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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는 별이 있고, 땅에는 꽃이 있으며, 그대 앞에는 하이에나가 있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노노노노노노노! 
    당신은♪~ 똥파리한테 선택받기 위해♬~ 태어난 걸레~♪! 
    똥파리님으로부터 간택받은 숙녀. 허나 배부른 늑대는 잡은 물고기한테 밥을 주지 않는 것. 그래서 패전이라는 자기 전적의 책임이 중요하다. 남녀 공히 사랑의 열매를 선망하나 방식은 정반대. 공을 차고 쫓고 때리고 집어넣고 어쩌고저쩌고 난리 블루스를 추는 남자야 말 그대로 연애사. 몇 승 몇 패 무승부 몇 번. 허나 여자도? 똥파리가 하도 치근대길래 만나줬더니 딴 애가 더 이쁘다며 진한 사랑 딱 1번 끝나니까 도망가더라, 넌 그랬니 얘~ 난 그래도 10번은 채우던데 그럼 뭘 하니 시작하자마자 끝나는데, 하이에나가 하도 찝쩍거리길래 사귀어줬더니 일찍도 바람피더라, 촌닭이 집요하게 껄떡거리길래 결혼해줬더니 몰래몰래 바람피더라? 절반의 책임은 바로 낭만적인 사랑의 동지라는 여자의 몫. 딴년이 열심히 꼬시고 신나게 꼬리치니까 그놈은 딱 넘어가는 것. 그래서 결국 그녀는 마침내 사랑의 순위라는 여자의 판타지를 실천하게 되는 것. 태어나기는 엄마 스타일인데 얼렁뚱땅 이모 스타일로 전환되는 게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과정이 그렇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엄마 스타일인 여자는 다 따로 있고. 환승이별이 딴 게 아님. 따라서 아줌마 허세는 일찍부터 이미 여성잡지 1로 낮춰지는 것. 무슨 옛날처럼 요즘 애들도 동요 부르고 동화책에 나오는 요정 꿈을 꾸나? 동심이야 당연한 거다지만, 그분들도 일찍부터 세상을 아는 것. 그 세상 물정이란 무엇일까? (엄마가 어린아이에게 하는 말) 
   「네가 벌써 돈을 아는구나~!」 
    허허허. 그나마 저런 애교면 다행. 말발 좋은 꼬마는 안 친한 어른한테 대놓고 따진다. 예를 들면,
   「세상사 그렇죠. 어떻게요? 일단 들어보세요. 네? 자, 시작할까요? 이미 시작했는데 왜 시작했냐고 참견하지 마시구요. 아 글쎄 왜 나냐고 묻지 마시라니까요. 거 참 아실 만한 분께서! 그러니까 말이죠~ 어른은 폼 잡고 멋진 말 몇 마디 딱 하려고 했는데, 꼬마가 먼저 선수쳐서 꿈이 뭔 필요 있녜. 어차피 다 돈 많이 벌고 부자 되려고 그러는 거 아니냐면서. 히포크라테스 선서요? 물론 고맙고 좋은 사람들이 태반이라지만 잘 아시잖아요? 나이팅게일 선서를 했던 처녀와 바람피는 유부남 의사가 아줌마 커뮤니티에서 유명해지는 일. 법원에 가면 볼 수 있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법과 정의의 여신, 태미스! 법복을 입으신 법관 나리 수장님들께 꼬박꼬박 검사와 변호사가 무조건 붙여야 하는 수식어가 뭐죠? 그렇죠~ (딱) 존경하는! 그럼 뭘 해요? 네? 그럼 뭘 하냐고요. 그래 봤자 얼마 있다 정계에 진출하려는 교두보일 뿐인데요? 물론 꿈이 바꼈네 자기 인생이네, 그 말도 틀린 말은 아니죠. 안 그래요? 그럼 뭘 하냐구요, 얼마 있다 떠날 님인데 곧 있으면 법복 벗을 양반인데, 곱디 고운 목소리로... 개인의 자유라지만 좀 착잡하긴 하죠. 네? 어차피 떠날 사람. 다 그렇다는 게 아니라, 세상사 그렇고 그렇다는 거 우리도 알 거 다 안다는 거죠. 네? 뭐 어른 입장이시니까 폼 잡고 동네 꼬마한테 뭐 좀 있어 보이는 말씀 좀 하고 싶어 하신다는 거. 우리가 왜 몰라요? 네? 그럼 뭘 해요. 아저씨 말만 길다고 소문나서, 주변에서 일체 말 걸지 말라고 질문하지 말라고 소문 쫙 퍼졌는데요? 뭐 너네 아버지 뭐하시냐고요? 그런 말 좋아하는 사람들 특징이 뭔 줄 아세요? 자기 껀 안 밝힌다는 거예요. 자기 껀 장점만 부풀리고, 불리한 건 감추고. 정작 알고 싶으면 남의 약점 캐서 터놓고 대화하고 싶다면, 자기 비밀과 과거를 먼저 밝혀야 하는 거 아녜요? 아저씨 대학교 어디 나왔어요? 우리 아빠는 어디─어디─어디 출신이에요. 우리 세계에서 사립 출신을 얼마나 따지는 줄 아세요? 아저씨처럼 어설프게 끝자락 MBA 말고요, 네? 꼬마들 교복 같은 첫 단추를 말하는 거죠. 촌스럽기는~! (절레절레). 태생이 거의 다죠. 네. 아저씨 빌딩 1개 세워서 회사 7개 거느리고, 고등학교 친구들 불러서 이따금 비싼 술 마시고, 부자 친구들 만나서 목소리 키우고. 그래 봤자 아저씨 뱁새라고 소문 쫙 퍼졌는데요? 아저씨 1년 연봉 얼마예요? 아저씨 부동산 관심 많죠? 그래 봤자 내가 가진 주식이 얼마큼인지 알기는 아세요? 물론 나중 어떻게 행운에 힘 입어 아저씨가 돈으로 1등을 할 수도 있죠. 그럼 뭘 해요. 우리는 아저씨 상대하는 거 싫죠. 아저씨 같으면 좋겠어요? 딱 싫죠. 그럼요. 이미 다 그런 엇비슷한 말씀 하셨던 거. 듣고 보고 아는 마담이 어디 한둘인가요? 네? 아저씨 눈치 없어요? 어른이 눈치가 없으면 어떻게 해요, 네? 눈썰미 그거 집에다 놓고 오셨어요? 자존심만 가져오시면 어떡해요. 네? 보면 몰라요? 상대를 잘못짚었잖아요. (손짓) (몸짓)」
    물론 과장이자 허구에다 비약 아닐 수 없다. 재미없었나? 그럼 다음을 기약하고. 어쨌든 본 주제로 돌아가서. 
    그러므로 선행학습과 상식-교양-잔재주 평균부터 옛날에 비해 남다른 세대, 여자는 허영심 불충족을 유치한 허세로 때우는 것. 촌놈 군단이 최선을 다해 그녀를 따라다니고, 좇아다니며, 꽃 들고 기다려주지 않았기 때문일까? 「우리 오빠가 내 첫 남자다, 내가 남자를 정말 정말 많이 만나봤는데, 우리 오빠처럼 말이 통하는 남자는 여태 단 1명도 없더라~」 그녀와 차 1잔을 마셨든 어쨌든 안면 있는 늑대, 촌닭, 똥파리, 하이에나가 알면 기가 찰 일. 세계 허세 대회 챔피언부터 유력한 차세대 도전자들까지 모두 여자가 잠식했다니, 그 바닥 알만 하다 어쩐다 그분들 떠들썩할 일만 남은 것. 남 일 참견하고 싶진 않다만 그분 고운 입술에서 나올 말씀은 적어도 아닌 것 같다 어쩐다 하면서 말이다. 세계 허풍 대회 역사를 새로 써야겠네..! 일류대 갈 수 있었는데 안 갔어, A급 연예인 되는 거 일도 아닌데 하기 싫었어, 듣기는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 아니라 하지만 나 좋다는 남자들 다 튕겼어. 나 좋다는 남자들? 남자는 바보네. 딱 바보.
    그럼 정말 '사랑 = 허세'인 것일까? 어떻게 보면 틀린 말도 아니다. 아무리 사랑이 아름답다지만 그 어떤 버러지 만도 못한 사랑. 괜히 사랑과 의리가 일부 결부되는 게 아니다. 괜스레 교제 기간에 따라 통계와 그래프가 선명하게 그려지는 게 아니다. 여성잡지 2가 뭐래나, 성욕이 식욕이라지 않나. 새것은 모두 좋게 보이는 법.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에서 끌려 내려가기 전까지 노장은 끝끝내 남고 싶은 것. 그래 봤자 탐스런 열매는 만년 풍년이고, 꽃밭에 향긋한 화사함은 항상 만발하는 것. 영원히. 그런 한편, 오늘도 왜 우리에겐 남자친구가 없는 것일까 라면서 그녀들은 수다 3시간으로 사뭇 진지하기 바쁘다. 사랑의 칼럼을 쓰면 뭘 하나. 현실과 이상은 완전 딴판인데. 새로운 판짜기처럼 새로운 칼럼 매번 써도 가난한데. 늘상 사랑에 관한 짤막한 요점을 말하면 뭘 하냐고. 그래도 정계와 재계 인사가 폼 잡는 동안 물개 박수는 죄다 타 업계가 속된 말로 싹스리하는 것. 그게 오락산업의 생리. 연애 학계 사랑 업계가 어딨나,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 주제에 관한 한 타고난 천재요 불세출의 박사이자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권위자인 것을. 그러니 사랑도 긴말은 아마도 환영받기 힘든 법. 그래서 사랑에 관한 짧은 문장 한두 개를 덧붙이자면 이와 같다. 
    1) 첫 잘못이 두번 째 잘못의 잠자리를 마련한다. 
    2) 첫 잘못은 두려워말고 두 번째 잘못은 피하라. 
    1이고 2고 자시고 똑같은 얘기. 모두 첫 단추를 잘 끼라는 말이다. 넘어졌으면 일어나라는 말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란 말이다. 무슨 첫 단추 못 끼는 게 자랑인가? 전남자친구가 키스 (개)못했다는 둥 어쩐다는 둥, 연애사 전적을 숙녀가 공개하면서 남성 편력을 광고하는 일. 그마저 초라한 (일부) 촌년은 속 뒤집어지고, (일부) 선녀는 허세만 발달하기 마련. 여하튼 사랑이란 귀걸이를 처음 단 처녀의 마음 같은 것일까, 아닐까? 알 게 뭐야! 꼬시면 혹하고, 들으면 팔랑귀는 나부끼며, 껄떡거리고 찝쩍에 똥파리 군침과 하이에나 눈독에 정신 못 차리는 당사자가 문제지.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꽃과 화병. 명화와 액자. 그렇다고 그림이 모두 명화인가? 그럴까? 세계 양대 경매 시장인 크리스티와 소더비. 여자를 그림으로 비유하자면 시간 대비 걸작의 값이 폭등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사실은 논하기 차마 슬프지 않나. 그래 놓고 결별에 따른 패배감 때문에 상대를 탓하는 거야 당시의 마음이라 쳐도. 다음 사람에게도 그 화려한 연애사 전적을 공개함과 동시에 전남자친구를 거의 소개하듯 사랑의 차트를 거느린다? 미친 거지. 매춘부네. 제대로 미친 거라고. 미녀 왈, 
   「내가 남자를 정말 많이 만나봤는데 득점 순위, 진한 사랑 버티기 기록 순위, 꽃 들고 쫓다다니기 기록까지 누군 어떻고 누군 어땠고... 아아 레슬링은 누가 잘했고 키스는...」
    남자 29명을 한 숙녀가 다 가지겠다는데. 그럼 현재의 사랑 그 남자 1명의 마음은 뭐고. 뿐만 아니라 남자 29명을 향한 딴년들 30명의 마음은 뭐가 되나. 술집 여자? '다음 사람에게는'~라는 노래 제목에 그녀는 가슴이 뜨거워진다. 첫 만남에 키스까지... 쉿! 
    자기 연애사를 떠드는 거야 사석에서 그녀들끼리 논한다면야 누가 뭐라겠냐고. 절대 말하지 마! 아무도 믿지 마! 그런 게 그냥 드라마 대사가 아니라,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일이 되면 어떡하나. 그럼 곧 버러지 만도 못한 사랑과 짐승만도 못한 사람 되는 거지. 귀를 뚫기 전에야 귀걸이에 대한 이상과 꿈이 있겠지. 그렇다고 귀걸이를 달고 보니 나중 마음에 안 드네? 변심은 가만 보면 너무 이기적인 것. 그렇다고 귀걸이는 그 귀가 여전히 마음에 들까? 새것은 모두 흥미가 있다. 뿐인가? 꼬마는 가는 곳마다 거인을 본다. 송사리 3만 군단, 똥파리 7만 전력, 하이에나 전사 12만 세력의 굶주린 사랑. 바로 그 때문에 적지 않은 숙녀가 입을 헤~ 벌리면서 침 질질 흘리면서 정신 못 차리는 거지. 안 그런가? 어디, 위만? 그래서 잡은 물고기한테는 밥을 주지 않는다 라는 말은 알 게 모르게, 통용되는 것. 반론은 언제나 대환영! 상대해드린다니까 그러시네. 





    2

    연애할 때야 뭐 그렇다 치고. 다음으로 법적으로 구속력이자 사랑의 의무와 가족 구성원의 책임감마저 지당해졌을 때. 크게 따져 다음과 같이 나뉜다는 건 지극히 합당한 일. 그 합리적인 간편성을 어른들, 특히 아줌마들은 적극 동조한다. 완전 대찬성이지. 왜? 바로 당신께서 하고 싶은 말이거든. 

  • A. 남자 권력이 우세. 남자가 대체로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남자 실권이 세단 말은 곧, 여자가 남자를 더 좋아하는 형세. 
  • B. 여자 권세가 더 셈. 여자가 남자를 좋아하는 것보다, 남자가 여자를 더 애틋하게 사랑하면. 그건 곧 여자가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일. 
  • C. 시소처럼 땅에 발이 닫지 않는 균형감 예쁜 사랑. 그런 아름다운 사랑이 어디 흔한가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보시라. 여자들끼리, 사석에서, 논해보시라고. 아줌마들, 어? 할 말 많다. 응? 그분들 할 말 많으시단 말이다. 
  • D. 성적으로 불만족인 여자.       

    우선 D에 관해 설명을 찬찬히 검토해보자. 물론 남자도 성적으로 불만족스러우면 몸과 마음은 밖으로 향할 확률이 높음. 이미 연애 초반부터 자연스럽게 진도 못 빼면 초반에 바람피우던가, 나중 복수하던가. 따라서 초반에 여자가 적극적으로 마음이 가고, 애교를 선보이며, 내숭으로 귀염과 매력을 어필하고 싶지 않으면 질질 끌어서는 안 된다. 만약 여자가 초반에 꼬리쳐서 사귄 다음 진도를 못 빼던지, 3년 동안 단물이란 단물은 심지어 황금까지 어쩌고저쩌고. 드물게 몇 가지 재수 없는 상황이 겹치면 바로 그래서 어쩌다 비극도 생긴다. 어쨌든. 여자의 절정감을 경험한 여자가 많을까, G 뭐시기가 아니라 클리토리스 간지러움만 아는 여자가 많을까. 여자의 그 느낌은 남자의 절정감보다 100배 1000배인데 무슨 포경 어쩌고저쩌고. 여자들이 뒤에서 웃기 딱 좋은 소재. 말하자면 챔피언 결정전이든, 의무 방어전이든, 또는 지명 방어전이든. 보아하니 정작 지옥의? 천상의 링 위에 선 단 2명 가운데 1명인 여자. 바로, 그녀의, 마음과 기분과 느낌이 중요한데. 무슨 뭐...? 여자들이 실소, 냉소, 썩소, 한숨 쉬며 웃기 딱 좋은 소재가 바로 그거. 단, 여자에게도 맹점은 있다. 정말 사랑하는 상대와 그 느낌을 경험한 여자. ~도 많기 좀 애매함과 동시에. 뿐만 아니라 만족스러운 횟수는? 도저히 불만족스러울 수 없는 전희와 후희는? 무슨 마빡에 뭐라고 써 놓고 다닐까 라며 비아냥대지나 않으면 다행일지도 모르는데? 아줌마 허세뿐만 아니라 아저씨들 허풍이 어디 좀 대단하셔야 말이지. 성인 몇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 어쩌고저쩌고. 일단 믿기 어렵고, 커피 마시면서 경쟁 붙으면 허세 불나고. 남자만 지는 비교에 뚜껑 열리나? 남편 실한 거 자랑하는 여자의 허세인지 진짜인지 분간이 썩 애매한 그 얘기 듣는 여자. 속 뒤집어지기 딱 좋음. 얘기가 곁가지로 좀 샜는데 돌아와서.
    어쨌든 사랑에서 여자 측 맹점도 있다. 많다. 일단 남자는 사랑이 인생의 전부일 수 없다. 돈 버는 기계부터 뭐에 뭐에 맡은 역할이 몇 개인데, 날이면 날마다 뭐 사랑? 여자야 여심 하면 사랑이 인생의 전부. 그러니 그런 남자와 여자, 여자가 불리. 그런 여자 측 맹점은 무엇일까? 그건 뭐냐? (남자야 여자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니까 말할 필요도 없고). 바로, 내 절정감 경험 즉 여자의 절정감 경험이 내 경우 밖에 없다는 것. 여자 성 그래프에 따라 개개인 다르겠으나, 문제는 개인의 직접 경험이 0이냐 1이냐의 차이 밖에 없다는 것. 나 빼고는 전부 싹 다 남 얘기. 그럼 일평생 속고 산 게 얼만데, 어? 남 얘기를 곧이곧대로 다 믿으라고? 반면 남자는. 간접경험자들이야 내놓으라 하는 명사들 많으니까 그렇다 쳐도. 직접경험자는? 그래서 사랑의 장기전, 전성기 확실한 여자는 선구안 없으면 끝이라는 거다. 절정감이야 여자가 권위자라지만, 연애사로 따지면 전문가는 바로 플레이보이다. 남자야 대 세력 확장에다, 방만한 경영 다각화와, 팔방으로 문어발 뻗치기식 밑밥 뿌리는 연애 인생이야 그렇다 쳐도. 여자도 남자처럼 탈집중화에, 라인 확장에, 어장관리요, 남녀의 우정? 핸드폰 전화번호부에 A급 남자들 부지기수이자 친한 오빠들 많은 거야, 그건 연예인들 얘기고. 여자도 남자처럼 총량이자 몸집 불리기식 애정 경영을? 여자는 집중 아니면 별 볼 일 없다. 헤픈 여자, 쉬운 여자, 그렇고 그런 여자 데리고 사는 남자 생각은 안 하나? 마음에 쏙 드는 여자한테 첫눈에 반했는데,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여자의 순애보에 대한 환상을 깡그리 깨는 게 그게 어디 미덕인가. 걸레지. 걸레 중의 걸레가 따로 없는 일. 안 그래도 초장에 여자가 먼저 접근하고, 작업치고, 작전 펼쳐 껄떡거리면서 스토킹했던 일.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걸 다 기록했고. 새로운 사랑이 낭만적이기를 바란다면 오빠도 그래요? 들었어요?
    숙녀여, 다음 사람에게는 제발 그러지 마시기를. 남자가 이 세상에서 최고로 싫어하는 일. 그렇다고 여자가 그렇게 하겠나? 이기적인 사고체계, 절대로 그러기는 힘들다. 자기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와, 등에 식은땀 쭉 나지도 않은 체 손으로 입을 틀어막는 거야 그냥 드라마에서나 그러는 거고. 





    3

    연애고 결혼이고 모르겠고. 딱 하나만 덧 붙이자면 남자의 이상형은 뭐다? 
    첫째, 남자를 한 번도 사겨보지 못한 처녀. 
    둘째, 새로운 숙녀. 
    셋째, 나이─미모─몸매.
    본 게임 연습 게임은 논외. 본 게임 빼고 연습게임이야 뭐 말 그대로 게임인데. 괜히 낚시꾼이 떡밥 막 뿌리는 게 아님. 농부야 씨앗 막 뿌려야 풍년을 기대할 수 있음. 짝사랑복에 따라 그녀들 애원을 막 받아줘야 여복도 나름 성과가 후덕하게 되는 이치. 
    아무튼 첫째와 둘째의 전제는 뭐라고 말하지 않겠다. 모를 수 없으니까. 우리는~ 첫눈에 반하는 게 장기! 괜히 남자가 어린 여자를 사귀는 사례가 발생할까? 밑도 끝도 없이 괜히 여자가 돈 많은 남자한테 넘어가는 일이 심심치 않게 있을까? 남자의 여성상은 쉽게 말해 저 첫째 둘째 셋째. 저 ABC 딱 3개. 나이─미모─매력(몸매?)! 물론 판타지는 판타지. 기타 나머지야 오디오 이퀄라이저처럼 적당히 가감하면 그만이고.
    그런데 그와 달리 여자는. 여자는 따질 게 많다. 보는 거도 많다. 생각도 많다. A~Z는 물론 하다 하다... 그만 그만. 물론 남자와 여자는 절반은 똑같다. 때문에 여자도 남자가 최고로 손꼽는 3대 가치 ABC. 여자가 더없이 최고로 까다롭게 보는 덕목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낭만이 그냥 저절로 달성되나? 땅을 파면 돈이 나오나 하늘에서 돈벼락이 떨어지나. 낭만이란 돈 없으면 초라한 것. 가난한 낭만 것도 한두 번이지. 그래서 여자는 전적도 그렇고 선구안도 그렇고, 그에 앞서 변심도 심하고 자기 자신도 믿을 수 없다. 그렇다고 친구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 그런데 비위 좋기로 어디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연애사를 자랑하질 않나 CS를 하질 않나 창녀 코스프레를 하질 않나... (절레절레)! 좌우지간 '2문단 D' 부언 설명이 길었다만 그건 그렇다 치고. 
    단, '2문단 B'처럼 달콤한 기쁨에 당첨된 여자가 대부분이라고 말하기는 썩 불편하기 때문에, 따라서 그 행운의 주인공은 여자 세계에서 말 많이 하면 안되는 것. 입만 뻥끗해도 딴 숙녀들의 열등감과 직결되므로. 손만 까딱해도 딴 여자들과 비교되니까. 그래서 친숙... 정말 많이 친해지기 전에는 사뭇 조심스러워야 하는 게 여자. 그렇다고 난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나 빼고 다른 분들은 짜증 그래프가 자꾸자꾸 한도치를 파파팍 때리는데, 어? 발동 걸렸겠다 말발 트였겠다 할 말 많겠다, 소심한 비밀이자 다정한 자랑의 제동이 어디 내 마음대로 되나. 세상에 그처럼 어려운 게 또 있겠나. 남편 흉보는 자리가 그러다 어영부영 아줌마 허세 대잔치로 돌변하는 식.
    예를 들면! 우리 남편은 했다 하면 기본 1시간이네, 얼마 받고 얼마 더! 넌 겨우 1시간이니? 난 말이야 1시간 못 넘기면 사랑받지 못하는 거야 배신이라고, 1주일에 기본 월화수목금은 뜨겁고 주말에는 운동하고 어쩌느라 어쩔 수 없이 시간이 없어서 못한다는 둥 어쩐다는 둥. 거의 뻥 다 뻥. 그런데 실상을 알고 보면......! 실상을 대충만 얘기하자면, 유부남들 전희 5분 넘기는 사례 별로 없다. 즉 많지 않다. 거의 없나? 5분이 어디 짧은 시간인 줄 아시나. 본 게임이든 전주곡이든 웬만하면 다 뻥이라니까 그러시네. 있으면 퍼지고, 넘어도 억지로 하는 것일 뿐. 잠의 신 히프노스, 꿈의 신 모르페우스. 괜히 그분들의 도움을 절실히 받는 게 아님. 에이~ 아시면서!
    그걸로도 모자라 찔끔찔끔 그러다 마침내 품위 유지비의 자본잠식? 내가 당신 하나만 보고 결혼했는데, 그랬는데 어쩌고저쩌고. 어? 다 사정 듣고 형편 알고 보면 서사가 보인다. 어떻게? 여읜 말에 파리가 모이는 법. 딱 보니까 숙녀 인생 첫 번째 남자가 헌신적으로 쫓아다녀서 단란한 가정을 일군 셈. 주변을 둘러보시라. 평생을 보아온 엄마 아빠의 인생은 어떤가? 내 친구들은! 뻔할 뻔자. 여자의 마음은 갈대. 부러지는 거보다 휘는 게 낫긴 하나. 좋아하는 영화배우 따로 있고, 사모하는 예술가도 몇몇 분명하고, 관심 가는 유명인들 어떤 얼굴과 모습이 내 마음에 들었거늘. 그럼 뭘 하냐고. 뭔 말은 말은 자기가 무슨 오드리 헵번처럼 남자를 고를 처지나 되는 것처럼 일찍부터 아줌마 허세. 연예인 A + 연예인 B + 연예인 C = 이상형의 최소 기준. 그런데 비위가 비위가...!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신 분께서 대부분 말을 아끼시는데, 나서기 좋아하고 말하기는 더 좋아하는 숙녀라면. 그럼 내가 남자를 정말 정말 많이 만나봤는데......! 
    앞서 딴 칼럼에서 그랬다. 모든 여자는 여신이요 모든 여자는 살쾡이라고. 웃자고 한 말이지만 말에 뼈가 있겠지. 왜 없겠나. 어째서? 왜냐하면 여자는 바로 사랑의 동물이기 때문. 한마디로 여자는 사랑이 그냥 취미일 뿐. 눈빛 1번이면 사랑이요, 짝사랑은 그냥 타고난 습관일 뿐. 아닌가? 아니라면 거짓말! 그런데도 불구하고 만나줬더니 사겨줬더니 어쨌더니. 그러지 말고 남편 흉보기 클럽에 나중 차근차근 진입하시는 게 속 편할 일. 남의 개 먹여주면 집 개가 짖겠지, 허나 그럼 뭘 하나. 집 밖은 그냥... 뭘 말자. 매를 보려거든 땅 위에서 찾지 말라는데, 어? 무슨 나방이 파랑새요 모기와 곤충들도 죄다 독수리요 공룡인 식. 짠짠짠짠~ 멘델스존의 결혼 행진곡이 울려 퍼지며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서. 면사포에 뭐에 뭐에. 부케를 들기 전에는 모르는 거다? 사랑은 모르는 거다? 숟가락을 입에 가져갈 동안에 많은 일이 일어난다. 결혼은 단지 시작일 뿐. 후회할 꺼면서 만나자마자 베팅하고. 미련할 각오 하고서 일찍부터 몸과 마음과 순정과 영혼과 애정에다 덤으로 돈까지 베팅한 다음, 떠나도 후회 없다면 몰라도.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딴년이 내 남자, 우리 오빠, 내 사랑을 꿰차는 일은 못 본다. ~라는 각오가 정녕 사랑인지 그저 똥파리 몇 만 대군의 개침 그 새콤달콤함에 정신 못 차리는 게 사랑인지. 분간도 못하면서 사랑론 수다 대잔치를? 짹짹짹짹 쏙닥쏙닥 짹짹짹짹 쑥덕쑥덕! 재치 있게 엉덩이에 매 맞은 자는 땅바닥에 주저앉는 일이 없다. 선구안 없고 실력도 비리비리한데 코치가 뭐 미쳤다고 허접한 대타를 절호의 기회에 투입하겠나. 무슨 구단주의 친한 친구가 부탁하니, 마지못해 어쩔 수 없이 학예회에 물개 박수나 받으라고 만년 꼴찌인 끝물 노장한테 러브콜 할 일 있나? 아무 남자나 다 보면 보자마자 사랑에 빠져. 치근덕거리는 하이에나 옆에다 막 보기 좋게 붙여 놓고, 사랑의 순위에서 환승할 늑대를 고르고. 아니면 비위 좋은 걸로 치면 어디서 그 짝을 찾을 수 없을 만큼 대단하니까, 걔랑 나중 결혼할 생각에 정신 못 차리고. 어? 사랑이 무슨 다 같은 사랑인가. 말이면 단가? 어? 말이면 다냐고! 우리는, 그런 걸레, 필요 없다! 
    피노키오가 거짓말한 증거는 코이듯. 여우는 증인으로 자기의 꼬리를 내세운다. 그렇다고 항상? 여우는 꼬리를 감춘다. 또 있다. 여우는 욕을 먹을수록 기운이 난다. 그럼 뭘 해? 아무 남자한테나 다 꼬리치는데. 물론 다 그렇다는 게 아니라. 그놈이 그놈이라는 속세의 명언처럼. 그 어떤 딴년이 남자 30명을 한꺼번에 쥐락펴락하면서 남자 30명의 인기와 몸과 마음을 다 갖겠다는데. 그럼 딴 여자들은 뭐 만년 신부들러리나 하라고? 그러라고? 정말로? 진짜로? 정말 진짜로? 이 사람이...... 뭐가 어쩌고 어째? 어? 지금 말 다 했어? 그래? 잠자는 여우는 닭 잡는 꿈만 꾼다더니 무슨 남자에 환장한 년? 지금... 워───워───워!  





    4

    칼럼 끝났는데 그동안 결혼 전 사랑론 쪽으로만 치우친 감이 있으니, 잠깐 5분 대기조에 대해서. 
    기승전결 전후좌우, 요점 없고 맥락 건너뛰며 꼭 그렇단 말이 아니라. 목적 뭔지 모르지 않을 테고, 간보고 뜸들이며 의중 떠보는 데다 성과 챙길 줄 아는 어른들 가운데 아줌마들. 왜 자매 가운데 자꾸자꾸 <왜?>를 논리적으로 걸고넘어지는 둘째를 언니가 구박하는지. 알 듯 모를 듯. 문법? 사석에서 틀려도 된다. 어법? 어눌해도 괜찮다. 그런데 자기 할 말 많다고 1시간 내내 떠들면서 상대방 말 할 기회조차 박탈해놓고서, 끝으로 하는 말. 우리 여자들 모임에 처음 오신 동네 아줌마의 남동생.
   「그런데 저분은 왜 아무 말씀도 안 하셔?」
    뭐? 그때 그 이상한 호들갑 뽐뿌질 정녕 아직까지 멈추지 않은 것인가.
    참고로 최대값 5분이라는 말은 원그래프에서 적지 않은 콘크리트층을 뜻함. 다 그렇다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최대값만 5분일 뿐 평균을 말하는 게 아님. 여자들끼리 터놓고 말해보시라니까 그러시네, 2분 3분에 대해서. 그놈이 그놈이라는 속세의 명언? 명언이 죄다 썩었겠나, 그냥 말이 그렇다는 것. 그놈이 그놈일 리가 없지. 자기는 마음에 드는 남편감 꿰차 너무 행복하다는 건 인정하나 타인의 남자, 그녀들의 오빠, 세상 남자들이 모두 '그놈이 그놈이다'? 내가 웃을 여유가 되면 웃는 거고. 형편이 도저히 웃을 형편이 아니면 삐딱하게 들을 수 있는 거고. '여자의 적은 여자다'라는 말처럼 농담 반 진담 반 별 의미 없는 말일뿐. 보아하니 청자와 화자 모두 기획의도에 충실히 웃고 떠들 수 있는 말을 가지고서 말꼬리 잡고 늘어지면 이상하게 해석할 여지가 없지 않을 뿐. 단지 그뿐. 
    다만 그건 있다. 남자야 빨주노초파남보처럼 사람따라 개성이 달라도 남편 흉보기 시작하면 오디오 이퀄라이저는 10가지 20가지 정도로 쥐락펴락할 수 있는 거고. 여자는 여성잡지 1 이짝 저짝이냐, 여자 성그래프에서 어떤 단계냐, 타고난 천성은 또 어떠냐. 그에 따라 남자보다 여자가 현격히, 월등히, 놀랍도록 다양한 거고. 그래서 여자의 우정과 여자 세계 불문율은 까다롭기가 까다롭기가 말도 못하는 것일뿐. 너스레 부릴 마음의 여유. 미운정 고운정 다 들어서일 수도 있고. 망했다는 절망감을 넘어 그냥 포기하고 사는 경우도 있고. 드라마에 나오는 환멸감이니 의리니. 그럭저럭 참고 사는 부인의 심정에 관한 유명한? 평범한 필자의 비범한 경험담은 이렇다. 저녁식사 배달시켜 먹으려고 메뉴판을 보는 중. 
   「(부인 왈) 자기야 뭐 먹고 싶어?」
   「(남편 왈) 여자~!」 
    하필 메뉴판에 없는. 뭐? 뭐가 어쩌고 저째? 
    그러니 상품을 사면 광고모델까지 덤으로 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부장님식 농담. 미소는 썩어도 미소. 어? 준치는 썩어도 준치. 그야 물론 남편 친구와 동석한 자리에서...! 그분들 친구들은 그 부인을 바보인 줄 안다. 남자들 모임에 바람피는 여자를 데리고 나오는 걸로 걔네들 사이에선 나름 어깨 힘들어가는 사이. 어떻게 붙어도 붙어도...든 아니든 가리는 게 어딨나. 엄마 스타일, 세상 착하면 뭘 하나. 아직은 남편 팔을 때리고 꼬집는 시늉을 보아하니 살만한 단계. 남자 입장으로 이렇게 볼 수도 있다. 애들과 놀아주고 어쩌고 온종일 진이 빠진 다음 애들 씻기고, 제우고, 치우고... 겨우 숨 돌린 다음 모처럼 주말에 게임을 하려던 남편. 
   「(부인 왈) 또 게임해?」  
    주말 드라마 보면서 다정하게 또는 그저 편안히 분위기 잡고 싶은 부인. 남편은 집 앞 편의점에 가서 독주를 마시며 그걸 사진 찍어서 씩씩거리며 인터넷에 올린다. 아직 살만 하다는 거지~! 병아리 감별사의 손놀림 마냥 기적같은 여자의 육감이 발달하면 뭘 하나. 응? 하필 첫 만남에 그럭저럭 싫진 않고, 나중 봤더니...! 그렇다고 첫눈에 홀딱 반한 남자한테 적극적으로 작전을 펴면 뭘 하냐고, 사랑의 차트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헛똑똑이의 이름은 다름 아니라 바로 여자인데. 지구촌에서 비교적 풍족한 부자 나라의 이혼률이 40퍼센트로 앞선다 뿐이지, 입장 세세히 알고 듣고 보자면 천생연분을 만나는 게 어디 쉽겠나. 운명이 누구나 사랑의 여신으로 특별대우해 주도록 세상사가 내 마음 같냔 말이다. 장기 연애해서 결혼 후 잘사는 부부. 권태도 모르고 남편이 아내를 아끼고 부인은 우리 오빠를 사랑하고 서로 존중하고. 그게 뭐가 나쁘겠나. 경험만한 스승이 없는 법인데 직감만으로 남자를 판단한다? 쉽지 않은 것. 그렇다고 전적을 늘리자니, 솔직히 남자의 이상형은 연애를 단 1번도 해보지 않은 여자라는데. (어디 남자만?). 뭘로 따져도 연애와 결혼 전에 여자는 진퇴양난. 모순만 따져 대체 몇 가지인데. 뿐인가? 나중 누구의 득실이 더 절묘한가. 더더군다나 연애는 물론 결혼에 관한 여자의 최고 가치는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바로 <나이>! 그렇다고 수다 3시간으로 결론낼 수 있나? 그럴 수 있으면 하면 되고. 그렇지만 보통은, 우리 중요한 얘기는 다음에 다시 만나서 하자~! 뭔 캔맥주 1개 때리고 목표 정해서 냅다 탐스러운 열매를 따면 그만이지. 뭔놈의 수다대회마냥 3시간 X 2 = 6시간 쉬지 않고 얘기했으면서 뭐 중요한 얘기는 다음에 다시 만나서 하자? 그래 놓고 돌아서서 남 얘기 흉 보기. 적당한 핀잔 나쁜 게 아니고 남편 없는 자리에서 남편 흉보는 것이 재밌으니. 고로 남 얘기 어찌 끊나. 친분과 별개로 재수없는 건 재수없는 거니까 남편이 그거 거들어주지 않으면 어쩌라고. 
    산만한 좌뇌 우뇌 왔다 갔다 왔다 갔다.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뒤로 갔다 앞으로 갔다. 이랬다 저랬다. 변심 변심. 3인칭 화법으로 내가 어디서 들었는데~. 오빠도 그래? 들었어? 들었어? 그 얘기 끝났는데 또 끄집어내서 말 끝마다, 어? 약점. 빈틈. 지는 비교. 저번에 서운했던 거. 저번에 깜박했던 거. 여자들끼리 속 깊은 얘기할 때 열등감만 폭등해서 지는 비교 때문에 토라진 부인. 그 기분 뭔지 잘 알면서, 내 심정 너도 당해봐라 라면서 남편에게. 다 그렇다는 게 아니라, 남녀는 말을 섞으면 섞을수록... 워 워 워! 많은 남자는 동갑 여자, 엇비슷한 나이대 숙녀를 선호한다지만. 그래서 적잖은 남자는 어린 여자를 좋아한다. 동갑내기 유치하고 가볍고 꺼벙한 뚜벅이들 관심없고, 격식 있는 선배와 나이 차이 좀 나는 오빠를 좋아하는 여자. 왜? 재력이 있거든~! 남자는 능력 여자는 미모. 그런데 무능하고 보잘것 없고 뭘로 봐도 남자 F가 여자 특 A한테, 뭘 믿고? 배짱이면 단가? 그거 받아줘서 또 뒤통수 당한 여자의 심정, 딴 남자한테 똑같이 너도 당해봐라? 그러니까 똥파리만 꼬이는 숙녀가 호박처럼 제 발로 굴러가지. 남녀 공히 차이만 있다 뿐이지 서로 똑같은 것. 남자가 어리고 이쁜 여자 싫지 않은 걸 보며, 여자들이 짜증나는 것처럼. 똑같이 돈만 밝히는 허영심녀, 남자가 좋게 볼 리가 있나. 돈 없으면 연애 안 했으면 좋겠다는 여자 마음. 내 입으로 어떻게 말해? 지 주제를 알고 구애를 해야지 지나친 상향 지원? 어딜 넘 봐 짜증나도 정도가 있다 그거지! 몰염치 파렴치에 재수없고 꼴보기 싫고, 따라서 알아서 잘생긴 남자들만 날 쳐다봐 달란 거라고. 그와 별개로 난 내 마음대로 내 권리이자 숙녀라는 의무로, 아무 남자한테나 꼬리치는 건. 내가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라 단지 꽃이 아름다울 뿐. 안 그런가? 넘어오면 좋고 아니면 말고! 어차피 전성기 지나면 꽃은 시들거든.
    이치 따지면 남녀 공히 똑같다. 남자들이 최고로 듣기 싫은 잔소리 10가지 20가지 30가지. 하필 그거만 골라서 했던 얘기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그런 여자를 평생 1번도 못 만나본 남자도 있을 텐데. 그런 여자만 딱 골라서 만나는 남자들은, 그분들은 대체 어떤 유형인지 통 이해를...해야 한다. 하면 좋다. 그럴 수도 있을 테니까. 좌뇌로 사고할 때 좌뇌식으로. 우뇌로 마케터식 경영 판단을 내릴 땐 우뇌식으로. 그게 아니라 좌뇌 우뇌 좌뇌 우뇌. 왔다 갔다 왔다 갔다. 상남자 돌아버린다. 마초 미쳐버리는 거지. 그러므로 미리미리 짜증 그래프가 바빠지기 전에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는데. 무슨 날이면 날마다 기분을 풀어주지 않으면 안되는 남녀의 만남. 바로 그걸 보고 운명이니 천생연분이니 하는 것. 뭘 좀 안다는 게 바로 그것. 그런 이치를 여자들이 알면 뭘 하냐고, 뭘 좀 모르는 남자가 쫓아다니면 정신 나가버리는데? 똥파리가 껄떡거린다면서 별로인 남자들만 어쩌고저쩌고, 그나마 짜증난다면서 기분 나쁘다고 여유부릴 아가씨 처지나 되면 다행이게? 일평생 자기의 몸이 아니라 여자의 마음을 좋아하는 남자가... 가만 있어 봐. 말꼬리 잡고 늘어지기 미안하잖아? 맙소사! 그런데 또, 내가 남자를 정말 많이 만나봤는데 말이 통하는 남자가... (절레절레)! 
    꼬리가 9개 달렸으면 뭘 하냐고. 상황 봐서 아니다 싶으면 치아를 감추고. 손톱 팍 앙칼짐을 드러내면서 신경질 부릴 줄 알면 뭐하냐고, 어? 사람은 잡은 짐승보다 사냥하기를 더 좋아한다. 뭐 남자는? 사랑은 아름다운 것. 좌우지간 소젖은 쉼없이 짜지 않으면 말라버린다. 배 들어올 때 노 젖기. 그런데 통 기회가 안 오네? 양치기는 마음만 먹으면 황소로부터 젖을 짜내 우유를 발효시켜 치즈까지 만든다. 여우가 잔꾀가 발달하고 불여우가 제아무리 똑똑하다지만, 어? 우리 여자들은 남의 손 빌어 불속에서 밤을 끄집어낸다, 그러므로 우리가 승자다? 져주니까 좋다 기쁘다 재밌다 신난다 으쌰으쌰 잘한다 잘한다 잘한다~! 필두로 나선 암탉이나 전체 패거리나 전원 오합지졸. 응애응애 삐악삐악 꼼지락꼼지락. 1번째 애 낳을 땐 다 도와주고 어쩌고. 앞서 말한 5분이 문제가 아니라, 막 해달라는 거 다 해드리더니만. 2번째 애 낳을 때부턴 딱 손 놔버리는 남자. 그래서 나중 두손 두발 다 들고 적당히 의리로, 정으로, 애들 크는 재미와 가족애로 그럭저럭 사는 부부. 어디 드문가? 척하면 척. 우리는 딱 보면 아는데? 직감 육감 그거 뒀다 어디에 쓰시게? 응? 그래서 새파란 청춘 지금 놀지 언제 논다니? 연애사 속속 알려지면...! 하다 하다 이모 스타일에서 멈추지 못하면 갈 데까지 가는 수도 있다. 그렇게 좀 놀았더니 <곶감론 VS 샘물론>이론에 근거하여, 어떤 숙녀는 이렇게 말한다.
   「오빠. 난 나이는 20대인데 몸은 40대 같아.」
    그렇다고 첫눈에 척하니 남자의 오디오 이퀄라이저가 그려지뭔 뭘 하나. 응? 그처럼 어지간한 여심이라면 싹 다 입이 귀에 걸리는 어떤 남자의 오디오 이퀄라이저. 그러니까 그 오디오 이퀄라이저도 그대에게 호감을 표명하는지, 하면 뭐라 논평하기 곤혹스러울뿐. 상향지원 하향지원 이론에 따라 대부분은 그림의 떡일 뿐. 아니 그렇소? 아무튼 사자는 쥐를 잡지 않는다. 모든 꽃에 다 열매 맺지 않는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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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장기 연애

from 칼럼 2020. 1. 21.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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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 연애를 논할 때 대부분 대충 윤곽을 알기 때문에 사람들은 통상 말을 썩 많이 하지 않는다. 직접 경험이든 아니든 줄거리와 장단점을 모르지 않으니까, 그러므로 남자는 공을 쫓는 식. 그렇다고 여자들이라고 할 일 없이 날이면 날마다 수다 3시간으로 할 말 떨어졌는데 또 하고 또 하고. 그러지는 않지. 들어주고 들어주고. 웬만큼 받아주나 병풍 붙박이는 싫다고. 기 빨리다 보면 아 누구? 슬슬 피하기 마련. 드라마에서 흔히 나오는 인정, 유희, 농담, 연민, 허영심, 개그, 통사정. 다른 말로 뻔할 뻔자. 그래도 재밌으니까 즐겨 보다 엄마한테 한소리 얻어듣는 건 일상. 너 저런 거만 자꾸 보다 보면 멍청해진다! 10대 때 토-일요일 오후 5시~8시까지 공중파 TV 프로그램. 그땐 진득하니 소파에 자빠져 TV만 봐도 재밌다. 손해 볼 거 하나 읎다. 식상하다며 채널 돌리다 재미없으니까 친구 만나러 나간다면 쟨 약아빠졌다고 탓할 수 없는 나이. 그러다 세상만사 모르는 게 없을 어른이 되었는데도 TV만 보고 살 수도 있고, 아니면 결코 득 될 게 없는 시간낭비는 부디 최소화하고 싶을 만큼 바쁜 사람들도 많고. 일단 먹고사는 게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 그래서 어른들한테 실상 감탄하며 탄복할 일은 그리 많지 않음. 
    그런데 세상 일이 좀 많나. 게다가 말 많고 나서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더군다나 아무리 재미없어도 누군가는 인기상을 받고, 뻔할 만큼 새롭지 않아도 어떤 프로그램이 유명세를 타지 않을 수 없다. 더더군다나 거품은. 심지어 와전은. 과장 + 과장 + 과장 = 친구가 가방 하나 샀다는데 몇 다리 건너면 뜬금없이 그 친구는 건물주가 되는 셈. 본 칼럼 주제인 장기 연애. 실상 별 말 필요 없는 주제다. 말 많아봐야 말하는 사람 입만 아프고, 듣는 사람은 오죽 듣기 싫겠나. 싹 다 아는데? 했던 얘기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는 수다쟁이 말괄량이야 원래 그런 거고. 아는 상식 들었던 교양을 반복 반복, 매번 미칠듯이 또 듣고 또 듣고. 짜잔~ 빰빠라밤~ 팡파르가 울리지 않을 수 없겠지. 그렇지만 우리 칼럼니스트들도 먹고는 살아야 하는데? 하여 장기 연애. 너 나 우리, 누구 하나 모르는 사람이 없는 그 뻔한 주제. 말하자면 할 말 생긴다. 없지 않을 수 없다. 
    그 가운데 누구 목소리가 크고, 어떤 논리적 오류와 지나친 비꼬기가 돋보이는지 보면 보인다. 기억을 돌이켜보면 어떤 칼럼에 나오기로 장기 연애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연애 길게 해서 좋을 거 하나 없다고>. 어른들은 딱 그 말 한마디만 가지고도 뭔 말인 줄 다 안다. 그 말 한마디만 가지고도 그래프, 통계표, 교훈, 잔지식, 전문 학문, 집단지성을 잘 아니까 그냥 그러려니. 괜히 간접화법 하날 가지고 앞뒤 톡 떼서 직접화법으로 어쩌고저쩌고 하기 귀찮단 말이다. 그런데 그 사연을 모두 알면서 누군가는 왜 기어코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또는 빈정과 비아냥과 스포츠팬처럼 야유를 일삼는 것일까. 대표적으로 직접경험으로 손해 본 사람들. 당사자 입장에서는 억울하니까. 안 그럴 수가 없거든. 아니나 다를까 본 주제 역시나 사랑을 들먹이지 않을 수 없다. 말하자면 어른들한테 사랑론은 긴 말 필요 없다. 

