? 말 좀 해 봐 오빠야! 응?」
   「그걸 왜 나한테 물어봐? 너 알아서 해. 다만, 여자 말 허트루 듣지 마. 응? 아니 오빠 말.」
    나는 어리둥절함에 할 말을 잃었고. 
    크리스를 만나려다 우연히 마주친 엔야, 다시 엔야가 소개해준 아만다, 또다시 아만다였던 에밀리. 
    그녀는 바쁜 일이 있다면서 저기 저쪽에서 내려달라고 했다. 무슨 동에 번쩍 서에 번쩍도 아니고 뭐가 그렇게들 바빠? 참 나! 
    에밀리는 갔다. 그렇게 금방 갈 꺼면서 뭐하러. 찐한 키스도 없이 말이야. 
    피상적인 대화도 재미없고. 일생이 외롭고. 남들 다 하는 그런 평범한 데이트도 못 해 봤고. 인생은 꺾였고. 
    거울을 봐도 늙었고. 거울 쳐다보기도 싫고. 사진 찍기처럼 귀찮은 일을 왜 해. 남이야 하던가 말던가. 
    삶의 비밀은 없고. 돈은 더 없고. 뛰어난 솜씨가 어딨어. 빼어난 여자친구와 사귀어본 적이 인생 내내 0인데. 
    남자들 좋아하는 여자 스타일 뻔한데. 같이 걸으면서 모든 늑대의 시선이 나와 함께 걷는 그녀에게 쏠리는 일. 
    그런 느낌 받아본 적이 일생 0인데. 뭘 해도 병풍. 항상 신부들러리. 뼈져리는 패배감이 제일 친한 친구. 
    그렇게 나는 다시 혼자가 됐다. 
    돈 떨어지면 정 떨어지는 것일까. 정 들지도 않았고. 돈은 애초에 없었고. 
    수캐에게 물리건 암캐에게 물리건 물리긴 마찬가지. 할 말도 없고. 할 일은 재미없고.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방울이야 쌍방울이고. 그거 안 달린 남자가 어딨어. 
    요즘 세상 행복한 인생을 위해 숨어서 살기를 염원하는 사람이 어디 흔하냔 말이지. 
    하루는 술꾼 어제는 도박꾼 내일은 예언가? 사실은 난봉꾼. 심지어 비공식. 게다가 아마추어. 사냥꾼이 덫에 걸린 셈이네. 
    인생이 거 어째 죽 쒀서 개 준 기분이지? 아아 뒷목! 
    어떤 개라도 한창 때는 있다지만 이건 뭐 그냥 아주 뭐야, 전성기가 꽃필 뻔 하다가 로맨스를 알지도 못한 채 기나긴 슬럼프. 
    결국 남은 건 썩은 미소. 푼돈 아끼고 뭉칫돈 잃는 셈이지 뭐. 
    덜 익은 감은 떫다고 떫어도 웬만치 떫은 게 아니라고. 
    하여간에 에밀리 그녀. 유별난 질투심 참 지독하네. 그게 다 끔찍한 상상력 때문인가? 공상도 병이군. 불쾌한 상상병. 그러니까 허언증도 여전하시단 얘기일 테고. 더 말해 뭐해. 그녀야 상사병이 걸리던가 말던가. 아름다운 얼굴. 까무러칠 만큼 탄탄한 몸매. 그와 동시에 흥미롭고 신나며 재밌는 숙녀. 그딴 거 다 필요 없고. 사랑에 손해 보고 인생에 개 이득이던가 말던가. 
    그렇게 나는 차에서 조용한 음악을 들으면서 사무실로 갔다. 
    헨델 / 오페라 <쥴리오 체자레> 중에서 아리아 ‘사랑스러운 희망이여’. 





    7

    흥미로운 전개로 물망에 오를 건수의 부재. 유능한 행복감이 뭔지는 모르겠고. 뜻밖의 행운은 감감무소식이요. 발탁할 만한 기발한 대타 역시 비리비리. 카드 한도는 간당간당. 신동인 줄 알았는데 결국 일하기는 권태 놀기도 바보. 그럼 대안으로 떠오르는 특단의 대책은? 당연히 없지. 있을 턱이 있나. 사리분별 안 되고 세상 물정 재미없고. 이쯤 되면 곤경에 허덕이던 날 구출해 줄 특명을 인공지능 지니가 지령해야 하는데. 녀석도 뭐 별수 없는 거지 뭐. 그러니 어떻게 숙녀의 기대감에 부흥하고, 그녀의 선망을 충족시켜 줄 수 있겠냐고.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일이지. 
    그러다 그는 공상을 그대로 글로 옮겼고. 칼럼 하나 뚝딱 써서 품위 유지비를 챙겼다. 
    내용물은 <칼럼: 여자 여자>였다. 
    뭐 또 여자? 차라리 떠자나! 그런데 어디로? 내 말이! 누가 아니래. 아무리 그래도, 어? 할 일 없으면 주색 할 말 없으면 사랑. 한창나이는 거듭 오지 아니하고, 하루에 새벽은 두 번 없다고, 우리는 달려야 한다. 뭐가 됐든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여우는 털을 갈아도 성질은 바꾸지 아니하는데, 환상머신이 완성됐던 말던 하던 일 하지 않을 수 있나. 
    그래서 JS가 고른 '바보 짓은 짧을수록 좋다'의 바보짓이 무엇이냐. 하면 그건 뭐였더라? 
    그것은 바로 U2 콘서트 가기였다. 현존하는 가수 가운데 관중 동원력으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듯 말 듯한 록밴드. 이름하여 U2. 짜잔~! 
    그는 동네에서 어슬렁어슬렁 산책하다가 벽보로 공연 소식을 알게 되었다. 
    U2? U2가 누군가. 1집 제목도 왠지 모르게 마음에 쏙 드는, BOY다. 이미 그들은 뭘 해도 전설이었다. 밥을 먹어도, 걸어 다녀도, 오줌을 싸도 전설. 손만 까딱 해도 전설이요, 입만 뻥끗 해도 추문. 뭐? 넘어가고. 말 그대로 아니 말이 필요 없는 밴드. 어? 
    물론 그는 U2를 예전부터 좋아한다랄지 즐겨 듣거나 각별한 애착심 그런 건 없었다. 다만 그 정도 공연이면 볼거리가 풍성하고 관중이 많기 때문에 사람 구경 제대로 할 수 있을 거라는 점. 그게 중요했다. 유수의 관광지까지 굳이 고생 고생해서 갈 필요 없이 손만 까딱하면 TV로 다 볼 수 있지 않나. 인종 전시장이라는 뉴욕 한복판까지 비싼 돈 들여서 가면 물론 좋겠지만, 응? 가까운 동네에 이방인들 자주 보이는 거리에만 가도 색다른 기분 대충 느껴지지 않나. 그거랑 이거랑. 비슷비슷. 안 그래도 일하기야 물론 나름 재밌기도 하고 보람도 있고. 흥미로움이야 여전하긴 하지만. 매번 사무실에서 듣는 음악이라고 해 봐야, 헨델의 하프시코드 모음곡 HWV 430.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Oster-Oratorium BWV 249. 음악의 아버지인가 어머니인가 매번 구식 탱탱 묵은 옛 음악 듣기. 최신곡을 모르면 여자를 꼬실 수 없지 않나. 다정한 숙녀가 자긴 아빠 같은 남자가 좋다면 또 몰라도. 뭐 그건 농담이고. 사랑이란, 여자의 환상을 만족시키는 남자를 만났다고 상상해 보는 것일까 아닐까. 또 옆길로 빠지지 말고. 
    뭐 어쨌든 그의 논리는 이랬다. 
    행복과 쾌락은 축복받은 제휴다, 
    그러므로 지고의 행복감이 아직이라면 짜릿한 쾌락마 타기도 잘만 고른다면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다, 
    때문에 여러 후보군 가운데 그나마 제일 건전하고, 뭘로 봐도 방탕하지 않고, 어떻게 흠잡을라고 해 봐야 빈틈이 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는 것. 
    그걸로 U2 공연이 낙점된 점. 게다가 근처. 심지어 콘서트 표값도 싸. 뿐만 아니라 특급 좌석까지 거저. 따라서 이건 가지 않으면 안 된다. 반드시 가야만 한다. OK~ GO! 
    다소 억지스러운 논리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썩 틀린 얘기도 아니었다. 
    물론 이런 말 하기엔 뭔지 약간 겸연쩍지만 그래도 기왕 말 나온 김에 살짝만 정직하게 사연을 풀어보자면. 그 뭐야 그게 말이지, 그가 정말로 무대 위에 그 어떤 무언가가 수북이 쌓이는가 '진짜로 그럴까'를 확인하기 위해서? 라는 목적 따윈 추호도 없었다는 점. 그가 만약 뮤지션이라면 속옷 회사 협찬 받을 만한 형편이 어려울 테니까, 하여 짜고 치는 포커처럼 사람 써서 일부러 그거 막 던지라고 작전이라도 짤 깜냥일까. 그러든가 말든가. 어쨌든 그런 진심 간과해도 좋고 아니면 말고.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뭐? 농담이고. 일단 그랬다. 제일 적게 원하는 사람이 제일 부자다. 자동차는 딱 1대면 충분하다. 없어도 괜찮다. 있어 봐야 귀찮기만 하지. 돈 먹는 하마 밖에 더 되겠나. 그러니까 그분들이 늦출 수 있는 한 최대한 늦추라고 하지. 뭐 그야 어떻든 말이 그렇다는 거고. 넘어가고.
    지엄한 가치에 맞서지 않았고. 자연의 섭리에 숙연했고. 그런데 귀가 몹시 가려운데 누가 자기 얘기를 하는지 알 수가 있나. ~라면서 뭘 해도 재미없던 찰나. 동네 근처까지 세계적인 록밴드가 제 발로 찾아와 주고. 그런 행운이 어딨나. 옛말에 장맛이 좋아야 국맛이 좋다고 했다. 장맛은 U2 콘서트고 국맛은 내 인생. 생선 맛은 양념에 달렸다. 양념은 U2 콘서트고 생선은 그가 생선인가? 뭔 생선 같은 놈 나와서 사람이랑 연애하는 이야기, 그게 그거? 뭔 뚱딴지 같은 얘기는 재미없고. 꿀벌도 꽃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데. 사교계를 은퇴한 플레이보이 인생에서, 쓸쓸한 난봉꾼 고독한 사냥꾼 외로운 술꾼 처절한 도박꾼, 그 가운데 마음에 드는 타이틀은 없고. 그렇다면 답은 하나뿐이 없지 않나. 바로 U2 콘서트 가기. 캬~ 좋네 좋아. 딱 좋아. 어? 딱이다. 표값이 싸니 맞닥드리는 어려움은 없고. 혼자 조용히 갔다 와도 누가 뭐라 할 사람도 없고. 참으로 이색적인 눈총 받기는 다 남의 일이고. 크아~ 좋네 좋아. 딱 좋아. 
    그렇게 그는 공연 날이 되어 U2 콘서트가 열리는 공연장으로 갔다. 





    8

    그는 U2 공연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건 U2 공연이기는 한데 좀 이상했다. 
    즉 UU라는 밴드와 UZ라는 밴드. 두 밴드의 조인트 공연. 
    UU + UZ = U2. 뭐라고? 1 + 1 판매촉진 마케팅이야 뭐야. 참 나 어쩐지 뭔가 잘 풀린다 그랬다. 그럼 그렇지. 이런 젠장. 또 혼자 원맨쇼 했구먼 그래. 
    그래도 뭐랄까 U3가 아니어서 다행이라고나 할까? 다행은 무슨. 이제 안 시켜도 남의 다리 긁기야 뭐야. 뭐 언제는 누가 시켜서 그랬나. 누구를 맹비난할 일도 아니잖아. 
    그래도 청춘의 행진은 즐거운 듯 보였다.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서로 얘기하고 사진 찍고 웃고. 정다운 그녀들. 그래서 그는 또다시 공상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저기 저 생머리 숙녀와 어느 날 문득 사랑에 빠진다면. 만약에 정말로 거짓말처럼 그렇게 되어버린다면. 그럼... 흐흐흐! 눈웃음 지으며 싱글벙글 굽실굽실 살랑살랑 딸랑딸랑 반짝반짝 뿌잉뿌잉. 오빠~! 아름다운 모습. 매혹적인 향기. 달콤한 목소리.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남잘 떨리게 만드는 사랑의 예감. 아님 쾌락의 기대감? 그 어떤 새로운 선망과 색다른 동경심까지 덤으로. 부풀어오르는 몽상과 흥분한 감성도 조금. 열망이 더 뜨거워지기 전에... 어떤 다정한 모험심이 자길 이끌면 좋겠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렇지만 공상도 재미없고. 여긴 본인이 있을 데가 아닌 것 같고. 곧 개가 오줌 누는 동안에 산토끼가 도망간다. 산토끼가 낮잠 자는 동안 거북이는 골인한다. 지금 이 순간도 적은 예뻐지고 있다.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점. 사무실 구석지에 찌그러져서 일이나 하는 수밖에. 그렇게 그는 그곳을 떠나게 됐다. 





    9

    다음 날. 
    사무실에서 TV 보기. 
   「아빠.. 엄마 언제 와?」
   「그걸 왜 나한테 묻니?」
   「그럼 누구한테 물어?」
   「엄마한테 물어봐.」
   「엄마가 안 보이니까 그러지. 아빠 어른 맞아?」
   「아빠 어른 아니야. 원래 아이가 어른이거든. 걔들도 속 다 있다, 너.」
   「그럼 그 걔들이 나야?」
   「잘 아시네.」
   「잘 아시네, 좋아하시네.」
    TV도 재미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렇다고 뭐, 어? 평상시에는 정맥피가 흐르고 비상시에는 완전 동맥피로 교체되는 신체의 유일한 혈관인. 거 뭐야. 어. 막. 딱 거 나 참 허허. 됐고. 
    압도적인 아름다움과 순결한 우아함이 함께 하는 일은 바라지도 않고. 
    그는 그처럼 사무실에 있다 보면 은밀한 당혹감이 엄습해왔다. 바로, 남자는 집에 있으면 안 된다. 남자는 무조건 밖으로 나가야 한다. ~라는 남자 세계의 경구가 말이다. 
    보아하니 상쾌한 할 일은 알고 보면 지겨운 일하기. 말하자면 유쾌한 할 말이라고 해 봐야, 그래 봤자 심심하네 재미없네 권태롭네. 기분전환에 따른 환한 미소를 바랄 수도 없고. 
    그런데 이게 웬일이야. 오랜만에 릴리로부터 전화가 왔다. 
   「오, 릴리. 웬일이니?」
   「오빠. 나 지금 들어가.」
   「어딜?」
   「집에.」
   「누구 집에?」
   「누구 집이긴 누구 집이야. 우리 집이지. 그럼 뭐 내가 오빠 집으로 들어가겠니?」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라, 어?」
   「됐고. 끊어.」
   「뭐?」
    전화는 뚝 끊겼다. 
    뭐야 이거? 얜 걜 약 올리려고 전화한 거야 뭐야.
    그런데 잠시 후 아는 동생 이브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오빠. 나 오늘 약속 취소됐어」
   「아, 그래~?」
   「아휴 느끼해. 느낌 아니다. 기분 꽝이네. 분위기 깨졌어. 끊어.」
    역시나 이번에도 이브의 전화는 뚝 끊겼다. 
    아니 뭐야 이거! 
    잠시 후 제라드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내 이번에는 안 속는다. 그러면서 그는 전화를 받았다. 
   「내가 너라면, 아니 됐다. 말 말자.」
   「왜 말을 하다 말어? 뭔데? 응? 뭔데 그래? 아, 뭐냐니까.」
   「그러니까. 나올 거야 말 꺼야. 어? 그거만 말해.」
   「그거만 말하긴 누가 그거만 말하라는 거야.」
   「누구긴 누구야, 늬가 답해야지.」
   「그러니까 어디로?」
   「어디긴 어디겠니. 릴리랑 이브랑 나랑. 그렇게 셋이 모였는데 뭔가 으쌰으쌰 뭔가 약간 부족하다 그거지. 어딘가 모르게 오늘은 멤바가 많아야 좋을 듯한 뭐 그런 느낌?」
   「그럼 진작 불러야지 너네 정말 이러기야? 어? 우리가 그렇게 뜸 들일 사이니? 어?」
   「그렇지만 말이야.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야. 어? 여긴 너처럼 허접한 허당이 있을 곳이 못 돼. 그렇지만 내가 다 미리 손을 써 놨어. 때문에 뜬소문에 현혹되지 말고. 엄한 낭설도 믿지 말고. 입길에 오르내리지 않도록 조심하고. 어? 무엇보다 도망갈 생각일랑 일절 하지를 말어. 어? 알겠니? 어? 알겠니 모르겠니? 왜 말이 없어?」
   「말할 틈을 안 주는데 그럼 어떡하니? 아무튼 딱 기다리고 있어. 나 지금 곧바로 간다.」
    그렇게 그는 전화를 끊었다. 
    어머머머머. 그런데 걔네들이 어디에 있나를 물어보지 않았네? 
    그래서 다시 전화를 했다. 그런데 제라드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릴리의 전화는 꺼져있었다. 이브라고 전화를 받았겠나. 그럼 그렇지. 
    장밋빛 꿈은 이루어지고 결국 팬지꽃 색상의 쾌감은 충족될까, 아니면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기대일까. 기대는 무슨. 
    불행은 내 편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설마 잭팟을 터트리려는 것일까. 그야 뭐 두고 보면 알겠지. 
    그래서 그는 다 잊고 일이나 하기로 했다. 
    일단 음악을 틀고. 
    비발디 / 오페라 <그리셀다>(Griselda) 2막 중에서 아리아 ‘두 줄기 바람이 몰아치고’
    결국 그는 삼류 카피라이터 하나를 만들어냈다. 
    평소 일과인 웹사이트 1,2,3 방문하고 블로그 검색유입어 살피고. 
    그걸로 얼렁뚱땅 만들어낸 카피라이터는 그랬다. 
    <이쁜 게 죄. 못생겨도 죄. 여자의 나이도 죄. 그러나...!> 
    본인도 이런 시시콜콜한 주제 자체도 꺼림칙하고, 논점도 싫지만. 카드값은 밀리고. 