  1. 상향지원 VS 하향지원
  2. 인파이터 VS 아웃복서
  3. 단기전 VS 장기전
  4. 빠른 생애사 전략 VS 느린 생애사 전략
  5. 떠들썩 공개 연애 VS 몰래몰래 비공개 사랑 (후자의 단조는 단기전, 장조는 최소는 당사자 둘이요 최대는... 아무튼 몰래한 사랑. 풋사랑부터 진한 사랑까지 여자의 낭만은 뭐니 뭐니 해도 후자. 단, 전자만 해 본 사람은 그 기분 모름. 공식적으로야 전자가 낫긴 나은데,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기막힐 듯 묘한 기분. 절대 모름. 웬만한 롱테일만 가능하다는 짝사랑복, 말을 아껴야 함.)
  6. 여자가 남자를 볼 100가지 가운데, (남자의) 바람 안 필 성실성. 
  7. 남자가 여자를 볼 100가지 가운데, 언젠가 변심할 가능성. (괜히 남자들 안목이 화려한 숙녀에서 단정-조신-얌전-사랑스러운-매력적인-착한...... 여자로 바뀌는 게 아님. 
  8. 통계 상 진한 사랑이 제일 중요한 관건. 일찍이라서 헤어지거나, 일찍인데 오래갈 수도 있고. 
  9. 남자는 사랑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어리면 결혼을 서두를 가능성 적음. 반면 여자는 오래 못 기다림. (10대 20대 초중반은 논외)
  10. 통계 상 여자가 3년 기다리면 최대값이고, 연애한 지 1년을 기준으로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여자가 더 쫓김. 아마도 더 손해. 

    많이 우는 닭은 닭알을 적게 낳는다. 결혼해서 몇 년 내에 애 없으면 어쩔 비율. 닭알 안 낳는 암탉은 자유롭기도 세상 편하다. 닭알 건강히 낳을 수 있는 표준을 측정한 편차, 뭔 줄 누가 모르나. 그걸 기준으로 결혼 정보 업체에서 평가를 하나, 안 하나? 네? 그렇다고 결혼 정보 업체만? 개개인도 그러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아니라면 전부 싹 다 가식. 사실은 사실이고, 이성적으로 분명한 진리를 소녀감성으로 여자니까 억울하다 여자의 판타지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싶은데 몸 막 굴리고 싶은데 왜 여자만 어째야 하냐. 라고 하는 여자. 포장지를 풀러 본심을 알고 보면 그런 마음 없지 않다. 에이~ 알면서! 어딜 넘봐? 만 있나. 누굴 속여, 는 왜 없겠나. 여성잡지 1에서 저 멀리 이후로도 내내 엄마 스타일만을 고집하는 여자. 과연 많을까 적을까?
    장기 연애라는 주제는 단언컨대 3번. 그렇지만 나머지도 다 똑같은 얘기. 사람들 말을 들어보면 장기 연애로 결혼까지 못 가는 비율은 한마디로 십중팔구라고 한다. 10쌍 가운데 1~2짝만 결혼. 나머지는 싹 다 결별. 아니면 이혼. 사람들이 말하는 확률을 개인적으로 떠올려봐도 얼추 비슷하다. 오히려 두 자릿수가 아니라 한 자릿수쪽에 심중이 기울어지지 않을까, 절대 적으면 적었지 많아질 수는 없는 주제가 이것. 즉 사실이 그렇다. 그래서 이 문제는 사실은 어떻고, 그 사안의 확률은 어떻다 라는 점이 요점이다. 그런데 그 요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어설픈 말발로 무효화시키는 일. 없지 않다. 예를 들어
   「어쩌고저쩌고...... 경우에 따라 다르다...... 어쩌고저쩌고.」
    그래요? '경우에 따라 다르다'는 건 쉽게 말해 원그래프로 1등의 점유율이 50퍼센트이고, 나머지는 전부 롱테일일 때를 말하는 것. 또는 단독 1등 득점왕은 있는데, 현재 득점 순위 1위부터 10위까지 막상막하인 경우. <운수 나쁘면 잔고장 같은 짜증나는 사랑이고, 운 좋으면 불행을 모두 비켜가는 아름다운 사랑이 바로 장기 연애다. 따라서 나는 장기 연애를 적극 추천한다. 아울러 다시 한번 반복컨대 장기 연애는 케바케 즉 경우에 따라 다르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그래요? 뽑기로 운 좋은 행복을 낚을 확률. 그처럼 대어로 알았는데 알고 봤더니 뱁새의 한눈팔기였다더라? 앞서 언급된 경우에 따라 다르다, 이상한 줄임말 즉 케바케라는 것은 좋고 나쁨이 비등할 때 쓰는 말이다. 다른 말로 행운발. 그런데 확률이 초라한데 (떨떠름한 줄임말로) '케바케'다? 아름다울 비율이 (상쾌하기엔 썩 애매한 줄임말로) '케바케'다? '케바케'가 무슨 아무 데나 갖다붙이는 심심풀이 땅콩이야 뭐야. 80퍼센트는 원그래프에서 1-2-3위가 30, 25, 20퍼센트... 그렇다고 했을 때, 80퍼센트 말고 나머지 20퍼센트 롱테일에 대해서 경우에 따라 각기 다르다고 말허는 거지. 무슨 아무거나 다 케바케? 동네북? 행복업이라는 로또 복권을 사기만 하면 '케바케'라는 말이네? 안 그런가? 잔고장률(정확한 명칭은 모르겠는데 산업적으로 일컬어 새 제품 기준에 명확히 모자라는 오차) 1~3퍼센트도 아니고. 밑도 끝도 없이 어른들 말 듣지 마라, 철들면 안된다? 웃자고 또 득실 따지고 명분의 실익을 견주어서, 그래서 하는 말로, 남자는 집에 있으면 안된다 남자는 무조건 밖으로 나가야 한다. ~라고 말하는 것이지. 무슨 무조건 필요 없고 뭐든지 케바케다? 자동차 비상조명등만 켜면 모든 우행을 다 눈감아준다는 말이야? 깜빡이만 켜면 만사 OK다? 괜히 어른들이 세상사를 깨우치면서, 남녀가 길게 연애해서 좋을 거 하나 없다고 말하겠나. 그 일부 지나친 자기 확신, 세상 물정 모르는 건 아닌데 왜 누군가는 그렇게 맹목적인 자기주장만을 맹신하게 되었을까. 나머지는 빼고 대략 어떤 여자 만나면 피 보기 딱 좋다는 여자들 말처럼, 행복한 사랑을 기대했는데 피 제대로 본 낙오자(나중 행복해지기를 바란다만 해당 장기전 승부만 따지고 보면 완패니까) 입장이 아닐는지. 절망감 때문에 깨달았다지만 말이야 수업료가 장난 아니거든요. 또는 내 일 아니니까, 다종다양한 입장차 절충하여 적절히&짧게 간추려 말하기 어려우니까. 그러니까 헤어진 친구한테 똥차 가고 슈퍼카 온다고 그냥 그렇게 다독이는 식. 웃자며 똥차 보내고 쏙닥쏙닥 그러는 거지 뭘... 그걸 진지하게 말꼬리 붙잡고 늘어지면, 시간 없다 시간 읎어. 이거 저거 다 챙기고, 생쥐 들쥐 들토끼 산토끼 인정사정 다 봐주다간 그러다 딴 거 아무것도 못한다. 





    2

    참고로. <닭알 안 낳는 암탉은 자유롭기도 세상 편하다>라는 말 뭔 말인지 모르는 어른이 있나? 없다. 모른 척, 더구나 능청, 더더군다나 아는 체, 심지어 1번 2번 마저 3번까지 비꼬는 건 가능하나. 그러나 그게 뭔 뜻인지 어른인 이상 결코 모를 수는 없다. 당사자 입장에서 듣고 알고 받아들이기에 당시라면 퍽 곤혹스럽고, 시간 지나면 끄덕끄덕할 만큼 심한 표현이란 거. 부정할 수도 없고, 곡해하는 억측을 반겨하기도 싫고, 옹호받기도 힘들다. 허나 발음 이상한 줄임말 '케바케'가 적재적소에 어떤 계층에서 간혹 쓰인다면야 몰라도. 그게 아니라 무슨 아무말 대잔치가 썩 드물지 않으니까 하는 말. 그러니까 사석에서 통용되는 진짜를 어떻게 모른 체하나. 잘사는 부자 나라 기준으로 이혼율은 대충 40%. 당대 미덕이자 귀감으로 손꼽히는 잉꼬부부부터 중간까지를 30퍼센트라 치고. 삐그덕거려도 알콩달콩 잘사는 법적 관계를 유지하는 부부를 30%라 가정하고. 셈이 그렇게 되나? 그런데 애가 없으면! 그게 뭔 말인지 최소한 여성잡지 2 애호가, 적어도 좋든 싫든 허세를 듣기 말하기 가능하고, 여자말 번역기를 부추길 줄 알고, 웃자는 의미의 허풍 대회 근처라도 귀동냥으로 아는 사람 가운데 그거 모른 사람은 없음. 딱 0명. 
    그런데 그게 아니라 허영심으로 똘똘 뭉쳐 찌질한 똥파리를 딱 1번 사랑해보니 이 세상 모든 남자들이 죄다 똥파리 같은 줄 아는 처녀. 세상 모든 남자들이 싹 다 하이에나 같은 줄 아시나? 추접스런 년. 더럽게 멍청한 년. 세상 천지에 지 머리 돌대가리라고 광고하는 년도 다 있어. 가정교육 형편없고 자긴 부모님 얼굴에 뭐 칠하길 좋아한단 년. 똥파리 전마누라임을 자랑스럽게 세상에 공표함 뿐만 아니라 매춘부처럼 동시다발적으로 한꺼번에 몽땅 상대하는 년.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은~ 똥파리한테 봉사하기 위해 태어난~ 파리끈끈이년~! 여자의 판타지라는 사랑의 순위권. 그게 멜로드라마 보기, 듣기, 알기가 아니라 무슨 남자 30명을 동시에 갖겠다는 암탉. 바로 그런 암탉이 돈만 보고 결혼하든 허영심에 이끌려 웨딩마치를 치렀든. 그런 백치처럼 정신 박약일 때 바로 닭알 안 낳는 암탉은 자유롭기도 세상 편하다, 라고 어른들께서 말씀하실까 아닐까. 그냥 평균적으로 착한 아가씨, 보편적으로 다정한 숙녀, 아무 여자나 다 닭알 낳지 않았으니까 새로운 남자한테 도망가기 딱 좋다는 말이 아니다. 보아하니, 어? 여우는 손에 닫지 앉는 포도 보고 "실 꺼야─설었어─저거 맛 더럽게 없어'라고 말한다. 거북이는 천 알을 까도 아는 사람 없건만 닭은 한 알을 낳아도 모르는 사람 없단 말이다. 뭐 그건 그렇고. 한편, 
    연애 길게 해서 좋을 거 하나 없다? 라고 하니까 또 뜬금없이 나도 모르게 직접화법의 화신으로 변신할 수도 있다. 그 말을 듣고 기승전결 머릿속에서 다 조립해서 뭔 얘긴 줄 알겠다, 전후좌우 뭔 말인지 모르지 않다. 그게 아니라, 뭐 연애 길게 하면 다 나쁘다고? 라는 퉁명스러움. 삐딱. 조롱. 즐거운 웃음을 위해서야 저급이든 고급이든 그래도 된다. 그래야 한다. 그럴 줄 아는 게 때로는 유익하다. 왕왕 웃긴다. 종종 썩은 미소도 없지 않고. 그런데 껄끄러운 냉소를 위해 간접화법에 적합한 구절을 굳이 직접화법으로? 앞뒤 떼고 제일 민감한 부분만 톡 찝어서 말하는 연예기사와 닮은 모습이다. 슬로건만 놓고 보면 무슨 한량 낚시꾼이 따로 없다. 이를 테면 (앞뒤 떼고) (차 떼고 포 떼고) (폰 나이트 비숍 룩 다 떼고) 그럴듯한 gif 파일을 만들면 뭐겠나. 
   「내 이혼이 당신의 어디를 아프게 했나?
    내가 너한테 무슨 피해를 줬니? 라고 여쭤보고 싶은 거죠. 
    정말 궁금해서요. 따질 건 따져야죠. 대체 뭐가 문제인지를요. 
    왜 그렇게 남들 일에 관심이 많고, 왜 이렇게 타인에 대해서 쉽게 판단하려고 할까?」
    앞뒤 떼고 그렇다고? 앞뒤 떼지 않는다면 논점의 전개 단계에서 꺼낸 3번 카드일 뿐. 
    그런데 앞뒤를 떼면 뭘까? 뭐겠나, 뭐 자기만 특별 대우받고 싶다? 달콤한 물개박수만 받고 싶다? 
    그런 일은 성문헌법에 기준하나, 그에 앞서 개개인의 자유와 관습과 교양에 일임하는 것. 그게 바로 정치적 체제 아닌가. 
    그걸 강제로 통제하는 것, 역시나 또 다른 정치제도 아닌가. 사극도 비슷하고. 
    그런데 나만 SF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특별 대우를 받고 싶다? 
    무슨 일반인이 Twitter, Facebook, Insgram... 소셜 네트워크 사용하면서 괜히 비공개로 설정하겠나. 
    예술가의 유명세에 따라 좋은 관심, 호의, 칭찬, 건강한 비판, 건전한 사랑만 받겠다. 특히 자본력만! 그 외 나머지는 싹 다 사양한다? 
    그럼 얼굴 팔리지 않으면 된다. 개인의 사생활과 작품이 뭔 관계냐, 크나큰 관계가 있고. 유명인이 어디 얼굴만 파나? 
    재능을 만방에 알리고 무명인에게 바로 꿈을 파는 것. 일반인의 꿈을 키우는 것. 그분들이 대리만족하며 사는 보람, 세상에 대한 애정, 인생을 향한 희망을 가꾸는 것. 우러러보는 누군가처럼 살고 싶은 열망에 웃음짓는 것.
    그 중차대한 임무를 맡았으면서 지들이 나한테 해준 게 뭐냐, 어쩌고저쩌고. 
    어디 일반인의 사생활과 유명인의 사생활 그 기준이 똑같나? 
    그럼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남 일에 관심을 끊으면. 내 일이 아니면 모든 것을 무관심으로 대해야 한다면 어떻게 되겠나. 
    비영어권 국가의 어느 후미진 바에서 바텐더와 친구들과 술 먹기 내기를 해보시라. 
    대화할 때 영어 단어를 사용한 사람, 즉각 술 먹기를. 술 금세 바닥난다. 업주 입장에서 말하자면 술값 톡톡히 건진다. 
    남 얘기하지 않는 사람? 없다. 남 얘기라는 게 무조건 부정적인 건가? 아니다. 
    남 얘기 끊으면 세상 못 돌아간다. 지구까지 도는 걸 멈출지 모른다. 논문 쓸 때 표본 추출은 어떻게 하나. 
    잘나신 분들이야 할 말 많고, 옷발 글발 배경 말발 좋기 때문에, 내 얘기만 해도 끝이 없다지만. 
    그럼 잔재주도 빈약한 우리들은? 거기서 저쪽 음지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조롱꾼이야 뭐 그렇다 쳐도. 
    아무튼 그게 '앞뒤 떼고'라는 전제인데. TV를 보고 느낀 점도 말할 수 없다, 남 얘기도 해서는 안 된다... 그럼 어떡하라고! 
    무슨 귀머거리 벙어리 봉사로 일반인들은 살라는 건가? 말로는 뭐 팬들의 사랑에 고맙고 어쩌고저쩌고. 그거 다 뻥이네? (개)뻥? 
    정당한 지출로 소액을 지불했으면 그 푼돈만큼만~ 사석에서 끼리끼리 수다 떨면 그만이지 뭘 그리 나대고 설치고 나서냐 그 말인가? 
    우리 일반인들에게서 돈과 칭찬 빼고는 거들떠도 보고 싶지 않단 말이잖아? 안 그런가? 
    그럼 자꾸 TV에 나와서 알짱알짱 보이는데 어떻게 암말도 안 하나. 
    언제는 관심 없어 기분 찡찡하다 그러고, 어쩔 땐 비꼬는 얘기만 보이고 들린다 그러고. 
    함께 사는 세상. 더더군다나 사생활이 유명세와 뗄 래야 뗄 수 없도록 자본력으로 굴리는 구조. 
    자본주의의 꽃이 뭔가, 오락산업 아닌가. 오락산업이라는 범주 자체부터 애매하고 방대하다. 
    지나치고, 못 됐고, 가혹하며, 악의적인 관심이야 말 그대로 나쁘다지만. 그걸 누가 몰라!
    오락산업이 그네들 데려다 쓰고, 이용해먹고, 돌리고, 띄워주면서 관심사를 제공하는데? 
    물개박수가 있으면 물개박수 지겹다는 사람도 있고, 
    그 바닥 좁은 거 뻔한데 오락산업 종사자끼리 공식적인 행사에서 신부들러리 서주는 거 당연한 거지. 
    뭐 자기만 듣기 싫은 거 짜증난다, 그럼 그 모습 보기 싫은 사람이 억지로 봐야 하는 건 뭔데. 
    누군가는 여자친구한테 '넌 너 밖에 몰라' 그러면서 헤어지고. 자길 좋아하지 않아도 봐야 할 사람들 어떤 고충은 관심 없고. 그러면서 오직 칭찬만 해달라, 지갑도 열어달라? 자기 밖에 모르는 거잖아? 애들이라면 몰라도 어른이잖아?
    민주주의 특성상 내 투표권과 피선거권의 결합이 어중간하면 5년 10년 우리 자신이 어떤 값을 치러야 하는지 알면서. 
    어디 우리만 그런가, 미래 가치를 차용하여 지금 쓸지도 모르고. 조상님 잘 둔 덕에 후손 대대로 잘살 수도 있는 거고. 
    그 모두가 유기적으로 얽히고설켜 있는데. 그딴 거 다 관심 없다, 나는 오직 돈과 칭찬만 받고 싶다는 응석이야 뭐야. 
    자극적인 기사 뽑는 걸 최고로 쳐주는 그 업계 생리 모르고 예술 시작하시나. 
    개가 사람을 물면 기사가 되기는 되겠으나 그 바닥 업계 기본으로는, 
    사람이 개를 물어야 적어도 특종 순위에서 이제 쬐금~ 기초 정도 닦는 수준.
    못된 야유는 죄다 스포츠인들한테 몰아주고, 예술가는 예술적으로 띄워주기만 하시라? 
    분량에서 앞뒤 떼지 않고 사연이 어떤가를 듣고 보면 이해가 갈 테지만. 
    분량에서 앞뒤 떼고 딸랑, 고작 몇 초. 그럼 이해를 어떻게 하나. 애들 징징거리는 거랑 뭘로 구분하냐고. 
    관중이 선수의 비위를 맞추느라 할 말 못 할 말 가려서 해야 하긴 하는데. 
    형사법이 아니라 민법으로 제제할 계제 빼놓고는 광대가 관객들 보고서 
    야 박수쳐, 야 박수 치지 마, 야 너 관심 갖지 마, 야 너 꺼져, 야 넌 시끄러워 닥쳐, 야 너 나가, 너네들은 봐줄게 대신 돈만 내? 
    그럼 이렇게 하면 되겠네. 오다가다 들린 관중이든 친애하는 팬이든, 그분들 허락받고서 호응이든 야유든 하면 되는 걸로! 
    아니 그런가? 그럼 깔끔하잖아? 안 그런가? 아 글쎄 그런가 안 그런가? 
    좀 이상하다. 행운의 구름을 탔던지 대어를 잡은 거라기보다 잡혔던지. 
    응원했던 딸랑이가 있으면 '늬가 우리 회사 출근해라 내가 중간 계투 요원 한번 해 보자'도 있는 법. 
    그래도 딸랑딸랑 학예회에서처럼 칭찬만 받고 싶다? 그러는 동네가 없지 않다는 거 누가 모를까. 
    그 희망의 나라는 과연 어디일까? 
    (타 체제에서 살아보지 못했다 고로 비꼴 생각 없다뿐, 양쪽의 장점만 누리겠다는 심보에 대해서 어쩌니까. 적어도 가난하다 부자 되니까 사람이 변했네, 무명이었다가 유명세 얻어 살만해지니까 초심 잃었네 라는 핀잔 충족엔 반대표라는 뜻)
    얼굴 팔리는 거 좋아하는 (일부) 소녀감성이야 모르겠으나. 우리는 얼굴 팔리는 거 결코 좋아하지 않는데. 
    감수할 거 감수하고 좋든 싫든 역할에 맞게 떠들고 춤추며 노래 부르는 일. 
    바로 그 만만한 신분. 소셜 네트워크로든 무엇으로든 유명해질 초반에야 기분 좋고, 나중 더 유명해지면 붕붕 떠다니면서. 
    언젠가 그래프 기울기 약간 애매하니까 관심받기 싫다? 일장일단에서 장점만 취하고 싶다? 
    괜찮은 인재를 뽑아서 노력 + 행운 + 자본력으로 띄워줬더니. 
    나중 통제 안 되는 사례. 유명인이든 일반인이든 연예인병 아닌 사람이 없네 그래.
    '앞뒤 떼고'에 대한 잔소리가 너무 길어졌으니 이만 넘어가고.





    3

    이와 비슷한 예가 무엇이냐? 아주~ 흡사한 예가 있다. 
    바로 비포경에서 포경으로 넘어가니 어떻더라, 또는 '포경'관련 작문에 달리는 찌푸둥한 댓글. 
    캬~ 어? 광분 그 자체. 짜증 그 격동의 메아리가 바로 그것. 일관, 초지일관되도록 유난히 어떤 성격으로 도배. 
    그게 바로 야수이자, 오스트랄로피테쿠스요, 호모 사피엔스로 돌변한 남자. 즉 다종다양 천차만별 개인차에서 유독 극소수 특정 계열만. 
    그와 똑같은 게 여자가 발톱 파파팍~ 맹수 살쾡이 이기주의자로 행동하는 것. 
    장기 연애해서 정말 정말 행복한 사람? 우선 나 행복하기도 바쁨. 또 남 신경 써주고 오지랖 넓으면 넓다고 뭐라 할지도 모르는데? 
    통계와 학계 업계 세계사 교양 상식 얘기는 모르겠고, 나만 장기 연애로 행복에 골인했다, 그러므로 저 사람은 나쁘고 쟤는 틀리고 내 장기 연애관만 옳다? 
    나는 나 하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거, 누리고 싶은 인생 마음대로 살면서. 어? 
    내 친오빠의 애인이자 나중 부인 즉 올케는, 남자 얼굴 보고 결혼하면 안 된다? 
    그러나 나는 남자 돈 보고 결혼할 것이다? 또, 내가 하면 불륜 남이 하면 사랑.
    무슨 꽝 없는 사다리타기 내기, 직장 동료들끼리 식비 내기 게임이라면 말이 된다. 
    그렇다면야~ 그건 경우에 따라 다르다, 그렇다면야~ 어감 떨떠름한 줄임말로 '케바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확률 초라한 즉석 복권을 긁어도 전부 몽땅 다 '케바케'다? 나만 복권 1등 당첨됐으니 그만이다? 대체 뭔 논리야! 
    그게 내 일이냐 남 일이냐 차이. 타인의 줄거리에서, 당사자들 사연 그 비밀스러운 내막은 추측만 하면서, 극소수 확률만 옹호하는 모습. 
    뿐만 아니라 남자의 이상형? 첫째 연애 한 번도 안 해 본 여자, 둘째 새로운 얼굴. 그에 앞선 생략된 전제는 말할 것도 없고! 
    바로, 그래서~ 뭘 좀 아는 남자를 애호하는, 뭘 좀 아는 여자는 말한다. 어떻게? 
   「오빠는 나한테서 절대 못 도망가. 오빠 뿅가도록 만들어줄게. 매번 딴년 만나는 기분 느끼도록 해줄게. 변신해 드린다고. 응?」
    그럼 여자의 이상향은? 여자의 판타지가... 여자말 번역기 그럭저럭 굴러나 가는 게 어딘데 여자의 판타지까지? 말 말자! 말을 말어.
    누가, 왜, 어떻게, 언제 느낀 상심. 무엇 때문에 열등감을 심하게 건드렸던 낙심. 그래서 논리, 문법, 상식 무시하고 이상한 땔감이 발생하는 식. 
    보아하니 그 원리에 누가 주로 기분이 나쁠까? 
    첫째, 내숭과.
    둘째, 그 주제 때문에 크게 손해본 사람.
    셋째, 지나치게 과도한 '착한 척' 추구자. 아님 아직 순진한 감성. 
    넷째, 다양한 나무와 전체적인 숲이라는 이치는 관심 없고. 내가 듣고 싶은 거만 듣고, 나 말하고 싶은 거만 말해야 직성이 풀리시는 분.
    다섯째, 내 연애사 전적이 풍만하지 않고(여기서 멈추고 미래를 희망적으로 낙관하면 괜찮은데 더 나아가). 이어서 상대적으로 비교되고 평소 열등감이야 인간의 본능이라지만. 나머지 기타 자잘한 스트레스 잔뻔치 때문에 예민해져 있기 때문에. 따라서 상대적 박탈감이 날 조종하는 경우. (그래서 미리미리 짜증 그래프의 압력을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내가 관리해야 함)
    여섯째, 나는 연애 많이 해본 상대 싫은데. 일반적으로 장기 연애를 했다 헤어지면 뒷감당이라는 단점은 일종의 주홍글씨인데. 내가 만나는 남자(여자)가 알콩달콩 동네방네 소문났던 장기 연애 경험자다? 일단은 기분 나빠야 정상. 
    경험적으로 따져 봐도 뻔한 주제. 7년 사귄 남자친구는 7년 사겼으니까 익숙하고. 누구 닮았던 그 숙녀. 그날 친구 가게에서 만나 1차, 2차... 여지없이 팔짱 끼는 시늉. 남자친구 교체하고 싶다는 심정 왜 모르겠나. 어김없이 그날도 양복을 입었음. 양복 입으면 꼭 여자들한테 사랑받는다니까. 7년 연애하고 70년을 같이 살던 어쩌던. 좋은 귀감은 그것대로. 훌륭한 모범을 TV에서 쉽게 볼 수 있다고 해서 '장기 연애'에 대한 확률은 무시하고 싶다? 말이 안 되는 소리. 장기 연애 3년 차 4년 차 5년 차 지나면서. 남자가 바람피우는 사례도 부지기수고. 여자가 어장관리하는 남자들이나 새로운 남자들을 저울질하는 일, 과연 아닐까? 양다리를 괜찮은 것처럼 드라마에서 그 얼마나 잘 꾸미나. 그게 아니라 완전한 일편단심 지독한 순애보? 한마디로 희박하다. 다음으로 사랑에 대해서 전혀 상반되는 의견이 있다. 
    첫째, 자기는 100퍼센트 사랑하고 1000퍼센트 확신이 없으면 결혼하지 않겠다. 
    둘째, 네가 100퍼센트 마음에 드는 남자(여자)라면 그분은 100퍼센트 사기꾼이다. 
    요컨대 옳고 틀린 얘기가 아닌다. 꼭 다 그렇다는 게 아니라. 자기는 그렇게 생각하고 일부분 그랬으면 싶기 때문에 미리미리 조심하자는 취지로 하는 말. 아무리 그래도 그냥 흘려듣기엔 너무 중요한 말이다. 둘째처럼 과연 100퍼센트 순도로 내 맘에 쏘옥~ 들어 홀딱 반한 남자 여자? 나도 상대가 좋고 상대도 내게 완전 반했다? 그런 상대를 만날 확률도 확률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비경험자의 전망엔 미안한 얘기지만 사실만 따져 실상 그리 많지 않다. 뿐만 아니라 사람 치고 정육점 돼지고기 소고기처럼 등급 따지지 않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그런데 어른들 말씀처럼 멋 모를 때 즉 20대 때 적당히 결혼하지 않으면 왜 30대 이후로 결혼이 늦어지겠나? 따질 게 많거든. 그럼 나만 상대를 따질까? 알게 모르게 나는 언제나 누구에게나 저울질당하고 시소에 올려지는 식. 타인만 그러는 게 아니라 나도 그렇지. 아닌 사람, 있나? 많나? 적나?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그런데 그 가슴이, 통과. 그래서 자기는 남자의 얼굴 보지 않는다는 여자. 다 뻥. 자기가 손해 보면서 접어주고 사귀어주고 만나주고 결혼해주고 어쩌겠다는 심보는, 그에 따라 핸디캡 나중 어마어마하게 요구하겠다는 겁박일 수도 있다. 아니면 의전 제대로 해주지 못하면 짜증내고 신경질부리겠다는 마음. 나는 비위 겁나게 좋은 여자이기 때문에, 따라서 너는 자존심부터 간이고 쓸개고 다 떼놓고 내게 황홀한 의전을 행해야 하니라~, 만약 그렇더라도 난 너한테 절대로 먼저 연락할 수는 없느니라, 아울러 애교와 내숭은 바라지도 말아야 하느니라! 상상 속의 그 무언가? 꿈도 꾸지 말거라! 캬, 어? 꼭 그와 똑같지는 않더라도 나중 비교 본능을 꼭 붙들어안고 사는 부인 마음. 남편이 뭐라고 흉보는 줄 아시나요?
   「지 피곤하면 안 하려고 해. 툭하면...」
    자기 남자를 창피해하는 정도까지는 아닌데, 거기서 더 가면 남자를 정말 보디가드 취급할 수도 있다. 그러니까 환승이별이 당연하디 당연한 것일뿐. 자기는 이성친구를 끝까지 유지해도 넌 나한테만 충성하라는 것처럼 삐툴어진 사랑관. 그와 비슷한 게 돈만 보고 결혼하는 사례. 나중 텅텅 빈 깡통 확인하고서 계속 가느냐 갈라서느냐. 남자야 원래 좋은 차 타고 여자들 좀 만나보면서, 정말 정말 내 맘에 쏙~ 드는 숙녀를 만나 운명 같은 사랑이라는 신뢰감이 발생하면 그때 결혼하겠다. ~라고 말하는 남자들이 흔하디 흔하다는 마담의 경험담. 남자야 어차피 일과 인생, 사랑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나이에 덜 쫓기거든. 그런데 여자도? 여자는 사랑이 인생의 전부. 특히나 예를 들어 내일모레 30살 되는데 숙녀 인생 평생 남자를 단 1번도 못 사겨봤다, 너 아직도 남자친구 없니? 라는 초조함에 쫓기다 보면 사랑의 기준선이고 뭐고 없을 수도 있다. 듣고 나서도 별 감정 없으나, 듣고 보니 괜히 약간 뾰족한 말. 바로, '개나 소나'! 그 초조함에 쫓기면 숙녀는 필경 개나 소나 붙여놓을 수 있다. 능히 가능하다. 나중 얼마든지 교체해도 된다며 본인이 정당화시키고, 딸랑딸랑~ 팔랑팔랑~ 다 주변에서 거들어주는 식. 안목이고 자시고 이러다 꼬부랑 할머니로 늙어빠져, 하다 하다 과부마저 부러워질 지경인데? 일단 사랑의 차트에서 많이 모자를 지언정 아무 남자나 껄떡쇠, 똥파리, 하이에나야 언제 어느 때나 득실거리니까 우선순위 13위부터 대충 옆에 붙여놓는 식. 명목 상 만나면서 알아간다지만, 환승이별이 괜히 흔하디 흔하겠나. 그런 여자의 심정, 남자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할 수 없다. 
    그런 전후좌우 사정을 어른들이 모르지 않거늘. 괜히 연애 길게 해서 좋을 거 하나 없다고 말하겠나. 





    4

    장기 연애를 해서 아름다운 사랑으로 더없이 행복한 예. 여기서는 생략. 
    장기 연애를 해서 결혼은 했는데, 썩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당사자의 속마음 토로를 (약간 과장?) 인용하자면 이렇다. 
    A. 본인 발전이 없다. 
    너무 편하다. 연인이 아니라 가족이다. 어떤 선을 넘는다면 당연히 권태롭다. 지겹다. 의리다. 생활 도박 생활 놀기 생활 연애처럼 결혼 후에는 그렇고 결혼 전에도 그렇다. 나눠보지 않은 얘기, 안 가본 데, 안 해 본 거, 함께 안 먹어 본 거... 없음. 딱 없음. 의무적으로 연애 관계를 지속하는 느낌이 다분. 그 모든 것을 연인끼리 다 해 본 다음에, 2~3년 같이 살다시피 진한 사랑의 신기록을 세운 다음에 여자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는 예. 없나? 결코, 드물지, 않음. 당장은 결혼 시장에서 큰 오점 없고, 과거 때문에 책 잡히지 않음. 떠들썩한 연애를 하다가, 것도 장기 연애를 하다 결별로 끝나면 누가 제일 손해? 나중 그녀의 아픔까지 사랑해준다는 남자. 고맙긴 한데. 인간의 본성, 어디까지 참을 수 있을지. 사람들 얘기 들어보면 그 경우의 수는 그리 썩 많지 않다고 한다. 
    B. 실제로 결혼까지 가는 사람은 극소수. 
    5년이든 10년이든 결혼까지 골인하는 경우는 많게는 20퍼센트. 보통은 10쌍 가운데 1~2쌍. 사람에 따라 한자릿수 퍼센티지로 보는 사람도 적지 않음. 왜냐하면 일시적이든 틈틈이든 멀티태스킹이 발생하면 그건 그냥 끼워주기 싫은 걸 떠나 장기전이란 말부터 듣는 순간 힘빠지니까. 우연을 가장하고 핑계 대고 불미스럽게 쌍방 양다리 세 다리... (절레절레)! 그러고 나서 위기를 극복하고 잘 사는 거 보면, 걔네들... 걔네들... 걔네들... 정말 인연인지도. 것도 장기 연애 연인이었던 내 친구는 쌍방 멀티태스킹했고, 딴 친구는 하다 하다 맞바람?)
    C. 결혼을 해도 설렘이 없음.
    가족끼리 그러는 거 아니라는 드라마 대사, 경험해보면 알게 됨. 형제 느낌과 비슷. 궁짝이 잘 맞는 장점 대신 떨리고 설레는 기분은 없다는 단점. 그런데 그 상태가 결혼해서 30년 차가 아니라 바로 신혼이라는 거! 
    8년이 다 뭐야 8개월, 아니 눈치 빠른 사람들이야 딱 1번 첫 데이트하고 전화통화 단 2번만 해 봐도 안다. 
밥 먹고 차 마시고 드라이브하고. 드라이브하고 차 마시고 영화 보고. 영화보고 차 마시고 밥 먹고. 다음 진도는?
    할 말 없지? 라면서 자기 머리 텅텅 빈 거 자랑하는 여자인지 아닌지. 견적 즉각 나온다.
    하이에나한테 하듯이 똑같이, 만나본 남자는 오직 하이에나 밖에 없으니까, 괜찮은 새 남자한테도 똑같이? 촌닭은 초장에 걜 찬다. 뭐 그건 그거고. 
    아줌마 허세가 괜히 있나? 괜히 사랑이 인생의 전부라 하겠냐고. 아줌마들 허세에서 밀려보시라 어디 여자 기분 좋을까. 
    그렇지만 유부남 허세? 유부남 허풍에서 찍소리도 못 해보시라고. 전적도 비리비리요 고지식하기까지 하지, 그렇지만 쭉쭉빵빵 젊고 어리고 예쁘고 연예인 스타일이 마음에 드는 착실한 내 친구들. 아아~ (절레절레)! 동시에 그와 정반대과인 난봉꾼 내 친구들. 유부남 속마음, 대표적인 딴생각은 쉿! 아줌마라고 친한 친구 지인들한테 그 모든 게 다 솔직할까? 최고로 친한 친구한테조차 내 부조리는 딱 잡아뗀다. 비밀 공유하는 사이로 친밀도를 측정할 수도 있는데, 여자들 우정이 그리 쉬운 게 아님. 특히, 남자, 관련된 거! 물론 그런 거 빼고 다 아름답고, 다정하고, 착하고 그렇다는 거. 무슨 이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 전부 다 성인군자들인가? 전부 다 법 없어도 살 사람들인 줄 아시나? 천만의 말씀! 웬만한 여심이 사석에서 하는 진짜 말들. 다만 여자의 마음이 직접 하지 못하는 말들. 총대 메고 남자가 대신해주면? 속으로는 속 시원한데, 욕이란 욕은 남자가 대신 얻어듣는 수가 있으니. 특히 칼럼니스트는 조심하고 또 조심할 일이다. 좌우지간. 
    왜 장기 연애로 갔냐라는 사연이야 통과하고. 우정과 사랑 사이도 이와 비슷. 남녀 사이에 친구이자 우정이라는 게 고무줄이니까 하는 말. 나 좋을 땐 전화번호부에 남자(여자)들 전화번호부 쑤두룩해서 기쁘지 않은 사람? 즐겁지 않으면 거짓말. 첫눈에 반했든 아니든. 일기에 쓸 얘기이자 사석에서 정말 친한 친구끼리만 얘기할 비밀을 괜히 발설해버렸을까? 그 모든 걸 어른들이 다 아시니까 고로 단 한마디로 요약하지 않나. 뭐라고? 연애 길게 해서 좋을 거 하나 없다고! 그런데도 우리 회사 언니는 장기 연애해서 완전 잘 살고 있네 어쩌네... 이러쿵저러쿵. 100가지 경우의 수에서 90퍼센트 'NO'는 얘기하지 않고. 그건 입 딱 닫고. 10개에서 단 1개만 어쩌고저쩌고. 긁지 않은 복권이야 값어치가 있어도, 유효기간이라는 게 괜히 있나. 플레이보이들이 괜히 <연애에 대한 빠른 생애사 전략>에서 정실감과 결혼해 <느린 생애사 전략>으로 넘어갈까? 그거 보고서 씨 여기저기 막 뿌리고 다니다 참한 숙녀 만나 결혼했네 어쩌네, 옆에서 그거 보는 머머 상납녀 속 뒤집어지겠으나. 대체로 보면 그렇다. 마음에 들지 않는 밭, 농부가 씨 많이 뿌릴 마음 없다는 거 알면서 여자가 접근. 풍년 중의 풍년일 것이라며 자기한테 인생을 맡기라는 듯 호박이 제 발로 굴러가 농부에게 씨 뿌리지 않고 뭐하녜. 적지 않은 경우도 그렇다. 남이 등 떠밀어서 희박한 확률에 베팅한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본인이 대충 전망 불투명해도 불구하고 그저 좋으니까 찌릿찌릿 진한 사랑에 베팅한 것일 뿐. 탐색전을 펼쳐도 마음을 반틈만 주는 숙녀. 그런 여자가 바로 마음이 가야 몸이 가는 여자. 그런 엄마 스타일을 제외하고는, 몸이 가면 마음도 가는 게 여자. 제품을 기획하고 설계해서 만든 다음 판매할 때야, 전략이라는 망치와 전술이라는 못이 유기적으로 합심해야 하겠으나. 그와 달리 여자의 몸과 마음이 심신분리를?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고 했나, 난 아니다 난 아니라고! 그야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진실. 하여간에, 속아넘어갔든 꾀임에 빠졌든 어쩌든. 뭘 모르면 개나 소나 꼬셔도 딱 넘어감. 마음 약하면 차인 다음에 '우리 오빠'라는 입버릇 때문에 한동안 고생함. 그나마 그런 추억이라도 있으면 다행이게?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신데, 자기가 남자를 정말 많이 만나봤는데 말이 통하는 남자가 통 없었다니. 뭔 이제 1년 차이시면서 20년 아줌마 허세? 남자가 바본가? 아님 여자가 바본가! 낡은 난로는 새 난로보다 빨리 뜨거워진다. 뭐? 뭐가 어쩌고 어째? 
    주변을 돌아보자. 도덕론을 얘기할 게 아니라 정작 진짜 세상 물정을 논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웬 착한 척 10퍼센트라는 거만 얘기하나. 90퍼센트에 대해서는 그냥 눈 감고 듣고 싶지도 않다? 그러니까 나중 후회할지도 모르지. 신제품 공정 따지고 평판 어떻다 라고 했을 때, 98% 99퍼센트 훌륭하고 좋은데. 무슨 1% 2%가 어설프다고 모든 제품이 꽝이라는 식이지 않나. 시대적 유행만 따져도 확연히 대비된다. 30년 40년 50년 전 야생마 유행가가 인기 있던 시절에야 내 자랑하고 내 의견 말하기 바쁘면 재수 없다고 했겠지만, 지금 세상도? 구시대적 낭만이야 의리상 한번 사랑은 영원한 사랑일 수도 있었겠으나. 옆 동네 남자와 결혼해서 평생 살아야 한다고 배웠겠지만. 과거의 낭만을 요즘 젊은이는 미련함으로 인식할지도 모르는 것. 내 인생이 뭐 남의 것인가? 싫은데 멍청하게 질질 끌고서 억지로 만나고 사귀고. 들었어요? 헤어지고 싶어도 걔 슬퍼하니까 못 헤어지고, 어? 착해야 하니까 결혼해서 행복하지도 않으면서 억지로 억지로 살고 꾹꾹 참고 애들 봐서 참고. (그게 좋은 결론은 인생 하나의 사랑이고, 그게 중간에 사랑의 슬픔이면 그 흔한 이혼이고). 일단 가정을 꾸린다면 책임감이라는 게 있으니 그게 좋겠으나. 사귀는 기간에 나랑 맞지 않고, 아니다 싶은데, 내가 좋아하는 남성상이 명확했는데 억지로 주변 등쌀에 못 이겨 사귀다가 나중 불감증 걸리고. 그보다 내 주장 확실한 게 나은지 나쁜지는, 어디까지나 개인이 판단할 것. 남이 왈가왈부하는 거야 남들 자유지만, 내 일은 내가! 
     아니 말이야 바른말이지, 어? 배부른 비둘기에게는 단 빵가루도 맛이 쓰다. 굶주린 하이에나와 배부른 늑대. 어찌 입장이 같나. 아름다운 구슬일수록 깊이 감춰져 있다. 인파이터로써 전적의 정량으로 사랑을 깨우치고, 운명적으로 만나고 싶은 사람이야, 다 나름 적당히 만족해야 하는 거고. 아니면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거고. 그도 아니면 그림의 떡? 아웃복서로 연애사에서 나만의 까다로운 이상형 그 지고의 수준 때문에 보잘것없도록 전적이 가난하다면야, 다 나름 좋을 수도 있고 단점도 있고. 어쨌든 젊음은 단 한 번뿐이다. 하오나 아무리 그렇다 해도, 어? 씹다 버린 사탕수수는 달지 않다. 단물 빠진 풍선껌이 어찌 달콤하나. 하나 더. 가만있어 봐. 아까 뭐랬지? (딱~) 아하! 많이 우는 닭은 닭알을 적게... 와, 존나 카리스마 있어! (몸짓)
    그런데 거 참 나 별 무슨 뻔한 주제를 가지고 말이야, 어? 무슨 놈의 할 말이 그렇게나 많아? 거 참 말 더럽게 많네. 이 미천한 잡것은 솔직히 아무 말도 하고자 하지 않았는데. 그럴 맴도 뭣도 없었는디유, 그게 어쩌다 뭐 이상허니 이렇게 되었구먼유. 사람 참 오래 살고 볼일이구먼유. 그래유, 이젠 입도 뻥끗 안 할 거구먼유. (입에 달린 지퍼 잠구는 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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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치과 진료를 받느라 <구글링 몇 시간 + 유튜브 몇 시간>을 투자하고 보니 얻게 된 지식에 대해서. 
    그 전까지는 치과 쪽 학문과 업계 잔지식이 바닥인 상태였음. 아말감과 사랑니에 대한 확고한 잔지식만 아는 정도. 그런데 앞니 2개가 부러지는 바람에 병원에 들려 치료를 하다 보니, 왜 치료를 받는지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그에 대해 환자 본인이 모르면 모르는 대로 손해는 거의 대부분 환자가 감수한다는 걸 알게 됨. 대상포진 역시나 동시에 심하게 걸리는 바람에 그런 업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음. 즉 내가 직접 1개 언어로 구글링 총 100시간을 투자해서 얻는 자료를 꼼꼼히 워드, 엑셀 파일로 정리하는 것보다. 내 노력과 시간을 돈으로 환산해 그 일을 대신해주는 일. 요컨대 햄버거 가게 아르바이트 임금 6달치를 일시불로 내면 <15개 언어 X 각 언어당 100시간 검색 = 총합 600시간 구글링한 정보를 워드, 엑셀 파일로 정리>. 가만있어 봐. 15개 언어면 15명에, 주당 근로 시간 얼마에 서류 정리 기타 등등 포함하면 1 언어당 1달 일하기. 그러면 <전문가 1인 1달 임금 X 15 = 웬만한 세계적 기업의 샐러리맨 연봉>. 그래도 시장이 좁을 때만 그럴 테고, 시장이 넓어지면 경쟁이 심화되고 전문화될 테니 가격은 내려갈 텐데. 뭐 넘어가고. 한마디로 어지간한 먼지까지 이 정도면 다 걸릴 것이다. 다만 그건 현실적으로 어려우니까 혼자서 신경치료 및 크라운 기법에 대해 간략히 조사한 자료만 정리하자면 이와 같다. 
    물론 내가 만약 '치과의사라면' 가정법을 상정해서. 즉 내가 현업 전문의인데 업계에서 최고로 잘나가는 내 동료 및 선배에게, 내 치아 진료를 부탁한다면. 내 피붙이인 가족 내 사랑하는 애인, 친한 친구와 지인을 내가 직접 치료한다면. ~라는 가정법에 근거한 기준. 의료업계를 무슨 싸구려 옷 떨이로 파는 패션업계와 동일시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고. 손님은 왕이라는 어떤 표어마따나 '환자는 선인 의사는 악마'라는 의도로 작성하는 문단이 아님. 절대 아님. 그런데 시간에 쫓기고, 내 병을 내가 알아야 하는 게 먼저인데 환자가 먹고살기 바쁘다가 덜컥 병에 걸리니, 전문지식은 부족하고. 그러다 보면 마침내 말은 눈덩이처럼 부풀다가, 결국 <부자 동네 가난한 동네>와 개개인 인성이라는 화제까지 건드릴지도 모르고. 즉 본 문단에서는 거기까지 가지 말고, 수박 겉핥기식 잔지식만 다루겠다는 뜻. 
    아울러 수많은 시행착오에서 발전하고 개선된 업계 관행 모르는 바도 아니고, 어떤 치료든 완전한 건 없고 어떻게 가든 오해가 발생할 소지는 상존하므로. 따라서 시작 단계부터 방어적으로 진료하는 예, 없지 않다. 대표적으로 치료 전에 하는 일 즉 서명이 있다. 요약하자면 내가 만약 의사라면 어떤 사안에 대한 치료 방법으로 
    A : 최선. 그런데 현재는 좋고 나중도 좋고. 다만 위험 요소만 주의하면 되는데, 하필 그 때문에 (전문용어) 눈탱이가 아니냐는 항의 발생 가능성 몇 퍼센트. 그래도 이거저거 따져 최선의 방법.
    B : 차선. 
    C : A&B의 장점 때문에 가려진 방법이지만 A&B의 단점을 최소화하는 최신화 기법. 아직 기반 덜 닦임. 공격적 방법.
    D : 기타 등등
    ABCD 등 시간당 임금이 현존하는 업계 최고인 세계 불패 로펌의 에이스 변호사를 대동하든 말든, 그와 같은 잔지식은 건너뛰고. 여기서는 거기까지 들어가지 않고 수박 겉핥기식 잔지식만 기록하기로 한다. 그런데 수박 겉핥기식 잔지식만 기록해도 이 정도인데... 증권, 부동산, 성형... (절레절레). 관련하여 '칼럼: 내 여자에게 바라는 것. (화장/성형/마케팅)'에도 비슷한 내용 일부 기록했음. 말하자면 그렇게 되면 못 알 걸 알아버리는 건가? 옛말에 새똥은 못 피해도 개똥은 피하랬는데, 개똥이 못 볼 게 아니라면 갈 길 가야지 뭐 어쩔 수 있나. 적어도 바나나 껍질이 언제 어떻게 뿌려진다는 거 정도는 알아야 하니까. 안 그래도 어차피 어른으로 살다 보면 일찍 알든 늦게 알든 이런 잔지식은 어차피 나중 알게 될 확률이 높다. TV에 나오는 사람들, 인터넷 유뷰브에 나오고, 남의 시선을 많이 받는 직업. 조명발, 사진발... 그분들 최소 90퍼센트? 거의 다 지르코니아, 라미네이트 등 크고 작은 치아 시술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딱 보면 딱! 거의 95퍼센트. 치과 쪽만 봐도 그렇고 보톡스니 뭐니, 이마에서 눈썹 바로 위 살짝 낮춰진 부분에 주사기로 시술하는 거. 연예인들 그런 자잘한 시술은 반올림하면 100퍼센트, 반올림 안 해도 안 봐도 비디오. 잔소리는 이쯤 하고 정작 중요한 잔지식을 옮기자면 이렇다. 