    의뢰한 업체에서 그걸 어디 써먹을지는 몰라도 일단 먹고는 살아야 하니 일은 일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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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여자 여자

from 칼럼 2019. 6. 12.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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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여자 여자! 안 그래도 심심하면 변덕인데? 흥미로워 시작하자마자 지루해지는 사랑. 구미가 당겨 새로운 관심사가 생겼는데 얼마 못 가 싫증. 취미는 투정. 밖에서는 백안거인 집에서는 두더쥐. 타인의 연애에는 잘난 척 참견 오지랖 극성. 말꼬리 잡고 늘어지며 질투심 유발해 봐야, 내 남자 주변에 예쁜이 애교쟁이에 호박꽃마저 들끓으면 광분하는 게 여자. 나는 감당 못하고 싫고 짜증나는데, 남자들 도망가게 만들기 선수. 보아하니 알고 봤더니 글쎄 웬만하면 여자의 적은 여자. 내 남자 때문에 전 여친도 적이요 새로운 여자도 적. 안 그래도 내 편은 점점 줄어들고. 세상사 알고 보니 사랑도 별거 없고. 나 브랜드는 통 팔리지를 않고. 멋쟁이들은 죄다 딴년들이 채가고. 말 섞어 보면 웬만한 아가씨는 <넌 너 밖에 몰라>스타일. 즉 1.0 미만이 내게 빈틈을 보이면 최고의 처녀로 환생이요, 다만 1.5 이상이면 슬슬 가면을 벗고서 넌 너 밖에 몰라 스타일. 환승이별이 그래서 흔한 것. 2.0에게는 1번이면 끝이에요, 1.0이라면 저승이든 지옥이든 가리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환장하고. 
    때문에 사랑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사랑이란 상대적이라는 것. 그래서 사랑은 모르는 것. 사랑이 장난이 아니라면서 사랑이 인생의 전부라면서. 인기, 호사, 풍요, 쾌락만 추구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걸신들린 듯 착한 척 이쁜 척 아는 척하는 거 아니냐고. 그렇다고 솔직할 수도 없고. 여자니까 조신해 보여야 하고. 남 과거는 까고 싶고. 내 연애사는 꼭꼭 감추고 숨기고 줄이고. 안 그래도 인터넷 세상 누구나 유명해지고 싶지 않으면 거짓말. 그래서 사랑마저 천박해지기 일쑤. 싫증난 자에게는 꿀도 쓰다. 여자들 백날 기다려 봐라, 그래 보시라. 천생배필이자 천상의 운명이 언젠가 나타나시겠지, 느긋하게~ 기다려 보시라고. 그럼 100퍼센트 똥파리 밖에 더 끓겠나. 그러니까 사랑이란 여자가 먼저 나서야 하는 것. 기다리기만 하면 답 없다. 그렇다고 과도하게 나서란 말이 아니라. 나설 때와 기다릴 때를 구분은 해야 하는 것. 안 그럼 타율 꽝에 남자들한테 실컷 이용당하기 밖에 더 하나. 그래 봤자, 미남 잡기 위해 몸부터 일찍이도 베팅해 봐야 그놈이 그놈. 걔도 결국 허당이요 난 삼류. 하향 지원받아 주다 받아 주다, 상향 지원 상담 들어 주다 들어 주다, 결국 이제야 뭔가 알 듯 말 듯. 
    그럼 뭘해 이미 머머녀들이 점령한 연애 시장, 난 꼬부랑 탱탱 얼굴 길어지고 피부 처지는데. 쭉쭉빵빵 머머녀들 별명도 많아. 뭔 놈의 뉴페이스가 그렇게 많냐고. 그러니까 여자 나이 30 넘으면 후려친다는 속된 말이 틀리지 않고, 여자 나이 50 넘으면 누가 어쩌고저쩌고 그러지. 남자는 보고 따질 게 많지만, 여자는 오직 외모와 나이.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네 뭐네 그래 봤자 나이 들면 똥값.
    완전 그렇단 게 아니라. 더 좋은 것은 좋은 것의 적이라고, 과장하면 말이 그렇단 거. 무턱대고 주관적인 내 기분만 신경 쓰는 건 애들도 다 하는 것. 어른이 어리광 부리면 어린애랑 다를 것 하나 없다. 어른이 애들과 달라야 그게 어른이지, 똑같으면 그게 어디 어른인가. 남의 등은 보이지만 내 등은 보이지 아니한다고, 이상은 높이 지니되 현실을 직시할 것. 남을 보는 잣대와 내가 나를 평가하는 기준이 같아야 하는 것. 제일 중요한 원리를 외면하면 논문은 낙서가 되고, 백화점은 시골 흥정도 정감마저 실종된 시장판 개싸움 밖에 더 되냔 말이다. 30대 남자 마음, 당연히 20대 여자가 오빠 오빠 나긋나긋 생긋방긋 애교 부리는 게 낫지. 그럼 30대 여자는 40대 배불뚝이 쩝쩝이 대머리 뚜벅이에 빚쟁이를 만나야 하나. 그러므로 여자 나이에 따른 가치 폭락은 어쩔 수 없다. 
    이퀄라이저처럼 일장일단 있으면 되고 꼭 배 나오고 대머리면 나쁜단 말이 아니다. 남자가 잘생기고 키 크고 목소리 좋으면 좋지 왜 안 좋겠나. 다만 여자의 외모 가치에 비해 남자는 그 외에도 공작새가 뽐내는 재주가, 남자가 여자보다, 비교적 다양하다는 뜻이다. 기타를 왜 독학하는데? 여자 꼬시려고. 춤을 왜 열심히 추고, 노래 연습을 뭣 때문에 하는데? 여자한테 잘 보일려고! 여자는 화장을 왜 하는데? 남자한테 잘 보이려고! 아니라면 거짓말. 단지 지극 정성으로 꾸미면 뭐하냐고. 하나도 안 꾸민 그년한테 그 모든 남자의 마음과 눈길은 죄다 집중되는데. 난 도무지 팔리지를 않는데 화장 아무리 해도 뭐하냐고. 그러니까 여자들이 성형수술을 하지. 그래서 못생길수록 벗고 다닐 수 밖에. 안 그러면 아무도 날 쳐다 보지 않는데? 그래도~ 성형수술 안 해도 나 좋다는 남자를 만나면 그만인데. 여자들 전성기는 반짝일 뿐인데. 짧고 굵게 위험부담 팍팍 안고서 갈 사람은 가고. 멀리 보면 장거리 주자요 장타자 기다리며 사랑의 장기전을 기대하면 그렇게 사는 거고. 각자 자기 인생일 뿐.
    다만 내숭이란 여자에게 예절과 매우 흡사한 개념이기에 일단 부정해야 하는 게 그분들의 역할이자 의무. 남자가 모르는 여자들끼리의 경쟁심이란 게 있거든. 여자들 세계의 서열이랄까 시기 및 질투? 남자들은 상상도 못 하고 명함도 못 내미는 이치. 예뻐도 죄 못생겨도 죄. 편들면 편든다고 뭐라 그러고, 헤픈 게 뭔 자랑? 여자는 솔직하지도 않고, 솔직할 수도 없으며, 솔직해서는 안 되는 명분이란 게 있다. 때문에 정작 일관되고 정직해야 할 시점이자 투명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조차 베베꼬일 여지가 있다. 고로 우리만 미치는 거지. 안 그래도 줏대는? 주관마저 바람 부는 대로 이리 갔다 저리 갔다. 그렇지만 페미니즘 워~! 뭐야 그거. 법과 사회 규범과 문화적 소양에 불문율을 비롯한 보수적인 관습, 그 모두가 철저히 따르는 철칙이 딱 하나 있다. 그게 뭐냐, 바로 직접화법이다. 
    그런데 여자들이 직접화법을 선호하나? 아니지 아니지 여자는 은근함을 선호하고 간접화법을 좋아하는 동물. 사고방식부터 천동설 여왕벌. 그 모든 것은 나를 위주로 돌아가야만 직성이 풀리시는 분들. 행복한 인생을 위해 숨어서 살기는 뭘 숨어서 살어! ~라면서 어떻게든지 날 팔아서 뜨고 싶은 본능. 내가 잘나서 또는 운이 좋아서 뜨면 좋은데, 그보다는 천동설 사고체계라면 그게 아님. 내가 뜨려면 내가 올라가는 방법은 그건 남자들 꺼고. 여자는 나를 제외한 나머지가 내려가면 자연스럽게 내가 뜨게 되는 것. 물론 만인이 함께 하는 게임의 규칙을 위배한 채 반칙왕이 되는 여자는 많지 않겠지만. 유명세가 아닌 여자들 우정이 바로 그렇다는 것. 따라서 바로 그 때문에 꼴보기 싫은 여자가 그러는 것일 뿐. 어떻게? 친구의 단점을 폭풍 칭찬하고, 내 장점을 자기 연민하는 일. 친구 속 뒤집어지고 난리나는 거지. 아니 그렇소? 여자들은 전부 다 여왕벌인데. 여왕벌 무리의 우정, 돌아서면 내 얘기가 어떻게 변주될지 그걸 어찌 안심하나. 못 한다. 절대 못한다. 여자의 모순, 말도 못한다. 여자들 사랑 얘기 좋아하니까, 다음으로 주제를 사랑으로 옮겨서 남녀의 차이를 알아보자.





    2

    남녀의 차이는 다음 문단에서 알아보고. 여기서는 여자 얘기를 조금만 더. 진짜로 조금만.