    2

    ■ 사안 발생 요약
    11월 24일 : 앞니 2개 부러짐.
    11월 25일 : 치과에서 안정용 부착물 붙임. (잇몸 손상 심해서 2주 안정기 필요)
    12월 9일 ~ 1월 15일 : 38일 동안 신경치료 앞니 3개 완료. 안정용 부착물 뗌. 

    ■ 진료하는 측과 받는 측, 의견 대립

  • 환자가 원하는 치료: surgical extrusion → fiber post 설치 → 지르코니아 크라운
  • 병원이 권하는 치료: casting post (주조 포스트) → PFM 또는 PFG (지르코니아는 주조 철기둥이 비추기 때문에 비추천) 

    ■ 치료에 대한 의견차 발생 요인
    Q: 그럼 왜 의견 대립이 발생했냐?
    A: 왜냐하면 관행적으로 편의상 특정 병원과 업계에서 선호하는 방법이 무엇인데, 환자가 알아보니 그게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 의료기기가 최신이 아니더라도 의료 방법은 선진화를 추구하면 좋은데... 전체적인 업계 표준에 최신 기종, 방법, 기술이 발빠르게 앞서나가기 어려운 듯. 가령 아말감은 100년 동안 사용된 재료이니 만큼 당시는 최선, 현재는 차선. 기타 설명은 생략. 또 PFM, PFG 역시나 50년 사용된 재료이니 만큼 당시에는 정평난 최고 기법. 그러나 지르코니아, 아맥스... 등이 일반화된 지금 현재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패가 있음. 그리고 나중 언제부턴가 의과대 학부생들만 알게 될 기법이지 않을까 라는 점. 더불어 치아에 기둥 세울 때. 상대적 이익과 향후 감당할 위험 요소가 어떻기 때문에 거의 어떻게 변하는 추세. 그런데 아직도...! 한편 치과업계에서는 신경치료를 상대적으로 덜하는 추세. (물론 필수적으로 필요한 건 꼭 해야 하고).
    보아하니 군대에서 동기가 많으면 힘이 세다고, 업계 동향에서 <치아 보존과>라는 분야 자체가 목소리 크냐 아니냐... 아닌 듯하여 구글링에만 상당량 시간을 투자함. 그처럼 알아보니, 업계에 따라 '근관 치료(신경 치료)'라는 분야만 다루는 업무 배분이 철저히 독립적이냐 아니냐, 바로 그게 바다 건너 먼 의료계와 약간 편차가 보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정.
    그리고 '근관 치료(신경 치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러버 댐 설치, 미세현미경 없이 엑스레이에만 의존하느냐 아니냐. 그러면 아마도 나중 언젠가 재신경치료 받을 확률 높아지지 않을까? 재신경치료만 받으면 다행인데 잘못이 겹치고 반복되면 발치에 이르게 됨. 
    하나 더. 제일로 중요한 거. 병원과 환자. 충분히 커뮤니케이션 할 시간 자체가 없음. 또 환자 개개인들 지식이 누구는 박식 누구는 0. 천차만별. 
    ※ 물론 그 때문에 다 병폐다 라는 말이 아니라. 저렴한 의료비와 전반적으로 의료 수준이 높다라는 장점 얻고, 다른 거 하나 감수하고 어쩌고. 일장일단이란 뜻. 

    ■ 선진 기법 VS 관행적 방법

  1. 일부 관행적 방법: 외과적 정출술(Surgical Extrusion) 적용을 검토해보지도 않은 채 즉각 주조 기둥(Casting Post) 방법을 일고의 재고도 없이 적용.
  2. fiber post의 장점이 월등한데 여러 단점을 굳이 안고서 메탈 포스트 이용도가 높음. 
  3. 경우에 따라 fiber post 특정 계열 상품은 구리선 및 철사처럼 자유자재로 휘어진 체 세팅된 다음 설치할 수 있다는 걸 이해 못하기도 한다. 초식동물에게 가장 좋은 먹이로 당근, 개사료, 경주마 전용 큐브(통밀&건초)가 있는데 육식동물이 좋아하는 가슴살 및 어디 부위가 웬 말이더냐. ~라는 이치. 파이버 포스트가 반투명이라고요? 잘 모르겠는데요! 라는데 뭘 어떻게 말로 이기나. 반대로 설복되어 꼬리내리는 수밖에. 관행적 방법만 시술하는 쪽 설명은 그렇다. '파이버 포스트 + 지르코니아'보다 어떤 이유 때문에 불가피하게 '주조 포스트 + PFM/PFG'를 고집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저희 쪽에서는 통계상 성공률 및 안전율 등 여러 잇점에 따라 그 방법을 가장 추천드린다. ~라고 말이다. 가령 대화체로 옮기자면 드라마 장면은 다음과 같은 형태.

   「파이버 포스트? 파이버 포스트가 뭔데요?」
   「섬유 포스트를 말하는 거죠. 불가피하게 치아 내에 기둥을 세워야 할 때 그 종류가 있잖아요. (핸드폰 메모장을 보여주며) 여기 보시면 그 종류가 3가지인데.」
   「그런데 지금 중요한 건 여건이 맞춤형 포스트로 가야 한다는 거죠. 그만큼 강하거든요. 가장 큰 이유, 왜냐! 왜냐하면 일단 빙산처럼 드러난 치아 잔존량이 미미하기 때문이죠. 뿐만 아니라 치아 뿌리가 다른 포스트를 설치할 만큼 충분한 공간을 제공해주지 못하거든요.」
   「제가 말하는 건 기성품 포스트로 가는 게 어떠냐」
   「어차피 그게 기성품 포스트에요. 강도를 지탱하기 힘들 뿐더러, 설치한 여건조차 허락하지 않는데 어떻게 기성품 포스트를 고집한다는 거죠?」
   「제가 알기로는 파이버 포스트 가운데 everstick 포스트는 모양과 축이 변경 가능하고. 또 surgical extrusion으로 가능한 문제일 거 같아서 드리는 말씀인데」
   「파이버 포스트가 무슨 색깔인데요?」
   「그게, 어, 반투명이요.」
   「반투명이요?」
   「네.」
   「그게 어떻게 구부러지고 뒤틀린다는 거죠? 그런데 어떻게 철과 틀로 뜬 방법보다 더 강할 수 있죠? 게다가 PFM을 설치하려면 지탱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좀 전에 말씀하신 부분은 15년쯤 후의 얘기고요. 뿐더러 지르코니아도 좋지만 PFM도 거의 강철에 준하는 강도를 제공하거든요. 겉으로 뿌옇게 어두운 색깔이 비출 수밖에 없으니 하는 얘기죠. 더군다나 치아 뿌리가 현저히 낮기 때문에 본을 뜨지 않을 수 없는 상태라는 거. 따라서 입생로랑이 포기했던 착상을 니나 리찌가 디자인했나 모르겠는데 구조적으로 맞춤복으로 갈 수 없는 상태라는 거죠. 네. 기성품 포스트는 그래서 검토하기 어려운 거고요. 손님. 기왕지사 말이 나온 김에 제 치아 보여드릴까요? 우리 뿐만 아니라 요 앞 안과 의사분들 전원 라식하신 거 아시죠. 그 광고 못 보셨을 리는 없으니. 옛말에 뭐랬나요, 네? 도끼날이 떨어져도 손잡이까지 버리지 말라. ~라고 했잖아요. 다종다양한 사례가 있듯 최소한의 치료 다음에 송곳니 없이 오래 멀쩡하신 분, 앞니에 금니하신 분. 별의별 경우가 다 있겠으나. 부득불 기성복으로 가능하냐 아니냐라는 애매한 선을 넘어섰는데, 좀 전에 말씀하신 다른 방법으로 나중을 어떻게 책임질까요. 아말감이 괜히 100년 동안 독보적인 터줏대감이었게요? 물론 국제학술지 논문에 기재되어 알려진 소수 사례도 좋긴 좋겠지만, 프로팀 구단처럼 전적이란 건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법이거든요. 공격적 기술이 세련되어 보이긴 해도 진보가 너무 앞섰을 때 다른 누구도 아닌 고객님 소중한 치아를, 과연 등판 전적이 애매한 신인이 구단의 우승컵을 보장할 수 있을까요? 저는 어렵다고 봅니다.」
   「그럼 상용화된 파이버 포스트 가운데 최신 기종을......」 ~라고 맞받아칠려다가 넘어온 공은 다시 못 넘어간 체 어정쩡 얼렁뚱땅 일단 예약만 취소하는 걸로 마무리.
    협의가 아니라 승부로 묘하게 변해버리는데 현직이 아닌 이상 어떻게 이기나. 절대 못 이김. 가령 30시간 투자해서 얻은 잔지식이 모두 무효화되어버리는 형세. 말발로 완패. 참패. 콜드게임.
    한마디만 더하자. 초짜가 저 말발을 어떻게 이기나. 어? 누군 핸드폰 메모장에 적힌 거 보면서 말하고, 누군 프롬프트 없이 전문용어 포함해서 노래를 무대에서 암보로 외워 부르고. 각자 기억을 더듬어보시라. 인생을 통틀어 친구든 지인이든 생음악으로 노래 부를 때, 가사 외워서 부른 게 멋져보였나 아니면 생목이니까 수첩 보면서 부른 게 괜찮아 보였나. 가사를 못 외우면 진짜 내 것이 아닌 것. 바로 그 차이. 어떤 상식과 지식을 이해는 하는데 내가 설명을 자연스럽게 하기 어렵다? 그래서 알아도 팔랑귀님은 늘상 바쁘기 마련. 아니 그럴까? 언니의 잔지식썰에 동생이 <왜?>를 따지고 들면 언니 귀 빨개지면 당황하다 급기야 언니 얼굴까지 벌개지며 괜히 흥분하겠나. 언니의 어설픔을 잘 아는 동생이니, 따박따박 말대답하며 조곤조곤 언니의 멍청함을 자꾸자꾸 걸고 넘어지는 동생. 뭐 자매 사이야 자매들 알아서 하라 그러고. 그러니 그럴 줄 알고 미리미리 항상 홍조를 뛰우는 것일 수도. 어쨌든 그 말발을 초짜가 어떻게 상대하냐고. 그거 듣다 보면 며칠 후 생애 최초로 아래어금니 좌우 3개씩 떼웠던 치과 위치까지 생각난다. 숙녀가 모았던 다리를 예각에서 둔각으로 벌리며 자동차 조수석에 타는 게 편의상 보편화된 세상. 약식을 애용하나 정식은 알고는 있어야 하는 것. 구시대적 용모 단정을 위해 일반적인 패션을 포기하란 말이 아니라. 노신사께서 꼬마에게 성씨를 물어본다면야 정식을 모를 수야 있다지만. 수염과 모자가 사극으로 들어간 세상이니 만큼 어르신께서 여쭤보신 부모님 존함을 어떻게 답해야 한다는 걸 몰라도 당사자 인생이라지만. 무슨 반짝반짝~ 꼬마들 학예회도 아닌데 숙녀가 딸랑딸랑~ 머리에 든 게 없다고 광고함과 동시에 자기의 이상형은 지적인 남자라고 자랑해?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어? 미친년! 그런데 그 각도가 지금 왜 나왔지? 넘어가고. 
    문법 살짝 틀리는 거야 그냥 그렇다 쳐도, 정작 논법은 대체로 옳다 보더라도 사실 100개 가운데 애호하는 사실 30개에 대해서만 변호하면 어떡하나. 포장지만 그럴싸하면 뭐하냐고. 언어는 같아도 따로 노는 대화일 뿐. 듣고 싶고 상대방을 존중해야 하나, 그렇다고 하자는 대로 할 수는 없는 일. 소녀감성은 하필 이럴 때 팔랑귀를 중용하냐, 남 얘기 곧잘 들어주던 말랑말랑 낭만파 어른이 꽉 막혔냐. 답이 정해진 상태에서는 의견차를 좁히기는 거의 불가능. 따라서 져주던가, 발길을 돌리든가 둘 중 하나. 그렇다고 무턱대고 (최소한 내가 판단하기에는) 전자라는 임상실험대에 내가 올라간다? NO! 딱 노! 괜히 여자들이 말이 통하는 남자를 애타게 바라는 것일까? 그럼 뭘하나 뭘 좀 아는 남자인 줄 알았는데 알고 봤더니! 
    이 뿐만이 아니라 음악, 미술, 문학, 건축, 사회, 각종 산업, 오락, 연예, 경제... 이렇지 않은 식은 거의 없다. 발전과 자유라는 명목 때문에든 다양성이 필요한 건 모르는 건 아니다. 그런데 어려운 책들에 보면 나오듯이 닫힌 사회주의의 모순, 열린 사회의 병폐, 나 가난할 땐 세금 많이 걷어 어디같은 복지 세상이면 좋겠고, 내가 졸부로 환생하면 자본주의 어떻게 거부하나 상향 평준화해서 수준 좀 높이자 라는 주변인들 알면서 모른 체할 수도 있는 거고. 필자의 친구가 왜 농업경제학을 전공한 다음 제약 세일즈맨이 됬겠나. 세계 3대 과학잡지의 근간과 본류가 베트남어에 기반한다고 가정해보자. 학술지에서 다루는 진보적 기술, 보편적 관례와 평균 인식, 슬슬 밀려나는 기법. 그 모든 게 시작부터 끝까지 베트남어인데 그거에 관심 없는 전문가? 교양가, 일반인, 만물박사, 다변가, 호사가와의 차이는 격차가 커지는 게 아니라 좁혀질 수밖에 없는 것. 그 때문에 CEO가 오판하기 쉽고, 그러니까 때로는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의료기기 전공자보다 더 영특해보이기도 하는 것. 이를 테면 문학에 대해서 말한다면 기세로 봤을 때 누구나 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인 것만 같다. 일단 문학과 관련만 됐다 하면 하버드, 스탠퍼드, 코넬 대학 등에서 고전 문학작품들에 대해 강의했던 그분이 그분인 듯한 모습. 그놈이 그놈이다식 연애론과 흡사하지 않은가? 뭔 커피숍에서 나눈 수다 3시간을 요약해서 '먹버' 당한 기억을 취합해서 짜잔~ 출판업계에서 나름 대접받는 베스트셀러. 뭐야 그게! 미술의 본류는 어디인데 무슨 변방의 미술학자들 책만 번역하기 바빠. 고전음악, 원주민이 최고로 전문가라는 듯 애들 코 묻은 돈 누가 먼저 흡수하느냐도 엄연히 자본주의의 질서라는 논리. 나 유리할 땐 예술가요 나 불리하면 어쩔 수 없는 자본주의의 일원. 이렇게 보면 교육자 저렇게 보면 노동자. 물론 과장해서 그렇다는 거고. 그렇지만 세세히 들여다보면 각계 각층 남의 다리 긁는 일이 어디 드물겠냐 그 말이다. 어쨌든 이와 관련해서 놀랍도록 닮은 장면이 있다. 그건 무엇이냐? 어떤 상황일까.





    3

    앞 문단 <선진 기법 VS 관행적 방법> 보기에서 3번! <─────── 바로 이 부분!
    (딱) 구부러진 파이버 포스트는 보도 듣도 못 했다, 그런 기술은 금시초문이고 우리는 취급하지 않는다는 논조. 이와 그야말로 딱 똑같은 모습이 있다. 그건 무엇이냐, 바로 이사회 회의실. 중역들 논쟁하는 자리. CEO.... 그 C머머라는 감투. 그 중역들 가운데 실세가 만약 COO임과 동시에 강력한 비전이 뚜렷하고, 밀어붙이는 투철한 신념을 맹신케 되면 CIO, COO가 웬만치 반론을 펼쳐도 별반 씨알도 먹히지 않는 회의. 제아무리 똑똑한 천재 CFO가 목에 핏대를 세우며 논리적으로 따져봐야 먹히지도 않음. 그 가운데 제일 밀려나기 좋은 바지는? 바로 CMO! 그건 아니다, 그건 이래야 한다? 씨알도 안 먹힌다. CEO가 비위 잘 맞추는 보좌진으로부터 들은 정보, 입수한 보고서에 따라 답은 이미 정해져 있는데? 아무리 설득하고 주장하며 회유해도 못 이긴다. 진다. 딱 진다. 말로 100번 맞짱 뜨면 100번 다 지는 셈. 그렇다고 장래 언제가 되어 매번 전략이 실패해 봐야, 변명은 예술적. 실패한 원인은 다 바깥에서 찾음. 시장이 협소하든 어쩌든 CEO의 세력 확장형 사업관은 변함없다. 논리적으로 봐도 옳고 상식적으로 따져도 괜찮거든. 텐트 쳐서 개 고양이 다 안으로 들이면 되고, 작은 우산 여러 개 펼쳐서 똑같은 이름으로 찍어내서 씌우면 그만. 장기적으로야 손해라지만 실상 단기적으로 이익. 그렇듯 전술과 전략은 따로 놀기 일쑤라지만 실권을 잡은 대장은 마케터의 인식과 생각이 100이면 100 거의 다 다른 실정. 답을 미리 정해놓고 선진 기법과 육식동물의 세계를 설명해도, 초식동물 입장에서는 갸우뚱하기만 할 뿐. 그나마 솔깃한 얘기가 한두 번 나와봐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뿐. 
    그처럼 대체 왜 파이버 포스트 가운데 새로 나온 무엇을 적용하면 안 되냐, 없다고 한다. 못 봤다가 답이다. 정해진 테두리를 벗어나는 건 모르고. 시술 통계 상 최고로 좋은 건 우리의 어장관리다, 따라서 '주조 포스트 + PFM/PFG'가 아니면 안된다. 라고 강력히 주장하면 잔지식을 조사한 지 얼마 안 된 환자 입장에서는 상담(표면적으로는 상담이나 시술 방법에 따른 결과를 생각한다면 아마도 말싸움) 절대로 못 이긴다. 결과적으로 예약 취소하겠다 라고 했으니 무승부라고 봐야 하나, 병원 옮기면 나중 책임 소재 불분명에 어쩌고저쩌고 패배감이라는 뒷맛 썩 개운치 않게 되는 식이다. 그러게 초장에 대화 도입부부터 느낌 왔지. "아하~! 당신께서는 '듣는 부류│읽는 부류'에서 바로 그 듣는 스타일이시군요'." ~라고 말이다. 그분께서는 업무에 알맞는 옳은 일 하셨다. 역할에 충실하셨을 뿐. 단지 서로 기준이 달랐던 거지. 딱 봐도 사람 좋고 매력적인 숙녀. 그렇지만 이처럼 진짜를 얘기할 땐 인정사정 봐주는 거 아님. 아니면 죽도 밥도 안됨. 그래 봤자 앞에서, 어른과 아이의 대화에서 말 잘 못하는 아이가 어떻게 어른을 감득시키나. 
    그래서 화술이 중요하다. 절묘하도록 내 어눌한 식견으로 상대를 설득키기고, 동시에 우리 입장에서는 최소 10년 이렇게 널리 안정화되지 않은 진보적 기술보다는 보수적 치료에 대해 어느 정도로 완전한 성공률을 자부할 수 있다면서 떠난 마음을 되돌리는 일. 하여 브레인이 있으면 바람잡이도 있고 그렇게 역할은 나눠지는 것. 하긴 보수적 관행에서야 그쪽 입장이 맞고 옳고 합당하다. 일단 전문적으로 시장에서 몇십 년 검증된 기술만 최고로 숙달되도록 제공할 수 있으니 것도 나쁘지 않지. 그렇지만 그 말발에 넘어가면 단기적으로야 별 문제는 없는데. 장기적으로도 환자의 전체적인 상태가 건강하다면야 역시 이상 없을 테고. 다만, 최신 기술의 보급이 점진적으로 확대된다는 것은 기존 기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함이고, 그에 대한 증명이 차근차근 시장을 잠식해 간다는 것을 뜻한다. 어설픈 커브, 홈런 맞기 딱 좋지 않나. 10년 전 발재간으로 지금, 당대 연봉 최고의 수비수를 재끼겠다고? 팬들이 앞서 야유한다. 그렇듯 알면 알수록 보수적 처방이 나을 때도 있고, 적극적으로 신기술로 치료받기를 원해야 할 상황으로 나뉠 것이다. 당연히 그건 개인이 알아서 할 일이고. 

    ■ 치아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참고로 남은 치아가 2mm 이상일 때 포스트 설치 가능, 2mm 미만이면 불가능. 
    「그냥 사랑니 빼시죠?......」 들어보신 분 손?
    (손차양)~! 
    라는 것처럼 2mm 미만 치아를 포기하고 뽑자는 권고를 들어본 사람도 아마 꽤 될 것이다. 
    게다가 누구는 발치하고 임플란트 하자, 누구는 살리자 의견 분분. 
    즉, 남은 치아를 살리는 걸 검토하지 않은 채 해당 치아가 발치되는 사례. 없지 않음. 

    ■ 치아가 2mm처럼 얼마 남지 않았을 때 포스트 심는 방법

  1. 맞춤형 포스트 (주조 post)
  2. 외과적 정출술 (Surgical Extrusion)
  3. ......
  4. ......

    ■ Q: 포스트 심을 공간이 까다롭기 때문에 메탈 포스트 또는 주조 포스트로 해야 한다? 
        A: 잇몸 속으로 뿌리가 남은 경우 surgical extrusion 시술로 치아 확보 가능. 즉 파이버 포스트 중에 everstick 포스트를 이용해 포스트 모양과 축 변경하여 설치 가능. 
        ※ 인용 페이지 찾다 포기. 귀찮음. 손해배상 청구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 뭐 부디 아량을 베풀어주시든 마시든, 이런 미천한 칼럼니스트 주제에 눈에 띄지 않기를 바래야지 뭐. 
        ※ 문제는 치아 2mm 미만일 때 불가피하게 Surgical Extrusion냐 주조냐. 고민이라도 해본다면 몰라도 정작 문제는 5mm 7mm 등 길이랄지 여건을 봤을 때 섬유소재 기둥(파이버 포스트)을 심기에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맞춤형 포스트 (주조 post)를 시공한다? 냄비, 자동차 강판, 티타늄 합금 안경테, 각종 생활용품, 각종 산업용품처럼 내 몸은 주조 틀이 되는 셈. 주물 주형 제작과정이 딴 데가 아니라 어디서 벌어지는 일이니까. 최신 기법이 발굴되기 전까지 그게 최선이었던 시절, 있었을 것이다. 허나 그건 그때 얘기. 그런데 아직 벤치멤버가 아니라니.
    불세출의 라이트 공격수. 신인으로 등장하자 마자 신인왕부터 상이란 상은 싹쓸이. 몇 관왕은 연례 행사. 후위 공격 성공률부터 브로킹, 서브, 리스브 성공률까지 뭘로 봐도 팔방미인. 소개되자마자 기발한 공법으로 만년 조명발에 둘러싸인 거포. 국제적으로 팀 옮겨가며 A+++ → A+ → B-- → C++ → D...그렇듯 선수 인생 화려할 수 있다지만. 국가대표에서 세대교체 이뤄지지 않으면 어쩌란 말인가. 감독 경질이라는 만만한 카드를 남발하든 어쩌든 단순히 화풀이성 임시 처방일 것이냐, 아니면 후한 베팅으로 싱싱한 대어를 영입할 것이냐. 뭐 고전음악회에서 잠깐 침 흘리며 조는 관객이야 옆에서 모르면 그만이나, 잔지식 빼면 어디 끼기 힘든 관중이 그거 모르면 어떡하나. 아 그러냐고요 안 그러냐고요, 왜 대답이 없어 사람 힘 빠지고 말이야. (몸짓)!





    4

    전문지식 설명은 이렇듯 2~4 문단. 그 마지막 4번째 문단을 자, 한번 시작해볼까?

    ■ 치아 기둥 설치 시 post 종류

  1. 기성품 post (메탈 포스트) (합금, 철, 스테인리스, 알루미늄... 다양)
  2. 기성품 post (섬유 포스트) (파이버포스트가 자전거의 카본 소재와 비슷하나?)
  3. 맞춤형 post (Casting Post. 다른 말로 금속 주조 포스트)

   ※ 여기서 3번. 나중 만약 문제 발생 시. 3번 주조 포스트를 제거하는 게 고역 중의 고역. 그러면 재신경치료도 힘들고, 제거도 힘들고. 결국 발치 가능성 폭등. 그 접착 시멘트를 말끔히 제거하라니... 진료 거부하고 싶은 심정이 억해야 정상. 내가 만약에 치과의라면 내 치아에 3번을? 말이 되나. 아니 한번 생각을 해보시라. 그대께서 존 홉킨스 의대 출신 저명한 치과의인데, 당신 동료-친구-선후배들이 세계적인 의학지에 기고하는 논문의 양과 질로 보든 뭘로 보든. 업으로 어디를 가나 최고인데? 옆을 볼 필요가 뭐 있나. 자존심 세워도 될 정도로 수석 입학, 수석 졸업, 학계와 업계 동시 석권이요 재계에서까지 단독 압권인데? 뿐더러 굽힐 건 굽힐 만큼 도덕성 역시나 중간은 가는데? 단지 상도덕이 애매하게 걸렸으니 입이 간질간질하니까 잔소리만 늘었을 뿐.
    누군 뭐 얄미운 눈총 받는 게 얼마나 기뻐 날뛸 만큼 신나서 그러나? 첫 술에 배 부르랴. 원치 않았는데 뜬금없이 강제 선봉이라는 가시 방석에 앉혀졌는데 어떡하란 말인가. (몸짓). 단언컨대 단순히 개인의 치아교정 문제가 아니라, 업계 지형의 치열과 치축은 물론 4D 5D가 걸린 문제라서 누가 나서서 긁어부스럼 만들고 싶겠나. 이를 테면 저렴한 표현으로 그 바닥 좁은 데도 불구하고 딸린 밥줄이 얼만데. 또 마인드맵처럼 2차로 얽힌 식솔과 꿈은 어떻고. 어제까지는 매일 하던 일만 성실히 하면 깔끔했는데, 그 바닥 판도가 바뀔지도 모르는데, 당장 내일부터 일 힘들어지게 생겼는데 그게 다 누구 때문이라고? 그 인간 관상이 대체 어떻길래... 개상이야 말상이야 아님 생선상이냐고. 그렇다만 할 말 못해서 끙끙 앓느니 득실 따져서 할 말을 해야 할 적기. 하지 않으면 안 될 궁지. 이렇듯 차근차근이냐 혁신이냐 쉬운 문제가 아니니 하는 말. 그래도 소수점 우측에서만 찔끔찔끔 업그레이드하고 수박 겉핥기만 지속하느니, 언젠가 한번은 속 시원하게 소수점 좌측에서 업그레이드하는 일. 불가피하든 필요하든 절실하든. 하긴 해야 하지 않겠나. 아니 그렇소? 땅콩을 먹으려면 껍질을 까야 한다. 달콤한 과실은 껍질이 쓰단 말이다.
    보아하니, 동네 구멍가게 전문가들 무시하고 싶지도 않고, 앞에서 존중 뒤에서 거론할 필요도 없음. 무슨 홉 머시기인가 뭔가 그 대단하신 당신께서 시장 상권 단골이시니 할 말 없음. 그나저나 알고 봤더니, 몰래몰래 7부 리그에 7년 내내 거액을 후원했던 그 비밀스런 장본인이 바로 당신이라면서요? 말 맙시다 거 참 나. 착한 일마저 있는 놈들이 더 하구만 그래. 것도 모르고 영심이는 착한 척을 아직도 졸업 못하고. (절레절레)! 아 글쎄 그라요 안 그라요? 네? 속된 말로 까놓고 말해서, 진실와 일리로 따져서 맞짱 뜨시자니까 그러시네. 져드린다고요, 들어는 드릴께. 네? 법 없어도 사실 분들이란 말은 그냥 말이 그렇단 거고, 사람들은 법 없으면 안 된다는 거 누가 모를까! 다만 가는 길만 다를 뿐. 물론 요점만 그렇다 뿐이고, 수다 3시간으로 넘어가면 효용 가치 따졌을 때 경우의 수, 또 사정은 다양하니 그저 말을 아낄 뿐. 안 그래도 성격 좋단 말 곧잘 들었단 거 쉬쉬하며 자랑하면 너끈히 받아줄 바텐더와의 우정도 돈독한데? 그런데 뭐하러, 왜 하필! 내가 만약에 치과의 숙련 과정인데 지인들 지인들 친구 불러서 3번을 권장한다? 글쎄요 글쎄요! 단순한 허영심이 팔랑귀와 친숙하면 듣고 보니 틀린 말 하나 없으니 하자는 대로 하는 거고. 그게 아니라 똑같은 허영심이라고 할지라도 다 같은 허영심이 아님. 절대로 아님! 큰 재주는 부재하나 선별감-잔재주를 기반으로 하는 허영심이라면 잔머리 굴려서 잔꾀로 골똘히 생각하고 꼼꼼히 검색해서, 딱 몇 시간 투입해봐도 답 나오지 않나. 안 그런가? 변방의 구경꾼도 아니고, 당사자로써 육식동물 앞니 3개 무신경하게 변했으니 발언권 분명한데 왜 이런 말 하면 안되냐고요. 결코 무임승차는 아니라고 똑부러지게 말할 수 있음. 그러게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면 뭐 어쩌기 딱 좋다니까. 그러니까 아줌마 허세도 허풍꾼들 허세랑 궁짝이 딱 딱 맞지요. 부풀릴 필요 없이 내게는 성과요 실적이자 사실인데, 뭐한다고 허세 대회에 나갈까. 제발 좀 나와주시라고 러브콜 폭주해도, 우리는 세계 허풍 대회 나갈 만큼 그리 한가하지 않음. 바로 이런 게 그냥 허세 몸 푸는 정도. 그래서 그냥 조용히 먼산만 쳐다볼뿐. 장난, 농담, 익살, 투정, 응석이라면 몰라도 어른들끼리 굳이 그럴 필요가 없지 않나. 아 정말 그런가, 안 그런가? 들어는 드릴께~ 들어는 드린다고요. 왜 갑자기 바쁘시냐고요, 네? 뭐 언제부터 그렇게 바쁘셨다고 이 천허디 천한 쌍것과의 솔직한 대담을 피하시나이까 나리.

    ■ 후자는 전자에 비해 장점이 별로(거의) 없음.

  • 지르코니아     > PFM, PFG.
  • 파이버 포스트 > 메탈 포스트
  • 외과적 정출술 > 주조 포스트
  • 2mm만 남은 치아 그대로 유지 > 발치 후 임플란트 

    ※ 근관치료 즉 신경치료 완료 후 왕관을 씌워주는 게 최선인데, 둘 중에서만 고르라면 개인적으로 어떻다는 뜻.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봤을 때 2mm 치아를 잘 유지할 가능성이 크냐, 아니면 발치까지 가지 않고 주조 포스트로 씌웠을 때 나중 치아가 잔존할 가능성이 크냐. 전자는 개인차에 따라, 후자는 어차피 나중 발치로 갈 가망성 큼. 얼빵한 생치아라도 있는 게 없는 거보다 100배 1000배 나음.
    ※ 외과적 정출술 (Surgical Extrusion) 받는 게 시간&지리&경제 여건 때문에 어려우면 뭐 그냥 영구땡칠이 미련곰탱이처럼 버티는 수밖에. 어차피 인생은 다이하드(일정 부분 꾹 버티는 것). 초식동물처럼 탐스러운 사과를 상큼하게 깨물어먹지도 못하고, 바삭바삭 달콤한 과자를 막 앞니로 씹어먹기도 조심스럽다만. 뭐 육식동물 사자를 보면 앞니가 고기 뜯어먹기에 딱 좋도록 앞니는 그냥 그렇다만. 뱀파이어도 아니고 개구쟁이 칠득이 장난꾸러기랑 똑같이 살아도 심미적인 단점 빼면 별 불편 없음. 칫솔 3종류로 매번 번갈아 가며 사용. 1번은 구운 소금과 치약을 함께 양치질. 1번은 치약으로 양치질 후 소금으로 입에 머금고 오물오물 2-3분 후 헹굼. 음식물 씹을 때 치아와 치아가 닫을 듯 말 듯, 전보다는 약하게 씹어먹고. 입 다물고 있을 때 치아는 떼고, 그렇게 주의할 뿐 다이 하드. 

    ■ '파이버 포스트 > 메탈 포스트'인 4가지 이유

  1. 메탈 포스트: 우선 vitical root gracture 유발이 가능한 구조. 
  2. 메탈 포스트: 차후 만약 수직 치근 파절 시 발치해야 함. 
  3. 파이버 포스트가 메탈 포스트에 비해 치근 파절 가능성이 현저히 낮음. 
  4. 파이버 포스트는 파절이 발생해도 치아를 살릴 수 있는 반면......
  5. 나중 포스트를 제거해야 할 상황 발생 시. 제거의 난이도 및 포스트 부착면 주변 상태를 비교했을 때... 

    ■ '파이버 포스트 > 주조 포스트'인 7가지 이유
    (주조 포스트 박으면 바깥으로 비춘다는 이유로 결국 PFM/PFG로 씌워야 하니까)

  1. PFM/PFG는 지르코니아에 비해서 치아 삭제량이 많게 됨. 
  2. PFM/PFG는 지르코니아에 비해 강도가 약함. 
  3. PFM/PFG는 지르코니아에 비해 강도가 약함.
  4. PFM/PFG는 지르코니아에 비해 금속산 부식 가능성이 큼.
  5. PFM/PFG는 지르코니아에 비해 표면이 벗겨질 수 있음. 
  6. PFM/PFG는 지르코니아에 비해 금속 냄새 발생할 수 있음. 
  7. 나중 포스트를 제거해야 할 상황 발생시. 제거의 난위도 및 포스트 부착면 주변 상태를 비교했을 때... 그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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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론. 뭐니 뭐니 해도 당사자가 꼼꼼히 알아야 함. 남 일이냐 내 일이냐, 도 쉬운 게 아니듯. 내 일인데 내가 모른다? 내 일이라면 무엇보다 내가 자세히 면밀히 철두철미하게 알아야 함. 안 그러며 안 됨. 절대, 절대로 안됨. 내가 먼저 내 일을 알아야 하는 게 첫째. 아니 0순위. 그게 아니라 내 바깥의 타인과 제도와 체계와 관행이 스스로 잘 알아서 최선─최신─최고─최적의 응대를 나에게 제공해 줄 것이다? 물론 그러면 좋겠다만 과연 그렇겠나, 물론 그러면 좋겠다만 정녕 그럴까요! 그렇게 나는 거의 분야 최초로 완전무결한 서비스를 받아야 옳다? 그건 소녀감성조차 거들떠도 보지 않는 백치미고. 나 행복하기도 바쁜 인생인데, 가난히 살면 시간을 갉아먹는다는 걸 뻔히 아는데. 나 웃고 신나기도 어려운 세상인데, 우리가 무슨 천사처럼 인간의 삶을 포기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최장의 행복은 내 다음에, 바로 남 순서인 것. 회사에서 내 경력과 회사의 이익이 동일하면 뭐가 문제겠나. 내 경력에 큰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회사에 충성하는 게 조직의 생리. 곧 나는 두 손 두 발 다 들고서 내 인생 포기한 채 당신만을 위해서, 당신에게 최장의 행복과 최상의 쾌락을 제공할 수는 없다. 시소에 둘을 올려놓고, 저울질 결과 최후에 당신의 이익까지 챙겨주겠다 그런 것. 뭔가를 선택했을 때 이익과 손해를 비교해서, 나중 책임은 어떻고 현재 대가는 어쩌니, 따라서 매도 일찍 맞는 게 낫겠다 라는 계산이 도출되는 셈. 시장에서 흥정을 괜히 하나? 손해 보고 파는 거도 한두 번이지. 친구가 습관처럼 직장 때려친다는 말 곧이곧대로 들으면 들을 때마다 믿으라고? 세상 그렇게 만만치 않다는 걸 정말 모르는 사람도 있긴 있는데, 알아도 모순마저 적지 않은 세상. 그 불미스러움의 확률을 최소화하는 일, 다름 아니라 한마디로 인생이다. 
    그렇듯 남이 다 알아서 공공의 선, 최대 다수의 최대선, 무엇보다 나를 존중해주고 나를 아껴주며 나만 사랑해주듯이 내게 이득을 안겨주면 좋은데. 만일 그렇게 된다면 좋은데, 살다 보면 그런 건 결국 순박한 희망에 불과한 순진한 착각이란 걸 깨닫게 되는 일. 과연 드물까 많을까! 바로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아부와 애교와 접대와 친절이요 직업적으로 로비가 잘 먹히는 것. 안 그런가? 그럼 뭘 하나, 이 세상에 공짜가 어딨냔 말이다. 친절은 미덕이라지만 종이 한 장 차이로 친절은 위선이 되는 것. 거기서 더, 친절이 지나치면 교활! 내숭으로 갈 뻔 말 뻔 어벙하게 고심하다 다시 돌아와서. 내가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뭐 다들 알아서 자동적으로 최저값으로 최대선을 제공해 주는 일. 결코 많지 않다는 걸 우리 어른들이 어찌 모를까. 꼭 어떤 분야뿐만이 아니라 무엇이든 원리는 다 똑같다. 비슷비슷. 
    이를 테면 그대가 만약 컴퓨터 프로그래머라고 가정해보자. 보아하니 기계어인 C를 얼마큼 손바닥에 쥐락펴락 갖고 놀 수 있냐 라는 기본기는 말 그대로 기본일 뿐이고. 그와 달리 인기도, 중요도 등 매번 순위가 뒤바뀌는 컴퓨터 언어의 사용도 현재 순위를 봐볼까? 1위부터 10위까지 파이썬, 자바, 자바스크립트, C#, PHP, C/C++, R, ...... 그런데! 그런데 최신 기술에 둔감하면 내 연봉은 어떻게 되는 걸까? 가령 당신의 친구는 왜 법률가, 전자공학도, 권위적인 뇌수술 전문의의 꿈을 포기했을까? 어느 단계까지 올라가는 것도 어려운 걸로도 모자라, 궤도에 올라 계속 공부하지 않으면 뒤쳐지니, 고로 그 일을 정말 많이 애원하는 사람에게 양보하기 위해서 아니었을까? 왜냐하면 대놓고 너 머리 나쁘잖아 멍청하잖아, 라고 핀잔주면 주눅들듯 놀아주는 거도 한두 번이지 짜증날 테니까 말이다. 그렇지 않소이까? 아마추어 5부 리그 축구선수라고 뭐 얼마나 다르겠나. 괜히 어린 친구들 꿈 가운데 제일 만만한 게 카페 사장일 리는 없다. 
    이렇게 매몰차게 말해서 왜 측은하지 않겠냐마는 그래도 기왕 말 나온 김에 이어가자면 이렇다. 광고업계에서 잘나가냐 한물갔냐 라는 광고업자들 점수를 매기는 거의 유일한 가치 척도는 그거다. 바로, 세계적인 광고제. 그거 딱 1개가 전문가 중의 전문가들을 평가하는 거의 유일한 지표. 왜? 왜냐하면 '이제'가 아니라 이미 옛날부터 광고도 예술이니까. 어쩌다 오락산업이 자본주의의 꽃이거든. 곧 거기서 그랑프리랄지 뻔트상이라도 받았냐, 성적이 비리비리하냐. 거기서 알아주느냐 아니면 신부들러리로도 불러주지 않느냐. 그나마 병풍으로 서 주라고 초대라도 받으면 다행이다? 어쨌든, 그래서 유명 브랜드는 그런 성과가 다분한 광고쟁이들을 듬뿍 보유한 광고사와 계약을 맺기 마련. 그처럼 전문가의 손길을 거치면 정말로 광고가 재밌고, 기발하며, 놀랍고, 아름다워진다. 그런데 정작 브랜드 매출과의 상관관계는? 약하다 못해 차마 보기 민망할 정도로 그다지 별다른 연관관계가 없는 실정. 그 산업계에서 꿋꿋이 버티는 거대 기업이든 신인이든 그 브랜드가 바로 당신인데, 응? 오롯이 당신 자체가 눈부신 브랜드인데, 광고만 괜찮고 브랜드 매출 및 순이익은 허덕이면 어떡하나. 선수는 성적으로 말하고, 교수는 논문과 뗄 래야 뗄 수 없는 사이. 세상만사 어쩌다 마주친 행운이자 얻어걸린 숙명을 빼놓고는, 성과가 그냥 느닷없이 뚝딱 0에서 1이 되는 것처럼 상상력만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 상상력으로 세상에서 최고봉이라는 아이들. 어린이가 그린 그림이 예쁘긴 예쁘다만 어른이 보기에 발상이 새로우면 뭘 하나. 어린애 가운데 그거 못 하는 애들도 있나? 이쁘지 않은 처녀도 있나? 그게 다 잔지식과 고급 지식에 비례해서 논리 따지고 뭐 따져서 근사한 물건을 만드는 식. 한편 잔존 치아와 수명은 비례할까 아닐까? 장수한 노인들의 사랑니 잔존을 연구한 논문이,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과연 없을까? 그렇듯 어떤 학문 어느 시장을 가더라도 이치를 따지자면 비슷비슷. 사랑이라고 뭐가 얼마나 다르겠나?





    6

    보너스. 치실에 대해서.
    잔존 치아와 수명의 밀접한 상관관계, 관련 논문 찾으면 찾는 족족 다 나올 것이다. 그게 뭔가, 다름 아니라 이치. 치실 사용도 찬찬히 원리를 따져보면 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딱 답이 나온다. 아는 척 툭 던지는 인터넷 댓글로 막, 치실 안 들어가는 치아 없다 어쩐다, 막 별의별 개개인 의견이 난무하는데. 자, 한번 생각을 해보시라. (노인을 대변하여 말하자면) 이렇다. 
   「내 인간 세상에서 한 삼년 빠진 100년을 살았는데 그 동안 누가 죽고 태어나고 별의별 일들을 내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봐 왔소. 근데 100년 동안 난 치실을 사용하는 어린애들은 단 1명도 못 봤소. 100년 동안 아말금이 애용된 세상에서 인생을 살았으니 당연하긴 하다만 그럼 향방을 바꿔서. 그대께서는 만찬 후 이수시게로 막 그 뭐냐 막 거 막 이렇게 (몸짓) 이수시게 사용하는 젊은이 본 적 있소? 있긴 있겠으나 난 없소. 딱 없단 말이오. 근데 무슨 치실을 무조건 사용하네 마네. 어? 난 치아 건강과 비례하는 건 세 가지라고 생각하오. 
    첫째, DNA발
    둘째, 생활습관
    셋째, 나이! 
    건치왕 30살한테 치실을 사용하라? 한참 미모가 물이 오른 20살 숙녀에게 보톡스 맞으란 말과 뭐가 틀리오. 아니 그렇소? 그래도 부모 잘 만난 게 영향이 크긴 크지. 허허허. 워터픽도 좋고 소금물 담금&헹굼 습관도 좋은데. 각 세부 효력을 보면 워터픽과 치실은 교집합 있고 각자 영역도 있긴 하오만, 양치질 잘 하고 소금물 헹굼 잘하는 젊은이 태반, 중년 절반쯤, 관리 잘 하신 노년 상당수에게 그건 그리 권할 만하지 않다고 생각하오. 물론 그 바깥은 유익한 권장 사안일 테구요. 즉 필요한 때가 있고, 도입할 여건이 있으며, 제품설명서에 나와 있는 깨알같은 배경지식 따져서 꼼꼼히 사안을 검토해야 하는데. 말만 앞서는 식. 왜 지구에 그렇게나 천연소금이 거의 무한정으로 제공되었겠소. 다 이유가 있을 것 아니오. 앞서 꼽은 세 가지에서 행운이 썩 미치지 못한 비율이라면야 치실 사용과 워터픽 생활화 습관이 뭐가 나쁘겠소. 그렇지만 사람 따라 상태와 기준이 천차만별인데 테니스 4대 천왕한테 줄넘기 열심히 하시오, 건강을 위해 아침 조깅을 권한다? 말이 되나 그게! 다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어야지 치실 사용없이 90살 건치왕 현역한테 명함을 내민다? 치실 사용이 일찍 필요한 사람이 있는 반면 늘그막 뒤안길로 접어들어도 치실질 한번 안해도 건치왕 줄 테니 제발 받아달란 사람 부지기수로 봤단 말이오. 뭔 무선이어폰 한번 써보니까 신세계나 만난 것처럼 남들은 뭐 무선마우스 안 써봤나? 뭐 30살에 노안 왔다면서 영양제 10가지 꼭 챙겨먹으라면서 들들 볶질 않나, 정력감퇴 중년 전에 오니까 의무방어전이고 뭐고 다 필요없으니 그냥 혼자 살라는 둥 어쩐다는 둥. 내 아는 치과의사들 가운데 치실 사용없이 건치왕에 오른 인물들, 한두 명인 줄 아시오? 말도 말시라니까요 글쎄. 또 성형수술로 미인계에서 맹활약하시는 아가씨 10명, 자연미인 옆에서... 거기서 조용하시다가 자기들끼리 모일 때 그냥 말리거나 아니면 뽐부질하거나 어쩐다 저쩐다 말도 마시오. 아니 그렇소? 막대기가 굽으면 그림자도 굽는단 말이오. 타인의 막대기는 멀쩡한데 내 막대기가 굽었으니 타인의 고추도 굽었을 것이다? 말이 안되지 않소 말이. 그럼 남의 바나나는...... 쉿! 거 알만 하신 분께서 말이야, 어? 보자 보자 하니까 이 양반이... 아 나만 말하는 중이네 그래. 아무튼 그만 헙시다 그려.」 
    칼럼 아직 끝나지 않았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거 참 더럽게 말 많네? 바로 옆에 뽀짝 붙어있는 사람 속내 오죽할까...! 적확한 비유는 아니나 또 그렇다고 퍽 부정확히 빗댄 사례도 아닌 게 뭐냐? "치실 = 지팡이"로 볼 수도 있다. 꼭 그렇단 게 아니라 남자들 우정은 통상 그렇다. 센 척, 강한 척, 쿨한 척, 잘난 척, 아는 척. 아니면 뒤집어서 허세, 투정, 어리광, 엄살, 넉살, 앓는 소리. 그렇다고 여자한테 허영심으로 지면 어디 기분 좋을까? 그래서 허풍 남발. 그게 그러다 그분들 슬슬 세월이 야속하다 못해 나이를 드신다. 그렇게 동년배끼리라면 치실의 효용을 얼마든지 과장광고해도 그만. 동병상련만 모였다 치면 치실이 만병통치약이라면서 속된 관용어법으로 이빨 까는 재미 나름 쏠쏠하다. 근데 중학생이 치실 쓰는 거 보신 적 있으신가? 희박한 확률 빼곤, 집단지성을 모아봐서 그런 희안한 광경을 본 역사가 없을 듯. 40살 건치왕 치과의사가 뭐 하러 치실을 쓰나? 미치지 않은 이상, 초등학생이 식사 후 이수시게로 이빨 막 그냥 그런 모습 상상 불가. 이빨 험하도록 말발 털어서 힘빠진다는 듯 백태를 쓱 닦는 시늉이라면 또 몰라도 말이다. 그처럼 고전음악보다 진공관 앰프광들은 치실 얘기꽃을 얼마든지. 공격적으로 치실을 쓰든 선제적으로 워터픽을 애용하든 그분들 마음대로. 더군다나 의학적 최고 권고사항. 근데 그게 아니라 멜로드라마 주인공들한테 자네들도 지팡이 짚고 다니세요? 그게, 말이, 되나! 괜히 가정적인 남편 집안을 화목하도록 청소 잘하고 있는데 뜬금없이 잔소리 장타를? 남자는 집에 있으면 안된다 무조건 밖으로 나가야 한다 이러쿵저러쿵 남편 내쫓기? 남편 바람나라고 냉수 떠놓고 날이면 날마다 고사지내기? (절레절레)
    핸드폰 없던 옛날엔 뭐 그럼 연애도 못 했을까 봐? 치실 없이 치아 건강 끝장인 80대 90대 100세 110세 어르신분들 벌써 줄 스셨네... (손차양) 차마 끝이 안 보임! 셀 수 없단 말이다. 그분들 앞에서 어디 중년이 자기 나이 많다고 폼잡어? 말도 안됨. 그분들 놔두고 아는 체? 말이 안됨. 밑도 끝도 없이 평판 나쁜 유명인이 주제와 상관도 없이 자긴 치실을 쓴다는 둥 뭘 좋아한다는 둥. 사람들한테 미운털 덜 박혀서 안달. 누가 승질 못된 비열한으로 꼴찌랄까 봐 쯧쯧. 파이프 담배 피는 모습 보면서 일찍 애연가의 길로 접어드는 젊은이라... 너무 일찍 조숙할 필요 없단 말 그분들께서 얼마나 좋아하시나. 성실한 인생론은 배우지 않고 하필 고질적인 악습을 따라하는 새싹. 할아버지 따라서 치실로 멀쩡한... 그만. 그럼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게 됨. 리본이 종종 옷보다 비싸다. 나무 주변에 있는데 울창한 숲을 어찌 보나. 허나 지혜, 잔지식, 지성, 학식, 간접경험, 직접경험, 주워들은 풍월, 주서잃은 전문지식 아껴뒀다 아껴뒀다 꽁꽁 숨겨서 아는 척 안할라 그랬는데...! 아 글쎄 가만 놔두질 않는구만 그래. 끝으로 브랜드 최적 타겟층이 치실 사용하는 거 그게 나쁘단 말이 아니라. 외관 보면 부러 롤렉스 차고 롤스로이스 몰지 않으면 멋져보이지 않는 노년도 있을 수 있다만. 젊음이 좋은 게 뭔가, 지팡이 넌 왜 안 쓰냐는 듯 잔소리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고 청춘사업을 할 수 있다는 것. 팔랑귀 꼬마가 하필 안경쓰는 게 멋져보이고, 어른들 흉내내는 게 더 멋있어보여 일찍 어쨌다더라? 차라리 Handel / HWV56 같은 음악 들으면서 마음의 양식을 살찌우는 게 낫긴 낫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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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 162

from 소설 2020. 1. 1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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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본색을 드러내고 자시고 할 활기가 떨어졌다고 해도 과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어찌 된 영문인지 몰라도 여태까지만 보자면, 잔소리 얻어들을 복부터 부족하기 때문일까? 괜한 잔병 탓에 최근 시름시름 앓기만 했을 뿐. 이 일을 대체 어쩌면 좋을까. 어쩌긴 뭘 어째. 병원 가서 처방받고 약 먹고 나으면 그만이지. 무슨 애도 아니고 그 엄살 누가 귀엽다고 봐주겠냐고. 일단 봐줄 사람도 없고 말이지. 그 때문일까? NB는 이젠 정말로 비실비실 어리버리한 슬럼프가 당도한 걸 통감하고 말았다. 왜 아니겠나. 일만 하다 바보가 되어버린 꼴이지. 그러므로 이와 같은 더럽게 재미없는 일상을 탈출하려면 혼자 힘으로 어렵다고 결론 냈다. 그래서 그는 동네 친구 폴에게 전화를 걸었다. 함께 놀기 위해서. 
   「폴. 뭐해?」
   「뭐하긴. 일하지.」
   「일? 일 재미없지? 너, 일하기 싫지?」
   「아닌데. 일 재밌는데. 일하기 좋아. 공부도 재밌었거든. 괜히 일 잘하는 사람 부추기지 말고 심심하면 딴 친구나 알아봐. 나 바쁘니까 이만 끊을께.」
    뚝. 이 자식이...! 
    그런 한편. 질투가 날 정도로, 의뭉스러운 환상머신은 유쾌한 기분과 상쾌한 만족감을 왜 내게 선사하지 않는 것일까. 라는 공상에 빠지려던 찰나 크리스티가 NB의 사무실로 찾아왔다. 
   「크리스티. 연락도 없이 웬일이야?」
   「왜, 난 여기 찾아오면 안 돼?」
   「누가 안된데? 누구야? 어? 그 인간 누구냐고. 싸움 잘해? 걔 나한테 걸리면 가만 안 둔다고 전해.」
   「뭐 그건 그렇고. 오빠. 아니 정말. 어? 나한테 왜 그래?」
   「아 저번에 남자 소개시켜주려다 만 거? 너 아직도 그거 담아두고 있었니? 애들한테 얘기 못 들었어? 너한테만 그럴까? ~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니?」
   「그건...」
   「나한테 왜 그래? 또 자기중심적 사고체계. 그렇게 하도록 만드니까 그렇지. 안 그래?」
   「그런데 있잖아. 오빠. 나 할 말 있어.」
   「뭔데?」
   「오빠, 큰일났어.」
   「아 뭐냐고 그게?」
   「나 남자친구 생겼어.」
   「어? 정말?」
   「응.」
   「그럼 걔 만나러 가지 여긴 왜 왔니?」
   「오빠 놀려주려고.」
    그러면서 크리스티는 온 지 5분도 채 되지 않아 돌아서서 가버렸다. 쟤 뭐야?
    그러다 잠시 후. 
    동네 친구 켄트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어. 친구. 켄트지 너가?」
   「그럼 내가 켄트지 칸트냐? 그건 그렇고. 너 중병에 걸렸다며?」
   「내가?」
   「그럼 중병에 걸린 게 너지 나냐?」
   「그건 또 뭔 소리야? 어디서 헛소문을 듣고서 그러는데?」
   「헛소문? 장안에 소문이 쫙 퍼졌는데 숨길 거 없어 친구. 병은 알면 반틈은 치료된 거랬나?」
   「어디서 뭔 얘기를 들었는데 그래?」
   「네가 희귀 난치병이랬는데. 후천성 면역 적혈병? 아닌데. 뭐랬더라? 위궤양? 아닌데. 혹시 광견병이랬나? 아닌데. 그건 사람이 걸리는 게 아닌데. 아 맞다. 췌장암. 아니다. 교묘세포종이라던가?」
   「어디서 개 풀 뜯어먹는 소리를 듣고서 난리긴 난리야? 컴퓨터로 치면 그냥 잔고장일 뿐이야. 시간 조금 지나면 다 좋아져.」
   「그래? 그럼 다행이고. 쾌차하길 빌어 친구.」
    그러면서 켄트는 전화를 뚝 끊었다. 말은 되풀이되면서 커지기 마련이라더니 참 내. 
    심심함으로 볼 장 다 본 건가? 재미없음으로 갈 데까지 간 거 아니냐고. 도대체 언제 올 것이 오냔 말이지. 어? (절레절레)! 
    아직 퇴근하기 전까지 마음을 잡고 일을 해야 하니까 그는 분위기를 전환했다. 
    안토니오 비발디 / 2개의 합창을 위한 <딕시트 도미누스> RV594
    (일부 예외 빼고는) 아무리 높이 나는 새라도 먹이는 땅에서 찾는다. 뚜벅뚜벅 영차영차. 보고 읽고 듣고. 항상 그렇듯이. 
    그렇게 어느덧 해는 기울어 노을이 멋진 저녁이 찾아왔다. 
    그렇게 그는 동네 아지트로 갔다. 
    화면 전환. 동네 아지트 도착.
    화면 전환. 동네 아지트 도착.
   「친구. 뭘 그렇게 꾸물거리고 있어? 대체 속으로 뭔 생각을 그리 하는데 그러냐고. 응?」
   「아니 뭐 그냥. 이 생각 저 생각 하는 거지. 아! 너네들 한동안 안 보이던데 무슨 일 있었어?」
   「그럼. 아 맞다. 너한테 말 안 했구나. 우리 3 대 3 소개팅했어. 결과가 어떻게 됐을까?」
   「어떻게 됐는데?」
   「꽝 됐어. 근데 중요한 건 우리가 3 대 3 소개팅을 또 했다는 거. 허허허허허.」
   「나만 빼고? 너네 정말 이러기야?」
   「너가 전화받지 않길래 급히 대타 투입했지. 그러게 누가 전화 안 받으래?」
   「전화 안 왔는데?」
   「부재중 알림이 뭐 늦게 뜨거나 착오가 있을 수 있어. 어쨌든 넘어가고. 그래서 소개팅 결과 어떻게 됐을까?」
   「어떻게 됐는데?」
   「걔네들이 그러더라구. 단번에 결정하기 힘든 황금비라고. 네가 좀 듣기 거북하겠지만 기왕 말이 나왔으니 대충만 말하자면 그렇다네. 뭐가 그러냐, 바로 이대로 몇 번 더 만나보자는데?」
   「3 대 3으로?」 
    끄덕끄덕!
   「계속?」
    끄덕끄덕!
   「선수 교체는?」
   「당연히 없지.」
   「」
   「왜 말이 없어?」
   「나 원래 말 없는 남자야.」
    이상한 미소를 남긴 채 그렇게 남자 친구들은 걔네들끼리 또 딴 데로 가버렸다. 
    NB는 생각했다. 쟤네들은 3 대 3으로 소개팅 연타이자 장타를 날리는데 난 뭐야! 무슨 거대기업 드림팀 이사회도 아니고 말이지. 여자애들은 또 뭔 꿍꿍이야? 말은 타서 달려봐야 알고, 사람은 친해봐야 안다. 그건 그렇지만 이젠 그 흔한 탐색전조차 전멸? 뿐만 아니라, 아니 됐고. 갑옷을 입어도 돼지는 여전히 돼지에 불과하다. 그럼 트로이의 목마는 말이 아니라 알고 봤더니 개더라? 알 게 뭐야. 
    그러더니 사라가 지나가면서 이렇게 말했다. 
   「오빠. 요즘 인공지능 지니는 한가해? 할 일 되게 없나 보지? 겁나게 한가하대? 그 잘난 환상머신은 아꼈다가 뭐에다 쓸 건데?」
    NB는 즉흥적으로 대꾸할 말 3가지 가운데 최고의 유머와 밉지 않은 풍자가 돋보이는 답변을 적극 맞받아치려는데. 
    그런데 이미 사라는 저만치 지나가버렸다. 저년이...! 
    허허. 시치미 뗄 일은 물론 조롱받을 일도 없는 요즘. 뭘 해도 애간장 탈 일은 절대 없었다. 결코 읎어. 그럼. 홀딱 반할 만한 새로운 관심사가 어딨나. 바랄 걸 바래야지. 그래서 이처럼 정처없이 또 아지트를 찾아왔는데. 아, 그러면 뭘 해! 내가 다시 여기 오나 봐라, 라고 말할 뻔 말 뻔 하다 그는 무작정 그곳을 나왔다. 





    2

    핏줄은 속일 수 없다던가? 여우를 못 잡아먹어 안달이 난 늑대의 마음, 나에게 없지 않았다. 솔직하고 자시고 아니라면 거짓말. 허나 단지 굶주리기만 할 리가 있나. 나를 태워주는 당나귀는 나를 뒷발로 차는 암말보다 더 가치가 있다는 게 세상사라지만. 전부 몽땅 남들 얘기. 아니면 뻥. 꿈속의 신비감이 불러일으킨 이상한 기분 그런 게 어딨어. 개꿈조차 기억도 못하기 일쑤. 인생은 장밋빛 만은 아니라는 걸 내 모르는 바는 아닌데. 모든 날이 잔칫날일 리도 없고. 아닌 게 아니라 권태에게 완패당하여 더럽게 재미없음에 흠뻑 젖은 셈이지 왜 아니겠어. 아니다. 쓰잘데기 없는 공상만 일삼아봐야 득 될 거 하나 없다. 모르진 않아. 다 안다고. 광고는 상투적인 수다 대잔치, 홍보(PR)는 누가 네 칭찬하더라 라는 것. 여자들은 후자 같은 사랑 이야기를 좋아한단 걸 왜 몰라? 그럼 뭘 해! 내 인생 이야기가 재미없으니까 툭하면 남 얘기나 찾아보는 수밖에. 그래 봤자 작은 냄비가 빨리 끓질 않나, 어? 흠을 잡는 사람이 물건을 사게 된다고 충동구매에 가뜩이나 부족한 품위 유지비를 낭비하질 않나. 이건 아니란 말이지. 속물적인 지성인이 마땅히 감수해야 할 질타 같은 스캔들. 현실감 많이 떨어지는 낭만적 모험가가 뭇 여성들로부터 받는 질투심. 그런 거 모르겠고. 자, 드디어 때가 되었단 말인가? 그런데 어떤 때가. 또 뭘 자빠트릴 잔꾀를 궁리하시게. 됐고! 
    그래서 나는 무작정 뛰쳐나가려고 했다. 집 사무실만 오가는 일상에서 어디든 좋으니 뭔가를 해야 하니까. 그런데 오라는 데가 있긴 있나? 
    ~라던 찰나 마침 딱 맞게 환상문학잡지 아, 격월간 미스테리아 편집장 마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오, 마라. 웬일이야?」
   「웬일은 무슨. 우리 사무실 아직 문 닫지 않았단 소식 알려주려고.」
   「어련하시겠어. 안 봐도 스카우트 제의 뿌리치는 게 취미인 편집장인데.」
   「농담할 기분 아니고. 월초 월말 나 바쁜 거 알지? 용건만 간단히 하자고.」
   「너도 노래 1절만 선호하니? 대체 본론이 뭔데 그래?」
   「잔말 말고. 너 잔병 다 나았지? 내 대학 후배가 있는데 곧 너네 사무실로 찾아갈 거야. 한동안 잘 부탁해.」
   「부탁? 뭔 부탁?」
   「걔 너한테 문학 배우고 싶데.」
   「걔? 나한테? 뭘 배워? 왜? 왜 하필 나야?」
   「왜긴 왜야. 걔가 널 찍었으니까 그러지. 의뭉스러운 이유는 너네끼리 따지든 말든 난 모르겠고. 문하생 청탁한 대신 원고료는 2배로 올려줄게. 됐지? 이만 전화 끊는다.」
    뚝. 
    얜 꼭 지 할 말만 하고 전화 뚝 끊는다니까. 하긴 마라도 세상사에 심지 굳은 여심이 살짝 닳아졌을까? 그래도 걔 앞에서 누가 늙었다느니 뭐라느니 하면 완전 싫어한다. 
    그건 그거고. 그런데 뭔 뚱딴지같은 소리지? 무슨 생? 뭐하러? 혹시 스파이? 그야 관상 보면 알 테고. 
    바로 그때 사무실로 노크도 없이 어느 숙녀가 불쑥 찾아왔다. 
   「오빠야? 사진보다 못생겼네. 에잇!」
   「네?」
   「오빠네. 생긴 건 꼭 석상 조각가처럼 생겼는데 뭐 그럴 수 있어.」
   「그럼 그대는 마라의 후배?」
   「그대? 오빠 고전을 너무 많이 봤네. 왜, 요즘 몰리에르 3부작이라도 읽고 계셔?」
   「뜨아! 어떻게 아셨죠?」
   「어떻게 알긴 뭘 어떻게 알아. 그냥 찍었지. 돌팔이 점쟁이도 그건 하겠다. 척하면 척이지. 응? 왜 요즘 부인과 사이가 안 좋나? 머머리스?」
   「아니 그렇게 심한 말을! 그런데 당신은 진정 마라의 후배 맞소?」
   「마라? 아 마라. 난 마라 언니의 8촌쯤 되나? 아무튼 말은 들으셨을 테고. 자, 악수나 합시다. 난 마고. 아저씨는? 뭐 딕? 그래 딕 해. 어이 딕 선생. 지금부터 선생은 내 오빠, 나는 오빠의 문하생. 관계 정리됐죠? 그러니 날 넘볼 생각은 마시고. 자, 뭐부터 하지? 일단 첫날이니 축배 먼저 들까? 그러지 말고 우리 바로 일부터 할까요? 난 뭘 하면 돼 오빠?」
    생기발랄하고 활기 넘치며 쾌활한 젊음. 좋긴 좋은데 난 너무 당황스러웠다. 이 일을 대체 어쩌면 좋담? 속으로 좋으면서 호들갑은 무슨! 그래도 말이야, 혹시라도 기 받으려다가 기 빨리면 어떡하냐 그 말이지. 뭔가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려다 뜬금없이 낯선 여인의 출연이라니. 난 갑자기 개꿈에서 깨어난 낭만적인 이상주의자가 된 것만 같았다. 이 무슨 개뼉따귀 같은 일인지 뭔지야 뭐 두고 보면 알 테고. 보아하니 나도 세상사에 부대끼며 깨달은 게 있긴 있다. 말하자면 관상을 보긴 보는데. 늘상 헛다리 짚는 게 걸리긴 해도. 어차피 개 두 마리는 하나의 뼈를 나눠 먹을 수 없다. 그런데 무슨 개소리 같은 공상?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고. 어? 애인의 마음에 호응함을 넘어서 생각이 일치하고 싶은 욕구를 어찌 하냐를 고민해도 부족할 판에. 밑도 끝도 없이 무슨 뭐 문하생? 내게? 왜? 뭐하러? 그래서 난 빠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말하자면 자고로 말이야, 어? 세상사란 그런 것. 뼈다귀 하나에 두 마리 개가 싸우는 동안, 다른 개가 그것을 물고 달아나는 것. 그럼 얘 이름이 뭐였더라, 아 마고. 마고? 지가 무슨 여왕 마고야 뭐야? 아무튼 얘가 두 마리 개가 개 풀 뜯어먹는 말장난 하는 동안 개뼉따귀 물고 도망가는 불여우? 뭐 긴말 필요 없고. 꽃이라고 다 향기로운 건 아니다. 장미인지 튤립인지 그도 아니면 팬지인지 나중 정체를 드러내던가 말던가. 난 내 할 일만 하면 되고. 거 뭐 혼자 적적하던 차에 잘됐지 뭐. 
   「오빠. 어이 딕! 오빠 뭔 생각을 그리 하슈? 그러지 말고 전초전 삼아 시작부터 너무 빡빡하게 굴지 마시고. 기분 풀러 우리 클럽이나 갈까요? 에잇 까짓것 갑시다 뭐.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는 거죠. 안 그래요?」





    3

    1시간 후. 
    마고와 나는 클럽에 들어갔다. 
    그런데 알고 보니 거긴 마고가 아는 친구들이 적지 않았다. 
    당연히 평균 연령을 깎아 먹는 게 좀 걸리던 찰나 다행스럽게 마고가 내 옆구리를 찔렀다. 
   「오빠. 마고는 30분 있다 집에 들어갈 거니까 오빠는 마라 언니랑 놀아. 뭐해 안 가고?」
    내 이럴 줄 알았다. 어쩐지 느낌 세하더라. 
    그날 나는 물주만 됐고 뭔 일은 없었다. (절레절레)





    4

    지금까지 살다 살다 이토록 재미없는 심심함은 처음이었다. 정말로? 뻥이다. 이런 느낌 처음이야! 아 글쎄 뻥이라니까. 항상 그랬을 뿐. 늘 그랬다. 그러고 말고. 왜 아니겠어. 두 팔 벌려 환영할 환희를 포기한 지 이미 오래. 신나는 모험과 까무러칠 신비는 두 손 두 발 들고 잊었다. 아니 어찌 내게 이런 일이? 놀랍지도 않다.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는 현실, 안 그래도 별로 하고 싶은 일도 없었다. 드라마 주인공도 아닌데 무슨 운명에 반항해 아님 꿈을 향한 열망에 고분고분할 일이 있나. 그냥 뭘 해도 재미없을 뿐이지. 삶의 허무 진작 알았다. 인생의 비밀이 어딨어. 신나는 기쁨의 끝장을 볼 것만 같은 예감, 부디 실망감으로 결판나지 않기를 바라는 건 순진한 생각. 말만 그럴 뿐 흔하디 흔한 상심이라는 결판이 뭐 별건가. 이상의 꿈을 품은 개열망은, 돌다 말아버리는 바람개비 마냥 급 싫증을 내기 일쑤. 옛말에 신발이 맞으면 신으라지만 일단 신발이 없어. 동화 속에 나오는 춤추는 구두, 애들조차 관심도 없고. 그렇지만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는 것. 썰물과 썰물은 이어지지 않는다. 그 사이에는 반드시 밀물이 있다. 때를 기다려야 한다. 그런데 언제까지? 내 말이 그거라니까. 참 내 별 무슨 거 참 나 젠장. 됐고. 
    그러므로 나는 새로운 음악을 들었다. 바로, 사베리오 메르카단테 / 오페라  - “이칠리오, 당신을 사랑해요!”
    뭐? 기껏 한다는 특단의 대책이 뭐 겨우 음악 듣기? 그것도 고리타분한 고전음악? 그러니까 여자가 없지. 
    아침부터 콧노래를 부르며 샤워한 다음 미용실에 갔다가 선물을 사고 향수도 뿌리고. 그럼 뭘 해? 약속이 없는데. 
    인기는 다 남 얘기. 건수, 없어. 돈, 있겠나. 정력? 왕성하면 뭘 하냐고. 어? 
    ~라면서 혼자 일하기 싫어 투정 부리던 바로 그때. 여지없이 문하생 마고는 출근했다. 
   「안녕 선생님. 그런데 오빠 표정이 왜 그래? 얼굴 좀 펴. 어? 오빠가 무슨 인상파야 기분파야? 내가 마음에 든다면 마음에 든다고 말을 하던가. 어? 꿀 먹은 벙어리처럼 그게 뭐니. 응? 그러지 말고 일단 음악부터 틀자. 오빠. 칼 필립 엠마누엘 바흐의 Magnificat Wq215번 있어? 없으면 CD 주문하고. 아니다. 그거 내가 선물해줄게. 아 그게 좋겠다. 도메니코 치마로사 / 오페라 비밀 결혼 - 아리아 제목은 모름.
    오빠. 그런데 며칠 굶었수? 왜 그리 힘이 없어? 남자가 그리 매가리 없어 보여서야 쓰나. 응? 아 잠깐! 오빠 지금 그 생각했지? 쟨 대체 누가 보냈지? 뭐하는 앤데 저렇게 말이 많아? 입 아프지도 않나 몰라. 그치? 다 알아. 난 오빠를 딱 보기만 해도 뭔 생각을 하는지 다 안다니까. 허허. 간혹 틀릴 수도 있겠지만 말이야. 뭐 틀리면 어때. 응? 그렇다고 틀렸다면서 오빠가 왜 내 마음도 몰라주냐며 막, 어? 목에 핏대 세우며 나한테 따지겠어 어쩌겠어. 안 그래? 와, 오빠 얼굴 빨개졌다. 혹시 야한 생각했어? 좋을 때네. 그래도 돼. 아니. 되고 안 되고, 가 아니라 그거 오빠 맘대로 안 되는 거잖아. 안 그래? 다 알아. 왜 내가 모를 거 같아? 아니야. 아니란 말일세. 허허. 어 근데 이거 뭐지?」
    어느새 그녀는 책상 위 포스트잇에 적어놓은 뭔가를 읽고 있었다. 
   「코끼리 팬티. 당나귀 슬리퍼. 호피 무늬 내의. 워터픽. 마우스. 안경. 최고급 무접점 키보드. 주간지. 월간지. 타이레놀. 음 이건... 아~ 쇼핑 리스트? 이 오빠도 딱 보니 그런 사람이네. 오빠 소원 그거지?」
   「내 소원?」
   「맥북 쓰지도 않을 거면서. 구입한 다음에 와 나도 이제 스타벅스 갈 수 있게 됐다며 인스타그램에 인증샷 올리는 남자. 그렇지? 안 봐도 뻔해. 그렇지만 말이야, 오빠, 응? 이 세상이 그렇게 만만한 게 아니야. 응? 일단 그거 하나는 명심해. 무엇을? 쥐가 고양이를 쳐다보고 웃을 때는 반드시 근처에 쥐구멍이 있다는 거. 그럼 우리의 개구멍은? 내 알 바 아니겠지 뭐.」
   「쥐구멍은 뭔 얘기고 개구멍은 왜 갑자기?」
   「몰라. 나들 아나. 별님에게 물어 봐. 물론 별님의 답변은 그렇겠지만. 응? 묻지 마세요! 뭐 안 그래도 눈화장 하기 귀찮은데, 어? 내가 왜 그런 시덥잖은 주제까지 신경써야 하는데. 그냥 넘어가. 오빤 그렇게 생각이 많은 게 탈이라니까. 응?」
   「그런데 넌 대체 정체가 뭐니?」
   「정체? 뭔 정체?」
   「넌 누구냐! 그 말이지...요.」
   「오빠, 그걸 꼭 내 입으로 말해야 하니? 그래. 그러자. 아니. 그러기 싫어. 아니. 아니? 뭐가 아니야. 에잇 몰라. 다 모르겠다고. 알아서 뭐해? 몰라도 돼. 왜 알아야 해? 누가? 내가? 그러니까 뭘? 뭐긴 뭐야. 아무것도 아니지. 그렇다고 그게 꼭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아니란 것만 알아둬.」
    난 마고와 대화를 하면 듣는 역할만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질문을 해 봐야 본전도 못 찾는다는 거 딱 봐도 모르겠나. 
    그렇다고 꼭 마고의 장단에 놀아나는 이 상황이 심하게 싫다는 건 아니다. 
   「오빠. 왜 말이 없어? 이제 더 이상 나랑 할 얘기 없어? 아님 나랑 말하기 싫은 거야? 아~ 지금은 일할 시간이다? 여기는 사무실이다? 넌 네 주제를 알아라? 우리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다? 그래. 쉬는 시간까지 조용히 있지 뭐. 나도 말 많이 하기 싫어. 어? 이거 왜 이래? 누군 뭐 자청해서 다변가가 된 줄 아시나? 뭐 좌우지간 우리의 동지애는 차츰차츰 돈독히 또 소중히 키워가는 걸로 하자고 친구. 아 오빠.」
    그렇게 마고의 2번째 수업 같지 않은 수업은 끝났다. 





    5

    그리고 다음 날. 
   「오빠. 뭐 비장의 묘책 같은 거 없어? 날 유명하게 만들어야 할 거 아냐. 어? 이처럼 아름답고 어여쁜 숙녀가 있는데 그녀의 지성과 미모를 만방에 알리지 않는다면 그건 단지 우리 둘만의 손해일까? 오빠 칼럼니스트 맞아? 마라 언니한테 듣기로.」
   「마라 년한테, 아니. 마라 언니한테 듣기로?」
   「내가 어디 아무한테나 언니 말을 전할 거 같아? 난 고자질 취미 없어. 오빠가 뭔가 나한테 자발적으로 책잡히든가 아니면 뭔가 어중간한 빌미를 줘야, 아니다. 재미없다.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 오빠 나한테 뭐 가르쳐줄 거 없수? 정말?」
   「음 그건 말이야 지금은 생각 중이야.」
   「뭔 생각? 육체적 사랑 생각?」
   「어허. 너에게 어떤 장르가 어울릴까. 그거. 응? 딱 그거. 그러니까 말이야, 그 흔한 유행가 가사 쓰는 법을 가르쳐주면 넌 나중 금세 잊히거든. 인기? 다 거품이야. 물론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 뭔지는 내 알 바 아니지만 말일세. 그래서 난 네게 빈첸초 벨리니의 오페라 <청교도>에 나오는 그 뭐야 멋진 아리야 있지. 뭐더라? “난 아름다운 아가씨라네”. 그런 어떤 재주를 발굴해내고 싶은데. 그게 정녕 쉬울까? 너가 독학에 실패했던가. 아니면 우리 둘 다 별 볼 일 없는 스승과 제자던가. 그도 아니면 관계 설정을 다시 하던가. 일단 뭘 할지 생각하는 중이라 그거란 말이지. 음.」
   「생각 좋아하시네. 핑계는 그럴싸해. 그치만 변명만 그럴듯하면 뭘 해. 그러니까 해가 바뀌든 크리스마스가 돌아오든 매번 공상에 빠져있지.」
   「어허. 생각 중이라니까 얘가 정말. 그래도 그건 잊지 마. 그건 꼭 알아둬야 하니까.」
   「뭘?」
   「뚱뚱한 여자가 노래 부르기 전까지는 오페라는 끝난 게 아니다. (몸짓)」
   「하여간에 말은 뭔가 있을 듯하다가 딱 그냥 거기서 끝나. 그래서 지금도 혼자지. 누가 아니래.」
   「뭐, 다른 거? OK~! 적은 건 적은 거다.」
   「적은 건 적은 거다? 그게 뭐야?」
   「남자들이 좋아하는 게 뭔 줄 아니? 왜 새끼마담이 남자들과 말이 잘 통하는 줄 아냐 그 말이지. 남자들 꿈이 뭐게? 대망 그런 거 말고. 현실적인 거. 타고난 재주가 망대한 친구들 말고. 평범한 남자들의 꿈. 그분들의 웬만한 열망. 응? 대부분 20대의 삶. 인생을 논할 계제가 아니겠지. 그렇다고 친구들끼리 사랑을 얘기할까? 남자는 남사스러워서 그런 말 못 해. 안 해. 왜 해? 쑥스럽기보다 싫지. 그게 진짜니까. 그럼 남자가 20대 중반을 넘어서 후반 지나고 30대. 그리고 40대 남자들과 꽤 진솔한 얘기를 나눠본 데이터베이스. 그 솔직한 속 얘기의 통계를 알려줄까? 그분들의 꿈은 뭔 천문학적인 재력도 좋긴 좋겠으나, 지극히 현실적으로 그분들 속마음을 끄집어내면 거의 다 그래. 그게 뭐냐, 바로 그거지. (딱)~! 오빠 왜 결혼 안 해? 라고 묻는다면. 진정 사랑하는 사람 어쩌고저쩌고는 다 입바른 얘기고. 죄다 사석이 아닐 때 있어 보이려고 하는 말들일뿐이고. 남자, 어? 상남자인 이상 그 맨발의 청춘들이 품는 꿈은 거의 다 그래.」
   「아 뭐가 그래? 빨랑 말 안 해? 오빠. 뜸 좀 고만 들여. 어?」
   「그분들의 꿈은 좋은 차 타면서 인생을 즐기며 여자들 좀 만나보고. 놀러 다니고. 돌아다니고. 그러다 결혼이야 뭐 때 되면 하던가, 지금은 딱히 절실히 해야겠다 라는 생각은 없다. 라는 게 그분들 본심이라고.」
   「뭐야! 그게 <적은 게 적은 거다>라고? 뭔 남자 마음이 그렇게 쪼잔해? 밴댕이네. 무슨 위인전에 나오란 말이 아니라. 희망. 소망. 사랑. 행복. 긍정적이되 비관조의 냉소도 모르지 않다. 단 3줄짜리, 좋아하는 영화의 줄거리 같은 인생을 살고 싶다. 뭐 그러 거도 아니고 뭐, 뭐가 어쩌고 저째? 그러니까 야망이 그렇게 퇴색하기 마련이지. 어떻게? 남자가 태어났으면 말이지~ 어~ 3년 5년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은 거의 정해진 거나 다름없으니까, 어? 남자가 태어났으면 말이지~ 그다음에 쩜쩜쩜. 차마 하지 못하는 말. 그래서 남자들이 사랑이라는 단어조차 입에 담기에 낯부끄러워하지. 안 그래? 양심에 찔리거나 허세가 어설프거나. 빈수레가 요란한 법이거든. 응? 뭐 적은 건 적은 거다? 이런 약장수 오빠를 다 만나게 되는 내 인생은 또 뭐란 말이야. 응? (절레절레)」
   「아직 실망하긴 일러.」
   「글쎄요. 과연?」
   「허허허. 그 반대도 있지.」
   「그 반대?」
   「적은 게 많은 거다.」
   「적은 게 많은 거다?」
   「응. 한마디로 성실한 남자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사는 여자. 나중 애들 출가하고 은퇴한 다음에 부부끼리 다정히 전국 자동차 여행을 다니던가. 캠핑카 몰면서 대륙을 돌아다니던가. 그도 아니면 계절이 바뀔 즈음 위아래로, 분기에 1번 좌우로 여행을 떠나는 노부부. 그런 게 사랑 아닐까?」
   「뭐? 그게 적은 게 많은 거다고? 이런... (표정)! 오빠 정말 순 돌팔이 아니야?」
   「그게 다 너 생각해서 하는 말이라 그거야. 재미없는 훈수 뻔한 농담 누군 뭐 하고 싶어서 하는 줄 아니? 너구리 굴 보고 피물돈 내어 쓴다고, 어? 남자 잘 만나란 얘길세 이 친구야. 허허허.」
    결국 마고의 3번째 출근은 오늘 마지막을 예고하게 되었다.
    정말로 그녀는 다음 날 출근하지 않았다. 
    내 그럴 줄 알았지. 대충 예감 못한 건 아닌데. 그런데.. 어째 기분이 좀 세했다고나 할까?
    그러다 마침내 4번째 날에는 마고 대신 선물만 잔뜩 배달됨. 그리고 내 노트북이 없어짐. 설마 그녀가?





    6

    그런데 알고 봤더니 결근한 마고가 내 노트북을 들고 튄 게 아니었다. 겉모양이 대충 비슷한 노트북이 서로 바뀐 것일 뿐. 
    즉 내 노트북을 마고가 자기 것일 줄 알고 가져갔고, 지금 사무실에 그녀의 노트북이 있었다. 
    물론 마고의 신기한 허영심은 내 사탕발림 립서비스 취향과 썩 다르지 않았다. 그러니 그녀의 구미가 반영된 노트북은 새 노트북이고, 고로 안에 담긴 건 아무것도 없는 깡통. 
    그럼 그녀의 노트북만? 내 노트북도 똑같았다. 그렇지만 바뀐 건 바뀐 것. 그러므로 나는 마고를 찾으러 갈 정당한 명분이 마련된 셈이네? 
    ~라면서 나는 그녀에 대해 뭘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작정 마고를 찾으러 떠나려고 했다. 
    그렇게 무심코 사무실 문을 열고 떠나려던 찰나, 문을 열자마자 나는 환상문학잡지 마라를 대면하고야 말았다. 
   「야. 너 어디 가? 혹시 도망간 마고를 찾으러 가기라도 할 셈이니?」
   「뭐? 어떻게 알았어?」
   「진짜로? 늬가 마고의 마음에 뭔 지분이 있는데?」
   「왜, 난 마고와 친하면 안 되니? 내 노트북과 마고 노트북이 바꼈어. 그래서 우리는 만나지 않으면 안 돼.」
   「마고가 어디 사는 줄은 알아? 그녀 집안이 얼마나 대단한 줄 알긴 아냐고. 그리고. 넌 뭔 마고가 신비로운 마을에 사는데 네가 그녈 찾아서 딱 동화 주인공이 되고 뭐 환상극이라도 찍을 줄 아니? 걔 집 여기서 5분 거리야. 몰랐지? 이제 알면 뭘 하니. 오늘 이사 간다는데.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
   「당연히 모르지.」
   「그런데 어떻게 만나려고. 늬가 무슨 돈키호테냐?」
   「난 만화영화 주인공이 아니야.」
   「아니긴 뭐가 아니야. 그거 이리 줘. 내가 걔 만나서 바꿔줄게.」
   「안 돼.」
   「왜?」
   「어제 그 영화 봤거든. Population 436.」
   「그거 다 뻥이야. 넌 옛날에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문제였고, 지금은 최신 드라마 최신 음악 최신 유행을 하나도 모른다는 게 문제야. 알아?」
   「그걸 내가 왜 알아야 하는데!」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설마 네가 마고를 감싸고도는 비밀은 설마 사랑의 축복?」
   「나 남자 좋아해. 걔랑 나랑은 친척이고. 가만 있어 봐, 8촌이야 16촌이야? 아니. 학교 선후배던가? 왜 이렇게 헷갈리지. 착각인가? 아닌데. 뭐 그건 그렇고. 그럼 넌 뭐 흑심 때문이니? 또 껄떡? 이제 좀 웬만치 숙녀들한테 찝쩍거려라. 아주 그냥 지겹다. 어?」
   「뭔 소리야? 난 여자 보기를 돌멩이 보듯 한다니까 그러네. 늬가 뭘 잘못 아나 본데~」
   「시끄럽다. 나 간다.」
    그러면서 마라는 마고의 노트북을 빼앗아서 가버렸다. 
    하긴 미친 양이 늑대에게 고해할 리가 있나. 세상 끝까지 따라갈 환상이 허당에게 인정사정 봐줄 리 있냔 말이다. 
    꾸물대다 공상하다 빈둥거리다 그냥 동네 단골 술집에나 들리는 거지. 행운아의 방력과 정절을 지키는 사랑이야 TV만 틀어도 날이면 날마다 나오는 것. 
    신기할 거 하나 없다. 아무리 기다려도 기별이 없는 행운아의 낭만감과 사랑의 환상이라는 팡파르는 내게 썩 관대하지 않단 말이다. 아직 때가 아닌 건가? 
    만약 그렇다면 오긴 온다는 거잖아? 젠장. 그럼 뭘 해, 어? 당나귀를 좋아하는 자는 당나귀가 된다고, 난 어느새 숙녀들보다 허영심에서 한수 위를 점령해버린 것이다. 
    허허. 왜 아니겠어. 한 마리 토끼를 쫓고, 한 마리 말을 타기. 원래 그게 정석인데. 바로 이래서 난봉꾼은 떡밥을 뿌리고 기업은 브랜드 라인확장의 함정에 빠져드는 것일까? 
    그러든가 말든가 관심 없고. 지나쳐 버린 바람으로 풍차는 돌지 않는다. 포기할 건 포기하고. 
    그러면서 어느새 나는 의류업자의 명언을 기억하고 있었다. 바로 패션업계에서 잔뼈 굵은 남성복 매니저의 명언은, 
    "소비자가 파란색 옷을 원한다. 파란색 조명등을 켜라."
    언년인지 몰라도 아니, 한놈만 걸리기만 해 봐라 라는 굶주린 하이에나의 울부짖음이야 뭐야. (절레절레)!