    그러니까 여자는! 단란한 가정이 있는 행복한 가족의 가장인 유부남을, 처녀가 실컷 마음껏 원없이, 어? 빨고 핥고 박고 박히며 물고 지지고 볶고 싸고, 어? 여자는 마음만 먹으면 남잘 따먹는 거 일도 아닌데? 뿐만 아니라 남의 다정한 가정 파탄내는 데서 양심의 가책은 무슨. 그런가, 안 그런가? 유부남과 처녀의 불륜, 어디 한둘인가? 안 그래도 고액 스폰서로 1년 2년 장기간 만나는 아가씨, 있지 않나. 여자는 정숙한 숙녀만 빼놓고 절반쯤 매춘부 마인드 아니야? 너네 남자들 껄떡거리며 애 쓰니까 내가 만나 준다, 이 언니가 만나 준다 이 누나나 되니까 만나 주는 줄로 알아라, 선물도 받아 준다, 그러나 넌 거기까지니까 환승이별한다, 받은 거 토해내라는 전남자친구 찌질한 거 누가 모르냐고. 세상에 공짜가 어딨냐고. 남자야 진짜 직업여성을 찾는 거야, 피치 못한다랄지 방황한다랄지 비윤리적인 오뚜기든 뭐든 어떤 이유 때문에 일시적으로 냉동참치를 찾는다고 하나. 여자는 그럴 필요 자체가 없지 않나. 그렇다고 남자만 매춘하나? 여자가 더 하지. 여자도 똑같이 조건 만남하고, 오히려 거액 스폰서 받는 여자들 세고 셌고. 여대생이 밤의 세계를 전전하는 예, 찾으면 찾는 족족 다 나온다. 그와 별개로 일반인 남자 만나고 싶으면 맘만 먹으면 타율 끝장. 어? 그게 여자. 여자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겉으로 낭만을 찾고 받을 거 받으면서, 사랑 같지도 않은 더티러브 원없이 할 수 있지 않나. 또 실제로 많이많이 그렇게 살지 않나. 아니 그런가? 그래 놓고 페미니즘 응애응애~ 성매매하는 쓰레기 찌질이 남자만 뭐라 그래. 정작 직업여성이 남자인가 여자인가, 어? 포주가 여자인 경우는! 밤의 세계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여자가 도대체 얼만데. 그래 놓고 남자만 뭐라 그래. 지들이 물을 흐려놓으면서 자기들은 오리발. 여자는 직업여성 될 필요도 없이, 마음만 먹으면 남자를 쉽고 편히 따먹을 수 있으니까, 따라서 남의 가정 파탄내는 게 남자냐고 여자냐고. 어? 불륜을 어디 남자 혼자 피우나? 같이 불륜을 성사시켰는데 왜 여자는 오리발 내밀고 쏙~ 빠지는데. 어? 심지어 환승이별은 자랑스러워 해. 그게 뭐냐고. 창피한 줄도 몰라. 불리하면 딴청. 더 불리하면 울어. 뭐야 그게!
    웬만한 남자는 냉동참치 먹기 싫지만 먹기도 하고. 웬만한 남자는 일평생 모태솔로로 번듯한 연애 연애다운 연애를 단 한 번도 제대로 못 해 본 채 사는데. 풀 수 있는 거라고는 여자가 잠에서 깨어나 클리토리스 문지르듯, 집에서 혼자 달리는 거 밖에 없는데. 그런데 여자는 의전에 뭐에 불륜에. 거리에서 미남 훈남들로부터 시선 강간 못 받으니까, 여자들끼리 서로서로 배 아파하고. 여자는 남자한테 잘 보이기 위해서 화장을 한다, 라는 말에나 발끈하기나 하고. 실제로야 여자의 적은 여자고. 일관성도 없고. 겉과 속도 틀리고. 솔직하지도 않고. 모텔 아르바이트하던 때가 생각나는군.
    예시 1. 교성녀로써 벽을 넘고 층을 건너뛰어 소리가 들릴 줄이야. 뭘로 봐도 전무후무하더군. 캬~! 어? 기가 막히더군. 말 그대로 전무후무. 그때 당시 유부남과 미혼녀 앳된 아가씨. 여자가 계산. 얼마 후에 교성이 교성이, 아주 그냥 후덜덜! 살다 살다 내 그 정도 교성은 처음 들어본다니까. 건물 전체가 들썩들썩 난리도 아니었어. 거기서 끝이 아니지. 그럼 서운하지. 너무너무 섭섭하다고. 어?
    예시 2. 미혼남 총각과 유부녀라는 떨림녀 마지막은 어땠는데. 떨림에 뱀파이어에, 어? 당연히 여자가 계산. 여자는 G 스팟이 열리면 눈에 뵈는 게 없다. 눈에 뵈는 게 없다고.
    그런데 양심이 웬말이고 윤리가 다 뭐야. 도덕은 지나가는 개한테나 던져주는 게 여자. 아니 그런가? 핸드폰 까고 집단지성 모아 보시라. 웬만치 정숙한 여자 빼놓고서는, 딱 진짜로 '여자는 그래요'만 빼놓고서는, 어? 여자들 이중성 말도 못한다니까 그러시네. 이중성이 다 뭐야, 꼬리만 해도 아홉 개 달렸는데. 주위 회사든 공동체든 질 나쁜 여자들이 어떻게 사는지, 잘 아시지 않냐구요. 그러면서 조신한 척 착한 척 잘난 척 아는 척 오지랖 극성. 그러다 여왕벌들 돌아서면 귀 간지러워 해. 남자 보고서 이상한 시각적 자극물을 보면 본다고 뭐라 그러고. 100미터 주자요 단타에 뻔트면 대실망에 체념하고. 뭐 어쩌라고요. 그러면서 자기들끼리는 다 알게 모르게 우머나이저 얘기 하고 또 하고. 연락처 모른 채 소개팅했는데, 헤어지면서 남자가 연락처 물어보면 물어본다고 싫다하고. 안 물어보면 안 물어본다고 또 짜증내고. 뭐 어쩌라고요! 남자든 여자든 다 똑같은 속물 아니냐고.
    여자가 남자를 아무리 좋아해도, 제아무리 사랑해도 허접한 뚜벅이라고 무시하잖아. 만나주지도 않잖아. 전화도 안 받고. 그럼 뭐하러 전화번호를 알려주냐고. 누가 구걸했어? 다 지들이 좋다고 벌인 일 아니냐고. 사람 염장지르나? 남자 놀리나? 자기들은 쉬운 여자 아니라면서, 남자는 쉬워 보이나? 약올리기도 참 여러가지다. 속으로 좋으면 뭐해, 겉으로 튕기는데. 좋아도 좋단 말도 못해. 뒷조사해서 신분 털기나 하고. 그러고서 지들은 나이트클럽에서 소파에 엉덩이 붙일 틈새가 없어. 나이트클럽에서 낯선 남자들한테 손목 잡히기를 완전 좋아하고. 밤의 세계에서 아르바이트할 때는 처음 보는 미남과 블루스 추자마자 바지 속으로 손 들어가기 바쁘고. 그게 여자. 응? 엄마~ 오빠 딸딸이쳐? 조금만 어? 쫌~만 지나 봐 쫌만 지나보라고. 하이에나들 껄떡거리면 좋아하고. 지들끼리 뒷담화에 험담에. 똥파리가 환장하면 보지가 벌렁벌렁 애액 질질 싸기나 하고. 툭하면 내숭에 뻥에 거짓말. 아니면 속 뒤집어지기나 하고.
    그럼 우리 같은 모태솔로가 할 수 있는 게 뭔데. 못생기고, 키 작고, 고추도 작고, 나이는 들어가지, 만날 수 있는 알던 동생들도 다 떨어져나갔지. 발에 채이는 게 여자라는 거, 다 뻥인데? 심지어 모아놓은 돈도 없어. 그런 거지 남자를 어느 누가 좋다고 폐기물 처리반을 자처하겠나. 그런 우리 같은 모태솔로가 할 수 있는 게 뭔데. 집구석에 틀어박혀 뭐 인터넷 여기저기 구경하며 돌아당기고. 방구석에서 딸딸이 밖에 더 쳐? 애칭은 일명 마스터베이터? 마스터베이셔너? 아님 가상섹스 머신? 성욕 해소이자 전립선 건강을 위해서 그거 밖에 할 게 더 있냐 그 말이지. 어? 지지리 인기 없는 숙녀, 그 가운데 일부, 그분들 인터넷에서 하는 말들 다 뻔한 거 아니냐고. 안 그런가? 똥파리녀는 가서 똥파리나 만나야지. 지들이 별수 있어? 파리 끈끈이로 살다가 대충 철들어야지. 안 그럼 전성기 금방이고 뉴페이스 막 치고 올라오는데? 그런데 우리가 할머님들까지 챙겨줄 순 없거든. 안 그런가? 우리는 재산도 불어나고 말발까지 늘어도 여자는 폐경기로 가면 갈수록 싱싱한 과일, 풋풋한 꽃향기, 새하얀 도화지한테 밀려도 한참 밀리잖아? 새로운 숙녀는 차고 넘치도록 끊임없이 넘쳐나는데? 그거와 그거, 완전 비교되는데? 공주병녀 수발들고 연예인병녀 신부들러리 하고, 어? 어디 인생이 그리 한가하냔 말이지. 뿐더러 영심이도 있고 의전 좋아하는 애도 심심치 않지. 헤픈 게 자랑인데 어찌 허영심 지수 극상이 든든하지 않겠어. 시간이 그렇게나 넉넉하면 얼마나 좋을까. 사랑은 장난이 아니거든. 지들은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일반인 남자들 골라서 카섹스할 수 있잖아. 사실이잖아. 실제 그런 걸레들 꽤 된다는 거 누가 모르냐고. 정말로 그렇게 막사는 여자, 여자들과 당사자가 더 잘 알잖아.