    7

    나는 오늘 일을 마친 다음 딱히 할 일이 없었다. 그렇다고 집에 가서 씻고 어쩌고 소파에 자빠져 TV 채널 돌리기는 왠지 싫었다. 그러다 마침 우연히 약속이 잡혔냐, 하면 아니었다. 그래서 내가 행동에 나서 톰을 우리 동네로 불러냈다. 그렇게 우리는 동네 찻집에 자리를 잡았다. 나는 에스프레소 톰은 카푸치노. 지가 언제부터 카푸치노를 먹었다고. 하여튼 분위기를 따지고 자시고 하기도 귀찮고.
   「톰. 어떻게 지냈어?」
   「알잖아? 나 인기 많은 거. 바빴어. 여자라면 이젠 신물이 난다고 친구. 들었어?」
   「너나 많이 들어.」
   「아 맞다. 최근 너에 대한 신비스러운 소문들이 장안에 자자하던데? 아 진짜로.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들. 그런데 왜 주인공이 너니?」
   「거 듣던 중 놀라운 소식인데. 대관절 뭔 일인데 그래? 듣고 놀라 자빠질지 아닐지 몰라도 일단 들어나 보자. 자, 말해 보셔.」
   「잭이 몽블랑 만년필을 사려고 백화점에 들렸는데 너랑 정말 똑같은 사람을 봤데. 어떤 묘령의 여인과 함께 하길래 뭔가 불륜 냄새가 났다던가? 뭐라고나 할까 어딘가 모르게 아는 체하면 안 될 것만 같은 느낌? 그렇지만 알고 봤더니 너랑 99퍼센트 닮았는데 1퍼센트가 부족했데.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그처럼 똑같이 생겼는지 등에서 땀이 쭉 났데. 그분 혹시 너의 도플갱어 아닐까?」
   「도플갱어 같은 소리나 하려면 가서 풀이나 뜯어먹어. 그건 닮은 사람이 아니라 나야. 나도 백화점에서 잭 봤어. 난 그때 혼자였고 반대로 잭이 연상의 여인과 함께 있었지. 뭐 신비스러운 소문? 네 떠들썩한 입담도 다 녹슬었나 보구나. 뭐 허당의 줄거리라는 게 매번 그렇지. 이해해. 그럴 수 있어. 그럼 고대하는 희망이 있겠니 흠모하는 연정을 꿈꾸겠니. 그렇다고 우리가 무슨 여성잡지사에 취직할 수도 없잖아.」
   「너의 거취와 잭의 동선이 뭐 겹쳐서 오해할 수도 있지 뭘 그렇게 비아냥대? 너 요즘 욕구불만이니? 왜? 성생활이 마음에 안 들어? 아니면 아직도 궁금한 게 정말 정말 많은 거니? 어 그래. 발정기 뭐 그런 거?」
   「뭐? 너 정말! 너 어디 가서 내 평판에 흠집내고 다니지 마. 늬가 그러니까 여자가 없는 거야. 알아? 그러다 잠깐 아는 여자가 있으면 뭘 하니, 어? 뻔트를 대도 한때 친했던 숙녀가 그러잖아.」
   「뭐라고?」
   「오빠 어디 가서 내 남자친구라고 하지 마.」
   「늬가 들었어?」
   「어. 접때 셋이 같이 있었잖아.」
   「」
   「너 요즘도 그러니?」
   「뭘?」
   「너 여자 좋아한다는 거야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건데. 그런데 친구랑 둘이 있으면 꼭 늬 피부가 부드럽다면서 늬 통통 불룩 튀어나온 배꼽 근처 배를 만져보라고 하잖아. 그러면서 친구 배를 만지면서 내 피부가 늬 피부보다 더 부드럽다고 하잖아. 어? 그러니까 늬가 여자들한테 그런 소리를 듣는 거야. 세계 허세 대회 챔피언, 아직 포기 못했니? 그래?」
   「왜, 패자부활전 같이 나가볼 생각 없니? 있으면 말해.」
   「그건 그렇고. 내 하나만 충고하자면, 야. 우리끼리 그래도 되는 거 아니냐. 얼굴 좀 펴. 나나 되니까 다 너한테 이런 얘기 해주는 거야. 여자들 생색내는 거 (개)싫어한다는 거 너도 잘 알잖아. 그렇지만 우리가 여자냐? 어? 우리가 여자냐고. 너 그거 명심해라. 딴 건 몰라도 그건 알아두라고.」
   「뭘?」
   「개는 뼈다귀를 주어 만족시키고 여자는 거짓말로 만족시켜라.」
   「뭐? 이 자식이 듣자 듣자 하니까...!」
   「하나 더.」
   「또 뭔데?」
   「더러워진 도화지를 넘기면 곧 그게 긁지 않은 복권이란 거. 인생이 원래 그래.」
   「원래 그러긴 뭐가 원래 그래?」
   「좀 웃어라. 어? 왜 그래? 싫든 좋든 현 애마는 하필 질펀한 방탕마이기 때문에, 고로 당시 쾌락을 격렬히 사모할 수밖에 시절이 그립던 거니?」
   「하여튼 말을 말자. 말을 말어.」
   「그래? 그러면 음악이나 듣자. 주인장. 여기 손님도 없는데 딴 음악 들으면 안 될까?」
    그렇게 우리는 도메니코 치마로사의 진혼곡을 듣다가 뭔가 기발한 발상을 떠올렸냐, 하면 그럴 리가 있겠나. 
    우리는 할 말이 많지 않았는데 톰이 정적을 깼다. 
   「기왕 나이도 먹고. 우리도 화려한 여자 관심 없고. 너도 나처럼 단정한 숙녀를 만나는 게 어떠니?」
    그러면서 톰은 지갑을 꺼내 사진을 한 장 내게 보여주었다. 
    그런데 그 사진 속의 여자는 다름 아니라 바로 마고였다.
   「내 여자친구야. 어때? 괜찮지?」
   「너 얘 알아?」
   「알다마다. 우리, 어제, 했어.」
   「해? 했다고? 뭘? 아, 뭘 했어? 어서 말 안 해?」
   「낭만적인 사랑을 가꾸자는 약속. 우린 순수한 연인이야. 네가 봐도 딱 그럴 거 같지 않냐?」
   「그럼 뭐 난 불결한 솔로니? 거짓말 마.」
   「거짓말인 거 어떻게 알았어?」
   「정말이야?」
   「정말이겠냐. 너도 좋은 사람 있으면 만나 봐. 정 외로우면 내가 소개해줄 수도 있고. 네가 여잘 아직 잘 모르나 본대, 어? 사랑이란 가능성의 예술이야. 너 아직도 연애론에 대해서 막 집에서 혼자 공상하고 그러니? 또 그러다 낙심하면 행복업에 매달리고. 그래? 더티러브를 향한 늑대의 맹목적인 갈증? 상상이야 뭔들 못하겠어. 순진한 쾌락마의 열망? 타성 개척자니 신비 혁신가니 이상한 낙서나 끄적거리지 말고. 세상으로 나와. 어? 언제까지 숨어 살 거야? 어? 쯧쯧쯧.」
   「기가 막혀서!」
   「너 이제 보니 바보구나. 늬가 생각해도 그렇지? 그럴 거야. 왜 아니겠어.」
   「좋을 대로 생각해.」
    왠지 모르게 아름다운 사랑 가운데 하필 더티러브의 감흥이 떠오를 듯 말 듯 한 이 기분. 내가 얠 왜 불러냈지? 이럴 거면 차라리 아는 동생들과 함께 즐거운 겨울을 함께 하는 건데 말이야. 





    8

    나는 오늘 닐을 만났다. 
    닐이 자기 새 여자친구라며 지갑 속 사진을 보여줬다. 
    그런데 그녀는 톰의 새 애인과 얼굴이 똑같았다. 
    그렇다. 둘 다 마고. 닐의 여친도 마고. 톰의 여친도 마고. 
    이걸 말해줘, 말어? 
    해야 돼, 말아야 해?
    이 때문일까? 예전에 한번 그런 일이 있었는데 그 기억이 떠올랐다. 
    후배가 신혼 때던가 아니면, 결혼 전에 결혼할 여자라며 자기 애인을 소개해주던 자리던가.
    아무 생각 없이 대충 몇 달 전에 그 후배가 만나던 여자 얘기를 꺼냈던 적이 있다. 
    말 그대로 불과 몇 달 전. 난 그래서 걔가 걔인 줄 알았다. 
    즉 그 여인이 그 여인. 그런데 후배의 얼굴색이 확 바뀌네?
    와~! 나는 내게 타인의 안색을 새파랗게 질리도록 만드는 재주가 있다는 건 그날 처음 알았다. 미리 후배에게 물어볼 걸 그랬나... 
    그렇지만, 설마 하니 불과 서너 달인데 그 사람과 그 사람이 동일 인물이 아닐 꺼란 생각은 못했으니까 뭐 넘어가고. 
    그런데 웃긴 게 뭐냐면 남자든 여자든 현재의 사랑이 중요하니까 그건 그렇다만. 
    여자의 판타지를 결혼 후까지든, 과거의 연애사 전적들을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끌고 가겠다는 여잔 뭐지? 
    좌우지간 닐에게 말해 줄 수도 없고. 또 언질을 주자니 뒷맛은 물론 뭘로 봐도 여러 명 괴로워질 거 같고. 와, 진퇴양난! 
    뭐 아무튼 문단 요약하자면 이런 식이다.
    <닐을 만남. 닐이 새 여자친구라며 지갑 속 사진을 보여줌. 그런데 걔도 마고>





    9

    윌을 만남. 
    윌이 새 여자친구라며 지갑 속 사진을 보여줌. 
    그런데 걔도 마고.
    뭐라고?





    10

    잭, 롭, 델, 폴, 핀, 스티븐, 켄트를 모두 1 대 1로 만남. 
    걔네들 새 애인도 모두 마고. 
    뭐?





    11

    나는 마라를 만나 따졌다. 
    따지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니까.
   「대체 어떻게 된 일이니?」
   「내가 묻고 싶거든.」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데...」
   「나도 걔 안 지 얼마 안 돼. 너 뭔 생각해?」
   「오죽하면 내가.」 
   「나도 네 비밀 많이 안다는 거,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혹시 너 그 정도로 멍청한 건 아니지?」 
   「지금 우리가 이럴 때가 아니야. 어? 사안이 정말 중차대한 거라고. 어?」
   「말해 뭐해?!」
   「할 수 없지 뭐. 남에게 맡길 수 없어. 우리가 직접 뛰는 수밖에.」
   「어떡하자고?」
   「자기야.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설마 너랑 나랑 탐정조라도 짜자, 그거니?」
   「딩동~! 빙고.」
   「세상 사람들이 다 너 같은 줄 알아?」
   「너도 원하고 있어. 너 자신을 속이지 마.」
   「웃지 마. 웃을 일이 아니니까.」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우리에게! 말도 안 돼.」
   「그나저나. 응? 너 왜 우리 사무실에 뻔질나게 드나들지 않는 거니? 왜 여기 맘에 드는 사람이 없어서 그래? 솔직히 말해봐. 그랬으면 좋겠어.」
   「지금 그 얘기가 아니잖아?」
    뭐 아무튼 이렇게 마라와 나, 우리는 생각지도 못한 정탐을 하게 됐다. 
    그래. 잠복근무. 말로만 듣던 영화로나 보던 바로 그 잠복근무 말이다. 





    12

    마라와 나는 마고네 집 앞에서 잠복근무를 시작했다.
    1일째 날 꽝. 
    2일째도 꽝.
    3일째 역시나 꽝.
    슬슬 우리는 지쳐갔다.
   「마라. 지금 우리 잠복근무 중이야. 무슨 Ruggiero Ricci의 정통파 파가니니 연주? 그래. 고전적인 거 좋아하는 건 알겠는데, 그럼 뭐 너만 정통파고 딴년들은 다 비정통파라는 거니? 어? 지금 우리가 한가하게 음악 감상할 때냐고, 어? 팔자 좋네. 풉」
    잠복근무! 말이 쉽지 말이 쉬워. 드라마에서 보는 건 줄거리만 보여주는 거고. 
    그걸 직접 해 보면 장난 아니다. 장난 아니라고. 
    그래서 맨손 체조나 할까 라면서 나는 잠시 자동차 바깥으로 나가 몸을 풀고. 
    식료품점에서 먹을 걸 사 가지고 오는 마라가 딱 자동차 옆에 왔을 때. 
    마침 마고의 집에서 누가 나오고, 또 누군가 마고의 집으로 들어가고. 
    한편 본 게임이 시작되자 마라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교차했던 것일까? 
    요의를 느껴 참을 수 없는 그녀는 자동차 옆에 쭈그려 앉아 오줌을 누었다. 
    난 그걸 모른 체 단안 망원경으로, 또 쌍안경으로 마고의 집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한 손으로 바닥을 짚고 있었는데 뭔가 축축한 물이 손을 적시네? 
    어딘가 모르게...가 아니라. 많이 따듯하네? 정말 많이 뜨듯하다니! 
    뭐야 이거, 이런 이런... 영화에서만 봤었는데! 
    그 물은 그냥 물이 아니었던 것이다. 
    저년이......! 설마, 일부러?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잠복근무 1주일 경과 후 알게 됐다. 
    비밀을 알게 됐다고. 
    바로, 마고는 1명이 아니라 10명이었음. 10명 여자가 함께 사는데. 그런데 집에서 나올 때는 10명 모두 마고, 집 안에서는 개개인. 
    변장술급 화장으로 밝혀짐. 요컨대 뭔가 사연이 있는 게 분명했던 거지. 
    그 줄거리는 과연 무엇일까...는 다음 이 시간에. 





    13

    마침 포르토피노가 맨얼굴 투시경을 발명. 
    영화에 나오고 장난감으로 절찬리에 시판 중인 그런 거처럼. 
    미용용 가면 같은데, 딱 쓰면. 쓰자마자 화장하지 않은 얼굴이 보여지는 짜잔~! 
    그 이름도 기가 막힌 맨얼굴 투시경!
    그걸 환상문학잡지 미스테리아 독점 사은품으로 찬조하기로 계약하기 앞서, 여성환상 1.5에서 미리 손을 씀. 
    뭔 시시콜콜한 내용들은 비즈니스 관계자들한테나 중요하고. 
    본 소설 줄거리와 크게 관련 없는 내용이니까 그건 여기까지. 





    14

    나는 톰을 만났다.
    새끼 양처럼 굴면 늑대에게 잡아먹힌다고 했던가? 
    하이에나 득실득실 그 가운데서 돋보이는 늠름한 맹수인 사자를 닮은 톰. 
    왠지 모르게 오늘 톰은 새끼 양처럼 보였다. 
    마침 찻집에서 절묘한 시점에 극적인 음악이 흘러나왔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밤의 여왕의 아리아 “두려워 마라, 사랑하는 내 아들아!” 
   「톰. 내가 엉뚱한 걸 물어봐도 너 나한테 뭐라 하지 않을 거지?」
   「어? 어떻게 내 비리비리하던 정력이 갑자기 제7의 전성기를 되찾을 수 있었나, 그게 궁금한 거니?」
   「아 진짜 진지한 거야.」
   「뭔데 그래?」
   「내가 설마 이걸 물어봐도 너 그렇게 반문하지 않을 거지? 늬가 그걸 왜 궁금해하냐? ~라고 말이야!」
   「일단 묻기나 하셔 이 양반아. 대체 뭔데 그래?」
   「너 여자친구 사랑해?」
   「내 여자친구? 사랑? 아직 애인이라고 부르기엔 좀 뭐하지. 뭐라고나 할까, 탐색전? 사랑은 모르는 거잖아. 뭐 첫눈에 반한 사이는 아니니까. 그렇다고 볼수록 매력녀라 하지 않을 수도 없고.」
   「그럼 너 말이야, 네 여자친구 맨얼굴 본 적 있어?」
   「맨얼굴?」
   「어. 화장 전혀 하지 않은 맨얼굴.」
   「아직이지.」
   「아직이라고?」
   「저 하늘의 별을 땄으면 봤겠지. 아니면 걔가 화장법 강의하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으면 볼 수도 있을 텐데, 나름 뒷조사까지 할 생각은 못 해봤는데?」
   「그럼 그렇지. (딱) 너 걔 오래 만날 생각. 아마도 자신 없지?」
   「」
   「웃는 거 보니 그렇군.」
   「알면서. 척하면 척이군.」
   「사랑의 장기전은 대충 3가지 따지면 구도가 예상되지.」
   「그 3가지가 뭔데?」
   「첫째,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느냐.
    둘째, 남과 여 그 둘이 함께 아는 인맥이 없는 것보다 있는 게 장기전으로 갈 확률이 높다는 거. 아니면 대부분 뻔트요 풋사랑이자 단기전.
    셋째, 현재의 사랑이 진심이자 진중하며 상대를 위한 사랑이라는 건 나중 미래에 과거를 돌아봐도 덜 아쉽다, 공개되어도 미련이 적냐 라는 것.
    넷째, 첫 만남에서 진한 사랑까지의 기간이 짧은 것보다 긴 게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이 높음.
    다섯째, 마음이자 몸과 시간 등 내 상당한 자원을 투입해서 사랑이 더럽게 끝났을지라도 후회할 자신이 없느냐.
    여섯째, 현재의 사랑에 대해 줄거리와 함께 모든 시시콜콜한 얘기를 기록했을 때 멋지냐, 떳떳하냐, 창피하냐 라는 것. 
    일곱째, 그런데 3가지랬는데 벌써 일곱째? 이놈의 징글징글 지긋지긋한 사랑 얘기. 아주 그냥 신물이 난다. (절레절레)」
   「그러니까. 그래서 우리는 사랑을 평생 단 1번도 논하지 않았던 건가 봐.」
   「하여튼 널 책하자는 게 아니라. 본 게임을 장기전으로 왜 끌고 가지 않느냐면 불순한 사랑을 책망하잔 말도 아니야. 단순한 난봉꾼의 흑심이 아니라 너도 뭔가 이상한 낌새라고나 할까, 뭔가 어떤 께름칙한 조짐 같은 느낌? 딱히 불길한 건 아니겠으나 약간 느낌 세한 기분 때문에 도저히 그 일말의 불쾌함을 떨쳐버릴 수 없는 직감. 있었지?」
   「아네. 넌 자료도 턱없이 부족한데 어떻게 눈치챘니? 그냥 찍은 거니?」
   「찍긴 뭘 찍어. 네가 만나는 여자애들이 매번 특이한 애들이라서 이번에도 혹시... 그랬던 거니. 너 저번에 만난 애는 그랬잖아. 주로 스타벅스에서 만났다고 했지? 그 네 전여자친구. 걔가 그랬다며? 자기 노트북을 펴서, 엑셀 파일을 펼쳐서. 그래서 누구 누구 누구. 언제부터 언제까지. 주고받은 선물은 뭐. 만난 횟수와 학습한 진도는 어디까지. 애정 표현 농도와 주기는 얼마. 마치 임상실험 보고서랄지 치밀한 논문처럼 과거에 만났던 남자. 썸탔던 오빠. 사소한 짝사랑부터 찐한 사랑까지 그 모든 기록을 너한테 보여주던 여자가 누구? 늬 전여자친구! 그렇지? 그 진짜를 늬가 장난으로 알고 만났다가 너 몇 장 날렸니? 이번에도 느낌 세한 거, 너 몰랐니?」
   「알았어.」
   「일찍도 아셨네.」
   「이제 난 어떡하면 좋니?」
   「이제 넌 어떡하면 좋냐?」
   「그래 내 말이 그거야.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딱 그거였다고.」
   「그랬어?」
   「어. 정말이야. 이제 난 어떡하면 좋을까?」
   「방법이 있지. 형이 누구냐. 어?」
   「뭔데?」
   「공짜로?」
   「내 아는 동생들, 팬클럽, 추종세력. 전부 싹 다 너한테 넘길게. 내가 걔네들을 나 혼자만 친교를 유지하나 앞으로 두고 보면 알 거 아니야. 응?」
   「그래?」
   「정말이야. 진짜라고. 너 나 알지?」
   「좋아. 좋았어. 좋다고. 허허허. 그렇다고 내가 꼭 그걸 애달프게, 응? 아주 간절히 원한 적 일절 없다는 거, 너도 알지? 분명 늬가 자발적으로 그렇게 하면 어떻겠니, 그렇게 된 거다 너? 나중 오리발 내밀지 마?」
   「걱정 붙들어 매 이 친구야. 그러니까 그 방법이 뭔데 그래? 어? 냉큼 말하지 못해 이 이 이, 개새끼. 돼지. 말. 코알라. 낙타. 하마. 앵무새.」
   「그만해 그만. 늬가 그러니까... 그런데 여자들은 대체 널 왜 좋아하는 거지?」
   「말 돌리지 말고. 방법이 뭐냐고. 어? 어서 말 못 해? 뜸 그만 들여라. 나도 최후의 카드라는 게 있어. 시트콤 애들 모조리 몽땅 불러서 폭로전 한 번 할까? 그럴까? 할까 말까? 말만 해.」
   「알았어. 알았다고.」
    발동이 언제 걸릴지 모른다는 핸디캡은 알다가도 모를 일. 그럼 순풍이 불어 신바람이 날 일은 아마도 훗날. 껀수 없을 조짐만 견고. 그러면? 
    ~라면서 오늘을 기다려온 것일까? 
    매번 허탕만 치고 뒷북만 때리던 축구팀 서포터스 회장 롭이 일을 냈던 것이다. 
    알고 보니 롭과 포르토피노가 아는 사이. 그렇게 둘이 만나서 롭이 뜬금없이 떠오른 생각을 말했고. 포르토피노는 아차~ 하며 아르키메데스처럼 번뜩이는 착상에 정신이 번쩍듬. 
    그래서~ 포르토피노는 발명했음. 무엇을? 
    바로 맨얼굴 투시경을! 
    아직 시판까지 다다른 건 아니고 비밀 리에 완성에 거의 다다름. 
   「이거 이래도 되나 몰라.」
   「지금 와서 안 친했던 야망에 미련을 갖는다고 달라질 건 없어.」
   「엥? 그건 또 뭔 소리야?」
   「후회하지 않는다고. 2가지. 응? 첫째, 뭔지 모를 그녀에 대한 비밀을 속 시원하게 알고 싶고. 둘째, 그걸 통쾌히 알 수 있는 방법이 뭔지를 당장 너한테 듣기를 애달프게 바란다는 거지.」
   「재미없는 공상에 기반한 허구나 끄적거리기나 하던 칼럼니스트가 여자와 사랑에 대해 알면 얼마나 알겠어?」
   「이 자식이... 어서 말하지 못할까? 죄인은 고개를 들라.」
   「너 아직도 사극 즐겨보니? 요즘 뭐 보는데?」
   「또 말 돌리냐? 뜸 또 들이고 패 안 까면, 발 빼는 수가 있어.」
   「알았어 알았어. 이거야.」
    그러면서 나는 포르토피노 앞에 그 맨얼굴 투시경을 내밀었다.
   「이게 뭔데? 무슨 여자 화장 지운 모습을 단박에 볼 수 있는 맨얼굴 투시경이라도 되니?」
   「헉! 어떻게 알았어?」
   「진짜야? 와 대박! 와우~ 소름! 내가 기다렸던 게 바로 이거라니까. 이거야~ 어? 이거라고~! 어? 바로 이거였단 말이야~! 허허허허허. 하하하하하.」
   「기뻐하긴 일러 이 녀석아.」
   「어?」
   「그건 단지 1탄이라고.」
   「이게? 1탄? 그럼 제2탄은 뭔데?」
   「마음까지 읽어. 영화에서 봤지?」
   「캬~ 기가 막히는군. 캬~! 어? 으아~ 대단하다. 최고!」
   「쉿! 비밀엄수. 알지?」
   「알았어 알았어. 그녀가 만났던 남자와 연애 그리고 짝사랑이야, 조사하면 찾는 족족 다 나오는 거고. 이건 그야말로 신기술이지. 허허허허허. 하하하하하.」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밤의 여왕의 아리아 ”지옥의 복수가 내 마음에 끓어오른다" 
    찻집에서 우리는 조용히 음악을 감상하면 속으로 꿍꿍이를 공상하게 되었다. 





    15

    마라와 나는 친구들 사생활에 깊이 개입하지 않기로 했다. 단지 마고 10인의 사연을 알게 되었을 뿐.
    정상적인 성욕이 살다 보니 뭐 어떻게 맹숭맹숭 맹물처럼 심심해져 버린 여자. 
    남편의 머머불능. 
    부인의 불감증. 
    여자 무성애자. 
    권태 권태. 
    재미없음. 무관심. 질림. 기 빨림. 정력 감퇴. 
    육체적─성적─기능적으로 지극히 정상인데, 다만 성 그래프가 비정상적으로 바닥을 못 벗어나는 숙녀. 
    혼자서도 노력하고 애인과도 힘쓰고, 그래도 그냥 포근히 포옹하는 게 더 훨씬 좋다는 여자. 연애를 하는 족족 매번 불미스럽고 재미없고 뭐 어떻게 끝나서 괴로운 기억만 간직한 여인. 
    그 외 차마 자세히 설명하기에 낯뜨거운 내용들까지. 
    물론 지금까지 그 일이 과연 정말 그랬나 하는 건 아직까지 미스터리. 
    나중 친구들을 만나서 듣고 보니, 한 여자와의 공통 연애. 즉 마고(들)과의 연애는 그냥 적당히 썸만 타다 말았다고 한다. 
    그렇다. 체스가 끝나면, 왕도 졸과 함께 체스 통에 담겨진다.
    그냥 그저 그런 풋사랑도 뭣도 아닌 식이었던 것이다. 
    그럼 이제는 진정코 아름다운 사랑을 하면 되는, 반드시 그래야 하는 인생.
    그래서 만났고 진했고 어쩌면 더러웠던 사랑. 아마도 행복한 애정. 그래? 그럼 뭘 해. 응?
    가득 찬 잔에 물을 더 채울 수 없다. 
    또 있다. 
    배부른 소는 풀을 뜯지 않는다. 
    또 없을 리가 있나. 
    욕심쟁이는 늘 부족하다. 
    뭐라고? 
    아하~! 
    바로 그래서...... <다들 순진하시네요>라는 인터넷 글. 분량도 적고 내용도 아무것도 없는데... 도대체 왜 그녀들의 다종다양한 잔소리가 그치질 않는지. 그거까지 설명해줄 만큼 고급스러운 여자말 번역기는 아마도 많지 않지 않을까? 그러거나 말거나.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그럼 뭣이 중헌디? 일단 뭔 소리인가 그건 듣고 나서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우선 들어는 드릴께. 딴청 피우지 않는단 말이지. 따라서 먼저 명쾌한 결론이든 떠들썩한 다변이든 뭔지 모를 그 하고 싶은 말 줄거리나 풀어나 보시고. 이미 귀에서 피가 나게 생겼는데, 또? (절레절레). 





    16

    글쓰기 때려쳤어? 뭐라도 가져와봐. ~라는 환청이 흡사 내 귀에 들리는 것만 같았다. 그와 같은 마라의 잔소리가 조용해질 만하면 다음 타자는 여지없이 여성환상 1.5 편집장 사라였다. 그녀는 뭐라며 날 다그쳤을까? 뭐긴 뭐겠나, 할 말 떨어졌지? 할 말 없지? ~라는 따끔한 잔뻔치였다. 누군 뭐 잔말 말고 맹렬하도록 축구팀 슬로건처럼 달리지 않았나 뭐. 그래? 일하기는 신경 끄자. 놀지 않으며 바보가 되니까. 주저앉는 것은 일어서려는 것이다. 그렇지만 춤추는 사람 모두가 즐겁지 않다는 걸 모르는 애도 아니고. 노래 부르고 먹고 마시고 쇼핑을 해도 재미없기는 마찬가지. 그래서 이제 어쩌지? 그래 봐야 심심한 타성과 재미없는 권태를 얕잡아봐도 별수 없을 뿐. 그렇다고 밋밋한 일상이 폄하된다 하여 별다른 느낌조차 없는 동네 아저씨인데 뭘 어떡하나. 그러면 답은 아마도 변화? 그렇다, 새로움. 그런데 뭘? 아니, 현실 안주가 뭐 어때서. 자기 합리화가 귀찮아질 시기도 진작 지났겠다 꼭 뭘 해야 할 필요도 없고. 이건 뭐랄까, 잔뜩 주눅 든 마음은 영락없이 자길 물오른 슬럼프라 불러달라는 것만 같았다. 환상인지 뭔지 신비고 나발이고 황홀감은 그저 동화 속 얘기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 그렇다고? 그러거나 말거나! 
    할 말이 있든 없든, 떨어졌든 꾹 참든 생각은 멈출 수 없는 것처럼. 놀기가 타석에서 내려오니 나는 일하기를 출전시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맨날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던 어느 날. 마고가 날 찾아왔느냐, 하면 아니었다. 그럴 리가 있겠나. 그런 일은 없었다.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렇게 사무실에서 평소처럼 일하다 놀다 쉬다 낮잠까지 잔 다음 나는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기분 바꾸는데 음악 만한 게 있나. 하여 고른 선곡은 다름 아니라, 
    조지 프레데릭 헨델 / Dixit Dominus RV 번호는 모름.
    그럼 그에 걸맞은 할 일은? 우리는 놀 때는 놀고 일할 때도 논다. 농담이고. 
    더 이상 작품 구상도 따분하고. 책 읽기도 귀찮고. 일하기는 싫고. 공상은 짜증나고. 
    그래서 나는 인터넷에서 미술품 작품값을 알아봤다. 다음은 그렇게 검색해본 작품들 목록이다. 
    하워드 호지킨, 「로빈 데니 부부」
    패트릭 헤론, 「수평적 띠 회화: 1957년 11월-1958년 1월」
   「뭐 이렇게나 비싸? 거 참 더럽게 비싸네. 아니지. 내가 가난한 건가? 됐고. 관심 없어. 몇 달만 배우면 저런 거 나라도 그리겠다. 추상은 어떻게 구상은 어찌어찌. 그런 거 누가 못해?」
    혼자서 푸념, 비꼬기, 연민, 골똘한 잔머리 굴리기마저 재미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리하여 나는 확인했다. 무엇을? 동쪽에서 떴던 해가 서쪽으로 져가는 것을. 그래서 나는 퇴근했다. 
    집으로 가던 중 딱히 저녁식사를 챙겨 먹을 생각은 없고. 카페에 들려 음악 듣고 창문 밖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싶어졌다. 
    그렇게 나는 어느 찻집으로 향하던 찰나. 
    누군가 뒤에서 날 부르는 목소리.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데? 
    그렇게 딱 뒤돌아봤더니 그녀는 다름 아니라 바로 마고였다. 
   「오빠.」
   「마고.」
   「오빠. 나 안 보고 싶었어? 난 오빠 많이 생각했는데.」
   「네가 어떻게... 가까이 오지 마.」
   「오빠 왜 그래? 그 뒷걸음질은 설마 계산된 몸짓? 아니, 내가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봤나?」
   「네가 숙녀라고? 거짓말 마.」
   「오빠, 왜 그래? 혹시 뭐 잘못 먹었어? 이리 와. 이렇게 만난 거도 행운인데 같이 차나 한잔 마시자. 뭐 마실래? 카푸치노? 카푸치노 마실 줄이나 알아? 아니면 에스프레소? 설마 커피 끊은 건 아니겠지? 끊었으면 다시 마시면 그만. 왜 위스키 스트레이트 마실 줄 몰라? 헤어지는 방법이든 뭐든 내가 다 가르쳐줄게. 뭐 배우고 싶은 거 있음 말만 해. 누구 사귀고 싶은 여자? 내가 다 꼬셔줄게. 어? 내가 전부 다 꼬셔준다니까 그러시네. 응?」
    그러면서 그녀는 내 팔짱을 꼭 끼고서 날 가까운 찻집으로 데려갔다. 
    나는 따라가지 않으려고 버티고 버텼는데. 그녀는 언제 웨이트 트레이닝 지옥 훈련이라도 마쳤단 말인가. 힘이 힘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렇게 우리는 찻집에 앉아 음료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며 한동안 침묵했다. 할 말이 많았기 때문이거나 아님 말하기 싫었거나. 
    아니나 다를까 어찌 된 셈인지 그녀는 또 어디서 배웠을까, 아님 독학했을까. 
    역시나 긴 대사다. 베테랑 연극배우야 천직이니까 그렇다 쳐도 관객 엉덩이에 뿔나기 딱 좋은 긴 대사. 응? (절레절레) 그러므로 문단 똑 떼서 가는 걸로. 그렇다고 꼭 각오 단단히 할 것까진 없고. 





    17

   「긴말 필요없고. 오빠. 내가 오빠한테 귀여운 모습을 많이 보여주지 못해서 미안해. 내가 오빠한테 잘해주지 못했다고. 오빠는 나한테 표정이 많다고 그랬는데 난 신나게 딴놈들 만나러 다니느라 바뻤지. 난 그 때문에 기분 좋아 정신 못 차렸단 말이야. 얼이 빠진 거였어. 하다 하다 제2의 똥파리랑 아마도 CS까지 했다지? 긴말 필요없고.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알 거나 알고 각자 갈 길 갑시다 선생. 네?」
    그러면서 그녀는 노트북을 펼쳐서 어떤 엑셀 파일을 보여줬다. 거기에 나온 내용은 대략 이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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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데이트 횟수   습성            애교(발휘)   내숭(표현)   비고
    숙녀 인생 첫 남자              제프리 오스본     51               하이에나과
    첫 자동차 데이트               오스카 커퍼필드   몇 번           똥파리과
    첫 자동차 더블데이트         오스카 커퍼필드   몇 번           똥파리과
    포근한 스킨십                    0                                                                                            아직
    손잡고 걷기                       0                                                                                            아직
    첫 키스                             0                                                                                            아직
    첫 포옹                             0                                                                                            아직
    첫 경험                             0                                                                                            아직
    1 대 1로 통화한 남자          3명
    1 대 1로 만나본 남자        30명
    2번 이상 만나본 남자        60명
    3번 이상 만나본 남자        90명
    함께(1대1) 사진 찍은 남자   1명
    지갑 속에 사진 간직한 남자  1명                                                                                         종료
    내 사진을 선물한 남자         1명                                                                                         끝남
    야한 속옷을 선물한 남자      0명                                                                                         없음 
    회사에 찾아온 남자(1번만)   000명 ⅰ)                                               
    회사에 찾아온 남자(2번 이상) 00명 ⅱ)
    집까지 따라온 남자                 0명  ⅲ)
    사소한 선물 주고받은 남자   몇-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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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ⅰ) '첫사랑or마지막' 사랑의 친구까지 여럿 포함됨. 왜 여자의 판타지를 논할까? 그 모두를 창녀처럼 동시에 상대했으니까. 정신나간 시절. 
    ⅱ) 게다가 이마저 마지막 사랑의 친구까지 포함. 정신박약!
    ⅲ) 심지어 마지막 애인을 사랑할 당시, 전남자친구까지 집 앞에서 달콤한 데이트. 마지막 애인의 친한 친구와 CS, 그리고 더블 데이트까지.
    ※ <사랑이고 나발이고 우리는 그런 거 관심 없다. 우리는 오직 돈 보고 결혼한다. 돈이 곧 사랑이다. 말하자면 공주병녀 거울녀 의전녀인 나는 너가 마음에 든다 딱 낙점. 때문에 나는 너와 최단 시간 내에 결혼하고 싶다, 아니 해야만 한다, 따라서 몇 장 챙겨놓으라?> 남 생각 요만큼도 안 하는 미친년. 지가 어떻게 살았는지, 자질은 어떤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설마 과거에 그렇고 그런 직업여성이었다는 의심은 하지 않더라도, 어? 아무것도 모르는데? 뭘 믿고? 무슨 근거로? 무슨 로또 복권 사서 결혼 후 희박하디 희박한 확률이나 기대하란 말이야 뭐야! 말하지 않아도 은연중 느껴지는 직감, 숨겨도 우연찮게 알게 되는 진실. 그것만 해도 감춘 게 그 정도인데? 그럼 육감은 나 몰라라 아이 좋아라 계속 놀아주겠나. 자존심 없는 남자라면 그러지. 껄떡쇠 하이에나 똥파리과라도 얼마든지 대어를 잡기 위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저자세로 일관한다고. 허나 그건 그 분들 얘기고. 1번 스토킹 당해보니까 지가 남자한테 껄떡거려서 스토킹해놓고. 하다 하다 뒷조사까지 해놓고서. 창녀처럼 멀티태스킹으로 동시에 전부 상대해 놓고서. 또 회사로 번호표 챙겨들고 동시에 찾아오너라? 면접 보고 결혼 상대 정하겠다? 그러게 미쳐도 좋게 미쳐야지. 미쳐도 곱게 미쳤어야지. 걔도 사극을 너무 많이 봤네. 이모 말 너무 많이 들었다고. 소녀감성들 허영심과 여성잡지 1 허세한테 둘러쌓여 안 그래도 멍청한 년 더 멍청해져서 그랬구만 그래. 자기 밖에 모르는 년. 남 생각 요만~큼도 안 하는 년. 어? 말 끝마다, 오빠도 그래요? 툭하면, 들었어요? 에라~...
    ※ 설마 이 정도 배포도 없이 사랑싸움을 더럽도록 걸었을 리는 없음. 괜히 져준 줄 알아?
    비위 더럽게 좋은 거야 지 인생이니까 뭐라 않겠는데. 전남자친구랑 결혼하고 싶었으면서 
    매춘부처럼 껄떡거리는 늑대들 죄다 상대해주면서 미쳐버린 주제에, 어? 뭐 지금 와서 내 사랑을 되찾고 싶다? 
    뭐가 어쩌고 어째? 뻔뻔한 년. 똥파리에 최적화된 년. 하이에나를 위해 태어난 년. 첩도 아깝다. 