    우리 남자들이 만약 여자들처럼 맘만 먹으면 여자랑 카섹스하기 쉬우면. 그럼 우리가 뭐 미쳤다고 프로 매춘부와 아마추어 매춘녀들을 만나겠나. 아니 그런가? 그러고서도 자기들이 이따금 헤픈 건 능력이고, 우리 남자들은 쓰레기고? 여자들 심보가 죄다 매춘부구만 그래. 안 그런가? 아 그런가 안 그런가? 우리가 일반인 여자와 찐한 사랑을 하기가 쉬우면 뭐 미쳤다고 냉동참치를 만나겠나. 우리 남자들이 아니라 적지 않은 여자들이 바로 매춘부 마인드구만 그래. 어?
    아 수컷 냥반들 뭐하시오 시방. 네? 그렇게 물러터져서 이 험한 세상 어디 신나게 살겄소, 아 그라요 안 그라요? 네?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남자 주늑들어서 이거 어디 살겠냐구요. 네? 이건 아닙니다. 이건 정말 아니에요. 우리 모두 다 같이...... 워───워───워!
     그게 능력이야? 어? 그래? 그게 능력이냐고! 능력 많아서 좋겠다, 남자 꼬시고 늑대 홀리는 재주, 멋지다 멋져. 우린 무능해서 매춘부나 만나던지 방구석에서 혼자 풀든가 해야지, 우리 같은 찌질이 등신이 별수 있나. 대단하다 대단해. 여자는 죄다 공주병 아니면 여왕벌이잖아? 그게 능력이야? 사랑이 뭐 그래! 잘하는 짓이다. 지들은 쉬운 여자로 살고, 헤픈 여자로 막살면서. 그러면서 우리 찌질이들은 매춘부들 만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부남이라면 환장하고 미치고. 윤리가 어딨어! 그게 사랑이야? 거지 발싸개 만도 못한 년들. 그러면서 또 맘에 드는 새로운 남자가 깜짝 출연하면, 어? 만나자마자 오빠 오빠, 보자마자 천사표 아니냐고 눈짓에 아양에 교태. 툭하면 꼬리치고 유혹하고. 파리 잡는 미끼는 포도주나 식초가 아니라 꿀이지. 다 흘리고 빈틈에 야한 노출에다 여지를 보이니까 별로인 남자들이 꼬이지. 심심하면 임자 있는 남자들을 넘보는 게 여자. 몰염치를 남자만 실행하나, 여자도 임자 있는 남자를 뺐는 여자 있지 않나. 딱 빼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흔들고 싶은 게 여자의 본능. 그러면서 남자한테 어딜 넘보녜. 숙녀 인생 일생이 발정기. 그러면서 사랑은 뭐 나비 같다는 둥. 나비긴 뭐가 나비야, 사랑은 나방이지. 먼저 들러붙어 빨대 꼿는 년이 장땡. 사랑은 선착순. 일단 붙어서 단물 쪽쪽 빨아먹고 단물 빠지면 환승이별하고. 더 괜찮은 놈 나타나면 언제든지 갈아타면 그만. 안 그런가? 뿐인가! 초반에 몸부터 베팅해놓고서 나중에 마음 안 받아준다고 삐져. 저주를 퍼부어. 독설을 뱉어. 지들이 실컷 남자를 따먹고 즐겼으며 성욕 제대로 해소시켰으면 말이야. 안 그런가? 아니면 아니라고 말을 하던가. 진짜로 아니라면 말처럼 떳떳하게 살던가. 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뭐야 그게? 어쨌든 됐고. 문단 넘겨서 남녀의 차이를 알아보자.





    3

    돼지는 다이아몬드보다 도토리를 좋아한다. 하필 딴 동물 다 빼고 돼지를 들먹여서 송구스럽다만 허나 지금은 이치를 따지는 무대. 몸매 좋은 돼지, 다름 아니라 필자가 최고로 좋아하는 여자. 그런 이쁜 육덕녀와 밀애라도 떠나봤으면 소원이 없겠네. 어쨌든 남자는 무조건 상향지원. 여자는 하향지원에서 고를 껀덕지나 되면 그나마 나은데. 그런데 남자와 달리 여자의 가치를 평가하는 잣대는 매우 한정된 것. 인종차별과 별개로 외모 차별은 사랑에 대해서 최고의 가치 기준. 영원한 진리. 끝없는 미덕. 그래도 남자는 외모 외에도 능력을 비롯해 거느린 후보군이 풍부하다. 벤치멤버 그야말로 오색찬란하다. 그런데 여자는? 
    여자는 오직 외모와 나이! 웃긴 여자도 좋고 돈 많은 여자가 왜 나쁘겠냐마는, 일단 원리가 그렇다는 데 대해서, 반대하시는 분 계시면 손 한 번 들어보시겠수? 챙피하니까 그런 거야 아니면 자기들끼리 다 짠 거야. 왜 아무도 손을 들지 않는데. 그럼 동의하시는 분은? 뭐야 쌍수를 들고 아니 두 손 두 발 다 들고, 심지어 거기까지? (절레절레) (절레절레)! 
    남녀의 사랑은 당연히 여자가 불리한 시장. 그처럼 일방적으로 게임도 안 되는 연애 시장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가 내밀 수 있는 최고의 필살기는 오직 그거 하나 뿐인데. 그런데도 헤프고 쉬운 여자? 개 1마리가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개 100마리가 그 소리에 따라 짖는다. 그게 과연 그럴 만한 일이냐 진짜냐, 와는 별개로. 그래도~ 늑대가 발광하면 하이에나도 날뛰고 미꾸라지도 춤을 춘다. 여자여 쉬워보시라, 당장 내일 소문난다니까요. 야구선수와 사귀었던 아나운서가 괜히 자살한 게 아니라니까 그러시네. 그럼 뭘 해, 여자들 세계에서 또 깐족이와 깔깔이들이 좀 많나? 염장 지르고 들들 볶고 이간질에 도가 튼 수다쟁이들이 좀 많냐고. 어? 인생은 한번 가면 그만인 것. 아끼다 똥 된다. 어차피 흙으로 돌아갈 육신, 너 처녀도 아니잖아 어쩌고저쩌고. 이러쿵저러쿵 살살 상황 잡고 분위기 몰아가고, 응? 그럼 팔랑귀들이 조바심 일어야지 별수 있나. 그러게 옆에서 짖건 말건 내 할 일은 내 인생. 남이야 뭐라 하건 신경쓰지 말고, 자기 주관대로 하셔야지 참 나. 그놈의 뻠쁘질과 팔랑귀 말도 못 허지 말도 못 해. 쉽게 오면 쉽게 가는 거 다 알지만. 그래도 또 갸우뚱갸우뚱. 긴가민간 골똘히 슬슬 마음의 빗장은 풀리고. 반신반의. 긴 거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알쏭달쏭. 사랑은 아직도 모르겠고. 상처입은 여자의 자존심? 그래 봐야 망둥이가 뛰니까 꼴뚜기도 뛴다. 천 마리 참새가 어찌 한 마리 봉이 될까. 쉽게 달아오르면 쉽게 식는 거 알면 뭐 하냐고. 시작이 나쁘면 끝도 나쁜데. 빨리 온 것은 빨리 간다? 파리라도 끓는 여자는 그럴 만한 뭐라도 있지. 꽃이 피었는데 남자가 일절 쳐다보지도 않는, 아니 아니, 쳐다보면 눈 버렸다고 남자들 얼굴 망가지는 여자. 그녀들 기분은 오죽하겠나. 슬슬 나이들어가는 선녀 심정 오죽하겠냔 말이다.

  • 독수리는 결코 파리를 사냥하지 않는다 : 남자는 내가 독수리라면 파리를 사냥하지 않는다. 그런데 여자도? 여자가 독수리여도 파리 끈끈이가 되는 일. 알 아시지 않습니까! 날파리 떨쳐버리고 팔색조와 사귄다면 또 모를까, 하이에나 소굴에 끌려가서 영원히 하이에나의 밥이 되었다는 여자. 누구 누구라는 거 잘 아시지 않냐고요. 첫 숟갈에 배 부를 수 없다. 나무는 일격에 쓰러지지 않는다. 기회가 도둑을 만든다는 법. 사랑도 모르는 거고. 사람 팔자 알 수 없다.