    18

   「오빠. 롱아일랜드에서 파리까지 대서양을 최초로 공중 횡단한 사람은 누굴까? 
    정답은 찰스 린드버그. 그럼 2번째는? 아는 사람도 없고 누구도 관심 없어~! 
    다음으로, 나스탁 상장된 회사 테슬라의 1인자는? 엘론 머스크. 
    그럼 넘버 2는? 대체 그걸 누가 알고 싶어 하냐고! 
    이 노트북 그리고 아이폰 만드는 회사가 어디더라, 그래 애플. 브랜드를 만든 기업가와 회사를 키우는 경영자는 상반되기 마련인데. 시장이 좁으면 일반화가 우세하는 반면, 시장이 크고 넓고 깊으면 전문화가 답이라지만. 1만 년 1억 년 후 그래프로 보자면 지금은 그야말로 걸음마 시절일 테니. 뭐 집중화를 유난스레 고집하기 때문인지 순이익률이 월등한 애플사의 1인자가 스티브 잡스에서 팀 쿡으로 바뀌었다는 잔지식 정도야 오빠도 아실 테고. 그럼 애플사 실세인 2인자 이름이 누군 줄 알아? 응? 누구게? 응? 누구? 알면 어디 이름을 대보시던가! 몰라~ 당연히 모르지. 알 리가 있나. 세상 사람들은 약자를 응원하지만 돈은 강자에게 건다네 친구. 어이 선생. 얌전한 샌님. 그러니까 오빠 같은 아웃복서는 껄떡쇠 인파이터한테 순번이 밀리게 되어 있어. 어? 허허허. 그러게 미리미리 제때제때 사랑하지 않고 뭐했나. 응? 여자들이 오빠처럼 가난한 예술가 유형을 좋아하는 줄 알아? 있긴 있지. 사람에 따라 썩 싫어하진 않는다고. 퍽이나 기다리는 여자도 간혹. 아웃복서는 그러게 쨉이라는 기본기와 결정적인 한 방, 여자를 너무 기다리게 만들면 안 된다니까 그러네. 아무리 좋아하는 남자라도 여자가 어떻게 개침 군침 질질 흘리면서, 어? 숙녀가 남자한테 끈질기도록 찝쩍거리나. 못해. 해선 안되거든. 그럴 순 없는 거니까. 응? 여자이기를 포기하라고? 그렇겠는 안되지. 아닌 건 아닌 거라고. 그러게 잔기술 편애할 게 아니라 (돈 세는 시늉) 진즉에 그러게 일찍 큰 기술을 연마했어야지. 우리가 무슨 돈 버는 기계냐는 퉁명스러움 반 농담 반 말장난 일삼는 아저씨들 나중 하는 말들 다 똑같잖아. 허풍꾼들이 나중 허세 부리기 전에 일찍 잔재주를 착실히 통장잔고랄지 부동산이나 우량주와 연결시키지 않고 뭐하셨나요. 응? 그러니까 오빤 2번째 남자지. 뭘 해도 뭘로 봐도 첫째와는 멀어. 허허허허허. 아닐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여세를 더 이어갈까? 뭐 까짓것 그러자고. 안 될 거 뭐 있어? OK~! 
    인류 최초로 세계 일주에 성공한 탐험가는 누구? 마젤란! 그럼 2번째는? 왜 말을 못하니. 응? 왜! 
    오빠, 페이스북에서 마크 저커버그 말고 또 누구 아는 사람 있어? 있으면 이름이 대 보시던가. 응? 
    오빠. 회사 아마존에서 제프 거 머시기... 그래 제프 베조스 말고 아는 사람 있어? 있냐고, 어? 
    회사 디즈니에서는? 월트 디즈니 빼고 없지? 그치? 그럼 그렇지. 
    페라리는 페라리. 과르네리는 과르네리. 자, 우리 패션업계로 한번 가볼까?
    루이뷔통, 에르메스, 샤넬... 거기서 얼굴 마담이 누군지 알아? 허허. 이거 봐. 이거 보란 말이야. 
    유행가는 차마 셀 수 없이 멋진 노래들이 나오고 또 나오지. 쉬지 않고. 끝없이. 그런데 고전음악가의 인기는? 불변. 영원. 일부러 고전음악광이 아니더라도 모차르트 같은 음악가가 또 나오기 어렵다, 힘들다, 불가능하단 거 누가 모를까!
    사랑이란 10명을 만나서 그 가운데 최고로 괜찮은 사람과 함께 행복하면 좋겠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쉽나. 그래서 속으로 홀딱 반하지 않아도 적당한 상대와 연애를 하기 마련. 그런데 만나봤더니 여기저기 씨 막 뿌리고 다니는 난봉꾼이더라? 말이 그렇단 거고. 곧 이 남자 저 남자 10명 100명 막 다 만나보기 전에. 일찍 괜찮은 늑대 딱 찦어서, 덥썩 물어서 일찍일찍 마음에 절반쯤 드는 촌닭 딱 골라서 사랑을 하는 게 차선! 아~ 그게 왜 최선이 아니라 차선이냐? 10명 만나보고 엑셀 파일로 꼼꼼히 치밀히 세밀히 따져서 검토 마친 다음, 누구로 낙찰~! 그럴 수 없으니까. 그 간사한 셈 면밀한 연구 다 끝날 때까지 누가 진득허니 기다려준대? 똥차 보내고 페라리나 롤스로이스 올 줄 알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더 똥차만 오길래, 아쉬우니까 어떻게 저번에 걔 다시 만나면 안 될까? ~하여 탐색전만 펼치다 헤어진 남자한테 1년 만에 연락한 숙녀. 간보는 저울질, 속 보이니까 그러지 마셔야지. 안 그런가? 안 그래도 그 일을 미리미리 하는 전문가들이 있지 않나. 마담뚜랄지 결혼정보업체. 그렇다고 그분들만 뭐 돼지고기 A+++ 소고기 특 B---라고 등급 매기시나? 개인적으로 혼자 몰래 속으로 그러지 않는 사람은 없어. 있어? 없어. 남자 얼굴 보지 않는다는 여자는, 즐겁고 기쁘며 신나는 숙녀 인생으로 살기를 포기하고, 그저 착한 척 하나에 내 모든 걸 거는 식이지. 먹고 싶은 거, 먹어서도 안 돼요. 하고 싶은 거, 해서도 안 되고. 딴 남자 쳐다봐서도 안 되고. 아무것도 하면 안 되고 그저 구애하는 첫 번째 남자한테 여자 인생 모두 헌납해서, 밖에서 신나게 바람피우고 다니는 남편 수발만 들어도 부족한 것. 그게 삐툴어진 허영심이란 그 말씀이지. 무슨 꼴값은 남들이 뭔 피해를 입고 주변 사람들 죄다 괴로워해도 나만 괜찮으면 꼴값이 권리고. 적당히 끼리끼리 만나고 지적인 남자를 좋아하면 뭐 얼굴값인가? 속으로 속물처럼 이 생각 저 생각 견주어보고 따져보지 않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어. 절대로 없어. 첫인상이 뭔데? 누굴 속이려고. 뭐 아무튼 남자는 그렇고.
    그렇지만 우리 어른들이 암컷의 습성을 어찌 모르시나. 앞서 엑셀 파일에 나왔든 수컷의 습성도 뱁새, 촌닭, 하이에나, 똥파리, (여자의 마음을 잘 아는 치타), 팔색조, 성실한 벌새, 말 잘하는 앵무새 그리고 파랑새. 많고도 많듯이, 가 문제가 아니라. 남자는 단지 촌닭이면 촌닭, 늑대면 늑대. 달랑 성격 파악하면 그거 하나로써 남자는 일생 변치 않아. 인성에 따라 또 갑자기 떼돈을 벌어 사람이 확 바뀌는 변수는 예외로 치고 말이야. 그런데 여자는. 어? 여자는! 고양이, 양, 펭귄...... 촌년도 촌년 나름이겠으나 여자는 동화, 유행가, 댄스 따라 하기, 낭만적인 드라마 애호기, 여성잡지 1, 그러다 이모 스타일이 잘 아는 척 말하면 귀 쫑긋~ 세우면서 남자한테 환장한 년은 물론, 어? 여자는 천성 말고도 쉬지 않고 죽을 때까지 변하지. 그래서 사랑이란 상향지원 하향지원, 인파이터 아웃복서 말고도, 특히 여자, 여자는 기준선 고집하지 않으면 끝이야. 응? 여자는 선구안 어설프면 여자의 인생 뻔할 뻔자란 말일세. 아시겠나? 두고두고 후회하고, 두고두고 배아프고, 두고두고 질투나고, 두고두고 미련 갖고, 두고두고 속 뒤집어지고. 내 남자 있어도 내 남자 일생 데라고 살아도, 두고두고 그러지 하지 않을 수 없는 일부 여자의 일생. 살아보지 않으면 그맘 몰라. 혹시, 아슈? 몰라. 절대 몰라. 다만 추정, 추론, 예측, 가정은 할 수 있지. 실제 당사자의 마음과 그게 거의 99퍼센트 흡사할 수도 있고 말이야. 
    자, 예를 들어볼까? 내 친구 얘기. 
    20살 전후해서 숙녀 인생 첫 남자가 꽃 들고 쫓아다녀서 만난 이야기. 
    통계 산출하면 나중 잘 사는 짝들도 많아. 많지. 많다고. 그런데 비율은? 
    내 친구? 넘어가냐 마냐, 이모 말 따르든 말든 지 인생 지가 알아서 한다지만. 
    일단 넘어가더라도 딱 2가지로 나뉘어. 일찍 몸을 허락하느냐 마느냐로! 
    내 마음에 쏘옥~ 들어서 정말 완전 좋아서 미칠 것 같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단순히 숙녀 인생 첫 남자이기 때문에 얼렁뚱땅, 어쩌다가, 무심코... 그냥저냥 몸 주고 마음 주고. 
    마음이 가야 몸이 가는 게 여자인데. 반대로! 빈틈을 보이기 때문에, 기회가 엿보이고, 고로 여심의 여지를 노출하니까 마음까지 따라간 내 친구. 가만있어 봐. 
    (손가락으로 세는 시늉). 회사에서, 집에서, 차에서...... 만난 지 일찍도 줬고 총 합해서 대체 몇 번이야? 그러니까... 에잇 말을 말자. 말을 말어.」  





    19

   「그렇지만 실망하지 마 2인자 친구. 
    최초보다 나은 재포지셔닝도 최고가 될 수 있으니까. 쉬우면 재미없지. 안 그런가?
    세계적인 광고제에서 상 받는 게 광고인들의 꿈인 데다, 광고회사 손님인 기업들도 그걸 반겨한다지만. 
    정작 브랜드 매출과 멋지고, 재밌고, 전문가 중의 전문가들이 만든 광고의 상관관계? 없어. 희박. 일관성 없이 엿장수 맘이 따로 없지.
    물론 첫 번째로 등장하자마자 그녀의 마음을 냅다 빼앗아버리면 좋겠으나. 
    그 정도로 홀딱 반할 만한 이상형이 미칠 듯이 맹렬히 구애하는 남자를 만나는 숙녀는, 천 명 가운데 1명 있을 둥 말 둥. 
    그래서 나머지. 남자가 꽃 들고 쫓아다니고, 선물 들고서 기다리고, 차려 입고 또 꽃다발 들고서 따라다니는 남자들. 
    10번, 100번, 1000번, 3년 동안 집요하게 들러붙어 억지로 사귀어 잘 사는 비율 얼마. 나중 후회하는 여자 얼마. 다 정해져 있어. 
    100번? 100번이 뭐야, 단 3번만 쫓아다니며 껄떡거려도 냅다 넘어가기 바쁜 여자가 적을까, 많을까? 
    그래서 만나줬더니, 사귀어줬더니, 어쩌면 결혼까지 해줬더니~ 어떻다더라 라는 한탄? 
    (인식이 이 정도 되면 지 인생 포기한 거나 마찬가지니, 책임을 타인에게 떠넘긴다는 거 자체가 바보요 하수)
    그렇게 3년 사겨줬더니 말이야, 어느 단골 바에 여자친구를 데려가서 하는 말. 
    "쟤가 너보다 더 예뻐. 훨씬."
    하도 애걸복걸 찝쩍거리길래 만나줬더니, 여자친구 되어줬더니, 사귀는 사이가 이런 건지 확신 없고 그냥 일단 탐색전 상대만 되어줬더니. 지 형편 풀릴 때까지 기다려줬더니. 어? 글쎄 진도를 안 빼줬기 때문에, 고로 그새를 못 참고 딴년 만나는 남자. 아니면 나중 형편 풀리면 더 좋은 여자와 몰래 결혼 준비할 시점에, 평강공주를 차버리고 복수하는 남자까지. 
    맥도널드 아르바이트생 퇴근하기 기다리고, 쫓아다니고, 집까지 몰래 따라가고. 꽃 들고 쫓아다녀다 어떻게 사겼어. 넘어갔으니까. 그랬는데~ 어머나 버거킹에 새로 온 점원이 더 예쁘네? 갈아 타. 여자도 환승이별 심심치 않게 하잖아? 그러다 다시, 던킨도넛에 새로운 어린 아가씨. 지금까지 만나본 여자들 가운데 제일 예뻐, 최고로 어려, 애교도 장난 아니야. 내숭의 기술 역시나 끝내주네? 갈아 타. 뭐 만나주지 않으면 죽어버리겠다면 협박해서 만나주고 어쩌고. 권위에 굴복하고 줏대 없고 마음 약하고. 순진할 때 그럼 몰라도, 나중 일명 존못남(좃나...)의 말도 안 되는 구애를 받아줬더니 글쎄 뒤통수를 자기 쳤다면서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니는 연예인병녀. 자랑도 풍년이지. 남자복을 공상하며 남자 생각만으로 시도 때도 없이 설레고 들뜨고. 그런 벌렁벌렁녀. 시작부터 끝까지 남 얘기하는 험담꾼 다변가들 마냥, 뭔 생각만 했다 하면 남자 생각인 여자. 입만 열면 남자 남자. 응? (절레절레)! 최고의 남자 4명이 나한테 동시에 구애하는 게 꿈인 숙녀의 이상. 여자의 판타지를 결코 싫어할 수 없는 여자의 본심. 연예인처럼 사는 게 꿈인데 과연 나란 처녀는 남자 1명으로 만족할 수 있을까? 그런 어떤 여자를 만나면 피본다는데. 정말 피 많이 보는 걸 점쟁이들이 아무리 돌팔이여도 만장일치로 점치긴 하긴 하던만. 응?
    좌우지간 결론은 그거야. 따라서 오빠는 어떤 숙녀 인생 첫 번째 남자가 될 것이다. ~라는 나의 예언. 여자 노스트라다무스로 점쟁이 업계에 신선한 파장을 일으키며 새롭게 데뷔한 나의 당당한 첫 번째 예언이라고 치자 그거라고. 아시겠소 작가 양반?」 
    물론 나는 마고를 만나지 못했다. 
    방금 전 16, 17, 18 문단에서 신나게 떠든 얘기. 마고를 만나서 어쩌고저쩌고 주례사이자 지루한 설교, 식상한 연설 얻어들은 썰? 
    뻥. 다 뻥. 몽땅 뻥. 어? 개 뻥. 개뿔. 전부 뻥. 그냥 나 혼자 공상한 게 다였다. 
    물론 15 문단까지는 진짜. 그래서 말 나온 김에 하나 고백하자면 이렇다. 
    즉 나는 언젠가 마고를 우연히 만나게 되지 않을까 라는 어렴풋한 예감에게 내 마음을 살짝 내어주고야 말았던 것이다. 
    뜬금없이 밑도 끝도 없는 실토를 끝으로 본 연재 편을 마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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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다들 순진하시네요.

from 칼럼 2020. 1. 1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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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로 칼럼 제목은 단지 제목일 뿐. 본 칼럼의 제목은 인터넷에서 본 어떤 글의 제목을 그대로 베낀 것일 뿐) 
    착하고 순수하며 다정한 게 뭐가 나쁘겠냐마는. 내숭을 한 꺼풀 벗기고, 가식도 내려놓고, 허영심 주전으로 투입하고. 허세도 승진시킨 다음. 여성잡지 1의 기교 + 여성잡지 2 잔소리 + 반복 반복 반복 = (남자의) 여자말 번역기는 잔고장을 일으킴. 그래? 으쌰으쌰 부글부글 영차영차, 긴가민가 그럴듯한 염문을 <다들 순진하시네요>라는 제목으로 포장해서 몇 자 끄적거려도 탈 나기는 마찬가지. 이번에는 (남자의) 여자말 번역기가 아니라, 숙녀의 뚜껑이 열릴 차례. 그럴 수밖에 없으니까. 남자를 내 입맛에 맞도록 바꾸려는데 당최 변하지 않는 남자. 여자는 변하는데 남자는 안 바뀌고. 부인이 남편을 여자의 마음에 들도록 적당히 튜닝해놓으니까, 딴 여자들이 보기에 개꿈만 꾸면 다행인데 꼬리치며 유혹하는 여자가 있어서 문제. 능글능글 관심종자이자 속물, 능글맞은 어른들끼리 은밀한 타인의 속마음 간파하지 못하면 그게 어디 어른인가? 꼬마도 속이 다 있는데? 은근히 포장하고 병풍 서주고 져주고, 때로는 모른 체요 인정할 거 인정하는 게 어른. 나만 여자인가? 세상의 절반은 남자. 숙녀인 게 대단한 벼슬이라고? 여자의 전성기는 반짝인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금방 뉴페이스한테 자리를 내어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애처로움이라고나 할까. 기회주의자 황금만능주의자 외모지상주의자 천지인 세상. 남자는 눈만 돌아가는 강아지라지만, 여자가 남자보다 과연 약과일까? 들었어요~? 여자는 남자보다 눈 더 돌아감. 여자는 눈치 빼면 시체. 여자가 훨씬 더 응큼함. 아울러 이미 타산적으로 속으로 초장에 계산 다 끝냄. 뿐만 아니라 청력은 얼마나 예민한데. 더더군다나 세상만사가 내게 최적화되어야 하는 3인칭 같은 1인칭 시점인데? 그럼 뭘 해, 그래 봤자 여자는 말한다. 어떻게? 
   「누가 여자 나이 50 넘으면 처다본대유?」
    (이거 저거 따져 숫자도 숫자 나름이고, 형편도 형편 나름인 건 넘어가고)
    그러니까 <다들 순진하시네요>라면서 뽐뿌질 살짝이면 신기한 팡파르가 울리면서 효과음과 함께 최면술은 작동하는 원리.
    (<다들 순진하시네요>라는 인터넷 글. 분량도 적고 내용도 아무것도 없음. 제목과 내용 읽어보면 아무 얘기도 아닌데. 남자가 읽어보면 그냥 쓰잘데기 없는 잔소리 축에도 못 끼는 커피숍 몇 데시벨 음량일 뿐인데. 그런데 도대체 왜 여자들이 그걸 받아들이기에 격분하는지. 남자는 도대체가 말이야 당최 이해할 수 없는 것. 똑같이, 여자도, 남자 마음을 절대로 모름. 따라서 남녀 공히 서로 타협하든 사랑하든 절충을 해야지 왜 남자를 이해하지 못하느냐, 당신은 어찌 그리 무심하냐 무정하냐... 그래서는 답이 없다)
    아무튼, 서론은 그냥 시간 지나면 어차피 아무 일도 아닐 일일 테고. 본론으로 넘어가서. 
    뭐 꼭 그 때문은 아니지만 최근 굴리던 잔머리 때문에 구체화된 생각이 두 가지 있다. 
    첫째, TV 코미디 프로그램 보고서 갸우뚱.
    둘째, 옛 기억에서 '광'자 돌림의 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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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째는 애 어른 할 거 없이 누구나 다 아는 얘기. 친구는 재밌어 미치겠다는 코메디 프로그램. 도대체 왜 나는 재미없을까, 하면 왜? 왜냐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참고 보기에 너무 유치하니까. 식상하니까. 진부하니까. 그래도 꾹 참고 처음부터 끝까지 보다 보면 듬성듬성 재밌기야 하겠으나. 그럼 휴식을 취하며 기분 전환을 하려다 시간 낭비한다는 느낌만 들고, 또 그러다 보면 그 흔한 엄마들 잔소리가 자꾸 귓가에 들리는 것만 같으니까. 그 환청은 뭐다? 
   「너 저런 거 자꾸 보다 보면 멍청해진다!」  
    뭐? 뭐 아무튼 나는 그래서 1주일에 딱 2개 프로그램을 보다가 거기서 1개를 다시 줄였다. 원래 1주일에 1개 프로그램만 챙겨보다가 2개로 늘었다가 다시 원상 복귀된 셈. 그래도 편집을 어떤 취지로 해서 그렇지, 몇 시간 녹화하나 잘 모르겠으나 대충 3시간~6시간 녹화한다 치고. 그렇다는 가정 하에 내 유머 코드에 딱 맞도록 편집할 수도 있을 텐데. 만약 그랬다가는 방송 프로그램 폐지되기 딱 좋기 마련. 그래서 식상하고 지루하고 지겹고 뻔한 내용이 태반인 결과. 방송 타겟층&통계&심의&윤리&기획 의도와 그래프가 어쩌니까 어차피 그럴 수밖에 없는 것. 결국 그 때문에 진득이 감상할 수 있는 TV 시청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간혹 튀어나오는 리액션과 잔재미 약간으로 만족하기 위해서 1시간 20분, 1시간, 1시간 30분......을 온전히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안 그래도 재미없는 인생인데 그 뻔하고 심심한 몰입감이 꾹 참고 누적되면 나중 어떡하나. 그걸 나중 시간낭비였다고 누구한테 책임지라고 따질 수도 없고. 그러니 적어도 내게는 득보다 실이 월등한 시간낭비. 첫째는 계산이 그렇게 된 거고. 
    아! 첫째 관련해서 하나 더. 현재 내 생활이 뭐 자랑은 아니나 꼭 의도치 않게 그렇게 살고 있다. 이를 테면 10년 동안 TV를 끊었더니 어떻더라 라는 인생과 흡사 매우 닮은 듯. 이 세상에서 최고로 거만한 자세이자 그 누구보다 건방진 표정으로, 나보다 더 뚱한 표정 있으면 나와 보라는 모습으로 TV를 보다 보면 피로가 쏵 풀리고, 재미도 있고, 시간도 때우고. 한마디로 득이 많다. 물론 그 대신에 실도 많고. 그렇게 살고 있다 보니 나도 모르게 무슨 문화평론가도 아니면서 동네 아저씨 주제에 무슨 TV 코미디 프로그램을 분석적으로 보네? 어쩌다 그렇게 됐다. 그래서 내린 결론 가운데 하나는 그렇다. 그 세상에서 비춰지는 유머코드의 상당량은 완벽하고, 완벽하며, 완벽한 여자의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것. 물론 남자의 판타지에도 양다리. 그게 왜 그러냐, 일반적으로 남녀의 우정은 불가능한 게 세상사. 그렇지만 TV 코메디 프로그램에서는? 클라우드 나인에서는 절대로 그렇지 않지.
    남편이 집에 없으면 아무도 없는 셈이라지만 오빠 동생이 직업적으로 가능한 세상이 바로 그곳. 남녀의 우정에서 사랑은 언제나 가능하기 때문에 남녀의 친분이란 순수하기 어려운 것. 그런데도 일반인들도 남녀의 우정? 그건 연예계 얘기고. 핑계는 쉽다. 변명, 좋고 많지 아주 창의적이라고. 여자의 판타지 결코 싫지 않거든. 안 그래도 묘수니 꼼수니 따지기도 전에 한마디면 충분. 그게 뭐다? 한마디로 동료애! 여자의 판타지가 직업적으로 정당하도록 가능한 세계가 바로 그곳이다. 그걸 보는 여자들 시선은 부러움 반 시기 반. 그처럼 질투심이냐 허영심이냐. 동물의 세계 다큐멘터리와 같이, 자동차업계 지분이 거미줄처럼 얽키고 설킨 애정 지도를 잘 알기 때문에 그 바닥 생리를 잘 아는 연예인 역시나 신기하게도 딱 나뉜다. 자긴 같은 동종업계 사람을 사귈 수 있다, 난 절대로 그러기 싫다로. 그런데 후자는 왜? 왜긴 왜겠나! 전전전전전 남친과 어디까지 진도 뺐다는 거 다 아는데? 전전전 남친과 직업적으로 심심치 않게 마주치는데? 전남편이 내 친구의 지인인데? 포도주가 들어있던 술통에서는 어김없이 포도주 냄새가 나는 법이다. 화려한 조명발 세상이라지만 광대 인생 결코 쉬운 게 아니다. 그렇듯 일반인 세상과는 완전 딴 세상인데, 여자의 판타지만은 일반인인 나도 연예인이고 싶다? 공주에게는 공주병은 병이 아닌데, 연예인병을 허당이 어설프게 걸리면 그거 빠져나오기 쉽지 않음. 의전녀가 딴 게 아니니까. 연예인으로 조명발 받는 인생, 물론 그늘도 있겠으나 그 기분이 대체 어떤 느낌인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연예인의 가족 관련한 TV 프로그램 때문에 뜬금없이 유명해진 가수의 (일반인) 친언니 왈, 
   「누구야(유명한 동생 이름), 나 살면서 이렇게 관심받아본 적 처음이야!」 
    마치 이런 느낌 처음이야 라는 숙녀의 어떤 절정감과 완벽하게 똑같은 것. 겉으로야 나는 정숙한 여자다, 저 그런 여자 아니에요 라는 고갯짓, 여자는 그래요 라는 태도. 천상의 사랑을 동경하는 자세. 남자가 도저히 싫어할 수 없는 내숭. (물론 그게 남자 1명에게 집중되지 못하면 여우짓이자 떡밥 막 뿌리기. 밭이 좋으면 뭘 하나 호박이 제 발로 굴러다니는데. 아닌가? 아니면 밭이 좋으니까 어떤 씨를 뿌려도... 쉿. 그만그만. 거긴 그 밭이 아니구나). 응? 좋다. 좋아. 다 좋다고. 그렇지만 속마음은? (딱) 그렇지~ 여자의 판타지! 완벽한 여자의 판타지. 즉 모순. 100퍼센트 모순. 남자에 대한 판타지도 깨면 일찍 깰수록 좋든, 여자를 향한 판타지라고 뭐가 다를까. 그래서 사랑은 없어 라는 농담도 나름 먹히지 않나. 좌우지간 여자가 여자의 판타지를 싫어할 수는 없는 것. 결코 그렇게는 안 되는 것. 절대로 불가능. 단지 의지가 본능을 길들이면 아름다움이요, 본능이 고삐 풀리면 멋대로 장르. 사랑을 얘기하는데 왜 느닷없이 의리를 들먹이겠나. 남자만 뭐라 할 거 결코 아니라는 말. 불륜을 남자 혼자 어떻게 완성하나. 이 세상에 '저 그런 여자 아니에요'라는 여자만 있어 보시라. 이 세상은 지상 천국이자 더럽게 재미없도록 건전한 사회가 실현될 테지. 그런 순기능 대신 돈이 통 돌지 않는 동전의 뒷면, 각종 업계 타격받는 거 이만저만이 아닐 테고. 아무튼 불미스러운 사랑에서 꼬리치는 여우의 역할은 50퍼센트가 아니라 거의 절대적인 힘. 그런데 겉으로는 여자는 그래요! 여자는 그래요? 여자가 대체 뭘 그렇다는 말인지. 넘어가고. 
    TV에서 보면 나만의 왕자님이 남자친구 또는 남편. 그 낭군님과 별개로 잘생긴 오빠는 핸드폰 전화번호부에서 제1범주 우정. 말 잘하는 남자 선배 역시 완전 친해. 웃긴 오빠들도 핸드폰으로 전화하고, 문자하고, 소셜 네트워크로 자주 연락하는 사이. 선물 주고받고. 생일 챙겨주고. 서로서로 시트콤 찍는 인생. 연예인들끼리 대화하는 공개된 표면만 봐도, 일반인에게는 완벽한 판타지. 그럼 비공개된 사생활은? 그야말로 여자들 입이 귀에 걸리지 않을 수 없는 인생. 
    바로, 그래서~ 유명 남자 연예인의 소셜 네트워크가 공개됐네 어쩌네에 관한 (아마도 조작 반 진짜 반인 그럴싸한 사실적) 추문에 대해 떠들썩할 수밖에. 이어서 <다들 순진하시네요>라는 제목의 글에 대해 빨주노초파남보 여자들 각양각색으로 광분하는 게 지극히 당연. 그러니 격론장은 다양한 의견으로 당연히 만선. 기분 날카로워지기 이전에 이미 <여자는 그래요 VS 여자의 판타지>부터 모순인데? 그 인간은 아예 잔소리를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데? 애인이라 하기엔 어정쩡하지만 남자친구 생겼는데 자랑스러우면 만방에 자랑하기 바쁘고, 창피하면 몰래몰래 감추다가 (다 그렇다는 게 아니라) 그러다 얼렁뚱땅 환승이별하고. 그런 여자 만나면 남자가 피 보기 딱 좋다 라면서 하나같이 여자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데. 그런데 과연 나, 고귀한 그대라는 여자는 정녕 나중 그러지 않을 자신 있냐 그런가요? ~하면 말문이 떡 막히는데? 부디 내 친오빠한테만은 그런 불여우가 달라붙지 않기를 바라는 게 진짜. 여자의 판타지를 실현하고 사는 거 보면 배 아프지 않는 게 그게 여잔가? 그럴까? 아니라면 거짓말. 안 그래도 여자의 불문율을 어기지 않으며, 여자말 번역기 원리를 악용하지 않는 게 기본인데. 겸손 겸손 겸손 칭찬 칭찬 칭찬, 그래서 멍석 깔아지면~ 자랑 자랑 자랑 비난 비난 비난, 처음부터 끝까지 남 얘기 남 얘기 남 얘기. 남 얘기만 3시간 내내 해놓고 나서, 그게 생활이면서 영화 대사는, 
   「저 남 얘기하는 거 싫어해요!」 
    고상한 허영심인지 뭔지 거 참 우아하구만 그래. 너무 세련된 인생 왜 아니겠어. 아니 말이야 바른말이지 이 세상에서 남편 흉보는 거보다 더 재밌는 게 딱 몇 개뿐인데 그게 어디 쉽냐 그거란 말이다. 남 얘기 빼면 너랑 나 여자의 우정에서 재미난 일은 뻔할 뻔자인데? 그런데 연예 프로그램에서 여자가 봐도 불여우짓이 간파된다? 웬만한 고양이, 양, 여우들은 속 뒤집어지지 않을 수 없는 것. 꼴 보기 싫고 얄밉고 재수 없으니까. 그래서 TV 채널만 돌리면 그만인데 그 울분 또는 짜증을 또 딴 데로 푸시는 사람까지. 친한 오빠인데 것도 잘생기고 목소리 좋고 뭘로 봐도 입이 귀에 절로 걸리는 남자들로 핸드폰 전화번호부가 꽉 차는데? 전부 몽땅 친한데? 싹 다 여자의 판타지를 만족시키는데? 내 초라한 인생과 완벽히 정반대. 여기서 중요한 거. 문제는 바로 이것! 그게 뭘까?





    3

    <자, 여기서 대리만족을 하느냐 아니면 배 아파 인상 쓰느냐. 그렇게 확연히 둘로 나뉜다는 점. 똑같은 사안을 놓고 장조냐 단조냐 물과 기름처럼 딱 나뉨. 그냥 신경 끄느냐 아니냐. 나 좋아하는 거 즐기며 낙관론으로 치우치냐, 아니면 긍정은 무슨 긍정 짜증나는 건 짜증나는 거. 라면서 고양이 손발톱 파팍 신경질 표출하느냐 그 차이>
    어찌어찌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1차적으로 푸느냐, 고급스럽게 포장하느냐. 그건 어디까지나 내 몫이긴 내 몫인데 꼭 옆사람 기분까지 어떻게 끌고 들어가는 비율도 없지 않다. 그럼 마침내 나 혼자만의 취미가(?) 아닐 테고. 
    바로 그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남자들이 백치미를 싫어하는 것. 단, 백치미는 싫겠으나 립서비스로 줄 거 주고 받을 거 받고. 인생 기브 앤 테이크! 여성잡지 2 애호가님들께서 그걸 어찌 모르실까! 알긴 아는데, 제일 까다로운 게 여자의 모순이거든. 그 모순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은 없다고 봐도 된다. 예외는 대도시에 단 1명, 어? 딱 1명 있을까 말까. 뭐 어쨌든 첫째 관련 잔소리는 이쯤 줄이고 다음으로 둘째. 
    둘째는 말 그대로 '광'자 돌림에 대한 기억. 중학교 1학년 겨울 일요일 아침에 농구하고 오다 악관절 장애가 발생했던 장소. 버스 2번 종점 학교 담벼락 옆이었는데 그 학교 이름이 <머광>. 그 학교 이쪽에서 저쪽으로 이사 간 다음, 친형 중매 섰던 동네 아줌마를 엄마가 뭐라고 불렀더라? <광머> 엄마. 그 전부터 지금까지 살고 있는 도시의 이름 역시나 <광머>. 고등학교 3학년 때 같은 반이자 나중 동창 모임 같이 하고, 잠깐 인터넷 포커 게임 일 친구 몇 명끼리 함께 했던 친구 이름도 <광머>. 삼류 대학교 때 단짝 친구 이름도 <광머>. 나중 친구 파도타기로 소셜 네트워크 친구들끼리 시트콤 찍는 듯이 사귈 때, 커밍아웃 하지 않았던 양성애자 친구 이름도 <광머>. 그녀! 그 숙녀가 일하던 은행 지점에서 유부남 동료 남자 직원 이름은 <광년>. 남자 이름이? 그 외에 사전 뒤져서 시간 할애하면 또 엑셀 파일에 적을 일 기억나겠으나. 지느러미 부위가 맛난 물고기 이름이 광어든지 말든지. 뭐 시시콜콜한 거 생각해봐야 재미도 없고 여기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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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 161

from 소설 2019. 12. 1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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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의 집 금송아지보다 제 집 돼지새끼가 낫다. 그럼 우리 집 돼지 우리 집 강아지는 무엇일까? 뭐겠나 인공지능 지니지. 그런데 지니가 요즘 무기력증에 빠졌다.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고! 어쩌긴 뭘 어째. 집에 있으면 게을러지기 마련. 남자는 집에 있으면...... 워 워 워. 맘 잡고 철든 남자, 착실한 남성, 꽤나 가정적인 수컷 마음이 무슨 허름한 고물 자전거 타이어도 아니고 엄한 데다 뽐뿌질 할 일 있나. 꼭 그렇다는 게 아니라 집 회사 집 회사, 너무 일만 하면 바보가 된다는 말처럼 나는 뭔가 변화가 필요했다. 홈런을 때릴 수 있는 기회는 아무 때나 오지 않는다. 그런 절호의 적기가 딱 올 뻔 말 뻔하다가도 중간에 꼭 눈치 빠른 이방과 약삭빠른 여우가 낼름 채가는 세상. 배 들어올 때 노 저으랬다지만, 쇠가 달구어질 때까지 기다리기만 해서는 날샌다 날새. 그런데 오라는 데가 있긴 있었나? 있을 턱이 있나. 남들도 다 이처럼 사는 거지. 
    그래서 이대로 있다가는 정말로 바보가 될 것만 같기 때문에 나는 아는 동생 누군가를 만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나는 오늘 릴리가 일하는 미술관에 놀러갔고. 
    장면 전환.
    장면 전환.
   「오빠가 내 남편 데리고 살래?」
   「뭐라고?」
   「오빠가 내 남편 데리고 살 거냐고?」
   「내가 늬 남편을 왜 데리고 살아야 하니? 게다가 너 결혼 안 했잖아. 남자친구도 없잖아. 너 그런 말 하는 거 아니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 오빠가 날 얼마나 아는데? 나 사실 남편 있어.」
   「뭐? 늬가 결혼했다고?」
   「어.」
   「정말로?」
   「아니. 뻥이야.」
   「(표정) 넌 인사말이 뭐 그러니? 오랜만에 오빠 만나서 할 얘기란 게 고작 있지도 않은 남편 타령? 미술관 잘 돌아간다.」
   「남의 미술관 잘 돌아가든 말든 오빠가 상관할 일 아니고.」
   「나도 알아. 다 안다고. 그러니까 내가 뭐 잘해야 본전에 해당하는 지인쯤으로 찍힌 거네. 맞네. 그렇군. 그럴 줄 알았어. 이제? 누가 이제래. 내가 눈치가 없나 돈이 없나. 돈? 필요 없어. 왜 오빠가 선물... 주면 받겠니?」
   「내가 오빠 선물을 왜 받아?」
   「나도 줄 생각 없었어.」
   「그런데 내가 대체 여길 왜 왔지? 무슨 중요한 이유라도 있었나 의심스러운데.」
   「오빠. 인생이 어디 그렇게 의뭉스러워서 큰일 하실 수 있겠수?」
   「홈런? 오빠 뻔트 좋아한다는 거 알면서 그런 말을?」
   「내가 오빠한테 무슨 말을 하겠니. 타락한 우정과 야합하고 추접스러운 사랑에 결탁한 삶이라면 말도 말아 이 이 이 남자야.」
   「뭐! 너 말 다 했어?」
   「말 다 안 했으면 뭐 어쩔 건데?」
   「어쩌긴 뭘 어째? 가만히 듣고만 있어야지. 짧은 말이든 긴 연설이든. 안 그래?」
   「그렇게 꼬리 내릴 거면서 동생 윽박지르기는. 하여간에 넉살도 좋아. 아휴 능글능글.」
   「오빠는 너한테 말싸움 진다. 알지?」
   「오빠. 오빠 요즘 외롭니?」
   「나? 사람은 아니. 남자는, 외로워야, 정상이야.」
   「그럼 남자만 고독하고 여자는 평생 신부들러리나 서란 말이야?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여자는 난봉꾼이든 플레이보이든 내내 기다리기만 하라고?」
   「내가 보기엔 오빠보다 늬가 더 외로운 거 같은데. 너 속에 화가 많구나.」
   「나도 여자야. 오빠가 슬슬 내 부아를 돋구니까 그렇지. 어?」
   「내가? 내가 언제!」
   「이 인간이 지금...」
   「워 워 워.」
   「워 워 워긴 누가 워 워 워야. 내가 무슨 말이야 재규어야? 에잇 재미없다. 이런 얘기 증말 한두 번도 아니고 말이지. 그러니까 말이지, 하던 투정 멍석 깔아놓으면 안 할 줄 알았는데. 그런데 응석 대회 제왕감? 누가, 내가? 아니야. 그럼 오빠가? 그럴지도. 아무튼 아이들이 노는 건 봐도 떠드는 건 못 본다는 말이 있다네 친구. 허당계를 평정할 정도의 깽판으로 성장한 어리광, 사람들이 어디 그렇게 한가한가. 애들이 떼쓰면 귀엽기라도 하지. 어?」
   「릴리. 잠깐 뭔가 착각한가 본데. 내가 오빠가 너가 동생인데. 그냥, 이렇게 갈까? 가긴 어딜 가. 언제 끝날 줄 알고. 이렇게 말꼬리 잡고 늘어지다간 한도 끝도 없겠다. 이런 밑도 끝도 없는 대화, 좀 시작하지 않을 수 없니?
   「오빠가 먼저 시작했잖아. 말려줘도 뭐래? 너 정말 내 손바닥 안에 들어오고 싶어? 내가 무슨 오빠의 인공지능인 줄 알아? 그래? 어? 정말 그래?」
   「너가 드디어...」
   「내가 드디어...?」
   「너가 마침내 여자가 되었구나.」
   「그럼 내가 여자지 남자니? 듣고 보니 오빠가 의심되네. 오빠 고추 달리긴 달렸어?」
   「어허! 넌 말을 해도 꼭!」
   「부끄러워하지 마. 괜찮아 괜찮아. 그러지 말고 여기나 가봐.」
    그러면서 릴리는 어느 명함을 보여줬다.
   「아는 형인데 최근 작품 꽤나 팔고 한몫 건졌거든. 그래서 떠났어 세계여행. 한동안 안 와. 거기 작업실이든 뭐든 다 청산한댔어. 심심하면 거기나 놀러가서 그 잘난 작품 구상이든 뭐든 하던가 말던가. 아 글쎄 가서 머리나 식히고 오라고.」 
   「넌 내가 무슨 이런 따끈따끈한 껀수나 바라고 온 무슨 잔머리꾼인 줄 아니? 내가 너한테 그거밖에 안 되는 오빠야? 그래? 이처럼 매번 받기만 하는 뭐 난 기분 얼마나 좋을 줄 아니? 어? 이 사람이 지금 보자 보자 하니까... 뭐가 어쩌고 어째?」
   「지금 어디서 큰소리야. 왜, 싫어?」
   「누가 싫데? 얜 꼭 보면 줬다 뺐을라 하는 게 흠이라니까.」
    나는 생각했다. 아아 올 것이 왔구나. 어? 마침내 말이다. 물론 가 봤더니 그저 그럴 수도 있다. 그렇다고 마음 없는 척 수락하는 거야 친교의 기본. 릴리와의 우정이 다른 게 아니니까. 서로 작은 교분쯤은 정말 잔뻔치로 꽤나 주고받았다. 적은 것도 쌓이면 많아진다. 많으면 달라진다. 달라지면 좋다 나쁘다? 좋을 때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야 어떻든 길고 짧은 건 대 봐야 안다. 강은 건너봐야 알고, 과일은 먹어봐야 안다. 뭐? 됐고. 나는 당장 떠나기로 했다. 





    2

    나는 릴리로부터 소개받은 별장에 도착했다. 
    A에서 B까지. A는 사무실이요 B는 릴리가 소개한 별장. 
    그게 멋지고 재밌고 흥미진진하다면야 다 정성스럽게 설명을 하겠으나. 
    내가 뭐 삼류 극본 작가도 아니고, 발표하는 영화마다 수익분기점을 넘자마자 막 내리는 괴짜 영화감독도 아니고. 
    그러니 중간 건너뛸 수밖에 없지 않냐는 푸념도 더럽게 재미없긴 마찬가지구만 그래. 참 나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지만 오늘 날씨 보니 먹구름 잔뜩 끼얹지 않냐고. (절레절레)
    그렇게 딱 그곳에 들러가려고 릴리가 알려준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띠~! 틀렸다는 신호.
    재도전. 
    띠~! 또?
    다시 한번. 지가 무슨 여인의 마음이야 뭐야.
    띠~! 뭐야 이거. 
    나는 곧바로 릴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오빠.」
   「릴리 여기 별장 비밀번호가 안 맞는데?」
   「그래? 내가 알아보고 다시 전화줄께.」
    뚝. 왠지 모르게 불길한 기운이 날 감싸는데 이걸 어쩌면 좋나. 잠시 후 릴리한테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걔 거기 별장 팔았다는데. 오빠 어쩜 좋니? 괜찮아. 다음에 내가 6박 7일 풀서비스 특급 호텔 초대권 선물해줄게. 됐지? 그럼 나 지금 바빠서 끊는다. 대충 어디서 눌러 있다 쉬다 와. 그럼 되지. 올라와서 연락하고. 올라오면 여자 소개시켜줄께. 알았지?」
    뚝.
    뭐야 이거. 이런 젠장. 걜 믿은 내가 바보다. 어차피 못 미더운 숙녀 속아주질 말았어야 한다고. 그러거나 말거나 이미 엎질러진 물.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나는 차에서 음악 <요한 세바스찬 바흐 / Magnificat in Eb major BWV243a>을 들으면서 처음 보는 풍광을 즐김과 동시에 묵을 곳을 살펴봤다. 
    저기 보이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이름까지 공개해서 안 그래도 피곤한 독자 더 피곤하게 만들 일, 나도 반기지 않으니까 그건 그냥 호텔 1이라고 치면. 
    호텔 1에 들어가서, 이러쿵저러쿵 수속 마치고, 방에 들어가서 짐 풀고 침대에 벌러덩 누웠다. 
    갑자기 전화가 걸려왔다. 여성환상 1.5 편집장 사라였다. 얘가 왜 뜬금없이? 뭐 받아보면 알겠지.
   「뭐해?」
   「뭐하냐니?」
   「귓구멍이 막혔어?」
   「멀쩡한 남 청력까지 신경써주시게? 사라가 그렇게 한가한 때도 있었나. 금시초문인데?」
   「까불지 마.」
   「」
   「까불지 말라고.」
   「암말도 안 했잖아?」
   「잘했어. 어디야?」
   「너도 할 말 없으면 식상한 말만 골라서 하는 동네 아줌마니? 언제 한 번 밥 먹자, 거의 100퍼센트 안 먹어. 3시간 신나게 떠들고 나서 중요한 얘기는 나중에 만나서 다시 하자? 뭔 말 했는지도 잊어먹어. 어디야? 어디면 알아서 뭐할 건데. 책 1권 빌려가면서 나중에 줄게? 다시 얼굴이라도 오다가다 마주치면 다행이게, 절대 안 줘. 영원히. 이사할 때 어디로 가버리기 전 훨씬 일찍 까먹거든. 친한 친구들끼리 통화할 때 제일 많이 하는 말 가운데 단독 1등. 물론 순위는 오르락내르락.」
   「뭔 말이 그렇게 길어? 대답 안 해? 어디야?」
   「왜, 어딘 줄 말하면 베네룩스 3국 무료 여행권이라도 선물하게?」
   「내가 늬 여자친구니? 잔말 말고 칼럼이나 보내. 마감일 다 됐어. 더 못 기다려.」
   「아 맞다!」
   「능청떨지 마.」
   「나 당분간 쉰다고 리스베르한테 전해줘.」
   「쉬긴 늬가 뭘 했다고 쉬어? 늬가 지금 정신이 있는 거니 없는 거니?」
   「나 지금 좀 쉬어야 해. 왜냐하면 쉬어야 하기 때문이지. 아니! 나 이제 칼럼 안 써. 내가 다시 칼럼을 쓰면 그땐 개다 개. 알았어?」
   「알긴 누가 알어? 아무도 알고 싶어 하지 않아. 내 너 그럴 줄 알고 요원 보냈어. 너 지금 호텔 1에 숙박해 있지? 넌 걷든 기든 뛰어 봐야 내 손바닥 위라는 것만 알아둬. 뭐해, 커튼 열어서 창밖을 보지 않고.」
    나는 창문의 커튼을 확 젖혔다. 뜨아! 역시나 말끔한 수트발에 헤어스타일은 기름칠 번질번질한 8 대 2 가르마. 우리는 눈빛이 잠시 마주쳤다. 늑대는 늑대를 알아보는 것일까? 늑대 구토하는 소리 그만하고. 
    여성환상 1.5와 환상문학잡지 미스테리아로부터의 독촉은 뭐랄까 술꾼의 그칠 줄 모르는 갈증 같다고나 할까. 냉소꾼의 권태라기보다는 허당의 실소를 불러왔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여행 와서 한동안 나른한 휴가를 즐기려던 찰나, 노름꾼의 탐욕을 충족시켜주기를 누가 바랬냐고. 그냥 귀찮은 척 행복한 아니, 썩은 미소 일명 썩소는 잠시 쉬자는 속셈이 뻔히 들통난 셈 아니냔 말이지. 내가 정작 원하는 건 일일 아침 드라마를 챙겨볼 수는 없으니, 고로 파다한 추문에 깜짝 끼어들기? 그런데 밑도 끝도 없이 염문이 왜 나와. 심심하던 인생에 느닷없이 등장한 사랑에 적잖이 놀라도 모자를 판국에 또 독촉. 또 또 독촉. 
    그래서 나는 전화를 뚝 끊고 핸드폰에 깔린 앱을 지웠다. 
    사라는 그걸로 날 추적했을 테니 이젠 더 귀찮게 하지 않을 것이다. 