  • 호랑이는 아무리 배고파도 풀을 뜯어먹지 않는다 : 일평생 여자에게 먼저 껄떡거려 본 일이 일생을 통틀어 완벽하도록 제로(0)인 필자가 보기에는, 여자의 습성이 딱 그렇다. 그럼 뭘 해. 잔재주 비리비리에, 직업이 없어도 괜찮지만 의욕 그만그만, 완전 못생기고 그걸 커버할 뭐 하나 없는 걸로도 모자라, 바람기 풍만한 똥파리 드글드글 날파리 득실득실. 변심은 죽 끓고 여자들끼리 서로를 못 믿는데. 착하면 뭐 하냐고. 일단 속이 좁은데. 모든 걸 나한테 다 맞춰주라는 식인데, 나 잡아 봐라 놀이하는 연인끼리라면 몰라도. 그게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평범한 사안에 대해서까지 말만 많기 일쑤. 그래도 귀 기울여 들어주면, 뭔 내용은 없고 말만 많고 논리도 없고, 결론까지 없어. 권위에 약하고. 포장에는 더 약하고. 우기면 진짜 같고. 착하니까 툭하면 속고. 말발에는 더더욱 약하고. 쓰레기 중의 쓰레기를 말발로 포장한 글만 읽어도 긴가민가. 폐기물 중의 폐기물한테 끝끝내 버티다 넘어가기나 하고. 엉망진창 일관성 바닥이라고. 안 그런가? 나 유리하면 소녀감성, 나 성욕 도저히 못 참겠으면 여성잡지 2! 또 페미니즘 어쩌고저쩌고 하니까 거기다 대고 뭐라고 할 수도 없고. 우리만 그냥 돌아버리는 거지. 어? 안 그렇소, 남자들이여? 네? 이게 뭡니까? 네?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이게 이게 문명이 발달한 만물의 영장으로써 창피할 일이 정녕 아닙니까? 이건 아닙니다. 이건 아니에요. 그래서, 우리 모두, 들고 일어섭시다? 워───워───워! 
  • 사자 가죽을 쓰고 으스대던 당나귀, 귀때기 끝이 보여 망신살이 뻗치다 : 조신한 척 정숙한 척 쉬운 여자 아닌 척. 그럼 뭘해. 어제와 오늘도 다르고. 상대하는 남자에 따라 어느 때는 처녀처럼. 어느 때는 환승이별녀. 시시각각 다른데. 나 유리하면 여자는 그래요, 나 불리하면 저 그런 여자 아니에요. 타인의 과거는 까고 싶고, 내가 다리 벌린 남자들이 침대 위에서 나와 있었던 일들을 세세히 까발리는 건 싫고. 
  • 젊어서는 희망으로 살고 늙어서는 추억으로 산다 : 연애라면 약간 다름. 남자는 늙어서도 젊은 여자를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남자는 노형일지라도 희망이 있음. 우리는 숟가락 들 힘만 있어도 여자를 탐함. 우리는 문지방을 넘을 수만 있어도 여심을 눈독들이지 않을 수 없음. 그건 어차피 여자도 마찬가지. 다만 여자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똥파리랑 똑같이 껄떡거리면 안 되고 단지 유혹할 뿐. 그러니까 여자는 늙어서는 추억으로 살게 됨. 누가 여자 나이 50 넘으면... 워───워───워! 사실만 따져도 폐경기가 되면 애 못 남. 이성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자기만 손해. 감정만 앞세우면, 그게 바로 인간이 파충류이자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쪽으로 기우는 지름길.
  • 아첨은 친구를 낳고, 참말은 미움을 낳는다 : 여자한테 참말을 어떻게 하나? 그럼 어떻게 되나. 딸랑딸랑 뿌잉뿌잉 반짝반짝 병풍에 신부들러리만. 그러니까 수다 3시간이지. 논문을 어떻게 쓰고 논의해서 토론 결과 최선의 대책을 내놓을 수 없지 않냐고. 상황에 따라 리더와 4번 타자를 적절히 다르게 배치하고, 그런 거 여자도 잘하는데. 일단 사적 영역으로 들어가면 편이 짜이고 말 많아지는 거 말도 못 하는데. 
  • 하나의 쾌락을 위해 천의 수고 : 남녀의 만남은 결국 귀결되는 종착역은 더티러브. 반대론자의 고결한 심성이야 나쁘다는 게 아니라, 하이틴 드라마 감성도 다 좋은데. 가능성이라는 통로를 완벽하게 차단시키면 정확히 옳은 얘기. 남녀는 말을 섞으면 섞을수록 탈나기 뿐이 더 하나. 그래서 초반에야 재밌고 어쩌고 해도. 그 모든 것은 다 희박하디 희박할지라도 모두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 아니라면 거짓말. 부정해도 소용없다. 그러므로 기준선 턱에도 못 미치면 일찍 끓는 게 피차 이익. 그런데 시간 낭비 감성 낭비 돈 낭비 에너지 낭비. 낭비 아닌 게 없을 만큼 가지고 놀다가, 너 가라! 알 거 다 알면서, 너 가라! 
  • 마감은 작품의 꽃. 결말은 작품의 왕관. 마감을 잘못하면 꽁지 빠진 수닭 된다. 곧 결과가 중요한 것 : 그런데 일관성은? 결론은? 논리는? 궤변은? 억지는?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응애응애 삐악삐악 장단 맞춰 주라고? 상대의 구별 없이 오른손을 주지 말라고,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수컷을 가지고 놀아. 고양이의 장난은 쥐의 죽음이다.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고, 맺고 끊는 맛도 없고.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뿐만 아니라 심심하면 바껴. 툭하면 변해. 걸핏하면 싫증. 아니 그렇소? 
  • 양의 탈을 쓴 늑대의 본색은 탄로나는 법. 언제가 됐든! : 나설 때 나서야 하듯. 피하고 고개 돌리며 무시할 줄도 알아야 하는 것. 곧이곧대로 살다가는 나만 피곤한 게 세상사. 똥파리부터 똥개까지 오는 전화 족족 다 받고 그거 어떻게 다 상대해 주나. 야무질 못하고 강단 없으며 거절도 못했다가는 인생 피곤해지기 쉽상. 마음 약하면 그 대가 역시 없을 수 없다. 이 세상은 속임수와 가짜와 싸구려가 태반. 왜 아줌마들이 잘 듣지를 않겠나. 듣기만 하다가 지금처럼 남편 흉보게 됐거든. 그래서 아줌마들 허세가 좀처럼 사실적이지 않은데 소녀감성부터 처녀는 거기에 또 속고. 지금 남편을 옛날에 처음 만날 때, 당시 커피잔을 들며 손을 덜덜 가녀리게 떨길래 나 때문에 설레는 줄 알았는데, 알고 봤더니 금단현상 알콜 의존증에 수전증. 첫 데이트하며 손을 잡는데 남편 손이 땀에 젖길래, 아아 나를 만나 떨리고 긴장해서 그러는구나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다한증. 첫인상이 좋았고 긴장해서 첫눈에 반해서 말을 더듬는 줄 알았는데, 원래 말을 더듬고 발음도 이상해서 그거 평생 안고 살아야 하더라는 거. 순진했다가는 나만 손해. 그렇다고 약아빠지란 말이 아니라 착해빠지면 이 세상으로부터 벗겨먹기 딱 좋은 먹잇감이기 일쑤이니 하는 말. 늬 편 내 편이 어딨나. 여자의 적은 여자 뿐만이 아닌데. 당장 등만 돌려도 내 욕 할 사람이 어디 한둘이어야 말이지. 수다 3시간 가운데 화장실도 내 맘대로 못 간다니까 그러시네. 아무도 믿지 말고 빈말에 좋아해도 정도껏. 저승은 좋은 의도로 포장돼 있다. 잡초는 늘 자란다. 가는 밥 먹고 속편하게 살랬다고, 우리는 언제 어떻게 베팅해야 할지 확실허게 알거든. 그런데 여자는? 부지런한 개가 더운 똥을 먹기도 하고, 서두르면 발꿈치에 걸려 넘어지고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들은 항상 어떤 속셈이 있다. 세상사 이치는 그것. 두 사람이 한 말에 타면, 한 사람은 뒤에 앉아야 하는 것. 인생이란 내친 걸음이요 열어놓은 뚜껑. 어쩌면 이판사판. 손 댄 일은 끝장을 봐야 하니, 장부가 칼을 뽑았으면 결판을 내야 하는 것. 아마도 사랑이란 그런 것. 단, 서로 죽고 못 살며 좋아하는 사랑만.  
  • 바보들도 사랑의 기쁨을 안다. 미련 곰탱이도 남자는 이탈리아 여자는 우크라이나 그 쯤은 안다 : 그럼 뭘 해! 별로인 남자들만 꼬이기 때문에 숙녀는 괴로워. 그런데 그런 여자를 바라보는 다른 여자들은 배 아퍼. 속 뒤집어진다고. 그래서 기어코 걜 하이에나 천국으로 떠밀어버려야지만 직성이 풀리시지. 아니 그렇소? 질투심 없는 여자가 어디 여잔가? 그런 예가 어디 한둘인가? 여자는 자고로 질투의 화신. 내가 직접 그래 봤다, 자주 그런다, 간접적으로 보고 듣고 지켜봤다. ~에 해당사항 있으신 여자분들, 어디 손 좀 들어보시겠소? 가만가만...... (손차양) 맙소사, 세상에나! 기가 막히는구먼 기가 막혀. 

    사람들은 남 얘기하는 걸 좋아한다. 이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게 남 얘기하는 거. 속된 말로 톡 까놓고 말해서, 어? 남 얘기하지 않으면 뭔 재미로 이 세상을 사나. 안 그런가? 만약 남 얘기를 하지 않을 정도로 우리가 성인군자라면, 그건 곧 내 얘기만 해야 한다는 이치인데. 내 얘기만 해야 한다? 일단 내 얘기만 할 할 말도 변변치 않고, 남 얘기만 들어주고 들어주고 그러다 속만 뒤집어지지. 아니 그런가? 할 말도 없고 할 일은 재미없고. 학교 가기 싫고 일하기도 짜증나고. 아니 그런가? 먹고살려니까 다 일하는 거고. 배움에 때가 있고 과정이니까 미래를 위해서 다 공부하는 것일 뿐. 아니 그렇소? 남 얘기하는 게 뭐 어때서. 원리 따져서 어떤 범주 안에서만 놀면 그만이요, 여자들이 남자들한테 잘 보이기 위해서 화장하는 게 뭐 어때서! 방종이자 몰염치까지 건너가지 않으면 적당히 놀 수 있는 것. 원리와 함께 논리적으로 즐기면 그만. 무의식을 모두 드러낼 수는 없지만,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 리본으로 묶고 아닌 척 착한 척 그래 봤자, 속마음은 속일 수 없지. 그걸 어찌 속여. 
    사랑할 수 있을 때에 사랑하지 아니하면, 사랑하고 싶을 때는 사랑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여자 전성기가 확실한 만큼 임자 있는 남자한테 꼬리치고 유혹하며 여우짓하는 여자들, 남자들 바람기처럼 결코 적지 않다는 거. 여자가 책임져야 할 일. 친구 얘기 들어봐도 꽃 들고 기다리는 남자랑 사귀다가 같이 살다가 일직부터 한눈팔고 바람나기도 하고. 것도 똑같은 방법, 똑같은 선물, 똑같은 연애 패턴으로 이 여자 저 여자한테. 여자는 내 남자한테 정착한다 할지라도, 우리 남자가 어찌 그럴 수 있나, 어? 남자로 태어났는데! 다 그렇다는 게 아니라, 여우짓 하는 여자의 비율과 성정이 뚜렷하듯, 남자들도 1번에 1이라는 철칙에 무딘 남자들 뻔하다 그 말씀. 그러게 뭐한다고 남자랑 똑같이 타석주의자가 되냐 그거지. 그놈의 징글징글한 하이에나 파리 끈끈이. 첫사랑 똥파리한테 농락당하고, 바람둥이 늑대의 농간에 놀아나고. 그러다 어느 날 보니 난 여성잡지 2. 남편 몰래 먼저 바람피우든, 아니면 예비 맞바람이 진짜 맞바람 되든. 안 그래도 여자 성 그래프는 이미 절정. 옛말에 남편의 죄는 문턱에 머물고, 아내의 죄는 집안에 스며든다고 했다. 그런 그녀를 두고 뭐, 소녀가 소녀감성을 논한다? 미친 거지. 정신 나간 거라고. 틈만 나면 사랑 어쩌고저쩌고 해 봐야, 유행가 가사 그거 다 뻥. 지저귀는 새는 스스로를 파는 셈인 것. 얼굴 팔리면 나중 차마 하고 싶어도 꼴값마저 못할 수도 있는 것. 과거 까발려지면 남자는 전적이요 여자는 말 그대로 과거. 멀리 갈 거도 없이, 거사 치르면 당장 내일부터 발 없는 말은 천리를 가는 것. 페라리나 천리마도 혀를 못 따른다. 두 사람의 비밀은 개인적 비밀, 세 사람의 비밀은 모두의 비밀. 숙녀 숙녀. 여자 여자. 부드러움 부드러움. 일기예보냐 여자의 변심이냐. 여심은 무슨. 그분들 마음을 만족시키느니 차라리 남자 말보다 옆집 똥개 말을 믿지. 두 여자를 화해시키느니 전 유럽을 통일시키는 게 훨씬 낫다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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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 팔려서 좋은 일, 쪽팔리는 폭망 개망신. 
    전자와 후자조차 구분 못 한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 분간이 될 수밖에 없다면. 그럼 구닥다리 똥차가 아니라 최신형 최고급 뚜껑 열었다 닫혔다 스포츠카를, 응? 우리들 남자는 죽기 전에 반드시 고급 스포츠카를 꼭 한 번 타 봐야 하는 법. 게다가 최신형 심지어 여러 대를. 그런데 그 화사한 야생마는 알고 봤더니 돈만 내면 아무나 다 몽땅 죄다 다 탈 수 있는 싸구려마? 역시나 겉만 번지르르한 아름다움은 맛없는 포도주와 같다. 개나 소나 다 타는 게 무슨 한정판이요 고귀한 희소품이라고. 똥파리처럼 환장하고 달려드는 상남자. 고품격 살롱 마담이 말하기를, 100퍼센트 많이 가 봐야 2년인 것. 길어야 2년. 응? 물론 2년 견적 어두우면 2달째부터 슬슬 바깥으로 돌 테고. 아니면 거짓말. 하이에나와 똥파리가 남 생각할 겨를이 어딨나. 무조건 내가 가지면 그만. 10번 100번 1000번 찍으면 다 넘어옴. 장미를 원하는 사람은 가시를 존중해야만 한다, 그건 촌닭&뱁새 이상 분들 얘기고. 그러게 팔색조를 기다리고 나를 가꾸며 내 값을 높여야지. 자존심을 시궁창에 버릴 일 있나. 우아함 없는 아름다움은 미끼 없는 낚시 바늘인 것. 사람은 겪어보아야 알지. 신발이 아무리 멋져도 결국 질질 끄는 슬리퍼가 되기 마련. 
    말하자면 남자는 트로피와 명화와 꽃과 안온한 가정을 원하는 반면. 여자는 여자도 그렇긴 한데, 여자는 너무 복잡하다. 그건 뭐랄까 애들이 줄 달린 풍선, 공기보다 가벼운 기체가 들어있어서 공중에 뜨는 각종 캐릭터 모양 풍선의 줄을 가지고 노는 일. 그게 웃기고, 재밌고, 멋지고, 아름답거나, 아늑하며, 포근하다면 모를까. 왜 하필 쩜쩜쩜... 쩜쩜쩜... (절레절레)! 하루 웬종일 뭘 하던지 손에서 거울을 떼지 못하는 거울녀. 또는 일생이 연예인병. 그 정도 중증이라면 몰라도 여자는 결국 여왕벌이네. 그분들 마음을 남자가 어찌 알겠나. 꿈에도 모르지. 상상 초월. 그러다 우리한테 넘어올 수밖에 없는 거고. 허허허. 그런데 간혹 시작이 좋지 않기 때문에 더럽게 끝나는 사랑도 있다. 아니 많나?
    그럼 결국 단맛 빠지고 나면 씹던 껌을 버려야 하는 건가? 그래서 애쓴다 애써 라면서 여자는 남자를 만나 주는 것일까? 짝사랑이 가상하다면서 촌닭은 굴러오는 과실을 먹어는 주는 것일까! 끝끝내 사랑이란 둘 중 하나. 나 사랑해? 아니면 내가 오빠 이럴려고 만나?! 그러다 나중 대충 살자로 귀결. 미남은 선녀의 집요한 짝사랑에 몸만 받고, 늑대의 끈질긴 구애에 양은 마음만 주고. 또 다른 경우의 수는 뭐 그러려니 넘어가고. 그런데 그와 비슷한 일리는 알고 보면 매우 흔하다. 
    A. 흑백 드라마에서 '소란 피우지 않기'라는 의미. 남과 하인 앞에서든 어디든. 시시콜콜한 생각과 은밀한 속마음, 은근한 선망, 사생활 보호 본능이 삶에 대한 본능만큼이나 강한 습성. '남들에게 노출된 삶을 사느니 차라리 죽는 길을 택했을' 그런 인습. 그래 봐야 인간의 본성은 반대. 딸랑딸랑 반짝반짝 뿌잉뿌잉. 그래 봤자 인간은 벌거벗은 임금님. 바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인 것. 그래서 뭘 모르는 숙녀는 그와 정반대로 어떡하면 잘 팔릴까 그 생각뿐. 일생이 연예인병. 그러면서 자긴 뭘 좀 아는 남자를 좋아하고, 말이 통하는 남자가 이상형이래. 뭐래?