    3

    나는 그렇게 호텔 1을 떠나 호텔 2에 도착했다. 
    중간 설명은 건너뛰기로 하자. 억지로 그거 써 봐야 읽는 사람만 피곤하니까. 별 내용도 없는 거 가지고 더럽게 잘난 척할 일도 없고. 아는 척이야 물론 취미 없음. 뭐한다고 가짜로 행복한 척? 타인의 관심이야 고맙겠으나 우리는 얼굴 팔리는 거 좋아하는 앵무새 분과가 아님. 우리는 짜증나는 상심, 신경질내는 절망, 표정 망가지는 체념이 뭔지를 조금이나마 알긴 알기 때문에 그냥 한마디로 뻔트를 선호함. 장외 홈런 이 왜 나빠. 단지 우리는 자기 주제를 아니까 어디서 잔소리나 얻어듣고 잔재주나 선보일 수 있으면 그걸로 대충 만족이다 그뿐이지. 그런데 이 얘기를 지금 왜 하는 거지? 무슨 바람피운 다음에 변명하는 거도 아니고. 양심에 찔리는 거야 다 애인한테 뭔가 켕기니까 그러는 거고. 말 빨라지고 말 많아지면서 당황하면 일단 의심을 부르는 게 당연. 그야 그분들 사정이고. 젠장, 이럴 바에야 차라리 호텔 1에서 호텔 2로 이동한 정황과 분위기와 의식의 흐름을 옮기는 게 지겨워서 차라리 나았겠네. 어쨌든 넘어가고. 
    나는 호텔 2에 들어가서 수속을 마치고 몇 호실에 들어갔다. 
    정말로 홀가분한 마음에 짐을 놓고 침대에 벌러덩 누웠다. 
    그런데 갑자기 전화가 걸려왔다. 환상문학잡지 미스테리아 편집장 마라였다. 마라?
   「뭐해?」
   「넌 뭐해?」
   「내가 먼저 물었잖아.」
   「먼저 물어봤으니까 먼저 답하면 되겠네. 아니 그렇수?」
   「뭐?」
   「집어 든 거 내려놔. 나 늬 옆에 없으니까. 숙녀가 연장을 왜 들어?」
   「내 너 이럴 줄 알고 미리 다 병력 불러 놨어.」
   「병력? 뭔 병력?」
   「연재소설 마감일인 걸 몰라? 알잖아. 알면서? 지금 너 나 쫄쫄 굶는 꼴 보고 싶어 이러니?」
   「안 그래도 너 다이어트 다이어트 노래를 불렀잖아?」
   「지금 그 말이 아니잖아. 응?」
   「왜 커튼을 젖혀 창밖을 보면 예사롭지 않은 카리스마 요원이라도 있다는 거니?」
   「헉! 어떻게 알았어?」
    나는 커튼을 젖혀 창밖을 내다봤다. 그런데 정말로... 정말로... 이번에는 '가죽점퍼 + 선글라스 + 올백 헤어스타일'의 전형적인 현장 요원 모습이었다. 
   「야 너. 신비감에 농락당해 환상머신을 탐닉하고 어쩌고. 그런 말장난 그만하고. 어서 원고 넘겨. 오늘 마감일이야.」
   「안 썼어.」
   「뭔 배짱?」
   「보기 좋게 왕 기대는 대실망으로 이어지는 거지. 안 그래도 그거 재미도 없는데 누가 보니? 나도 다 듣는 귀가 있어. 두세 달 반응 보고, 어? 그래프 추이선 보고 무슨 다큐멘터리 특집인가 뭔가로 바꾼다며? 누굴 속이려고! 누군 뭐 정보통 없는 줄 아니? 이거 왜 이래? 어?」
   「아니야. 그거 헛소문이야.」
   「마라. 새 빗자루가 깨끗이 쓸어진다. 알아, 몰라?」
   「그건 또 웬 뚱딴지같은 소리야? 말을 알아듣게 해 이 양반아. 어? 목소리 깔지 말고 똑바로 말해.」
   「너 말귀 어둡다고 자랑하니? 환상문학계에서 눈칫밥 그렇게 먹었으면서 넌 아직도 그렇게 꽉 막혔니? 그러니까 늬가 남자가 없지.」
   「뭐가 어쩌고 저째? 너 말 다 했어? 너 어디야? 너 한동안 잠잠하던 이유가 다 있었구나. 넌 계획이 다 있구나. 응? 아 그러니까 그게 뭔 소리냐고.」
   「나 이제 소설 안 써. 연재소설 딴 작가 알아봐. 내가 다시 소설을 쓰면 그땐 펭귄이다.」
   「넌 이미 펭귄이야. 알아?」
   「내가 펭귄이면 넌 새야. 알아?」
   「이런 돼먹지 못한, 이런 미친, 이런 어디서 생선 대가리 같이 생기다 말아가지고 말이야. 잔말 말고. 당장 원고 보내. 어서.」
   「못 보내. 끊어. 그래. 너 잘났다. 잘 먹고 잘 살아라. 나 휴가야. 연락하지 마. 끊어. 하나만 더. 마라? 넌 애송이야!」
   「뭐라고? 야. 너 이리 와. 당장 와.」
   「내가 어느 안전이라고 말이지, 마라 여왕님의 용안을 직접 뵐 수는 없고. 난 그냥 가서 엄마 젓이나 더 먹고 올게.」
   「늬가 애야? 너한테 공갈젖꼭지가 어울린다고 생각해? 그리고. 또. 내가 언제 너한테 가서 엄마 젖이나 더 먹고 와, 라고 말했니? 난 그런 말 한 적 없는데.」
   「없어? 없으면 지금 해. 그럼 될 거 아니야.」
   「너, 드디어, 미쳤니?」
   「난 미치지 않았어. 내가 아니라 너가 미친 거 아니니?」
   「뭐 내가? 내가 그럼 미친년이라고? 너 말 다 했어? 너 거기서 딱 기다려.」
   「기다리긴 누가 기다려. 어? 기다리긴 뭘 기다리냐고. 안 기다려. 끊어.」
    뚝. 
    그다음 나는 노트북에 설치된 위치 추적 애플리케이션을 지웠다. 
    그리고 호텔 2에서 다시 호텔 3으로 이동했다. 





    4

    먹는 개는 짓지 않는다. 나는 최근 투정만 늘었다. 고로 나는 짓어야 한다? 그러든가 말든가! 
    식탐이고 자시고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다. 그럼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아마도 특단의 대책을 부르는 숨은 강적은 거무튀튀한 정염의 미련? 미련은 무슨. 호텔 1에서 2로. 다시 호텔 2에서 3으로 옮겨왔는데. 왠지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고. 어딘가 모르게 벌써부터 패배감 가득하고. 거 어째 보송보송한 사랑의 환상에 대한 기대감은 느낌 세하단 말이지. 어쩌지? 어쩌면 좋단 말인가. 어쩌긴 뭘 어째. 그냥 며칠 휴가라 생각하고 쉬는 거지. 소파에 자빠져 TV 채널이나 돌리면서 싱거운 음료수와 함께 맛없는 과자나 씹어먹으면 되지, 거 무슨 꽃사슴을 자빠트릴 궁리를? 또? 때문에 나는 이미 권태 적응가가 되어버린 것만 같았다. 물 만난 듯한 한량의 열정, 이미 바닥난지 오래. 아니 정말로 말이야 이제 어찌해야 좋을까. 어찌하지 않아도 된다. 더럽게 재미없는 일상, 다 방법이 있다. 그러니까 이를 테면 딱딱한 빵에는 날카로운 이빨. 어? 허허허. 그런데 가만 보니 딱딱한 빵은 커녕 이렇다 할 건수도 없네. 새몰이 따로 있고 새잡이 따로 있다는데 이건 뭐 소문난 병풍도 아니고 말이지. 이젠 신부들러리조차 맡아본 지 오래고, 하다 하다 백댄서 인생이 부러워져. 갈 데도 없고 불러주는 이는 더 없고. 그리고 말이야. 그러니까 말이지.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거라고는 예를 들어 그런 거. 담 건너 편의 사과가 가장 달다. 자, 뭐? 잘못 들었나? 제대로 읽으셨다. 그러니까 뭐 절판된 도너스가, 아니면 희망의 내일 꾸는 개꿈이? (절레절레)! 그도 아니면 뭐, 어? 멀리 여행하려는 자는 자기 말을 아낀다. 그러니까 곶감론? 됐구유. 네? 됐다구요. 아 됐시유.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여행지에서의 새로운 발단과 참신한 전개는 함께 오는 것. 기승전결 가운데 동시에 곧바로 절정감을 예감하는 거지. 흐흐흐. 크크크. 1 대 1 만남이 주특기인 촌닭들에게는 어쩌면 그게 제격. 따라서 남은 카드는 결국 우연한 만남? 우연? 만남? 남녀? 새로운 여자? 늑대 말을 하면 그 꼬리를 보게 된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 그런데 보이는 객이라곤 순 죄다 뻣뻣한 남자들뿐. 여우는 어딨냐고! 이 동네는 그 흔한 나이트클럽도 없고, 초라한 극장식 카바레는 전부 다 문 닫았음. 하여간에 소름 끼치는 신비감, 끔찍한 환상 그리고 마술적 현실성.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지. 이럴 거면 뭐하러 먼 데 까지 돈 써가면 시간 낭비하러 왔냐고. 나는 마음을 고쳐먹고서 호텔에서 안토니오 비발디의 글로리아 RV 589번을 틀어놓고 평소처럼 일하기에 몰입하려다 포기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으니까. 
    그러므로 나는 뭔가를 해야 했다. 그게 뭐든 젊음의 투지를 발산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시동 거는 허당 유형이 아니라, (좋게 포장하자면) 발동이 걸리는 마성의 신비주의자 스타일. 때문에 탄력 받지도 않았는데 아무거나 들쑤시고 다닐 수는 없었다. 뭔가 비전이 보이고 예측이 좋을 때나 빨빨거리고 나돌아다니는 거지. 어릴 때처럼 무턱대고 나댕길 수는 없는 일. 매는 굶어도 벼이삭을 쪼지 않는다. 그럼 남은 방법은? 평소에 사무실에서 하던 대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으니까 인터넷에서 웃긴 이야기나 찾아보는 수밖에. 그렇게 봤던 얘기 가운데 엄선하든 말든 두 가지를 소개하자면 이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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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략.
    중략된 원문은 <칼럼: 내가 창피하니?>에 고스란히.
    시중에 절찬리 판매 중. 연애론 2 역시나 개봉 박두. 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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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주한 벌은 슬퍼할 시간이 없다지만, 이건 뭐 일하는 거도 아니고 노는 거도 아니고. 여기까지 와서 뭐 하는 거야? 어?
    이미 속으로 많이도 웃어놓고서 말이야. 그것도 아주 겁나게~! 그런데 뭐가 어쩌고 어째? 
    그게 더 나뻐. 그게 더 미워. 그게 더 싫다고. 그게 더 짜증나. 부글부글 뽀글뽀글! 
    ~라는 환청 때문에 급기야 괴로울 찰나. 나는 결심했다. 돌아가기로 말이다. 
    아니, 이럴 거면 뭐하러 이 먼 데까지 와서? 내 말이! 괜히 왔잖아? 누가 아니래. 낭만?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는 다 틀렸다. 여행? 관둬 관둬. 끝내 끝내. 어? 때려쳐. 때려치면 될 거 아니야. 결국 줄 달린 치즈를 완성해 카우보이처럼 목표물에 던져야 하는데, 최적의 먹잇감은 당최 보이질 않았다. 그래서 나는 다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되었다. 
    하나 더. 왠지 모르게 그 말이 생각났다. 내가 무슨 탐정물 매니아도 아니지만 말이다. 
    그건 무엇? 그렇지~ (딱)! 개는 자기가 토한 곳으로 돌아온다. 





    5

    오늘 나는 사무실에서 야근이나 하려고 했다. 
    오페레타 <박쥐>에서 아리아 “내가 순진한 시골 아가씨였다면“ 
    같은 악상을 떠올리며 허공을 바라보는 요한 쉬트라우스 2세나 된다는 듯이. 까지는 아니지만. 
    아마도 낮에 일을 너무 열심히 했던 것일까? 조지 프레데릭 헨델의 오라토리오 헤라클레스(HWV 60)를 듣고서 별일 없었다. 
    그러니까 제12 난제를 여심처럼 녹여주는 해결사의 두둑한 배포는 음악 듣기로 대신하고. TV보기, 주색, 사교계 활동... 최근 다 하지 않고 취미 없음. 
    그럼 일이나 하는 수밖에. 그러던 중 아는 동생들이 불러서 나는 그곳으로 갔다.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중간 건너뛰고.
    나는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당도해보니 아는 동생들이 떼거지로? 당연히 놀라지 않고 배기나. 대충 2명 정도면 밥 사주고 커피든 뭐든 내가 다 계산만 하는 역할을 예상했는데. 
    이러면 좋은 점은 기쁨에 주체하기 힘든 대신 견적이 많이 나온다는 점. 그렇지만 바쁜 일이 있다는 뻔한 핑계를 대면서까지 도망갈 수는 없고. 일단 앉는 수밖에. 
   「아니 이게 무슨 행운이지? 왜 남자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거지? 오늘 무슨 날인가? 누구 생일인데!」
   「것 봐 내가 말했잖아. 딱 맞춘다니까 그러네. 자, (내기에 진 사람들한테 손을 내밀며)」
   「진짜야? 그럼 말을 하지 그랬어. 빈손으로 와서 어떡하니. 빈손도 빈손인데, 어? 그보다 남자가 없다는 게 이게 말이 되니? 그렇다고 너네들이 남자에 환장한 여우다 뭐 그런 말은 아니지만. 그러니 오해하지 마시기를. 그런데 거 어째 초반부터 분위기가 썩 흐뭇하지 않는 듯. 내기한 게 한두 개가 아닌가?」
   「것 봐. 다 알고 있다니까.」
   「뭐야! 그럼 오늘 난 그냥 세기의 빅매치에서 초반에 흥만 띄우다 카운터 펀치에 나가떨어져 KO 되는 순위권 쟁탈전 희생양? 어머 진짜인가 보다. 얘 크리스티. 웬 내숭? 너 친구들이랑 있을 때 안 그러잖아. 목소리 걸걸. 응? 어딜 봐? 저쪽에 남자 없어. 그리고 너 사라. 너네 직원들이 너 이처럼 농땅 피우는 거 아니? 늬가 이러니까, 아니다 말 말자. 넌 뭐야 엘리자베스. 눈탱이 어디서 맞았니? 늬가 눈화장을 못하니까 매번 남자한테 차이는 거 아니야. 어? 로즈마리는 얼굴이 왜 저처럼 부었는데? 너 어제 뭐 먹고 잤니? 정말 그랬니? 야 에밀리. 넌 옆에서 그처럼 킥킥 웃는 게 탈이야. 여자들이 시누이 눈꼴 시려운 거 보기 좋아하니? 넌 딱 꼴 보기 싫은 시누이감이야. 알아?
    ~라는 독설이야 다 농담이고. 부드럽게 띄워서 차이 나는 격차에 감격하기 위해서 일부러 살짝 몸만 푼 거야. 아니 그래도 말이지, 어? 나름 혀매시나 된다는 듯이 너네들 앞에서 방정을 떨 수도 없잖아. 안 그래?」
    나의 휑설수설을 딱 끊고 릴리가 다음과 같이 맞받아쳤다. 
   「그걸 떠나서 오빠 여기 왜 왔는데?」
   「나?」
    릴리의 날카로운 앙칼짐에 더해 샐리도 다음과 같이 한 수 얹었다.
   「오빠 말 끊어서 미안한데, 어? 오빠 궤변은 둘째치고 말이야 오빠 여기 왜 왔냐고. 어? 안 들려?」
    오빠 말 끊어서 미안한데? 아니 그럼 애초에 말을 끊지 말던가. 내가 여기 왜 왔냐고? 늬들이 불렀으니까 왔지. 내가 뭐 미쳤다고 늬들 꽁무니만 졸졸 쫓아다니는 뭐 개니? 말이야? 너구리야? 참새야?
   「어라! 오늘 시트콤 기획 개념은 이건가? 나 시비받는 거 좋아한다는 거 어떻게 알았지?」
   「거짓말 마. 오빠가 슬랜더를 좋아하든 말든, 안 물어봤어. 일단 안 물어봤다고. 어? 궁금하지도 않은데 뭐래?!」
   「그러니까.」
   「아하. 곧 그 말은 1 대 1은 재미없다? 영화 찍게?」
   「시끄러. 시끄럽다고.」
   「조용히 말할게. 그러면 되잖아. 안 그래?」
   「거 참 말 많네. 아 거기 서서 뭐하는데. 왔으면 앉든가 아니면 가시든가. 앉거나 가거나 둘 중 하나만 해. 뭐야?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오빠가 사랑을 알아? 죽도 밥도 안 되는 헛소리나 핑핑 할 줄이나 알지.」
    나는 생각했다. 얘네 세게 나오는데? 날 대체 왜 불렀지? 정말로 그 뭐야, 난 오늘 시종마? 뭐? 이런 젠장 진짜로 느낌 세한 게 난 오늘 딱 시종마로 분위기만 고조시키다 빠져야 할 거 같은 직감. 난 빠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너 말 잘했다. 응? 너 말 한번 잘했어. 뭐 우리끼리는 음, 그래도 이건 좀 심하지 않니? 오빠가 아직 적응이 잘 안돼서 그러는데. 뭐 곧 괜찮아지겠지. 그럼.」
   「오빠가 참아. 쟤네 기분이 좀 그런가 보지.」
   「그치?」
   「그렇긴 뭘 그래? 야 야. 똑같아지니까 우리가 참자.」
   「오빠 많이 참고 있다.」
   「우린 더 많이 참고 있어. 알아? 이 오빠 정신 못 차리네. 정신 안 차려? 오빠가 뭐 그렇지.」
   「그러지 말고 나도 목이나 좀 축이고 뭘 토의해도 토의하자고.」
   「오빠 뭐 마실 거냐고 물어보면 그러잖아. 아무거나! 아무거나? 오빠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없어. 먹기 싫은 건? 것도 없어. 그럼 먹지 마. 그럼 되겠네. 그치? OK. 먹지 않는 걸로.」
   「어디 숨겨진 대본이라도 있니? 연기 꽤 잘하는데? 그치? OK. 속아주는 걸로. 나 하나도 짜증나지 않았으니까 얼마든지. 컴온 컴온. 뭐해? 벌서 지쳤니? 재미없잖아? 힘내. 어? 왜 시작하려다 말어? 뭔지 몰라도 시작했으면 무라도 썰어야지. 왜? 다이아몬드가 몇 개인지 모를 휘황찬란한 명검의 검집에서 검을 딱 뺐는데. 그런데 짜리몽땅? 남 1발 뛸 때 2발 뛰면 돼. 하긴 너네 착한 거 다 아는데. 너네가 악역 어디 잘하겠니? 알만 하다 알만 해. 어? 뭔지 몰라도 애쓴다 애써. 가상해. 왜 좀 더? 필요하면 말하고.」
   「오빠 목소리 모기 같아.」
   「그치? 그렇지?」
   「좋단 거 봐라. 그래. 나 모기다. 됐냐? 만족? 그럼 너네가 남자 없는 거도 인정?」
   「안 물어봤어.」
   「물어봤다는 게 아니라~」
   「오빠 알아서 해.」
   「오빠. 오빠 드디어 빈정상했어? 응? 기분 많이 상했어? 그랬어? 마침내? 정말로?」
   「빈정상한 게 무슨 축하하고 축하받을 일이니? 너네 왜 그래 오늘? 어?」
   「오빠. 잘난 척하지 마. 재수 없어. 오빠가 우리 마음을 알아? 뭔 말로만 자기가 여심을 녹여준데. 여자의 마음을 녹여주면 뭘 해, 통장 잔고가 바닥났는데. 안 그래? 아는 척, 재미없어.」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오빠 꼰대 같아.」
   「그치?」
   「그렇지? 그치?」
   「그래. 그래.」
   「맞아. 맞네. 맞어.」
   「오빠가 너네 마음을 다 아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가 우정을 나눈 시간이라는 게 있잖니. 오빠가 아는 멋진 훈남들이 또 좀 많니. 응? 그렇지만 왜 소개시켜주지 않냐고? 그 말이 있지. 옛말에 그런 게 있는데 들어봤을려나 모르겠다. 뭐랬더라? 그래. 벌통에 좋지 않은 것은 벌에게도 좋지 않다. 오빠가 엄선하고 또 엄선해서 마치 특급 신인의 깜짝 출연처럼 너네들한테 선보여야 하지 않을까? 응? 그래야 말이 되잖아. 안 그래? 뭐 말이 안 된다고? 두고 봐. 얼마나 멋진지 보고 나서 침 흘리지나 말고. 여우는 잠을 자면서도 닭의 숫자를 헤아린다지만, 촌닭 가운데서 진흙 속의 진주? 너넨 아마 내가 걔네들, 어? 내 남동생 사단 데리고 오면 깜짝 놀랄 거야. 당연하지. 안 그럴 수가 없거든. 허허허. 너네들 알아둬. 늑대가 공상하는 동안 양은 사라진다는 거. 지금은 너넬 가꾸고 꾸미고 아름다워질 시간. 3월의 바람과 4월의 소나기가, 계절의 여왕 5월의 꽃을 피운다네.」
   「어? 뭐라고? 다시 말해봐.」
    10초. 20초 동안의 정적.
   「오빠 화났어?」
   「아니. 나 화 아 났어. 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화를 내본 적이 없어. 나는 살면서 짜증내본 일이 단 1번도 없단 말일세. 아시겠나? 난 신경질 그런 거 어떻게 내는 줄도 몰라. 알아?」
   「허세 또 시작했다. 되지도 않는 허세. (개)허세.」
   「어디 한두 번이니? 오빠가 그럼 그렇지.」
   「그래. 너네들 짠한 심정 오빠가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다 들어줄게. 응? 전부 다.」
   「오빠가?」
   「뭐래~!」
   「저 오빠 삐졌네. 삐졌어.」
   「삐돌이.」
   「삐지긴 누가 삐져? 나 안 삐졌어. 삐지는 게 뭔 줄 알아야 삐지든 말든 할 거 아냐. 흥!」
   「삐졌네. 것도 많이. 뭐 우리 앞에서 삐져? 오빠가? 감히? 저따위, 에잇. 됐다 됐어.」
   「얘들아. 가만 보니 오빠 웃기게 생기지 않았니?」
   「웃기게 생기면, 그게 어디야.」
   「왜, 기분 좋아? 오빠만 기분 좋으면 다야? 어?」
   「너넨 정말 사람 쪼잔하게 만드는 데 뭐 있구나.」
   「우리가? 오빠는 계획이 다 있구나. 그런데 뭔 계획? 그리고. 안 물어봤는데? 오빠 친구 없지? 오빠 기분 나쁘라고 하는 말이 아니야. 오빠 기분 나빠하지 말고 들어.」
    자기들끼리 좋다면서 웃는다. 
    그다음. 나는 화장실 간다면서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은 다음 조용히 그곳에서 나왔다. 





    6

    나는 쾌락으로부터 엄호받지 못했다. 당연히 행복감도 날 보필하지 않았다. 그러니 낭만마저 누굴 의전하겠나. 그렇다고 희망의 나라로 망명하는 개꿈을 꾸기를 하나 금전이라도 풍족하기를 하나. 뭘 해도 재미없긴 마찬가지. 이래 가지고 무슨 환상기계를 완성해. 그렇지만 장거리 장타자의 장기가 발휘되듯 마침내 허당의 권태감은 정점을 찍고 슬럼프를 탈출하면 좋은데. 바랄 걸 바래야지. 오라는 데도 없고 약속도 없고. 건수는 꽝. 믿음직한 심복인 인공지능 지니마저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복권과는 친하지 않고 마권은 구경도 못 해봤지. 행운의 여신이라고 못미더운 그를 중용하겠나. 어설픈 우연조차 날 인준하기를 거부했다. 보나 마나 뜻밖의 새로움이 있을 리가 있나. 사교계에 기웃거려봐야 당수로 추대될 수 없는 건 아무도 관심 없고. 한술 더 떠 나는 이제 공상마저 재미없어져버렸다. 상상력 부재. 일은 하기 싫고. 놀기 역시나 취미를 잃고. 색다른 관심사가 어딨어. 보이는 것이라고는 분홍빛 장미꽃은 커녕 뭐가 보여야 말이지. 이런 재미없는 일상, 여간 골치 아픈 문제가 아니다. 아니 그런데 어쩌다 인생이 이처럼 지루해져버렸을까? 더럽게 재미없는 데 단단히 한몫한 원인이 대체 무엇인가 그걸 고민할 때가 아니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평범한 월급쟁이처럼 고개 푹 숙인 채 사무실로 출근할 수밖에 없었다. 





    7

    밀가루 장수와 굴뚝 청소부가 싸움을 하게 되면, 밀가루 장수는 검게 되고 굴둑 청소부는 하얘진다고 했다. 그럼 유쾌한 낭만파 숙녀가 날 사랑하면? 그럼 게임 끝인데 문제는 짝사랑복도 이젠 영 물 건너갔다는 점. 그렇다면 이 내 우울한 침체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날마다 즐겁고 신나고 기쁜 허당 아가씨와 사귀면 될까? 그야 내 생각에 지나지 않고. 그분들은 그분들 인생이 행복할 뿐이고. 어? 그럼 어떡해야 하지? 어떡하긴 뭘 어떡해! 그냥 하던 대로. 백날 기발한 꿍꿍이를 고심해봐야 성적 이상적 궁극적 판타지는 콧방귀도 안 뀐다. 아무리 발버둥쳐 봐야 결과는 안 봐도 뻔하다. 그렇다고 일기를 새롭게 써볼까? 하나 마나 한 소리. 잔소리. 헛소리. 개소리. 짹짹 삐악삐악 응애응애. 잔말. 다변. 뻥. 투정. 응석. 어리광. 넉살. 공상. 변명. 간혹 욕까지. 그럼 남은 카드는 다름 아니라 여행? 당나귀 여행 떠난다고 해서 말이 되어 돌아오지는 않는다. 혼자서 먹고 마시고 떠들고 돌아댕기고. 이젠 지겹다. 재미없다. 귀찮다. 여차하다 빡돌지 모를 걱정부터 앞선다. 송사리 4만 마리에 힘 입어 파도타기, 더 이상 바라지도 않는다. 모기 12만 마리의 열화와 같은 물개박수? 상상만으로도 짜증난다. 그렇다고 똥파리 군단과 하이에나 사단을 감명시키는 언변이 내게 어딨나. 그런데 내가 언제부터 이와 같이 개구쟁이처럼 뚱딴지같은 생각이나 하고 있게 된 거지? 알 게 뭐야. 누가 아니래. 아아 그러니까 말이지, 희망찬 미래를 긍정하는 열정파의 선봉에 서고 싶은 마음은 온 데 간 데 없었나, 아니면 원래부터 없었던 건가. 모르겠다 모르겠어. 됐고. 아는 게 뭐냐고. 딱 됐고. 
    그러므로 나는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최근의 행적을 보아하니 
    (1) 릴리 미술관. 릴리가 별장을 소개시켜줌.
    (2) 별장 → 호텔 1 → 사라의 독촉을 피해 도망감.
    (3) 호텔 2 → 마라의 독촉을 피해 호텔 3으로 도망감.
    (4) 호텔 3에서 허송세월. 컴백홈. 
    (5) 아는 동생들 생일잔치. 
    (6) 집 사무실 집 사무실. 
    말하자면 그 말이 딱 맞았다. 바로, 장미도 때가 와야 핀다. 그럼 아마 난 지금 심심하고 재미없어야 딱인 건가? 그러거나 말거나. 어쨌거나 저쨌거나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 그런데 하기가 싫다. 더럽게 재미없다. 캐럴 음악이 울려 퍼지고 연말 분위기 들썩이지만. 대충 5 단위로 끊자면 여태... 에잇 그러지 말자. 크리스마스 이브에 뭐 어땠던 적 또 0이라고 하려고 그랬지? 누가 모를 줄 알아. 그런 사람 부지기수. 그렇다고 언제까지 매번 집 사무실 집 사무실, 어? 개에게는 뼈다귀를, 아내에게는 몽둥이를. 그런 구식 탱탱 묵은 말도 더 이상 흥미 없고. 바삐 돌아다니는 개가 뼈다귀를 발견한다지만 내가 뭔 갠가? 또 돌아다니면 뭘 해. 오라는 데가 없는데. 아니면 다른 말? 사용되는 열쇠는 항상 빛이 난다. 혹시, 샘물론? 그럼 뭘 하냐고. 어? 그래서 나는 내 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됐는데. 그 말은 이랬다. 
   「이제 어쩔 거야?」
   「좋은 생각이 있어.」
   「그게 뭔데?」
    하는 수 없이. 어쩔 수 없이. 어영부영 나는 호텔 4로 떠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안 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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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가 창피하니?

from 칼럼 2019. 12. 9. 18:50

    1

    1절은 인터넷에서 본 잡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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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목: 시정마의 삶
    (그림 A 생략)
    시정마란, 교미 때에 암말에게 혈통 좋은 수말(종마)이 차이지 않도록 암말의 기분만 떠보는 말.
    교미 초반에, 암컷말의 경우 교미 전 상당히 민감해져 뒷발질을 하는 등 난폭한 모습을 보임. 
    이때 비싼 몸값의 '종마'를 바로 들였다가는 
    성난 암컷의 뒷발질에 경상-중상을 당할 확률이 있기 때문에
    교미 전 '종마'대신 들이는 말이 바로 못생긴 '시정마'입니다. 
    암말의 진이 빠질 때까지, 시정마는 암말의 뒷발질에 얻어맞으며 다가서고 
    암말이 준비가 다 되면 그제서야 강제로 '시정마'를 퇴장시키고
    비싼 몸값의 '종마'를 들여 교미시킵니다. 
    (그림 B 생략)
    발정이 난 '시정마'는 당연히 나가려 하지 않고,
    보통은 사람의 몸둥이질에 의해 강제로 끌려나갑니다.
    평생 암컷의 뒷발질에 맞아 그 자리에서 죽거나
    교미 한 번 못한 채 살아가는 바람잡이 말을 바로 '시정마'라 부릅니다. 

    (추신)───> 근데 저거 시정마도 나중에 암말 붙여 준다고 하네요.

  • (댓글) ──> 쭉쭉 빵빵 미녀들 투정 다 받아주고. 쫒겨나기를 몇 년째 해오다가 어느 날 주인이 방 안에, "야! 너도 함 해봐야지?" 하고 소박하게 생긴 암컷을 던저주는 것임. 쭉빵 미녀들만 봐와서 눈은 높아졌겠지만 합궁에 굶주린 주인공은......!
  • (댓글) ──> 듣기로는 시정마도 말이라 값이 있어서 그래도 급이 떨어지는 말이랑 교미시켜주기라도 한다는데. 그런데 왜 난......! 
  • (댓글) ──> 너무하네. 쟤는 찝쩍거려보기라도 하잖아. 그런데 우리는...
  • (댓글) ──> 데이트하면서 비용 다 대주고 꼬장 다 받아줬는데 얼마 못 가 환승이별?
  • (댓글) ──> 1주일에 5일씩 2달 내내 쫓아다녀서 내연관계까지 도달하여, 최소 3번 별 따는 데까지 성공한 내 친구. 연적 만나는데 하필 삐리한 친구를 델고 갖다가 성과 없었던 일 생각나네. 지조 없는 심신분리녀마. 마음은 잘생긴 남자한테 주고, 몸은 못생긴 남자가 매달리니까 몇 번 주고. 못생긴 남자한테, 오빠 좋은 사람인 거 잘 아는데 어쩌고저쩌고 식상한 대사 남발하고. 당연히 전과정을 단짝한테 생중계 아니면 녹화 방송. 그러다 못생긴 남자의 친구가 잘생긴 거 보니까 기분 이상해지고. 그 친구 생일잔치에 친구들 왕창 모인 자리까지 가면서까지 얼굴 팔리고. <상향지원 하향지원>이라는 사랑학에 준거하여 남자들은 그런다. 원자량 밀도 미적분.. 처럼 거의 모든 남자에게 해당하도록 보편적인 법칙, 즉 상위급 남자는(또는 나쁜 남자는) 하위 체급(또는 착한 순진한 여자)에게 몸은 줘도 마음은 주지 않는다에 예외는 거의 없다. 나 너 좋아 너 나 좋니? OK~ 사랑하자! 거의 예외 없음. 그러나 어떻게 된 게 여자는 수학 공식과 달리 경영학 문학 미학처럼 보편적 공식이 적용되지 않고, 일반론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경우의 수가 종잡을 수가 없음. 원래는 마음이 가야 몸이 가는데, 그 반대도 있고. 마음을 반만 주고 몸은 절대 안 주니까 남자가 3년 4년 만에 나가떨어지든가. 이따금 결혼해서까지. 아님 일찍도 몇 개월 만에 바람나던가. 아님 처음부터 만난지 1일째, 2번째에 몸부터 베팅하던가. 그러니까 뭘 모르는 늑대 입장에서야 여자의 마음을 당최 모르는 거지. 그분들께 여심은 영원한 미스터리. 어디 그분들만? 여자도 자기 마음을 모른다는 게 제일 문제. 여자들끼리부터 여우짓 싫어하면서 어느 날 보니 자기부터 나서서 여우짓을. 여우짓과 내숭부터 종이 한 장 두께 차이. 여자? 여자? 커피포트 끓으니까 이만 줄임. 
  • (댓글) ──> 파리끈끈이녀한테 구애하던 똥파리들. 어떻게 한 번 해볼려고. 어떻게 한 번 자빠트려볼려고. 늑대부터 하이에나까지 드글드글 똥파리의 성지로 군단이 집결했는데. 딱 1명 촌닭이 꿰차긴 꿰찼는데 어설펐던 일화. 꽃다발도 주고 걔 엄마한테 인사드리고. 매번 집 앞까지 데려다주고 데려다주고. 날마다 회사 앞에서 기다리고 기다리고. 외계인한테 따먹혔다고 사귄다고 소문 파다하게 퍼지고. 혹시라도 잘못되면 처녀 혼사길 막힐 정도로 요리를 거의 거의 거의 다 했는데. 마침내 결국 시정마 신세로 전락했구만 그래. 군마도 아니고 경주마도 아니고. 야생마도 못되고. 그럼 남은 건 암컷 싸움닭이 팔짱 낀 채 특유의 표정으로 기다리는 걸까? 기다리긴 누굴 기다려! 추접스러운 과거 눈감아줘도 모자를 판에, 과거가 있다 없다가 문제가 아닌데. 한꺼번에 전남친부터 제2의 똥파리는 물론 소개팅에 맞선에... 똥파리를 위해서 태어난 불결한 암컷.
  • (댓글) ──> 연애? 사랑? 이성교제? 남녀의 우정? 사귀기 시작한 날짜가 언제인지 모른다? 첫사랑이 대체 뭔지 그 기준을 난 잘 모르겠다? 일단 사랑의 속성을 파악해야 그다음이 가능. 자, 알아보자. 순진한 여자 입장에서. 골똘히 생각해보면 알 수 있음. 내가 원하는 그림대로 세상 모든 일, 특히 연애가 내 이상대로 돌아갈 거라는 순박한 공상이 아니라. 소녀감성은 잠시 벤치에 앉혀놓고 말이다. 
  • (댓글) ──>(잠깐 딴 얘기할께요) (아름답지 않은 고백이라지만 남녀 커플이 일기장&소셜 네트워크에서 실토하기로) (남자는) 거울 보니 멸치와 돼지더라... 겨털도 집에서 거울 보고 일회용 면도기로 밀었나 보더라... 기분 어전다...   (여자는) 뭔 모자처럼 있는데 그거... 냄새... 그 모자 깨버리고 싶었음. 기억하기 싫음. 드라마처럼 천장보며 연기할 시간마저 촉박. 벌써 끝? 시작하자마자? 그래도 사랑하면 그뿐. 인생은 장거리. 어차피 성숙해지는 과정. 심심함 재미없음마저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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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여자는 실전 경험을 축소해서 광고하는 성향과 실전 경험 타석수의 한계 때문에 초단기 탐색전 만으로 남자 파악이 어려움. 연애 경험이 낮을수록 더더욱. 그러므로 이모의 조언도 유명하고, 타율주의에 근거하여 좋은 사람을 잘 고른 다음 봄-여름-가을-겨울을 만나봐야 알 수 있다는 게 연애에 대한 여자 세계 정평. 안 그래도 여자의 직감은 연애 초반 들뜨고 설레서 웬만하면 발휘되기 쉽지 않음. 그러니 여자의 육감이 왜 하필이면 먼 훗날 들썩들썩? 사랑의 콩까지가 벗겨질까 말까 할 때 겨우겨우 발동 못하는 처자는 또 뭐고. 하여 드라마에서 보는 판에 박은 대사는 반복. 더더군다나 당연히, 무엇보다 진리는 그것. 바로,
    <특별한 전제 없는 만남 ≠ 진지한 교제 ≠ 형식적인 만남 ≠ 풋풋한 이성교제 ≠ 연애 ≠ 찐한 연애 ≠ 사랑 ≠ 결혼 ≠ 결혼했는데도 불구하고 마음을 반틈만 주는 사례, 적을까?>
    뿐만 아니라 남녀가 만나는데 이게 과연 사랑일까? 라는 물음에 자신만만하게 긍정할 수 있는 숙녀가 많다고 우기기도 싫음. 그렇듯 첫사랑일까? 연애일까? 진지한 교제일까? 건전한 친분일까? 사귄지 1일 그런 구두 약속 있었나? 그 모두가 확실치 않은 경우가 태반. 따라서 (순진한 여자들) 통계상 결과는 고개를 돌리게 만듦. 여자가 마음이 가야 진도를 빼는데. 아웃복서 입장에서는 싫은데 싫은데 싫은데... 억지로 어정쩡한 연애가 시작됐고. 인파이터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한번 자빠트리는 게 지상 최대의 목표고. (플라토닉만 할 거라면 먼발치서 짝사랑만 하면 됨). 남녀의 사랑은 100퍼센트 더티러브를 위한 것. 고로 자신 없으면서 시작한 여자의 약한 마음이 화근. 헌데 마음만 약하면 오죽 다행이게? 변심은 기본. 어쨌든 그렇게 끌려가는 인생, 결국 나중 본인 책임이 절반. 
    자, 순진한 숙녀들 사랑의 기초와 과정과 통계 그리고 확률이 통상 그렇다면. 사랑은 무엇이다 라는 하고 많은 격언 가운데 딱 1개. 바로 상향지원 하향지원만 알면 된다. 전부 다 알면 좋은데 연애에서 중도는 썩 환영받지 못한다는 것만 알면 된다. Specialist일 것이냐 Generalist일 것이냐, 순애보냐 풋사랑이냐. 권위에 약하면 어디로 끌려갈지 모름. 주관 흐리면 흐리멍텅한 값어치를 톡톡히 치르게 되는 게 이 세상. 줏대 없이 물러터지면 속아도 속아도 끝이 없음. 남자 칼럼니스트는 다름 아니라 여자가 생색내는 거 겁나게 싫어한다는 걸 잘 아는데도 불구하고, 나나 되니까 진짜를 얘기해준다는 식으로 생각해주는 척 생색내는 거. 일부러 엿 먹이는 게 아니라 여자들 손짓 하나, 말투 하나, 눈빛 하나만 봐도 인생 진행 상황이 보여서 하는 말. 그분들이 생색내는 싫어하는 거 뻔히 알면서 뭐한다고 또 생색을?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으니, 아니 충분하다 못해 아무리 해도 부족하니 하는 말. 저분은 딱 봐도 여성잡지 1. 이분은 이미 눈화장 고급까지 숙달했다라... 연한 거 진한 거 몇 번 거쳤구만. 보면 보인다. 대번에 안다. 모를 수 없다.
    여자의 마음에 완벽한 0과 완전한 1은 없다는 거 잘 아는데. 딴 건 다 그래도 된다. 그게 좋을 때가 많다. 그러나! 사랑은 끌려가면 내가 원하지 않아도 양다리가 되는 것. 드라마에 나오는 거, 태반이 양다리요 어장관리. 오직 아빠밖에 모르는 엄마 스타일? 별로 없는 게 아니라, 여자의 판타지와 완벽한 대칭점일 뿐. 따라서 연애요 사귐이자 사랑을 논할 거라면 철저히 그걸 알아야 한다. 바로 맺고 끊기,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다를. 이것도 저것도 아니다? 전망 더럽게 어두울 뿐. 사랑은 장난이 아니므로 딴 건 몰라도 연애에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노선을 타면, 그럼 죽도 밥도 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그럼 나중 어떻게 되나, 절망 밖에 더 하냐고. 행복은 멀어지고 상심과 체념과 울분이 단짝이 되는 거지. 그처럼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게 되고, 견적 보이는 인생 달관에 도달하고. 안 그래도 가난이 대문으로 들어오면 사랑은 창문으로 나가고 싶은 것. 안 그런가? 
    사랑이란 인파이터와 아웃복서만 알아도 절반은 통달한 거나 마찬가지. 여자의 태반이 향하는 방향은 멋진 남자. 여자 90퍼센트는 그분들께 먼저 유혹. 남자의 태반이 향하는 방향 역시나 미녀. 남자도 인파이터 아웃복서뿐만 아니라, 아빠가 어렸을 때 뭐라고 하셨을까? 그렇지~ 아빠 빼고 이 세상 모든 남자는 늑대이니라! 일단 여자의 대부분은 아웃복서. 좋아하는 남자가 있어도 할 수 있는 건 유혹, 꼬리치고 여우짓, 애교, 근처에서 알짱알짱, 장기전으로 끌고 가고자 얼쩡얼쩡, 마침내 간접고백. 오직 그뿐. 직접 고백은 못함. 거의 대부분의 여자는 절대 못함. 아니 여자가 어떻게? 못함. 안 함. 그러다 떠남. 여자 가운데 인파이터는 그래프의 롱테일. 그래서 여자의 사랑 가운데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연애를 보아하니 과정이 통상적으로 그렇다. 수많은 경우의 수에서 비율 꽤나 높은 것만 말하자면 그렇다. 상향지원 하향지원 사랑론에 논거하여 설명하자면 그래프의 롱테일 보기는 각자 하는 걸로 치고. 비동격 사귐이 시작됐는데 남녀의 연애가 기쁘고 재밌고 설레며 자랑스러워야 그래야 정상인데. 그러지 않는다? 그래프의 롱테일 말고 TOP 1-2-3만 따졌을 때 요점은 그거다. 50%니 뭐니 주변에서 흔하게 보고, 지겹도록 어딜 보든 어디서 듣든 매번 보이고 들리는 얘기는 통상 그것. 환승이별도 웬만하면 그 때문에 발생. 그 익숙한 과정을 요약하자면 이와 같다. 
    <내 마음에 쏘옥~ 들지 않은데 연애를 시작. 흔쾌히 마음에 들지도 않은데 왜? 
    왜냐하면 외로워서? 마음 약해서? 싫은데 떠밀려서? 못 이긴 척? 기준선만 고집하다가 꼬부랑 할머니 될 때까지 남자 한 명도 못 만나고 늙어 죽을 거 같아서? 나이에 쫓겨서? 나 빼고 친구들은 다 남자친구 있으니까?... 때문! 이유는 그렇고 그렇게 만났다고 쳐. 그럼 그다음.
    그렇게 얼렁뚱땅 사귀기 시작. 그런데 사귀는지 연애하는지 그냥 탐색전만 하는지 수학처럼 분명치 않음. 안 그래도 내가 내 마음도 잘 모르겠음. 
    요컨대 여자는 남자가 마음에 들지 않음. 단적으로 말해서 여자가 남자를 썩 좋아하지 않음. 
    때문에 마음이 가지 않으니 진도도 안 뺌. 못 뺌. 안 그래도 언니랑 친구들이 첫눈에 홀딱 반한 존멋남 보면 배아프고 속 뒤집어짐. 미쳐버림. 그럼 그다음. 
    남자가 바람피우고 양다리에 어장관리하는 사례 일부. 
    남자가 비서처럼 쫄랑쫄랑 옆에 붙어만 있다 나중 복수하는 사례 일부. 
    그래서 결국 경우의 수가 나뉘게 됨.

  • (A) 연애경험 초급      50% : 바람필 목적 아니어도 남친이 못생기면, SNS에 사진 안 올림. 주변에 연애하는 티도 안냄. 
  • (B) 연애경험 중급      10% : 바람필 목적 아니어도 남친이 못생기면, SNS에 사진 안 올림. 남친 외모 기타 등등이 친구들한테 꿇리기 때문. 
  • (C) 연애경험 풍부      10% : 꼭 못생겨서도 아니고 어물쩍 사귀는 부류. 어장이 좀 있는 애들은 지금 남친이 다음 연애에 영향 주길 바라지 않음. 
  • (D) 생활연애 연예인병 10% : 꼭 못생겨서도 아니고 어물쩍 사귀는 부류. 당장 차고 싶은데 나 아쉬우니까 비서이자 보디가드로 다음 남친 생기기 전까지 붙여놓는 여자. 다음 타자 물색해서 미끼에 딱 걸리면 대놓고 환승이별.  
  • (E) 연애박사 연애도사 10% : 꼭 못생겨서도 아니고 어물쩍 사귀는 부류. 떡밥은 뿌리는데 현남친 이상이 통 걸리지가 않음. 하여 떡밥 회수. 그다음은 경우의 수. 그러다 마침내... (꼭 자뻑은 아닐지라도, 연애를 길게 해서 질린 여자)
  • (F) 연애 중 이상 없음 10% : 단지 귀찮아서 SNS 잘 하지 않고, 주변에 잘 얘기하지 않음. (수다스럽게 알리는 것 역시 자랑스럽고 아름다운 사랑으로 볼 수도 있고, 옆에서 그거 얄미운 친구는 꼴배기 싫으니까 떠벌린다면서 똑같은 얘기 하고 또 하면 듣다 듣다 짜증냄) 

    현재 점수 큰 불만족은 아니기 때문에 떳떳하기야 하나. 여자들 가슴에 손을 얹고 사석에서 논해보시라. (A)로 시작해서 좋게 되면 몰라도. A, B, C...... 여자의 본심. 본성. 현실. 그렇지 않은 여자는 덜렁덜렁 고추 달렸다고 봐도 무방. 해피엔딩이면 몰라도 기록 많이 남아서 여자한테 좋을 거 하나 없음. 다 그렇다는 게 아니라, 연애는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여자에게 불리하다는 것. 연애의 격언이 뭔가, 남자는 부풀리고 여자는 감추고 깎고 축소하고. 남녀는 다르다는 것만 알면 된다. 여자들이 얘기하는 만나면 안 되는 여자. 뻔할 '뻔'자! 남자만 피보는 지름길. 미친년의 여우짓을 여자들이 모를 수 없는 것처럼. 하나같이 여자들이 만장일치로 피하고, 걸러야 할 여자란 뭐다? A, B, C, D, E...... 남자가 피보는 연애 스타일 여자! ※ 참고로 백분율은 근사치에 턱없이 모자라는 추정치>. 