    B. 외모는 무조건!! 나랑 비슷해야 함. 결혼할 땐 더더더욱. 나와 외모 비슷한 남자와 결혼 못하면 노처녀로 죽어도 됨. 
    C. 제비 본능! 남몰래 연애, 우리는 얼굴 팔리는 걸 이 세상에서 제일로 싫어한다. 
    D. 여자는 남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화장을 한다. 플레이보이일수록 딴 여자는 그렇고 내 여자는 아니라면서 쥐락펴락. 
    E. 잘생기면 얼굴값 못생기면 꼴값. 로맨티스트는 또 그녀 마음 맞춰 줘야 하는 것. 왜? 우리는 최고급 맞춤복 제단사이자 헤어드레서요 쇼팽 스페셜리스트 연주자니까. 
    그야 어떻든 온통 흰색으로 잘 칠해놓은 작은 집은 세 놓길 원하는 것. 사람이란 자고로 누구나 벌거벗은 임금님인 것. 아끼다 똥된다. 그러나 막살면 안 돼. 절대 안 돼. 인생 포기? 꼬리표는 죽을 때까지 따라다님. 통상 살아보니 대충 살면 촌닭계에서 위가 아니라 아래로 파도타기가 되더군. 정말 정말 그렇더란 말씀. 그래서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몇몇 사안에 대해서만큼은 절대로 <최선을 다하자> 라는 기준선을 양보하면 안 됨. 타협은 없음. 일절 없음. 어림도 없음. 정말 정말 좋으면 간절히. 아주 아주 원하면 필사적으로. 다만 꿈이 그렇다면 왕창 풍성한 시절을 투자해서 크게 실패하는 거고. 그게 아니라 남자 대 여자인데 상대가 싫어하다 수갑 찰 수도 있는 거고. 물론 뻔트는 얼마든지. 쨉은 다다익선. 단지 남자는 전적이요 여자는 과거. 그게 연애사. 똥파리 전마누라 말마따나, 불륜은 안 걸리면 그만. 예비 맞바람녀의 사랑관처럼 단 1번 한눈만 팔아도, 1 대 1로 만나서 달랑 커피만 마셔도 사랑은 끝. 영원히 끝. 영영 남남. 그러게 왜 그랬냐고. 여자가, 골빈년이라고 놀림받으면 기분이 좋단 말이지? '기다리고, 절약하여, 최고의 제품을 사라.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물건을 얻을 때까지 버티라'. 라는 말처럼. 물건이 이성이건 어쩌건. 확신이란 바로 그런 것. 어차피 싼 게 비지떡. 잡다한 거 사 봐야 나중 버리기 귀찮음. 사랑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음. 심지어 사랑도 일. 솔직하지 못하면 절망을 딛고 성숙해지면 다행인데, 대체로 시간 낭비 돈 낭비 정력 낭비 에너지 소비, 혹시라도 더러운 과거일지도 모름. 개나 소나 다 타는 시승식. 개나 소나 다 나눠주는 사은품. 사이코패스와 흉악범과 똥파리와 하이에나 등 가리지 않고 쫌만 노력하면 가리지 않고 싹 다 마음을 주는 멍청녀는 필요 없고. 최고 중의 최고만 가려서 소비. 단! 딱 1개의 공주를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가상의 첩일 뿐. 남자나 여자나. 사극의 왕이나 여왕벌이나. 아무튼. 그러니 화장발, 조명발, 사진발, 구미호의 꼬리치는 짓에 속으면 안 됨. 유혹에 맞서는 가장 효과적인 방어는 그대 눈을 감는 것. 그래도 아이쇼핑이 뭔 죈가. 뭐야 안 그래도 다들 그렇게 살잖아? 남자들이야 너는 너 나는 나, 너는 지존 나는 화신. 서열 따지고 접어주고 허세에 허풍에, 으쌰으쌰 그래 봐야 각자 말하고 각자 듣지 않고. 그렇지만 반대로 여자들은 누구나 내가 최고. 거리에서 여자를 봐 봐 잘 관찰해 보시란 말이야. 여자는 죄다 누구나 다 여왕벌인 것. 여자 10명이 보이면 그 여자 10명은 죄다 여왕벌. 뭐라고? 등에 식은땀 쭉 나는군. 남자들 으쌰으쌰에서 리더 선출이냐, 여자들 친목에서 왕따냐. 뒷담화 거들기 편들기 남편 흉보기, 여자도 여자들 불문율이라면 고개를 돌리는 것. 장점도 많다만 사실은 사실인 것.  
    그래서 여자를 조심해야 하는 것. 
    하여, 맹인 남자의 아내는 화장할 필요가 없다. 
    여자들은 남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화장을 한다. 
    맹인 남자의 아내는 누구를 위해 화장을 하는가? 여자의 적은 여자다. 
    이 세상은 여자에게 남자들로부터 시선 받기 경연장. 남자들로부터 시선 받기 총량에서 지기 싫으니까 여자는 화장을 한다. 양적 정량 뿐만 아니라, 시선 끌기와 관심 받기의 우수한 질적 총량에 대해서까지 그녀들은 부인할 수 없는 경쟁 관계. 영원히 언제 어디서라도 무한 경쟁 관계. 그와 동시에 여자는 남자 구경 알게 모르게 실컷 즐긴다. 아니라면 거짓말. 그거 못하는 여자는 0이라고 봐도 된다. 그거 만끽하지 못하는 여자라면 100퍼센트 덜렁덜렁 고추 달렸음에 틀림없다. 잘 보이고 싶은 남자가 적든 많든 잘 보이고 싶으니까 여자는 화장을 한다. 아니라면 거짓말. 딸랑딸랑 반짝반짝 뿌잉뿌잉 새콤달콤. 남자보다 여자한테 인정받으면 (아마추어보다 프로에게 인정받는 게 더 고급이듯) 더 기분이 좋으니까. 풀메이크업 하고 아까워서 어떻게 집에 일찍 들어가나. 억울해서라도 그렇게는 못하지. 적당히 얼굴이 팔려줘야 내 마음이 그나마 편허지. 그러다 만남 남자. 그런데 나중 알고 봤더니? 화장 지운 맨얼굴에 대실망했다는 남자 마음. 여친 쌩얼 너무 못생겨서 속 상하다는 남자, 남자에게 정떨어지는 여자 마음처럼 남자나 여자나. 여자는 남자를 이해 못하듯이 남자도 똑같다.
    <여친 쌩얼본지 3주 됐는데, 아직도 처음 야동볼 때 충격처럼 계속 머리에서 아른거림. 화장한 얼굴이랑 너무 차이난다. 솔직히 쌩얼 보고 마음 식은 거 같다. 여친이 스킨쉽 할 때 벌레가 기어가는 거 같고. 조만간 핑계대서 해어져야겠다. 아 진짜 화난다. 여자들 화장빨 원래 이렇게 심했나. 사기당한 기분이다>
    그럼 여자들 부글부글 속이 편치 않지. 쌩얼도 이뻤음 널 만났겠냐, 눈화장이 특히 전후 차이가 말도 못한다 기타 등등. 그래 봤자 남자가 여자 외모 보는 거나, 여자가 남자 능력 따지는 거나. 똑같음. 마찬가지. 쌩얼까지 사랑해 줄 남자가 따로 있고. 3년이든 뭐든 그 이상으로 사랑해주는 여자도 따로 있고. 남자가 가발 썼다가 나중 대머리를 들키고, 키높이 깔짱도 걸리고, 돈 지지리 없는 거지인 거까지 들통나면 뭐 여자는 얼마나 좋겠나. 심지어 나이도 속이고. 여자는 동거 전력을 속이고 남자는 현재 유부남이걸 꼭꼭 숨기고. 그처럼 끼리끼리 만날 수도 있고. 남자가 능력을 과대 포장해서 허세이자 허풍으로 과시욕을 뻥 튀겼다 나중 탈로나면 여자라고 얼마나 기쁘겠나. 쌩얼 봐도 괜찮은 남자가 있고, 아닌 남자도 있고. 남자 돈만 보는 여자도 있고, 아닌 여자도 있고.
    그래도 우리들 본연의 의무는 꽃을 찬양하는 것. 그러므로 오늘 아름답던 꽃이 내일에는 한바탕 꿈일지라도, 그건 내일 얘기.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 내일도 날이다. 서두를 필요없다. 빨리 익는 것은 빨리 썩는다. 그래서 우리에겐 내일은 없다. 뭐? 아니다. 내일은 있다. 그러므로 나는 당장 에밀리와 데이트하려면 품위 유지비가 절실했던 것이다. 펑펑 쓸 돈이 없어서 살짝 유감이었던 셈인 거지. 
    어쨌든 행복한 인생을 위해서는 숨어 사는 게 최선이다. 돈만 많고 아무도 날 모르면 그게 난봉꾼 아니 로맨티스트에겐 최적인 거지. 그럼. 안 그래도 우리는 화려한 사교계를 은퇴했기 때문에 여자 보기를 돌맹이 보듯. 우리는 여자 관심 없다. 그럼. 어차피 혜택은 부담을 동반한다. 징징대고 투정하고 말 많고. 책임도 따르고. 피임도 신경 쓰이고. 붙어서 안 떨어지면 답답하고. 어? 우리는 발에 채이는 게 여자다. 숙녀, 아주 그냥 신물이 난다. 여자라면 아주 그냥 지긋지긋하다. 찌긋찌긋. 지겹다. 짜증난다. 질렸다. 그쪽을 보고서는 오줌도 안 눈다. 안 그래도 이 세상에는 상태가 안 좋은 여자 엄청 많다. 그런 분들로 꽉 찼다. 두 남자를 사랑하는 아내가 있다면, 악마여, 그 여자를 데려가길! 여자는 벌과 같아 그대에게 꿀을 주거나 침을 쏜다네. 여자? (절레절레)! 여자보다는 차라리 황금. 돈 있는 바보는 부자, 돈 없는 바보는 바보. 어차피 (몸짓)~이면 그거도 문제없다. 우리가 활동하면 그건 일도 아니다. 그런데 곰을 잡기 전에 곰털을 팔지 말라했거늘, 대어를 잡아도 이미 수없이 잡은 것마냥, 어? 이게 도대체 뭐 하자는 건지 참 나 거 원 이거 영 뭐 재미도 없고. 허허. 좌우지간 삐걱거리는 문이 오래간다. 아울러, 고양이에게서 태어난 것은 쥐를 잡으리라. 환상머신이 완성되는 그날까지 우리는 달려야 한다. 하오나 그건 다 뻥이고. 뭐든 뻥 다 뻥! 우리는 뭘 해도 재미가 없다 재미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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