    3

    남자가 만나면 피보는 여자.
    그런데 재밌는 거. 여자들끼리 만장일치로 '남자가 만나면 피보는 여자' 그걸 인정한다는데.
   「만약 당신께 남친이 생기면 만방에 떠들썩하게 소문내고,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소셜 네트워크든 어디든 사방팔방 알릴 거예요? 최소한 숨기지는 않을 자신 있어요? 적어도 나중 언젠가 공식적으로 전마누라라 불려도 기분 나쁘지 않겠어요?」
    ~라고 물으면 선뜻 답변하기 곤란함. 거의 대부분의 여자는 확답하지 않음. 똑부러지게 답하기 싫어함. YES or NO 라고 말한다고 할지라도. 나중 그 약속 지키기 쉽지 않음. 그래서 웬만하면 그런 질문에는 말을 돌림. 아님 고개를 돌림. 일단 남들 하는 거 봐서 분위기에 쓱~ 묻어감.
    그런데 왜? 도대체 왜? 아니 어째서? 왜긴 왜겠나! '친구야 나 누구 따먹었어~'라면서 남자는 오늘의 전적을 내일까지 기다릴 세도 없이 당장 승전보를 알려야 웬만한 연애사의 진짜. 나머지는 아름다운 사랑을 빼놓는다면 다 가짜. 뻥. 그걸 여자가 모르지 않는데. 여자가 자발적으로 '먹버'당했다 소문나도 기분 나쁘지 않을 자신있다? 자신있을 리가. 쟤 누구한테 따먹혔데, 라고 소문나도 얼씨구나 할 리가 있나. 걔가 걔한테 몸을 바쳤데, 라는 추문 리스트에 내가 어엿히 등극하는데? 그러길 원하는 여자는 결코 많지 않음. 일단 나부터 나를 잘 모르거든. 알긴 아는데 괜히 이따금 심신분리되게? 그런데 재밌는 게 뭐냐, 하다 하다 자기가 쉬운 여자라고 자기가 자기 입으로 사방팔방 알리고 다님. 미친년의 여우짓처럼, 남자들한테 꼬리치며 이 남자 저 남자한테 다 껄떡댐. 남자들 사이에서 성적으로 유명해지는데도 제정신이 아닌 여자, 여자들끼리 누구 누구인지 아시나 모르시나. 아니, 아직 부족하다? 이유를 더 알고 싶으시다? 왜냐하면 안 그러면 결코 여자가 아니니까. 안 그러면 절대로 숙녀가 아니거든. <내 일이냐 남 일이냐>라는 게 바로 그런 것. 남 일이면 똑부러지게 지고의 선은 무엇이다 라고 말할 줄 알면서, 내 일이라고 생각했을 때 난 이기적이자 위선적으로 행동함. 아닌가? 아닐 리가 없지.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어찌 같나.
    여자와 남자는 절반은 똑같다. 배 고프면 먹고, 기분 좋으면 마시고, 잠 오면 자고. 먹고... 먹고... 또 먹고? 그런데 정작 중요한 절반은 다르다. 완전히 정반대. 즉 남자는 성격에 따라 오디오 이퀄라이저처럼 장단점은 각각 남자들끼리 다를지언정, 짜증 그래프에서 막대가 최대값을 사정없이 파파파팍 노크할 시점에 딱 성내는 고릴라. 화내는 침팬치. 포효하는 원숭이. 드물게 비이성적인 야만인. 그처럼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이자 호모 사피엔스로 돌변한다지만. 사고체계가 남자랑 판이한 여자는 기본적으로 이기심에서 남자의 머리 꼭대기에 있는 것. 때문에 기본적으로 여자에게 동전의 앞면과 뒷면은 동시에 홀로그램처럼 공존, 상존하는 것. 즉 아름다운 숙녀이자 발톱 팍 치아 파팍 그렇게 사나운 표정을 짓는 살쾡이로. 그렇게 얼굴 새빨게지는 원리를 알면서도 남자는 왜... (절레절레). 설마 굶주린 개는 더러운 푸딩이라도 먹기 때문에. 기꺼이?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는 동화 제목일 뿐이고. 현실은 일곱 공주에 난장이 딱 1명. 대체 왜 여자에게 사랑이 인생의 전부라고 일컫겠나. 여자는 평생 신부이자 공주거든. 이 세상에서 유일한 딱 1명의 여자만 그렇다는 게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여자가 말이다. 바로 그런 의미에서 여자는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이 아니라. 남자가 봤을 때 정감가고, 호의 띄고, 볼수록 매력적이며, 목소리가 상큼한 여자라고 느낀다? 남자와 정반대로 그런 여자를 웬만한 여자들은 그렇게 속으로 느낀다.
   「저년 더럽게 떽떽거리네. 듣기 싫어! 꼴 보기 싫은 년. 웬만히 아는 척 잘난 척해야 봐주지.」
    경우의 수를 따져보자면 그렇다. 나중 내게 남자친구가 생겼는데, 상급이면 입이 귀에 걸리니까 안 그럴 수 없고. 성에 차지 않으면, 그럼 나중 일은 모르는 거고. 여자들이 만장일치로 피하고 걸러야 할 여자는 무엇이다, ~라고 말하는데. 모순점은 결국 그건 자기 자신을 가리킨다는 점. 그런가, 안 그런가? 우리는 여자를 아끼고 좋아하며 예우하지만 그와 별개로. 터놓고 말했을 때. 의뭉스러움의 포장지도 벗기고. 식상한 예절 같은 보호색마저 지우고. 속 시원하게, 어? 논리 필요없고 알맹이 대 알맹이. 솔직히 말해서 아 글쎄 그런가, 안 그런가? 네?





    4

    TV에 나오는 멜로드라마 판타지는 거의 전부 다 뭐다? 양다리이자 판타지. 
    자기 남자친구를 부끄럽고 창피하게 여기는 여자. 그런 남자와 정반대다. 
   「형 제 여자친구 못 생겼죠?」
    살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넉살 좋은 동생을 만나는 본 게... 남자 인생으로 결코 많지 않음. 
    일전에 눈화장 안 하고 남자를 (거의? 아예?) 만나보지 않았을 여자가 누구라고 말했는데. 
    우리는 그런 숙녀 보면 보자마자 대번에 즉각 안다. 그런 여자임과 동시에 착하다? 사귀면 꽉 붙잡으라는 충고처럼. 
    뻔하고 식상하며 고리타분한 훈수꾼의 잔소리에 불과할지언정, 형 제 여자친구 못 생겼죠? 라고 말하는 남자. 
    그 선녀가 누군지는 몰라도 남자 잘 만난 것. 인생 최대의 행운이 딴 게 아니다. 
    여우가 불여시를 보면 대번에 알듯이 늑대는 늑대가 아는 것. 
    맞바람부터 예비 이혼녀까지. 엄마 스타일이 나중 이모 스타일 건너로 넘어갈지 아닐지. 보면 보이는데 어떻게 몰라? 
    지 밖에 모르는 여자, 남자가 만나면 피 제대로 본다. 어? 숙녀와 암컷은 그렇게 구분되는 것. 
    단지 남성 여성이라는 성별만으로 사극의 공작 같은 대단한 벼슬이 아니라는 점. ~을 모르는 여자? 
    세상의 절반은 남자. 이 세상에 어디 여인이 그런 이기주의자 뿐이더냐. 아님. 결코 아님. 
    모든 누나, 언니, 여동생, 아는 동생...들이 하나같이 공통적으로 손꼽는 불여시. 남자가 만나면 피보는 여자가 누구냐. 
    자기 애인 자기 남자친구를 창피해하고, 숨기며, 간보고, 저울질하는 여자. 
    차라리 몰래몰래 만나는 풋사랑이 낫다. 아니 남몰래 단둘만의 애정도 아니고, 사랑의 차트에서 탐색전만 내내? 
    그 남자가 누군지는 몰라도 피 제대로 본다니까 그러시네. 괜히 나중 남자가 보복하게? 
    복수하도록 여자가 안달나게 만들고, 주문을 걸며, 남자 도망가게 기도하는 꼴이라니까요. 네? 
    그렇게 피 본 남자, 결국 시간낭비 뭐낭비 나중 절망에서 빠져나오는 데 꽤나 걸린다. 
    만날 당시야 단물 쪽쪽 빨리고, 정작 줄 걸 주지는 않고. 어? 혹시라도 해피엔딩이면 딴 게 쪽쪽 빨리고.
    감질나도록 기다리게 한 뒤에 주는 것은 선물이 아니라, 파는 것이다.
    그렇다고 사랑에 빠졌다고 어떻게 안심하나. 도박사부터 노름꾼은 물론 장안의 내놓으라 하는 돌아이까지 사랑을 아는데. 
    사랑? 개구리는 황금의자에 앉았다가도 연못으로 뛰어들고 싶어한다. 
    사랑이라! 열매를 맛보려거든 꽃을 꺾지 말라를 악용하면 뭐다? 
    정실감 꿰찬 다음 마음껏, 실컷, 원없이 몰래 바람피기! 
    그러다 못 말리는 난봉꾼은 썩은 사과 먹은 다음 썩은 미소를. (화들짝 놀란 그분?) 좌우지간 말이야~ 어? 
    이거저거 견적내는 거 누가 못하겠나. 그런데 여자만 봤다 하면 이성이 잠시 딴청피우는 남자.
    고양이는 주인이 없다는 걸 모르는 거지. 두고 보시라, 어? 늙은 개가 아프게 문다. 
    그렇지만 왜 그분들은? 탐욕은 결코 늙지 않는 유일한 열정. 그러니까 무엇에 관한? 뭐긴 뭐겠나. 
    아무튼 TV를 보는데 괜히 어떤 부류들을 보며 기 빨린다는 게 아님. 아줌마들 수다 듣다보면 유체이탈은 기본.
    안 그래도 기억은 무덤까지 따라갈 테고. 연애사 전적마저 혹시라도 여자에게 책 잡히 흉이 될지도 모르고. 연애사? 무슨 연애사! OK~ 본 문단 끝마치기 전에 딱 한마디만 더. 바로,
    거북은 아무도 몰래 수천 개의 알을 낳지만, 암탉이 알을 하나 낳을 때면 온 동네가 안다. 





    5

    <감질나도록 기다리게 한 뒤에 주는 것은 선물이 아니라 파는 것이다>에 대한 부언 설명. 
    감질나도록 기다리게 한 뒤에...... 뭐가 어쩌고 어째? 이 사람이 지금... 흐흠. 
    ~라는 말이 있으니 다만 참고만 하시라는 의미!
    살을 살짝만 덧붙이자면 그렇다. 
    우리는 <내가 오빠 이럴려고 만나?!>형 숙녀와는 절대로 오래 못 사귐. 
    왜냐하면 그녀는 단기전에 최적화된 숙녀이기 때문. 또! 

  • (A) 남자 거느리기식 식이자 하향지원 쉽게 넙죽 받아주는 여자.
  • (B) 환승이별녀. 그런 여자. 어떤 여자.
  • (C) 남자들이 싫어하는 여자 말 10~100가지 말습관이 특징이 여자. (그거 받아주는 남자 다 따로 있으니 연상연하, 상향 하향지원, 형제자매에서 몇 째인가, 성격 참고해서 끼리끼리 서로 잘 만나면 됨. 단, 우리는 아니고. 우리는 그 꼴 못 봐줌. 일생 그런 말 직접 들어본 적 없음. 그거 주의하지 못한 채 쌓이고 쌓여 불행이 겹치면 어쩌다가 여자는 남자한테 죽임을 당함. 통계를 따지면 셀 수 있고, 사실만 봐도 셀 수 없음. 여자는 특히 주의할 것)
  • (D) 어딜 넘봐? 라는 태도인데 가만보면 여자가 남자한테 심하도록 집착, 끈덕지게 껄떡. 딱 봐도 상시 멀티태스킹녀. 직접은 몰라도 간접적으로 좋아하는 남자한테 꼬리치며 다가가지 못하는 여자. 괜찮은 남자를 여자들이 가만놔둘까? 수줍은 개는 살찔 수 없다는 것만 알면 됨. 
  • (E) 의전녀. 들었어요? 잘가! 우리는 그런 분들과는 시작하자마자 끝. 그분들과 연애? 우리는 일절 상종을 안함. 감히 우리가? 우리가 먼저 제 발로 조용히 꺼져드림. 이 세상에 무슨 여자가 지 혼자야? 눈은 자기를 믿고 귀는 남을 믿는다.

    자, 이처럼 ABCDE? 우리 같은 상남자들이랑 영원한 평생선일 뿐. 
    지팡이가 꼬부랑하면 그 그림자가 똑바를 수 없다. 
    여자의 인생, 일평생 딱 1명의 남자밖에 모르는 여자.
    우리는 보면 알고, 애매해도 그렇게 만들어드릴 수 있음. 
    그 어떤 선녀일지라도 우리는 이 세상에서 최고로 아름다운 여인으로 만들어드림. 
    황홀감이자 신비감에다 환상이 무엇인지를 절감하며 깨닫도록 해드림. 
    허영심 길들이기, 여자를 다루는 기술, 여인을 아끼는 마음. 어차피 그게 그거.
    내 재산(내 목돈 친구 목돈 지인 목돈)은 물론 꽃다운 청춘이라는 시절, 마음, 영혼, 순정, 몸, 순애보, 정력......
    그 모든 걸 다 바쳤다가 한순간 남자한테 버림받았을지라도, 어? 
    "우리 오빠"라는 입버릇을 떼는 데 몇 년.
    "우리 오빠"라는 마음을 잊는 미련도 몇 년.
    우리가 그분들을 어찌 몰라? 
    그런데 여자들 전체가 대찬성, 몰빵 인정, 극권하는 뭐 뭐 뭐라고? 
    남자가 만나면 피보는 여자! 여자도 여자지만 남자도 정신차리지 않으면 안됨. 
    남자들이여! 적이 개미 크기 밖에 안 되어도 코끼리라고 여기시라. 어? 제발 쫌! 곧 그 적은 다름 아닌 여자? 
    여자의 적은 여자다 라는 말장난만 기억하지 마시고. 그분들 3인칭 같은 1인칭 시점 장난 아니라니까요. 
    그렇지만 아무리 남자에게 주의를 주면 뭘 하나, 어? 
    아무리 황소를 때려봤자 우유를 얻지 못한다. 곧 레이더는 젖소에게로? (커피포트 부글부글)! 





    6

    그리고 연애의 관건 딱 하나. 바로 돈! 
    돈을 완벽하리만치 초월할 정도의 사랑은 그리 흔치 않음. 거의 없음!
    연애 뿐만 아니라 세상만사 거의 대부분은 돈이 문제. 아니라면 뻥.
    사랑도 돈. 결혼도 돈. 취미도 장비발. 우정도 돈. 인생도 돈. 
    알파돈 돈, 베타도 돈, 감마도 돈! 
    여자가 내 입으로 말할 수 없는 속마음 순도 100%? 바로, 가난하면 연애 좀 하지마!!    
    아닌가? 아닐 리가 없지. (그걸 왜 그럴까가 아니라 무조건 나쁘게 감정적으로만 받아들이는 건 꽉 막히고, 뭘 좀 모른다는 것과 다름 없음. 진실한 여자들 마음과 왜 그럴까는 생각하기 싫고, 내 말만 옳다는 꼰대 정신). 전부 다는 아니겠으나 빼도 박도 못하는 진짜. 가난하니까 적극적이지 않은 남자가 너무 내 마음에 흡족히 드는데. 단지 요모조모 따져서 그 남자가 만족스러운 게 아니라. 그것도 그거지만 본인이 스스로 알아서 가난하니 지금은 연애할 때 아니라는 남자. 바로 여자들이 입을 모아 손꼽는 뭘 좀 아는 남자. 그 때문에 '내가 갖기는 부족하고 남 주기는 싫고'부터, 장기전까지. 그래프 선은 부드럽게 우아한 곡선을 뽐내지 않을 수 없는 것. 뭘 좀 모르는데 얼쩡얼쩡, 뭘 좀 아는 남자는 어떻게 할 수 없고. 바로 그게 여자 마음. 차마 내 입으로 어떻게 말하나. 옆에서 말하면 말릴 수 없고, 말리기 전에 이미 아는 것일 뿐. 여심의 진짜는, 돈 없으면 알아서 연애 안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러나 일부 늑대부터 하이에나와 똥파리과는, 만나줘요 만나줘요. 그렇게 어정쩡하게 만났다가 뚜벅이 남자가 데이트하다 어느 날 갑자기 써글써글한 용달차인지 경운기인지를 가지고 나옴. 당연히 진도 못 빼니까 나중 조용히 보복. 여자만 벙 쪄서 만나는 사람마다 들었어요~ 들었어요~. 듣긴 뭘 듣나. 여자 일생 만년 공주병. 그게 진짜다.
    돈 없으니까 연애하지 않는 비율? 10대 20대에서 반올림하면 100퍼센트. 마음에 쏙 드는 사람 만나기도 힘들지, 돈도 없지, 공부네 취업이네. 딴 데 신경 쓸 겨를이 어딨어? 어중간하게 1.5 2.0이랑 연애 흉내내기? 무슨 주문만 외우면 통장 잔고는 꽉 차고, 자동차는 기름 냄새만 맡아도 가나? 20대 상황 뻔하다는 거 누가 모르나. 20대 초중반은 돈 없고 가난한 게 당연한 거다, 따라서 풋풋하고 건전하든 찐하든 가난한 연애를 지향하자? 그건 그분들 생각이고. 여자가 TV 멜로드라마에서 뭘 보는데? 여자가 애독하는 여성잡지에는 이 세상에서 좋고, 이쁘고, 멋지며, 비싼 그 모든 게 총망라되어 있는데? 친구 1은 오늘도 남자친구 자랑해, 친구 2는 오늘도 나한테 헛바람 주입시켜, 친구 3은 뽐뿌질 염장질 이간질 대마녀. 어? 인생은 오직 한 번 뿐인데, 사랑이 무슨 장난도 아니고. 어? 드라이브를 하고 호텔 데이트하고 뮤지컬 챙겨보는 데이트! 항상 그러겠다는 게 아니라 나중 남자친구 생기면 한 번쯤 그러고 싶다며 꿈만 꾸는 게 뭔 죈가? 대역죈가? 내 뿌듯한 선망 내가 하다 잊는 거지, 왜 남이 이래라 저래라? 아주 아주 당연한 생각일 뿐. (물론 명분 마음에 든다면서 여자가 으쌰으쌰 들썩들썩 하다가는 늑대한테 속아넘어가기 딱 좋음. 아예 자발적 '먹버'를 자청하는 일도). 그런 욕심 내는 게 비정상이 아니라, 속마음을 숨기며 착한 척 가식 떠는 게 비정상. 진짜는 어디다 두고? 여자가 남자를 완전 완전 0.5나 되는 것 마냥 좋아하면 아무리 제아무리 가난해도 다 됨. 여자가 적극적이고, 여자가 남자 돈 안 쓰도록 알아서 데이트하고. 처음 만날지라도 그렇게 말한다.
   "우리 아빠가 오늘의 커피 마시랬어요. 전 오늘의 커피 마실께요."
    내 마음에 쏙 들면, 완전 첫눈에 홀딱 반하면 여자는 가난한 연애 완전 좋아한다. 그런 게 그게 어디 흔한가? 남자가 아무리 가난해도 맨발의 청춘일지언정, 아무리 꾀죄죄해도 <내 마음에 흡족히... 뭐 그럭저럭 든다 + 최저가 중고차라도 몬다>? 내 남자친구감으로 딱 적격. 여자의 마음. 진짜 중의 진짜는 뭐다? 그렇지요~ (딱) OK~ 바로,
    <돈 없어도 걍 분식집에서 싸게 먹고, 같이 TV보고, 산책만 해도 좋은 그런 커플 아니고서는! 돈 없이 연애 안 했음 좋겟음!!>
    서로 이해하면 된다지만 결국 누구 하나가 질려떨어짐. 아님 다변에 못견뎌 나가떨어짐.
    가난한 연애가 계속 되더라도 여자가 진도 안 빼주면 남자는 거의 100퍼센트 바람남. 
    가난한 연애가 계속 되더라도 남자가 하루 3번 연락해야지 어쩌고 연락 패턴 안 맞아서 싸우고. 그러다 헤어짐. 
    상향지원 하향지원이 아니라 쌍방이 동격으로, 둘 다 완전 좋아해서 시작된 연애가 아닌 이상. 
    웬만하면 중간에 사랑의 감정이 식고, 초반처럼 열의도 없고, 흐지부지 싫증나고, 그러다 정 떨어짐. 
    아 정말로 그런가, 안 그런가? 
    일단 입 아프니 문단을 떼서 가는 걸로. 





    7

    무슨 연애하지 않는 청춘은 직무유기다? 웃기고 자빠지셨군! 
    뭔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말도 안 되는 소리! 누가 사랑하기 싫어서 안 하나?
    저속한 표현 좀 빌리자면, 같잖다! 어? 같잖다고. 뭔 개 풀 뜯어 먹을 일 있나? 개뼉따귀 같은 촌스런 말발 글발 짜증만 날뿐. 다 똑같은 소리. 판에 박은 듯 재미없는 얘기들.
    굳이 이런 말씀까지 드려서 죄송합니다만 기왕 말 나온 김에 한말씀 어쩌고저쩌고... 코메디라면 몰라도 딴 장르에서 약장수 허풍도 들어줘 허당 핑계까지 귀담아 들어줘. 사리판단 딱 딱 못하면 청춘 훅 간단 말이다.
    물론 의도야 좋다만 거의 다 식상한 연설. 진부한 화제. 뻔한 착한 척. 고리타분한 입바른 소리. 구식 탱탱 묵은 잔소리. 
    말이야 바른 말이지, 어? 입은 삐뚫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라고 말이야, 어? 
    누가 연애니 사랑이니 하기 싫어서 안 하냐고! 이거 왜 이래? 세상 만만해? 조명발 비추니 벌거벗은 임금님이다?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사람이 허다한데. 거기다 대고 무슨 연애는 어쩌고저쩌고 사랑은 이러쿵저러쿵. 
    다 뻥. 몽땅 뻥. 거의 다 그렇고 그런 말들뿐. 누가 할 줄 몰라서 하기 싫어서 안 하냐고. 어? 
    아무리 구정물이나 맑은 물이나 불 끄기는 매 일반이라지만.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 아닌 사람 입장도 있는 것. 아 그렇소 안 그렇소? 네? 
    지금 장난해? 어? 뭐가 어쩌고 저째? 이거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네? 우리... 아니... 워───워───워! 
    개가 쉬하는 동안 산토끼는 가버린다는 거 다 아는데. 
    왜 그분들께서 별로인 날파리만 꼬인다고 하겠나. 
    그 잔나방마저 애타게 기다리는 분들 처지는 또 뭐고.
    바다는 어떤 강도 거절하지 않는다. 여자 싫다는 남자? 없다. 
    돈 싫다는 사람 없는 것처럼, 여자도 남자 싫다는 여잔 없다. 
    여자가 여자의 판타지를 마다하는 게 그게 어디 여잔가? 
    어디 남자만 숟가락 들 힘만 있어도... 그러게? 여자도 똑같다. 
    무슨 연애학을 설법하고, 사랑론을 논한다지만. 
    무슨 두더지 언덕을 산이라 하나? 그래? 정말? 
    송사리 3만 군단, 똥파리 3천 용사, 하이에나 최정예 30인.
    ~이 아니라 그저 착하고 성실한 남자랑 가난한 연애라도 어떻게... 그런 숙녀가 없을 것 같나? 
    백 만 대군 파리보다 단 1마리의 벌을 키우고 싶은 로맨티스트가 왜 없겠냐고. 
    무슨 양봉가한테 꿀 팔 일 있나? 난봉꾼한테 사랑이 있냐고 묻는 격. 
    그분들은 말이다, 어? 꽃 한 송이로 화환을 만들지는 못 한다.  
    술이 들어오면 비밀이 나간다. 거울은 겉모습 술은 속마음. 
    허나 그건 사석이고. 3일 만에 유명해진다는 바이런이 눈 감은지도 어언 까마득. 
    그런데 아직도 그렇고 그런 책 팔아먹고고. 어디서 짜집기해서 베끼고. 쨰 흉내내서 따라하고. 
    그래서 하다 하다 싸움닭마저 자기가 당한 거 죄다 Ctrl+C 해서 Ctrl+V 하면서 좋다고 오합지졸들 난리지. 
    물론 이 진짜 속마음을 내 입으로는 말 못함. 않함. 하면 안됨. 절대 안됨. 하오나 그런 얘기 하지 않으면 친한 게 아님. 그건 가식적인 우정일 뿐. 허영심이 딴 게 아님. 이기심과 더불어 허영심은 절대 나쁜 게 아님. 허세가 리듬을 타는 것처럼.
    왜? 아니 왜? 왜냐하면 광분할 비율이 얼마고, 받아야 할 야유가 어떤지 모를 수 없으니까. 
    따라서 누군가 총대를 메는 거고, 어? 그래서 단지 속마음이자 친한 친구끼리 수다로만 푸는 게 진짜. 안 그런가? 그런가 안 그런가? 
    그렇게 사심부터 꿍꿍이는 물론 무의식까지 몰랐던 사람만 어쩌면 여태 부정직했던 것.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한데 타인에게 어떻게?! 내가 나를 알아가는 게 먼저. 
    아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견적은 물론 속마음이 그렇다라? 
    제 입으로 말 못하는 여자 입장에서야 손 안 대고 코 풀어서 좋고. 
    대충 알긴 아는데 또렷&간명히 여심의 진짜를 내 입으로 설명 못 하는 (일부) 남자야, 
    날 창피해하면 가만 있지 않겠어 라는 뚱한 표정. 또 다른 예비 도전자는 두고 보자며 인상 팍. 
    네트 위로 공이 넘어오니. 두고 보자는 사람 하나도 두렵지 않더라, 조차 귀찮은 무관심. 
    정말로 가만 두지 않겠다며 혼자 씩씩 거리다 뭐 좀 어떻게 해보려다가, 
    어떻게 좀 그녈 자빠트려 보려는 속셈으로 찝쩍거리는데 돌아오는 건 철벽. 
    어떻게 생각하면 왜 남자만 껄떡거려야 하냐 남자도 부글부글. 
    왜 요즘 남자들은 적극적이지 않을까 라고 (일부) 여자가 상심하면, 다 그럴만 하니까. 
    오락산업과 산업계 연예계 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연애 시장도 결코 만만치 않은 것. 
    아무리 그래도 여자의 마음을 알아야 사랑을 하지. 무심 무능력 무정한 남잘 여잔 썩 반기지 않으니까. 
    다 생존 생계 생활에 해당하는 남녀끼리 만나서, 성실남과 착실녀가 사랑하면 그뿐. 
    다 품위 호사 사치야 저 밑에서 봤을 때나 그렇고. 그처럼 끼리끼리 만날려면 먼저 여심을 아는 게 순서. 
    그렇다고 연애만 그러냐, 아니지요 아니지요. 





    8

    결혼은 현실. 어떻게 낭만적인 이상형과 돈 생각 안 하고 결혼하나. 그런 바보는 거의, 아니 아예 없다. 
    보고 듣고 수다 3시간으로 누구 누구라는 건 알게 되지만. 직접 보고 만나기는 매우 매우 드물다. 
    곧 결혼도 돈. 여자가 손해라는 결혼에 관한 비관적인 단문. 뉴스. 기사. 칼럼 등등등. 
    남자는 밖에서 바깥일 하며 돈 벌고, 여자는 안에서 집안일 하며 가정을 지키고. 
    ~에서 남녀 모두 일하는 시대로 변했는데 애는 여자만 낳을 수 있어서 탈이라는데. 
    남녀 금슬 좋으면 아무 문제 없음. 일절 없음. 오히려 더 좋음. 
    곧 결혼해서 어쩌고저쩌고? 
    남녀 금슬이랄지 인성이랄지 뭔가 그쪽 원인이 훨씬 크기 때문이지, 
    그게 아니라 무슨 젠더 이슈 어쩌고저쩌고 페미니즘에 불평등 어쩌고저쩌고. 
    웬만한 사람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 태반은 혀 차고 쯧쯧쯧. 지나친 일반화. (과도한 논리적 비약과 억지도 다 균형감 때문에 라도 불가파하게 필요하긴 함. 사랑도 억측이 그 사랑을 키워주기도 하니까. 고로 다소 치우친 논점일지라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미리미리 주의하자는 취지로 받아들이면 된다. 뭔 여자말 번역기 관련해서는 간접화법 잘도 하면서. 그건 정작 쓱 지나가면서 거기다 에너지 몽땅 허비했기 때문일까! 스캐너, 토스터기, 헤어드라이어기... 딱 딱 맞게 변신 처신해야 하는데 반대로 하면? 통과)
    타임머신처럼 지구촌에서 몇몇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지역은 온당하고. 
    그게 아닌 데서야 뭐니 뭐니 해도 남녀 금슬이 먼저! 
    여자가 결혼할 때 자기보다 잘나가는 남자랑 결혼하지 않나.
    여자가 더 벌면 그만둘 남자 많음. 
    내가 저 남자 어떻게든 혹시라도 먹여살릴 상황이 오면 그렇게 해서라도 넌 영원한 내 남자다? 
    그런 사랑이 지금 세상에 어디 흔한가? 남자만 뭐 돈 버는 기곈가?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하지 말고. 
    뭔 논점을 보아하니 요만~한 걸 이따만하게 부풀리는 식으로 공포심 조장. 멀쩡한 사랑니 빼야 한다고 겁주는 거랑 똑같잖아. 
    남자 5급과 여자 6급이 결혼해서 잘 살다가, 애 3명 낳아서 키우니까 왠지 짠하다? 그 역시 다 경우의 수 나뉨. 
    그럼 남자 1급 집안과 결혼한 여자 4급은? 팔짜 고칠려고 환장하며 달려든 건가? 
    그거 부러워하거나 시기하고 질투하며, 다 비슷비슷하게 가는 게 좋다라면서 나누는 수다가 어디 적나? 
    아무튼 구애해서 만나는데 이게 진짜 남녀가 사귀는 건지 헷갈리고. 사랑인 줄도 모르겠고. 
    무엇보다 최고의 관건은 연애도 돈. 사랑도 돈. 결혼도 돈. 인생도 돈. 오락산업도 돈. 돈 아닌 게 없음. 
    똑같은 말일지언정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어떻게 포장하고 표출하느냐에 따라 하늘과 땅 차이. 보아하니 여자가 멜로드라마 좋아하고 낭만적인 감성을 싫어하지 않듯. 여자가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잘 아니까. 그러므로 가난하면 연애 좀 하지 마 라며 직언하지 않을 뿐, 난 가난하니까 내 인생 즐기며 소극적이어도 여자한테든~ 사회든~ 누가 투정하든~ 불만 없다는 남자. 바로 그게 뭘 좀 아는 이치. 그런데 포장이든 속마음이든 내용물이든, 진짜 중의 진짜가 돈 없으면 좀 연애 좀 하지 마 라고? 광분하는 남자는 꽉 막힌 남자.
    그런데 참으로 웃긴 게 무엇인 줄 아시나요? 바로 적극적인 인파이터 8 대 2에서 괜찮은 남자는 오히려 롱테일. 8이 오히려... 부글부글 얼쩡얼쩡 파리 모기 날파리 똥파리 하이에나...! 바로 그래서 별로인 남자들만 꼬이니 어쩌니 하는 것임. 물론 그분들도 평소에는 이성적인데, 파랑새를 보는 순간 휙 돌아버리는 거지. 가난하든 아니든, 나를 창피해하건 아니건.
    좌우지간 문단 결론은 명쾌하게 한마디로 돈! 긴 말 필요없음.
    보너스는 장미에 가시가 없으면 그건 개나 소나 아무나 꺾어서 가져도 된다는 뜻이나 다름없음. 물론 과장이고 억측이나 실과 바늘이 한짝이듯 장미는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뜻.





    9

    다음으로 (A)~(F)에 대해서!
    남자 경험 없는 순진한 숙녀일 때 (A)가 태반. 여자가 처음부터 환승이별녀인 경우는 거의 없음. 다 0에서 과정을 거쳐서 1이 됨. 문란한 여자도 조사하면 다 나옴. (A)인 경우 여자는 자기 인생 첫 남자이기 때문에, 주변에 자랑만 못할 뿐 마음을 반틈은 줌. 상향지원 하향지원이 그렇다. 그런데 똑같은 상황이 남자에게? 남자가 여자로부터 하향지원 받아주면 (A)와 똑같이 떳떳이 만나지 않는 경우가 태반. 플레이보이는 사람들 없는 데만 골라서 만남. 남자는 몸만 주지 마음은 절대로 안 줌. 원리가 여자랑 정반대!
    여기서 누군가의 궁금증은 아주 타당하다. 지극히 마땅한 의문점 아닐 수 없다. 가령 
    <난 졸라 답답한 게 그럼 왜 사귐?? 어? 어째서? 못생겨서 보여주기도 싫을 정돈데 도대체 왜?? 차라리 안 사귀고 자기계발하는 게 낫지. 그렇게 꾸역꾸역 만나야 되나 싶다. 난 애인 외모가 어떻든 공개하는 거 안 꺼려지던데...>
    그래? 옳커니~ 아주 아주 합리적인 반론. 
    허나 이성적으로야 그렇지만 인간은 감정의 동물. 
    여자의 감정은 내가 바로 멜로드라마 주인공임을 옹호. 
    숙녀의 마음은 내 인생 드라마가 연애 영화이기를 동경함. 
    여인의 심정은 일단 겸손하고 싶음. 그럼 그냥? 공짜로? 우연히? 
    겸손하려면 먼저 부러움을 받아야 함. 그렇다고 이상형이 날 괜히 사랑해주나? 하면 아님. 보이지도 않음. 
    때문에 냉철한 이성은 잠시 제쳐 두고, 새콤 달콤 매콤한 감성이 나서서 사랑의 차트를 자기 합리화하는 것임. 
    그러므로 자, 의무방어전과 지명방어전은 아직이니까 고로 일단 순위전으로 시작해서 차츰 챔피언을 가려볼까? 
    ~라는 게 여심의 내막. 환승이별도 다 그렇게 일벌레 → 파리 → 나방 → 나비로 옮겨가는 수순. 
    15위 제끼고, 13위 몇 번 상대해주다 차고, 11위 탐색만 하다 말고. 그러다... 남 얘기 재미없고.
    연애 관심 없고 잔지식 편애하지 않는 분들께서 처음 알게 되시면, 쓴웃음 부를 이치. 
    다 그렇지는 않겠으나. 처음부터 그런 처녀는 거의 없겠지만. 
    여성잡지 1 이쪽저쪽~ 이짝저짝~ 뻔한 코스일 뿐. 캬~ 썩은 미소 작렬. 어? 
    여자의 판타지나 남자의 판타지나, 남녀 공히 어차피 깨트려야 할 판타지일 뿐. 
    아니, 그래도 이해하기 곤란하시다? 어째서 그처럼 비이성적으로 행동하게 되는 것일까? 
    그럼 왜 그럴까? 아니 그럼 대체 왜 만나냐고, 어?
    왜냐하면 앞서 말했듯이 이유는 다종다양. 
    <외로워서? 마음 약해서? 싫은데 떠밀려서? 못 이긴 척? 줏대가 없어서? 주관이 약해서? 나만 남자가 없는 것 같아서? 주변에서 하도 남자 안 만나고 뭐하냐, 등쌀에 떠밀려서? 아님 일단 만나야 좋은지 나쁜지 알 수 있기 때문에, 고로 만나가면서 그 사람을 알아가는 까닭으로? 기준선만 고집하다가 꼬부랑 할머니 될 때까지 남자 못 만나고 늙어 죽을 거 같아서? 나이에 쫓겨서? 나 빼고 친구들은 다 남자친구 있으니까? 또는 애시당초 환승이별용! 아니면 여자 입장에서는 그냥 팬클럽이자 추종 세력쯤으로 생각하는데, 남자만 여친이니 애인이니 혼자 단꿈 꾸는 격까지>
    그리고 그 사례는? 보기 흔하디 흔하다고 차마 내 입으로 어찌 말하나. 난 못함. 안 하겠음. 하면 안 되니까. 헤헴!
    결론만 말하자면 F급 인파이터의 끈질긴 구애를, 사랑부터 취미까지, AB급 아웃복서가 받아주기 때문. 결과적으로 쌍방 모두 아름답지 못한 만남! 둘 다 손해. 더 엄밀히 따졌을 땐 남자가 밑지는 장사. 단, 낚으면 대어! 진도 0을 감내해서 정실감 몰래 간식 맛보고, 대타 나서고, 토너먼트에 패자부활전까지. 결국 나중 딴사람 다 알고 부인만 뭔가를 최후에 알게 됨. 눈치야 챘긴 챘겠지만 차마 억울해서 어찌 말하나. 모른 척할 수밖에. 시간은 되돌릴 수 없으니까. 거울 봐도 전성기는 훌쩍 지났으니 여자 나이... 그만.
    바로 그 때문에 유행가 가사의 95~100퍼센트는 사랑이 주제인데, 그 흔한 만남 기쁨 슬픔 이별이 아니라, '자아'를 강조하는 유행가도 인기 있음. 
    바로 이 원리를 줄이면? 한마디로 타율주의냐 타격주의냐! 추가 결론은 그거다. 이기심으로 따지자면 남자는 여자한테 새발의 피. 진한 사랑의 절정감뿐만 아니라 이기주의까지 남자는 여자한테 명함도 못 내밈. 안 그러면 여자는 태아를 잉태하고, 낳아 기를 수 없음. 물고기한테 수영하는 법을 가르쳐? 그러니까 여자가 없지. 
    한편, 여자가 미친년의 여우짓을 왜 하느냐, 하면 다 이유가 있음. 
    꼬리치고 유혹하고 애교 떨며 은근히 신호를 보내는 여자들. 
    임자 있는 여자도 있고, 애인이 있든 없든 그게 취미인 여자까지. 
    여자들끼리 얘기했을 때 반칙왕에 해당하는 미친년의 여우짓은 논외로 치고. 
    그럼 왜 여자의 여우짓을 보는 게 그렇게나 드물지 않을 걸까? 
    왜냐하면 여자들 인생을 알면 그럴 수밖에 없기 때문. 
    (A) 여자의 일생 ──> (B) 사랑이 인생의 전부 ──> (C) 사랑의 이상형 ──> (D) 종착역은 여자의 판타지!  
    AB는 현실 CD는 꿈. 일단 CD라는 꿈을 간략히 말하자면 그런 것. 
    내 맘에 쏙~ 드는, 완전~ 내 맘에 드는, 홀딱 반할 만한 남자. 
    바로 그런 남자 최소 1명이 내게 미칠 듯이 구애하는 것. 
    그런 이상형 남자가 사랑에 뻑 가서 꽃다발 들고서 쫓아다니고, 기다리고, 따라다니고. 
    그런데 AB라는 현실만 보면? 
    첫째, CD라는 꿈이 가능하고 실현된 여자는 천 명 가운데 1명 있을까 말까? (100명으로 낮춰야 하나 아님 더 올려야 할까) 
    둘째, 이상형이 낭만적으로 구애하는 게 아니라. 그게 아니라 똥파리만 득실득실. 못생긴 하이에나가 집요하고 끈질기게 스토킹. 날파리 끓른다면서 별로인 남자들만 어쩌고저쩌고? 남자들이 최선을 다해서 피해주시는 선녀 입장에서는 배부른 소리.
    따라서 숙녀는, 여자의 판타지가 구현된 TV 드라마를 보면서 정말로 적잖은(?) 숙녀는 대리만족할 수밖에 없음. 웬만하면 말이다.





    10

    인터넷에서 본 잡담 2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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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제목: Adam Davis가 왜 이렇게 싫죠?
    (AD: 가명 Adam Davis)
    그냥 봐도 심하게 무식한데 자기도 말 안 되는 거 알면서 
    지기 싫어 말 안되는 소리 끝까지 우기는데, 방송으로 보는데도 숨 막히네요.
    나이들면서 고집이 더 쎄진 데다, 노화로 대뇌가 굳어서 옹고집 부리는 느낌까지 나니까
    뭐 저런 애를 갖다 쓰지 싶기도 하고.
 
    너무 무식해도 열등감에 말도 안 되는 소리 갖다 붙이면서 이기려고 하던데,
    밑도 끝도 없이 빡빡 우기지를 않나, 네? 뭐냐고요 그게, 네? 
    두상이 머리 모양 좋게 생겼을 뿐 정말 텅빈 티가 팍팍 나요.

    게다가 여럿이 있으면 머리가 심한 소두인데 혼자 있으면 
    대두로 보일만큼 어깨, 몸통이 작은 게 꼭 여자 55 사이즈도 안될 거 같아 더 싫네요.
    어깨 좁은 남자, 일명 어좁! 전문용어 어좁이라도 매력적인 남자들 많은데 하필. 
    하여간에 응석쟁이 어좁. 능청꾸러기 어좁. 거꾸로맨 어좁. 어디서 뭘 들었다고만 하면 빡치는 뚜껑맨.
    무슨 어디서 생선 대가리 같이 생긴 놈이랑 여자랑 연애한 이야기까지 영화로 다 나오고 말이죠. 

    빈티날 정도로 왜소하니 작고 시커멓고 인상 못됐고 성격 욱하고 툭하면 벅벅 우기고
    말 안 되는 소릴 자꾸 하니 더 못생겨 보여 싫은데... 방송엔 계속 나올 거 같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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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Ⅰ문단의 (1)과 본 문단의 (2). 그렇게 (1)과 (2). 
    일단 
    (1)은 웃으면 안 되는데 안되는데... 정말 안되는데 안되는데...
    (2)는 AD에 대해 딱히 별다른 생각 없으나. 그냥 시간낭비 삼아 소파에 자빠져 TV에서 봐도 살짝 웃긴 정도. 아니 살짝 호감. 왜냐하면 무심코 TV 드라마를 볼 때 주인공 처지가 나랑 비슷하게 백수라거나, 약간 덜떨어지고 좀 허접하고, 그러면 어딘가 모르게 정감&관심 가며 감정 이입되는 것과 비슷하니까. 1주일당 TV 시청은 대충 3시간. 일 때문에 또는 부모님과 식사할 때 틀어놓는 거 말고는, 보는 프로그램은 고작 딱 2개. 하여 AD라면야 끽해야 3년에 한두 번 겨우 볼까 말까. 2년에 딱 1번 단지 얼굴만 보기도 힘듬. 봐서 웃기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시시콜콜 여성잡지 1&2 빠삭하게 꿰고 있고, 연예계 박사님 쯤 되면야 또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 '아니면 말고' 표어가 썩 해롭지 않도록 적용되는 분야에 비교적 가까웁기 때문일까? 꼭 동병상련까지는 아니겠으나, 저렴한 표현으로 고인물. 그래서 살짝만 호감이나 그 이상 알고 싶지는 않고. 그렇듯 일반인과 비일반인. 무명과 유명. 어쩌면 동떨어진 사이에서는 그게 최상. 
    그런데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 관전평이 뭔가 애매할지라도. 관객의 후기에 대놓고 웃으면 어떡하나. 솔직히 괜히 봐도 봐도 웃긴 걸 감출 수는 없고. 속이고 싶지도 않고. 내가 만약에 실존 인물 AD인데 (2)를 어떡하다 우연찮게 알게 됐다 그러면. 그러면 기분이 썩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재밌고 즐겁고 웃길 거 같다. 물론 실존 인물 AD 입장이야 다를 수 있는데. 저 정도 생트집쯤이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줄 아는 게 남자. 어? 아무리 그래도 (2) 역시나 웃으면 안 되는데 안되는데...! 
    그래도 끝으로 하나 묻고 싶다. 너무 지나친 비하가 아니라. 저런 능청글 보면 나만 웃긴가? 나만? 진짜 나만? 정말로? 아니 진짜, 필자만? 응? 그럴 수도 있고. 아닐지도 모르고. 부디 가벼운 웃음 이상도 이하 의미도 아니기를 바랄 뿐 이번 칼럼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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